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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 [인생, 웃는자의 승리]의 의미를 알게 되다

 

 


 

이번 싸움과 가출은, 분명 모두 나빴고, 모두 나쁘지 않은 일이라 카라마츠는 생각했다.

자신은 형제의 안색을 살피는 것에만 급급해, 싫어하는 것을 싫다고 말하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기만 했다. 형제들도 항상 그저 그렇게 분위기에 휩쓸려 넘어갔다.

 

그것이 오해를 만든 것이다.

형제라 하더라도, 진지하게 상처 받은 부분을 말했다면, 그들도 무언가 생각해 배려해줬을 것이다. 형제를 늘 생각하고 보아온 카라마츠니까, 잘 안다.

이번에는 누구도 나쁘고, 누구도 나쁘지 않다. 그러니까, 서로 울고, 화내며 가슴에 쌓인 것을 전부 밝히고 끝이 난 것이다.

그러나. 가출은 해서 좋았다. 정말 좋았다.

 

[카라마츠. 2주 동안 어디에 있었던 거야. 러브호텔에서 뭐 했어?!]

 

형제들에게 가출에 대해 이런저런 것들은 추궁당한 카라마츠는 당연하단 듯이 전부 답했다.

이야미와 민박 생활을 했던 것. 일용직으로 생활비를 번 것. 매일매일 즐거웠던 것.

덧붙여서, 러브호텔에서는 잠을 잤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슬아슬한 생활이었지만, 굉장히 충실하게 생활했다고. 상대가 이야미였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뿐만 아니라, 매우 잘 보살펴주었다. 불평을 하면서도 정말이지 잘 보살펴주었다.

자신의 가출에 어울려준 것도 마찬가지다. 고민을 들어준 것도. 손익(損得)의 인생을 깨우치게 해준 것도. 게다가.

 

(설마. 한 이불에 들어가게 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쫓겨날 각오까지 했었는데)

 

사실은 그때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라고 말하면 이야미는 뭐라고 할까.

2층 침대에서 내려가 이야미의 이불로 기어들어가던 당시를 떠올리며 카라마츠는 옅게 웃음소리를 냈다. 의아스러운 표정을 하는 동생들을 내버려두고 이젠 아예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 남자가 뺨을 때리며 논 것도, 배를 두드려준 것도 알고 있었다.

말하면, 아마 불같이 화를 낼테지만, 아무래도 자는 척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다정한 손길을 받으면, 그것에 기대고 싶어지지 않는가.

 

[, 뭘 히죽거리는 거야]

 

토도마츠의 질문에 카라마츠는 답한다.

 

[아니, 나는 연상을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야미와 연인이 되어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부디, 언제까지나 이 관계가 이어지길 바란다.

 

[, 자잠, 잠깐만, 카라마츠씨. 형아가 있다고. 형아가]

 

[오소마츠, 너는 동갑이지 않나. 각하다. 게다가 형제고]

 

[우와아아아아아아아 반항기다!! 카라마츠가 반항기야아아아!!!]

 

[그렇다는 건, 나한테 더는 기회가 없다는 거네. 어쩌지 데카판한테 타임머신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할까. 도와줘, 네코에몽!!]

 

떼를 쓰기 시작한 오소마츠와, 하얗게 재가 된 이치마츠, 그런 둘에게 쵸로마츠가 츳코미를 넣고. 그걸 무시한 채, 쥬시마츠와 토도마츠가 어리광을 부려온다.

이건 이것대로 카라마츠가 좋아하는 시간이다. 형제와 이렇게 시시덕거리는 시간은 싫지 않다.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살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형제들은 좋아한다. 하지만 형제들만의 세계는 좁다. 그것을 가르쳐준 건, 그의 연인이다.

 

(앞으로 좀 더, 자신을 위해 살아가지 않으면..)

 

손익을 따져 사물을 보는 남자에게 배운 것이, 지금 카라마츠의 안에 깃들어있다. 덕분에 카라마츠는 자신의 서투른 점도, 타인을 아프게 하는 점도, 겁쟁이인 점도, 싫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괜찮다. 혼자가 되는 걸 무서워하기만 하는 자신이 아니다. 반드시, 자신을 보듬어주는 그런 존재가 될 거니까.

 

 

[.....하아. 너란 남자는, 겨우 가출이 끝났다 했더니 또 문제를 일으키고. 어쩔 거잔쓰]

 

엉뚱하게도, 둘만의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고 사전 약속도 없이 남의 방으로 뛰어든 카라마츠는, 이야미의 잔소리에 웃고 있었다.

이 남자는 이렇게 불평을 하지만, 단 한번도 그를 거절한 적이 없었다. 반드시 얘기를 들어준다. 그런 점이 응석 부리고 싶어지는 점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카라마츠만의 비밀이다.

 

[뭐얼, 히죽거리는 거잔쓰. 이제 곧 네 형제들이 이 방을 휩쓸고 갈텐데!]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나는 녀석들이 반대해도 여기에 살 생각이다만]

 

[......너어]

 

[이야미가 알려줬잖아. 인생, 즐기며 사는 자가 승리하는 거라고. 나는 좋아하는 사람과 살기로 마음 먹었다]

 

[곧이곧대로 듣는 넌 정말 성가시잔쓰. 역시 악마의 자식]

 

[싫은가?]

 

[우물쭈물하고 자기희생을 늘어놓는 것보다 낫잔쓰. 인간 모두 자기 중심적이잔쓰]

 

지당한 말씀.

그 생각을 가지게 됐으니, 카라마츠는 자신을 비하하기를 그만뒀다. 자신을 위해 사는 것, 그 또한 중요한 것이다.

 

[정말이지, 아저씨랑 둘이서 살고 싶다니. 어떻게 되먹은 신경이잔쓰]

 

[나는 아저씨라도 괜찮다고. 그렇지 않았다면, 너와 민박생활도 못했고. 이야미는 이불에 기어들어가도 쫓아내지 않는 다정한 남자다. 제대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아항~. 뺨을 찌르며 노는 건 좋지 않았다만]

 

이런. 말이 멋대로 튀어나왔다.

금세 이야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이건 그거다. 화내고 있다는 증거이다.

 

[자는 척이었던 거잔쓰?! ---!!]

 

[이야미. 부끄러워 마라. 너의 상냥함은, 최고로 쿨- [휘익!(방망이 같은 걸로 내려치는 소리)] 아하하, 얼굴이 빨갛다고!]

 

좁은 방에서 술래잡기를 시작한다.

꺄꺄하고 떠들썩하게, 어른답지 못한 아저씨에게서 도망치는 카라마츠는 지금 살아가는 이 순간이 즐거워 견딜 수가 없다.

자신이 즐겁게 살기 위해, 큰소리로 웃는다. 이를 행복이라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부르랴.

 

[이야미. 나는 널 좋아하니까 말야]

 

필요로 하지 않다고 곁에 있다. 혼자 두지 않을 거다. 그가 자신을 혼자 두지 않은 것처럼. 카라마츠도 마찬가지로 이야미를 혼자 두지 않는다. 그럴 수 없다.

그 강한 바람의 어린 고백은, 습격해온 형제들에 의해 사라지고 말았다.

 










진짜 끝입니당!!!!!!





그보다 케모마츠2

못 올릴지도 'ㅂ'a


12시 넘어부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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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가출 이야기<>

 

 

 

 

 

[저기이....여긴 파출소가 아니라고. 가출한 형제를 찾을 거면 딴 데로 가지 그래-? 이야미의 폰번호라면 알려줄테니까]

 

 

점점 해가 저물어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포장마차의 주인인 치비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눈앞에는 있는 건, 영업시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차에 쳐들어와 잔을 기울이는, 악우놈들이라 불러야 마땅한 마츠노가의 형제 5. 투명한 액체는 물로,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주인이 몇 번이고 주의를 줬음에도 형제들은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예상한 반응이긴 하지만, 이렇게나 예상대로의 반응을 보이면 도리어 맥이 빠지고 만다.

정말이지, 어젯밤부터 영업방해도 어지간하다. 한밤중, 갑자기 자길 찾아왔다 싶었더니만, 차남이 어디 있는지 모르냐며 따져 묻질 않나. 이야미의 연락처를 가르쳐 달라며 사정을 하질 않나. 사정을 들어보니, 정말이지 한심하기 짝이 없는 형제싸움이질 않나. 아아, 엄한 사람 끌어들이는 거 아니라고, 정말.

분명 이야미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마츠노가의 인간과 얽혀, 좋은 적이 없으니 말이다.

 

[.........뭐어, 녀석이 돌아오면 팥밥이라고 지어놓는 건? 화해와 축하, 두 가지 의미를 담아서 말야]

 

무거운 공기를 부수려 농담을 던졌지만, 더욱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되어 치비타는 말실수를 해버렸다며 식은땀을 흘렸다.

마치 밤새 러브호텔에 있는 어느 형제를 상상하는 듯한, 비관, 발광, 낙담, 그리고 절망.

아아, 그런가. 이게 지옥인가.

 

(이야미와 카라마츠가아-!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치비타가 예상하건대, 이야미니까 아마도 카라마츠를 안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반대는? ..............아니아니, 상상만 해도 토할 것 같다. 그런 상상은 웬만하면 하고 싶지 않다.

아무튼, 녀석이 논 게이라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형제들이 찾는 차남도 마찬가지. 그들은 둘 다 게이가 아닌, 여자들을 엄청 좋아하는 놈들이다.

그럼에도 둘이 사귀는 건, 작은 오해로 인한 거겠지. 아마도. 훗날, 그것이 사랑으로 변해간다 한들, 치비타에겐 아무런 책임이 없다.

 

[카라마츠. 이야미가 자신을 필요로 했으니까, 사귀는 걸 기쁘게 받아들인 거래]

 

치비타는 떠올렸다.

자신에게 서로 사귄다는 걸 고백하러 온 카라마츠와 이야미를. 후자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에 관자놀이를 문지르고 있었지만, 카라마츠는 정말 기쁜 듯이 사실을 고백해왔다.

그때는 멍하니 듣고만 있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뭔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그는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것도,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닌, “필요로 한다라는 것에 기쁨을 표현했다.

 

[돈보다도 자신을 원했다, 이건가.....너희들 말야. 카라마츠한테 들었지? 너희들은 날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뭔가,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가 있었을지도. 이야미랑 사귀기 전부터 말이야]

 

돈보다 자신.

그 단어와 카라마츠의 변화는, 치비타에게 잊을 수 없는 어떠한 사건을 떠오르게 했다. 그건 자신이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어느 한 유괴 사건.

 

[난 말야, 좋은 짓이든 나쁜 짓이든, 그걸 한 사람은 금방 잊어버려도, 당한 쪽은 계속 기억한다고 생각해. 물론 카라마츠도 그럴테지]

 

저물어가는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다.

마을의 수평선 너머로 저무는 석양을 바라보며, [그 녀석. 앞으로 나아가려 필사적인 걸지도 몰라] 라고 중얼거린다. 새빨간 햇살이 포장마차를 하염없이 내리쬔다.

 

[가출이면 얼마 안 가서 형제들이 그리워서 돌아오겠지. 뭔가 있다고 해도, 그 안쓰러운 남자는 형제를 엄청 좋아하니까. 이야미도 옆에 있을 테고. , 그러고 보니 녀석들 연인이었지! 그럼 사랑의 도피라도 했을지도]

 

-, 농담이지만.

 

 

자기 나름대로 우스갯소리를 던진 거였지만, [, 어이!] 여섯 쌍둥이들이 쇼크를 받은 나머지 잔을 든 채로 지면에 그대로 넘어가버렸다.

그리고 머지않아, [이야미가 내 매부[각주:1]라니이!!!] 그런 거 싫어싫어싫어어어-, 라며 오소마츠가 떼를 쓰거나, 죽는 수밖에 없어, 라며 어둠마츠가 된 이치마츠가 바닥을 기며 이동. 그걸 말리려 쵸로마츠가 바지를 잡자 엉덩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쥬시마츠가 괴수 같은 소리로 울부짖고, 토도마츠가 당황하며 달래기 시작한다.

 

어지간히도 혼란스러운 상황에, 불쌍한 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라 깨달은 치비타는 턱을 괴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야미. 카라마츠 데리고 빨리 와달라고. 내 위에 구멍 뚫릴 것 같아아...]

 

 

 

녀석들 탓에 영업이 전혀 되질 않는다.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가출 이야기<>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이서 이용하시는 거 맞으시죠? 그럼, 이쪽의 그룹 방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장기 체류를 하시면, 할인도 가능합니다]

 

[할인이라니 이득이로군, 마담. 이 그룹방으로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고객님들께선 여기서 대학 동아리 모임이라도 하는 건가요? 장기체류라니 사이가 좋은 모양이네요]

 

[아니, 우리들은 동아리 같은 게 아닌, 운명의 붉은실로 이어진 커플이다. 그리고 절찬 가출중이지. 최고로 쿨하지 않나?]

 

산 넘어 산이다, 이쪽도 저쪽도 다들 호모취급.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무사히 산의 민박집에 다다른 이야미는, 자신들의 관계를 듣고 억지 미소를 띠는 접수처의 나이 든 여성에 한숨을 내쉬었다. 멋진 척 폼을 잡는 카라마츠에 또 다시 깊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뇌리에 스쳐지나간 것은 러브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한 후의 광경.

호텔을 나갈 때, 낯선 행인이 우연히도 자신들의 모습을 보았고, 그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어이, 저 호텔에서 둘이 같이 나왔다는 건, 설마 너희들....! 하고, 기겁한 표정이었다.

게다가 기운이 넘치다 못해 흐르는 카라마츠가 큰 목소리로 [거울이 잔뜩 있는 방이어도 푹 잘 수 있구나!] 라고 쓸데없는 말을 지껄인 탓에, 행인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아아, 이 세상엔 악귀들 천지다.

 

확실히 우리들은 커플이니 호모가 맞긴 하지만, 결단코 자신들은 호모가 아님을 여기서 강력하게 선언하고 싶다. 이야미는 남자가 아닌 여성이 좋은 남성이다.

그런데, 아아, 어째서 이런 일이!

 

[올해의 미는 액년이잔쓰? 그럼 신사에 가서 액막이를 해야....]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고 있자, [신사?] 하고 제 말을 슬쩍 들은 카라마츠가 호기심을 보였다.

 

[이야미, 신사에 가고 싶은 건가? 전혀 흥미가 없어 보이는데. 좋다, 나도 같이 가지. 운명 공동체니까 말이지!]

 

앞머리를 휙하고 날리며, 새하얀 이를 보이는 카라마츠의 뺨을 꼬집는다.

[아흐아, 아하!!(아프다, 아파)] 무슨 짓인가, 하고 뺨을 문지르며 눈물을 글썽이는 남자에, [폼 잡는 건 안 어울리잔쓰] 라고 말을 툭 던진다.

그러자 카라마츠가, 가끔은 폼 잡고 싶다고, 라며 입술을 삐죽인다.

이른바, 연인 앞에서는 멋있게 보이고 싶은 모양이다. 오히려, 멋있는 척할 뿐인 안쓰러운 사람으로 보인다. 란 말을 삼키며, 이야미는 대답했다.

 

[그대로인 편이 좋잔쓰]

[멋진 대사를 날리는 나는, 최고로 쿨 가이라고 생각한다만]

 

대체 뭐가 쿨 가이란 걸까.

 

[멍청하긴. 겉모습만 신경 쓰는 너와 미는 다르잔쓰]

 

겉모습만을 신경 쓰는 카라마츠에게 괜히 불평을 내던지고 말았다. 다소 속시원해진 건, 여행 중 받았던 냉대 때문일까.

하지만 카라마츠는 어째선지 뺨을 긁으며, [, 그런가] 수줍은 듯 뺨을 붉히며 헤실헤실 웃었다.

 

[그럼 원래 모습대로 가겠다. 이야미는 나의 겉모습이 아닌 속을 봐주니까. 뭔가 부끄럽군]

 

뭐라고 변명하고 싶다.

자신은 조금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 하지 않았다. 할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가 된 것은 카라마츠의 궁극의 포지티브 사고 탓이겠지.

덕분에 또 접수처의 나이 든 여성이 굳은 미소를 띠고 있다.

 

[, 요즘은 다양한 연애가 있으니까요]

 

억지스레 옹호해주는 이 상황이 괴롭다.

완전히 풀이 죽어, 머리를 마구 헤집고 싶은 이야미였다.

 

 

 

안내 받은 방은 싼 민박집인 만큼, 정말 잠만 잘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방이었다.

서양식 방에 이층 침대 하나 그리고 소파가 하나. 화장실이나 욕실, 세탁이나 식사 등을 하는 공간은 다른 고객들과 같이 쓰는 것 같았다. 종업원에게 설명을 들은 후, 재빠르게 자신들의 방으로 뛰어들었다.

카라마츠는 쏜살같이 침대로 향했다. 눈을 반짝이며 이층 침대를 바라보고 있어, 이야미는 허둥지둥 1층으로 향해 그 자리에 드러누웠다.

그걸 본 카라마츠가 자신이 위쪽을 써도 괜찮냐고 묻기에, 멋대로 하라며 어깨를 들썩였다.

 

[고맙다 이야미. 한번쯤은 위에서 자보고 싶었거든! 이런 건 늘 형제들한테 양보했었으니까]

 

2층 침대의 2층은 어린애들의 동경이다.

그렇기에, 가족여행의 숙박에서 2층 침대가 있을 때면 늘 전쟁이었다는 카라마츠. 형제들을 생각해 매번 밑에서 잤지만, 사실은 자신도 위에서 자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럼 그렇게 주장하면 될텐데.

이야미는 속으로 그리 말하며, 사다리를 재빨리 타고 올라가는 카라마츠를 지켜보았다.

 

[오늘부터 여기가 나의 성이다]

 

위에서 큰소리로 떠들어 대는 남자에, [애잔쓰] 라고 비아냥거리자, 카라마츠가 이야미를 불렀다.

뭔가 싶어 몸을 일으키자, 시야에 카라마츠가 얼굴을 거꾸로 들이밀어, 무심코 셰-! 하고 포즈.

 

[저녁은 어쩔 건가? 내일 일정도 정해야겠지]

 

놀란 이야미를 보고 웃으며 카라마츠가 태평하게 말을 건넨다.

그게 분했던지 어른답지 못한 뻐드렁니의 남자는 긴 다리를 들어, 위층 바닥을 걷어찼다. 그러자 또 다시 웃음을 터뜨린 카라마츠는 바닥을 꾹 누르려는 듯 체중을 힘껏 실었다.

 

 

 

 

 

◆◆◆

 

 

 

 

산속 민박집에 왔다고 해서 이야미에게 특별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저 카라마츠가 자기 집에 쳐들어와 시끄럽게 울고는 집에 가기 싫다고 선언한 탓에, 되는대로 밖에 데리고 나온 것뿐이다. 그저 낡은 아파트의 해약을 피하려 한 행동이었다.

 

그 탓에 민박 요금이나 밥값 등, 쓸데없는 지출이 많아졌다.

이렇게 될 거였다면, 그냥 아파트 해약을 택하는 게 정답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건, 민박 생활 3일째가 됐을 무렵이었다.

니트 생활을 즐기던 남자의 가출에 어울려주고 있는 탓에, 이 생활을 시작하고부터는 매우 게으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라고는 하지만, 수상한 구인정보를 찾아내고는 거기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이야미다. 니트 생활을 만끽하는 카라마츠와 별 차이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아침은 9시경에 일어나, 식당에서 미리 사두었던 빵을 먹은 후, 둘이서 느긋하게 산을 산책하거나. 산기슭의 마을까지 차를 몰거나. 일용직을 발견하면 식비를 충당하기 위해 둘이서 즉흥적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토목공사 알바를 뛴 날에는 반나절을 전신 근육통에 시달려, 민박으로 돌아간 이야미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젊은 카라마츠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양인지, 이야미의 등에 습포를 붙여주며, [나이를 좀 생각해라] 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은 아직 젊다며 성질을 부리다가, 뚜둑, 하고 등에서 소리가 나면서 엄청난 고통이 밀려와 셰-! 하지만 그 포즈가 또 다시 고통을 자아내, 이야미는 셰 포즈 그대로 굳어버렸다.

 

[무슨 짓인가, 이야미! , 무리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 정신 차려라, 그 포즈로는 등이........지금 원래대로 되돌릴테니까]

 

[으아아아아아아아! 무리잔쓰! 움직였다간 미의 몸이 부숴져버릴 거잔쓰!!]

 

[하지만, 이대로는 등에 부담이 간다고. 금방 끝나니까. 괜찮다, 나를 믿어라!]

 

[, 잠깐, 기다리라잔쓰! 정말 무리, 잠을 잘못 잔 듯한 느낌, 셰에에에에에에에!! 넌 정말 바보잔, 셰에에에에에에에에!!]

 

 

우드득, 빠각, 뿌득, 하는 소리를 끝으로 이야미는 정신을 잃었다.

 

 

 

 

그런 소동이 있었음에도,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다.

어느새 가출청년에게 얽힌 지 열흘. 그와 숙식을 같이 하고, 식비를 위해 일용직을 전전하며 돈을 벌거나, 기분 전환을 위해 산책을 하거나, 마을의 파칭코에 가는 등.

카라마츠와는 매일 그날그날의 생활에 대해 의논했다. 돈이 없어 아슬아슬하다고 걱정할 때도 있는 반면, 돈이 조금 남아도니 마시러 가자고 할 때도 있었다. 구인 잡지를 보며, 조건이 무서울 정도로 좋은 일에, 둘이서 수상하다는 둥, 미심쩍다는 둥 끝없이 물고 늘어진 적도 있었다.

 

빠듯한 생활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정말이지 평화로웠다.

 

 

가출소년인 카라마츠지만, 아직은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

말끝마다 형제를 걱정하는 건 다름없었지만(기본적으로 카라마츠는 형제를 좋아하니까), 이번 일은 상당히 잘 견디고 있었다. 하려고만 하면 할 수도 있었던 전화도, 연락도 일체 하지 않고, 가출 생활을 만끽했다.

 

그리고, 이건 이야미의 개인적인 견해지만, 지금의 카라마츠는 아이같다.

예를 들자면, 2층 침대의 2층에서 자고 싶다고 겉으로 드러내는 것도 그렇고, 아침에 빵만 먹는 건 이제 싫증난다며 트집을 잡거나, 밖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이야미에게 보고하는 것도 그렇다.

 

[이야미. 오늘은 파칭코에 가자. 운명의 여신이 내게 미소를 지어주실 것 같은 기분이거든. 오늘 꿈이 좋았다]

 

가출을 한 이후로 카라마츠는 상당히 수다쟁이가 되었다.

좋아하는 건 좋다고 몸으로 표현하고, 싫은 거나 트집을 잡고 싶은 건 표정이나 말로 드러내게 되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의지를 갖고, 하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야미의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는데, 열흘이나 같이 생활했으니까 싫어도 그 변화를 알아차리게 된다.

 

(형제가 없으니까 그런 거겠지. 분명)

 

여섯 쌍둥이의 세계관 따위는 하나도 모르지만, 카라마츠는 형제와 떨어진 결과, 억제된 면이 해방되어 제 나이 또래의 모습을 점점 드러내었다.

좋은 건 좋다고, 싫은 건 싫다고, 그렇게 확실한 태도로 말한다. 당연한 그 감정을, 당연하게도 겉으로 드러낸다.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나이차도 꽤 있어, 연상에게 조금 어리광을 부리는 걸까. 아니, 어쩌면 연인이라서? ........어느쪽이든 기쁘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열흘째의 그날.

꿈이 좋다던 카라마츠와 파칭코로 향한 이야미였지만, 어느 것 하나도 운명의 여신은 웃어주지 않고, 패배의 쓴맛만 본 채 민박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주 시원하게 전부 날려버린 탓에 헛웃음만 나온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캔맥주와 닭꼬치를 샀지만, 그 기억이 희미하다.

 

[뭐어가 운명의 여신이잔쓰. 네 육감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잔쓰!!]

 

[하하, 이상하군. 꿈은 정말 좋았는데 말이지. , 그런 날도 있는 거지]

 

크게 날린 것에 신경도 쓰지 않고, 카라마츠는 입꼬리를 느슨하게 늘어뜨리곤 즐거운 듯 뛰며 걸었다. 3만이나 날렸는데도.

