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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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편*
2016/05/31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①
*2편*
2016/06/0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②
*3편*
2016/06/06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③
*4편*
2016/06/1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④
*5편*
2016/06/1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⑤
*6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⑥
*7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⑦
*8편*
2016/06/2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⑧
*9편*
2016/06/2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⑨
*희망1편*
2016/07/0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1화
*희망2편*
2016/07/07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2화
*희망3편*
2016/07/1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3화
2016/07/18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5화
*희망6편*
2016/07/1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6화
*희망 마지막*
2016/07/23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마지막화
*해리 1편*
2016/08/1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1화
*해리2편*
2016/09/0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2화-
*해리3편*
(팬분께서 그려주신 그림입니다, 불펌은 금지입니다)
나는 더 이상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좋아하는 연극을, 고통을 피하기 위해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아픈 기억도, 즐거운 기억도 전부 놓고 가자.
대신에 친애하는 브라더에게 마지막으로 최고의 interprétation을 선사한다.
그리고, 나로부터 해방되는 거다.
(*interprétation - (프랑스어) 설명, 해설 / 연기, 연주, 배역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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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4화-
마츠요, 마츠조는 아카츠카에게 불려 병원의 어느 방으로 안내 되었다. 답답한 공기 속, 아카츠카가 카라마츠의 상태, 왼쪽과 왼발의 골절 뿐만 아니라 시각, 청각, 미각 장애가 있다는 것, 그리고 PTSD 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리자, 부모님은 그저 멍하니 앉아있다.
[보호자분께서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카라마츠씨는 몸도 마음도 심각한 상태입니다. 당분간은 입원하도록 하죠]
[카라마츠는 부상만 나으면 돌아오는 건가요]
마츠요의 질문에 아카츠카는 씁쓸한 표정을 한다. 그의 뇌리에는 형제들과 만났을 때의 카라마츠 모습이 떠올랐다.
[....지금은 뭐라고 말씀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전날, 형제들과 대면했는데, 상당한 거부 반응이 일어났습니다. 조금 혼란스러운 건지도 모르지만, 그 증상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는 이상은....힘들지도 모릅니다]
아카츠카의 말에 마츠요는 약간 몸을 휘청인다.
[선생님. 그 애는 형제를 아주 좋아해요. 확실히, 형제 중에서 취급이 가장 심했는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즐겁게 잘 지내고 있었다구요!]
[어머님, 기분은 알지만 진정하세요. 확실히 카라마츠씨는 형제를 많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는 그들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카츠카는 자신의 병세를 형제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했을 때의 카라마츠를 떠올렸다. 눈을 부릅뜨고 작게 떨며 매달리는 그의 모습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 멋대로 말하지 마세요!!카라마츠가.....그럴, 그럴 리가......!]
마츠요는 얼굴을 찡그렸다. 문득, 착란 상태의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와 쵸로마츠에게 붙잡혔을 때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다. 울부짖으며 공포에 떨던 카라마츠. 약을 했다고 들었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뺨을 때리고 말았다. 그 순간 카라마츠의 표정이 절망으로 바뀐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선생님, 부탁입니다. 카라마츠를 만나게 해주세요. 부모인 저희들이라면 카라마츠도 분명 안심이 될 거에요]
카라마츠의 형제에 대한 거부 반응은 엄청났다. 하지만, 부모라면 어떨까?
아카츠카도 할 수만 있다면, 그를 가족으로부터 떼놓고 싶지 않았다. 그것이 전 카라마츠의 소원이었을 테니까. 하지만, 의사로서 생명을 우선시해야 한다.
만약 부모를 보고 형제와 같은 반응이라면...........그때는 진짜로 그를 집으로 맞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정을 취해야 하므로 다음에.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아카츠카의 말에 부모님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납득하고 돌아간다.
아카츠카는 부모님을 뒤로하고, 카라마츠가 있는 방을 노크한다.
병실에 들어가면 튜브들에 연결되어 공허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는 카라마츠의 모습이 보였다.
[깨어났군요. 어딘가 아픈 곳이나 궁금한 점, 있습니까?]
질문에 카라마츠는 천천히 고개를 흔든다.
오늘은 반응을 조금 하는 걸로 보아, 기분이 괜찮은 모양이다.
[.........선생님. 나, 는, 누구야....? 어째서, 살아, 있는, 거야........?]
눈가에 눈물이 넘쳐 뺨을 타고 흐른다.
[....당신은 마츠노 카라마츠씨입니다]
[......마츠노, 카라, 마츠....]
