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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 夏目ユユ 님 , 무단전재 금지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눈을 뜨자 그곳은 어둑어둑한 어둠 속이었다.

 

 

역시 정적과 고독에게 사랑 받는 나.

이 공간과 매우 잘 어울리는군.

....하고 머리를 넘기려 머리에 손을 얹자, 축축하게 뭔가 이상한 것이 손에 묻는 느낌이 들었다.

손을 뚫어지게 보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끈적끈적한 것이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이건...........?

머리를 문질러 확인하면, 그곳은 엉망이 되어 있어 그곳을 만진 손은 더 끈적하게 젖어들었다. 아무래도 엄청난 부상을 입은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큰 상처라면 분명 아플텐데....

신기하게 생각하며 자신의 머리를 툭툭 두드리고 있자,

 

[얏호~ 드디어 깼어?]

 

하고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어째선지 위에서 들려왔기 때문에, 나는 그쪽을 쳐다본다.

 

거기에는, 녀석이 있었다.

어렴풋이 빛을 띠고, 둥둥 떠있는 녀석.

녀석은 관자놀이 언저리에 뿔을 기르고 있었는데, 그 뿔은 왠지 옛날에 동물원에서 본 버팔로의 뿔과 비슷했다. 게다가 등에는 새까만 날개가 있었는데, 그것은 새의 날개나 책에서나 봤던 천사의 날개처럼 푹신푹신해 보이는 날개가 아니라 박쥐의 그것과 비슷했다. 그리고 엉덩이에는 채찍처럼 길쭉한 것이 나있었다. 아마도 꼬리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런것들 보다도 내가 가장 신경 쓰이는 건.

녀석의 얼굴이 나의 유일한 형과 닮아있다는 것이었다.

 

[.....오소마츠? 너 왜 떠있는 건가?]

머리에 떠오른 의문을 그대로 입밖에 내면,

[, 나 오소마츠라는 녀석이랑 닮았어?]

하고 그런 이유 모를 답을 한다.

[? , 오소마츠가 아닌가?]

[네가 아는 오소마츠라는 사람은 이렇게 날개나 뿔이나 꼬리가 달렸어?]

[.....없어....]

[그치-?]

그렇게 말하곤 오소마츠를 닮은 녀석은 히죽 웃었다. 그 표정마저도 형과 닮았지만, 일단 녀석은 오소마츠가 아닌 것 같다.

 

[그보다 너, 왜 네가 여기 있는지 알아?]

[? 아니, 모르겠다만. 여긴 꿈속이 아닌가?]

[뿌뿌- 틀렸습니다-. 꿈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뭐가 즐거운지 모르겠지만 오소마츠와 닮은 녀석은 빙글빙글 공중제비를 돌면서 히히히-하고 웃었다. 그런 비현실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여기가 현실이라고 말하면,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너 말야, 여기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어?]

그렇게 물어오는 녀석에, 나는 최근의 일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분명, 오늘 아침에 눈을 떴더니 왠지 자신이 바다 위에 묶여있고....

그래, 치비타다. 치비타가 밀린 외상을 갚아! 라면서 나를 유괴했었다.

하지만 형제들은 아무도 와주지 않았고, 그걸 안타깝게 생각한 치비타가 이번에는 나를 위해 발 벗고 나서준 거였다, 고 생각한다.

집 밖에서 화형에 처하고, 아니 자세히 말하자면, 모두가 나와서 구해줄 거라고 우기는 치비타로 인해 화형에 처해지고, 그리고......

 

그리고 어떻게 됐더라. 눈을 감고 생각한다.

머리에 손가락을 얹자, 건드린 부근에 상처가 만져진다.

이 상처가 뭐였더라, 하고 생각하는 순간 한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창문으로 이쪽을 노려보는 다섯명의 형제.

손에는 꽃병과 그릇, 맷돌 등 각자 무기가 될 만한 물건들을 들고 있다.

나를 도와주러 오는 건가! 하고 생각해 미소를 짓는 순간.

들고 있던 것이 이쪽을 향해 날아오는 장면은, 마치 정지 화면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내 기억은, 거기서 끝이 났다.

