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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진 카라마츠와 우리들의 일상

 

 

 

쇼타 카라마츠 사변 1

 

 

 

 

마츠노 쥬시마츠는 평소와 달리, 멍한 표정으로 당황하고 있다.

평소엔 그다지 흔들림 없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녀석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굳어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다.

그의 눈앞에는 이쪽을 신기한 듯 올려다보는 어린 아이. 커다랗고 초롱초롱한 그 귀여운 눈동자가 쥬시마츠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어린 소년과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 빤히 쳐다보고 있기만 몇 분.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그 시간을 깨뜨린 건 다름 아닌 그 소년이었다.

 

[형아, 누구?]

 

혀 짧은 소리로 맑은 음색을 내는 귀여운 목소리에 한순간 녹아버릴 것 같았지만, 아니아니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라며 쥬시마츠가 고개를 붕붕 좌우로 흔들었다.

 

[, 카라마츠형........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우웅?????]

 

고개를 갸웃거리는 남자아이, 는 카라마츠형.

우웅?이라니 뭐야 그거 귀여워!!!!! ........아니아니, 이럴 때가 아니지.

그렇다. 눈 앞에 잇는 이 소년은 마츠노가 차남, 마츠노 카라마츠이다.

어째서 이미 성인이 된 카라마츠가 다시금 어린 소년이 된걸까. 쥬시마츠는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금까지의 일을 돌아보기로 했다.

 

 

 

 

평일에도 특별한 예정이 없는 니트인 우리.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친 마츠노가의 거실에는 차남 카라마츠와 오남인 나, 쥬시마츠밖에 없었다.

다른 형제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지만, 일하러 간 것은 아닌 게 확실하다. , 쵸로마츠형은 어쩌면 취업활동에 나갔는지도 모르지만.

거실 다다미에 앉아 TV를 멍하게 보면서 이제 뭘 할지 생각하고 있었더니, 거울을 보며 머리를 손질하던 카라마츠형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쥬시마츠, 한가하면 나랑 야구라도 하지 않겠나?]

[야구!? 할래할래!!! 아싸아~~~!! 카라마츠형이랑 야구한다아~~~!!!]

 

좋아하는 야구였던 것도 있었지만, 카라마츠형이 평소의 폼 잡는 말투가 아닌 오랜만에 보는 본연의 카라마츠형이였으므로, 나는 과할 정도로 뛸 듯이 기뻐했다.

평소의 폼 잡던, 토도마츠 말을 빌리자면, 이따이한 형, 도 싫지는 않지만 역시 나는 본연의 형이 더 좋다. 엄청 상냥하고 웃는 얼굴이 너무너무 귀여우니까! 이치마츠형이 그 웃는 얼굴을 보고 [성모냐?]라고 말했었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너무 기뻐하는 내게 형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 나가지 않고 집에 있어서 다행이야!

 

 

[자아, 얼른얼른 가자!! 야구! 야구우!! 카라마츠형이랑 야구우~]

[후훗....아아, 갈까. 쥬시마츠, 너무 촐랑거리며 걷지 마라, 넘어진다고?]

[알겠슴다아~람쥐!!]*

[...........너무 옛날 개그라고]

 

(*원문은 [갓텐쇼치노스케], 알겠다라는 긍정, 수긍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갓텐 + 쇼치(긍정, 수긍의 의미)노스케를 붙여 에도시대의 남자이름처럼 만든 말장난의 일종인데, 이걸 우리말로 살릴 수가 없어서 그나마 말장난스러운 (나름) 옛날 개그인 ~다람쥐!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후 카라마츠의 대사도, [초이스가 낡았다]라는 의미이지만, 약간 어색한 것 같아서 옛날 개그라고- 로 번역했습니다.)

 

 

그러고, 둘이서 준비운동 대신 조금 먼 공원까지 조깅을 하고, 도착한 뒤로는 쭉 캐치볼을 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다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 슬슬 날이 저물어갔고, 목이 타들어갈 것 같았던 나는 주스 2개를 사서 벤치에서 쉬고 있을 형에게 돌아갔다.

오늘은 하루종일 폼 잡는 카라마츠형은 나타나지 않았다. 계속 상냥하고 동생에게 달콤한 본연의 카라마츠형이었다.

그래서 벤치에 앉아 있는 형을 보고 왠지 몹시 기뻐져서 맘껏 응석부리고 싶은 마음에 형에게 안기려 힘껏 뛰어들었다.

