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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NEW 카라마츠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

 

 

 

 

폰코츠라고 놀림 받지 않게 된 건 언제부터더라.

기억을 떠올리려 해도, 오늘도 어김없이 텅텅 빈 내 머리는 답에 이르지 못한다.

[아니야. 괜찮아. 신경쓰지 마]

그렇게 말할 때마다, 힘이 더욱 세지는 동생들의 악력이 우득우득 등을 조여온다.

안타까운 듯이 이쪽을 보고 있는, 거기의 너, 구해주지 않겠나?

5명의 성인 남성에게 끌어안겨진 나는, 이래도? 이래도야? 라고 말하는 힘에 져버려 힘없이 쓰러진다.

 

(적당히, 손을 놔주겠나)

 

아무리 나라도 죽는다.

당황하는 형제들의 목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의식을 잃었다.

 

 

 

 

 

 

 

모든 것은 NEW 카라마츠를 위한 준비였습니다

 

 

 

 

 

 

[............으응....]

눈꺼풀이 무겁다. 랄까, 온몸이 무겁다.

눈을 떴지만, 눈부신 햇살에 다시 눈을 감는다. 태양이 꽤 눈부시군. 지금은 아마 정오인 모양이다.

 

(.........꽤나 깊이 잠들었나보네)

 

 

몸을 일으키려 하자, 온몸에 납덩이를 짊어진 듯한 감각이 끈적하게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이건 좀 심각하군. 설마 다음주도 이렇게 되는 건가....!?

이제야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나는, 근육통이 걸리지 않도록 근력 운동을 조금 늘려야겠다고 다짐한다.

 

(나중에 노트에 써야겠군...)

 

[카라마츠형?]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내게 말을 건 것은, 토도마츠였다.

[....................도마츠?]

[. 나야. 괜찮아?]

낯익은 핑크색 파카를 입은 동생이 걱정스레 얼굴을 내비쳤다. 손바닥이 부드럽게 이마를 감싸며 열이 없는지 확인하는 토도마츠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을 대신했다.

이제 말을 하는 것도 귀찮을 정도로 힘들다. 간단한 질문이고, 굳이 입을 열지 않아도 곤란하지 않을 것이다.

[............., ......마시고...싶어....]

[? 잠깐만]

아무래도 계속 자고있었던 탓인지, 목이 갈증을 호소했다. 자다 일어나 쉰 목소리로 뭔가를 부탁하면, 휙 튀어나가는 막내동생에 (오늘은 친절하군) 볼이 흐물흐물 풀린다. 평소 [형이랑 있으면 창피하다구!!] 라고 하는데, 오늘은 어째선지 옆에 있어준다. 그게 기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넘쳐흐른다.

[.....후후.......]

조금 웃었을 뿐인데, 뺨의 근육이 뭉친 듯한 감각. 근육통의 아픔과 함께, 눈물이 흘러내렸다. 얼굴 근육을 움직이는 것도 몸에 자극을 주는 것 같다.

참으려면 참을 수 있는 고통이었지만, 저린 듯한 감각에는 익숙하지가 않다. 아무래도 당분간 표정을 바꾸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적어도, 근육통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아아. 하지만,

[아프......]

무심코 중얼거리자, 뭔가 통증이 더 심해진 듯한 기분이 든다. 통증은 자각하지 않으려고 할래야 할 수 없다는 걸 실감한다. 게다가 어째선지 눈물샘마저 고장이 난 것처럼 원치 않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닦고 싶었지만 팔을 드는 것도 귀찮아, 결국 멋대로 흐르게 둬버린다.

한심하다.

[, 왜 그래? 카라마츠형!!?]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눈물을 뚝뚝 흘리는 나를 보고 놀란 토도마츠가, 물이 든 잔을 옆에 두고 움직이지 않는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마치 깨지기 쉬운 물건을 만지듯이.

[열은 없었는데.......어디 아픈 거야?]

얼굴을 들여다보며, 작은 것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 조금 당황했지만, 뭐어, 나도 만약 형제가 이렇게 된다면 걱정돼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토도마츠도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

[. , 앉을래?]

토도마츠가 일으켜주려 내 등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순간,

[크앗]

 

---

 

저릿한 통증이 몸을 덮쳐, 나는 꼴사납게 자빠지고 말았다. 게다가 자빠지는 바람에 온몸이 통증을 호소해, 머릿속엔 (아파아파아파)라는 말만 맴돌았다.

[우아아아악....아파악...으윽...]

[, 카라마츠형!!]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토도마츠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아. 미안하다. 애써 물을 가져다 줬는데. 형으로서 이런 한심한 모습을 보여버리다니. 이거 좀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입을 다물고 고통을 참던 순간, 으득, 하는 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감촉.

 

(혀 깨물었다........!!)

 

입 안에 가득 퍼지는 쇠의 맛......오에엑. 신이시여. 이건 시련인가요......오오, 신시이여....

[쿨럭.....커헉....우에에에엑....]

입 안에서 울컥울컥 넘치는 피를 차마 마시지는 못해, 나는 성대하게 토해버렸다. 일단 이불을 버리지 않기 위해 (모두 함께 자는 이불인데, 그 이불이 피투성이면 싫잖나), 손바닥에 토해냈지만 침과 함께 턱까지 흘러내려 버렸다. 이대로면 더럽히고 말아, 라며 움직이지 않는 몸에 채찍질을 해서 겨우 휴지를 뜯어 턱을 닦았다. 토도마츠가 헉, 하는 기척이 느껴졌지만 나는 그것보다도 일단 입을 헹구고 싶었다.

[카라마츠형!! 괜찮아?]

[.......토도마츠......]

[, , ! 여기......]

유리잔에 찰랑이는 물을 입에 머금었다가 근처에 있던 쓰레기 봉투에 뱉어낸다. 하는 김에 피투성이인 휴지도 꾸겨 버린다. 이것으로 피가 말끔히 씻겨내려가 다소 말끔한 기분이 되었다. 솔직히 혀는 아직까지 욱신욱신 했지만.

출혈이 컸지만, 상처는 그다지 깊지는 않은 듯 조금 피가 배어있기만 했다. 이 정도라면 금방 나을 것이다.

