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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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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편*

2016/05/31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①


*2편*

2016/06/0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②


*3편*

2016/06/06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③


*4편*

2016/06/1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④


*5편*

2016/06/1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⑤


*6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⑥


*7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⑦


*8편*

2016/06/2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⑧


*9편*

2016/06/2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⑨


*희망1편*

2016/07/0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1화


*희망2편*

2016/07/07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2화


*희망3편*

2016/07/1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3화


2016/07/18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5화


*희망6편*

2016/07/1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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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송님 / 불펌금지)













---- 어딘가에, 세상에서 보기도 드문 여섯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

어릴 때는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가 힘들었지만, 성장할수록 점차 개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이끄는 건 장남, 오소마츠.

쾌락 주의자에 바보이긴 하지만 그에게는 카리스마와 눈빛만으로도 남을 제압하는 힘이 있었다.




"내가 너희고, 너희가 나"라는 저주에 가까운 그 말에 매달리듯이 지금까지 지내왔고,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그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꿉친구인 남자에게 차남 카라마츠가 유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카라마츠는 평소에도 딱한 대우를 받았기에, 아무도 그를 구하러 가지 않았다.

오히려 묶인 채로 화형에 처해진 그에게 차례로 물건을 내던졌다.



형제인 그들에게는 평소와 같은 장난이었고, 다소 지나쳤다고 하더라도 "카라마츠"라면 용서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왼손과 왼발에 골절, 두부 외상이라는 중상을 입은 그를 누구도 걱정하지 않고 도와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 자만심은 카라마츠를 서서히 무너뜨렸다.

후유증으로 인한 난청, 시각장애, 미각장애, PTSD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트라우마가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믿었던 형제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과, 자신만 그들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카라마츠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 누구도 카라마츠의 SOS를 알아채지 못했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자살했다.

괴로움과 갈등으로부터 도망 치기 위해서.



동시에 형제들 또한 카라마츠가 죽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자살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단 한명, 혼자 남은 자가 있었다.

그것은 장남, 오소마츠.

죽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도 소중한 형제들 곁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오소마츠를 이 세상에 붙잡아 두는 건 형제 이치마츠의 말이었다.

"오소마츠 형만은 살아줘...엄마와 아빠를 부탁해"

쇠사슬에라도 묶인 것처럼 그 말이 그의 몸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이치마츠 이 바보가......너, 나한테 이런거 떠넘기지 말라고.....

 죽은 너희들은 좋겠네........나는, 나는...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방 바닥에 흐트러져 있는 파랑, 초록, 보라, 노랑, 분홍색의 파카를 바라보았다.




[차라리 미쳐버리면 편해질 수 있을까...]




지금까지 오소마츠는 술로 이 고통에서 도망쳤다.

그 덕분에 그다지 현실과 마주하지 않았고, 그 결과 이렇게 미치지 않고 살아있다.





기분 전환을 하러 나가려해도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정말 좋아했던 경마나 빠칭코도 같이 가줄 상대가 없다.

잔뜩 돈을 딴다고 해도 달려들 하이에나 같은 녀석들이 없다.

그건 무척이나 공허한 일이었다.



치비타는 얼마전에 몰래 이 마을에서 떠난 모양이고,

데카판과 다용도 연구소를 닫고 '북쪽으로 떠납니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졌다.

이야미도 보이지 않고, 토토코짱은 만날 면목이 없다.



정신 차리고 보니 오소마츠의 주변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뭐어, 이걸로 됐잖아? 나도 염원하던 외동아들이 된 거라고!

 용돈도 밥도 목욕탕도 전~~부 독차지! 아하하하, 최고잖아!!]




오소마츠는 즐거운 듯이 그렇게 말했지만 얼굴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았다.

그저, 다다미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누가, 츳코미 좀 하라고....지랄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라고......]





그 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아무리 슬프고 힘들어도 몸은 정직하구나, 라며 1층으로 내려가려 일어났다.



