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尊@カラ松Girl 님의 작품입니다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6871255#5


























부르르.

 

 

몸 전신이 오싹해졌다. 지금은 휴식중으로, 푹신푹신한 소파에 앉아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 탓에 땀이 식어 추워진 걸까. 아니면 땀을 빼고 옷을 갈아입은 탓일까?

안절부절 못하며 팔을 문지르면, 이야미가 말을 걸어왔다.

[추운 거잔쓰?]

[, 아니.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배라도 고픈 거잔쓰까?]

[그러고 보니, 슬슬 점심 때로군]

오전중에는 상반신이 중점. 오후에는 하반신을 중점으로 모니터한다. 라는 걸로, 좀 전까지 역도를 하고 있던 참이다. 근육이 약해지는 약을 먹은 탓에, 평소라면 거뜬히 들었을 바벨이 꽤 묵직하게 느껴졌다. 뭐어, 처음에는 가벼운 거(50키로)로 시작해, 서서히 무거운 걸로 바꾸는 동안 감각을 되찾아, 마지막엔 120키로 정도까지 들었다. 약을 먹기 전에는 형제 5명 전원을 들어올린 적도 있었으니, 역시 약해진 걸 부정할 수는 없다.

그보다 벌써 점심인가. 분위기를 읽은 듯, 배가 꼬르륵 소리를 울려,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상반신 모니터는 아까 끝났잔쓰. 이제 점심을 먹겠잔쓰-]

내 배의 꼬르륵 소리에 웃을 것도 없이 이야미가 말을 걸고, 하타보가 [밥먹자죠-] 라며 맞장구친다. 곧바로 하타보의 집사가 모두의 식사를 준비해, 그곳은 작은 식당이 되었다.

[카라마츠군이 좋아하는 고기를 준비했다죠-. 스테이크인데, 좋아하냐조?]

[물론이지!!]

눈앞의 촉촉하고 육즙이 넘쳐흐르는 스테이크. 일본식 소스의 향기가 절묘하다. 치이익, 하고 기름이 튀는 소리가 귀를 솔깃하게 한다. 바로 칼로 잘라내면, 육즙이 주르륵 흘러, 아직 먹지도 않았는데 침이 질질 흐른다.

간만에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게다가 최고급인 A5랭크의 고기에, 나는 평소의 한입보다 더 크게 고기를 잘라내 덥썩 물었다. 아아. 씹으면 씹을수록 육즙이 흘러나온다. 맛있어. 엄청 맛있어.

[세라비~]

행복한 표정으로 먹는 내게 하타보가 기뻐하며 말을 걸어온다.

[맛있냐죠-?]

[아아! 최고다!]

[카라마츠는 정말 맛있게 먹잔쓰]

[이런 맛있는 고기는 오랜만이다! , 너무 맛있어서 울 것 같다]

[그 정도잔쓰!?]

훌륭한 맛에 감동하는 내 앞에, 고기가 하나 더 얹어진다. 놀라 고개를 들면, 상냥하게 웃는 집사님.

[마음껏 드시죠. 아직 고기는 많이 있으니]

[, ...괜찮은 건가?]

[그럼요]

[, 감사합니다!!!]

우걱우걱 먹는 나를 모두가 따스한 눈으로 보고 있다. 왜지? 아아. 그치만 정말 맛있다. 이거, 가져갈 수는 없으려나? 브라더들에게도 먹여주고 싶은데. 잔뜩 걱정끼쳐 버렸고......그렇게 생각하자, 손이 멈춰버렸다. 그걸 알아챈 이야미가, [왜 그러잔쓰] 라며 물어와, 나는 곤란한 표정으로 하타보를 본다.

[, 저기. , 이제 배부르니까.....남은 건 형제들에게 줘도 괜찮을까? 이렇게 맛있는 고기....오소마츠들에게도 먹게 해주고 싶어서....]

쭈뼛거리며 부탁하면, 이야미나 데카판 박사, 다용이 쾅, 하고 테이블에 머리를 박는다. 갑작스런 상황에 엄청 놀란다. 랄까, 엄청난 소리로군. 괜찮은 건가?

[그럼, 나중에 카라마츠군의 집에 고기를 보내겠다죠-. 그러니, 이 스테이크는 전부 먹어도 된다죠-]

[? 그래도 되, 되는가?]

[괜찮다죠-! 고기는 뜨거울 때 먹는 게 제일 맛있다죠-!]

[아아! 그렇지!]

집사님도, [부모님 몫과 형제들 몫을 보내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기뻐서 몇 번이고 감사를 표하면, [신경쓰지 마십시오. 자아, 모처럼의 식사가 식는다구요] 라며 배려해주었다. 좋은 사람이구나! 상냥해!! 나는 하타보를 보며 웃는다.

[하타보!! 집사님은 좋은 분이로군! 고기 고마워!!]

[그치-! 우수하다죠-!]

하타보도 집사님 칭찬을 받아 기쁜 모양이다. 어째선지 그 집사님은 코를 누르며 쪼그리고 앉아 있지만. 무슨 일인 걸까.

[-!! 잘 참았잔쓰....잘 참았잔쓰요...]

[.......감사합니다]

[호에호에. 카라마츠쿤은 형제를 생각하는 착한 아이다스-]

이야미들이 그런 대화를 나눴으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스테이크는 정말 맛있었어! 세라비~

점심도 다 먹었고, 가벼운 휴식을 취한 나는 하체의 모니터를 위해 옷을 갈아입었다. 이번에는 위가 긴 소매의 저지와, 아래는 반바지다. 또 여기저기 스티커를 붙이고 다음 모니터를 위해 준비했다.

그리고 모니터가 끝날 즈음, 깨닫고 보니 벌써 저녁이었다. 오렌지 빛의 햇빛이 눈부시다. 시계를 확인하니, 오후 5시가 지나있다. 9시간은 여기에 있었던 게 되는 거다. 데카판 박사의 약 덕분에 몸은 꽤 편하다. 근육이 약해지는 약의 효력도 약해지고 있는지 서서히 근력이 돌아오는 게 느껴졌다. 이 상태라면 앞으로 1시간 후면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나는 기계 앞에서 흥분하고 있는 이야미와 하타보, 데카판 박사를 본다.

[차이가 굉장하다스!!]

[개량한 이후와, 어떻잔쓰?]

[원래 힘이 센 카라마츠군이라서 그런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스. 그래서 다음은 평범하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는, 근육이 전혀 없는 사람의 모니터가 필요하다스]

[그럼, 카라마츠군의 모니터는 이제 끝난 거야죠?]

[호에호에. 그렇다스. 만약, 다음이 있다고 해도, 이 부분을 개량한 후에야....]

아무래도 나는 끝난 모양이다. 갈아입어도 되는 건가? 땀이 식어서 좀 춥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집사님이 샤워룸으로 안내했다. 샤워를 해 땀을 씻어내고, 처음 입고 왔던 파란 파카와 청바지로 갈아입고 돌아오면, 이야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고했잔쓰, 카라마츠]

[수고했다죠-]

[아아. 모두 수고했다]

슬쩍 머리를 낮추면 이야미가 어이없다는 듯 말한다.

[가장 수고한 건 카라마츠잔쓰]

[그치만, 이야미들도 모니터와 기계의 데이터를 일일이 체크한다고 눈이나 어깨가 피로하잖아? 그러니, 모두 수고한 거다]

그리 말하며 씨익 웃으면, 하타보를 제외한 전원이 바닥을 주먹으로 치며 쭈그리고 앉았다. 서로 짜기라도 한 건가? 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합이 맞았다. 깜짝 놀랐다. 뭔가 얼굴이 빨갛다고? 감기인가?

[이제, 이제.....합격잔쓰------------!!!!]

[?]

[카라마츠! 이제 미가 가르쳐줄 건 없잔쓰! 이제부터 가르쳐준대로 하면, 아무도 상처주지 않는 완벽한 남자잔쓰!!]

[, 정말인가?]

모두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솔직히, 조금 자신이 없었지만, 이야미들이 그리 말하면 그런 거겠지.

[그럼, 이걸로 아르바이트는 끝인 건가?]

[그렇다죠-! 수고했다죠-!]

[또 부탁할 게 있을지도 모른다스. 그 때도 도와줄 거다스?]

[물론이다!]

흔쾌히 승낙하면 하타보가 팔짝팔짝 뛰며 기뻐했다. 거기까기 기뻐해주다니,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카라마츠님]

[. 집사님. 점심에 코를 누르고 있던데, 괜찮습니까?]

[. 걱정을 끼쳐 죄송합니다]

깔끔하게 인사를 하는 집사님의 세련된 동작은 엄청 우아하고 멋있었다. 흉내내볼까,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내게, 집사님은 하얀색 봉투를 내밀었다. 꽤 두툼한 그것에 눈을 크게 뜨면, 하타보가 손을 치켜들며 웃는다.

[아르바이트비다죠-! 정말 수고했다죠!]

[, 아니. 나는 그렇게 큰 일을 한 게 아니라고?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많지 않나]

육안으로 봐도 대충 100만 정도인가? 이거. 어쩌면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슬프게도 나는 백수다. 돈을 챙겨두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현실은 각박한 것이다.

[카라마츠가 한 모니터는, 실제로는 사람 10명이나 20명 정도는 필요한 거였잔쓰. 그걸 생각하면 합당한 대금이잔쓰. 부담없이 받아두라잔쓰]

[, 그런 건가?]

[호에호에. 카라마츠군 덕분에, 좋은 데이터를 얻었다스. 우리쪽에서도 급료를 보내겠다스]

[? ?]

[됐으니까, 잔말 말고 받으라잔쓰!!]

[, , 아아. 고맙다]

오오. 이걸로 한동안은 주머니가 두둑하겠군. 형제들 몰래 모으고 있던 통장에 넣어두자(퍼펙트 패션에는 돈이 든다. 특히 잘 부숴지는 선글라스는 더) 머릿속으로 그런 걸 생각하며 나는 다시 모두를 바라본다. 이런 나를 위해 충고를 해줬던 이야미들에게 제대로 감사를 전하기 위해서.

[정말 고맙다. 나를 위한 어드바이스, 제대로 실행하겠다. 알바비도 고맙다. 소중히 쓰겠다]

상대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고 깔끔하게 인사. 그것이 예의라는 것이니까!

이야미들도 상냥하게 웃으며, [또 부탁이 있을 땐 잘 부탁하잔쓰!] [이쪽이야말로 고맙다죠-] [착한 아이다스, 카라마츠군] [그렇다~] 하고 차례로 입을 열었다.

다시 한번 제대로 인사하고, 나는 가방을 들고 하타보의 공장(이라 칭하는 빌딩)에서 나왔다. 역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어차피 걸어서 30분 정도여서 거절했다. 느긋하게 걸어가면, 마침 돌아가는 전차 시간에 딱 맞춘다. 만약을 위해서 다시 시간표를 확인하려 핸드폰을 가방에서 꺼냈을 때다.

[.........? 뭐야 이거]

형제들한테서의, 무서울 정도의 착신수와, 메일, 라인 알림이 600건을 훌쩍 넘어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며, 걸으면서 라인을 확인하면,

 

[, 너 이자식!!!!]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소마츠 Side

 

 

 

 

이웃 마을에 도착해, 우선은 열차에서 얘기한대로 역을 기점으로 지도에서 본 아랫부분을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가 윗부분은 나와 쵸로마츠로 나눠서 찾기로 했다. 연락은 30분마다 라인으로, 카라마츠에게 연락은 이동하면서 지속적으로 한다. 나는 어느 정도까지는 쵸로마츠와 동행하다가 나중에는 동쪽과 서쪽으로 나뉜다(참고로 내가 동쪽).

지도를 확인하면, 내가 담당한 장소에는 야쿠자의 사무실이 있다. 쵸로마츠의 담당 장소에는 하타보의 빌팅. 이치마츠와 쥬시마츠, 토도마츠가 담당한 곳은 러브호텔이 집중되어 있는 장소다. 시계를 확인하면, 이미 1시가 지나있다. 카라마츠가 나가서 여기에 도착한 지 약 5시간. 일단은 탐문뿐인가, 라고 탄식하며, 편의점이나 오락실, 커피숍 등 가게란 가게는 전부 들어가, 똑같은 얼굴을 한 파란 옷의 남자를 보지 못했냐고 묻고 다녔다. 중간중간 어딘가 수상해 보이는 장소도 찾아보았는데, 시비만 걸렸을 뿐이었다. (적당히 무시했다)

2시간을 빙빙 돌아다녀도 결과는 탐탁지 않았고, 동생들의 연락을 봐도,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뿐이었다.

[젠장........다른 곳에 간 건 아니겠지...]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봐도, 아카츠카와는 달랐다, 그럼에도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일단 역에서 집합하자고 라인으로 연락을 넣은 후 한숨을 내쉰다.

[하타보한테 연락해볼까]

카라마츠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 하타보의 건물이다. 하지만, 좀처럼 바쁜 (일의 내용은 제쳐두고) 하타보와는 꽤 전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 만약을 위해서 전화를 해봤지만 비서 같은 사람이 대신 받았다. 돌아온 답변은 [미스터 플래그는 바쁘십니다] 라는 한마디. 하타보의 건물이 여기에 있다고 해도, 본인이 거기에 있을지 어떨지는 모른다. 쵸로마츠도 실제로 빌딩까지 갔던 모양이지만, 역시 경비로 보이는 사람이 막았다는 연락이 왔을 땐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다들 같은 생각을 했겠지. 가장, 거기에 있고 싶었다, .

역에 도착하자, 쥬시마츠와 토도마츠가 보였다. 아무래도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다. 쥬시마츠가 붕붕 크게 손을 흔들며, [오소마츠혀---------!!!!] 하고 외쳤다. 엄청 눈에 띄었지만, 그런 점이 귀엽다고 생각되는 건 형이라서 그런 걸까.

[녀석이라면.....분명 역시 내 동생이군, 이라 말했겠지....데레데레하구만]

그런 혼잣말을 중얼거릴 정도로 지쳤는지도 모른다.

[, 확실히. 카라마츠라면 그렇게 말했겠지]

뒤에 쵸로마츠가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니까.

[우앗! 쵸로마츠!]

[......별일이네. 오소마츠형이 이것도 모르다니]

[-........그렇네]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쵸로마츠는 그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따라온다. 그게 고마워서 자연히 미소가 떠오른다. 나의 동생, 정말 좋은 아이구나.

[오소마츠형! 쵸로마츠형!]

[어때? 정보는?]

[아니, 미안하지만 전혀 없어. 그쪽은?]

[미안....우리도 없어]

[남은 건 이치마츠인가]

자판기에서 쥬스나 차를 사서 각자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자, 고양이 몇 마리를 데리고 이치마츠가 나타났다. 옷이 더럽혀져 있고 군데군데 나뭇가지와 잎이 붙어있는 걸 보면, 고양이 네트워크인지 뭔지를 이용한 모양이다.

[성과는 있었어?]

그렇게 묻자, 이치마츠가 않고 있던 회색 고양이를 내밀었다. 코가 푹 찌그러진 못생기......아니, 매력있는 얼굴이구나.

[이녀석....]

[?]

[아침에....나랑 같은 얼굴의 녀석, 봤대]

그 말에 형제들 전원이 그 고양이를 들여다보았다. 고양이는 이치마츠의 팔 속에서 냐아냐아, 태평하게 울고 있다. 꽤나 사람에게 길들여져 있구나. 이 아이.

[어디서 봤는데?]

토도마츠가 바로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켜서 보여주면, 이치마츠는 그걸 보며 손끝으로 장소를 가리킨다. 하타보의 빌딩이 있는 곳을.

[이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카라마츠를 봤대. 그치만, 어디로 갔는지까지는 모르겠어. 그래도 범위는 줄었으니 다행이지?]

씨익, 의기양양한 미소를 보이는 동생에 나는 찬사의 말을 쏟아낸다.

[제법이잖아, 이치마츠!! 좋아, 다들! 범위는 여기에서 북동쪽. 32로 나뉘어서 찾자. 연락은 30분 간격으로]

[지금이 3시쯤이니까......5시에 여기로 집합하자. 알겠지?]

[[[오오-!!]]]

그리고 우리들은 달렸다. 그 바보같은 나르시스트 사이코패스인 상냥한 파란색을 찾아서.

 

 

 

 

 

 

 

 

 

 

쵸로마츠 Side

 

 

 

 

 

오소마츠형과 같이 가게란 가게를 둘러보며 달렸다.

이치마츠가 발견한 고양이의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발과 눈으로 카라마츠를 열심히 찾는 것뿐이다. 아까 자신이 돌아다녔던 곳을, 이번에는 오소마츠형과 이잡듯이 샅샅이 뒤졌다.

역시 같은 얼굴을 몇 번이나 보게 된 점원은 무슨 일인가 싶어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 쓸 여유조차 없다.

뒷골목도 돌아다니며 하타보의 빌딩 근처를 빙글빙글 돌아다녔다. 중간중간 부지런히 오는 토도마츠의 라인을 슬쩍 확인하면서 그저 무사하기만을 빌었다.

[오소, 마츠, !!!]

[!!?]

[일단 멈춰봐. 이래선 5시가 되기도 전에 지칠 거야. 그럼 안 되잖아]

[그치만, 시간이 없다고. 서두르지 않으면 카라마츠가]

[아마도...카라마츠는 제대로 집에 돌아올 거야. 몸이 엉망이 되어도 녀석은 꼭 돌아올 거야]

[....쵸로마츠......?]

[........확답은 못하겠어. 그치만, 어째서일까. 녀석과는 뭔가 이어져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카라마츠는 우리들이 있는 집에 돌아가기 위해 그 역으로 다시 돌아올 거야. 그게 몇시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돌아올 거야. 우리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

내 말에, 오소마츠형이 잠시 고민하듯이 턱을 괸다.

[.......그럴, 지도]

잠시후 그리 말하며 오소마츠형이 웃는다.

[조금 초조해져서 그랬어. 분명 녀석이라면 걱정끼치지 않으려고 평소에 돌아오던 시간에 돌아오겠지]

[. 아카츠카 역에 도착이 대체로 6시에서 7. 늦어도 8시니까, 여기 역에서 출발 시각을 보면, 5시에서 6. 이 시간대일 가능성이 제일 높아]

[좋아. 쵸로마츠. 그거 이치마츠들한테도 보내둬.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 페이스를 늦추지는 않도록 하자. 그렇다고 너무 지치는 것도 안 되고!]

[잔소리 하지마]

[그치만, 우리라면 할 수 있잖아?]

아아. 나는 어깨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오소마츠형이 그리 말한다면, 괜찮다. 우리 형제는 결국 오소마츠형을 당해낼 수 없다. 내 얼굴을 본 오소마츠형이, 다정하게, 하지만 조금 거친 동작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걸 느끼며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아까보다 속도는 조금 미묘하게 떨어졌지만 비슷한 속도다. 핸드폰으로 연락을 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OK]라는 대답이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 우리는 다시 빙글빙글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그러나 아무래도 조바심에 긴장한 나를 풀어주려고 그러는 건지 일일이 파칭코 가게가 보일 때마다 뛰어들어가려는 바보 장남을 막는 것은 피곤하다. 돌아가면 꼭 한 대 때리자. .

그렇게 시끄럽게 굴며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보니, 이미 5시가 넘어있었다.

[오소마츠형. 슬슬 역으로 돌아가자]

[-. 벌써 그럴 시간인가]

뛰어다녀 배고프다고 꿍얼거리는 오소마츠형을 편의점에 처넣는다 (고기만두를 사서 반띵했다). 그 사이에 나는 이치마츠들과 연락을 한다, 아무래도 녀석들도 꽤 가까운 곳에서 뛰어다닌 모양이다. 이치마츠는 고양이가 될 수 있으니 괜찮겠지만, 토도마츠는 꽤 지쳤을지도. 뭐어, 쥬시마츠가 업고 오려나. 그 두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츳코미 하는 건 얼마나 힘들까. , 나도 오소마츠형한테 츳코미하느라 정신적으로 지쳐있긴하지만.

지친 발을 살짝 돌리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그 사이에 고기만두와 콜라를 사온 오소마츠형의 고기만두를 문답무용으로 빼앗고 절반을 나눠 먹었다. 시끄럽게 빽빽거렸지만 나머지를 건네주니 조용해졌다. 단순해서 좋다.

겸사 콜라도 열어 멋대로 마시려던 그 때.

[?]

[]

토도마츠한테 라인이 왔다. 그걸 확인하고 우리는 바로 달려나갔다. 뒤에서 콜라가 내용물을 토해내며 나뒹구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런 걸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저 한결같이 발을 움직일 뿐이었다.

 

 

카라마츠가 기다리고 있는, 그 곳을 향해서――

 

 

 

 

 

 

 

 

 

 

카라마츠 Side

 

 

 

 

 

[, 너 이자시이익!!!!!]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면, 거기에는 어제 혼쭐을 내준 불량배가 서있다. 게다가 어림잡아 대략 30명 정도. 어제의 곱절이로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하게 다친 놈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게 좀 신경 쓰이지만.

[너 이새끼. 여기까지 찾아왔다는 건, 역시 우리들을 노리고 있다는 건가]

가장 엉망으로 다친 녀석이 그렇게 말을 걸어왔다. 심하군. 마치 유괴당했을 때의 나 같다.

[아니, 우연히 지나가던 것뿐이다. 그런고로 난 이만]

그리 말하며 재빨리 돌아가려 했지만,

[멈춰!!!!]