 

나는 머리 상처를 다시 만졌다.

이거 아프지는 않지만, 분명 머리가 쪼개질 정도의 상처일 것이다.

그렇다는 건, .

 

[설마, 나는 죽은 건가?]

 

내 말에 오소마츠와 닮은 그 녀석은

[띵동-! 저엉답~!!!]

하고 여전히 둥둥 떠있는 채로 익살스럽게 답했다.

[너는, 아까 형제들이 던진 여러 가지 물건에 맞아 죽었어]

어때? 생각났어? 라고 덧붙인 녀석이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브라더에게

나는 살해당했다.

 

나는 눈을 꿈뻑거리며 멍하니 있었지만, 지금까지 형제들의 나에 대한 태도를 생각하면 금방 수긍할 수 있는 일이었다.

흐음, 하고 팔짱을 끼며 역시 그런건가, 하고 작게 중얼거린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오소마츠의 얼굴을 한 남자가,

[어라? 뭔가 반응이 시원찮네!? 좀 더 놀라거나 화내거나 울부짖거나 절망하지 않는 거야!?]

하고 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전부터 나를 싫어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거든. 항상 나도 모르게 브라더들을 아프게 해버렸는데, 드디어 내가 방해가 되어 버린 걸까. 설마 죽일 정도로 불쾌해 하고 있을 줄은 몰랐지만, 이로써 형제들이 행복하게 살아 나갈 수 있다면 나는 만족한다]

나는 웃는 얼굴로 진심을 담아 그렇게 말했다.

오히려 이런 나와 지금까지 함께 해준 것이 고맙다. 조금 쓸쓸하긴 하지만, 불만 따위는 없다.

그렇게 덧붙이자, 남자는 눈을 감고 팔짱을 낀 채로 흐응- 하고 작게 중얼거리며 그 자리를 빙글빙글 돌았다. 마치 중력을 무시한 듯한 움직임이다. 재밌어보이네.

 

[그래서, 넌 나를 천국으로 이끌어줄 천사인가?]

그렇게 기대를 담아 묻자, 빙글빙글 돌던 녀석이 움직임을 딱 멈추고 내게 바보냐는 듯한 시선을 보내왔다.

[하아!? , 머리에 뇌 대신 팬케이크라도 가득 찬 거야, 뭐야? 이렇게 멋진 뿔이랑 날개가 달린 천사가 어디있냐고-. 난 악마! 빅 카리스마 레전드인 악마! 천사 따위랑 착각하지 말란 말이야!]

알겠냐!? 하고 얼굴을 들이밀며 잔뜩 화내는 녀석. 역시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더욱 더 오소마츠 같다.

[데빌...인가. 그런가, 즉 나는 Heaven이 아닌 Hell에 떨어진 건가. , 역시 난 길티 가이....이것도 내게 주어진 데스티니겠지]

그렇게 멋지게 말하자, ‘뭐야 그게, 갑자기 그런거 하지 말라고~!’라며 악마가 배꼽을 쥐고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갑자기 복통이라도 온 걸까. 악마라도 그런 일이 있구나.

 

그보다, 아까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역시 조금 아쉽다.

사랑하는 형제에게 살해당하고, 그 끝에 지옥에 오다니.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해서 일까. 그렇다면 자업자득이겠지만, 지금부터 매일 괴로운 생각을 하며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우울했다.

그런 감정이 얼굴에 드러났던 걸까.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 간만에 웃었다라고 말한 악마가,

[이봐, 나 같은 레전드급 악마가 죽은 녀석들 마중이나 가는 그런 허접한 일은 안 한다고? 고로, 틀렸습니다-. 나는 널 지옥으로 데리고 가려고 온게 아니지롱~]

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 그런가? 그럼 왜 너는 나와 있는 건가?]

의아하게 생각해 그리 물어보면, 악마는 킥킥 웃으면서,

[사실은 말야~ , 네가 마음에 들었거든]

그렇게 말했다.

 

 

[??]

