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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타 카라마츠 사변 6

 

 

 

 

 

[결혼해줄게. 계속 옆에 있을게]

 

어릴 적에 했던 약속에는, 사실 그리 깊은 의미는 없었다.

그저, 혼자서 울고 있는 녀석이 불쌍해서 달래주려 그렇게 말했을 뿐. 결혼의 의미도 모르는 무지한 아이의 실없는 소리였다.

 

 

설마 그 약속이, 나를 옭아맬 덫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성인이 된 지금은 솔직히 말해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 그 일만큼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유치원에 다닐 무렵, 우리 여섯 쌍둥이 중에서 카라마츠는 좀처럼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친구를 사귀는 게 서툴러, 사실은 엄청 외로우면서 괜찮은 척하며 혼자 놀곤 했다. 오소마츠형과 쵸로마츠형은 요령이 좋은 탓에 다른 아이들과 금방 친해졌고, 토도마츠는 여자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쥬시마츠는 울보에 순수하니까 남을 잘 챙기는 아이들이 곧잘 붙었다. 그리고 나도 당시에는 성실한 아이였으니까 친구들을 금방 사귀었다. 그렇게 다른 형제들이 간단히 친구를 만들어 재밌게 노는 동안, 늘 카라마츠만은 혼자였다. 나는, 그런 카라마츠가 불쌍했기에, 그래서 단순한 동정의 의미로 말했다.

 

[어른이 되면 내가 카라마츠랑 결혼해줄게. 그러면 카라마츠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계속 옆에 있을게. 그러니까 카라마츠는 나말고 다른 애들이랑 친해지면 안 돼]

 

아마 그 당시에 봤던 만화인지 뭔지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뭔가 만화에서 여자한테 결혼이니 뭐니 그런 얘기를 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내게 있어 결혼이란,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과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의식 같은 개념이었다. 그러니까 혼자는 외롭다고 하는 카라마츠를 달래기 위한 약속을 했던 거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지막 말이 조금 이상하다. 나말고 다른 애들과 친해지면 안 된다니. 아마 그것도 그리 깊은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단지 마음에 든 장난감을 뺏기기 싫은 꼬마의 독점욕 같은 것일테지.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카라마츠는 무척이나 기뻐하며, 어디서 배운 건지 내 뺨에 키스를 했다. 뭐어.....딱히 싫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그래서 그 후로 당분간은 나와 카라마츠 둘이서 종종 같이 놀게 되었지만, 그것도 처음 잠시일 뿐으로, 어느새 나는 카라마츠보다 쥬시마츠와 같이 다니는 일이 많아지고, 카라마츠도 토도마츠랑 같이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 날 했던 약속도 점점 잊혀졌다. 그렇게 완전히 잊혀져, 내 안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랬는데....분명히 잊혀졌을텐데, 나는 어떠한 계기로 그걸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그 때부터 줄곧 그 약속에 얽매여 버렸다.

 

 

 

 

그건 중학교에 막 올라갔을 무렵의 일. 남자도 여자도 제각기 분명한 색을 띠게 되고, 지금까지 사랑보다 우정을 중시하던 녀석들이 점점 커플이 되어갔다. 그러던 중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계속 같은 반이었던 비교적 사이가 좋은 여자애에게 고백 받았다. 뭐어, 그 당시의 나는 여전히 성실한 캐릭터였으니까, 친구들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 당시....랄까 지금도 그렇지만, 여자애들 중 가장 좋아했던 건 토토코짱이었다. 토토코짱은 우리들 내에서 불가침 영역이랄까, 아이돌적인 존재였기에 사귄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그 애가 고백했을 때, 나는 사귀어 보는 것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다. 귀여운 아이였고, 이거 다른 형제들한테 자랑할 수 있겠는 걸, 같은 생각을 하면서 OK하려던 순간, 내 뇌리에 돌연 어린 시절의 카라마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약속의 말이 머릿속에 낡은 레코드처럼 재생되며, 약속했을 당시에 기뻐하던 카라마츠의 얼굴이 함께 떠올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그 아이의 고백을 거절한 후였다. 심지어 거절의 말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였다. 말한 뒤, 왜 그런 거짓말을 쳤지, 라며 조금 자기 혐오에 빠졌다.

 

그런 약속, 분명 이미 무효일 거고, 형제끼리, 그것도 같은 남자끼리 결혼이라니 불가능하다. 카라마츠도 이미 잊었을 거다. 그런데 그때부터 내 머릿속에는 그 약속이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그 날부터였다. 나는 자연히 카라마츠를 눈으로 좇게 되었다. 도무지 신경 쓰여 어찌할 수가 없었따. 지금까지 형제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존재였고, 싫지도 않았지만 딱히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녀석을 지켜보는 걸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리고 카라마츠라는 남자를 관찰하면서 한가지 의외의 부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의외로 이 형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어리광 부리는 걸 좋아하면서 그럴 숨기는 것이나, 쿨한 척 블랙커피를 마시려다 한입만에 포기해버리는 것. 입에 넣은 순간,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눈도 입도 꾹 다문 채로 필사적으로 커피를 마신 후의 녀석의 표정은 완전히 울상이었다. 그래서 그 후에 각설탕을 5개나 넣었다. 카라마츠는 다른 형제에게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제대로 보고 있었다고, 내가.

 

그리고 칭찬을 받으면 귀가 새빨개지는 점도 있다. 본인은, 칭찬받아 마땅하지, 란 쿨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귀가 빨개지는 건 숨기지 못했다. 그리곤 녀석은 다른 형제들이 없는 곳에서 혼자 기뻐하며 히죽거렸다.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전-부 보고 있었다고.

 

그리고 부활동에 아주 열심이다. 연극부에 들어간 처음에는 조연만 맡아댄 녀석이었지만, 단 한 줄뿐인 대사라도 카라마츠는 몇 번이고 연습하며, 자기가 나오지 않는 장면도 대본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열심히 했다. 본인은 그런 숨은 노력을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하겠지만, 나는 전부 봤다고, 너의 노력을.

 

이런 식으로 녀석의 의외인 점을 알아갈 때마다, 그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귀엽게 보여, 어느새 내 안에서 카라마츠가 특별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내 마음이 카라마츠로 가득 차버렸다. 매일, 매일 카라마츠를 생각하게 되고,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카라마츠를 사랑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걱정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부정도 했었다. 하지만 사랑을 품어버린 마음은 사라지질 않고, 녀석의 모습을 눈으로 좇을 때마다 점점 강해졌다. 녀석을 안고 싶고, 그 입술에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해져만 갔다.

