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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개상, 데비오소가 솔로몬의 72악마 중 한명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오소마츠 이외의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싫으신 분은 주의해주세요.
Dianthus barbatus
[엄~~~청 커다란 구멍이네-!!!]
[엄청난 속도였으니까 말이지. 끌어당겨줘서 살았어, 고마워 쥬시마츠]
[천만의 말씀~~~티 배팅~~~!!]
(*천만의 말씀입니다(도우이타시마시테) + 티 배팅)
쵸로마츠는 엄청난 모래먼지에 로브로 입가를 가리며, 옆에서 깡충거리며 곡예를 하는 쥬시마츠에게 감사를 표했다. 만약 쥬시마츠가 자신을 잡아당겨주지 않았다면 휘말렸을 것이다.
겨우 모래먼지가 가라앉자, 쥬시마츠를 데리고 천천히 구멍으로 내려갔다.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민첩하고 예민한 쥬시마츠 이외에는 반응할 수 없을 만큼 그건 갑작스런 일이었다. 여행을 하고 있던 3명을 향해 하늘에서 떨어진 물체는 “사랑의 기사” 트리스탄에게 직격했고, 굉음과 함께 이 거대한 구멍을 만들었다. 마치 별똥별의 낙하 흔적 같네, 라고 생각하면서 쵸로마츠는 바닥에 끌리는 긴 로브 자락을 잡고 천천히 내려갔다. 그 끝에 도착하자, 그 중앙에 카라마츠가 큰대자로 누워있고, 그의 배 위에 예의 낙하물이 올라타있었다.
“대마법사” 파우스트인 쵸로마츠는 등을 곧게 편 채로 그에게 경례했다. 사랑의 기사여, 영원하라. 그 옆에선 “질풍의 닌자” 고에몬, 쥬시마츠가 깡충깡충 뛰고 있다.
[와아아아아아-!! 카라마츠형 죽었어어어엇----!!!]
유난히 밝은 음색으로 잔혹한 말을 외치는 쥬시마츠지만, 쵸로마츠도 마찬가지로 카라마츠가 이 정도로 죽지 않을 거라는 건 알고 있다. 쵸로마츠의 최대의 마법을 맞고도 다음 날에는 태연할 정도의 내구력을 자랑하는 카라마츠다. 이 정도로 죽기는커녕, 큰 부상도 입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눈을 부라리고 기절해 있는 카라마츠의 호흡과 맥박을 확인한 쵸로마츠는 고개를 고개를 끄덕였다. 쵸로마츠를 포함한 평범한 인간이 하늘 높은 곳에서 떨어진 물체에 직격하면 즉사를 면치 못할 테지만, 카라마츠는 그 범위 밖이었기에 다행이었다.
땅에 뒤통수를 부딪치는 바람에 눈이 뒤집혀 기절한 카라마츠를 뒤로 하고, 쵸로마츠는 그의 배 위에서 기절해 있는 물체를 바라보았다. 보통의 운석과는 다른 보기 드문 낙하물이었다.
붉은 슬리브리스 옷에 별로 근육이 없는 얇은 팔이 축 늘어뜨려져 있고, 팔꿈치까지 오는 길이의 가죽 장갑을 끼고 있었다. 허리띠에는 십자 무늬가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는 통이 넓은 삼베 바지, 그리고 장갑과 비슷한 소재의 부츠를 가죽 끈으로 꽉 동여맸다. 아무래도 방어력을 생각한 장비라고 생각하지만, 주목해야 하는 부분을 그게 아니다.
등에서 자라난 한 쌍의 날개와, 그 아래에는 파충류를 방불케 하는 가시 달린 꼬리. 그리고 머리에는 둥글게 휘감긴 비색의 뿔이 돋아 있었다.
[악마인가....소환자 없이 혼자 나타나다니 특이하네]
손으로 턱을 쓸며 말하는 쵸로마츠에게, 쥬시마츠가 “악마?”라고 되물었다.
[아마도. 용족인가 생각했는데, 날개와 뿔 모양이 약간 달라]
이 세계는 대충 3가지로 구분된다.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종족이 사는 지상계, 그리고 지상계와는 다른 차원에 천계와 마계가 각각 존재하고 있다. 천계와 마계에도 특유의 종족들이 살면서, 불문율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서로 간섭하고 공존하면서 세계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공통점이라고 하면, 천계도 마계도, 지상계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의해서, 그들의 세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계에서 가장 수가 많은 천사는, 사람들의 신앙심 덕분에 생겨났고, 사람에게 가호를 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지상계에서도 빈번히 보이곤 한다. 실제로 쵸로마츠들도 면식이 있는 천사가 한명 있다.
