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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러 요소가 있습니다. 아니, 애초에 호러 소설입니다.

하지만 카라마츠 때문에 전혀 무섭지 않아!!!!!!! 랄까, 개그!?

라는 느낌이니 편하게 감상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주의바랍니다) ※























사이코패스는 모른다

 

 

 

 

잔뜩 얼굴을 얻어맞았다.

눈을 뜨고 가장 처음으로 든 생각은, 왜 얼굴만 노리냐는 것이다.

얼얼한 얼굴을 살살 어루만졌다. 얼굴이 원형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엉망으로 부어있어, 가라앉히지 않고서는 집에 돌아갈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이런 모습을 보이면 마음씨 따뜻한 형제들은 걱정을 할 것이 뻔하다.

그나저나, 배라든가 팔이라든가 때릴 곳은 여기저기 많을텐데, 어째서 굳이 그들은 얼굴만 노릴 것일까. 얼굴을 제외하고는 어떻게든 숨길 수 있을텐데, 그것조차 불가능하지 않나. 카라마츠걸도 이런 내 얼굴의 비참한 상황에 충격을 받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을 시기해서 얼굴을 노렸는지도 모른다. , 인기남은 괴롭군.......

 

다리를 질질 끌며 걷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흘끗흘끗 이쪽을 보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어머, 저 사람 불쌍해....오자키 같은 얼굴인데 저렇게나 다치다니. 그치, 밋찌-]

[. 하지만 상처투성이인 것도 와일드해서 멋질지도]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상처를 입었음에도 여자를 사로잡는 매력의 소유자......이 얼마나 길티한 녀석인가!

그렇게 뿌듯해하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자연히 나를 피해 걸어서, 얼굴이 부어 한쪽 눈이 제대로 뜨이지 않고 팔이 달랑달랑 매달린 채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절며 걷는 나라도 쉽게 지나갈 수 있었다. 병원에 가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갑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그 녀석들에게 뺏겼었다.

 

나를 호되게 패고는 내 바지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우와-, 얼마 없잖아] 라며 안을 뒤졌다. 꺼내면서도, [엄청난 바지네ㅋㅋㅋㅋㅋ어디서 산 거야, 이런거ㅋㅋㅋㅋㅋ] 라며 깔깔 웃었다. 지갑을 땅에 내던지고 진흙으로 더러워진 구두로 내 지갑을 밟았다.

돈이 얼마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백수니까. 하지만 오늘 그 돈은 평소와 다르게 조금 중요한 돈이었다. 저녁거리를 사러 가서 남으면 마음대로 써도 좋다고 엄마가 그랬기에, 나는 여섯명분의 푸딩을 사려고 했던 것이다. 언제나 사먹는 3개에 100엔인 싼 게 아니라, 좀 비싼 걸로. 사서 돌아가면 형제들이, [푸딩? 뭐어, 사왔으니 받아줄게] 라며 솔직하지 못한 말을 하겠지만, 그래도 기쁨을 감추지 못해 입꼬리가 잔뜩 헤실헤실 하는 것을 보는 게 나는 좋았다. 그래서 나는 그 돈을, 비록 푼돈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게 줄 수 없어 [돌려줘]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과 함께 뇌에 울리는 강렬한 발차기를 당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남자들은 이미 떠나간 후였다. 엉망인 나와 내 앞에 홀로 떨어진 더러워진 지갑만이 남아있었다. 가죽재킷도 여기저기 찢어지고, 선글라스도 깨졌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갑을 가져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 마음에 드는 해골 무늬가 있는 녀석이니까. 얼룩만 닦아내면 다시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거였다면, 뒷골목으로 다니지 말 걸 그랬다. 그저 지름길로 가려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되어 버렸다. 이치마츠도 자주 다니는 골목이니 괜찮다고 멋대로 생각해 방심하고 있었다.

 

내던져져서 안에 들어있던 것들이 엉망이 된 봉투가 보인다.

가족들에게 너는 장보는 것도 제대로 못하냐고 한소리 들을 지도 모르겠다.

푸딩은 그렇다 쳐도, 이대로는 저녁이 큰일이다. 형제들에게 혼날 게 눈에 선하다. 다시 한번 슈퍼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집에 돈을 가지러 돌아간다. 오자키의 CD를 사려고 틈틈이 모은 저금이 있으니까, 그걸로 다시 사러 가자. 자신의 실수이니 어쩔 수 없다. 저녁식사 시간이 늦어지는 건 이미 돌이킬 수 없으니, 형제들에게 성심성의껏 사과를 하는 수밖에 없다. 이치마츠는 멱살을 잡으며 죽인다는 둥 위협을 할지도 모르지만, 푸딩을 사다주면 조금은 기분이 풀릴 것이다. 그런 어린애 같은 수법으로 속여넘기려 한다고 오히려 더 욕을 들으려나. 그래도 푸딩을 사가서 나쁠 건 없을 것이다. 아무튼 형제들은 상냥하고, 제대로 감사를 표하면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은 용서해줄 것이다.

 

 

 

 

짜악, 하는 소리가 나며 내 손이 강하게 쳐내졌다. 그 충격으로 푸딩이 내 손을 떠나 툭, 다다미 위를 굴렀다.

