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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편*
2016/08/31 - [마츠소설/사이코패스계 남자] - [오소마츠상]사이코패스계 남자, 카라마츠(1)
*2편*
2016/12/19 - [마츠소설/사이코패스계 남자] - [오소마츠상]사이코패스계 남자, 카라마츠(2)
*3편*
2017/02/27 - [마츠소설/사이코패스계 남자] - [오소마츠상]사이코패스계 남자, 카라마츠(3)
*주의*
호러요소가 등장합니다
호러에 매우매우 약하신 분은 살짝 주의바랍니다
사이코패스의 형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그 날은 파칭코에서 크게 따서 기분이 최고로 좋았다. 렌탈샵에서 AV를 빌려서 술이나 마시러 가자, 같은 생각을 했지만, 마음이 바뀌었다. 18금 마크가 그려진 커튼으로 향하던 도중, 눈에 들어온 패키지. 머리를 흩뜨리고 이쪽으로 손을 뻗어오는 여자가 그려진 것으로, 이거라면 꽤 즐길 수 있겠네, 라며 그 DVD를 집어들었다.
[저기, 이거 볼래?]
5명의 시선이 내 손에 들린 물체에 집중된다. 순간, 토도마츠가 [우와, 절대 싫어!!] 라며 소리쳤다.
[뭐야 이거, 호러-?]
[응~. 뭔가, 보면 7일후에 죽는 저주가 걸린 비디오래]
[에에-!! 보면 죽는 검까!!]
[좋네, 나 전부터 이런거에 흥미있었거든. 히힛]
[싫어!! 절대 안 볼거니까!! 쵸로마츠형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한다며!? 같이 자자!!]
[에, 나 이거 보고 싶은데]
[하아!? 쵸로마츠형 뭐라는 거야!?]
[나 사실은 호러물 좋아하거든]
[역시 쵸뢈츠~ 뭘 좀 아는구만!!]
[에-!! 그럼 카라마츠형!!]
토도마츠가 지금까지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고 있던 카라마츠에게 물었다. [카라마츠형, 별로 호러 같은 거 흥미없잖아!? 자자고!]
[에, 아, 아아......]
[무슨 소리야, 카라마츠~ 멋진 남자라면 호러 영화를 무서워하지 않고 봐야하는 거라고? 너, 지금 도망치는 거?]
그 말에 천연인 주제에 묘하게 지기 싫어하는 카라마츠가 눈을 치켜뜬다. [훗, 도망갈 리 없지 않나. 내게 공포라는 감정은 존재하지 않 [카라마츠형 이 배신자--!!!] 에, 어째서!!!?]
토도마츠에게 등짝을 맞은 카라마츠가 눈을 휘둥그레 뜬다.
바보네~ 카라마츠. 뭐어, 이걸로 여섯 쌍둥이 전원 호러 영화를 보는 걸로 정해졌다.
영화는 엄청 재밌었다. 아니, 내용은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쵸로마츠들이 비명을 지르며 눈을 반쯤 감고 있는 이상한 얼굴로 놀라는 꼴이 웃겨서, 나는 계속 그걸 보며 웃었다. 토도마츠들은 평소에는 카라마츠를 바보 취급하면서, 여차하면 무의식인 건지 카라마츠의 등과 옆에 꼭 들러붙었다. 필사적으로 카라마츠에게 붙어있는 꼴을 보는 게 재밌었다. 그보다 너무 쫄잖아. 푸풉.
영화가 끝난 후에도, 토도마츠는 물론이고 이치마츠나 쥬시마츠까지 완전히 쫄아있어서, 화장실에 가려는 카라마츠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니, 너무 오버하잖아.
카라마츠가 문을 열자, 냉기가 방에 훅 들어와, 무심코 몸을 떨었다. 카라마츠도 [추웟] 하고 중얼거리곤 화장실로 갔다. 카라마츠가 나가는 걸 멍하니 보던 중, 가슴이 뜨끔했다. 이 방에서 문을 열면, 밖은 복도인지라, 이쪽에서는 복도의 벽이 보여야 정상이다. 그런데 거기엔 짙은 어둠뿐이었다. 아무리 밤이라도 하더라도 이쪽의 불빛 때문에 조금은 보여야 한다. 마치 한발이라도 내딛으면 어둠에 삼켜질 듯한 광경에 움찔한다. 그리고 어째선지 카라마츠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대로 카라마츠는 방에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들은 어째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어 다음날 아침까지 방에서 나갈 수가 없었다.
[저기, 이거 누구 거?]
이튿날 아침. 방에 들어온 쵸로마츠는 아이스박스를 끌어안고 있었다.