쓰윽. 나를 골목 안으로 밀어넣고 통로를 막아선 불량배들이 나를 빙 둘러싼다. 으음. 뭔가 귀찮은 전개가 되어버렸군. 성가셔.

[나는 지금 기분이 좋거든. 이 기분 그대로 집에 돌아가게 해주겠나. 그 얼굴을 보면 내 스파이시 카라아게가 떠올라서............패주고 싶어지거든]

[[[[!!!!!!!!!!!]]]]

바르르 떤 건, 아마 내가 반쯤 죽인 녀석일 것이다. 손가락 끝까지 붕대로 친친 감긴 것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그보다 나 저렇게 심하게 때렸던가? 으음. 어제 일이지만, 카라아게만 가득이라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런 건 관계없다고. 내 후배한테 충분히 서비스해줬다지? 그럼 우리도 제대로 갚아줘야지]

그렇게 말하며 앞에 나온 건, 아마 불량배들의 선배? -. 두목? 우두머리? 뭐가 좋으려나. 아무튼 그런 존재겠지. 아랫입술을 핥아올리는 녀석에 소름끼칠 정도로 기분이 나쁘다.

[내게 서비스를 바라는 건가? 미안하게도 나한테 그런 서비스 정신은 없어서 말야. 그냥 돌아가게 해주겠나? ........아픈 건, 싫잖아?]

, 하고 비웃으면, 얼굴이 시뻘개진 녀석이 주먹을 날린다. 그걸 가볍게 백스텝으로 피하고, 근처에 있던 녀석을 잡아 집어던진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

[스트라~이크!]

[젠장!! 이자식!! 뒤에서....]

[1대 다수라니 비겁하군. 남자라고 하기도 아깝다!]

[사람을 집어던지는 네놈한테 듣고 싶지 않거든!!]

때리려는 녀석의 발목을 잡아 그대로 빙빙 돌린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 하는 비명이 들렸지만 그냥 무시. 혼자서 대응하려면 역시 무기(사람)가 필요하지. 특히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경우에는. 무기가 힘이 빠져 움직일 수 없게 되면 다음 무기에 손을 뻗으면 될 일이다.

완전히 기절해버린 무기를 다시 집어던지고, 뒤에서 공격해오는 녀석을 살짝 쭈그리고 앉아 피한다. 그대로 브레이크 댄스를 응용해서 발차기로 녀석의 사이에 파고들어 쓰러진 녀석의 급소를 차올린다. 단발마의 비명을 질러댔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귀가 찌잉, 하고 울리네, 라고는 생각했지만.

부상이 심한 녀석들은 완전히 의기소침해져 뒤로 물러나 있었지만, 건장한 녀석들은(허리가 경직되었음에도) 전투태세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그 의지는 칭찬할만했다.

[그렇게 나와야지]

피가 묻은 뺨을 손등으로 닦아낸다. 아아. 이게 옛날의 피가 들끓는다는 느낌일까.

[좀 더 재밌게 해달라고]

히죽 웃는 날 보며 비명을 지른 건, 글쎄, 누구였을까.

다가오는 녀석들을 잡아던지고, 돌리기를 반복하자, 단조로운 공격에 진저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 무렵 이쪽의 스태미너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던 무리들이 작당하고 달려든다. 아무렴. 내 역량을 살피고 상대의 체력을 빼앗아 한꺼번에 공격하는 것도 그 나름의 훌륭한 전략이다.

[뭐어, 소용없지만]

데카판 박사의 약(근육이 약해지는 약)의 효과로 진심을 다해 때려도 한방에 상대가 쓰러지지 않는다는 건 꽤 즐겁다. 평소라면 늘 한방에 KO. 금방 기절해버렸으니까 지금 이 상황에 잔뜩 흥분한 몸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다음번에 또 같은 약을 받아서 먹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굴을 노리고 공격해오는 녀석의 주먹을 막아내고 그대로 주먹을 휘두른다. 발차기를 넣던 녀석은 피한 탓에 중심을 잃고 그대로 꼴사납게 쓰러졌다. , 하는 둔탁한 소리. 뒤통수를 박았다. 저건 꽤 아프겠군.

문득 뒤에서 숨을 죽이고 다가오는 기운을 감지한다. 힐끗, 시선을 돌리면, 경찰봉인가 저거. 아무래도 저건 맞으면 아프겠지. 좀 봐달라고. 라며 근처에 뒹굴고 있던 놈을 두명 정도 들어 뒤로 던진다. [꺄아아아아아아아]하는 비명이 들렸다. 무시무시.

[아아. 좋군. 최고다]

아무래도 오랫동안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쌓였던 스트레스를 발산하라고 하늘이 내려준 선물 같다.

[형제들을 공격할 수는 없으니까 말야]

스트레스 발산에 어울려줄 형제는 없다. 실제로 어울려주는 이, 마지막까지 겨룰 수 있는 건 오소마츠형뿐이었다. 역시, 시합은 강한 녀석과 하고 싶잖아?

하지만, 내 말을 듣자마자 뒤로 물러선 남자 (손가락에 붕대를 휘감았다), 눈이 휘둥그레진다.

[! 역시 어제의....]

그러나 그 말은 도중에 끊기고 말았다. 아니, 말할 수 없었다.

뻐끔뻐끔 금붕어처럼 입술을 뻐끔거리는 남자의 얼굴 옆, 그것도 고작 몇 센티미터 떨어진 부근에 콘크리트 블록이 박혔다. 물론, 내가 던진 거지만.

[...........설마, 나만 건드린 게 아니라, 형제한테도 손을 댄 건가?]

금붕어 남자에게 천천히 다가가면, 남자는 눈물을 질질 흘리며 고개를 흔든다. 한심하군. 싸울 때에 보여도 되는 눈물은, 거센 바람에 눈이 시큰거릴 때뿐이다.

[, 아니라고! 공격한 건 그 녀석들.....]

[처음 시비를 걸어온 건 너희들이잖아? 내게 진 분풀이로 형제들을 건드리다니.....]

어제 내게 손을 댄 건 너희들이 먼저였다. 그리 말하면, 남자들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린다.

[한 사람도, 살아서 돌아갈 거란 생각은 하지 말라고?]

그리고, 나는 다시 쓰러진 놈들을 잡아 들어올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핸드폰을 확인하니, 15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다.

[좀 부족하군]

산처럼 쌓인 남자들 위에 주저앉아있던 나는 맥이 빠져 슬슬 돌아가려 위에서 뛰어내렸다. 아니 뛰어내리려 했다.

미끌.

[]

밟고 있던 남자의 바지에 신발이 걸리고, 데굴데굴 굴러 떨어졌다. 그러면서 내 신발에 걸린 남자가 내 위로 떨어졌다. 젠장, 무거운 녀석이군!! 거꾸로 떨어진 덕에 옷도 절반 이상 풀어헤쳐지고 말았다.

9시간의 노동과 치열한 운동(이라는 이름의 싸움)에서 어지간히 체력을 소비한 나는 상당히 지쳐있었다. 그래서인지 녀석을 밀어내고 일어내는 게 힘들었다.

게다가 어깨 부근에 남자의 입술이 닿는다. 기분 나빠!!! 기절해서 그런지 미묘하게 침이 흐르는 것도 같고!!

[카라마츠!!!!!]

무심코 눈가에 눈물이 맺힌 내 귓가에 들려온 것은 낯익은 오소마츠의 목소리였다.

퍼억.

오소마츠의 발차기로 내 위에 있던 남자가 저 멀리 날아간다. 그 사이 여기저기서 나타난 쵸로마츠들이, 나를 일으켜세웠다.

[괜찮아? 카라마츠]

[카라마츠형, 안 다쳤어? , !?]

[, , ]

갑작스런 일에 놀라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뚝뚝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내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쵸로마츠가 무언으로 내 옷을 고쳐입히고, 쥬시마츠는 웃고는 있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토도마츠는 핸드폰을 한손에 들고 잠자코 나를 보고 있다. 오소마츠는 발차기로 날려버린 녀석 외에 산처럼 쌓인 남자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있었다.

[오소마츠형, 도와줄게]

[오오. 대부분은 이미 카라마츠가 처리한 모양이네~]

그렇게 말하며 나선 건 이치마츠(쇠파이프를 들고 있는 게 신경 쓰였지만). 게다가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도 가세해서 녀석들의 지갑을 빼내어 신분증과 가진 돈을 빼앗고, 옷을 전부 벗겼다....는 건 사회적으로 끝장낼 생각인가......? 솔직히 매우 무서웠다.

부르르, 하고 몸을 떨자, 쵸로마츠가 걱정스럽게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괜찮아? 카라마츠형. 추워?]

[, 아니......, , 찮다]

[무리하지는 마. 진정하고]

다정하게 몸을 문질러주는 동생의 손이 너무도 따뜻했지만, 떨림은 조금도 멎질 않았다. 그 점에는 나도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몸이 저릿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 손도 작게 떨리고 있고. 어째서일까, 하고 필사적으로 그 이유를 떠올린다.

 

 

Replay

아아. 잊고 있었다스

? 뭔가?

이 근육이 약해지는 약의 효과가 끝날 시간대에는 심한 운동을 하면 안 된다스

? 어째서인가?

반동이 온다스. 원래 있던 근육을 무리하게 약해지게 만든 거다스. 그러니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할 때에 몸이 갑자기 무거워지게 된다스. 물론, 효과가 끝날 때까지 안정을 취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다스

알겠다. 움직이지 않으면 되는 거지?

그렇다스

 

 

 

 

[]

 

생각, 났다.

그러고 보니, 데카판 박사가 그렇게 말했었지. , 이 저림은......

 

 

(반동인가!!)

 

 

이유를 알아 후련해졌지만, 설명하는 건 불가능했다. 왜냐면, 입에서 딱딱, 하고 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고 있었으니까.

[오소마츠형!! 카라마츠가...카라마츠형이....!]

그런 내 상태를 알아챈 쵸로마츠가 오소마츠형을 불렀다. 멈춰. 설명할 수가 없다고. 나 지금 초 폰코츠!! 진짜 폰코츠니까!! 비유가 아니니까!!

그리 바랐지만, 녀석들의 시선을 무정하게도 내게로 집중되었다. 오소마츠가 내 곁에 주저앉아 어깨에 손을 얹자,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 반동이라는 거 엄청나잖아....)

 

 

닿았을 뿐인데 엄청난 중력을 느끼고 만다. 안정을 취해야 했었다, 고 한탄해도 이미 늦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이놈들은 형제에게 손을 댔으니까.

떠올리니 다시 짜증이 치밀어, 분노로 얼룩진 얼굴을 형제들에게 보지이 않으려 고개를 숙인다. 그러면 오소마츠가 천천히 천천히 등을 두드려준다. 심장박동과 같은 리듬. 조금 차분해져 고개를 들면 형제들이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째선지 울상으로.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야]

[아무런 말도 없이 나가다니....걱정했잖아]

[아침에 카라마츠형이 없어져서 얼마나 놀랬는데!! 정말-!]

[형 괜찮아-? 힘들어?]

[.........답하라고...]

질문이 쏟아진다. 나도 형제가 같은 처지였다면 그랬겠지-.

아니, 잠깐 카라마츠. 아르바이트 건, 말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그랬다간 이번에 나오는 가죽 자켓(가격은 약 50만하는 빈티지다)을 살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선글라스도 바꿨으면 한다. 기타 줄도 장만하고 싶고.......좋아, 아르바이트는 비밀로 하자.

그렇게 머릿속에서 계산을 마치면, 나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쓰러진 남자들(거의 모두 알몸이다. 흉하다)를 가리킨다.

[그치만, 녀석들, , 형제한테, 손을]

[우리한테, 손을?]

[! 이녀석들, 잘 보니까 어제 카라마츠형을 건드렸던 놈들이야!!]

[진짜냐 쥬시마츠!]

쥬시마츠이 말에 이치마츠도 시선을 돌려 확인한다.

[틀림없어....이 녀석들, 어제 카라마츠를 건드렸던 놈들.....]

[호오......이 놈들이란 말이지...]

오소마츠의 눈이 위험하게 빛난다. 우우. 오랜만에 본 열받은 오소마츠. 역시 무섭다. 공포로 떨고 있는 내게, 토도마츠가 살짝 어깨를 터치한다.

[저기....설마....우리들을 위해서...?]

으응? 뭔가 심각한 듯한 파트너의 표정에 나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결국 고개를 수그리고 말았다. 한심하다. 설명도 못하다니, 모처럼 이야미들이 나를 위해서 충고해줬는데. 억울함에 입술을 깨물고 있자,

[이제 됐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카라마츠형......!]

토도마츠가 울면서 매달리자, 그래도 형제들 전원이 나를 껴안아 온다. 기쁘지만 아직은 좀 괴롭다고 브라더-............

[안심해. 녀석들은 지옥보다 더 무서운 곳에 처넣을 테니까!]

[카라마츠형 이제 안심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보내버릴 테니까.....]

[, 아니, 아니다. , 괜찮, 괜찮, 으니까. 신경쓰지마라]

그렇게 말할 때마다 껴안는 힘이 점점 커진다. 형제들의 팔이 꾸욱 조여와 몸에 부담을 준다.

 

 

(,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엔 이미 늦었다.

어디서부터 망가져버린 걸까. 언제부터 잘못된 걸까. 몇 번이나 머릿속에서 물어도 대답해줄 이는 나 하나뿐이다.

웃으며 넘기려고 해도, 쓸데없이 더 오해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기만 한다. 끌어안는 힘은 갈수록 강해지고, 정신이 아득해진다. 성인 남성 5명분의 힘은 나 혼자서 짊어지기엔 너무 무겁다.

 

(이제, 그만, 놓아달라....고오......)

 

멍하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내 의식을 되돌리려는 건지 꾸우우우우욱, 조이는 힘이 더욱 심해져 숨쉬기가 괴롭다. 랄까, 호흡이 불가능하다. 산소, 플리즈, 산소!!

그치만 그 팔을 뿌리치는 건 불가능했다.

너무도 괴로운 나머지 눈물이 흘러내린다. 멍하니 울고있는 나를 따라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들또 큰소리로 울기 시작한다.

[카라마츠혀어~~~~~~~~]

[우에에에에에에에]

[, 카라마츠으으으으으\

[우와-----. 우에에에에에에에엥]

[............후윽..... 훌쩍]

울면서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강렬한 힘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끌어안는 힘이 드디어 의식을 빼앗은 그 순간, 나는 마지막 힘을 쥐어짜내 형제들을 향해서 입을 열었다.

 

 

 

[......역시, ....................죽어]

 

 

 

(이제, 그마안)

 

 

당황하는 형제들의 목소리를 의식 저 멀리서 들으면서, 나는 천천히 의식을 잃었다.

 

 

 

 

 

 

 

 

 

그 후, 깨어난 나는 아직 몰랐다.

매일 동생들이 떨어지지 않는 일상을 보내게 될 거라는 걸.

나갈 때에는 반드시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의 호위가 옆에 붙는다는 걸.

 

 

[뭐어, 됐나]

 

 

갑자기 목소리를 높인 내게 형제들이 왜 그래? 라는 얼굴을 한다. 그에 미소로 답하며 그 시선을 음미한다.

오소마츠들은, 내가 안쓰러운 말을 하지 않으니까, 전보다 훨씬 상냥하고 제대로 나를 대해준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원하던 일 아니겠나!

 

 

 

[형제들에게 사랑받는 내 인생 C’est la vie!!]

 

 

 

그리 말하며 나는 웃었다.

 

 

 

 

 

 

오해를 풀지 않고 있다는 진실에서 눈을 가리고.

 

 

 

 

 

 

Happy End?

 

 

 

 




시리즈 완료입니다!!

결국 오해는 풀리지 않은 채.......


뭐..행복하다니까 됐지만ㅎㅎ






아무튼 완료입니당!! 끝!!

지금까지 봐주셔서 감사하구

다른 시리즈들도 하나씩 끝낼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



카테고리는 다음에 생성하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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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NEW카라마츠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몇 번이나 물어도, 답을 주는 사람은 자신 뿐.

그냥 웃어넘기면서 점점 끌어안은 팔에 힘을 가한다. 성인 남자 5명분의 힘든 아무리 나라도 혼자서는 너무 무겁다.

 

(이제 그만, 해주지.....않으려나.........)

 

멍하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나의 의식을 되돌리려는 듯 꾸우우욱 힘이 더욱 더 가해져 숨 쉬기가 괴롭다.

하지만 그 손바닥을 내칠 수는 없었다.

[카라마츠혀엉~~~~~~~~~]

[우에에에에에에에엥]

[, 카라마츠으으으으으으으]

[우와아----------아앙. 우에에에에에에에으엥에에엥]

[.......................훌쩍......훌쩍]

울면서도, 놓지 않겠다는 듯이 꽉 끌어안는 힘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왜 이렇게 된 거더라)

 

끌어안는 힘이 이윽고 의식을 빼앗으려는 찰나, 마츠노가에 태어난 남자 카라마츠는, 우물쭈물 형제들에게 입을 열었다.

 

 

 

 

 

 

 

 

 

 

 

 

모든 것은 NEW 카라마츠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지난주. , 마츠노가에 태어난 차남, 마츠노 카라마츠는 이야미에게 부탁을 받아 어떤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일은 그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2일째.

 

 

――운명의 날.

 

이라 멋대로 칭한 나는, 손에 들린 핸드폰을 쳐다본다.

휴대폰 화면에는 이야미로부터, 여섯 쌍둥이들이 카라마츠의 동향을 살피고 있잔쓰. 그래서 지난번과는 다른 공장으로 변경했으니 그곳으로 오라잔쓰라는 메시지와 함께 그 공장까지 가는 지도가 첨부되어 있었다. 친절하게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는 앱도 소개했다. 그 친절함에 감사했다.

하지만, 역시 오소마츠들은 돈의 출처를 찾고 있는 모양이다. 매일 수군수군거리며 뭔가를 하는 것 같지만, 이야미들은 그들을 잘 따돌리고 있는 듯하다. 뭐어, 사실 들켜도 상관은 없다. 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나와 쥬시마츠 정도일 테니까.

 

[....옆 동네인가]

 

역에서 2정거장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공장 같다.

톡톡, 휴대폰으로 첫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나는 형제들이 만들어준 약하게 간을 한 죽을 우물우물 먹기 시작했다.

이야미나 다용, 하타보의 조언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름 이미지 체인지를 위해 힘쓰고 싶었지만, 근육통이 심한 데다 매우 피곤했다. 나를 옮겨준 동생들은 문답무용으로 이불로 밀어넣고는, 일어나려고만 하면 눈을 부릅뜨며 화를냈다.

솔직히 무서웠기 때문에 순순히 이불로 돌아가자, 잠시후 찾아온 것은 소화에 좋은 죽.

미안하지만, 사실 매콤한 카라아게가 그립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안쓰러움을 없애는 게 부족했던 건지 멍하니 생각한다.

 

(음식의 원한은 무섭다)

 

게다가 호사스럽게 2종류나 샀는데. 아아. 나의 스파이시 카라아게. 육즙이 가득 넘쳐 입 안에 퍼지는 감각은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아아, 알고 있다. 사내답지 않다는 거지? 그치만, 계속 죽만 먹는 상황이니까...뭐랄까....스님이라도 된 기분이다. 수행을 위해 이런 간소한 식사를 하는 사람은, 잘도 이런 걸 견디는구나. 고기의 포로인 내게는 무리다.

마미의 카라아게가 먹고 싶다. 거실에서 나는 냄새는 카레였지만, 그거라도 좋으니까 먹고 싶다. 카레 먹고 싶어. 죽 질렸어. 우동도 질렸어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식욕이 떨어졌다. 절반보다 조금 줄어든 죽 그릇을 방해되지 않는 장소로 치워두고 이불에 들어간다.

[하아....내일이 되길 기다리자]

처음 아르바이트 때에는 내 취향에 맞춰 카라아게 정식이 나왔지. 그리고 저녁은 치비타의 오뎅. 우근이 엄청 맛있었다.

그러나 뜻밖의 근육통으로 드러누운 탓에 그 뒤로 계속 싱거운 죽의 연속. 오랜만에 편의점에서 산 스파이시 카라아게(돈이 많았으므로 2종류를 샀다). 하지만, 마지막 한 개는 바닥에 기부해버린 건 덤.

 

 

[......생각하면 할수록 속이 뒤틀리는군]

 

 

무심코 그 불량배들을 떠올리며 혀를 찼다.

콰당, 하는 소리가 난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뒤에 바로 조용해져 고개를 갸웃거린다.

[기분 탓인가?]

문너머에 누가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내일 있을 아르바이트다. 오늘의 있었던 싸움은 조금 과한 재활이라고 생각하면 문제될 것도 없고, 예전부터 신체 단련을 쭉 해왔다. 회복도 빠르다. 지금부터 자면, 내일 아침까지는 꽤나 회복됐을 것이다.

[...........-]

출발 시간과, 내비에서 본 목적지까지의 최단 경로를 머리에 그리며 이불에 파고들었다. 이런. 노트에 적는 걸 잊어버렸다. 오늘의 분노를 노트에 풀어내면, 분명 내일은 전부 잊을 것이다.

 

(내일도, 이야미들은 다시 나를 위해 조언을 해줄테고, 열심히 해야지. 근육통은 더는 사절이지만)

 

그리고 노트를 제자리로 돌려놓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잠에 빠져들었다. 문너머에서 가만히 숨을 죽이고 있는 형제들을 알아채지 못하고.