다른 모두는 태클이냐!! 라며 화를 내지만, 카라마츠형은 언제나 무난하게 나를 받아주었기에 이때에도 있는 힘껏 형을 껴안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카라마츠형은 생각에 잠겨있었던 건지, 대응이 늦어 나를 알아채는 게 늦었다. 그 결과, 형과 나는 벤치 뒤로 벌러덩 자빠져, 내가 형을 밀어넘어뜨린 듯한 자세가 되어 버렸다.

나도 형도 한동안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멍하니 있다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형이 외쳤다.

 

[쥬시마츠!! 괜찮은가!? 다치지는 않은 건가..!!]

[, . 나는 괜찮아............, 카라마츠형 팔꿈치에서 피가!!]

[? ......그렇네]

 

넘어지는 바람에 다친 걸까. 카라마츠형의 팔꿈치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 큰일이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아니, 이 정도면 딱히 치료하지 않아도......, 우앗!!]

 

큰일이야, 큰일!!! 빨리 치료해야 해!!! 나 때문에 다쳤으니까 얼른 서둘러서...!!

나는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카라마츠형이 뭐라고 하는 것도 다 듣지 않고 나는 형의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초조한 와중에도 머리를 열심히 굴려 생각했다. 이 공원은 집에서 거리가 좀 있어 달려도 30분은 걸린다. 그렇다고 가까운 편의점 등에서 치료도구를 사기에는, 니트족인 나의 지갑에는 5엔 뿐이라 무리였다. 카라마츠형도 아까 주스를 2개나 사는 바람에 잔돈 20엔만 남았다고 했다.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문득 깨달았다. 여기에서는 데카판의 연구소가 가깝다는 걸.

옛날부터 아는 사이인 데카판 박사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걸 생각한 나는 데카판 박사의 연구소로 진로를 바꿨다.

 

[, 쥬시마츠!! 나는 괜찮으니까아!!]

[서둘러 서둘러어!! 왓세왓세왓세왓세에-!!!!]

[쥬시마츠읏!!!내 얘기를 들어어.........랄까 빨랏!!!!!!!]

 

뒤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아마도 기분 탓이겠지.

나는 카라마츠형의 손을 꼭 잡고서 좀 더 속력을 올렸다.

 

 

 

데카판 박사의 연구소에 도착하자, 왠지 카라마츠형이 땀을 뻘뻘 흘리고 숨도 끊어질 듯한 상태였다. 혹시 피를 흘려서 그런 걸까. 위험해애!! 카라마츠형이 죽어버려!!!

더욱 초조해진 나는 연구소의 문을 향해서 악을 썼다.

 

[이리오너라아-!! 이리오너라-!!]*

[케헥, 하악, 쿨럭, 쿨럭...., 어느 시대야...?]

[뭡니까? 뭔가 소란스럽다스]

(*오소마츠상 5에스퍼 냥코편 참고)

 

몇 번 외치니 데카판 박사가 나왔다.

바로 데카판 박사에게 형의 상처를 치료해달라고 부탁하자, 흔쾌히 치료를 해주었다.

치료를 마친 우리는 다용이 준 홍차를 마시며 탁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참고로 데카판 박사는 할 일이 있다며 자리를 비웠다.

카라마츠형과 마주 보고 앉은 나는 눈앞의 형을 보며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형의 상처는 경상이었던 모양이라 간단한 치료로 끝났다. 그런 거라면, 어째서 새하얗게 질려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던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걸 물어봐도 어째선지 형은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웃으며 머리만 쓰다듬어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신경 쓰이지만, 형이 무사하다면 그걸로 됐으니까!

 

둘이서 차를 마시는 동안 방 안을 둘러보던 나는 벽장에 있는 350ml정도의 페트병에서 시선을 멈췄다. 갑자기 그게 뭔지 궁금해져 일어서서 손으로 들어올리면, 그 진동으로 안의 액체가 부글부글하며 안에서 작은 거품이 일었다.

색깔도 갈색이고, 분명 콜라일거야!! 아싸아~, 탄산이 마시고 싶었는데!!

 

[, 쥬시마츠!! 잠깐 기다려!!]

 

마시려 뚜껑을 여는 내게 카라마츠형이 황급히 달려왔다.

 

[왜 그래? 카라마츠형]

[아니아니, 조금은 이상하게 여기라고! 여기는 데카판 박사의 연구실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건 함부로 마시면 안 된다고?]