[, 그거 어떻게 된 거야]

오소마츠형이 어느때보다 조용하고 낮은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형의 얼굴은 마치 엄청난 분노를 넘어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무서워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렇게 엄청 열받을 정도로 배가 고팠던 것일까. 오늘 파칭코에서 다 잃었을 게 분명하다. 완전 잃었을 것이다. 하필이면 이런 날에 실수를 한 나는 마라도 낀 걸까.

[, 카라마츠. 대답해]

낮은 목소리로 오소마츠형이 말한다. 아무튼, 일단 뭐라고 변명하지 않으면. 이런 때만큼은 자신의 어휘력이 딸린다는 것이 괴롭다. 연극에서 쓰는 표현이라면 잘만 말하는데, 설명이나 변명을 할 때만큼은 화가 날 정도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도 약하다. 갑자기 이렇게 세게 따지고들면 언제나 대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 저기, 늦은 건 미안하다. 그치만, 그래서 푸딩을 사왔다고? 저기....정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화 풀어주겠나...]

[그런 걸 묻는 게 아니잖아]

무서워서 눈을 피한다. 쵸로마츠들에게 도움을 청하려 시도한다.

쵸로마츠는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섭다.

토도마츠는 톳티 얼굴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무섭다.

쥬시마츠는 눈의 초점이 맞다. 무섭다.

이치마츠는 완전히 얼굴에 어둠이 깔려있다. 아니, 어떻게 된 거야, . 이치마츠의 본래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 까만 어둠이 소용돌이 치고 있고, 쉬익쉬익 숨을 몰아쉬는 소리만 들린다. 무섭다.

[그 상처,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어]

오소마츠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뭐야, 그것을 물어본 건가.

나는 오소마츠형이 말하는 것을 겨우 이해하고, 안심하며 답한다.

[아아, 맞았다]

[? 누구한데]

거실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며 묻는다. 엄청 화가 난 모습이다.

[심부를 가던 중, 장난스러운 아이들과 얽혀서....]

오소마츠형이 얼굴을 찡그린다.

[어디서?]

아까부터 왜 이렇게 말이 적을까. 어찌되든 좋은 일은 장황하게 질리지도 않고 재잘거리는 게 오소마츠형인데. 하지만 그런 쓸데없는 걸 말했다간 맞을 것 같아서 이 생각은 마음속에 고이접어 간직하기로 한다.

[뒷골목이다]

오소마츠형의 뒤에서 이치마츠가 [소나무 슈퍼에서 돌아오는 길.....뒷골목....불량......녀석들이다....]라고 소곤소곤 말하는 것이 들린다.

무표정으로 우뚝 선 오소마츠형에게 팡팡, 하고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 이 얘기는 이제 됐다. 귀가가 늦어진 건 정말 미안하군. 푸딩이 싫다면 다른 걸로 바꿔오지. 너무 비싼 것은 무리지만 담배면 되겠나?]

오소마츠형은 대답 없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방에서 나간다. 그렇게 푸딩이 싫었던 걸까. 푸딩이나 담배로 용서할 정도로 내 죄는 가볍지 않다는 말인가.

토도마츠도 [최악.....]이라고 말하며 방에서 나간다. 확실히 지금 이 집의 분위기는 최악이다. 내가 돌아오기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화기애애하고 온화한 밝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미안한 기분이 밀려왔다. 자신이 돌아와 버린 게 미안하게 생각되었다. 하지만 저녁식사 재료를 들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카라마츠, 치료할 거니까 이리와]

쵸로마츠가 불쾌한 듯한 목소리로 불렀다. 말없이 찌푸린 얼굴의 쵸로마츠에게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꼴사나움을 느꼈다. 동생에게 폐를 끼쳐 버리다니.

나는 바닥에 널브러진 채 방치된 푸딩을 잡아 봉지에 담았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나중에 먹어줄 것이다. 치료가 끝나면 담배를 사러가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후의 일이다.

 

 

계단을 올라가고 있자 위에서, [우아악] 하는 비명이 들렸다. 놀라 고개를 들면, 계단 위에서 오소마츠형이 떨어지고 있었다. ?

나는 오소마츠형에 밑에 깔려 골절. 반면 팔팔한 오소마츠형은 [누군가가 날 밀었다고!] 라며 외쳤다. [나와 오소마츠 말고는 집에 아무도 없거든!] 이라 소리치며 오소마츠형을 한 대 쥐어박았다.

 

 

사과로 고기만두 살테니까, 라는 말을 듣고 오소마츠형과 편의점으로 가던 중, 횡단보도에서 초록불임에도 불구하고 트럭이 우리쪽으로 돌진해왔다.

[오소마츠!!!] 나는 그렇게 외치며 오소마츠형의 몸을 끌어안고 땅바닥을 굴렀다.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있었지만, 트럭은 전봇대에 격돌했다. 부러진 전봇대는 우리쪽으로 넘어져, 오소마츠를 떠밀었다. 나는 반대방향으로 몸을 굴려 피했다. 하지만 내가 몸을 굴린 방향은 아까의 횡단보도였다. 신호는 빨강. 나는 차에 치였다.

 

 

빌딩 공사 중인 옆을 지나던 중, 휘이잉 하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위를 올려다보면,

[오소마츠!!!!] 그렇게 외치며 차도 쪽을 걷고 있던 나는 오소마츠형을 잡아 차도 쪽으로 떠밀었다. 우리 키 정도의 철근 콘크리트가 오소마츠형이 있던 장소에 큰 소리를 내며 꽂혔다.