서로 Win-Win의 관계가 되는 것이 천계와 지상계라면, 마계는 원래 지상계의 잉여 에너지가 모여 생겨난 곳이다. 그곳은 평범한 인간은 순식간에 생명을 잃을 정도로 막대한 에너지가 넘쳐났다. 거기에 사는 종족들은 천계와 지상계보다 힘이 강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힘이 강한 녀석일수록 마계의 공급원 없이는 살 수 없어 다른 세계에 나타나는 일은 드물었다.
또 한가지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마계는 신과 천사가 범죄를 저질러 타락한 천사가 거주하는 곳이라는 것, 또는 그들과의 싸움에서 진 이교도의 신들이 최후를 맞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세계에 간섭하지 않고 마계에서만 산다고 한다. 물론, 순수 마족이라는 것도 존재하는 모양이니 통틀어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정확한 정보인지는 모르겠지만, “힘의 천사” 제르엘인 토도마츠가 한 말이라 쵸로마츠는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천사치고는 몹시 야비한, 드라이한 그는 그 일을 말할 때만큼은 혐오감에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세상을 사랑하고, 신을 믿는 이들에게 칭송받는 천계가 싸움의 불씨를 낳았다는 사실이 결벽성이 있는 그에게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나저나, 문제는 이 악마다. 악마라고 해서 무조건 사람을 해치는 존재는 아니다. 그저 장난기가 많은 악마도 있고, 쵸로마츠가 꿈에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몽마라는 존재도 있다.
뭐어, 그 악마는 나타난다고 해도 남체인지라, 헤테로 섹슈얼인 쵸로마츠와 성접촉은 없을 것이다.
(* 헤테로 섹슈얼 - 이성애자)
[일단 옮겨머스루!!!]
[그래. 언제까지고 이런 들판.............지금은 운석 구멍이지만]
쥬시마츠는 한 손에 한 사람씩 잡고는, 두 사람 정도의 무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볍게 들어올렸다. 이 정도라면, 쵸로마츠가 마법으로 거둘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아직 돈 여유 있고, 다음 마을에 있는 여관으로 갈까? 쥬시마츠 거기까지 괜찮겠어?]
[괜찮-블로킹 사인!!!!!! 여유, 여유-!! 간다아---!!!]
(*괜찮아(다이죠부) + 블로킹 사인)
[그럼, 부탁할게]
그대로 기절한 두 사람과 함께, 이 엉망진창 파티는 커다란 구멍이 뚫린 들판에서 떠났다.
◇◇◇◇
[바르바토스....? 처음 듣는데, 그런 악마 이름은]
[그런 말해도 말이지. 유일하게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게 이 이름인 걸]
[나도, 마법사라 악마의 힘 정도는 빌리고 있으니까, 꽤나 잘 알고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파티에서 가장 박식한 쵸로마츠가 머리를 끌어안고 고뇌에 빠진다. 삐죽 입술을 오므리고 있는 악마, 바르바토스는, “그치만 진짜인 걸!” 라며 어린 아이처럼 중얼거린다.
무릎에 덮고 있는 담요를 꽉 쥔 그 손은, 하얗고 여렸다. 카라마츠가 깨어나고 한시간 정도, 의식을 되찾은 악마는 마치 아이처럼 행동해 카라마츠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아무리 자유 분방한 성질을 가진 악마라 해도 행동이 어리군. 혹시 막 태어난 건가?]
[으-음, 그럴지도? 뭔가, 방금 전까지 어둡고 딱딱한 것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그러다 갑자기 막 흔들렸어. 짜증나서 그걸 깨려고 날뛰다가 벽이 부서지더니 떨어져버려서....]
[악마는 알에서 태어나는 거야? ――아니, 지금 그건 아무래도 좋지만. 아무튼 그래서 카라마츠 위에 떨어지게 된 거구나?]
[아마도...........뭔가 미안해]
눈썹을 아래로 늘어뜨리며 멋쩍게 웃는 바르바토스에 카라마츠는 신경 쓰지 말라며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악마에 조형이 깊은 쵸로마츠도 이렇게 솔직하고 귀염성 있는 종족은 모른다.
혹시나 해서, 쵸로마츠의 지팡이에 거짓말을 탐지하는 마법을 걸어뒀지만 아직 전혀 변화가 없다. 바르바토스의 서투른 말투에서 그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임을 알 수 있었다.
