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사이코패스계 남자, 카라마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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麦茶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290093

※ 호러 요소가 있습니다. 아니, 애초에 호러 소설입니다.

하지만 카라마츠 때문에 전혀 무섭지 않아!!!!!!! 랄까, 개그!?

라는 느낌이니 편하게 감상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주의바랍니다) ※

사이코패스는 겁이 없다

 

 

 

보면 7일후에 죽는 저주의 비디오를 봤다.

 

토도마츠가 보기 싫다며 울부짖어서, [그럼 안 보면 되지 않나] 라고 했더니, [나만 빼놓는 건 싫다구!!] 라고 소리쳤다. 어째서.

 

빌려 온 사람은 오소마츠 형이었다. 오늘의 여자친구를 찾고 있던 중에, 호러가 갑자기 보고 싶어져 빌려왔다는 거다. 오소마츠 형은 가끔 호러물을 빌려오곤 하지만, 겁을 내는 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동생들이 겁내는 걸 보는 게 즐거운 모양이다. 그건 이미 영화 자체를 즐기는 것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것도 어떻게 보면 영화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일 거다. 형이 즐겁게 웃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는 나는 호러를 싫어한다. 딱히 무섭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저 잘 모르겠다. 로맨스라면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면 감동하고, 액션이라면 속도감 있는 전개에 설레는 마음이 되지만, 호러는? 주인공 뒤에서 좀비가 불쑥 튀어나오고 놀래킬 뿐이다. 내장이 질질 흘러내린 채로 기어오는 귀신을 보면서, 진심으로 주인공을 쫓아갈 생각이라면 내장을 배에 집어넣고 달려야 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만 들었다. 그런 움직임으로 따라가다니 따라 잡을 생각이 있는 건가. 지금 보고 있는 영화도 그렇다. 우물에서 나온 머리가 긴 여자를 보면서, 그렇게 천천히 다가간다면 그 사이에 저 멀리 도망가 버리지 않을까.

여자가 천천히 다가오자, 내 오른팔을 움켜쥐고 있던 쥬시마츠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등에 매달린 토도마츠의 손가락이 어깨에 박혀들고, 왼손에는 이치마츠가 매달려 꽈악, 그의 손톱이 피부에 파고 든다. 공포를 내게 전하려는 듯 통증을 주는 동생들에게, 의존해 주는 것은 좋지만 너무 아파 눈에 눈물이 맺힌다. 동생들을 힐끔 거리면 다들 공포에 물든 눈빛이었지만, 그 눈은 여전히 화면에 고정한 채였다. 그렇게 무섭다면 보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할 수도 없는 것이 호러라는 거겠지. 역시 나는 잘 모르겠다.

 

다시 화면으로 눈을 돌리면, 여자가 클로즈업 되고 화면으로 손을 뻗는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고 토도마츠가 새된 비명을 지르고, 이치마츠가 말 없이 벌벌 떤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하고 쵸로마츠와 쥬시마츠가 비명을 지른다. 오소마츠형은 [으하하하하하핫] 하고 배를 부여잡고 웃고 있다. 의미를 모르겠다.

 

뚝, 하고 텔레비전 화면이 어두워지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며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을 알린다. 그걸 보고 나는 일어섰다.

[카라마츠형!? 어디가!!!]

[에? 아니, 화장실에..]

영화 도중에는 화장실에 가지 않는 것이 예의다.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영화가 끝났으니 가도 되겠지 싶어 한 말이었지만, 그것을 들은 형제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자, 잠깐 카라마츠!! 그거 진심?]

[아, 아아....영화가 완전히 끝난 후가 아니면 화장실에 가면 안 되는 건가?]

딱히 엔딩 크레딧이고, 괜찮잖아. 화장실에 가게 해달라고. 방광이 터질 것 같다.

형제들의 강력한 시선을 힐끗 보고는 방을 나갔다. 복도에 나온 순간, 섬뜩한 공기가 몸을 뒤덮었다. 방금 전까지 여섯명이 들러붙어 있었으니 갑자기 체온이 떨어져 추운 건가. 하고 생각하며 기지개를 켠다. 자연히 하품이 나왔다.

 

졸려. 자자.