 

 

위에서 챙그랑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올려다보면, 민가의 2층에서 대량의 유리창 파편이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남녀의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사랑싸움에 무고한 이를 끌어들이는 건 그만둬라! 오소마츠형의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았다. 내 몸에 유리파편이 박혀 피가 대량으로 흘러나왔다.

 

 

소방차 몇 대가 멈춰서있다. 어느 집에 불이 난 모양이다. 딱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나가려던 중, 현관문이 열렸다. 주민들이 달아나려 뛰쳐나온 것 같다. 백 드래프트 현상[각주:1]이 일어나며 오소마츠형과 나는 폭풍에 날아갔다.


 

편의점에 도착하자 비가 내렸다. 비를 피할 겸해서 편의점에서 잡지를 서서 읽고 있으면, 차가 미끄러져 편의점을 들이박았다. 나는 다시 차에 치였다.

 

 

아무래도 비가 멈추지 않아서 우리는 호우 속을 달려 집으로 향했다. 하늘에서 찌릿 하는 불길한 음이 들렸다. 콰광, 하더니 번쩍 빛이 난다. 옆의 오소마츠형을 들이박아 밀쳤다. 천둥은 곧장 내게로 떨어졌다.

 

 

띵띵띵띵띵, 하는 경종이 소리를 울린다. 건널목이다. 오소마츠형이 닫히려는 건널목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건널목에는 비 때문에 굴러넘어진 할머니가 있었다. 할머니 옆이 밝게 빛난다. 기차가 다가온 것이다.

오소마츠형은 이미 건널목 중간이다.

시간 맞출 수 있으려나.

나는 두 사람을 밀치고 전차에 멋지게 치였다.

 

 

강을 지나가던 중, [~~도와줘~~~] 하는 소리가 들린다. 황급히 아래를 보면 강물에 휩쓸려가는 쥬시마츠가 있다. 또 강에서 접영이라도 하고 있던 걸까. 앞으로 비 오는 날에는 하지 않도록 주의를 줘야겠다. 나는 막아서는 형을 뿌리치고 강에 뛰어든다. 너무나도 거센 강물에 몇 번이나 빠질 뻔하면서 쥬시마츠를 끌어냈다. 쥬시마츠는 다리를 다친 것 같다. 물살에 휩쓸리면서 바위에 부딪쳤다는 모양이다. 그래서 혼자 빠져나오지 못했던 걸까.

 

 

돌아가는 길, 후드를 쓴 남자가 우리를 막아섰다. 한 손에는 칼을 갖고 있다.

[죽어어어어어!!!!!] 남자가 그렇게 외치며 오소마츠형에게 달려간다. 갑작스런 상황에 오소마츠형은 굳어있다가, , 하고 놀라며 경계한다. 나는 옆에서 칼을 든 남자의 안면을 있는 힘껏 때렸다.

 

 

그 외에도, 내가 탄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안에서 열리지 않게 되거나, 미닫이가 열리지 않아 방에서 나갈 수 없게 되거나, 등등 힘든 일이 여러 가지 있었다. , 전부 완력으로 해결했지만.

 

 

 

 

 

요즘 어째선지 평소 이상으로 운이 나쁘다.

 

 

 

 

 

오소마츠형이 선물을 사왔다.

골동품 가게에서 싸게 얻은 모양이다.

정이십면체의 장식물 같다. 꽤 외관이 좋은 오브젝트라 마음에 들었다.

 

[원래는 진귀한 게임 소프트를 찾으러 간 거였는데, 재밌어 보이는 걸 발견해버렸어]

 

설명서로 보이는 누런 종이를 보여준다.

아무래도 이건 장난감의 일종으로 RINFONE(린폰)이라는 것 같다.

[] [] [물고기]로 변화해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었다.

 

[이렇게 하는 거야]

오소마츠형이 린폰을 쥐고 이리저리 만졌다.

그러자 찰칵 소리가 나면서 린폰의 일부가 솟아올랏다.

[그래서, 이걸 이렇게 돌리거나, 위로 잡아올리거나 하면]

찰칵, 소리가 다시 나고 다른 면이 푹 꺼졌다.

 

[헤에, 굉장하네. 퍼즐 같군!]

[재밌어 보여! 나도 해볼래]

형제들은 교대로 린폰을 만지작거리며 놀았다.

 

 

어느날 카라마츠걸을 기다리다 실패해 집으로 돌아오면, 쵸로마츠가 혼자 거실에 있었다.

[카라마츠 이거 봐. 곰이 됐어!]

[오오, 굉장하군. 역시 쵸로마츠다!]

감탄하며 외치자 쵸로마츠가 기뻐하며 수줍게 웃었다.

[대단하지? 진짜 재밌다고, 이거. 다음에는 매를 만들어 볼 거야. 이거 모두에게 보여주고 해봐야지]

[그래.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적당히 하라고]

눈 아래에 다크서클이 생긴 동생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즐겁게 웃는 얼굴에 이쪽도 행복한 기분이 된다.

 

 

며칠 후, [매가 됐어!] 라는 라인이 와서, 집에 가보면 쵸로마츠가 기쁜 듯 매를 보여주었다.

정말 매가 되어있었다.

