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そぞろ님의 작품입니다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6484442

 

 

 

<시리즈>

 

*1편*

2018/04/22 - [마츠소설/얕보지 마라, 마츠노의 이름을] - [오소마츠상][TS, 오소쵸로/카라이치/쥬시토도] 얕보지 마라, 마츠노의 이름을 1

 

*3편*

2018/09/03 - [마츠소설/얕보지 마라, 마츠노의 이름을] - [오소마츠상][TS, 오소쵸로/카라이치/쥬시토도]얕보지 마라, 마츠노의 이름을3

 

*본편이 3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사랑하고, 사랑하라 소녀들이여! 1

 

 

 

 

 

어둠속에서 작은 불빛이 일렁인다. 적색의 기모노를 입은 오소마츠가, 점점 타들어가는 양초앞에 앉아 불빛을 응시하고 있다.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불빛을 바라본다. 긴장감 탓일까, 땀방울이 볼을 타고 흐른다.

어둠속에서 고요한 숨소리만이 창문틈새로 들어온 바람과 섞여 방안에 감돈다. 양초가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아지고, 일렁이던 불빛도 희미해질 즈음, 겨우 매캐한 연기와 함께 불이 꺼진다. 그제야 오소마츠는 긴장을 풀고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그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딸칵, 하는 소리와 함께 전등이 켜지고 녹빛의 기모노를 입은 쵸로마츠가 방에 들어왔다.

[15분. 수고했어, 오소마츠]

적당한 온도로 적셔둔 수건을 오소마츠에게 건넨다. 히죽 웃으며 수건을 건네받은 오소마츠는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이 정도는 괜찮다고. 내가 견디기 힘든 건 모닥불 크기의 불꽃이야. 이런 수련을 계속해봤자 별로 의미가....]

[그래서 하는 거야. 무리했다가 또 불안정해지기라도 하면 어쩔 거야?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거라고]

[.....네네, 그러십니까]

오소마츠는 어깨를 으쓱이며 쵸로마츠에게 수건을 돌려줬다.

[하지만....처음에는 1분도 겨우 버텼는데, 이제 잘 참네, 오소마츠. 수고했어]

쵸로마츠는 위로하듯 미소 지었다.

‘그렇게 갑자기 상냥하게 웃지 말라고, 여신이냐’ 라고 생각한 오소마츠는 어색하게 웃으며 시선을 피했다. 쵸로마츠는 의아하다는 눈초리로 오소마츠를 바라봤다. 차갑게 적셔둔 수건보다도 쵸로마츠의 무해한 미소가 더 힘이 됐다.

[아, 오소마츠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뭔데?]

[얼마전에 이치마츠가 미나즈키 조직에 갔다왔잖아? 그 후로 뭔가 카라마츠 상태가 이상한 것 같아서 말이야]

[아아....그거]

진심으로 걱정스럽다는 듯 눈썹을 아래로 축 늘어뜨린 채 물어오는 쵸로마츠에 나는 바닥에 엎드려 팔로 턱을 괴고선 옅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너랑 똑같아]

[뭐?]

[이치마츠가 허리가 엄청 아프다던데. 그 멍청한 카라마츠가 무식하게 해버린 탓에 미안해서 그러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허리...?]

쵸로마츠는 이해가 가질 않는지, 세모입을 헤- 벌리고서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이내 뜻을 이해했는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이미 여러번 관계를 가졌음에도 아직까지 이런 얘기에 뺨을 붉히는 쵸로마츠를 보며 오소마츠는 다시 한번 그녀는 여신임이 분명하다 생각했다. 쵸로마츠는 안절부절못하며 뺨을 감싸쥐었다.

[그, 그렇구나...다행이네, 드디어 두 사람이 부부가 되는 거네]

[아니, 그건 아직이라고 봐]

[어..?]