아침에 일어나자, 옆에서 형제들이 곤히 잠들어 있어 깨우지 않도록 조용히 이불에서 나왔다. 어제 영화를 본 뒤 형제들은 잠을 못 자겠던 건지 밤늦게까지 1층에서 떠들고 있었다. 나도 그 틈에 들어갈까 고민했지만, 나는 그렇게 많이 떠드는 성격도 아니었고, 게다가 어젯밤의 영화는 공포영화였지만 딱히 무서운 부분을 알 수 없었기에, 화제 거리가 없었다.

노력해서 말한다고 해도 무시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나는 먼저 올라가서 잤다. 그날은 어머니와 같이 장을 보러 갔다 온 탓에 지쳐서 바로 잠이 들 수 있었다.

 

이불에서 나온 나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거실에 들어가려고 미닫이에 손을 대자, 뭔가 끈적한 것이 손에 묻는다. 놀라서 손을 보면 검붉은 질척질척한 것이 손에 묻어 있다. 그와 같은 것이 문손잡이에도 묻어 있었다. 또 장난을 친 건가, 라며 하나 있는 형의 얼굴을 떠올리며 걸레를 가지러 갔다.

 

걸레를 가지러 온 김에 얼굴을 씻으려 거울을 보자, 거울 속 자신이 웃고 있었다. 무심결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여전히 거울 속의 자신은 웃는 얼굴 그대로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시험 삼아 오른손을 들어 보자, 거울 속의 자신도 오른손을 올린다. 뭐야, 평범한 거울인가.

 

그러는 김에 화장실에도 들렀다. 변기 물을 내리자 변기에 새빨간 물이 흐른다. 무심코 가슴이 섬뜩해져서 변기를 바라본다.

무슨 일인가, 급수관의 녹이 이렇게 심한 상태였다니. 이는 업자를 부르지 않으면 안 되겠군. 가능하다면 스스로 해결하고 싶다. 우리 집은 항상 돈이 부족하니까.

 

 

 

[어라, 카라마츠 뭐하는 거야?]

[보다시피 청소하는 중이다]

 

소파의 등에 기어 올라가 벽을 닦고 있는 나를 보며, 방금 깬 듯한 형이 눈을 비비며 말한다.

[형, 방에서 담배 피우는 것도 적당히 해라. 더러워지지 않나]

 

표백제로 꾹꾹 닦아내자 본 기억이 없는 새하얀 벽이 나타난다. 뭐어, 이 집에서 20년 이상 살았으니 더러워지는 것도 어쩔 수 없겠지.

담배 얼룩도 붉은 액체의 얼룩도 다 없어진 벽을 만족하며 바라보고 있자, [일찍 일어나서 청소를 하다니 한가하네-] 라며 오소마츠 형이 멍하니 말한다. 나는 의외로 청소를 좋아하는 편이다.

 

모처럼 일찍 일어났으니, 밥을 만들려고 부엌에 갔다. 가끔 어머니의 심부름을 하고 있었으므로 요리는 꽤 잘하는 편이다. 적극적으로 내가 나서서 한 건이 아니라, 도망치는 게 빠른 형제들에 의해 남은 내가 어머니에게 붙잡혀 거들 게 되었다. 라는 상황이며, 이건 지금도 여전하다. 뭐, 요리도 바느질도 여전히 좋아하고, 장보는 것에 같이 가는 것도 의지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므로, 되도록 나는 집안일을 도와주는 편이었다.

 

오늘은 청소 때문에 꽤 시간을 잡아먹었으니 빨리 만들자. 오소마츠 형도 배고파하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계란을 한 손에 들고, 식용유의 뚜껑을 열자 안에 바퀴벌레가 들어 있었다.

 

[마미-............]

이건 너무 비위생적이지 않나. 제대로 뚜껑을 닫지 않은 건가?

이제 이 식용유는 못 쓰겠군, 하며 일단은 그것을 구석에 두고 새 식용유를 꺼냈다.

기다려라 형님! 지금, 최고의 베이컨 에그를 만들어 주지!!

 

 

 

뚜루루루루, 현관 앞의 검은색 전화기가 울린다.

[네, 마츠노입니다]

[여보세요...난 메리씨. 지금 쓰레기장에 있어..]