[빠르군, 쵸로마츠!! 벌써 성공한 건가!]

감탄했지만, 쵸로마츠의 얼굴을 보자 걱정이 됐다. 다크서클이 잔뜩 내려앉은 건 이미 며칠 전부터 그랬지만, 안색도 나쁘고 조금 홀쭉해져 있었다. 결벽증인 쵸로마츠가 수염도 제대로 깎지 않고 있었다.

[다음은 물고기네!] 라며 기뻐하는 쵸로마츠에게 [어이, 제대로 쉬라고] 라 일렀다.

 

[쵸로마츠, 될 것 같은가?]

최근 계손 린폰을 만지고 있는 동생에게 물었다. [조금만 더] 라고만 대꾸하고 린폰을 바라보고 있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오소마츠형도 좋은 걸 사왔구나, 라고 생각한다. 다만 물고기가 완성되면 쵸로마츠는 밥을 제대로 먹어주려나. 쵸로마츠는 점심인 오므라이스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아무것도 먹지 않는 쵸로마츠를 보고 조금이라도 먹어줬으면 해서 만들었는데, 쳐다보지도 않았다. 오므라이스는 싫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기, 쵸로마츠. 그거 잠깐 빌려주겠나]

나도 쵸로마츠가 물고기를 완성하면 곰을 만들어 볼까 하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쵸로마츠가 즐겁게 만지는 것을 보니 나도 하고 싶어졌다.

쵸로마츠에게 받은 린폰을 슬쩍 손으로 감싸고 이리저리 만졌다. 달칵, 하고 일부가 솟아올랐다. 확실히 재밌는 물건이다. 대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 걸까.

[저기 쵸로마츠, 물고기를 다 만들면 다음에는 내게-----] 주지 않겠나, 라고 말하려는 순간 쾅, 하는 굉장한 소리가 나고 거실문이 열렸다.

 

오소마츠형이 문앞에 우뚝 서있다.

 

[쵸로마츠!! 당장 그걸 버려!!!! 안 그러면....!]

[미안, 오소마츠형]

나는 울상으로 그렇게 말했다.

 

아까 오소마츠형이 문을 여는 소리에 놀란 나의 손가락 사이로, 산산조각이 난 린폰의 잔해가 툭툭 바닥에 쏟아졌다.

 

 

 

 

여섯 쌍둥이 다 함께 산으로 하이킹을 가게 됐다.

전에 토도마츠가 혼자서 후지산을 올랐다는 사실에 오소마츠형은 꽤나 충격을 받았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백수 생활을 해오던 인간이 갑자기 등산은 무리니, 가볍게 하이킹을 하며 산을 즐기는 건 어떠냐는 쵸로마츠의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쵸로마츠도 오소마츠형과 마찬가지로 후지산이 쇼크였던 모양이다. 평소 같았으면 오소마츠형의 제일 먼저 츳코미를 넣었을 것이다. 이왕이면 캠프가 하고 싶어! 라는 쥬시마츠의 의견도 받아들여 캠프 도구를 잔뜩 챙겨 차에 싣고 출발했다.

 

운전석은 쵸로마츠, 조수석은 나다. 가장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결과이다.

 

우리집 근처는 산과 무관한 지역이라 몇시간을 달려 시골로 향했다. 주위는 온통 논과 밭들 뿐이다.

[논만 잔뜩이군]

[그렇네. 그래도 공기는 맑아서 좋은데]

쵸로마츠와 떠들고 있자, 뒤에서 골아떨어져 있던 형제들이 하나둘씩 눈을 뜨기 시작한 듯 뭔가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 뭔가 저쪽에 이상한 게 있어]

라고 쥬시마츠가 쌍안경을 들여다보며 떠들었다.

[-, 뭔데뭔데?]

쥬시마츠에게 쌍안경을 받아든 토도마츠가 들여다보았다.

[뭔가 하얗고 구불구불한 거!]

[어라, 진짜다, 뭔가 꾸물꾸물하고 있.............] 거기까지 말하고 토도마츠가 입을 다문다.

[, 뭐야 그게? 생물?]

[-, 모르겠어!]

[토도마츠, 뭔가 알아냈어? 그거, 빌려줘]

오소마츠형이 쌍안경에 손을 뻗지만, 토도마츠는 쌍안경을 들여다본 채 움직이지 않는다.

 

[모 르 는 게 좋 아]

 

마치 토도마츠의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은 그 소리에 다들 침묵한다.

[~ 조옴~ 토도마츠! 형아 놀리지 말라구~]

오소마츠형이 실없는 소리 하지 말라는 듯 어물쩡 분위기를 깨려했지만, 토도마츠는 핏기가 싹 가신 하얀 얼굴로 뚫어지게 논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조금 이상한데]

이치마츠가 작게 중얼거린다.

[쵸로마츠, 차 잠깐만 세워봐]

[]

쵸로마츠가 차를 갓길에 세우고, 토도마츠에게서 억지로 쌍안경을 뺏어 들여다보았다. 논을 바라보니 흰색의 뭔가가 눈에 보였다. 그것은 구불구불 기묘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뒷자리에서 [아하하하하....]하고 토도마츠가 미친 듯이 웃으며 몸을 비비꼬기 시작했다.

[어이, 카라마츠 뭐가 보여?]

다급한 목소리로 쵸로마츠가 묻는다.