그렇게 작게 중얼거린 카라마츠의 눈동자에는 생기라고는 없었다.
[......아냐. 나는, 그런 이름, 이 아니야. 싫어, 싫다고. 그걸 들으면, 가슴 속이, 기분 나빠져]
어느 날인가, 카라마츠는 전화로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라고 말했다.
마치 그것은 자신밖에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들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자신마저 거부하고 있다.
[저기, 선생님. 나는 어쩌면 좋은 거야? 살고 싶은데 죽고 싶어. 그래도 살고 싶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모르겠고, 기억나지 않아..........무서워]
카라마츠는 팔을 천장으로 뻗으려 했지만, 구속되어 있어 할 수 없었다.
그것을 알아 챈 아카츠카는 끈을 풀었다.
[....어제 온 녀석들은 뭐야? 내 꿈에까지 파고들어와. 몰라, 나는 저런 녀석들은 몰라.........무서워, 도와줘, 선생님. 도와, 줘.........살려줘.........]
살려달라며 길게 뻗은 손을 아카츠카는 불끈 쥔다. 그러자 그의 손이 약간 떨린다.
마츠요씨의 말대로라면, 형제가 병문안을 왔을 때, 크게 기뻐하겠지만. 지금의 카라마츠는 다르다. 지금 그에게 있어 형제들은 단지 자신을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괜찮습니다. 여긴 병원이에요.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지킬테니 안심하세요]
카라마츠의 차가운 손을 꽉 잡으며 그렇게 말하자, 안도한 듯 표정이 누그러졌다.
처음 보는 그의 표정에 아카츠카의 가슴이 아파왔다. 동시에 카라마츠에게는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아카츠카는 틈날 때마다 자주 카라마츠의 병실을 찾았다.
◇◇◇◇
[---선생님, 안녕!! 오늘도 왔네!]
2주정도 지나자, 카라마츠는 아카츠카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었다.
수액에서 식사로 바뀌면서 바싹 말라 있던 그의 몸은 조금씩이지만, 탄력을 띠고 미각도 치료로 많이 좋아져 어느 정도 맛의 식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안녕. 오늘도 재활 치료 열심히 했구나. 훌륭하네!]
아카츠카가 미소를 지으며 카라마츠의 어깨를 토닥인다. 그러자 카라마츠는 환하게 웃었다.
카라마츠가 아카츠카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카라마츠는 이런 말을 했다.
“경어 쓰지 않고, 평범하게 얘기해줘” 라고, 아카츠카는 그에 엄청 기뻐했다.
입만 열면 죽고 싶다, 힘들다, 며 마음 안에 갇혀서 남의 간섭을 거절했던 그가, 스스로 거리를 좁히려 한 것이다.
[아아! 내 체력이 돌아오면, 귀 수술 할 수 있는 거야? 그러면, 좀 더 선생님과 얘기하는 게 편해지겠네!]
카라마츠의 청각 장애는 신경을 다친 것이 아니므로, 수술을 하면 회복할 수 있었다.
뭔가 목표가 있으면, 사람은 힘낼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카라마츠의 경우 자신과 더 잘 얘기하고 싶다는, 아주 작고 귀여운 소망이었다.
기억을 없애고, 그를 괴롭히는 것이 사라진 지금. 카라마츠의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순수하고, 총명하며 사랑에 굶주린 청년.
아카츠카는 리쿠라는 초등학생인 아들이 한명 있지만, 카라마츠 또한 그의 아들과 같은 존재로 느꼈다.
[그래. 나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 기쁜걸. 고마워]
기쁘고, 대견하고, 고맙다. 이처럼 솔직한 마음을 전하자, 카라마츠는 밝게 웃는다. 이런 사소한 일이라도 카라마츠는 사랑을 느꼈다.
신체는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어려운 때가 있었다.
언젠가, 재활을 하다가 병동의 복도 끝에 있는 커다란 창문으로 노을을 보았을 때, 카라마츠는 과호흡을 일으키며 웅크린 채로, “무서워, 싫어,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라며 울었다.
[....선생님, 선생님? 왜 그래, 멍하니]
[......아아, 아무것도 아니야. 참, 내일부터 재활이 많아지니까. 더 힘내서 하자고!]
---이 청년에게 있어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겨우 미소가 돌아왔지만, 계속 입원하고 있을 수는 없다. 퇴원하면 어디로 보내야 할까? 예전 집으로 돌아가도 괜찮을까. 만약 또 다시 마음이 부서진다면 그때는 진짜로 죽어버릴 거다.