다시 입에 물을 머금고 천천히 삼킨다. 아아. , 맛있어. 정말 맛있다.

마치 사막에서 목이 칼칼하게 말랐을 때에 오아시스를 마주한 기분이다. 훌륭하다. 노동은 물이나 음식의 고마움을 깨닫게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것도,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겠지.

그렇게 만족스러워 하고 있던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봉투에 가득 찬 피투성이의 휴지들을 보고 사색이 되어 있는 막내 동생의 모습을.

 

 

 

 

 

◆◆◆




 

 

토도마츠 Side

 

 

 

 

카라마츠형이 깨어났다.

부시럭, 이불을 움직이며, 꾸물꾸물 느릿하게 얼굴을 내미는 형은, 창문으로 비쳐드는 햇살에 눈을 질끈 감았다. 막 잠에서 깬 얼굴이 솔직히 별로다. 늘 상냥한 형이, 이 순간만은 굉장히 언짢아 보이니까.

[.............으응......]

희미하게 목소리가 들렸다. 몸을 일으키려는 거겠지. 뭐랄까, 본 적 없는 느릿한 동작이 굉장히 지쳐보여 마음이 아팠다.

 

(.......정보는, 아직 아무것도 없어)

 

오소마츠형에게 부탁받아, 나는 나만의 네트워크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해봤지만, 아무래도 카라마츠형이 어제 어디서 뭘 했는지에 대해 알아낼 수가 없었다. 아마도, 사람의 눈이 닿지 않을 정도로 이른 시간에 일어났던 거겠지. 그리고 밤, 치비타의 오뎅가게에 갈 때까지, 그 특정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

교우관계도, 단골 장소고 뭐고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들은, 오로지 카라마츠형의 흔적을 잡아내기 위해 뛰어다녔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다. 카라마츠형이 부담해 준 외상값을 위해서도 우리는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 오소마츠형은, 카라마츠형이 갖고있던 20만을, 우리들 형제에게 똑같이 배분하고는, 그걸로 돈을 벌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렇게 말했다.

그래. 우리들이라면 할 수 있다. 이 돈을 몇배로 불리는 것 정도. 그럴게, 이걸로 카라마츠형이 무리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을, 의지하라고)

 

아무 말도 없이, 멋대로 무리하지 마. 그리고, 미안해.

하지만, 분명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만든 건 우리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그에게 어리광부리고 있었으니까.

 

카라마츠형이라면, 괜찮아

 

이라니, 잔혹한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

그 결과가 이거라니. 안쓰럽네-.........누구보다도 상냥한 형이, [도와줘]라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게 만들다니, 너무하잖아.....

[카라마츠형?]

일단은, 깨어난 형에게 최대한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형은 어제......라기보다, 오늘 아침, 이려나. 오소마츠형이 말하길, 약간 멍한 상태였으니까, 기억이 애매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니까 무의식이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을 거절해버렸다는 사실을, 가족을 사랑하는 차남에게 있어 잔혹한 사실이니, 절대 말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정말, 이럴 때만 장남 노릇하지 말라고. 평소에도 그렇게........, 그러면 오소마츠형이 아닌 게 되려나. 기분 나쁘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굳이 일부러 그 사건을 입에 담지 않을 생각이다. 평범하게 말을 걸고, 평범하게 웃고, 평범하게, 평범하게.....평범하게, 하고 있는 거겠지?

[..............도마츠?]

카라마츠형이, 나를 본다. 보고, 있다. 그것뿐인데도 몹시 기뻤다.

[, 나야. 괜찮아?]

겁먹지 않도록 슬쩍, 아주 슬쩍, 이마에 손을 짚었다. 통증을 느끼지는 않는지, 열은 없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내게, 카라마츠형은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마시고...싶어]

[? 잠깐 기다려]

익숙하지 않는 잔뜩 쉰 형의 목소리에, 심장이 지끈지끈, 시끄러웠다. 만약을 위해, 오늘 아침에 만든 그룹 라인 처형부대에 카라마츠형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형들의 [오케이]라는 답이 와, 왠지 안심됐다.

부엌에 들어가 가급적 큰 잔에 물을 가득 부었다.

다 마시지 못하면 내가 마시면 되는 거고, 더 필요하면 다시 내려워 가져가면 된다. 스스로를 그렇게 타이르며 2층으로 올라간다.

[...................]

하지만, 형의 신음에 몸이 굳어버린다.

 

(.......?)

 

통증에 신음하는 그 소리는 분명 바로 앞에 있는 차남의 것. 그 사실을 깨닫자 머리가 새하얗게 된다.

조심조심 가능한 발소리를 내지 않고 침실 앞까지 가면,

 

 

[아프....]

 

 

[――――!!!!]

 

울 것 같은. 아니, 울고, 있는. 카라마츠, 형이.

(설마..........)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혼자서 참아왔던 걸까.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혼자 어떻게든 하려고. 그러다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그래, 바로 어제의 일이다. 카라마츠형이, 쓰러진 것은...!

[, 왜 그래? 카라마츠형!!?]

참지 못하고 단숨에 방문을 열면, 거기에는 예상대로 카라마츠형이 이불에 가만히 누워,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닦지도 않고 가만히 흐르는 눈물은, 마치 카라마츠형에게서 감정을 빼앗아 간 것만 같았다.

 

(멈춰! 멈추라고!! 멈춰어!!!!)

 

그런 바보 같은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틀어막고, 나는 카라마츠형에게로 달려갔다. 눈짓으로 나를 쫓는 카라마츠형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면, 조금 기쁜 듯 웃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열은 없었는데.........어디 아픈 거야?]

머리를 들여다보며 진지하게 눈을 번득이며 물었다. 작은 행동도 놓치지 않도록.

카라마츠형은 눈물을 흘리며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

, 맞아. 완전 까먹고 있었다. 황급히 물을 건네주며,

[. , 앉을래?]

누운 채로 물을 마시기는 어렵겠지. 그렇게 생각해, 일으키려 등에 손을 뻗으면,

[크핫]

[........]

