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ソラ之介 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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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꿨다.
거리 전체가 훤히 보이는 옥상의 맑은 하늘 아래에, 나와 한 남자가 있었다.
눈 앞에 있는 나와 똑같이 생긴 남자가 웃으며, 엄청 행복한 얼굴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뭔가 말하고 있지만, 잘 알아들을 수 없다.
아니, 알아들을 수 없다기보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듯, 바람 소리만 귀를 간지럽힌다.
뭐라고 하는 거야, 나는 눈살을 찌푸리고 남자의 입가에 귀를 갖다댔다.
그래도 목소리는 커녕,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기분이 나빠져 남자에게서 떨어지려던 순간이었다.
수수께끼의 충격이 내 몸을 덮쳤다.
기분 나쁜 부유감에 뇌 전체가 흔들거렸다.
내장이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렬한 부유감이였다.
기분 나빠서 목이 막혀온다.
영문을 모른 채, 눈을 뜨면 나는 허공에 둥둥 떠있다.
푸른 하늘과 빌딩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갑작스런 광경에 머리가 따라가질 못하고, 문득 떠오른 것은 하늘이 예쁘다는 것이었다.
맑고 푸른색의 그라데이션이 펼쳐진 하늘에서 우아하게 헤엄치고 있는 구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난 지금 어떻게 되는 걸까, 상황에 비해 꽤나 느긋한 생각이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빌딩 옥상에서 아까의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의 얼굴은 아까 봤던 표정과 변함 없이 행복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너는 왜 그렇게 행복한 거야, 나를 보고 웃지마.
묘한 긴장감이 배를 휘저었다.
순간, 나의 몸이 어딘가에 부딪치는 듯한 강한 통증을 느꼈다.
머리와 등, 모든 뼈가 타들어가는 듯 아프다,
제길, 뭐야, 뭐냐고, 아파, 아파.
고통밖에 생각할 수 없는 머리에 문득, 위화감이 스쳐지나갔다.
푸르른 하늘과 빌딩이 더이상 커지지 않는다.
나의 사고는 거기서 끊겼다.
눈을 뜨면, 형제인 5남이 내 시야 가득히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놀라서, 힉, 하고 작은 비명을 지르자 장난이 성공했다는 듯 변함 없는 얼굴로 하핫, 하고 웃었다.
[형, 자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임다-]
[아아, 알고 있다고- 우선 거기에서 비켜주겠나 브라더-]
나를 일으키고 만족했는지, 쥬시마츠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거실에서 나갔다.
아직 제대로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시야에 들어선 시계를 힐끗 보면, 짧은 바늘이 3시를 조금 넘어 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보니 아직 낮인 모양이다. 덕분에 몸이 꽤나 따뜻하다.
으음-, 그보다 나는 뭐를 하고 있었더라....
기억을 더듬는다.
아침에 드물게 가장 먼저 일어나서....일찍이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고, 그리고.....
그리고 나는 뭘 하고 있었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뭐어, 생각나지 않아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닐테니까.
니트니까 매일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거다.
훗, 내일의 일도 노- 플랜이다.
하품이 쏟아져 나오는 입을 반사적으로 손으로 덮고, 시선이 향한 창문으로 보이는 푸른 하늘에 데자뷰를 느꼈다.
꿈에서 본 푸른 하늘과 흡사하다.
생각만으로도 기분 나쁜 꿈에 잠시 식은땀이 흐르고, 잊으려 머리를 거세게 흔든다.
그 탓인지 욱신욱신 머리가 아프다. 나는 머리를 꽉, 껴안는다.
뭐야, 이거. 엄청 아프잖아.
막대기로 찌른 것 마냥 내 머리는 욱신욱신 통증을 호소했다.
통증에 이를 악물고 신음을 흘렸다.
그로부터 1시간 정도 지났다고 생각 될 무렵, 통증은 사라졌다.
잔뜩 긴장해 있던 숨을 내쉬고 시계를 본다.
어이어이, 거짓말이지..? 지금 3분도 지나지 않았잖아?
눈을 비비고 다시 보지만, 시계 바늘은 여전히 아까 그대로다.