쓰레기장? 내가 당황해서 가만히 있자 전화는 멋대로 철컥, 하고 끊겼다. 도대체 뭐였던 거지? 잘못 걸린 전화? 아니면 형제인 누군가와 쓰레기장에서 약속을 한 건가?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카라마츠, 방금 전화 누구였어?]

[여자애였다. 쓰레기장에서 기다리고 있다더군. 쵸로마츠 걸즈인가?]

[에에? 나 여자애를 만나거나 한 적은 없지만, 일단 이름은 뭐였어?]

[메리? 라는 이름의 애였다]

[메리짱? 모르겠는데- 다른 녀석이 아는 애 아닐까? 토도마츠라거나]

[그렇군]

확실히 토도마츠라면 알지도 모른다. 나중에 물어볼까.

 

카라마츠 걸즈와의 만남을 바라며 길을 걷고 있던 중, 공중전화 박스 뒤에서 마스크를 쓴 여자가 나타났다. 여자는 조금도 한눈을 팔지 않고 나를 향해 걸어왔다. 꽤나 가까이 다가왔을 때, [나 예뻐?] 라고 물어왔다. 정말 내가 목적이었던 건가. 갑자기 낯선 이가 말을 걸어 조금 놀란 나지만, 멋있는 남자는 레이디가 갑자기 말을 걸어도 제대로 상대해 주어야 되겠지. 나는 속으로 가장 멋있다고 생각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의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한다면, 예를 들면 나와 함께 성전으로 가는 더러움 없는 고상한 영혼의- [의미 모르겠네]

 

 

 

공원의 공중전화에 다가가자, 인형이 떨어졌다. 여자 인형이었는데, 상당히 만신창이였다.

[나, 리카짱]

라고 인형이 말한다. 엄청 지저분하고, 누군가 잊어버린 물건은 아니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공원의 쓰레기통에 인형을 버렸다. 전에 이치마츠가 말하는 고양이를 데리고 있었던 적이 있어서, 말하는 인형이 있어도 딱히 놀랍지 않다.

 

 

 

걷고 있자, 뒤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아마도 카라마츠 걸즈의 시선일 거다.

 

 

 

뚜벅뚜벅, 내 뒤를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카라마츠 걸즈일 거다.

 

 

 

 

스마트폰이 삐로링, 하고 메일이 왔음을 알렸다. 형제들과의 연락은 주로 라인으로 했기에 별일이네 라고 생각하며 스마트폰을 본다.

『이걸 삼일 내에 100명에게 보내라. 그렇지 않으면 너는 4일후에 죽는다』

 

삭제했다.

 

 

 

잠시 후, 또 메일이 왔다.

 

564219

라고만 적힌 메일이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한시간에 한번꼴로 보내오는 메시지에 수신 거부를 했지만, 주소를 바꿔서 몇 번이고 왔다. 끈질기다.

성가셔서 메일 자체를 수신 거부했다.

딱히 메일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도 별로 불편하지 않다.

니트이고, 친구도 없고.

 

그러자 전화가 오게 됐다. 상당히 끈질겨서 전화소리를 무음으로 해두었다. 부재중이 상당히 많겠지만 알게 뭐야.

 

 

 

띵동, 하고 벨이 울렸다. 현관을 열자 [배달왔습니다] 라며 상자를 건네준다.

 

상자에는 냉장보관, 이라고 적혀있다. 도대체 뭘 보낸 거지? 발신인도 쓰여 있지 않고 행선지도 [마츠노님] 이라고만 적혀있다.

상자를 열자 고기가 들어 있다. 맡은 적 없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카라마츠형~!! 뭐함까!!] 라고 쥬시마츠가 씩씩하게 뛰어 들어와 상자 속을 들여다본다.

[아까 왔는데, 무슨 고기일까. 소나 돼지는 아닌 것 같은데..]

[새도 아닌 것 같슴다!]

[먹어볼까!!] 빙긋이 웃으며 쥬시마츠를 보자 쥬시마츠도 만면에 미소를 띤다.

[야호!!! 카라마츠형의 고기 요리~!!]

