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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오지 않지만

 

하늘하늘한 레이스도, 눈부신 보석도 아직은 없지만.

왕자님과의 만남은 의외로 금방.

 

......일지도 몰라.

 

 

 

 

 

보기와 달리, 상당히 몸단장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피부 관리도, 몸매 유지를 위한 운동도, 성가신 긴 머리의 보습 케어도 거르지 않을 정도다. 어째선지 막내 동생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지만, 메이크업도 패션도 유달리 신경을 쓴다.

손톱도 관리하고, 가슴 마사지는 최근 몇 년간 거른 적이 한 번도 없다. 게다가 겨울에도 털관리를 쉬지 않는다.

자신의 노력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부분은 해두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왜냐면, 마츠노가 장녀, 여섯 쌍둥이의 둘째인 마츠노 카라마츠는,

유일한 딸, 유일한 여자형제라는 가족의 눈을 빌려도, 아무리 몸부림쳐도 못생겼으니까.

 

자각한 건 언제였더라?

적어도, 내가 너희고, 너희가 나라고 말했던 어린 시절에는 아직 없었다.

아마 성장하면서 각자 개성을 갖기 시작할 무렵부터였다고 생각한다.

여섯 쌍둥이라서 전부 똑같이 생겼었지만, 지금은 구분할 수 있는 차이점이 생겼다.

옛날에는 부모님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똑 닮았지만, 유일하게 카라마츠만 성적인 차이로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건, 아마 중학교 입학을 앞둔 무렵이었다.

새 가쿠란이 다섯벌 줄지어있는 와중에, 그 옆에 있던 단 하나의 세일러복.

같은 얼굴. 같은 목소리. 같은 뒷모습. 같은 체중. 다른 교복.

위화감이 들었다. 그것은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였다. 제각기,

[안 어울려-] [여장이냐] [재수 없어]

그런 말이 오갔다.

처음으로 입은 치맛자락을 손가락으로 집으며, 카라마츠는 자신에게 치마는 어울리지 않음을 깨달았다.

 

중학생이 되면, 이성의 눈을 의식하기 시작한다.

그건 마츠노가 여섯 쌍둥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섯 쌍둥이라는 것에 눈길을 끄는 것도 있었지만, 각자의 개성이 생기면서 형제들은 인기쟁이가 되었다.

오소마츠는 언제나 사람들의 중심에 있었고,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똑똑해서 늘 학년 상위의 성적을 유지했다. 쥬시마츠는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인기가 많았고, 토도마츠는 특유의 인심 장악술로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제 편을 만들어냈다.

같은 얼굴인 카라마츠가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다들 얼굴도 나름 봐줄만 했다. 꽃미남까지는 아니었지만.

 

 

카라마츠만 인기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남자형제와 같은 얼굴이었다.

게다가 형제들 누구보다 가장 눈썹이 굵고 남자다운 얼굴이었다. 키도 이맘때면 여자들의 성장이 빨라진다고는 하지만, 형제들 중 가장 컸고, 학년 여자들 중에서도 가장 컸다.

그리고 형제들 중 최고의 바보.

그런 녀석을 좋아해줄 남자가 어디있을까.

실제로 [카라마츠는 좀 힘들지~] 라며, 사귀고 싶은 여자 랭킹을 떠들어대던 동급생 남자들이 방과후 교실에 모여 그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

 

 

그때 카라마츠는 생각했다.

자신의 타이밍의 나쁨과, 남성에게 연애대상이 될 수 없음을.

 

 

고등학교에서 연극부에 들어갔다.

그때쯤 이미 귀여운 여자가 되는 건 거의 포기하고 있었지만, 또 다른 자신으로서 조금이나마 여자에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러나 연극부에는 남학생이 거의 없었고, 키가 컸던 카라마츠가 맡은 역들은 대부분 남자역이었다. 카라마츠에게 있어서 불행은, 그 남자역에 푹 빠져버린 것이다.

 

 

카라마츠는 인기가 많아졌다. 다른 형제들보다 여학생에게 인기가 많았다.

여자치고는 쭉 뻗은 큰 키. 차분하고 낮은 목소리. 타고난 상냥함과 남자 형제들과 자란 탓에 생긴 여성에 대한 신성화 ―― 여기엔 소꿉친구인 토토코가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는데, 가장 친한 여자친구인 토토고를 공주취급했기 때문에 다른 여자에 대한 대응이 토토코의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 이러한 이유로 카라마츠는 여자들에게 대인기였다.

 

2학년 때, 어떤 역을 맡았다.

멋진 대사와 가죽 재킷과 선글라스가 잘 어울리는 희극의 주인공. 극찬의 폭풍이었다.

여자애들의 고백이 늘었고, 그와 동시에 남자애들의 질투도 늘었다.

체육관 뒤에 불려나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어째선지 갈 때마다 형제가 먼저 거기에 와있어, 불러낸 남학생들을 처리했으므로 카라마츠에게 실질적인 손해는 없었다.

 

그때마다 형제들은,

[딱히 널 위해서 그런 건 아니니까! 우리랑 같은 얼굴이 남자랑 사귀는 게 재수 없었을 뿐이니까 말야!! 쓸쓸하다던가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라고!! -!! 폰코츠-!! 암컷 고릴라!!]