[뭐야, 그거?]
[방금 택배로 온 거. 행선지에 마츠노라고 밖에 안 적혀있는데, 누가 시킨 거야?]
[헤-. 저기, 살짝만 안에 보자]
[하?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오나홀일지도 모르잖아. 푸풉]
[아니, 남의 걸 멋대로 열어보려 하다니, 얼마나 섬세함 없는 거야! 그리고 성인용품은 아닐 거라고]
그리 말하며 상자 옆에 붙은 냉장보관, 이란 스티커를 가리킨다.
[먹는 거 아냐?]
[아, 어쩌면 아빠가 술이라도 시킨 거 아냐? 우효- 진짜냐! 저기저기, 쵸로마츠, 진짜 살짝만 열어보자고. 보고 아니면 뜯어본 거 모르게 원래대로 돌려놓으면 되잖아~ 쵸로마츠가!]
[내가 하는 거냐고!! 랄까, 아빠 술이라도 멋대로 건드리면 안 되거든]
그렇게 나한테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하는 주제에 쵸로마츠는 솜씨 좋게 상자를 뜯기 시작했다.
상자를 열고 안을 들여다 본 쵸로마츠가 멍하니 굳어버린다.
[저, ..............아, 아.......]
[왜 그래, 쵸로마츠?] 상자 안을 들여다본다.
나도 쵸로마츠와 똑같이 굳는다.
팔이다. 팔이 2개. 팔꿈치 부근을 싹둑 잘린 팔 두 개가 상자 안에 거북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 주변에는 보냉제가 가득 채워져 있다.
[...............하, 장난이 너무 심하다고.....]
팔은 내가 마당에 땅을 파서 묻었다. 쵸로마츠는 아직도 졸도할 정도로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벽에 기대서, 가끔 화장실로 뛰어가 토를 해대고 있다.
나도 기분은 녀석과 같았다. 그럴게, 장난이라 해도 도가 지나쳤고, 인형이라고 보기엔 그 팔은 너무도 리얼했다. 나는 가급적 팔을 보지 않도록 파낸 구멍에 휙 던져넣었다. 팔을 집었을 때 느껴진 그 매끄러운 감각은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상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화장실이나 세면대에 물을 틀어놓으면 갑자기 붉은 물이 쏟아졌다.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식재료가 하루만에 완전히 썩어있었다.
방안의 벽 여기저기에는 피로 보이는 얼룩이 생겨났다. 마치 고통에 몸부림치며 벽을 할퀸 듯한 자국이다.
천장에는 인간처럼 보이는 형상이 떠올라, 이쪽을 저주할 듯한 추악한 얼굴로 노려보았다.
날이 갈수록 집안에서 썩은내가 점점 심하게 나기 시작했다.
집안 소음도 심했다.
창문을 누가 두드렸다 생각해 밖을 보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린 여자가 서있고 방을 멍하니 들여다보고 있다.
자동 응답기에는 비명과 섬뜩한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녹음되어 있었다.
우리들은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며 공포에 떨면서 그것들을 견뎠다.
카라마츠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청소를 했다.
전화가 끈질기게 걸려온다.
[네-에, 마츠노입니다]
[........줘....]
[네?]
[.....구해줘..........]
젊은 여자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죄송하지만, 누구신가요?]
갑자기 구해달라는 전화에 조금 쫄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되물었다.
[구해줘..........구해줘어.........]
기분이 나빠 뚝, 끊어저리자 다시 전화가 울렸다.
[...........마츠노입니다]
[.....죽어. 죽어. 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아까 그 여자였다. 아니, 잠깐만! 너무 무례하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전화는 이미 끊겨있었다. 뭐냐고........
같은 전화가 다른 형제들에게도 걸려온 모양이다.
장난 전화도 거기까지 하면 악취미다.
하지만 매일 같이 걸려오는 전화에 아무리 나라도 난감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걸려오는 전화에 짜증이 나서, 전화에 대고 소리를 지르려 해도 그때마다 전화가 끊겨버렸다. 도중부터는 환청까지 들리게 됐다. 그걸 깨달은 순간, 두통이 나아지질 않았다. 계속, 계속 뚜루루루루루, 뚜루루루루루, 하는 전화 소리가 멈추질 않는다. 마치 뇌내에서 울리는 듯한 감각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어느날, 집에 돌아오니 쥬시마츠가 괴로운 듯 방에 누워있고, 그걸 카라마츠가 보살피고 있었다. 주변에는 토사물이 어질러져있어, 코를 찌르는 시큼한 냄새에 나도 위에서 뭔가가 올라올 것만 같았다.
