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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 신데렐라와 왕자님 배드엔드-

 

 

 

 

 

둘째 왕자인 아츠시는 그가 애용하는 알현실에 놓인 고급스러운 왕실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 눈앞의 퍼펙트 패션을 한 6명 앞에 걸어 나왔다. 구두를 뚜벅이며 한 사람, 한 사람 자세히 관찰했다.

 

 

그는, 같은 옷, 같은 얼굴의 6명 중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찾아내야 했고, 이미 선택지는 두 가지로 좁혀진 상황이었다.

 

오른쪽에서 스케치북을 들고 씨익 이를 드러내고 웃는 자인가.

 

아니면 왼쪽에서 두 번째에 선, 약간 두툼한 형태의 보기 좋은 눈썹을 슬쩍 내리깔고 불안해하는 자인가.

 

아츠시는 그 총명한 두뇌를 풀가동시켜 고민했다.

스케치북에는 이쪽의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이 몇가지 적혀 있었다.

뭔가 질문을 하면 그에 맞는 답변을 보여줄 수 있도록 미리 답변 페이지의 순서를 암기해야 했다.

 

아츠시는 잠깐이었지만, 카라마츠 신데렐라와 춤을 추면서 알아챘다.

그가 춤을 틀려 상대에게 실례가 되지 않으려 열심히 노력하던 것을.

 

 

, 정답은 노력가를 고르면 되는 것이다.

 

아츠시는 발길을 돌려 스케치북을 든 퍼펙트 패션의 청년 앞에 섰다.

그리곤 그의 손을 잡아, 손등에 키스를 하며 말했다.

 

[당신이로군, 나의 사랑하는 이는.....]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스케치북을 툭하고 떨어뜨렸다. 창백한 표정으로 잔뜩 울상이 되어 고개를 저었다.

 

[, 아닙니다....저는.....]

 

왕자는 씨익 웃으며,

[역시 당신이로군요. 그 매력적인 목소리....]

라며,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안아올렸다.

 

[.....!?]

 

너무도 갑자기, 그것도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안아올리는 그에, 카라마츠는 비명을 지를 새도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둘째 왕자니, 날뛸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놀란 형제들과 달리 아츠시는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공주님 안기를 하곤, 그대로 걸어 나갔다.

 

오소마츠들이, [, 잠깐....!] 하고 당황하며 뒤를 쫓았지만, 왕자님이 지난 길에는 성의 병사들이 창으로 그들 앞을 막아 나아갈 수가 없었다.

 

커튼 너머로 아츠시 저하를 끌어안은 채 끌려가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얼굴이 잠깐 보였다.

 

그 굵고 단정한 눈썹이 아래로 축 늘어뜨리고 필사적으로 형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표정을, 오소마츠는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그후, 그들은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었다.

 

 

 

 

 

◇◇◇

 

 

 

 

정식 혼례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사실상 둘째 왕자인 아츠시 저하의 신부감으로 완전히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수많은 하인들에게 둘러싸여 목욕을 마치고, 아름다운 하늘색의 이브닝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반지르르 윤기가 흐르는 검은 머리에 파란 꽃으로 장식해 단장을 마친다.

 

그리고 커다란 커튼이 달린 침대가 있는 둘째 왕자의 침실에서 왕자님을 잠자코 기다렸다.

 

아름다운 긴 의자가 끝에 오도카니 앉아,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현실감 없는 얼빠진 눈으로 지나치게 넓은 침실을 둘러보았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그는 멍하니 생각했다.

 

분명 오소마츠들이 구하러 올 거다....오소마츠들은 대단하니까!

 

그는 필사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때문에 아츠시가 방에 들어온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름답군.........]

 

갑작스런 소리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아츠시는 낮에 만났을 때와 달리, 짙은 회색의 실크 블라우스를 걸치고, 아래에는 감색 바지를 입고 서있었다.

 

황급히 일어서, 이브닝 드레스 자락을 잡아 인사를 한다.

 

아츠시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손을 잡고 가볍게 키스를 했다.

 

카라마츠는 손을 잡힌 채로 볼을 붉히며 시선을 피했다.

 

[당신이 제게 마음이 없다는 것, 저도 잘 압니다]

그렇게 말하며 아츠시는 살짝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끌어안았다.

 

어깨에 손을 얹자 미약하게 떨림이 전해져,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긴장하고 있음을 알아챘다.

불쌍한 내 사랑.

그렇게 생각하며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

 

그리곤 그를 가볍게 안아 올렸다.

낮에 안았을 때는 조금 여위었다 생각했지만, 지금은 적당히 근육이 아름다운 몸에 자리하고 있음을 아츠시는 몸으로 직접 느꼈다. 자연히 몸 안쪽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팔 안에서 풀어달라며 작게 목소리를 높였지만, 왕자는 그를 안고 침대에 다가가 비단 시트에 살짭 눕힌다.

 

가까이 다가가자 카라마츠는 몸을 웅크리고 눈을 꼭 감는다.

 

[카라마츠 신데렐라.....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겠습니다......]

 

왕자님은 그의 부드러운 입술에 상냥한 키스를 나눴다. 그리고는 천천히 그의 긴 속눈썹, 장밋빛 뺨, 흰 목덜미에 차례로 키스를 했다.

 

이브닝 드레스의 어깨천을 슬쩍 내리면, 그 속에서 드러나는 하얀 피부에 작게 분홍빛 꽃이 피어있다.

 

아츠시가 그 꽃을 입술로 살짝 머금는다.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굳게 닫힌 눈꺼풀이 떨리고, 눈물이 한줄기 흐른다.

 

 

그는 그날 밤, 동정을 잃었다.

 

 

 

 

◇◇◇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새장에 갇힌 새처럼 혼례의 날만을 기다렸다.

 

성의 무수한 방 중에 제일 넓은 방을 받고, 매일을 아름다운 푸른 드레스로 치장했다.

어딘가 나가려 하면 성의 사용인들이 그를 막아 세웠다.

 

왕자의 신부는 함부로 남의 눈에 띄면 안 된다는 규칙이라며, 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얘기만 해댔다.

 

창밖으로만 유일하게 밖을 볼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성의 안뜰이었다.

게다가 추락을 방지하기 위함인지 아래층에 넓은 발코니가 있었으며, 그곳에는 성의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한번이라도 좋으니 정원에 나가고 싶다며 메이드에게 부탁했지만,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결국 그는 하인들에게 아무런 말도 걸지 않게 되었다.

 

 

매일 아침 창가에 새들이 놀러왔다.

그때만은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근심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몇 개인지 모를 방 중에 작은 서고가 있어, 그가 지루하지 않도록 갖가지 책들이 있었다.

 

신부수업 같은 몇가지 레슨도 있었다.

하지만, 선생은 레슨이 끝나면 곧바로 공손히 인사하곤 사라져버려 조금도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하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소중히 대했지만, 그것은 마치 귀한 보석을 대하는 태도와 같았다.

 

그는 고독했다.

어린 시절부터 같이 지내온 하인들이나 형제들과 함께 보냈던 나날들을 떠올리며 그때의 온기를 찾아다녔다. 그러다 그는 어느새 아츠시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아츠시의 계획이었지만,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왕자는 매일 그에게 진귀한 꽃들과 고급스런 과자나 보석을 선물했다.

그리고 달콤한 사랑의 말을 속삭였다.

 

카라마츠는 늘 아츠시를 조심스럽게 대했지만, 조금씩 그를 향해 미소를 짓게 되었다.

 

둘째 왕자는 그것이 진심으로 기뻤다.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침대에서 안을 때만은 변함없이 마음이 닫혀있었지만, 그래도 아츠시에겐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제 손에 있다.

지금은 새장 속의 새지만, 언젠가 새장에서 꺼내더라도 달아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유서 깊은 귀족 출신이니, 왕가에 반항할 생각은 하지 않을 거다. 이내 모두 포기하고 자신을 받아들여 사랑하게 될 것이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넘어오게 하면 되겠지

 

앞으로 평생동안 이 아름다운 꽃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기쁨에, 아츠시는 행복했다.

 

다만, 그가 존경하는 그의 친형인 차밍 왕자에게는 아직 카라마츠를 보여주지 않았다.

 

아츠시는 두려웠다.

차밍왕자는 외모를 떠나서 어딘가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자신조차도 그것에 끌렸다. 그래서 아츠시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와 형을 만나게 하면, 그를 형에게 뺏길까봐 겁이 났다.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때때로, 그의 형제들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추억은 점차 변질되어 가고 있었다.

 

그 행복했던 나날은.....매일 아침 형제들에게 차를 끓여주던 건.....그건 전부 꿈이었던 걸까....?

 

 

 

어느날 창밖으로 똑똑, 하고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카라마츠는 창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빗자루를 탄 마법사 이야미가 공중에 두둥실 떠있었다.

 

[....이야미 아저씨...!!]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양손을 뻗으며 환호했다.

 

[오랜만이잔쓰, 카라마츠 신데렐라....]

 

이야미는 마법모자를 슬쩍 올리며 싱긋 웃었다.

 

아래층의 발코니에 있는 병사는 그의 마법으로 잠에 빠져있었다.

 

[부탁이에요, 아저씨! 날 꺼내줘!!]

뚝뚝 굵은 눈물을 흘리며 그는 양손을 한계까지 뻗었다.

 

이야미는 슬픈 표정을 모자로 숨겼다.

마법사의 예상대로 왕자의 신부가 된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는 너무 무겁잔쓰...]

마법사는 쥐어짜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이 몸은 버리고 가겠다!! 어차피 이 몸은 왕자에게 물들어버렸으니!]

 

결국 마법사 이야미는 손을 내밀며 웃었다.

 

[이리오렴, 카라마츠 신데렐라]

 

그의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와 이야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마법사는 그를 꽉 끌어안았다.

 

[이야미 아저씨...!!]

 

[카라마츠 신데렐라.........]

 

두 사람은 하나가 되어 빗자루를 타고 달빛 아래 어딘가로 날아갔다.

 

 

 

다음날 이른 아침, 하인들은 창가 바닥에서 싸늘히 식어있는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발견했다.

 

그는 마치 잠을 자듯이 눈을 감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안녕하세여!

오랜만입니다 'ㅂ'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하다가

바른 생활을 하려니 죽겠네여

학교 없어졌으면ㅎㅎ



아무튼 나중에 따로 공지하겠지만

여기서도 말해두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정말 거의 학교에 사는 수준이므로

번역을 할 시간이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해봤자 주말 정도겠지만

자격증 공부도 같이 해야 하므로

하루종일 번역을 붙잡고 있을 수가 없어여...;ㅂ;


그러므로 당분간 요청은 안 받겠습니다

속도도 느린데 이 이상 작품이 늘었다간

정말 돌이킬 수가 없으므로.....ㅠ


제가 방학을 할 때까지는 당분간 요청 닫습니다! :D


일단 지금까지 올라온 것들은 메일 보내겠습니다

이번주 이후로 오는 요청들은 방학까지 미뤄두겠습니다




추가로,

문의사항이나 저와의 소통을 원하시는 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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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나 방명록은 확인이 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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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트위터에서 번역알림을 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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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 신데렐라와 왕자님<後>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눈을 떴을 때, 그는 자기 방 침대에 누워있었다.

 

늘 쓰던 다락방이 아닌, 이전의 그가 쓰던 아름다운 방이었다.