[기억이 없다는 건 거짓이 아닌 것 같네. 마계의 마력 공급원을 받은 적이 없어서 지상계에 있어도 태연한 걸까, 아니면 애초에 불필요한 개체인가...? 으음....나도 악마를 제대로 전부 파악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쵸로마츠는 마법사로 악마를 소환, 사역하기는 했지만, 그 생태를 다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부나 연구도 하지 않고, “대마법사” 파우스트라는 직함대로 악마 중에서도 막강한 힘을 가진 공작 클라스의 악마를 소환한 것이 그 쵸로마츠이다. 마법학회 내에서도 제법 고위 계급에 속한다.
[우리 중에서 가장 그런 것에 능통한 쵸로마츠가 안 된다면 우린 끝장이로군......핸즈 업!!! 행선지를 잃은 하늘을 향해, 마이 핸즈!!!]
[그거 뒷부분은 필요 없잖아-!!]
포즈를 취하며 독특한 언어를 구사하는 카라마츠에 바르바토스가 키득키득하고 웃는다. 그런 그에세 부정한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다.
[뭐어, 우리도 딱히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파티도 아니니까. 일단 보호 차원에서 함께 행동할까]
[와-이!! 동생이 생겼어!!]
이 파티 구성원은 모두 같은 나이지만, 맨 마지막에 합류한 쥬시마츠는 다른 두 사람을 형이라고 불렀다. 태어난 순서로 파티 중에서 가장 막내가 된 바르바토스를 동생으로 생각한 쥬시마츠는 그를 끌어안고 볼을 비볐다. 그러자 바르바토스가 작게 중얼거린다.
[동생...........?]
[뭔가 신경 쓰이는 거라고 있는가?]
[아마, 내가 방금 태어난 건 맞는 것 같은데.......뭔가...뭔가를 잊은 것 같아. 소중한 무언가를.......아니, 누군가, 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라........동생인가?]
카라마츠가 반문했지만 바르바토스는 오묘한 표정을 짓는다. 아마 그 이상은 모르는 모양인지 고개를 푹 숙였다.
[모르겠어. 뭔가, 엄청 소중한 것 같은데..........왜, 나 잊어버린 거지..?]
쓸쓸한 그림자를 드리운 바르바토스는 원래 형 기질인 카라마츠와 쵸로마츠의 보호욕을 꿈틀거리게 만들었다. 슥슥,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바르바토스가 큰 눈을 깜박이며 쳐다본다.
[천천히 생각하면 된다. 분명 방금 태어나서 기억이 혼란스러운 거겠지. 기억날 때까지, 우리들이 서포트할 테니까!]
[그래. 마계의 게이트를 열어주는 것도 좋지만, 내성도 없이 우리에 던져넣어지는 건 너무 가혹하지. 여차하면 여기에 악마를 소환해서 너에 대해 물어봐도 좋고]
[아아, 그 방법이 있었군]
[쵸로마츠 형의 마법은 엄~~청나!!! 커다란 마법진이 나오고, 막 빛나!!]
세 사람이 그렇게 말을 걸어왔다. 바르바토스는 아직 불안한 모습이긴 했지만 아까보다는 밝은 안색으로 웃어 보였다.
[어라, 바르바토스, 입 주변에 상처가 있는데?]
떨어질 때 다친 걸까나, 라며 쥬시마츠가 살짝 손을 들어 상처를 만졌다. 그곳에는 마치 입꼬리가 끊어진 듯 보이는 열상의 자국이 나있었다. 쥬시마츠의 손길에 쑥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들고 살짝 움츠러들었지만, 그렇게 통증은 없어 보였다.
[아프지는 않은 거야? 방금 생긴 상처가 아닌 걸까나....상처 자국? 아니면 멍인가...]
쥬시마츠의 손을 슬쩍 치우고 쵸로마츠가 자세히 들여다본다. 꽤나 특징적인 상처다. 이 정도면 쵸로마츠의 마법으로 없앨 수도 있지만, 바르바토스의 기억의 단서가 될 만한 것은 남겨두는 편이 좋다. 그렇게 전하자 바르바토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뭔가 나도 이건 그대로 두는 편이........기쁜? 그런 느낌이 들어....]
[기뻐?]
상처가 남는 것이 기쁘다니, 매우 이상한 감정이지만, 본인도 이유를 모른다는 듯이 입가를 만지며 끊임없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것도 바르바토스가 떨어뜨리고 온 기억의 조각들에 남겨진 것들인가. 하지만, 현재로서는 알 도리가 없다. 쥬시마츠에게 안긴 채로, 으으음, 하고 입을 배쭉거리는 바르바토스에 쵸로마츠는 살짝 웃어 보였다.
