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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편*

2016/05/31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①


*2편*

2016/06/0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②


*3편*

2016/06/06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③


*4편*

2016/06/1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④


*5편*

2016/06/1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⑤


*6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⑥


*7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⑦


*8편*

2016/06/2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⑧


*9편*

2016/06/2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⑨


*희망1편*

2016/07/0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1화


*희망2편*

2016/07/07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2화


*희망3편*

2016/07/1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3화


2016/07/18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5화


*희망6편*

2016/07/1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6화


*희망 마지막*

2016/07/23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마지막화


*해리 1편*

2016/08/1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1화


*해리2편*

2016/09/0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2화-


*해리3편*

2016/09/06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3화-


*해리4편*

2016/09/0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4화-


*해리5편*

2016/09/2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5화-


*해리6편*

2016/10/11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6화-


*해리7편*

2016/11/09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7화-


*해리완결*

2017/01/12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Last-


*상실1편*

2017/03/04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 1-


*상실2편*

2017/03/04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 2-


*상실3편*

2017/04/16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3-









(*멋진 표지는 베키님)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4-

 

 

 

 

어린 시절의 내가 이 상황을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여섯 쌍둥이의 인연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결혼해서 아이가 태어나고, 손자가 태어나더라도, 어느 누구도 침범하지 못할, 그런 특별한 것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새 혼자 남겨졌다.

더 이상 길이 없다. 기댈 사람도 없다. 아니, 애당초 그런 건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열망이 만들어 낸 환상이었는지도 모른다.

현실을 받아들일 캐퍼시티[각주:1]는 없다.  지금이 현실인지 꿈인지조차 모르겠다.

아아, 누가, 이 깊은 바다 속에 있는 나를 찾아줘.

 

 

 

 

-----------------------------------------------

 

 

 

 

집에는 오소마츠와 쥬시마츠가 남아, 세 사람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오소마츠형]

 

[......, ]

 

 

오소마츠는 벽에 기대어 눈을 지그시 감고 천장을 올려다본다.

쥬시마츠는 그 옆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오소마츠를 힐끔 쳐다본다.

 

 

[, 카라마츠형, 좋아해]

 

그렇게 중얼거리자, 오소마츠는 쥬시마츠를 똑같이 힐끔 쳐다보다, 다시 천장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래]

[......]

 

쥬시마츠는 방긋 웃으며, 과거를 회상한다.

쥬시마츠는 독특한 감성을 가진 탓에, 좀처럼 주변에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치마츠처럼 혼자인 경우가 많았다.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날은, 혼자 강변에서 울며 방망이를 휘두르곤 했는데, 그걸 카라마츠가 발견했다.

카라마츠는 이유를 묻지 않고, 그저 가만히 옆에 앉아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나는, 우리 가족은, 무조건 너를 사랑하니까라고 말해주었다. 그 순간, 마음의 안개가 사르르 풀리며 울음이 멈췄다. 누구 한명이라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고독감이 사라진 것이다.

 

 

그렇게나 카라마츠에게 사랑을 받았으면서, 어째서 자신은 그걸 돌려주지 않았던 걸까.

 

 

[그런 짓을 하고도 나는 카라마츠형이 좋아, 라니 이상하지]

 

 

그 처사에 악의가 없었냐고 묻는다면, 아마 조금은 있었다, 그리 대답할 것이다. 졸릴 때나 추울 때, 더울 때에 자신이 저기압이 된다는 건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모처럼 기분 좋게 자고 있는데,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버렸다. 창문을 열어보니, 얼굴로 화악 올라오는 열기와, 무심코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탄내가 코를 찔렀다.

아래를 쳐다보면, 카라마츠가 있고, 그의 눈동자는 공포에 흔들리고 있었다.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보다, 잠을 깨운 짜증이 더 컸다.

어느새 자신을 포함한 형제 전원이 각자 꽃병, 방망이, 맷돌 등을 카라마츠에게 내던지고 있었다. 사실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모두가 그렇게 하니까, 카라마츠니까 괜찮아, 라며 넘겨버렸다.