그러다 문득 파란 파카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카라마츠 녀석, 그렇게 되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지..]





식욕은 생리적 욕구다. 살기 위해서 필요한 본능.

그런데, 카라마츠는 서서히 식사를 거르기 시작했다. 왜 였을까.



오소마츠는 그 뜻을 알아채려다가 고개를 저으며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엄마, 밥은 아직?]



[아, 오소마츠...별일이구나, 네가 1층에서 먹으려고 하다니]




마츠요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급하게 밥을 차렸다.




[응, 뭐어-]




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튀김을 집어 먹었다.

마츠요는 오소마츠를 한참 쳐다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있잖니, 오소마츠]



[응?]



[...다른 니트녀석들은, 어디갔니? 최근 보지 못했는데...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도 보이질 않는구나]





마츠요의 곧은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오소마츠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몰라. 오히려 내가 묻고 싶다고- 정말이지, 장남사마를 두고 가다니....]




빈 그릇을 들고 싱크대에 갖다 놓고 마츠요를 등진 채로 심장을 부여잡았다.

형제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아프다. 어지럽다.



오소마츠는 아픔을 뿌리치듯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그날 밤, 특별 주문한 큰 이불을 깔고 한복판에 드러누웠다.

옛날에는 뒤척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좁았었다.

마치 차곡차곡 정리 된 크레파스들처럼 제 자리에만 누워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끝에서 끝까지, 공간이 남아돌았다.






앞으로 영원히 혼자라고 생각하니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눈을 질끈 감았지만 잠은 조금도 오지 않았다.

따스한 체온이 그리웠다. 아무리 좁아도 좋다. 잠버릇이 심해도 좋다.

그러니 옆에만 있었으면 했다.




[......형아, 외롭다고]




간절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고 사라졌다.




그런 밤이, 동생들이 없는 나날들이 몇번이고 몇번이고 반복된다.

그러자 조금씩이지만, 목소리나 자잘한 행동, 냄새 등

그들의 기억으로부터 점차 벗어나게 되었다.



특히나, 가장 먼저 떠나고, 가장 잊어서는 안 되는, 카라마츠의 기억들이 기억나지 않았다.

자신을 지키려는 방어 반응인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오소마츠를 두려움에 떨게했다.



아무리 오지 말라고 바라고 바라도, 해는 지고 달이 뜨고, 그리고 다시 해가 뜨는 하루가 시작된다.



밖에 나가지 않고 계속 집안에만 있어도 좁은 시야를 통해 뭔가를 볼때마다 다시 기억이 떠올랐다.




결국, 오소마츠는 방에서 나오지 않게 되었다.

커튼을 닫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무언가를 보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되었다.

상처 받기 싫어 뭔가를 생각하는 것도 멈췄다.



가끔은 주변에 형제의 파카를 늘어놓고 대화를 나눴다.

누가봐도 미쳤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런 오소마츠를 볼 수 없었던 부모는 그를 억지로 끄집어냈다.

오랜만에 본 눈부신 빛에 오소마츠는 순간 손에 잡힌 카라마츠의 선글라스를 썼다.




[....오소마츠, 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아빠한테 말해봐라. 형제들이 없어진 것과 관련이 있는 거냐]




얼빠진 눈을 한 오소마츠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런 그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린 마츠조는 손을 뻗어 그에게서 선글라스를 빼앗았다.




[앗, 뭐, 뭐하는 거야---!! 아파, 눈 아프다고!! 내놔, 돌려줘!!!]




오랜만에 본 빛의 자극은 오소마츠의 눈에 큰 부담이었기에, 그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렀다.



놀라서 벙쪄있는 마츠조의 손에서 선글라스를 빼앗아 다시 썼다.




[오, 오소마츠...미안하다...]



[...됐어]



[...저기, 오소마츠. 너 뭔가 알고 있지? 다른 형제들은 어디 있는 거니?]