하지만 그 때엔 이미 내 성격은 여러 가지로 비틀리고 왜곡된 비굴한 타지 않는 쓰레기가 되어있어, 솔직하게 내 마음을 겉으로 드러낼 수가 없었다. 그런 자신이 짜증나서, 태평한 얼굴로 [믿고 있다고] 같은 말이나 내뱉는 카라마츠에게 화풀이를 해댔다. 너는 나의 이 왜곡된 감정을 알고도 믿는다고 말할 수 있냐며, 불합리한 분노를 잔뜩 퍼부었다.

게다가 나는, 이 사람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나한테 있어서, 밤하늘에 뜬 별같은 존재였다. 분명하게 눈앞에 보이는데도, 그 존재를 볼 수가 있음에도,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다. 나와 별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니까 나는 언제부턴가 손을 뻗는 걸 포기하고,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그 때의 약속이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그 당시엔 단순한 동정이었다. 깊은 의미 따윈 없었다. 정말 결혼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카라마츠, 나는 줄곧....널 사랑한다는 걸 깨달은 순각부터....그 날의 약속을 사실로 만들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

 

 

 

 

집을 나온 후에도 여전히 흐느끼는 카라마츠를 안고서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 다다라서야 카라마츠는 겨우 울음을 그쳤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싫어싫어, 라며 고개를 저어대는 건 여전해서, 왜 그 약을 먹지 않는 건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곤 울다 지쳐버린 건지, 카라마츠는 내 품속에서 훌쩍이다 잠들어 버렸다. 나는 아직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카라마츠의 뺨을 살짝 쓸어내리곤 벤치에서 일어났다. 다른 형제들이 걱정하고 있을테니 슬슬 돌아가야겠다. 나는 카라마츠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고쳐 안고는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가자 거실에 남은 건 오소마츠형 뿐이었다. 형은 나와 내 품에 안긴 카라마츠를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그 표정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른 애들은?] 하고 묻자, [장남명령으로 쫓아냈어] 라고 답한다. 장남명령? 이해가 안 가는 말에 다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자 오소마츠형은 [너와 둘이서 할 얘기가 있거든] 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석을 꺼내곤 내 앞에 두었다. 카라마츠를 여기에 재우라는 뜻인 듯해, 나는 방석 위에 카라마츠를 조심히 눕혔다. 그러자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 위에 담요를 덮어주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드물게 진지한 모습에 나도 덩달아 긴장해버려, 등이 꼿꼿하게 펴졌다. 뭐지? 대체 무슨 얘기길래?

 

[일단 사과할게. 사실 계속 모른 척했는데, 카라마츠가 마신 약 말이야]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오소마츠형은 카라마츠가 마신 약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걸 들으면 들을수록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되고 싶은 자신이 되는 약? 아이가 되는 약이 아니고? 그럼 카라마츠는 자기가 원해서 지금 이 모습이 됐다는 거? ? 이유를 모르겠다고. 그리고 왜 오소마츠형은 그걸 계속 모른 척했던 거야? , , ?

 

 

[있지, 난 원래 적을 도와주는 일이 절대 없거든. 하지만 이대로면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고, 나는 언제가 돼도 너와 같아질 수 없어]

[....? 무슨 말이야?]

[너 유치원 때, 카라마츠한테 프로포즈 했지?]

 

예상외의 말이 오소마츠형의 입에서 튀어나와, 나는 한순간에 굳어버렸다. 머리가 새하얘진다. 왜 오소마츠형이 그 일을 아는 거지? 내가 경악스런 표정으로 눈앞의 장남을 쳐다보자, 그는 그런 나를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하핫, 왜 그걸 아는 거야? 란 표정이네. 그야, 나 그 얘기 카라마츠한테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다고? 술에 취한 녀석은 매번 그 얘길 했거든. -청 기쁜 표정으로 말야. 녀석한텐 그 과거의 기억이 마음의 지주 같은 거야. 그리고, 그 기억에 매달린 결과가, 바로 이거지]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형은 사랑스러운 듯이 잠든 카라마츠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번 일은, 내가 전면적으로 나빴지만...그래도 잘 생각해 보면, 전부 내 잘못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너한테도, 카라마츠한테도 문제가 있었으니까 말야. 바보에 어리석은 카라마츠군은, 솔직하지 못한 심술쟁이인 너한테 미움 받았다고 생각해서, 그저 좋아한단 마음 하나로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간 것뿐이야]

[하아?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는데]

 

오소마츠형의 말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사람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혼란스러운 머리를 필사적으로 정리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아 머리를 싸매는 날 보며 오소마츠형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아까도 말했지만, 사실은 이런 거 너한테 말하기 싫었거든? 하지만 카라마츠를 몰아넣고 결정타를 날린 건 나니까, 이번만은 특별히 도와주는 거라고! 너는 카라마츠의 보고 있으면서도 카라마츠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는구만. 그리고 그 이상으로 나나 다른 형제들에게도 전혀 관심이 없어. 필사적인 건 알겠는데....좀 더 시야를 넓히는 건? 안 그랬다간 쉽게 뺏길 거라고]

[....?]

[이제 이걸로 끝이니까!! 이걸로도 못 알아들으면, 이제 형아 모르니까, 알아서 하라고!! 잘 들어, 카라마츠는 너한테 미움 받았다고 착각하고 있어. 그래서 어릴 적의 약속을 지금도 기억하고서, 어려지면 너한테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게 지금 이 상황을 만든 거라고!! 그러니까 카라마츠를 원래대로 돌리는 건 너뿐이란 거야!! 알겠냐, 이 멍청아!!!]

[, , 잠깐만..!!]