신음과 같은 비명에, 무심코 비명이 따라나왔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카라마츠형이 비명을 지르며 팔로 몸을 감싸안은 채 바닥을 나뒹굴었다. 괴로운지 신음 섞인 호흡을 내뱉었다.

[우아아아악....아파악...으윽...]

[, 카라마츠형!!]

아프고 아파서 견딜 수 없다고 호소하는 듯한 소리. 아아, 신이시여. 어찌 이리 가혹한가요. 왜 카라마츠형인가요. 격통에 몸부림치며 구르는 카라마츠형 앞에서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눈앞이 눈물로 흐릿해지는 것을 꾹 참고,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런 때에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쿨럭.....커헉....우에에에엑....]

입을 틀어막은 카라마츠형이 기침을 반복한다. 뭔가 토해냈어? 어제는 특별히 뭐 먹은 것도 없었다고 치비타가 그랬는데............만약 위액을 토해내는 거라면 위험하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손바닥 사이로 보이는 건 새빨간 피였다.

 

 

 

(...............)

 

 

숨이, 멎는다.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다.

 

머릿속이, 카라마츠형이 토해낸 피로 가득차서, , , 아아아아아.

혼란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 날 정신 차리게 만든 건, 언제나 초6 멘탈이지만, 여차하면 우리들의 정점에 서는 장남.

 

괜찮아. 오늘은 토도마츠, 네가 카라마츠를 돌봐

내가?

아아. 저 상태면 오늘 하루는 제대로 못 움직일 거야. 토도마츠 너라면 집에서도 정보수집 가능하잖아?

 

――너라면, 할 수 있어.

 

 

날 믿고 맡겨줬어.

 

 

(내가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잖아!!)

 

[카라마츠형!! 괜찮아?]

기침이 조금 가라앉은 틈을 타, 나는 카라마츠형에게 말을 걸었다.

[.......토도마츠...., ]

거친 호흡을 좀 가다듬은 형이, 힘없이 기댄다. , 그러고 보니 물을 달라했었지!

[, , ! 여기...]

물이 든 잔을 건네주고, 물을 마시는 거라 생각했던 형은 물을 입에 머금었다 근처에 있던 봉투에 기세 좋게 뱉어냈다. 그걸 여러번 반복하면서 피투성이가 된 휴지도 봉투에 버렸다. 그 행동을 나는 잠자코 볼 수밖에 없었다.

 

 

(, 냄새..........)

 

 

방안 가득 퍼지는 쇠 냄새가 코에 들러붙었다.

카라마츠형은, 반쯤 줄어든 잔을 기울여 겨우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꿀꺽, 꿀꺽하고. 맛을 음미하듯 아주 천천히.

나는 조용히 봉투를 치웠다.

물을 마시고 약간 기분이 좋아진 듯한 카라마츠형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나를 본다.

[고마워. ]

[, 으으응....신경쓰지 마. , , 이제 쉬어. 힘들지?]

[........그렇네.....여긴 모두에게 민폐일지도 모르니, 손님방으로 갈까]

[..........]

그렇게 말하고 느릿느릿 몸을 일으킨 카라마츠형은 비틀거리면서 일어섰다. 감기에 걸렸을 때, 우리 형제들의 격리방 같은 장소. 그런 쓸쓸한 곳에, 카라마츠형 혼자 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나는 다급히 외쳤다.

[신경 쓰지 마, 카라마츠형! 여기서 쉬어!]

[?]

[, 가 아니라구!! 아무튼...오늘은 여기서 쉬어!! 몸에 무리가면 안 되잖아]

필사적인 내 모습에, 카라마츠형은 의아한 표정을 하면서도 다시 이불로 돌아갔다. 아마 내 모습이 이상하긴 해도, 그 이유까지는 모르는 모양이다. 어차피,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소홀히 해버리는 사람이니까.

[조금 있다가 죽 가져올게. 얌전히 자고 있어]

그렇게 말하며 일어서자, 카라마츠형이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감는다. 작고 정갈한 숨소리가 들리고서야 나는 겨우 한숨을 토했다.

일단 방에서 나와 거실로 내려갔다.

손에는 아까 쓰레기통으로 쓰였던 봉투를 들고서, 슥슥 라인에 들어가 처형부대그룹에 아까의 상황을 전한다.

역시 피를 토한다는 말에(일단 봉투속도 찍어 보냈다) 형들도 동요한 것 같지만, 알아낸 게 없는 상황이라 카라마츠형에게서 눈을 떼지 말라는 말만 전한다. 아무도 없지만 혼자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형.........]

상냥한 형을 위해서라도, 나는 나대로 정보를 모으기 위해 폰으로 인터넷에 들어갔다.

 

 

 

 

 

 

 

◆◆◆

 

 

 

 

 

 

이치마츠 Side

 

 

 

 

 

카라마츠형이 피를 토했어

 

 

평소 잘 들도 다니지 않는 휴대폰으로 진동이 온 순간 바로 눈에 보인 것은 저 한마디.

그 뒤에 따라 올라온 것은 쓰레기봉투. 안에 빨갛게 물든 휴지가 대량으로 차있는 것을 보고 단숨에 몸이 굳었다.

 

 

물을 좀 마셨더니 진정한 것 같아. 지금은 자고 있어

 

 

라고 덧붙여진 말에 조금 안심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들은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 네트워크는 솔직히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고양이들은 야행성. -끔 아침에 활동하는 고양이도 있긴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라 좀처럼 없다.

그래서 골목에서 고양이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조금이라도 카라마츠의 흔적을 아는 녀석이 없나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나뿐만이 아니다. 쥬시마츠와 쵸로마츠형이 거리를 누비고 있는 것이 보였고, 오소마츠형은 오소마츠형 나름의 연줄을 써서 조금씩 목표를 좁히고 있을 것이다. 토도마츠도 카라마츠의 간병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쿠소마츠가......]

신경쓰게 만들다니. 무심코 맘에도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인다.

오랜 버릇이 되어 버린 막말은 자신의 의사를 무시하고 튀어나온다.

사신을 걱정하고 있다. 어제 밤에는 몇 번이나 깨서 카라마츠가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했다.

어제 오소마츠형과 함께 침실로 옮길 때의 그 온기가 아직 팔에 남아있어, 무심코 팔을 문지른다.