아카츠카는 카라마츠의 병실에서 나와 간호사실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
건 곳은 마츠노가. 슬슬 전에 약속했던 부모와 카라마츠의 면회에 대해 말하려는 거였다. 만약, 이걸로 안 된다면, 그때는-
◇◇◇◇
아카츠카의 전화를 받은 부모는 그날 저녁에 찾아왔다.
[일부러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아까 말씀 드린 약속, 잊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아카츠카는 카라마츠를 만나기 위한 조건을 몇가지 제시했다. 첫째는 무리하게 기억을 되찾게 하지 않는 것. 둘째는 형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것. 셋째는 카라마츠가 거부했을 때는 신속히 퇴실할 것.
전부 부모들에게 있어 괴로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카라마츠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알겠습니다. 여보, 가요]
[아아....]
우선 마츠요가 먼저 카라마츠의 병실로 들어가고 마츠조가 그녀의 뒤를 따른다.
[선생님! 다시 왔구나! ........응? 아냐.........선생님이 아니야. 간호사도 아니, 고......누구?]
뿌옇게 보이는 시야로 카라마츠는 눈을 가늘게 떠보지만, 그들을 부모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기는커녕, 의료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움찔하며 이불을 푹 눌러 쓴다.
[.....싫어, 무서워....누구......누구야...? 선생님, 도와줘. 무서워, 살려줘........!]
카라마츠의 겁에 질린 모습에 부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아이, 그 카라마츠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날이 오다니,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카라마츠? 엄마야. 알아보겠니? 네 엄마란다]
마츠요, 마츠조는 침대 옆에 앉아 조용히 말을 걸었다. 엄마, 아빠 소리에 반응하듯 이불에서 빼꼼 얼굴을 내민다.
그것을 보고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그것도 잠시.
[.......누구? 유감이지만, 내게 부모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돌아가!!]
완전히 거부하는 말투에 마츠요는 동요를 감추지 못 했다. 너무도 차가운 말투와 거절의 눈빛에 발이 떨렸다.
--이 아이는, 대체 누굴까. 몰라. 내가 아는 “카라마츠”가 아니다.
[카, 카라마츠....! 아니란다. 우리는 네 가족이야! 자, 이, 이걸 봐!!]
[어이...!]
마치 딴사람 같은 자식을 보고 완전히 패닉에 빠진 마츠요는 마츠조의 제지를 뿌리치고 황급히 가방을 뒤져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잔뜩 구겨지고, 군데군데 피로 얼룩진 그것은 카라마츠가 사고를 당했을 때 손에 쥐고 있던 물건이었다.
[이거 말이야. 네가 사고를 당했을 때 소중히 갖고 있던 거야. 자, 봐. 너는 가족들을 매우 사랑하고 있었단다]
카라마츠는 그 사진을 보자마자 눈을 부릅뜬다. 두근두근하고 심장이 요동친다. 손이 떨리며 구토가 치밀어 오른다. 카라마츠는 입가를 틀어막으며 다른 손으로 눈을 가린다.
[......아, 아아........그 녀석들, 이야...........]
가슴이 답답해짐과 동시에 목이 졸리는 것 같은 감각이 카라마츠를 덮쳤다.
[사랑, 했다, 고......?.........거짓말.....거짓말이야,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몰라, 이런 녀석들 모른다고............!!!]
입가를 떨고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언젠가 꿨던 악몽이 다시금 뇌내에서 재생된다.
“나를 알아주지 않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주제에!!” 라고, 그 꿈에서 봤던 또 다른 내가 울부짖고 있었다.
[싫어, 싫어, 싫어, 무서워, 무섭다고.......선생님, 도와, 도와줘...!!]
카라마츠는 눈물을 흘렸다. 과호흡 상태이면서도 싫다, 무섭다라는 말을 고장난 라디오처럼 계속 계속 되풀이했다. 손에 있던 사진은 어느새 바닥에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를 들은 아카츠카가 황급히 방으로 뛰어 들어왔다.
[날 알아보겠어? 아카츠카야. 괜찮아. 천천히 심호흡해봐.....그래그래, 잘하네]
근처에 있던 봉지를 입에 갖다 대고 천천히 카라마츠의 등을 쓸어내리며 말하자,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무서워, 무섭다고. 나, 버려져. 또 다시 버려져....!]
카라마츠는 부모님이 있음에도 아랑곳 않고 아카츠카에게 매달렸다. “버린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마츠노는 꽉 주먹을 쥐었다.