 

 

 

 

 

 

 

 

 

 

토도마츠Side

 

 

 

 

 

 

 

[.............., 속이 뒤틀리는군]

 

모두 모여 카라마츠형의 모습을 보러 갔을 때, 문지방 너머에서 들려온 것은 형제 중에서도 가장 온화한 카라마츠의 형의 목소리와, 기분 나쁜 듯한 혀차는 소리.

너무 놀라 문을 차버리는 바람에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잔뜩 긴장했지만, 카라마츠형은 기분 탓으로 넘겨버린 듯해 안심한다. 그 뒤로 뭔가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조용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형이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발꿈치를 들고 계단을 내려가 거실에 모였다.

오소마츠형의 미간에 자리한 낯선 주름. 쵸로마츠형은 팔짱을 끼고 톡톡 손가락을 두드리고 있다. 이치마츠형은 고양이를 껴안고 방구석이 적이라도 되는 듯 째려보고, 쥬시마츠형은 평소의 웃는 얼굴은 보이지 않고, 고양이 눈을 한 채 잠자코 있다.

[.................오늘의 보고, 부탁할게]

잠시후 오소마츠형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거기에 반응한 것은 이치마츠형과 쥬시마츠형, 그리고 나였다.

[뭔가 있으면 알려줘]

그의 진지한 눈동자에 묶인 것처럼 굳어진 우리들은 얼굴을 마주보며 꿀꺽, 침을 삼켰다.

[................카라마츠형이 나가려고 하는 거, 알아챘는데]

[쿠소마츠녀석......우리들이 부르는 걸 무시한 채 달려나갔어]

[바로 쫓아나갔어! 그치만 없었어!]

그리고, 오늘 일어난 일들을 순서대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건 발생은 오후. 카라마츠형이 우동을 먹고 조금 지났을 즈음.

 

 

이제 다 나았으니까 괜찮다

 

 

라고 말하며 이불 위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시작한 카라마츠형을 우리들은 말렸지만, 당황한 얼굴......아니, 잔뜩 굳은 얼굴로 웃으며 말했으니까,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실, 계속 잠만 자고 있었으니까 움직이고 싶은 기분은 이해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되니까, 밖에 나가지 않고 옆에 붙어있었다.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바로 달려갈 수 있도록.

하지만 무정하게도, 들려온 것은 현관문을 여는 소리. 연일의 낯선 아르바이트와 정보 수집에 집중한 머리로는 이해하는 게 한박자 늦고 말았다.

당황해 이름을 불렀지만, 카라마츠형은 멈추지 않고 3명 나란히 마치 바닥을 뒹굴 듯이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이미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가버려서, 한순간에 온몸의 피가 싹 식어버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이쪽을 찾을게!! 쥬시마츠는 강변!! 토도마츠는 반대쪽을 부탁해!]

[알겠슴다!! 다녀오겠머스루!!]

[알겠어 이치마츠형!!]

이치마츠형이 재빨리 지시를 내려 일제히 여기저기로 흩어져 뛰었지만, 그대로 저녁까지 그를 찾는 건 불가능했다.

[일단 모일까? 다들 어디에 있어?]

[나는 상가쪽!]

[뒷골목......]

[그럼.......제일 가까운 건 아카츠카 공원이네. 거기서 집합하자]

핸드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근처에 있던 공원에서 만난 그 순간.

[카라마츠형!!!!]

[카라마츠!!!]

[너 어디 갔던 거야!!!]

공원에서 비틀거리며 옷이 잔뜩 더러워진 카라마츠형이 나타났다.

옷은 진흙투성이로 더러워졌고, 얼굴에 부상은 없었지만 노골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다는 듯한 투의 모습에 우리 3명은 머리에 꺼림칙한 예감이 들었다.

[무슨 일이야, 카라마츠형?]

[카라마츠형!! 피냄새가 나구먼요!!]

[!? 그거 진짜냐 쥬시마츠]

후각이 뛰어난 쥬시마츠형이 그리 말하자, 카라마츠형은 놀란 듯이 몸을 움찔 떨었다. 꺼림칙한 예감이 조금씩 더 가까워졌다. 입가를 손으로 꾹 막고있는 카라마츠형에게 나는 최대한 조용히 다가갔다.

[카라마츠형?]

[, 쿠헉]

하지만, 그러기도 전에 카라마츠형이 피를 토했다.

우리들의 얼굴이 단번에 새파랗게 질렸다. 피가 섞인 기침을 계속 되풀이 하는 카라마츠형. 공원에 설치된 음수대까지 쥬시마츠형이 데려다줬다.

카라마츠형은 몇 번이고 입을 헹궈냈다. 이윽고 피의 색깔이 희미해지자, 물을 조금씩 천천히 삼키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조금 안심했다.

휘청, 하고.

전신의 힘이 빠진 카라마츠형은 천천히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치마츠형이 바로 잡아줬지만, 그때는 이미 의식이 없었다.

[..........카라마츠형을 부축해서 집으로 돌아가 옷을 벗겼어. 그랬더니, 이제 막 생긴 듯한 상처들이 보였어]

[치료는 해뒀는데.............확실한 건 한명이 그런 상처는 아니었어]

[여러명이 그런 거라고 생각해. 바로 쥬시마츠형이 주변을 찾아봤는데, 15명 정도의 불량배들이 쓰러져있었어]

[쥬시마츠랑 나를 보고, 아까 그 녀석, 이라고 했으니까 틀림없을 거야]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원인은 오소마츠형과 쵸로마츠형이었다. 우리는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흐르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다.

[그 녀석들, 어쨌어?]

[.........재기불능이 될 정도로 혼내줬어]

[움직일 수 없게 됐슴다-!]

나는 카라마츠형의 치료와 간병을 담당했고, 완전 엉망으로 당한 그 불량배들을 더욱 죽여놓은 것은 이치마츠형과 쥬시마츠형이었다.

[그치만, 녀석들 카라마츠형과 만난 건 처음이라고 그랬어...]

[그거 진짜야?]

지금까지 잠자코 있던 쵸로마츠형이 입을 열었따.

[. 손톱을 뽑아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진짜라고 생각해]

[게다가 그 불량 그룹은 일주일 전에 이웃 동네에서 싸웠다는 것 같아. 그러니까, 이번일과는 관계없는 녀석들이야]

내가 조사한 정보를 말하면, 첫째와 셋째는 겨우 납득한 듯 한숨을 내쉰다.

[뭐어, 오늘 다친 이유는 알았어. 그치만 너희들도 카라마츠한테서 눈을 뗀 건 잘못인 거 알지?]

[지쳤다는 건 알아. 그치만 나도 동의해. 맨발로라도 따라갔어야지]

형들의 말에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인다. 그러나 머리 위에 느껴진 것은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그래도 제대로 역할 분담해서 찾아낸 건 잘했어]

[불량 그룹 일도 제대로 알아냈고. 잘했어. 3명 모두]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형들에, 원래 눈물이 많은 나는 바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당황한 형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울음이 멎질 않았다.

[진정됐어?]

겨우 눈물이 멈추고 호흡도 안정됐을 무렵, 오소마츠형이 말을 걸었다. 고개를 끄덕이면 평소의 얼굴로 머리를 쓰다듭어 준다.

[다들 카라마츠가 걱정됐으니까 지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카라마츠는 고집스럽게 입을 안 여니까 말야.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내일은 이치마츠, 네가 카라마츠의 감시역]

[?]

[여차할 때, 고양이 모드로 변해서 카라마츠의 뒤를 쫓아. 그리고 우리한테 전부 보고해]

[...........알겠어]

굳게 다짐한 듯이, 꼬옥 주먹을 쥔 이치마츠형이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보고는 여기서 마치자. 다들 자자고-]

그리고 각자 일어서, 카라마츠형이 잠든 2층으로 향한다. 문을 열면, 조용히 잠든 카라마츠형과, 손에 걸리지 않도록 한켠에 치워진 죽이 든 그릇.

쵸로마츠형이 내용을 확인하고 눈살을 찌푸린다. 나도 따라서 들여다보면, 그릇 속의 죽은 절반 이상 남아있었다. 겉보기와는 달리 식욕이 왕성한 형이 밥을 남겼다는 사실이 괴롭다.

[분명, 내일이면 식욕도 돌아올 거야]

안색이 안 좋았잖아. 라며 쵸로마츠형이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릇을 부엌에 치우러 갔다.

쵸로마츠형을 제외한 우리들은 이불에 누웠다. 기분 좋게 자고 있는 카라마츠형의 몸은 상처 때문인지 조금 뜨겁다. 하지만 살아있다.

나는 슬그머니 이불속으로 카라마츠형의 왼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어느새 이치마츠형도 오른손을 잡고 있는 것을 보고, 역시 이치마츠형도 브라콤이구나. 라며 슬쩍 웃어버린다.

돌아온 쵸로마츠형이 불을 끄자, 시야는 금방 어둠에 휩싸였다. 어느덧 카라마츠형의 숨소리에 섞여들 듯이 우리도 조용힘 잠에 빠져들었다.

 

 

 

깨어났을 때는 이미 옆에 있던 온기가 사라져버릴 거라는 건 꿈에도 모르고.

 

 

 

 

 

 

 

 

 

 

카라마츠 Side

 

 

 

 

 

 

 

[오오.....?]

몰래 파자마 주머니에 넣어 둔 핸드폰 알람의 진동으로 깨어난 나는, 양손을 보고 놀란다.

왼손은 토도마츠. 오른손은 이치마츠가 쥐고 있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어제 그렇게나 추웠던가?]

6명 함께 이불에 들어가니까 나름 따뜻하다고 생각하는데.....,그렇게 생각하며 슬쩍 손을 푼다. 시간은 550. 꽤 이른 시간이지만, 아르바이트 시간은 8시부터. 그리고 이웃 동네의 전철 출발 시간은 7. 역 도착까지 30. 목적지까지는 20. 그리고 집에서 역까지는 여유롭게 걸어서 30. 준비를 하면 금방이다.

휴대폰 어플을 켜서 다시 경로를 확인하며 모두를 깨우지 않도록 조심히 방을 나선다. 어제 생긴 상처는 완벽하게 나았, 을 리 없지만, 통증은 거의 없다. 이 정도라면 괜찮군!

세수를 하고, 양치를 마친 후, 일어나신 부모님께 이웃 동네에 갔다오겠다고 전한다. 역시 뭐하러 가는지까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준비해준 밥과 된장국과 계란후라이를 감사히 먹고, 서랍에서 여러장의 속옷과 옷가지를 꺼내 가방에 넣었다. 지난번 경험에서 생각해낸 거지만, 역시 땀을 많이 흘린 후의 휴식은 옷을 갈아입는 게 좋다. 땀이 식었을 때 생각보다 추웠다. 겸사겸사 수건도 몇장 챙겨둔다. 애용하는 파란 마츠파카를 입고 스키니진을 입으면 준비완료다.

[그럼 다녀오겠다]

[그래. 조심히 다녀오렴]

일하러 가시는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선다. 아빠도 엄마도 이렇게 일찍 일어났었다니....... 그렇게 말하자, 아빠는 웃으며 [가끔은 일찍 일어나는 것도 좋지?] 라며 머리에 툭 손을 얹었다. 뭔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자식은 몇 년이 지나도 어린애구나, 라는 생각에 볼이 느슨해진다. [흐억!!] 하고 아빠가 갑자기 신음을 하며 웅크렸을 때는 놀랐지만.

그래도 역까지 함께 걸어가 거기서 헤어졌다.

옆동네의 역까지 가는 표를 사서 때 맞춰서 온 전차에 올라탔다. 덜컹이는 리듬에 몸을 맡기길 30. 좀처럼 타지 않는 전철에 내심 흥분했던 나는 벌써 도착한 것에 조금 아쉬워하면서 전철에서 내렸다.

[으음...그러니까....여기로군]

어플을 다시 실행시켜 경로를 제대로 머리에 주입하며 걷기 시작했다. 택시를 타도 괜찮았지만 모처럼의 외출이다. 걷고 싶은 기분이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가면 앞에 보이는 공장에서 커다란 깃발이 펄럭이는 것이 멀리서도 보였다. 뭐야 저거 엄청 눈에 띄는군. 랄까 공장이 아니잖아. 저거, 빌딩이잖아? 빌딩이지? 저거? 공장이 아니라?

무심코 자문자답을 거듭하는 내게 어느 목소리가 들려왔다.

[, 카라마츠군 기다렸다죠-!]

[오오, 하타보. 좋은 아침. 일주일만이로군]

[좋은 아침이다죠-]

비서와 집사로 보이는 두 사람에게 둘러싸인 채 뛰어오는 하타보와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누며, 그대로 공장(이란 이름의 빌딩)으로 함께 들어간다. 안에는 이미 이야미와 다용이 와있었지만, 또 한명 낯익은 남자가 서있었다.

[데카판 박사?]

[호에호에. 쥬시마츠군 오랜만이다스-]

[나는 쥬시마츠가 아냐. 카라마츠다]

[카라마츠군다스까]

[아아. 그보다 어째서 데카판 박사가 여기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내게 데카판 박사가 답하려는 그 순간,

[그건 미가 불렀기 때문이잔쓰!]

변함없이 보라색 단벌 옷을 입은 이야미가 가슴을 펴며 나섰다.

[이야미! 좋은 아침이다]

[반갑잔쓰. 인사를 잘하는 건 좋은 남자에 다가서는 한 걸음이잔쓰. 잘 지키고 있잔쓰]

[, 그런가? , 고맙군]

칭찬받는 건 역시 기쁘다. 조금 얼굴을 붉어지지 않았으려나? 뜨거워진 볼에 가볍게 손을 얹고 솔직하게 감사를 표하면, [어째서 그 녀석들 사이에서 이놈이 태어난 거잔쓰..] 라고 말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 그래서, 데카판 박사는 무슨 일로 여기에?]

[호에호에. 저번의 데이터를 하타보군한테서 받았다스]

그리 말하며 자료로 보이는 종이를 보여주었지만,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숫자가 잔뜩 있군, 이라 생각하고 있으면 살짝 흥분한 데카판 박사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

[기계를 붙이기 전과 후의 차이가 엄청나다스. 하지만 카라마츠군은 원래 근력이 있었지요? 그러니까 원래 대사가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한가지 걸리는 게 있다스]

[?]

[근육이 있는 상태에서, 근육이 없는 상태로, 같은 실험을 하면 얼마나 차이가 날까]

[으으으으응?]

[라는 걸로, 카라마츠군은 이 약을 먹어줬으면 한다스]

[?]

열띤 설명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넘기면서 맞장구는 쳤지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앞에 내밀어진 약은, 사파이어 블루의 예쁜 빛깔을 띠고 있고. 블루 하와이맛 빙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라벨에는 친절하게도, 근육이 약해지는 약이라고 쓰여있다. 깜짝 놀라서 박사를 보면 눈치를 보고 대강 내 상태를 짐작한 데카판 박사는 입을 열었다.

[안심하라다스. 효과는 이 아르바이트 시간까지다스.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근육은 원래대로 돌아올 거다스]

[그런가, 그럼 다행이군]

꾸준히 단련해온 이 몸을 잃어버릴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던 모양이다. 겨우 납득하고 단숨에 마시려 했지만, 이야미가 막아선다.

[먼저 옷부터 갈아입으라잔쓰. 또 저번과 같은 실험이지만 기계는 버전업을 했잔쓰. 근육도 약해져서 더 힘들텐데, 괜찮겠잔쓰?]

[아아! 맡겨두라고!]

그렇게 말하고, 나는 옷을 갈아입으러 자리를 떴다. 하타보의 집사가 안내한 방에 가방을 내려두고 챙겨온 탱크탑과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다. 역시 운동에는 져지가 제일이다.

갈아입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 데카판 박사가 뭔가 커다란 신발을 가져온다. 아무래도 기계가 내장된 듯, 바닥에 내려놓았을 때 둔탁한 음이 들렸다.

[그걸 신으면 된다스]

[아아......꽤 무겁군, 이 신발]

[5킬로다스. 그 신발로 다리 근육의 움직임을 세세하게 찾아내는 거다스. 이것도 나름 가볍게 만든 거다스......]

[이 정도라면 괜찮다. 신경 쓰지 말라고]

그러면서 위자에 앉아 신발을 신는다. 신발끈을 묶으면 준비는 끝이다. 그러나 여기서 나는 문득 떠올렸다.

근육이 약해진다 전보다 힘들다 또 근육통에 시달리게 된다!

싸악, 안색이 나빠진다. 그 죽과 우동뿐인 생활을 또 일주일 보내는 것은 질색이다!! 나는 고기가 그립다!!

[데카판 박사!!!]

[뭡니까?]

[근육통이 없어지는 약은 없는가?]

[호에?]

그리고, 나는 지난주 실험 후에 꽤 심한 근육통에 시달린 일을 설명했다. 평소 단련하고 있다고는 해도 약 8~9시간의 근육 노동은 의외로 피곤한 일이다.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병이라 의심받아 계속 죽과 우동만 먹었다는 사실을 잔뜩 흥분해서 말했다. 이번 실험에서 더욱 심한 근육통에 시달리는 것은 싫다!! 죽이라던지 우동의 싱거운 맛은 지긋지긋하다!! 고기가 먹고 싶어!! 라고 전하자 납득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라면 있다스]

[정말인가!]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말해서 다행이다스]

이건 움직이기 전에 먹어두지 않으면 소용없다스, 라고 덧붙이며 바지속을 뒤져 (그 바지는 정말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 거지?) , 빨강? 이면서 보랏빛을 띤 미묘한 색의 약을 건넨다. 라벨에는, 근육통 굿바이라고 쓰여있다. 꽤나 재미있군, 이 라벨.

[이걸 먹으면 되는 건가?]

[호에호에. 그 근육통 굿바이를 마신 후에 근육이 약해진다를 마시면 된다스. 그러면 피곤함을 별로 못 느낄 거다스. 편하게 실험에 임하면 된다스!]

흥분해서 모니터가 아닌 실험이라 말해버린 데카판 박사에게 감사를 표하며, 일단 근육통 굿바이 병을 열었다. 겉보기엔 무시무시한 느낌이지만 예상외로 새콤달콤한 맛이었다. 뭐랄까, 베리류의? -.......비슷한 맛을 예로 들자면, 아메리칸 체리? 그런 맛이다. 생각보다 맛있다. 더 먹고싶다.

다음으로는 근육이 약해지는 약을 열었다. 예상대로 블루 하와이의 냄새가 났다. 랄까, 이거 그냥 블루 하와이 아냐? 맛도 마찬가지로 블루 하와이였다. 먹기 좋으니까 상관없지만. 여름이었다면, 빙수로 먹고 싶군. 블루 하와이.

[아아. 잊고 있었다스]

[? ?]

, 하고 뭔가 생각난 듯이 주먹으로 손바닥을 살짝 내려친 데카판 박사에게 물으면, 약병을 눈앞에 흔들며 보여준다.

[이 근육이 약해지는 약의 효과가 떨어질 때쯤에는 격한 운동을 하면 안 된다스]

[? 어째서?]

[반동이 온다스. 원래 있던 근육을 무리하게 약하게 만들 거라서, 원래대로 돌아갔을 때에는 몸이 무거워질 거다스. 물론, 효과가 끝날 때까지 안정을 취하고 있으면 문제가 없다스]

[알겠다. 움직이지 않으면 되는 거지?]

[그렇다스]

설명을 듣는 도중에 갑자기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오오. 이거 진짜였군.

시험 삼아 팔에 힘을 넣어보지만 평소와 달리 근육이 조금도 반응하지 않는다. 조금 슬퍼졌지만, 뭐 아르바이트만 끝나면 돌아오고. 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르며,

 

 

[기다리게 했군. 준비 OK]

 

 

기계를 준비하는 이야미들에게 향했다.

그동안, 휴대폰을 가방에 방치해뒀다는 것을 알아챈 건,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나서였다.

 

 

 

 

 

 

 

 

 

 

 

쵸로마츠 Side

 

 

 

 

 

[니트들아. 적당히 일어나렴. 오늘은 이불 빨래를 할 거란다]

1층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 우리들은 각자 신음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요 며칠간 우리 형제들의 집중 대상이 된 카라마츠를 확인하기 위해 오른쪽을 보면,

[..........]

거기에 있어야 할 카라마츠가 없다.

사악, 피가 단번에 식는다. 나는 당황하며 형제들을 깨웠다.

[, 다들 얼른 일어나봐!! 카라마츠가 없어!!]

[......? 하아아아아아아!!!?]

[에에에!? 뭐라고!?]

[....................]

[좋은 아치~~~!!!! 카라마츠형은!!?]

어제 형제회의로 늦게까지 깨어있던 탓인지 우리들은 아주 깊이 잠들었다. 핸드폰을 확인하면, 벌써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전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 동시에, 파자마 차림으로 구르듯이 방을 뛰쳐나가 1층으로 향했다. 거실에 있기를 바랐지만, 신은 무정하게도 우리들을 배신했다. 있길 바랐던 차남의 모습은 거기에 없어, 나는 비틀비틀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른 형제들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어, 토도마츠가 울먹이는데도 그 어떠한 위로의 말도 전할 수가 없었다.

멍하니 있는 우리들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엄마가 조금 놀란 표정을 하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왜 그러니 너희들. 이불빨래 좀 도와주지 않을래?]

[엄마!!!]

역시, 라고 할까. 장남인 오소마츠형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

[카라마츠!! 카라마츠 녀석, 어디로 갔는지 알아!?]

[아아, 카라마츠라면 아침 일찍 나갔는데? 이웃 마을에 간다면서]

[이웃 마을!?]

