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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프롤로그-


*1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 (R)


*2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2- (R)


*3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3-


*4편*

2017/03/30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4-


*5편*

2017/06/08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5- (R)


*6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6-


*7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7-


*8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8-


*9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9-


*10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0-


*11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1- (R)


*12편*

2018/04/22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2

















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3

 

 

 

 

 

(오소마츠 시점)

 

 

 

 

새로운 아침이 또 찾아왔다.

오늘은 토요일로 학교는 쉰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연극부, 토도마츠는 문화제 준비를 도와주겠단 약속 때문에 아침 일찍 학교에 갔다.

쥬시마츠도 원래라면 부활동으로 학교에 가야하지만, 오늘은 쉬게 내버려뒀다. 어젯밤에는 괜찮아 보였는데, 한밤중에 갑자기 부랴부랴 일어나더니만 복도에 성대하게 토를 해버렸다. 정말 못 말린다니까.

본인은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타이밍을 못 맞춘 듯했다.

큰 소란에 처음으로 깬 건 쵸로마츠였다. 상황을 파악한 쵸로마츠는 황급히 모두를 깨웠다. 혼자서 밤중에, 그것도 비몽사몽한 상태로 이 난리를 수습하긴 힘들었던 거겠지.

게다가 이 난리를 쳐댄 장본인은 미안했던지 어린애처럼 엉엉 울면서 미안하단 말을 되풀이했다. 어쩔 수 없이 이 형님께서 잠들 때까지 다독여줬습니다.

고등학생이나 된 녀석이 어린애처럼 울다니 부끄러운 일인 게 당연하겠지만, 순수함과 아이 같은 면이야말로 쥬시마츠의 특징. 그래도 가족들한테만 보이는 모습이니 괜찮을 거라고, 형아는 생각합니다.

가끔 갑자기 들러붙는 것도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지. 9할 정도는, 이 녀석 이래도 괜찮을까, 하고 걱정하지만.

게다가 어제는 긴급사태였기도 하고.

아무리 봐도 목이 졸렸던 흔적을 달고 비틀거리며 돌아온 동생은, 목이 메어 고통스러운 기침을 계속 반복하면서도 계속 웃어보였다. [괜찮아?] 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매번 [괜찮아]였다.

녀석이 무리하고 있다는 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쥬시마츠가 짊어진 모든 것을 받아내주는 것은 우리들에게도 상당히 힘든 일임이 분명했기에, 녀석이 괜찮다고 한다면 당분간은 지켜보자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한밤중의 대소동.

엉엉 우는 동생을 달래며, 나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한탄했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동생을 1층 거실로 데려가, 담요를 덮어주고 아침까지 함께 있었다.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다든가, 무서운 꿈을 꿨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우리들에게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저 계속해서 울뿐이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내리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어쩌면 카라마츠를 밀어붙여 억지로 들었던 게 안 좋은 판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 말해도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더욱 입을 다물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비밀은 비밀로 하기엔 너무 중대한 일이라고, 쥬시마츠. 너한테도, 그걸 듣는 우리들에게도 말이야.

솔직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전혀 몰랐다.

형제들 중에 가장 어리숙한 쥬시마츠가, 자신이 당한 일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 일을 저지른 장본인이 같은 형제 중 한명이라는 것도 머리가 터져버릴 정도로 골칫거리였다.

이치마츠를 세게 한 대 쥐어박고, 도게자시켜서 반성시키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니다.

 

 

 

(어쩌면, 더는 이치마츠와 같이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까지 해버린단 말이지.

아버지의 고향이나, 어머니의 고향 중 어디간에 맡기도록 의논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여섯 쌍둥이. 한명도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형아의 본심이라구. 이치마츠도 좀 이상하긴해도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다. ......아니었을 터다.

그러니까 쥬시마츠도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 만나러 갔던 거다. 원래 이치마츠랑 쥬시마츠는 사이가 좋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곤 생각한다.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했다간 이치마츠 녀석, 쥬시마츠를 죽일지도 모른다.