 

[안돼!]라며 진지한 표정으로 카라마츠형이 내 손에서 콜라를 뺏아갔다.

 

[그치만 카라마츠형, 그거 냄새도 콜라인 걸]

[? ..........정말이네. 아니아니, 그래도 안 된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 괜찮다고. 이거 개그 만화고, 뭔가 있어도 다음주 방송 때엔 원래대로 돌아오는 걸!]

[쥬시마츠....그런 메타발언은 그만둬. 그리고 이거 2차 창작이니까. 작가에 따라서는 시리어스로 갈 가능성도 있으니까 말야]

 

[아니, 너도 메타발언 하지 말라고!!] 라고, 이 자리에 쵸로마츠형이 있었다면 그렇게 츳코미를 했을 것이다.

 

[나 콜라 마시고 싶어어!! 카라마츠혀엉~~]

 

오늘은 왠지 카라마츠형에게 전력으로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나는 형을 곤란하게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잔뜩 떼를 썼다. 계속 본연의 형이었다는 것에 아마도 나는 조금 들떴는지도 모른다. 사실은 그렇게까지 콜라가 마시고 싶었던 것도 아니였는데.

그래서 잊고 있었다. 카라마츠형이 우리 형제, 특히 동생에게는 무르다는 것을.

 

[알겠다! 그럼 내가 먼저 확인을 하고 주겠다. 안전하다고 확인되면 쥬시마츠도 마셔도 된다!]

[? , , 잠깐 카라마츠형!!]

 

설마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분명 곤란한 얼굴을 하고 야단치는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카라마츠형에게 독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형의 행동에 크게 당황한 나는 형을 막으려 했지만 늦어버렸고, 카라마츠형은 기세 좋게 콜라를 꼴깍 삼켰다.

 

[.......꿀꺽........., 뭔가 달군........그치만 콜라의 맛은 아니다]

[카라마츠형, 괜찮아?!]

[, 괜찮........우윽!!]

[!?]

 

갑자기 가슴을 누르며 웅크리는 형에 당황하며 달려들었다. 역시 뭔가 수상한 약이었던 건지 나는 어쩔 줄 몰라하며 형 옆에 주저앉아 등을 어루만졌다.

 

[카라마츠형!! 괜찮슴까아-?! 배라도 아픈 거야?!]

[우윽, ......하아, 하윽....!]

 

대답도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모습에, 어쩌지도 못하고 당황한 채 형만 보고 있었다.

아무튼 데카판 박사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다가 순간 작은 변화를 깨달았다.

 

어라? 뭔가....형이 작아지고, 있어.....? 점점 줄어들고 있잖아...? 어째서.....?!

 

예상 밖의 일에 아연실색하면서 카라마츠형을 바라보기를 몇 초간.

카라마츠형은 파란색 파카에 파묻힐 만큼 작아지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다.

지금의 형은 3,4살 정도일까. 너무 작고 아기 같다.

카라마츠형은 아직도 멍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둘러보았다.

 

[오소마츄 형아, 쵸로마츄, 이치마츄.......쥬우시마츄, 토도마츄...어디?]

 

불안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리는 말에 겨우 정신이 들었다.

 

[, 카라마츠형, 나야!! 쥬시마츠는 여기 있어!!]

[후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모습에 형을 안심시키려 필사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주장했다.

하지만 카라마츠형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고, 나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마침내 그 큰 눈동자에서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 아냐아!! 쥬시마츄는 구로케 크지 않은 걸!! 우에...우아아아아아앙!!!!

다들 어디써어어어?!]

[우아아아앗..! , 울지마아!]

[아냐아냐아!! 내 동생은 형아가 아닌 거얼!!]

 

울부짖는 형을 달래려 손을 뻗는 순간, 그 손은 카라마츠형에 의해 내쳐졌다.

짜악, 하고 마른 소리가 울리고. 나는 또 다시 굳어버린다.

형에게, 카라마츠형에게 거절당했다. 그런 일은 지금껏 한번도 없었다.

처음으로 형한테........나는 어떻게 해야....

울 것만 같다.

 

[......]

 

내가 울 것 같다는 걸 알았는지, 카라마츠형의 울음소리가 그치고 시선이 내 쪽으로 향한다. 그 얼굴은 어릴 때 엄마에게 혼났을 때의 얼굴과 같았다.