 

오소마츠형은 거기까지 단숨에 말하곤, 화를 내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려 했다. 나는 그런 형을 무심코 붙잡았다. 갑작스레 알게 된 엄청난 사실들에 머리가 터지기 직전이라, 도와줬으면 해서 형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오소마츠형은 그런 동생을 짜증스럽게 내려다 보았다. 정말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너 말야, 도움을 구할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

[아까도 말했지만, 너 진짜 카라마츠말고는 신경도 안 쓰는구만. 나 딱히 널 싫어하진 않거든? 오히려 소중한 동생이라고 생각하는 정도. 하지만 카라마츠가 관련되면 얘기는 달라지지. 나는 네 편이 아니라고, 오히려 적이니까. 그리고 네 연적은 나말고도 더 있으니까, 조금은 신경 쓰지? 나도 아직 포기한 건 아니니까 말야]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형은, 내 손에 데카판 박사가 준 약을 쥐어주곤 방을 나갔다. 조금 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 것으로 보아, 아마 집을 나가버린 거겠지. 나는 그 소리를 넋을 잃은 채 방바닥 위에 앉아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나와 잠든 카라마츠만이 남은 고요해진 거실에서, 나는 아까 들은 오소마츠형의 말을 떠올렸다.

카라마츠가 마신 약은 되고 싶은 자신이 되는. 그 약을 마시고 어려진 카라마츠. 왜 어린애가 된 거지? 나와 했던 약속 때문에? 어려지면 나한테 사랑받을 거라 생각해서?

그럼 왜 카라마츠는 나한테 사랑받고 싶었던 거지? 그건.......미움 받았다고 생각하니까.

왜 미움 받았다고 생각했는가에 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다. 나는 녀석에게 늘 심한 짓만 해댔다. 바보에, 머리가 텅텅 빈 주제에 무식할 정도로 솔직하고 둔감한 녀석이 하는 말의 숨은 뜻을 찾아낸다니, 불가능하다. 내가 이렇게 녀석을 좋아해도, 사랑하고 있어도, 그건 카라마츠에게 조금도 전해지지 않는다. 어른이 되면 다시 미움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러니까 약을 마시지 않는 건가? 그럼 어째서 카라마츠는 내게 미움 받는 걸 두려워하는 걸까.....설마, 카라마츠도 나를?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 없던 결론에 이르자, 심장이 쿵쾅쿵쾅 빠르게도 뛰어댔다. 머릿속에서는 [거짓말이다] [착각일 게 당연하잖아] 같은 부정의 말들이 빙빙 맴돌았다. 하지만, 하지만....어쩌면 나는 이 마음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지금 이 생각이 진실이라면,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응으....이치마츄?]

[!! 카라마츠....깼냐]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카라마츠가 아직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리고 내 이름을 부르며 멍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나는 손에 든 약을 탁자에 올려두고, 카라마츠의 옆으로 다가갔다. 카라마츠는 환하게 웃으며 내게 양팔을 뻗어왔다. 나도 녀석을 따라 양팔을 뻗어, 그 작은 몸을 끌어안아 무릎에 앉혀 카라마츠와 마주보았다. 허벅지에 느껴지는 무게가 몹시도 사랑스럽게 느껴져, 나는 그 등을 살며시 쓸어내렸다.

 

[저기...카라마츠]

[, 왜애?]

[결혼 약속...기억해?]

 

내 말에 카라마츠는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내 볼을 자그마한 손으로 감쌌다. 그 따스한 체온이 느껴짐과 동시에 내 몸이 작게 떨렸다.

 

[기억하고 이써-!! 나 엄~청 기뻤는 걸! 계속계속 같이 있는 거자나!]

[, 날 좋아해?]

[조아!! ~청 조앗!!]

[어른이 돼도?]

[?]

[어른이 돼도 약속을 기억해줄 거야? 좋아해줄 거야? 내가 너한테 심한 짓을 하고 심술만 부리는 녀석이라도, 약속을 지키고, 결혼해줄 거야? 옆에, 있어줄 거야?]

 

카라마츠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 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 머리를 살짝 끌어안았다.

 

[이치마츄 왜 그래? 슬퍼어? 갠차나, 어른이 대도, 날 괴롭혀도, 나쁜 짓을 해도, 계속계속 좋아할 거니까!]

[..........나도, ]

[?]

[나도...좋아해]

[!]

 

카라마츠가 기쁜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곤 더 강하게 매달린다.

 

미안 카라마츠. 나 사실 그 약속을 했을 때, 널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너만큼 좋아하지도 않았어. 싫어하지도 않았지만, 다른 형제들과 똑같이, 평등한 의미의 좋아였어. 약속도 그저 동정에 불과했어. 그 이상의 감정 따위 없었어. 한번 잊어버리기도 했었고, 널 신경 쓰지도 않았어.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지금은 이렇게나, 마음이 비명을 내지를 정도로, 네가 좋아. 사랑해. 분명 이건 일생의 사랑이야.

오소마츠형의 말이 사실이라면, 너도 계속 기억해줬던 거지? 이런 쓰레기의 말을 계속 기억하고......내가 아무리 냉정하게 대해도, 심한 짓을 해도, 나를 좋아해준 거구나. 그런 네 마음에, 나는 보답하고 싶어.

그러니까...카라마츠. 부탁이니까 돌아와. 어른이 된 너에게 좋아한다고 전하고 싶어. 어른이 된 지금도 네가 좋다고,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그렇게 전하고 싶어. 지금까지의 일들, 네게 심한 짓을 해댄 것, 냉정한 말만 지껄여댄 것, 전부 사과할 테니까. 이제 두 번 다시는 상처주지 않을 테니까, 어른이 된 너에게 전하고 싶어, 전하게 해줘.

 

[우으....우으읏....]

[이치마츄? 왜 그래애?]

 

어느새 내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 나를 눈치챈 카라마츠가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작은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는 카라마츠에게 나는 매달렸다.

 

[네가 좋아....어른인 너도, 앞으로의 너도, 계속 좋아할테니까. 그러니까, 부탁이야, 원래대로 돌아와 줘. 나는 어른이 된 너에게 전하고 싶은 게....]

[.................이치마츄, 놔줘]

[...]

 

카라마츠가 내 팔을 뿌리쳤다. 마치 거절하는 듯한 힘에 놀란 내가 고개를 들자, 카라마츠는 미소를 지으며 탁자에 놓인 약을 집어들었다.

 

[카라, 마츠...?]

[....있지, 괜찮아. 분명 어른인 나도, 이치마츄가 아무리 나빠도, 괴롭혀도, 좋아할 거야. 계속계속 좋아할 거니까, 그러니까 이제 울지 마]

 

따스한 미소를 지은 채, 카라마츠는 작은 병의 뚜껑을 열어, 주저 않고 약을 마셨다.

나는 그걸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기, 어른인 나야.