 

옆에서 포니테일의 메이드가 안심한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쳐다보고 있었다.

 

 

[다행이에요....도련님....]

 

[포니......]

 

그가 누운 침대 옆 서랍장 위에 그의 목숨과도 같은 어머니의 유품인 선글라스가 놓여있었다.

 

그걸 바라보며 한줄기 눈물을 흘리는 카라마츠 신데렐라.

 

[다행이다.......]

 

그리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왜 내가 이 방에서 자고 있는 건가....얼른 다락방으로 돌아가야....!]

라며 침대에서 내려가려는 걸 메이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렸다.

 

[이제 괜찮아, 카라마츠 신데렐라....]

 

다정한 목소리.

 

메이드는 고개를 숙이며 방을 나간다.

 

옆에는 오소마츠가 평소의 붉은 드레스를 입고 부드럽게 웃으며 서있었다.

 

[오소마츠.......]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자신이 아름다운 물빛의 새 잠옷을 입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오소마츠는 침대에 걸터앉아,

[이제 널 숨길 필요가 없어졌어]

장남은 늘 그랬듯이 히죽 웃으며 카라마츠 신데렐라에게 가까이 다가가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새빨갛게 타오른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오소마츠가 꼬옥 껴안았다.

 

[형아가 왕자들에게 말했어. 너는 우리와 이곳에서 살고 싶어 한다고...동생들도 필사적으로 그들을 설득했어...]

 

 

 

 

누구보다도 치비타...아니 차밍 저하가,

[그런 거라면 고집부릴 일이 아니지. 안 그러냐, 아츠시]

하고 동생을 타일렀어.

 

[형님.......]

 

아츠시 저하께서는 형을 끌어안고 그저 원통한 눈물만 흘렸다. 세상에 단 한 사람인, 믿음직한 형에게.

 

[하지만, ...오소마츠...였던가?]

하고, 아츠시 저하를 타이르던 차밍 저하가 말했다.

[난 카라마츠와 친구가 됐다. 그러니 가끔은 성에 놀러와 나의 오뎅을 먹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치비타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 오소마츠는 어쩔 수 없이 그걸 승낙했다.

 

 

 

 

그걸 들은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차남을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또 치비타의 오뎅이, 먹고 싶어......]

 

그때, 문이 열리며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가 방에 들어왔다.

 

[오소마츠형,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깨어났으면 빨리 말했어야지!]

하고 소리치는 쵸로마츠. 녹색 드레스에 녹색 테의 안경이 잘 어울린다.

그리고 그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에게 가까이 다가가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에 깜짝 놀라는 카라마츠.

[돌아와줘서, 고마워.....]

쵸로마츠는 안경 너머로 눈물을 글썽였다.

 

[그보다 어이!!!!]

깜짝 놀란 오소마츠에게 쵸로마츠는 [앞지르지 말라고!!] 라며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머뭇거리는 이치마츠에게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이리와...]하고 양손을 뻗었다.

등을 탁 밀어주는 쥬시마츠에(쥬시마츠는 단지 빨리 자기 차례가 왔으면 했다) 카라마츠 신데렐라 앞으로 떠밀려진 이치마츠는 살짝 키스를 했다.

 

시뻘개져서 입술을 열심히 손등으로 문지르며,

[, 지금건 사고니까!! 누가 쿠소마츠 신데렐라랑 키스 따윌....]

이라며 엄청난 속도로 방을 나가벼렸다.

그는 얼마후 이를 닦지도 않고 손도 씻지 않는 바람에 메이드에게 혼나게 된다.

 

[카라마츠 신데렐라 혀-!!!!]

~~!! 하고 농밀한 딥키스를 날리는 쥬시마츠.

황급히 오소마츠와 쵸로마츠가 두 사람을 떼어낸다.

 

[잠깐....]

빨개진 토도마츠에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손을 내민다.

 

주저하던 토도마츠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손을 잡고 가볍고도 달콤한 키스를 했다.

[좋아해, 나의 카라마츠 신데렐라 형...]

 

 

 

며칠 뒤, 아름다운 푸른 드레스를 입고, 기타 전문점에서 피크를 고르고 있는 카라마츠 신데렐라. 옆에는 메이드 칼이 대기하고 있다.

 

그는 이제 하인의 모습을 하고 허드렛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단 본인이 원해서 매일 아침 형제들을 깨우고 아침 차를 대접하는 건 전처럼 계속했다. 물론 형제들도 기뻐했다.

 

[이거이거, 그때의 가련한 꽃이 아닌가-]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무도회에서 처음 만났던 귀족 자제C가 우연히 그 가게에 찾아왔다.

 

그는 곧바로 카라마츠 신데렐라에게 다가갔다.

 

[저기, 다가오지 말아주세요!]

하고 메이드가 막았지만,

[자아자아, 아기 고양이는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가볍게 넘기고, C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바로 옆에 서서 그에게 손을 뻗었다.

 

갑자기 손목을 잡는 바람에 깜짝 놀란 카라마츠 신데렐라.

 

[, 기억하겠지?]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이, 너 이자식 그 더러운 손 치워!!]

붉은 드레스의 오소마츠가 화를 내며 외쳤다.

 

[뭐야, 너는?]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손을 뿌리치며 오소마츠의 뒤에 숨었다.

 

[뭐야? 한번 해보자는 거냐? 나 제법 강하다고~?]

라며 히죽이는 C에 오소마츠가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그는 주머니에서 인로를 꺼내보였다.

(*인로(혹은 인롱) 도장이나 의료품 등을 넣어두는 농 혹은 함 / 여기서는 가문의 문장을 넣어둔 함을 뜻한다)

 

[이 분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이 나라의 왕위 계승권 1위의 차밍 저하의 친구라고!!]

 

C의 눈앞 가까이 들이댄 인로에 있던 건 확실히 왕가의 문장으로, 차밍 저하의 오뎅을 모티브로 한 문장이 들어있었다.

 

게다가 여기서 친구연인을 뜻하는 은어임을 귀족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C는 헉 소리를 내며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냥 그게 하고 싶었던 거죠, 오소마츠 도련님]

메이드 칼이 작게 속삭이자, 오소마츠는

[!! 기분 최고야~!!]

라며 코밑을 문지르며 말했다.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C에게,

[저기...죄송한데 어디서 만났나요...? 정말 기억이 나질 않아서....죄송합니다]

라고 물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오소마츠와 메이드에게 끌려가는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바라보는 C.

 

[....역시, 귀여워....파파한테 부탁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라며 아쉬운 듯이 중얼거린다.

 

 

 

 

◇◇◇

 

 

 

 

이곳은 성의 안뜰.

치비타의 하이브리드 오뎅 포장마차가 있는 곳.

 

치비타, 아니 차밍 저하가 솜씨를 발휘하며, 카라마츠 신데렐라에게 즐거운 듯 말했다.

 

[지금까지 병사들이나 하인들에게 오뎅을 먹여봤었는데, 다들 내 지위 때문에 맛있다고 한 거라 생각했었어]

 

[저는 정말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형님]

성에서 만든 고급 맥주를 마시며, 아츠시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옆에 앉은, 파란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보며 웃는다.

 

카라마츠 신데렐라도 따라 웃었다.

그리고 그는 치비타에게,

[정말 맛있으니 모두 맛있다고 말한 거다, 치비타]

라며 상냥한 어조로 말했다.

 

[아니, ...]

치비타는 수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아츠시는,

 

이 두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면서도, 한편으론 아직 자신의 마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머지않아,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누군가의 짝이 될 것이다.

 

그것이 형님인지, 자신인지, 그게 아니면 오소마츠와 그 형제들인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니 그는, 운명의 여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했다.

 

 

 

 

포장마차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안뜰에 있는 커다란 분수 중앙에 자리한 히지리사와 쇼노스케, 즉 운명의 여신이 얼굴을 내민다.

 

[! 나한테 부탁해도 힘들다고!]

 

 








막상 올려보니 그리 안 기네여

번역할 때는 길었는데.....


마지막 번외로 이 시리즈는 마칩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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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 신데렐라와 왕자님<前>

 

 

 

 

성에서 내려온 중요한 공문

 

이전의 무도회장에서, 위의 사진과 같은 유리구두를 흘리고 간 여장남자를 찾습니다. 그 분은 둘째 왕자이신 아츠시 저하의 신부 후보이시니, 그 분을 찾기 위해, 성에서 사자를 보내어 여장남자인 참석자 전원의 가정을 방문해 신발 사이즈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추신

 

아래의 선글라스를 잃어버린 분은 성의 서무과로 연락바랍니다.

 

 

 

 

동네 고양이들을 쓰다듬으러 간만에 외출한 이치마츠는, 문득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신경쓰여 가보니, 위와 같은 글이 써있는 팻말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가 신경 쓰이는 건 추신쪽. 이치마츠는 그 선글라스가 낯이 익었다.

그건 그가 은밀하게 사랑하고 있는 의붓자식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종종 열심히 닦아 광을 내고, 때때로 쓰고 있던 선글라스와 똑같았다.

 

그는 광장을 떠나, 그 아름다운 보라색 드레스 자락을 우아하게 들고서 종종걸음으로 저택으로 향했다.

 

 

 

, 하고 세게 문을 열자, 녹색의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삼남 쵸로마츠가 노트북을 보고 있고, 그 옆에서 장남 오소마츠가 붉은 드레스의 소매를 걷은 채 팔짱을 끼고 동생과 함께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치마츠를 발견한 쥬시마츠가, 그답지 않은 불안한 얼굴로 빠르게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이치마츠형...카라마츠 신데렐라형은 무도회에 안 갔었지...? 집에 있었잖아, 그치..?]

울 듯이 그렇게 말하며 노락색 드레스의 길게 늘어진 소매로 얼굴을 덮었다.

 

핸드폰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분홍색 프릴드레스의 막내, 토도마츠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쥬시마츠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도 불안한 듯 이치마츠를 본다.

 

[그치만....저 선글라스...]

이치마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린다. 울상인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는 눈썹을 한껏 내리깔곤 서로를 마주 보았다.

 

[맞아. 이건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선글라스야]

 

쵸로마츠의 냉정한 목소리가 방에 울렸다.

 

그는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등뒤의 형을 바라보았다.

오소마츠는 몸을 쭉 내밀어, 쵸로마츠가 확대시킨 선글라스 이미지를 보았다.

 

선글라스의 프레임 안쪽에 KARAKO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건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아주 어릴 적에 세상을 뜬, 그의 친모 카라코의 선글라스였다.

 

 

 

부엌 구석에서 메이드와 수다를 떨며 느긋하게 차를 마시던 카라마츠 신데렐라에게 오소마츠가 찾아왔다.

대개, 토도마츠나 쥬시마츠, 때때로 쵸로마츠가 [출출하네-]라며 부엌을 찾는데, 오늘은 웬일로 오소마츠가 자신을 찾아왔다. 그는 기쁜 표정으로 단 하나뿐인 형을 올려다보았다.

 

메이드는 뭔가 알아차리고, 바로 자리를 비켰다.

부엌을 나가려던 그녀는, 문앞에서 다른 형제들이 두 사람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것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카라마츠 신데렐라, 형아도 차 좀 내줄래?]

 

[물론이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기뻐하며 뺨을 붉히며, 컵에 차를 따르곤 형 앞에 내려놓았다.

 

[고마워]

 

오소마츠는 동생이 준 차를 맛있게 한모금 마셨다.