대신 초침만이 틱틱,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뭔가 무서워져서 창밖을 보면, 아까까지 따뜻하게 내리쬐던 햇살은 어느새 구름으로 덮여있다.
푸른 하늘은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나는 정체 모를 위화감에 휩싸여, 황급히 방을 떠났다.
방을 나설 때, 쥬시마츠의 방망이가 발에 차이자, 절로 한숨이 흐른다.
치우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나중에 잔소리 좀 해야겠군.
최근 내 물건들이 있어야 할 곳에 없는 경우가 많아졌다.
언제나 손거울은 선반 위에 두는데 테이블 위에 놓여있거나,
내 후드를 입으려고 보면 세탁 되어 있거나, 선글라스가 깨져 있다.
이건 이치마츠의 짓이겠지만, 왠지 깨진 다음날에 둔 기억도, 하물며 산 기억도 없는 선글라스가 놓여있다.
처음에는 브라더들이 나를 놀리는 건가 해서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 일은 계속 되어갔다.
[카라마츠형, 어제 한 약속 잊은 거야?]
거실에서 오자키의 곡을 콧노래로 부르며 잡지를 보고 있자, 화난 듯한 토도마츠가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왔다.
토도마츠의 입에서 나온 말에 관해서 전혀 기억이 없다. 나는 무심코 고개를 떨군다.
함께 거실에 있던 오소마츠만,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들고 토도마츠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말인가?]
[무슨...!? 이, 사이코패스가!! 어제 내가 쇼핑한 후에 데리러 오라고 했잖아!!
짐 많으니까 카라마츠형이 들어 줬으면 했는데!!]
토도마츠는 많은 짐을 들고 온 탓에 땀으로 범벅 된 손으로 내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어, 어제는 아침 일찍 나가서, 카라마츠 걸즈가 오지 않아서 바로 돌아온 다음에 목욕탕에 갔다가 잠을 잤을텐데....
브라더들과도 가볍게 대화한 정도의 기억밖에 없다.
[약속이라니, 했었던가?]
[하아!? 뭐야, 벌써 치매!? 정신 좀 챙기라고 카라마츠형!!]
멱살 잡은 손을 풀고, 뺨을 양껏 부풀린 채 거실을 떠나는 토도마츠를 따라가려 잡지를 내려놓았다.
그건 그렇고..... 위화감이 최근 강하게 느껴진다.
뭔가 내 몸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걸까..
거기까지 생각하자 누가 어깨를 잡았다. 오소마츠였다.
[너, 토도마츠 화나게 하면 귀찮아진다고-?]
[미, 미안....훗, 그럼 나의 하드보일드한 노래로...!]
[그만둬!! 그만, 톳티보다 내 복근이 먼저 죽어버려..!]
어깨를 흔들며 웃음을 참는 평소의 오소마츠 모습에 안도의 웃음이 나온다.
위화감이 없는 건, 이 형제들 뿐이다.
병원에 가보지 않으면 안 되겠군, 그렇게 생각하자 오소마츠가 정색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라고 말을 하려 했지만, 오소마츠의 눈동자가 마치 나를 꿰뚫어 보는 것 같아 움찔, 하고 몸을 떨었다.
[너 말야-, 어제 나랑 얘기했던 거 기억나?]
그 말에 식은땀이 흘렀다.
이 이야기의 흐름이라면 분명 나는 어제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겠지.
아아, 드디어 알았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묘한 위화감이 무엇인지.
나는 곳곳의 기억이 빠져있다.
내가 생각하는 어제는, 분명 형제들에게 있어 어제가 아닐 거다.
그제거나, 그 전의 일이다.
내 몸은 분명 그걸 알고 있었을 거다. 그러니 묘한 위화감을 느낀 거겠지.
사물의 위치가 바뀌어 있거나, 산 기억이 없는 것들이 놓여 있는 일들을, 기억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면 설명이 된다.
분명, 그 때 브라더들이 던진 것들이.....
나는 거기까지 생각을 멈추고, 황급히 입을 열었다.
[오소마츠 미안하다. 오늘은 조금 열이 있는 듯 하다. 혼자있게 해주겠나]
이 일을 브라더들에게 알릴 수는 없다. 분명 알게 되면 미움받을 거다.
