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블로그 이용시 필요한 공지들 링크】


*저작권/무단전재 관련*


*요청 관련*


*R18 비번 관련*



























우리들은 여섯 쌍둥이다. 여섯명이 동시에 엄마의 배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장남이나 차남 같은 개념은 사실상 아무런 상관도 없다. 정말 몇초 차이일 뿐이니까. 하지만 역시 장남으로서 자라온 오소마츠형은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들을 앞에서 이끌어주고, 차남인 카라마츠는 동생들의 어리광을 받아준다. 오남과 육남은 동생답게 그런 형들에게 어리광을 곧잘 부렸다. 그게 비해서 가운데에 낑긴 나와 이치마츠는 미묘한 입장이었다. 뭐어, 이치마츠는 그런 거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느낌이지만. 아니, 어떤 의미로는 이 순번을 가장 신경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카라마츠의 동생이라는 포지션에 가장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게 녀석일테니까.

나는 뭐어, 그런 거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달까. 애초에 나와 이치마츠는 입장이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는 카라마츠를 멋대로 쌍둥이 같은,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고 있다. 그건 카라마츠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2번째와 3번째. 카라마츠의 다음에 내가 태어났다. 다음은 카라마츠의 성격. 그 어설픈 성격이 형이라고 부르기엔 좀 애매한 느낌이 들어, 오히려 내 쪽이 더 형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다른 형제보다도, 카라마츠의 생각을 좀 더 잘 알 수 있다. 의식적인 거라서 설명은 힘들지만, 아무튼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그건 카라마츠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여섯 쌍둥이이면서 쌍둥이 같은 관계성이 있다. 내게 가장 가까운 건 녀석이고, 그렇기에 녀석이 가장 사랑스럽다. 만약 녀석이 죽는다면, 나도 따라서 죽을 정도로......같은, 약간 기분 나쁜 생각까지 하고 있다.

뭐어, 이런 느낌의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로, 나는 녀석을 향한 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마음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조차 모를 정도다. 사모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더러운, 그런 존재........에 가장 어울리는 말은 뭘까? 하지만 순수한 느낌과는 조금 거리가 멀다. 운명 공동체 같은? -......그렇게까지 깨끗하고 아름다운 건 아니란 말이지.

이 감정을 뭐라고 불러야 좋을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리고 최근, 이랄까 고교시절부터 나를 괴롭게 만드는 건 카라마츠의 중2병이다. 머리가 텅텅 빈 녀석이, 각자 개성을 만들어 가는 형제들 속에서, 자신이란 존재를 확립시키기 위해 찾아낸 가면. 녀석은 그 가면을 찾은 후로, 늘 연기를 하게 되었다. 나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에는 무시하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지만, 그럼에도 녀석은 가면을 벗지 않았다. 어째서 내 앞에서 가면을 쓰고 있는 걸까. 너는 내 반쪽이잖아, 라며 쓸쓸해하고 슬퍼하고 짜증이 났다. 아무튼 나는 그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건 다른 형제도 마찬가지여서, 특히 이치마츠가 가장 혐오감을 드러냈다. 다음으로 나나 토도마츠. 반대로 오소마츠형은 그런 설정을 그냥 받아들였고, 쥬시마츠도 개의치 않았다.

정말 그거 어떻게 안 되는 걸까. 나는 본연의 카라마츠가 좋은데....아니, 어떤 카라마츠여도 좋아하는 건 변하지 않는다고? 그치만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 본연의 모습으로 있어줬으면 하는 건 당연하잖아.

 

뭐어, 뭐가 말하고 싶냐면, 아무튼 나는 카라마츠에게 엄청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솔직히 스스로도 어쩌고 싶은 건지 알 수가 없지만. 그런 상태인데, 이번에는 유아화냐......정말 좀 봐달라고, 갭 오버라며, 한숨을 토하고 만다. 뭐어, 작아진 카라마츠는 엄청 귀여우니까 나도 싫지는 않다, 랄까 오히려 작아진 쪽이 더 본연의 카라마츠로, 안쓰러운 중2병이 발현되지 않아서 좋다.

그치만 녀석이 원래대로 돌아간다면, 일단 3시간 설교 코스다.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다.

 

 

 

 

 

 

 

 

그건 엄마의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저기, 니트들아. 엄마와 아빠는 내일부터 일주일간, 여행을 갈 거란다]

[[[[[[ ]]]]]]

 

여섯명 전원이 같은 반응을 보인다. 역시 여섯 쌍둥이....가 아니라! ? 혀앵? 내일부터 1주일? 처음 듣는 소린데!?

저녁밥을 먹은 후 거실에서 뒹굴거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갑자기 청천벽력의 말이 떨어진다.

 

[아니, 뭐야 갑자기!? 처음 듣는 소린데!!??]

[처음 말하는 거니까]

[왜 이제 말해!? 그런 건 미리미리 말해야 하는 거 아냐? 뭐야 내일이라니!?]