[아니 그게, 인간계에 간만에 놀러갔더니, 뭔가 희귀한 여섯 쌍둥이가 있다고 해서 재미 삼아 보러 갔거든? 그런데, 보다보니까 네가 늘 형제들한테 무시당하는 게 묘하게 신경 쓰여서 말야. 그래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더니 어라라, 결국 죽어버렸네? - 완전 불쌍하잖아~! 라고 생각해서. 나 상냥하고, 그냥 냅둘 수가 없어서 이렇게 와버렸어!]

그렇게 열변을 토하는 악마에, 하아, 하고 멍하니 맞장구를 쳤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일단 녀석에게 동정 받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 불쌍한 너에게 이 빅 카리스마 레전드님께서 선물을 주려고, 네 영혼을 여기로 불러버렸어]

그렇게 말하며 코밑을 연신 비벼댄다. 그 행동도 오소마츠의 버릇과 똑닮았다.

[프레젠트? 지옥의 선물로 뭔가 주는 건가?]

나는 준다면야 뭐든 좋다! 라고 조금 설레면서 악마에게 물었다.

그러자 악마는 자랑스럽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그래. - 멋진 걸 줄게! 그니까, 자알~ 들으라고!

내 힘으로 불쌍한 네 목숨을 3개월 연장시켜줄게.

그리고, 3개월 동안 소원 5개를 들어줄게!

어때, 멋지지~?]

 

거꾸로 뒤집힌 악마는 나를 보고 히죽 웃으며 말했다. 이히히, 하고 웃는 것이 왠지 이 상황을 재밌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악마의 말을 이해하려 머리를 갸웃거리며 눈을 조금 빠르게 꿈뻑거린다.

3개월?

소원?

[...살려주겠다는, 건가?]

[3개월이라는 기간동안이라구? 그으- 뭐냐, 그거 있잖아? 너희 인간들이 좋아하는 공 차는 스포츠! 그거의 추가시간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돼]

[로스 타임.....]

[그러니까, 지금까지 손해만 봤던 네 인생에, 최후에는 팟- 하고 꽃을 피워보라고! 돈이든 여자든 뭐든 손에 넣어! 네 마음대로! , 너를 죽인 형제들에게 복수하는 것도 좋겠네- 내가 협력해줄테니까. 어때?

, 그치만 목숨을 연장해달라는 소원은 안 되니까? 내가 납득할 수 없는 소원은 각하!]

알겠어? 라며 악마는 집게손가락으로 이쪽을 가리켰다. 빠르게 지껄여대는 녀석에 머리가 제대로 따라가질 못한다. 사람에게 삿대질하면 안 된다며 어릴 때 마미에게 주의 받았던 그런 관계없는 일만 떠올리고 있었다.

[.........알겠다]

내가 일단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머리 위에 물음표 띄우고 말하지 말라고! 지켜보면서 늘 생각했지만, 너 진짜 멍청하구만-! , 그런것도 마음에 들지만!]

그렇게 말하며, 악마는 내 머리를 손가락으로 쿡쿡 쑤셔왔다. 상처에 날카로운 손톱이 콕콕 찔려도 아프지 않았지만, 왠지 싫은 기분이 들었다.

 

[일단, 악마가 내 소원을 5개 들어준다는 거잖아?]

확인차 악마에게 묻자,

[그렇다구- 나 이래봬도 꽤 상급 악마인 걸. 웬만한 건 다 들어줄 수 있으니까, 고맙게 생각하라고~?]

라는 대답이 되돌아왔다.

그거 굉장하군. 마치 꿈만 같다.

근데 왜, 악마가 내게 이런 친절을 베푸는 거지? 이래선 마치 천사가 아닌가.

[저기, 이런 짓을 해서 네게 뭔가 득이라도 되는 건가?]

궁금해서 그렇게 묻자, 악마는 씨익 입꼬리를 올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 얼굴은 아, 역시 악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당연하잖아~ 나는 대가가 없다면 이런 귀찮은 일은 하지 않는다고? 봉사자가 아니니까 말야]

그렇게 말한 악마는 내 뺨에 손을 얹었다. 그 손은 무척이나 싸늘했다. 마치 얼음 같다. 오소마츠와 닮았지만, 정말 녀석은 인간이 아니구나, 싶었다.