카라마츠가 사고 나기 전날, 자신이 쏘아 대던 말이 떠오른 것이다.
[카라, 마츠......! 너란 녀석은!! 훌륭한 어른이 되지도 못하고 이게 뭐하는 짓이냐!! 보기 흉하다!! 엄마에게 사과해!!!]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믿지 못하고 마츠조가 카라마츠에게 다그쳤다. 하지만, 그것은 금방 다른 간호사에 의해 제지되고 퇴실 당했다.
마츠요도 일어서서 몇 번이고 카라마츠를 돌아보다가 마츠조의 뒤를 쫓는다.
아카츠카는 카라마츠가 지쳐 잠들기 전까지 그를 떠나지 않았다. 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주워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렇게 무리 시키지 말라고 했는데. 어머니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그녀도 고작 이 사진 한 장이 그렇게 큰 정신적 과부하를 일으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겠지.
[.....미안했다. 오늘 너무 고생 시켰구나. 나의 판단 착오다. 만나게 하는 게 아니었는데...]
아카츠카는 카라마츠의 눈가를 닦으며 말했다.
--처음 그가 깨어났을 때, 성인 남자 답지 않은 그의 말투와 행동에 위화감을 느꼈다. 마치 십대 학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점점 그와 접하면서, 그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챘다. 해답은 전에 카라마츠와 통화했을 때 그의 말에 있었다. 학창 시절, 부모로부터 다른 형제들의 막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그에 보답하기 위해 가면을 만들어 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저 예상이지만, 카라마츠의 그것은 이미 완전한 어른이 되었음에도 계속 되고 있었을 거다. 그리고 어느덧 가면에 묻혀 진짜 자신을 모르게 되어 버렸겠지.
하지만, 기억을 없앤 지금, 그는 형제를 위해 가면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아니, 가면을 만드는 법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모든 가면을 없애버린 그는, 가면을 만들기 전의 “원래 카라마츠”로 돌아간 것이다.
이 얼마나 애처로운 일인가.
아카츠카는 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떼고 일어섰다. 그의 가슴 속에는 어떠한 결의가 가득 차 있었다.
◇◇◇◇
다음날, 아카츠카는 부모님과 오소마츠 형제들을 불러냈다.
[....선생님,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나요? 다시, 한번 말씀해주세요]
마츠요가 물었다.
[....카라마츠씨를 가족분들께 돌려보내는 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아카츠카는 부모, 형제의 신경을 거슬리지 않도록 신중하고 정중하게 말을 꺼냈다.
[그런......그럼, 카라마츠는, 카라마츠는 어디로 간다는 말씀이신가요]
[몸이 회복되는 대로, 요양 차원으로 시골로 내려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카라마츠씨의 의지를 존중한 후에 제대로 검토할 생각입니다]
깨끗한 공기, 풍경에 둘러싸여서 일년을 보내면 마음도 진정될 게 틀림없다. 어쨌든 저 순수하게 웃는 청년을 가족과 떼어 놓고 싶다.
[그런...!! 카라마츠형은 분명 그런 거 바라지 않을 거라고!!]
토도마츠는 눈물을 머금고 외쳤다. 그것을 시작으로 형제들이 잇달아 아우성쳤다.
[....여러분은 카라마츠씨를 좋아하고 있군요. 그런데, 왜....왜....더 일찍 말해주지 않은 건가요? 이렇게 되기 전에 그 마음을 전하지 않은 겁니까...]
아카츠카는 무심코 툭하고 본심을 내뱉었다. 한순간에 방이 정적에 휩싸였다. 그의 말은 누구랄 것도 없이 다들 똑같이 생각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저도, 가족분들께 돌려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 무리입니다. 카라마츠씨는 가족이라는 존재를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어요]
카라마츠에 대한 진단은 해리성 기억상실, 극도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그들에 관한 정보, 그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마음의 병이었다.
[.....카라마츠가, 우리를, 그정도로 잊고 싶어한다는 거야...? 나, 사과할테니까....! 사과할테니까! 그러니까, 카라마츠를....카라마츠를, 데려가지 말아줘.....!!]
이치마츠의 목소리는 놀랄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그의 꽉 쥔 주먹 위로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모든 것은 자신들이 뿌린 씨앗이라는 걸 알지만 카라마츠를 잃고 싶지는 않았다.