 

 

[우리들, 악마 같아]

 

쥬시마츠는 끌어안은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악마, ......그럴지도. 니트, 동정, 쓰레기에 바보에 자기중심적. 그런데 그걸로도 모자라서 형제마저 죽이려 들었으니까.......]

 

 

이런 비극적이고 잔인한 엔딩은, 연극에서도 쓰지 않는다. 꿈도 희망도 없는 비극, 참극. 그런 연극은 사양이라며, 오소마츠는 눈을 감았다.

 

그 때, 드르륵, 문이 열리며 이치마츠가 들어왔다.

 

 

[........악마, . 딱이잖아. 그녀석한테 우리들은 악마 같은 걸테니까]

 

 

이치마츠의 품에는 에스퍼 냥코가 안겨있다. 마치 인사를 하듯이, 냐아-, 하고 작게 운다.

 

 

[어라, 그 고양이....]

 

[...., 그 때 그 고양이(친구). 이 녀석이라면 마음을 읽을 수 있으니까 도움이 될까 싶어서. 협력해달라고 하려고]

 

카라마츠의 속마음, 알고 싶어. 더는 도망치지 않아

 

 

이치마츠는 당황하며 에스퍼 냥코의 입을 막는다. 오소마츠는 히죽 웃으며 이치마츠를 본다.

 

 

그 때, 빠앙-, 하고 경적소리가 들렸다. 이치마츠가 도망치듯이 창밖을 보면, 큰 승합차가 집 앞에 서있다. 조수석 창문에서 쵸로마츠가 손을 흔들었다.

 

[...쵸로마츠형이랑 토도마츠, 왔어]

 

 

오소마츠는 그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고는 뭔가를 결심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아, 그럼 갈까]

 

[.....]

 

 

이치마츠는 에스퍼 냥코를 안은 채로, 계단을 내려갔다. 쥬시마츠도 그 뒤를 따르려했지만, 오소마츠가 쥬시마츠의 소매를 잡아당겨 멈춰선다.

 

[쥬시마츠]

 

[아이아이]

 

[.....아까 그 좋아한다는 말, 카라마츠한테 꼭 직접 들려줘. 분명 기뻐할 테니까]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계단을 내려갔다.

 

[.....아이아이!!]

 

카라마츠는 정말로 기뻐해줄까. 이제 와서 자기 목소리가 그에게 닿을까.

그렇게 생각한 쥬시마츠였지만,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며 씨익, 입꼬리를 올리며 오소마츠의 뒤를 따랐다.

 

 

 

[-, 드디어 왔네! 뭐 하는 거야, 얼른 가자구!]

 

운전석의 토도마츠가 기다리다 지쳤다는 듯, 창문을 내리며 외쳤다. 세 사람은 차에 올라타 문을 닫았다. 토도마츠는 그걸 확인하고 차를 출발시켰다.

 

 

[그보다, 이야미가 잘도 빌려줬네]

 

[무슨 소리야, 오소마츠형이 뺏아와라고 했잖아]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쪽을 돌아보고는 입가를 씨익 올리며 웃었다.

 

 

[, 쵸로짱 무~~워어~~~]

 

 

마치 악동이라 불리던 시절의 쵸로마츠를 보는 것 같다고, 오소마츠는 생각했다.

 

 

[....그보다, 토도마츠 운전할 줄 알았던가..........설마, 무면허...]

 

이치마츠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토도마츠는 이를 놓치지 않고 뭔가를 이치마츠를 향해 던졌다. 내던져진 그것은 이치마츠의 안면에 정확히 꽂힌다.

 

 

[웃기지 말라고, 무면허일 리가 없잖아]

 

[....뭐야 이거, 면허증...? 진짜냐. 이런 걸 언제....]

 

[으음...언제였더라. 아마 2년 전에 땄을 걸]

 

 

토도마츠는 집게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골똘히 생각하는 척을 했다. 오소마츠는 뒷좌석에서, 쵸로마츠는 조수석에서 토도마츠를 바라보며 외쳤다.

 

[하아!? -----아아------!? 왜애애?!! 우리들 몰랐는데!!!?]

 

[, 안 말했으니까]

 

[왜 그런 중요한 걸 말하지 않는 건데!? 형아, 심장 찌부러져서 죽는다구!?]

