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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4

 

 

 

 

 

다음 이변을 눈치 챈 것은, 밤에 자려고 이불 속에 들어간 뒤였다.

커어어-, 코를 골거나, 쿨쿨, 조용히 잠든 브라더들의 코골이와 숨소리가 가득 울리는 방안에서, 나는 혼자서 계속 멍하니 익숙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이 안 온다.

잠에 들 수가 없다.

 

그게, 두 번째 이변이었다.

 

 

아까부터 눈을 꾹 감아보거나, 몸을 이리저리 뒤척거리는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지만, 전혀 잠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움직일 때마다, 토도마츠가 짜증스럽게 눈썹을 찡그리며, 으으응......하고 돌아누워서, 슬슬 미안해질 지경이다.

어차피 아무리 노력해도 잘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있으면 폐가 될 것 같아, 브라더들을 깨우지 않게 조심히 방을 나왔다.

 

아무도 없는 거실에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한다. TV라도 볼까 했지만, 어쩐지 내키지 않아 그저 조용히 혼자 웅크리고 앉아있다.

어둠 속에서는 눈을 뜨고 있어도 눈을 감고 있어도 똑같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지만, 일단은 그냥 눈을 감고 있기로 했다.

이상하다. 어제까지는 아무렇지 않게 잠들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잠을 잤는지조차 모르겠다.

잠들지 않는 밤은, 이리도 시간이 느리게 가는구나, 하고 생각하던 때.

[카라마츠]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슬쩍 눈을 떴다.

 

눈앞에는, 복잡한 얼굴을 하고 이쪽을 바라보는 형이 있었다.

 

 

[오소마츠, 잠이 오지 않는 건가?]

그렇게 묻자,

[너야말로]

하고, 오소마츠는 어이없는 듯한 웃음을 흘렸다. 그로서는 드문 표정이다. 신기해서 그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소마츠는 내 옆에 와서 앉는다.

[저기, 카라마츠. 뭔가 형아한테 숨기는 거 없어?]

노골적으로 그렇게 물어, 나는 눈을 깜빡였다.

숨기는 것.

숨기는 거라니, 무슨 뜻인가?

오소마츠에게 말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숨기는 거를 말하는 거라면.

딱히 없는 것 같다.

[딱히 없는데]

하고 답하자, 오소마츠는 아-, 하고 으르렁거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 그럼 말야, 뭔가 최근에 달라진 건 없어?]

달라진 거.

달라진 거라면, 꽤 있지.

예를 들면, 브라더들에게 살해당해 죽었지만, 데빌에게 부탁해 삼개월만 살 수 있게 되었다던가, 브라더들의 소원을 이루어주면, 그 대가로 미각과 수면욕이 사라졌다던가, 앞으로 두달 뒷면 다시 죽는다던가, 그런 류의 것.

하지만 이건, 얘기해도 되는 걸까. 데빌이 말하지 말라고는 안 했지만, 이런 얘기를 해버리면 오소마츠가 곤란해지지 않을까. 재밌는 얘기도 아니고. 애초에 내 몸이나 생명이 어떻게 되든, 그건 형님과는 관계가 없으니까,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오소마츠가 왜 그런 걸 묻는 건지, 잘 모르겠다. 뭔가 듣고 싶은 게 있는 거겠지. 나는 항상 이해력이 딸려서, 형제들의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화나게 만드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밖에 같이 있지 못하니까, 적어도 제대로 대화를 하고 싶다.

-, 하고 머리를 굴리다, , 하고 문득 뭔가가 떠오른다. 그래. 최근에 변한 게 있었지.

[쵸로마츠가 취직하게 됐지]

검지를 치켜세우며 그렇게 말하자,

[아니, 그건 이미 알고 있으니까]

라며 기막힌다는 듯이 말한다. 뭔가, 이게 아닌가.

[그럼, 이치마츠가 뒷골목의 동물 병원에....]

[아니, 형제들 일이 아니라!! !! 너 말이야!! 뭔가 없어!?]

아무래도 또 화나게 만든 모양이다. 오소마츠가 무서운 얼굴로 내 어깨를 잡고 이리저리 몸을 흔들어댄다.

또 틀렸다. 어째서 나는 브라더와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없는 걸까. 어째서 이렇게 바보같은 걸까. 이러니까, 형제들에게 살해를 당하는 거다.

그런 생각을 하느라 입을 꾹 다물고 있자, 오소마츠가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놓아주었다.

 

[...., 요즘 밥도 제대로 안 먹고 있잖아]

그렇게 중얼거리는 형에, 나는 에, 하고 멍청한 목소리를 높였다.