[마법의 흔적인지는 나중에 알아봐 줄게. 일단은 점심부터]
쵸로마츠의 말에 세 사람이 함성을 질렀다. 바르바토스는 그렇다 쳐도, 나잇살 먹은 카라마츠와 쥬시마츠는 좀....이라고 생각하지만 셋이서 와아와아하고 있는 모습을 보는 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쵸로마츠는 후드를 쓰고 지팡이를 손에 든 채, 시끄럽게 떠드는 자식들 같은 동료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바르바토스도 슬슬 정신 차린 것 같으니. 가볼까]
◇◇◇◇
나무 사이를 누비듯이, 꽥꽥하고 들뜬 목소리가 울리고 있다. 숲이라고는 하지만, 강가로 향하는 길이 제대로 닦여 있고, 나무 손질도 깔끔하게 되어 있는 이곳은 잠시간 안식을 취할 수 있는 휴식처다. 구불구불한 개울에서, 쥬시마츠의 주변을 날아다니며 물을 끼얹는 바르바토스와는 반대로, 카라마츠와 쵸로마츠는 성숙한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금 장비로는 더 이상 상위 악마는 소환할 수 없겠어.....]
후드 너머로 머리를 긁적이며 쵸로마츠가 한숨과 함께 말했다. 투욱, 하고 세게 나무게 등을 기댄 것도 전혀 진전이 보이지 않는 조바심 때문이었다.
바르바토스를 만난 지 며칠, 의뢰로 벌이를 계속하면서, 때때로 악마를 소환해 바르바토스에 대해 물어보았지만 아직 아무런 수확도 얻지 못하고 있다. 바르바토스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악마들은 자신의 출생 자체에도 그다지 흥미가 없는지 자신의 탄생에 대해서도 다들 고개를 갸웃거렸다. 악마라는 개념,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는 것을 자각한 순간부터 악마가 존재한다고 해도 철학의 세계였다.
쵸로마츠의 소환에 응할 정도니까, 그나마 지성이 있는 자들인데 아무래도 감각이 사람과는 다르다. 바르바토스에 대해 마계에 가서 알아보겠다는 호의적인 대답을 한 악마도 있었으니, 거기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한가지 걱정스러운 것이 있다면, 몇 악마들 중에서 바르바토스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닮았군” 이라고 중얼거렸다는 것? 자세히 물으려고 했으나 모두 기분 탓이라거나, 그저 그리움의 착각이라고 생각한 건지 어정쩡한 대답밖에 얻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단서를 잡아 두고 싶었지만, 악마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자신의 쾌락 추구 이외에는 흥미가 없을 그들이 뭔가를 두려워하는 듯이.
카라마츠나 쥬시마츠도 빠른 발놀림을 살려서 거리나 마을에서 정보 수집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본래 인간계에서 마계의 종족에 대해서 자세히 안다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었다. 거의 마계에서 죽치고 있는 악마들은 그야말로 파우스트 급이 되지 않으면 만날 기회조차 없었다.
[뭐어, 그리 서두르지 마라. 본인도 이젠 그렇게 울상도 아니니 느긋하게 찾아보는 게 어떤가]
전투 이외의 시간을 사용해서, 일상생활의 지식과 인간 문화에 대한 건 대체로 쵸로마츠가 가르쳤다. 지금은 거리를 촐랑촐랑 뛰어다니며 쇼핑을 할 정도가 되었다. 물론 악마라는 것에, 하늘을 믿는 교도들이 무차별적으로 사냥을 하기도 해서 외출시에는 쵸로마츠가 염원을 담은 부적을 걸고 있다. 주인이 있는 악마에게는 가호가 걸려 있어서 쉽게 손을 대지는 못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계약을 한 것이 아니어서, 여행 동료라는 걸로 대강 묶여있을 뿐이지만, 어떤 악마라도 갖고 있다는 “누군가의 지배하에 있다는 혐오”를 바르바토스는 전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부적의 효과는 거의 100% 발휘하고 있었다. 다만 그것이 해골 모형인 것은 우연히 소지하고 있는 좋은 은세공의 액세서리가 카라마츠의 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바르바토스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면 다른 은세공 액세서리가 조달 되는 대로 바꾸어 주겠다고 했지만 본인이 만족스러워 하는 것 같아서 내버려 두기로 했다.
전투에서 바르바토스는 본능적으로 불을 다루는 법을 알고 있었던 건지, 이 파티에서는 없는 유형으로 지금은 하나의 전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제어에 관해서는 서툴러서, 산불을 일으켜 카라마츠가 필사적으로 불을 꺼뜨린 일도 많았다.