[으응. 아버지랑 같이 역까지 갔단다]

[고마워 엄마!!]

엄마는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갔고, 그걸 본 우리는 거실에 모였다.

토도마츠는 엄마의 얘기를 듣고, 바로 아빠에게 연락을 넣어 아카츠가 역에서 2정거장 떨어진 역의 표를 샀다는 정보를 모두에게 전했다.

[이웃 마을인가.......]

[토도마츠, 이웃 마을에 뭐가 있는지 알아볼 수 있어?]

[아카츠가랑 그렇게 다르지 않을 걸.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 같은 것도 없고....]

[그래도, 단서는 잡았어]

오소마츠형이, 히죽, 하고 웃는다.

[다들, 거기로 간다]

[그건 상관없는데......가서 어떻게 찾을 거야?]

[아빠랑 같이 나갔다는 건, 7시에는 나갔다는 거라고]

지금 시각은 10. 이미 3시간은 지났다. 거기에서 이미 빠져나갔다는 것도 고려해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한다. 몹시 슬프게도, 이럴 때에 머리가 가장 잘 돌아가는 건 카라마츠다. 그러니 우리들을 따돌리기 위한 수를 썼을지도 모른다는 걸 염두해두는 것도 좋겠지.

[그녀석 나름 우리들의 참모였으니까 말야. 그래도 어딘가 엉성한 부분도 많았으니, 단서는 이 집에 남아있을 거야. 그 녀석밖에 손대지 않은 장소..........어라, 그런 게 있던가?]

[모르는 거냐!!]

아까의 진지하고, 이럴 때엔 오소마츠형 진짜 형답네 (웃음) 이라고 할 정도의 듬직한 장남은 어디로 갔어!? 그렇게 외치는 내게 오소마츠형은 [나는 몸을 쓰는 쪽이라구~] 라며 히죽거린다. 열받아.

[-, 오소마츠형이 말하고 싶은 건, 우리들이 평소에도 보아 왔고, 카라마츠형만 손댔던 장소, 말이지?]

[뭐어, 말하자면 그런거지]

[그치만.....그런 게 있어?]

[기타를 넣어두는 벽장은?]

[거기엔 내 냐짱 콜렉션이 들어있으니까, 거긴 아닐 거야]

[나도 야구 세트 넣어뒀어-! 그러니까 아냐!]

[내 고양이 굿즈도 거기에 있고.......]

[이불도 거기에 있으니까, 거긴 아니겠지]

[뭐야~ 이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근거도 없으면서 말하지 말라고!]

6형제 모두 한 방에서 지내고 있으니, 눈에 띄지 않는 장소를 찾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래저래 의견을 내본 결과, 그럼 집을 뒤져보자!! 라는 결론에 도달한 우리들은 방으로 뛰쳐들어가 2층 방을 샅샅이 뒤졌다. 잠시간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좀처럼 찾을 수가 없다. 그럴수록 다들 점점 짜증이 치밀어 긴장감에 방안의 공기가 팽팽해진 순간, 토도마츠가 [!!] 하고 소리를 질렀다.

[왜 그래 토도마츠]

[뭔가 찾았어?]

[........ 카라마츠형 옷 서랍에서............]

꺼내든 건 한권의 노트. 파란색의 아무런 무늬도 없는 평범한 노트였지만, 숨겨둔 장소가 장소인지라 너무도 의심스러웠다.

[여기, 옷 아래에 있었어]

토도마츠가 발견 장소를 말하자, 5명 모두 파란색이 가득한 카라마츠 전용 서랍을 보다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뭔가...........적지 않아?]

그런 내 말을 확인하듯 형제 모두가 서랍을 들여다본다. 카라마츠 자칭 퍼펙트 패션은 서랍 제일 안쪽에 들어있고, 우리들 앞쪽에는 형제 전원 같은 외출복이나 T셔츠 등의 무난한 옷이 들어있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 수가 적은 듯한...........

[속옷...........]

그렇게 중얼거린 건 이치마츠였다.

[?]

[속옷이랑 그런 게 없어. 그리고 내복도.......]

 

――왜 네가 그런 걸 알고있는 거야.

 

그렇게 묻고 싶었지만, 일단은 넘기자. 어두운 기운이 느껴졌으니까.

[아아, 그렇네. 며칠분의 옷이 줄어들었어......, 잠깐만]

나는 벽장을 뒤지며 역시, 라고 안 좋은 예감을 느껴 몸을 떨었다.

[카라마츠가 여행용으로 쓰는 가방.......그것도 없어]

[..........설마, 카라마츠형.....]

[잠깐잠깐!! 단정하긴 이르다고. 토도마츠, 그 노트 줘봐]

[, ]

오소마츠형이 노트를 받아든다. 조금이라도 단서가 있기를 빌며 바닥에 앉아 모두를 조용히 시킨 후, 오소마츠형이 천천히 노트를 펼쳤다. 펼치자마자 보이는 낯익은 카라마츠의 글씨. 뭔가 무질서하게 적힌 그 노트의 글씨를 오소마츠형이 차례로 읽어내려간다.

[......오자키, 리스펙트, 중단. 인사 필수. 다정하게. 다른 관점으로 볼 것. 퍼펙트 패션, 중단. 미소, 상쾌함. 말하는 방식, 봉인, 오소........으응? 나랑 대화하듯이? .......라니 무슨 소리야?]

[이것만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네...]

하지만, 노트에 적힌 그 말들은 평소의 카라마츠와는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담담해서, 그걸 본 것만으로는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나는 카라마츠를 떠올리며 말했다.

[......-. 그녀석, 꽤 바보같은 면이 있으니까, 자기가 알기 쉽게 하려고 자기만 알아보게 글을 적은 거라고 생각해]

[무슨 말이야, 쵸로마츠형?]

형제들의 시선이 내게로 집중된다. 나는 노트에서(단편적이지만) 예측한 것들을 모두에게 전했다.

[예를 들면, 이 오자키 리스펙트 중단 이라는 건, 말 그대로의 의미. 오자키는 좋아하지만, 카라마츠는 안쓰러운 느낌을 리스펙트 했었잖아? 그 옷이라든가......모두 알잖아? 서랍 구석에 있는 녀석의 가죽자켓이나, 그 탱크탑, 스팽글 바지 같은 거. 평소에 즐겨입는 옷을, 녀석은 손이 닿지 않는 구석에 밀어넣었어. 그러니까 중단이란 거야. 언젠가 부활시킬 거니까 일단 소중하게 보관해두는 거겠지만. 버리지 않았다는 게 그 증거]

[[[[ , 오오.....그런가....]]]]

그러는 사이, 어쩐지 카라마츠의 감각을 알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역시 녀석과 나, 어딘가 감각이 이어져있는 걸까?

[그럼, 다른 관점으로 본다는 건?]

[그건.......아마도 말이지, 자신을 다른 관점으로 본다는 거 아닐까?]

[다른 관점?]

[객관적으로 본다는 거?]

[맞아. 객관적으로 자신을 본다. 그런 의미라고 생각해]

[오오! 뭔가 그럴듯하잖아! 그럼 쵸로마츠, 이 말하는 방식의 의미도 알겠어? 나랑 대화하듯이, 라는 의미, 잘 모르겠는데]

[그건......아니, 그것도 의미 그대로야. 전에 이치마츠도 말했지만, 최근, 그 녀석 안쓰러운 발언 잘 안 하잖아? 카라마츠가 평소와 비슷한 말투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달라. 그건, 카라마츠가 오소마츠형과 둘이서만 있을 때의 말투에 가까워...]

[!? 그런 거?]

[아아. 오소마츠형과 나 이외에는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카라마츠, 오소마츠형한테만은 냉담하니까 말야]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 확실히 그럴지도. 몰랐는데, 둘이서만 있을 때는 대체로 그런 말투니까 익숙해져 버렸어]

뺨을 긁적이는 오소마츠형에게 이치마츠가 눈을 부릅뜨며 다가온다. 뭐야 저거 무서워!! 어둠 오라가 보이는데요!! 무셔!!

[오소마츠형? , 그런 거 전혀 몰랐는데......뭐야? 녀석한테 욕 듣는 거야!? 경멸당하는 거냐고!? 아앙?! 어때? 어떠냐고?! 어떤 느낌이냐고? 어이, 제대로 말하라고오오오오오오오오!!!!!!!!!!]

[형아는 너의 그런 점을 이해할 수가 없어!! 무서워무서워무서워!! 아니라고!! , 쵸로마츠으!!]

어이. 나한테 도움요청하지 말라고. 슬쩍, 시선을 돌리면, [이 배신자!!] 라는 소리가 들린다. 잘못 들은 거다. 잘못 들은 거야.

[나도 가끔은 둘이 있을 때, 들었는데. 카라마츠형 그래 봬도 꽤 신랄하지. 오소마츠형한테만 그러지만]

[왜 오소마츠형만!?]

[우리들은, ...........어디까지나 카라마츠의 귀여운 동생이니까, 려나]

실제로 처음 들었을 때에는, 카라마츠가 맞는지 잠시 고민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 마음속이 목소리만으로 얼어붙은 것도 그게 처음이었다.

[카라마츠형, 어떤 느낌이야?]

[-. 내가 들었을 땐, 오소마츠형이 멋대로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파칭코에서 5만을 날렸을 때였어]

그 때를 떠올리자, 관계없는 나조차 무릎 꿇고 싶어질 정도였다.

[역시 오소마츠형. 쓰레기네]

[오소마츠형 최악-]

[......나도, 쿠소마츠한테서 돈을 훔치면...아니, 안돼. 몇 번을 해도, [어쩔 수 없군] 하면서 넘어가겠지....]

이치마츠, 잠시 조용히 하라고. 오소마츠형은 폭언에 쓰러졌으므로 무시하고 얘기를 진행한다.

[할로워크에서 돌아왔을 때, 현관까지 들릴 정도로 죽어라고 말했어. 게다가, 고함치는 것도 아니고 조용조용한 톤으로 말해서 더 무서웠다니까. 신발을 보고, 오소마츠형이랑 카라마츠형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끼어들 용기는 없어서 몰래 엿본 게 전부야]

꿀꺽, 동생들이 긴장했는지 침을 꼴깍 삼켰다.

[그랬더니, 거실에서 훌륭한 꺾기 기술을 당하는 오소마츠형과, 쓰레기도 아닌 근처에 널부러진 똥을 보는 듯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카라마츠가 있었어]

[히엑]

[우와-..........]

[뭐야 그 포상.....오소마츠형 절대 용서못해]

겁먹은 동생들. 하지만 이치마츠는 아마 멸시하면 울겠지? , 그것도 포상에 들어가는 건가? 잘 모르겠네......

[오소마츠...내가 너한테 전에 알기 쉽게 말하지 않았나? 남의 지갑에서 마음대로 돈을 가져가지 말라고. 그런 간단한 것조차 못하는 건가? 아니면 그 귀는 장식인가? 그런 쓸모없는 귀는 필요없으니 떼어버리는 건 어때? 대신 뜯어줄까? ? 나는 친절하니까 말야. 아주 깔끔하게 도와주겠다. 그러니 안심하라고. 피가 나면 지혈 정도는 해줄테니까, ?]

[[[]]]

[이거, 카라마츠가 말했다고. 그치? 못 믿겠지?]

동생들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나도 못 믿었으니까.

[뭐어, 좀처럼 의지하질 못하는 우리 차남은 말야-. 이렇게 나한테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거라고]

겨우 부활한 오소마츠형이 한숨을 섞으며 일어났다.

[아니, 그건 오소마츠형이 잘못한 거니까. 남의 지갑에서 돈을 멋대로 꺼내갔고]

[그건 빌린 거라고! 배로 갚으려고 했는 걸!]

[그래서 갚았어?]

[이자까지 쳐서 갚고, 고기까지 사줬어!!]

[....자업자득........]

[대체 그녀석은 왜 나한테 그렇게 냉담한 거야? 꺾는 도중에 그 대사 치면서 내 귀에 손을 댔다구!? 진짜 진심으로 내 귀랑 바이바이할 뻔했으니까!!]

[그러니까, 자업자득이라고!]

[----!]

[그 위에 오소마츠형, 카라마츠한테서 전력으로 벗어나서 도게자로 이자까지 쳐서 갚겠습니다!!라고 하던 걸. 그치만, 그것뿐?이라며 씨익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왔다고? 그거 진짜 호러였어! 완전 호러]

창문에서 비치는 햇빛이 딱 좋은 타이밍에 카라마츠의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 그 공포감은 더욱 배가 되었다. 오소마츠형은 덜덜 떨며 말도 못한 채로 경직되어 있고.

[그보다 쵸로마츠. 그 때 있었으면 도와달라고..]

[열받은 카라마츠를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싫다고. 무서워]

[으윽......]

불똥튀는 건 둘째치고, 실제로 반대의 입장이었어도 오소마츠형은 도와주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걸 알고 있었기에 그런 판단을 내린 거다.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기 사주는 걸로 용서해준 거야?]

[-, . 그렇지...]

[전에 갔었잖아? 오소마츠형이 쏘는 걸로하고 불고기 먹으러 간 거]

[[[아아, 그 때의]]]

꽤 전에 파칭코에서 땄다며 오소마츠형이 쏘기로 하고 불고기를 먹으러 갔었다. 설마 그게 카라마츠한테 용서를 받기 위한 거였다니.......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엄청 놀랐다.

[녀석한테만 쏘려고 했더니 그 녀석.....동생들은 안 데리고 가려는 건가?라고 해서 말야-. 정말 나랑 취급이 너무 다르다고........]

[....잠깐만. 그럼, 최근의 카라마츠형은 오소마츠형을 대하는 식의 말투를 쓰고 있다는 거네?]

[......그치만, 우리들, 그런 말 한번도 안 들어봤는 걸.....]

[이런 말, 하기 싫지만. 녀석이 하는 말은 대체로 무시하고 있잖아, 우리들? 그래서인 거 아닐까.....이 노트에 적힌 건, 아마 실행하기 위해 카라마츠가 메모해둔 것. 그렇게 생각하는 게 맞을 거야. 이야기가 꽤 벗어났네. 계속 읽을게]

오소마츠형 대신, 내가 다음 페이지를 펼쳐 그곳에 적힌 글을 읽는다.

[, 간단하게. 선글라스, 그만. 친절, 작은 일부터. 메모하는 건 머리로. 화내지 않기. 표정, 평소처럼. 형제, 비밀. ......여기서부터 진실에 가까운 게 써있는 것 같네]

[토막토막이라 의미는 모르겠지만, 여기에 적힌 형제, 비밀이라는 거 엄청 신경 쓰이네]

토도마츠가 가리킨 말에는 나도 동의한다. 비밀.....그 비밀 때문에 우리들이 이러고 있는 거니까.

[.....다음, 보자고]

팔랑, 페이지를 넘긴다.

[형제, 조사하고 있다? 아직, 모름. 알아채는 건 시간문제? 괜찮아. 혼자 한다. 쥬시마츠 가능. 다른 애들, 무리.......으응?]

[나는 가능하다니, 뭐가-?]

[아니, 그건 안 적혀있어. 그치만, 우리들이 뭔가를 찾고 있다는 건 알아챈 모양이네....]

[쥬시마츠는 가능한데, 우리들은 못하는 거?]

[야구!?]

[야구라면 나름대로 다들 할 수 있다고. 다 같이 쥬시마츠형이랑 야구한 적도 있잖아?]

토도마츠가 그렇게 말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 이거 설마......]

[. 쵸로마츠 뭔가 알아냈어?]

[예상이지만, 카라마츠랑 쥬시마츠한테는 공통점이 있잖아]

[공통점?]

[. 우선, 노래. 두 사람 다 노래를 잘하잖아. 지붕에서 노래부르기도 하고]

[! 카라마츠형이랑 같이 노래불러! 즐거워!!]

[그렇네. 카라마츠형이랑 쥬시마츠형 노래, 엄청 좋지]

[그리고 다음은 체력...또는 힘이려나? 근력이 뛰어나지]

[나를 배트에 묶어서 휘두를 정도니까....]

[카라마츠도 사과를 한손으로 콰직, 하고 쪼갠다고. 콰직하고 말야]

[그 두가지 중에서.......이 경우엔, 아마 노래가 아니라 체력 쪽이라고 생각해]

[?]

[노래는 우리도 나름대로 부를 수 있잖아? 노래방에 간 적도 있고. 그 녀석, 우리들 노래 듣고 잘한다고도 했었지]

[........]

[그럼, 우리들이 할 수 없는 거라고 하기엔 합당하지 않아. 그렇다면, 역시 체력밖에 없잖아]

예상이지만, 말야. 라고 덧붙였지만 다른 형제들은 이미 체력으로 마음을 굳힌 모양이다.

[체력인가....체력 있는, 비밀.]

[역시.........그 자국들이랑 관계있는 게..]

[일단 계속 읽어볼게]

잡담을 끊고, 나는 다음 페이지로 시선을 옮겼다.

[신체, 단련하기. 쵸로마츠, 똑바르고 착실함, 든든함. 이치마츠, 상냥함, 걱정끼치지 않도록. 쥬시마츠, 귀여움, 착한 아이. 토도마츠, 귀여움, 어리광쟁이. 오소마츠, 안정의 쓰레기]

[안정의 쓰레기라니 뭐야!!?]

[좀 조용히 하라고 쓰레기마츠형]

[나 운다!? 어이!! 형아 운다고!!]

[닥쳐. 쓰렉마츠형]

[쓰렉마츠형 시끄럽네에-!]

쓰렉마츠형을 쥬시마츠의 만자굳히기로 조용히 시킨 뒤, 다음 페이지를 살펴보지만 백지로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

[? 여기서 끝?]

당황하며 노트를 팔랑팔랑 넘겨보면, 마지막 페이지에 뭔가 적혀있다. 제대로 펼쳐서 읽어보면, 눈을 가득 메운 그 말에, 순간 숨이 막힌다. 그건, 비통한 카라마츠의 비명이었다.

[아파. 아파. 예상외다. 허리,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무거워. 아파. 괴로워. 다음주도, 간다. 힘들어. 그치만, 칭찬 들었어. 기뻐. 계속한다]

[[[..............]]]

[다음주, 힘내자. 계속하자. 괜찮아. 아파. 피가, 걱정끼쳐버렸다. 아파. 참자. 남자라면 참아야지? 녀석들을 위해서라도]

떨리는 손으로 페이지를 넘긴다. 아아, 어쩌지. 마음이, 아파.

[정신 차리자. 이걸로, 형제를 아프게 하는 짓은 그만두는 거야. 힘내자. 모든 건, ......새로운 나를, 만들기 위해서]

[......무슨, 일이냐고....]

[새로운, 카라마츠, ...?]

[.........형이, 형이 아니게 되는 거야....?]

[잠깐. 아직 남았어]

자연스레 형제 모두가 정좌하고 허리를 폈다. 오소마츠형도 강제적으로 일으켜, 나는 떨리는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뒷부분을 읽어내려갔다.

[자는 것도 괴롭다. 형제들을 깨워버렸다. 미안. 움직이고 싶지 않아. 졸려. 나는, 아직 움직일 수 있어. 피맛이 기분나빠. 간병해주고 있어. 기쁘지만, 미안해. 오소마츠는 역시 쓰레기. 치사하다. 아파. 가고 싶어. 가고 싶었어. 이치마츠랑 토도마츠, 걱정끼쳐서 미안. 아파. 졸려. 통증이 없어지면, 하자. 다음주까지, 앞으로 6]

그건, 일기 형식으로 적혀있었지만, 그때그때 떠오르는 걸 휘갈겨 적은 지리멸렬한 말의 나열. 그치만, 그 단편적인 말들이 카라마츠의 마음의 비명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왔다.

[아직, 괴롭다. 몸이 무겁다. 예상외로 몸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움직이고 싶다. 그치만 움직이고 싶지 않다. 미안하다. 객실행이 되지 않았다. 다행이다. 다음주까지, 앞으로 5]

울 듯한 나를 보다 못한 오소마츠형이, 노트를 뺏어들어 이어 읽었다.

[힘들다. 그치만 꽤 편해졌다. 형제가 번갈아 가며 간병해준다. 기쁘다. 그런데, 들켜버린 걸까. 녀석들한테서 연락이 없다. 괜찮아. 이치마츠, 미안. 기쁘다고, 나는. 그치만 말할 수 없어. 됐다. 다행이야. 다음주까지, 앞으로 4]

쿨쩍, 코를 훌ᄍᅠᆨ이는 소리가 공허하게 울린다.

[꽤 편해졌다. 그치만, 아직 움직일 수 없다. 무겁다. 질린다. 움직이고 싶어. 나가고 싶어. 얼른, 오지 않으려나. 다음주까지, 앞으로 3]

토도마츠가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쥬시마츠도 곧 울음을 터뜨릴 것이다. 이치마츠는 꽈악, 입술을 깨물고 있다.