카라마츠는 형제 중에서도 유독 상냥한 녀석이다. 누구보다 사랑을 존중하고, 사랑을 외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는 안쓰려운 녀석. 그리고 이런 잉여쓰레기인 내게 진지하게 믿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도, 카라마츠뿐이었다. 다른 형제들도 나를 생각해주긴 하지만, 몇 번이나 뿌리쳐도 계속 손을 내밀어오는 건 카라마츠였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새 그 손을 놓아버린 것 같다.

상태가 이상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안쓰러운 말투가 사라지고, 카라마츠 Girl이라는 존재를 기다리지도 않고, 그저 멍하니 밖을 바라보고 있는 등. 문득 일찍 눈이 뜨여 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카라마츠의 등을 본 건, 아마도 나뿐.

 

(그때, 어디로 가는 거냐 물어봤다면)

 

라는 후회가 머리를 스쳐갔지만, 오소마츠형은 [고민할 틈이 있으면 달려!! 네가 할 수 있는 일, 알고 있짢아?] 라 말했다. 뭐라해도 역시 장남이라 생각하며 씁쓸한 미소다 떠오른다.

지금 우리 형제들은 카라마츠형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다.

 

 

(왜 의지하지 않는 거야!)

 

 

그렇게 말한 건 누구였더라? 아마, 다들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구해달라고 말할 수 없게 만든 건...........히힛....정말, 우리들은 바보네.......]

 

 

소중한 사람이 곤경에 처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어쩌면 형은 조금씩 SOS 신호를 보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카라마츠였기에 우리는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녀석은 전 연극부 에이스. 쓸데없는 연기력으로 어려운 일이 있어도 혼자서 해결하려 하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뛰어다니고 있어도 녀석을 모르겠지.

 

 

 

 

(어째서 구해주는 건가?)

 

 

 

머릿속에서 카라마츠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아. 그렇네요. 너는 항상 무시당하고 있으니까 이런 상황이 의아하겠지.

이렇게 된 건 우리들 탓이라고 말해도, 너는 [내 잘못이다!] 라며 스스로 해결하려 하겠지.

우리들의 마음은 어떻게 되는 거야? 이렇게 뛰어다니며, 널 도와주려는 우리들은.

[냐아-]

[....... 고마워]

발밑에 바짝 다가오는 고양이에게 감사를 표하고, 나는 다시 뛴다. 운동은 싫어하지만, 그런 불평을 할 틈은 없다. 시간이 많지 않다. 만약 정보를 얻지 못하면 카라마츠형은 아마 또 다시 혼자 사라지고는 만신창이의 몸으로 돌아오게 될 거다. “도와줘라는 말을 안쪽 깊이 삼키고. 평소의 자신을 연기하며.

카라마츠가 연기에 들어가면 오소마츠형이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 정도로 완벽한 가면을 내보이는 것이 뛰어난 차남.

약점을 보이지 않고, 동생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할 정도라면 자신의 몸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한이 있어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다. 카라마츠형이라는 사람은.

 

 

[......단서.....찾아야 해. 절대, 용서하지 않아]

 

 

기세 좋게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골목으로 발길을 돌린다.

아주 조금이라도 형의 흔적을 찾기 위해.

 

 

 

 

 


◆◆◆


 

 

 

 

 

쵸로마츠 Side

 

 

 

 

부모님도 카라마츠도 깊게 잠든 심야.

우리 형제는 거실에 모여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성과가 있었던 녀석, ]

오소마츠형이 그렇게 말했지만, 손을 드는 녀석은 없었다. 물론, 나도....

[........첫째날부터 성과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좀 맥빠지네...]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난폭하게 헝클이는 행동은, 오소마츠형이 초조할 때 나오는 버릇이다. 아마도, 오소마츠형의 연줄을 써도, 카라마츠의 정보는 손에 넣지 못한 거겠지.

[가장 손쉬운 방법은, 녀석한테 직접 뭘 했는지 묻는 거겠지만........]

그렇게 말하면, 전원이 2층에서 자고 있을 카라마츠를 생각하며 위를 올려다보았다.

[녀석은 형제들 중 가장 고집이 세니까 말이지. 아마 우리에게 민폐를 끼칠 거라 생각해서 절대 입을 열지 않을 거야]

카라마츠를 가장 잘 알고있는 오소마츠형의 말이, 쿡쿡 가슴을 찔렀다.

민폐를 끼칠 거다! 그렇게 말하며 곤란한 표정으로 웃을 것이다. 형제들이 다치지 않는다면 그만이다. 그렇게 말하며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마츠노가의 차남이다. 그 상냥함이 지금은 지독하게 밉다. 화풀이라는 걸 알고 있어도, 감정을 절제할 수 없다.

 

[시간은, 멈추지 않아. 사태는 심각해. 일각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아]

 

오소마츠형이 탁자에 손을 얹는다.

[내일도 오늘과 마찬가지야. 다만, 다음 간병 담당은 쵸로마츠. 네가 하도록 해. 카라마츠에게서 눈을 떼지 마. 작은 사인이라도 라인에 바로 알려. 토도마츠는 밖에서 정보수집 맡길게!]

[알겠어]

[!]

[일단,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상태를 다시 한번 제대로 알려줘. 라인에서 말한 것 외의 일이나, 생각나는 건 뭐든 말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물어보러 다니느라 지친 우리들을 맞이한 것은, 집에서 정보 수집을 하던 토도마츠와 카라마츠였다. 그러나 카라마츠는 여전히 시퍼런 안색으로 잠들어 있었으며, 토도마츠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바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려는 우리를 막아선 오소마츠형은, 아마 이때를 위해 참았던 거겠지. 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막내 동생을 파악하고서.

 

 

(이럴 때만, 장남답다니까....)

 

 

우리들도 그런 장남의 신뢰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오늘이라는 날을 허비하고 싶진 않았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정보를 얻는 것. 그게 목적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카라마츠를 소홀히 한다면, 그야말로 본말 전도. 잘못하면 카라마츠를 잃게된다. 그런 예감이 들었다.