 

[, 우으....., 미안해애....우윽...!]

[!?]

 

카라마츠형은 다시 굵은 눈물을 흘리며 황급히 커져버린 옷을 입은 채 뛰쳐나갔다.

혼란스러워 하고 있어 반응이 늦은 나는 황급히 뒤따라갔지만 의외로 발이 빠른 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 어쩌지.....]

 

갑자기 일어난 일에 멍하니 서있기만 한다.

분명 오늘은 쥬시마츠에게 있어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잔뜩 동요한 날임에 틀림없다.

 

 

 

 

 

 

◇◇◇◇

 

 

 

 

 

육둥이 그룹 LINE

 

쥬우시마츠 큰일이야!! 큰일!! 도와줘!!!!

톳티 왜 그래?!

이치마츠 ?

오소마츠 뭔데?

쵸로마츠@냐짱 사고라도 났어?

쥬우시마츠 카라마츠형이 미아가 됐어!!

 

 

~~5분후~~

 

 

쥬우시마츠 어라? 다들 뭐해애-!?

오소마츠 쩔어어ㅋㅋㅋㅋ다들 읽씹했어ㅋㅋㅋㅋ

 

이치마츠 바보같네

 

쥬우시마츠 다들 찾은거 도와줘!!

쵸로마츠@냐짱 가장 아무래도 좋은 소식이지만, 일단 무슨 일인지 들려줘

 

쥬우시마츠 그게 말이야아, 형이랑 내가 야구하다가 다쳐서, 콜라 같은 것을 마셨더니, 쿠오오-!! 해서 작아져서, 그러다 울어버려서, 그래서 미아가 됐어어!! 얼른 찾지 않으면 큰일나아아!!

오소마츠 역시 모르겠다

 

톳티 무슨 일인 걸까

 

이치마츠 애초에 쥬시마츠한테 설명을 하라고 한 것부터가 무모한 일이니까

 

쵸로마츠@냐짱 전력으로 동의

 

톳티 뭐어, 쿠소마츠형의 일이고, 냅둬도 문제 없어. 그런고로 나는 데이트하러 갈게☆〜(。∂)

 

오소마츠 리얼충 폭발해라 ι(`ロ´)

 

쵸로마츠@냐짱 똥꼬털 타버려라 (#`´) 

 

이치마츠 죽어 o(*゚□゚)==)=)゚メ)

 

톳티 우와앙~~!! 쥬시마츠혀엉~~ ˚‧º·(˚ ˃̣̣̥⌓˂̣̣̥ )º·˚

 

오소마츠 - "울지마 (o_)""(_<) “

톳티 쥬시마츠형이 아니잖아!!

 

 

 

 

 

 

◇◇◇◇

 

 

 

 

 

 

 

이치마츠는 스마트폰을 파카 주머니에 넣고 걸음을 멈췄던 발을 다시 움직였다.

목적지는 늘 고양이 먹이를 주러 가는 뒷골목. 편의점에서 산 고양이캔이 든 봉투를 한손에 들고 느긋하게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걸으며 아까까지 보고 있던 LINE의 내용을 떠올린다.

쥬시마츠가 도와줘라고 해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을 했지만, 카라마츠가 미아? 라니 뭐야, 그게. 바보같다. 쓰레기에 니트인 우리지만 이미 성인이다. 그런 우리가 미아가 됐다고 하더라고 꼬마도 아니고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작아졌다던가, 울었다던가, 약간 신경 쓰이는 말도 있었지.

 

발이 다시 멈춘다.

 

[..........]

 

작게 혀를 차고, 넣었던 핸드폰을 다시 꺼낸다. 그리고 카라마츠에게 개인 LINE을 보낸다.

 

 

 

이치마츠 -어이, 쿠소마츠. 지금 어디?

 

 

자신이 메시지를 보내고도 어이가 없다. 카라마츠 따위는 그냥 내버려둬도 좋을텐데.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으면 될텐데 아무래도 그냥 둘 수 없는 사정이 이치마츠에게 있었다.

말하자면, 그래. 녀석에게 반해있다는 것이다.

왜 저런 나르시스트에 사이코패스인 녀석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자신도 잘 모르겠다.

어쩌다보니 좋아하게 되었다. 어느샌가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깊게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런 상대가 미아에, 어떻게 됐을지 모를 사태가 된다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단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며, 이치마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여전히 뒷골목이지만, 이따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걷는다.