[가볍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이 정도라면, 때에 맞추겠군. 어째서지? 어디서 돈을? 필요없었던 건가. 어째서. . 다들, 없다. 없어. 쓸쓸해. 괜찮아. 괜찮다. 힘내자. 다음주까지, 앞으로 2]

드디어 어제의 날짜까지 다가왔다. 우리는 눈물을 억지로 닦아내며 오소마츠형을 본다. 오소마츠형 또한 우리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간에 맞췄다.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니, 동생들이 말렸다. 귀엽다. 걱정끼쳐 버렸다. 그치만 괜찮아. 이래선 안 된다. 밖에 나가고 싶어. 오랜만에 만나러 가자. 혼자서 나왔다. 실패다. 어째서, 저런 녀석들은 없어지질 않는 거지. 피맛이 기분 나쁘다. 아아, 기분이 더럽다. 평생 원망해주마. 젠장. 용서못해. 더럽혀져 버렸다. 더러워. 슬퍼. 녀석들한테 연락이 왔다. 이웃 마을. 역에서 걸어서 30분 정도인가. 느긋하게 가자. 조금이라도 걷자. 내일이 끝났을 때, 무사하면 좋겠는데. 힘내자]

[[[[.................]]]]

거기서 노트는 끝났다. 우리들은 꺼림칙한 예감과 초조함을 느끼면서도, 겨우 찾아낸 단서에 안도한다.

[토도마츠!]

[오케이-! 맡겨둬!!]

토도마츠가 재빨리 핸드폰을 두드려, 역에서 걸어서 30분에 해당하는 장소를 골라낸다. 지도 어플을 다운로드해, 사진 수정 어플로 동그라미 스탬프를 붙이면, 그룹 라인 처형부대에서 알림음이 울린다. 켜보면, 지도가 첨부되어 있다.

[이 역에서 느긋하게 걸어서 30분 걸리는 범위는, 지도에 동그라미로 표시해뒀어. 라인으로 보내뒀으미까 그걸 확인하면서 찾아]

[이 범위내에 뭔가 큰 건물이 있어?]

[으음........미스터 플래그, 하타보의 빌딩이랑....야쿠자의 사무소가 있어. 다른........러브 호텔이 있어. 동성이라도 들어갈 수 있고, 다수라도 OK인 곳....]

[!]

그 말에 얼어붙는다. 일주일 전의 카라마츠를 떠올린 우리들은 시선을 마주치며 황급히 옷을 갈아입고, 역까지 전력으로 달려갔다. 이웃들과 통행인이 우리를 보고 놀라 길을 열어준 게 고마울 정도.

그리고, 최단 시간에 역까지 도착해, 이웃 마을로 가는 표를 샀다.

[기다려 카라마츠..]

[꼭 찾아내자고, 다들!!]

[[[[오우!!!]]]]

 

 

 

 

 

 

 

 

 

 

 


길어서 나눠서 번역합니다 :D

다음편으로 완결!!

금방 번역해서 가져올게요!



완결 후에 카테고리로 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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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NEW 카라마츠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

 

 

 

 

폰코츠라고 놀림 받지 않게 된 건 언제부터더라.

기억을 떠올리려 해도, 오늘도 어김없이 텅텅 빈 내 머리는 답에 이르지 못한다.

[아니야. 괜찮아. 신경쓰지 마]

그렇게 말할 때마다, 힘이 더욱 세지는 동생들의 악력이 우득우득 등을 조여온다.

안타까운 듯이 이쪽을 보고 있는, 거기의 너, 구해주지 않겠나?

5명의 성인 남성에게 끌어안겨진 나는, 이래도? 이래도야? 라고 말하는 힘에 져버려 힘없이 쓰러진다.

 

(적당히, 손을 놔주겠나)

 

아무리 나라도 죽는다.

당황하는 형제들의 목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의식을 잃었다.

 

 

 

 

 

 

 

모든 것은 NEW 카라마츠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으응....]

눈꺼풀이 무겁다. 랄까, 온몸이 무겁다.

눈을 떴지만, 눈부신 햇살에 다시 눈을 감는다. 태양이 꽤 눈부시군. 지금은 아마 정오인 모양이다.

 

(.........꽤나 깊이 잠들었나보네)

 

 

몸을 일으키려 하자, 온몸에 납덩이를 짊어진 듯한 감각이 끈적하게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이건 좀 심각하군. 설마 다음주도 이렇게 되는 건가....!?

이제야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나는, 근육통이 걸리지 않도록 근력 운동을 조금 늘려야겠다고 다짐한다.

 

(나중에 노트에 써야겠군...)

 

[카라마츠형?]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내게 말을 건 것은, 토도마츠였다.

[....................도마츠?]

[. 나야. 괜찮아?]

낯익은 핑크색 파카를 입은 동생이 걱정스레 얼굴을 내비쳤다. 손바닥이 부드럽게 이마를 감싸며 열이 없는지 확인하는 토도마츠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을 대신했다.

이제 말을 하는 것도 귀찮을 정도로 힘들다. 간단한 질문이고, 굳이 입을 열지 않아도 곤란하지 않을 것이다.

[............., ......마시고...싶어....]

[? 잠깐만]

아무래도 계속 자고있었던 탓인지, 목이 갈증을 호소했다. 자다 일어나 쉰 목소리로 뭔가를 부탁하면, 휙 튀어나가는 막내동생에 (오늘은 친절하군) 볼이 흐물흐물 풀린다. 평소 [형이랑 있으면 창피하다구!!] 라고 하는데, 오늘은 어째선지 옆에 있어준다. 그게 기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넘쳐흐른다.

[.....후후.......]

조금 웃었을 뿐인데, 뺨의 근육이 뭉친 듯한 감각. 근육통의 아픔과 함께, 눈물이 흘러내렸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것도 몸에 자극을 주는 것 같다.

참으려면 참을 수 있는 고통이었지만, 저린 듯한 감각에는 익숙하지가 않다. 아무래도 당분간 표정을 바꾸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적어도, 근육통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아아. 하지만,

[아프......]

무심코 중얼거리자, 뭔가 통증이 더 심해진 듯한 기분이 든다. 통증은 자각하지 않으려고 할래야 할 수 없다는 걸 실감한다. 게다가 어째선지 눈물샘마저 고장이 난 것처럼 원치 않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닦고 싶었지만 팔을 드는 것도 귀찮아, 결국 멋대로 흐르게 둬버린다.

한심하다.

[, 왜 그래? 카라마츠형!!?]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눈물을 뚝뚝 흘리는 나를 보고 놀란 토도마츠가, 물이 든 잔을 옆에 두고 움직이지 않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마치 깨지기 쉬운 물건을 만지듯이.

[열은 없었는데.......어디 아픈 거야?]

얼굴을 들여다보며, 작은 것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 조금 당황했지만, 뭐어, 나도 만약 형제가 이렇게 된다면 걱정돼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토도마츠도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

[. , 앉을래?]

토도마츠가 일으켜주려 내 등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순간,

[크앗]

 

---

 

저릿한 통증이 몸을 덮쳐, 나는 꼴사납게 자빠지고 말았다. 게다가 자빠지는 바람에 온몸이 통증을 호소해, 머릿속엔 (아파아파아파)라는 말만 맴돌았다.

[우아아아악....아파악...으윽...]

[, 카라마츠형!!]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토도마츠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아. 미안하다. 애써 물을 가져다 줬는데. 형으로서 이런 한심한 모습을 보여버리다니. 이거 좀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입을 다물고 고통을 참던 순간, 으득, 하는 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감촉.

 

(혀 깨물었다........!!)

 

입 안에 가득 퍼지는 쇠의 맛......오에엑. 신이시여. 이건 시련인가요......오오, 신시이여....

[쿨럭.....커헉....우에에에엑....]

입 안에서 울컥울컥 넘치는 피를 차마 마시지는 못해, 나는 성대하게 토해버렸다. 일단 이불을 버리지 않기 위해 (모두 함께 자는 이불인데, 그 이불이 피투성이면 싫잖나), 손바닥에 토해냈지만 침과 함께 턱까지 흘러내려 버렸다. 이대로면 더럽히고 말아, 라며 움직이지 않는 몸에 채찍질을 해서 겨우 휴지를 뜯어 턱을 닦았다. 토도마츠가 헉, 하는 기척이 느껴졌지만 나는 그것보다도 일단 입을 헹구고 싶었다.

[카라마츠형!! 괜찮아?]

[.......토도마츠......]

[, , ! 여기......]

유리잔에 찰랑이는 물을 입에 머금었다가 근처에 있던 쓰레기 봉투에 뱉어낸다. 하는 김에 피투성이인 휴지도 꾸겨 버린다. 이것으로 피가 말끔히 씻겨내려가 다소 말끔한 기분이 되었다. 솔직히 혀는 아직까지 욱신욱신 했지만.

출혈이 컸지만, 상처는 그다지 깊지는 않은 듯 조금 피가 배어있기만 했다. 이 정도라면 금방 나을 것이다.

다시 입에 물을 머금고 천천히 삼킨다. 아아. , 맛있어. 정말 맛있다.

마치 사막에서 목이 칼칼하게 말랐을 때에 오아시스를 마주한 기분이다. 훌륭하다. 노동은 물이나 음식의 고마움을 깨닫게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것도,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겠지.

그렇게 만족스러워 하고 있던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봉투에 가득 찬 피투성이의 휴지들을 보고 사색이 되어 있는 막내 동생의 모습을.

 

 

 

 

 

◆◆◆




 

 

토도마츠 Side

 

 

 

 

카라마츠형이 깨어났다.

부시럭, 이불을 움직이며, 꾸물꾸물 느릿하게 얼굴을 내미는 형은, 창문으로 비쳐드는 햇살에 눈을 질끈 감았다. 막 잠에서 깬 얼굴이 솔직히 별로다. 늘 상냥한 형이, 이 순간만은 굉장히 언짢아 보이니까.

[.............으응......]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렸다. 몸을 일으키려는 거겠지. 뭐랄까, 본 적 없는 느릿한 동작이 굉장히 지쳐보여 마음이 아팠다.

 

(.......정보는, 아직 아무것도 없어)

 

오소마츠형에게 부탁받아, 나는 나만의 네트워크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해봤지만, 아무래도 카라마츠형이 어제 어디서 뭘 했는지에 대해 알아낼 수가 없었다. 아마도, 사람의 눈이 닿지 않을 정도로 이른 시간에 일어났던 거겠지. 그리고 밤, 치비타의 오뎅가게에 갈 때까지, 그 특정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교우관계도, 단골 장소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은, 오로지 카라마츠형의 흔적을 잡아내기 위해 뛰어다녔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카라마츠형이 부담해 준 외상값을 위해서도 우리는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 오소마츠형은, 카라마츠형이 갖고있던 20만을, 우리들 형제에게 똑같이 배분하고는, 그걸로 돈을 벌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렇게 말했다.

그래. 우리들이라면 할 수 있다. 이 돈을 몇배로 불리는 것 정도. 그럴게, 이걸로 카라마츠형이 무리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을, 의지하라고)

 

아무 말도 없이, 멋대로 무리하지 마. 그리고, 미안해.

하지만, 분명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만든 건 우리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그에게 어리광부리고 있었으니까.

 

카라마츠형이라면, 괜찮아

 

이라니, 잔혹한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

그 결과가 이거라니. 안쓰럽네-.........누구보다도 상냥한 형이, [도와줘]라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게 만들다니, 너무하잖아.....

[카라마츠형?]

일단은, 깨어난 형에게 최대한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형은 어제......라기보다, 오늘 아침, 이려나. 오소마츠형이 말하길, 약간 멍한 상태였으니까, 기억이 애매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니까 무의식이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을 거절해버렸다는 사실을, 가족을 사랑하는 차남에게 있어 잔혹한 사실이니, 절대 말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정말, 이럴 때만 장남 노릇하지 말라고. 평소에도 그렇게........, 그러면 오소마츠형이 아닌 게 되려나. 기분 나쁘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굳이 일부러 그 사건을 입에 담지 않을 생각이다. 평범하게 말을 걸고, 평범하게 웃고, 평범하게, 평범하게.....평범하게, 하고 있는 거겠지?

[..............도마츠?]

카라마츠형이, 나를 본다. 보고, 있다. 그것뿐인데도 몹시 기뻤다.

[, 나야. 괜찮아?]

겁먹지 않도록 슬쩍, 아주 슬쩍, 이마에 손을 짚었다. 통증을 느끼지는 않는지, 열은 없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내게, 카라마츠형은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마시고...싶어]

[? 잠깐 기다려]

익숙하지 않는 잔뜩 쉰 형의 목소리에, 심장이 지끈지끈, 시끄러웠다. 만약을 위해, 오늘 아침에 만든 그룹 라인 처형부대에 카라마츠형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형들의 [오케이]라는 답이 와, 왠지 안심됐다.

부엌에 들어가 가급적 큰 잔에 물을 가득 부었다.

다 마시지 못하면 내가 마시면 되는 거고, 더 필요하면 다시 내려워 가져가면 된다. 스스로를 그렇게 타이르며 2층으로 올라간다.

[...................]

하지만, 형의 신음에 몸이 굳어버린다.

 

(.......?)

 

통증에 신음하는 그 소리는 분명 바로 앞에 있는 차남의 것. 그 사실을 깨닫자 머리가 새하얗게 된다.

조심조심 가능한 발소리를 내지 않고 침실 앞까지 가면,

 

 

[아프....]

 

 

[――――!!!!]

 

울 것 같은. 아니, 울고, 있는. 카라마츠, 형이.

(설마..........)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혼자서 참아왔던 걸까.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혼자 어떻게든 하려고. 그러다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그래, 바로 어제의 일이다. 카라마츠형이, 쓰러진 것은...!

[, 왜 그래? 카라마츠형!!?]

참지 못하고 단숨에 방문을 열면, 거기에는 예상대로 카라마츠형이 이불에 가만히 누워,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닦지도 않고 가만히 흐르는 눈물은, 마치 카라마츠형에게서 감정을 빼앗아 간 것만 같았다.

 

(멈춰! 멈추라고!! 멈춰어!!!!)

 

그런 바보 같은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틀어막고, 나는 카라마츠형에게로 달려갔다. 눈짓으로 나를 쫓는 카라마츠형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면, 조금 기쁜 듯 웃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열은 없었는데.........어디 아픈 거야?]

머리를 들여다보며 진지하게 눈을 번득이며 물었다. 작은 행동도 놓치지 않도록.

카라마츠형은 눈물을 흘리며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

, 맞아. 완전 까먹고 있었다. 황급히 물을 건네주며,

[. , 앉을래?]

누운 채로 물을 마시기는 어렵겠지. 그렇게 생각해, 일으키려 등에 손을 뻗으면,

[크핫]

[........]

신음과 같은 비명에, 무심코 비명이 따라나왔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카라마츠형이 비명을 지르며 팔로 몸을 감싸안은 채 바닥을 나뒹굴었다. 괴로운지 신음 섞인 호흡을 내뱉었다.

[우아아아악....아파악...으윽...]

[, 카라마츠형!!]

아프고 아파서 견딜 수 없다고 호소하는 듯한 소리. 아아, 신이시여. 어찌 이리 가혹한가요. 왜 카라마츠형인가요. 격통에 몸부림치며 구르는 카라마츠형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눈앞이 눈물로 흐릿해지는 것을 꾹 참고,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때에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쿨럭.....커헉....우에에에엑....]

입을 틀어막은 카라마츠형이 기침을 반복한다. 뭔가 토해냈어? 어제는 특별히 뭐 먹은 것도 없었다고 치비타가 그랬는데............만약 위액을 토해내는 거라면 위험하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손바닥 사이로 보이는 건 새빨간 피였다.

 

 

 

(...............)

 

 

숨이, 멎는다.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다.

 

머릿속이, 카라마츠형이 토해낸 피로 가득차서, , , 아아아아아.

혼란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날 정신 차리게 만든 건, 언제나 초6 멘탈이지만, 여차하면 우리들의 정점에 서는 장남.

 

괜찮아. 오늘은 토도마츠, 네가 카라마츠를 돌봐

내가?

아아. 저 상태면 오늘 하루는 제대로 못 움직일 거야. 토도마츠 너라면 집에서도 정보수집 가능하잖아?

 

――너라면, 할 수 있어.

 

 

날 믿고 맡겨줬어.

 

 

(내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잖아!!)

 

[카라마츠형!! 괜찮아?]

기침이 조금 가라앉은 틈을 타, 나는 카라마츠형에게 말을 걸었다.

[.......토도마츠...., ]

거친 호흡을 좀 가다듬은 형이, 힘없이 기댄다. , 그러고 보니 물을 달라했었지!

[, , ! 여기...]

물이 든 잔을 건네주고, 물을 마시는 거라 생각했던 형은 물을 입에 머금었다 근처에 있던 봉투에 기세 좋게 뱉어냈다. 그걸 여러번 반복하면서 피투성이가 된 휴지도 봉투에 버렸다. 그 행동을 나는 잠자코 볼 수밖에 없었다.

 

 

(, 냄새..........)

 

 

방안 가득 퍼지는 쇠 냄새가 코에 들러붙었다.

카라마츠형은, 반쯤 줄어든 잔을 기울여 겨우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꿀꺽, 꿀꺽하고. 맛을 음미하듯 아주 천천히.

나는 조용히 봉투를 치웠다.

물을 마시고 약간 기분이 좋아진 듯한 카라마츠형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나를 본다.

[고마워. ]

[, 으으응....신경쓰지 마. , , 이제 쉬어. 힘들지?]

[........그렇네.....여긴 모두에게 민폐일지도 모르니, 손님방으로 갈까]

[..........]

그렇게 말하고 느릿느릿 몸을 일으킨 카라마츠형은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 감기에 걸렸을 때, 우리 형제들의 격리방 같은 장소. 그런 쓸쓸한 곳에, 카라마츠형 혼자 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나는 다급히 외쳤다.

[신경 쓰지 마, 카라마츠형! 여기서 쉬어!]

[?]

[, 가 아니라구!! 아무튼...오늘은 여기서 쉬어!! 몸에 무리가면 안 되잖아]

필사적인 내 모습에, 카라마츠형은 의아한 표정을 하면서도 다시 이불로 돌아갔다. 아마 내 모습이 이상하긴 해도, 그 이유까지는 모르는 모양이다. 어차피,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소홀히 해버리는 사람이니까.

[조금 있다가 죽 가져올게. 얌전히 자고 있어]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자, 카라마츠형이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는다. 작고 정갈한 숨소리가 들리고서야 나는 겨우 한숨을 토했다.

일단 방에서 나와 거실로 내려갔다.

손에는 아까 쓰레기통으로 쓰였던 봉투를 들고서, 슥슥 라인에 들어가 처형부대그룹에 아까의 상황을 전한다.

역시 피를 토한다는 말에(일단 봉투속도 찍어 보냈다) 형들도 동요한 것 같지만, 알아낸 게 없는 상황이라 카라마츠형에게서 눈을 떼지 말라는 말만 전한다. 아무도 없지만 혼자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형.........]

상냥한 형을 위해서라도, 나는 나대로 정보를 모으기 위해 폰으로 인터넷에 들어갔다.

 

 

 

 

 

 

 

◆◆◆

 

 

 

 

 

 

이치마츠 Side

 

 

 

 

 

카라마츠형이 피를 토했어

 

 

평소 잘 들도 다니지 않는 휴대폰으로 진동이 온 순간 바로 눈에 보인 것은 저 한마디.

그 뒤에 따라 올라온 것은 쓰레기봉투. 안에 빨갛게 물든 휴지가 대량으로 차있는 것을 보고 단숨에 몸이 굳었다.

 

 

물을 좀 마셨더니 진정한 것 같아. 지금은 자고 있어

 

 

라고 덧붙여진 말에 조금 안심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들은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 네트워크는 솔직히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고양이들은 야행성. -끔 아침에 활동하는 고양이도 있긴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라 좀처럼 없다.

그래서 골목에서 고양이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조금이라도 카라마츠의 흔적을 아는 녀석이 없나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다. 쥬시마츠와 쵸로마츠형이 거리를 누비고 있는 것이 보였고, 오소마츠형은 오소마츠형 나름의 연줄을 써서 조금씩 목표를 좁히고 있을 것이다. 토도마츠도 카라마츠의 간병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쿠소마츠가......]

신경쓰게 만들다니. 무심코 맘에도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인다.

오랜 버릇이 되어 버린 막말은 자신의 의사를 무시하고 튀어나온다.

사신을 걱정하고 있다. 어제 밤에는 몇 번이나 깨서 카라마츠가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했다.

어제 오소마츠형과 함께 침실로 옮길 때의 그 온기가 아직 팔에 남아있어, 무심코 팔을 문지른다.

카라마츠는 형제 중에서도 유독 상냥한 녀석이다. 누구보다 사랑을 존중하고, 사랑을 외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는 안쓰려운 녀석. 그리고 이런 잉여쓰레기인 내게 진지하게 믿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도, 카라마츠뿐이었다. 다른 형제들도 나를 생각해주긴 하지만, 몇 번이나 뿌리쳐도 계속 손을 내밀어오는 건 카라마츠였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새 그 손을 놓아버린 것 같다.

상태가 이상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안쓰러운 말투가 사라지고, 카라마츠 Girl이라는 존재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저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는 등. 문득 일찍 눈이 뜨여 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카라마츠의 등을 본 건, 아마도 나뿐.

 

(그때, 어디로 가는 거냐 물어봤다면)

 

라는 후회가 머리를 스쳐갔지만, 오소마츠형은 [고민할 틈이 있으면 달려!! 네가 할 수 있는 일, 알고 있짢아?] 라 말했다. 뭐라해도 역시 장남이라 생각하며 씁쓸한 미소다 떠오른다.

지금 우리 형제들은 카라마츠형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왜 의지하지 않는 거야!)

 

 

그렇게 말한 건 누구였더라? 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구해달라고 말할 수 없게 만든 건...........히힛....정말, 우리들은 바보네.......]