불안한 우리를 둘러본 토도마츠는, 결심한 듯 꿀꺽, 침을 삼켰다.

[이거.............]

그러며 내민 건, 라인에 올렸던 피투성이의 휴지들이 잔뜩 든 쓰레기통. 새빨갛던 그것은 말라버려 이미 지저분한 갈색으로 변해 있어, 그것을 전부 카라마츠가 토해냈다고 생각하니 오싹해졌다.

[카라마츠형......혹시.......어쩌면........]

토도마츠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 건, 카라마츠가 병에 걸렸다라는 가정.

[피를 토한다는 건 내장이 상해있는 거라고 생각해. 카라마츠형.....겉의 상처들은 낫고 있는 것 같지만...어쩌면...]

[그만해!!!]

이치마츠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거실에 울렸다.

[, 그녀석이 죽을 리가 없잖아.....그런.....아플 리....없다고........]

입술을 바르르 떨며 아니라고 외치는 이치마츠에게,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평소 신랄한 태도로 녀석을 대하는 주제에, 솔직해지지 못하는 동생. 카라마츠가 믿고 있다라는 말에 매달리는 이치마츠. 그러니까 그 가정은 무서울 정도로 그의 머리를 뒤흔들고 있는 거겠지. 나도 그러니까.

[그러고 보니.....카라마츠형.....앞으로, 조금이라고....치비타한테 그랬다고 했었지?]

쥬시마츠의 말에 전원이 헉, 하고 숨을 삼킨다.

[어이어이....설마, 예측이 아니라 확정~? 그럴거면 알기 쉽게 확 변하라구~]

[닥쳐, 쿠소장남!]

이런 때에도 오소마츠형은 평소와 다름없다. 그러니 나도 평소대로 츳코미를 날린다. 저기, 카라마츠. 평소의 나는, 어떤 느낌이었어?

[, 의사한테 가자!]

[안돼. 저 녀석은 지금 몸 전체에 고통을 느끼고 있어. 움직이면 안돼!]

[데카판 박사는 뭔가 연구우-? 가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적혀있었어!]

[이럴 때에는 좀 있으라고!! 정말 도움이 안 된다니까!!]

남에게 분통을 터뜨려도 소용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외치지 않을 수 없다. 카라마츠. , 뭘 한 거야? 뭘 숨기고 있어? 우리에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뭐야?

[........카라마츠형은 말야....계속, 아파아파, 하고 외치고 싶은 걸 우리에게 숨겨왔던 거야]

[쥬시마츠...]

툭툭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눈물. 정신 차려보면 내 옆에 있던 토도마츠도, 건너편에 앉아있는 이치마츠도 전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눈앞이 뿌옇게 흐려진다. 이제 무너지기 직전이다. 아아, 안 된다. 나도 눈물샘이 고장난 것 같아.

눈물이 흘러넘치고, 오소마츠형을 보면 형도 울고 있다. 흐느끼는 소리는 들렸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카라마츠가 보면, [왜 그러나!?] 라고 자신의 일은 내팽개치고 걱정하겠지. 상상하니 무심코 웃음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이내 울부짖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울지 마]

[오소마츠형......]

잠시 후, 오소마츠형의 목소리가 우리를 달랬다. 눈가를 붉히면서도, 흐느끼면서도 오소마츠형은 평소의 얼굴로 웃는다.

[우리는 무적의 악동, 마츠노 여섯 쌍둥이라고? 우는 건 다 해결된 다음에 실컷 웃어서 녀석을 곤란하게 만들자고!]

그러니까, 우는 건 이걸로 마지막. 참는 거다?

그렇게 말하고, 휴지를 통째로 건네준 형에 우리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괜찮아. 아직 시간은 있어. 우리들이라면, 할 수 있어!]

[[[[아잇--!!!]]]]

 

 

 

 

 

 


◆◆◆ 




 

 

 

카라마츠 Side

 

 

 

 

 

 

 

그로부터 3일이 지났다. 이야-, 이렇게나 근육통이 길어질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아직 통증은 여전하니까, 내일 모레까지는 완벽히 회복할 거라고 예측한다.

매일 아침 항례인 것처럼, 심한 근육통에 대한 격통의 비명으로 형제를 깨워버려 미안한 마음에, 손님방에서 잔다고 해도 아무도 찬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기에 있어]라며 이불에서 나오게 해주지도 않는다. 뭐어, 근육통 때문에 나갈 수도 없으니 상관없지만.

하지만, 이상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형제들이 뭔가 속닥거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도 나를 빼놓고. , 여기서 예측 가능한 건 단 하나.

 

 

(아르바이트, 들킨 건가?)

 

 

큰돈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파칭코나 경마로 착각해줬으면 했으나, 그날밤 내가 쓰러지고 말았으니 파칭코와 경마에서 땄다는 변명은 할 수가 없다.

일단, 들키지 않기 위해, 알바하는 공장은 다용의 공장 안쪽의 가장 복잡하고 알아내기 힘든 장소로 정했고, 협력자로 하타보와 이야미도 있다. 입막음도 제대로 하고 있고, 무엇보다 이야미도 [오소마츠들에게 알려지면 귀찮으니, 카라마츠도 잠자코 있으라잔쓰] 라고 못 박아 둬서, 나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나저나 첫날은 토도마츠, 어제는 쵸로마츠, 그리고 오늘은 이치마츠가 곁에 있다. 같은 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불에서 자는 나를 간호하는 형제들의 다정함이 기뻐 칭찬하고 싶지만, 표정 근육 하나 움직이기만 해도 아파서, 기본적으로 그냥 자거나 가만히 천장을 지켜보거나 하고 있다.

 

 

(, 움직이고 싶어)

 

자는 것도 이젠 질리고, 근육통도 꽤 괜찮아졌으니 슬슬 헬스라도 할까. 라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자, 곧바로 이치마츠가 [자라고, 쿠소마츠] 라며 이불로 다시 밀어넣었기 때문에 실패했다.

[.......쿠소마츠]

[......................]

표정으로, [뭐야?] 라고 물으면, 눈썹을 찡그리며 혀를 찬다.

[뭔가, 말하라고]

[...........이치, ......]

그렇게 말해도.....뭘 말하는 건가?