[어이, 쥬시마츠!? 왜 그래!!]
같이 돌아온 쵸로마츠가 놀라서 두 사람에게 달려간다.
카라마츠가 [저녁밥을 먹더니 갑자기 토하기 시작했다....]라며 곤란한 듯이 말했다.
토사물들을 치우고 쥬시마츠를 안아 2층으로 올라갔다. 문을 열자, 그 앞에 보인 광경에 그대로 굳어버린다.
토도마츠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고 있었다. 흐느끼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이치마츠는 그저 가만히 다다미만을 할퀴고 있었다. [아파.......아파.......어디에 있는 거야....아프다고.........] 라고 중얼중얼 거리며 드득드득, 다다미를 긁어댔다.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 걸까, 손가락에서 피가 넘쳐흘러 다다미에는 이미 핏자국이 몇겹으로 남아 있었다.
쥬시마츠를 이불에 내려두자, 토도마츠가 이불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오, 오소마츠혀엉!!!] 나라는 걸 확인한 순간 확, 하고 안겨왔다.
[토도마츠, 얼굴 엉망이잖아~ 나랑 닮은 얼굴이 엉망이라고?]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를 내려해도, 목소리가 멋대로 고조된다.
[이, 이치마츠형과 카라마츠형이 이상해졌어~!!!]
[.......카라마츠도?]
고개를 끄덕이는 토도마츠.
[집에 돌아오고부터 이상한 냄새가 나서......그랬더니 카라마츠형이 밥이라면서, 그치만 기분 나빠서어~ 우에에....]
[잠깐만, 좀 진정하라고,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이상한 냄새가 나서, 뭐라고...?]
비명이 들렸다. 1층이다.
흐느끼는 토도마츠를 떼어내고 다급히 아래로 내려가면, 부엌에 쵸로마츠가 주저앉아있다.
[어이, 쵸로마츠!? 왜 그래]
[혀엉, 위험해, 엄청 위험해, 기분 나빠, 나 이제 틀렸을지도....]
말이 어눌하다......1인칭도 옛날로 돌아갔고.
고개를 들고는 그대로 굳는다. 탁자 위에 올려져있는 물건을 멍하니 응시한다.
집에 왔을 때는 알아채지 못했다. 쥬시마츠의 토사물 냄새가 심했고, 쥬시마츠의 간호에 신경이 쏠려있었으니까. 여기에 들어왔을 때도 몰랐다. 쵸로마츠가 엄청난 얼굴로 매달려왔으니까.
탁자 위에 놓여진 그것은, 먹을 거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섬뜩한 느낌의 걸쭉한 붉은 액체에 둥둥 떠있는 본 적도 없는 노란 색을 띤 주황빛의 고기가 잔뜩 들어가 있다.
모든 음식에서 썩은내가 진동을 했다.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오한이 들었다.
중앙에는 크리스마츠의 칠면조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고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치만 저건 분명 닭고기 같은 게 아니다. 그럴게, 고기에서 뼈가 튀어나와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저건, 저건, 저 뼈는.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토하고 있었다. 기분 나쁜 냄새와 공간에 속이 뒤틀려 견딜 수가 없었다. 쵸로마츠도 울면서 토하고 있었다.
[......형]
토하고 있었더니 누가 말을 걸어왔다. 카라마츠였다. 입가를 닦아내며 두려움에 가득찬 얼굴로 올려다본다. 아까 토도마츠의 말을 떠올렸다. 그 말이 진짜라면, 카라마츠도 이상해졌을 거다. 카라마츠와 눈이 마주치자, 카라마츠는 살짝 눈썹을 늘어뜨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얼굴을 도저히 미쳤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얼굴이었다. 폼을 잡지 않을 때의, 조금 나약한 얼굴을 할 때의 카라마츠다.
[카, 카라마츠....]
[이래서야, 저녁은 무리겠군]
카라마츠가 지극히 유감스럽다는 듯이 말하며, 식탁위에 놓인 대량의 요리를 힐끔 쳐다본다.
[나 혼자서 먹어버릴까]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는 카라아게를 하나 집어들어 삼켰다.
쥬시마츠는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 기분 나쁜 고기를 먹어버렸기 때문일까. 피부색부터 완전히 생기를 잃어버려, 하얗게 질려 있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건지, 팔이나 다리는 완전히 힘이 빠진 상태에서 대롱대롱 흔들렸고, 얼굴을 비스듬히 들어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목이 말라서 뭔가 마시려 냉장고를 열었다.
잘린 목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냉장고문을 닫았다.