 

 

소중한 사람이 곤경에 처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어쩌면 형은 조금씩 SOS 신호를 보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카라마츠였기에 우리는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녀석은 전 연극부 에이스. 쓸데없는 연기력으로 어려운 일이 있어도 혼자서 해결하려 하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뛰어다니고 있어도 녀석을 모르겠지.

 

 

 

 

(어째서 구해주는 건가?)

 

 

 

머릿속에서 카라마츠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아. 그렇네요. 너는 항상 무시당하고 있으니까 이런 상황이 의아하겠지.

이렇게 된 건 우리들 탓이라고 말해도, 너는 [내 잘못이다!] 라며 스스로 해결하려 하겠지.

우리들의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거야? 이렇게 뛰어다니며, 널 도와주려는 우리들은.

[냐아-]

[....... 고마워]

발밑에 바짝 다가오는 고양이에게 감사를 표하고, 나는 다시 뛴다. 운동은 싫어하지만, 그런 불평을 할 틈은 없다. 시간이 많지 않다. 만약 정보를 얻지 못하면 카라마츠형은 아마 또 다시 혼자 사라지고는 만신창이의 몸으로 돌아오게 될 거다. “도와줘라는 말을 안쪽 깊이 삼키고. 평소의 자신을 연기하며.

카라마츠가 연기에 들어가면 오소마츠형이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 정도로 완벽한 가면을 내보이는 것이 뛰어난 차남.

약점을 보이지 않고, 동생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할 정도라면 자신의 몸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한이 있어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카라마츠형이라는 사람은.

 

 

[......단서.....찾아야 해. 절대, 용서하지 않아]

 

 

기세 좋게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골목으로 발길을 돌린다.

아주 조금이라도 형의 흔적을 찾기 위해.

 

 

 

 

 


◆◆◆


 

 

 

 

 

쵸로마츠 Side

 

 

 

 

부모님도 카라마츠도 깊게 잠든 심야.

우리 형제는 거실에 모여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성과가 있었던 녀석, ]

오소마츠형이 그렇게 말했지만, 손을 드는 녀석은 없었다. 물론, 나도....

[........첫째날부터 성과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좀 맥빠지네...]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난폭하게 헝클이는 행동은, 오소마츠형이 초조할 때 나오는 버릇이다. 아마도, 오소마츠형의 연줄을 써도, 카라마츠의 정보는 손에 넣지 못한 거겠지.

[가장 손쉬운 방법은, 녀석한테 직접 뭘 했는지 묻는 거겠지만........]

그렇게 말하면, 전원이 2층에서 자고 있을 카라마츠를 생각하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녀석은 형제들 중 가장 고집이 세니까 말이지. 아마 우리에게 민폐를 끼칠 거라 생각해서 절대 입을 열지 않을 거야]

카라마츠를 가장 잘 알고있는 오소마츠형의 말이, 쿡쿡 가슴을 찔렀다.

민폐를 끼칠 거다! 그렇게 말하며 곤란한 표정으로 웃을 것이다. 형제들이 다치지 않는다면 그만이다. 그렇게 말하며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마츠노가의 차남이다. 그 상냥함이 지금은 지독하게 밉다. 화풀이라는 걸 알고 있어도, 감정을 절제할 수 없다.

 

[시간은, 멈추지 않아. 사태는 심각해. 일각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아]

 

오소마츠형이 탁자에 손을 얹는다.

[내일도 오늘과 마찬가지야. 다만, 다음 간병 담당은 쵸로마츠. 네가 하도록 해. 카라마츠에게서 눈을 떼지 마. 작은 사인이라도 라인에 바로 알려. 토도마츠는 밖에서 정보수집 맡길게!]

[알겠어]

[!]

[일단,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상태를 다시 한번 제대로 알려줘. 라인에서 말한 것 외의 일이나, 생각나는 건 뭐든 말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물어보러 다니느라 지친 우리들을 맞이한 것은, 집에서 정보 수집을 하던 토도마츠와 카라마츠였다. 그러나 카라마츠는 여전히 시퍼런 안색으로 잠들어 있었으며, 토도마츠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바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려는 우리를 막아선 오소마츠형은, 아마 이때를 위해 참았던 거겠지. 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막내 동생을 파악하고서.

 

 

(이럴 때만, 장남답다니까....)

 

 

우리들도 그런 장남의 신뢰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오늘이라는 날을 허비하고 싶진 않았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는 것. 그게 목적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카라마츠를 소홀히 한다면, 그야말로 본말 전도. 잘못하면 카라마츠를 잃게된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불안한 우리를 둘러본 토도마츠는, 결심한 듯 꿀꺽, 침을 삼켰다.

[이거.............]

그러며 내민 건, 라인에 올렸던 피투성이의 휴지들이 잔뜩 든 쓰레기통. 새빨갛던 그것은 말라버려 이미 지저분한 갈색으로 변해 있어, 그것을 전부 카라마츠가 토해냈다고 생각하니 오싹해졌다.

[카라마츠형......혹시.......어쩌면........]

토도마츠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 건, 카라마츠가 병에 걸렸다라는 가정.

[피를 토한다는 건 내장이 상해있는 거라고 생각해. 카라마츠형.....겉의 상처들은 낫고 있는 것 같지만...어쩌면...]

[그만해!!!]

이치마츠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거실에 울렸다.

[, 그녀석이 죽을 리가 없잖아.....그런.....아플 리....없다고........]

입술을 바르르 떨며 아니라고 외치는 이치마츠에게,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평소 신랄한 태도로 녀석을 대하는 주제에, 솔직해지지 못하는 동생. 카라마츠가 믿고 있다라는 말에 매달리는 이치마츠. 그러니까 그 가정은 무서울 정도로 그의 머리를 뒤흔들고 있는 거겠지. 나도 그러니까.

[그러고 보니.....카라마츠형.....앞으로, 조금이라고....치비타한테 그랬다고 했었지?]

쥬시마츠의 말에 전원이 헉, 하고 숨을 삼킨다.

[어이어이....설마, 예측이 아니라 확정~? 그럴거면 알기 쉽게 확 변하라구~]

[닥쳐, 쿠소장남!]

이런 때에도 오소마츠형은 평소와 다름없다. 그러니 나도 평소대로 츳코미를 날린다. 저기, 카라마츠. 평소의 나는, 어떤 느낌이었어?

[, 의사한테 가자!]

[안돼. 저 녀석은 지금 몸 전체에 고통을 느끼고 있어. 움직이면 안돼!]

[데카판 박사는 뭔가 연구우-? 가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적혀있었어!]

[이럴 때에는 좀 있으라고!! 정말 도움이 안 된다니까!!]

남에게 분통을 터뜨려도 소용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외치지 않을 수 없다. 카라마츠. , 뭘 한 거야? 뭘 숨기고 있어? 우리에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뭐야?

[........카라마츠형은 말야....계속, 아파아파, 하고 외치고 싶은 걸 우리에게 숨겨왔던 거야]

[쥬시마츠...]

툭툭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눈물. 정신 차려보면 내 옆에 있던 토도마츠도, 건너편에 앉아있는 이치마츠도 전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눈앞이 뿌옇게 흐려진다. 이제 무너지기 직전이다. 아아, 안 된다. 나도 눈물샘이 고장난 것 같아.

눈물이 흘러넘치고, 오소마츠형을 보면 형도 울고 있다. 흐느끼는 소리는 들렸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카라마츠가 보면, [왜 그러나!?] 라고 자신의 일은 내팽개치고 걱정하겠지. 상상하니 무심코 웃음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이내 울부짖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울지 마]

[오소마츠형......]

잠시 후, 오소마츠형의 목소리가 우리를 달랬다. 눈가를 붉히면서도, 흐느끼면서도 오소마츠형은 평소의 얼굴로 웃는다.

[우리는 무적의 악동, 마츠노 여섯 쌍둥이라고? 우는 건 다 해결된 다음에 실컷 웃어서 녀석을 곤란하게 만들자고!]

그러니까, 우는 건 이걸로 마지막. 참는 거다?

그렇게 말하고, 휴지를 통째로 건네준 형에 우리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괜찮아. 아직 시간은 있어. 우리들이라면, 할 수 있어!]

[[[[아잇--!!!]]]]

 

 

 

 

 

 


◆◆◆ 




 

 

 

카라마츠 Side

 

 

 

 

 

 

 

그로부터 3일이 지났다. 이야-, 이렇게나 근육통이 길어질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아직 통증은 여전하니까, 내일 모레까지는 완벽히 회복할 거라고 예측한다.

매일 아침 항례인 것처럼, 심한 근육통에 대한 격통의 비명으로 형제를 깨워버려 미안한 마음에, 손님방에서 잔다고 해도 아무도 찬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기에 있어]라며 이불에서 나오게 해주지도 않는다. 뭐어, 근육통 때문에 나갈 수도 없으니 상관없지만.

하지만, 이상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형제들이 뭔가 속닥거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도 나를 빼놓고. , 여기서 예측 가능한 건 단 하나.

 

 

(아르바이트, 들킨 건가?)

 

 

큰돈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파칭코나 경마로 착각해줬으면 했으나, 그날밤 내가 쓰러지고 말았으니 파칭코와 경마에서 땄다는 변명은 할 수가 없다.

일단, 들키지 않기 위해, 알바하는 공장은 다용의 공장 안쪽의 가장 복잡하고 알아내기 힘든 장소로 정했고, 협력자로 하타보와 이야미도 있다. 입막음도 제대로 하고 있고, 무엇보다 이야미도 [오소마츠들에게 알려지면 귀찮으니, 카라마츠도 잠자코 있으라잔쓰] 라고 못 박아 둬서, 나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나저나 첫날은 토도마츠, 어제는 쵸로마츠, 그리고 오늘은 이치마츠가 곁에 있다. 같은 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불에서 자는 나를 간호하는 형제들의 다정함이 기뻐 칭찬하고 싶지만, 표정 근육 하나 움직이기만 해도 아파서, 기본적으로 그냥 자거나 가만히 천장을 지켜보거나 하고 있다.

 

 

(, 움직이고 싶어)

 

자는 것도 이젠 질리고, 근육통도 꽤 괜찮아졌으니 슬슬 헬스라도 할까. 라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자, 곧바로 이치마츠가 [자라고, 쿠소마츠] 라며 이불로 다시 밀어넣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쿠소마츠]

[......................]

표정으로, [뭐야?] 라고 물으면, 눈썹을 찡그리며 혀를 찬다.

[뭔가, 말하라고]

[...........이치, ......]

그렇게 말해도.....뭘 말하는 건가?

머릿속이 의문으로 가득해, 그냥 귀여운 남동생의 이름을 부르면,

[........카라마츠]

 

 

(? 에에에에?)

 

 

왜 울 것 같은 표정인가? 모르겠다. 귀엽긴하지만, 미안. 나 멍청하니까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고!? 뭔가 한 건가?! 나 뭔가 했어!? 그치만 말하는 것도 표정을 바꾸는 것도 솔직히 아직 아파서 잠자코 있으면,

[,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거야......]

울먹이는 이치마츠에 나는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했다.

귀여운 동생이 울고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다니 그런 건 형이 아니다. 아픈 몸에 채찍질을 해 겨우 부스스한 머리에 손을 뻗는다. 하지만,

[..................!]

[, 카라마츠!!]

 

 

-------

 

 

3일 전보다는 덜하지만 아직 완벽히 완치됐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여전히 팔을 뻗기만 해도 저릿한 통증이 몸을 덮친다. 그래도 참지 못하는 고통은 없다. 나는 당황하는 이치마츠를 안심시키며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션 컴플리트! 솔직히 전신 통증으로 미소를 유지하는 건 잊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완벽하닫고 생각한다.

[괜찮, 은가?]

[.................]

어떻게든, 쥐어짜내 그렇게 말하면, 이치마츠는 더욱 울 것 같은 표정이 된다. 어째서? 왜지? 내가 울 것 같다만.

[왜 날 걱정하는 거야!!! 자길 걱정하라고!! 바카라마츠!!! 네가 그러니까....그러니까...!!]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인 이치마츠가 나를 쳐다본다. 내가 멍청한 표정을 하고 있음을 알아챈 거겠지.

 

 

(설마.......걱정하는 건가!?)

 

 

그 이치마츠가.

[...........싫어...........................]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나를)

 

언제나 꺼져라든가 죽어라든가 말하는 녀석이라, 그 말은 매우 기뻤다.

 

(너는, 정말이지 상냥한 녀석이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굴하고 도M인 어둠마츠가 되어버렸지만, 나에게는 귀엽고 귀여운 남동생이다.

아픈 몸에 채찍질을 해가며 간신히 일으킨 몸으로 쓰러지듯이 이치마츠에게 달려들어 안는다. 파르르 팔이 떨리지만 근성으로 버틴다. 버텨라!! 내 근육!!

근육에 신경 쓰고있던 나는 전혀 몰랐다.

아까의 말과 몸의 떨림에 의해, 이치마츠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


 

 

 

 

오소마츠 Side

 

 

 

 

 

[좋아. 정례회의 시작하자고-]

언제나의 깊은 밤. 오늘로 3번째인 회의의 주역은 아까부터 내 옆에서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치마츠다.

[일단, 이치마츠. 너부터 보고 부탁해]

그렇게 말하면 눈에 띄게 몸을 움찍하는 이치마츠. 어이, 이마에 땀, 엄청나다구.

나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이치마츠를 본다. 동생들도 마찬가지로 카라마츠의 상태가 궁금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이치마츠에 집중한다.

이윽고 심호흡을 반복한 이치마츠가 우리를 바라본다.

[오늘, 카라마츠한테 말했어. 자기 자신을 걱정하라고...]

[오오]

츤이 지나친 이치마츠에게 있어, 꽤나 제대로 된 말이다. , 그 멍청한 녀석이 어떻게 받아들였냐가 문제지만.

[그런데]

[.......그런데?]

단번에 새파랗게 질린 채 고개를 숙인 이치마츠에게 토도마츠가 울 듯한 얼굴로 말을 재촉한다.

 

 

[그 녀석, .............싫어하잖아, 나를이라고........말했어]

 

 

, 하고 목이 울린다.

땀이 한번에 등을 타고 흐르는 감각이 지독히도 추웠다.

[그대로, 탈진한 채로 내게 달려들어 안겼어. 덜덜 떨면서...........]

마치, 무서운 것을 필사적으로 참는 듯이.

[...........너희들한테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인지도 모르지만...]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동생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나는 모두에게 참혹한 말을 한다.

[카라마츠는, 어쩌면 우리들 형제에게 공포심을 갖고 있는지도 몰라. 중요한 건, 그게 무의식이라는 거지]

[무의식...?]

쵸로마츠가 의아하다는 듯 그렇게 묻는다. 다른 동생들은 내가 한 말에 심한 충격을 받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그 질문이 고맙다.

[카라마츠는 무엇보다 우리 형제들을 좋아해. 하지만, 그 유괴사건에서 우리들의 태도.........너희들, 그 일에 대해 사과한 녀석 있어?]

그렇게 물으면, 쵸로마츠와 쥬시마츠의 손이 슬쩍 올라간다. 이놈들은 비교적 솔직한 편이니, 제대로 사과했을 것이다.

[나도, 사과했어. 뭐랄까, 그 뒤에 평소에도 있는 일이잖아? 과장하지 말라고~ 라고 덧붙이고 웃어넘겼지만....]

솔직하게 사과한 두 사람과 달리, 우리들은 분명 솔직하게 사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카라마츠는 그걸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절망? 아니면 실망? 어느쪽이든 문제다.

하지만 그 감정을 심어준 것은 틀림없이 우리들. 지독한 악순환.

[이제 와서 빌어봐도, 그 녀석, 무슨 일이냐며 고개 갸우뚱거렸다고?]

살짝 깨어있을 때를 노려 그렇게 말을 건 내게, 카라마츠는 그저 의아한 듯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무것도 담고 있찌 않는 유리 같은 눈으로.

하지만 건드리면 몸을 움찔거리며 자신을 지키는 듯이 팔로 몸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거절하는 듯이 몸을 둥글게 말았다.

 

 

(건드리지 말아줘. 제발)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 심한 충격을 받았다. 그치만,

[녀석은 그것 이상의 충격을 받았을 거야.........]

유괴되어 바다에서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결국 화형. 그리고 우리들의 물건 세례.

게다가 중상을 입은 카라마츠를 치비타는 방치하고 돌아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난 엄마가 카라마츠를 발견할 때까지 그는 차가운 현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 먹고 싶다고 했었지]

 

 

 

형제와, 배가 먹고 싶다

 

 

치비타에게 끌려간 술집에서 외친 말이 그거라니, 녀석은 얼마나 우리들을 좋아하는 걸까....

[너희들 돈은, 얼마나 벌었어?]

[........나는 노가다 단기 아르바이트로...일단 15]

[잘했어, 쵸로마츠. 이치마츠는?

[.........고양이 카페에서 10..]

[쥬시마츠는?]

[나는 말이지! 주식으로 일단 30!!]

[우에에에에에에!? 너 주식 같은 거 했었어!??]

[노숙자 아저씨한테 배웠어!]

[대단하네-!! 토도마츠는?]

[나는 수수하지만, 만남계 사이트의 아르바이트. 좀 당당하지 않은 알바지만, 수입은 좋았어 12]

[그럼 오소마츠형은 얼마나 모았어?]

쵸로마츠가 내게 물었다. 나는 히죽 읏으며,

[~? 나는 50!]

돈 뭉치를 들어보이자, 동생들의 안색이 바뀐다.

[뭘 한 거야!?]

[판 검까!? 몸이라도 판 검까 형!?]

[그런...오소마츠형까지......]

[진정하라고-!!! 이거야 이거!]

바스락.

밥상을 세게 내리친 것은 경륜 신문이다.

[, 도박 외의 일은 안 한다고-!]

[결국 도박이냐!!이 쓰레기가!!]

[시꺼-! 돈 버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했잖아!!?]

[!! 그치만, 이걸로 100만 모았어!]

토도마츠의 기쁜 목소리가 거실에 울린다.

[이로써 치비타에게 외상값을......]

[그 뒤에는 녀석에게 성심성의껏 사과해야지]

그렇게 정하고 치비타에게 연락을 하면, 지금까지의 외상을 제외하고 다소의 거스름 돈이 남았다.

[남은 돈은 카라마츠에게서 빌린 돈이네. 나중에, 배 사다가 녀석이랑 같이 먹을까?]

치비타에게 내일 돈을 갚겠다고 전달하고 전원 침실로 향했다.

소리를 내지 않고 방문을 열면, 카라마츠의 조용한 숨소리가 들렸다.

[내일 제대로 사과할테니까]

 

 

(다시 한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줄게)

 

분명 이걸로 괜찮다고. 그렇게 믿고 우리는 눈을 감았다.

 

 

 

 

 

 

다음날, 예정대로 치비타에게 외상을 전부 갚고, 빌린 돈과 여러 가지를 넣어 카라마츠에게 돌려주자, 카라마츠는 의아한 듯 돈봉투를 바라본다.

[치비타의 외상은 전부 갚았어. 그러니까, 카라마츠가 무리하게 외상값을 갚을 필요는 없어]

쵸로마츠가 그렇게 말을 걸지만 카라마츠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우리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어째서?]

어느정도 괜찮아졌을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느껴진다.

[......카라마츠, ?]

쥬시마츠가 카라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카라마츠의 얼굴은 여전히 똑같다. 다만 곤혹스러움을 살짝 띤 무표정으로 봉투를 쥐고 있다.

[...............................필요없었.......건가....]

나직이 중얼거린는 탓에 목소리가 작아서 제대로 못 들었지만, 고양이눈이 된 쥬시마츠와 시선이 마주친 우리들은 서로 아이컨텍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지시한다.

 

(쥬시마츠, 이번에는 네가 간병역할)

(아이아이!!)

 

쥬시마츠만 남기고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간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았다.

[젠장. 카라마츠에게 저런 눈을 하게 만든 녀석을 빨리 찾아야겠어!!]

[이러쿵저러쿵 할 시간이 있으면 빨리 움직이라고 장남!!]

[너희들 요증 나한테 너무 차가운 거 아냐!?]

그런 수다를 떨며 다급히 뛰어나간다. 나사 하나 빠진 듯이 멍하니 있는 카라마츠의 흔적을 찾기 위해.

 

 

 

 

◆◆◆



 

 

 

카라마츠 Side

 

 

 

 

 

오늘로 6일째. 몸도 완전히 좋아졌고, 지금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그저께는 쥬시마츠. 어제는 또 쵸로마츠가 간병을 했지만, 근육통도 없어졌고 오히려 몸을 움직이고 싶어 안달난 상태다.

[이제 건강하니까 괜찮다]

그렇게 형제에게 말했지만, 정말이야?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니지? 라며 뭔가 중환자처럼 대해서 혼란스럽다.

공교롭게도 표정 근육만은 아직 뻣뻣해서, 표정을 마음껏 움직일 수는 없지만 얘기하는 건 어느정도 부드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계속 잠만 자니까 목이 건조해지고, 물이 마시고 싶어 일어나면 근육통에 시달리고, 좀처럼 엉망인 나날이었다, 라고 절실히 실감한다.

게다가, 죽이나 우동도 이젠 질린다. 가능하면 고기가 먹고 싶다. 많이. 특히 카라아게가 먹고 싶어서 참을 수 없다.

[편의점, 갈까]

간단히 움직이기 좋은 거리고, 무엇보다 이 근처 편의점의 카라아게는 일품이다.

그제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치비타의 외상을 전부 갚았다며 동생들이 뭔가를 건네주었다. 그것은 이미 써버리고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아르바이트비 20.