[...해리성 기억상실은 그 사람이 마음속에서 잊고 싶고, 떠올리고 싶지 않아서 생겨나는 방어 반응입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카라마츠씨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제 그만 그를 놓아주세요. 그에게 필요한 것은 가족이 아니라, 안정입니다]
조금 강하게 말하자, 온 가족이 숨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알고 있다. 잔혹한 말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하지만, 의사로서 환자를 지킬 의무가 있다. 동시에, 더 빨리 대처했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후회도 있었다. 속죄 정도는 아니지만, 카라마츠의 도움이 되고 싶었다.
[......카라마츠씨를 저한테 맡겨.....아니, 양자로 들이고 싶습니다. 저라면 그를 반드시 구해낼 겁니다]
“양자로 들인다” 그것은 즉, 마츠노가의 아이가 아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츠요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카라마츠에게 더 좋은 선택임도 알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사고 당하기 전부터 우리와의 인연은 끊어져 있었다. 그러니, 어디의 누구와 산다고 해도 우리 가족과는 상관 없어]
마츠조는 마츠요의 생각과는 달리 그런 딱딱한 말을 내뱉었다. 쥬시마츠를 제외하고 거기에 있던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츠조는 카라마츠를 의절했을 때의 기분을 잊지 않고 있었다. 우리 아이라고 할지라도 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상태의 카라마츠를 거둬들인다면, 가족들은 붕괴할 것이 분명했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빠.......카라마츠는 우리 가족이잖아!!]
쵸로마츠가 마츠조를 매섭게 노려본다. 그러나 마츠조는 꿈쩍도 않고 담담하게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에 화가 난 쵸로마츠가 그에게 덤벼들었지만, 쥬시마츠가 그를 말렸다. 모두의 시선을 받은 채, 쥬시마츠는 아카츠카의 옆으로 다가갔다.
[.......아카츠카 선생님, 나, 선생님이라면.....형 맡길 수 있어. 왜냐면.....형이 신용 하는 사람이니까!......형이 우리를, 싫어하게 된 거, 전부 우리가 나쁜 거야......많이 많이 아프게 했으니까......]
무턱대고 제안해 오는 야구 연습에 언제나 웃으며 어울려준 카라마츠. 그 시간은 정말이지 반짝반짝하고 빛날 정도로 즐거웠다. 하지만, 그런 시간마저 자신들 때문에 두 번 다시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이제 형의 그런 괴로운 얼굴은 보기 싫으니까.
쥬시마츠는 마츠조가 의절을 선고한 그날 밤, 화장실을 가기 위해 깨어났었다. 그러다 우연히 그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 형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쥬시마츠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고는 꽉 주먹을 움켜쥐고, 머리를 조아린다. 잠시동안 그러고 있다 다시 얼굴을 들고는 가족들을 보며,
[저기, 괜찮지, 엄마. 괜찮지, 형들 그리고 토도마츠. 이제, 카라마츠형이랑 바이바이하자]
그렇게 말했다.
오소마츠는 그 모습을 보고 질끈 눈을 감는다. 그리고 일어서서 방을 뛰쳐 나갔다.
“오소마츠!”, “형!!” 하고 목소리가 들려왔으나 무시했다.
병원을 나와 필사적으로 달린다. 어쩌지도 못할 정도로 머릿속이 엉망이라 어디로 가고 싶은 건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읏, 젠장..........!!]
멈춰서서 팔로 거칠게 눈가를 훔치고, 갈 곳 없는 마음을 담아 전신주를 후려갈겼다.
둔탁한 소리가 정적에 녹아들고, 그저 아픔만이 남았다.
아카츠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농담하지 말라고, 카라마츠는 우리거야.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쥬시마츠는 달랐다. 카라마츠를 하나의 개인으로서 존중하고 항상 앞을 보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여기에 있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정말.......! 언제 그렇게 커버린, 거야.........!]
어느새 쥬시마츠는 이렇게 성장한 걸까. 어느새 카라마츠는 저 멀리 가버린 걸까.
[..........알고 있다고, 나도]
-뭘 고르는 게 서로 행복한 결말인지 정도는.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내일 집에 돌아가면, 전부 원래대로! .......라니 그런 일은 없겠지.....]
적어도, 그가 아카츠카의 제의를 거절해주길 바랐다.
◇◇◇◇
[.....다녀왔어]
다음날 아침, 공원에서 하룻밤을 보낸 오소마츠가 귀가했다.
[....오소마츠형!? 도대체 어디 갔었던 거야!! 형마저 없어지면, 나, 나는......!!]