 

[아니......잘 모르겠다]

[미안]

나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 밖으로 나갔다.

[? 어이, 잠깐!!]

[저게 뭔지 확인하고 오겠다]

[하아?! 위험한 거면 어쩌려고!!]

[그치만 토도마츠가 저걸 보고 이상해졌어. 저게 뭔지 확인하지 않으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다]

 

[갔다오겠다. 따라오지 마]

 

형제들의 외침을 뿌리치고 논을 향해 달렸다. 토도마츠는 그것을 보고 이상해졌지만, 그것에 가까워진다고 토도마츠가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확증은 없다. 하지만 나는 뛰쳐나가려는 욕구를 막을 수가 없었다.

누구라도 이상한 것을 발견하면 호기심에 몸이 근질근질할 것이다. 혹시라도 UMA(미확인 생물체)라면 어쩔 건가. 넘치는 로망에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너무 두근거려서 미칠 것 같다.

 

 

 

차로 돌아온 내게 형제들은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토도마츠는 괜찮아?]

[아아, 네가 그 하얀 놈 근처에 갔을 때 갑자기 정신을 잃었어. 지금은 자고 있어]

[그래.....]

[저기, 카라마츠. 그거 뭐였어, 대체]

[아니, 그게.....잘 모르겠다]

[, 가까이 갔잖아?]

[아아, 그래도 모르겠다]

이 정도로 자신이 바보 같은 것을 원망한 적이 없다. 토도마츠는 한눈에 정체를 알았던 것 같은데, 나는 아주 가까운 거리까지 갔음에도 녀석이 뭔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조금 때린 것으로 뭉그러졌고]

[때렸어!?]

[아니, 정말 살짝 휘익- 하는 정도로. 그런데 갑자기 찌부러져서 놀랐다...]

 

 

 

 

하이킹을 한바탕 즐긴 뒤, 우리는 바비큐를 하며 배를 채웠다.

하이킹 도중 성난 얼굴을 한 지장보살이 대량으로 늘어선 길이 있거나, 사람 얼굴 형상의 돌과 나무가 있거나, 수많은 토리이[각주:2]와 굉장히 낡은 신사가 있거나, 지나가는 다른 등산객들이 모두 고개를 숙인 채 지나가며 인사를 받아주지 않거나 하는 사소한 일은 많았지만, 대단한 것은 아니므로 생략한다.

그리고 지금은 여섯명이서 모닥불을 에워싸고 앉아있다.

가끔 수풀에서 바스락거릴 때마다 토도마츠가 쥬시마츠에게 매달렸다. 쥬시마츠는 잔가지를 주워서 놀고있고, 이치마츠는 어디서 잡아왔는지 너구리 새끼를 안아들고 쓰다듬고 있었다. 오소마츠형은 어째선지 멍하니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다.

 

[볼일 좀 보고 오겠다]

그렇게 말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둠 속으로 걸음을 옮겨, 모닥불이 간신히 보일 정도의 거리까지 왔을 때 발을 멈췄다.

 

커다란 나무가 눈앞에 우뚝 솟아 있었다. 몇백년이나 살아왔을 오래된 큰 나무가 그 위엄과 존엄을 가지고 당당하게 솟아 있었다.

 

나무에 뭔가 박혀있는 것을 발견한 나는 그것을 가만히 응시했다.

 

 

 

 

 

 

텐트로 들어온 빛에 눈을 떴다. 새가 짹짹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기지개를 켜며 밖에 나가면 동생들이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다, 브라더-. 아침 햇살이 눈부시군]

[좋은 아침-, 아침부터 컨디션 좋네, 카라마츠형. 세수나 하고 오라구]

 

동생들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며, 쥬시마츠가 가지고 있던 쌍안경을 집어들었다. 이걸로 귀여운 새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아버지한테 받았다는 쌍안경은 값이 비싼 좋은 물건답게 먼 경치까지 잘 보였다. 평상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에 감동한다. 나무들의 술렁거림, 강의 물소리.....그야말로 뷰티풀 네이처-.

 

동물들을 찾으려 나무 사이를 둘러보고 있으면, 눈앞에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사람처럼 보인다. 머리는 반들반들하고, 연신 몸을 흔들고 있었다. 손에는 어째선지 낫을 들고 있고, 알몸이었다. 뭐야? 산에서 잔디라도 깎는 건가?

등을 돌리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줌을 최대로 해서 확인해보면, 춤추는 듯 이상한 움직임을 하고 있어 수상하기 짝이 없다.

 

내가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걸 알아챈 이치마츠가, [, 뭘 보고 있는 거야?] 라고 물었다

나는, [저쪽에 사람이 있다]라며 녀석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고 이치마츠에게 쌍안경을 건넸다. 이치마츠가 쌍안경을 들여다보았다.

10초 정도 지났을까, 이치마츠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쌍안경을 쥔 손이 덜덜 떨렸다.

 

[,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갑자기 이치마츠가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며 땅을 굴렀다.

[, 이치마츠!!??]

[이치마츠형!? 왜 그래?!]

토도마츠들이 이치마츠의 심상치 않은 모습에 뛰어왔다.

 

[죽고 싶어 죽고 싶, , 죽여줘 나, 죽여, 죽고 싶, , , 죽고]

이치마츠가 콧물이 흐르는 것도 개의치 않고 땅을 뒹굴며 울부짖었다.