머릿속이 의문으로 가득해, 그냥 귀여운 남동생의 이름을 부르면,

[........카라마츠]

 

 

(? 에에에에?)

 

 

왜 울 것 같은 표정인가? 모르겠다. 귀엽긴하지만, 미안. 나 멍청하니까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고!? 뭔가 한 건가?! 나 뭔가 했어!? 그치만 말하는 것도 표정을 바꾸는 것도 솔직히 아직 아파서 잠자코 있으면,

[,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거야......]

울먹이는 이치마츠에 나는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했다.

귀여운 동생이 울고있는데, 아무것도 안 하다니 그런 건 형이 아니다. 아픈 몸에 채찍질을 해 겨우 부스스한 머리에 손을 뻗는다. 하지만,

[..................!]

[, 카라마츠!!]

 

 

-------

 

 

3일 전보다는 덜하지만 아직 완벽히 완치됐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여전히 팔을 뻗기만 해도 저릿한 통증이 몸을 덮친다. 그래도 참지 못하는 고통은 없다. 나는 당황하는 이치마츠를 안심시키며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션 컴플리트! 솔직히 전신 통증으로 미소를 유지하는 건 잊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완벽하닫고 생각한다.

[괜찮, 은가?]

[.................]

어떻게든, 쥐어짜내 그렇게 말하면, 이치마츠는 더욱 울 것 같은 표정이 된다. 어째서? 왜지? 내가 울 것 같다만.

[왜 날 걱정하는 거야!!! 자길 걱정하라고!! 바카라마츠!!! 네가 그러니까....그러니까...!!]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인 이치마츠가 나를 쳐다본다. 내가 멍청한 표정을 하고 있음을 알아챈 거겠지.

 

 

(설마.......걱정하는 건가!?)

 

 

그 이치마츠가.

[...........싫어...........................]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나를)

 

언제나 꺼져라든가 죽어라든가 말하는 녀석이라, 그 말은 매우 기뻤다.

 

(너는, 정말이지 상냥한 녀석이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굴하고 도M인 어둠마츠가 되어버렸지만, 나에게는 귀엽고 귀여운 남동생이다.

아픈 몸에 채찍질을 해가며 간신히 일으킨 몸으로 쓰러지듯이 이치마츠에게 달려들어 안는다. 파르르 팔이 떨리지만 근성으로 버틴다. 버텨라!! 내 근육!!

근육에 신경 쓰고있던 나는 전혀 몰랐다.

아까의 말과 몸의 떨림에 의해, 이치마츠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


 

 

 

 

오소마츠 Side

 

 

 

 

 

[좋아. 정례회의 시작하자고-]

언제나의 깊은 밤. 오늘로 3번째인 회의의 주역은 아까부터 내 옆에서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치마츠다.

[일단, 이치마츠. 너부터 보고 부탁해]

그렇게 말하면 눈에 띄게 몸을 움찍하는 이치마츠. 어이, 이마에 땀, 엄청나다구.

나는 잔뜩 긴장한 얼굴로 이치마츠를 본다. 동생들도 마찬가지로 카라마츠의 상태가 궁금하다는 듯한 시선으로 이치마츠에 집중한다.

이윽고 심호흡을 반복한 이치마츠가 우리를 바라본다.

[오늘, 카라마츠한테 말했어. 자기 자신을 걱정하라고...]

[오오]

츤이 지나친 이치마츠에게 있어, 꽤나 제대로 된 말이다. , 그 멍청한 녀석이 어떻게 받아들였냐가 문제지만.

[그런데]

[.......그런데?]

단번에 새파랗게 질린 채 고개를 숙인 이치마츠에게 토도마츠가 울 듯한 얼굴로 말을 재촉한다.

 

 

[그 녀석, .............싫어하잖아, 나를이라고........말했어]

 

 

, 하고 목이 울린다.

땀이 한번에 등을 타고 흐르는 감각이 지독히도 추웠다.

[그대로, 탈진한 채로 내게 달려들어 안겼어. 덜덜 떨면서...........]

마치, 무서운 것을 필사적으로 참는 듯이.

[...........너희들한테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인지도 모르지만...]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동생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나는 모두에게 참혹한 말을 한다.

[카라마츠는, 어쩌면 우리들 형제에게 공포심을 갖고 있는지도 몰라. 중요한 건, 그게 무의식이라는 거지]

[무의식...?]

쵸로마츠가 의아하다는 듯 그렇게 묻는다. 다른 동생들은 내가 한 말에 심한 충격을 받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그 질문이 고맙다.

[카라마츠는 무엇보다 우리 형제들을 좋아해. 하지만, 그 유괴사건에서 우리들의 태도.........너희들, 그 일에 대해 사과한 녀석 있어?]

그렇게 물으면, 쵸로마츠와 쥬시마츠의 손이 슬쩍 올라간다. 이놈들은 비교적 솔직한 편이니, 제대로 사과했을 것이다.

[나도, 사과했어. 뭐랄까, 그 뒤에 평소에도 있는 일이잖아? 과장하지 말라고~ 라고 덧붙이고 웃어넘겼지만....]

솔직하게 사과한 두 사람과 달리, 우리들은 분명 솔직하게 사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카라마츠는 그걸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절망? 아니면 실망? 어느쪽이든 문제다.

하지만 그 감정을 심어준 것은 틀림없이 우리들. 지독한 악순환.

[이제 와서 빌어봐도, 그 녀석, 무슨 일이냐며 고개 갸우뚱거렸다고?]

살짝 깨어있을 때를 노려 그렇게 말을 건 내게, 카라마츠는 그저 의아한 듯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무것도 담고 있찌 않는 유리 같은 눈으로.

하지만 건드리면 몸을 움찔거리며 자신을 지키는 듯이 팔로 몸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거절하는 듯이 몸을 둥글게 말았다.

 

 

(건드리지 말아줘. 제발)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 심한 충격을 받았다. 그치만,

[녀석은 그것 이상의 충격을 받았을 거야.........]

유괴되어 바다에서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결국 화형. 그리고 우리들의 물건 세례.