 

꽤 조리가 필요한 고기여서 먼저 정성스럽게 맛술로 살짝 데쳤다. 이렇게나 냄새가 강하다는 건 멧돼지 고기인지도 모른다. 멧돼지 고기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고기가 잔뜩 들어간 스튜를 만든 후에, 유자후추로 볶거나 토마토를 넣고 끓였다. 오랜만에 대량의 고기로군. 밥상 앞에서 쥬시마츠가 두근두근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앞에 만든 음식을 내려놓자 쥬시마츠가 눈을 반짝이며 말한다.

[우와아~!! 형, 엄청 맛잇겠다아아!!!] [후후, 그렇지. 하늘에서 내려준 존재인 내게 이 정도는 번거로울 것도 없는 일이지....사양 말고 많이 먹어라, 쥬시마츠]

[응!! 잘 먹겠습니다~!!!]

쥬시마츠가 크에 입을 벌린 순간 현관문이 드르륵하고 열리며, [다녀왔습니다]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아! 어서와, 토도마츠! 이치마츠형도!]

[어서와라 브라더들! 오늘도 이치마츠 걸즈와 토도마츠 걸즈와 놀다 온 건가?]

[다녀왔어, 쥬시마츠]

[다녀왔어-, 쥬시마츠형, 카라마츠형. 벌써 밥 다 됐어?]

[응! 오늘은 카라마츠형이 만들어 줬어!]

[헤에~......] 식탁을 둘러본 토도마츠가 희미하게 얼굴을 굳힌다.

[나는 필요 없어] 이치마츠가 나직이 말하며 외면한다.

[아, 이치마츠! 사양하지 마라. 아직 스튜도 많이 있고, 사실은 멧돼지 고기가 많이 들어-..] 쾅, 하고 문이 닫히며 이치마츠가 떠난다. 입을 벌린 채 카라마츠는 잠시 문을 바라보며 멈춰 있다가 금세 토도마츠에게 돌아서 빙긋 웃는다.

[토도마츠도 사양하지 마라. 아직 많이 있으니까]

[아...미안. 나도 오늘은 됐어. 왠지 식욕이 없어서.....]

꼴깍 침을 삼키며 토도마츠를 보자, 토도마츠는 조금 떤다.

[토도마, [미안, 카라마츠형]

정말 미안한 듯 사과하는 토도마츠에, 카라마츠는 고개를 저으며 토도마츠의 어깨를 두드렸다.

[사과하지 마라. 속이 안 좋은 건가? 죽 만들까?]

[아니, 필요 없어. 미안하지만 먼저 잘게]

그렇게 말하며 토도마츠도 나갔다. 토도마츠의 어깨에 올렸던 손을 내리고 주먹을 꽉 쥔다.

[카라마츠형!! 이거 엄~~청 맛남다!!!]

씩씩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쥬시마츠가 스튜를 사방에 튀기며 맛있게 카라마츠의 요리를 먹고 있었다. 쥬시마츠의 웃는 얼굴에 카라마츠의 얼굴에도 자연스레 미소가 떠오른다.

 

 

새벽 2시. 갑자기 눈이 떠졌다.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눈만 떠졌다.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자, 천장에 할머니가 매달려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씨익, 하고 비틀린 웃음을 지었다. 나도 웃어주려 했으나 얼굴 근육까지 뭉쳐서 움직이지 않는다.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잠자코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자, 할머니가 쿵, 하고 내 배로 떨어진다. 할머니가 가까이 다가와서 씩 웃지만, 솔직히 쥬시마츠가 힘차게 베에 뛰어내릴 때가 더 아프고 무거워서 조금도 아무렇지 않았다. 다만 할머니가 뭐가 하고 싶은 건지 알 수가 없어서 당황한 눈으로 할머니를 바라보자, 히죽히죽 웃던 할머니의 얼굴에도 웃음기가 사라졌다. 말없이 바라만 보며 시간이 흐른다. 그러기를 잠시, 졸음을 이길 수 없었던 나는 나를 바라보는 할머니를 뒤로 하고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꿈을 꿨다.

나는 이게 꿈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었다.

나는 어째선지 음침한 무인역에 홀로 서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꽤나 음침한 꿈이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전철이 왔다. 놀이동산에 있는 원숭이 모양의 열차 같았다. 나는 그 기차에 올라탔다. 나 외에도 손님이 몇 명 타고 있었다.

잠시 덜커덩, 하고 흔들리더니 전철 내에 방송이 울렸다.