[카라마츠가 그러는데, 결혼은 모든 일을 해결하고 나면 하겠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차남은 매사에 진지하고 성실했다. 좋게 말하자면 그랬지만, 툭 까놓고 말해 고집이 셌다. 카라마츠는 아직 일이 완전히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이치마츠를 끌어들여 위험에 노출시키는 걸 원치 않았다. 누구도 갈라놓지 못할 정도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주제에, 이제 와서 고작 호적에 넣는 것 정도로 뭘 망설이는 거냐며 토도마츠가 말해도, [결혼이라는 건 하나의 책임이다. 그런 중요하고 소중한 순간을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정하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 라며 진지하게 답하는 게 카라마츠란 남자였다. 오소마츠는, 얘들 진짜 결혼이나 할 수 있을까 한탄하면서도, 얘들을 위해 형님으로서, 그리고 두목으로서 빨리 모든 일을 끝내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오소마츠는 산처럼 쌓인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했다. 그 중 하나가 방금까지 했던 불과의 싸움이었다.

 

몇 년전, 병상에 누워 있던 선대가 결국 죽음에 이른 그날, 우두머리의 자리가 비어버린 마츠노 조직을 삼키려 다른 조직들이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었다.

오소마츠는 당시, 사이가 좋지 않던 부친의 폭력조직에 관해 아는 것도 하나 없고 애초부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직을 이끌 생각도 전혀 없었다. 선대의 오른팔이란 남자가 계속해서 오소마츠를 설득했지만, 오소마츠는 ‘네가 하면 되잖아’ 라며 매번 거절했다. 그럼에도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선대가 있었기에 자신이 있었기에, 자신은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다며 계속해서 오소마츠를 설득했다. 겨우 고등학생이었던 오소마츠에게 한 조직의 우두머리란 자리는 너무도 무거운 자리였음에도 남자는 멋대로 차기 당주는 오소마츠라며 말하고 다녔고, 그 뒤로 오소마츠는 많은 사람들에게 쫓기게 되었다. 선대 때에는 좋은 인연을 이어가던 조직이 보낸 자객이 공격해오는 일은 허다했으며, 가끔은 사람을 착각해 카라마츠나 쥬시마츠가 공격받는 일도 생겼다. 그 당시에도 검도며 야구며, 다양한 스포츠와 무술로 단련되어 있던 그들이 다쳐서 돌아오자, 오소마츠도 더 이상 싫다고 내뺄 수가 없게 되었다. 결국 오소마츠는 우두머리로서의 각오를 다지기도 전에 끌려가듯 마츠노 조직의 우두머리 자리에 앉게 되었고, 아주 이른 나이에 혼자 더러운 어른의 뒷세계에 발을 딛게 되었다.

그러다 결국 일이 터졌다. 형제와 간부들이 전부 외출한 날, 누군가 집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소마츠는 누군가에 의해 뜨거운 불길 속에 갇힌 채로 가솔린까지 뒤집어써 큰 화상을 입었다. 부두목은 그날 죽임을 당해, 반쯤 불에 탄 채 죽어있는 걸 만류하는 사람들도 뿌리치고 뛰쳐들어온 쥬시마츠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 사건은 마츠노 삼형제의 일반인 생활의 막을 내리게 된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 일이 있은 후, 카라마츠는 사시사철 오소마츠와 함께 살다시피 하며 그를 지켰다. 대대로 집안에 내려오던 일본도를 매일 들고 다니며, 오소마츠에게 접근하는 자들을 가차 없이 때려눕혔다. 쥬시마츠는 시체를 본 충격이 꽤 컸는지, 잊으려는 듯 무리하게 웃으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 인생 처음으로 보게 된 시체가 소사체라니 무리도 아니다. 이후 쥬시마츠는 카라마츠가 놓친 자들을 오로지 후각만으로 쫓아 확실하게 끝내며 오소마츠를 지켰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오소마츠는 그 일로 불에 트라우마가 생겨, 작은 불도 똑바로 응시할 수 없게 되었다. 자신을 재로 만들려 덮쳐오는 큰 불길이 뇌리에 박혀 떠나질 않아, 한동안은 붉은빛만 봐도 헛구역질을 해댔다.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비명을 지르며 귀를 틀어막기도 했다.