소중한 사람이 울었다구?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대. 나로는 안 대나 바. 눈물 뚝, 할 수 없었어. 그러니까, 얼른 눈 떠야 해?

 

어른인 나도, 아이인 나도, 제대로 사랑받고 이쓰니깐. 이젠 토라지면 안 댄다구?

 

어른인데 늦장꾸러기네. 그래도 낸내 시간은 이제 끝!

자아, 눈을 떠. 거기에는 분명 우리들의 소중한 사람이 있을 거야.

 

 

 

 

 

 

 

◇◇◇

 

 

 

 

 

눈을 뜨니, 가장 처음 보인 건 소중한 사람의 얼굴이었다. 그 얼굴은 눈물로 엉망으로, 엄청난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내겐 그 어떤 것보다도 아름답게 보였다. 그러니까 나는 눈앞의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녀왔다, 이치마츠]

 

그러자, 좀 더 울상이 되어버리는 그다.

 

 

 

 

 

여섯 쌍둥이인 나는, 5명의 형제가 있다. 형이 한명이고 동생이 4. 다들 나의 소중한 가족으로, 무척 소중한 존재다. 사실 그 중에서 특별한 한 사람이 생겨선 안 되는 거겠지만, 내게는 예전부터, 어릴 적부터 특별한 한 사람이 있었다.

사남, 마츠노 이치마츠. 어째서 그가 이렇게 특별한 존재가 된 건가 하면, 모든 건 그 약속 때문이었다. 분명 이치마츠는 그 정도로 특별한 의미로 그 약속을 한 게 아닐 거다. 아마 외톨이인 날 위로하려, 상냥한 동생은 그렇게 말했던 거겠지. 그럼에도 나는 무척 기뻤다. 그 약속을 한 순간부터, 이치마츠는 특별해졌다.

 

그 특별이 사랑이란 걸 알게 된 건, 중학교에 올라갔을 무렵이었다. 이치마츠가 고백받는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고 말았다. 상대는 나도 아는 녀석이었다. 이치마츠와 초등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여자애였다. 나는 그늘에 숨어 두 사람을 몰래 지켜보며, 어째선지 아파오는 가슴을 짓눌렀다.

이치마츠, 그 애와 사귈 건가? 아까 슬쩍 본 이치마츠의 표정은 그리 싫지도 않은 것 같아, 어쩌면 OK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형으로서 축복해주자. 그리고 나보다도 먼저 여자친구를 만든 것에 불평을 하고........어라? 역시 가슴이 괴롭다. 뭔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질 않는다. 괴롭다. 몰랐는데 몸이라도 안 좋은 걸까. 내가 혼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아까보다 더 깔끔하게 들려왔다.

 

[미안, 좋아하는 애가 있어]

 

그 말을 들은 순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거짓말....이치마츠가 좋아하는 애가 있다고? 나 그런 거 몰랐는데. 누구? , 토토코짱인가. 그거라면 괜찮겠지. 그 귀엽고 강한 소꿉친구 상대라면, 분명 이뤄지는 일은 없다. 토토코짱은 우리들에게 있어 영원한 아이돌이고. 그거라면 괜찮아, 안심이다....라니, 어라? 안심이라니 뭐야? 왜 이치마츠한테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았단 것에 기뻐하는 거지, . ?

 

그 날부터 나는 일주일 넘게 고민했다. 어째서 이치마츠한테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은 걸 기뻐한 걸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그리 좋지도 않은 머리로 필사적으로 생각해서 끝끝내 이른 답변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마츠노 카라마츠는, 친동생인 마츠노 이치마츠를 사랑하고 있다. 계속 이치마츠는 내 안에서 특별한 존재였지만, 그 특별한 동생이란 선을 넘어, 그 이상이 되고 말았음을, 나는 이제야 겨우 알아챘다.

알게 된 후 당분간은 어쩌지, 라며 고민했지만, 내가 아무리 머리를 감싸고 고민한다고 해도, 이 사랑이 이루어질 리 없으니까, 고민하는 게 쓸데없단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처럼 이치마츠의 형으로서 옆에 있으면 된다.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 약속도, 분명 이치마츠는 이미 잊었을 게 분명하다.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그런 건 어린 아이의 실없는 말에 불과하다. 진심으로 나와 결혼하려고 했을 리 없다. 형으로서 좋아해준다면, 그걸로 됐다고, 그렇게 자신을 납득시켰다.

 

하지만 친동생에게 사랑을 품은 벌인지, 나는 형제애조차 받지 못 했다. 옛날에는 상냥했던 이치마츠는 성장하면서 점점 내게 혐오감을 드러냈고,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치마츠한테 미움 받고 말았다. 말을 걸면 짜증스런 얼굴을 하고, 최악의 경우 폭력까지 휘둘렀다. 다른 형제들에 비해 이치마츠가 날 대하는 태도는 상당히 심했다. 하지만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뭐가 이치마츠의 심기를 거슬린 걸까,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알 수가 없었기에 나는 늘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이치마츠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갈 곳 잃은 마음에 짓눌릴 때마다, 나는 장남을 의지했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던 건, 오소마츠의 덕분이다. 그는 이치마츠와는 다른 의미로, 내게 특별했다. 단 한명의 형이라서 그런 건지, 오소마츠의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가 있었다. 안심하고 기댈 수 있었다. 늘 놀아달라는 둥, 쓸데없는 말만 잔뜩 해대고 솔직히 성가실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건, 의외로 형으로서 제대로 동생을 챙겨주기 때문이다. 손을 뻗으면 반드시 그 손을 잡아, 밝은 곳으로 끌어내준다. 그래서 나는 이 단 한명의 형을 좋아했다.

내가 술김에 푸념을 할 때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에 지친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듬직한 형. 그래서 나는 그런 그에게 너무 의지해버렸다. 기대고 있는 그 몸도, 나와 똑같이 나약하다는 걸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아, 그러니 이건 전부 나의 잘못이다.

어느 날, 둘만 남은 방에서 갑자기 덮쳐졌다. 아까까지 평범하게 대화했을 터인데, 분명 나의 말의 뭔가가 오소마츠를 상처입혔다.

오소마츠, 알고 있는가? 자신이 울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 울기 직전의 비틀린 표정으로, 덮쳐진 내게 말이란 칼날을 내리꽂는다. 하지만 형, 나보다 괴로운 표정하고 있다고? 나이프를 내게 꽂으려 했지만, 반대로 그 칼날은 모두 오소마츠 자신에게 박혔다.