 

그리곤 이런 말을 꺼냈다.

 

[형아랑 같이 성에 선글라스 가지러 갈까?]

 

그 말에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들고있던 컵을 떨어뜨렸다.

 

 

 

 

그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몇 번이나 사과를 했다. 그리곤 마법사 이야미의 일과 어머니의 유품인 선글라스와 유리구두를 잃어버린 것을 전부 말했다.

 

[....미안...오소마츠....몰래 무도회에 가서......미안하다........]

 

오소마츠는 고개를 떨구고 흐느끼는 차남을 잠자코 바라보았다.

 

문틈으로 지켜보며, 불안해하는 형제들.

 

이윽고 오소마츠는 무거운 입을 열었다.

[그럼 벌을 받아야지....카라마츠 신데렐라...]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고개를 숙인 채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밤 형아, 네 방에 요바이하러 갈테니...]

(*요바이 남성이 밤중에 성교(혹은 구혼)를 목적으로 낯선 여성의 침소에 몰래 들어가는 것으로, 일본의 옛 풍습이다)

 

쵸로마츠가 [어이이이이이!!!]하고 소리치며 오소마츠 옆구리에 날라차기를 꽂는다.

그리곤 이내 냉정하게 안경을 추켜올리며, 놀라서 벙찐 카라마츠 신데렐라에게 말을 걸었다.

 

[벌을 받아야 하는 건 오히려 우리들이야, 카라마츠 신데렐라. 네가 손으로 한땀한땀 만든 드레스를 갈기갈기 찢어버렸으니까. 톳티가]

 

[어어이이이이이!!!!]

토도마츠가 열을 내며 뛰어들어왔다.

[내가 그러긴 했지만 명령을 내린 건 너희들이잖아!! 명령을 내린 쪽이 실행한 쪽보다 죄가 더 무겁단 것도 모르는 거야!?]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눈물을 흘리며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다들 싸움을 멈추고 그의 상태를 살폈다.

 

[쥐들이 그런 게 아니었던 건가....]

그렇게 말한 그는 다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오소마츠가 머리의 혹을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말했다.

[일단, 카라마츠 신데렐라. 무도회에서 만난 사람들을 차례로 말해볼래?]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겨우 울음을 멈추고, 기억을 더듬어가며 솔직하게 답했다.

 

 

 

우선 안내를 해준 멋진 의상의 사용인.

 

그후 무도회장에 들어서 처음으로 마주한 3명의 무례한 남성들.

그 말을 꺼냈을 때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몰랐겠지만, 쵸로마츠는 오소마츠가 희미하게 살기를 띤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치비타의 도움을 받고, 오뎅을 먹었던 일.

이 때, 성에 가서 겨우 오뎅이나 먹고 있었어?, 라며 토도마츠가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리곤 잠깐이나마 춤을 췄던 상냥한 남자. 그는 왕자님이 아니라고 했다.

 

 

 

[.....아무튼, 이 중에 왕자님이 있고, 그녀석이 너한테 홀딱 반한 모양이야]

가만히 듣고 있던 오소마츠가 입을 열었다.

 

[그럴 리가!]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고개를 저었다.

[왕자님이 나 같은 걸....[

 

오소마츠는 의자에 앉아 붉은 드레스 자락을 걷어붙이고 의자위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리고 그는 몸을 쭉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만약에 왕자님이 결혼하자고 하면, ....오케이할 거야?]

 

 

 

형제들은 그렇게 말하는 장남을 잠시 보더니, 숨을 깊게 들이쉬며 한껏 긴장한 얼굴로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바라보았다.

 

그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싫다....나는....지금 이대로가 좋다....브라더들과 같이 있고 싶다...]

 

 

그 말에 형제들은 일제히 카라마츠에게 달려들어 그를 껴안았다.

 

헤헤, 하고 웃으며 기쁜 듯이 코밑을 문지르는 오소마츠. 그는 겨우 안심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만약, 카라마츠가 결혼을 받아들였다면, 그때는 진짜 계모처럼 다락방에 가뒀을지도 모른다.

그러지 않고 끝나 오소마츠는 크게 안심했다.

 

[하지만 상대는 왕가야. 국가를 적으로 돌리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오소마츠형]

쵸로마츠가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껴안으며 장남에게 말했다.

[만약 그쪽에서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찾아내면, 무리하게 혼례를 추진할지도 몰라. 어쩔 거야?]

 

[일단은 유리구두 먼저 해결....해야겠지~]

오소마츠는 책상다리를 한 채 생각에 잠겼다. 그의 붉은 하이힐이 발에서 툭 떨어진다.

 

오소마츠는 자신의 구두를 보다가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발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의자에서 내려와 카라마츠의 발목을 잡았다.

 

[!?]

 

볼을 붉히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와 놀란 동생들.

하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간소한 업무용 구두를 벗겨내곤 자기가 신기 시작했다.

 

[....역시! 딱 맞네!! 역시 여섯 쌍둥이!!]

 

[....아니]

쵸로마츠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 이야기에서 그런 설정 없으니까]

 

[세세한 건 넘어가!!]

쥬시마츠가 만세를 하며 외쳤다.

 

[그러네, 이 작전으로 가자]

토도마츠도 뒤따라 외쳤다.

 

후후, 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치마츠.

 

[아니, 이상하잖아!? 이 이야기에서 카라마츠 신데렐라랑 우리는 혈연관계가 아니라고!?]

당황하며 외치는 쵸로마츠에 오소마츠가,

[이 쓸데없이 진지한 동정이. 그러니까 동정인 거라고, 너는]

이라 말하며 쵸로마츠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니, 그거랑 관계없으니까!? 그보다 너도 똑같잖아!!]

 

[그치만 쵸로마츠형,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왕자님의 신부가 돼서 동정이 아니게 되는 건 싫잖아!?]

쥬시마츠가 쵸로마츠를 타이르듯 말했다.

 

쵸로마츠는 그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붉어지더니 갑자기 고개를 휙하고 쳐들었다.

 

[우와아....너한테만은 위로받고 싶지 않아!! 에라이,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하라고!!]

결국 쵸로마츠도 무너졌다.

 

[브라더.....]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참고로, 그와 오소마츠들의 신발 사이즈가 딱 맞는 건 어디까지나 우연입니다.

 

 

 

 

 

◇◇◇

 

 

 

 

[뭐라, 그 여장남자를 찾았단 말이냐!]

 

성의 수많은 알현실 중 한 곳에서, 둘째 왕자인 아츠시 저하의 기쁨의 외침이 울렸다. 아츠시는 견장이 달린 아름다운 궁궐의 정식 의복을 입고, 허리에 검을 차고 있었다.

그는 눈앞의 신하, 다용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를 데리고 온 건가?]

 

[데리고 왔습니다-요오옹~]

 

[그럼 얼른 안내하게]

 

[알겠습니다-요오옹]

 

아츠시 저하는 술렁이는 마음을 억누르며 얌전히 왕자 전용의 고급스러운 세공의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그러자, 다용의 뒤를 따라 한 젊은이가 들어왔다.

 

아츠시는 그를 보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려 해,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그의 복장은 가죽재킷에 그 안에는 자기 얼굴이 그려진 탱크톱, 그리고 바지는 어디서 샀냐고 묻고 싶어질 정도로 파란빛으로 반짝거리는 스키니였다.

 

여전히 유쾌한 사람이야....

아츠시는 아주 즐거워하며,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습니다, 사랑스런 그대여]

 

그렇게 말하자, 가죽재킷의 그는 조심스레 아츠시를 향해 손을 올렸다. 그건 더 이상 가까이 오지 말라는 의미였다.

 

아츠시는 그대로 멈춰섰다.

[이런 실례.....당신을 무섭게 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는 허리의 검을 다용에게 건네주었다.

그리고는 눈앞의 연인의 손을 잡아, 키스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며 자상하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갑작스런 일로 많이 놀랐겠죠. 하지만 제 마음은....]

 

가죽재킷의 그는 옆을 향해 손짓했다.

그러자 그와 같은 복장에 같은 얼굴의 젊은이들이 쪼르르 들어왔다.

모두 가죽재킷에 쿠소탱크톱, 그리고 반짝거리는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건 언젠가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형제들에게 선물하려고 몰래 만들거나 사두었던, 그의 퍼펙트 패션이었다.

 

눈앞에 같은 인물이 6명이 나란히 서자, 어안이 벙벙해진 아츠시 저하.

 

다용을 보자, 다용은,

[모두 유리구두가 딱 맞았습니다-]

라며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잠시 멍하니 있던 아츠시, 하지만 이윽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런가. 나의 연인에게 이렇게 많은 형제들이 있을 줄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는 차분하게 의자에 앉아 6명을 바라보았다.

 

제법이네, 우리의 취지를 이해한 건가, 역시 왕자님이네...

라며 장남인 오소마츠가 속으로 히죽이며 생각했다.

 

저 분은....그 때 마지막으로 만났던....왕자님이 아니라고 했었는데.....

속으로 당황하면서도, 오소마츠가 진지한 표정으로 절대 표정을 바꾸지 마. 너는 금방 울어버리니까...’라는 말을 떠올리곤 필사적으로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는, 차남 카라마츠 신데렐라.

 

나 이런 복장은....조옴.....

당장이라도 늘 입던 녹색의 체크셔츠....가 아니라 드레스로 갈아입고 싶은, 셋째 쵸로마츠.

하지만 카라마츠 신데렐라의 처녀, 가 아니라 동정상실은 절대 안돼....

 

.....좋네....퍼펙트 패션....좋아........

속으로 하아하아, 하고 흥분하고 있는 사남 이치마츠. 그는 때때로 차남이 입던 이 옷을 사실은 자신도 입어보고 싶었다. 입고있는 것만으로 가버리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는다.

 

어울려-? 나 잘 어울려-!?

속마저도 시끌시끌한 오남, 쥬시마츠. 왕자님을 향해 손키스를 날린다. 그에 깜짝 놀라는 형제들과 좋은 미소로 답례하는 아츠시 저하. 그는 속으로 절대 저 자는 아니라며 확신한다.

 

싫어어~~~~~이런 안쓰러운 꼴은 싫다고오~~~~

속으로 통곡하면서도 티를 내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견디는 막내, 토도마츠.

 

참고로, 그들은 형제순으로 서있지 않고 뒤죽박죽으로 서있다.

 

 

[힌트, 받아도 되겠나?]

의자에 앉아 팔걸이에 팔꿈치를 짚고 조용히 웃으며, 아츠시 저하는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예를 들자면....그래, 각자 한마디씩 해보는 건 어떤가]

 

그렇게 말하자, 맨 끝에 있던 퍼펙트 패션의 그가 스케치북을 꺼내들어 종이를 한 장 넘겼다.

마치 그런류의 개그를 치는 사람처럼 보였다.

 

말하는 건 안 됩니다

 

라고, 스케치북에 적혀있다.

 

왕자님은 그때 춤을 췄던 상대의 목소리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도 나직했으며, 긴장했던 탓인지 조금 더듬었지만 혈색이 도는 목소리였다. 목소리를 듣기만 하면 한번에 알아챌 수 있을 거라, 그는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아츠시 저하는 그들의 거절에 크게 낙담한 표정을 보였다.

 

[....기회는 몇 번인가?]

 

스케치북이 다시 한 장 넘어간다.