확실히 뭘 먹어도 맛있지가 않아서, 뭔가를 먹을 생각이 들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걸 설명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거라 생각해, 의심받지 않을 정도로 음식을 섭취했었는데, 설마 들킬 거라고는.

눈을 동그랗게 뜬 나를 보며, 오소마츠는 계속 말을 이었다.

[게다가 너,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고. 실종된 후에 돌아오고 나서부터]

그렇게 말한 형은, 눈썹을 낮추며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 뭔가 포기한 듯한 눈을 하고 있어]

 

라고, 조용히 말했다.

 

 

[우리들을 보는 눈이, 전과 달라. 전에는 좀 더, 우리들에게 뭔가를 바라는 눈이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있어. 마치 한발 물러난 곳에서 우리들을 지켜보는 듯한 눈을 하고 있다고. 왜 그런 눈을 하는 거야?]

오소마츠의 입에서, 툭툭, 말이 흘러넘친다. 형의 말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포기하고 있다고?

나는 뭘 포기한 걸까.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마음이 시큰거려.

똑바로 이쪽을 바라보는 오소마츠의 시선이 불편해, 나는 그 눈을 피해버렸다.

 

[무슨 소린가, 브라더-? 나는 예전과 똑같이 퍼펙트 가이라고. 네가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잘 모르겠군]

나는 오소마츠를 납득시키려, ...하고 평소와 같은 겁 없는 미소를 지으려 시도했지만, 제대로 됐는지는 모르겠다. 쿵쿵, 하고 자신의 심장소리가 싫을 정도로 크게 울렸다.

 

오소마츠가 험악한 얼굴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체념한 듯이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고는 평소와 같은 밝은 미소를 지었다.

[, 됐어. 벌써 이런 시간이고, 방으로 돌아가자.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방에서 자라고. 이런 곳에서 자면 쓰러진다?]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눈앞에 손을 내밀어 왔다. 아마도, 손을 잡으라는 거겠지.

사실은 방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내밀어진 그 손을 무시할 수가 없어, 나는 그 손위에 살짝 내 손을 얹었다.

, 내 손을 세게 잡고 힘껏 잡아당긴다. 그 손에 이끌려 나는 복도로 향했다.

 

그러고 보면, 지금이 오소마츠의 소원을 들을 기회구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 당황하며 형에게 물었다.

[저기, 오소마츠. , 뭔가 바라는 거 없는가?]

그 물음에, 형의 움직임이 멈췄다. 손을 잡은 채로 천천히 이쪽을 돌아보며 내 쪽을 바라보는 오소마츠.

[...내가, 바라는 거......]

그렇게 중얼거리며, 내 눈을 바라보던 오소마츠의 눈동자가,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잡힌 손에 힘이 더 가해진다. 그 손으로 따스하고 다정한 체온이 느껴졌다.

오소마츠는 몇초간 침묵하더니, 한번 눈을 재빨리 깜빡이곤 씨익 웃었다.

[역시 돈이려나-!!]

밝은 목소리로, 상상한 대로의 답이 돌아온다.

[돈인가]

[그래. 복권 1등 정도의 엄청난 돈이 갖고 싶어!! 그러면 가족 모두 놀고 먹잖아? 지금처럼 말야!! 계속 모두와 함께 뒹굴면서 살고 싶다고! 어때, 괜찮은 생각이지?]

히죽이며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를 보며, 자연스레 나도 웃음이 지어졌다.

[오소마츠답군]

[그치-!?]

헤헤- 하고 코를 손가락으로 비비며 득의양양하게 웃는 형.

그보다, 돈인가. 마음은 알겠지만, 뭐랄까, 너무 건조하달까, 건설적이지 않은? 그런 느낌이라서......모처럼의 기회니까 좀 더 다른 걸 빌었으면 좋겠는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잡혀있던 손이 강하게 잡아당겨진다.

[우왓!]

갑자기 당겨져 균형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며 형 위로 넘어진다. 무슨 일인가 싶어, 오소마츠를 올려다보니, 무척이나 가까운 곳에 그의 얼굴이 있어 깜짝 놀란다.

[말해두겠는데]

내 눈을 들여다보는 형의 눈동자가 강하게 불타오르는 듯이 보였다.

[그 가족에, 물론 너도 속하는 거니까 말야. 잊지 말라고]

단호한 어조로 그렇게 통보받아, 나는 눈을 부릅뜬다.

 

어째서 그는, 그런 말을 하는 걸까.