분명 방금 건 뭔가 잘못 본 거라고 생각해, 다시 한번 냉장고를 열면, 거기에는 잘린 목이 완전히 까뒤집힌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나는 저도 모르게 문을 쾅 닫아버렸다. 하지만 분명 이번 건 지쳐서 헛것을 본 거라고 생각했다. 최근 이상한 일만 자꾸 일어나고.
각오를 다지고 다시 냉장고 문을 열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잘린 목이 나를 보며 씨익, 웃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문을 닫았다. 하지만 분명 환각을 본 게 틀림없다. 그럴게 최근 계속 잠을 자지 못하고 있고, 환정도 들리니까. 라고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잘린 목이 있었다.
무심코 문을 닫은 나였지만, 지쳤으니까 보이지 않던 게 보이게 된 거라 생각하며 냉장고를 열면, 거기에는 까뒤집은 눈을 한 잘린 목이........ 우왓, 하고 문을 닫았지만, 역시 기분 탓이라며 다시 냉장고 문을 열면, 거기에는 잘린 목이 눈을 까뒤집고 웃으며 이쪽을 보고 있었다. 놀라 냉장고 문을 닫았지만, 분명 기분 탓으로, 뭔가 잘못 본 거겠지, 하고 스스로를 타이르며 문을 열면, 이게 뭐람, 거기에는........, 잘린 목이 눈을 뒤집고 이쪽을 보며 웃고 있었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겨우 비명을 내지른다. 아니, 이제 장남으로서의 프라이드고 뭐고 없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오소마츠!?? 왜 그러나!!!]
카라마츠가 당황하며 뛰쳐들어온다.
[모, 목이, 잘린 목이........]
너무 놀라 혀가 굳어버린 건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냉장고를 가리키면, 카라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냉장고 문을 연다. 잘린 목이 뚫어져라 카라마츠를 노려본다.
[뭔가 이상한 게 있는 건가?]
[하...., 있잖아!! 있다고!! 보통은 냉장고에 들어있지 않는 게 들어있잖아!!]
의아한 듯이 냉장고 안을 들여다보던 카라마츠가, [혹시 이건가?] 하고 잘린 목을 가리킨다.
[그거 말고는 없잖아!!]
[아니이, 머리는 대체 어떤 요리로 만들어야 할지 몰라서 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서 일단 넣어둔 거다]
[잠깐만]
왜 자연스럽게 식재료로 생각하는 거야? 내가 이상한 거야?
[너 그거, 어디에서 얻었어........?]
싫다, 듣고 싶지 않지만 물어볼 수밖에 없어. 동생이 살인죄를 저지르다니, 그런 거 싫다고, 게다가 동기가 먹기 위해서, 라고? 마츠노가를 식인족이라고 생각할 거라고~.
[아아, 택배로]
라고 카라마츠는 간단히 답했다.
[이번주에 들어왔니까, 조만간 또 고기가 올 거다. 삼겹살이나 허벅지살이나, 로스 같은 거]
[에, 나 그런 거 몰랐는데.......]
어쩐지 안 좋은 예감이 든다.
택배라는 단어에,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떠오른다.
[아아, 대체로 내가 받았으니까 말야]
카라마츠가 나를 본다.
[오소마츠, 전에 삼겹살........아니, 팔이라고 해야하나? 받지 않았나? 그것만 도착하질 않아서 말야, 어째선지]
마당에 묻었다고, 라고 중얼거리면 카라마츠가 의아한 듯한 얼굴을 한다. 그런 얼굴, 이쪽이 더 하고 싶다고.
누군가가 보고 있어, 라고 이치마츠가 중얼거렸다.
뭔가 시선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방에는 커튼을 치고 있었기에, 어디서 시선이 느껴지는데, 라고 묻자 [틈새에서] 라고 멍하니 답한다.
[그게 뭐야?]
이치마츠는 내 질문에 답하지도 않고, 테이프를 들고와 방안 여기저기에 붙이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야?]
[틈새를 안 보이게 가리는 거라고!!]
라며 핏발 선 눈으로 소리를 친다. 엄청 무섭다고.
이치마츠는 집에 있는 틈새란 틈새에 테이프를 겹겹이 붙였다. 솔직히 무서웠다. 여러 장소가 틈새란 틈새는 전부 가려져 열리지도 않을 것처럼 보여서, 어쩐지 광기마저 느껴졌다.
이치마츠는 방중에도 뭔가에 홀린 듯이 테이프를 들고 여기저기 붙이더니, 겨우 잠에 들었다. 그걸 본 나는 조심히 1층으로 내려왔다.