 

 

토도마츠는 담담하게 말하면서 그저 앞만 보고있고,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는 침이 튈 정도로 열을 올리며 토도마츠에게 따졌다.

 

그걸 힐끗 쳐다본 토도마츠는 왼발로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다.

 

 

[크헉!!!]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던 오소마츠는 뒷자석에서 있는 힘껏 튕겨나가고, 쵸로마츠는 반강제적으로 원위치로 되돌아갔다.

 

 

[형들, 운전 중에 몸을 내밀면 위험하다구]

 

토도마츠는 어미에 하트마크가 달릴 정도로, 귀엽게 말했다. 그걸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는 드라이 몬스터, 라며 조금 충격 먹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도 몰랐던 건 아니라고]

 

[......]

 

[톳티!! 나도 몰랐는 걸!!]

 

이치마츠, 쥬시마츠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카라마츠형한테는 말했으니까. 안쓰럽긴 해도 운전 제일 잘하잖아. 가끔 조수석에 태워서 연습하곤 했었거든]

 

 

토도마츠는 목소리 톤을 조금 낮추며 슬픈 듯이 말했다.

형제 중에서 제일 처음으로 면허를 취득한 건, 카라마츠였다. 그 이유는, 운전을 할 줄 아는 남자는 멋있으니까, 인 것 같다.

 

 

[.........그랬구나]

 

 

뜨거웠던 차내는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인다.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카라마츠는 아카츠카 곶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만으로 초조함이 몸을 타고 흘렀다.

 

[....지금, 카라마츠와 치비타는 어디쯤일까. 아직 도착하진 않았겠지....!?]

 

 

쵸로마츠는 불안한 듯이 소리를 높였다. 설마, 하고 이치마츠와 쥬시마츠가 얼굴을 마주한다.

 

 

[쵸로마츠, 휴대폰 좀]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에게서 억지로 핸드폰을 뺏어들고, 치비타에게 전화를 걸었다.

 

 

[, , 오소마츠형!! 치비타, 지금 운전중이라서 못 받는다고!]

 

쵸로마츠는 그렇게 말했지만, 오소마츠가 꽤나 진지한 표정이었기에 잠자코 물러났다.

 

 

 

 

◇ ◇ ◇

 

 

 

 

한편, 카라마츠와 치비타는 중간지점까지 와있었다. 치비타의 오토바이의 스펙에 비해 상당한 완행이었지만, 카라마츠의 체력으로는 그 흔들림에 견디지 못해,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었다.

 

결국 카라마츠는 주변에 있는 벤치에 드러누웠다. 치비타는 자판기에서 물을 사다 카라마츠에게 내민다.

 

 

[, 하아.....미안, 치비타....., 이럴 생각이...]

 

[.....무리하지 말라고. 나한테 마음 쓸 필요는 없으니까]

 

카라마츠는 몸을 일으켜 물을 받으려 했지만, 페트병은 지면에 툭 떨어져 버렸다.

카라마츠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있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다.

 

어쩌면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에, 치비타의 핸드폰이 울렸다. 누군가 싶어 폰을 들여다보면, 마츠노 쵸로마츠라는 이름이 떠있다. 치비타는 카라마츠에게 동요하는 걸 들키지 않으려, 가만히 그걸 바라만 보았다. 전화를 받아야 할지, 아니면 지금은 카라마츠에게 붙어 있을 건지. 치비타는 갈등했지만, 이내 결심을 한 듯이 전화를 꽉 움켜쥐었다.

 

[....카라마츠, 나 잠깐 화장일 갔다올게]

 

[....... 아아, 다녀와라. 나는 괜찮으니까...]

 

[.....미안. 금방 돌아올게! 거기서 가만히 기다리라고!]

 

 

카라마츠의 힘없는 재촉에, 치비타는 가슴이 아팠지만 빠른 걸음으로 조금 떨어진 공중 화장실 뒤로 가 전화를 받았다.

 

[...오우]

 

, 받았다! 보라고, 치비타 받았잖아!

 

전화 너머로 오소마츠의 들뜬 목소리가 들린다.