 

,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걱정할 필요 없었던 건가

 

라며, 맥이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어도 볼이 잘 움직이지 않아서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지만, , 어떻게든 됐겠지.

형관에서 신발을 신고 문을 열면,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지만 분명 기분 탓일 거다. 아직 완전히 나은 게 아니라 걸음이 느리므로, 모두와 함께 가면 민폐가 될 거다. 심려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아아-. 오랜만의 외출이군)

 

 

게다가 오늘은 날씨도 포근한 게, 왠지 잠이 쏟아질 듯한 따스함.

[하늘도 푸르고. -. 세라비-!]

이런 최고의 날에 첫 외출이라니, 역시 나. 공기를 읽을 수 있는 남자!!

들뜬 기분으로 편의점에 도착하자마자 카라아게 2종류를 사서 밖에 나옴과 동시에 하나를 입에 머금었다.

쫘악-.

육즙이 입 안에 가득 퍼진다. 코를 스치고 지나가는 매운 후추의 향이 훌륭하다.

[....맛있어......]

싱거운 죽과 우동도 맛없지는 않았지만, 성인 남자로서 그 식사는 솔직히 힘들었다. 거실에서 평범한 밥을 먹고 있는 형제들이 너무도 부러웠다!!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찐다고 하던데.....]

카라아게가 너무너무 맛있다. 평소에도 좋아해서 먹지만, 오늘 먹은 카라아게는 지금까지 먹은 것들 중에 최고로 맛있다고 생각했다.

싱거운 음식들의 연속과, 단기 금연으로 인해 싱거움에 길들여진 혀에 강렬한 후추가 뿌려진 카라아게는 단연 최고일 것이다.

 

(마지막 하나는 음미하면서 먹자)

 

좋아하는 음식은 마지막에 먹는 타입인 나는, 당장 크게 입을 벌리고 사랑스러운 카라아게를 입에 넣으려는 순간,

 

 

.

 

 

 

――.

 

 

 

 

[]

[어이! 이 새끼!! 눈을 어따 두고 다니는 거야!?]

, , , .

떨어졌다. 떨어졌어. 떨어져떨어져떨어져떨어져떨어져. 나의, , 지막, 카라아게...!!!

길에 흔한 양아치(게다가 학생. 어이 학교는 어디냐)는 큰 키로 나를 내려다보며 외쳤다.

[.................]

[아앙!? 임마!! 씹냐?!]

녀석은 멱살 잡혀있는 내게 그렇게 지껄이고는, 카라아게를 짓밟았, .

 

 

 

――빠직.

 

 

 

[....새끼가아아아아아아아!!!!!!!!!!]

오랜만의 카라아게에 무슨 짓이냐!!!! 분노를 담아 어퍼컷을 날리면 양아치의 몸이 붕 뜨더니 콘크리트 바닥에 그대로 내팽개쳐진다.

[, 이 자식!! 무슨 짓이야!!?]

그러자 뒤에 있던 동료라고 생각되는 학생 군단.....아마 15명 정도? , 달아나지 못하도록 나를 빙 둘러싸고는 히죽거렸다. 아아.......오랜만이군. 이 감각.

피가 용솟음치다, 라고 하던가? 아니, 즐거워 날뛴다고 하는 편이 좋으려나.

나는 할짝, 아랫입술을 핥고 입꼬리를 슬쩍 올려 웃고는,

 

 

 

[덤벼, 망할 자식들아]

 

 

 

음식의 한의 무서움, 그 몸에 심어주마!!!

 

 

 

 


 

 

 

그리고 십분후.

멋지게 승리를 쟁취한 나는, 양아치들의 지갑에서 민폐를 끼친 대가를 살짝 빌렸다. 빨리 튀김을 사서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면,

[, 아야야...]

역시 나도 그렇게 멀쩡하지는 않았다. 옷은 흙으로 더러워지고, 얼굴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몸에는 푸른 멍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모레엔 일도 있으니, 목욕탕은 피하고 당분간은 집에서 목욕을 해야겠다.

조금 방심해 또 혀를 깨물어버린 탓에 입에 살짝 감도는 피맛이 기분 나빴다. 카라아게는 다음으로 미루는 편이 좋았을지도....라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카라아게....고기.....고기, 먹고 싶어......)

 

몸은 고기를 원하는데 입에 퍼지는 건 아까의 후추 가득한 카라아게가 아니라 쇠 맛이었다.

[. 역시 좀 더 패주는 건데]

야만적이라고? 남자 형제들 틈에서 살아온 내게 이런 싸움은 고등학교 때부터 일상적인 일이었다.

일단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등을 돌린다. 입 안에는 아직 끈적하게 피가 묻어나는 감각에 몇 번이나 뱉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하는 수 없이 중간에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거기서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

[카라마츠형!!]

[카라마츠!!]

[너 어디 갔던 거야!!]

그렇게 말하며 다가온 것은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 3.

 

 

(3명을 만나다니.......타이밍이 나쁘군)

 

 

토도마츠가 재빨리 내 옷의 얼룩을 알아차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나는 여전히 입안의 피를 뱉어내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무슨 일이야, 카라마츠형?]

[카라마츠형!! 피 냄새가 남다!!]

[!? 그게 정말이냐 쥬시마츠!]

 

 

(- 마이 쥬우시마아아아아아아아아츳!!!)

 

 

잠자코 있었으면 했다!! 아아. 부탁이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라. 그냥 싸운 것뿐이니까! 그냥 혼자 혀를 씹었을 뿐이니까!

[카라마츠형?]

[, 쿨럭]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안에 쌓인 피들이 말보다 빨랐다.

성대하게 피를 토해내며 바닥을 더럽히는 내게, 동생들이 새파랗게 질린다. 아아. 정말 미안하다. 싸우는 모습은 별로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공원에 설치된 음수대에 쥬시마츠가 데려다주면, 나는 몇 번이고 입을 헹궈낸다. 피맛이 희미해져 감과 동시에 온몸에 힘이 빠졌다.

 

 

(아아. 역시 재활을 대신하기엔 좀 무리였는지도...)

 

 

계속 자고있던 몸으로 싸움은 몸에 상당히 무리였던 것 같다. 동생들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역시 형제들이 있다는 안심감에 져서 나는 눈을 감는다.

 

2번째 각혈을 보고 동생들의 착각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건 꿈에도 모르고서.

 

 

 

 

 

 

 

 

 

 

 

 

 

 


오타 많을지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 번역할 때

엄청 딴짓하고

멍하니 번역했슴다ㅠ

그래도 일단 확인은 했는데

오타 있을지도 모르겠네여ㅠㅠㅠ


개강으로 의욕상실이랄까.....

아직 학교 안 갔지만


ㅎ........학교 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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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늦었다.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늦고, 이젠 돌이킬 수 없다.

바보는 웃었다. 머리는 오늘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왜 이렇게 됐는지,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하면서, 결국 이렇게 될 거였나보다 생각한다.

껴안아 오는 동생의 악력이 강해, 등이 아프다. 하지만 그 손을 치우지는 못한다.

5명의 성인 남짜가 나를 빽빽하게 둘러싸 껴안고 있으니까.

 

(어째서 이렇게 된 거더라)

 

멍하니 얼빠진 눈빛으로, 나 마츠노가에 태어난 남자 카라마츠는 며칠 전의 일을 떠올린다.

 

 

 

 

 

 

 



모든 것은 NEW 카라마츠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처음은 습관처럼 카라마츠Girl을 찾으러 다리에서 멍하니 있던 것부터 시작된다.

 

(....오늘도 카라마츠Girl은 샤이하군.....)

 

희끗희끗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느껴지는 시선에 몰래 혼자 싱글벙글하고 있던 내게 나타난 것은 이야미였다.

 

[-!! 너는 쿠소마츠잔쓰까!!]

[이야미? 나는 카라마츠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잔쓰!! 아무튼 좀 따라오라잔쓰!!]

 

눈에 잔뜩 핏발이 선 이야미가 무서워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문답무용으로 끌려간 곳은 안 좋은 추억이 서린 다요~~옹 공장. 다요~옹뿐만 아니라 하타보까지 있다. 신기한 조합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뭔가. 나를 이곳에 데려와서 어쩔 작정인가?]

 

대답에 따라서는 인정사정 안 봐줄테니까?

손에서 가볍게 뿌득뿌득 소리를 울리자 새파랗게 질린 이야미가 붕붕 고개를 흔든다.

 

[수상한 일을 시킬 생각은 없잔쓰!!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다잔쓰!]

[그럼, 왜 나를 데리고 온 건가?]

[.....조금, 알바가 필요했을 뿐이잔쓰]

[알바?]

 

돈벌이 얘기라면, 오소마츠형한테 하는 게 좋을텐데.

의아한 얼굴을 하는 내게 이야미는 당황해서 말을 덧붙인다.

 

[오소마츠에게 부탁할까도 생각했잔쓰. 근데, 카라마츠는 형제 중에서 가장 괴력이잔쓰?]

 

그야, 힘에는 자신 있다. 말하자면, 사과를 한 손으로 부수는 정도겠지만.

그렇게 말하면, 더욱 얼굴을 새파랗게 한 이야미가 거세게 고개를 흔든다. 어지럽진 않을까.

역시 어지러운 듯 [우에엑-]하고 구토하는 포즈가 된 이야미의 등을 가볍게 쓸어준다.

그냥 안쓰럽게 여겼을 뿐, 깊은 의미는 없다. 없었는데.

 

[카라마츠는 형제 중에서 가장 제대로 된 녀석이라고 믿잔쓰!!]

[제대로 됐다고?]

 

그것은 우리 형제가 이미 비정상이라는 전제인가?

위험한 눈을 한 내게 이제 이야미는 장난감처럼 고개를 흔들고 있다. 대단하네. 잔상이 보일 정도다.

 

[, 아무튼, 그 안쓰러운 발언은 관두고, 경어라도 써보는 게 어떻잔쓰?]

[아파? , 역시 나는 무의식적으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남자...길티 가이...!]

[그거잔쓰!!!]

[그거?]

[그런 발언만 안 하면, 카라마츠군은 누구에게도 상처입히지 않을 거잔쓰!!]

[, 정말인가?!]

 

전에 내 발언으로 오소마츠형이 [갈비뼈가아-!!!!아야야야야야야야!!!]하고 굴렀던 적이 있다. 형제를 다치게 하는 건 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전부터 [왜 아프다는 건가?]라고 형제들에게 물어도 아무도 답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계속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소마츠형의 넌 그대로 있어도 된다고라는 발언은 애매해서 답으로 치지 않는다)

 

[경어가 아니더라도 좀 평범하게....-....오자키한테만 매달리지 말고 다른 방면의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멋진 남자가 되는 한 걸음이잔쓰!!]

 

머리가 나쁜 나를 위해서 열심히 설명을 하는 이야미에게 크게 감동했다. 너는 신인가!! 마치 한줄기 빛이 보이는 듯 하다. 거룩한 이야미가 자애 넘치는 얼굴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런가!! 확실히 나는 오자키를 리스펙트했는데, 멋진 남자라는 건 다른 방면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일도 필요한 거군!]

 

오자키를 좋아하고,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싶어서 그의 패션과 멋진 대사를 따라했는데, 그런건 그냥 흉내일 뿐이었다! 나 자신을 다듬기 위해 시점을 바꾼다...!

 

(이것으로 나의 매력이 더욱 오르게 된다...!!)

 

이야미의 손을 잡고 나는 만면의 미소로 감사인사를 고했다.

 

[고맙다, 이야미...! 뭔가 새로 태어난 기분이다! 당장 실행해야겠군!]

 

그렇게 말하며 달려려는 나를 이야미가 만류한다.

 

[기다리라잔쓰!! 알바 얘기를 들으라잔쓰!!]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말을 했었지. 뭔가?]

 

나의 고민을 해결해 준 은인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해서 은혜를 갚고 싶다.

그렇게 이야미에게서 전해들은 알바의 내용은,

 

[인체 실험?]

[그렇게 말하면 수상하게 들리잔쓰....정확히 말하면 인체의 데이터를 뽑기 위한 모니터가 되어줬으면 좋겠잔쓰]

[모니터?]

[카라마츠군은 전부터 계속 단련하고 있잔쓰?]

 

그렇게 말하며 나의 배와 팔을 만지작거리는 이야미. 조금 근질거린다.

확실히,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볍게 달리거나 헬스를 하기도 한다. 매일은 아니지만.

그럴 때가 있잖아? 뭔가 움직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을 때.

그리고. 쥬시마츠가 야구를 하러 가자고 권할 때 대체로 거절하질 않고, 전력으로 공을 던지는 쥬시마츠를 감당할 수 있는 건 나정도 밖에 없으니 (오소마츠형도 가끔 어울려주고 있지만 늘 도중에 돌아온다) 덕분에 내 배는 탄탄해졌다. 사실 몰래 자랑할 정도이다.

 

[지금, 미는 하타보와 다용과 함께 근력 향상 훈련 기계를 발명하고 있잔쓰. 그래서 카라마츠가 그 실험의 모니터가 되어줬으면 하잔쓰]

[그렇군. 그런거라면 해주겠다]

 

대충 헬스 비슷한 거겠지.

얘기를 나눈 후, 임금 교섭과 아르바이트 일시 등을 확인했다. 하타보가 있어서인지 예상 이상의 수입이 들어오게 되었다. 당장 다음주부터 아침 일찍 와달라는 말에 나는 알겠다고 답하고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 돌아가면 이야미가 말한 걸 실행해봐야겠군!)

 

우선 아픈 말? 이라는 걸 어떻게든 해야겠군.

아무래도 오소마츠형과 단둘이 있을 때 (신랄하게 디스할 때의 어조도 포함)와 같은 느낌이면 되겠지. 그래, 그렇게 하자.

 

[다녀왔어-]

[어서와, 카라마츠]

[아아, 쵸로마츠인가. 다녀왔다]

[......왜 그래?]

 

그냥 평범하게 집에 들어와 현관에서 마주친 쵸로마츠에게 말을 걸었을 뿐인데, 쵸로마츠는 의아한 얼굴로 나를 본다.

 

[뭐가?]

[......아니. 아무것도]

 

그러면서 쵸로마츠는 거실로 사라진다. 뭐지?

신경쓰이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나는 당장 오늘 들었던 것을 복습하기 위해 2층으로 올라가 필기했다. 겨울이라 추운 탓에 형제들은 코타츠가 있는 거실에 모였을 것이다. 2층 침실에는 아무도 없다. 마침 잘 됐다고 생각하며 살짝 웃는다.

나는 나 자신이 바보라는 것을 알고 있고, 약간 나사가 빠져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니 이 노트가 나의 바이블이 되는 것이다.

 

[, 우선 지금까지의 나를 적어둘까]

 

이야미는 말했다. 다른 관점으로 자신을 보라고.

분명히 객관적으로 봤을 때 자신을 조정하는 일은 좋은 일이다. 동경하는 사람을 따라하기만 하는 것으로는 진정한 멋진 남자가 될 수 없다.

 

(일단, 오자키를 빼자)

 

좋아하는 것은 좋아한 채로 좋다. 다만 존경을 하는 방향을 수정하기 위해서 일단 깨끗이 비운다. 텅텅 빈 카라마츠. 그러니까 나는 뭐든지 될 수 있다”. 그런 자신이 들었다.

머릿속에서 더 멋있어진 자신을 상상하며, 우후후, 하고 웃는다. 아아, 즐겁다!

노트에 사각사각 지금까지의 나의 모든 것을 쓰면서, 나는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며 잔뜩 설레고 있었다.

 

 

 

 

 

 

 

 

◇◇◇◇

 

 

 

 

 

 

 

 

두근두근 가슴이 설레는 자신을 필사적인 포커페이스로 넘겼다...!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야미가 시키는 대로 최대한 발언은 평범함에 가까운 느낌으로 내뱉었고, 언행과 함께 미소에도 신경을 썼다. 원래 무시당하는 일이 많은 내게 형제의 반응은 아직 다를게 없었지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라며 스스로를 타일렀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뭔가 심하게 두근거려서, 다음주가 되기를 5, 4, 3, 2.....하며 손꼽아 기다린 것은 비밀이다. (남자인데 여자 같잖아?)

 

[우선 상완이두근을 단련하는 기계잔쓰]

[아아]

[일단 1시간쯤 지난 뒤 결과를 비교하겠잔쓰]

[1시간인가. OK, 맡겨둬라!]

 

아침, 형제들이 자고 있는 틈에 슬쩍 일어난 나는 즉시 하타보와 다용과 이야미가 기다리고 있는 공장으로 갔다.

모니터가 필요했던 건 이 기계인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획기적인 실험일 것이다.

입고 있던 파카와 청바지를 벗고 준비한 탱크탑과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지정된 장소로 갔다. 이야미가 팔에 작은 흰 라벨이 붙은 뭔가를 붙이며 설명했지만, 어려워서 흘려넘겼다. 라벨의 끝에는 코드가 연결되어 있고, 그 끝에는 컴퓨터가 몇 대. 어쨌든 이걸로 성과를 확인하는 것 같다.

 

[카라마츠군은 원래 체력이 좋으니까, 좋은 결과를 낼거다죠-]

[아아, 맡겨줘]

[그럼, 시간 재겠잔쓰. 1시간, 부탁한다잔쓰]

 

1시간 후.

숨 하나 흩뜨리는 일 없이 끝낸 내게, 이야미와 하타보가 눈을 희번덕거렸다.

 

[왜 그래?]

[, 셰에------!!? 뭡니까, 이 결과는!?]

[, 굉장해....굉장한 결과다죠-......]

 

머리가 나쁜 나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다음은 뭔가?]

[-........다음은, 종아리잔쓰. 추리닝을 걷어붙이라잔쓰]

[이렇게?]

[그러면 되잔쓰]

 

종아리에 아까와 마찬가지로 하얀 라벨을 붙이고 또 다시 1시간.

아직도 멀쩡한 내게, 이야미와 하타보가 흥분해 차례로 다음 실험을 재개하는 탓에, 저녁이 될 무렵에는 아무리 나라도 땀으로 녹초가 되어 있었다. (점심 휴식 시간은 있었다. 편의점 카라아게 정식이 엄청 맛잇었지)

 

[하아...하아.....정말 지치는군....]

[카라마츠 굉장하다죠-!! 좋은 데이터가 나왔다죠!]

[9시간 동안 실험을 당하면 지칠 수밖에 없잔쓰! 애초에 피곤하지 않는게 이상한 거잔쓰]

 

흰 라벨을 떼어내고 내 몸을 바라보면, 과하게 써버린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이러면 내일 근육통이 날지도 모르겠네. 스티커를 붙인 자국이 발그무레하다. 몸에 자국이 남아버렸지만 금방 사라지겠지.

샤워장을 빌려 씻고 옷을 갈아입은 나는, 논의하고 있는 세 사람에게 말을 걸었따.

 

[다음은 언제 오면 되는 건가?]

[생각한 이상의 성과가 나왔으니까, 다음주에 또 와줬으면 하잔쓰]

[그때에는 개량판을 낼테니까, 푹 쉬고 와주면 좋겠다죠-]

[알겠다. 다음주인가. 그럼 그때 보지]

[, 그리고! 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에는 술이나 담배는 하지 말라잔쓰]

[.....? 어째서?]

[근육은 술과 담배의 영향을 받잔쓰. 이 알바 하는 동안에만이여도 좋으니 어쨌든 하지 말았으면 하잔쓰]

[그런가. 알겠다.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하지 않겠다]

 

원래 술에 약한 편이고 담배도 자주 피는 편이 아니라 문제는 없었다.

알바비는 일당으로 지급되어서, 그날 받은 급료봉투(30만 정도가 들어있었다. 하타보는 인심이 좋군)를 가슴에 품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모처럼의 첫 월급이다. 외식이라도 하고 돌아가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마츠노가 라인에 저녁은 먹고 돌아가겠다라고 전하고 그 길로 치비타의 포장마차로 향했다.

익숙한 길을 걸어가면 치비타의 포장마차가 보이고 안에 들어서면,

 

[! 웬일이냐, 카라마츠]

 

자리에 앉는 내게 뜨뜻한 물수건을 주며 치비타가 말했다. 다른 녀석들은 없냐고 물어서 고개를 끄덕인다. 지친 몸에 뜨거운 물수건은 너무도 좋았다.

 

[치비타. 우근 2개와 무와 대롱 어묵을 부탁한다]

[오냐- 그보다, 돈은 있냐?]

[아아, 그래]

 

그렇게 말하자 치비타의 눈이 커진다.

 

[뭐야, 파칭코나 경마에서 따기라도 했냐?]

[...........그런게 아니라고...]

 

매번 형제가 외상을 하니, 치비타의 저런 발언은 납득이 간다. 매번 눈 감아 주는 너는 정말로 호인이지. 그래도 유괴된 일은 잊지 않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조금 큰 금액(아마 10만 정도인가? 적당히 넘겨줬으니 애매하다)을 먼저 건넨다. 여분은 외상에서 차감해달라고 전하자,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듯한 눈으로 바라본다. 확실히 오뎅값으로 내기엔 좀 많지만, 외상을 생각하면 푼돈이나 마찬가지다.

돈의 출처를 들켜서는 안 된다. 저 집에는 돈에 굶주린 형제가 5명이나 있으니까.

그러나 주머니가 두둑하니 입도 가벼워질 것 같다. 술은 적당히 마셔야지.

, 그치만 난 술을 못 마시지.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더 마시고 싶어졌다.