내가 없으면 안 된다니, 그럴 리 없는데.

내게 그런 가치, 있을 리가 없는데.

안 그럼, 앞뒤가 맞지 않으니까.

 

나를 꿰뚫는 듯한 형의 날카로운 시선에, 나는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오소마츠는 일단 보류하고, 다음은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다.

오후의 거실에서 나는 혼자 팔짱을 끼고 생각에 빠져있었다.

최근에는, 어딘가 잘 나가지 않는다는 걸 아는 듯,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일은 없어졌다.

내게 남은 시간은 앞으로 한달 반. 처음에 주어진 기간에서 절반의 시간이 경과했다.

그 두 사람의 소원은 뭘까. 쥬시마츠는 어쩌면 야구와 관련된 소원일지도 모른다. 토도마츠는 자력으로 뭐든 할 수 있으니까, 다른 형제들과 달리 뭐가 좋을지 떠올리기가 힘들다. 이 두사람은, 직접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문이 열리고 누군가 거실로 들어왔다.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노란색이 눈에 보였다. 마침 딱 좋을 때 왔군, 바로 물어볼까.

[어서와라, 쥬시마츠]

그렇게 말하며 쥬시마츠의 얼굴을 바라보던 나는 깜짝 놀란다.

 

동생은 평소의 밝은 웃음과 달리 괴로운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참고있는 듯이, 가만히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런 동생의 이상한 모습에 황급히 말을 걸었따.

[쥬시마츠, 왜 그러나?]

그렇게 말을 걸자, 쥬시마츠가 천천히 고개를 들고 이쪽을 바라본다.

[카라마츠혀엉.....]

그렇게 목소리를 내자마자 참았던 눈물일 뚝뚝 쏟아진다. 이 표정은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예전에 치비타의 오뎅가게에서, 이렇게 울던 쥬시마츠를 보았다.

그 때는, 무척이나 사랑했던 상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었다. 설마, 그녀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쥬시마츠는, 문 앞에 선 채로 목소리를 억누르며 줄줄 눈물을 흘렸다.

 

 

[쥬우시마아-, 컴온-?]

나는 두 팔을 크게 벌리며 동생의 이름을 불렀다. 그것을 본 쥬시마츠가 크게 오열하며 내 가슴팍에 뛰어들었다. 큰 충격에 우읏, 하고 신음을 흘리며 쥬시마츠를 끌어안았다.

[무슨 일인가, 브라더-. 눈에서 아름다운 별방울이 쏟아지고 있다고? 만약 내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거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털어놓지 않겠나, 텔미-?]

내게 매달려 흐느끼는 쥬시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동생에게 물었다. 파란색 파카가 눈물을 머금어 짙은 파란색으로 물들어 간다.

쥬시마츠는 히끅거리며 띄엄띄엄 말을 이어간다.

 

[....그녀가...스스로 손목을 그어서....구급차에 실려갔대...., 부모님께서 전화, , 주셨어.....고향에서, 엄청 힘든 일이 있었다나 봐....흐읏....]

그렇게 말한 쥬시마츠는, 우와아앙, 하고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매달리는 힘이 더 강해진다.

쥬시마츠가 그 가련한 여성과 아직도 연락을 취하고 있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쥬시마츠는 그녀와 연락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용돈을 모아 핸드폰을 샀다. 그리고 그 전화가 종종 밤중에 울리면, 그때마다 쥬시마츠는 벌떡 일어나 전화 너머로 서로를 따뜻하게 위로하곤 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다만, 상대방의 부모님께서 연락을 줄 줄은 몰랐기에 조금 놀랐다. 분명, 그녀에게 있어서 쥬시마츠가 그 정도로 소중한 존재라는 거겠지.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멀리서 봤을 때 그녀는 어딘가 허무한 듯하고 불안정한 인상이었다. 분명,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겠지.

소중한 사람이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혼자 고생하고 있을 동생의 심경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팠다. 작게 떨리는 예쁜 모양의 후두부를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쓰다듬었다.

 

[.....그녀, 옆에, 있고 싶어.....아무것도, 못할지도 모르겠지만........옆에서, 웃어주고 싶어......히끅, ....옆에 없다는 게....너무 화나...!]

 

 

동생의 비통한 외침이 울음소리와 함께 거실에 울렸다. 그 필사적임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분명 그녀가 목숨을 건진다고 해도, 정신적으로는 불안정할 것이다. 아마 쥬시마츠는 남자로서 목숨을 맞바꾼다 하더라도 그녀 옆에 있어주고 싶을 것이다. 지금 같이 있지 않았다가,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아마 평생 후회할 것이다.