 

정말이지, 쿠소마츠 주제세 걱정시키고 말야. 찾으면 몇 대 때려줄테니까.

 

 

 

 

그치만, 평소의 2배 이상이나 천천히 걸어도 카라마츠에게서의 답장은 오지도 않고, 결국 목적지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대로 발을 돌려 카라마츠가 자주 가는 다리로 가봤지만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애만 탔다.

 

쿠소마츠자식, 어디있는 거야? LINE도 안 읽고.

 

짜증과 걱정으로 격양된 이치마츠지만 도착한 골목에서 발견한 것에 그대로 굳어버린다.

 

뭐야, 저건? 고양이들 옆에 파란 덩어리 같은게 있어.........?

 

푸른 덩어리는 살짝살짝 움직임을 보였다. 그 옆에서는 고양이가 가볍게 장난을 치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파란 덩어리에서 빠끔, 하고 작은 머리가 튀어나왔다.

어쩌면 푸른 덩어리는 커다란 옷에 묻힌 아이였던 것 같다.

아이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나와 시선이 마주치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도 마찬가지로 굳어버렸다. 아이의 얼굴은 어딘가 낯이 익었고, 입고 있는, 아니 거의 덮고 있는 수준의 옷은 파란색 파카였다. 소나무 무늬가 그려진.

 

[카라.....마츠?]

[으웅?]

 

카라마츠를 닮은 아이는 울고 있었는지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점점 겁먹은 표정을 하더니 떨기 시작했다.

 

[, 형아.....누구야?]

 

그렇게 물어와, 역시 얘는 카라마츠가 아닌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치만 저 파카는 분명 카라마츠의 것이었다. 저런 무늬가 그려진 옷은 우리들 여섯 쌍둥이 이외의 사람이 가지고 있을 리 없다.

거기서 문득, 쥬시마츠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확실히, 작아졌고, 울었고, 미아가 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는 건, 이 애는 유아화한 카라마츠가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얘기였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아이를 보자니, 왠지 자신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 우리들 여섯 쌍둥이는 옛날부터 황당한 일들을 많이 경험했고, 개그 만화이니 유아화 정도는 이상할 것도 없다.

그치만 일단 확인은 해두기 위해, 나는 작은 카라마츠와 눈높이를 맞춰 쭈그리고 앉았다.

 

[저기, 네 이름 카라마츠야?]

[, 나 카라마츄......]

 

작은 카라마츠는 아직 경계심을 지우지 않은 채 덜덜 떨면서 나를 보았다. 역시 나를 못 알아보는 것 같다. 모르는 어른이 말을 걸어와서 떠는 것은 알지만, 역시 그 표정은 상처라 조금 화가 났다.

이 상황을 어쩔까 생각하다, 여태 카라마츠에게 장난치던 고양이가 내게 다가와 발에 몸을 비볐다. 조건 반사적으로 그 몸을 쓰다듬으면, “-”하고 응석부리는 듯한 울음소리를 낸다. 계속해서 고양이를 쓰다듬다, 카라마츠가 이쪽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음을 깨닫고 고양이에게 향했던 시선을 돌렸다. 왠지 아까와는 다른 반짝반짝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 냥냥, 형아랑 칭구야아?]

[, 으응!!]

 

고개를 갸웃하며 올려다보는 카라마츠의 모습에 숨이 막혔다. 너무 귀여워서 숨을 쉴 수가 없다. , 뭐야, 이거. 모든 것이 정화된다. 이렇게 귀여운 생물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어도 되는 거야!? 지금 당장 특별 천연 기념물로 지정해야 하는 거 아냐!? 어이, 나라는 뭐하고 있는 거야!? 이 천사를 당장 보호하라고!!! 뭐냐고, 냥냥이라니!! 뭐냐고 형아라니이!!!

칭구야아라니!!! ↗↑↑↑↑↑↑!!!!! 너무 귀여워서 죽을 것 같다고, 짜샤아아-!!! -.....카라마츠 고귀해애.....

 

[형아아? 츄워?]

 

고양이 덕분에 경계가 풀렸는지 (너무 쉽게 풀리잖아, 걱정 된다고!?) 카라마츠는 내게 다가와, 귀여움에 떨고 있는 내 머리를 힘껏 발돋움하고는 쓰다듬기 시작했다.

귀여워, 너무 귀엽다고오

 

[아니, 괜찮아. 그보다, . 정말 나 모르겠어?]