그냥 개그였는데 뭘 피해자인 척 하는 거냐고, 몸 너무 약하잖아-, 우리들 때문이 아니라고.
카라마츠라니, 누구?
떨리는 몸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거실을 뛰쳐나왔다.
그 때의 오소마츠의 얼굴은 무서워서 보지 못했다.
어쨌든 이걸 숨기지 않으면, 나는 마츠노가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
나의, 카라마츠의 존재가.
나는 그날부터 형제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노트에 꽤 세세하게 일기를 썼다.
첫 페이지에는 눈에 띌 수 있도록, [너는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라고 썼고, 그 뒤로 형제와 무엇을 얘기했는지, 밥은 무엇이었는지, 오늘 하루 무얼 했는지.
아무튼 세세한 모든 걸 적었다.
다행히 그 덕분에, 그 날처럼 토도마츠의 약속을 어기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이걸 어디에 감춰야 할지가 문제였다.
너무 어려운 곳에 두면 노트의 기억이 사라질 경우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늘 보는 곳, 눈에 금방 들어오는 곳.....어딜까.
아아, 뭐야 쉽잖아!
나는 거울을 자주 보니까, 거울의 손잡이에 일기를 숨긴 곳을 적어 두면 된다.
나는 그 이상은 없을 정도로, 항상 카라마츠라는 완벽한 역할을 연기해 왔지만, 동시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 노트에 의지하게 되는 바람에 기억이 사라지는 빈도가 늘고 있었다.
언젠가, 형제를, 나를, 모르게 될지도 모른다.
그건 카라마츠가 아니게 되었을 때겠지.
그런 날이 오고 마는 건가.
무서웠다. 나는 사랑하는 형제를 잊어버리는 건가.
생각할 때마다 우울했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문제의 해결책을 계속해서 생각했다.
그 날은 갑자기 찾아왔다.
언제나 그렇듯 나는 선글라스를 손에 쥐고 멍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갑자기 거칠게 문이 열렸고, 당황하며 문을 연 사람을 쳐다보았다.
나 이외의 형제들이 각자 진지한 얼굴로 한면한명 들어왔다.
그 형제들에 이치마츠도 있었다.
뭐야? 여섯 쌍둥이 회의인가? 선글라스를 접어 책상에 올려두었다.
[카라마츠, 여섯 쌍둥이 회의를 시작한다]
오소마츠가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이치마츠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을 있는 힘껏 책상 위에 내려놓는다.
큰 소리에 움찔, 몸이 떨린다.
뭐야, 뭔가 이치마츠의 기분이 평소보다 나쁜 듯이 느껴졌다.
이치마츠가 책상에 내려 놓은 것은, 노트였다.
식은땀이 등에 흐른다. 어째서, 어떻게. 나는 혼란스러웠다.
[카라마츠, 도망가지 말고 거기에 앉아있어]
형제니까 알 수 있다. 지금의 쵸로마츠는 폭발 직전이었다.
술에 취할 때 이외에는 난폭한 말투를 하지 않는 쵸로마츠가 나를 째려보며 눈썹을 내리 깔고 있다.
무서워, 무서워, 미움 받을 거야, 절대로 미움 받을 거야.
왜, 지금 알아버린 거야. 누가 이 노트를 찾은 거야.
나의 이런 마음을 읽은 듯, 오소마츠가 평소의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이치마츠가 이상한 노트가 있다면서 가져 온 거야. 그래서 안을 봤더니-.....]
오소마츠가 노트 위로 힘껏 주먹을 내리 꽂기 시작했다.
쾅쾅, 하는 소리와 함께 책상이 삐걱거린다.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지 않으면, 형아 납득할 수가 없다고, 카라마츠]
낮은 목소리로 비난하고 있다는 착각에, 나는 참을 수 없어 시선을 내리깐다.
내가 가만히 다물고 있자, 이치마츠가 큰 소리로 혀를 찼다.
이치마츠를 바라보자, 머리를 긁적이며 귀찮아, 라며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너 말이야, 비극의 여주인공이라도 만나고 싶은 거? 알 수가 없네, 대체 뭐야, 너.
왜 기억을 잃어 가고 있다는 걸 말하지 않는 건데? 그런 식으로 나는 좋은 사람입니다, 라고 어필하는 거야?]