목의 멍자국도, 마른 기침도 괜찮다. 확실히 말하진 않았지만, 아마 쥬시마츠는 그런 것보다 자신을 죽일 거란 사실이 가장 상처였던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자기보다 하나 위인 형와 화해하고 싶어 갔더니, 살해당할 뻔했으니 당연하다. 애초에 쥬시마츠는 그 전부터 이치마츠와 절교할 정도로 심한 짓을 당했으니까, 녀석이 먼저 화해하러 간다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쥬시마츠겠지.

그리고 이대로 두면 또 쥬시마츠는 이치마츠를 용서해버릴 거다.

형아는 그게 걱정이랍니다.

이치마츠는 그런 쥬시마츠를 알고서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쥬시마츠의 상처나 멍자국은 얼마 안 가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이치마츠의 어두운 마음은 용서하는 것만으로는 낫기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쥬시마츠가 또 부주의하게 이치마츠에게 다다가서, 이치마츠가 쥬시마츠를 상처 입힐까 두렵다. 동생들 중 한명이 가해자고, 한명이 피해자가 되어, 두 사람 다 내 곁에서 사라져 버리다니 견딜 수 없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한명만.

이치마츠만이라도 멀리 떨어뜨려놓는 게 좋지 않을까.

 

내게 몸을 기대고, 눈 주위를 벌겋게 물들인 채 자는 쥬시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 그런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해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고.

 

 

 

 

 

* * *

 

(이치마츠 시점)

 

 

 

 

아침이 밝아오고, 낡은 창고에서 기어나온 나는 밖으로 내놨던 짐들을 다시 안으로 돌려놓고, 담요를 툇마루에 남겨둔 채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이라 상당히 쌀쌀했지만, 감기는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팠다. 특히 카라마츠한테 맞은 뺨이나 머리, 오소마츠형한테 차인 등이 욱신욱신 비명을 질려와, 움직이는 게 고통이었다.

기다리고 있으면 쵸로마츠형이 아침밥을 가지고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냥 포기했다. 어젯밤, 집안이 소란스러웠고, 이 집에 남아있는 게 어쩐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집을 벗어나기 전, 뒤돌아 집을 한 번 쳐다봤다.

쥬시마츠는 어쩌고 있을까.

올려다보는 것만으로 그 모습이 보일 리 없지만.

난방이 빵빵한 방에서, 형들에게 둘러싸여 안심하고 자고 있겠지.

계속 거기에 있으면 돼, 라고 생각했다.

너한테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곳은 그곳이니까.

그리고, 나한테는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게 좋아.

무거운 한숨을 내쉰 나는 내가 있을 곳으로 돌아가려 발걸음을 돌렸다.

 

 

 

 

 

* * *

 

 

 

 

 

일요일에 이른 아침이기도 해서인지, 오랜만에 나는 나 이외에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을 만났다.

평소보다 오는 시간이 빨랐기 때문이겠지.

, 이런. 이라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낡은 창고 옆에, 다운코트를 입은 50대 초반의 여성이 고양이 밥이 든 봉투를 들고 서있었다.

[어머, 오랜만이네]

그 사람은 나를 발견하곤 사람 좋은 미소를 띠었다.

[.....오랜만이에요]

어쩔 수 없이 나도 억지웃음을 지었다. 서로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른다. 이곳의 고양이를 귀여워한다는 것만이 유일한 공통점이다.

[고양이 밥 좀 줘도 될까? 좀처럼 만날 수가 없으니 평소에는 멋대로 두고 갔지만]

[......죄송합니다]

창고 안에 이 사람이 두고 간 먹이 봉투가, 이제는 녀석들의 주식이 되었다. 내 용돈만으로 녀석들의 식비를 충당하는 건 무리였다.

[아니야, 나야말로. 매번 뒤처리해주는 건 그쪽이니까. 정말 감사하고 있어]

[그것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고....]

작게 중얼거리자, 그녀는 [고마워]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답해야할지 몰라,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고양이들은 다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특별히 이상한 일은 없었지?]

[? , 네 평범하다고 생각해요]

이상한 일이라면, 미미가 새끼 고양이들과 사라졌다는 거다. 하지만 길고양이가 거처를 바꾸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니, 그렇게 큰일은 아니다.

