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완)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3-

Sady 2017. 4. 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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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편*

2016/05/31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①


*2편*

2016/06/0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②


*3편*

2016/06/06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③


*4편*

2016/06/1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④


*5편*

2016/06/1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⑤


*6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⑥


*7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⑦


*8편*

2016/06/2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⑧


*9편*

2016/06/2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⑨


*희망1편*

2016/07/0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1화


*희망2편*

2016/07/07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2화


*희망3편*

2016/07/1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3화


2016/07/18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5화


*희망6편*

2016/07/1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6화


*희망 마지막*

2016/07/23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마지막화


*해리 1편*

2016/08/1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1화


*해리2편*

2016/09/0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2화-


*해리3편*

2016/09/06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3화-


*해리4편*

2016/09/0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4화-


*해리5편*

2016/09/2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5화-


*해리6편*

2016/10/11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6화-


*해리7편*

2016/11/09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7화-


*해리완결*

2017/01/12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Last-


*상실1편*

2017/03/04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 1-


*상실2편*

2017/03/04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 2-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3-

 

 

 

 

 

 

전화 너머라고는 해도, 카라마츠의 본심을 처음으로 들은 다섯명은, 엄청난 죄책감과 후회에 사로잡혔다.

2층방이 숨쉬기가 괴로울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런 정적을 참지 못한 토도마츠가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시, 오소마츠형.....이대로면, 카라마츠혀....카라마츠가!!]

 

울면서 오소마츠를 바라보는 토도마츠를 시작으로, 쥬시마츠, 이치마츠, 쵸로마츠가 시선을 한곳에 집중했다.

 

 

[오소마츠형, 어쩌지]

 

[.......오소마츠형]

 

[오소마츠, ]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오소마츠는 굵은 식은땀을 흘렸다. 이런 때에만 장남취급이냐고, 라며 주먹을 쥐었다.

 

 

흐윽, 치비타, , , 이만 가봐야, 한다

 

 

그 때, 전화기에서 카라마츠가 코를 훌쩍이며 그리 말했다.

 

......이제, 미련은 없는 거냐

 

......아아. 신변 정리, 라는 건 이미 다 끝냈다. 이젠 필요 없으니까 말야

 

카라마츠의 그 말을 들은 순간, 오소마츠는 튀어오르듯 일어나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오소마츠형!?]

 

그러고는 아무렇게난 눈앞의 물건들을 집어 뒤쪽으로 던져댔다. 장남의 갑작스런 행동에 동생들은 당황스러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없어, 없어, 없어....! 없다고, 아무것도.....어째서, 어디에도, 아무것도, 없는 거냐고....!!]

 

오소마츠는 필사적으로 카라마츠의 물건을, 그가 살아왔던 흔적을 찾았다. 하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자, 오소마츠는 바쁘게 움직이던 손을 딱 멈추고 더는 견딜 수 없다는 듯 머리를 끌어안았다.

 

 

[.....어째서, 없는 거냐고. 그 이따이한 탱크탑은, 가죽 재킷은 어디로 가버린 거야.....!]

 

오소마츠의 뇌리에, 부지런히 자신의 얼굴의 프린트를 다리미로 탱크탑에 붙이는 카라마츠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평소와 다름없이 뒹굴거리며, 갈비뼈를 희생해가면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완성한 날에는, “이거 봐라, 형님!” 하며 만면에 미소를 띠며 내게 보여줬다. 갈비뼈가 가루가 될 지경이었지만, 너무도 카라마츠다운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 아아, 어째서.........]

 

카라마츠의 독백을 들었을 때에는, 어딘가 꿈 같이 느껴져 믿겨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카라마츠의 물건이 없어졌음을 제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이 현실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없어진 건, 탱크탑이나 가죽재킷 같은 옷만이 아니었다. 학생시절 용돈을 모아 샀던 오자키 앨범이나, 연극부에 있던 시절, 주연을 맡은 일을 기념하는 대본. 카라마츠를 이루던 모든 흔적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져 있었다.

 

[카라마츠형, 보고 싶어]

 

오소마츠가 집어던진 것을 정리하며 쥬시마츠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흐르더니, 크게 벌리고 있던 입을 삐죽이며 울기 시작했다.

 

[울지마, 참으라고, 쥬시마츠. 우리들한테 울 자격은 없으니까......]

 

그리 말하며 쵸로마츠는 4명에게서 등을 돌린다. 그의 어깨가 작게 떨리고 있다.

 

 

그 때, 휴대폰에서 달칵하는 책상이 흔들린 듯한 소리가 들려, 다섯명은 귀를 기울였다.

 

 

, 잠깐 기다려 카라마츠!! 그 상태론 아무데도 못 간다고! 내가 데려다줄게

, , 괜찮은가

 

그냥 겸사겸사 나가는 거니 깊게 생각하지 말라고! ....그래서, 어디로 갈 거야?