미안. 나 몰랐어. 오소마츠가 어떤 마음을 갖고, 무슨 생각을 하며 내 얘기를 지금까지 들어줬는지, 생각해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분명 나는 잘못 고른 거겠지. 의지할 상대를, 기댈 상대를 잘못 골랐어. 가장 의지하면 안 되는 사람에게 의지해 버렸어.

 

[이미 네 사랑은 평생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그야말로 유치원 시절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무리일 걸? 이치마츠가 널 좋아했던 건 어린 시절뿐이니까 말야. 하핫, 하지만 그런 거 가능할 리가 없지-]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이 이상 오소마츠의 괴로운 얼굴을 볼 수 없어서, 나는 눈앞의 몸을 밀쳐냈다. 의외로 깨끗이 물러난 게 맥이 빠질 정도였다. 나는 오소마츠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그대로 도망쳤다. 미안, . 지금은 나도 여유가 없다. 그러니까 형이 사과하면, 나도 똑같이 사과하겠다. 지금까지 잔뜩 상처줘서, 미안하다고.....

 

 

그렇게 집을 뛰쳐나가, 혼자 공원까지 갔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나는 벤치에 걸터앉아 아까의 대화를 머릿속에서 되새겼다.

 

오소마츠의 말이 맞다. 내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 이치마츠에겐 그 끝이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이미 잔뜩 미움 받고 있다. 정말....유치원 시절로 돌아가지 않으면, 희망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아아, 하고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떨구었다.

어린 나라면, 이치마츠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까. [결혼해줄게] 라고 말했던 그 시절의 이치마츠는 분명, 지금처럼 나를 싫어하진 않았다. 오히려 그런 상냥한 말을 할 정도로 좋아했다. 그것만은 분명하다. 확신할 수 있다.

이 사랑이 이루어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희망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적어도 가족으로서, 형으로서 좋아해줬으면 하는 건, 지나친 욕심인 걸까. 헛된 희망인 걸까.

 

 

저이, 이치마츠. 나는 이제 어떤 종류의 사랑이라도 상관없으니까, 너의 애정을 받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 내가 그 소원 들어줄게 ―――

 

 

마음 깊은 곳에서, 나와 닮은 어린 아이가 웃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 ◇ ◇

 

 

 

 

 

[카라마츠!!!]

[........이치마츠, 우왓]

 

눈을 뜨자마자 눈앞에 있던 이치마츠가 날 부르며, 눈물로 엉망인 얼굴로 필사적으로 내게 매달렸다. 그 몸을 받아내며 나는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은 자그마한 아이의 손에서, 어른의 커다란 손으로 바뀌어 있었다. 무사히 원래대로 돌아온 건가. 게다가 지금의 내겐 어려졌던 때의 기억이 제대로 남아있었다.

 

마치 소동물처럼 작게 떨며 내게 매달리는 이치마츠의 등에 슬쩍 양팔을 휘감았다. 그러자 순간 움찔하고 크게 떨더니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뭔가 야생동물을 길들인 기분이군, 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손으로 등을 천천히 쓸었다. 어깨가 젖어가는 느낌이 드니까, 아마 이치마츠는 울고있겠지.

 

[카라마츠...카라마츠, 카라마츠으...]

[..., ]

[......카라마츠으]

 

너는 카라마츠라고만 울부짖는 동물인가, 라며 속으로 츳코미를 날렸지만, 이름을 불릴 때마다 작게 답을 했다. 그러자 겨우 이치마츠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눈물에 젖어 새빨개진 눈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약속....]

[?]

[나 기억하고 있어, 그 약속....제대로 기억하고 있어. 너는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도 기억하고 있었던 거지?]

[..........기억하고 있다. 잊을 리가 없지]

 

그리 말하자, 이치마츠의 얼굴이 울면서 우는 형태로 비틀렸다.

 

[어른이 되면 내가 카라마츠랑 결혼해줄게. 그러면 카라마츠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계속 같이 있어줄게. 그러니까 카라마츠는 나말고 다른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면 안돼]

 

그리고 어릴 적 했던 약속을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고 말했다. 그 순간, 내 심장이 쿵하고 고동치며 숨이 멎었다. 이치마츠, 너 그 말....어떤 의미를 담고 말하는 건가?

뭐라 답할지 몰라, 나는 멍하니 눈앞의 이치마츠를 보았다. 그런 나를 이치마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마주보았다.

 

[이치마츠...? 그건 그....어떤 의미로...]

[좋아하니까...]

[....?]

[지금까지 미안. 심한 짓만 해대고, 잔뜩 상처 줘서. 하지만 사실 계속 좋아했어. 그 약속을 진짜 이루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네가 좋아. 그러니까 부탁이야, 믿어줘. 나를 믿어....카라마츠형....]

[........우읏]

 

어느샌가 내 눈에서 눈물이 끝없이 흘러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보며 이치마츠는 당황하며 손가락으로 흐르는 눈믈을 닦아냈다. 하지만 뺨에 느껴지는 이치마츠의 체온이 오히려 더 눈물을 자아내서, 닦아도 닦아도 계속 흘러내렸다. 그래서 이치마츠는 더욱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동생한테 갑자기 그런 고백을 받으면 곤란하겠지. 답은 언제라도 좋으니까. , 기다릴게. 그러닛..!]

 

울음을 그치지 않는 나에, 뭔가 착각을 해버린 이치마츠는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이치마츠의 모습에 황급히 뺨에 키스를 날렸다. 상당히 즉흥적인 행동이었다. 하지만 틀렸단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대답이었으니까.

 

[....? .........지금]

[나도....이치마츠랑 계속 같이 있을래!]

[..........., 그거]

 

어린 시절의 이치마츠한테 했던 프로포즈. 그 때와 같은 답을 하는 내게, 이치마츠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자신의 뺨에 손을 얹고, 믿을 수 없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냐고, 너는 믿어주지 않는 건가? 자신을 믿으라고 했으면서, 제멋대로군. 나는 살짝 토라진 기분이 되어, 확실히 하기 위해 이치마츠의 반대쪽 뺨에 키스를 했다.