[아니이.....일부러 말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그치, 아빠]

[아아, 그렇지]

[아니, 말해야지!! 필수 연락 사항이라고!! 랄까, 이 대화 데자뷰 같은데. 며칠전에도 형제가 비슷한 대화를 했었지. 역시 부모자식이네]

 

나는 필사적으로 츳코미하면서, 무심코 톳티를 바라본다. 하지만 톳티는 자긴 모른다는 표정이다. 어이, 널 말하는 거라고, 드라이 몬스터-.

 

[여행이라니, 어디로 가는 거야?]

 

지금까지의 흐름을 무시하고 오소마츠형이 태평하게 질문한다. 하지만 그 얼굴을 삐진 듯한 표정이다. 아마 자신도 여행에 가고 싶다든가 생각하는 거겠지. 그 전에 일하라고, 쓰레기 니트. (쵸로마츠형, 그거 형도 마찬가지라고 by. 톳티)

 

[잠깐 오키나와에. 응모권 당첨됐거든]

[에에에에에!? 치사해치사해치사해!!! 나도 가고 싶어어~~~!!!]

 

장남이 떼를 쓴다 (성인 남자). 너한테 자존심이라는 건 없는 거냐. 아니, 있을 리가 없나.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에 취직했을 거다. 그런 초6 정신의 장남을 보며 엄마는 차분한 목소리로, [당첨된 건 2명분이라고] 라 말한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

 

[라는 걸로, 생활비는 1주일 분 두고 갈테니까, 낭비하지 않도록. 실수로 빠칭코나 경마에 쓰면 안 된단다! 그리고 카라마츠도 잘 돌보고. 애가 있으니까 편의점 음식으로 적당히 끼니를 때우는 건 금지!]

 

그렇게 말한 엄마는 카라마츠를 끌어안고 [착하게 있으렴] 같은 평소에는 들을 수 없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빠도 [1주일 동안 카라마츠를 볼 수 없다니 쓸쓸하네] 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니, 엄마아빠. 우리들은 뭐 없어? 아무 말도 없냐고. 젠자앙. 하지만 카라마츠라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약간 서운한 기분으로 우리들은 다음날 부모님을 배웅했다. 앞으로 1주일, 여섯 쌍둥이끼리의 생활이다. , Pixiv에서 곧잘 보이는 흐름이네!

 

 

 

 

 

그리고 부모님이 나가신 후, 거실에 여섯 쌍둥이 회의가 열렸다. 덧붙여서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의 무릎 위에 앉아 둘이서 수수께끼의 노래를 불렀다. [우리들 친가에 빌붙어~ 부모의 등골을 빨아먹네에~] 라는 뭐라 말 못할 미묘한 노래였다. 그치만 뭔가...........귀여워, 이젠 평범하게 좋아-!

 

[그래서, 어쩔래?]

[~........제일 문제인 건 밥이지. 외식은 비싸고, 그렇다고 만들기엔.........누구 요리할 수 있는 사람?]

 

오소마츠형이 다른 형제들을 바라보며 말하자, 다들 눈을 돌린다.

 

[나 젓가락보다 무거운 건 못 들어서, 미안!]

[나도 무리. 사망자가 나올 거야]

[나나나나~!! 나는 투수할래!!]

[형아도 무리~. 나 자신 있는 요리 컵라면뿐인 걸~]

 

 

이 녀석들...

형제들의 말에 한숨을 내쉰다. 틀렸다, 녀석들은 정말 글러먹었다. 구원할 수도 없는 쓰레기다.

 

[우선 토도마츠!! 너 젓가락보다 무거운 건 못 든다면서, 왜 지금 쥬시마츠한테서 카라마츠를 뺏아 드는 거야!! 다음 이치마츠! 사망자가 나온다니 뭐야!? 너는 포이즌 쿠킹이라도 할 생각이냐!? 쥬시마츠!! 야구가 아냐. 뭐든 야구로 생각하는 거 그만둬!! 그리고 장남!! 컵라면은 요리가 아니거든!! 전국의 주부한테 사과해!!!]

 

단번에 츳코미를 퍼부으면, 형제들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나를 본다.

 

[무슨 소리야, 쵸로마츠형! 카라마츠형은 깃털처럼 가볍다구!! 웃기지 말라구, 이 썩을 외도!! 악마!! 인격자!! 고액 납세자!!]

[독살인가....히힛, 좋네]

[에에에에에!? 야구 아녀!!??]

[시끄럽다고, 체리마츠. 그럼 너는 어떤데? 요리 할 수 있어?]

[......그건...]

 

오소마츠형의 물음에 말문이 막힌다. 아니, 나도 그렇게 잘하지는 않지만 말야. 너희들보다는 낫지.........라고 믿고 싶다.