[그래. 강 건너는 지금 난리도 아니야]

그녀는 반대쪽 하천 부지를 보며 말했다.

[.....무슨 일 있나요?]

[고양이 몇 마리가 살해당했대. 아무래도 애들이 그런 것 같다는데 경찰들이 조사한다는 모양이야]

[........그런]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하는 게 좋을지도]

[알겠습니다]

충격을 받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고양이들도 표적이 되면 어쩌지. 불안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녀의 얘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게다가 여기를 개수한다는 얘기도 떠도는 모양이야]

[개수, ?]

[그래. 이 주변의 공터를 공원으로 만들자는 계획이라나봐. 그렇게 되면 이곳의 고양이들이 없어져버릴 텐데 말이야......저쪽에서 있었던 일도 아마 이것 때문 아닐까]

[하아...]

우리들의 얘기를 알아들은 듯, 수풀 속에서 고양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사료들을 바닥에 널리 신문 위에 뿌렸다.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들이 일제히 뛰쳐나왔다.

[저쪽도 공사하나요?]

[아마 저쪽이 더 빠르지 않을까. 그런 일도 있었고]

[...그렇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하기엔 여간 찝찝한 일이 아니다.

건너편의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사람의 아픔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건 머지않은 미래에 내게 일어날 일이었다.

[건너편의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은 몇 명 정도인가요?]

[내가 아는 건 3명정도려나. 건너편은 고양이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 오히려 이쪽이 큰일이지]

[녀석들을 전부 데려가는 건 힘든데...]

[이제 와서 입양처를 찾아볼 수도 없고 말이지...]

[그러게요...]

어쩌면 좋지.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나를 격려하듯,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그렇게 우울해하지 마렴] 이라고 말하곤 웃으며 돌아갔다.

시간이 있다 한들, 그것이 몇 년일지, 며칠일지는 아직 모른다.

멍하니 서있는 내 발아래, 아무런 생각도 없이 평화로운 고양이들이 그릉그릉 소리를 울리며 모여들었다.

이 공터의 고양이는 20마리가 넘어가기에, 공사가 시작되면 이곳에서 계속 있을 수 없을 거다. 그렇다고 이 많은 고양이들을 살만한 곳이라곤 이 근방에는 없을 거다.

내 안식처인 이 낡은 창고도 없어질지도 모른다.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며 위안을 할 수밖에 없었다.

[냐앙-]

낯익은 울음소리가 발아래에서 울렸다.

내려다보자, 그 고양이가 있었다.

[미미]

사료를 먹고 있는 고양이를 나는 무심코 안아들었다.

[-]

미미가 울었다. 다녀왔어, 라고 말하는 듯.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어. 새끼들은?]

[냐아-]

미미가 발아래를 본다. 그곳에는 낯익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부스스한 흑빛의 긴 털을 가진 새끼 고양이. 여섯 마리 고양이들 중 한 마리라는 걸 깨달았다.

[이 아이뿐이야?]

말을 걸었지만, 미미는 사료가 먹고 싶었는지 발아래를 바라보며 버둥거릴 뿐 답은 없었다. 내려주자, 새끼와 함께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다른 새끼 고양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5마리는 죽은 거겠지. 나는 두 마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죽인 건 누구지. 발정기의 수컷 고양이한테 습격이라도 당한걸까.

미미는 남은 새끼 고양이를 지키며,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숨겨왔을 거다. 그리고 드디어 안전하다고 판단을 내려 나온 거겠지.

어쩌면 전부 지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몇 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을 먹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길고양이의 세계는 잔혹하니, 그런 일도 있겠지.

[다행이다, 한 마리만이라도 살아남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중얼거렸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안심이 됐다.

이곳에서 미미만이 특별, 한 건 아니지만 계속 신경 쓰였으니까.

그보다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 중 가장 귀엽지 않은 녀석이 성장하다니.

검고 털도 부스스하고, 눈초리도 사납다. 좀 더 크면 조금은 귀여워지지 않을까. 아니, 아마 녀석의 일생에서 지금이 가장 귀여운 시기일 거다. 장래가 걱정된다.