 

 

단 한번입니다

 

아츠시 저하는 미간을 찡그리며 하얗고 고급스러운 장갑을로 눈가를 짚었다.

[어렵군.....]

 

솔직히 말해, 그는 망설이고 있었다. 바보털이 두 개였던 건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아츠시는 이미 선택지를 4개로 줄였다. 나머지 두 사람에게는 바보털이 없거나 하나였기에.

 

바보털이 두 개인 4명을 잘 살펴보니, 머리에 자국이 남은 자가 있었다. 머릿결도 그리 좋지 않았다. 왕자는 같이 춤을 췄던 상대의, 하늘색 벨벳 머리띠가 잘 어울리던 그 반지르르한 검은 머리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그 굵은 눈썹....수줍은 듯이 볼을 붉히며 그 두껍고 멋진 눈썹을 슬쩍 내리깐 모습에, 그는 매우 설레었다.

 

그런데 그들 중 나머지 3명은 모두 비슷한 굵기와 형태의 눈썹을 갖고 있었다.

 

 

 

이건 오소마츠의 지시로, 카라마츠 신데렐라와 똑같이 전원 눈썹을 그렸기 때문이었다.

 

 

 

[오소마츠...가만히 있어라...]

가까이에서 카라마츠 신데렐라가 눈썹을 그리려 펜을 들고, 오소마츠의 얼굴에 화장을 해준다. 무심코 서버릴 뻔한 장남과,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기대감에 부푼 동생들.

쥬시마츠는 카라마츠 신데렐라에게 눈썹화장을 받다가, 정말로 섰...(이하 생략

 

 

 

눈썹까지 그리고 오다니.....형제들은 그를 내게 시집 보내고 싶지 않은 모양이로군...

 

그리고 카라마츠 신데렐라 또한 왕가에 시집 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츠시에게도 자존심은 있었다. 처음에는 마음 아프겠지만 혼례만 끝내면 사랑하는 이는 새장에 갇힌 새나 마찬가지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들면 된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그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동시에 긴장하는 형제들.

 

왕자님은 구두를 또각이며 남은 3명을 한명 한명 살펴보았다.

 

[.....어라? ....아츠시군?]

무심코 토도마츠가 입을 열어버렸다. 아츠시가 이전에 평복으로 미팅에 참석했을 때, 토도마츠도 참석했었고 그때 조금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었다.

 

아츠시 저하는 토도마츠를 보며, [너는 아니로군] 하고 빙긋 웃었다.

[남은 건 두 사람...인가. 누굴까나, 나의 연인은]

 

막내야아아아아아!!!!

형들은 막내를 째려보며 속으로 저주를 퍼부었다.

토도마츠는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설마 왕자님이 미팅에 나왔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 걸!!!] 하고 반발했다.

 

가장 오른쪽에서 스케치북을 들고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고있는 그는 어쩐지 아닌 듯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에 서있는, 눈썹을 조금 낮추고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가 왕자는 신경쓰였다. 그의 앞에 다가가 얼굴을 빤히 보던 아츠시 저하는 싱긋 웃었다.

 

그 때.

 

[! 어쩐 일이냐, 카라마츠-!]

 

 

갑자기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키 작은 청년이, 지난번의 앞치마 차림이 아닌 제대로 된 궁궐의 복식을 입고 스케치북을 가진 퍼펙트 패션의 젊은이에게 다가갔다.

 

놀란 그에게 치비타는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며 내밀었다.

[, 카라마츠, 잊은 거. 이거, 소중한 거지?]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스케치북을 툭, 떨어뜨렸다.

떨리는 손으로 선글라스를 받아들고는 그걸 가슴에 꼭 품었다.

 

[치비타....고마워....치비타....]

 

그리고 그는 엉엉 울면서 치비타의 가슴에 살며시 기댔다. , 하고 빨갛게 타오르는 치비타의 얼굴. 손이 허공을 맴돈다.

 

[아아, 젠장!! 들켰다!!]

쵸로마츠가 무심결에 소리치며 가죽재킷을 바닥에 내팽개쳤다.

[조금만 더 있으면 됐는데!!]

 

놀란 표정으로 치비타와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바라보던 아츠시 저하.

그 앞에 서있던 퍼펙트 패션의 오소마츠는 머리를 긁적이며, [어떻게 안 거야, 그 녀석.....]

하고 중얼거렸다.

 

치비타는 새빨간 얼굴로,

[, 나는 내 오뎅을 맛있다며 먹어 준 손님은 절대 안 잊는다고, 멍청아]

라며 오소마츠를 향해 말했다.

 

그리고 그는 울고 있는 카라마츠 신데렐라를 슬쩍 끌어안고 쑥스러운 듯 등을 툭툭 두드렸다.

[자자, 언제까지 울고있을 거냐....]

 

아츠시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그 오뎅 꼬치를 보고 혹시나 했었는데....형님, 한번에 맞추시다니, 완패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아츠시는 고개를 숙였다.

 

[?]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동생을 바라보던 치비타와, [형님!?] 하고 놀라며 치비타에게서 떨어지는 카라마츠 신데렐라.

 

치비타는 검연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 카라마츠....나 사실은, 차밍이야....]

 

[, 차밍 저하!? 왕위 계승권 1위의 첫째 왕자!?]

안경을 추켜올리며 물끄러미 바라보는 쵸로마츠.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멍하니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치비타가....왕자님....성에서 부른 업자가 아니라.....]

극도의 긴장의 실이 끊어지고, 그는 정신을 잃었다.

 

[카라마츠 신데렐라!!!!!]

 

희미한 세계에서 형의 목소리가 들린 듯했다.

 

 

 








길어서 나눴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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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신데렐라와 무도회 (후편)

 

 





지금은 꽃미남이 된 본디 쥐였던 마부가 마차 안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말을 건다.

 

[자아, 카라마츠신데렐라 님, 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와아!]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마차에서 얼굴을 내밀어 뺨을 발그레 물들이고 탄성을 질렀다.

 

그가 탄 본디 호박이었던 마차 앞쪽으로, 아름답게 조명을 켠 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오늘 하루종일 줄 서야하는 거 아닐까...]

 

라고, 무심결에 그는 중얼거린다.

 

[그런21세기의 일본이 아니니까,! 거기다 당신은 오늘 초대된 거라구요,!]

[그랬었지, ]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자신의 아름다운 하늘색 드레스의 주머니에서 초대장을 꺼냈다.

마차가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자, 마부가 마차의 문을 열었다.

 

 

[자아, 이쪽으로.]

 

라며 마차에서 내린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훌륭한 의상의 미남이 인사하며 맞아 주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발그레 볼을 붉히며,

 

[, 안녕하세요, 왕자님]

 

당황해선 인사했다.

 

그러자 남성은 살짝 웃은 뒤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시종입니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부끄러워져 더욱 빨갛게 물들었다.

 

역시 성의 시종은, 그 의상도 훌륭하구나!

시종은 부드럽고 정중하게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손을 잡고 무도회가 열리는 곳으로 이끌었다.

 

불안한 듯이 마부를 돌아보는 카라마츠신데렐라.

 

마부는 싱긋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약속은 꼭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카라마츠신데렐라.

12시까지는 돌아오지 않으면랄까, 아직 3시간이나 남았잖아!?

 

그는 시종에게 안내되며, 이번 자신의 목적을 다시금 확인했다.

왕지님을 뵙고, 그 최첨단 Men’s fashion을 체크하는 데에 충분하고도 남을 시간이 있구나…』

 

할 수 있다면 왕자님과 춤도 춰보고 싶지만 그건 아마 무리겠지, 라고 그는 생각했다.

늦게 온 만큼 입장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대기자가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입니다]

하인이 손을 뗐다.

[그럼, 부디 느긋하게 즐겨주십시오]

 

 

카라마츠신데렐라의 눈앞에 아름다운 장식의 거대한 문이 열린다.

 

 

그리고, 화려한 무도회장이 나타났다.

 

 

 

 

 

형형색색의 의상으로 몸을 치장한, 고운 꽃 같은 레이디들.

그녀들에게 춤을 신청하는, 귀족인 꽃미남 후계자들.

 

 

왕립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고, 그에 맞춰 우아하게 춤을 추는 사람들.

 

수많은 하인들이 음료수 잔을 트레이에 얹고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벽 쪽의 테이블에는 다양한 음식들도 그 냄새와 색을 뽐내고 있었다.

 

기가 죽어 쭈뼛쭈뼛 무도회장으로 들어가, 벽에 기대어 견학을 하고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어느 귀족의 꽃미남 후계자가 재빨리 발견했다.

 

[이런이런, 가련한 꽃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카라마츠신테렐라 앞에 불쑥 나타났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꽃미남 후계자 또한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발견해 그에게 댄스신청을 하려고 다가가고 있었다.

 

겹쳐버린 두 미남.

 

 

우선 꽃미남 후계자A가 멍하니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름다운 아가씨, 나와 함께 춤추지 않으시겠습니까...]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뺨을 물들이고, 황급히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 저는, 남자입니다. 여장남자입니다....]

 

이번 무도회에 초대된 것은 나라 안의 젊은 여성과 나라 안의 젊은 여장 남자였다. 이 나라에서는 귀족 중 일부의 기호로서 남자도 여장을 하는 습관이 남아있었다. 이제 와서 말하기 너무 늦은 설정이지만.

 

 

꽃미남 후계자A는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

 

꽃미남 후계자B는 이겼다는 듯이 기세등등한 얼굴을 했다.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남자라는 것을....]

그리고 후계자B는 미소를 짓고,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손을 내민다.

[부디, 저와 춤을....아름다운 분이여...]

 

후계자A는 화가났다.

[비록 남자라고 해도 내가 첫눈에 반한 가련한 꽃이란 건 변하지 않는다!]

라며 그는 후계자B에게 대들었다.

[내가 먼저 이 사람을 찾았다! 그러니 포기해라!]

 

[하하...선택하는 건, 이 분의 몫입니다]

여유로운 미소를 띠는 후계자B.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어째서 갑자기 낯선 남자 두 사람이 내 눈앞에서 험악한 분위기를 뿜어대는지 몰라 굵은 눈썹을 낮추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좀 더 무도회는 즐거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실태는 왕자님의 짝을 찾는 것이 목적인, 사실은 거대한 왕가 주최의 미팅이었다.

 

[저기, 춤은.....차례대로, 출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카라마츠신데렐라에 다른 꽃미남 후계자C가 손을 내민다.

[너희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곤란하게 만들다니, 귀족이라는 이름이 아깝군!]

약간 째진 눈의 후계자 C, 성실해 보이는 A와 어른스러운 B,

[뭡니까, 당신은 갑자기 끼어들어서!]

[지금 제가 이 분과 얘기하고 있었다구요!!]

라며 정색해,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졌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완전히 울상으로 파래져서, 그들에 둘러싸여 벽에 몰아붙여졌다.

 

무서워.....살려줘, 오소마츠.......!!

 

세상에서 유일한 형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애타게 불렀다.

 

 

 

한편 그 무렵 오소마츠는, 새빨간 정열적인 드레스로 몸을 감싸고 무도회장의 다른 곳에서,

[너 귀엽네~ 이번에 나랑 같이 경마 안 갈래?]

라며, *모츠니코미를 먹으면서 모브 여자들을 헌팅했다.

(*모츠니코미 곱창을 삶은 요리)

 

또한 쵸로마츠는 귀족의 자제들에게 헌팅을 받았지만, 전부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다.