미묘한 분위기 속, 나는 무심코 톳티에게 안겨있는 카라마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우리들 여섯 쌍둥이 중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요리를 할 수 있는 건 카라마츠였다. 엄마 정도로 솜씨가 좋은 건 아니고, 할 줄 아는 것도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혹시 자취를 한다면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다. 기본적인 요리라면 곧잘 만들어냈다. 나도 몇 번인가 카라마츠의 요리를 먹은 적이 있는데, 평범하게 맛있었다. 그러니까 엄마가 부재일 경우에는 카라마츠가 요리 담당을 해주었는데, 지금은 카라마츠가 이런 상태니까......

 

[쵸로마츠형이 요리를 담당하면 되잖아]

[, 어째서?]

[그치만 가끔 카라마츠형의 요리 도와줬었잖아? 그럼 우리들 중에서는 그나마 낫겠지]

 

토도마츠는 이 회의에 벌써 질린 모양인지 스마트폰으로 카라마츠의 사진을 찍어대며 조금 성가시다는 듯이 말했다. [카라마츠형, 거기서 공주님 포즈!!] 라며 토도마츠가 말하자 카라마츠는 고개를 갸웃하며 피스를 했다. 공주님 포즈는 아니지만 귀엽네, 망할.

 

 

그보다, 으응...여기선 내가 요리하는 수밖에 없나.....하고 형제들을 차례로 둘러보며 생각한다. 톳티의 말대로 나는 카라마츠의 요리를 종종 도와줬었다. 그러니까 기본적인, 썰기, 굽기, 찌기 정도는 가능하다. 맛의 보증은 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보다는 스스로 만드는 게 안심이다. 카라마츠한테 이상한 걸 먹일수도 없고.

어쩔 수 없나, 하고 나는 한숨을 내쉰다.

 

[알겠어. 요리는 내가 할게. 그 대신 다른 것들은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고]

 

그렇게 말하자, 다들 귀찮아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이걸로 지금 당장은 특별히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럼 회의는 이만 끝낼까, 하고 오소마츠형에게 말을 걸려고 했더니, 어째선지 카라마츠가 [아잇!] 하고 기운차게 손을 올렸다.

 

[? 왜 그래, 카라마츠?]

[아잇!! 나 장보기 담당!! 첫 심부름 갈래!!]

[?]

[아아...이녀석 또 TV에서 이상한 거 봤구나]

 

갑작스런 제안과 그 내용에 놀란다. 장보기? 첫 심부름이라니 뭐야? 그리고 그런 카라마츠를 눈여겨 보고 있던 오소마츠형이 기막히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 장남, 너는 카라마츠의 말의 의미를 아는 거냐? 내가 오소마츠형에게 설명해달라는 듯한 시선을 보내자, 그는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어제 카라마츠랑 TV를 봤는데, 거기에 꼬마애들이 첫 심부름을 가는 걸 촬영하는 프로그램을 봤거든.....그거 보면서 이 녀석 눈을 반짝반짝 빛내서 또 귀찮은 일이 생기겠구만, 했더니 예상대로였네]

 

그런건가. 그 프로를 보면서 자신도 첫 심부름이 하고 싶어졌다는 건가? 카라마츠에게 시선을 돌리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기대에 찬 눈으로 이쪽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와, 완전 기대하고 있잖아. 이런 순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 NO라고 말하기 어렵잖아.

 

[나는 반대. 위험하잖아]

 

하지만 그런 카라마츠의 기대에도 아랑곳 않고, 이치마츠가 아무렇지도 않게 반대를 한다. 의욕이 넘치는 카라마츠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도 이치마츠와 같은 의견이다. 이런 작은 아이를 혼자 심부름 보내다니, 괜찮을리 없다. 왜냐면 이렇게 귀엽잖아? 유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이런 천사가 혼자 돌아다닌다면 누구라도 유괴하고 싶어질 거라고.

하지만 그런 우리들의 의견에, 장남과 막내가 이의를 제기했다.

 

[괜찮지 않아? 사랑하는 자식에겐 여행을 시켜라, 라는 말도 있고]

[나도 괜찮다고 생각해]

[? 무슨 소리야 너희들? 카라마츠한텐 아직 이르다고!]

 

믿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장남과 막내에 항의하자, 두 사람은 히죽거리며 뭔가를 꾸미고 있는 듯한 안 좋은 느낌의 미소를 지으며 나와 이치마츠, 그리고 쥬시마츠에게 소곤소곤 귓속말을 했다.

 

[너희들 그 프로그램 본 적 없어? 진짜 혼자서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카라마츠한테 위험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뒤에서 미행하는 거라고]

[그렇다고, 형들. 그리고 잘 생각해보면, 그 방송에 나오는 애들 다 귀엽지? , 카라마츠형보다는 덜하지만. 아무튼, 귀여운 아이가 혼자서 열심히 심부름을 하는 모습, 귀엽잖아? 우리들은 뒤에서 그런 귀여운 카라마츠형의 모습을 천천히 관찰할 수 있는 거라고? 분명 전국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귀여울 거라고? 보고 싶지 않아?]