머리 뒤쪽으로 팔짱을 낀 채, 무거운 한숨을 내쉬는 이야미는 머릿속으로 향후 일정을 세웠다. 내일은 일용직을 뛰어서 돈을 벌어둬야겠지.

자신들이 숙소에 도착할 때를 가늠하기라도 한 듯이,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노을이다. 이야미, 노을이라고]

 

[보면 알잔쓰. 별로 특별한 것도 아니잔쑈]

 

불평도 뭣도 아닌 말.

카라마츠는 민박집 주차장을 향해 달려간다.

저걸 내버려두고 먼저 방에 들어갈까. 하던 이야미의 생각은 [빨리 오라고] 라는 카라마츠의 부름에 쓸모없게 된다.

 

[정말이지, 미는 왜 저런 애한테 휘둘려야 하는 거잔쓰....]

 

아아, 맙소사.

고개를 좌로 흔들며 한숨을 내쉰 이야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카라마츠를 뒤쫓았다.

그는 주차장을 쭉 가로질러, 전락방지의 난간에 몸을 기대고 있다. 그렇게나 저녁놀이 좋은 걸까, 카라마츠는 저물어가는 태양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목덜미를 잡아당겨 난간에서 카라마츠를 떼어낸 이야미는 난간에 앞에 앉아 편의점 봉투에서 캔맥주를 꺼내들었다.

 

[아릅답군, 노을. 정말 아름다워]

[, 그거 잘됐잔쓰. 답지도 않게, 그런 거 좋아하는 거잔쓰?]

 

그렇게 투덜거리자, 석양에 비친 옆모습이 이쪽을 향해, [싫어한다].

농담이라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담담한 목소리로, 카라마츠는 석양이 싫다 말했다.

저것은 세계를 새빨갛게 물들여, 아름답고도 멋진 광경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를 싫다고 말하는 카라마츠에 의아한 눈초리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싫어하면서 석양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는 그의 심정을 이해할 수가 없다.

 

[석양을 보면, 자신이 너무 작아 보이지 않나]

 

[그렇다면 석양은 그리 달갑지 않은 존재겠잔쓰. 그런 하찮은 이유로 싫다고 하다니]

 

[하찮다, 인가......그렇군. 정말이지 하찮은 이유다]

 

드물게도 이야미의 시비조에 풀이 죽은 카라마츠다.

평소엔 포지티브한 주제에, 지금의 그는 어째서 네거티브한 걸까? 어느쪽이든, 이야미는 카라마츠가 아니니,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으면 그가 저러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향수병이라도 생긴 거잔쓰?]

 

일단 화제를 돌리려 그리 말을 걸었지만, 카라마츠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 나름대로 형제를 걱정하고 있는 듯, [돌아가기 싫은 게 아니다]라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지금 집에 돌아가면 형제들에게 또 화를 내고 말 거라는 카라마츠.

 

화내고 싶으면 내면 되는 것 아닌가.

이야미가 그리 태연하게 말을 해도, 그는 상처를 주는 게 무섭다, 라며 눈썹을 아래로 축 늘어뜨린다. 형제 싸움이든 뭐든, 형제에게 분노를 돌리는 건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게 화를 내놓고서, 이제 와서 무슨 소릴까.

[있지, 이야미] 진지한 표정의 카라마츠가 석양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네가 본 나는, 어떤가? 제대로 연인이 되어 있는가?]

 

당돌한 질문에 머금고 있던 맥주를 분수처럼 내뿜을 뻔했다.

기도로 넘어가버린 술에 연신 콜록이며 눈물을 글썽이자, 카라마츠가 놀란 얼굴로 걱정한다.

누구 탓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쓸데없는 걱정을 내치며, 턱까지 타고 흐른 맥주를 손등으로 닦아낸다.

 

[갑자기 뭐잔쓰]

[나는, 생각한 걸 그냥 물어봤을 뿐이다만.....이야미한테 보여진 나는, 어떤지 궁금해서 말이다]

 

어떻고 저떻고 간에, 망할 꼬마, 그뿐이다.

하지만, 분위기를 읽은 남자는 곧바로 답하지 않고, 그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한다. 적당히 말했다간 지금보다 더 귀찮을 일이 될 것 같고, 신경도 쓰이니 그러고 싶지 않다.

 

[너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잔쓰?]

[?]

 

[그러니까, 넌 너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거잔쓰. 형제들과 싸운 주제에, 형제를 상처입히는 게 무섭다니, 뭐잔쓰. 그런 사정을 하나하나 신경 쓰는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잔쓰?]

 

좀 더 상냥하게 말하면, 저쪽의 당황스런 표정도 조금 풀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미는 애초에 좋은 소리를 못하는 남자로, 이런 식으로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럴게, 그는 이야미니까.

 

[........쿨 가이, 려나]

[하아. 너란 남자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만 잔뜩 늘어놓고...그래서 다른 건?]

[...기타를 좋아하는 남자. 세계평화를 바라는, 멋진 나?]

 

이쪽에 되물어도 곤란하다. 이야미는 어이없단 표정이다.

[그리고?] 아직 카라마츠에게,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상대는 으음, 으음, 하고 고래를 갸웃거리며 곤란해한다. 자기에 관해선 좀처럼 말이 안 나오는 모양이다. 형제 얘기를 할 때면 수다쟁이가 되면서.

 

그걸 지적하자, 그는 브라더의 얘기라면 뭐든 할 수 있다, 라고 답한다. 그럴게 엄청 좋아하는 이들이니까 말야. 말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는 카라마츠.

그에 반해 나에 관해서는 좀처럼 얘기할 게 없다, 라고 그는 자신을 내려다본다. 그건, 말할 게 없으니까. 텅 비었으니까. 자랑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렇다. 아무것도 없다. 내게는, 텅 비어서 자랑할 거라곤 아무것도 없다]

 

카라마츠는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야미는 가만히 그의 말을 들었다. 아직 말을 꺼낼 타이밍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 결과, 카라마츠는 자신에 관해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건 패배의 감정이었다. 할 얘기는 없다, 고한 주제에 모순이다.

 

[금방 형제들을 아프게 만든다. 상처를 준다. 괜찮을 거라 생각한 행동들이, 녀석들에겐 민폐만 끼치고 만다. 그런 자신이, 정말이지 싫다]

 

점점 감정적으로 변해간다.

 

[나는 정말이지 쓸모가 없고, 겁쟁이다. 녀석들의 우리에 들어가고 싶은데, 늘 눈치만 보고 있다. 언동에 일일이 신경 쓰고 만다]

 

그러니까 다들 날 필요로 하지 않는 거라고, 원하지 않는 거라고, 쓴소리를 뱉어냈다. 상당히 상기된 목소리였다.

 

[나뿐이었다. 나만, 여섯 쌍둥이란 우리는 절대적이라고 생각해 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니 무슨 일이 생기면, 여섯 쌍둥이는 여섯 쌍둥이를 위해 달려온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던 거다.

어딘가 반쯤 미쳐버린 듯한 카라마츠에, 이야미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절대로, 라는 전제를 두다니, 그런 거 값싼 도박이나 마찬가지잔쓰. 패배가 뻔히 보이잔쓰]

 

드물게도 반박을 걸어온다. 완전히 발가벗겨진 감정이, 영락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계속, 그렇게 살아왔다 우리들은! 너희가 나고, 내가 너희들.........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함께 움직인다. 그렇게 우리들은, 우리들은!]

 

[그러니까, 넌 지친 거잔쓰. 아니잔쓰?]

 

상대가 당황한다.

 

[지쳤, ?]

 

무슨 소린가, 의미를 모르겠다, 라고 눈을 희번덕거리며 그에게 물어온다. 여섯 쌍둥이는, 카라마츠가 말하는 여섯 쌍둥이는, 어떠한 이상을 가지고 있다, .

여섯 쌍둥이를 갖고 있지 않은 이야미로는 그이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쌍둥이조차 잘 모르니까, 그에게 있어 여섯 쌍둥이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고,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 카라마츠는 여섯 쌍둥이 중심으로 살아가려고 하는가.

 

[방금 네 얘기는, 형제를 통해 자신을 보고 있을 뿐이잔쓰. 그것도 안 좋은 점만. 듣는 사람도 지쳐버리잔쓰]

 

[..........사실이니 어쩔 수 없지 않나]

 

[그럼 네 이름을 여섯 쌍둥이의 카라마츠이라고 개명하는 게 어떻잔쓰? 쌍둥이건, 여섯 쌍둥이건, 너는 너잔쓰]

 

이야미는 이렇게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여섯 쌍둥이의 세계를 절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 세계를 기준으로 자신을 보고, 자신의 평가를 올리거나 내리는 거다. 좋은 점도 분명 있겠지만, 카라마츠처럼 상처 받고는 자신을 혐오하는 부분도 있다. 라니, 이 얼마나 답답한 세계인가.

자기 멋대로 살아가는 이야미에게는, 무척이나 답답한 세계였다.

 

[알고 있지 않잔쓰. 이 넓은 세계는 여섯 쌍둥이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견딜 수 있을 것 같잔쓰?]

 

한심하게 눈썹을 내리깔고 있는 카라마츠의 미간을 쿡쿡 찌른다.

 

[세계는 자기중심. 요컨대, 즐겁게 사는 게 이기는 거잔쓰. 예를 들어, 형제가 마츠노 카라마츠를 싫어한다고 해도, 멸시하고 바보 취급한다고 해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하고 속으로 덧붙이며 어깨를 으쓱했다.

 

[마츠노 카라마츠에게 있어서, 그건 세계의 일부분일 뿐이잔쓰. 자신이 텅 비었다거나, 쓸모가 없다거나, 그렇게 결정하긴 아직 이르잔쓰]

 

일일이 형제들의 언행에 상처를 받을 거라면, 그냥 떠나버리면 된다. 그래서 그쪽에게 미움을 받게 된다면, 자신도 그쪽을 미워하면 되는 거다. 반대로, 자신은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다. 형제가 사과했을 때, 그걸 용서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지내면 되는 거고, 용서한다면 원래대로 돌아가면 되는 거다.

 

전부 카라마츠 하기 나름인 것이다.

 

그래, 마츠노 카라마츠가 살아가는 세계는 여섯 쌍둥이의 세계가 아니다. 자신이 중심인 세계니까.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이야미도 그렇고, 치비타도 그렇다. 그것이 당연한 세계이다.

 

[자신을 원하니까, 녀석을 위해서라든가. 형제를 위해서라든가. 그런 삶의 방식보다, 자신을 위하는 삶을 살아가라잔쓰. 일부러 살아가기 힘든 길을 가다니, M잔쓰?]

 

[.........이야미]

 

[어차피 살아갈 거라면, 즐겁게 살아가는 게 좋잔쓰. 네 인생은, 너의 것이잔쓰]

 

조금은 자기중심적으로 살고,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게 어떻잔쓰.

카라마츠에게 묻자, 그는 눈물과 콧물로 엉망인 얼굴로 바닥에 눈물자국을 만들었다.

 

[날 필요로 해주면, 그것만으로.....인정받은 기분이 들어서. 어떤 짓을 당해도, 받아 넘기면 녀석들........사이에 넣어주지 않을까 해서]

 

[본심이잔쓰?]

 

[아니다. 나는, 나는......가능한 날 다정하게 대해줬으면 했다. 너도 소중한 형제라고 말하며, 모두 마중나와 있기를 바랐다. 계속, 계속, 기다렸다]

 

자리에 주저앉아, [구해주러 오지 않은 녀석들이 나쁜 거다!] 라고, 애처럼 성을 냈다.

 

감정을 잔뜩 표출해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려는 거겠지. 이야미의 종아리를 두드리며, 카라마츠 사변에 관해 얘기했다.

 

녀석들도 똑같이 외상값이 쌓여있는데, 어째서 자신만 유괴당하고, 바다위에 방치당한 건가. 물건을 던지다니 너무하다. 다들 내 입장이었다면, 진심으로 원망하는 것만으론 끝내지 않을 거면서. 이치마츠 때에는 여섯 쌍둥이 모두 협력했으면서, 어째서, 나만, 어째서.

 

이치마츠 사변 때에도 그렇다. 이쪽은 마음을 써줬는데, 그런 처사라니. 나니까 괜찮겠지, 라니 그런 거 불합리하다. 사랑하는 형제라도 한도가 있는 법이다.

 

슬펐다. 괴로웠다. 무서웠다. 미움 받기 싫었으니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많이, 아주 많이 화가 났었다.

다정하게 대해줬으면 했다. 마중을 와줬으면 했다. 그들에게 필요로 해지고 싶었다. 모두가 날 위해 움직여주길 원했다.

나는 형제들에게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걸까. 모르겠다, 이제 뭐가 잘못된 건지, 내가 잘못인 건지, 형제들에게 화를 내도 좋은 건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전혀 모르겠다.

 

 

꽤나 쌓여있었는지, 카라마츠의 한탄은 멈출 줄을 모른다.

하지만, 이걸로 된 거라며 이야미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위해, 화를 내는 것. 그게 이 남자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시간일테니까.

 

[카라마츠. 석양, 다 저물었잔쓰]

 

잔뜩 울부짖던 카라마츠가 점차 진정해갈 무렵, 이야미는 난간 너머로 보이는 하늘을 턱끝으로 가리켰다.

느릿느릿 고개를 든 그에게, 못생겼다, 며 한마디를 던지고 곧 저녁시간임을 알렸다.

 

[산에서 보는 밤하늘은, 더 빨려들어갈 것 같군]

 

이야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곤, 빨갛게 부어오른 눈가를 문지르는 카라마츠. 그런 그의 얼굴에 두려워하는 기색이 남았는지 확인한 이야미는 아까의 답을 전했다. 이야미 자신이 카라마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본 그대로 어린애잔쓰. 작은 일로 고민하는 어린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잔쓰. 알고있잔쓰까? 형제와 떨어진 후로, 꽤 애처럼 군다는 거]

 

[, 그런가? 평소와 같다고 생각했다만]

 

이렇게 모르고 있으니까, 그러니 더 성가신 거다. 정말로.

 

[어른처럼 구는 것보다 낫잔쓰. 그리고 지치는 것보단 훨씬 낫고]

 

[이야미는 어째서 그렇게 강한 건가? 내 마음도 꿰뚫어보고]

 

[미는 계속 혼자서 살아왔으니까잔쓰. 너와는 달리]

 

[외롭진 않은가?]

 

[혼자인 편이 더 편하잔쓰. , 가끔은 이렇게 휘말리기도 하니, 매일이 지루하지는 않잔쓰]

 

이쪽을 바라보는 카라마츠에게, 어쩔 수 없으니 또 가출놀이에 어울려주겠잔쓰, 하고 코웃음을 친다. 다음은 유료라는 말도 덧붙이고서.

 

[이게 정말 진심으로 귀찮은 놈이라면, 미는 말도 안 했을 거잔쓰. 그러지 않았다는 건, 너는 그 나름대로 미에게 있어 이득이 있는 존재라는 거잔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민폐만 끼치고 있고]

 

[그렇잔쓰. 그래도 매일이 자극적이라 싫증은 안 나잔쓰]

 

그러자, 카라마츠가 코를 훌쩍거리며, [또 어울려주겠나] 하고 웃는다. 드디어 보인 미소는, 여기저기 엉망으로 물들어있지만,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조금, 사고를 바꿔보겠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을 위해서 생각하지]

 

[그게 보통이잔쓰. 누군가를 위해서만 생각하면 피곤해지잔쓰. 너는 신부라도 되고 싶은 거잔쓰?]

 

[후훗, 그것도 좋을지도 모르겠군. 꿈이 세계평화니까――, 있잖나 이야미, 앞으로도 계속 옆에 있어도 괜찮겠나?]

 

[아저씨 상대로 괜찮은 거잔쓰? 네 성향을 의심해보는게 좋겠잔쓰]

 

이야미의 비아냥에도 아랑곳 않고, 호의적인 발언이라곤 한마디도 하지 않은 그에게 [나는 이야미를 좋아한다] 라고 큰 목소리로 답하며 부드럽게 웃는다.

그 탓에 손에 쥐고 있던 캔맥주를 떨어뜨리고 만다. , 태연스럽게 그런 말을 하다니.

 

[이제, 이야미는 혼자가 아니다. 내가 있으니까]

 

[, .....무슨 소릴]

 

[이야미 덕분에, 나는 혼자가 아니게 되었다. 그러니, 나도 이야미의 옆에 있겠다. 네가 날 필요로 해서가 아니라, 옆에 있고 싶으니 옆에 있겠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말하며 웃는 그의 미소가 눈부셔, 이야미는 현기증을 느꼈다.

그 덕분에, 주차장에 있던 다른 이용객들이, 어라? 저거저거, 커풀의 고백인가, 하고 흐뭇한 듯한. 하지만 동성끼리라 조금 짜게 식은 듯한 눈길을 보내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호모 취급이다. 자신은 여자애를 좋아하는데. 정말 좋아하는데.

 

 

아무튼, 이런 상황을 만든 카라마츠에게, 아무래도 심경의 변화가 생긴 모양이다.

지금까지 이상으로, 자신의 기분이나 의견을 강하게 드러내게 되었다. 이야미의 조언을 따라, 자기중심으로 멋대로 살아가기로 한 걸지도 모른다.

한밤중에 깨어난 이야미는, 관자놀이를 손으로 짚었다. 혼자는 쓸쓸하다며 멋대로 이야미의 이불에 들어온 카라마츠가 새근새근 나직하게 숨소리를 내고 있다.

 

[...........아저씨랑 같이 자고 싶다, 그 사고를 이해할 수가 없잔쓰]

 

하지만, 너무도 행복한 얼굴로 자고 있어, 내쫓을 생각도 들지 않는다. 허리가 아프니 2층에 올라갈 수도 없어, 이야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은 또 위험한 계단을 올라버린 거 아니냐며, 신음소리를 냈다.

 

[보면 볼수록 바보 같은 얼굴이잔쓰]

 

잔뜩 풀린 자는 얼굴에 화가 나, 그의 뺨을 몇 번인가 쿡쿡 찌르며 놀았다. 하지만 그것도 금방 질려 살짝 그의 배를 두드렸다.

그에 카라마츠는 더 안심한 얼굴이 된다.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자신도 중증이라며. 병원에 가서 한번쯤 검사를 해봐야겠다 생각하는 이야미였다.

 

(하아아, 왜 미가 이렇게 성가신 애를 돌봐야하는 거잔쓰)

 

그렇게 생각하며 앞으로의 예정을 고민한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

 

 

 

 

 

카라마츠의 가출은 처음 예정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일주일 정도려나, 하고 생각했던 가출도, 어느샌가 2주가 지나고 있었다. 일용직을 뛰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어, 그리 못 살 정도는 아니지만 설마하니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다니.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심경의 변화가 생긴 카라마츠는, 드디어 집에 돌아가겠다고 입을 열었다. 역시, 형제들의 안부가 궁금한 거겠지.

그걸 들은 이야미는 치비타에게 연락해, 여섯 쌍둥이에게 전해달라고 한다. 카라마츠가 돌아가려 한다는 걸 들으면, 쏜살같이 달려올테니까.

 

2주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이야미는 마츠노가로 향하는 게 아니라, 공원으로 향했다. 일부러 해질무렵에 맞춰 공원까지 데려다주다니, 이 얼마나 상냥한가. 세계 제일의 상냥함을 바겐 세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자화자찬과 함께 답지 않게 자신에 대해 비아냥거린다.

 

 

조수석에 앉은 카라마츠는 주변을 볼 여유는 없는 모양이다. 돌아가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형제들을 만날 용기는 없는 것 같다.

 

[이야미와 좀 더 민박집 생활을 즐기는 게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군]

 

후회의 말까지 내뱉는 걸 보니, 이번 형제 싸움은 상당히 큰 듯하다. 곧이어 돌아가기 싫다며, 투덜거리기 시작한다.

 

[그럼 이번엔 바다 근처 민박은 어떠잔쓰?]

 

브레이크를 밟아 공원 앞에 차를 세우며, 이야미가 카라마츠에게 물었다.

이제 마음이 바뀌었으니까, 형제들로부터 떨어져 보는 것도 좋은 수라는 이야미. 한가하니까 거기에 어울려주겠다 제안한다.

, 저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형제들을 내버려둬도 괜찮다면. 그렇게 말하며 공원을 가리킨다.

 

[, 어째서 녀석들.......]

 

카라마츠가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공원 저편에서는, 악마와도 같은 여섯 쌍둥이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무서운 얼굴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그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카라마츠였지만, 안심해도 된다. 저건 치비타에게 말을 전한 자신에 대한 살의니까.

 

[다섯시 정각. 놈들은 요구를 들어준 모양이잔쓰]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마침 딱 다섯시와 1분 사이에 머물러 있다.

 

[요구?]

 

카라마츠의 당혹감은, 오소마츠의 고함소리에 의해 사라진다.

 

[어이, 임마 이야미!! 약속대로 백만, 준비해왔다고!! 카라마츠를 돌려줘!]

 

 

 

우효효효효횻.

정말로 준비해오다니, 녀석들은 바보잔쓰, 라며 배를 부여잡고 웃는 이야미. [백만?] 무슨 일인지 물어오는 카라마츠에, 밉살스럽게 답을 한다.

 

[치비타에게 말을 전해뒀잔쓰. 내일 5, 몸값 백만을 가지고 아카츠카 공원으로 와라. 그렇지 않으면 카라마츠를 아내로 데려가겠다. 라고. 우효효효효효! 정말 받게 될 줄은 몰랐잔쓰!]

 

[, 언제 그런 짓을]

 

[보라잔쓰. 저 눈, 지금이라도 당장 미를 죽일 것 같잔쓰]

 

무섭다 무서워, 이야미는 형제애가 너무 무겁다며 비아냥거린다.

그리고, 카라마츠에게 설명한다. 그 정도로 남한테 주기 싫었던 거라고. 녀석들 상태를 봐선, 아마 백만을 모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썼을 거라고(그야말로 진짜 모든 수단을 사용). 카라마츠를 뺏기지 않게 돈을 모은 것이다.

사랑받고 있잔쓰. 이야미는 악마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를 데리러 오기 위해, 저렇게 노력했잔쓰. 그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잔쓰?]

 

[하지만, 믿을 수 없다............그치만 녀석들......나한테]

 

카라마츠는 차에서 내리려고 하지도 않는다. 아직 무서운 거겠지.

 

[이야미 덕분에 내 멋대로 살아가려 생각했다. 녀석들에게 미움 받아도, 그것만으로는 내 평가는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하지만. 점점 목소리가 높아진다.

 

[역시, 나는 겁쟁이라 무섭다. 여섯 쌍둥이의 세계는 절대적이지 않다, 그것만이 세계의 전부는 아니다. 그걸 알고 있어도, 나는 계속 그 안에서 살아 왔다. 그러니, 녀석들의 말에 상처를 받았던 건 아닐까. 약한 자신이 그렇게나 울었던 게 아닐까, 하고]

 

그걸 본 형제들은, 다시 초조해하겠지. 불편해하겠지. 아파하겠지.

그런 생각, 하고 싶지 않고,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두렵다. 여섯 쌍둥이의 세계에서 떨어져 나가면, 자신은 혼자가 되는 게 아닐까. 그게 어떤 것보다도 무섭다.

카라마츠는 몸을 떨며, 밖에 보이지 않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상처 받고 싶지 않다고, 이야미에게 호소했다.

 

[, 미한테 뭐라고 말했잔쓰?]

 

핸들에 기대어, 실망스러운 듯 한숨을 내쉰다.

울상을 한 카라마츠는 모르겠단 얼굴로 [혼자 두지 말아줘]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하고 어깨를 움츠린다.

그렇다면, 카라마츠는 절대 혼자가 될 수 없다.

 

[조금이라도 안 되겠으면, 차로 튀어오라잔쓰. 정말, 귀찮은 녀석이잔쓰요]

 

도망칠 길은 만들어뒀다. 이것도 유료라고 덧붙이는 이야미.

 

[, 미한테는? 저 형제들도 너와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걸로 보이잔쓰]

 

구분할 수 없는 얼굴들이, 카라마츠와 똑같이 울상을 짓고 있다.