[.......미야옹]

새끼 고양이의 등을 어루만져주자, 부스스한 털의 녀석이 이쪽을 올려다본다.

아아, 정말 귀엽지 않다.

여섯 마리들 중 가장 못난 녀석임에 틀림없다. ........나 같다.

[네 이름, 뭐로 할까]

쥬시마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여섯 쌍둥이 중 한명이니까 몰래 형제들의 이름을 붙여도 괜찮겠다.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건 역시 각하다.

하지만 조금은 자신의 이름과 연관이 있었으면 했다.

[그럼, 쥬시에 이치를 붙여서, 쥬고마츠]

그렇게 중얼거리다, 역시 마츠는 그만두자 싶었다.

[쥬고네코?]

아니, 어감이 별로다.

[으음-, 쥬고?]

부르기 히믈다. 그렇다면.

[이치고, 이건 어때?]

미야옹. 새끼 고양이가 울었다. 괜찮을지도, 이치고. 부르기도 쉽고, 나만의 암호 같아서.

쥬시마츠한테 내가 보여주고 싶은 고양이니까, 이치고.

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유. 그걸로 충분하다.

[그럼, 오늘부터 너는 이치고야]

이 공터의 24번째 신입. ..........., 하지만 최근 고양이 수를 제대로 세어본 적이 없다.

머지않아 고양이 수가 줄어들지 모르니, 지금 확인해두자.

가장 먼저 사료를 먹었던 고양이들이 배가 불러 떠나면, 옆에서 상황을 살피며 서성이던 고양이들이 끼어들어 헷갈리기 때문이다. 나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전부 떠올리며 고양이들의 수를 세는 것에 집중했다.

 

 

 

 

 

* * *

 

 

 

 

고양이들을 관찰한 지 30, 오늘 아침에 모인 고양이의 수는 19마리로 결론짓고, 나는 관찰노트에 기록하기 위해 창고로 들어갔다. 매일 쓰는 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쓰는 거지만, 이게 꽤 도움이 된다.

오늘 날짜, 미미가 돌아온 일, 새끼 고양이에게 이치고라는 이름을 붙인 일, 그리고 고양이들의 수와 이름을 적었다.

그것만 간략하게 적고, 지친 나는 창고 안에 벌렁 나자빠졌다.

어째서 고양이만 관련되면 이렇게 열심인 걸까.

장래에 이런 걸로 먹고 살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은 대하기 거북하고, 공부도 싫다. 분명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있을 리 없다.

오히려, 그냥 빨리 죽었으면 싶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으면, 일하거나 제대로 된 인생을 살 필요도 없잖아.

천장을 바라보니 붉은색 끈과 목걸이가 흔들리고 있다.

어젯밤 쥬시마츠를 매달았던 녀석이다. 여러 가지로 잘 되진 않았지만, 그때의 쥬시마츠 표정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그대로 밤새도록 여기에 매달아두는 거였는데.

(.........., 그것도 좋은 걸)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옆에서 쥬시마츠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알몸인 채 서있는 거지.

(-, 이제 이거 풀어줘 나 추워)

라고 울먹이며 말이지.

그리고 나는 잠자코 아침부터 쥬시마츠를 뒤에서 쳐박아 울린 후, 키스를 잔뜩 하는 거야. 목걸이 정도는 풀어도 좋겠지.

알몸으로 서로를 껴안고, 바닥에 눕혀 또 잔뜩 범한 뒤, [이제 안 춥지?] 라고 묻는다. 그러면 쥬시마츠는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할까. 돌려보내지 않을 거지만.

[...........좋은데]

온몸이 오싹오싹 소름이 돋는다.

이 창고도 얼마 안 가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얼마전 용돈으로 박스 채로 산 콘돔을 전부 써버릴 정도로 쥬시마츠를 범하고 싶어졌다.

그치만, 그거 끼우는 게 귀찮단 말이지.

한번 안에 싸버리면 그 뒤로는 콘돔을 쓸 수 없고. 나중에 뒤처리할 때 다 쓴 콘돔들을 보면 어ᄍᅠᆫ지 기분이 나쁘다.