지금까지 아무렇지 않게 입어오던 붉은색 티도, 붉은 계열이던 수많은 소지품들도 전부 버리고, 자신이 입원했을 당시 입던 병원복과 같은 흰색만을 고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여섯 쌍둥이라 불릴 정도로 깊은 사이던 [형제]들을 위해 반년정도 후, 그는 조직을 이끌기로 완전히 결심했다.

여섯 쌍둥이는 자신에게 남겨진 유일무이한 존재. 그들이 다치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오소마츠는 지금까지 일반인으로서 살아온 [마츠노 오소마츠]를 버리고, 붉은색 기모노를 입고, 그야말로 자신을 베어내는 심정으로 버텼다.

 

 

[쵸로마츠]

[응?]

오소마츠는 어리광 섞인 목소리로 쵸로마츠를 부르며 그 어깨에 살짝 기댔다.

[나, 잘하고 있는 거지? 나, 제대로 가고 있는 거겠지?]

불을 보는 훈련을 한 뒷면 늘 평소보다 약한 모습을 보이는 오소마츠에게, 쵸로마츠는 아이를 타이르 듯 등을 쓸어주며 상냥하게 말을 건넸다.

[괜찮아, 오소마츠. 이 세상에 있는 건 착한 아이뿐이니까]

그 말을 들은 오소마츠는 녹빛의 기모노에 얼굴을 푹 파묻고서야 겨우 안심할 수 있었다.

 

 

 

한낮의 스타벅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평화로이 수다를 떨거나 일을 했다. 톳티는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카페란, 다양한 정보가 오가기 마련이다. 그 중에는 사생활과 비밀스런 정보 또한 있었다. 토도마츠는 특기인 영업스마일을 이용해 손님의 마음의 문을 열어 교모하게 정보를 훔쳐냈다. 눈치가 빨랐던 그녀는 어느 손님이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내어줄지 직감적으로 알아냈다. 그렇게 마츠노 조직 간부의 젊은 아내로서 살아갔다.

[영수증 여기 있습니다. 저쪽에서 기다려주세요♪]

그 날도 토도마츠는 미소를 지으며 바쁘게 손님을 맞이했다.

오늘은 쉬는 날이었지만, 정보는 매일 쉬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었기에, 토도마츠에게 있어 “휴일”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정보를 알아내지 못하는 자신은 마츠노 조직에 있어 불필요한 존재. 여섯 쌍둥이로 계속 있고 싶다면 일을 해라. 라는 것이 그녀 스스로가 자신에게 매일같이 되뇌는 말이었다. 쵸로마츠처럼 오소마츠나 조직을 휘어잡을 기량도 카리스마도 없고, 이치마츠처럼 매력이나 색기도 없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정보를 모아 오소마츠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뿐이었다.

결혼전까지는 그저 애교나 부리며 사랑 받기만 하면 됐던 토도마츠는 오소마츠가 죽을 뻔한 그 사건을 계기로 변했다. 자신을 위해서만 쓰던 가증스런 애교마저도 무기로 사용해, 현장에 나가는 카라마츠나 쥬시마츠가 조금 더 간단하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알려줬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상냥하고 상냥한 그들은 토도마츠를 이 위험속에서 떨어뜨려, 다시 평화롭던 일상으로 돌려보낼 게 분명했다. 토도마츠는 자신의 웃음을 팔고 사며 자신의 위치를 유지했다. 그만큼 좋아하고 필요하고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오르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수많은 욕과 걱정의 말을 들었지만, 그녀는 후회하지 않았다.

 

겨우 접객을 마무리한 토도마츠는 계산대 앞에 서서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계속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제법 지치는 일이었다.

[마츠노씨, 이제 쉬어~ 오늘도 엄청 힘들었네~ 같이 들어가서 쉬자!]

말을 걸어온 건 같은 아르바이트생인 동료였다. 좋아~, 라고 산뜻하게 답한 토도마츠가 휴식실로 들어가려던 순간, 가게문이 벌컥, 기세 좋게 열렸다. 제법 한산해진 가게에 천진난만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앗-!! 토도마츠다!!]