[,] 그것만으로 그는 그들의 상태를 헤아렸다. [갔다오라잔쓰] 이야미의 말에 안전벨트를 풀고, 차의 잠금을 해제하곤 밖으로 뛰쳐나갔다.

공원에 들어선 카라마츠를 기다리고 있는 건, 넘쳐흐를 정도의 아름다운 형제애. 사과하는 녀석과, 걱정했다며 혼내는 녀석과, 엉엉 우는 녀석. 그야말로 대혼란의 광경이었다.

 

감화된 것처럼, 카라마츠도 감정을 잔뜩 드러내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명, 앞으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나, 슬픈 일, 상처받은 일을 형제에게 그대로 드러낼 것이다.

카라마츠는 멋진 척을 하지만, 겁쟁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그런 걸 직접적으로 드러냈다면, 형제들의 태도도 달랐을 것이다. 형제를 위해, 다신을 위해 지나치게 신경 쓰는 카라마츠에게 있어, 이 가출 사건은 자신을 돌아볼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다.

 

[. 미는 대규모 적자잔쓰]

 

차에서 내린 이야미가 차체에 기대어 형제들의 화해를 지켜보았다.

사실 몸값인 돈만 쳐다보고 있다. 어떻게든 저 마련된 백만을 빼돌릴 수 없을까. 카라마츠에게 말하면 손쉽게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니, 이런 생각을 하는 이야미도 상당한 쓰레기다.

이래저래 생각에 잠겨있자, [좀 더 빨리 오라고] 라며 불평이 날라든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눈밑에 다크서클이 잔뜩 내려온 치비타가 노려보고 있따.

 

[카라마츠가 없어진 탓에,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고]

 

[이해하잔쓰]

 

[정말이지, 매일같이 물만 마시면서 가게에 진치고 있었다니까? 참을 수 있겠냐-! 영업 방해도 적당히 해야지!]

 

혀를 차는 치비타에, 마음속으로 동정을 보낸다.

악마들을 보는 것도 큰일이었겠지. 이쪽은 이쪽대로 호모 취급이나, 호모 취급이나, 호모 취급..........아무튼 고생이었다.

 

[그래서, 이번 가출. 뭐가 원인이래?]

 

[글쎄. 쓸데없는 일이잔쓰. 하아, 지쳤다아-]

 

한시라도 빨리 방에 돌아가 쉬고 싶다.

아니아니, 그 전에, 어떻게든 저 몸값을 제 손에 넣을 수는 없을까. 이번 애보기의 대가로 꼭 저 백만을 원한다. 아니, 꼭 받아내야겠다.

상당히 나쁜 걸 생각하고 있는 이야미지만, 형제들과 재회해 큰소리로 우는 카라마츠를 보고 있으니, 뭐 아무래도 좋아졌다.

, 백만을 훔칠 작전은 다음으로 미루자, 다음으로. 기회는 있을 것이다. 어떻든간에 백만을 포기할 수 없는 이야미였다.

 

[. 어이, 가는 거냐? 오뎅 먹고 가라고. 제대로 민폐료를 내고 가야지-]

 

[여섯 쌍둥이한테 청구하라잔쓰. 미는 가서 잘 거, 크헉!]

 

언제까지고 악마의 여섯 쌍둥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해서, 돈 한푼 떨어지지 않는다.

얼른 돌아가서 자자며, 차에 올라타려면 이야미의 등뒤에 엄청난 기세의 무언가가 부딪쳤다. 그 탓에 이야미는 그대로 바닥에 전력 콰당 큐-.

얼굴을, 아니아니, 자랑의 뻐드렁니를 그대로 아스팔트에 부딪쳐 울상이 되고 만다.

[오우] 치비타가 휘파람을 불고, 등에 올라탄 범인인 카라마츠가 큰소리로 웃었다.

 

[미안하다. 기세가 지나쳤군. 괜찮은가?]

 

[,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뭐하는 거잔쓰! 형제한테 돌아갔던 게]

 

[이야미가 돌아가려고 해서 쫓아왔다. 감사인사도 듣지 않고 돌아가려 하다니 안 된다고. 오자키도 놀랄 거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일단 비키라고!

이야미의 비명에 카라마츠가 등에서 물러났지만, 상체를 일으키기도 전에 [고맙다] 라며 끌어안는다.

, 잠깐. 이 상황은 위험하다. 매우 위험하다.

 

[이야미 덕분에 나는 자신을 싫어하지 않게 되었다. 좀 더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정말 미안하지만, 이야미도 좀 소중히 여겨줬으면 좋겠다. 저쪽에 전투력 50만은 되어 보이는 악마들 5명이 있다고!

 

[브라더들도 제대로 마주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가슴에 쌓아뒀던 것들도 녀석들에게 전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미가 없었으면, 형제들에게도 자신에게도 마음을 속이고 살았을지도 모르니까]

 

아니, 녀석들도 나름 이야미에게 답례를 하고 있었다.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모습. 거기서 나오는 살의는 감출 수 없어 주변에 휘몰아치고 있다.

그보다, 이 상황은 대체 뭘까. 천국과 지옥이다.

 

[, 이먀미가 좀 더 좋아졌다. 연인이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양손을 잡고 활짝 웃는 카라마츠에 얼빠진 표정을 한다.

눈앞의 미소는 천국, 등뒤에서 느껴지는 살의는 지옥. 이야미는 눈을 감고 싶어졌다. 역시 악마들과 얽히는 게 아니었다. 제대로 흘러간 적이 없다.

이 천국과 지옥의 틈에, 단 한사람의 방관자인 치비타는 이야미의 불행에 크게 웃었다. 아아, 이제 이 불행은 백만엔으로도 부족할 정도다. 돈은 2백으로 해뒀어야 했는데!

 

 

어디까지나 돈에 악착스러운 이야미였다.

 

 

 

 

 

 

◆◆◆

 

 

 

 

 

어쨌든, 이걸로 가출 소동은 일단락되었다.

카라마츠는 형제와 잘 풀린 듯, 다른 여섯 쌍둥이들과 사이 좋게 니트 생활을 만끽했고, 이야미의 일상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다시, 전처럼 느긋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짐은 뭐잔쓰]

 

[이야미와 한 약속을 지키려고. 오늘부터, 잘 부탁하지!]

 

설마하던 다음날 아침.

카라마츠가 짐을 스포츠 백에 가득 넣어, 방에 쳐들어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야미를 혼자두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둘이 같이 살기로 결심하고 이곳에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가족에게 달랑 메모 한 장만 남긴 채 올거라고는 더더욱 생각도 못했다.

 

이야미이이이이!! 어떻게 된 거냐고!! 그 녀석, 너랑 같이 살겠다는 메모만 남기고 사라졌다고오오오!!! 진짜 짐도 다 챙겨서 갔다고!!!! 동생들이 패닉에 빠졌는데 어쩔 거야!!!

 

덕분에 아침부터 전화가 와, 오소마츠에게 온갖 짜증을 다 받고 있는 중이다.

전화번호는 치비타가 알려줬겠지, 하고 현실 토피를 하는 이야미를 아랑곳 않고, 장남은 여전히 화를 낸다. 그야말로, 엄청난 기세로.

 

카라마츠를 러브호텔에 데려가는 걸로는 모자라서, 이젠 자기 방에 불러들이는 거냐!?

절대로 용서 안 할 거니까!! 이것만은 절대로 용서 못해!!

 

[........얼른 데리고 돌아가라잔쓰. 이쪽한테도 민폐...]

 

[이야미. 계란 후리이를 만드려고 하는데, 반숙과 완숙 뭐가 좋은가?]

 

[반숙. 소금, 후추 많이 뿌리라잔쓰........., 이런]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갑자기 둘만의 생활을 만끽하는 걸 들려주다니!!! 들려주다니이!!!

 

[..................아니잔쓰]

 

그럼 들려주질 말라고!! 둘만의 생활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젠자앙-!! 평생 원망할 거니까아아아아!!

 

조용히 휴대폰 버튼을 눌러 전원을 끈다.

앞으로 몇분후면 이 방에 쳐들어올 것이다. 아아, 이 방에 태풍이 몰아치기 전에 무슨 수를 써야한다.

이 소동의 원흉은 태연하게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곤 계란 후라이를 만들고 있었다. 저렇게 신난 걸 보니, 한동안은 가지 않을 것이다. 진심으로 둘이 생활하려는 걸지도 모른다.

 

(하아. 카라마츠 때문에, 조금도 안정되질 않잔쓰)

 

그럼 헤어지면 될텐데, 애석하게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좋냐, 싫냐고 묻는다면, 뭐어, 연인으로서 사랑의 감정은 없다고 답하겠지만.

그럼에도, 애써 보살펴줄만한 상대인 것이다.

 

[이야미. 오소마츠인가?]

 

[너를 돌려달라고 소리쳤잔쓰]

 

[-, 그건 곤란하군. 나는 이야미와 둘이 살려고 여기에 온 건데]

 

[적어도, 녀석들을 설득시키고 오라잔쓰. 방에 불이라도 나면 어쩔 거잔쓰]

 

[아하하. 그 때는 다시 둘이서 민박집을 돌아다니면 되는 거지. 이번에는 바다가 좋겠군. 바다는 좀 힘들지만, 이야미와 함께라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척척 아침을 준비하는 카라마츠가 그런 태평한 소리를 해댄다.

하지만 무엇보다 문제인 건, 이 역경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다. 여태까지라면, 자신에게서 떼어놓으려 온갖 수단을 썼겠지만.

 

(, 어떻게든 되겠지)

 

이러고 마는 걸 보아, 가출 소동은 적잖이 이야미에게도 영향을 준 모양이다.

아무튼, 악마 여섯 쌍둥이가 오기 전에, 아침식사를 재빨리 끝낸 이야미는 카라마츠를 돕기 위해 무거운 허리를 일으킨다. 어차피, 앉아있어도 부를 테니까.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자, 이야미와 눈이 마주친 카라마츠가 기쁜 듯 웃는다.

그 얼굴은 낯익은 아이의 얼굴이었다. 자신에게 어딘가 자신감을 가진, 밝은 웃음이었다.

 

 

 

End.

 

 

 

둘만의 생활은 물론 여섯 쌍둥이들에 의해 저지됩니다. 그로 인해 카라마츠가 시무룩합니다. 그래서 오소마츠가 여섯 쌍둥이 모두 이야미의 방에 눌러앉는 건 어떠냐고 물었는데, 재빨리 이야미가 각하 했다나 뭐라나.












해피(?)엔딩으로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관계 이야기가 끝이 났습니다



카라마츠가 자신에게 솔직해지게 되어서 다행이지만

여전히 이야미의 목숨은 위험하네요



작가님말에 짧게 후일담이 적혀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도 바로 번역해서 가져오겠습니다!

(올리면서 봐서 'ㅂ'a)






-


정말 시리즈들이 하나둘 끝나가고 있네요

이제 뭐뭐 남았으려나요 'ㅂ'a

워낙 많아서 기억도 안 나네요


잋쥬 장편 시리즈랑, 등유스레는

워낙 장편이라 일단 냅두고...


엔딩인지 어쩐지 애매한 것들 제외하고는

남은 건 부남자랑 차남스펙이랑 사패소설

이렇게 3개인가요?


사패도 이제 마지막 하나 남았고

차남스펙도 얼마 안 남은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저것들도 조만간 완결이지 싶네요


저 3개 금방 완결내고

신시리즈 가져오겠습니다 :D





















  1. (*호칭 넘나 어렵습니다...어떤 분이 조언해주신 대로 처남→매부로 변경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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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가출 이야기(前)

 

 

 

 

 

뜬금없지만, 이야미는 호러 영화에 내성이 있는 남자다.

아무리 무서운 명작호러 영화를 봐도, 공포심을 느끼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건 영화가 가짜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우물에서 장발의 여성이 나타나는 영화를 봐도, 전기톱을 든 가면의 남성이 나오는 영화를 봐도, 아아, 흐응, 그래, 로 끝이다. 이런 시시한 반응을 보이는 게, 이야미라는 남자다.

깜놀 장면이 나와도, 하품을 하는 여유가 보일 정도로, 호러 영화에 냉정하다. 아마 그에겐 순수한 마음이란 게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야미는 지금, 진심으로 간담이 서늘했다.

때는 자정을 넘은 시간. 슬슬 씻을까, 하던 찰나에 초인종이 울렸다. 이런 시간에 누구야. 방문 판매는 거절인데.

만약 그런 거라면, 잔뜩 욕을 해버려야지. 콧구멍을 부풀리며, [누구잔쓰] 하고, 현관문 너머에 있는 상대에게 말을 걸었지만, 반응이 없다.

장난인가? 짜증이 난 이야미는 도어 스코프를 확인하는 것이 귀찮아, 거칠게 현관문을 열어젖혔다.

 

[이런 시간에 뭘 팔려고 해도, 미는 한푼도 안 낼..............?]

 

문을 열자 보이는 한 남자에 깜짝 놀란다.

 

[.........이야미]

 

오해와 오해가 겹쳐 연인이 된 마츠노 카라마츠가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문앞에 서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놀랄 일인데, 자기 얼굴을 보자마자 굵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해, 귀가 쫑긋 설 정도로 크게 놀란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어째서 카라마츠가 울고 있는 걸까. 게다가 어째서 파자마 차림에 맨발!?

 

[,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아무것도. 이야미의 마음, 거짓말이 아닌데]

 

[하아? 느닷없이, 무슨 소리잔쓰?]

 

[오소마츠들은 바보다아아. 바보오오오!!!]

 

왈칵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카라마츠에, -!! 하고 이야미가 주변에 다 들릴 정도로 소리치며 높이 뛰어올랐다.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가출 이야기(前)

 

 

 

[, 나는 이야미의 연인인데, 녀석들도, 알고 있, 훌쩍, 있으면서.....다들, 나보고 강간범, 이라느니, 동생을 덮친 최악의 형이라느니.....히끅, 이야미랑 헤어지라느니.....말하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열심히 설명한 카라마츠의 얘기는 이렇다.

평소와 다름없던 어느날, 사남이 카라마츠의 퍼펙트 패션을 입고 자기흉내를 내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오자키 패션을 참아온 카라마츠였지만, 오랜만에 그걸 입고 오전내내 밖을 돌아다녔다. 그 탓에 카라마츠는 피곤해져 잠시 옷을 벗고 잠들었는데, 그 사이에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사남이 장남에게 들켜 곤란한 상황이라, 자신은 동생을 구해주려 사남의 옷을 입고 사남의 흉내를 낸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결국 엄청난 오해를 초래하고 말았다.

서로 갈팡질팡하는 사이, 차남이 사남을 덮치는 듯한 광경을 장남에게 들키고 만 것이다.

그 광경을 본 장남은 엄청난 표정을 지었고, 이치마츠는 자신이 당한 듯이, 우는 시늉을 해버려 순식간에 자신은 강간범이 되어버렸고, 형제들을 그걸 가지고 놀리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무시까지 한다. 평소에도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원래 카라마츠는 겁쟁이에 울보다.

유리 멘탈이기에, 형제들의 놀림에 점점 마음이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형제들도 나쁜 녀석들은 아니지만, 한번 분위기를 타면 질릴 때까지 그걸 즐기는 경향이 있다. 이번 경우가 바로 그것으로, 카라마츠는 꽤나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그리고 방금, 잠들기 전에 형제들이 그의 마음에 확실하게 치명타를 꽂아 버렸다.

 

[누가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강간범이랑 같이 자다니, 우리들 위험하잖아라고 했다. 거기까진 아직 괜찮았다. 카라마츠. 우리들 덮치지 말라고라며 웃었다. 그것도 괜찮았다. 하지만, 이야미랑은 끝이네. , 동생을 덮쳤으니까라는 말은 용서할 수 없었다. 절대로]

 

 

그게 농담이란 걸 알지만 용서할 수 없었던 카라마츠는, 벌떡 몸을 일으켜 반박했다.

그거랑 이거는 관계없지 않나. 이야미는 이유를 말하면 이해해줄 녀석이다. 무엇보다 나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형제들에게 그렇게 호소해도, [덮친 건 사실이잖아]라며 [끝이네 끝] 이라 말했다.

용서의 범위를 넘어선 카라마츠는 이불을 발로 걷어차며 자리에서 일어나 형제들에게 선언했다.

 

이제 너희들 따위 보고 싶지 않다!! 멋대로 말하라고! 어차피, 나는 최저인 남자에 강간범이니까!!

 

분한 나머지 눈물이 흘렀지만, 그것을 훔치는 것조차 잊고 카라마츠는 땅을 기는듯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르시스트에 상냥하다 알려진 카라마츠가, 진심으로 화를 내고 있다는 걸 깨달은 토도마츠가 , 말이 심했어 미안해라며 사과했지만, 머리에 피가 끓은 카라마츠는 그것을 무시하고 방을 뛰쳐나왔다.

 

 

기다려 카라마츠형!!

 

쥬시마츠가 서둘러 뒤를 쫓아 카라마츠를 말리려 했지만, 카라마츠는 한번 화가 나면 금방 가라앉지 않는 타입이었다. 때문에 그를 막는 건 쥬시마츠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이거 놔라!

 

한껏 고함을 쳐, 잡힌 팔을 뿌리치자, 잔뜩 움츠러든 동생이 보였다. 카라마츠는 조금 움찔했지만, 눈물을 머금고 쏜살같이 계단을 내려가 맨발로 집을 뛰쳐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런 생각 없이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이, 이야미의 아파트였다고.

 

[민폐라는 건 알지만.........달리 갈 곳도 없어서....]

 

그때의 상황을 떠올린 듯, 카라마츠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탁자에 얼굴을 묻었다.

그런 카라마츠를 본 이야미는, 한숨을 흘리며 상황은 대충 알겠다고 답한다. , 형제들끼리 싸워서 집을 뛰쳐나왔다는 거구만. 하지만, 설마하니 파자마 차림에 맨발로 자기가 사는 집에 뛰쳐들어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그렇게나 화가 났던 걸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카라마츠가 이렇게까지 울다니.

이야미가 아는 카라마츠는, 궁극의 긍정적 사나이다. 안쓰러운 모습을 보며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형제들에게 무시당해도, 태연하게 행동했다. 특히 형제들을 무척이나 좋아하니까, 웬만해선 형제한테 화를 내거나, 울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지간히도 쌓였던 모양이다.

너무해, 녀석들 너무하다, 뭐가 강간범이냐. 뭐가 최저의 남자라는 거야. 어차피 나는 그런 사람이라며 놀리는 너희가 더 최악이지 않나, 라며 탁자를 쾅쾅 두드리는 카라마츠.

 

 

무엇보다 이야미와의 관계에 대한 말은 참을 수 없었다, 라고 말하는 카라마츠에 이야미는 두통이 일었다. 오해라고 해도 일단 자신들은 연인 관계이기 때문에, 카라마츠가 우는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다. 이야미가 자신을 원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그는, 자신에게 매우 헌신적이다. 그야말로 갸륵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카라마츠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있어, 헌신적으로 모든 것을 내어주는 타입이다.

 

- 그렇다면 이건, 위로를 해줘야 하는 상황인가?

아니아니, 친밀도를 올려서 어쩌겠다는 거야. 형제한테 목숨을 노려지고 있는 매일인데. 조금 잔소리라도 해둘까.

 

[그게 그렇게 울 일이 잔쓰? 내가 형제한테 언급된 정도로]

 

훌쩍이고 있던 카라마츠가 고개를 들었다.

빨갛게 충혈 된 눈을 한 연인에게, [네 일은 너만이 결정할 일이잔쓰] 예를 들자면, 형제들이 자신들의 관계를 바보취급 한다고 할지라도, 그건 형제들이 제멋대로 말하는 것일 뿐.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자신에게 달린 일이다. , 결정권은 카라마츠에게 있다는 것이다.

일일이 그런 일로 상처 받는다면, 몸이 남아나질 않을 것이다.

이야미는 살짝 한숨을 내쉬며, [어떻게 하고 싶잔쓰?] 라고, 그에게 자신들의 관계를 물었다.

잠깐 침묵하던 카라마츠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고 답한다. 그런가, 그렇다면 그걸로 됐다. 결정권은 형제가 아닌 카라마츠, 그 자신에게 있으니까.

 

[그렇잔쓰? 네가 어떻게 하는지는 형제와는 관계없는 이야기잔쓰. 뭐어, 이번일은 조금 안 됐지만]

 

[그럼, 이야미는 믿어주는 건가. 내가 덮치지 않았다는 걸]

 

이런, 그것도 걱정하고 있었던 건가. 이야미는 정말 성가신 녀석이라며 어깨를 움츠렸다.

 

[울면서 거짓말을 할 정도로, 너는 재주가 없잔쓰. 이제 그만 울음을 그치라잔쓰. 이쪽이 미쳐버릴 것 같으니까]

 

최대한 밉살스럽게 말했지만, 카라마츠는 믿어준 것만으로 다시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얼마나 형제들에게 놀려졌으면 이러는 걸까. 자신에게 엄청난 살의를 내뿜으면서도, 이런 짓만 하니까 카라마츠도 형제들의 애정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이다. 계급 최하층에 있는 불쌍한 녀석에게, 깊이 동정하는 바이다.

 

그럼, 이제 그만 울음을 그치면 돌아가라고 할까.

언제까지고 여기에 있으면, 자려해도 잘 수가 없으니까.

어차피 조만간 형제들이 이곳에 들이닥칠 것이다. 매정한 형제들이지만, 역시 이런 상태의 카라마츠를 내버려둘 정도의 배짱은 없다. 아마도.

 

그 뜻을 전하자, 카라마츠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곤, 절대 오지 않을 거라고 단언한 뒤, [그 녀석들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라고 내뱉는다.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카라마츠는 진심으로 그들이 오지 않을 거라 말하는 듯하다. 게다가 자신은 더 이상 집에는 돌아가지 않을 거라 말하는 카라마츠에, 이야미는 눈이 뒤집힐 노릇이었다.

 

[이번 일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I am really angry!]

 

왜 굳이 영어를 쓰는 거잔쓰, 라고 츳코미를 해야 하는 걸까.

 

[“그 때도 데리러 오지 않았다. 그러니 이번에도 그럴 거다. 오히려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아아, 그래, 분명 그럴거다. 나 하나 줄었으니, 음식양도 늘어날 테고, 집도 이불도 넓어질 테니]

 

무엇보다 형제들은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믿어주지도 않았으니까.

잔뜩 분노하고 있는 카라마츠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곤 절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 선언했다. 이른바, 가출 선언. 평소 화를 안 내는 사람이 화가 나면 매우 성가시다고 하던데, 맞는 말인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카라마츠가 의지할 사람은 필연적으로 자신뿐이다. 무일푼에, 파자마 차림으로 자기 집에 왔다. 이것만 봐도,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뻔했다.

 

[...........그러니까 이야미]

 

보라고! 아아, 정말! 형제싸움에 관계없는 날 끌어들이지 말라고!

하지만, 안 된다고 할 수도 없는 분위기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카라마츠에게, 안 된다고 하는 건 간단한 일이고, 불평을 늘어놓는 것도 쉽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카라마츠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있어 헌신적이다. 그 사람이 안돼, 라고 딱 잘라 거절한다면, 그야말로 모든 것에 절망해 괴물같은 울음소리를 터뜨릴게 틀림없다. 아니, 우는 건 둘째치고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런 광경을 마중 온 형제들이 보게 된다면, 엄청 귀찮은 일이 될 것이다.

 

(, 방에 불을 지를지도 모르잔쓰.....그 악마들이라면 가능해)

 

얼마전에 기습으로 집에 들이닥친 형제들에게 집이 엉망이 되고, 붕괴 직전에 빠진 적이 있었다. 몇 번이나 노숙자 신세가 된 적도 있어, 겨우 계약을 맺은 아파트를 잃을 수는 없다. 절대로.

 

[차를 가져오겠잔쓰]

 

차를 가져올 때까지, 얌전히 방에서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 주변에 침울한 기운이 감돌아, 이야미는 다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집에 보낼 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바보다. 그런 짓을 하면, 형제들과 부딪치게 될테니, 자신의 몸이 위험하지 않나! 그렇지 않아도, 연인 관계가 된 탓에 죽일 듯이 쳐다보는데.