 

토도마츠는 꽃이 만개한 화려한 분홍 드레스를 입고, 후계자들을 적당히 상대하면서 오로지 여자들에게만 말을 걸어 번호를 따고 있었다.

 

쥬시마츠는 후계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후계자들을 피해 성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펫들 둘러싸여서, 귀족 고양이들에 뺨을 붉히며 행복에 빠져 있었다.

 

[저와 춤을 추시지 않겠습니까?]

 

[됐어요, 그보다 저와 *초끈이론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지 않겠어요?]

(*초끈이론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연속해서 진동하는 끈으로 보고 우주와 자연의 원리를 밝히려는 이론)

 

황급히 달아나는 후계자를, [,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할 수 있게 되면 오라고-] 라며 안경을 슬쩍 추켜올리는 녹색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뷰티 지니어스, 쵸로마츠.

 

[카라마츠 신데렐라라면 내 이론을 열심히 들어주는데]

 

그렇게 말하며 그는 집을 지키게 뒀던 불쌍한 차남에게 동정을 보냈다.

 

 

 

 

 

[어이, 네놈들, 적당히 하라고! 그 녀석 완전히 겁먹었잖냐!!]

 

갑자기 우렁찬 사투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는 미남 후계자들.

[뭐야 네 녀석은....]

하고 대드는 후계자C, 후계자AB가 황급히 막아선다.

[, 어이....!]

 

그리고 후계자AB는 머리를 숙이고 뒤로 물러나 길을 열었다.

멍하니 있던 후계자C[, 설마......]라고 중얼거리고는 정신을 차린 듯 새파랗게 질린다. C마저 황급히 뒤로 물러나자, 키가 작고 약해보이는 젊은이는 카라마츠신데렐라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섰다.

그는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동양풍의 앞치마른 두른, 뭔가 장인의 느낌이 풍기는 이곳과는 전혀 연이 없어보이는 복장이었다.

 

[, 배 안 고프냐?]

 

대답하기도 전에 카라마츠신데렐라의 배가 울렸다.

사실 오늘은 아침부터, 손수 만든 드레스가 찢어져있거나, 오랜만에 좋아하는 마법사 아저씨와 재회하는 등 파란만장한 하루였기에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새빨개졌다.

 

머리를 조아린 상태에서, , 귀여워.......라고 생각하는 후계자A, 후계자B, 후계자C.

 

작은 사내는 보기 좋게 웃으며,

[이거이거, 마음에 드는구만! , 내숭 없는 녀석이 좋거든!]

라고 말하고는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손을 잡았다.

[이리와! 맛있는 거 줄테니까!]

 

[.........?]

어리둥절하고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작은 사내는 끌고갔다.

 

매우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하는 후계자A,B,C.

 

[상대가 차밍 전하라니.....]

라고 후계자A가 중얼거리자, 후계자CB[, 역시!?] 라며 놀란다.

 

후계자B 역시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

[둘째 왕자라면 그렇다쳐도, 저 연애에 흥미라곤 조금도 없던 첫째 왕자인 차밍 전하께서 첫눈에 반할 줄이야...........]

 

 

 

 

 

 

 

 

 

 

 

두 사람은 성의 정원으로 나갔다.

 

그곳은 무도회장과는 달리 조용했고, 분수대의 물소리만이 울렸다. 그곳에는 이미 커플을 이룬 남녀가 여기저기서 둘만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조금 달콤한 분위기에 뺨을 붉히며 카라마츠 신데렐라와, 그 분위기에 신경쓰지 않고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손을 끌고 가는 작은 청년.

 

[, 이름이 뭐냐?]

[, , , 카라마츠신데렐라.....입니다]

 

작은 청년은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고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기네-.......카라마츠, 라고 불러도 될까?]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한테는 말 편하게 하라고, 짜샤-]

청년은 그렇게 말하며 히죽 웃었다.

 

어딘가 오소마츠를 떠올리게 하는 소탈한 웃음에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친근함을 느꼈다.

 

[너는, 이름이 뭔가.....?]

 

[.....? 나는................치비타!]

치비타는 카라마츠의 손을 잡지 않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수줍게 답했다.

 

[치비타....잘 부탁해, 치비타...]

카라마츠신데렐라가 싱긋 웃었다.

 

치비타는 돌연, 자신이 그의 손을 계속 붙잡고 있었음을 깨닫고 황급히 말했다.

[, 미안!]

 

카라마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곤란했는데 데리고 나와줘서 고마워]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조금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수줍은 듯이 눈썹을 낮추고 웃었다.

 

한순간 넋을 잃고 있다가 정신을 차린 치비타의 얼굴을 붉어져있었다.

, 뭐지 이 감정은....

 

그는 황급히, [, 그래 너, , 고프다고 했었지....]라며 자리를 옮겼다.

 

따라간 그곳은 정원 구석에 있던 음료수나 가벼운 *오르되브르 등이 놓인 곳이었다.

(*술 안주로 나오는 가벼운 요리)

 

그리고 그 구석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포장마차가 놓여있었다.

 

[와아, 축제 같아!]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서민적인 포장마차를 보고 눈을 빛냈다.

 

[내 가게라고!]

 

치비타가 자기 가슴을 치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세계 제일의 하이브리드 오뎅가게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까불거리며 치비타의 포장마차에 있는 작은 의자에 드레스 자락을 들고 앉았다.

 

[어서오십쇼-! 무엇을 드릴까요!]

치비타가 힘차게 말하며 소매를 걷어올렸다.

 

[으음, 그럼, 무와 계란과 치쿠와부, 유부주머니!]

뺨을 빨갛에 붉히며 눈을 빛내는 카라마츠신데랄라가 그렇게 주문했다.

 

[예이! 알겠습니다-]

 

치비타의 포장마차는 마치 주변과 동떨어진 듯, 두 사람의 웃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실제로 그들은 다른 이들과 격리되어 있었다.

 

치비타, 즉 첫째 왕자인 차밍 전하가 마음에 드는 상대를 발견해, 그가 취미(본인은 진심)로 하고 있는 오뎅집에 그 상대를 들인 순간, 주변의 커플들과 하인들은 그 장소에 출입이 금지되었고,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성의 위병들이 둘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것은 차밍 전하의 어머니인, 토토코 왕비의 명령에 의한 일이었다.

 

연애라곤 조금도 흥미가 없던 첫째 왕자가 겨우 흥미를 가진 사람이다. 여장남자라도 좋으니 혼사가 성립되길 바랐다. 후사는 인근 왕국에서 양자를 얻으면 되는 일이다. 영리한 왕비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멋쟁이 차밍 왕자에게 마음에 드는 상대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부채로 가리고 있던 입가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폐하, 이걸로 우리 왕국도 평안하겠네요]

[호에호에호에~]

 

왕좌에서 커다란 배를 거들먹거리며 훌륭한 왕관을 쓴 데카판 왕은 만족스럽게 왕비를 바라보았다.

그는 큰 팬티만을 애용하는 알몸의 왕이었으나, 국토에 석유의 유전을 갖고 있고, 왕비의 생선 냄새를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맛있는 냄새라고 치켜세워준 이 왕을 왕비는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왕비는 선진적인 사고 방식의 소유자였다.

사랑이 있다면 성별 등은 관계없습니다. 정말 잘했어요, 차밍....너는 하면 잘하는 아이였군요

 

그 소식을 부모님께 전해 듣고 놀라는 둘째 왕자, 아츠시 전하.

 

[그 고지식한 형님이.....말이지]

그렇게 말한 그는 얼굴을 느슨하게 풀고는,

[어떤 아이일까.....형님의 마음을 뺏은 게....]

라며 흥미롭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츠시 전하]

라며 엄한 소리의 토토코 왕비에, 아츠시는 사람 좋은 미소로 화답했다.

[알고있습니다, 어머니. 형님이 반려를 찾은 건 제게도 기쁜 일이죠. 어쨌든 제 미래의 형수님이니까요. 아니, 매형, 인가?]

 

그리고 그는 부모에게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이걸로 저도 무도회장에 가도 되죠?]

 

토토코 왕비는 곤란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부채를 들이밀었다.

[좋아, 좋을대로 하렴. 다만 사고는 치지 않도록]

 

[알고있다구요]

 

첫째 왕자와 달리 둘째 왕자는 몰래 서민의 미팅에도 참여했던 적이 있는, 여자 문제가 많은 왕자였다.

 

그러나 그는 마음 어딘가에서 운명의 상대를, 이 무도회에서 만나는 게 아닐까 하는 낭만적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고지식한 형님도 만났으니.....부탁한다고, 미팅의 신...

 

무도회장에 한 걸음 발을 딛은 아츠시 왕자는 곧 낙담했다.

 

그의 나라에서 온 젊은 여자들이 그에게 계속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규모는 크지만 평소의 미팅과 다름 없는 풍경.

 

몇 명의 여자들과 춤을 추다 곧 싫증이 나서 그는 연회장을 떠나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러자, 저 너머로 오뎅 꼬치를 들고 곤약을 우물우물 먹으며 두리번거리는, 매우 아름다운 하늘색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아니, 여장 남자가 길을 잃고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외관과 오뎅 꼬치의 갭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는 아츠시 왕자.

 

잠깐, 오뎅......?

 

순간 그는 그 여장남자가 형님의 상대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바로 부인했다.

두 사람은 지금쯤 포장마차에서 달콤한 분위기 속에서 국물의 달콤함을 맛보고 있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틀림없이 저 여장남자는 별개의 오르되브르에 있던 오뎅을 가져온 것일 거다.

 

 

그보다, 정말이지 아름답고 청초하고 가련하다.

둘째 왕자는 그 긴 다리를 움직였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치비타의 오뎅가게에서 쩝쩝거리며 오뎅을 먹다가 갑자기,

[!!] 라고 외쳤다.

[왕자님의 남자다운 패션을 봐야해!!]

 

[왜 그런 것에 관심을 갖는 거야, 카라마츠~?]

치비타는 어묵 꼬치를 뒤집으며 조금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치만 치비타, 좀처럼 없는 기회라고! 오랜 꿈이었다! 왕자님의 최신 패션을 체크하는 것!]

 

[사람은 겉이 다가 아니라고, 임마-. 네놈도 그런 드레스를 입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잖냐. , 좋아한다고......]

 

그렇게 말하며 민망한 듯 고개를 돌렸다. 살짝 뺨이 붉어진 듯하다.

카라마츠신데렐라도 마찬가지로, 갑작스런 칭찬과 고백에 얼굴이 살ᄍᆞᆨ 붉어졌다.

 

[저기...치비타...]

그는 주저하는 듯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좋아, 갔다와!]

치비타는 돌아서서 윙크했다.

 

[왕자의 패션, 제대로 그 눈으로 보고 오라고!]

 

[...! 보면 바로 돌아올게, 치비타!]

그렇게 말하고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꼬챙이를 든 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치비타는 팔짱을 끼고, 쓸쓸한 표정으로 배웅했다.

 

[....나보다 역시 그녀석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구만....]

 

그렇게 말한 그는 의자 위에 선글라스가 놓여진 것을 발견했다.

 

[이거....카라마츠 건가...?]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그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무릎 위에 깔고 있었다. 그때 주머니에서 흘린 어릴 적 천국으로 떠나버린 어머니, 카라코의 유품인 이것은. 항상 몸에서 떼지 않고 가지고 다녔는데, 그는 이 선글라스를 잃어버린 것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도회장으로 돌아간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길을 잃어버렸다.