 

 

[쵸로마츠형........!]

 

, 하고 토도마츠가 놀란 목소리로 말을 걸면, 쵸로마츠는 쉿, 하고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한다.

 

 

.............아카츠카 곶

 

 

[아카츠카 곶...? 예전에 가족 여행으로 갔었던 곳, 이지?]

 

토도마츠는 눈가를 닦으며 자기 휴대폰으로 검색을 했다. 그러다 뭔가를 보고는 인상을 찡그리더니, 눈을 내리깔고 이치마츠에게 휴대폰을 건넨다. 이치마츠는 당황하며 받아들었다.

 

거기에는, 자살의 명소라고 알려진 아카츠카 곶에 관한 설명이 적혀있었다.

아찔할 정도로 높은 절벽이고, 그 아래에는 파도에 날카롭게 깎인 바위들이 있어, 거의 100에 가까운 확률로 사망에 이른다. 게다가 파도가 꽤나 거칠기 때문에 바위에 부딪치지 않았다고 해도 생존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시체가 남지 않아 행방불명의 곶, 혹은 아름다운 경치로 천국의 곶 등으로 불린다라고.

 

이치마츠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자신도 곧잘 죽고 싶어, 라던가 살아갈 의미가 없어, 같은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까지 진심으로 행동한 적은 없었다. 고등학생 때, 친구에게 배신당해 충격을 받아 얇게 손목을 그었던 게 다였다.

 

그조차도 꽤나 아파서, 죽으려면 얼마나 아파야 하는 걸까, 죽으면 모두에게 잊혀지는 걸까, 아직 죽고 싶지 않아, 라며 몰래 운 적이 있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그런 갈등과 아픔을 감수하고서 죽음을 택했다.

 

심지어 가족인, 얼굴도 체격도 성격도 똑 닮은 형제들 때문에.

 

 

--우리들이, 내가 녀석을 죽이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 것만으로 숨을 쉬는 것이 괴로워졌다.

그때, 완전히 분위기가 가라앉은 방안에 치비타의 목소리가 울렸다.

 

......내가 너를, 묶어뒀던 곳이잖냐, 거긴

 

......아아, 그래.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그때 그 바다의 차가움, 파도 소리, 죽음의 공포. 그리고, 고독을, 기억하고 있다

 

......, 역시 날, 원망하고 있는 거지?

 

......확실히 모든 시작은 그 유괴사건이었다. 하지만, 그 일이 없었으면 멍청한 나는 평생 형제(브라더-)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착각한 채로 빈둥빈둥 살아가고 있었을 거다......그런 건 너무도 비참하고 우스운 일이지 않나. 그러니, 이렇게 돼서 차라리 다행이라 생각한다

 

치비타의 질문에 카라마츠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반대로 말하면, 치비타의 행동이 없었다면, 아니, 유괴 대상이 자신이 아니었다면, 미래는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다는 소리였다. 치비타를 원망한다면, 분명 마음도 조금은 편안해지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치비타가 자신을 냉정히 내버려뒀다면 원망할 수 있었을 텐데, 라고 몇 번이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이걸로 됐어. 치비타

 

그렇게 말하며 다정한 눈길을 슬쩍 찡그리는 카라마츠는, 지금까지의 운명을 전부 받아들이고 깨우친 듯한 표정이었다.

 

이제 카라마츠를 막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며 치비타는 눈을 조용히 감았다. 꽉 주먹을 쥐고, 휴대폰을 집어들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 바이크 가져올게. 마중올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치비타는 현관에서 신발을 신으며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카라마츠는 새어드는 햇빛에 눈을 살짝 찡그리며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금부터 죽으러 가는 사람으론 보이지 않았다.

 

--이 녀석, 이렇게나 작았던가, 이렇게나 말랐던가. 이렇게 약했던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눈물로 시야가 흐려졌다.

자신의 무력함을 마음속 깊이 느끼며, 치비타는 잘 열리지 않는 문을 밀어젖혔다.

 

 

 

 

 

 

 

 

 

 

아파트를 나서며 치비타는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아직 통화가 연결되어 있음에 안도하고 전화를 귀에 댄다.

 

어이, 쵸로마츠. 들리냐

 

갑자기 치비타의 목소리가 방안을 크게 울리자, 깜짝 놀란 쵸로마츠는 당황하며 휴대폰을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야. 속죄조차 되지 않겠지만, 그걸 듣고 어떻게 할지는 너희한테 맡기마

 

[치비타......저기, , , 나는........]

 

쵸로마츠는 가슴이 벅차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 때, 붉은 그림자가 쵸로마츠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아갔다.