[다음은, 회뜨기~. 회뜨기입니다~]

뭐야, 그게. 그러자 뒤에 앉은 손님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놀라 돌아보니 맨 뒤의 남자가 발버둥 치면서 검은 무언가에 엉망이 되어 가는 것이 보였다.

 

그런가, 이건 원숭이 꿈이다. 옛날에 형이 우리들을 겁주려고 들려준 적이 있다. 토도마츠를 포함한 몇 명은 울었던 것 같지만, 나는 [어차피 꿈이지 않나] 라며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실제로 꿈에서 보면 상당히 리얼하고 긴장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엉망이 된 남자의 악취가 심해져 가슴이 울렁거렸다.

어느새 바로 뒤의 여자가 눈이 도려내져 죽고, 내 눈앞에 이상한 기계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다음은 다진 고기~ 다진 고기입니다~] 라며 바보 같은 방송이 울려 퍼진다. 꿈이지만 뒤편의 시체에서 나는 냄새는 꽤나 리얼하고, 여기에 휘말렸다간 실제로도 아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휙, 하고 엄청난 기세로 일어나 혼신의 힘을 다해 오른손으로 기계를 막았다. 덜컹, 하는 소리가 나더니 기계가 멈춘다. 검은 물체들이 내 주변으로 몰려와 달려들었다. 그 검은 물체를 잡아 세게 쥐자, 으직, 하는 소리를 내며 검은 것이 주변에 튀었다. 내 악력은 90kg이다. 참고로, 80kg 정도의 악력만 있어도 사과 정도는 여유롭게 아작낼 수 있다.

 

 

 

 

최근, 형제들의 상태가 이상하다.

 

 

토도마츠는 여자애들과 놀러 가지도 않고 거실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작은 소리로 뭔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있다. 그렇게나 패션에 신경 쓰던 토도마츠가 계속 파자마 차림으로 방에서 한발짝도 나오지 않고 떨고 있었다. 귀를 기울여 보면, [にたくないしにたくないしにたくないしにたくないしにたくないしにたくないしにたくないしにたくないしにたくないし] 라고 계속 중얼거리고 있는 듯하다. にたくないし, 라니 무슨 의미일까. 설마 닮고 싶지 않다는 의미일까. 그러고 보니, 토도마츠는 예전에 우리가 아르바이트 장소에 찾아갔을 때, [형들이 창피하다고!] 라고 말했었지.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여섯 쌍둥이. 이미 닮은 존재라 소용없으니, 이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하기를 바란다.

 

(*にたくないし 라는 문장에서 にたく(원형にる)는 [似る 닮다, 비슷하다]라는 뜻입니다. 원문대로 해석하자면 [닮고 싶지 않고]가 됩니다. 여기서 카라마츠가 해석한 의미와 토도마츠가 말하는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이 이상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므로 자세한 설명은 할 수 없지만, 아무튼 닮다 라고 해석하면 뒷부분과 연결되지가 않아서 일단 원문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혼란스러웠다면 죄송합니다. 그럼 계속 감상하시길!)

 

 

쥬시마츠는 멍하니 어딘가를 보고 있는 일이 많아졌다. 쥬시마츠의 시선 끝을 쫓아보면, 그곳은 그냥 천장 구석이다.

[쥬시마츠, 저곳에 뭔가 신경 쓰이는 거라도 있는 건가?] 라고 물어봤지만, 대답이 없다.

설마 더러운 거라도 있는 걸까. 확실히 그때 천장은 청소하지 않았으니까.

[쥬시마츠]

대답이 없다.

 

 

사실 최근엔 쥬시마츠뿐만 아니라 다른 동생들에게도 무시당하는 일이 많아졌다. 아니, 원래부터 무시당하고는 있었지만, 1대1로 말해도 답이 없는 경우가 늘었다. 나는 평소에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었으므로 원래도 적은 대화가 더 줄어들게 되어 조금 외롭다.

[쥬시마츠]

끈질기게 말을 걸어봤지만, 가끔은 무시하지 않고 상대해 주는 상냥한 동생도 답해주지 않는다. 쓸쓸함에 어깨가 푹 처진다.