[우응???]

 

어떻게든 평상심을 갖고 그렇게 물었지만, 카라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멍하니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나는 이치마츠. 네 동생인데]

[.......이치마츄는 이러캐 크지 않아]

 

아무래도 몸만 어려진 게 아니라 정신 연령도 아이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렇다면, 나도 알아볼 리가 없다. 으음....형제밖에 모르는 걸 말하면 믿으려나. 아마 지금 이 녀석이 유치원생 정도인 것 같으니, 그 시절의 추억...?

.........! 그 약속이면 되려나? 아마 그 약속을 한 게 3살 정도였으니까.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나와 카라마츠의 소중하고 소중한, 절대 잊지 못할 추억. 현재 성인이 된 카라마츠는 벌써 잊었는지도 모르지만, 이 아이라면 아직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저기, 카라마츠]

[?]

[..........크면 내가 카라마츠랑 결혼해줄게. 그럼 카라마츠는 혼자가 아냐. 내가 계속 같이 있어줄테니까. 그러니까, 카라마츠는 나 이외의 녀석들이랑 친하게 지내면 안돼]

[!! 그고, 쩌어번에 이치마츄랑 한 약속!! 왜 형아가 그거 아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이치마츠라니까. 이제 믿겠어?]

[그럼그럼, 내가 그 다음에 어캐 했는지 알아?]

[카라마츠는 나도 이치마츠랑 계속 함께야!라고 말하고 뺨에 뽀뽀해줬잖아]

 

내 말에 카라마츠의 얼굴이 놀라움에서 점점 기쁨으로 변하더니, 사랑스러운 미소로 날 힘차게 껴안았다.

 

[이치마츄다아!! 이치마츄~!! 에헤헤, 갱장하네에! 왜 그러캐 커져써?]

[-......뭐어 여러 가지.......여차저차 이캐저캐 해서 그렇게 됐어]

[~, 글쿠나아-]

 

, 납득하네. 녀석은 정말 형제에 관해서는 바보같을 정도로 쉽게 믿는다니까.

카라마츠는 완전히 내가 이치마츠라고 믿은 듯 헤실헤실 웃으며 내게 손을 뻗어왔다. 그 몸짓의 의미를 몰라 고개를 갸웃거리자 다음에는 좀 삐친 것처럼, [어부바!] 라고 했다.

진심 천사 같아서 죽을 뻔했다. 드디어 이렇게 가는 건가. 어라? 여긴 천국?

그렇게 생각했지만, 나는 본심을 드러내는게 서툰 쓰레기여서 마음속으로만 카라마츠의 귀여움에 어쩔 줄 모르고, 표정은 언제나 그렇듯 약간 언짢은 표정으로 카라마츠를 안았다. 그래도 나의 천사는 기쁜 듯이 웃었지만. 이미 아까부터 귀여움 과잉 섭취로 오히려 기분이 안 좋아졌어. 차라리 죽여줘.

 

[에헤헤]

[왜 웃는 거야? (→↗↑↑↑↑↑↑↑↑!!!!!!!↗↗↗↗↗↗↗!!!!!!!!)

[있지있지, 나는 이치마츄의 형아지마안, 지금은 이치마츄가 더 크니까 이치마츄가 형아네!]

[............., 그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천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 팔 안에서 싱글싱글 웃는 발랄한 천사. 분명하다. 여긴 천국이야.

 

 

 

 

그 뒤로 카라마츠와 함께 고양이 먹이를 주고, 고양이와 장난치며 노는 카라마츠의 모습을 충분히 만끽한 나는, 카라마츠를 껴안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카라마츠가 왜 유아화한 것인지 사정을 아는 것은 쥬시마츠 뿐이다. 어쨌든 자세한 내용을 듣고 어떻게 할지 정해야겠지.

나는 형제 그룹 LINE에 카라마츠를 발견한 일을 알렸다. 쥬시마츠한테 금방 돌아가겠다는 답장이 옴과 동시에, 다른 녀석들도 이제 돌아간다고 답장이 왔다. 카라마츠의 상태는 알리지 않았지만, 다른 형제들도 터무니 없는 전개에는 충분히 익숙하다. 사전에 알리지 않아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카라마츠를 다른 형제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다. 분명 모두 나처럼 꼬마 카라마츠의 포로가 될 것이 뻔하다. 가능하다면 혼자 독차지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카라마츠에 관해서는 형제 모두가 적이다. 질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집에 도착해 거실 문을 열자마자 먼저 돌아와있던 쥬시마츠가 보였다. 쥬시마츠는 나와 내 팔에 안긴 카라마츠를 보고 안심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바로 달려오려다 도중에 멈춰섰다.