 

[나도 그 약속을 이루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치마츠를 좋아한다....우왓]

 

[카라마츠..!!}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짓는 순간, 다시 강하게 끌어안는 이치마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에 조금 괴로웠지만, 지금은 이 괴로움이 좋게만 느껴졌다. 좀 더 강하게 끌어안아줬으면 해서, 나도 똑같이 등에 두른 팔에 힘을 주자, 이치마츠는 고양이처럼 몸을 파고들었다. 그런 행동에 귀엽네-, 하고 감탄하고 있자, 갑자기 귓가를 낼름 핥아져 [히얏]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다. 이치마츠는 그런 내 얼굴을 즐겁다는 듯 바라보고 있어, 나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한마디 하자는 생각으로 입을 여는 순간, 이치마츠의 입술이 내 입술과 겹쳐지고,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곧, 열에 달뜨듯 눈을 감았다.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에 마음도 몸도 날개가 달린 듯 가벼워지고, 두둥실 공중에 뜬 기분이 들었다.

한번 겹쳐진 입술은 닿은 것만큼이나 금방 떨어지고, 내가 []하고 아쉬운 목소리를 내자, 또 다시 겹쳐졌다. 그렇게 몇 번이나 닿기만 할 뿐인 키스를 반복하다, 몸에 힘이 빠진 나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벌리고 말았다. 그걸 놓치지 않고 이치마츠는 혀를 슬쩍 내 입안에 밀어넣었다. 그대로 내 혀를 부드럽게 휘어감고, 이치마츠의 타액과 내 타액이 뒤섞인다. 그걸 멍하니 기분 좋게 받고 있자, 어깨에 놓인 이치마츠의 손이 내 몸을 슬쩍 눌렀다. 그 힘에 거스르지 못한 내 몸은 천천히 바닥에 눕혀져,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이치마츠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올려다본 이치마츠는, 뭐랄까, 짐승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그 수컷미 넘치는 얼굴에 온몸이 오싹오싹하는 느낌이 들어 꿀꺽, 침을 삼켰다.

 

[카라마츠...해도 돼?]

[..........., ]

 

요염한 목소리로 그렇게 속삭여,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끄덕인 후에야, ? 하는 의문이 들어 물으려는 찰나, 이치마츠가 내 쇄골을 잘근 씹었다. 그걸로 그가 말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어라? 설마 이거.....그런 거!? ....하는 거야? 지금 여기서? 이제 막 서로 마음을 확인했는데!? 어이어이, 이치마츠- 너 의외로 손이 빠른 남자였군. 아니, 나도 싫은 건 아니고....좋다, 고 할까, 그보다 이거 내가 아래인 건가. , 내가 이치마츠의 그거에 그걸 뚫리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무심코 이치마츠의 고간에 눈길이 가고, 꿀꺽 침을 삼켰다. , 넣는 건가? 진짜로.....?

겨우 상황을 파악한 나는 식은땀을 줄줄 흘려댔다. 아니, 하지만 여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받아들여야 하는 거겠지, 하고 결의를 다진 그 때........방문이 거칠게 열렸다.

 

[잠깐-----------!!!!]

 

갑작스레 들린 큰소리에 놀라 시선을 돌리면, 거기에는 오소마츠가 열받은 표정으로 서있고, 그 뒤에는 두려운 표정의 쵸로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가 있었다. 마츠노가의 여섯 쌍둥이가 다 모였다. 내가 모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내 위에 있던 이치마츠가 [] 하고 혀를 찼다. 고개를 들자, 거기엔 사람을 저주해 죽일 듯한 표정으로 다른 형제들을 노려보는 이치마츠가 있어, 나는 무심코 [히익] 하고 작게 비명을 내질렀다. 아까까지의 달콤했던 분위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이치마츠구~? 너 이자식 뭘 하려는 거냐, 아앙!?]

[정말이지,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다니까. 그보다 카라마츠가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먼저 우리한테 연락하라고]

[카라마츠형과 이치마츠형 세크로스임까!?]

[앞서나가는 건 금지라고, 어둠마츠형]

 

[....분위기 읽으라고, 망할 형제놈들]

 

이치마츠와 다른 형제들이 서로 노려본다. 나는 어쩌면 좋을지 몰라, 일단 일어나 흐트러진 옷을 정리했다. 깜짝 놀라긴 했지만, 조금 안심했다. 역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고.

 

[오우오우, 서로 좋아한다는 걸 알자마자 세게 나오는 겁니까, 이치마츠구~?]

[..............짜증]

 

장남과 사남 사이에 불꽃이 튀기는 사이, 다른 형제들은 재빨리 거기서 벗어나 내 옆에 다가왔다.

 

[칼ᄆᆞ츠, 원래대로 돌아왔다. 다행이다]

[카라마츠혀엉~~!]

[어린 카라마츠형을 만날 수 없는 건 슬프지만, 역시 카라마츠형은 안쓰러운 나르시스트가 아니면 안 된단 말이지!]

 

쵸로마츠가 안심한 듯 웃고, 쥬시마츠가 기뻐하며 내게 달려들고, 토도마츠는 살짝 독설을 내뱉었지만 그래도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게 기뻐서 매달리는 쥬시마츠를 똑같이 세게 끌어안고 두 사람에게 웃어 보였다.

 

[, 걱정하게 만들었군, 마이 브라더들. 이 마츠노 카라마츠, 어둡고 깊은 심연에서 무사히 돌아왔다고!]

[변함없이 안쓰럽네~! 아앗, 뭔가 벌써 천사가 그리워졌어!]

[하아....왜 나, 이런 쿠소 사이코패스가 돌아오길 바랐던 걸까. 천사인 채가 평화로웠는데]

[카라마츠형, 뭐래는지 모르겠슴다-!]

 

걱정 끼친 형제들에게 최고로 멋진 대사를 말해 안심시키려 했지만, 토도마츠는 [안쓰럽다] 며 얼굴을 찌푸리고, 쵸로마츠는 한심하단 듯 한숨을 내쉰다. 쥬시마츠는 여전히 기쁜 얼굴로 내게 매달렸다.

나는 왜 또 그들을 괴롭게 만든 건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아무도 그 의문에 답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고만 있는 내게, 살짝 긴장한 듯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카라마츠....]

 

어느새 서로 노려보길 끝낸 건지, 오소마츠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장남의 드문 표정에 나말고 다른 형제들도 놀라 표정을 지었다.

아아 형님, 또 울 듯한 얼굴이군.

 

[나 너한테 사과할 게 있어]

[형님]

[?]