마츠요는 진실을 알고 싶다며 오소마츠에게 매달렸다.

지금까지 부모님이 슬퍼할 거라고 생각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던 걸까.




[....이야미씨와 요 앞에서 만났어. 인사하면서 내가 그에게 무슨 말을 들었을 것 같니?]




오소마츠는 그 말에 시선을 마츠요에게로 돌렸다.

이야미, 그는 그 사건을 아는 소수의 인물이다.

도대체 뭐라고 한 걸까. 하지만 이제 아무래도 좋다.

오소마츠가 지키고 싶은 형제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으니까.





[여섯 쌍둥이들은 정말이지 불쌍하잔쓰. 미는 어릴 적부터 그들을 봐왔잔쓰.

 그 애들은 개성을 만들었어도, 결국 서로를 의존하고 있었잔쓰.

 ....니트? 일하고 싶지 않아? 아니, 그게 아니잔쓰.

 그들은 떠나기 싫어서, 남이 되는 게 무서웠던 거잔쓰. 그래서 한 사람이 쓰러지면 함께 쓰러질 수밖에 없잔쓰요]




마츠요의 입에서 나온 이야미의 말은 바로 정론 중의 정론.

여섯이 하나가 될 수 있을 리 없는데, 될 거라고 믿었다.




욱신, 가슴이 아파왔다.




[이게, 무슨 뜻이니? 이야미씨가 오소마츠, 너에게 들으라더구나]




주먹을 꽉 쥐었다.

---이야미는 어디까지나 이 말을 내게 하고 싶었던 것뿐일 거다.

이것이 카라마츠를 버린 나에 대한 벌인 걸까, 아니면 그저 이별의 말인 걸까.




아아, 아아....토할 것 같아.

부모님의 시선이 오소마츠에게 쏠렸다.




[...이거 들으면, 엄마 미쳐버릴지도 몰라]




그리고, 나도.



그 중얼거림에 마츠요는 한순가 겁을 먹었지만, 그래도 조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말할게]




그녀의 각오를 느낀 오소마츠는 조금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우선, 카라마츠는....그녀석은 죽었어....자살했어]




동생의 죽음을 부모에게 알리고 있으면서 자신이 이렇게나 냉정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부모님은 헉, 하고 숨을 삼켰다.

마츠요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그런, 이라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어, 어째서....]



[많이 지쳐있었을 거야.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우리는 평소처럼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으니까.

 ......그거 알아? 그녀석 눈도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고, 맛도 느끼지 못했대]





마츠요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마츠조가 그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정신 차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왜, 왜, 왜 카라마츠가....?! 지붕에서 떨어져서? 차에 치여서? 그 후유증인 거니?!]




이성을 잃은 마츠요와 달리 오소마츠는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지붕에서 떨어져? 차에 치여? 뭐야, 그게




[풉, 아하, 하하,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핫!!]




오소마츠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부모는 미친듯이 웃는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지만, 금세 정신을 차린 마츠조가 오소마츠에게 화를 냈다.




[뭐, 뭐가 웃긴 거냐!!]



[아핫, 그, 그치만, 카라마츠 녀석 지붕에서 떨어지지도 차에 치이지도 않았다고-]



[그럼...왜 그런 상처를....!]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웃음을 멈춘 오소마츠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아아, 그거? 우리들이 그랬어]



[에....?]



[...그녀석 뭔지 모르겠지만 유괴당했었거든. 아, 범인은 치비타야.

 아무튼, 몸값을 요구했는데 니트니까 그런 큰 돈 없었고, 농담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방치했었어.

 그랬더니 갑자기 새벽에 소리치는 바보가 있기에 다 같이 창밖으로 물건을 내던졌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그 바보가 카라마츠야]





담담하게 말하는 오소마츠를 보고 부모는 멍한 표정으로 굳어버렸다.