[쥬시마츠~~~!!]

노란색 점프슈트를 입고 활짝 웃으며 달려오는 쥬시마츠의 모습에 토도마츠의 피곤이 한순간에 싹 달아났다.

토도마츠는 동료에게 양해를 구하고 쥬시마츠와 함께 밖으로 나가 캔커피를 하나씩 사들고 벤치에 앉았다.

[웬일로 여길 다 왔어? 무슨 일 있어?]

[음-, 그냥!! 오랜만에 야구하고 있는데 갑자기 토도마츠가 보고 싶어져서 왔는데 딱 만났어!! 나 초 럭키-!!]

[아아 천사다......]

쥬시마츠에게서 뿜어져나오는 햇살파워가 토도마츠의 전신에 스며들었다.

[?뭐라고 했어? 토도마츠]

[아무것도 아냐~ 그것보다 오늘 어디서 야구했어?]

[강변!! 거기서 말이야, 야구를 했는데-......]

쥬시마츠는 진심으로 즐겁다는 표정으로 몸을 한껏 써가며 있었던 일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공이 튀는 듯 경쾌한 웃음과 함께 온몸을 사용해 기쁨을 표현하는 쥬시마츠는 보고 있으면, 어쩐지 듣는 사람도 함께 기뻐지며 순수한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쪽 세계에서는 적진에서 미친 듯이 날뛰는 [광견]이라며 두려워하고, 마츠노 조직에서는 우두머리의 왼팔인 마츠노 쥬시마츠지만 이런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이 그의 진짜 모습이다. 이런 그가 뒷세계 사람이라니 처음에는 누구도 믿지 못하지만, 한번 스위치가 들어갔다하면 딴사람처럼 변해 미친 듯이 날뛰는 게 그였다.

[슬슬 돌아가자, 쥬시마츠. 저녁에 알바 끝나니까 끝나면 같이 집에서 과자 만들자♡]

[정말!? 아싸-!!! 토도마츠랑 과자만들기!? 좋아좋아!!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겠슴다!!]

토도마츠와 쥬시마츠의 주변에 햇살파워와 함께 작은 꽃송이들이 퐁퐁 퍼져나와, 그들 곁을 지나는 사람들마저 미소를 머금게 했다.

[그럼 힘내!! 사랑해, 토도마츠!!]

[으으으응!!! 나도 사랑해 쥬시마츠!!]

아아, 힐링된다.

토도마츠는 남은 2시간 동안 힘내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 있슴까?]

석양으로 붉게 물든 다리 아래에서 걸음을 멈춘 쥬시마츠는 그늘에 가려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 누군가에게 말을 건넨다.

[....아아, 일이다. 쥬시마츠]

쥬시마츠의 뒤에 높이 쌓인 철재 뒤편에서 저음의 목소리와 함께 푸른 옷의 남자가 나타났다.

[‘섬멸’이다]

[알겠슴다]

지이익. 턱끝까지 올렸던 지퍼를 쇄골까지 내린 쥬시마츠는 옷깃을 걸리지 않게 접어 묶었다.

 

 

 

아직 완전히 어둠이 하늘을 뒤덮기 전, 토도마츠가 돌아왔다. 쥬시마츠의 기척을 찾아 집안을 둘러봤지만 늘 먼저 달려오던 쥬시마츠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애석하게도 그곳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를 들고가던 쵸로마츠만이 있었다.

[아, 어서와 토도마츠]

[쵸로마츠 언니, 다녀왔어. 쥬시마츠는? 카라마츠 오빠도...없는 것 같네]

[아아, 일하러 갔어]

일이라는 말에 토도마츠의 마음이 비통하게 무너져내렸다.

[에에~....쥬시마츠랑 과자 만들기로 약속했는데~!]

[그래? 안됐네]

성의없이 답하는 쵸로마츠. 평소라면 그러려니 했을 토도마츠였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언니는 집에 매일 남편이 있으니까 이럴 일도 없고, 좋겠네~]

[뭐?]