선반과 벽 사이의 틈을 가린 테이프를 살짝 뜯어냈다. 시선을 느낀다니, 이런 틈새에서 어떻게, 라고 생각했지만, 테이프를 뜯어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틈새를 바라보다 무심코 [힉]하고 작게 비명을 질렀다.
힐끔거리는 눈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마치 세상의 악의와 원망은 전부 담고 있는 듯한 시선에 움직일 수 없었다.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서고 식은땀이 등뒤를 줄줄 흘렀다. 숨 막히는 듯한 시간이 몇초가 흘렀는지, 몇시간이 흘렀는지, 시간 감각을 잊어버려 알 수 없게 되었다. 마치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 흘렀다. 그대로 나는 의식을 잃었다.
눈을 뜨자 나는 거실에 누워있었다. 배에는 담요가 덮어져있다.
침실에서 자고 있지 않다는 건, 어제 그 일은 꿈이 아닌 걸까. 그대로 기절해서 지금 깨어난 걸까. 그러다 뭔가를 알아챈다. 방안의 테이프가 전부 없어져 있었다. 그렇게 이치마츠가 열심히 붙였는데. 혹시 그것도 전부 꿈으로, 단순히 취해서 잠들어버린 내가 거실에서 뒹굴고 있었던 것뿐인 걸까.
[오소마츠, 드디어 일어났군. 벌써 점심때라고]
미소를 머금은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걸레를 든 카라마츠가 서있다.
[오-, 좋은 아침. 그보다 또 청소?]
[아아, 이치마츠가 테이프를 여기저기 붙여둬서 테이프를 떼느라 고생이었다]
테이프는 카라마츠가 제거한 모양이다. 그럼 저 틈새의 그건 꿈이 아닌 거냐고.
[저기 카라마츠, 멋대로 그런 짓했는데, 이치마츠가 화내지 않았어?]
[무시당했다.....]
시무룩하게 카라마츠가 말했다. 자업자득이잖아....
이치마츠가 이상해졌다. 계속, [보고있어보고있어보고있어보고있어보고있어보고있어]라며 중얼거린다.
때때로 뭔가를 찾는 듯이 다다미를 긁어대는 탓에 손톱이 뜯겨 손가락이 피범벅이 되곤 했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으득으득 물어뜯으며, [어디야........어디 있어.....? 내 몸 어디 있어........]라며 이치마츠는 생판 모르는 사람의 새된 목소리를 내며 기분 나쁘게 중얼거렸다.
가가가가각, 하는 소리를 내며 기계가 카라마츠에게 가까워진다. 그게 사람을 죽이는 걸 몇 번이나 봤다. 다진고기. 카라마츠가 다진고기가 되어버린다.
[카라마츠!!!!]
오소마츠가 외치는 순간, 카라마츠가 이쪽을 본다. 카라마츠의 눈이 나를 발견하자, 휘둥그레진다.
[카라마츠, 위험해!!!!]
내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카라마츠의 팔이 기계에 파고든다. 고기가 찌부러지는 듣기 싫은 소리가 들리고, 카라마츠의 얼굴이 고통에 일그러진다.
[이 자시익.........!!!] 카가각, 하는 소리와 함께 카라마츠의 팔이 기계에서 빠져나온다. 억지로 팔을 빼낸 카라마츠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얼굴을 찌푸리고 팔을 바라보고 있다.
카라마츠가 천천히 이쪽으로 다가오며, [오소마츠, 여기 있었나] 하고 웃으며 말한다. 대량의 피가 지혈이 제대로 되지 않은 카라마츠의 팔에서 투욱툭, 떨어졌다. 카라마츠의 팔은 위에서부터 삼분의 일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기계에 빼앗기고 말았다. 잘린 부분은 뜯겨나간 고기마냥 너덜너덜해져 있다. 카라마츠의 팔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시큼한 위액이 목구멍까지 차오를 것만 같다.
[이런 곳에서 만나다니, 그야말로 데스티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어이, 오소마츠, 괜찮은가?]
멀쩡한 오른손으로 턱을 치켜올리며 폼을 잡던 카라마츠가 걱정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오소마츠를 들여다본다.
[어디 상태가 나쁜 건가?]
[아니, ......나쁜 건, 너잖아.....]
[나 때문에 상태가 안 좋은 건가!!? 설마 아픔만 주는 것이 아니라 기분까지 안 좋게 만들어 버리는 지경에까지 이르다니이이, 이 얼마나 길티가이인가 나는.......]
[그게 아니라!!!!]