 

 

저기, 치비타! 지금 어디쯤? 우리들 이야미한테 뺏은 차로 지금 그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지금 중간쯤이라고. 카라마츠가 멀미를 해서 잠시 쉬는 중이야]

 

그래, 다행이네. 벌써 도착했으면 어쩌나 하고 살짝 쫄았거든

 

 

오소마츠를 비롯해 다른 녀석들이 안도하는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데리러 올 생각이 든 것 같아, 치비타는 조금 안심한다.

 

[카라마츠....상당히 약해진 것 같으니까. 제대로 의사한테 데려가서 쉬게 하라고]

 

 

치비타가 오소마츠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이, 카라마츠는 벤치의 등받이에 기대듯이 몸을 맡겼다. 조금 오토바이에 흔들린 것 정도로 이런 꼴이라니, 너무도 한심하다.

 

 

[, 쿨럭....우에, ......]

 

 

위속에는 아무것도 없는데다가, 토해낼 힘조차도 없는데 구역질이 차례로 덮쳤다.

 

조금이라도 마음을 달래려, 주위로 눈을 돌린다.

 

[여기는, 어디, ........?]

 

뿌연 시야를 떨리는 손으로 훔치며,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초점이 흐릿해서 어렴풋이 보일 뿐이지만, 개찰구 같은 것이 저 멀리 보였다. 더불어 희미하게 기차 소리도 들려, 여긴 역 앞의 공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람도 꽤 있어, 대인 공포증에 가까운 상태인 카라마츠에게 있어서 이런 아무렇지 않은 광경도 공포였다. 호기심 가득한 시선, 혼잡함 속에 조여 오는 심장. 언젠지 모를 기억이 플래시 백 한다.

 

[....싫어, 얼른, 얼른 가야....., 치비타, 치비타....!]

 

열에 달뜬 카라마츠는 띄엄띄엄 말하며, 화장실에서 오질 않는 치비타를 데리러 가려,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발에 힘이 들어가질 않은 탓에, 풀썩,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체력의 한계란 이런 걸 말하는 걸까.

 

이대로 하루 방치되면 죽겠지, 라고 직감적으로 생각한 카라마츠였지만, 이런 민폐가 될 곳에서 죽고 싶지는 않았다. 카라마츠는 마침 앞에서 뒹굴고 있던 비닐우산을 집어 들고, 그것을 지팡이 삼아 겨우겨우 일어섰다.

 

간단한 동작임에도, 약해진 몸은 그것만으로 엄청난 부담이 되었다. 옛날부터 몸만은 건강했던지라, 이런 감각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치비타, 도와줘......빨리, 가자, 치비타....]

 

몸에 채찍질을 해가며 가까스로 공중 화장실 앞까지 다다랐다.

그러자, 뒤쪽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점점 선명해져, 그것이 치비타의 목소리임을 깨달았다.

 

통화중인 걸까. 카라마츠는 화장실 벽에 기대어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가쁜 숨을 몰아쉬던 그 때.

 

[되도록 천천히 갈테니까, 안심하라고 오소마츠]

 

그런 소리가 들렸다.

 

[......., 오소, 마츠.......?]

 

 

카라마츠는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의 가냘픈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괜찮다고, 카라마츠는 내가 제대로 데려갈테니까. 운전하고 있는 건 토도마츠? 사고내지 말라고, 임마-]

 

오소마츠, 토도마츠. 그 이름이 머릿속에서 휘몰아칠 즈음,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어느새 손에 쥐고 있던 우산마저 버려둔 채, 그 자리를 서둘러 떠나고 있었다.

 

--어째서 치비타가 오소마츠와 통화를 하고 있는 거지. 왜 치비타가 나를 데려다주는 걸, 녀석들이 알고 있는 거지.

 

 

[! , 에엑, 우엑]

 

 

주변의 나무를 붙들고, 고개를 숙여 아까 마신 물과 위산을 토해낸다.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그저 기분 나쁜 감각만이 남았다.