 

 

[여보세요-. 치비타? 나 오소마츠. 있잖아, 부탁이 하나 있는데. 오토바이 준비하는 척하면서 우리집 차남, 거기 잠시만 잡아두지 않을래? 금방 데리러 갈테니까]

 

오소마츠는 아까까지 혼란스러워 하던 게 거짓말처럼, 평소의 능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하고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는 얼굴을 마주보며 환하게 웃는다.

치비타가 단 한마디, 알겠다고만 한다면 만사해결이라고 생각했다.

 

 

.....미안. 그건 무리다. 나도 카라마츠가 살았으면 좋겠지만 말야. 하지만, 나는 이 이상 카라마츠를 배신하고 싶지 않아.......이해해줬으면 해

 

 

하지만, 답은 NO였다.

 

[......그래, 아쉽네. 그보다, 너 치사하잖아~. 너만 좋은 거 전~부 가져가고]

...........하나도 좋지 않거든, 짜샤-

 

[....그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네가 녀석의 마음의 지주가 되어준 거잖아. , 카라마츠의 아무것도 몰랐고, 지켜주지도 못했어. 형님자격 실격이네 정말....일단 감사하단 말은 해둘게. 고마워, 치비타]

 

오소마츠, ......

 

[그리고, 나도 카라마츠가 죽는 건 바라지 않거든. 어떤 수를 써서라도, 녀석을 데려올 거야.....그걸 아니까, 이렇게 들려준 거지?]

 

치비타는 카라마츠의 생각을 들려주고 싶었을 뿐 아니라, 오소마츠의 말대로 그 나름의 최후의 방안이었다. 어쩌면, 오소마츠들이라면 어떻게든 해줄지도 모른다고. 그건 카라마츠의 뜻과는 달리 어쩌면 배신의 의미가 될지도 모르지만....

 

 

그건......

 

[맞지? 옛날부터 너는 생각 없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오소마츠는 변함없이 능글맞게 얘기했지만, 그 울림은, “너도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치비타는 고개를 떨구고 눈을 꼭 감으며 주먹을 쥐었다.

 

 

.......미안, 오소마츠

 

[괜찮아. 그럼, 나중에 보자고]

 

 

오소마츠는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며, 쵸로마츠에게 핸드폰을 돌려줬다. 쵸로마츠는 그걸 조금 당황하며 받아든다.

 

[....오소마츠형, 가는 거야?]

 

불안한 듯 묻는 이치마츠에 오소마츠는 이를 보이며 웃었다.

 

 

[....있지, 나는 바보잖아?]

 

[..........]

오소마츠의 말이 순간 이해가 안 가서, 이치마츠는 당황스런 목소리를 내버리고, 토도마츠는 가볍게 말하는 오소마츠에게 물었다.

 

 

[? 오소마츠형이 바보인 건 새삼스러울 것도 아니잖아. 갑자기 뭐야? 그것보다 어떻게 할지를 생각해야....]

 

[우와. 넘햇. 한번쯤은 그렇지 않다구~”라고 해도 괜찮잖아? ....., 상관없지만. 아무튼, 그러니까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게 무슨.......]

 

[, 말 그대로야. 이해가 안 돼? ........어쩌면, 더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오소마츠는 그렇게 태연하게 말했지만, 마음속은 각오와 체념, 그리고 죄악감으로 뒤죽박죽이었다.

 

약물파동. 아마도 그게 마지막 SOS신호였을 거다. 만약 카라마츠의 비명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그런 일에 손을 내밀 인간이 없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가장 믿어줬어야 했는데. 얘기를 들어주기는커녕, 처음부터 약물중독자라고 멋대로 결단내고는 최저의 형태로 카라마츠를 망가뜨렸다.

 

그렇게 자각한 순간, 없어져야 하는 건 내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사과하고 싶어,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 카라마츠와 만나고 싶어. 잃고 싶지 않아. 이런저런 마음이 복잡하게 얽혀들었다.

 

만약 카라마츠를 막지 못한다면, 평생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럴거면 차라리--!

 

 

[너희들은 여기 있어. 그럴게, 이런 건 내 역할이잖아. 카리스마 레전드인 장남님한테 맡겨두-]

 

오소마츠는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말했지만,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그의 몸은 콰앙, 하고 큰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쳤다.

그 충격으로 벽장에 있던 앨범이 툭, 떨어진다.

 

[아프잖아...!!!]

 

[...., 카라마츠를 되찾기는커녕 아예 그냥 같이 죽으려는 생각이잖아.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그를 밀친 건 쵸로마츠였다. 관자놀이에 잔뜩 핏대를 세우고 작게 뜬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멱살을 잡힌 오소마츠는 쵸로마츠를 째려봤지만, 그 모습을 보자마자 저릿하고 가슴이 울렸다.