---아아, 말했다. 전부 말해버렸다. 이로써, 나도 편해지겠지...




[그런 큰 부상을 입을 줄은 몰랐어. 아마 후유증도 그 탓이겠지]



[너, 너희가 한 짓은 살인이야!!!!왜, 왜!!카라마츠한테 그런 심한 짓을 한거야!!?]





마츠요는 분노 때문인지 목소리가 떨렸다. 금방이라도 울어 버릴 것 같았다.





[그때는 미수, 였다고? .....왜였더라..카라마츠니까, 였으려나-

 .........아아, 맞다! 그녀석 마약 같은 거 하지 않았대. 나 완전 속았다구~]





오소마츠는 그다지 충격받지 않았다는 듯 말했찌만, 부모님은 그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오소마츠...그거, 정말이냐? 정말 카라마츠는 약..같은 거 하지 않은 거냐]



[아, 아아...아아아!!!!나, 나...! 그 애의 말 듣지도 않고 때리다니!!아아...!!]





"누구도 나를 믿지 않았다. 약 따위 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얼굴을 눈물과 콧물로 범벅한 채 시끄럽게 굴던 카라마츠의 말이 뇌리에 떠올랐다.

아직도 이 주먹에 카라마츠를 때렸을 때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

오소마츠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입을 열었다.




[그런 것 같아~~]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린 마츠요를 보고, 마츠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심한 짓을, 해버렸군. 하지만....이제 성인이니까 집을 나가도 잘 살거라고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약한 녀석이구나. 그러니까 자살 같은 불효를......]





마츠조는 마츠요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것을 들은 오소마츠는 순간 분노해 소리를 질렀다.




[하?.....말해두는데, 카라마츠한테 결정타를 날린 건 아빠라고?

 아빠가 의절하지 않았으면 그녀석은 아직 집에 있었을 거야]



[뭣....! ㄴ, 나...때문이라고?]



[....알잖아? 우리들 이 집말고는 갈 곳 없다는 거]





학력도, 근로의욕도 없고, 있는 거라고는 빌붙어 살고 싶은 마음과 놀고 싶은 마음 뿐인 그런 사회의 쓰레기를 그 누가 받아주겠는가.

아마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쵸로마츠가 아닌 카라마츠일 거다.

뭣하면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던 남자다.

그런 그의 의욕을 빼앗은 건 형제였다. 여섯 쌍둥이라는 굴레가 카라마츠를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연극부였던 카라마츠는 인기가 많았다.

그야 당연하다. 순수하고, 착하고, 연기에도 재능이 있었고, 노래도 잘했다.

스포츠도 싸움도 강하고, 머리도 그럭저럭 봐줄만은 했다.

가끔 덤벙거리기는 했지만, 그런 녀석을 싫어할 리 없다.


그렇다 해도 그는 평범한 인간, 그에게도 비난이 오기 마련이다.

고등학생 때의 친구, 아니 "전" 친구와 놀러 갔다가, 니트라는 걸 알고 바보 취급당하며 비웃음을 샀다.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 그런 짓을 당하면 주변 사람들이 두려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남들보다 상처 입기 쉬운 카라마츠는 더욱 더 그랬다.



그래서 나는 거길 파고들었다.

형제로부터 떠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얼마나 형제란게 좋은 존재인지.

조금씩 독을 퍼뜨려가며 설득했다.

그 결과 만든 것이 친가에서 떠날 생각이 없는 사이코패스 차남.



상냥하고 형제를 좋아하는 카라마츠. 무슨 짓을 해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다.

나는 언젠가부터 그런 그를 보며 자만하고 있었다.

눈앞의 고삐를 조금 풀어도 금방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삐와 목줄을 연결한 쇠 장식이 녹슬어 망가져버렸다는 것을 나는 전혀 몰랐다.




[....나도, 가족을 지켜야 했다. 가뜩이나 니트 여섯명이라는 것만으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운데,

 거기에 약물 중독인 아들이 나왔다는 게 주변에 알려지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그래서, 카라마츠를 쫓아냈다는 거?]