[우리들과도 많이 친해졌고, 이대로 잠시간 파티를 결정해도 괜찮지 않겠나]
카라마츠의 말에 응,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던 쵸로마츠는, 촤악, 하고 꼬리로 쥬시마츠의 안면에 물을 퍼붓는 바르바토스를 바라보았다. 반짝반짝 공중에 튀는 물보라 너머로 만면에 피어오른 미소를 보이는 바르바토스는 가뜩이나 아이 같은 얼굴이 더욱 더 어려보였다.
[......그래도 외롭다고는 생각하고 있겠지]
[그건......]
자고 있는 바르바토스는, 혼자서 침대에서 자고 있으면 뀨우뀨우하고 마치 소동물 같은 소리를 냈다. 본인은 잠들어 의식이 없는데도 눈썹을 잔뜩 찡그린 채 어딘가 서글픈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보다 못한 쥬시마츠가 침대로 기어들어가게 되면서부터는 소리가 사라졌지만, 그래도 표정은 그대로인 채로 쥬시마츠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길 잃은 강아지를 주운 기분이야. 어떻게든 주인을 찾아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별일이군, 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다니]
[....뭐어, 그만큼 순수하니까 그런거 아닐까. 마치 이쪽의 독기를 사라지게 만들거든]
―― 게다가 소중한 사람과 떨어지는 외로움은, 나도 알고 있으니까.
그것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속으로만 삼켰다. 어려서부터 마법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던 쵸로마츠는 일찍이 부모님 슬하에서 떨어져 저명한 마법사의 집에서 수행했다. 악마를 소환하고 사역할 수 있는 마법사는 값졌기에, 나라의 관리 하에서 날마다 혹독한 수행을 받았다. 지금은 스승을 넘을 정도의 힘을 얻고 자유를 손에 넣었지만, 그때만큼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매일을 눈물로 지새울 정도였다. 마음속을 까득까득 도려내고, 마치 세계에 자기 혼자인 것만 같은 생각은 다시는 하기 싫었다.
[일단 지금은 서둘러도 소용없겠지. 다음 마을까지는 얼마나 걸리나? 그럭저럭 큰 곳이라면 정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응. 다음은 여기서 2일정도 걸릴 거라고 생각해. 상업의 거리니까, 정보도 모이기 쉬울 거고. 대마법사인 쿠란도 있는 모양이니 잠깐 얼굴을 보이러 갈 생각이야]
[흐음.....그럼, 네가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여비를 벌어야겠군! 다음에야말로 나의 마음의 불꽃을 켜 줄 쿨하고 익사이팅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겠지!]
[앗, 쥬시마츠! 바르바토스 떨어뜨렸어!!]
카라마츠의 말을 가로막고, 쵸로마츠가 외쳤다. 마침 쥬시마츠의 거센 공격에 당한 바르바토스가 강에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낙하했다. 너무 떠들어댔던 걸까, 어이 없이 추락해 버린 바르바토스에 어이 없어진 쵸로마츠지만, 아무래도 상태가 이상하다. 말이 끊겨 눈썹을 찡그리고 있던 카라마츠도 핫, 하고 뭔가를 눈치챈 듯 중얼거렸다.
[저기, 바르바토스....떠오르질 않는데]
[그녀석, 설마 수영할 줄 모르는 거야!?]
순간적으로 두 사람은 강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우왕좌왕하며 바라보고만 있던 쥬시마츠도 황급히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쵸로마츠는 흔들리는 수면을 보며 작게 혀를 찬다. 강인한 다리를 가진 쥬시마츠가 태연하게 서있어 멀리서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꽤나 물살이 세다. 가뜩이나 불을 품고 있는 바르바토스는 물에 강하지는 않을 것다.
쥬시마츠도 필사적으로 헤엄을 치며 뒤쫓는 듯했지만 물살이 빠른 중간지점부터 강폭이 넓어져 좀처럼 찾을 수 없는 듯했다. 물가를 달리는 두 사람도 시선을 바삐 움직이며, 어딘가에 몸의 일부가 떠있지는 않을까 열심히 찾았지만 바르바토스의 손 끝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녀석 악마니까 신경쓰지 않고 얘기하고 있었지만, 이제 막 태어난 애라는 걸 잊으면 안됐는데...!!]
[빌어먹을!! 샘과 호수라면 어떻게 하겠는데 이 규모의 강이라면 아무리 나라도 조종할 수 없다....!]
마력으로 물을 조종하는 카라마츠가 속상한 듯 내뱉었다. 하지만 지금은 불평하고만 있을 수 없다.