게다가 중상을 입은 카라마츠를 치비타는 방치하고 돌아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난 엄마가 카라마츠를 발견할 때까지 그는 차가운 현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 먹고 싶다고 했었지]

 

 

 

형제와, 배가 먹고 싶다

 

 

치비타에게 끌려간 술집에서 외친 말이 그거라니, 녀석은 얼마나 우리들을 좋아하는 걸까....

[너희들 돈은, 얼마나 벌었어?]

[........나는 노가다 단기 아르바이트로...일단 15]

[잘했어, 쵸로마츠. 이치마츠는?

[.........고양이 카페에서 10..]

[쥬시마츠는?]

[나는 말이지! 주식으로 일단 30!!]

[우에에에에에에!? 너 주식 같은 거 했었어!??]

[노숙자 아저씨한테 배웠어!]

[대단하네-!! 토도마츠는?]

[나는 수수하지만, 만남계 사이트의 아르바이트. 좀 당당하지 않은 알바지만, 수입은 좋았어 12]

[그럼 오소마츠형은 얼마나 모았어?]

쵸로마츠가 내게 물었다. 나는 히죽 읏으며,

[~? 나는 50!]

돈 뭉치를 들어보이자, 동생들의 안색이 바뀐다.

[뭘 한 거야!?]

[판 검까!? 몸이라도 판 검까 형!?]

[그런...오소마츠형까지......]

[진정하라고-!!! 이거야 이거!]

바스락.

밥상을 세게 내리친 것은 경륜 신문이다.

[, 도박 외의 일은 안 한다고-!]

[결국 도박이냐!!이 쓰레기가!!]

[시꺼-! 돈 버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했잖아!!?]

[!! 그치만, 이걸로 100만 모았어!]

토도마츠의 기쁜 목소리가 거실에 울린다.

[이로써 치비타에게 외상값을......]

[그 뒤에는 녀석에게 성심성의껏 사과해야지]

그렇게 정하고 치비타에게 연락을 하면, 지금까지의 외상을 제외하고 다소의 거스름 돈이 남았다.

[남은 돈은 카라마츠에게서 빌린 돈이네. 나중에, 배 사다가 녀석이랑 같이 먹을까?]

치비타에게 내일 돈을 갚겠다고 전달하고 전원 침실로 향했다.

소리를 내지 않고 방문을 열면, 카라마츠의 조용한 숨소리가 들렸다.

[내일 제대로 사과할테니까]

 

 

(다시 한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줄게)

 

분명 이걸로 괜찮다고. 그렇게 믿고 우리는 눈을 감았다.

 

 

 

 

 

 

다음날, 예정대로 치비타에게 외상을 전부 갚고, 빌린 돈과 여러 가지를 넣어 카라마츠에게 돌려주자, 카라마츠는 의아한 듯 돈봉투를 바라본다.

[치비타의 외상은 전부 갚았어. 그러니까, 카라마츠가 무리하게 외상값을 갚을 필요는 없어]

쵸로마츠가 그렇게 말을 걸지만 카라마츠의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우리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어째서?]

어느정도 괜찮아졌을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느껴진다.

[......카라마츠, ?]

쥬시마츠가 카라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카라마츠의 얼굴은 여전히 똑같다. 다만 곤혹스러움을 살짝 띤 무표정으로 봉투를 쥐고 있다.

[...............................필요없었.......건가....]

나직이 중얼거린는 탓에 목소리가 작아서 제대로 못 들었지만, 고양이눈이 된 쥬시마츠와 시선이 마주친 우리들은 서로 아이컨텍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지시한다.

 

(쥬시마츠, 이번에는 네가 간병역할)

(아이아이!!)

 

쥬시마츠만 남기고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간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아직 남았다.

[젠장. 카라마츠에게 저런 눈을 하게 만든 녀석을 빨리 찾아야겠어!!]

[이러쿵저러쿵 할 시간이 있으면 빨리 움직이라고 장남!!]

[너희들 요증 나한테 너무 차가운 거 아냐!?]

그런 수다를 떨며 다급히 뛰어나간다. 나사 하나 빠진 듯이 멍하니 있는 카라마츠의 흔적을 찾기 위해.

 

 

 

 

◆◆◆



 

 

 

카라마츠 Side

 

 

 

 

 

오늘로 6일째. 몸도 완전히 좋아졌고, 지금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그저께는 쥬시마츠. 어제는 또 쵸로마츠가 간병을 했지만, 근육통도 없어졌고 오히려 몸을 움직이고 싶어 안달난 상태다.

[이제 건강하니까 괜찮다]

그렇게 형제에게 말했지만, 정말이야?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니지? 라며 뭔가 중환자처럼 대해서 혼란스럽다.

공교롭게도 표정 근육만은 아직 뻣뻣해서, 표정을 마음껏 움직일 수는 없지만 얘기하는 건 어느정도 부드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어쨌든, 계속 잠만 자니까 목이 건조해지고, 물이 마시고 싶어 일어나면 근육통에 시달리고, 좀처럼 엉망인 나날이었다, 라고 절실히 실감한다.

게다가, 죽이나 우동도 이젠 질린다. 가능하면 고기가 먹고 싶다. 많이. 특히 카라아게가 먹고 싶어서 참을 수 없다.

[편의점, 갈까]

간단히 움직이기 좋은 거리고, 무엇보다 이 근처 편의점의 카라아게는 일품이다.

그제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치비타의 외상을 전부 갚았다며 동생들이 뭔가를 건네주었다. 그것은 이미 써버리고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나의 아르바이트비 20.

 

,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걱정할 필요 없었던 건가

 

라며, 맥이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싶어도 볼이 잘 움직이지 않아서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지만, , 어떻게든 됐겠지.

형관에서 신발을 신고 문을 열면,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 것 같지만 분명 기분 탓일 거다. 아직 완전히 나은 게 아니라 걸음이 느리므로, 모두와 함께 가면 민폐가 될 거다. 심려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아아-. 오랜만의 외출이군)

 

 

게다가 오늘은 날씨도 포근한 게, 왠지 잠이 쏟아질 듯한 따스함.

[하늘도 푸르고. -. 세라비-!]

이런 최고의 날에 첫 외출이라니, 역시 나. 공기를 읽을 수 있는 남자!!