 

나는 이치마츠의 갑작스런 변화에 놀라 내던져진 쌍안경을 집어들었다.

쌍안경을 들여다보았다.

 

아까 흐늘흐늘 춤을 추던 녀석이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것은 코도 입도 있었지만, 어째선지 눈썹은 없고, 눈도 하나밖에 없었다. 게다가 눈이 미간에 세로로 달려 있었다.

그 녀석은 이쪽을 보면서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었다.

 

쌍안경에서 눈을 떼고 이치마츠를 보면,

[, 물이, , 으아, , 물이 있, 어어, , 싫어어어어어어!!!!!!]

라 외치며 뒹굴고 있었다. 그것을 쵸로마츠와 쥬시마츠가 필사적으로 누르고 있다.

 

오소마츠형이 [시끄럽네에-] 라며 배를 긁적이며 텐트에서 나왔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눈을 크게 떴다.

[, 뭐야, 이치마츠 왜 그래? 지금까지의 스트레스가 폭발해버리기라도 한 거야?]

너 무슨 짓 했어? 라고 오소마츠형이 눈짓으로 묻는다. , 내 탓인가?

[저쪽에 사람이 있는데, 뭔가 그걸 보자마자 이치마츠가 이상해졌다]

라며 오소마츠형에게 쌍안경을 건넸다.

[?] 라며 형은 쌍안경을 받아 들여다보았다.

 

[, 으으으으윽~~~~~~~~~!!!!]

오소마츠형이 차마 비명이 되지 못한 신음을 내며 쭈그려 앉았다. 몸을 조금씩 떨며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잠깐, 오소마츠형!? 카라마츠 너 대체 뭘 한 거야!?]

[!? 아니, 아무것도........]

[이거 본 거지!?]

쵸로마츠가 화를 내며 쌍안경을 집어들었다. 쌍안경을 들여다보려는 순간,

[보면 안 돼!!!!!] 라며 오소마츠형이 고함을 질렀다.

[절대 보지 마!! 보면 저주 받을 거야!!]

흐느끼면서 오소마츠형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이치마츠의 얼굴을 힘껏 때렸다.

[이치마츠, 정신 차려!!! 돌아와!!]

이치마츠가 울면서 오소마츠형에게 매달렸다.

[카라마츠, 선글라스 좀 빌려줘]

오소마츠형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말했다.

[? , 아아]

오소마츠형은 선글라스를 끼고 다시 쌍안경을 들여다보았다.

[오소마츠형, 뭔가 보여?]

토도마츠가 초조하게 묻자,

[사시야]

라며 오소마츠형이 씁쓸하게 말했다.

사시라는 건 상대에게 악의를 가지고 째려보면 그 상대에게 저주를 걸어 버리는 도깨비라는 것 같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자신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친근감이 들었다. 나도 사실은 이 오른쪽 눈에 숨겨진 마력이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한다. 평소에는 교묘하게 숨기고 있어서 못 알아보지만, 사실 이몸도 사안의 소유자이다. 물론 사람을 저주하는 효과는 없지만.

 

오소마츠형이 설명하는 동안 나는 다시 쌍안경을 들여다보았지만, 녀석은 똑바로 이쪽을 응시한 채 기묘한 춤을 추며 걸어왔다.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이, 이쪽으로 다가온다고]

그렇게 말하자, 형제들이 비명을 질렀다. 서로 끌어안고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떨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사시라는 건 더러운 걸 싫어한다고 했던 것 같아. 그러니까 어떻게든 쫓아버려]

오소마츠형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쫓아낸다고? 말이 잘 통할 것 같으니까, 나로서는 친하게 지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형제들의 얼굴을 보니, 그런 말을 할 분위기가 아님을 깨닫는다.

[더러운 거인가....예를 들면?]

[배설물이나, 탈의, 성기 같은 거]

나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짝 하고 박수를 치며 말했다.

[오오, 그럼, 이치마츠가 쫓아버리는 게 어떤가? 사시 앞에서 알몸으로 탈분하면 되지 않나]

[아니, 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이!!!!]

엄청난 기세로 고개를 저었다. 너무 빨라서 이치마츠 얼굴이 2개로 보인다. 벌거벗고 수치 플레이를 할 기회를 놓치다니, 이치마츠 답지 않다.

[어이, 이치마츠 정말 괜찮은가? 사양하지 않아도....]

[무리라고 했잖아 임마!!!!! 너 나한테 뒤지고 싶냐!!!]

라고 울며 때렸다. 맞은 곳은 아프고, 맞은 이유는 모르고, 엉망이다.

나는 귀여운 남동생을 배려했을 뿐인데.

 

 

[어쩔 수 없지, 그럼 내가 다녀오겠다]

[!? 잠깐잠깐!!!!]

[카라마츠형 혼자 보낸다니 안 된다구!!]

동생들이 매달렸다.

[걱정 마라, 마이 브라더! 꼭 돌아올테니 믿고 기다려라]

, 하고 웃으면, 동생들이 울상인 표정으로 숨을 들이쉰다.

정말 멋있군, 역시 나다.