카라마츠를 보고 곤란한 표정을 하는 쥬시마츠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겨있는 카라마츠에게 시선을 돌리면, 이쪽도 이쪽대로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나의 옷을 꼭 잡았다.

뭐야?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카라마츠가 떨고는 있었지만, 쥬시마츠가 카라마츠에게 심한 짓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눈앞의 쥬시마츠가 자기 동생인 것을 모르는 걸까.

다시 쥬시마츠에게로 시선을 돌리면 슬픈 표정을 하고 있다. 마치 자신이 미아가 된 듯한 표정이었다. 쥬시마츠 답지 않은 그 표정에 내가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무서워하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을 맞췄다.

 

[카라마츠, 이 녀석도 네 동생 쥬시마츠야]

[......?]

 

카라마츠는 놀란 듯 눈을 부릅뜨며 눈앞의 쥬시마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정말 쥬시마츄야?]

[, .....맞다, 카라마츠형]

 

불안한 듯 대답을 하는 쥬시마츠에 정말 신기한 광경을 보고 있구나, 하며 태평한 감상을 속으로 중얼거렸다.

쥬시마츠의 답을 들은 카라마츠는 내 팔 속에서 점점 부들부들 떨더니 결국은 울기 시작했다. 쥬시마츠도 나도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후에에에에에!! 쥬시마츄우, 아까는 미안해써어어어!! 손 아야하게 해서 미아내애애]

[......, 카라마츠형!!]

 

쥬시마츠는 황급히 우리들 옆으로 다가와 울부짖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쥬시마츠가 자기 동생이라는 것을 믿지 못하고 내쳤던 거겠지. , 카라마츠 입장에서 보면 형제가 갑자기 어른이 되어 버린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야 믿을 수 없겠지. 분명 쥬시마츠도 그걸 알고 있을 것이다. 당황한 표정으로 카라마츠를 위로하는 그의 모습에선 분노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카라마츠형 울지마!! 나는 화나지 않았으니까. 나야말로 미안. 아까는 겁을 줘버렸네]

[후에...쥬시마츠으, 훌쩍.....용서해주는거야?]

[!! 물론이지!]

[........., 줘봐]

[?????]

 

카라마츠의 갑작스런 부탁에 쥬시마츠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두 손을 카라마츠의 눈앞까지 들어올렸다. 그러자 카라마츠의 작은 손이 쥬시마츠의 손에 닿으며 서툰 동작으로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아깐 마니 아팠찌? 미안해. 아픈거 아픈거 다아 날아가라아-!]

[......]

[후으으으으으으으응!!!!!]

 

쥬시마츠의 손을 쓰담쓰담 하면서 [날아가라-!] 라며 주문을 외치는 카라마츠의 모습에 쥬시마츠는 기쁜 듯 뺨을 물들이고, 자초지종을 눈앞에서 보고 있던 나는 무심코 기성을 내며 코를 틀어막았다.

 

, 위험하다고. 코피 났다. 낙원은, 여기 있었어. 눈앞의 카라마츠와 쥬시마츠 주변에서 뭔가 반짝이는 것 같아. 그런가, 카라마츠는 천사이면서 요정이었던 건가아!! 제발 나를 당장 네버랜드로 데려가줘!! 거기서 영원히 함께 하자아아아!!!

 

그런걸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있으니, 어느새 팔 속의 온기와 무게가 사라진 것을 느껴 얼굴을 들어올렸다. 언제 내게서 빼앗아간 건지, 쥬시마츠가 카라마츠를 껴안고 있었다.

둘다 주변에 꽃을 만개한 채 행복하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 모습에 더러워진 심신이 정화되어갔다.

카라마츠를 빼앗긴 것은 화나지만, 쥬시마츠니까 괜찮나. 잘 화해한 것 같고, 이번만은 눈 감아줄까.

앞으로 5분 후에 다시 데려갈거지만.

 

그런 속 좁은 일을 생각하며, 이치마츠는 눈앞의 낙원을 약간 기분 나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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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악!!!!!

카라마츠으으!!!!!!!!!

↗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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