이치마츠는 평소보다도 많이 떠들고 있었다.
이치마츠의 말이 맞다. 스스로가 얼마나 비겁한 사람인지 그의 말을 듣고서 알 수 있었다.
[다물고 있으면서 자기는 피해자인 척 하고 있겠지만, 너도 문제 있다고?]
[좀, 이치마츠 너무 지나치다고]
쵸로마츠의 제지를 무시하고, 이치마츠는 계속 나를 향해 소리쳤다.
[그렇게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한테 도움 요청하는 거 짜증 난다고, 차라리 죽어]
쾅, 하고 머리를 맞은 것처럼 사고가 정지했다.
오소마츠나 토도마츠가 이치마츠한테 뭔가 말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욱신욱신거린다. 아프다, 가렵다.
괴로워, 도와줘.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그 충격은 굉장했다.
하지만 머리는 뭔가 냉정하게 되어 나도 모르게 툭, 하고 말이 나왔다.
[미안, 나는 몹쓸 형이구나]
뺨에 눈물이 흐르는 걸 모른 척하며 이 참을 수 없는 공간을 나가려 발을 떼던 순간이였다.
그 때의 통증이 머리를 강타한다.
막대기로 찌른 듯한 통증에 몸이 휘청인다.
뭔가를 잊어가는 이상한 감각이 온몸을 덮쳤다.
거짓말이지..? 이런 때에...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어린 시절의 내가 기억나지 않아,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점점 기억나지 않게 되버렸다.
설마-, 최악의 상황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싫어, 싫어, 나, 잊고 싶지 않아.
나는 마츠노 카라마츠, 여섯 쌍둥이 중 차남. 나는 마츠노 카라마츠, 여섯 쌍둥이 중 차남.
나는 마츠노, 카라마츠. 여섯 쌍둥이 중, ....여섯 쌍둥이...마츠노...마츠.....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지? 방을 둘러본다.
이리저리 주위를 둘러보자, 내 뒤에 얼굴이 비슷한 다섯 남자가 서있다.
나를 보며 뭔가 마음에 안 드는 듯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죄송하지만, 여긴 어딘가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한 남자가 얼굴을 때린다.
갑작스런 공격에 강한 충격과 함께 뒤로 밀려났다.
뭐, 뭐냐고. 그냥 물어본 것 뿐이잖아....미친거 아냐..?
다른 남자가 그 남자를 말렸지만, 여전히 그는 나를 째려보며 소리 쳤다.
[너 그런 식으로 기억들 지운 척 연기하는 거냐!?]
[진정하라고, 이치마츠형!!]
[지랄하지 말라고!!! 농담이라도 죽여버린다 이자식!!!!]
모르겠다...내가 뭐를 잊었다는 거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데.
맞은 뺨을 누르고 뒷걸음질 친다. 그 모습을 본 한 남자가 내게로 다가왔다.
[카라마츠형, 나야, 토도마츠. 카라마츠형의 동생]
그 남자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슬프게 웃었다.
그런 슬픈 얼굴 하지 말라고, 브라더-
[카라마츠 생각나지?]
그렇게 말한 남자는 살짝 눈썹을 낮추고 웃었다.
오소마츠의 그런 얼굴은 처음 봤다.
그런 얼굴도 하는구나. 나는 이치마츠에게 맞은 볼을 쓰다듬으며, 일어섰다.
[아아, 미안하다. 조금 머리가 멍해져서]
안심시키듯 평소의 나를 연기한다.
그러면 형제들은 눈에 띄게 안도의 한숨을 토한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초조해 했다. 최악의 상황이 한순간 나타난 것에 겁이 났다.
역시 나는 형제들을, 자신을 잊어버릴 운명이다.
어쩌지, 어쩌면 좋은 거야. 나는 이 녀석들을 잊고 싶지 않아.
나 자신의 일도, 카라마츠도 잊고 싶지 않아.
이왕이면, 기억이 있는 동안.....내가 나로 있는 이 순간에...
기억이 사라지게 되더라도, 단 한번도 잊지 못한 꿈을 떠올렸다.
차라리, 차라리, 이대로.
