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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프롤로그
해질녘. 란도셀. 짊어지고 걸어가던 주택가.
집까지 앞으로 조금. 그날의 나는 혼자였다.
항상 모두가 함께였는데, 그날만 혼자였던 건 어째서일까.
아마 짐작이지만, 여섯명 모두와 함께 돌아가던 때에, 길고양이를 보고 나만 멈춰서서 뒤쳐졌던 걸까. 그치만, 평소라면 대체로 내 옆에는 쥬시마츠가 있어줘서, 나를 두고 가지 않는데.
하지만, 그때는 나 혼자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그 아줌마들도 몰랐던 거다.
길가에서 몇몇 동네 아줌마들이 얘기를 나누는 앞을 나는 잠자코 지나쳤다.
얼굴을 아는 사람이 몇 명 있었지만, 스스로 인사하는 건 부끄럽고.
그래서, 아줌마들도 나를 알아채지 못한 느낌으로.
뭔가 즐겁게 얘기를 나눴다.
[아, 맞다. 저기 윗층에 딸 키우는 집, 부부가 키우는 고양이 있죠? 글쎄, 그 고양이가 새끼 6마리를 낳았다지 뭐에요~]
[어머, 그거 큰일이네요. 데려갈 사람을 찾는 것도 상당히 애먹을텐데]
[6마리라니까, 뭔가 마츠노씨 댁이 떠오르네요]
[아하하, 그거 안 됐네요-]
[그치만, 정말 큰일이겠네요 그 집은....]
지나칠 때에 그런 대화가 귀에 들려서.
고양이, 라는 단어에 무심코 자세히 들어버린 걸 후회했다.
그 아줌마는 엄마와 사이가 좋았고, 자주 소소한 얘기를 나눴다.
그래서 엄마에 대한 악의가 있어서 그런 말을 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질나쁜 농담. 그것뿐이다.
게다가 엄마와 다른 형제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웃어넘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나는 그 말이 가슴 깊이 남아서.
그 밤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6명이 함께 태어난 우리들이, 만약 애완용 고양이였다면 여기저기로 흩어지게 되는 걸까?
그렇다면 난 쥬시마츠와 같은 곳이면 좋겠다.
아니, 역시, 여섯명이 함께인 게 좋다.
오소마츠형도, 카라마츠도, 쵸로마츠형도, 쥬시마츠도 토도마츠도, 함께가 아니면, 역시 외롭다. 그런 시덥잖은 것을 그날부터 한동안 계속 생각했다.
머리에서 계속 그 생각이 떠나지 않게 되고, 다른 형제들에겐 비밀로 하고 있었지만, 어느날, 쥬시마츠에게만 그것을 가르쳐줬다.
어디에 있었을 때였더라.
형들은 1층에 있고, 우리들만 2층에 있었을 때던가.
저녁 후에 목욕탕 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지도 모른다.
[있지, 쥬시마츠. 우리들이 말야, 만약 고양이였다면]
[고양이라면?]
멀뚱히 큰 눈으로 나를 보며 쥬시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 녀석, 바보인데 알아들을 수 있을까, 하고 약간의 불안감을 갖고서 말했다.
동네 아줌마들이 우리를 고양이에 비유했다는 얘기를.
[6마리로 태어나면 보통은 데려갈 사람을 찾는거래. 어쩔거야? 널 데려간다면]
[에, 싫어 그런거-. 우리가 고양이가 아니라서 다행이네]
솔직하게 답하는 쥬시마츠에게 나는 [그게 아니야]라고 다그쳤다.
[만약 고양이였다면 말야. 너는 누구와 함께 가고 싶어?]
[에-? 모두와 함께인 게 좋은 걸?]
[다 함께는 키울 수가 없다구]
[그럼 엄청 큰 집으로 가면 되잖아. 모두 함께여도 괜찮은 곳으로]
쥬시마츠는 역시 바보라서, 내가 듣고자 하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그저, [이치마츠형과 함께 가고 싶어] 라고 듣고 싶었을 뿐인데.
쥬시마츠는 [모두와 함께]를 반복할뿐이다.
잘 생각해보면, 첫날은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모두와 함께가 좋다고.
하지만 계속 생각을 거듭하는 사이, 내용이 점점 바뀌어갔다.
하지만 물었을 당시에는 그런 사실도 잊고서 쥬시마츠의 말에 화가 났던 나는 녀석에게 다그쳤다.
[그러니까, 그건 안 된다니까?]
[에--- 싫어......우리들 인간이라서 다행이네에]
[그게 아니라아-]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다른거야? 이치마츠형?]