 

 

이치마츠는 여전히 벽 구석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있다. 원래부터 생기 없는 흐리멍텅한 눈빛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꽤나 얼빠진 눈으로 앉아 있다. 외출도 안 하고, 애초에 구석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기분 탓인지 그 근처만 유독 우울하고 공기가 탁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 가장 반응이 없는 건 이치마츠다. 전에는 내가 무언가를 할 때마다 달려들어 왔지만, 지금은 그것조차도 하지 않는다. 뭐라고 말을 걸어도 마냥 무시. 식사고 화장실도 혼자서는 하려고 하질 않는다. 어쩔 수 없으니 밥은 내가 손수 먹이고 있다. 화장실도 정해진 시간에 데리고 간다. 마치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숨을 쉬느라 들썩이는 가슴을 보고 이치마츠는 인형이 아니라 살아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슬프다.

 

 

쵸로마츠는 계속해서 뭔가를 종이에 적고 있다. 밥상 앞에 앉아 펜을 쥐고 종이를 향해 필사적으로 뭔가를 휘갈기고 있다. 봐도 뭘 적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마구잡이로 일그러진 동그라미가 겹겹이 있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가끔, 사람이 목을 매는 듯한 그림이 있을 때도 있다.

한번 쵸로마츠한테서 종이와 펜을 빼앗은 적이 있지만, 그러자 쵸로마츠가 포기하기는커녕 악을 쓰며 덤벼들어 그만두게 하는 건 포기했다.

쵸로마츠는 계속 뭔가를 적겠지. 봐도 모르겠다. 내가 바보라서 그런 걸까. 아마 바보이기 때문일 거다. 옛날부터 모두에게, 특히 쵸로마츠에게 곧잘 듣곤 하는 말이었다.

 

 

 

 

핸드폰이 복도에 떨어져 있어서, [토도마츠, 이거 네거 아닌가?] 라며 전해주자 그것을 본 토도마츠가 눈을 부릅뜨고 내 손을 세게 쳐내었다. 그 기세에 핸드폰이 내 손에서 튕겨져 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어, 어이 토도마츠. 그러면 핸드폰이 부서 [이제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갑자기 토도마츠가 소리를 질렀다. 깜짝이야.

[계속, 계속 이상한 메일이나 전화가 오고, 번호 바꿔도 계속 오고!!! 밖에 나가면 이상한 시선이 느껴지고!!! 이제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토, 토도마츠.......] 그거 그냥 핸드폰 전원 끄면 되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반쯤 미쳐서 머리를 흔들며 난동을 부리는 토도마츠에게 내 목소리가 들릴 리 없다. 오히려 상태가 심각해서 말할 틈도 없이 그냥 토도마츠를 꽉 껴안았다.

『안쓰럽네에~ 뭘 폼 잡고 있어!?』 라며 매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토도마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 품 속에 안겼다. 아까까지 날뛰고 있었던 게 거짓말처럼 조용히 안겨서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꼬옥, 더 강하게 안심시키듯 안아 주자, [카라마츠형, 나 (죽)고 싶지 않아....] 라고 울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얼마나 (닮)은게 싫은 거냐, 하고 쇼크를 받았지만 울고 있는 토도마츠가 너무도 불쌍해서 [토도마츠, 괜찮다] 라고 말하며 꽉 안아 주었다. 뭐가 괜찮은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토도마츠가 전보다 여위어 버린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 괄호 부분 – 토도마츠는 [시니타구나이 / 죽고 싶지 않아] 라고 말했지만, 카라마츠는 [시]를 빼고 [니타구나이 / 닮고 싶지 않아] 라고 알아 듣습니다. 이걸 어떻게 적을까 하다가 괄호로 표시했는데 그래도 애매하네요... 겸사겸사 앞에 설명도 덧붙이자면, 토도마츠가 중얼 거렸던 말은 [니타구나이시 / 닮고 싶지 않고] 가 아니라 [시니타구나이 / 죽고 싶지 않다] 입니다. 계속 반복해서 말해서 니타쿠나이시, 라고 들은 모양. 그럼 전 이만 총총...☆)

 

 

 

 

 

 

거실에서 거울을 보며 자신의 멋진 각도를 보고 있자, 오소마츠 형이 돌아왔다.