[나는 휴일에도 늘 밖에 나가서 일하니까, 집에 돌아왔을 때만이라도 쥬시마츠 얼굴 보고싶은데!! 게다가 오늘은 약속까지 했단 말이야]

신발을 아무렇게나 던져 벗고는 짜증스레 집에 들어오는 토도마츠에, 쵸로마츠는 어이가 없었다.

[잠깐, 그게 무슨 말, 야!! 신발 똑바로 안 벗어!?]

[싫은데- 피곤하니까 씻으러 갈래!]

시끄럽게 잔소리를 퍼붓는 쵸로마츠를 무시하고 토도마츠는 욕실로 향했다.

 

수건으로 머리를 싸매고, 뜨뜻한 물에 어깨까지 푹 담그자, 마음쏙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계속 서있어 팅팅 부은 발을 물속에서 주무르며 토도마츠는 생각에 잠겼다. 쥬시마츠랑 이으면 힐링되고, 다른 형제들과 있으면 즐겁고 편안하지만, 이러고 있을 때가 가장 진정된다.

가끔, 쥬시마츠랑 카라마츠는 밤에 일하러 나가고 없는 경우가 있다. 분명 이번에는 전에 처리했던 ‘미나즈키회’의 잔당을 처리하러 갔을 테지. 지금쯤 두 사람 다 온몸을 피로 물들인 채, 무리를 휘두르고 있을 거다. 이제 그런 일에는 내성이 생겼다. 솔직히 말해, 그런 일에 내성이 생겼다는 게 좀 싫지만, 이미 그런 상황에 무뎌진 건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무슨 짓을 당하든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이 공간에서 쫓겨나지 않게 힘쓰는 게 고작이었다.

애초에 오소마츠들과는 시작지점부터가 달랐다. 아무리 함께 있어도 그걸 바뀌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살아왔다. 있는 힘껏 노력하고, 사회의 더러운 이면을 잔뜩 캐내고, 그렇게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로 해지면서, 그렇게, 그렇게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업자득이었다. 옆에서 지탱해주고 이끌어주길 선택한 쵸로마츠나, 뼈속까지 모든 것을 내어줄 각오를 한 이치마츠와는 달리, 토도마츠는 ‘마츠노 조직의 정보계’로써 도움이 되는 보다 편한 길을 택했다. 그러니 사랑하는 남편이 가끔 집에 없어도, 휴일에도 나가 일해야 하더라도, 그녀는 불만을 말할 자격이 없다.

[....쵸로마츠 언니한테 화풀이한 거, 나중에 사과해야지..]

무릎을 끌어안으면 토도마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수면에 비친 토도마츠의 눈에 옅게 눈물이 맺혀있었다.

 

 

 

 

같은 시각.

어두운 방안에 촛불이 희미하게 일렁인다. 오소마츠는 그걸 잠자코 응시하고 있다.

불을 보는 훈련은 하루 한번이라고 쵸로마츠와 약속했지만, 오소마츠는 밤에도 종종 이렇게 혼자 훈련을 하곤 했다. 고작 이런 작은 불꽃조차도 못 본다는 게 한심해, 나는 장남이야, 마츠노 조직의 두목이라고. 라며 스스로를 타이르며 오늘도 훈련에 임했다.

바라보고 있으면 눈앞의 불 이외의 다른 것은 보이지 않게 된다. 불의 붉은빛이 눈을 가득 채워 그 외의 모든 것은 하얗게 된다. 그 너머에 보이는 다다미나 벽도, 마치 태양을 바라보는 것처럼 하얗고 눈부셔 오로지 불꽃만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그 불이 점점 다가와 전신을 작열로 감싸는 그런 착각. 떠오르는 건 오로지 열기뿐.

 

[읏, 하아.......하아........젠장..]

 

물을 촛불에 끼얹는다. 어둠을 희미하게 비추던 불길일 사라지자 방은 이내 어둠에 휩싸이고, 쏟아진 물이 다다미를 적셨다.