[......아아, 뭔가 귀찮네]

나는 바닥에 늘어졌다.

친동생을, 그것도 같은 얼굴을 한 동생한테 이런 마음을 갖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역겹다.

인간 세상에서 살기에, 나는 아무래도 안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라도 되지 못하고, 사람도 되지 못한다.

엄마가 여섯명이나 한번에 낳았으니, 그중에 한두명이 잘못된다고 한들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전원이 다 제대로 성장할 필요는 없잖아. 남은 녀석들이 제 나름대로 정신을 차려, 엄마나 아빠를 위해 열심히 살면 된다.

적어도 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고 싶다.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

 

 

 

 

* * *

 

 

 

 

천장에 매달린 목걸이의 위치가 너무 낮다고 생각해 차라리 높게 묶어버리기로 했다.

대들보에 휘감겨 매달린 끈의 끝부분을 창고 입구의 기둥에 묶어 높이를 조절했다. 발돋움을 하지 않으면 목이 죄일 정도의 위치까지 끌어당겼다.

자신의 목에 목걸이를 채우고 살짝 체중을 실어 몸을 굽혔다.

바로 괴로움이 밀려왔다. 끈이 끊어지는지 확인하며 몇 번인가 반복했다. 발돋움을 한 채로 자위라도 해볼까 했지만, 그게 또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질식하기 직전이라 머리에 피가 쏠려, 거기를 만지는 손가락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아 기분 좋음과 괴로움 사이에 걸려 좀처럼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위치로 되돌릴까, 이대로 둘까, 꽤 신중하게 고민하다 결국 이대로 두기로 했다.

여차하면 여기에 매달리는 건 내가 될 테니까.

공사가 시작되면 이 창고는 없어지겠지. 그 전에 여기에서 죽자. 그러자.

그런 감미로운 상상을 했다.

쥬시마츠를 없는 망상을 한 건 꽤 오랜만이었다.

혼자 외로이 끈에 매달려 흔들리는 나. 그걸 올려다보는 고양이들이 발아래서 밥을 달라며 앵앵거린다.

상당히 슈르한 장면에 웃음이 비져나온다.

한층 더 높아진 위치에서 흔들리는 목걸이와 붉은 끈을 바라보며 나는 어두운 창고안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저번에 여체화 업로드한다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카라 여체화 다음편이 아직 안 나왔더라구요 'ㅂ')a


왜 아직 남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이걸로 대체했습니당ㅎㅎ




다음 업로드는 마츠노가 육형제...로 생각중인데

페이지가 꽤 많아서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가능하면 이걸로 가져올게요! :D

그럼 또 다음주에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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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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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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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6-


*7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7-


*8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8-


*9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9-


*10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0-


*11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1- (R)

















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2

 

 

 

 

 

(쥬시마츠 시점)

 

 

, 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린다.

쵸로마츠형에게 쓰러지듯 안긴 내 앞에서, 이치마츠형이 오소마츠형에게 무자비하게 차이고 있다. 카라마츠형은 그 위에 올라타 주먹을 떨고 있다.

그만둬,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내 입술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토도마츠가 울부짖으며, [그만해, 그만해] 라고 소리쳤다. 그에 형들은 정신을 차린 듯 움직임을 멈추고, 이치마츠형을 내버려두고 집으로 들어갔다.

[......이치마츠, 네가 잘못한 거야]

내 옆에서 쵸로마츠형이 말했다.

[왜 다들 화내는 건지, 잘 생각해 봐]

[하핫]

이치마츠형은 길바닥에 쓰러지면서 웃음을 흘렸다.

입과 코에서 피를 철철 흘렸다. 얼굴도 퉁퉁 부어올라 무척 아파보였다.

[화나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말한 거라고]

센 척을 하며 그렇게 중얼거리는 형을 보며, 나도 뭔가 울고 싶어졌다.

 

 

 

* * *

 

 

 

바로 방금 전의 일이다.

집 앞에서 내 귀가를 기다리던 오소마츠형과 카라마츠형을 발견한 이치마츠형은, 갑자기 옆에 있던 나를 형들 앞에 밀쳤다.