 

두 사람의 말에 우리들은 핫, 하고 고개를 쳐들며 카라마츠를 슬쩍 보았다. 혼자서 열심히 심부름을 하는 카라마츠의 고군분투기....라고? 그런 거...그런 거.....

 

 

[[[ 보고 싶은 게 당연하잖아!!! ]]]

 

나와 이치마츠, 쥬시마츠의 목소리가 커진다. 그런 우리들을 장남과 막내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래그래, 우리들은 전원 카라마츠한테 홀딱 빠져있다고. 뭐 불만있냐.

 

 

 

 

 

 

 

 

 

바로 그날 당일, 카라마츠의 첫 심부름을 결행하게 되었다.

카라마츠한테는 양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아용 배낭(팬더씨의 얼굴이 그려진 가방이다. 톳티가 사온)을 주고, 그 안에 지갑과 사올 것들을 적은 메모를 넣었다. 그리고 내 핸드폰도 같이 넣었다. 뭔가 곤란한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사용법도 가르쳤다.

 

[알겠냐, 카라마츠. 너한테 부탁한 건 카레 가루랑 고기야. 두 개 다 슈퍼에 파니까. 위치는 몇 번이고 가봤으니까 알고있지?]

[응응!! 잘 알게쑴다!!]

[좋아. 카레는 달달한 맛으로 사와. 그리고 고기는 삼겹살 300g이야. 모르겠으면 점원한테 물어볼 것! 그리고 돈이 조금 남을텐데 그건 원하는 거 사먹도록 해

[아잇! 알겠슘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거나, 같이 가자고 해도 따라가면 안돼. 만약 길을 잃으면 거기서 움직이지 말고 우리들한테 전화해]

[아잇! 모르는 사람은 쩌언부 야쿠쟈!!]

[..그거 아직 믿고 있구나. 뭐어, 됐나. 으음, 그리고....그리고.......뭐가 또 있으려나...]

[쵸로마츠혀~, 너무 걱정이 많다고]

 

현관에서 카라마츠의 어깨를 잡고 중요한 사항들을 전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토도마츠가 기가 막힌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니아니, 너는 걱정되지도 않냐!! 나는 이미 마음이 찢어질 정도로 걱정이라고!! 가능하면 이 손을 놓고 싶지 않아!!! 무심코 뒤에 있던 토도마츠를 째려보면, 다시 못 말린다는 듯이 한숨을 내쉰다.

 

[하아....어차피 뒤에서 몰래 따라갈 거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잖아. 저기, 이치마츠혀....이치마츠형!!??]

 

옆에 있던 이치마츠한테 말을 걸던 토도마츠는,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소리친다. 그도 그럴 만한 게,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보며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윽...카라마츠, 힘내라고....]

[, .....힘내께..]

 

그리고 흘러내린 눈물을 소매로 닦으며 오열 섞인 목소리로 카라마츠에게 말을 걸었다. 카라마츠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치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천사조차도 조금 질린 표정이다. 그러나 나도 이치마츠의 분위기에 휩쓸려 똑같이 눈물을 흘리고 만다. 파이팅!! 카라마츠!!!

 

[대체 뭐야, 이 미친 광경!? 전쟁터!? 카라마츠형 전쟁터라도 가는 거야!!??]

 

토도마츠의 츳코미가 들렸지만 산뜻하게 무시했다.

 

 

 

 

 

 

흐흐흥~~하고 귀여운 콧노래를 부르며 팔딱팔딱 즐겁게 뛰어간다. 우리 형제는 그런 카라마츠의 모습에 치유당하면서, 제각각 머리에 보자기를 뒤집어 쓰고 뒤를 미행하고 있었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 미행 스타일 오히려 너무 눈에 띄지 않아?

 

[하아~~....오늘도 천사가 너무 천사라 세계가 평화로워~~]

[톳티, 그 비디오 카메라 어디서 났어?]

[아빠 방에서 빌렸어. 천사의 모습을 이 카메라에 담아서 갈 거라고! 다들 나중에 감상회 하자!!]

[톳티, 굿잡]

 

토도마츠가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있는 걸 보고 쥬시마츠가 그렇게 묻자, 웃는 얼굴로 토도마츠가 화답했다. 그런 토도마츠에게 이치마츠가 엄지를 세우며 칭찬한다. 그보다, 나중에 아빠한테 혼나지 않을까? 나는 모른다고. 하지만, 감상회에는 참석하겠습니다. .

 

[어이, 너희들, 긴급 사태다]

 

태평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는 우리들에게 오소마츠형이 긴박하게 말을 걸었다. 뭐야뭐야, 하고 오소마츠형을 보면, 형은 카라마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녀석, 완전히 길을 잘못 들었어. 게다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어]

[[[[ ]]]]

 

갈림길에 도달한 카라마츠는 망설임 없이 목적지와는 반대방향의 길을 택했다. 어째서 고민도 하지 않는 거야.

 

[, 어떡해? 오소마츠형!?]

[톳티! 작전 B!!]

[! , !]