 

[오, 오소마츠!? 방금 그 소리 뭐야!?]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전등이 켜지고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쵸로마츠가 뛰어들어왔다.

 

[쵸로짜앙~]

 

오소마츠는 땀에 젖어 축 늘어진 채 바닥에 드러누웠다.

 

[너무 무리해버렸다...]

[이 바보가!! 무리하지 말라고 했잖아!]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의 몸을 일으켜 등을 쓸어주었다.

 

[어때? 좀 괜찮아?]

[응......]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의 목에 양팔을 감고 얌전히 폭 안겼다.

 

[뭐야? 오소마츠. 어린애처럼]

[....쵸로마츠]

 

끌어안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

[뭐?]

 

쵸로마츠는 당황하며 답했다.

 

[숨기는 거라니? 갑자기 왜?]

[.....아냐, 없으면 됐어]

 

자리에서 일어나 평소처럼 히죽, 웃는 오소마츠.

 

[아- 배고프다! 밥은 아직이야?]

[아, 그게. 응, 아직이야. 금방 만들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네에-]

 

오소마츠는 손을 팔랑팔랑 흔들며 방을 나갔다. 남겨진 쵸로마츠는 잠자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서로 볼 수 없는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소설 번역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 너무 어휘력 딸리는 것 같아요..........

진짜 매일 책1권씩이라도 읽어야지 안 되겠어...

 

 

'사랑하고, 사랑하라 소녀들이여!' 는 제목만 다를뿐

'얕보지 마라, 마츠노의 이름을'과 같은 소설입니다

3편마다 제목이 바뀌는 것 같아요! :D

 

 


<재투표 공지>

 

 

 

쨘! 여러분 놀라셨죠 :D 핳

 

'그 황혼에 안녕을'이 올라와야 하는데

왜 이게 올라왔지?

 

라고 생각하셨나요?ㅎㅎ

 

 

사실.......그 황혼에 안녕을...이거

다음편이 없더라구요ㅎㅎ

저는 왜 이거 완결작이라고 생각했을까요...ㅎ

알고보니 연재중인 작품이었던

 

투표하기 전에 제대로 확인을 하고 했어야 됐는데

이렇게 되어버려 정말 죄송합니다ㅠ

 

최다 득표였던 '그 황혼에 안녕을'은 애초부터 투표에 오르지도 못할 녀석이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일단 급한대로 다음 최다 득표인 '얕보지 마라'를 들고왔긴한데

 

어떻게 할지, 여러분께 물어보고 결정하려고 합니다

 

1. 재투표를 한다

2. 그냥 현재 득표수대로 진행한다

 

둘 중에 결정해서 댓글 달아주세요 :D

 

 

만약 재투표를 하게 된다면

'얕보지 마라, 마츠노의 이름을'

'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등유를 사서 - 돌아가고 싶다'

 

이렇게 3개만 후보에 오르게 될 겁니다

그 황혼은 아쉽게도 다음편이 업로드되면 번역해야 되겠네요ㅠㅠ

그 황혼에 투표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_ _)>

 

사실 후보로 오르게 될 3개의 득표수의 차이가 컸다면 재투표를 안 했을텐데

얕보지 마라랑 등유스레랑 1표 차이여서...

재투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할 생각이니

부디 많은 의견 내주세요 :D

 


<오류 공지>

 

어제(?)부터 모바일 티스토리에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건 보호글인데

이게 비번을 맞게 쳐도 글이 뜨질 않고

계속해서 비번치는 창이 뜨거나 튕기거나 합니다ㅠㅠ

 

지금은 해결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오늘 오후까지도 그랬던 모양이라 아마 아직도 그럴지 모릅니다ㅠ

진짜 티스토리...ㅠㅠ 왜 그러냐

 

모바일 어플이건 웹이건 상관없이 발생하는 오류라서

오류가 고쳐질 때까지는 컴퓨터를 이용하시거나

모바일이어도 피씨버전으로 바꿔서 보면 들어가지더라구요!

 

불편하더라도 당분간은 그렇게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ㅠㅠ

 

이것 외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면 제게 바로 알려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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