길고 넓은, 대리석 기둥으로 가득한 복도를 오뎅 꼬치를 든 채로 그는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그 쪽의 아름다우신 분....]

 

갑자기 말을 걸어와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움찔하고 놀라며 뒤를 돌았다.

 

[......?]

 

거기에는 상냥한 청년이 서있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가 겁을 먹지 않도록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처음 무례한 귀족 자제들에게 둘러싸였을 때에는 공포감을 느꼈던 카라마츠신데렐라도, 그 청년에게만큼은 어딘가 안심감을 느꼈다.

 

[저기....길을 잃어버려서 그러는데, 무도회장은 어딘가요..?]

그는 그 청년에게 우물쭈물 물었다.

 

아츠시 왕자는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가 감도는, 그러나 청초하고 가련한 그 모순된 모습에 한 순간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러고 보니, 조금 전에 귀족들 사이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

 

[무도회에서 왕자와 춤을 추려는 건가요...?]

그는 살짝 그렇게 물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고개를 저으며,

[그저 모습을 한번 보고 싶은 것뿐입니다..]

라며 수줍게 답했다.

 

그의 말은 복장에 대한 관심일 뿐인데, 아츠시 왕자는 그 말을 멋대로 단정하고 그의 겸손함에 감동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드문 겸손이라고 생각했다.

 

아츠시 왕자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왔다, 운명의 상대가...!

 

[...왕자님, 은 아니라서 죄송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분을 속였다. 그는 왕자의 신분을 사용하지 않고 눈앞의 운명의 상대의 마음을 손에 넣고 싶었다.

 

[괜찮으시다면 한곡 추시겠습니까?]

아츠시는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불쑥 튀어나온 하인(당연히 그는 왕자의 신분을 알고 있다),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서 오뎅 꼬치를 받아들었다.

 

[...저기...]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얼굴을 붉혔지만, 특별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기꺼이...]

그렇게 말하며 내밀어진 손을 잡았다.

 

멀리서 무도회장 음악이 들렸다.

 

두 사람은 그것에 맞추어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춤이라니, 오랜만이군...

틀리지 않도록 잔뜩 긴장한 카라마츠신데렐라.

이럴 줄 알았으면, 이야미 아저씨와 연습했으면 좋았을텐데...

 

이야미 아저씨.....카라마츠는 핫, 하고 뭔가를 떠올렸다.

 

[, 지금 몇시!?]

그는 눈앞의 청년에게 돌연 시간을 물었다.

청년은 놀라며, 아쉬운 듯이 움직임을 멈춘다.

 

그러고는 금색의 회중시계를 꺼냈다.

[지금은 12....5분 전인....]

 

[, 큰일이야! , 돌아가지 않으면..!]

 

카라마츠신데렐라는 10센치 정도 튀어오르며 드레스 자락을 잡고 자리에서 달아났다.

울상이 된 마음속으로 치비타에게 연신 사과를 하며,

미안 치비타....포장마차로 돌아갈 수 없어...!

 

[, 저기, 잠깐...!!]

 

어째선지 뒤에서 청년이 쫓아온다.

그에게 마법이 풀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고등학교 때 육상부에 스카우트 될 정도의(그러나 그는 연극부를 택했다) 50미터 6초대의 날쎈 다리에 힘을 주고, 전력으로 성에서 뛰쳐나갔다.

긴 돌계단을 굉장한 속도로 내지르는 카라마츠신데렐라에, 아츠시 왕자도 필사적으로 그를 쫓았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다.

 

[, 빨라...!!]

숨을 헐떡이며 돌계단을 내려온 아츠시 왕자.

 

 

그곳에는 달밤을 받아 곱게 빛나는 유리 구두가 한쪽만 남아있었다.

 

구두를 든 아츠시 왕자는 그가 달아난 곳을 멍하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반드시, 찾아낼 거야....운명의 사람...!]

 

 

 

 

 

 

 

 

 

 

[다녀왔습니다~]

오소마츠,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그리고 토도마츠가 우르르 성의 무도회에서 돌아왔다.

 

그런 형제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카라마츠신데렐라.

 

[카라마츠신데렐라~~, 착하게 있었어?]

라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자,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기쁜 듯 뺨을 물들이며 슬쩍 오소마츠에게 기댔다.

 

!?

 

놀라는 형제들과 빨개지는 오소마츠.

 

[...왜 그래? 외로웠어?]

그렇게 말하며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꽉 껴안았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불안했다. 성의 무도회에서 무섭고, 초조하고, 때로는 맛있고, 아름다운, 많은 경험을 했다. 게다가 그가 목숨처럼 아끼던 어머니의 유품을 성 안의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것을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저택에 돌아가서 눈치채는 바람에 그는 아까까지 다락방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래서 당장이라도 오소마츠를 보고 싶었다. 그의 세계에서 유일한 형인, 믿음직한 오소마츠.

 

...잠깐...위험하다고 형아, 이성이 버티질 못해....

오소마츠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계속 카라마츠신데렐라를 껴안고 있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 나도-!!]

라고 쥬시마츠가 뺨을 물들이고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뒤에서 껴안았다.

그에 후훗 하고 웃는 카라마츠신데렐라.

 

멍한 표정으로 새빨갛게 익어있는 형제들은, 나도, 나도-!, 나도.., 라며 카라마츠신데렐라를 껴안았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행복했다.

 

 

 

 

그 시각 성에서는, 두 왕자가 각자의 방 창문에서 한숨을 내쉬며 별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첫째 왕자, 차밍 전하(통칭 치미타)는 그 손에 선글라스를 들고서.

 

둘째 왕자, 아츠시 전하는 그 손에 유리구두를 들고서.

 

그들은 결심했다.

 

 

[[좋아, 내일 어머님께 부탁해서 주인을 찾자....!!]]

 

 

 

 

 




역자 : 플루아 / Sady











이거 꽤 전에 받았는데

이제 번역 마무리해서 올리네여ㅠ


랄까 치비타 차밍 왕자냐고......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건가 해서 찾았는데

진짜 차밍이여써......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카라마츠신데렐라와 무도회 (전편)

 

 

(1)

 

오랫동안 홀아비로 있던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아버지가 간신히 후처를 맞이한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예스럽고 유서 깊은 귀족의 당주가 맞이한 후처에겐, 다섯 명의 장성한 아들들이 있었다.

외동으로 계속 외로워했던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새어머니와, 배가 다른 형제들을 정말 기쁘게 여겼다.

 

다섯 명의 형제들은 의붓형제인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

그들은 경쟁하듯 열심히 이 새 동생, 또는 형에게 데이트를 청했다.

그리고 조금 곤란한,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성격을 알아차렸다.

 

그는, 그 자신만의 Men’s fashion에 고집이 있으며, 그것은 때로 노출도가 높은 것이다.

 

형제들 앞에서만이라면, 외려 훌륭한 성격이고 고집이지만, 예를 들자면 막내인 토도마츠가 낚시터 데이트를 신청하면,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자신의 얼굴이 인쇄된 거지 같은 탱크톱과 핫팬츠라는 복장으로, 토도마츠의 얼굴을 시뻘겋게 만들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눈 둘 곳도 곤란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카라마츠신데렐라 자신은 어디까지나 그걸 Men’s fashion이라며 할 뿐이지, 결코 섹시함을 어필할 생각은 없는 것이다. , 본인의 청초한 순진함과 복장의 에로도의 갭에, 그를 본 이름난 귀족 자제들이 술렁였다.

 

그리고 그들 귀족 자제들로부터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데이트나 청혼의 편지가 쇄도했다.

 

물론, 장남 오소마츠가 그것들을 모조리 묵살하고 있었지만.

 

 

 

미스터 플래그한테서도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데이트 신청이 왔단 말이지…」

 

고운 봉투를 문자 그대로 묵살하고, 오소마츠는 매우 불쾌한 듯 중얼거린다.

장남은, 붉은 드레스의 밑단을 걷어 올린 채, 의자 위에 양반다리로 앉았다.

 

오소마츠 형 진정해.

 

찻잔을 고상하게 들어 올려 한 모금 마신, 삼남 쵸로마츠.

녹색의 드레스와 녹색 테의 안경이 잘 어울린다.

 

미스터 플래그는 이 나라의 경제를 지탱하는 대부호야. 기분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여긴 일단 그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정중하게 거절하지 않으면―」

 

다섯의 형제들은, 카라마츠신데렐라가 수행역의 메이드를 데리고 물건을 사러 나간 동안, 비밀의 작전회의 겸 다과회를 열고 있었다.

 

톳티, 아직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괜찮은 거지?

 

안경을 검지로 슥 밀어 올린 쵸로마츠는 막내를 본다.

핑크색 드레스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어, 막내 토도마츠는 라인을 체크.

 

, 괜찮아. 메이드인 포니테일 걸은 굉장히 잘 해주고 있어. 카라마츠신데렐라 형을 기타 전문점에 데려갔으니까, 당분간 돌아오지 않아.

 

과자를 입안 가득 욱여넣고 있었기에 발언할 수 없었던 쥬시마츠, 노란색 드레스의 길게 늘어진 소매로 찻잔을 들어 벌컥벌컥 과자와 함께 삼키곤 이렇게 말한다.

 

, 카라마츠신데렐라 형하고 세크로스하고 싶어!!!

 

전원 차를 뿜었다.

 

인중을 검지로 문지르며,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에게 , 뭐어 다들 같은 마음이라구라고 안달하듯 말한다.

 

우리들은 제각기 그 권리가 있지. 뭐가 어쨌든 우리들은 심보 고약한 의형제,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의붓형제고.

「…이런 일이나 저런 일을, 쿠소마츠신데렐라에게, 생각하는 대로 마음껏………」

 

그렇게 말하고, 사남 이치마츠, 아름다운 자수가 새겨진 손수건으로, 황급히 코피를 억누른다. 보라색 드레스를 맞춰 입은, 언뜻 보기엔 얌전한 레이디()이지만, 뇌내는 지금 이런 일이나 저런 일의 망상으로 굉장한 일이 되어 있기에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카라마츠신데렐라가 너무나도 사랑스럽기에, 지금까지는 괴롭히거나 야한 짓은 일절 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냥하게, 그의 앞에선 좋은 형, 좋은 동생들이란 탈을 쓰고 있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미움받지 않기 위하여.

 

「…그치만, 이젠 수단 방법 가릴 때가 아니네…」

 

쵸로마츠가 힘겨운 듯 말을 꺼냈다.

이치마츠도 수긍한다.

 

우리들이 독하게 마음먹지 않으면, 카라마츠신데렐라 형을 어딘가의 귀족 이케멘모브에게 빼앗겨버린다는 거지.

그런 거 싫어어!!!하며 쥬시마츠는 울상이 되어 치렁치렁한 소매로 얼굴을 가렸다.

 

이치마츠도 말없이 눈을 꼭 감고 붕붕 고개를 저었다.

오소마츠는 쿠키를 입에 던져 넣어,

 

그으럼, 해버려? 심보 고약한 의형제로서, 이런 거나 저런 거…」

 

라며 형제들에게 확인했다.

모두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

 

 

 

이리하여 그 이튿날부터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사용인의 처지로 떨어져, 초라한 모습으로, 형제들의 시중을 들게 되었다.