이야미는 자신이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누구보다 사랑스럽다. 그렇기에, 형제들의 질투로 인한 화풀이에 부딪치는 건 질색이었다.

 

[너는 데리러 오지 않을 거라 했고, 미는 올 거라고 했잔쓰. 만약 미가 맞다면, 너의 가출은 여기서 디 엔드. 집에 돌아가기 싫잔쓰? 다시 끌려가고 싶은 거잔쓰까?]

 

[이야미. 그렇다면...]

 

[아아, 미는 너한테 맞는 옷을 갖고 있지 않잔쓰. 겨우, 그런 촌스러운 차림으로 밖에 나온 걸 후회하라잔쓰]

 

우효효효효효.

웃음소리와 함께 제멋대로 말하는 이야미에, 카라마츠는 눈물을 맺은 채 미소를 지었다. [얌전히 기다리겠다] 라고 답하는 카라마츠에, 이야미는 어이가 없다.

어째서 이 남자는, 자신의 비아냥거림을 알아채지 못하는 걸까.

 

[폐를 끼쳐서 미안하군]

 

새삼스럽게 사과를 건네는 카라마츠. 아마 그는 이제부터 계속해서 사과를 할테니, 그러기 전에 비아냥거리는 투로 적당히 말해두자.

 

[민폐란 걸 알면, 그냥 가만히 그 민폐를 만끽하라잔쓰. 민폐인 걸 알면서 계속해서 사과하는 게 오히려 더 민폐잔쓰]

 

[그런가. 그럼, 더는 사과하지 않겠다. 이야미는 상냥하군]

 

정말이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남자다.

이야미는 이마를 짚으면서, 장롱에 넣어둔 차키를 꺼냈다.

 

 

 

 

◇◆◇

 

 

 

애인이 생겨서 정말이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폰코츠 남자에게 휘둘리고, 여섯 쌍둥이 악마에게 질투당하고, 우편함에는 매일같이 불행의 편지가 들어있고. 급기야 형제싸움에 휘말려 가출소년의 보호까지 하게 되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이야미는 핸들을 돌리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조수석에 앉은 폰코츠 남자를 흘끗 쳐다본다.

거기 있는 건, 자켓을 걸친 카라마츠. 아무래도 파자마 차림으론 이목을 끌테니, 자기 옷을 빌려줬는데, 이 무슨 언밸런스함인가. 맨발로 나가는 것도 좀 그래서, 적당히 샌들을 신겨서 그런지 더 언밸런스.

그나마 밤이니까 돌아다니지, 낮이었으면 주목을 받는 건 물론이고, 이상한 취급마저 당할 것이다.

 

 

아아, 한숨밖에 안 나온다.

뭐가 날 그렇게 한숨 쉬게 만드는가 하면, 옆에 낮은 남자의 기분이 매우 나빠보이는 게 그 이유다. 아마도 형제싸움을 다시 떠올린 건지, 팔짱을 끼고 눈썹을 잔뜩 치켜올리고 있다.

 

[나는 강간범이 아냐]

 

남자를 상대로 그러겠냐, 라며 혀를 차는 카라마츠에, 이야미는 한마디 하고 싶어졌다. 자신들의 관계는, 아마도 그가 말하는 남자 상대의 관계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치만 일단은 잠자코 있을까. 이야미는 브레이크를 밟으며, 빨간불이 된 신호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이야미 대체 어딜 가는 건가?]

 

분노에서 정신을 차린 카라마츠가 말을 걸어왔다.

 

[네 말을 빌리자면, 노 플랜잔쓰. 뭐어, 일단은 편의점?]

 

어째선가, 라고 묻는 카라마츠의 배가 울렸다.

아아, 예상대로다.

시간도 시간이고, 울고, 화내고, 달린 탓에 몸도 마음도 잔뜩 지쳤을테니, 분명 배가 고플 거라고 생각했다. 기분이 나쁜 것도, 아마 공복인 탓도 있겠지.

 

[아아, 그래주면 고맙겠군]

 

쑥쓰러운 듯이 중얼거리는 카라마츠에, [나중에 갚으라잔쓰].

지갑조차 갖고 있지 않는 남자에게, 어쩔 수 없으니 이번엔 사주겠다고 전했다.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두고, 적당히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도착한 이야미는, 이상한 복장을 한 카라마츠와 가게에 들어갔다. 다행스럽게도 손님은 별로 없었지만, 젊은 남자점원이 자신들을 의아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걸 깨닫지 못한 카라마츠는, 컵라면 코너에서 발길을 멈추고, 신작 컵라면에 정신을 쏟고 있었다. 분위기를 파악한 이야미는, 재빨리 그걸 바구니에 담고, 자신의 몫도 골라 담았다.

계산대에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담아주자, 그것을 들고 차로 돌아가 먹었다. 반찬 겸으로 산 카라아게도 입에 넣고, 사이좋게 야식을 나눠먹었다.

 

[맛있군. 정말 맛있다. 오늘은 한층 더 컵라면과 카라아게가 맛있군]

 

[그야 배고팠으니까 그렇잔쓰. 아까까지 울고있었으면서, 이젠 실실거리고 웃다니 정말 바쁜놈이잔쓰]

 

이야미의 툴툴거림에도, 카라마츠는 맛있으니 어쩔 수 없다며 웃는 얼굴로 라면을 홀짝였다.

 

[이야미한테 가서 다행이로군. 안 그랬다면, 나는 고독한 시간을 보냈을 거다. 정적과 고독을 사랑하는 나지만, 오늘은, 그 뭐냐......혼자는 마음이 약해질 것만 같았으니까]

 

역시나 바쁜 녀석이라고, 이야미는 생각했다.

맛있다고 말하는 주제에, 다시 근심어린 표정을 하고 있다.

어지간히도 형제싸움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이야미가 예상하기에, 지금 카라마츠는 형제를 믿지 못하는 것에 침체된 기분 반, 놀린 형제들을 향한 분노 반, 일 것이다.

 

[뭐가 정적과 고독을 사랑한다는 거잔쓰. 혼자 있는 건 싫은 주제에]

 

혼자, 이른바 정적과 고독을 사랑한다는 건, 자신같은 남자를 가리킨다.

카라마츠는 진짜 고독에 빠진 적이 없겠지. 여섯 쌍둥이의 형제인 그의 옆에는, 늘 누군가가 곁에 있었다. 형제싸움이 일어난 것도, 형제가 있기 때문.

그런데 정적과 고독을 사랑한다, 라니 잘도 말한다.

 

[이제 돌아가고 싶어졌잔쓰?]

 

그렇게 묻자, 카라마츠는 불만스러운 듯 코를 흥하고 차며, [싫다], 녀석들을 만나고 싶지 않다, 라 답했다.

여전히 가출선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이제 첫날이니 그렇겠지.

 

야식을 다 먹은 이야미는 차를 다시 출발시켰다.

카라마츠에게 말한대로, 집을 나온 건 좋았으나, 정말 노 플랜이었다. 예정도 뭣도 없이 그냥 차를 몰고 있는 상태이다. 어딘가에 가고 싶다, 라고 요청이라도 하면, 그곳으로 갈텐데, 조수석에 앉은 남자의 주장은,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소리뿐.

1시간이나 달려온 탓에, 잠이 쏟아지기 시작한 카라마츠를 보니, 머리를 쥐어박고 싶어진다.

 

[정말이지, 사람을 휘말리게 해놓고 좋은 배짱이잔쓰!]

 

그렇다고 집에 있으면, 2차 형제싸움이 일어날 테고, 방은 엉망이 될 것이다. 아파트의 해약만은 절대 피하고 싶은 이야미였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수장쩍은 일자리를 구해, 지금은 돈이 조금 있는 상태이다. 어딘가에 대충 묵으면 되겠지.

 

[형제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라니. 녀석의 기준은 필요에 좌우되고 있으니 귀찮잔쓰]

 

사귀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랬다.

카라마츠의 기준은 항상, 자신이 필요한가 아닌가의 여부였다. 이야미가 자신을 필요로 하니까 목숨을 다해 헌신한다. 상대에게 맞춘다. 사랑하려 노력한다.

어찌보면 사이코패스적인 노력이라 생각하겠지만,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진다. 만약 필요가 없어지게 되면, 자신한테서 떠나가는 건가? 이 남자는.

 

[그렇다면, 아무도 그를 필요로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잔쓰? 카라마츠]

 

자신의 인생이니까, 필요하고 뭐고간에, 스스로 좋을대로 살면 된다. 이야미는 그렇게 멋대로 인생을 살아왔다. 혼자가 되더라도, 좋을대로 살아왔다.

그래서 그는 카라마츠의 기분을 공감하지 못한다.

아무도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면, 너는 어떻게 살아갈 건가, 라는 의문뿐이다.

 

[죽으라고 하면, 너는 죽을 거잔쓰?]

 

그라면 웃으면서 죽을 것 같다. 그건 묘하게 화가 났다. 남이 내게 죽으라고 한다니...........

 

[뭐어, 미하고는 관계없는 얘기잔쓰]

 

, 하고 코를 울린 이야미는, 무방비하게 잠든 남자를 힐끔 쳐다본다.

길가에 차를 주차시킨 이야미는, 조수석에 쭉 늘어져 속살까지 훤히 보인 채로 잠든 남자에게 자신의 윗도리를 벗어 덮어주었다.

그래, 상관없는 얘기다. 정말 상관없는 얘기다.

 

[미는 너와 달리 누군가에게 필요로 한 존재가 되고 싶지 않잔쓰]

 

이번이 처음이다.

진심으로 필요로 하는 이에게 의존한다, 라니. 그래서인지 그의 마음에 전혀 공감할 수 없다.

늘상 뱉는 비아냥거림은, 이젠 거의 자조하는 말에 가까워져버려, 이야미는 깊은 한숨을 내쉰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면서, 이젠 어디로 갈까, 고민한다. 새벽즈음에 집에 돌아가도 좋고, 잠든 남자를 마츠노가 앞에 버려두고 가는 것도 좋고, 가출소년에게 어울려주는 것도 좋고, 뭐어, 선택사항은 이 정도인가.

 

[바보같은 얼굴이잔쓰]

 

어쩔까 망설이는 자신에게 화가 나서, 화풀이 겸 고른 숨소리를 내고 있는 카라마츠에게 괜히 욕을 내뱉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행복하게 잠에 빠져있다.

 

 

 

결국, 이야미가 내린 결론은 가출소년에게 어울려주는 것이었다.

새벽에 집에 돌아갔다가 형제들과 마주하면 낭패이기도 하고, 마츠노가에 버리고 가는 것도, 아마 마찬가지로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득을 볼 최선을 선택을 해야겠지.

결론을 내린 즉시, 갈 곳도 정했다. 가출을 한다면 제대로 하는 게, 카라마츠의 기분도 풀릴 것이다.

 

[산에 간다고? 어디의?]

 

깨어난 카라마츠와 편의점에서 산 주먹밥을 먹으면서, 이야미는 목적지를 말했다.

근처에 산이 있는데, 거기에 값싼 민박이 있다. 그곳을 거점으로, 앞으로의 일을 얘기할 생각이다. 가출했을 경우, 집 근처에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어디선가 분명 카라마츠의 지인을 만나게 될 것이다. 물론, 형제들도.

단순한 카라마츠는, 그것도 그렇군, 하고 납득하고는 산에 가자며 미소를 지었다.

 

[이야미와 함께라면 어디든 즐거울 것 같군. 산에 가면 뭘 할 건가? 곤충 채집?]

 

발상이 초등학생 수준이다. 놀러가는 게 아닌데.

오히려, 무엇을 할지는 스스로 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카라마츠여.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그 전에 시내에 갈 거잔쓰] 라고 말하는 이야미. 멍한 카라마츠에게, 그 꼴 더는 못 봐주겠다며 지적한다.

 

[오오, 그러고 보니 난 파자마 차림이었군. 이건 역시 좀 그렇겠지. -......이야미]

 

[너는 미에게 얼마나 빚을 질 생각이잔쓰]

 

정말이지 성가신 연인이다, 라며 불만을 토하면, [이야미. 멋있다고!] 같은 남잔데도 반할 것 같군, 이라 덧붙인 카라마츠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보였다.

이야미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기에, 머리를 손으로 툭 쳤다.

 

 

 

 

시내까지 1시간, 거기서 카라마츠의 옷을 사는 동안, 이야미의 피곤함은 정점을 찍고 있었다.

밤새도록 운전을 한 탓에 몸이 지친 모양이다. 그걸 알아챈 카라마츠가 자신이 운전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그는 면허증을 안 가지고 있었다. 경찰에 걸리면, 그 자리에서 벌금이다.

아무래도 졸음을 이길 수가 없어, 이야미는 결국 어딘가에서 쉬기로 한다. 발을 뻗고 편하게 자고 싶었지만, 차에서는 불가능하다. 아마 넷카페 같은 게 적당할 것 같은데...

 

[, 이야미. 호텔이 있다. 저기라면 침대도 있으니까, 편히 쉴 수 있을 거다!]

 

[호텔? 비싸서 안 되잔쓰]

 

[그런가. 그치만, 일반 호텔보다 싼 것 같다. 우리들 관계라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고]

 

 

우리들 관계라면 들어갈 수 있다고?

이야미는 불길한 느낌을 느꼈다. 우리 관계라면, 호텔에 들어갈 수 있다라니. 설마.

예감은 적중했다. 카라마츠가 보고 있던 호텔은, 러브호텔이었다. 아침이든 낮이든 밤이든 관계없이, 야릇한 짓을 할 수 있는, 그 호텔.

차에서 내린 이야미는, 볼과 눈썹을 한껏 경련시키기 시작했다.

 

[, 거긴........자는 곳이 아니잔쓰]

 

아니, 자긴 자지만.

그럼 여기가 적당하겠군! .........적당하지 않다고!

파자마에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은 카라마츠에게 항의를 했지만, 그는 의아한 듯이, 그런 건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근처에 넷카페도 없어 보이잖나. 괜찮다, 나는 믿는다고. 이야미는 신사적인 남자니까! 그리고, 미안하지만 아직 네게 연심이 생기질 않아서 말이다. 그런류의 스킨십은....조금 이르군]

 

[왜 내가 꾀어낸 듯한 흐름이 된 거잔쓰! 미는 여자가 좋잔쓰!!]

 

[나도 여자가 좋다. 귀여운 여자는 정의이자, 죄라고도 하니까 말야! 마음이 맞는군!]

 

아하하하, 하고 웃은 카라마츠는, 여기서 쉬자며 호텔을 가리켰다.

괜찮다. 나는 믿는다. 이야미는 신사적인 남자니까, 자신을 덮치는 짓은 하지 않는다!

같은 바보스런 소리를 하는 폰코츠 남자에, 주먹을 한방 먹여준다. 덮치겠냐.

하지만 여전히 수마는 이야미를 덮쳐오고 있었다. 연신 하품을 내뱉자, [봐라, 피곤하잖나]

라며 카라마츠가 볼을 부풀린다.

 

[선택지는 내가 운전하거나, 여기서 쉬거나 두 개뿐이다, 이야미]

 

[하아아아아암. 여기가 동네에서 멀어서 다행이잔쓰. 치비타한테라도 들켰으면, 소문이 났을 거잔쓰요]

 

호텔 앞에서 가만히 서서 카라마츠와 이야기하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차가운 눈빛을 받을 것 같아, 몇 번이나 주변을 확인하고 이야미는 종종 걸음으로 러브호텔로 들어갔다. 운이 좋았던지, 호텔의 체크인은 기계로 하는 거였다.

적당히 방을 고르고, 빨리 쉬기 위해 방으로 올라갔다.

 

[뭔가, 거울이 가득한 방이로군. 그런 플레이를 즐기는 방인가. 이야미, 매니악한 취향이로군]

 

[적당히 선택한 결과가, 거울방이었던 것뿐이잔쓰. 쓸데없는 오해 말고, 얼른 자잔쓰]

 

크게 하품을 한 이야미의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아무래도 전화가 온 모양이다. 누구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으면, 까고있네 임마-!

하고 인사대신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는, 이 대사만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이야미, 지금 어디냐! 어딘가의 바보 여섯쌍둥이가 형제를 찾는다고 몰려왔는데!

 

 

아무래도 피해자가 나온 모양이다.

치비타가 어디에 있냐며 꽥꽥 소리를 지른다. 아아, 자신 이외에 형제싸움에 휘말린 인간이 있다니. 이야미는 깊이 동정했다.

 

네녀석 어딨냐고!!

 

짜증을 한껏 내는 치비타에, [여기있잔쓰] 라고 답한다.

그냥 아파트에 없다는 것만 전한다. 하지만 상대는 그런 건 알고 있으니, 어디에 있는지나 말하라며 성을 냈다. 안 그러면, 눈앞의 여섯 쌍둥이가 물러나지 않을 거라면서.

카라마츠를 흘끗 쳐다보자, 노골적으로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들린 모양이다.

 

내놔, 치비타!하고, 다른 이의 목소리가 섞여든다. 오소마츠인 것 같다.

 

 

이야미, 거기 카라마츠 있지? 바꿔줘

 

[-..........]

 

제발 부탁할게. 동생들이 징징거려서 못 견디겠다고. 너희들 어디 있어?

 

답할 틈도 없이, 카라마츠가 폰을 뺏아갔다.

오야? 형제들 얘기에 마음이 풀린건가, 했더니, [어디에 있든 무슨 상관인가!] 라며 카라마츠가 소리쳤다. 아주 방이 떠나갈 정도로 큰 소리였다.

카라마츠의 분노는 아직 식지 않은 건지, 너희들과는 상관없다며 오소마츠를 내쳐버렸다. 오히려 강간범인 형제가 없어져 속시원하지 않나, 라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희미하게 스마트포네서 오소마츠와 다른 형제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안타깝게도 이야미의 귀까지 닿지 않았다. 어차피, 돌아와, 같은 말일테지만.

 

 

, 잠깐, 진정하라고 카라마츠. 속시원하다느니 그런 생각할 리가 없잖아. 동생들 완전 울상이라고. 특히 아래 3명이....뛰쳐나간 널 걱정하며 찾고 있어

 

[거짓말. 못 믿겠다]

 

, 카라마츠으. 진짜라니까. 아아....쥬시마츠. 울지 말라고. 이제 곧 카라마츠 올테니까. , 믿어달라고. 쵸로마츠가 지금, 동생들 달래느라 엄청 바쁘다니까

 

[오소마츠들도 내 말을 믿지 않았잖나. 내가 그렇게나 아니라고 했는데! 그냥 내버려둬라. 이쪽은 바쁘다. 지금부터 잘거니까!]

 

.......불길한 예감이 든다.

막아야 하는 걸까, 아니, 막아야 한다. 뭔가 자신에게 불행이 닥칠 것만 갔다고, 이 예감은!

 

바쁘다니, 너 어딘데?

 

[어차피 믿지도 않을 거잖나. 우리들이 러브호텔에 있다고 해도]

 

하아!? , 러브호텔!? , 이치마츠. 거품 물지 말라고. 쵸로마츠, 이치마츠 쓰러진다!!

 

[봐라, 못 믿잖아! 말해두겠지만, 진짜니까! 지금, 거울이 가득한 방에 있다. 천장도 바닥도 거울이 잔뜩인 방! 이야미의 취향이 좀 매니악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 옹호는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카라마츠씨.

 

[그러니까 방은 적당히 고른 거라고....미가 말했는데]

 

이야미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끝도 없이 성가신 일을 만들어내는 여섯 쌍둥이다. 역시 악마의 자식 중 한명.

엄청난 발언에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어버렸다. 그런 이야미를 뒤로 한 채, 카라마츠는 열심히 방의 특징을 설명하며, 지금부터 잘 거라는 말을 해댔다.

 

, 잠깐만, 너무 이르잖아! 형아가 잘못했어. 진짜진짜 미안하니까, 제발 그것만은!!

 

[이야미는 나를 믿어줬다. 그리고 자기 일은 스스로 결정하는 거라고 말해줬다. 내가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한다면, 그걸로 좋다고 말해줬다. 결정권은 늘 내게 있다고 알려줬다. 이야미는 멋진 사나이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또 호감도를 올렸겠다 망할 이야미이이이이-!!!!!

 

[그럼, 나는 안 돌아갈거니까. 마미한테 잘 전해달라고!]

 

전화를 끊은 카라마츠가 거칠게 휴대폰의 전원을 꺼버리고, 침대에 핸드폰을 날린다. [이걸로 됐다] 이제 방해받지 않아, 라며 이야미를 보며 웃는 카라마츠.

 

[형제가 폐를 끼쳐 미안하다. 안심하고 자자]

 

[........무슨 짓을 한 거잔쓰..]

 

확실하게 사망 플래그가 섰지만.

관자놀이에 핏대를 세운 저를, 웃으며 바라보는 카라마츠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딘가 우는 듯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그런 얼굴이다.

카라마츠는 그걸 숨기려는 듯 푹신한 침대에 파고들고는, 내게도 자라며 말을 건네왔다. 시간까지 부드러운 이불에서 쉬자는 말도 덧붙이면서.

 

어쩔 수 없이 이야미도 침대에 파고든다. 아까까지 그를 덮쳐오던 수마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어딘가의 누군가 때문에.

거울방이 자신들의 모습을 비춘다. 천장에 비친 침대에는 아저씨 한명과, 자신의 얼굴을 숨기려는 듯 고개를 파묻고 잠자는 청년 한명.

옆의 벽, 아니 거울에 비친 카라마츠의 얼굴에, 이야미는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또 다시 내쉰다.

 

[울 정도라면, 빨리 형제들한테 돌아가라잔쓰]

 

돌아갈 수 없어서 우는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우는 건지.

어떤 이유로든, 카라마츠가 가출한 의사는 단단히 굳어버린 것 같다. 거기에 어울린 자신도 엄청난 바보지만.

이야미는 어깨를 떨고 있는 카라마츠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잠시 등을 토닥여주려 상체를 일으켰다

그의 토닥임은, 카라마츠가 잠들 때까지 계속 되었다.

 

 







다음이 끝이네여

다음편이 마지막인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마지막 업로드가 다음으로 끝입니다 'ㅂ'


다음편도 조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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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관계 후일담>>

 

 

 

[이야미, 역시 연인이란 건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거나, 엣찌를 하거나 해야 하는 걸까?]

 

양말의 구멍을 꿰매던 카라마츠가, 소박한 의문을 이야미에게 던진다.

질렸다는 듯한 표정의 그는, [미와 하고 싶은 거잔쓰?] 라고 되묻는다.

카라마츠는 생각지도 못한 즉답에 얼굴을 찡그린다.

그럼, 그걸로 됐지 않냐며, 이야미는 바늘에 실을 꿰며 무연히 말했다.

 

[하지만, 브라더들은 우리들이 연인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고...]

 

[앙케이트에서는 나한테 불행해지라는 듯한 표가 많았고, 형제한테 잔뜩 사랑 받으라는 표가 2배나 모이다니......현실은 시궁창이잔쓰]

 

[? 무슨 말인가?]

 

[아니, 혼잣말이잔쓰. 그래서, 연인으로 보이지않아서 싫잔쓰?]

 

[그런 건 아닌데...뭔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전에도 말했잔쓰요? 그런 건 서로의 합의 하에 하지 않으면 상처 입는다고]

 

 

카라마츠는 떠올렸다.

상대만 배려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미의 말을.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면, 상대의 마음을 소홀히 해버린다. 괴로울 뿐인 세계가 되고 만다. 마찬가지로 상대를 너무 배려하는 것도 결국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괴롭기만한 세계가 되어 버린다.

 

[형태가 어떻든, 서로가 납득한다면 그걸로 된거잔쓰]

 

[그렇네. . 나도 그게 좋아. 이야미의 옆에 있고 싶어, 이 마음이 연인의 증표다]

 

[그게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까. 그 전에 미의 목숨이 먼저 떨어질 것 같잔쓰....그 악마놈들 때문에]

 

[좋아, 다 됐다. 이야미, 양말에 난 구멍 다 꿰맸다. 하는 김에 포인트도 줘봤다!]

 

카라마츠는 양말의 원 포인트다! 라며 그것을 이야미에게 보여줬다.