[어서와라, 오소마츠. 늦었군]

[아아, 파칭코 갔다가 치비타네 가게에 갔다 왔어]

[또 마신 건가?]

[뭐야아~ 괜찮잖아, 딱히]

어이없어 하자 오소마츠 형이 활짝 웃는다.

[사실은 너도 같이 가려고 했는데, 뭔가 너 아침부터 없었고]

[오늘도 카라마츠 걸과의 만남을 기다리느라 바빴으니까 말이지..]

[너도 질리지도 않네~]

[그야 당연하지. 카라마츠 걸즈는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치만, 마지막 날 정도는 쉬어도 괜찮잖아?]

[뭔가? 마지막 날이라니]

[시치미 떼지 말라고. 조금 있으면 7일째잖아]

흘끗 시계를 보며 오소마츠 형이 말했지만, 그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었다.

[뭐가 7일째라는 건가?]

깜빡깜빡, 오소마츠 형이 눈을 깜빡인다. 방에 정적이 맴돈다. 정적은 좋아하지만, 왠지 모르게 엄청 찝찝한 느낌이다.

[지난주에 우리 여섯명이서 영화 본 거 기억나?]

[아아, 기억하고 있다. 뭐더라..저주의 비디오? 라고 하는 거였지]

[기억하고 있네!! 그 비디오를 본 사람은 7일 후에 죽는다고 말했잖아? 그리고, 조금 있으면 그 7일째라고!]

[.....아아, 그렇군. 그치만 그건 영화 속의 이야기지 않나]

오소마츠형이 이번에야말로 말문이 막혀 조용해졌다. 오소마츠형이 평생 본 적 없는 엄청난 얼굴을 하고 있어, 엄청 불안해졌다. 이렇게 불안한 기분이 된 것은 생전 처음이었다.

[카라마츠]

[뭐야, 오소마] 지지지지직, 하는 소리가 내 말을 가로막았다. 돌아보면, 텔레비전의 화면이 지지직거리고 있다. 에, 뭔가 버튼을 잘못 누른 건가?

[카라마츠, 떨어져!!!]

오소마츠형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알겠냐, 카라마츠!! 너는 이대로 도망......]

[설마 고장인 건가!!!?]

거짓말이지!? 새로운 텔레비전을 살 여유 따위 우리집에는 없다고!!!

오소마츠형 옆을 지나 텔레비전 앞에 선다.

[기다려, 카라마츠!!!] 라고 외치는 오소마츠형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나는 주먹을 들어올렸다.

 

기계는 때리면 괜찮아지지!

 

 

쾅!! 하는 소리가 나고 화면이 어두워진다. 연기를 내며 타들어가는 듯한 소리가 텔레비전에서 들린다. 전원 버튼을 시험 삼아 눌러봤지만 반응이 없다.

[....오소마츠형, 어쩌면 좋나]

텔레비전이 고장 났다, 라며 울 듯이 말하며 오소마츠 형에게 도움을 구하려고 뒤를 돌아본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나는 깜짝 놀랐다.

 

오소마츠형이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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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서 말했던 [니타쿠나이시] 를 [닮고 싶지 않고] 라고 해석하면

뒤에서 토도마츠가 말하는 [시니타쿠나이(죽고 싶지 않아)]라는 문장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문 그대로 뒀습니다.

게다가, 애초에 카라마츠가 알아 들은 의미와 

토도마츠가 말하는 의미가 달라야하기 때문에.....'ㅂ'a

여러가지 괴담이 나와서 재밌네요! :)

몇몇개 모르는 괴담들도 있지만, 대부분 아는 것들..

랄까, 카라마츠 엄청나잖아..

이거 이미 사이코패스 수준이 아니라고?

호러인가!! 호러!!

라며 두근두근 설레가면서 번역했는데

전혀 호러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이거 시리즈!!

지금은 카라 시점이지만

다른 마츠들 시점도 있는 모양입니다!

하나씩 가져올게요!!

일단 다음은 다른 걸로...

번역했던 시리즈 중에서 하나 가져오겠습니다

그보다 내일 아침 수업인데

나 왜 이러고 있는 걸까..............

내일은 지각 확정........☆

* 오타 수정한다고 평소에 쓰던 메모장말고 한글을 썼는데

오타 있을지도 모릅니다....있다면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