이녀석은 꿈에서도 얘기가 통하지 않는구만-!! 네 쪽이 더 팔이 잘려나가서 상태가 나쁘지 않냐고 묻는 거라고! 랄까, 아까부터 그 팔 덜렁덜렁하고 있는데 안 아픈 거!?
[아픈 게 당연하잖아]
마음속으로 츳코미 날리려던 게 입밖으로 나왔던지, 카라마츠가 불만스러운 얼굴로 답했다.
[....하, 설마 이건 평소 형제들을 아프게 만든 내게 내려진 신의 천벌....? 어쩔 수 없지, 그런 거라면 달게 받겠다. 그걸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내가 신에게 용서를 받을 수만 있다면.....]
[뭐라는 거야....]
평소라면 웃어넘길 안쓰러운 발언도 이런 처참한 상황 앞에서는 가볍게 흘러넘길 수가 없었다.
그럴게, 보라고? 이녀석 웃고 있지만 지금 우리들 발밑은 피투성이라고. 엉망으로 찢어발겨진 시체가 잔뜩 있으니까.
카라마츠를 보면,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사이코패스는 기분 좋게 웃고 있다. 어째서냐고.
[꿈속의 형은 걱정이 많군]
[하아?]
[그치만, 현실에서 내가 트럭에 치이고, 지붕에서 떨어져도 쳐다보지 않았잖아? 그런데 꿈속에선 팔이 잘린 것만으로 걱정해주다니]
.........카라마츠. 너 이상하다고. 어째서 그런 심한 부상에도 기쁜 듯이 웃을 수 있는 거야?
[오소마츠형, 도와줘]
라고 토도마츠가 울면서 말했다.
[전화가 계속 울려...........]
애잔하게 중얼거리며 토도마츠가 건네주는 핸드폰을 받아들면, 거기에는 매일 몇백통이 넘는 메일과, 전화의 부재중 표시, 라인 알림 등이 잔뜩 남아있었다. 내용을 확인해 보면, 죽인다 혹은 죽어라는 메시지와, 어느 미친놈이 그린 듯한 정서불안을 일으킬 것만 같은 그림들, 뭔가의 생물이 처참하게 죽어있는 사진 등이 있었다. 나는 이미 핸드폰 전원을 꺼두고 살았지만, 어쩌면 지금 다시 전원을 켜면 이런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무서워서 더는 휴대폰을 켤 수가 없다.
[토도마츠, 전화 꺼둬...]
그렇게 말하면 토도마츠가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저으며,
[꺼도 꺼도 계속 멋대로 켜진단 말야....!!!]
라고 외치는 순간, 뚜루루루루루루, 하고 전화가 울렸다. 손가락이 멋대로 움직여 통화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그대로 귀에 갖다댄다.
[쿠........켁.............키에에에에에에에에엑가가가가가각키키키키키키키킥캬아아아아아아아아]
이유 모를 잡음과 비명, 그리고 웃음소리 같은 것이 뇌를 울렸다.
걸쭉한 뭔가가 입가를 타고 흘렀다. 그걸 닦아낸 소매와 파카가 검게 물들었다. 코피가 멎질 않는다.
[크헉, 게에엑, 켈록........!]
콜록거리면 입에서도 걸쭉하게 검붉은 액체가 흘러내려, 첨벙첨벙 다다미에 퍼진다. 그 액체안에 뭔가 꿈틀거리는 게 보였다.
[아, 아아아아아아!!! 우욱, 우에에에에에엑, 웨에엑........]
토해낸 피에 벌레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토도마츠가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나는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온몸을 미친 듯이 마구 긁어댔다. 혈관에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듯한 기분이 들어, 기분이 나빠 참을 수가 없었다.
얼굴을 씻으려 거울을 들여다보면, 거울속의 내가 새파랗게 질려있다. 눈이 있을 장소에는 새까만 어둠이 뻐끔하게 나를 들여다본다. 거기에서 줄줄 쏟아져나온 검붉은 피가 볼을 타고 흐른다. 핏기 없는 새하얀 입술이 열린다.
[죽 고 싶 어 ...............]
[....하아, 하앗, ....하, .......케헥, 콜록콜록]
무심코 밖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보통 상태가 아닌 나를 힐끗힐끗 보며 피한다.
걸음을 옮기며 숨을 가다듬는다.
머릿속에서 [죽고싶어죽고싶어죽고싶어죽고싶어죽고싶어] 라는 말이 끝없이 반복되어, 나는 거칠게 고개를 흔들었다.
[시끄러시끄러시끄러시끄럽다고!!!!!!닥쳐!!!닥쳐어어어!!!!!!!!!!!]