그 순간 그가 쉐---! 라고 비명을 지르며 공중으로 힘차게 튀어올랐다.

그렇게나 기뻤던 건가. 응응. 이라며 카라마츠는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는, 모처럼이니 모든 양말에 포인트를 줄까. 라고 한다.

 

[, 잠깐!! 그런 걸 신는 건 좀 아니잔쓰!!! 미가 뭐가 아쉬워서 당신 얼굴이 그려진 양말을 신지 않으면 안 되는 거잔쓰까아아아아아!!]

 

 

 

이것이 그들 나름대로의, (아마도)연인의 풍경이다.

 

 

 




 

 

 


 

 

 

 

 

여러분, 들어보세요.

그 유명한 여섯 쌍둥이가 사는 마츠노가의 차남에게 애인이 생겼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거지 같은데, 그 상대가 우리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 요와이 토토코짱? 그 폰코츠에게 토토코짱이 애인? 웃기지 말라고, 똥꼬 털 다 태워버린다 임마!! 우리들의 아이돌은 영원불멸이라고!

그럼, 누구냐고? - 크흠. 아니, 토토코짱이라는 것도 내 안에선 NG라구요. 완전히 NG.

 

그치만, 그 녀석 미친게 아닌가 싶다고!

[여보세요, 이야미. 아아, 지금 저녁 식사가 끝난 참이다. 내일? 아아, 한가한게 당연하잖아. 나는 불멸의 니트라고]

 

거실의 분위기가 안 좋은 것도 깨닫지 못한 폰코츠마츠는 행복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손으로는 자신이 사용한 식기를 갖고,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들고는 싱크대로 향한다.

우리의 뜨거운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 , 하며 맞장구를 치고 있다. 뺨을 붉히는 모습이 심장을 도려낸다. 돌아온 카라마츠가 전화를 끊기를 기다리다 말을 걸었다.

 

[내일 이야미랑 데이트?]

 

그렇게 묻자 이렇게 답한다.

 

[아니, 이야미의 집에 간다. 같이 양말의 구멍을 꿰매기로 했다. 그 녀석, 금방 양말에 구멍 나니까 말이지. 기대되는군]

 

그게 기대된다고? 그게 즐거워? 그게 애인과의 데이트?!

우리는 머리를 싸맸다. 그까짓 일로 너무 행복한 얼굴이잖아.

너희들의 러브러브한 시간을 방해하겠다는 마음이 넘쳐흐르는데, 잘하면 카라마츠와 이야미를 헤어지게 만들 셈인데, 뭔가 다르다. 어긋나고 있다.

 

양말 구멍을 꿰매는 게 연인과의 한 때?

보통은 데이트를 하러 가거나, 손을 잡거나 키스를 하거나 섹....아니, 안 된다. 상상하니까 토할 것 같아.

무엇보다 카라마츠는 우리와 얼굴이 똑같기 때문에, 상상하면 자신과 이야미가 아앙-♂」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 그것은 상상만으로도 욕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아무튼.

카라마츠와 사귀고 있는, 이 현실이 틀려먹었다.

나는 인정할 수 없다. 이야미와 카라마츠가 사귀고 있다니, 언젠가 반드시 헤어지게 만들 거다. 우리의 평온을 위해서라도!

 

[마미에게 바느질 도구를 빌려둘까. 걔네 집에는 바늘도 실도 없으니까 말이다]

 

방해하고 싶은 마음보다 츳코미가 앞서 나올 것만 같다.

뭐하냐, 너희들!? 너희 진짜 애인이냐!? 그런 걸로 행복한 얼굴을 짓게 하는 것이 이야미라고 생각하면, 역시 열이 뻗쳐 죽을 것 같다.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

 

 

 

마츠노가 긴급 회의 개막.

시간은 평화로운 오후, 장소는 치비타의 포장마차(준비 중).

함께 앞에 놓인 것은 오뎅과 따끈하게 데운 술. 역시 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얘기를 나누기 힘드니까.

 

[캬하아-. 추운 겨울에는 역시 따끈따끈한 술이지!]

 

오소마츠는 동생들과 잔을 기울이며 대낮부터 술로 목을 축이고 있었다.

주인이 몇 번이나 지금은 준비 중이라고 말해도 모른 체하였다. 떼를 쓰며 처들어와, 술과 오뎅을 주문했다. 그에 져버린 주인은 오늘은 꼭 돈을 받아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포장마차에는 다섯 개의 얼굴이 나란히 줄지어있다. 한명 빠진 놈은, 그가 연인 집에 놀러갔기 때문. 그것도 양말 구멍을 꿰매러.

 

[있을 수 없다고오-. 아침 일찍 10시부터 나갔다고? 그렇게나 이야미랑 양말이 꿰매고 싶었던 거냐고]

 

[10시가 빨라?]

 

[빠르다고, 치비타. 우리들한텐 빨라]

 

오소마츠의 깊은 한숨은 다른 형제들에게도 전염됐다.

회의 내용은 바로, 마츠노가 차남, 마츠노 카라마츠와 이야미의 교제.

안쓰러운 캐릭터로 유명한 차남이 남자와 사귀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인데, 상대가 뻐드렁니...가 아니라 이야미라니.

이 사실을 알고난 후부터, 매일같이 악몽을 꾸고 있다. 자신이 뻐드렁니가 되는 꿈이라거나, 뻐드렁니에 배를 찔리는 꿈이라거나, 거짓말을 할 때마다 이가 자라는 꿈이라거나.

벌떡, 꿈에서 깨어나는 때는 늘 이불을 걷어차며 셰-!!

아아, 뻐드렁니에 시달리는 매일이다.

 

[그자식한테 지다니....쓰레기라고 할 가치도 없어...죽을 수밖에 없어]

 

어둠마츠가 중얼거리고 있다. 건드리지 말자.

하지만, 이치마츠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은밀하게 연심을 갖고 있던 녀석이다. 뻐드렁니에게 뺏겼으니 얼마나 굴욕스럽겠는가.

오소마츠도 분한 나머지 그 뻐드렁니를 맨손으로 쪼개버리고 싶을 지경이다.

 

[불행의 편지를 10통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나....이번에는 인형을]

 

구려. 뭐야 그거, 어느 시대?

중얼거리는 이치마츠의 수수한 괴롭힘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치만, . 행복해보였지. , 그렇게 행복해보이는 카라마츠형은 처음 봤어!]

 

[쥬시마츠형, 그거 물수건이야. 먹는 거 아니야]

 

충격으로 물수건과 오뎅을 헷갈려 물수건을 와작와작 씹어먹는 쥬시마츠에, 토도마츠가 말을 건다. 그래도 여전히 물수건을 씹어먹는 쥬시마츠는 [오뎅맛이 안 나!]라고 중얼거렸다.

쵸로마츠는 이미 취한 모양인지, 아니면 토라진 건지 시무룩하게 잔을 기울이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뭐어-가 연인이냐! 그 둘이 계속될 거라고 생각해-!? 그럴 리가 없잖아, 멍청아-!! 아아, 증마알, 그렇게 행복하단 듯이 웃으면서 이야미 얘기 하지 말라고.......아아, 속 쓰려...]

 

그 때의 일이 떠올랐는지, 쵸로마츠 머리 위에 비구름이 드리웠다.

 

그래, 계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연애가 절대로 계속 이어질 리 없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두 사람은 미묘한 관계를 과시하고, 계속 이어질 것만 같은 위기감을 주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이야미를 소개 받은 그날, 카라마츠는 기쁜 듯 수줍게 웃었다. 게다가 이야미는 카라마츠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았다.

 

저질러버린 것이다. 아이를 감싸려다 양아치와 시비가 붙은 카라마츠를 멋지게 구해낸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서 낭만적인 대사까지. 사례할 건 이제 돈밖에 없다, 나는 이미 한번 이야미에게라는 차남에, [그거면 되잔쓰-]

 

멀리서 지켜보던 쵸로마츠는 전율했다.

이게 무슨. 이런 건 훈남이나 할 말이 아닌가. 그 대사는 즉, 몇 번이고 구해줄테니, 몇 번이고 내게 너를 달라. 곁에 있어라. 라는 뜻이 아닌가! 누가 들어도 고백이잖아!

물론 이야미가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닐테지만, 쵸로마츠는 그런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덕분에 카라마츠는 점점 이야미를 우선시하게 되었다.

그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어, 라는 아우라를 발산하고 있다. 그의 얘기를 할 때의 카라마츠는 곧잘 웃었다.

그것을 알고있는지, 이야미가 싫은 소리를 하면서도 카라마츠를 곁에 둔 것은, 우리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이다. 상사상애라는 건 그들을 말하는 것이 틀림 없다.

 

게다가, 카라마츠의 입에서 연애사를 듣는 건 뭐랄까...세간의 일반적인 연애와는 다르다.

아니, 애초에 녀석들의 관계 자체가 평범한 건 아니지만, 아무튼 뭔가 좀 다르다.

 

[보통 연인이란 건 이렇게 좀 짜증나는 짓거리를 하잖아? 데이트라거나 키스라거나.

그런테 카라마츠한테 듣는 건, 이야미와 슈퍼에 갔다. 1인당 1개씩만 주는 상품을 차지하기 위해서!, 부업을 도왔다, 가계부의 계산을 함께했다같은....뭔가 좀 다르잖아?! 솔직히 화내고 싶은데, 화가 날 틈이 없어!! 너희들 무슨 주부 모임이냐!! 츳코미하게 만들지 말라고!!]

 

우와아아아아앙, 이 딜레마, 어쩌면 좋냐고오오!! 쵸로마츠가 엎드려 울기 시작한다.

이건 그거다. 취한 인간의 성가신 주사.

치비타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한 삼남을 내버려두기로 했다.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그래도, 뭐어, 이야미랑 카라마츠가 사귀기 시작한 건 좋은 일 아니냐? 잘 되고 있잖아. 지켜보라고 그냥. 너희가 상상하는 일은 안 하는 것 같으니까]

 

[좋지 않다고!! 녀석이 내 처남이 된다니 죽을거야!!]

 

오소마츠가 늘어진다.

그야, 키스나 엣찌한 일은 하지 않지만 그것과 이건 사정이 다르다. 귀여운 동생이 뻐드렁니의 아저씨와 사귄다는 그 현실 자체가 문제다.

무엇보다 이야미와 사귀면서 카라마츠의 안쓰러운 발언은 적어졌고, 폼 잡으면서 씨익 웃던 그 미소도 헤실헤실 바보 같은 미소로 바뀌었다. 분한 나머지 피눈물을 쏟을 것 같다.

 

카리스마 레전드인 장남님은 알고 있다.

이대로 가면 난처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깊어져 가고 있다.

어쩌면 어느날 갑자기, 아앙-!한 행위를 러브호텔에서 하고, 돌아오는 두 사람을 자신들이 목격하고, 두 사람의 부끄러움에 상기된 얼굴을 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무섭다. 우리에게 처남(아저씨)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카라마츠에게 이야미와 헤어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차남은 이야미에게 완전 콩깍지가 씌어있어서, 아저씨랑 사귀다니 기분 나쁘잖아, 라고 타일러도 나는 행복하다고라며 듣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야미가 자신을 원했다며 흐뭇하게 뺨을 붉히며 말했다.

 

오소마츠, 녀석은 돈이 아니라 나 자신을 골랐다. 두 번이나 도와준 이야미와 왜 헤어지라고 하는 건가? 나는 이야미 곁에 있고 싶다. 이게 내 마음이야

 

원인은 이야미가 카라마츠의 천연스러움에 허를 찌른 데 있다. 아아, 어쩌면 좋을까.

그보다, 대체 그게 진짜 사귀는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분명 오해에 오해가 겹쳐서 일어난 울며 겨자 먹기로 사귀는 전개가 된 상황일 것인데. 카라마츠는 완전히 착각하고 있다. 절대로 그럴 것이다.

누구보다 오래 알고지낸 오소마츠는 이야미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섣불리 행동을 실천하지 않는 것은, 차남과 이야미의 관계가 생각보다 뒤틀렸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너무 끼어들어 녀석들을 휘저으려 한다면, 카라마츠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녀석은 형인 나에겐 취급이 냉정하다. 주먹으로 상대할 것이 뻔하다.

 

[너희들한테 피해가 없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니냐?]

 

치비타는 여전히 두 사람의 관계를 가만히 지켜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한다.

 

[치비타, 네가 이야미와 사귄다면 우리들은 가만-히 지켜보며 너희들의 사랑을 응원하겠지만. 상대는 카라마츠야. 이야미가 너의 처남이 되는데 가만히 있을 거야?]

 

[------대로 싫다]

 

[그치? 그래서 헤어지게 만들고 싶단 거라고. 그런 아저씨보다 형아가 더 좋지 않아? 이 세상은 카리스마 레전드 장남의 시대잖아? 누님들의 마음을 움켜쥐는 건 나라고!]

 

[뭔 소리냐 멍청아]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오소마츠에, 치비타가 거침없이 츳코미를 넣는다.

그 옆옆에서, [동생도 좋다고]라며 중얼중얼, 뭔지 모를 소리가 들린다. 못 들은 걸로 하자.

 

[이먀이의 단점을 카라마츠형한테 보여주면, 깨지 않을까]

 

토도마츠의 사악한 발언에, 소용 없다고, 라며 오소마츠가 손을 흔든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의 사랑은 맹목. 무슨 짓을 해도 카라마츠는 이야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만큼 이야미는 카라마츠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나도 오랫동안 알고 지냈으니 잘 안다고. 이야미가 원래 좀 약았고 심보가 고약하긴 해도 챙겨주기는 잘 챙겨주니까 말야. 게다가 눈치도 빠르고. 그래서 카라마츠의 마음을 바로 파악하는 거 아냐? 그 녀석, 누군가가 자기 얘기를 들어주거나 관심을 가져주는 게 기쁜 모양이고]

 

그의 말에 투덜투덜하던 형제들이 입을 다문다.

그 덕에 치비타는 자신의 생각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카라마츠가 그렇게 이야미에게 빠진 것은 너희들이 원인이라고. 형제가 제대로 상대를 해줬다면, 카라마츠도 이야미와 사귀는 짓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런 일에 기쁨을 느끼지도 않았을 거야.

여섯 쌍둥이 중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카라마츠는 아마 자신을 필요로 해주는 사람에게 헌신적이 되는 게 아닐까?

그렇게 말한 치비타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사실, 나한테도 이야미와 카라마츠가 왔었어. 사귀고 있다고 보고하러 왔었거든. 이야미는 못 말리겠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 있었지만, 카라마츠는 굉장히 기뻐보여다고]

 

몹시 응원하고 싶다는 표정이라고, 치비타.

그러니까 지켜보라고 조언했던 거겠지. 사랑이 어떤 형태든, 남의 행복을 부수는 건 좋지 않다.

 

[그러니 너희들이 카라마츠를 되찾을 방법은 하나! 이야미보다 로맨틱하게 위험 속에서 녀석을 돕고, 너를 원한다고 전하는 것. 그것 뿐이라고!]

 

[우리가] [이야미보다] [로맨틱, 하게....] [형을 구해서] [원한다고 전해라..?]

형제들이 차례로 치비타의 말을 곱씹는다.

그래, 라고 맞장구를 쳐주면 다섯명 모두가 그건 무리라는 표정으로 줄줄 땀을 흘렸다.

 

[, 그치만 카라마츠가 위험한 상황을 만들면 될 것도 같아. 치비타를 이용하면]

 

[어이, 오소마츠. 나는 이제 납치 같은 건 안 한다고?]

 

[구해주는 거라면, 할 수 있을지도. . 우리들한테 걸리는 건, 로맨틱...이려나]

 

[........죽을 수밖에 없어]

 

[형한테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는 검까!? 알겠슴다!!]

 

[면전에서 원한다고 하는 건, 좀 그런데- 안쓰럽다구]

 

태어나서 계속 함께 한 형제에게 갑자기 로맨틱하게, [널 원하고 있다고, BANG] 이라니, 불가능하다. 그야말로 안쓰러운 놈이 되어 버린다.

그것이 다섯명의 주장, 정확히는 네명의 주장이다.

 

확실히 카라마츠도 형제의 태도가 단번에 바뀌면, [, 머리라도 다친 건가?] 라고 생각할 것이고, 뭔가 흑막이 잇는 건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그 카라마츠에겐 효과가 없다. 이야미 효과로 이미 그를 운명이라고 느끼고 있으니까.

 

[생각해보라고. 카라마츠는 이야미의 말대로, 복장도 말투도 바꿨어. 그만큼 이야미의 존재가 크다는 거잖아? 그건 즉, 동생들과 이야미의 순위가 역전되어 버렸다는 거라고]

 

지금도 약간 흔들리고 있다. 형제와 이야미의 순위.

그것이 완벽하게 뒤집히는 날도 머지않았지 않나? 라고 치비타가 말하자 그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오소마츠가 두려움에 부르르 떨었다.

 

[형보다 이야미를 택하다니, 울어버릴 거야]

 

[히히, 먼저 가는 불효를 용서해줘]

 

[너는 죽기 전에 제대로 하기나 하라고]

 

쵸로마츠의 츳코미가 이치마츠에게 작렬한 것과, 뒤에서 어라라는 목소리가 들린 것은 동시였다.

 

설마.

뒤를 돌아보면, 어머나 놀래라. 화제의 인물 카라마츠가 아닌가.

평소의 마츠파카를 입고 있는 그는, 엄청 추움에도 불구하고 다른 건 하나도 걸치고 있지 않아 보기만 해도 추워 보인다.

 

 

[아직, 오뎅 있는가]

 

[카라마츠형. 이야미 집에 있던 거 아냐?]

 

혹시 싸우고 뛰쳐나온 걸까. 그럼 가슴 뜨거운 전개를 기대한 토도마츠가 물었지만, 안타깝게도 카라마츠는 점심 식사를 사러 나온 것 뿐이라고 말했다.

양말 구멍을 꿰매는 데이트는 끝난 걸까. 아니, 그건 데이트가 아닌가.

토도마츠의 의문을 뒷전으로, 카라마츠가 마침 잘 됐다며 천엔짜리 지폐를 치비타에게 내민다.

 

[이 값만큼 포장해주게. 치비타의 오뎅은 편의점 도시락보다 훨씬 싸고 양도 많으니까 말야. , 이야미가 좋아하는 종류로 많이 담아주겠나]

 

돈을 받은 치비타는 쓴웃음을 짓는다.

여전히 헌신적인 놈이다. 이야미를 위한 점시을 사러 일부러 나오다니. 그 녀석이니까 카라마츠 분도 포함해서 돈을 쥐어준 거겠지만.

[그거 완전 셔틀이잖아!] 라고 토도마츠가 항의한다. 연인이라면 보통 둘이서 쇼핑을 나갈텐데, 카라마츠만 보내다니 그건 그냥 셔틀이지 않은가.

너무 좋을대로 부려먹는 거 아냐? 괜찮은 거야? 파트너의 걱정에도 카라마츠는 괜찮다는 한마디로 웃어넘긴다.

 

[내가 사러 가겠다고 했다. 이야미는 아직 양말을 열심히 꿰매고 있거든]

 

[적당히 해, 그 녀석 새 양말 살 수 있다고? 구두쇠니까 사는 걸 망설이는 거게지만]

 

[그치만, 그치만그치만그치마안!! !! 그 이야미라고?! 저얼-대로!! 분명히!! 장보러 나갈 수고를 덜었다고 생각하고 있을 걸!?]

 

그런 애인은 쓰레기라고 토도마츠가 주장했지만, 여섯 쌍둥이 모두가 쓰레기 니트다. 그보다 먼저 쓰레기 된 건 자신들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그래. 녀석은 그런 성격이니까]

 

오소마츠도 가세해 편을 들며, 그런 건 됐으니까 앉으라며 자신의 옆을 탁탁 두들겼다.

같이 마시자고. 천연스럽게 말을 걸지만, 카라마츠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오뎅을 사서 이야미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말만 반복했다.

[이용당하고 있는 거라고] 이치마츠가 그렇게 따져도, [괜찮다] 라고 카라마츠는 대답했다.

 

[이야미는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뭔가 해주고 싶어]

 

[뭐냐고 너, 사랑이 너무 깊어서 눈물이 다 나네. 왜 그걸 형제한테는 쓰지 않는 건데? 왜 거기서 이야미만 편드는 거냐고오-!]

 

[............오소마츠가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다만]

 

[그런 눈 그만둬! 형아, 힘내서 修造松가 되었는데, 상처라구-]

 

[아니, 모르겠거든. 修造松, 의미 모르겠다고!?]

(*修造松 나도 의미 모르겠다.......修造에 마츠가 붙은 거 같은데..의미 아시는 분 댓글 주세여)

 

[그리고 쥬시마츠. 그건 먹는 게 아니다]

 

[-! , 또 물수건 먹고! ! 하세요 퉤!!]

 

언제나처럼 활기가 넘치는 여섯 쌍둥이를 힐끗 본 치비타는 그릇에 오뎅을 담고 있었다. 이것도 서비스다, 라고 말하며 고객이 좋아한다는 것만 골라서 집어넣었다. 그때 예고도 없이, [!] 하는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면 카라마츠가 머플러에 목이 졸리고 있다. 범인은 형제가 아니라

 

[넌 정말 바보잔쓰]

 

소문의 애인이었다.

[, 무슨 짓인가] 울상으로 말하는 그에게, [자업자득이잔쓰] 라고 받아치는 이야미. 머리를 살짝 밀치며, 그러다 감기에 걸려도 위자료는 주지 않는다는 둥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머플러도 잊고 나가다니, 이름대로 머리도 텅텅 빈 거잔쓰?]

 

[......일부러 가져다주러 온 건가?]

 

[그냥 그러고 싶었을 뿐이잔쓰]

 

어이어이, 자랑하는 거냐. 머플러를 스스럼없이 휘감는다던가, 하지 말라고 이야미. 그런 거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런 건 미남들이나 하는 거라고!

치비타는 흘끗 형제들을 보았다. 거기엔 충격으로 굳어버린 형제들이 있었다.

 

[거기 여섯 쌍둥이는 대낮부터 술이잔쓰? 쓰레기잔쓰까?]

 

[브라더들을 욕하지 마라. 저래도 내 사랑스런 마이 브라더들이다]

 

[예이예이-] , 하고 싫은 소리를 내는 연인에게 카라마츠가 코를 훌쩍이면서도 그 눈은 평온하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연인과의 장난이라는 걸까.

 

[마침 잘 됐군, 이야미. 점심은 오뎅이다. 편의점 도시락은 싫다고 했었지?]

 

[그건 질리잔쓰. 그래도 컵라면은 싸니까 사재기를 해버리곤 하지만. 매일 밥 먹을 생각을 하는 것도 귀찮잔쓰]

 

[만년 가난한 생활도 괴롭군. 스스로 만들어 먹으면 좋을텐데]

 

[쓸데없는 참견이잔쓰. 아아, 치비타 잠깐]

 

오뎅을 채우고 있떤 치비타의 손이 멈춘다.

왜 그러냐는 시선을 보내면, [좋아하는 걸 고르라잔쓰] 라고 말하는 이야미.

카라마츠에게 좋아하는 오뎅을 고르라고 명했다.

당황한 차남에 개의치 않고, 남자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조금은 답례를 하지 않으면, 다음 양말을 꿰맬 사람이 없어지잔쓰. 너는 아직 일하는 중이잔쓰]

 

사악하게 웃는 이야미를 멍하니 바라보는 카라마츠.

그러나 이내 표정을 바꿔, [이야미는 상냥하네], 신경 써주지 않아도 괜찮은데, 라고 말하며 오뎅들을 들여다보았다.

이야미의 틱틱 거리는 말을 친절로 받아들이다니, 아니 저거 츤데레........치비타는 형제한테 시선을 돌리며, 살아있는 거냐, 라며 말을 걸었다.

응답이 없다. 시체인 모양이다.

 

[그럼 우근과 유부주머니로!]

 

[아니아니, 네가 좋아하는 걸로 고르라잔쓰]

 

[어째서 들킨 건가. 이상하군. 나는 이야미에게 좋아하는 오뎅을 말한 적이 없는데]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잔쓰! 아아, 그러니까 손해를 보는 거잔쓰. 정말이지.......