 

오소마츠형의 말에 토도마츠는 뭔가 떠올린 듯 들고있던 커다란 가방을 내리고 지퍼를 열었다. 집을 나올 때부터 신경 쓰였는데, 그 커다란 가방은 뭐야? 작전 B? 나 그런 거 처음 듣는데!?

미심쩍은 듯이 두 사람을 보면, 왠지 둘은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더니, 여성용 가발을 썼다. 어이, 여기 밖이라고! 뭐하는 거야 이 녀석들!?

그리고 완성도가 낮은 여장(뭔가 주부같은)을 한 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종종 걸음으로 카라마츠한테 달려갔다. 뭐가 뭔지 모른 채로 나도 두 사람을 뒤쫓자 어째선지 둘은 카라마츠 눈앞에서 딜리버리 콩트를 시작했다.

 

[오소코와!]

[토도코의!]

[[딜리버리 콩트. 사실은 어색한 잡담!!!]]

 

아니아니, 무슨 짓이야 너희들. 카라마츠도 놀라서 굳어버렸잖아! 눈앞에서 벌어지는 바보 두명의 촌극에 굳어버렸잖아!! , 자기 형제라고 알아채지는 못한 것 같지만....

 

[어머, 토도코씨, 안녕하세요]

[어머나, 오소코씨! 안녕하세요]

[저기저기, 어디서 주워들은 거지만...옆집의 쵸로코씨와 그 남편분!]

[아아! 그 엄청 촌스러운 남편을 가진!]

[그래요그래요, 그 망할 동정티가 아직도 풀풀 나는 그 남편! 그 분, 레이카라는 아이돌에 푹 빠져서 요즘 그 부인과 관계가 소홀하다고 하더라구요!]

[어머! 기분 나빠~. , 그보다 오소코씨. 슈퍼에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죠?]

[어머어머, 토도코씨. 슈퍼는 반대쪽이라구요! 여기서 직진하고 두 번째 신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쭉 가면 슈퍼가 보일 거예요. 아 참, 슈퍼마 쪽은 차가 많이 다니니까 조심하세요!]

[알겠어요! 제대로 오른쪽 왼쪽 살피고, 다시 오른쪽 보고 손을 들고 길을 건널테니까요!]

 

여기까지 콩트를 가만히 듣고 있던 카라마츠는 슈퍼 얘기를 듣자마자 깜짝 놀란 표정으로 오소마츠형이 가리킨 방향을 돌아본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든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당황한 듯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한 카라마츠에 우리들은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내렸는데........잠깐 좀 볼까, 쿠소 장남이랑 쿠소 막내.

나는 콩트를 끝내고 돌아온 두 사람을 째려본다.

 

[어이, 너희들....지금 그건 대체 뭐야]

[뭐냐니, 딜리버리 콩트라구. 쵸로마츠형도 쥬시마츠형이랑 했잖아]

[카라마츠 녀석, 말을 거는 모르는 사람은 야쿠자라고 생각하니까 말야. 변장하고 길을 가르쳐줘도 도망가버릴 거라고? 그러니까 딜리버리 콩트를 한 거야]

[아니, 그건 안다고. 너희들이 뭘 하고 싶은지는 알겠고, 대성공했으니까 됐거든? 그치만 말야.......전반의 그 쓸데없는 대화는 필요없었잖아!! 저거 완전 나 디스한 거지!! 이지메!? 이지메냐!? 그리고 레이카라니 누구!? 냐짱이거든!!!??]

 

아무래도 불필요한 전반의 대화에 대해 지적하자, 두녀석은 좀 성가시다는 듯이 눈을 감을 뿐 반성의 기미라곤 보이지도 않고 사과도 없다. 정말 이녀석들 최악이야. 내가 분노에 떨고 있자, 이미 앞서 걷기 시작한 이치마츠와 쥬시마츠가 말을 걸었다.

 

[형들!! 카라마츠형 잃어버린다고!]

[쵸로마츠형의 일은 아무래도 좋으니까 빨리!!]

 

어이, 이치마츠!! 아무래도 좋지 않거든!!!

하지만 카라마츠를 잃어버리는 건 위험해. 나는 납득할 수는 없지만 일단은 분노를 가라앉혔다. 돌아가면 기억해두라고, 쿠소 장남과 막내.

 

 

 

 

 

그 뒤 무사히 카라마츠는 슈퍼에 도착했다. 우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첫 관문 돌파다.

카라마츠는 슈퍼에 들어가서 어린이용 작은 바구니를 집었다. 그리고 쭉 걸어 정육 코너로 갔다. 역시 육식계 고기.

많은 고기들 앞에서 카라마츠는 고민하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상품을 비교하고 있다. 삼겹살이라고 카람츠! 내 말을 떠올려!! 모르면 점원에게 메모를 보여주면서 물어봐!!

 

[우음.....뭐를 사야하더라? 으음~ 으으음~...........분명 쵸로마츄가..............! 좋아하는 거 사라그래써!!]