비틀거리며 넘어지려는 나를 본 두 사람이, 이치마츠형을 봤을 때 형은 굉장히 악랄한 얼굴로 두 사람에게 말했다.

[쥬시마츠, 찾았어? ..........., 내 용무는 다 끝났으니까]

[..........이치마츠!!]

[이 자식!!]

두 사람은 용수철이 튀어나가 듯이, 이치마츠형에게 뛰어들었다.

나는 그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 * *

 

 

[이치마츠, .......]

[이치마츠형!!]

쵸로마츠형의 말을 자르며 토도마츠가 외쳤다.

[쥬시마츠형은 이치마츠형을 제일 걱정했다고. 형은 미쳤어. 고양이들하고만 계속 있다 보니까 미쳐버린 거야]

[.........헤에]

피범벅의 얼굴을 한 이치마츠형이 히죽 웃었다.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한 토도마츠는 집으로 도망치듯 뛰어 들어갔다. 나도 쵸로마츠형에게 끌려 집에 들어갔다.

[............]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쵸로마츠형은 소용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치마츠는 좀 머리를 식힐 필요가 있어]

[......., ]

나도 그 말에 수긍했다.

형들에게는 말할 수 없지만, 아마 오늘 나는 살해당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천장에 길게 늘어진 목줄. 그걸 찬 나를 형은 짓누르듯 밑으로 끌어당겼다. 목줄이 목에 죄어들어 숨을 쉴 수가 없었기에, 크게 날뛰었다.

그 때 계속 귓가에 맴돌던 형의 웃음소리가 잊혀지지 않는다.

[.....다시는 혼자서 이치마츠가 있는 곳에 가지 마]

쵸로마츠형은 내게만 들릴 목소리로 속삭이며 계단으로 향했다. 거실에는 오소마츠형이나 카라마츠형이 있겠지. 가능하다면, 지금은 그쪽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쵸로마츠형]

목에 손을 대며, 나는 형을 불러세웠다.

[?]

[형들이 있어서, ........다행이야]

[그래]

쵸로마츠형은 내 등을 쓸어주며 웃었다.

만약 그대로 죽었다면, 나는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못했을 거다.

고양이로 가득한 그곳에서, 먼지투성이의 알몸으로, 형에게 범해지면서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몸이 점점 떨려왔다.

 

 

 

 

 

 

* * *

 

 

 

[쥬시마츠]

오소마츠형의 목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왔다. 살짝 거친 목소리. 아직 화난 걸까.

나도 분명 혼나겠지. 쵸로마츠형과 나는 각오를 다지듯 서로 마주보며 고개를 끄덕이곤 함께 거실로 들어갔다.

오소마츠형은 거실 탁자 앞에 앉아 있었고, 카라마츠형은 커텐이 쳐진 창문가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다들 굉장히 화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 당분간 밖에 나가지 마]

오소마츠형이 말했다.

[쵸로마츠는 현관 잠궈]

[이치마츠는 어쩌고]

[오늘밤 정도는 못 들어와도 얼어죽거나 하지는 않아]

[-]

고개를 끄덕이며 쵸로마츠형은 현관으로 향했다. 오소마츠형은 날 보며 이쪽으로 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

나는 형 앞에 정좌를 했다.

[녀석이 무슨 짓을 했어, 쥬시마츠]

[무슨 짓이라니...]

나는 머리를 숙였다. 말할 수 없는 일들뿐이었기에 말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떠올리고 싶지도 않았다.

얘기하면서 기억이 되살아나는 게 무서웠다.

단편적으로 끊어진 기억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맴돌았다.

얼른 잊어버리고 싶었다.

 

 

그도 그럴게,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 이치마츠형이, 나를, 죽이려고 하다니?

 

 

 

고개를 숙인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오소마츠형이 엄한 목소리로 다그쳤다.

[네가 카라마츠 몰래 동아리 땡땡이 쳤다는 걸 듣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평소보다 커진 목소리. 화를 낸다기보다 흥분한 듯한 목소리다. 나는 고개를 아까보다 머리를 더 푹 숙였다. 미안하다고 말하듯이.