목소리를 듣고 토도마츠가 달려든다. 그의 눈동자는 이미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아무래도 형제를 잃는다는 것에 상당히 민감한 모습이다.
--그러고 보니, 카라마츠와 토도마츠는 파트너 같은 존재였지. 그러니 책임감이라던가 느끼고 있는 거겠지.
[내 말 듣고 있어!? 에, 잠, 그만둬! 그, 그러면.....!]
화난 토도마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면 견딜 수 없게 됐는지, 토도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매달렸다.
[으, 으우우, 우아아아아아앙!! 오소마츠혀어어엉!!!]
그러곤 목 놓아 울었다. 이 모습을 보아하니, 이미 오소마츠의 희망은 깨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그래. .....아-, 여기서 이러기도 뭐하니까 거실로 가자고, 토도마츠]
-너에게는 소중한 파트너였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도 장남의 고민을 알아주는 유일무이한 동생이었다고.
오소마츠는 토도마츠의 등을 문지르며 거실로 데려갔다.
[....그래서? 카라마츠는 어떻게 됐어?]
답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진실을 듣고 싶었다.
[우, 훌쩍. .....카라마츠형, 아카츠카 선생님 집에 양자로 들어가게 됐어]
[.....그런가. 너는 그래도 괜찮아?]
스스로도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토도마츠의 마음을 말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달래려했다.
[..........응. 나, 카라마츠의 파트너니까. 카라마츠가 지금 뭘 가장 원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토도마츠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만약 토도마츠가 울면서 역시 싫어, 라던가 말한다면 함께 거절하러 가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오소마츠형. 오소마츠형은 갔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나, 저번에 카라마츠를 보러 갔었어....문에서 몰래 보았는데, 아카츠카 선생님과 말할 때의 카라마츠, 정말 즐겁고 기뻐 보였어.....나도 저런 카라마츠, 몇 년이나 보지 못했는데...]
토도마츠는 붉어진 눈가를 문지르며 쓸쓸한 듯한 어조로 말했다.
[.....다른 형들도 나와 똑같은 짓을 한 모양이야. 이럴 때만, 여섯 쌍둥이인 거네.....아무튼, 그래서 다들 찬성했어. 마지막에 엄마도 찬성했고]
깜짝 놀랬다.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동생들은 나름대로 카라마츠를 위해 뭔가를 하려고 했었던 것이다. 나는 카라마츠에게 거부 당하는 것이 무겁고 괴로운 건 싫어서 간다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오소마츠형도, 오늘 가보는 게 어때? 아카츠카 선생님, 가족 전원에게 허가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어. 오소마츠형이 마지막이야.....스스로 확인해보고, 납득한 후에, 카라마츠를 제대로 배웅해줘]
진지한 표정으로 토도마츠가 말했다. 마치 이것이 파트너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말하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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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ㅠㅠㅠㅠㅠ
부모님들 너무 하네요.....ㅠ
물론 혼란스럽고 복잡한 기분인 건 알겠지만
그래도 말이 너무 심하잖아.....
그, 그치만 이건 2차 창작일뿐!
원작 부모님은
망할 쓰레기 니트 여섯명을
훌륭하게(?) 키워낸 엄청난 분들이시니까요!
랄까, 어째서 나 변호하고 있는 거야...
여러분ㅠㅠ저 오늘 게한테 물렸어요
"개"가 아니라 "게"요
그래요, 그 옆으로 걷는 게....ㅠ
아버지가 장을 보고 오셔서 그거 정리하는데
뭔가 하얀 봉투에 돌돌 말린 무언가가 있어서 봤더니
안에 뭔가 가루같은 것도 막 있고
약간 진한 회색이길래
그 검정색 인절미?
맞나..인절미...?암튼
그거인가 싶어서
들어올려서 유심히 보고있는데
뭐가 내 손목을 콱ㅠㅠㅠㅠ
아니 뭐야 떡이 물었어ㅠㅠㅠㅠ
물리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게 게라는 걸...ㅠㅠㅠ
진짜 아팠어요ㅠㅠ마지데
봉투 너머로 집게에 찝힌 거라서
그닥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진짜 아파ㅠㅠㅠ피났어ㅠㅠ
부어올랐어요ㅠㅠㅠ
어이도 없고 아프기도 하고...
아무튼 조심하세요..
게는 무서운 존잽니다ㅠㅠ
......쓰고보니
엄청 쓸데없는 얘기
내일은 주말!!
내일이나 일요일에
저번에 그 헬프요청한 거 올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