그것은 카라마츠신데렐라를 귀족들의 눈으로부터 숨기기 위한 부득이한 눈속임이었다.

 

오소마츠는 사전에 하인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입막음을 위한 보너스를 주었다.

아무리 장남이라곤 해도, 나중에 온 오소마츠의 지시에 하인들은 처음엔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언젠가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어울리는 상대가 나타날 때까지 이렇게 그의 순결을 지키자는 거야.

 

라는 쵸로마츠의 똑 부러지는 말솜씨에 설득되어 결국 응한다.

확실히 그들도 소중한 카라마츠신데렐라의 무방비함에는 조마조마함을 느끼고 있었기에.

그리하여 하인들은 주로 형제들의 시중을 메인으로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저택의 일을 맡기기로 했다.

덧붙여서 말하면 신혼인 부모는 긴 세계 일주 신혼여행을 떠났기에, 당분간 돌아오지 않는다.

 

틀림없이 슬퍼하리라 생각했던 카라마츠신데렐라 본인은, 형제들의 예상에 반하여 굉장히 즐거워했다.

 

! 메이드들 말고, 내가 브라더들의 시중을 들어도 되는 건가? 브라더들이 그렇게도 내가 드는 시중을 받고 싶어 했다니그를 위한 유니폼까지 준비해주다니이 얼마나 상냥한가, 브라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그 짙고 모양 좋은 눈썹을 내려 볼을 붉힌 채 울상으로, 브라더들을 껴안았다.

브라더들은 양심이 찔리는 것과, 이성을 붙드는 것으로 필사적이었다.

 

 

 

그런 연유로,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이전처럼 저택의 지붕에서 작사·작곡에 열중한다거나, 쇼핑에 갈 틈 없이, 매일 부지런히 브라더들의 시중을 들었다.

 

 

아침, 누구보다도 빨리 일어나 브라더들에게 줄 모닝차를 들고 상냥하게 깨운다.

 

단 형인 오소마츠는 가끔 잠투정으로 밀어 넘어트리거나 해오기에 그런 때,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사랑의 주먹으로 강제적으로 형을 깨운다.

 

바로 아래 동생인 쵸로마츠는 밤을 새워 게임을 할 때가 있기에, 그는 부드럽게 타이른다.

 

그 아래 동생, 이치마츠는 좀체 쉽게 일어나지 않기에,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두 번 세 번, 상냥하게 동생을 깨우러 방으로 간다.

 

오남인 쥬시마츠는 잠결에 야구공을 던져오기에,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미리 글로브를 준비한 채 차를 나른다.

 

막내 토도마츠는 응석쟁이로 기다리질 못하고 대개 쥬시마츠의 방에 재촉하기 위해 얼굴을 비친다.

 

브라더들의 시중을 들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그들의 성격 등,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기뻤다.

 

거기에, 식사나 티타임을 브라더들과 함께 가지지 못해도, 나중에 혼자서 부엌 구석에서 밥을 먹고 있으면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토도마츠나 쥬시마츠, 때론 쵸로마츠가 와서 조금 배가 고파서―」라고 말하며, 카라마츠신데렐라가 밥을 먹고 있는 그 옆에서 간식을 집어 먹으며 카라마츠신데렐라와 잡담을 나누기에 그는 쓸쓸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대일로 대면하는 기회가 늘어, 브라더들이 모두 모여있을 때와는 또 다른 제각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친목을 돈독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행복했다.

 

이전처럼, 화려한 푸른 드레스로 몸을 감싸고 메이드들과 함께 하는 쇼핑은 가지 않게 되었다.

그 덕에, 귀족 자제 이케멘모브들로부터의 주목도 받지 않고, 데이트 권유나 구혼신청도 차근차근 사라져갔다.

 

 

그리하여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그의 의형제들만의 것이 되었다.

 

라고 생각했다.

 

성에서 왕자님의 신부 후보를 추리기 위해 연, 무도회의 초대장이 오기 전까진.

 

 

 

**

 

 

「…빌어먹을, 국가 권력이란 녀석이!

 

쵸로마츠가 그로서는 드물게 목소리를 높이며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설마, 어디선가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소문을 듣고, 이 무도회를 열려 한 건 아니겠지?

좀 진정하라구, 쵸로마츠.

 

오소마츠는 붉은 드레스의 소매를 걷어 올려 팔짱을 낀 채, 평소엔 냉정한 동생이 동요하는 모습에 주의를 준다.

그리곤 막내를 보았다. 쵸로마츠가 냉정함을 잃은 이때엔, 토도마츠에게 의지하게 된다.

생각한 대로 토도마츠는 냉정했다.

 

설마 거기까진 녀석들도 생각 못한다구. 왕자님이 좀체 혼인하지 못하니까, 왕께서 속이 끓어서 이 무도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 같으니까.

 

「…그런 거라면, 나라 안의 젊은 여자들로 괜찮잖아어째서 여장남자한테까지 초대장을 보내는 건데…」

 

이치마츠가 머뭇머뭇, 그러나 그로서는 드물게도 단호히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런 시대니까! 차별하지 않는 거야!!

 

쥬시마츠가 명랑하게 형에게 말한다.

 

그렇대두 카라마츠신데렐라 형은 넘겨주지 않을 거지만!!!

어떻게 할 거야? 오소마츠 형.

 

쵸로마츠는 초조한 기색으로 형에게 시선을 보냈다.

 

당연히 카라마츠신데렐라한테도 초대장은 왔지. 그 녀석이 무도회에 갔다간 아마, 반드시 왕자님은 그 녀석에게 한눈에 반한다…」

 

테이블 위로 꽉 쥐어진 주먹이 떨린다.

 

이번 같은 경우는 왕가로부터 직접 내려온 초대장이기에, 반드시 본인에게 전달되는 시스템으로 되어있었다. 아무리 장남 오소마츠라고 해도, 지금까지의 귀족자제들로부터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의 연문을 묵살하듯 할 수는 없었다.

 

오소마츠는 별생각 없는 것 같은 표정으로 쵸로마츠를 쳐다봤다.

 

당연히, 결석시켜야지.

그치만, 절대로, 카라마츠신데렐라 형, 무도회에 가고 싶어 하겠지. 최근 형, 방에서 드레스 만들고 있는 것 같구. 무도회라든가 그런 게 좋은 것 같으니까…」

 

토도마츠가 찻잔을 두 손으로 잡고선 고개를 숙인 채 중얼거린다.

 

톳티, 우리들이 뭐라고? 심보 고약한 의형제, 그렇지?

 

오소마츠는 막내를 보았다.

전원 막내를 뚫어지게 본다.

토도마츠는 창백한 얼굴로, 폭발했다.

 

늬들, 싫은 역할만 항상 나한테 강요하고!!

 

 

 

한편,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성에서 무도회 초대장을 받은 날부터, 계속 짬이 날 때 다락의 제 방에 틀어박혀, 수예남자로서의 모습을 한껏 발휘하며 자신의 드레스를 만들고 있었다.

 

성의 무도회아아, 얼마나 원더풀하고 뷰티풀한 세계일까!

 

한 땀 한 땀 바늘로 정성스레 꿰매가며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성의 꿈과도 같은 무도회에 마음을 빼앗겼다.

 

안 돼, 슬슬 자지 않으면내일 아침도 브라더들의 시중을 들어야 하니 일찍…」

 

그렇게 말하고 그는 거의 완성되어가는 자신의 드레스를 한 번 바라보고, 그리고 나서 푸른 네글리제로 갈아입고 양치질을 하고, 침대에 누웠다.

아직 보지 못한 왕자님과 춤추고, 그 왕자님이 어떤 최첨단 Men’s fashion을 하고 있는지를 꿈꾸며.

 

 

거기에, 살그머니 들어오는 막내 토도마츠. 그는 핑크의 보자기로 얼굴을 가리고, 손엔 가위를 들고 있었다.

 

조용한 숨소리를 내며 자는 형의 얼굴을 슬쩍 본다.

그는 눈에 눈물을 매달았다.

 

미안 카라마츠신데렐라 형…」

 

그리고 형의 부드러운 뺨에 살짝 입을 맞춘다.

싫은 역할을 억지로 떠맡게 되었으니, 이 정도는 선수 쳐도 괜찮다고 그는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선 진열된 드레스를 본다.

 

그것은, 거지 같은 탱크톱에 핫팬츠, 거기에 얇고 속이 비치는 원단으로 된 롱스커트가 붙은, 장난 아니게 노출이 심한 드레스였다.

붉어진 얼굴로 입을 다물지 못하는 토도마츠.

 

안쓰럽네에에에~~~!!!

 

듣는 본인은 그 뜻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금하고 있었던 그것을 마음껏 중얼거리고, 막내는 가차 없이 형의 수제 드레스를 가위로 난도질했다.

 

 

 

대체, 어째서 이런 일이!

 

이튿날 아침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무참하게 난도질당한 드레스의 잔해를 눈앞에 두고, 굵은 눈물을 쏟았다.

그것을 미안한 듯이 문틈으로 들여다보는 오소마츠,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그리고, 화살을 어디로 돌려야 할지 모르겠는 분노가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듯한 토도마츠.

 

안 되는 게 당연하잖아! 저런 드레스!! 무도회 당일, 한량 귀족 자제들한테 복도 어두운 곳으로 끌려가서 덮쳐진다고! 모브카라가 되어 버린다고!!

 

그걸 듣고 살그머니 수 놓인 손수건으로 코피를 닦는, 사남 이치마츠.

오소마츠가 커흠, 헛기침을 하곤 카라마츠신데렐라의 방인 다락방에 그의 붉은 힐을 내딛었다.

 

무슨 일이니? 카라마츠신데렐라?

 

라며, 장남은 뒤에서 드레스의 잔해를 바라보며, 부러 슬픈 목소리를 냈다.

 

이런! 분명 쥐의 소행일 거야!

 

그걸 보고 있던 동생들.

 

! 오소코가 됐다고, 장남…』

라며 모두가 츳코미.

죠시마츠상은 우리랑 혼동되기 쉬운데다, 거긴 카라코가 따로 있으니까, 여자처럼 행동하지 않기로 약속해놓고선....

 

 

 

가여운 아이! 카라마츠신데렐라!!

 

라며, 오소코화 한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동생들, 『…나중에 죽인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눈물을 흘리며 뒤돌아,

 

어떻게 된 건가, 오소마츠뭔가 상한 거라도 주워 먹은 건가?

 

라며 새삼스레 여성 말투를 쓰는 형을 걱정한다.

오소마츠는 슬쩍 얼버무리듯 웃고,

 

「…으음, 드레스가 이래선 넌 집이나 봐야겠구나, 무도회…」

 

라며 달래듯이 동생에게 말했다.

 

아아무도회는, 내 몫까지 브라더들이 즐기고 오는 거다…」

 

쓸쓸한 듯 웃고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초연히 드레스의 잔해를 치운다.

 

오소마츠의 가슴이 뜨끔했다.

이걸로 된 거다!, 그쵸? 아카츠카 선생님!

그렇게 그와 동생들은 필사적으로 자신들에게 일렀다.

 

 

 

**

 

 

무도회의 밤

 

화려하게 치장하고 성으로 향하는 브라더들을 배웅하고선,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오늘은 브라더들도 늦을 테고, 오랜만에 노래라도 만들어 볼까…』

멍하니 그렇게 생각하며, 그가 다락방에 들어가니.