[카라마츠, 지금 속도를 높이는 마법을 걸어줄테니까 앞쪽을 찾아!! 나는 이대로 쥬시마츠와 함께 쭉 갈게!!]
[알겠다, 브라더-!!]
빠르게 나아가는 카라마츠의 등을 뒤로하고 쵸로마츠는 물 속의 쥬시마츠에게도 체온 저하 방지와 호흡을 돕는 마법을 걸었다. 달리면서 마법을 거는 건 상당히 지치는 일이지만 여기서 녹초가 될 수는 없다. 날치처럼 한번 튀어 오르며 속도를 올린 쥬시마츠를 따라잡으려 쵸로마츠도 속도를 올렸다.
◇◇◇◇
보글보글, 하고 물거품이 작게 흩어지는 수면 위로 빛이 깜빡깜빡, 시야를 이끌 듯 흔들려 물 너머로 태양의 존재를 느끼게 했다.
답답할 터인데도 그 빛이 너무도 아름다워, 바르바토스는 거의 의식이 없는 가운데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 다음에 만날 때는,
환청일까. 산소 결핍으로 이제 아무것도 모르게 된 머리는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멋대로 답을 해버린다.
―― 응, 꼭......
그대로 눈을 감았을 때, 누군가가 바르바토스의 팔을 붙잡았다. 그대로 빛나는 수면 위로 몸이 들어올려지고 세찬 물소리와 함께 바르바토스의 몸은 지상으로 건져졌다.
[푸학......하악......앗! 코....콜록콜록......우윽.....!!]
물을 뱉으며 콜록거리기를 반복하는 바르바토스의 등을 누군가가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주문이라도 담고 있는 건지 그 손이 등을 오갈 때마다 조금씩 호흡이 편해진다. 거의 물을 뱉어내고 거친 호흡을 가다듬은 바르바토스는 겨우 그 팔의 주인을 보았다.
[하아.....하아.....읏하아, 학........네가 도와, 준, 거야.....? 고마.....워....]
톡톡 바르바토스의 등을 치던 수인은, 남보라빛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마치 새벽의 색 같다고 바르바토스는 생각했다.
[......잡았다고, 동생군]
[.......하앗, 에.......엣?]
모자가 달린 옷을 입은 고양이형 수인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늘어놓는 바르바토스의 허리에 손을 휘감아 그대로 들어올렸다. 흠뻑 젖은 바르바토스의 옷에 수인 자신도 젖고 있음에도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에에에엣? 뭐, 뭐하는 거야....!?]
[지쳐있는 와중에 미안하지만, 이대로 데려가야겠어]
득의양양하게 휘익, 하고 꼬리를 흔드는 수인의 발걸음은 너무도 가벼워 그의 가는 팔에 바르바토스가 안겨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황급히 수인의 목에 손을 뻗는 바르바토스였으나 물에 빠졌던 탓에 힘이 나오지 않아 제대로 닿지도 못한다.
[저기! 부탁이야, 내 동료가 기다리고 있다고! 녀석들한테 데려다주라 응?]
[말했잖아, 데리고 간다고]
[그, 그치만 나 태어난지 얼마 안 됐고, 대체 어디로 데려간다는 거야?]
아무튼간에 동료들과 합류할 때까지 시간을 벌지 않으면 안 된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이 수인에게 끌려가는 것은 너무도 위험하다. 천진난만한 바르바토스라고 하더라도, 수인에게 끌려가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알았다.
[아, 그래! 이름이 뭐야? 나, 바르바토스!]
아래에서 수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묻자 딱 걸음을 멈췄다. 수인은 뭔가 생각에 잠긴 듯 가만히 바르바토스를 바라보고 있다. 가까운 거리임에도 그의 보랏빛 눈에서는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 하아, 하고 수인이 시선을 피한다. 그는 마치 백기를 들었다는 쓴웃음을 짓고는 아직도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바르바토스의 앞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한다.
[.....이치마츠, 묘인인 이치마츠]
[이치마츠....이치마츠....재밌는 이름이네!]
[이름 따위로 판별할 수 있다면 충분하지]
이름은 들은 적이 없지만, 뺨에 닿는 따스한 손바닥에 반사적으로 바짝 다가가면 한숨 같은 웃음 소리가 들린다. 나쁜 놈은 아닐지도 몰라.
자신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르고, 물어보면 뭔가 알려줄지도 몰라, 하고 바르바토스는 기대를 담아 그를 보았다.
[저기, 이치마츠. 나는.......]