[그래! 그러니까, 나는......잘못하지 않았어!!]





남자로서의 긍지와, 아버지로서 자식을 잃은 비탄 사이에서 마츠조는 흔들렸다.




[....그래, 아빠의 생각은 옳단다......오소마츠, 다른 니트들을 불러오렴...!!다들 잘못을, 빌어야------]



[........이미, 늦었어..!!]




마츠요의 말을 가로막으며 오소마츠가 소리를 질렀다.

방 안에 무거운 침묵이 맴돌았다.






늦었어.



늦었어, 늦었다고.



늦었어늦었어늦었어!!!!!




속죄? 이제 없는 녀석들이 어떻게 속죄한다는 거야?

모두? 다른 녀석들이라면, 이제......!



[이제 모두, 없어!! ......나, 나만....나만 남았다고..!!]



동생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오소마츠는 고개를 숙이며 밥상을 내려쳤다.





[무슨, 소리...그레....무슨, 말이니....!]



[무슨 말이냐니, 말 그대로야.....모두 죽었어! 카라마츠를 따라서!!]





오소마츠의 말에 마츠요는 부들부들 떨었다.





[거, 거짓, 거짓말....거짓말이야.....!!!]




그러고는 흐느껴 울었다.

평소에는 다부진 엄마가 이렇게 울고 있음에도 오소마츠는 냉정했다.



오히려 "모두 부서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도 아빠도 몰랐잖아. 카라마츠가 없어지고부터 그 방이 얼마나 지옥 같았는지, 알아?

 차례차례 다들 미쳐갔다고?]





고개를 든 오소마츠가 그렇게 말했다.

오소마츠의 뺨에 더이상 눈물은 없다. 오히려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분명...처음은 쵸로마츠였나..?무릎을 끌어안고 중얼중얼거리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어.

 누구야, 너라는 느낌이었지-]




쵸로마츠가 나갈 때 봤던 실망과 증오로 얼룩진 표정이 떠올랐다.



----만약, 그때 따라갔다면 그녀석은 죽지 않았을까.




[다음이 토도마츠인가? 그녀석 겁쟁이에 응석받이인 주제에 잘도 투신자살할 용기가 생겼네- 형아 놀랐다고~]





솔직히 토도마츠만은 제정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뭐라해도 토도마츠가 가장 카라마츠에게 의존하고 있었으니 납득은 갔다.




----만약, 토도마츠의 괴로움을 알아챘다면, 죽지 않았을까.





[어이, 오소마츠..! 이제 됐다]





마츠조는 조용히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오소마츠에게 닿지 않았다.





[마지막은 쥬시마츠랑 이치마츠네. 쥬시마츠는 쵸로마츠 다음으로 미쳐버렸는데, 잘 버텼다고-

 이치마츠녀석은 인격이 바뀌고 말이지. 뭐, 원래 그녀석은 그런 느낌이었지만]




쵸로마츠, 토도마츠와 달리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는 서서히 망가졌다.

조용하고, 천천히. 그래도 확실히 미쳐가기는 했다. 내 목소리 따위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혹시 그 날, 둘만 남겨두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까.





[이제 됐다니까!]



[....저기, 엄마, 아빠. 그거 알아? 나 갑자기 형제가 이상해져서 무서웠어.

 오싹, 하는 그런 기분 있잖아? 이유도 없이 울고, 입만 열면 카라마츠한테 용서 빌고,

 그러면 이치마츠 녀석은 온화한 표정으로 웃었어]




라며 오소마츠가 웃는다. 부모님은 완전히 창백해져있다.




----저기, 누군가 들어줘. 나의 괴로움을 들어줘.

엄마, 아빠, 도와줘. 나, 어떻게 해야 해?