 

[...., 그래, 근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웃기지 마!!! 너도 카라마츠도 죽으면 우리들은 어쩌라는 거야!! 그리고 일부러 이렇게까지 힘써준 치비타는 어쩌냐고!!]

 

오소마츠가 아무런 말도 못하고 고개를 떨구자, 그의 시야로 앨범이 보였다.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펼쳐진 그것에는 한 장의 사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오소마츠의 시선을 알아차린 쥬시마츠가 그 앨범에서 사진을 꺼냈다. 그건 여섯 쌍둥이 모두가 어깨동무를 하고 해맑게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후우, 하고 숨을 불어 먼지를 털고 그리운 눈빛으로 사진을 잠깐 보고는, 오소마츠에게 건넨다.

 

[....오소마츠형. 나 말야, 솔직히 이 시절로 못 돌아갈 거라고 생각해. 그치만, 언젠가는 웃으며 지낼 날이 오지 않을까...]

 

오소마츠는 사진을 향해 떨리는 손을 뻗었다.

 

[...오소마츠형, 나도 갈래. , 사실 오늘 녀석이랑 얘기해보려고 했어. 쿠소마츠 녀석, 타이밍 너무 안 좋잖아. 아무튼, 사과하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이치마츠는 며칠전 공원에서 카라마츠한테 무시당했으니까, 그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알고 어떻게든 해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제대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기에, 기분약을 데카판 박사에게 부탁해, 다시 친구인 고양이에게 주입했다. 정작 그 고양이도 오늘 아침부터 보이질 않았지만.

 

[....저기, 오소마츠형. 다 같이 카라마츠형을 마중하러 가자. 나 이미 각오도 돼있어. 어차피 죽을 거라면, 모두 함께 죽자...!]

 

토도마츠는 두려움 때문인지 작게 떨면서도 또박또박 얘기했다.

 

[.....잘도 말하네, 밤중에 혼자서 화장실도 못 가는 겁쟁이 주제에. , 동생이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두고갈 생각? ....우리들을 살려두고 싶다면, 카라마츠, 제대로 데리고 오라고. 아무리 미움 받는다고 해도, 그건 우리들 전부 똑같으니까. 언젠가, 살아서 다행이다, 라고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도록, 힘내자고...!]

 

쵸로마츠는 멱살 잡은 손을 풀며, 애원하듯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너희들......바보, 아니야. 정말, 바보라고....!! 모처럼 이몸이 전부 책임질 생각이었는데-!! 이제 후회해도 늦었으니까 말야!!]

 

오소마츠는 머리를 긁으며 습관처럼 코밑을 슥슥 비비고는 환하게 웃었다.

그걸 본 4명은 얼굴을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정했으면, 토도마츠와 쵸로마츠는 이야미한테 가서 차를 빌려와! 열차로는 늦으니까]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뛰쳐나갔다. 이치마츠는 친구를 찾은 다음에 합류하겠다며 둘을 따라 나갔다.

 

 

 

 

 

 

 

 

 

 

 

그 무렵, 카라마츠는 치비타의 말에 따라 바이크에 올라타려 하고 있었다.

 

[, 여기 헬멧. 내 바이크, 그렇게 속력 못 내지만, 일단 제대로 쓰고 있으라고]

 

[..........아아. 고맙다]

 

카라마츠는 그걸 받아들고, 헬멧을 쓰며 뒷자석에 올라탔다. 그 탓에, 주머니에 있던 무언가가 툭 튀어나왔다.

그걸 알아챈 치비타가 주워주려 보면, 그건 1장의 사진이었다.

 

[........어이, 카라마츠. 이거 떨어졌다고]

 

[......., 미안하군. 전혀 몰랐다]

 

카라마츠는 사진을 받아들며 슬픈 듯 눈살을 찌푸리며 주머니에 넣었다.

그건, 언젠가 갔던 가족여행에서 찍었던 가족사진이었다.

 

 

[.....이건, 가족여행으로 아카츠카 곶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어릴 때의 일이다만........모두, 무척이나 즐거운 듯 웃고 있군..........행복했었다, 이 때는. 나 자신인데도 부러워 죽을 것 같군........이것만은 도저히 버릴 수가 없어서 들고와버렸다.

사실은........미련 따위 가지면 안 되지만 말야]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무의식인 건지, 카라마츠는 아직 가족의 사랑을 원하는 듯 보였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의 이야기지만, 오소마츠가 카라마츠를 구해준다면, 카라마츠가 웃으며 지낼 수 있는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 고 치비타는 생각했다.

 

 

 









뭔가 약간 해피의 느낌이 나지만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네요ㅠ


부디 이번 편에서는 형제들이 카라마츠를 구하기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