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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프롤로그*
2016/11/26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프롤로그-
*1편*
2016/11/26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 (R)
*2편*
2017/02/13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2- (R)
*3편*
2017/02/13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3-
4
집에 돌아온 건, 오후 8시를 지나서였다.
쥬시마츠와의 일이 형제들에게 들켜, 완전 혼날 각오를 하고 집에 들어갔다. 하지만, 의외로 아무 일도 없었다.
[너, 오늘도 늦게 왔네-. 어디 가는 거야, 늘]
거실에 누워서 잡지를 보던 오소마츠형이 궁시렁거릴 뿐. 차게 식어버린 밥은, 금방 데워 먹을 수 있도록 랩에 싸여있어, 나는 내 몫의 밥을 부엌으로 들고간다. 식탁에는 내 몫과 함께 다른 한명분의 식사가 나란히 놓여있다. 앉는 위치는 매번 같으니까 누구의 것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쥬시마츠다.
[쥬시마츠는?]
내가 그리 물으면, 소파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던 토도마츠가 답한다.
[형은 위에서 자고 있어. 오늘 엄청 다쳐서 돌아왔거든]
[그래]
단답으로 대꾸한다. 녀석이 식욕이 없다니 꽤 심했던 모양이다.
――아, 맞아. 내 탓이지.
부엌에서 전자렌지 앞에 서서 음식이 데워지길 기다리며 생각했다.
그런 짓을 했으니, 그 녀석, 상처 받았겠지.
따뜻해진 식사를 들고 쟁반에 담아 식탁으로 돌아간다. 토도마츠가 의아한 듯이 내게 물어왔다.
[확인하러 안 가는 거야? 이치마츠형]
[왜]
[평소엔 쥬시마츠형 엄청 챙겼잖아]
[딱히 그런 건 아냐....]
[흐응-]
랩을 벗기고, 온기가 감도는 밥을 먹기 시작한다.
쥬시마츠가 어떤 상처를 입었는지, 왜 기운이 없는지, 일부러 물어보러 가지 않아도 알고 있는 게 당연하다.
녀석을 집까지 바래다주고, 나는 다시 강변의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쥬시마츠가 다쳤던 괭이를 구석으로 치우고, 대충 청소를 했다. 아직 좀 더 사용할 장소를 넓게 만들고 싶어서.
청소를 끝내면, 방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다시 자위에 빠진다. 묶여서 우는 쥬시마츠는 가엾을 정도로 귀여워서, 좀 더, 좀 더 다양한 걸 시도해봤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다음 기회를 만들 수는 없을까.
식사를 마치고, 부엌으로 그릇을 갖다놓으려 일어나는 순간, 오소마츠형이 말을 걸어왔다.
[쥬시마츠, 뺨도 부어서 왔던데, 너, 뭔가 들은 거 없어?]
[못 들었는데]
시치미를 뗀다. 내가 했다, 는 걸 아니까 그런 걸 물어볼 필요가 없지. 아마, 녀석은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 희망적 관측이 가슴에 떠올랐다.
2층에서 쵸로마츠형이 내려와 거실에 있던 우리들에게 말했다.
[쥬시마츠 녀석, 열이 있어. 아직 약국 열려있을 테니까, 내가 가서 해열제 사올게]
[진짜냐]
오소마츠형이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긁적인다.
[별일도 다 있네-]
토도마츠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고 보니, 다른 한명은 어디 있는 거지. 카라마츠는 어디에?
내가 그리 생각하는 순간, 오소마츠형이 쵸로마츠형에게 먼저 물었다.
[그보다, 카라마츠는 위에서 뭐하는 거야?]
[쥬시마츠 간병. 저렇게 사이좋았던가, 저 두 사람]
[최근에 자주 같이 집에 돌아오게 됐다고 그랬어]
토도마츠가 자연스럽게 끼어들어 오자, 오소마츠형은 그에 수긍하며, [그럼 맡겨두자] 라 말하고 다시 벌러덩 드러누웠다.
[녀석한테 맡겨두면 되겠지........일단 나는 갔다올게]
그러며 밖으로 나가는 쵸로마츠형.
나도 그런거면 괜찮겠지, 하고 방구석 가서 앉았다.
이상하단 듯이 토도마츠가 나를 지긋이 바라본다.
[뭐야......]
[아니, 뭔가 이상한 것 같아서]
[뭐가]
[이치마츠형, 왜 아까부터 그렇게 즐거워 보여?]
[하?]
뭐가 즐겁다고? 전혀 아니거든.
그리 답하고 돌아서자, 창문에 자신의 얼굴이 비춰보였다. 순간 움찔, 하고 놀란다.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은 웃고 있었다. 입꼬리를 올리고 히죽히죽 하고 있었다.
쥬시마츠가 식사도 거를 정도로 엄청 충격을 받고, 열도 나기 시작했다.
그런 얘기를 들은 순간, 나는 계속 이런 얼굴을 하고 있었던 건가.
아무리 나라도 기분 나쁠 정도였다.