마치 무대가 끝난 것처럼, 나는 입을 열었다.
[나는 마츠노 카라마츠. 마츠노가에 태어난 차남. 내일의 일은 노-플랜이다!
나와 영혼을 나눌 형제....어, 없는가? .....뭐어, 일단]
이제 방황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위해 이걸 실천한다.
[사랑한다]
나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 챈 건 오소마츠.
살짝 눈을 크게 뜨더니, 순식간에 상황을 이해한다.
역시 여섯 쌍둥이의 장남, 나의 단 한명뿐인 형이다.
존경한다고, 오소마츠.
[너희들, 카라마츠를-]
오소마츠가 입을 여는 순간, 나는 쏜살같이 현관을 향해 내달렸다.
뒤에서 고함 소리가 들려왔지만, 미안하다.
취급이 심한 나지만, 마지막 만큼은 내 멋대로 하게 내버려둬.
어쨌든, 목적지까지 기억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
[너희들, 카라마츠를-]
그렇게 말하는 오소마츠형을 무시한 채, 카라마츠는 전속력으로 방을 빠져나갔다.
그 자리에 있던 전원이 벙쪄있었다.
역시나 가장 처음 정신을 차린 건 오소마츠형이었다.
[당장 카라마츠를 잡아!!]
그 목소리를 들어, 예삿일이 아님을 이해한 우리들은 카라마츠의 뒤를 쫓아 거실을 빠져나갔다.
현관은 이미 카라마츠가 나간 후라 반쯤 열려있었다.
이상하게도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나와 쵸로마츠랑 쥬시마츠는 이쪽으로, 이치마츠랑 토도마츠를 그쪽을 찾아!!]
오소마츠형의 빠른 지시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발걸음을 옮겨, 카라마츠를 찾아 나섰다.
하천 부지, 평소에 가던 공원, 골목 안쪽, 나랑 토도마츠는 숨을 헉헉거리며 카라마츠를 찾았다.
일의 발단이라면, 한달 전의 일이다.
밤중에 카라마츠가 열심히 무언가를 노트에 쓰는 것을 봤는데, 이상하게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걸 느꼈다.
어차피 언제나처럼 쿠소마츠 같은 시를 썼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석연치 않아 그 노트를 열심히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쵸로마츠형이 카라마츠에게 뭔가를 약속한 다음 날이었다.
카라마츠가 마치 그 약속을 잊은 듯이 느긋하게 있는 것을 보고 위화감을 느낀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에게
[너, 어제 쵸로마츠랑 뭔가 약속했지 않아?]
라고 하자, 카라마츠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허둥지둥 거실을 떠났다.
나는 어딜 가는 건지 궁금해 카라마츠의 뒤를 쫓으니, 카라마츠는 방에서 그 노트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카라마츠에 기분이 나빠져 눈살을 찌푸렸다.
대충 다 읽은 모양인지 카라마츠는 노트를 내려 놓았다.
그 때, 나는 보고 말았다.
그 충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너는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 라고 카라마츠의 글씨체로 그렇게 적혀있었다.
기분 나쁜 답답함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 노트를 오소마츠형에게 보여줘야한다.
그 뒤로 나는 카라마츠가 집에 없을 때, 필사적으로 노트를 찾아다녔다.
가끔, 나 뭣 때문에 그런 녀석의 노트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되기 전에 모두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사념을 버리고 찾는 것에 집중했다.
드디어 노트를 찾고, 나는 확인을 위해 노트를 펼쳤다.
거기에는 그 날 무엇을 했는지, 밥은 무엇이었는지, 형제와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적혀있었다.
페이지마다 기분 나쁠 정도로 빼곡하게 문자가 들어서 있었다.
기분 나빠, 그렇게 중얼거리던 도중, 어떤 말이 눈에 들어왔다.
작게 적힌 문장은 내 눈을 의심케 했다.
이거 큰일이잖아, 라며 나는 황급히 오소마츠형에게 알려주러 갔다.
웃기지 말라고, 쿠소마츠.
[사정은 알겠어. 우선 카라마츠가 거실에 있는 동안 다른 형제들을 불러]
드물게 진지한 오소마츠형에 나는 안도 비슷한 한숨을 흘렸다.