 

아냐!! 좋아하는 거 사라고 한 건 과자라고!!

 

[내가 좋아하는 거언.....돼지보다 소니까아~~....이거다!! 소고기!!]

 

카라마츠는 소고기를 손에 들며 기쁜 듯이 바구니에 담았다. 아냐, 아니라고, 카라마츠. 사야하는 건 돼지고기.....그치만 귀여우니까 봐줄게!!!

 

[위험해....내 동생이 너무 천사야. 바보지만 귀여워]

[다들, 오늘부터 우리집 카레는 소고기 카레다. 반대는 인정하지 않아]

[이제 평생 소고기 카레만 먹어도 좋아. 그렇게 정했어]

[카라마츠형 귀여워-!!]

[어쩌지...너무 귀여워서 울 것 같아....우윽]

 

다른 형제들도 귀여움에 떨고 있다. 랄까, 오열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보면 완전 수상한 놈들이지만, 이것도 전부 우리 형이 너무 귀엽기 때문입니다.

마츠노가의 카레는 원래 돼지고기지만, 오늘부터 소고기로 바꾸자. 그렇게 하자.

 

다음에 카라마츠는 카레가 있는 선반 앞까지 갔다. 그리고 역시 여기서도 카라마츠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카라마츠, 달달한 맛이라고!! 어떤 회사거든 상관없으니까, 아무튼 달달한 맛으로!! 그것만 안 틀리면 참잘했어요니까!! 마츠노가의 카레는 항상 중간맛이지만, 지금은 카라마츠가 어리니까 매운 건 안 된다. 그러니까 달달한 맛으로 결정했다. 부탁이니까 떠올려!! 라고 뒤에서 필사적으로 텔레파시를 보내고 있자, 카라마츠 앞에 낯익은 얼굴이 나타났다.

 

[어라, 카라마츠 아냐. 뭐야 너, 아직 원래대로 못 돌아갔냐]

[, 치비타!]

 

그렇다, 나타난 건 여섯 쌍둥이의 소꿉친구인 치비타였다. 사실은 카라마츠가 작아진 후, 치비타를 몇 번인가 만났다. 치비타의 오뎅가게에 몇 번 데리고 간 적이 있다. 그래서 치비타는 카라마츠가 작아져버린 사정을 알고 있다. 카라마츠도 어린 시절부터 키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치비타를 자신과 같은 나이대라고 인식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

뒤에서 지켜보던 우리는 치비타라면 괜찮겠지, 라고 경계를 풀었다. 카라마츠도 경계심을 전혀 품지 않고, 반갑게 치비타에게 달려갔다.

 

[심부름이냐? 다른 녀석들은?]

[있찌있찌, 오늘은 나 혼자 와쎠!]

[혼자서!? ...........-, 뭐어 어차피 다들 숨어서 보고 있겠지]

 

자랑스럽게 말하는 카라마츠에 치비타는 순간 놀라 소리쳤지만, 곧 주변을 둘러보고 카라마츠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직하게 중얼거린다. , 역치 치비타. 정답이다.

 

[그래서? 여기서 가만히 서서 뭐하는 거야?]

[....저기.....카레....달달한 건지 매운 건지 몰라서.....]

[아아, 그거라면 중간맛 아냐?? 너희집 카레는 몇 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조금 매웠었잖아?]

[중간!! 그런가! 고마워, 치비타!!]

[오오, 뭘 이런걸로!]

 

카라마츠는 환하게 웃으며 선반 아래의 카레(조금 매운맛/중간맛)를 손에 들어 바구니에 넣는다. 그리고 치비타에게 [고마워, 다음에 봐!] 라며 손을 흔들고는 팔짝팔짝 뛰며 과자 코너로 간다. 치비타는 [좋은 일을 했구만!] 하는 미소를 지으며 카라마츠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이치마츠, 바주카]

[오케이]

 

어디에 숨겨둔 건지, 오소마츠형의 말에 이치마츠는 바주카를 꺼내들고 망설임도 없이 치비타를 쐈다.

[으갸아아아아아아!!!] 하는 비명이 울리고 온몸이 까맣게 물든 치비타에게 다가갔다.

 

[, 뭐 하는 거야!? 우리 동생한테 왜 틀린 정보를 알려준 거야!?]

[카라마츠가 매운 카레 먹고 울기라도 하면 어쩔 거냐고. 책임질 거야? 아앙?! 똥꼬털 태워버린다!]

[멍청한 새끼 죽어]

[오뎅바보!!]

[진짜 말도 안 돼!! 멍청이!! 땅딸보!! 오뎅에 미친놈!!]

 

전원 험악한 얼굴로 침을 뱉는다.

 

[쥬시마츠, 카라마츠가 계산대로 가기 전에 달달한 맛 하나 사둬]

[아이아이!!]