내가 쥬시마츠를 위해 뭔가를 해준다면, 지금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쥬시마츠를, 그녀의 곁에 보내주고 싶어.

진정될 때까지, 곁에 있게 해주고 싶다.

떨고있는 노란 어깨를 안으며, 나는 강하게 염원했다.

 

 

그거 지금까지랑은 달리 돈으로 해결되는 소원인데, 괜찮아?

 

 

낯익은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서,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거기에는 아무런 모습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 목소리는 틀림없이 악마의 것이다.

아니, 나는 아무래도 좋지만. 너 저번에 오소마츠의 돈을 원한다는 소원은 납득하지 않았잖아

괜찮다. 이건 쥬시마츠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여기서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면, 쥬시마츠는 평생 후회하겠지. 반대로 말해, 여기서 내가 등을 떠밀어 준다면 쥬시마츠는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거다

-? 나는 이해가 잘 안 되는데-

....뭐어 형의 감이라는 거다

, 됐어! 분부대로 합죠!

데빌이 그렇게 말한 순간, 오른손의 상처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격통이 느껴져, 나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면, 오른손에 뭔가 쥐어져 있었다.

 

이건, 커다란 해바라기랑, 봉투가 2......?

 

봉투를 확인하면, 하나는 거기까지 가는 신칸센 티켓이 한 장과 하나는 1만엔짜리 몇장이 들어 있었다.

오오,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모르는데, 이런 티켓까지 준비하다니 역시 악마로군. 인지를 초월하는 존재. 나는 또 한번 감탄했다.

 

[고개를 들어라, 브라더-]

나는 왼손으로 쥬시마츠의 어깨를 툭 쳤다. 그러자 동생은 눈물과 콧물로 질척하게 된 얼굴을 천천히 들고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쥬시마츠, 그녀를 만나러 가라]

빨갛게 충혈된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나는 말했다. 그치만....하고 뭔가를 웅얼거리던 쥬시마츠의 얼굴 앞에 두 개의 봉투를 내밀었다. 의아한 듯이 그걸 받아들고 안을 확인한 쥬시마츠가 숨을 헉, 하고 삼킨다.

[....! 카라마츠형, 이거....! 이런 큰 돈, 어디서 난 거야!? 게다가, 이 티켓, 어떻게....]

[...남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는 법이지.....아무것도 묻지 말고 그냥 받아주겠나, 브라더-]

최고로 멋있게 폼을 잡으며 동생에게 미소를 지었다. 최고로군. 나 완전 멋져.

하지만 쥬시마츠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안 돼....카라마츠형의 소중한 돈을 내가 써버릴 수는 없어. 이런 돈은 어떻게 갚아야할 지도 모르겠는 걸.....]

곤란하다는 듯이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내게 돌려준다. 사실은, 무척이나 갖고 싶은 거겠지. 쥬시마츠는 항상 엉뚱한 행동을 하지만, 원래는 성실한 녀석이다. 나는 그런 동생의 얼굴 앞에 이번에는 커다란 해바라기 꽃을 내밀었다.

갑자기 얼굴에 들이밀어진 노란색에, 쥬시마츠가 화들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쥬우시마-, 너한텐 그런 얼굴 어울리지 않는다고? 너한테는 이 해바라기처럼 밝은 미소가 어울리다! 이건 형이 주는 이별 선물이다. 그러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래도 신경이 쓰인다면, 언젠가 일을 해서 천천히 갚으면 된다. 지금 이게 필요한 건 내가 아닌 너와 그녀니까 말야. 그렇지?]

 

-케이-? 하고 웃자, 쥬시마츠는 조금 망설이는 듯하더니, 뭔가를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쥐곤 봉투와 꽃을 받아들었다.

[, , 꼭 갚을게!! 제대로 일해서, 그녀를 보호할 수 있도록 되어서, 언젠가 꼭 갚을게!!]

[아아,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다. 믿고 있다고- 브라더

그럼, 평소와 같은 미소를 보여주겠나? 그녀도, 너의 밝은 미소를 보고 싶을 거다!]

그렇게 말하면서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주자, 뺨을 붉게 물들이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카라마츠형, 고마워특대사요나라홈-!!!!]

그렇게 외치며 내 가슴에 힘차게 뛰어들어 꼬옥 끌어안는 동생. 아야야야야야, 마음은 기쁘지만 뼈가 으스러지려 한다고, 브라더-.