초등생 수준의 놀림을 흘려들으며, 카라마츠는 깨달았다.

 

 

아아, 역시 나는 못생긴 건가, 하고.

 

 

그 뒤로 카라마츠는 노력했다.

생김새는 어떻게 할 수 없다. 굵은 눈썹. 둥그렇고 커다란 눈과 입. 낮은 목소리. 큰 키. 다부진 골격. 몸을 덮은 근육.

성형하면 바꿀 수야 있겠지만, 카라마츠는 못생겼다고 해도 이 얼굴을 좋아했다. 왜냐하면 사랑스러운 형제들과 같은 얼굴이니까.

게다가 바꾼다면, 이 얼굴로 낳아주신 부모님께도 면목이 없다.

그래서 자신의 노력으로 어떻게든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귀여워질 수는 없다.

오히려 자신이 귀여워지다니 상상할 수조차 없다.

게다가 자기 옆에는 세계에서 제일 귀여운 여자가 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무리다.

 

 

그러니 목표는 멋있는 여자. 언젠가 맡은 희극의 남자 같은 가죽 재킷과 선글라스가 어울리는 멋진 여성.

 

 

우선은 피부.

여섯 쌍둥이는 흰 피부로 햇볕에 잘 타지 않기 때문에 탈 걱정은 없었지만, 사춘기가 되자 빈번하게 여드름이 생기거나 기미가 생겨났다.

선크림도 바르지 않고 여기저기 뛰어다녔던 초등학교 시절이 원망스럽다. ――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잘 타지 않는 피부여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다음은 머리카락.

예전에는 늘 형제들과 같은 길이로 잘랐기 때문에 여자답지 않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기르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기르게 된 이유는 부모님으로 ―― 주로 마츠요 ――, 적어도 머리만은 길러달라며 울며 매달렸기 때문이다. 카라마츠에게 머리를 기르지 않는다는 선택권은 이미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스타일.

오자키에 빠진 것도 있고, 가죽재킷과 선글라스도 제법 잘 어울렸기에 오자키와 같은 여자를 목표로 했다. 완벽한 스타일을 위해 가슴 운동에 집중했다. 덕분에 지금은 들어갈 때 들어가고 나올 때 나온, 그럭저럭 봐줄만한 몸매가 되었다고 자부한다.

 

카라마츠는 퍼펙트 패션을 입을 때만은 자신감 넘쳤다.

사랑하는 브라더들이 안쓰럽다며 관두라고 소리쳐도 그만두지 않았다.

이는 카라마츠의 노력의 결정이면서, 나약한 마음을 지킬 갑옷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카라마츠도 나풀나풀한 예쁜 옷도 입어보고 싶었다.

여자다운 모습을 하고, 좋아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서 평범한 여자처럼 뺨을 핑크빛으로 물들인 채 데이트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무리다.

이런 눈썹도 두껍고 남성미 넘치는 얼굴을 한 고릴라 여자를 누가 좋아하겠는가.

나풀나풀 반짝반짝 그런 옷이 어울릴 리가 없다.

수십년간 형제들에게 들어온 말들이 차곡차곡 카라마츠의 마음에 쌓여, 지금도 여전히 그녀의 몸을 꽁꽁 묶고 있다.

 

카라마츠는 손거울을 꺼내 자기 얼굴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목욕을 마친 후라 화장은 이미 전부 지웠다. 조금이라도 여자답게 보이기 위한 화장이 없으면, 완전히 형제들과 똑같은 남자 같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좋았다. 나르시스트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자신의 여성스럽지 않은 얼굴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형제들의 얼굴은 좋아하면서 자기 얼굴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형제들은 지금 막내를 제외하고 전부 마시러 나가고 없다. 막내는 미팅으로 부재중이었다.전에 미팅 오디션을 했던 걸 떠올렸다. 카라마츠는 진행자 겸 심사원인 토도마츠의 서포트 역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토도마츠 귀여웠지. ......남자인데도.

물론 동생들은 모두 귀엽다. 하지만 그거랑은 다르다.

다른 형제들도 뭔가 다들 헤벌쭉한 상태였다. .....카라마츠한테는 그런 적이 한번도 없었다.

별로 그런 취급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한숨을 내쉬며 들고있던 손거울을 탁자에 내려둔다. 이만 자자. 자고 전부 잊자.

10시도 안 된 이른 시간이지만, 오늘은 부모님도 친척 제사로 외출중이시고, 형제들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치비타의 가게려나. 나도 가고 싶었다.

 

3번째 한숨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때,

띠리리리리리 하고 현관 쪽에서 전화소리가 울렸다. 지금 이 집에는 카라마츠밖에 없다.

 

 

(누구지...........?)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일까.

혹시 급성 알코올 중독인가 뭔가로 실려 간 마츠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아버지나 어머니가 거신 걸까.

몇 명인가 전화 상대를 예상하면서, 카라마츠는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 마츠노입니다]

여보세요, 늦은 밤에 죄송합니다. 마츠노 토도마츠군 집인가요?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카라마츠의 고막을 울렸다.









다음편 올라옵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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