바르바토스가 물어보려는 순간, 갑자기 뒤를 돌아본 이치마츠가 몸이 뒤틀며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바로바토스는 이치마츠의 팔에서 잔뜩 웅크린 채 부유감에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이치마츠가 서있던 자리에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작은 칼이 꽂혔다. 그대로 이치마츠를 뒤쫓아 착지 지점에 박힌 작은 칼 주변에 종이 한 장이 박히고, 다시 한번 도약한 이치마츠는 가까운 굵은 나뭇가지에 착지했다. 지금까지 상냥한 미소를 띠고 있던 자색의 눈에 위험한 빛이 깃든다.
[어이, 유괴범. 그 악마, 지금은 우리의 보호하에 있거든. 돌려주실까]
지팡이를 똑바로 이치마츠 쪽으로 향한 쵸로마츠가 시선만으로 사살할 정도로 강한 눈빛으로 흘겨보았다. 그 바로 뒤에서 카라마츠가 검을 겨누고 있었다. 지금까지 느낀 적 없는 동료의 살의에 바르바토스는 가느다란 허리를 떨며 공포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이치마츠는 나쁜 놈이 아니야, 라고 한마디만 하면 될 텐데. 얼음 같은 기운에 목이 멨다. 뻐끔뻐끔 입을 움직이는 바르바토스의 등을 이치마츠가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흐응, 보호하라......당신들의 살기에 떨고 있는데? 불쌍하게도]
[네가 바르바토스를 돌려주면 당장이라도 살기를 거둘거다! 자, 레드데몬을 풀어주고, 저쪽으로 꺼져라!]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고 칼끝에 공기 중의 수분을 끌어 재빨리 옆으로 베어 넘겼다. 마법과 검술의 합체기는 꽤나 난이도가 높은 기술이지만, 카라마츠는 간단히 해냈다. 이치마츠는 약간 눈썹을 찡그렸지만 곧장 날아오는 물을 칼날을 정확히 피했다. 수인 중에서도 묘족은 민첩성과 동체 시력이 뛰어났다.
[느리다고]
이치마츠는 가볍게 뛰어올라 물을 칼날을 피하고 꽈악하고 자신에게 안겨있는 바르바토스를 다시 제대로 고쳐 안았다. 바르바토스가 이치마츠에게 매달려 있는 한, 카라마츠들은 진심으로 공격해 오지 못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마술사와 검사 두 사람을 정면으로 상대하는 건 이치마츠가 압도적으로 불리하다. 그리고 아마도 동료가 한명 더 있을 것이다. 합류하기 전에 빨리 후퇴해야 한다며 몸을 돌린 이치마츠는 발목으로 뻗어져 있는 그림자에 놀란다.
[잡았따고, 망할 고양이]
쵸로마츠의 지팡이에서 뻗어져 나온 그림자가 이치마츠의 오른발로 기어 올라갔다. 이치마츠는 혀를 차고는 작게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반대 발로 그림자를 짓밟고 억지로 그림자에서 발을 빼냈다. 고무처럼 뜯겨진 그림자는 그대로 공기 중에 녹듯이 사라졌다.
[폼으로 그분을 섬기는 게 아니거든!]
다음 주문 영창에 들어간 마법사의 뒤에서 칼을 치켜들고 이쪽으로 달려오는 기사에 이치마츠는 옆 나무로 몸을 날렸다. 당황한 것은 바르바토스였다. 이대로라면 그들에게 아무런 말도 못한 채로 헤어지게 된다. 바르바토스는 정신을 차리자마자 자신을 안고 있는 이치마츠의 등을 꼬리로 쿡 찔렀다.
[잠깐!! 이치마츠으, 내 얘기 좀 듣고!!]
[나중에 하라고, 혀 깨문다]
재빠른 몸놀림으로 나무에서 나무로 이동하는 이치마츠가 그렇게 답했다. 지금은 뒤에서 날아드는 칼날과 그림자를 피하면서 도망쳐야 한다. 바르바토스를 신경 쓰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그러니까, 나중에는 늦다니까, 앗!!]
[그러니까 말했잖아]
저릿저릿하고 아픈 혀를 낼름 내밀고 바르바토스는 고개를 떨궜다. 아직 힘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 날개를 파닥일 기력도 없다. 이 높이에서 이치마츠가 자신을 버리면 자신은 땅에 그대로 떨어질 것이다.
[어허지이......(어쩌지....)]
겨우 숲을 빠져나오고, 기사와 마술사와의 거리가 꽤나 벌어졌다. 이제 마법이나 칼날 공격이 등을 스치는 기색도 없다. 이치마츠가 이대로 속도를 올려 빠져나가자, 라고 몸을 숙이는 순간 두 사람의 눈앞에 노란 물체가 튀어나왔다.