역시 여섯 쌍둥이의 장남이다.
한명씩 불러 방에 형제를 모았다. 의외로 바로 모였다.
그렇게 전원이 모이고, 오소마츠형은 노트를 손에 든 채 입을 열었다.
[카라마츠가 최근 이상하다고 생각한 녀석 손 들어]
오소마츠형이 그렇게 말하자, 형을 뺀 4명이 손을 들었다. 물론 나도.
[그런가....아니, 뭐, 어찌 됐든 이게 정답이겠지]
오소마츠형이 페이지를 넘겨 형제들에게 보여줬다.
각자 놀라서 목소리를 높인다.
누군가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전에 오소마츠형이 입을 열어, 어느 정도 상황을 얘기했다.
카라마츠는 3개월 정도 전부터 상태가 이상했다고 한다.
물건을 자주 찾아 다니거나, 어제 입었던 옷들을 찾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자기한테 맡겨 달라고 장담했던 약속도 다음날이면 없던 것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카라마츠는 원래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오소마츠형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노트에 의하면 카라마츠는 기억이 사라지는 걸 들키지 않으려고 노트를 쓰기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내 눈을 의심케 한 말은 이렇게 써있었다.
이 노트를 적기 시작한지 오래 됐지만, 최근 기억이 사라지는 빈도가 많아졌다.
아마 노트에 너무 의존한 거겠지.
가끔이지만 자신이 누구인지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이대로라면 나는 자신도 잊고, 형제도 잊어 버리는 게 아닐까.
그것 만은 싫다.
작게 적힌 글에 모두 고개를 숙인다.
모두 알고 있다. 카라마츠가 이렇게 된 것은 우리들 탓이라고.
전에 치비타의 납치 사건으로 나를 포함한 모두가 카라마츠를 향해 던진 둔기들은 카라마츠의 머리를 강타했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 가운데, 역시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장남이었다.
[좋아, 지금부터 여섯 쌍둥이 회의다. 카라마츠한테 할 말들 준비하라고]
이치마츠, 이 노트를 들고 와. 다들 거실로 가자고.
오소마츠형의 말에 우리는 잔뜩 긴장했다.
[너 말야, 비극의 여주인공이라도 만나고 싶은 거?알 수가 없네, 대체 뭐야, 너.
왜 기억을 잃어 가고 있다는 걸 말하지 않는 건데? 그런 식으로 나는 좋은 사람입니다, 라고 어필하는 거야?]
아냐.
[다물고 있으면서 자기는 피해자인 척 하고 있겠지만, 너도 문제 있다고?]
아냐,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런게 아냐.
그치만, 나오는 말은 언제나 정반대의 말 뿐이다.
입이 멈추지 않아. 이대로라면 나는 카라마츠를 상처 입혀 버려.
멈춰, 멈추라고!
쵸로마츠형의 제지를 무시해버렸다.
[그렇게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한테 도움 요청하는 거 짜증 난다고, 차라리 죽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카라마츠는 멍하니 나를 보고 있다.
그러곤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슬픈 표정을 짓는다.
아아, 저질러버렸다. 나는 또 다시 카라마츠를....
[어이, 이치마츠, 너 좀 진정하라고]
[이치마츠형, 해도 될 말이 있고, 안 될 말이 있는 거라고..!? 카라마츠 형한테 사과해!]
오소마츠형과 토도마츠가 나를 째려보았다.
알고 있어. 나는 해서는 안 될 말들은 토해버렸다.
나는 사과하려고 카라마츠를 봤다가, 움찔했다.
카라마츠가 소리 없이 울고 있었다. 슬픈 듯이 눈썹을 내리 깔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있자, 카라마츠가 평소처럼 [미안, 나는 몹쓸 형이구나]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만둬, 카라마츠. 네 탓이 아니야.
우리들을 원망하라고, 욕하라고, 그러면 되는 거잖아.
나의 속마음을 알 리 없는 카라마츠는 거실을 나가려 했다.
하지만 3걸음도 못가서 순간, 몸이 휘청하더니 머리를 끌어 안고 고통스러워 했다.
[카라마츠...?]
오소마츠형이 말을 걸었지만 대답이 없다. 뭔가 이상하다.