악마의 눈동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 붉은색의 눈동자는 요기스럽게 반짝였다. 너무도 아름다웠다.

 

[소원을 다 이뤄주면 그 답례로 내 사역마가 되라]

 

그러면서 악마는 내 뺨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사역마...? 그게 뭐지? 생소한 단어였다.

[그게 뭔가? 뭘 하면 되는 건가?]

[3개월 동안 원하는 대로 해줄테니, 그게 끝나면 앞으로 쭉 내 옆에 있으라는 거야. 앞으로는 인간은 그만두고,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나 나와 함께 즐거운 악마 라이프를 보내자-! 라는 거. 어때? 이 교환 조건]

그렇게 설명을 해주지만 여전히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아마도 다시 환생할 수 없다는 거겠지.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전생이나 내세에 대해선 잘 모르고, 특별히 불편할 것도 없어보였다.

[악마는 재밌는가?]

그렇게 묻자,

[아아, 재밌다고-! 매일이 홀리데이고,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힘으로 어떻게든 되고, ~청 편하다고?]

라고 답하며 내 손을 잡고는 굉장하지-!’라고 덧붙였다.

 

매일이 홀리데이!?

매력적이다. 아니,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특별히 내키지 않을 이유도 없다.

게다가 악마는 왠지 멋있게 느껴졌다. 매우 길티하고 쿨한 느낌이다!

 

[좋다, 그 위험한 제안, 받아들이지]

BANG-하고 손으로 만든 권총으로 악마를 관통하면, ‘~!! 기습하지 말라고!!’라며 악마가 또 다시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이야~ 너 굉장하구나-! 나 오랫동안 악마 해왔지만, 이렇게 악마와의 계약을 간단히 결정하는 녀석 처음 봤어!]

히히 웃으면서 악마가 어깨를 팡팡 두드렸다.

[, 그렇게 칭찬해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고-?]

얼굴을 붉히며, ‘칭찬하지 마라-’ 라며 덧붙이자 더 세게 어깨를 때리는 악마.

 

[- 정말, 나 너처럼 바보 같은 녀석 싫진 않아. , 아무튼 협상 타결이네!

그래서 뭐야? 무슨 부탁할지 정했어? ? 여자? 명예? 진수성찬? ~든 해줄테니까!]

히죽히죽 웃으며 악마는 내게 그렇게 물었다.

[물론, 이미 결정했다고~?]

흐흥, 하고 나는 멋진 얼굴로 악마에게 그렇게 고한다. 처음에 제안을 들었을 때부터 내 마음은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다섯이라는 수도 마침 딱이다.

 

[나는 너의 힘을, 사랑하는 다섯 형제들에게 보답하는데 쓰고 싶다]

 

이런 가치 없는 나랑 태어나서 지금까지 함께 있어준 고마운 형제들.

그들에게 뭔가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지금까지 동생들에게 좋은 형이 아니었지만, 최후에는 형다운 일을 하고 싶다.

마치 5개를 들어주겠다 했으니, 한 사람에 하나씩 뭔가를 선물로 주고 싶다.

 

나의 대답을 들은 악마는 아까까지 히죽거리고 있던 얼굴을 단번에 찌푸리며,

[너 그거 진심이야?! , 그 상처 누가 그랬는지 잊은 거야?! 바보 아냐?!]

내게로 한껏 몸을 들이밀며 그렇게 소리쳤다. 가까운 거리에서 형과 같은 목소리로 고함을 치는 녀석은 조금 무서웠다.

[그치만, 어차피 죽을건데 날 위해 쓰기는 좀 아깝고, 이제 와서 인기가 많아진다고 한들 카라마츠걸들만 불행해진다. 모처럼의 호의는 감사하다만, 나는 내 인생에 특별히 후회는 없다. 그러니 사랑하는 형제들이 행복한 미래를 맞도록 뭔가 해주고 싶다]

그렇게 말하며 악마에게 미소를 짓자, 악마는 하아~ 하고 크게 한숨을 토했다.