크게 소리를 지르면, 머릿속의 목소리가 살짝 멀어진 듯한 느낌이 든다. 주위 사람들도 노골적으로 멀어진다.
어느새 카라마츠가 역헌팅을 기다리는 다리까지 왔다. 난간에 기대어 강을 내려다보았다.
엄청난 얼굴을 한 자신이 비춰보였다.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고 눈은 움푹 들어가, 꼴이 엉망이다. 피부도 입술도 까슬까슬하고, 표정에 생기와 패기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나 이런 얼굴이었던가, 라고 할 정도의 엄청난 변화였다. 아직 그날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마지막으로 쵸로마츠가 이상해졌다.
전혀 관계 없지만, 나는 쵸로마츠와 가장 싸움을 많이 한다. 랄까, 어른이 되고부터는 거의 쵸로마츠랑만 싸우게 되었다. 의견이 서로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뭐랄까, 쵸로마츠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가장 금방 파악해서 말을 되갚아주니까 나로서는 훨씬 말하기 쉽고, 생각한 것을 거리낌 없이 말하게 된다. 나는 어릴 적부터 머릿속은 하-나도 성장하질 않았고, 옛날에는 곧잘 같이 악질적인 장난을 쳤던 쵸로마츠는 할로워크니 취직이니 레이카니 그런 거에만 열중하는 녀석이 되어버렸지만, 역시 옛날에 파트너였던 탓인지 지금도 가장 잘 맞는 것도 사실은 녀석이다. 내가 조금 고민이 생기고, 그걸 숨기더라도 쵸로마츠는 똑똑하고 눈치가 빨라서 금방 알아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나를 가장 잘 알아주고, 최고의 파트너는 녀석이다.
하지만 그런 녀석이 이상해져버렸다. 머리를 감싸쥐고, 의미 모를 말만 계속 중얼거린다. 이렇게 되어버리자, 나는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쵸로마츠가 이상해지고, 나를 조금도 의식해주질 않아서, 내 이름을 불러주질 않아서, 나는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정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이 녀석도, 다른 형제들도 전부 죽이고 나도 죽어버릴까. 그러면 나도 녀석들도 편해지지 않을까. 더는 두통에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고, 정체 모를 무언가에 겁먹을 필요도 없다. 나도 더 이상 미쳐버린 동생들을 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막은 것 또한 동생이었다. 내게 있어 가장 가까운 형제로, 내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동생. 카라마츠.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이치마츠나 쥬시마츠가 도와주는 경우도 있고, 토도마츠는, 뭐어 드라이 몬스터니까 녀석의 생각을 알 리가 없지만, 녀석에 관해서는 꽤 생각하고 있다. 그럴게 중2병을 앓고 있고, 나한테 커밍아웃을 하고. 게다가 엄청난 울보고.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녀석을 더 모르겠다. 우리들이 공포에 떨고 있어도, 마치 녀석은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대한다.
그러니까 나는 녀석을 찾아갔다.
[너 말야, 무섭지 않은 거야?]
어째서, 무서워하지 않는 거야.
카라마츠는 고개를 돌리며 의아한 듯이 물었다.
[무섭다니, 뭐가 말인가?]
[어서와라, 오소마츠. 늦었군]
거울에서 시선을 떼고 카라마츠가 웃는다. 형제들이 미쳐가는 와중에도 결국 녀석은 끝까지 평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만약 녀석까지 이상해졌다면, 나는 정말 미쳐버렸겠지.
[오우. 파칭코 갔다가 치비타네 들렀다 오는 길]
[또 마시고 온 건가]
카라마츠가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뭐냐고, 괜찮잖아~]
히죽 웃으면, 카라마츠가 한숨을 내쉰다. 뭐냐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제대로 말해.
[실은 너도 같이 데려가려고 했는데, 너 오늘 아침 일찍부터 없었잖아]
[오늘도 카라마츠 걸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지-]
[너도 참 굉장하네~]
[그야 당연하지. 카라마츠 걸즈는 늘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야...]
그렇게 말하며 허공을 올려다보는 카라마츠의 얼굴에 쓸쓸한 듯한 복잡한 감정이 솟았다.
메마른 입술을 핥았다.
[.......그치만 말야, 마지막 날만큼은 쉬어도 되잖아?]
[뭔가? 마지막 날이라니]
카라마츠가 얼빠진 표정으로 말한다.
[시치미 떼지 말라고. 앞으로 조금 있으면 7일째잖아]
힐끗 시계를 보면, 긴바늘이 위를 가리키고 있고, 마침 시침과 딱 겹친다.