치비타, 카라마츠가 자주 먹는 걸로 넣어주라잔쓰. 녀석에게 맡기면 제대로 주문하지 않잔쓰]

 

 

사이가 좋구만.

아아, 당연한가. 일단 이 녀석들 연인이고. 사랑과는 거리가 먼 말을 주고받고 있긴 하지만.

 

[기쁘군. 이야미가 여기까지 오다니. 오늘은 여신이 미소를 짓고 있는지도 모르겠군]

 

오늘따라 너무 붙어있다.

카라마츠가 기쁨을 드러내면, 이야미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움츠린다.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잔쓰. 그걸 어드바이스하러 온 거잔쓰]

 

[?]

 

[같이 가고 싶으면, 그렇게 말하라잔쓰. 뭐하러 입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잔쓰? 자신이 득을 보기 위해 있는 거잔쓰!]

 

아아, 그냥 장식인 거잔쓰?

그렇게 말한 이야미가, [아직 꿰맬 양말은 많이 있잔쓰. 잊지말라잔쓰] 라고 덧붙였다.

이것이 자신의 이득을 위한 입의 표본이다.

그것을 가르쳐주면 카라마츠는 헤실헤실 웃는다.

몇 번 끄덕이고, 다음번엔 말하겠다, 반드시! 라며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양말 꿰매는 것도 돕겠다는 말을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럼, 나도 나의 이득을 위해 말하겠다. 이야미와 함께 돌아가고 싶다고]

 

[따로따로 돌아갈 리가 없잔쓰. 귀찮게]

 

치비타의 오뎅을 받아든 이야미가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러나 곧 걸음을 멈추고, 휙 돌아서 말했다.

 

[같이 돌아가잔쓰요. 카라마츠]

 

응응, 크게 고개를 끄덕인 카라마츠가 [지금 간다]라며 뛰어나갔다.

그것은 마치 꽃 피는 나이에 걸맞는 미소. 사랑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엔 어려운 얼굴이지만, 그는 분명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에 기쁨을 드러내고 있다.

 

[우왓!]

 

행복한 분위기, 카라마츠의 허리가 형제의 태클에 의해 무너진다.

안면을 강타한 카라마츠가 무슨 일이냐며 돌아보면, 물수건을 씹던 쥬시마츠가 [형아 돌아와아!!] 같이 돌아가는 건 자신들이라며 목소리를 높이며 물고있던 물수건을 뱉었다.

카라마츠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쥬시마츠에 가담하기 위해, 토도마츠도 같이 매달린다.

 

[가지마!! 같이 돌아가자! , 우리들과 같이 가자!]

 

[, 왜 그러나 너희들. 나는 이야미의 집에...]

 

[쿠조마추으으아아아아!!! 반대로 주거어어어어!!!]

 

[이치마츠! 잠깐!! 무거워!! 등에 업히는 건 반칙이다!!]

 

동생마츠들에 말려들어 곤란하단 듯 눈썹을 내리깔고 있자, 내팽겨쳐둔 오른손을 쵸로마츠가 잡는다. 이 또한 놀라운 전개이다.

불안한 시선을 거두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삼남이, 눈을 살짝 감고 히끅거리는 딸꾹질과 함께 입을 열었다.

 

[나를 위해, 매일 된장국을 만들어줘. 네가 필요하다제, BANG]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낸 삼남이 BANG하고 총을 쏘는 시늉을 한다.

 

[.......쵸로마츠,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건가? 괜찮나? 네가 없으면, 마츠노가에 츳코미 담당이 없어진다고!]

 

[네가 필요하다제, BANG]

 

설명하자면, 이것이 만취한 쵸로마츠의 최선을 다한 로맨틱한 대사이다.

몇 번이나 손가락으로 총을 쏘는 시늉을 하는 삼남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자, [네네- 방해] 철수~ 라며 오소마츠가 한 손으로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고 억지로 동생들을 떼어내기 시작했다.

[땡큐다] 덕분에 살았군. 하고 웃은 카라마츠가 이야미에게로 가려던 순간, 오소마츠가 뒤에서 껴안았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였다.

 

[형아의 동정 졸업, 도와줄래?]

 

이 또한 설명하자면,

이야미와 애인인 카라마츠지만, 그 자신은 이성애자이다. 여자를 좋아하는 중2병 환자다.

그 때문에 그런 말을 귓가에 속삭이면, 당연히.

 

[헤이, 브라더-. 그건 논논노-, 땡큐다제. 평생 동정으로 있어라-!!]

 

주먹을 쥔 카라마츠가 관자놀이에 핏대를 세우고 혼신을 다해 주먹을 오소마츠에게 꽂아넣은 건 그 직후였다.

 

 

치비타는 이야미와 형제 싸움을 시작하는 육둥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엄청 이상한 말을 지껄이고 있잖냐. 드물게 카라마츠가 형제를 뒤쫓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오소마츠다. 형에 대해서는 비교적 냉정한 대응인 그가 저런 말을 하는 것 정도는 별로 드문 일도 아닌지도 모른다.

 

[저기, 이야미. 너랑 카라마츠의 대화는 흐뭇하긴 한데, 그런 말만 하다간 언젠간 깨질 거라고?]

 

[..........최근 집에 불행 편지가 오잔쓰]

 

[구려! 어느 시대냐 그거!]

 

[대충 범인은 짐작가잔쓰. 하아,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거잔쓰...]

 

[네가 너무 눈치가 빠른 탓이라고. 이 슈퍼달링]

 

[그게 아저씨한테 할 말이잔쓰? 하아아아, 어디 사는 누구씨를 보살펴줘야 하니까 잔쓰]

 

한숨을 내쉬는 이야미에 치비타는 어깨를 움츠린다.

뭐어, 아무런 고민도 없이 사귄다면, 그런 태도는 하지 않겠지.

이 녀석이니까, 사랑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니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야미의 성격상 사랑 같은 것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좋아하는 거야? 카라마츠]

 

[애를 돌보는 기분이잔쓰]

 

[그렇겠지. 너는 그런 놈이니까. 그래도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는구만]

 

[스스로 손해 보는 짓만 하는 녀석을 보면 울화가 치밀잔쓰. 그것뿐이잔쓰. 잔소리 하나라도 내뱉고 싶은 심정이잔쓰]

 

[그거, 너도 마찬가지잖냐. 그거 때문에 여섯 쌍둥이한테 목숨 노려지고 있으면서]

 

[이제 아무래도 좋잔쓰. 어떻게든 될 거잔쓰. 진지하게 고민해봤자 바보가 될 뿐이잔쓰요]

 

아무렇게나 대답한 이야미는 빨리 돌아가고 싶은지, 숨을 헐떡이며 형제를 쫓는 카라마츠에게 말을 걸었다. 자기 혼자 돌아갈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카라마츠, 가잔쓰]

 

[, 기다려라! 지금 가겠다!]

 

그렇게, 또 이야미는 손해를 봤다.

 

 

 

[이야미!!! 너 기억해두라고!!! 반드시 너한테서 카라마츠를 되찾을테니까아아!!!!]

 

 

-.

적의를 품은 여섯 쌍둥이 형제들에게 선전포고를 받았다.

 

이 광경도 익숙해지면 그냥 일상이 될 것 같다.

치비타는 힘없이 어깨를 떨군 이야미와 만면에 미소를 띠고 그를 따라가는 카라마츠, 그리고 투지를 불태우는 여섯 쌍둥이 형제를 바라보며, 앞으로 재미있게 될 것 같다며 남의 일인 듯 웃었다.

 

 

 

 

 

 

 

매번 손해를 보는 길을 택하려는 카라마츠를 내버려둘 수 없는 이야미. 그는 항상 이득만을 생각하므로, 여러 가지로 보살펴주고 있습니다.

 

 

 

 

 

 

 

 

 





오소마츸ㅋㅋㅋㅋ바보냐ㅋㅋㅋ

그게 어딜봐서 로맨틱ㅋㅋㅋㅋㅋ






그보다 오타를 발견했었는데

어디 갔는지 안 보인다;;;

찾으면 댓글 주세여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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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관계2

 

 

 

 

[오소마츠와] [쵸로마츠의] [콩트, 애인씨 어서오세요!]

 

 

 

 

[자아, 그럼. 이번주 애인씨 어서오세요는 "오소마츠군" 시절부터 주역 자리를 탐했던 이야미씨와, 이타~~이한 존재로 유명한 마츠노가 여섯 쌍둥이의 차남 카라마츠씨입니다~! 오소마츠형, 어떤 기묘~한 조합으로 이 커플이 생겨났다고 생각해?]

 

[한마디로, 누구에게도 득이 될게 없는 얘기란 말이지! 이 조합으로 꺄꺄 떠들어댈 언니가 몇이나 되겠냐고. 세상은 바로, "대형제 모에 시대!". 타인인 아저씨보다, 근친상간에 모에하는 시대라고, , 오소마츠가 봤어!]

 

[근친상간에 모에는 확실히.........가 아니라, 왜 네가 그런 지식을 알고 있는 건데!!]

 

[구글 선생님은 뭐든지 알고 있다고!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 넘버원이다!]

 

[그렇게까지 친절하진 않다고, 구글 선생님은!!친절하게 세상의 모에 요소를 알려주는 카오스한 선생이 어디 있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열어, "오소마츠상"을 검색하면, 어머나 신기해라! 우리들 여섯 쌍둥이는 여러가지 망상 대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만둬 그만둬!!콩트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잖아!!]

 

 

 

 

 

[이야미, 이 빅토리 점보 파르페는 어떤가? 빅토리라고 부를 정도니까 분명 퍼펙트하고 훌륭한 파르페일 거다!]

 

[-!!! 파르페가 3천엔!!!! 게다가, 이건 4인 이상 추천 메뉴라고 적혀있잔쓰! 뭐든 가타카나에 심취해서 아무거나 정하지 말라잔쓰! 무난하게 미니 파르페로 하겠잔쓰]

 

[, 가타카나에 심취한 게 아니다만....큰거면 둘이서 나눌 수 있잖아? 모처럼 패밀리 레스토랑에 왔으니, 디저트도 먹지 않으면 안 되지 않나. 스위트 허니를 위해-]

 

[(아저씨한테 허니...파르페는 자기가 먹고 싶을 뿐이잖아....)미니 파르페로 결정. 맛은 카라마츠가 정하라잔쓰. 작아도 나눠먹을 수 있잔쓰요?]

 

[, 아니....딱히 난...]

 

[미가 결정해도 괜찮다고 그렇게 하겠잔쓰!]

 

[, 그래. 이야미가 정하라고 한다면야. 이 딸기 미니 파르페를!]

 

 

 

 

 

[임마아아아!!!거기!!우리 콩트를 무시하지 말라고!!! 쓸쓸하잖아!!!]

 

[태연하게 달달한 분위기 내지 말라고 이것들아아!!!!네놈들의 그 분위기 죄다 부숴주마아아아!!!!!      아, 죄송합니다. 빅토리 점보 파르페 하나 부탁합니다-!]

 

 

 

손님이 많은 패밀리 레스토랑의 한켠, 누구도 주문하지 않는 빅 파르페가 전달된 것은 그로부터 몇분후의 일이었다.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관계

 

 

 

카트로 서빙 온 빅토리 점보 파르페는 이름처럼 거대한 파르페였다.

밑에서부터, 시리얼, 초콜릿 소스, 생크림, 또 초콜릿 소스, 바나나와 딸기가 얼굴을 내밀더니, 다시 초콜릿 소스.

거대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생크림의 주변에는 포키가 가시처럼 박혀있고, 그 위에 바닐라, 딸기, 망고 아이스크림이 연인을 감싸듯 꼭 감싸 안고 있었다.

꼭대기에는 체리 대신에 왠지 모르겠지만 히지리사와 쇼노스케 모양의 초콜릿이 꽂혀있었다.

조명등에 반짝이는 초콜릿 히지리사와 쇼노스케. 너는 패밀리 레스토랑계의 대장급이었던 건가.

 

 

당당한 얼굴로 파르페의 정점에 꽂혀있는 히지리사와 쇼노스케 초콜렛을 모두가 멍하니 바라본 뒤,

[가보로 삼을래애!!] 쥬시마츠의 옷깃이 고무처럼 늘어나고, 초콜렛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의 입이 우물우물 움직인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묻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질문이 있을까.

 

[뭐가 아쉬워서 이런 파르페를 남자 일곱이서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거잔쓰]

 

이야미의 혼잣말을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먹기 힘든가?] 라며 자신이 접시에 덜어주겠다며 카라마츠가 몸을 일으켰다.

어느 부분이 먹고 싶은가, 뭐든 말해라, 어디라도 주겠다! 라며 눈을 빛내는 저자식은 일단 이야미의 연인이다.

 

사랑으로 맺어진 그런 낭만적인 관계가 아니다.

우연이란 이름의 실수에 의해서, 어찌저찌해서 연인이 되어버린 그런 관계다.

이야미는 매우 건전한 남자이며, 여체에 욕정 하는 이성애자이다. 그것만은 분명하게 알고 있다.

 

 

아아, 모든 것의 원인을 말하자면, 자신의 천한 욕심이 원인이지만, 모든 원흉은 이 멍청한 남자가 깡패들에게 얽힌 탓이다.

그거다. 그것밖에 없다.

덕분에 살의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의 형제로부터, 마주 앉아 있는 다섯 형제로부터.

 

[카라마츠형, 먹기 전에 사진 찍어도 될까? 이렇게 큰 파르페라니, 좀처럼 보기 힘드니까]

 

이야미가 대답하기 전에, 토도마츠가 애교스런 목소리로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십중팔구 분위기를 부수기 위한 발언일터인데, 단순한 카라마츠는 솔직하게 막내 동생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항상 형제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야미는 생각했다. 정말 형제에 관해서는 무르다, 라고.

 

[토도마츠가 사진을 찍고나면 덜어주겠다. 조금만 기다려주게]

 

그가 내게 보내는 한껏 풀린 미소는 이야미의 수명을 확실하게 줄이고 있다.

카라마츠를 사랑해 마지 않는, 악마 같은 형제들의 살의에 의해서.

 

게다가 카라마츠의 해맑은 미소는, 한 형제의 마음에 큰 타격을 입히고 말았다.

[틀렸어, 죽을 수밖에 없어. 형도 아니고 남에게 뺏기다니 끝났다고 밖에 할 수 없어. 나는 카라마츠 보이인데 뭘 하고 있었던 거냐고 젠장]

같은 앓는 듯한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온다.

 

 

그 자리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있는 마츠노 형제 중 한명에게 눈을 돌리면서, [저건 쥬시마츠잔쓰까?] 이야미가 그것을 가리킨다.

이치마츠, 라고 기운차게 대답하는 카라마츠는 귀여운 남동생 중 한명이다 라며 말하는 듯한 얼굴을 했다.

순간적으로 이치마츠가 오니 같은 얼굴을 해서, 불똥이 튈 것 같아 이야미는 이제 연인 행세는 그만두기로 했다.

 

[네가 형제를 좋아하는 마음은 전해졌잔쓰. 정말로 형제들을 좋아[이름을 가르쳐 준 것만으로, 내가 형제들을 사랑한다는 것이 전해진 건가!]하잔쓰]

(*이야미가 말하는 도중, 카라마츠가 끼어드는 부분입니다)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말하는 카라마츠에 할 말을 잃었다.

위험하다, 매우 난처한 분위기다. 얼른 깨버려야...

이야미는 어이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고는 [네가 항상 말하니까 귀에 박혔을 뿐이잔쓰!] 라며 천성의 비아냥거림을 내던졌다. 그래서 얼마나 형제를 좋아하는지에 대해 싫어도 알 수밖에 없다, 고 딱 잘라서 말하는 연인의 표정에도 카라마츠는 무너지지 않고 그저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왜 웃고 있는 걸까, 난 지금 비아냥거리는 거라고 말하자, 그는 쑥스러운 듯 뺨을 긁으며 입을 열었다.

 

[이야미는 내 말을 무시하지도 않고, 제대로 들어주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더니. 그게 또 너무 좋아서...]

 

그래서 행복하다, 라며 수줍게 웃는 카라마츠.

그의 안에서 이야미의 호감도가 또 한칸 상승한 것 같다. 이야미는 그저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얘기를 들어줬을 뿐이고, 그 이상의 일은 어느 것 하나 하지 않았건만. 저렇게 감동하다니. 평소에 얼마나 가혹한 취급을 받고 있는 걸까, 이 남자는.

 

갑자기 식탁이 크게 흔들렸다.

달각달각 흔들리는 파르페를 무시한 채로, [나도 끼워달라고~ 외롭잖아] 라며 싱긋 웃으며 오소마츠가 코밑을 손가락으로 부빈다. 아마 그는 지금 겉 표정과 속의 감정이 반대일테지. 어른인 이야미는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머리가 텅텅 빈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한 건지, [, 그렇군! 중요한 일을 잊을 뻔했군] 이라며 손뼉을 탁 치고 이야미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야미, 그들은 나의 사랑스런 형제다. 창가에서 차례로 형인 오소마츠, 동생인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다. 말했듯이 나는 여섯 쌍둥이의 차남이다. 대단하지? 같은 얼굴이 여섯 개나 있다고!]

 

[......10년 이상 보고 있는 얼굴이잔쓰]

 

[브라더, 그의 이름은 이야미로..]

 

[일부러 소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녀석이랑 몇 년을 알고 지냈다고 생각하는 거야!]

 

[, 미안하다, 쵸로마츠. 하지만 연인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고, 제대로 소개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현실이 들이닥친다아아!!!이야미랑 카라마츠가 여, , ......]

 

[진정하라고, 체리마츠. 아무리 동정이라도, 연인이란 단어에 당황하지 말라고!!]

 

[닥쳐! 쿠소 장남!!! 다음에 또 그 별명으로 부르면 똥꼬털 태워버린다!!]

 

눈을 부릅뜨고 창가에 앉아있는 장남을 째려보는 쵸로마츠였지만, 금세 거두고는 다시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관계에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이런 현실 인정하고 싶지 않아아아라며 한탄했다.

물론 이야미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인정한 시점에서 자신은 그야말로 천국행, 아니 지옥행이다.

 

[일단 파르페를 먹으며 얘기하자. 카라마츠, 접시에 덜어줘]

 

, 라며 작은 접시를 내미는 오소마츠에, 스스로 하면 될텐데, 하고 카라마츠는 쓴웃음을 지었지만, 그것을 받아들었다. 장남님은 뭐든지간에 제일 먼저 하는 것을 좋아한다. 먼저 이야미에게 건네주지 않도록 미리 선수를 치고 들어온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형제들이 너도나도 작은 접시를 내민다. 아무래도 이야미를 마지막으로 만들려는 작은 질투일까. 이야미는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으로 밀려난 자신의 작은 접시에 담긴 파르페의 양에 깊은 한숨을 내쉰다. 누가 보아도 자신이 가장 양이 많다. 더없이 사랑을 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 점이 멍청하고, 또 순수하고, 귀엽다고 생각된다. 극히 건전한 마음으로.

 

그러나 이 양은 위험하다. 형제에게 살해당할 수 있는 양이다. 그릇에서 아이스크림이 넘쳐흐를 것 같다. “뭐야, 혼자서 파르페를 독차지하는 거야?”라며 불평할지도 모른다. 혼자 불평을 사는 일은 딱 질색인 이야미는 카라마츠의 작은 접시를 가로챘다.

[] 하고 작게 소리를 낸 카라마츠는, 방금 막 자신의 접시에 파르페를 덜려던 참이었다.

 

[너만 스스로 덜면 불평등하잔쓰]

 

[불평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잔쓰. 조금은 남에게 어리광부리지 않으면 손해잔쓰]

 

생크림과 과일, 포키와 아이스크림 등을 작은 접시에 잔뜩 담아 카라마츠 앞에 둔다. 불평을 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이었지만, 카라마츠는 굵은 눈썹을 낮추고, “고맙다라며 행복하게 웃었다.

불평 따위는 할 줄도 모르는, 무서울 정도로 끝업이 긍정적인 남자다.

동시에 자신의 위험도가 오른 것을 깨닫는다. 아아,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 거였는데.

 

[헤에에, ~청 사이좋잖아. 러브러브네-]

 

오소마츠의 무서운 눈빛과 맞닥뜨린 이야미는 지금이라도 당장 헤어질까, 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여섯 쌍둥이 중에서 가장 적으로 돌리기 싫은 녀석이 이 녀석이다.

먹구름이 잔뜩 낀 테이블에서 도망 치고 싶은 기분을 깊이 삼키고 크림을 숟가락으로 떠냈다.

 

[, , 진정하고, 얘기부터 들어보자. , 들어보자. , 우우, 우선은 교제의 동기를. , 카라마츠씨부터]

 

너나 침착해라. 면접관 같은 말투가 되어 버렸잖아.

자신들을 번갈아 보면서 쵸로마츠가 줄줄 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푹푹, 숟가락으로 시리얼을 부수고 있는 모습은 매우 초현실적이었다.

[교제의 동기는 그가 저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만면에 미소를 띤 카라마츠가 손을 들어 올리며 답했다.

[, 이카리상은?] 결국은 이름마저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이카리가 아니라 이야미인데, 얼마나 동요하고 있는 거야.

 

[교제의 동기? 그야..........]

 

여기서 그 때의 일은 이러이러해서 저러저러했더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

하지만, 그 결과는 카라마츠를 울리고 여섯 쌍둥이 전원을 적으로 돌리는 것. 이야미를 소중히 하고 싶은 카라마츠가 있기에 지금 자신이 겨우 목숨을 잇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로는 아마도 최선의 방법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카라마츠를 울리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교제를 시작한지 한달, 지속적으로 그와 만남을 이어가면서 보낸 시간들은 꽤나 즐거웠다. 그건 거짓이 아니다.

 

[시비 걸린 카라마츠를 구해줬으니까, 잔쓰?]

 

의문형으로 말끝을 흐렸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이건 진실이다.

 

[카라마츠형한테 얘기는 들었어. 도와준 답례로, 형을 받고 싶다고 했다며? 이야미니까, 카라마츠형을 부려먹으려는 생각이였지?]

 

역시나 날카롭다, 이 핑크 후드의 마츠는.

[부려먹어?] 라며 멍한 표정을 한 카라마츠에게 [이야미라면 있을 수 있는 얘기잖아? 무엇보다 이걸 사랑하고 있잖아] 라며 손가락으로 고리를 만들어 돈을 좋아한다는 것을 몸짓으로 보이는 토도마츠다.

 

[어딘가의 블랙 공장에서 일 시키려는 생각이겠지]

 

바로 그 말대로였지만, 이야미는 시선을 피하며 카라마츠한테 말했다.

 

[미는 사랑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잔쓰....., 카라마츠를 택한 건 그, 그런 의미잔쓰]

 

[그렇게 필사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이야미를 믿고 있으니 괜찮아-]

 

묘한 웃음을 짓는 카라마츠에 벼룩보다 작은 양심이 쿡쿡 찔려온다.

정말, 사실은 역겨운 공장에서 돈 벌이를 시키려고 했다. 카라마츠를 부려먹으려 했다. 토도마츠의 말대로! 그러니, 거짓말을 해버린 셈이지만..... 아아- 한치의 떨림도 없는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줘. 울것만 같다.

[상냥하네] 라며 웃음소리를 흘리는 연인에게, 그건 너라고! 라 말하자, 토도마츠가 눈을 부라리며 이쪽을 흘겨봤다.

 

[내 파트너를, ... 돈 벌이로 이용하려고 했던게 아니란 말이지? 만약 그랬다간 어떻게 될지는 알고 있겠지]

 

[토도마츠....걱정해 주는 건가]

 

[당연하잖아. 나는 형의 파트너니까]

 

단번에 표정을 바꾸고 빙긋 웃는, 이 약삭빠른 녀석은.

처세에 능숙한 여섯 쌍둥이 중 한명이라고 이야미는 생각했다. 오소마츠 다음으로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은 녀석이다.

 

[저기, 너 카라마츠 보이인 거야?]

 

[?]

 

그 전까지 염불마냥 세계의 종말을 외치던 이치마츠가 반쯤 감은 눈으로 이야미를 흘긴다. 카라마츠 보이란 게 뭐냐고 눈으로 말해도 상대는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업신여기는 것처럼, 너는 카라마츠 보이냐고 물어온다.