[잘 들어봐, 쥬시마츠. 우리는 엄마가 엄청 슈퍼 엄마라서 우리들을 전부 키워주는 거라고. 하지만, 이 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렇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말야.....만약 그렇다면, 너는 누구와 살고 싶냐고 묻는 거라구-]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쥬시마츠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니-까-]
나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쥬시마츠랑 같이 가고 싶어, 라고 생각하는데]
[이치마츠형과?]
[싫어?]
[싫지 않아]
그렇게 말한 쥬시마츠는 손을 들고는 찬성-, 같은 포즈를 취했다.
뭐어, 그냥 상상에, 공상에, 나만 이해할 수 있는 망상에 녀석을 끌어들인 것뿐이니까 쥬시마츠가 그것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 증거로, 녀석은 바로 이렇게 말했다.
[그치만 토도마츠가 없으면 쓸쓸한데-]
[토도마츠는 오소마츠형이랑 같이 가는 편이 좋으려나]
[나도 오소마츠형과 함께가 좋아]
[에-, 오소마츠형은 짜증나잖아]
[그치만, 없으면 쓸쓸한 걸. 쵸로마츠형과 카라마츠형도]
[카라마츠 같은 거 더 필요없잖아]
[카라마츠형, 상냥하고, 나 엄청 좋아하는 걸]
[엄청 좋아한다던가,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뭔가 질투 같은 감정이 끌어올라, 나는 쥬시마츠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아팟-! 뭐하는 거야, 이치마츠형]
이마를 두 손으로 감싸고 울상이 된 쥬시마츠.
그것을 보고 나는 히죽 웃는다. 왠지 옛날부터 쥬시마츠의 울 것 같은 표정을 보는게 좋았다.
그렇다고 괴롭히거나 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다른 형제에게 쥬시마츠가 괴롭힘을 당해 울거나 하면 몹시 화가 나기도 했다.
[고양이의 이야기, 다른 녀석들에겐 말하면 안 되니까]
계단을 내려가기 전에 나는 쥬시마츠에게 단단히 일러두었다.
이는 나만의 상상이기 때문에.
[응!!]
어디까지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쥬시마츠는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약속은 지킨 모양인지, 다른 형제로부터 고양이 얘기를 들은 적은 한번도 없다.
어쩌면 그냥 잊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고.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된 나는, 혼자서 있는 걸 좋아하게 됐다.
하천 부지에 있는 광장 구석에 길고양이가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 나는 거기에 혼자 있었다.
고양이는 자신의 동료 같은 느낌이라서, 그것만으로도 너무 즐거웠다.
가장 사이가 좋은 형제인 쥬시마츠가, 야구팀에 들어가서 매일 저녁 늦게 돌아오게 된 것도 내가 혼자가 된 이유에 한몫했다.
나는 사람과 같이 행동하는 것이 서툴렀고, 친구를 만드는 것도 싫었다. 같은 반에 여섯 쌍둥이의 누군가가 있으면, 매일 이름을 잘못 불렸고, 상대가 자신을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나만 녀석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화가 났다.
하지만 그런것에 귀찮거나 분노하는 건 아마도 여섯 쌍둥이 중에 나 한명뿐으로, 다른 형제들은 타인과 잘 어울려 지내는 것 같았다.
나약하고 항상 내 뒤에서 엉엉 울고 있던 쥬시마츠도, 어느새 야구팀 투수를 맡게 되어 사람들의 중심에 있었고, 반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왠지 자신만이 엇나가고 있었다.
그것이 매우 나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냥저냥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어 있었다. 이제, 친구가 없는 것도 주위와 어울리지 못하는 것에도 나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았다.
필요할 때에는 여섯 쌍둥이 형제 중에 누군가가 도와주었고, 그렇게 곤란한 일도 없었다.
하지만, 아마, 나는 조금 미쳐있었는지도 모른다, 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기적인 채, 인간의 세계의 룰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던 그대로 성장한 나는, 한가지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으니까.
가장 미움 받고 싶지 않아서, 가장 그 존재에 어리광을 부리고 있던 동생에게,
돌이킬 수 없는 추한 짓을 해버렸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
솔직히 말해, 속이 뒤집힐지도 몰라.
듣고서 후회할 가능성은 100%이상 무한대.
그래도 들을 거야? 들어 줄거야?
그렇다면 말하겠지만, 싫어지면 멋대로 돌아가도 괜찮으니까.
그건, 우리들이 고등학생이 되고 처음 맞은 가을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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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편 소설이므로 나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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