["카라마츠 미안해, 카라마츠 용서해줘, 카라마츠 만나고 싶어"

 .........언제나 언제나 입만 열면 카라마츠, 카라마츠, 카라마츠, 카라마츠카라마츠!!! 정말 짜증난다고!!!]




----괴로워. 눈물이 나오지 않아. 나도 카라마츠가 보고 싶어. 사과하고 싶어.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를 껴안고 싶어.

하지만,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으니까.





[....그만둬, 오소마츠!!!]





그때 큰 소리와 함께 오소마츠의 뺨에 고통이 느껴졌고, 그는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하, 하하, 아파라.....]




옛날의 자신이였다면, 맞은 만큼 갚아줬을 거다.

하지만, 이제 그에겐 그럴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저기, 당신들은 모르겠지. 내가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카라마츠에겐 미안하지만 말이야....나는 그저 카리스마 레전드인 형이고 싶었어...

 .....그치만, 내가 틀렸어.....어떻게...해야, 하는 거냐고......]





팔로 눈을 가린 채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항상 옳다고 생각했다. 동생들을 이렇게 잃기 전까지는.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모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거냐고오!!!]




오소마츠의 처절한 외침에 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무거운 침묵이 방을 맴돌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누구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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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누가 먼저 일어선 것인지, 어느새 거실의 불이 꺼지고 그곳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여덟 식구 늘 밝았던 마츠노가의 모습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있는 건, 철저히 무너져 내린 가정뿐이었다.







며칠 후, 마츠노가에 전화가 왔다. 경찰서였다.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의 시신이 발견 됐다는 전화였다.

오소마츠와 부모님은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곧바로 석방되고 네명은 자살로 치부됐다.


세사람은 카라마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더는 아들을 잃고 싶지 않았고, 오소마츠는 단단히 입막음을 했기 때문이다.





한가지 의문인 것은, 카라마츠의 시신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살아남을 확률은 전무하다.

하물며 큰 부상을 입고 있었던 카라마츠라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그는 어디로 간 걸까.




카라마츠와 함께 있겠다며 동생들이 떠난 건데, 결국은 카라마츠에게 거절당한 걸까.

오소마츠는 그렇게 생각하며 책상에 고개를 묻었다.




[.....오소마츠, 아빠 지금 병원에 갈 건데, 갈테냐]



[.....음, 됐어. 엄마, 내가 가면 힘들어할테니까. 부탁할게]




오소마츠의 말에 마츠조는 슬픈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마츠요는 충격으로 정신을 잃었고, 현재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다.

병실에 있는 마츠요는 온화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며 대화를 나눴다.

마치 그곳에 누가 있는 것처럼.



면회가 제한되어 있지만, 옷가지 등을 전하러 가는 것이 마츠조의 일과였다.


한번은 오소마츠가 만나러 간 적이 있지만, 마츠요는 마치 부모의 원수를 본 사람처럼 분노하며 그를 내쫓았다.

아들이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은 듯했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며 오소마츠는 웃는다.





몇달이 지나도 오소마츠는 단한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매일 불단 앞에서 합장하며 카라마츠가 발견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여전히 니트였지만, 히키코모리 짓은 그만뒀다.

대부분의 가사일을 하며 엄마와 동생들이 없는, 조용하고 생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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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여름.

오소마츠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길을 따라 아카츠카 곶으로 향했다.





[더워어.......]





의식이 몽롱하다. 매점도 없고,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문득 절벽 쪽을 올려다보면, 누군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아.....!!]





---저 당당한 자세, 굵은 눈썹. 틀림없어, 저건....!!

굵은 땀방울이 바닥에 똑, 떨어진다. 매앰- 매앰- 하는 매미의 울음 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오소마츠는 서둘러 뛰어갔다.

몇번이나 다리가 꼬여 넘어질 뻔했지만, 그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오소마츠를 발견한 듯 그 사람은 발길을 돌렸다.




[자, 잠깐, 기다려!!! 어이!!!]