그러더니 돌연 [나는 그렇다고] 라며 툭 내뱉는다.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쿠소마츠에 대한 건 뭐든지 알고 있어. 취미도, 취향도 그야말로 자는 얼굴조차도]

 

형제니까 알고있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 이야미는 그런 의문이 생길랑 말랑, 생길랑 말랑 했다.

 

[히힛, 게다가 페티쉬도 냄새도 성감대도]

 

[잠깐, 잠깐, 잠까안!! 이치마츠 멈춰!!]

 

[뭐야, 쵸로마츠형. 내 차롄데]

 

[아니, 성감대라니 뭐야 그거! 그런거 형제라도 모른다고? 뭐야 어떻게 아는 거야?!]

 

[가족이라면 당연하잖아?]

 

[당연하지 않아!! 아빠나 엄마의 성감대도 알고 있어? 내 성감대는?!]

 

[더러워. 알 리가 없잖아]

 

[그렇지!!그런데, 카라마츠 것만 알고 있다니 내게도 알려......아니,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건 카라마츠 보이니까, 라는 이치마츠.

씨익, 하고 입아귀를 들어 올려 소리 없이 웃는 그 미소는, 방관자가 되어버린 이야미마저 소름 돋게 만들었다. 이 녀석은 월등히 부정적인 감정을 카라마츠에게 향하고 있다. [어쨌든] 카라마츠 보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지금까지 형제니까, 라며 참아왔다.

 

그런데, 남자와 사귀기 시작했다. 여자와 사귄다고 말했다면 그럭저럭 감정을 억누르고 넘어갔을지도 모르지만, 남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일본은 동성혼을 금지하고 있다. 그 금기를 깨서라도 이루려 했다면, 나도, 아아, 나라도, 이치마츠는 목 안으로 낄낄 웃었다. 그는 마치 곪아 있던 게 터지기라도 한 듯, 어둠 마츠화 해버렸다.

그것을 힐끗 보고는, 애꿎은 파르페만 긁어내고 있는 카라마츠.

 

[저요저요저요저요오~!!!! 형하고 이야미는 사귄지 얼마나 됐어~? 세크로스 했어?!]

 

[우왓! 쥬시마츠!! 그거 우리가 제일 듣기 싫은 거라고!!]

 

테이블에 엎어져 있는 쵸로마츠를 무시한 채, 쥬시마츠가 다짜고짜 덤벼들었다.

이야미는 카라마츠와 시선을 맞추고는, [얼마나 됐더라?] [한달 정도 아니잔쓰?]

[벌써 그렇게 지난건가] [시간 빠르잔쓰] 라며 화기애애하게 웃은 후, [남자와] [엣찌], 즉 섹스에 대해서는 양쪽 다 찡그린 얼굴을 했다.

 

[그런가, 이야미와 그런 것도 해야 하는 건가.....곤란하군. 상대가 원하면 제대로 갚아준다. 그것이 나의 성품인데.........남자와 섹스라.......]

 

[우엑- 상상만 해도 구역질이 나잔쓰]

 

[-? 그럼 키스는?]

 

쥬시마츠가 어딘지 모르게 기쁜 듯이 물어오는 건, 분명 경험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키스에 관한 물음에도 같은 표정을 하자, [너희들 왜 사귀고 있는 거야!!] 라며, 부활한 쵸로마츠가 날카롭게 츳코미했다.

그렇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야미는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은 말야, 사귀기 시작하면 그런 일도 하고 싶어지잖아? 그런거 두 사람은 없어?]

 

[이야미가 원한다면, 아마 나는 마다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어느 쪽인가 하면...소중히 하고 싶다.....같은?]

 

[, 딱 봐도 이런 아저씨인데, 욕정 같은 거 할 리가 없잖아]

 

[, , 그런게 아니다 이야미. 너는 멋있다! 그건 보증한다!! 우읏, 욕정인가.....어쩌면 좋은가. 어떻게 하면 이야미를 안을 수 있는 건가]

 

[켁!! 무슨 말을 하는 거잔쓰!!!! 안기는 건 너잔쓰!!]

 

그러고는, -! 하고 이야미가 포즈를 취하고 튀어오른다.

 

[Why do you think so?!]

 

라며, -! 카라마츠도 마찬가지로 포즈를 취하고 튀어올랐다.

[거기서 영어로 말하는 의미가 뭐야!!]하고 쵸로마츠가 츳코미를 던졌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혼잡스러움을 단번에 없앨 정도로 큰 소리를 지르니, 가게 안의 모든 이목이 집중된다.

수상한 내용을 큰소리로 내뱉어버리는 바람에 백안시되는 느낌이 없진 않다. 에에이- 그런거 일일이 신경 쓰고 있으면 신경이 남아있질 못한다. 이야미는 그저 여섯 쌍둥이에게만 신경을 곤두세운다.

 

[당연하잔쓰. 체형적으로나 처한 위치적으로나. 카라마츠군은 남자라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미도 남자잔쓰]

 

[, 그런...그렇지만]

 

내가 안기는 건가, 그런건가, 이야미가 그러길 원한다면 어쩔 수 없나.

카라마츠가 자문자답을 거듭하면서 어떻게든 스스로 납득하려 한다. 우선시 하는 건 늘 상대의 의견일 것이다. 가정환경이 그렇게 만들고 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이래서는 이야미가 목숨을 버리라고 하면 정말 버릴 것만 같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라잔쓰] 싫다면 싫다고 말하면 된다, 이야미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살짝 밀치며 말했다.

 

[, 싫다거나 그런게 아니.........이야미가 원한다면..]

 

[그것이 손해라는 거잔쓰. 카라마츠, 너의 그 상냥함은 자신에게 손해가 많잔쓰. 그것만이 아니잔쓰. 알고 있는 거잔쓰? 상냥함은 때때로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걸]

 

예를 들면, 자기는 싫은데, 상대가 원했으니까, 라며 몸을 덥썩 내준다.

 

상대는 호의를 받아줬다는 것에 뛸 듯이 기쁘겠지만, 사실 본인은 상처를 입고 있다. 이것을 나중에 알게 된 상대는 깊은 상처를 받을 것이다. 왜 그때 말하지 않았냐고. 그래서 의사 표현은 중요한 것이다. 자신의 의견만 내세우는 건, 상대의 마음을 소홀히 하게 된다. 괴롭기만 한 세계가 되어 버린다. 마찬가지로 상대의 의견만 내세우는 건, 결국 상대의 마음을 소홀히 하게 된다. 똑같이 괴롭기만 한 세계가 되어 버린다.

 

단순 바보인 카라마츠를 타이른 후, 다시 묻는다. 자신과 섹스가 하고 싶냐고.

조금 침묵하더니, 그는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이야미와 그런 행위는 상상할 수 없다고.

그걸로 됐다. 그것이 의사 표현인 것이다.

서로 의사를 밝힌 뒤, 최선의 방법을 논의하면 되는 거다. 이야미는 어깨를 움츠렸다.

 

[이야미. 만일 최선의 방법이 없다면 어쩌나]

 

[손은 두 개. 답이 나올 때까지 찾거나 포기하거나 잔쓰. 어느 쪽을 택하든 대화하기로 결정했다면, 그것이 최선의 방법. 아니잔쓰?]

(*최선의 방법에서 방법이 손 수() 한자를 씁니다. ‘손 수에는 손이라는 의미 말고도 방법, ....,일 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미가 손은 두개라는 말을 한 것!)

 

질문을 질문으로 갚자, 카라마츠는 눈꼬리를 낮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납득한 모양이다.

 

[이야미는 치사하군. 그렇게 나로는 알 수 없는, 중요한 것을 알고 있으니까. 정말 멋지고, 치사하다]

 

카라마츠라는 남자는, 생각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곧잘 생각에 빠지는 남자이다.

그것은 언제나 자신이 아닌 상대방에 대해서. 그래서 상대를 상냥하게 대할 수 있고, 뭔가 당해도 웬만한 일은 용서해버린다.

하지만 이야미는 항상 남이 아닌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상대가 무언가를 하면 금방 싫은 소리를 한다.

대조적이다. 자신들은.

 

[억울하다면 너도 가르치면 되잔쓰. 나라도 모르는 게 있잔쓰]

 

그냥저냥 사귀기 시작한 지 한달.

자신을 바보처럼 흠모하면서 이것저것 들고 집에 들이닥치기 시작한 후로 늘 듣던 가족 이야기는 이야미에게 있어 모르는 세계이다.

호되게 당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이상으로 카라마츠에게 보물이 되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역시 이야미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였지만, 그것을 듣는 것이 그렇게 괴롭지만은 않다. 솔직히 말해 조금 즐기고 있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카라마츠가 생생하게, 즐거운 듯이 말하니까.

 

퉁명하게 말할 수밖에 없지만, 카라마츠는 그 뜻을 감지했을테지.

 

[억울하니까, 이야미에게 나의 가르침을 전부 가르쳐주겠다! 우선은 이야미가 모르는 것을 알아 가야겠군]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그가 약속했다.

[네이네이] 적당히 답변을 한 이야미의 음성을 약간 둥글어진 느낌이 들었다.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건, 자신도 모른다.

 


[우랴아아아아아아!!]

 

갑자기 두 사람 사이에 쥬시마츠가 뛰어들어왔다.

흠칫 놀란 두 사람을 개의치 않고, [나이스라구, !] 플래그는 꺾었다, 라며 토도마츠가 주먹을 든다.

 

[우리의 존재를 잊고, 아무리 사귀고 있습니다 오오라를 자아낸다고 해도, 그렇게 해서는 도매상은 납품하지 않는다고! 안됐네, 이야미!!]

(*도매상 얘기는 비유입니다 / 아마도 카라마츠를 내주지 않는다....라는 의미겠죠?? 아니면 다른 뜻이 있는 건가.................)

 


적의는 자기 한정.

그랬다, 잊고 있었다. 형제가 있다는 것을.

 

[설마 이야미와 카라마츠가 소녀 만화처럼 들러붙어서 달콤하고 씁쓸한 청춘 전개를 만들다니, 이건 꿈이야, 악몽이야, 절망적이야, 지옥이라고, 죽고...싶다...]

 

덜컹, 하고 테이블 위로 쓰러지는 이치마츠의 입에서 혼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 고양이 모양을 하고 있다. 귀엽다. 아니아니아니, 틀려, 그렇지 않다.

 

[하아아아아......나의 부양 선언을 뛰어넘은, 저 어른의 말빨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멋대로 패배하고 있는 쵸로마츠의 머리 위에 비구름이 잔뜩이다. , 번개다.

 

[너희들. 뭘 패배선언 하고 있는 거야!! 정신 차려!! 이대로라면, 여섯 쌍둥이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고!!]

 

오소마츠가 테이블을 쾅쾅 때리며 어떤 위기를 맞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보드와 마카를 꺼냈다.

어디서 꺼냈냐고 묻는 건 촌스러운 질문이겠지. 개그만화 세계인 이곳에서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다.

 

[, 주목!! 이건, 무언가의 관계도다!!]

 

그렇게 외치며 오소마츠가 보드를 마카로 툭툭 두드린다.

누가 아무리 봐도 그건 여섯 쌍둥이의 이름으로, 위는 오소마츠, 맨 아래는 토도마츠, 이렇게 형제 순으로 적혀있다.

 

[알겠냐, 너희들. 카라마츠가 연인이 생긴다는 것, 즉 이야미의 입장은 여기다]

 

카라마츠의 이름 옆에 하트, 그리고 그 옆에 이야미의 이름이 적혀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냐] 오소마츠는 부르르 떨며 파랗게 질려 쓰러져 있는 동생들에게 말했다.

 

[카라마츠를 뺏기는 것만이 아니야. 나한테도, 너희들한테도, , , , 생기는 거라고!! 처남이!!!]

 

이미 오소마츠의 안에서는 이야미와 카라마츠가 엔다아아아아아아-이야아아아아-, 가 되어 있는 것 같다. 혹시라도 결혼은 안 하겠지만, 만약 결혼을 한다면 이야미는 오소마츠의 (손윗)처남, 쵸로마츠부터는 (손아랫)처남이 된다.

끔찍한 미래를 상상했다. 몸을 떠는 이야미와 함께, 형제들도 충격에 빠진다.


(*여기...처남...이 맞나요? 얘네가 둘다 남자라서 헷갈리네요;;;; 원래 호칭자체도 좀 어렵지만......일본식 호칭이라......으음...아무튼 한자 자체는 '처남'이라는 뜻이라서 그렇게 번역했습니다!)

 

[, 이먀이가 내, , , ......, 위험이 눈 앞에...!!]

 

[쵸로마츠형!! 정신 차려!!]

 

[일곱 형제가 되는 거야? 슷게에에에에에-!!!! 닮지 않아도 형제가 될 수 있는 거야아?! 쩌러어어어어어어-!!]

 

[, , 끝이다...세계는 파멸할 거야....아저씨가, 형, 이라니]

 

대체로 실례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그들이지만 가장 무례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 오소마츠다. [내가 가장 불쌍하다고!! 아저씨가 동생이라니!!아저씨가 동생이라니!! 동생이라니이!!!] 중요한 건 세 번 말하는 타입인지 오소마츠는 아저씨가 동생이라니 악몽이라며 쓰러지려 하고 있다.

혼자, 기쁜 듯 웃으며 있는 건 카라마츠다.

 

[정말이군. 이야미, 브라더와 형제가 된다고!]

 

[기쁘지 않잔쓰]

 

[나는 기쁘다! 가족이 늘어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니까]

 

[닥쳐, 쿠소마츠!!], 것봐 말하잖아. 쓸데없는 소리를 하니까 이치마츠가 고함을 친다. 뭣 때문에 혼난 건지 모르는 카라마츠가 히익, 하며 무의식적으로 이야미에게 바짝 다가서자, 그 사이에 있던 쥬시마츠도 그에게 바짝 붙는다.

[형 딱 들러붙기 함까?!] 꽈악 하고 있는 힘껏 끌어안는 쥬시마츠에 카라마츠가 방긋 웃는다. 천사인가. 마음이 사그라든다.

 

[지금 분명하게 말하지! 이야미, 자네한테는 카라마츠를 줄 수 없네!!]

 

[어째 완고한 아버지 같은 대사잔쓰]

 

[그치만 치사해치사해치사하다고!!!나는 항상 카라마츠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구?! 그런데 이야미가 뺏아간다던가, 싫어!! 싫어어어-!!! 앞으로도 형아하고 싶어어!! 어쩌면 그 다음 단계도 되고 싶어!!!]

 

그 다음이라는 건 대체?

묻지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던 카라마츠가 자리를 떴다.

사나운 형제들을 두고 어디로 가는 걸까, 나만 두고 가는 건가, 조바심을 태우며 그에게 말을 걸자, 마실 것을 가져오겠다 한다.

거대 파르페가 있으니 음료는 필요 없다고 하자, 카라마츠는 싱긋 웃었다.

 

[드링크 바를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지 않나]

 

그럼 나도 데려가라고!!

방패라는 이름의 카라마츠가 없는 지금, 이 몸을 지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보라고, 생각하자마자 형제들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몸을 일으키면, 놓치지 않고 악마의 얼굴이 다섯 개 들이밀어진다. 빨리 돌아오라고, 카라마츠!! 군침을 삼키며 어떻게 이 자리를 피할까 생각하고 있자, 드링크 바에서 품위 없는 남자들의 목소리가 여럿 들린다. 고개를 들면, 어째서인지 카라마츠가 시비 걸리고 있다. 몇초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는 트러블 메이커인가, 꼬이기 쉬운 체질일까.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한숨을 쉰다. , 대체적인 전개는 알 것 같다. 그의 다리에 매달려 있는 아이를 보면.

 

[아이 상대로 어른답지 못하군. 바지를 더럽힌 건 사과했잖아]

 

[그러니까, 네놈이랑은 관계없다고 하잖아-!!이건 우리들의 문제라고!]

 

[이런이런. 애 상대로 어른 셋이라고? 이 무슨 길티가이인가]

 

진심으로 열이 받았는지 한 사람이 카라마츠의 멱살을 잡는다.

그것을 목격한 이야미는 어째선지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냉정하게, 최대한 냉정하게, 거대 파르페를 두 손으로 잡아 힘껏 집어던졌다. 깔끔하게 머리부터 파르페를 뒤집어 쓴 남자가 눈을 부라린다.

그런 녀석들에게 다가가 상대를 벌렁, 넘어뜨린다. 멱살이 잡힌 카라마츠도 덩달아 넘어지려는 것을 오른쪽 팔로 잡아들고, 빙글빙글 애용하는 지팡이를 돌리며 고간에 일격을 날린다.

우효효효효, 하고 이름대로 밉살스럽게 웃고는 남자에게 말했다.

 

[잘 됐잔쓰. 이걸로, 어디가 더러워졌는지 모를 거잔쓰]

 

잘 어울리는 꼴이라며 코웃음을 치자, 아이가 왈칵 울음을 터뜨린다.

무서웠던 거겠지. 그 길로 엄마에게 쏜살같이 뛰어간다. 자신들이 울린 것이 아니라는 건 분위기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의 뒷바라지는 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는 이 트러블 메이커를 어쩌면 좋을까. 관자놀이에 핏대를 세우고 카라마츠에게 뭐하는 거냐며 노려본다. 하지만 카라마츠의 울 듯한 표정에 분노도 사그라든다.

 

[, , 카라마]

 

[, 치사하다고. 정말 치사하다. 어째서 늘, 그렇게 날 위기에서 구해주는 건가]

 

그야, 구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잔쓰, 라며 이야미는 언제나처럼 아니꼬운 듯 대답했다.

 

[도움을 구하지 않는 쪽이 나쁘잔쓰. 바보 같은 꼴을 보이는 것보다 분한 게 낫잔쓰]

 

[사례할 건 이제 돈밖에 없다고. 나는 이미 한번 이야미한테..]

 

[그거면 되잔쓰-]

 

그렇게 말하고, 코웃음을 치며 톡하고 이마를 살짝 치고는 드링크 바로 간다.

멍하니 있던 카라마츠였지만, [사례는 영구보존이다]라며 울상인 채로 이야미 옆으로 가서 함께 음료를 챙긴다.

 

[이야미는 이상한 녀석이군. 나를 도와줘도 아무런 이득도 없을텐데 말이지]

 

[미는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는 주의잔쓰]

 

[그럼, 내가 유괴되더라도 올 건가?]

 

뭔가 의미가 담긴 듯한 질문에 조금 뜸을 들여 말한다.

 

[둘이서 점심 먹는 시간이 당연하게 됐잔쓰....혼자서는 왠지 어색하잔쓰요. 누구씨 때문에]

 

충분한 대답이 됐겠지.

[나는 행운아구나], 이런 연인과 만나서 행운이라며 헤실헤실 웃는다. 계속 웃고있는 카라에게, 이 빚은 내일 낚시터에 데려가는 걸로 퉁치자고 했다.

그는 흔쾌히 약속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정말 행복해보였다.

그렇다, 이야미는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는 주의이다. 그건 즉, 이득이 되니까 이 연극에 어울리고 있는 거였다. 좀 더 사귀어도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해진다고 나쁠 건 없으니까.

 

(랄까, 이렇게 훈훈하게 끝난다면, 미도 행복하잔쓰)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녀석의 뒤에는 악마 같은 형제들이 있다는 것을.

이야미는 자리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진심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또 한번 쓸데없는 말을 한 탓에 수명이 줄어들게 되었다. 뭐어가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는 주의냐! 해버렸잖아, 바보가!! 이걸로 됐다고? 됐을 리 없잖아!!

 

 





 

 

 

후일담.

 

 

 

[부탁이야, 치비타!! 한번 더, 한번만 더 카라마츠를 유괴해 주지 않을래? 이번에는 제대로 구하러 갈테니까!! 백만 들고 그녀석을 구하고 유괴범을 처부순다!! 형아 멋진 모습 보이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 치비타아!!!!]

 

[지랄하고 자빠졌네!! 그럼, 이쪽이 위험하잖냐!! 애초에 좋아서 납치한 것도 아니라고!!]

 

[부탁이야 제바아알!!! 이대로는 이야미한테 카라마츠를 뺏겨버린다고!!!]

 

치비타의 오뎅가게 앞에서 카라마츠의 탈환을 맹세한 형제들이 치비타에게 애원했다나 뭐라나.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기묘한 관계, 그리고 형제들의(일방적인) 공방전은 아직 계속될 것 같다.

 

 

 

 

 

이야미와 카라마츠는 이성애자이고, 사랑은 없습니다. 둘은 형제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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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미 멋있다고 생각해버렸다

쩔잖아!!어른이잖아!!!!

니트들 보라고!!저게 어른이다!!!!!

분발해라 니트타치!!!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부분

치비타의 [지랄하고 자빠졌네]

아 만족만족 (코쓱)



그치만 초의역이라..............(눈치)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しっけ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373977























우연이었다.

평일 대낮, 가만히 바보처럼 카라마츠 girl을 기다리는 그가 깡패들에게 얽혀버린 광경을 본 건.


변덕이었다.

통행에 방해되니까, 라고 트집을 잡으며 깡패들의 발에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건 것은.


도울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설마하니 깡패가 나자빠져서 강에 떨어져버리고, 결과적으로 이 안쓰러운 청년을 돕게 되다니.




그렇게 모든 것은 우연이고, 변덕이며, 사물의 흐름. 즉, 흐름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청년이 워낙 완고하게 사례를 하고 싶다고 한 탓에 그만 쓸데없는 한마디를 내던져 버렸다.




[사례는 너면 되잔쓰!!]




이로써 새로운 노예를 얻었다.

공장에서 일하게 할까 같은 비열한 생각했건 안 했건.


상대는 자신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인지, 돈을 주려고 너무나도 허름한 장지갑을 펼치고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면, 아아, 천엔과 1엔만 잔뜩이다. 푼돈도 안 된다.


그렇다면, 노예로 들여, 자신의 꿈을 위해, 생활을 위해 부려먹으며 돈을 벌게 해서 받는 게 낫다.

그런 의미를 담은, 돈보다는 네가 낫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달라는 그런 의미로 말한 거였다.




[돈은 금방 없어지잔쓰? 너라면 쓸만할 것 같잔쓰]



[그 말은 즉, 나를 원한다는 건가? 그치만 나로 정말 괜찮은 건가? 내가 보기에 천엔짜리 지폐가 가치있다고 생각한다만...]




설마, 마음을 읽힌 건가.

꺼려하는 청년에, 조금 초조해져서 서둘러 말했다.




[너는 사랑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파인 거잔쓰? 렌탈 여친으로 심하게 데이고 알았잔쓰요? 사랑은 돈을 능가한다는 것을!]




천엔짜리 지폐로는 사례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겨우 삼켰다.

그러자, 의외의 반응.

청년은 금세 뺨에 홍조를 띠고 "정말로 나로 괜찮은 건가?" 라고 말하면서

나는 여자가 아니다, 훌륭한 남자다 라며 못을 박는다.

어째서 성별을 확인하는 건지 궁금했지만서도 몇번이고 긍정의 의사를 표했다.

천엔짜리 지폐보다 네가 좋다고.



씨익, 청년이 선글라스를 쓰며 평소의 미소를 보인 건 다섯번이나 긍정하고 나서야였다.




[이렇게나 "나"를 원하다니, 이런 적은 처음이다. 극적인 만남으로 인한 시작도 나쁘지는 않지.

 솔직히 아까 도와줬을 때, 이야미는 퍼펙트하게 멋졌다! 쿨-했다고! 너는 나의 히어로다!]




남자는 '처음이지만, 아, 여자 경험도 거의 없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군. 오히려 너무 기쁘다.'라고 했다.

청년 마츠노 카라마츠는 진지하게 자기 속내를 말하며 은근하게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물음표를 머리 위에 띄우던 히어로 이야미가 그 의미를 이해한 것은 다음날 점심 때.






[이야미!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적당히 도시락을 골라왔다. 점심은 아직이지?

 함께 먹자! 그리고 다 먹으면 나가서 데이트나 할까?]