 

 

이따금씩 쌍안경을 들여다보며 녀석의 위치를 확인하면서 산길을 걸었다. 뒤에서 선글라스를 낀 오소마츠형이 따라왔다. 딱히 혼자여도 괜찮았지만, [부탁이야, 따라가게 해줘] 라고 집요하게 굴어 결국 포기했다. , 나 혼자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인 거겠지. 쇼핑도 제대로 못하니까.

그보다, 쌍안경을 들여다볼 때마다 녀석과 눈이 마주친다. 게다가 계속 웃고 있다.

계속 웃고있고, 의외로 좋은 녀석이 아닐까? 외모의 무서움과 내면의 아름다움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마침내 육안으로 녀석을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다가섰다. 녀석은 역시 흐늘흐늘 묘한 춤을 췄다. 오소마츠형과 바위 그늘에 숨어 있었지만, 나는 팟, 하고 바위에서 튀어나갔다.

나는 바스로브 차림이었는데, 이유는 벗기 편해서였다. 유감스럽게도 하이킹 중이었기 때문에 적 포도주는 없었지만.

 

[, 서비스다제...]

나는 슬쩍 가운을 벗었다. 녀석에세 나의 육체미를 보란 듯이 한바퀴 빙그르르 회전했다.

 

 

[] 하고 녀석이 움직임을 딱 멈췄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녀석은 굉장한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부여잡고는 내게서 도망치려는 듯 허겁지겁 왔던 길로 달아났다.

 

[.........]

그런 반응까지 할 필요는 없었잖아, 라며 나는 조금 상처를 받아 울컥했다.

 

 

 

 

 

 

 

 

돌아가는 길, 운전은 오소마츠형이 맡았다. 나는 조수석에 앉았다. 오소마츠형이 [내가 운전할게]라는 기특한 말을 해 놀랐지만, 동생들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뒤에 올라탔다.

 

오소마츠형은 의외로 안전 운전을 한다. 덜컹덜컹 흔들리며 지나쳐가는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카라마츠, 너도 자라고] 라며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뒤의 형제들은 지친 건지 모두 졸고 있었다. 나도 익숙하지 않은 등산을 했던 탓인지 조금 지쳐있었지만, 그건 오소마츠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히려 운전을 시켰는데, 내가 자버리면 미안해진다. 그렇게 전하면, [너는 좀 더 제멋대로 구는 게 좋아] 라며 곤란한 듯이 웃었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멋대로 살아가고 있다고. 니트에 오자키에 오소마츠형들이 있는 최고의 인생이다. 세라비-!

 

 

잠시 후, 차가 터널에 들어섰다. 외딴 장소인 탓인지 주위에 차가 한 대도 지나다니지 않았다. 아직 초저녁인데도 터널 안은 엄청 깜깜했다.

 

오소마츠형이 천천히 차를 몰았다.

 

차 안은 조용해서 동생들의 숨소리만이 들렸다.

 

 

달각달각, 하고 차가 멈춰섰다.

 

터널 중간쯤 왔을 때였다.

[제길.....엔진이........]

오소마츠형이 혀를 찼다.

 

 

, 하고 누가 창문을 두드렸다.

 

창문을 보면, 하얀 손이 창문에 붙어있다.

그 뒤로 많은 손들이 따라서 창문을 두드리고 때리고 할퀴며 차 안에 들어오려 했다. 앞유리도 뒷유리도 모두 새하얀 손바닥들도 덮여있다.

 

뒤의 동생들을 슬쩍 곁눈질로 보면, 아직 규칙적인 숨소리만 내고 있다. 이렇게나 시끄러운데 잘도 잔다.

오소마츠형을 보니, 형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카라마츠, 너도 필래?] 라는 질문에 고개를 젓는다.

 

[오소마츠..........]

[뭔가, 각오했던 일이라 그런지 오히려 차분하네]

그렇게 말하며 오소마츠형이 연기를 내뿜었다. 차분하다고는 말했지만 담배를 쥔 손은 역시 떨리고 있었다.

[카라마츠, 미안]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형이 쓸쓸한 듯 웃는다. 어째서 그런 얼굴로 웃는 거지. 왠지 가슴이 아프다.

[, 끝까지 지키고 싶었는데.........]

 

 

[무슨 소린가 형]

나는 오소마츠형의 손을 잡았다.

[오소마츠형은 날 지켜줬지 않나. 내가 맞고 왔던 날, 그 불량배들에게 보복해서 다시는 날 건드리지 못 하게 해줬잖아?]

쾅쾅,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러워, 나는 소리를 좀 더 높였다.

 

[오소마츠형은 나를 구해줬다. 기뻤다고. 그러니까......, 혹시, 오소마츠형에게 곤란한 일이 생긴다면, 그땐 내가 구해주겠다. 그러니까, 믿어줘. 포기하지 마라]

오소마츠형의 손을 꽉 세게 잡았다. 소중한 형제들이다. 절대로 잃을 수 없다.

오소마츠형과 자리를 바꿔 앉았다.

 

 

탁탁탁, 하고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렸다. 앞을 노려본다.

 

 

시동을 건다.

몇 번 틱틱틱 하는 소리가 나고, 시동이 걸렸다.

 

있는 힘껏 액셀을 밟았다.

 

 

 

 

 

 

[이거, -]

나는 감정이 실리지 않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며, 팔랑팔랑 손에 든 것을 흔들었다. 오른손에 들린 것은 우리 오소마츠형의 사진이다. 그 왼손에는 너덜너덜한 짚 인형.