흐르는 땀을 닦지도 않고 그냥 내달린다. 더위로 눈 앞이 어지럽다.





[두고 가지마!!나를, 두고 가지말라고!!!]




마치 미아가 된 아이처럼 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오소마츠가 거기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없다.

그것은 백일몽인 걸까, 아니면 신의 장난인 걸까.

....그것도 아니면, "이곳이기 때문"일까.





[아.......읏, 카라마츠!!!카라마츠, 카라마츠으!!!!!!]





오소마츠는 그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카라마츠가 없어진 날 이후, 그는 동생들의 꿈에 나왔었지만 오소마츠의 꿈에는 한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그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오소마츠 안에 있던 카라마츠의 기억들이 한번에 안개가 걷힌 듯이 흘러넘쳤다.





----안쓰러운 행동으로 나의 늑골을 부러뜨린 카라마츠. 반항기를 막아 준 카라마츠.

싸움에 휘말린 나를 도와준 카라마츠, 항상 나와 대등한 위치에 있어 준 카라마츠.





[카라마츠.....미안......몹쓸 형이라서 미안해.......나,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오소마츠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몇년 동안 한번도 나온 적 없는 눈물이 봇물처럼 흘러내린다.

이에 오소마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뭐야, 뭐냐고....나, 못 울게 된 거 아니냐고.....!!]





이날 오소마츠는 죽으려고 여기에 왔다.

자고 일어나서 밥을 먹고 그런 쓸데 없는 헛된 시간들은 이미 질렸다.

몇년을 참았으니 이젠 허락해 줄거라고 생각했다.





『노 프로블럼이다, 오소마츠』





그때 누군가 어깨를 두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걱정거리가 해소 된 기분이 든다. 사람에게 들러붙은 귀신이 사라진 듯 어깨가 가볍다.






[아, 으아, 아, 아아....! 으읏, 흐, 아아아,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소마츠는 어깨를 떨며 울부짖었다. 마치 아이처럼 울었다.




눈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푸른 하늘 아래에서 오소마츠는 푸른 그를 떠올린다.





-------아아, "고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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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겨우 엔딩 하나를 끝마쳤네요.

길고, 길었다........






그럼, 여기서 필자로서 여러분에게 세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우선 첫번째.




이 엔딩의 제목인 희망.

희망이라는 말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장래에 대한 기대.

그리고 또 한가지는 원하고 원하는 것.




카라마츠는 죽음으로 내세에 대한 기대를 담았습니다.

형제들은 죽어서 카라마츠를 만나기를 원했고요.




그렇다면, 오소마츠의 희망은----?






다음, 두번째.




마지막으로 "나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라는 대사에,

『노 프로블럼이다, 오소마츠』라는 말이 들렸는데. 이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괜찮아" (그러니까 살아, 죽는 건 용서하지 않아)라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괜찮아" (이제 편해져도 좋아)라는 의미일까요.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서 오소마츠의 통곡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자아, 이 엔딩은 어떤 엔딩일까요?

카라마츠의 최초의 소원이었던 죽음을 이뤘으니 HAPPY?

여섯 쌍둥이 중 다섯이나 죽어 버렸으니 BAD?

어떻게 생각하냐는 독자님들께 맡기겠습니다.





필자는 3가지 엔딩 모두 느꼈으면 했습니다.





진지한 내용 퍼레이드였지만 여기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의 엔딩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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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편]이 끝이 났네요!! :)



참고로, 마지막 작가님 후기는

중요부분만 번역했습니다!


뒤에 잡다한 말들은 번역하지 않았어요 'ㅂ'a





아직 엔딩 2개 남았죠?

현재 두번째 엔딩 2화까지 나와있으니

다음에는 두번째 엔딩으로 가져오겠슴다!



그리고 슬슬 다른 시리즈 소설도 가져오겠슴다!

라인도 가져오고 다른 소설도 가져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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