들뜬 기분으로 편의점에 도착하자마자 카라아게 2종류를 사서 밖에 나옴과 동시에 하나를 입에 머금었다.

쫘악-.

육즙이 입 안에 가득 퍼진다. 코를 스치고 지나가는 매운 후추의 향이 훌륭하다.

[....맛있어......]

싱거운 죽과 우동도 맛없지는 않았지만, 성인 남자로서 그 식사는 솔직히 힘들었다. 거실에서 평범한 밥을 먹고 있는 형제들이 너무도 부러웠다!!

[담배를 끊으면 살이 찐다고 하던데.....]

카라아게가 너무너무 맛있다. 평소에도 좋아해서 먹지만, 오늘 먹은 카라아게는 지금까지 먹은 것들 중에 최고로 맛있다고 생각했다.

싱거운 음식들의 연속과, 단기 금연으로 인해 싱거움에 길들여진 혀에 강렬한 후추가 뿌려진 카라아게는 단연 최고일 것이다.

 

(마지막 하나는 음미하면서 먹자)

 

좋아하는 음식은 마지막에 먹는 타입인 나는, 당장 크게 입을 벌리고 사랑스러운 카라아게를 입에 넣으려는 순간,

 

 

.

 

 

 

――.

 

 

 

 

[]

[어이! 이 새끼!! 눈을 어따 두고 다니는 거야!?]

, , , .

떨어졌다. 떨어졌어. 떨어져떨어져떨어져떨어져떨어져. 나의, , 지막, 카라아게...!!!

길에 흔한 양아치(게다가 학생. 어이 학교는 어디냐)는 큰 키로 나를 내려다보며 외쳤다.

[.................]

[아앙!? 임마!! 씹냐?!]

녀석은 멱살 잡혀있는 내게 그렇게 지껄이고는, 카라아게를 짓밟았, .

 

 

 

――빠직.

 

 

 

[....새끼가아아아아아아아!!!!!!!!!!]

오랜만의 카라아게에 무슨 짓이냐!!!! 분노를 담아 어퍼컷을 날리면 양아치의 몸이 붕 뜨더니 콘크리트 바닥에 그대로 내팽개쳐진다.

[, 이 자식!! 무슨 짓이야!!?]

그러자 뒤에 있던 동료라고 생각되는 학생 군단.....아마 15명 정도? , 달아나지 못하도록 나를 빙 둘러싸고는 히죽거렸다. 아아.......오랜만이군. 이 감각.

피가 용솟음치다, 라고 하던가? 아니, 즐거워 날뛴다고 하는 편이 좋으려나.

나는 할짝, 아랫입술을 핥고 입꼬리를 슬쩍 올려 웃고는,

 

 

 

[덤벼, 망할 자식들아]

 

 

 

음식의 한의 무서움, 그 몸에 심어주마!!!

 

 

 

 


 

 

 

그리고 십분후.

멋지게 승리를 쟁취한 나는, 양아치들의 지갑에서 민폐를 끼친 대가를 살짝 빌렸다. 빨리 튀김을 사서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면,

[, 아야야...]

역시 나도 그렇게 멀쩡하지는 않았다. 옷은 흙으로 더러워지고, 얼굴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몸에는 푸른 멍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모레엔 일도 있으니, 목욕탕은 피하고 당분간은 집에서 목욕을 해야겠다.

조금 방심해 또 혀를 깨물어버린 탓에 입에 살짝 감도는 피맛이 기분 나빴다. 카라아게는 다음으로 미루는 편이 좋았을지도....라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카라아게....고기.....고기, 먹고 싶어......)

 

몸은 고기를 원하는데 입에 퍼지는 건 아까의 후추 가득한 카라아게가 아니라 쇠 맛이었다.

[. 역시 좀 더 패주는 건데]

야만적이라고? 남자 형제들 틈에서 살아온 내게 이런 싸움은 고등학교 때부터 일상적인 일이었다.

일단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등을 돌린다. 입 안에는 아직 끈적하게 피가 묻어나는 감각에 몇 번이나 뱉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하는 수 없이 중간에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거기서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

[카라마츠형!!]

[카라마츠!!]

[너 어디 갔던 거야!!]

그렇게 말하며 다가온 것은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 3.

 

 

(3명을 만나다니.......타이밍이 나쁘군)

 

 

토도마츠가 재빨리 내 옷의 얼룩을 알아차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나는 여전히 입안의 피를 뱉어내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무슨 일이야, 카라마츠형?]

[카라마츠형!! 피 냄새가 남다!!]

[!? 그게 정말이냐 쥬시마츠!]

 

 

(- 마이 쥬우시마아아아아아아아아츳!!!)

 

 

잠자코 있었으면 했다!! 아아. 부탁이다. 그렇게 걱정하지 마라. 그냥 싸운 것뿐이니까! 그냥 혼자 혀를 씹었을 뿐이니까!

[카라마츠형?]

[, 쿨럭]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안에 쌓인 피들이 말보다 빨랐다.

성대하게 피를 토해내며 바닥을 더럽히는 내게, 동생들이 새파랗게 질린다. 아아. 정말 미안하다. 싸우는 모습은 별로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공원에 설치된 음수대에 쥬시마츠가 데려다주면, 나는 몇 번이고 입을 헹궈낸다. 피맛이 희미해져 감과 동시에 온몸에 힘이 빠졌다.

 

 

(아아. 역시 재활을 대신하기엔 좀 무리였는지도...)

 

 

계속 자고있던 몸으로 싸움은 몸에 상당히 무리였던 것 같다. 동생들의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역시 형제들이 있다는 안심감에 져서 나는 눈을 감는다.

 

2번째 각혈을 보고 동생들의 착각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건 꿈에도 모르고서.

 

 

 

 

 

 

 

 

 

 

 

 

 

 


오타 많을지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 번역할 때

엄청 딴짓하고

멍하니 번역했슴다ㅠ

그래도 일단 확인은 했는데

오타 있을지도 모르겠네여ㅠㅠㅠ


개강으로 의욕상실이랄까.....

아직 학교 안 갔지만


ㅎ........학교 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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