곧 있으면 오늘이 끝난다.
[뭐가 7일째인가?]
카라마츠가 눈을 깜빡인다.
역시 모르는 건가.
몹시 조용했다. 평소 같으면 밖에서 자동차 소리나 이웃들의 목소리가 들려와야 하는데, 그것도 들리지 않는다. 정적이 흐른다. 마치 이 방만 세계로부터 고립된 것처럼 심상치 않은 기운이 흐른다.
분명 그건 착각이 아니겠지. 지금, 이 방은 세계와는 다른 공간에 있다. 저주 받아, 삶과 동떨어진 미친 공간에.
[지난주, 우리들 여섯명이서 영화 본 거, 기억나?]
카라마츠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탁자 밑에서 몰래 땀에 흠뻑 젖은 손을 움켜쥐었다.
카라마츠는 조금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입을 연다.
[아아, 기억난다고. 뭔가 저주 받은 비디오라고 했던 그거지?]
[기억하고 있잖아! ...........그 비디오 본 녀석은, 7일후에 죽는다고 했잖아? 그리고, ........이제 곧 7일째라고]
카라마츠는 크게 뜨더니, 그렇군! 하고 작게 중얼거리더니,
[하지만 그건 영화일 뿐이잖아?]
라고 말하며 웃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카라마츠의 미소다.
그 미소를 보고, 무심코 울고 싶어졌다. 마치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모른다는 듯한. 반드시 다음날 평온한 내일이 올 거라고 믿는 얼굴이다.
싫다, 죽고 싶지 않아, 아직 살고 싶어.
우는 소리가 튀어나가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틀어막는다.
카라마츠, 저기 말이야. 우리들, 죽는 거라고. 이제 곧, 죽는 거야. 나 때문에. 저기, 나 죽고 싶지 않아. 죽으면 혼자가 되어버리잖아. 그런 건 싫다고. 아직 너희들과 함께 바보처럼 살고 싶어.
미안, 정말 미안. 나 때문에. 나, 너희들의 형아인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
흘러나오려는 말을 억지로 삼킨다. 큭, 하고 목 안쪽이 울린다. 카라마츠를 보면, 불안한 듯한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다. 미안, 동생 앞에서 장남이 이런 얼굴하면 안 되는데 말야.
[카라마츠]
숨을 들이마신다.
[뭔가, 오소마]
카라마츠가 답을 하려는 그 순간, 삐삐삐삐삐삐삐, 하는 음이 방에 울렸다. 돌아보면 텔레비전의 화면이 깜빡이고 있다.
아아, 안돼, 싫어. 죽고 싶지 않아.........하지만.
[카라마츠, 거기서 떨어져!!!!!]
형제를 남기고 갈 수는 없다. 내가 지켜야 한다. 적어도 움직일 수 있는 카라마츠만이라도. 그러면 나의 잘못도 조금은 보답받을 수 있겠지.
나는 크게 외쳤다.
[알겠냐, 카라마츠!!! 너는 이대로 도망...........]
[설마 고장난 건가!!?]
카라마츠가 쓸데없는 말을 지껄인다.
카라마츠가 내 팔에서 빠져나가 텔레비전 앞으로 다가갔다.
[기다려, 카라마츠!!!!]
내 외침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지, 카라마츠는 점점 텔레비전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팟, 하는 소리가 나고 깜빡임이 사라지더니 화면에 낯익은 영상이 비쳤다.
우물이다.
..............아아, 이제,
꽈앙!!!!!!!!!!!!!!!!!!!!!!!!
엄청난 소리가 나더니 화면이 캄캄해진다.
파직파직, 하는 소리를 내며 연기를 내뿜는 텔레비전.
카라마츠가 텔레비전에 대로 주먹을 휘두른 채 서있다.
그리고 텔레비전 화면을 들여다보거나, 이리저리 뭔가를 만지는가 싶더니 카라마츠가 휙, 뒤를 돌아본다. 울 듯한 얼굴의 카라마츠는 이내 오열하며 말했다.
[..........오소마츠형, 어쩌지. 텔레비전, 부서져버렸다.......]
방에 달빛이 들어, 나와 카라마츠의 얼굴을 비췄다.
찌르르, 찌르르하는 벌레 소리가 조용한 공간에 부드럽게 울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쳐, 멈추지 않았다.
1편에서 일어났던 일들의 오소마츠 시점이네요 :D
카라마츠 시점일 땐 개그였는데
이렇게 보니 또 호러인 것도 같고.....
그치만 잘린 머리 부분은 좀 웃겼다
왜 자꾸 여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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