[너 정말 바보구나~ ....., 됐어. 네가 그걸로 좋다면 마음대로 해. 어떤 소원이든 5번 쓰면 이제 넌 내거라는 거, 잊지 말라고]

[아아, 빚을 졌군]

브라더, 라고 하려다 멈춘다. 다르다. 녀석은 오소마츠가 아니다. 이곳에서 처음 나는 악마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기, 악마. 네 이름은 뭔가?]

[이름? 없어, 그런거. 나한테는 특정한 외모도 이름도 없으니까 방금 부른 것처럼 악마라고 부르면 된다고?]

[특정한 외모가 없어? 그럼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네 모습은 뭔가?]

[이건 네가 이랬으면 좋겠다고 바라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뿐. 내 모습은 상대 나름대로 남녀노소 아무렇게나 바뀌거든]

그렇게 말하며 악마는 둥둥 떠다녔다.

그런가. 역시 악마다. 외모도 유연하다니 정말 쿨하군.

하지만 그럼 왜 지금은 오소마츠의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모처럼이니까 귀여운 카라마츠걸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개인적으로 기쁠 것 같은데.

[? 왜 나는 오소마츠의 모습을 바란 건가?]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는 거야? 내가 알겠냐-!]

그렇게 말하며 악마는 또 다시 머리의 상처를 쿡쿡 손톱으로 찔러왔다.

그거 그만둬주겠나, 왠지 싫다.

 

[~, 지금 당장 널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줄게!]

눈높이까지 내려온 악마가 내 눈을 빤히 들여다본다. 아름다운 적색에 그만 넋을 잃고 바라본다.

[, 전에......]

그러면서 악마는 내 오른손을 지그시 잡는다. 붙잡힌 손으로 전해지는 차가움에 몸을 살짝 움츠렸다.

악마는 그 손을 번쩍 들어 손등에 살짝 키스를 했다.

그의 입술은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그래도 부드러웠다.

그 모습은 마치 왕자가 공주에게 손등키스를 하는 것 같아, 살짝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로맨틱한 것을 생각하던 중, 갑자기 욱신하고 통증이 느껴졌다.

[읏으윽!!]

나는 갑작스런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보면, 악마가 내 손등을 물고 있었다. 그곳에서 살짝 피가 배어있었다.

그 피를, 악마가 날름 혀로 핥았다.

물컹한 혀의 감촉에 간지러움 같은 묘한 감각이 온몸을 스쳤다. 하아, 하고 이상한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와 부끄러워진 나는 무심코 눈을 꼭 감았다.

[으읏, , 뭐하는.....]

[-? 이거? 이건 계약. 이걸로 너는 내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마지막으로 츄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을 손등의 상처에서 떼고 내 손을 놓아주었다.

손을 보면 물린 곳에 띄엄띄엄 구멍이 뚫려있었다. 물끄러미 보고 있으니, 그거 마킹이니까 사라지지 않아, 라고 악마가 설명했다.

 

[그럼 너를 죽인 형제가 있는 곳으로 보내줄게. 알겠어? 3개월이 지나면 소원을 다 안 써도 죽으니까 제대로 기억해둬! 네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테니까, 소원이 정해지면 날 불러]

그럼 인생 최후의 시간을 즐기라고~, 라며 손을 흔드는 악마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앞이 구불구불 왜곡되기 시작했다. 속이 울렁거려 질끈 눈을 감았다.

나중에 봐- 라고 말하는 형과 똑같은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거기서 나의 의식은 끊겼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는 우리집 문 앞에 서있다.

주위는 밝고, 태양의 위치를 보아 아마 오후 정도가 아닌가 싶다.

 

?

어라? 지금까지 뭐 하고 있었더라?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어.

분명 오소마츠와 비슷한 악마가 소원을 들어주겠다, .

그러고 보니, 머리의 상처는 어떻게 된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슬쩍 만져보면 그곳에선 아무것도 묻어나오지 않는다.

확실히 두개골이 덮여있고, 통증도 전혀 없다.