 

나는 안고있던 쥬시마츠를 살짝 놓고, 오소마츠한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어린애를 대하듯 쓰다듬자, 오소마츠는 얼빠진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형님......아니, ....사과하는 착한 아이에게는 잔뜩 칭찬해줘야 하는 거다. 그리고 나도 미안]

[.......그거...]

 

멍하니 있는 오소마츠에게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오소마츠의 미안은 이미 몇 번이고 들었으니까. 그러니까 더는 사과할 필요 없다고. 게다가 어린 내가 말했잖아? 오소마츠형은 나쁜 짓을 했어도 제대로 사과하는 착한 아이니까, 설령 내게 심한 짓을 했다고 해도 용서할 거라고. 그러니까 괜찮다.

 

오소마츠는 잠시동안 멍하니 나를 바라보다, 얼굴을 찌푸리곤 고개를 숙였다.

 

[역시 너 바보네, 완전 바보야]

[형님만큼은 아니라고]

[시꺼-, ~]

 

고개를 숙인 오소마츠의 어깨가 떨렸다. 설마 우는 건가 싶어 걱정스런 마음에 그 어깨에 손을 슬쩍 올리자, 기세 좋게 고개를 든 오소마츠에게 손을 붙잡히고 만다. 나는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 오소마츠의 따뜻한 양손에 손을 잡힌 채 잠자코 있었다.

 

[, ?]

[카라마츠, 들어줘]

[? , ]

 

오소마츠는 지금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진지한 얼굴로, 당황하고 있는 내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네가 좋아. 이거 진심이니까. 사실은 네 행복을 위해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이번 일로 그런 생각 접었어. 지금은 이치마츠가 좋아도, 언젠가는 날 좋아하게 만들 거니까. 내가 더 좋다고 생각하게 만들 거니까, 그러니까 나를 선택해]

[후에....? , , 아니....]

 

그의 말과 곧은 눈빛에 심장이 고동쳤다. 큐웅, 하고 뭔가 왔다. , 어쩌지...오소마츠 멋져어. 이 사람이 니트에 파칭코 중독자라니 누가 믿겠냐고. DT란 게 뭐더라...? 랄까, 넘어가면 안 된다고 나!! 나한테는 이치마츠가.....

 

[어이 망할 장남, 너 뭘 오토메 게임의 미남 같은 대사를 치는 거야?! 역겨워서 토할 것 같다고! 남 따돌리고 먼저 앞서나가지 말라고!]

[, 어이!!]

 

내가 얼굴을 붉히고 부끄러워하자, 지금까지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쵸로마츠가 오소마츠를 밀쳐내고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오소마츠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 쵸로마츠?]

[카라마츠, 나 말야...지금까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너라면 전부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게 틀렸단 걸 지금에야 깨달았어. 나도 네가 좋아! 앞으로 취활 힘낼테니까, 취직하면 이 집에서 나가서, 같이 살자. 너는 내가 평생 먹여 살릴 테니까..........]

 

그렇게 말한 쵸로마츠는 쥐고 있던 내 손등에 키스를 했다. 키스를 했........., 키스했다고!? 게다가 키스한 부분이 왼손 약지다. ....쵸로마츠씨? 이건 대체 무슨 의미? 그보다 이런 미남만이 할 수 있는 행동, 어디서 배운 거야!? 어라아? 쵸로마츠가 뷰티 지니어스로 보여. 거짓말이지, 어이.

 

[...으아아아....]

[잠깐 쵸로마츠형!! 망할 동정 주제에 캐붕 올만한 행동하지 말아줄래?!]

[우왓, 어이 임마 톳티!!]

 

굉장히 미남스러운 행동에 동요하고 있자, 이번에는 토도마츠가 쵸로마츠를 밀치고 내 뺨을 양손으로 감쌌다. 이번에는 너냐, 톳티.... 그보다 이 상황은 대체 뭔가? 왜 나는 형제들 상대로 오토메 게임 주인공이 겪을만한 일을 당하고 있는 거지.

 

[톳티....?]

[카라마츠형, ....사실은 포기할 생각이었어. 난 카라마츠형한테 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을테고, 이치마츠형한테는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동생으로서 어리광 부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이번 일로 여러 가지로 주체할 수 없게 됐어. 나도 전력으로 카라마츠형을 어리광 부리게 하고 싶어졌어]

 

토도마츠는 귀엽게 고개를 까딱이며 웃고는 내 코 끝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그리곤 그 키스한 부위를 살짝 손가락으로 짚었다. 키스를 하고나자, 아까까지의 귀엽던 표정은 사라지고 남자다운 멋진 미소를 띠고 있었다. , 시럿, 톳티....멋져! 젖어 버렸엇........라니 안 되지, !! 그러니까 나한테는 이치마츠가....

 

[우으.........]

[나나나나나~~! 톳티! 다음은 나야! 도옹------!!]

[네네~, 쥬시마츠형도 힘내~]

 

이젠 설렘을 넘어 공포감에 떨고 있자, 이번에는 쥬시마츠가 기세 좋게 손을 들곤 내게 달려들었다. 토도마츠는 밀쳐지기 전에 슬쩍 내게서 떨어지며 쥬시마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날린다. 너 정말 쥬시마츠한테는 상냥하네.

 

[이번엔 쥬시마츠인가...]

[있지있지! 나 카라마츠형을 엄~~청 좋아해!!!]

[, 오우.....어라? 평범해]

 

쥬시마츠는 기뻐하며 나한테 안겨들었지만, 다른 형제들과 달리 나를 유혹하는 대사나 행동은 하지 않았다. 뭐야, 쥬시마츠는 천사인 채 그대로인가,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쥬시마츠가 고개를 들어 이쪽을 보며 말했다.

 

[나 말야, 카라마츠형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하지만 만약, 카라마츠형이 행복하지 않거나 운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아!]

[쥬시마츠...? 으핫!]

 

쥬시마츠가 드물게 입을 꾹 다물고 무표정이 된 것에 놀란 순간, 그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와 내 뺨에 입을 맞추곤 낼름, 혀로 핥았다.

너무 예상외의 행동에 놀라, 눈을 크게 뜬 채로 눈앞의 쥬시마츠를 바라보고만 있자, 뒤에서 팔이 튀어나와 나와 쥬시마츠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듯 나를 잡아당겼다. 혼이 나가버린 나는 그 힘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누군가의 품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대체 누구지, 하고 돌아본 나는 작게 비명을 내질렀다. 거기에는 엄청나게 무서운 얼굴을 한 이치마츠가 있었으니까.