[속도라면, 지지 않슴다!!]
[휴히마흐!!!(쥬시마츠)]
황색 탄환으로 변한 쥬시마츠는 나무줄기를 감아 그 반동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는 이치마츠의 팔에서 바르바토스를 채갔다. 몸놀림에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가진 이치마츠였지만, 체력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여기까지 바르바토스를 안고 달려온 탓에 꽤나 체력을 소모했다.
[앗차.....!!]
황급히 손을 뻗었지만 상대는 닌자이다. 아무리 수인이라 해도 지친 몸으로는 무리다.
쥬시마츠는 가볍게 공중을 빙글빙글 회전하고는 땅에 착지했다.
[바르바토스는 돌려받겠슴다!!]
[후에에~~~]
(*혀 씹어서 발음이 뭉개진 부분인데....다른거는 대충 알아들었는데 이건 도저히 모르겠네요....ㅠㅠㅠ진짜 저거일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죄송합니다)
눈을 돌리면, 바르바토스를 한손으로 들어올린 쥬시마츠가 보란 듯이 다른 한손으로 쿠나이를 들어 보였다. 거친 호흡을 반복하던 이치마츠는 작게 욕을 했지만 공격을 해올 모습은 없어 보였다.
[젠장......이 이상은 불리하겠지....]
달그락달그락,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도 점점 가까워진다. 카라마츠의 갑옷 소리다. 바르바토스는 쥬시마츠의 목에 꽉 매달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마워, 쥬시마츠...]
[동생을 지키는 것이 형의 일이니까!! 그보다, 강물에 빠뜨려서 미안!!]
[괜찮아, 나도 미안해]
쥬시마츠에게 바르바토스는 솜사탕처럼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밝은 기운이 퍼져나가자 이치마츠는 정색을 하고는 작게 혀를 찼다.
[일을 귀찮게 만드네...........하지만, 역시 검사와 마법사까지 합류하면 버틸 수 없으니까 일단 후퇴다]
이치마츠는 매고 있던 망치를 쑥 빼서 나무줄기를 두드렸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깊은 어둠이 이치마츠 해머 부근에서 생겨났고 소용돌이쳤다. 그대로 어둠은 이치마츠를 발끝에서부터 서서히 감싼다.
[칫, 게이트인가.....!]
겨우 도착한 카라마츠가 혀를 찬다. 거의 어깨까지 어둠으로 뒤덮인 이치마츠에게 지금와서 뭘 한다해도 늦다.
이치마츠는 마지막으로 바르바토스를 힐끔 쳐다보고는 마치 예언자가 무자비한 운명을 알리는 것 같은 냉담한 목소리로 선언했다.
[동생군――아니, 바르바토스. 머지않아 형이 널 마중 나갈 거다. 그때까지 돌아갈 준비를 해놓고 있으라고. 안 그러면――]
어둠에 덮인 이치마츠는 물을 틈도 남기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카라마츠에 이어 뒤늦게 찾아온 쵸로마츠는 어깨로 숨을 몰아쉬면서도, 혐오감을 감추지 못하고 중얼거린다.
[마치, 저주같잖아....]
말에는 힘이 있다. 그것은, 말에 담긴 영력을 믿는 자의 역량에 따라 좌지우지되곤 하지만, 이치마츠의 그것은 마치 예언과 같았으며, 바르바토스의 내면을 좀먹는 저주 같기도 했다. 실제로 바르바토스는 쥬시마츠를 강하게 끌어안은 채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나한테......형......?]
이치마츠의 말이 가지 흔들리는 소리에 섞이며 바르바토스의 뇌리에서 반복된다.
―― 그 사람이 너의 모든 것을 빼앗을 거야.
형이라는 건, 대체 뭘까.
[바르바토스, 괜찮아? 어디 아파?]
쥬시마츠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흔든다. 아픈 것은 몸이 아니다. 마음이 아픈 것과도 조금 다르다. 스스로를 바르바토스의 형이라고 칭한 쥬시마츠의 따스한 팔 속에서 열심히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는 존재가 형. 아직 보지도 못한 그의 사람이 한 말을 애써 떨치고, 바르바토스는 쥬시마츠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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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 바르오소 귀엽네요!! ^p^
혀 깨문거 짜증났지만 귀여웠다...!!
다들 즐거운 추석보내세요!! :)
추석 음식도 많이 드시고!!
원래 명절에 먹는 건 살 안 찝니다!!!
그니까 맘껏 드세요!!!!
그럼 전 추석 지나고 돌아오겠습니다!!
다들 연휴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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