 

낯선 중년의 남자가 침대 위에 앉아있었다.

남자는 마른 체형에 키가 크며, 다리가 길었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구두를 빛내며, 젠체하며 다리를 꼬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반짝반짝 윤이 나는 앞니와, 스프링마냥 양쪽으로 뻗친 수염을 기른 마법사 이야미는, 멍하니 서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품평하듯 응시했다.

 

흐음…」

 

손가락으로 수염을 잡는다.

 

아름답게 자랐잔쓰…」

 

그리고선, 그는 일어서서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오른손을 잡아 살짝 키스했다.

 

이빨이 닿아서 간지러워.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저어누구?

이런, 실례했잔쓰. me는 떠돌이 마법사 이야미잔쓰.

 

이야미는 일어나며 과장스럽게 인사했다.

 

이야미, 이야미 아저씨!?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뺨을 붉게 물들인 채 이야미의 손을 꽉 잡았다.

 

내가 어렸을 적에 자주 집에 놀러 와줬던!

me, 기억해주고 있었던 거잔쓰…」

 

이야미도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듯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손을 맞잡았다.

 

 

카라마츠신데렐라가 아직 어린아이일 적, 혼자서 애완동물과 놀다가 애완동물인 우나기이누*가 멍멍 짖어, 다친 이야미가 저택의 장미정원에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 우나기이누 : 아카츠카 후지오의 만화 천재 바카본에 등장하는 캐릭터.

개 아버지와 장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함.)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보곤, 체념한 듯이 이야미는 눈을 감았다.

그렇지만,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물이 담긴 컵을 그 떨리는 손으로 이야미에게 먹였다.

 

조금 모 애니메이션과 겹치지만, 적대하고 있는 마법사와의 전투에서 부상을 입은 이야미는 그렇게, 구사일생하였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그의 생명의 은인이었다.

 

그때부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마법사 이야미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보러 갔다.

그렇지만, 티 없이 맑은 미소로 맞아주는 카라마츠신데렐라가, 언젠가 좋지 않은 사심을 품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에 그는 저택을 방문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 이후로 십 년 이상이 지나, 오랜만에 이 왕국을 마법의 빗자루를 타고 지나가던 마법사 이야미는 카라마츠신데렐라가 잘 지내는가?, 너무나도 궁금해졌기에, 살짝 저택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어느샌가 그에겐 의형제가 다섯이나 생겨, 그는 초라한 사용인의 스커트와 에이프런 차림으로 차를 가져다주거나,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안절부절못하며, 마법사 이야미는 이렇게 또다시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뭐라도 네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을까생각해봤잔쓰가…」

 

마법사 이야미는 카라마츠신데렐라와 나란히 침대에 앉았다.

 

이야미 아저씨. , 별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고?

 

라며 그는 고개를 갸웃.

그리곤, 조금 외로워 보이는 얼굴을 했다.

 

…」

뭐잔쓰? 뭐든지 말해보라잔쓰.

 

이야미는 상냥하게 말했다.

 

에에, 그러니까성의 무도회가고 싶었어, 랄까나………」

 

부끄러운 듯 뺨을 붉히고, 단정하고 진한 눈썹을 내리며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그 표정은, 마법사 이야미에게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어렸을 적을 떠올리게 했다.

 

마법사 이야미는 벌떡 일어났다.

 

쉬운 일이잔쓰! 성의 무도회! 좋다잔쓰! 너를 데려다주겠잔쓰!!

 

그는 앞니를 빛내며 거드름 피우며 말했다.

 

그치만, 드레스가…」

 

크흠, 이야미는 헛기침을 하곤, 손짓으로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일어서라 독촉했다.

카라마츠신데렐라가 일어서자, 마법사 이야미는 갑자기 포즈를 취했다.

 

ーーー!!!

 

그러자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이상한 빛에 휩싸여, 다음 순간 아름다운 하늘색의 풍성한 드레스가 그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의 윤기가 나는 머리카락에는 드레스와 같은 하늘색의 벨벳 머리띠.

발에는 투명한 유리 구두.

 

「…? ? 에에엣~~~!?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그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시 마법사 이야미는, !하며 작게 포즈를 취했다.

 

그러자 방구석에 놓아두었던, 카라마츠신데렐라가 호박죽을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던 커다란 호박이 아름다운 마차로 바뀌었다.

 

쯋쯋거리며 복도에 늘어진 쥐들을 향해, 마법사 이야미는 ! ! !하며 세세한 포즈를 연발한다.

 

그러자 쥐들은 마부와, 두 마리의 훌륭한 백마로 변했다.

 

비좁은 다락방에 들어갈 리가 없지만, 거기는 마법이니까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아름다운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앞에, 이 역시 아름다운 마차가 준비되었다.

 

재밌게 즐기고 오라잔쓰, 카라마츠신데렐라.

 

미소를 지으며 그리 말한 이야미에게,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눈물을 머금으며 안겨들었다.

 

고마워! 이야미 아저씨! ,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아!!

마법은 12시가 되면 사라져버리니까, 그때까진 돌아오라잔쓰.

 

이야미는 눈을 감고, 부드럽게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마주 안았다.

 

 

 

후편으로, 이어짐

 

 

 

 

 

 

 역자 : 플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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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으어어- 카라마츠 귀여워어어- ㅠㅠㅠㅠㅠㅠ

 

카라마츠신데렐라라니!!!! ㅠㅠㅠ

 

카라마츠가아!! 신데렐라라니!!!???

되게 멍청하고 지저분한재투성이의아이일 것 같네요!!!

하아- 귀엽겠다...ㅠㅠ

 

 

랄까.. 되게 뜬금없지만, 날도 춥고... 호박 마차 얘기 나오니까,

갑자기 호박죽이 먹고 싶네요..... ㅠㅠ

파는 게 전부 다.... 너무 달아서 어차피 못 먹겠지만.... 어흐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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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호박죽 좋죠~

그치만 호박죽보다 팥죽 먹고 싶네요

달달한 팥죽!

으윽ㅠ 팥칼국수 먹고 싶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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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아침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아침은 빠르다.

 

 

 

그는 누구보다도 일찍 일어나, 빈약한 스커트 차림에 물빛의 에이프런을 걸치고, 모닝차를 준비하여, 먼저 장남의 방문을 노크했다.

 

장남은 붉은 팔랑팔랑한 프릴이 달린 네글리제 차림으로 정신없이 자고 있다. 내던진 다리가, 하늘하늘한 커튼이 달린 공주님 침대에서 삐져나와 있다.

 

굿모닝, 오소마츠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상냥하게 말을 걸어 장남을 깨우려고 했지만, 장남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차 트레이를 일단 근처 테이블 위에 두고, 장남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는데, 돌연 손목을 붙잡혀 그대로 밀려 넘어뜨려 졌다.

 

카라마츠으~신데렐라형아한테 좋은 아침~의 츄는?

 

딱콩

 

장남 오소마츠, 머리에 커다란 혹을 달고서야, 완전히 잠에서 깨어났다.

측면에선 카라마츠신데렐라가 눈을 내리뜨고 우아하게 모닝차를 준비하고 있다.

 

형아랑 츄 정도는 괜찮잖아. 의붓형제 설정이면 이런 경우는 그냥 넘어가는 게…」

 

오소마츠, 베개를 끌어안고 투덜투덜 불평을 늘어놓는다.

 

오소마츠, 모닝차가 준비되었으니까, 마신 뒤엔 옷 갈아입고, 제대로 세수하는 거다.

 

그렇게 말하고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재빨리 방을 나섰다.

 

 

 

그리고 다시 차 트레이를 들고, 이번엔 삼남의 방문을 노크한다.

 

삼남 쵸로마츠는 일어나있었다. 치렁치렁한 녹색 네글리제 차림으로, 완전 철야로 마인크래프트를 하고 있었다.

그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보고, ? 벌써 아침!?이라며 경악한다.

 

여전히 이 게임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하는구나…」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질려서, 차를 준비하며 쵸로마츠, 제대로 자지 않으면 피부에 좋지 않다고?라며 잔소리했다.

 

라고 할까 카라마츠신데렐라, 엊저녁에 내가 같이 게임 하자고 권유했는데, 왜 방에 와주지 않았던 거야.

 

눈 밑에 짙은 다크서클을 단 쵸로마츠가, 차를 마시며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꿍얼거렸다.

 

의붓형제인 설정이니까 보통 거기선 거스르지 못하잖아!

나는 아침이 빠르다, 브라더. 미안하지만 게임으로 밤샘은 할 수 없어.

 

그렇게 대꾸하고 카라마츠신데렐라는 트레이를 들고 재빨리 방을 나섰다.

 

 

 

카라마츠신데렐라가 사남 이치마츠의 방에 들어가면, 이치마츠는 공주님 침대에서 보라색의 치렁치렁한 네글리제 차림으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 차 트레이를 놓고 이치마츠에게 상냥하게 이치마츠, 아침이라고…」 말을 걸었지만, 이치마츠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는 사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부드럽게 흔들었지만 일어나지 않는다.

 

꽤나 피곤한가보구나, 브라더…」

 

그렇게 말하고 카라마츠신데렐라는, 티 세트를 두고 방을 나섰다.

 

나중에 다시 깨우러 오도록 할까…」라고 중얼거리며.

 

이불 속에서 이치마츠는, 새빨간 얼굴로 앗싸아! 이걸로 나중에 한 번 더 쿠소마츠가 깨우러 와준다!!라며 고양이 손으로 승리포즈를 취했다.

 

 

 

오남의 방문을 노크하는 카라마츠신데렐라.

 

굿모닝 쥬우시마아~.

 

라며 방에 들어선 순간, 야구공이 날아들었다. 한 손으로 차 트레이를 떠받치고, 준비해둔 글로브로 공을 잡았다.

 

나이스 캐치! 카라마츠신데렐라 형아!!

 

쥬시마츠가 공주님침대에서, 노란색의 치렁치렁한 네글리제 차림으로 투수폼을 보이고 있다.

 

쥬우시마아~, 일어나자마자 야구는 안 된다고 했지이~? 나도 항상 잘 잡을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게 말하며, 차를 준비한다.

 

그래도 카라마츠신데렐라 형, 형은 의형제라고 쓰고 의붓형제라는 거잖아? 내 말은 뭐든지 들어주는 설정이었지?

 

쥬시마츠는 볼을 붉히고 과감히 세크로스하자!라고 말해봤지만, 딱 맞춰 문이 열리고 막내 토도마츠가 , 정말~ 카라마츠신데렐라 형! 늦어!라며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말을 걸어왔기에, 그는 쥬시마츠의 세크로스를 듣지 못했다.

 

미안하군, 톳티. 지금 간다.

정말빨리이! 의붓형제 설정이니까, 늦으면 벌 줄 거라구?

 

라며, 토도마츠는 핑크색의 치렁치렁한 네글리제 차림으로 문에 얼굴을 살짝 내비친 채 토라진 표정으로 얼굴을 붉혔다.

 

 

 

의붓형제인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그의 의형제들에게 인기만점이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성의 무도회가 열려 왕자님에게 소중한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빼앗겨버릴지도 모른다.

우선 무도회에 그를 참가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오소마츠와 동생들은 방침을 일치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마법사 이야미의 도움을 얻어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무도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어떻게 할 텐가, 오소마츠와 유쾌한 동생들!?






역자 : 플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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