 

[너희들, 뭔 짓이야? 녀석은 내 거라고]

 

이치마츠는 지옥의 바닥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내 몸에 팔을 휘감고 세게 끌어안았다. 그런 이치마츠에 오소마츠는 당당한 표정을 지었고,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불쾌하단 표정을, 쥬시마츠는 아까의 그 행동과 표정이 환각이었던 것처럼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거이거, 이치마츠군~? 벌써 남자친구 행세하는 거? 말했잖아? 나는 네 적이라고. 나 진심으로 빼앗을 생각이니까, 부디 눈앞에서 뺏기지 않게 조심하라고~?]

[절대 안 뺏겨]

 

이치마츠와 오소마츠가 다시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 다른 형제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그들을 바라봤지만, 그쪽도 마찬가지로 무서운 얼굴로 이치마츠를 노려보고 있었다. 쥬시마츠도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이긴 했지만, 웃은 채로 불온한 분위기를 뿜어댔다. 뭐야 이거, 무서워.

그보다 대체 이거 진짜 무슨 상황인 거야? 왜 나를 두고 싸우는 것처럼 된 거냐고. 어쩌지, 뭐가 뭔지 모르겠어.

 

[, 전쟁의....예감?]

 

나는 이치마츠의 품에서, 어쩌면 나는 궁지에 몰린 게 아닌가, 하고 영문도 모른 채 중얼거렸다.

 

 

 

 

 

그 뒤, 어떻게든 형제들을 진정시킨 나는, 예상했던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음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소마츠가 무거워진 공기를 바꾸려는 듯, [일단은 휴전하고, 카라마츠의 쾌유를 축하하자고!!] 라고 말하며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잔뜩 사와, 아직 날이 저물지도 않았건만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쾌유 축하니 뭐니 했지만, 딱히 병이 났던 것도 아니지만 말이지. 아마 다들 술을 마시며 떠들고 싶었을 뿐이겠지. 그 핑계로 날 썼을 뿐이다. 하지만 모두가 즐겁다면 됐나 싶어, 나도 그리 세지도 않은 술을 오늘만큼은 잔뜩 마셨다.

내 옆에는 당연하단 듯이 이치마츠가 있어, 이미 취한 건지 얼굴이 새빨개진 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제 그만 마시라고 하니, 바닥에 놓인 오른손이 따스한 무언가에 휩싸여, 깜짝 놀라며 몸을 작게 떨었다. 아래를 쳐다보니 내 손 위에 이치마츠의 손이 놓여있어, 화아악, 얼굴이 달아오른다. 빨개진 얼굴로 이치마츠를 바라봤지만, 이치마츠는 모른 척하며 이쪽을 보지도 않고 옆자리의 쥬시마츠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이치마츠의 귀가 어째선지 빨개져 있어, 이게 술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 잡고 있는 손 때문인지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잡고 있는 손이 빨개진 얼굴의 원인이라면 좋을텐데, 같은 생각을 하며 나는 슬쩍 그 손을 맞잡았다.

 

[이치마츠형!!?]

 

시선을 아래로 한 채 행복감에 젖어있던 내 귓가에, 쥬시마츠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해서 고개를 들자. 시야에 들어온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턱이 빠질 정도로 놀란다.

 

[, 이치마츠!?]

 

이치마츠의 몸이....줄어들고 있었다. 쥐고 있던 손도 작아지고, 입고 있던 이치마츠의 옷에 파묻힐 정도로 작아진 이치마츠가 거기에 있었다.

이번에는 이치마츠가, 어려졌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나는 눈을 꿈뻑이며 눈앞의 작아진 이치마츠를 바라보았다. 다른 형제들도 그런 이치마츠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 !? 뭐야!!!?? 이번에는 이치마츠냐!!?]

[굉장해애-!! 이번에는 이치마츠형이 어려졌어!!!]

[에에~.........뭐야 이거. 산 넘어 산이네-. 아무리 어려졌다 해도 어둠마츠형은 귀여워해줄 마음이 안 드는 걸]

 

[, 이치마츠?]

 

옷에 파묻인 이치마츠에게 당황하며 말을 걸자, 이치마츠는 그 커다란 눈동자로 나를 불안한 듯 올려다보며 귀여운 목소리로 답했다.

 

[형아....누구?]

 

고개를 갸웃하는 이치마츠는 죽을만큼 귀여웠다.

 

 

 

 

 

형제들이 시끌벅적한 도중, 단 한 사람....오소마츠만이 히죽 악마같은 웃음을 지었다. 그 손에는 데카판 박사의 연구소에서 훔친......아니 산, 진짜 어려지는 약이 들려 있었다.

 

[헤헷...., 수단을 가리지 않으니까 말야]

 

아직 포기할 기색이 없는 악마가,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전쟁의 예감.......?

 

 

 

 

 

 




이걸로 쇼타카라마츠! 끝입니다!

뭔가 오소마츠가 이치마츠를 어리게 만들어서

그 틈에 카라마츠를 공략할 계획인 것 같은데

어째 어려진 이치마츠만 신경쓰는 카라마츠에 대실패할 것 같은 예감..?


이치마츠가 어려진 부분도 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이걸로 끝이네요ㅠ


조금씩 시리즈들 끝내고 있으니

조만간 새로운 걸 가져올지도 모르겠네여! :D 신난당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지만......

과거의 나 대체.......




-

 다음주? 아니 오늘 일요일이니까 이번주?

암튼 번역 못 올릴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하고 싶지 않지만 공부를 해야 합니다...

(야다야다야다아~ ;ㅂ;)


아무튼 한주 쉬었다가

번역 올리겠습니당!

홈슷홈도 거의 번역했으니

아마 다음 작품은 홈슷홈이겠네요! :D


다들 한주 열심히 보내구

다음에 보자구여 빠빠이 'ㅂ'/

 






+

모바일에서 글씨가 겹쳐보이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시리즈 링크부분)


게시글 올릴 때부터 컴이 좀 이상하더니만

맛이 간 건지 고쳐지질 않네요


본문은 문제없고 시리즈 링크부분만 겹쳐보이는 거라서

일단 그대로 두겠습니다

혹시라도 링크 필요하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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