 

오소마츠형은 형제 중에서 가장 발이 빠른 쥬시마츠에게 지시를 내린다. 쥬시마츠는 그 말을 듣자마자 단맛의 카레를 손에 든다. 속도 겁나 빨라, 마하레벨 아냐? 라고 생각할 정도의 속력으로 계산대로 향했다. 일단 이걸로 카레는 문제 해결이다. 카라마츠가 사온 건 녀석이 원래대로 돌아오면 엄마한테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된다.

그리고 우리들은 까맣게 된 치비타를 내버려두고, 카라마츠를 쫓아갔다.

 

[, 내가 뭘 했다고..........]

 

여섯 쌍둥이가 떠난 뒤, 치비타의 목소리만이 공허하게 그곳을 울렸다.

 

 

 

 

 

 

그 후는, 문제 없이 좋아하는 과자를 고르고, 카라마츠는 발랄하게 계산대로 향했다. 계산대에서는 천엔짜리를 꺼내면 된다고 미리 말해뒀으므로, 그것도 문제없이 클리어. 점원에게 산 것을 가방에 넣어달라고 한 카라마츠는 만면에 미소로 점원에게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하고, 의기양양하게 슈퍼마켓을 떠났다. 여담이지만, 그런 카라마츠의 모습에 우리들뿐만 아리나 점원도 바둥바둥 거리고 있었다. 역시 카라마츠의 귀여움은 전국 공통이다(확신).

 

 

 

 

살 것은 모두 샀고, 나머지는 집에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지켜보는 우리들은 한시름 놓았다. 카라마츠보다 먼저 집에서 기다려야 하므로, 나 이외의 형제들은 먼저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갔다. 가위바위보로 끝까지 카라마츠를 지켜보는 권리를 획득한 나는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가는 카라마츠의 뒷모습을 흡족한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남은 건 집에 돌아가기만 하면 되고, 이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안심한 저이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방심하고 말았다.

앞을 걷던 카라마츠가 아마 돌맹이인지 뭔지에 걸린 건지 아주 크게 넘어지고 말았다.

 

[!]

[흐응욱!!! .......................우에에.....]

 

어이, 괜찮은 거냐, 저거. 얼굴부터 넘어졌는데. 어쩌면 좋을지 몰라 당황하며 지켜보고 있자, 카라마츠가 천천히 일어선다.

 

[..참을....................후에에에에에에엥!!!!]

[, 카라마츠!!!??]

 

한번은 참으려 몸을 떨던 카라마츠는 결국 많이 아팠는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런 카라마츠의 모습에 나도 참지 못하고 튀쳐나왔다. 그리고 펑펑 울고있는 카라마츠를 안아 올렸다.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은 생채기투성이라 매우 가슴이 아팠다. 우와, 이건 어른도 아프겠지. 그래도 잘했어, 한번은 참으려고 했으니까.

 

[.......우에....쵸로마츄?]

[내가 왔으니까 이제 괜찮아! 일단 얼른 치료하자]

 

카라마츠는 내 존재를 알아채고 일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다시 굵은 눈물을 흘리며 내 가슴에 달라붙어 왔다. 그 머리를 위로하듯이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이대로 집에 돌아가는 건 안 되겠지. 카라마츠도 엉엉 우는 채로 첫 심부름을 마치는 건 싫을테고, 그래선 무사히 마쳤다고 하기도 어려우니까.

다행히도 지금, 혹시나 싶어 구급세트를 챙겨왔었다. 그렇다면 이대로 인근 공원에라도 가서 치료하고, 카라마츠가 울음을 그치면 돌아가도록 할까.

생각을 마친 나는, 카라마츠를 안아올린 채로 공원으로 달려갔다. 아직 울고있는 그 작은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공원에 도착한 나는, 카라마츠를 무릎에 얹고 벤치에 걸터앉았다. 카라마츠는 조금 진정한 모양인지, 지금은 훌쩍이며 내 옷을 꽉 잡고 있다.

일단 물로 적신 손수건으로 얼굴의 상처를 닦아내고, 소독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였다. 카라마츠는 상처가 따가운지 조금 얼굴을 찌푸렸지만, 조용히 치료를 받고 있다. 됐다, 일단은 이걸로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깊은 상처가 아니었던 탓에,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왠지 카라마츠의 어깨가 바르르 떨렸다. 그리고 내 옷을 잡는 힘이 더 강해지며 고개를 수그린다. 뭐야?

 

[카라마츠? 왜 그래?]

[...........실패, 해써?]

[?]

[......심부름 실패해써?]

 

카라마츠는 다시 눈에 눈물을 맺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넘어져서 운 탓에, 내가 도우러 와서 심부름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실패하지 않았어. 제대로 카레도 고기도 사왔잖아? 이제 집에 돌아가기만 하면 심부름 대성공이야]

[.....정말?]

[정말. 집에 돌아가면 다들 카라마츠를 칭찬해줄 거라고]

[쵸로마츄도?]

[?]

[....쵸로마츠의 도움이 대써?]

 

불안한 듯 이쪽을 올려다보는 카라마츠에 나는 [?]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도움? 그게 무슨 뜻이야?