꿈이었을까? 그렇다면 어디서부터가 꿈이지? 납치도 꿈인가?

그렇게 계속 의문이 꼬리를 물고 늘어지고 있는 와중 뒤에서,

[....카라마츠형.......]

하고 작게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토도마츠가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보면, 그는 눈을 부릅뜨고 손에 들고 있었을 가방은 땅에 떨어져있다. 괜찮은 건가, 무슨 일이지? 동생의 모습이 걱정되어 말을 걸었다.

[토도마츠? 무슨 일.....]

[카라마츠형 어디에 있었어!? 뭘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오는 거야!? 바보야?! 무사하면 왜 연락하지 않았던 거야!! 이 바보 멍청이 쿠소 차남!!!]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토도마츠에 몸이 움찔 한다.

? ? 토도마츠 왜 그렇게 화내는 거야?

[, 왜 그렇게 화내는 건가...?]

영문을 몰라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묻자, 하아아아아!? 하고 굉장한 표정으로 멱살을 잡아올린다. 평소의 이치마츠 같다. 무섭다.

울상인 내게 토도마츠는 다시 윽박질렀다.

 

[한달이나 소식 없던 형제가 그런 태연한 얼굴로 집 앞에 서있으면 당연히 화나지!!! 보통 화낸다고!? 당연하잖아!!!?]

 

토도마츠의 말에 나는 눈을 크게 떴다.

? 한달? 어째서 그렇게 시간이 지난 거야?

[어디서 뭘 한 거야!?]

하고 토도마츠가 캐물었지만, 나도 모른다. 도대체 어디서 뭘 한 거지, 나는.

눈을 꿈뻑이며, - 라던가, - 라던가 의미 없는 소리를 흘리는 내게 토도마츠는,

[~~진짜!!! 일단 집에 들어가자!! 들어가서 말하자고!]

라며 내 손을 잡아끌었다.

그때 잡힌 손에서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우윽, 하고 신음이 흘렀다.

거긴 방금 악마가 물어뜯은 부위.

그건, 꿈이 아닌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나를 무시하고 힘껏 잡아당긴 토도마츠는 있는 힘껏 현관물을 열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지금 나는 다섯 형제들에게 둘러싸였다.

정좌하고 있는 내 왼팔을 쥬시마츠, 오른팔을 토도마츠가 단단히 잡고 있다.

그리고 정면에는 오소마츠, 그 왼쪽에는 쵸로마츠, 오른쪽에는 이치마츠가 무서운 표정으로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히에에. 무서워. 다들 표정 무섭다고.

[저기, 카라마츠. 제대로 설명해줄래? 왜 한달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거야? 어디에 있었어? 뭘 하고 있었던 거야?]

평소에는 말이 빠른 쵸로마츠가 천천히 말하는 것이 오히려 두렵다. 무서워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확실히 유괴된 너를 돕지도 않고 물건을 던진 건 지나쳤어. 그렇다고 쳐도, 이건 좀 아니잖아?]

쵸로마츠의 그 말에, 치비타에게 납치당한 일과 형제들에게 살해당한 일은 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 악마와의 거래도 꿈이 아니라는 건가.

역시 나는 한번 이미 죽었고, 3달 후에 다시 죽는 건가.

흠흠, 하고 혼자 이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멱살이 잡힌다.

[빨리 대답해 쿠소마츠. 죽인다, 쿠소마츠]

하고 눈빛으로 살인할 것만 같은 흉악한 얼굴을 한 이치마츠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히익. 그치만 이치마츠의 말로 모든 것이 이해됐다.

그런가, 죽였던 내가 다시 어슬렁어슬렁 나타나서 다들 화를 내는 거구나.

그야 그렇지. 죽이고 싶었는데 살아났으니. 그건 유감이다.

하지만 안심해라. 3달만 참아주겠나, 브라더. 마지막으로 너희에게 최고의 선물을 한 뒤에 깔끔하게 사라져주겠다.

....하고 스스로에게 도취해있으면, ‘무시하는 거냐, 망할놈이하고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 몸이 움츠러들었다. 나대서 죄송합니다.