살짝 한숨을 토했다. 앉아서 확인했지만, 역시 몸이 무겁다. 튼튼한 몸이 장점이라고는 하지만, 휴식을 합쳐 약 8시간 동안 근육을 사용했다. 그건 역시 힘들다.

 

[............피곤하네...]

 

무심코 말을 뱉는다. 치비타가 내 앞에 우근과 무, 대롱어묵이 든 그릇을 놓아둔다.

하지만 상태가 이상하다. 나는 슬쩍 고개를 들어 확인하자, 당혹감에 물든 치비타가 걱정스럽게 나를 보고 있다.

[.......치비타?]

[웬일이야 카라마츠....평소의 너 같지 않다고?]

부탁하지도 않았던 술을 건네받은 나는 당황한다. 평소의 나라면, 럭키- 라던가 말했겠지만.

[나는 괜찮다고, 치비타. 그리고, 미안하지만 술은 좀....]

하타보와 이야미에게 금주령을 받았으니까. 금주한 뒤에 마시는 술은 최고라고도 하고, 좋은 기회다. 술과 담배도 금지인가.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사양말고 조금 비싼 술을 홀짝홀짝 마셔야겠군.

술이 든 컵을 돌려주고, 느릿느릿 우근을 씹었다. 아아, 노동 후의 밥은 특별하구나.

몸에 스며드는 듯한 감각이 버릇이 될 것만 같다.

그러나, 평소라면 사양? 그게 뭔가? 먹는 건가?’라며 우걱우걱 먹는 내가, 우물우물 천천히 먹는 모습에 이상하다고 생각한 치비타가 재차, [고민이라도 있는 거냐?] [어디 아픈 거?] [나로도 괜찮다면 말해보라고?] 라고 물어왔다.

아아, 나는 이렇게 착한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순수히 그렇게 생각해, 미소를 짓는다.

그 예쁘고, 어딘가 허무한 미소에 치비타가 숨을 들이켰는지도 모르고.

 

[맛있군. .......치비타의 오뎅]

 

맛있고, 행복해서. 나는 조금 눈물을 글썽인다. 작은 행복이 이렇게나 가슴을 가득 채우다니.

 

(그 아르바이트.....하게 돼서 다행이다)

 

하지만 형제들에게는 아르바이트 일은 비밀로 하고 싶다. 뉴 카라마츠 탄생을 위한 준비기간이니까.

 

 

[.........앞으로, 조금......]

 

 

(계속하자. 아르바이트. 힘내자, )

 

 

일하지 않는 내 인생 세라비!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쓰레기라 미안하지만)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걸 맡은 것뿐이니까.

오뎅을 천천히 씹던 나는, 설명이 되지 않은 말들에 치비타가 오해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했다.

 

 

 

 

 

 

 

 

 

 

[다녀왔어]

[어서와- 카라마츠형]

[어서와 카라마츠]

[카라마츠형 어서와~]

 

다녀왔다 인사하자 거실에서 동생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오소마츠형과 이치마츠가 아끼는 고양이의 목소리도 들리니, 분명 모두 있을 것이다.

몸이 피고한 탓인지 조금밖에 오뎅을 먹지 못했지만 상당한 포만감이 느껴졌다.

그것에 만족하면서 거실에 있는 형제들에게 간단한 대화를 하기 위해 문을 연다.

 

[카라마츠으. 너 밖에서 밥 먹을거면 불러달라구-]

앉은 자리에서 내게로 달려든 것은 오소마츠였다. 그러나 낯선 노동으로 지친 몸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휘청거린다. 오소마츠와 같이 쓰러지자 쵸로마츠가 황급히 다가와,

[뭐 하는 거야, 쿠소장남!! 괜찮아, 카라마츠?]

[, 아아......미안하다]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선다. 그런 단순한 움직임마저 귀찮아, 나는 가볍게 눈가를 눌렀다.

[미안미안- 그치만, 카라마츠. 너 평소랑 다른데 왜 그래?]

역시 오소마츠다. 형제의 관찰에 능하다.

그러나 이 비밀(아르바이트)은 아직 말하고 싶지 않다. 형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말해버리니까......한턱 쏘는 것도 싫고.

 

 

[오소마츠형하고는 관계 없잖아]

 

 

 

그래서, 그렇게 말했을 뿐인데.

 

정적.

 

거실이 한순간에 조용해진다. 뭐야, 이 분위기?

[, 카라마츠...?]

쵸로마츠가 걱정스럽게 나를 들여다보지만, 아까 오소마츠의 태클로 내 몸은 이미 한계를 맞고 있었다. 지친 몸에 배는 불러온 상태. 형제가 있다는 안도감. 찾아오는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나는 휘청휘청 쓰러지려한다. 그러자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 황급히 날 붙잡는다. 과연, 나의 사랑스런 형제들이다. 멋진 팀워크라고 칭찬하고 싶은데, 이젠 졸려서 견딜 수가 없다.

 

[..........미안.....]

 

 

한계다. 졸음이 쏟아진다.

나는 그대로 눈을 감고 잠의 세계로 빠져버렸다.

 

 

 

 

 

 

*  *  *

 

 

 

 

 

 

 

토도마츠 Side

 

 

 

 

 

 

카라마츠형이 쓰러졌다.

 

 

..........미안....

 

이라며 작게 사과하고 큰 눈동자가 스르르 닫히는 순간이, 마치 영원한 것만 같아,

나는 덜덜 떨었다.

[.........카라마츠, ?]

카라마츠형은 쵸로마츠형과 이치마츠형에게 안겨 힘없이 눈을 감고 있다. 굳게 닫힌 눈이 다시는 열리지 않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해진 나는 쥬시마츠와 함께 카라마츠형에게 달려든다.

주뼛주뼛, 조심히 손을 잡으면 따스한 손바닥. 살아 있음을 알리는 체온.

울 것 같은 걸 꾹 참고, 카라마츠형의 머리를 쓰다듬자, 사락사락 부드러운 감촉이 손가락을 간지럽힌다. 몸까지 상냥하고 부드러운 이 사람은, 어디까지 착해빠진 사람인 걸까. 형제 한정으로 상냥한 형은, 언제나 우리 가족에게 사랑을 외치는 사람이다. 모두 냉정한 반응에 무시로 일관하면서도 사실은 기뻐서 견딜 수 없었다. 부끄러워서, 정직해질 수 없는 우리들은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이 통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본 순간 온몸이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걸 느꼈다.

[, 카라마츠형....이거........]

늘 입고있던 파카 틈으로 보이는, 붉은 점, , ........

그 의미를 이해하기 싫어 나는 형들을 본다. 오소마츠형은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쵸로마츠형에게 잠옷을 가지고 오라고 시켰다. 이치마츠형은 금방이라도 사람을 죽일 듯한 눈으로 카라마츠형을 바라보고. 쥬시마츠형은 웃고 있기는 하지만, 그 눈은 분명 이리저리 동요하고 있었다.

모두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5명 모두 같은 생각. 틀렸으면 하는, 끔찍한 생각.

잠옷을 가지고 온 쵸로마츠형이, 오소마츠형과 함께 카라마츠형의 옷을 벗겼다. 그리고......

[이건.........]

[..........카라마츠형.........]

[, 카라마츠혀,.......]

[.....쿠소마츠가]

온몸을 수놓은 붉은 자국. 그것은 목에서 발목까지 셀 수 없을 만큼 있었다.

[,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울부짖었다. 울며 난동부리는 나를, 쥬시마츠형이 껴안는다. 하지만 쥬시마츠형의 눈동자에서도 뚝뚝 눈물이 넘쳐흐른다.

 

 

(누구야! 누구야누구야누구야누구냐고!!!!?)

 

누가 이런 끔찍한 짓을 한 거야? 누가 카라마츠형을 건드린 거야!?

사랑하는 형에게, 남자로서의 체면을 짓밟는 짓을 한 녀석이 누구야!!?

그 말만이 머릿속을 빙빙 멤돌았다. 아아. 아프다. 끔찍하다. 밉다. 죽이고 싶다.

솟구치는 충동을 참을 수 없어서, 그치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나는 쥬시마츠형과 얼싸안고 흐느꼈다.

[.......치비타한테 연락이 왔었어]

조금 있다가, 우리가 진정했을 즈음 오소마츠형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녀석이 밥을 먹으러 왔는데, 먹은 건 우근 2개와 무와 대롱 어묵, 그것 뿐이고 술도 권했지만 거절한 모양이야. 그리고.......]

겉보기와 달리 대식가인 카라마츠형이 그 정도로 만족할 리 없다. 그렇게 말하려고 했지만, 휴대폰을 바라보던 오소마츠형이 눈을 더욱 사납게 부라려 입을 닫는다. 우리 형제의 시선이 오소마츠형에 집중되는 가운데, 살짝 심호흡을 한 뒤 입을 열었다.

[그 녀석, 울었다더라. 어묵이 맛있다면서]

[[[[...!]]]]

게다가, 오뎅 값으로 하기엔 큰 금액을 두고, 나머지는 외상에서 감하라고 했단다. 울면서 행복하게 웃는 듯한 미소로,

 

 

 

.........앞으로, 조금......

 

그렇게 중얼거렸다고 한다.

[무슨, 일이냐고......카라마츠]

쵸로마츠형이 뚝뚝 눈물을 흘리며 카라마츠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말하라고!! 앞으로 조금이라니, 뭔데!!]

고함을 지르는 쵸로마츠형을 오소마츠형이 달래듯이 끌어안았다.

[지금은 일단 눕히자. 녀석을 2층으로 옮지자고. 도와줘]

[..........도와줄게]

그렇게 말한 건 이치마츠형이었다.

[......쿠소마츠, 요즘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었어]

[............?]

[이 녀석의, 이따이한 발언. 최근 하지 않았잖아?]

그렇게 말하자, 흠칫 놀란다.

[그러고 보니, 들은 적, 없어...., 2 발언....]

내가 늘, [안쓰럽네에-]라고 웃으며 쏘아붙였던 그 말을. 하지만 언제부터? 언제부터 그 발언을 하지 않게 된 거지?

[오늘 아침, 일찍 녀석이 나갔어. 그때도 평범했다고 생각해]

평소 무뚝뚝한 이치마츠형의 독백은, 마치 참회하는 듯했다.

[만약 내가 그때 녀석을 막았다면......]

[이치마츠]

오소마츠형의 손이, 이치마츠형의 입을 막았다.

[그때라든지, 그런 일을 생각하기 전에 지금의 일부터 생각해. 우선 녀석을 눕힐테니까 2층으로 옮기자. 알겠지?]

[.........]

그리고 오소마츠형과 이치마츠형이 카라마츠형을 2층으로 데려갔다.

남은 우리 3명은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끔찍한 짓을, 당한 걸까......]

[누가 그런 짓을.....]

[......카라마츠형한테, 모르는 샴푸 냄새가 나..]

폭력은 없었던 것 같다. 상처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폭력이라는 이름의 강간이다.

그 수많은 자국을 봐선 분명 상대는 한명이 아니다.

손목에 뭔가가 감긴 듯한 자국도 있었다. 아마도 묶여서, ........덮쳐진 거다. , 상냥한, 형이.

그리고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간신히 몸을 깨끗하게 하고 돌아온 것이다.

아니, 돌아와, 준 거다. 분명. 말할 수 없었던 도와줘라는 말을 간신히 삼키고.

[눕히고 왔어......형아, 그렇게 피곤한 카라마츠 보는 거, 오랜만-]

2층에서 내려온 오소마츠형과 이치마츠형이 돌아왔다. 가벼운 어조는 평소와 같지만,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 녀석이 오늘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아는 사람 있어?]

그렇게 묻자, 모두 고개를 젓는다.

[저 녀석의 교우 관계, 아는 사람 있어?]

다시 그렇게 묻자, 모두 다시 고개를 젓는다.

오소마츠형이 슬쩍 울 듯한 표정을 하고서 웃는다.

[그렇, 구나...]

나도, 몰라. 녀석에, 대한 거.

한심하다는 듯 어깨를 떨군 오소마츠형이 낯설어 두렵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하지만........]

이치마츠형이 조용히 뭔가를 꺼냈다.

[이거, ]

그렇게 말하며 보인 건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봉투. 그러나 조금 두께가 있다. 조심조심 안을 들여다보면.

[뭐야, 이 돈!?]

[....우와....엄청나....]

니트인 우리들에게는 평생 볼 수 없을 돈이 들어있었다. 대충 봐선, 20만 정도?

하루에 벌기에는 무리가 있는 금액. 그래, 평범한 방법으로 벌기에는.

[카라마츠 옷에 들어있었어. .......그치만, 돈이 아니라, 이거]

그러면서 이치마츠형이 보여준 것은 그 돈 가장 위에 있던 메모.

[열심히 해준 답례로, 조금 더 넣었어........수고비...?]

[그렇다는 건....]

[설마.....카라마츠형, 스스로 몸을 판 거야!!?]

그때 내 머리에 스친 꺼림칙한 예감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설마.....카라마츠형, 치비타의 외상을, 우리들이 모은 외상을 내려고...?]

무겁고 지독하게 삭막한 공기가 방을 감싼다.

잊혀지지 않는다. 몇 달 전의 그 유괴 사건. 치비타의 오뎅가게의 외상빚이 100만을 넘어서서 일어난 사건. 여섯 명 중에 누구라도 상관없었다. 거기에 선택된 불운한 형, 카라마츠.

집 앞에서 화형 당하고 있는 형에게, 우리들은 뭘 했지? 그래....자는 걸 방해했다며 물건을 내던졌어. 카라마츠형에게.

그리고, 카라마츠형은 전치 수개월이라는 무거운 상처를 입어 몇주전에야 완치 되어.....

완치, 되어.

[설마....다 낫기를 기다렸던 거야...?]

다친 상태라면, 제대로 일할 수 없다. 그리고, 가장 빨리 돈을 버는 방법은 도박이나, “매춘”.

그래서 형은 선택한 것이다. 후자를.

[바보네, 그 녀석......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핫....., 우리들, 전혀 알아채지 못했네....]

그럴게, 카라마츠형의 말을 가로막는 게 일상이었으니까.

그렇게 변명해도 현실은 눈앞에서 우리들을 비웃었다.

[........당분간, 저 녀석한테 눈을 떼지 않도록. 매일 교대로 지켜보자고]

[오소마츠형]

[진실 여부는, 녀석 본인에게 듣고 싶지만. 알고 있잖아? 한번 결정한 일에 대해선, 카라마츠 녀석 엄청 완고하다는 거......그러니까, 그렇게 되기 전에 우리가 돈을 벌자]

[......?]

[100만이잖아? , 치비타의 외상만 없어지면 되는 거 아니야?]

[...., 그렇구나!]

[그렇네! 역시 오소마츠형!]

[좋아. 기한은 일주일! 전원 일해서 돈 벌자고!]

[[[[!!!]]]]

어쩌면. 아닐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오소마츠형의 가설이 맞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진심으로.

 

 

 

 

 

 

 

 

 

 

카라마츠 Side

 

 

 

 

 

[......?]

 

눈을 뜨자, 낯익은 천장이 안녕하고 인사를 건넨다. , 안녕.

살짝 고개를 움직이면, 옆에 형제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아마 잠든 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다고 판단한다.

[, 맞다]

잊지 않도록 의상 케이스 맨 밑에 있는 노트를 손에 집는다.

[오늘 있었던 일, 써야지]

모니터는 힘들었지만, 휴식 시간에 이야미와 하타보, 다용한테 뉴 카라마츠를 위한 조언을 받아서, 나는 흐물흐물 뺨을 늦춘다.

[으음.........]

사각사각 샤프를 움직여 어드바이스를 재검토하고, 스스로 생각한 일들이나 생각을 남긴다. 남의 의견과 자신의 의견을 잘 합쳐 조정하는 것도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한 필수 작업이다.

[......이 정도려나]

노트를 다시 감추고 나는 느릿느릿 잠자리로 돌아간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잠옷을 입고 있군. 형제의 누군가가 갈아 입힌 거겠지.

 

(오늘은 좋은 일뿐이다)

 

 

슬쩍 웃고 카라마츠는 눈을 감는다.

이번주는 푹 쉬고 다음주 초에 다시 아르바이트다. 그러니 제대로 쉬지 않으면.

아래층에서 형제들이 엉뚱한 착각을 하고 있는 줄은 조금도 모르고, 나는 행복한 잠에 몸을 맡겼다.

 

 

 

 

 

 

 

 

* * *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뭐야뭐야!!?]

[카라마츠형!!!?]

[..., 카라마츠?]

[..............]

[왜 그래 카라마츠!!?]

다시 눈을 떴을 때, 온몸을 덮치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근육통에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러버린 나는, 형제 전원을 끔찍한 비명으로 깨우고 말았다. 그러나 통증으로 몸을 구부리며 떠는 내게, 오소마츠형은 뭔가를 헤아린 듯 천천히 머리를 쓰다듬어 온다.

[, 저기, .......뭔가 갖고 싶은 거 없어?]

형한테 어루만져지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동생들 앞에서 그러는 건, 엄청 민망한데.

그런 내게 형이 원하는 게 없냐고 물어온다. 그러고 보니, 어제 갈아입혀 준 건 오소마츠였을 거다. 파카에 넣어뒀던 봉투는 사라져있었으니 아마 동생들을 데리고 술이라도 마시러 가서 돈을 탕진한 거겠지(과거에 전례가 있었고). 여전히 돈에 관해 속이는 방법은 형편없다.

조금 신랄한 눈이 되어 버리는 나를 용서해라. 어차피, [빌려줘]라고 해서 갚은 적이 없으니까.

 

[.....형한테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의미로 말했다. 모처럼의 아르바이트지만 써버렸다면 어쩔 수 없다. 동생들과 사이좋게 마시는데 쓴 거라면(내 돈이지만), 그것이 운명이었던 거겠지.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 몸으론 폐만 끼칠테니까. , 역시 관두자.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여도 아파서, 나는 눈을 질끈 감는다. 오소마츠형이 절망해서 새파란 얼굴을 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카라마츠형 괜찮아?]

[.......카라마츠, ]

[형 괜찮슴까-??]

[카라마츠, 무리하지는 마]

동생들이 입을 모아 걱정스런 모습으로 나를 보는 것이 기뻐서, 통증으로 떨리는 손을 가까이에 있던 토도마츠와 이치마츠에게소 뻗었다.

[......카라마츠형!!]

[카라마츠.......]

꽉 잡아오는 탓에 너무 아파서 견딜 수 없었지만, 나는 용케 미소를 지었다. 다소 경련이 이는 것은 몰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치마츠한테 형이라고 불리는 건 오랜만이군)

 

통증으로 식은땀이 멈추지 않지만, 생각은 귀여운 남동생들로 가득하다. 이런 심한 근육통은 첫 경험이니까 어쩔 수 없지. 우선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야....

[....으윽....괜찮, . 그냥, 조금, 피곤했을 뿐...]

[진짜야!? 거짓말 아니지?]

[거짓말이면 화낼 거라고!!?]

다시 손에 힘을 주는 탓에 나는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두 손을 풀어버린다.

한번에 써버린 근육에 사소한 자극들이 격통이 되어 온몸을 덮치는 지금, 형제들과의 교감에도 기뻐할 수 없다는 것에 슬퍼져 눈물을 흘린다.

물론, 울 듯이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동생들 앞에서.

[......]

[카라, 마츠......?]

아아. 미안하다. 그런 표정을 짓게 하려던 게 아니다.

다만, 근육통으로 정말 움직이기 싫을 뿐.......

[...미안...........]

그렇게 사과하고선, 나는 아픔을 참기 위해 팔을 교차해 자신의 몸을 부둥켜안았다. 통증으로 주책없이 눈물이 흘러넘쳤지만 닦는 것조차 힘들다. 아아, 그치만 뭔가......이 자세 편하구나. 기분이.

얼굴을 덮고 눈을 감는다. 깨워놓고 미안하지만, 솔직히 이 상태로 다시 한번 자고 싶다. 근육이 비명을 지른다. 어쨌든 조금이나마 체력을 회복하고 싶어.

그때 나는 머리가 그 말로 가득했다. 그래서,

 

[..................사과하지 마]

 

쵸로마츠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쏟아지는 졸음에 무너져 정신을 잃었다.

 

 

 









중간부터 마츠들(카라마츠 제외)만 봐서는 시리어스 전개삘인데

 얘들아 미안 이거 개그만화.........


너희가 상상하는 그런거 아니야ㅎㅎㅎ














이걸로 몰아서올리기 끝!!!

좀더 가져오고 싶었는데ㅠ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ㅠㅠㅠ

그건 또 다음에 가져오겠습니다







그리고 뭔가 굉장히 뜬금없지만

제가 당분간 여행을 가서 번역을 못합니다


저번처럼 예약글을 할까도 했는데

그냥 몰아서 올리기로 결정해서

오늘 이렇게 한번에 올렸습니다!




내일부터 28일까지 여행갑니다!


번역은 29일 이후부터 올라옵니다

요청은 짜피 토요일에 몰아서 메일 보내니까

그냥 늘 그랬듯이 방명록에 올려두시면

갔다와서 확인하겠습니다!!



세세한 답글은 무리지만

질문 등은 답할테니 

이런저런 질문이 있다면 댓글이나 방명록에 문의바랍니다

(비번이나 작품 관련 기타등등)





소설을 보시지 않으시는 분들을 위해

마츠만화 게시판에 짧은 공지 올립니다 'ㅂ'

자세한건 그쪽에서!


그럼 다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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