집을 찾아 온 카라마츠의 수줍은 얼굴과, 들이밀어진 편의점 봉투를 번갈아 보면서 

이야미는 자신이 엄청난 짓을 했다는 걸 깨닫는다. 깨달았다. 눈치를 챘다.


그래서일 거다. 멀리까지 울려퍼지는 [셰-!!!!!!!!!!!!!]라는 소리의 원인은.









<기묘한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관계>







처음 이변을 눈치 챈 것은 멋에 민감한 토도마츠였다.


유행에 민감한 막내 동생은 차남의 변화를 알아차렸다.

평소의 카라마츠는 이따이한 모습을 선호한다.

가죽 재킷에 해골 벨트, 그리고 화려한 바지를 입는다.

그것이 차남의 사복 특징인데, 거실에 들어선 그의 모습은 매우 정상적이다.

아니, 그야말로 평범한 청년의 모습

하얀 이너 위로 긴 청색 가디건을 걸친 모습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져버린다.

그러곤 [무슨 일 있어?] 라고 무심코 말을 걸어 버린다.

토도마츠의 한마디로 거실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던 나머지 형제들도 고개를 든다.





[어라, 카라마츠가 평범하게 입다니. 뭔가 안 좋은 거라도 먹었어?]




이력서 서식을 검색하는 척 하면서 냐짱 동영상을 보던 쵸로마츠가 의문을 던진다.

토도마츠가, 그런 평범한 옷도 갖고 있었던 거야!? 라며 웃는다.


순식간에 주목을 받은 카라마츠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행복한 듯한 표정으로 헤실헤실 웃는다.

평소의 훗, 하고 입꼬리를 올리는 모양이 아닌 그야말로 멍청하게 풀린 얼굴로 헤실헤실 웃었다.


그것만으로 전병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던 오소마츠가 경직.

방 구석에서 고양이에게 선글라스를 주며 놀고 있던 이치마츠도 경직.

쥬시마츠만 행복해보이네! 라며 같이 헤실헤실 웃었다. 천사냐.

아니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




모두 탁자 앞에 원형으로 둘러 앉았다.

카라마츠가 부랴부랴 손거울을 꺼내든다.

언제나처럼 자신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모습을 살피고 있다.

그건 마치.......




[언제나 입던 가죽 재킷은?]




아무렇지 않게 화제를 꺼낸 토도마츠에게, [그건 장롱에 있다]라며 당분간은 입지 않겠다는 카라마츠.

그런 그의 모습에 눈알이 빠질 정도로 놀랐다.

중2병을 앓고 있는, 아니 그보다도 더 심한 카라마츠가, 에, 카라마츠가!?

오자키에 푹 빠져있는 그, 카라마츠가 가죽 재킷을 입지 않는다니 꿈이라도 꾸는 것 같다.


이유를 묻자 카라마츠가 곤란한 듯이 볼을 긁었다.




[그 꼴은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아서.....나는 쿨하게 내 취향을 밀고 나가고 싶지만, 상대의 취향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으으으으으으응!? 상대의 취햐앙!?


놓치지 않는다. 지금 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토도마츠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옆에 있던 쵸로마츠와 눈을 맞춘다.





[상대에!? 아니, 잠깐 카라마츠짱~? 혹시 데이트라도 하는 거~?]




실실 웃으면서 말하는 오소마츠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질 않다.

동생들은 그 눈에 공포에 질려버렸지만, 카라마츠는 그걸 전혀 느끼지 못한 건지,

아니면 데이트라는 단어에 온통 그 생각 뿐인지, 뺨을 붉히며 당황한다.





[형, 설마 정말 카라마츠 girl이라도 생긴 거야?]





그런 거라면 나 여기 엎을 거라고!!!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토도마츠의 물음에 카라마츠는 다시 순순히 답했다.




[애인이 생겼다. 그것도 그쪽에서 나를 원해서]




순식간에 문을 들이받으며 뛰쳐나가는 쵸로마츠가 한마리.

그 기행에 아무도 츳코미하지 않는다.

여하튼, 츳코미역이 나가버렸고, 게다가 지금 츳코미할 건 이것밖에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라며 쥬시마츠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그쪽에서 고백했다] 라며 카라마츠는 잔혹한 말을 반복한다.


고백 받았다는 건, 연인이 됐다는 거!?

그럼, 그 옷은 상대의 취향에 맞춰서......? 내가 고른 옷은 옷장에 처박았으면서!!

차남 앞에서 손수건을 물고 분해하는 토도마츠,

그리고 그 옆에서 부서진 선글라스를 훌훌 털어내고 있는 이치마츠.

그의 모습은 마치 인생에 절망의 순간을 맞이한 모습 그 자체였다.

놀란 고양이가 텔레비전 쪽으로 대피할 정도로...





[처, 처음으로 고백바다쓰니까 덥석 여닌이 댄 거냐고오...이 비치가아]

(처음으로 고백받았으니까, 덥석 연인이 된 거냐고, 이 빗치가)



탁점이 잔뜩이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지만, 대충 알 것 같았다.


(* 무슨 뜻이냐면, 원래 코이비토(연인)을 고이비토라고 코(こ)를 고(ご)로 발음한 겁니다.

다른 단어들도 마찬가지!대충 어눌한 발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헤에- 어떤 여자?]




그냥은 꺾이지 않는 장남님이 유도신문을 시작했다.

밝게 싱글벙글 웃고 있는 쥬시마츠도 옆에 정좌하고 앉았다.





[어떤......그렇네. 입으로는 말하기 어렵고, 솔직히 브라더의 편견을 살 수도 있다.

 나는 너희들이 좋으니까 싫어할만한 인상은 주고 싶지 않다]



[에, 뭐야? 그렇게 말하기 어려운 녀석이랑 사귀고 있어?]



[아아...그럴게 형이 남자와 사귀고 있다고 한다면 충격이지 않나]




말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치고는 꽤나 쉽게 자백하고 있다.

문 밖으로 뛰쳐나가던 쵸로마츠가 얼떨결에 제자리로 돌아와 츳코미를 넣었다.

역시 츳코미 담당. 썩어도 츳코미는 잊지 않다니 대단하네!!


누군가 차분한 상태였다면 쵸로마츠에게 그렇게 말하며 놀렸을 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형제 중에선 그 누구도 그럴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들에게선 야유조차 나오지 않았다.






[ㄴ, ㄴ나, 나, 남자랑 사귀고 있는 거야!? 형!!?]





토도마츠의 동요에 다소 슬픈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카라마츠는 솔직하게 사귄다고 대답했다.





[이 빗치] 라며 방구석에서 몸을 둥글게 웅크린 채, 툭툭 다다미를 두드리던 이치마츠가 히끅히끅 울기 시작했다.

누구보다도 카라마츠를 좋아했지만 성격이 상당히 비뚤어져 심술 꾸러기가 되어 버린 사남에게 

그건 그것대로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이렇게 될 거였다면 무리해서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아아, 형제라는 틀이 방해였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다. 동반자살이라도 해버릴까.

같은 위험한 말들을 중얼거리고 있다.


다른 형제들도 같은 마음이었지만, 이치마츠만큼 앓고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동반자살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도 아직 그를 좋아한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돈보다 내가 좋다고 해줬다]





카라마츠는 황홀한 표정으로 속내를 털어놓았다.





[내가 깡패들에게 얽히고, 그가 날 구해준 게 계기였다. 처음에는 보답으로 돈을 주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돈이 아닌게 좋아. 내가 좋아, 라고 말했다. 나도 나는 그럴 가치가 없다고 했지만,

 상대는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라면 로맨틱하게 말했다!]





전 연극부였던 카라마츠는 약간 로맨티스트인 면이 있다.

이른바, 영화 같은 전개를 좋아한다.

운명이니, 비극이니, 사명이니 그런 단어를 좋아하는 중2병 환자에게 사랑과 돈을 운운하면 어떻게 될까.





[아주 멋졌다. 기뻤다. 마음이 떨렸다. 돈보다 나의 가치를 높이 사준 것도, 나를 구해준 것도 전부]





결과, 이렇게 됩니다.

자신들도 돈보다도, 배보다도, 그 누구보다고 차남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있다고!!

그치만, 그, 나쁜 장난 때문에 그것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솔직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카라마츠에게는 직접적으로 애정을 주지 않으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그렇다는 걸 알고 있는데, 아아, 설마 남에게 그를 빼앗길 줄은.



있을 수 없다며 투쟁심을 불태우던 토도마츠가 힐끗힐끗 장남을 쳐다본다.

관심 없다는 듯 듣고 있던 오소마츠가 입가에 미소를 띠우고 악랄한 얼굴을 만든다.

그건 즉, 그의 안에서 적개심이 불타오르고 있다는 증거였다.

마치 빼앗겼다면 다시 빼앗아오면 그만이야, 라는 태도.

역시 장남님이다.





[카라마츠형, 자주 데이트 하고 있어?]





쥬시마츠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가만히 카라마츠의 모습을 살핀다.

조금 뒤, 응 하곤 고개를 끄덕인다. 

이 옷도 그가 사준 거라며 가디언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어떤 패션센스를 갖고 있는 거나는 말을 들었다.그사람 꼴도 상당하다고 생각했다만......뭐, 가치관의 차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보다, 곧 둘만의 생활을 하게 될테니까 얼른 요리를 배워두지 않으면...]



[ㄴ, 너, 너너너너!!!!내가 부양해주겠다는 말을 걷어차고, 그 녀석하고 둘만의 생활이냐!!! 둘만의 생활이냐고!!!]





더이상 다물고 있을 수 없었던 쵸로마츠가 그렇게 외치자, [미안하다, 쵸로마츠]라며

그 사람이 자신을 원한다라는 말을 덧붙이고는 미소로 답했다.

사락, 하얀 재가 되어 버린 삼남의 명복을 빈다.

토도마츠는 그런 그를 보며 합장했다.

그 발언은 그에게 있어 일생 일대의 고백이었을텐데.





[이 쿠조마즈으으으으!! 너, 우릴 두고, 두고, 가, 가려]

(이 쿠소마츠으으으으!!)



[우오오오?! 왜 그러나 이치마츠!! 왜 우는 건가!]

 


[나도 가치 가면 되잖아!!망할, 쓰레기니까, 지베 이써도 민폐아니자나아아아!!!)

(같이 / 집에 있어도 민폐 아니잖아아아아!!)


[미, 미안하다.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만]




이치마츠가 쿠소마츠를 외치며 그의 멱살을 잡는다.


[아, 늘어나니까 가디건은 안 된다]같은 분위기 파악 못한 발언으로,

[너어어, 주거어어어나는카라마츠보이즈라고오오젠장](너어어,죽어어 나는 카라마츠보이즈라고,젠장)라는 의미불명의 발언이 터졌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치마츠의 분노만은 잘 알겠다.


한편, 가만히 있던 오소마츠는 재미없다는 듯 코를 치곤 단도직입적으로 카라마츠에게 묻는다.





[누구야?너랑 사귀는 녀석. 우리가 아는 놈??]





그와 동시에 차남이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약속시간이 가까워진 것에 안색을 바꾸고 눈 앞의 이치마츠를 밀쳤다.

엉덩방아를 찧은 이치마츠에게 한손을 내밀어 일으키곤, 카라마츠는 가지 않으면, 가지 않으면, 하고

마치 사명감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현관으로 내달렸다.


도망치려는 건가.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냄새로 카라마츠를 찾으라 명했고, 다른 형제들에게 가자고, 라며 손짓한다.





[절대로 그 상대 알아내자고. 내 동생을 빼앗아가면 어떻게 되는지 주먹으로 알려줘야지..]




그의 기세는 대단했다.


순조롭게 소문의 남자친구씨의 모습은 볼 수 있었지만.

현실은 비정하다. 나는 형제라는 굴레 때문에 연정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설마, 짝사랑을 빼앗기다니, 그것도 남자에게!!

아는 사람에게!!! 같은 나이대인가 생각했더니, 아저씨!!

너였나고, 이야미!!! 저거에 뽀뽀하는 거냐, 뻐드렁니에!!!?



[셰-!!!!] 라는 소리와 함께 다섯명이 날아올랐다.

수십미터 앞에서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한숨을 쉬고있는 아저씨, 이야미가 손을 흔들고 있는 카라마츠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노예로 부리려 했는데, 어째서 우리들은 연인이 되어 있는 걸까.


최근, 이야미의 버릇인 자문자답이다.

자문만하고 자답이 안 나오는 게 현실이지만, 아아, 어쩌겠는가.



신음하는 이야미에게 착각하고 있는 카라마츠가 [어디 아픈가?]하고 순수한 눈을 하고 물어온다.

그런 그의 모습에 또 다시 두통이 몰려왔다.

그는 독신이긴 했지만 남자와 사귈 정도로 궁하진 않았다.


자신의 흥미는 항상 여성이며, 눈 앞에 있는 녀석처럼 남자가 아니다.

프랑스 문화에서는 남자끼리 결혼하는 커플이 많긴 하지만 자신은 이성애자였기에 흥미는 일절 없었다.



그런데도 이녀석이 매번 이렇게 반짝반짝 순수한 눈빛을 하고 있으니 이 관계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

애송이 시절을 생각하면 이녀석의 머리를 때리고 당장 연인 따위 그만둬, 라고 말했겠지만

이렇게 개개인의 여섯 쌍둥이를 상대하는 일은 잘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오소마츠 정도일까.



카라마츠와 이렇게 단둘이 상대한 적은 없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만나게 되면서 잘 알게 되었다.


이녀석은 바보고, 순수하고, 아프다.

악동 오소마츠보다 훨씬 약하다.

곧잘 사람을 믿는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정 받는 것에 삶의 가치를 둔 듯, 이야미가 필요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극히 행복해했다.


도대체 어떤 인생을 보냈기에 이렇게까지 순수하게 사람의 언동을 받아들이고 필요로 한 것만으로 기뻐하는 걸까.

이야미는 여섯 쌍둥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형제 신분 계급 안에서도 가장 낮은 입장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프랑스에서 단련한 이 아니꼬운 성격의 자신과 어울리고 있다.





[아저씨 상대로 잘도 다니잔쓰. 카라마츠, 싫지 않은 거잔쓰?]



[무슨 소린가! 싫어할 리가 없잖아?이야미는 돈보다 나를 필요로 해주었다. 역시 연인이 되어 달라고 했을 때는 당황했지만..]





누가!! 연인이 되어 달라고!! 했냐고!!!

노예는 있었으면 했지만 애인(♂)은 갖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카라마츠는 수줍어하며 뺨을 긁는다.

대체 어쩌면 좋은가, 이 갈 곳 없는 분노.



이 남자는 자신을 구해준 자와 아껴주는 자에게 헌신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복장의 건.

안쓰러운 꼴로 만나러 와서 카라마츠에게 좀 더 그럴듯한 꼴을 하라고 지적하자

이런 계통의 옷 아니면 파카밖에 없다고 해서 이거면 되지 않을까 하고 적당히 옷가게에 가서 조언했다.

그러자 돈이 없다고 울먹이기에 빌려주는 걸로 하고 옷을 사주었다.


집 방문도 많아졌다. 도시락을 사오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보면서 같이 먹고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던 중 언젠가부터 녀석이 온다고 하면 싼 컵라면을 사재기하게 되었다.

애인 다운 짓? 할 수 없다.

나는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아마 카라마츠도 그럴테지만.....어라, 이거 뭔가 내가 전부 하는 것 같은..




[카라마츠, 앞으로의 예정은?]



[안심해라. 노-플랜이다!]




반짝하는 얼굴을 하는 카라마츠지만, 이것도 이야미 쪽이 인생 선배이자 어른이다.

분명 속으로 뭔가 하짐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같은 걸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 없다.

어른인 이야미는 전부 헤아리고 있다.


내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바보에게 뭔가 노예 같은 일이라도 시키고 싶지만,

상대가 무적이라 할만큼 순수해서 아무래도 악행이 작용하질 않는다.

오소마츠 같은 악동이라면, 사양 않고 시키겠지만.



결국 그나마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 둘이서 짬뽕을 먹었다.

오늘도 면인가...어제도 둘이서 컵라면을 홀짝거렸는데.

속으로 한숨을 쉬고 있짜, 카라마츠가 멍하니 이쪽을 보고 있다.

뭔가 화제를 요구하는 듯한 눈이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곤 말을 걸려고 하자, [형제들에게 관계가 들통났다] 라고 웃는 얼굴로 말한다.

때문에, 거창하게 면을 뿜어 버렸다.




[무, 뭐, 뭐!!? 무슨 소리잔쓰!!]



[미안하다. 무심코 말해버려서, 그 녀석들한테 들키고 말았다.]




오- 마이 갓-!!!

이야미는 머리를 감싸안고 성가시게 됐다며 한탄한다.

나는 알고 있다. 그 여섯 쌍둥이들이 차남에게 품을 사랑의 깊이를.

본인은 모르는 것 같이잠 옆에서 보면 이상하리만치 넘치는 사랑을 주고 있다.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어른인 이야미는 알고 있다.


내일 목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비장함이 감돌고 있던 중, [둘이서 생활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라며 당치도 않는 발언에

셰-!!! 하고 가게의 폐를 무릅쓰고 이야미는 포즈를 취했다.





이 얼빠진 녀석은 나를 죽일 생각인가.

그런 거, 그 악마들이 용서할 리 없다.

가게를 두리번 두리번 살펴보면, 뭔가 오싹하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모습은 안 보이지만, 그들이 여기에 있다.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다.

틈이 보이면 자신의 등을 찌를 것이다. 그렇게 단언한다.


빨리 돌아가고 싶어진 이야미는 아무렇게나, 자신과 둘만의 생활을 할 수 있냐고 묻는다.




[솔직히 불안하긴 하다. 나는 연인도, 집을 떠나는 것도 처음이니까]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

아아, 이녀석과 제대로 대화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그치만, 형제들에게는 반가운 일임이 틀림 없다. 방도 넓어질테고]





그런 일을 절대 없을 것이다.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렸지만, 가게 안의 소음에 묻혔다.

랄까, 지금 목소리는 형제 중 누구일까.

이야미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렇게 생각하잔쓰?]



[그녀석들에게 나는 '이따이'하니까. 누구라도 '이따이'란 감각이 싫은 것 같다.

 나는 형제들을 좋아하지만, 그들은 '이따이'한 생각을 원하지 않는다]




아아, 역시나..형제들의 형편이 보인다.

여러가지로 안쓰러운 발언을 하는 카라마츠는, 형제들을 정말로 좋아한다.

좋아함을 넘어 형제를 소중히하기 때문에 자신이 보이지 않는 거다.

그래서 사랑스런 형제로부터 '이따이'란 말을 듣는 것은 그들에게 '너는 방해다'라고 전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즉, 그에게 있어 그 말을 자신을 부정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성가신 형제잔쓰. 안쓰러운 모습은 누구에게나 있잔쓰요. 네가 안쓰러워서 뭔가 형제들에게 해가 되는 거잔쓰까?]



[......흐음, 불쾌해 진다던가? 곧잘 짜증나게 하는 것 같고]






확실히 그의 중2병은 짜증나지만, 그건 흘려들으면 그만인 일이잖아?

성숙한 이야미의 감상은 역시 어른이었다.





[형제에게 미움 받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내 가치는 배 이하니까.

 대화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뿐이다]






배라니?

양쪽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야미는 카라마츠의 패기 없는 미소에 다시 한번 한숨을 쉰다.

여섯 쌍둥이란 정말이지 성가신 존재이다.





[너는 상냥한 인간이라고 말하지 않았잔쓰까?]



[에, 아아, 그렇게 말한 적이야 있다만..]



[그건 네가 사람의 감정에 예민하기 때문이잔쓰. 그런류의 인간은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잔쓰.

 그런데 넌 그게 너무 강하잔쓰. 이해하겠잔쓰? 하나하나 형제들을 생각하는 카라마츠는, 너무 착하잔쓰.

 너무 지나친 감정은 마이너스, 손해잔쓰]






멍하니 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지 않는 거겠지.

그래서 요약해줬다. 좀 더 거만해지는 게 어떻냐고.


교제하는 것도 집을 나가는 것도 하나하나 형제의 표정과 반응을 살피는 카라마츠는 너무 착하다.

자신이 무언가 행동을 했을 때, 형제들에게 나쁜 영향은 없는가 살피고,

좋은 영향이라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그런 쓸데없는 것만 잔뜩 생각하고 자신은 소홀히 한다.


지나쳐 가버리니까, 분명 카라마츠를 향한 형제의 마음도 보지 못하는 거겠지.

그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그런 건 이야미에게 있어 즐거운 인생이 아니다.

왜 자신의 인생인데 사람의 반응을 일일이 신경써야 하는 건가.





[좀 더 제멋대로 굴으라잔쓰. 그 편이 편하잔쓰]



[제멋대로라.....어렵네]



[간단하잔쓰. 네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냥 하면 된다. 그것 만으로도 인생은 장미빛이 잔쓰.

 네가 오자키를 동경하고 있다면 자유로워지라잔쓰!]






거기까지 말하고 이야미는 입을 닫는다.

카라마츠의 눈이 빛나고 있었기에.





[이야미는 정말 히어로군!! 말하는 것 전부 멋있다!!]



[............]



[그렇군.. 나는 언제나 형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응, 좀 더 당당히 이야미와의 관계를 말하겠다!]






그게 아냐!! 그게 아니라고!!!

이야미는 다시 머리를 싸맸다. 이녀석의 머리는 텅 빈 건가!!? 그런건가, 그랬던가!!

시리어스 뇌가 아니라 시리얼 뇌인건가!!?





[이야미가 나를 도와준 것도 극적으로 고백해 준 것도 모두 운명이니 거리낄 것이 없다.

 사랑스런 형제라도 이 운명은 바꿀 수 없다. 나를 필요로 해주는 이야미를 위한 사례다.

 ........다음은 내 마음에 달렸군. 미안하다 이야미, 연정은 좀 더 기다려라. 꼭 키우고 말테니까]






그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짓 언제까지 할 거잔쓰]



[응? 운명의 끈은 영원히 언제까지나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누가 좀 도와달라잔쓰.

노예를 갖는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으니까, 반성할테니까.





[쿠소마츠 이 망할놈이!!! 그 실 끊어주겠어!!!!] 하고 저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그건....음료 바 쪽인가? 형제가 이 자리를 습격하는 때도 가까워진 것 같다.


[저거 뽀뽀하거나 할 때 주니어 시들 거라고!!], 밉상 오소마츠의 소리도 들리고,

[카라마츠형 좋아!! 완정 좋아아아!!!] 하고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는 목소리와,

[부양하는 건 나라고 했잖아아아!!], [카라마츠형을 어~~엄청 필요로 하는 건 나라고!?] 등

질투와 악랄한 목소리도 들린다.





[요컨대, 이야미처럼 깡패한테서 놈을 구하고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좋아한다고 말하면 된다는 거지?!

 아아, 빌어먹을 돈으로 양아치 고용해버릴까!!]



[오소마츠형!!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계획 들키잖아!!그건 라인으로 하자고 라인!!]



[오오, 역시 톳티!]





그런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자랐을 카라마츠를 바라보니, 헤실헤실, 그 놈은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이제 됐다,라며 그 웃는 얼굴로 만족하는 자신이 있었지만, 결코 그쪽 사람은 아니다.

이 이야미는 이성애자. 다만 카라마츠의 미소는 왠지 치유된다. 응, 그것뿐이다.


그러던 중, 형제 습격까지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그들이 오면 절대로 외쳐버리겠지.

5,  4,  3,  2,  1.............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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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제목이

[기묘한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관계]인데

몇번을 읽어도 이야미가 기묘하다고 읽어져서

바꿨습니다........'ㅂ'


설마..진짜 이야미가 기묘하다는 뜻으로 쓴 건 아니겠지.....




* 이치마츠의 어눌한 발음

죄송함다 'ㅂ' 제대로 살릴 수가 없었어요


이치마츠...날 죽여라....여러가지로 한계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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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라곤 했지만 시리즈가 끝났다곤 안 했다 (진지




네, 다음편 있슴다 :)

현재 4편까지 있는 것 같네요


이거랑 라인 번갈아서 가져올게요

아, 고독도 'ㅂ'a


그리고 중간중간 단편들도 가져올겁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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