크헉, 하고 신음하는 나를 쥬시마츠가 팟, 떼어내고

[카라마츠형, 나 다녀올게!!]

라며 기운차게 외쳤다.

[아아, 패밀리에게는 내가 설명해두겠다. 괜찮아질 때까지 그녀 곁에 있어주라고, 쥬시마츠]

쥬시마츠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녀오겠머스루-!! 라고 외치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짐도 챙기지 않고 뛰쳐나가는 동생의 등을, 나는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쥬시마츠. 분명 너라면 행복해질 거다.

[....사랑한다고, 쥬시마츠...]

나는 어쩌면 이제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는 동생에게, 사랑의 말을 작게 중얼거렸다.

 

 

 

 

 

 

[뭔가 말야, 나라면 그녀가 괴로워하는 원인을 없애달라고 빌 것 같은데-]

공중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있는 악마가 둥실둥실 상하로 흔들리며 말했다. 언제 봐도 신기한 움직임이다.

[아니, 그래선 의미가 없다. 무슨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건 둘이서 뛰어넘어야 할 것들이니까 말야. 사랑에 장애물은 있어야 좋은 법이잖아?]

그렇게 말하며 윙크를 날리자,

[-, 역시 인간이란 건 성가시네-. 나는 이해가 안 간단 말이지-]

하고, 데빌은 머리위로 팔짱을 끼며 한숨을 내쉬었다.

[뭐어, 그치만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지-]

그렇게 말하곤 스윽, 내 눈앞까지 미끄러지듯 내려와, 씨익 심술궂은 웃음을 지었다.

[소원, 앞으로 두 개 남았네. 어때? 지금 어떤 기분?]

슬퍼? 무서워? 그게 아니면, 외로워?

히죽거리며 나의 눈을 들여다보는 그의 얼굴을 흥미와 즐거움으로 가득차있었다.

나는 눈을 감고, 그의 물음에 생각했다.

지금 어떤 기분이냐, 인가. 그렇네.

[.....날개...]

[?]

[악마가 되면 나도 날개, 생기는 건가?]

[그야, 생기겠지]

[그래]

나는 데빌처럼 칠흑의 날개를 등에 달고있는 나를 상상했다. , 제법 괜찮군. 엄청난 길티 가이.

[그거 기대되는군]

그렇게 말하곤, 나는 악마를 보며 웃었다. 날개가 생긴 나는 엄청 멋질 것이고, 항상 즐겁게 하늘을 둥실둥실 떠나니는 데빌이 조금 부럽기도 했었다.

나의 답을 듣고, 데빌은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입을 열었다. 그리고 큰소리로 외쳤다.

[, 진짜 최고네!!]

라며 어깨를 툭툭 치는 데빌.

[태평스럽네. 가족이 슬퍼할까, 같은 그런 생각 안 하는 거야?]

데빌의 말에, 이번에는 내가 눈을 크게 떴다.

[설마. 파피와 마이는 조금 슬퍼할지도 모르겠지만, 브라더들은 내가 없어졌으면 하니까 분명 기뻐할 거다. 어째서 넌 그런 걸 물어보는 건가?]

눈을 깜빡이며 그렇게 묻자, 데빌은 응응, 하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응응. 아니, 이상한 거 물어봐서 미안, 신경 쓰지마~]

그렇게 말하며 오른손을 내 가슴에 얹었다.

, 이거 늘 하던 그거군.

지금부터 일어날 일을 예상한 듯,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런 내게 데빌은, 씨익 악마다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 기대하는 듯한 얼굴하고?]

[!?]

[나한테 기분 좋은 짓 당하는 거, 기대하고 있었던 거지?]

[, 아니, 그건....]

데빌에게 그렇게 지적되어, 얼굴이 빨개진다. 몸에 힘이 들어가긴 했지만......설마 나는 기대하고 있는 건가?

[-찮아 괜-찮아~ 네가 사역마가 되면 좀~더 대단한 짓도 잔뜩 하게 될 테니까-]

기대하고 있으라고? 라며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데빌에, 후앗, 하고 이상한 소리가 새어나갔다. 형과 같은 목소리인데, 어째서 이 녀석의 목소리는 이리도 달콤한 걸까.

그보다, 좀 더 대다한 거라니 대체 뭘까. 잘 모르겠지만, 뭔가 긴장된다.

[그럼, 영혼 가져갈게?]

꽈악, 오른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자,

[...., 상냥하게 부탁한다...]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오소마츠ㅠㅠㅠㅠㅠㅠㅠㅠ

카라마츠 구해줘 오소마츠으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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