[, , 그니까, 칠흑 같은 어둠에서 악마가 내게 속삭여서....]

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설명하면,

[또 그런 안쓰러운 말 하면 때릴거니까. 분위기 읽으라고]

하고 오른쪽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아니, 이건 비유 표현이 아니고 진심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맞고 싶지는 않았기에 다물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가만히 있으면,

 

[자자, 다들 일단 진정하라고-?]

 

잔잔한 목소리가 방을 울렸다.

목소리의 주인인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의 어깨에 손을 얹고, 멱살을 잡고 있는 이치마츠의 손을 떼주었다.

[기분은 알겠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잖아? 카라마츠가 돌아오면 제일 먼저 뭘 한다고 그랬지?]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지으며 모두의 얼굴을 둘러보는 오소마츠.

그의 말에 쵸로마츠, 이치마츠, 토도마츠 세 사람은 입을 다문다.

 

[쥬시마츠형....]

그때, 계속 잠자코 있던 좌측의 쥬시마츠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카라마츠형 미안해. 전화 제대로 받질 않아서,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 밥그릇 던져서 미안해애]

내 눈을 보고 쥬시마츠가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이어,

[-....나도 미안했어. 배가 나오기 전까지는 구하러 가야지 했었는데, 구하러 가질 않아서 미안]

[카라마츠형, 밤중에 꽃병 던져서 미안해]

[.........미안....]

그렇게 입을 모아 동생들이 사과의 말을 던졌다.

나는 눈을 꿈뻑이고만 있었다.

왜 사과하는 건가? 죽이고 싶어서 여러 가지 던진게 아닌 건가? 오히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닌가? 다시 돌아와서 미안하다고.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고 갸웃거리고 있자, , 하고 머리 위로 손바닥이 올려진다.

고개를 들면 오소마츠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고 있었다. 시선을 맞추기 위해 그 자리에 웅크리고 앉는다.

[카라마츠. 너를 외롭게 둬서 정말 미안해. 우리들, 네가 실종되고 엄청 반성했어. 그러니 이제 멋대로 나가지 마, 형아 외로웠다고?]

그렇게 말하고는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말에 맞춰 양팔에 매달려 있던 두 명의 끌어안는 힘이 강해졌다. 마치 이제 놓치지 않을 거야, 라고 말하는 듯했다. 쥬시마츠는 힘이 너무 세서 팔이 저릴 정도였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어도 조금도 브라더들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치 나를 걱정하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런 바보 같은. 나한테 그럴 가치는 없는데. 모두가 왜 그러는 건지 알 수 없다.

[알았지?]

하고 오소마츠가 되묻자, 의미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이는 게 좋을 것 같아 입을 반쯤 연 채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보고 오소마츠는 순각적으로 뭔가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바로 언제나의 웃는 얼굴로 좋아! 라고 말했다.

[이제 카라마츠 풀어줘. 그리고 카라마츠, 나중에 부모님께 직접 전화해서 돌아왔다고 말씀드려. 엄청 걱정하셨으니까]

오소마츠의 말에 다들 해산한다.

살았다~, 역시 장남. 권력자의 말은 대단하군.

후우, 하고 크게 숨을 내쉬고 바닥에 시선을 떨구었을 때, 거기에 놓인 자신의 손등이 눈에 들어왔다.

물린 자국이 붉게 남아있다.

그 상처를 보고 나는 악마와의 거래를 떠올렸다.

좋아, 가급적 빨리 각자 원하는 걸 물어보고 들어줘야겠군.

내 시간은 앞으로 3개월밖에 없으니까 말야, 우물쭈물할 시간은 없다.

나는 아무도 모르게 슬쩍 기합을 넣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바보같은 카라마츠ㅠㅠ

천사냐!!천사냐고!!!!!








NEW 소설!!

총 7페이지의 장편 소설인데

한번에 다 번역하려니 많아서

한페이지씩 번역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다들 굿나잇!!






뉴 소설이 하나 더 있는데

설정 번역하고 진빠져서

본편 번역을 아직 다 못했어요ㅠㅠㅠㅠ


마무리하면 바로 올려드리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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