그러다 갑자기 카라마츠가 고개를 들고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마치 처음 보는 장소인 것처럼.
장난이지..? 설마....
우리들을 발견한 카라마츠는 조금 높은 목소리로, [..죄송하지만, 여긴 어딘가요?] 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피가 끓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카라마츠의 뺨을 힘껏 때렸다.
그 때문에 카라마츠가 휘청거렸다.
카라마츠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쥬시마츠가 나를 말렸지만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너 그런 식으로 기억들 지운 척 연기하는 거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믿고 싶지 않을 뿐이었다.
무섭다. 카라마츠가 카라마츠가 아니게 되는 것이.
[진정해, 이치마츠형!]
[지랄하지 말라고!! 농담이라도 죽여버린다 이자식!!!]
그만둬, 나를 잊지 말아줘, 부탁이야 카라마츠형.
*
나는 그 옥상에 있었다. 이번에는 꿈이 아니다.
가장 높은 빌딩의 옥상으로 가서 내려다 본 광경은 꿈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
그게 현실을 예언한 꿈이었는지 어쨌는지 아무래도 좋지만, 나는 행복했다.
마치 그 꿈에서 봤던 남자와 똑같이 웃음이 나왔다.
내가 결정한 선택은, 내가, 마츠노 카라마츠로 있을 때, 생을 끝내는 것이었다.
나는 나,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주는 형제를 기억한 채 죽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행복했다.
헛소리처럼 입에서 나온 말들은 꿈 속에서의 남자가 했던 말들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너무도 행복하다]
옥상의 난간을 사뿐히 넘어가자, 맑고 푸른 하늘이 한눈에 들어왔다.
맑고 푸른색의 그라데이션이 펼쳐진 하늘에서 우아하게 헤엄치고 있는 구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기분 좋은 바람이 내 뺨을 스쳐간다. 가슴이, 어찌하지 못할 정도로 따뜻해져 간다.
마치 바람에 몸을 맡기 듯 한발 내딛자, 나는 땅이 아닌 공중에 기우뚱 쓰러지고 만다.
강렬한 부유감에 뇌 전체가 흔들린다.
하지만 그것에 혐오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좋은 기분이다.
푸른 하늘과 빌딩이 점점 커진다.
나는 이 순간, 마츠노 카라마츠, 여섯 쌍둥이의 차남이다.
아아, 기쁘다, 행복하다.
무심코 웃던 중, 내가 아까까지 서 있었던 옥상에 이치마츠가 있다.
나를 보는 이치마츠는 나를 향해 손을 뻗으며 뭔가 큰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미안하다, 이치마츠.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강한 충격과 함께 푸른 하늘과 빌딩이 커지는 것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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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을 번역하기가 애매해서 냅뒀습니다 'ㅂ'a
읽으면 [니와토리 노 카라마츠군] 인데
[니와토리]가 닭이라는 뜻입니다
..................뭐라고 뜻을 풀어야할까여
뭔가 다른 뜻이 있는 걸까...................
* 혹시나해서 적어두는 부분/
초반, 쥬시마츠가 카라마츠를 깨우는 부분은
실제가 아닌
카라마츠의 [다른 날]의 기억입니다
즉, 카라마츠가 꿈에서 깬 [당일]이 아닌
[과거의 어떤 날]에 있었던 일을 착각한 겁니다
방금 일어난 일이라고
쥬시마츠는 방망이를 들고 나갔는데
방망이가 굴러다니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뭐...방망이가 두개일 수도 있는 거지만....'ㅂ'a
아무튼, 카라마츠의 증상은
기억이 사라지는 것 뿐만 아니라
기억이 뒤죽박죽인 셈입니다.
그래서 어제의 일들을 오늘 일어난 일이라고 착각하는 거죠!
딱히 설명할 필요 없을 것 같지만, 그냥 혹시나 적어봅니다 하핳
25일 분량은 여기까지!
영고 카라마츄 잘 감상하셨나요?? :D
다음은 쵸로마츠!!
기대해주세요~!
랄까, 이거 적고있는 시점은 22일이라
미래시점으로 글쓰는 거 엄청 어색하네요 'ㅂ'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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