토도마츠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거실에 있을 수가 없어 나는 2층에 올라갔다. 솔직히, 싫었다. 쥬시마츠를 만나는 것도, 카라마츠를 만나는 것도.
상처입은 쥬시마츠를 녀석에게 던져주고 도망쳤으니까, 만약 사정을 들었다면 녀석일 가능성이 크고. 형님 노릇한다며 말을 거는 건 원치 않고, 쥬시마츠도 다가오지 않았으면 했다.
그런 제멋대로인 말을 한다.
나도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자제할 수가 없다.
옛날부터 그랬다. 혼자 있는 것이 좋아서 남을 대하는 게 서툴다. 하지만, 쥬시마츠가 날 떠나는 건 싫었다.
야구에 열중하고, 매일 녀석이 늦게까지 내가 모르는 친구와 함께 보내는 건 별로 상관없었다. 제대로 집에 돌아오기만 한다면 그걸로 좋았다. 소년 야구팀에서 캠프에 가거나, 합숙에 가거나 할 때에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형들에게 [쥬시마츠가 없으니까 우리들 딱 맞네!] 라며 웃으면, 그런 소리 말라며 화를 내기에 역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풀이 죽곤 했다.
그 기분을 지금, 다시 떠올리고 있다.
2층 문을 연다. 이불이 펴있고, 쥬시마츠가 자고 있고, 그 옆에 카라마츠가 앉아있다. 머리맡에는 물이 든 물그릇. 쥬시마츠의 이마에는 젖은 수건이 놓여있다.
[............열, 난다며?]
뭔가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말을 걸면,
카라마츠는 놀라 어깨를 움찔하며 돌아보고는, [아, 아아] 하고 격양된 목소리로 답한다.
[아까 확인해보니, 38.1 정도였다]
[별일도 다 있네. 상처에 균이라도 들어간 거 아냐?]
[이치마츠]
역시 말이 지나쳤나. 카라마츠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신음하듯 말했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 건가]
아아, 역시 녀석한테는 말해버린 건가. 나는 한숨을 내쉰다.
말하지 마, 라고 일단은 말해뒀는데. 아아, 그치만, 말하지 않는 대신에 이제 그만두라고 했던 거 거절했으니까, 어쩔 수 없나.
[오소마츠형한테는 말 안 한 거야?]
카라마츠의 설교 따윈 듣고 싶지 않아, 말을 돌린다. 그러자 카라마츠는 얼굴을 찡그린다.
[쥬시마츠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고.......했으니까 말야]
[헤에]
그건 놀랍네. 왜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라고 한 걸까.
그리고 그 한명을 왜 카라마츠로 한 걸까. 나라면 절대, 이 녀석만은 피할텐데. 상냥하지만 쓸모없는 형. 쥬시마츠는 내가 말하는 걸 뭐든 들으니까 좋아하는데, 이 녀석도 어떻게든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정도. 하진 않겠지만, 싫으니까.
[쥬시마츠는 너한테 혼나고 싶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한다]
카라마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뭔가 오해로 인해 빚어진 일이길 바란다]
[오해 따위로 그런 짓을 저지를 리가 없잖아]
나는 의외로 벼르고 있었는데 말이지. 그 책을 줍고, 망상을 시작하고부터 한달 정도 지났을 무렵,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쥬시마츠를 그 망상의 상대로 삼을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이래저래 준비가 부족했다는 걸 깨닫게 됐을 뿐이지만.
로프도 미리 준비했더라면 좋았을 것이고, (가능하다면 붉은색으로), 남자와 섹스하려면 로션 같은 것도 필요하다 했던가. 체액으론 금방 말라버리고, 좀처럼 들어가질 않았으니까.
[적당히 해라!!!]
대답이 녀석의 비위를 거슬렀던지, 갑자기 카라마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며 내게 따귀를 날렸다. 메마른 소리가 울리고, 나는 이불위로 나뒹군다. 엄청 아파. 열받아. 분해.
[아-프잖아!!!]
주먹을 꼭 쥐고, 카라마츠에게 반격했다. 배를 노려 주먹을 꽂았지만, 녀석은 재빨리 막아내고는, 다시 한발. 내 어깨를 세게 걷어찼다.
[............!!]
망할. 아프잖아. 카라마츠 주제에!!
짜증이 최고조에 다다른 나는 다시 일어서서 녀석에게 달려든다. 카라마츠도 그런 나를 가뿐히 받아내고, 둘이 힘을 겨루는 듯한 모양새가 된 그 순간,
아래층에서 뚜벅뚜벅, 위로 올라오는 발소리.
[어이, 왜 그래]
오소마츠형과 토도마츠였다.
그들의 등장에 나도 카라마츠도 바로 전의를 상실하고 만다.
[무슨 일이야?]
분명 형은 그렇게 물었지. 카라마츠는 솔직히 말했을까. 모르겠다. 나는 말할 생각이 없었기에 그곳에서 도망쳐 나와, 다시 밤거리를 정처 없이 돌아다녔다.
오늘부터 드림카라 식자 시작합니다! 'ㅂ')/
기다리시는 동안
과제 탈주하고 번역한 잋쥬소설 보고계시져!
그럼 저는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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