 

 

[알고 있는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떨고있는 불량배들을 바라본다.

 

 

[이 저주, 들키면 저주가 되돌아간다더군]

 

 

 

 

 

 

[다녀왔다, 마이 브라더들!]

[어서와~. , 그거, 뭐야? 선물?]

오소마츠형이 재빨리 내 손에 들린 봉투에 반응한다.

 

[아아, 푸딩이다. 오늘 건 전에 샀던 것보다 더 좋은 거다!]

[와아, 카라마츠형 짱 좋아~]

[-, 나는 담배가 더 좋은데~~]

[어이, 장남. 선물인데 따지지 말라고!]

[푸딩이다~~!!]

[받아 줄게........]

시끌시끌한 동생들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본다.

 

 

오소마츠형이 상냥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카라마츠. 오늘은 시비, 안 걸렸어?]

[아아. 오늘은 나의 냉혹한 아름다움을 시샘하는 이는 없었다]

 

[우와아, 아파아아아아아]

[다시 한 대 처맞았으면 좋으련만.......]

뒤에서 나직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소마츠형이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고마워, ]

 

피로 얼룩진 손을 보이지 않게 감추고, 나는 오소마츠형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괴담 설명】

(*사진 주의)




<린폰 괴담>



자세한 스토리는 넘어가고 중요한 것만 말하겠습니다



린폰은 일종의 지옥의 응축체, 지옥의 문, 같은 겁니다.


곰과 매를 만들 때까지는 이상하리만치 린폰에 집중한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상한 점이 없지만

물고기를 만들 때에는 '꺼내줘.....!'라고 말하는 이상한 전화가 오거나 이상한 꿈을 꾸거나 하게 됩니다.

괴담에서도 린폰을 완성하지를 않아서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아마 지옥으로 끌려가거나 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린폰(RINPONE)은 철자 배열을 바꾸면 INFERNO(지옥)이 된다고 합니다.



아무튼....지옥 문을 부숴버렸네요...카라마츠가....손으로......ㅎ....





<쿠네쿠네>



몸을 기묘하게 꾸물거리며 움직이는 정체불명의 물체.

그 정체에 대해 자세한 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대체로 흰색이지만 드물게 검정도 있다고 하며, 이름처럼 꿈틀꿈틀거린다.

주로 한여름의 논 등 물가에서 발견된다.


쿠네쿠네를 멀리서 바라보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정체를 알아볼 정도로 보거나 가까이 다가가면 미쳐버린다고 한다.



근데 이것도 손으로.............ㅎ..........






↓↓ 혹시 모르니 주의 ↓↓
















쿠네쿠네라고 치면 제일 대표적으로 뜨는 이미지

내가 보기엔 그냥 허수아비 같지만........

이거 움짤도 있으니

궁금하면 검색해보시길 바랍니다 'ㅂ'/






<사시(邪視)>



사시란 미신의 일종으로, 악의를 담아 상대를 노려보면 그 상대에게 저주를 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지역에 따라서, 이블아이, 사안, 마안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사시의 힘으로 사람은 병이 들거나 쇠약해지거나 하다가 급기야 죽음에 이른다고 한다.


위 소설에 나오는 '사시'는 정확하게 '사시의 힘을 가진 괴물(사람)'으로 보는 게 맞다.

사시는 불결한 것을 싫어하므로, 배설물, 성기 등을 보이면 도망친다.







혹시 몰라서,


【스토리 설명



어느날 카라마츠가 불량배에게 맞고 돌아옵니다


이에 화가 난 오소마츠형아는 불량배들을 찾아가 혼을 내줍니다


당하고 보니 괜히 자존심 상하고 열받은 불량배들은

오소마츠형의 사진과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짚 인형으로

오소마츠에게 저주를 내립니다


그 결과, 오소마츠는 죽음의 위기를 맞습니다.

하지만 오소마츠형아한테는 카라마츠가 있죠!!

카라마츠가 무식하게 튼튼한 몸과 힘으로 읏샤읏샤 다 물리칩니다


여러가지 괴이현상들도 오소마츠를 죽이려 들지만

카라마츠가 전부 물리칩니다


마츠들중에서도 최강의 카라마츠가 울부짓었다
카라마츠는 졸라짱쎄서 여섯 쌍둥이중에서 최강이엇다
이나 괴현상들도 이겼따 다덤벼도 이겼따 


-투명드래곤 패러디-



아무튼 이 모든 일들이

자신 때문임을 알게된 오소마츠형은

동생들을 구하려 안간힘을 쓰지만

결국 차가 터널에서 멈춰서고 포기하려 합니다


[널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다]

라고 말하는 오소마츠에게서

카라마츠는 뭔가 알아채고

오소마츠를 구해주겠다!! 라고 하고는

터널을 빠져나갑니다



그리고 이후 사실을 알게 된 카라마츠는

불량배들을 찾아가 혼을 내줍니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결론 : 오소마츠 영고

카라마츠 굉장해





그보다 카라마츠 오른쪽 눈에 뭘 키운다고....??









  1. 불길 역류 현상, 밀폐된 공간에 화재가 난 경우 산소가 부족한 상태로 있다가 갑자기 다량의 산소가 공급되어 엄청난 폭풍과 함께 화염이 분출되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
  2. 신사 앞에 세우는 기둥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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