 

 

머릿속에 떠오른 답은 배신”, 그 단어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런 생각 하고 싶지 않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그런 답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 , 아아, 흐윽]

 

거의 수분을 취하지 않은 상태일텐데, 어디서 나오는 건지 눈물과 함께 오열이 흘러넘친다. 성인의 몸에는 약 60%의 수분이 채워져 있다고 하니, 어쩌면 그게 넘쳐흐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이대로 계속 울면 전부 사라져서 없어져버리지 않을까, 하고 멍청한 생각을 했다.

 

[, , 어째서야, 치비타....!]

 

 

아무래도, 그 치비타에게, 최후의 신뢰할 수 있는 인물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이, 카라마츠를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

 

[흐으, , 믿었, 는데......]

 

사람이란 참으로 이상하다. 한번 절망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의 일들이 전부 거짓말인 것처럼 아무것도 믿지 못한다.

 

--머리가 이상해질 것만 같았다. 이대로 큰소리로 울부짖을 수만 있다면, 너무하지 않냐, 고 말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그것이 남자의 오기이자, 친구에 대한 마지막 보답이다.

 

[이제 다 싫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모르겠어. 기분 나빠......]

 

붙잡힐 수는 없으니, 카라마츠는 최후의 힘을 끌어내 한걸음, 한걸음 내딛었다. 넘어졌을 때 쓸렸는지, 손바닥에 피가 배어있다. 일부러 주먹을 꽉 쥐자, 상처에 손톱이 파고들어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

 

[! , 하아, 괜찮아, 괜찮아......]

 

카라마츠는 눈물을 흘리며 스스로를 타일렀다. 이 통증만이 오늘 유일하게 의식을 유지할 수단이라는 듯이.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던 지갑을 열면, 동전과 지폐를 모두 합쳐 3476. 이 정도면 충분하다. 카라마츠는 아까의 벤치로 돌아가 주변 바닥에 치비타, 미안. 고마워라고 남겨두고, 혼자 역으로 향했다.

 

 

 

 

 

 

◇ ◇ ◇

 

 

 

 

 

그 무렵, 치비타는 카라마츠가 듣고 있었다는 것도 모른 채, 이제야 통화를 끊었다.

 

 

[카라마츠 녀석, 조금 괜찮아졌으려나...?]

 

기분 좋은 바람에 미소를 지으며, 카라마츠가 있는 벤치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치비타는 황급히 벤치로 달려갔다.

 

[, 어이....카라마츠....? , 이거, 뭐야]

 

치비타는 지면에 쓰여진 글씨를 보고는, 새파랗게 질린다.

 

치비타는 거리로 뛰쳐나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카라마츠를 보지 못했냐고 물었다.

 

 

그러자 몇 명이, 어떤 사람이 휘청거리며 역으로 가는 걸 봤다고 말했다.

치비타는 황급히 역으로 달려가 표를 사려 했지만, 무심하게도 열차가 출발하는 소리가 들리고, 아카츠카 곶으로 가는 열차가 출발했다.

 

 

[, 거짓, 말이지.....]

 

치비타는 공원으로 돌아가 오토바이에 걸터앉으며, 오소마츠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무슨 일?

 

[카라마츠가 없어졌어!! 아마, 가까운 역....아카후지 역으로 혼자 가버린 것 같아!!]

 

치비타가 그렇게 말하자, 오소마츠는 충격 받은 목소리로 답했다.

 

 

카라마츠가...!? !? 같이 있었던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너희랑 통화하는데 카라마츠랑 있을 수는 없잖아! 멍청아!!]

 

치비타가 그렇게 말하자, 그렇긴 하지, 라고 납득한 오소마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알겠어. 미안, 치비타. 이제 우리가 알아서 할게

 

[, 그치만--!!]

 

이거, 우리 형제들 일이니까 말야. 치비타한테는 충분히 감사하고 있어. 휘말리게 해서 미안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치비타는 어찌할 수 없는 마음에 애꿎은 핸들만 주먹으로 내리쳤다.

 

[젠장!!!!!]

 

치비타는 그렇게 외치며 아카츠카 곶이 아닌, 자기 집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캐퍼시티...이따이요.....

이따이요 카라마츠니사앙.......


그치만 카라마츠니까 그대로 번역했습니다

안쓰러움 맥쓰로 시작하는 고독소설!

재밌게 보시구 다음편 나오면 가져오겠습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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