 

[저기, 나 쵸로마츄의 형아인데, 항상 쵸로마츄한테 도움만 받쟈나? 폐만 끼치잖아? 그러니까 이대로는 안 댄다구 생각해서.........그치만 도움이 되면 미워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해서]

[.............]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카라마츠를 싫어해? 그런 거 천지가 뒤집혀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분신을 싫어한다니, 그럴 리 없다. 그런 거, 카라마츠가 가장 잘 알고 있잖아? 그럴게 너는 날 가장 잘 이해해주고, 나도 너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 그치만.......혹시 내 마음은 지금까지 하나도 전해지지 않았던 거야? 어째서......?

 

[........왜 미워한다고 생각했어?]

[그치만.....나 지금까지 쵸로마츄한테 좋아한다는 말 못 들었는 걸?]

[..............?]

 

카라마츠의 말에 놀란다. 거짓말......나 이녀석한테 좋아한다고 말한 적 있지 않나? 한번도? .......그래. 맞아. 마음 속으로는 항상 좋아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입밖으로도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했던 거야. 그래도 그 이전에 녀석은 내 분신이니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뭐야, 조금도 전해지지 않았잖아.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을 뿐이다. 뭐야, 그게. 바보잖아. 내가 제일 바보잖아. 뭣 때문에 말이란 게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생각만한다면 상대방이 모르는 게 당연하잖아.

 

[카라마츠....나는 네가 좋아. 정말 좋아. 그러니까 비록 쓸모 없어져도 싫어하지 않아]

[정말?]

[. 정말 좋아해]

[나도! 나도 쵸로마츄 짱 죠아!!]

 

카라마츠는 환하게 웃으며 내게 꼭 달라붙어 왔다. 그런 카라마츠를 나도 꼭 끌어안았다.

하아, 정말 지금까지의 자신을 때리고 싶다. 카라마츠의 일이라면 뭐든 이해하고 있어, 라니 쓸데없는 교만이다. 진심으로 반성한다. 이제부터는 잔뜩 말로 전하자. [이제 됐어]라고 카라마츠가 말할 정도로 좋아한다고 하자. 물론 이 녀석이 원래대로 돌아간 뒤에도....솔직하게 말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힘내자. 그리고 그 녀석의 가면을 억지로 벗기자.

 

[카라마츠, 슬슬 돌아갈까?]

[. , 저기 쵸로마츄. 카레 만드는 거 도와줘도 댈까?]

[아아, 그럼 같이 만들자]

[응응!]

 

카라마츠는 이제 괜찮다면 혼자 일어서서 내 손을 잡았다. 나도 그 작은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갔다. 둘다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집에 돌아가자 카라마츠의 상처투성이 얼굴을 보고 모두 소란스럽게 굴었지만, 어떻게든 진정시켜 나와 카라마츠는 같이 부엌으로 갔다. 덧붙여서 톳티는 카라마츠용 앞치마까지 사온 모양인지, 곰돌이 얼굴이 그려진 파란 앞치마를 카라마츠에게 입혔다. 귀엽다. 빈틈 없잖아, 톳티.

 

[카라마츠, 칼은 절대 만지지 마. 그리고 불에도 가까이 가지 말고]

[아잇! 쵸로마츠 쉐프, 그럼 나는 뭘 하면 되나여!?]

[뭐야 쉐프라니....TV에서 본 거지. ~.......카라마츠가 할 수 있는 건.......그럼 샐러드용 상추를 씻어서 찢고, 그릇에 담아줄래?]

[아잇! 알겠슴미다!!]

[무슨 설정이야 그거]

 

조금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무사히 카레를 만들었다. 맛은 뭐 평범하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카레였다. 형제들도 아무말 않고 먹었으니 나름 봐줄만 하다는 거겠지.

그리고 카라마츠가, [이 샐러드 내가 만드러써!!] 라고 하자, 모두 서로 다투며 샐러트를 쟁취하기 시작했다. 샐러드로 전쟁이 일어난 것은 마츠노가에서 처음이네.

 

그런 모두를 즐겁게 바라보던 카라마츠가, 날 보며 웃는다. 그에 나도 웃으며, [카라마츠가 만든 샐러드 맛있네] 라고 하자, 또 다시 웃으며 바라본다.

그 미소를 바라보며 역시 말이란 소중한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미안해 카라마츠. 지금까지 말하지 않은만큼 이제부터 잔뜩 말해줄게. 내 마음을 말로써.

 

 

 

 

 

 

 

 

 

 


이거 생각보다 분량이 좀 기네여

다 했겠지! 했는데 아직 한페이지 남아있었어...ㅠ








-


NEW카라마츠 카테고리 생성하겠습니다


그리고 '구하지 못한 형제들의 이야기'

이거 아직 뒷이야기가 남았더군여 'ㅂ'a

if엔딩...? 인가 몇개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것도 카테고리 수정하고

if엔딩 다 가져오면 그때 다시 완결로 내리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