가지 않는 게 좋았다고, 지금은 생각한다.

설마 그런 짓을 당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말할 수는 없었다. 말하고 싶지 않았다.

형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이치마츠형에게 당한 것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쥬시마츠, 너 목 주변 멍들었다고]

카라마츠형의 말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오소마츠형도 눈을 가늘게 뜨며 내 목을 보았다.

멍든 건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아프니까. 목이 욱신거린다.

아마, 장시간 나는 목이 매달아진 채였을 거다. 괴롭고, 괴로워서 발버둥 쳐도, 형은 내 몸을 계속 밑으로, 밑으로 끌어당길 뿐 비켜주지 않고 가만히 나를 쳐다보기만 했다. 내가 죽기를 기다렸을 거다.

 

 

무서웠다.

굉장히 무서웠다.

 

카라마츠형이 가까이 다가와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곤 팔을 뻗어 나를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쥬시마츠....이제 그 녀석한테 가까이 가지 마]

[카라마츠형........]

그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이치마츠형은, 분명 이제 내가 필요 없어진 거다.

필요 없으니까, 그런 짓을 한 거다.

하지만.

정말 그걸로 되는 거야? 이치마츠형.

곁에 아무도 남지 않게 되면, 형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 거야?

 

 

 

 

* * *

 

 

 

카라마츠형의 품은 포근해서, 긴장했던 마음이 스르륵 풀렸다. 형의 등뒤로 팔을 두르자, 카라마츠형은 기쁜 듯 더 세게 껴안았다.

...... 뭔가, 조금 아파.

숨쉬기가 조금 괴로워져서, 팔 사이로 슬쩍 고개를 내밀었다.

어느새 거실에 온 건지 토도마츠가, 살짝 얼빠진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토도마츠는 허둥지둥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도 따라서 미소를 지으며, 애써 웃어 보이는 토도마츠를 바라보았다.

[, 자아, 카라마츠씨. 일단 쥬시마츠를 놓아달라고]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형에게 말을 걸었다.

[, 그래]

카라마츠형 품에서 떨어져 나오자, 다시 조금 추워졌다.

오소마츠형은 내 앞에 앉아서 곤란한 듯 어색한 미소를 보였다. 나도 따라서 미소를 지었다. 어떤 얼굴을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땐, 웃는 게 딱이지. 미소가 제일이다.

그대로 잠시 시선을 주고받다가, 형이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을 당했는지, 말하기 싫어? 쥬시마츠]

[미안..]

이 이상으로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지만, 말하고 싶지 않다.

말해버려서, 모든 것이 진실이 되는 게 무섭다.

그 진실은 분명, 모두를 상처 입히고 말 것이다.

이치마츠형도, 전부 진심이었던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 뭔가 오해가 있었을 거다.

나를 진심으로 죽이려고 했을 리 없다.

나는 아직 살아있는 걸. 이렇게 형들 곁으로 돌아왔는 걸.

그렇지? 그렇잖아?

[......, 졸린 거야? ?]

카라마츠형이 눈살을 찌푸리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멍자국이 그렇게 심한 걸까. 나한테는 안 보이는데.

[살짝..........하지만 괜찮아]

[아파 보이는데]

카라마츠형은 손끝을 내 목으로 뻗었다.

[!!]

멍자국을 확인하려 뻗은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나도 모르게 놀라서 몸을 뒤로 뺐다.

[, .........미안]

[, 아니야, 괜찮아......이제 그렇게 아프지도 않으니까]

순간적으로 덮쳐든 공포에, 손가락이 떨렸다. 당황하며 반대쪽 손으로 손가락을 숨겼다.

형들은 내 굳은 표정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안 되지, 안돼.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미안, 오늘은 이치마츠형한테 가면 안 됐었는데..]

[그러게]

오소마츠형이 조용히 답했다.

[정말 괜찮은 건가? 쥬시마츠]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오늘은 빽빽 울거나 하지 않아.

표정도 웃는 얼굴이고, 형들의 상냥함도 제대로 전해졌고.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지 않으면 안돼.

오소마츠형은 잠시 입을 꾹 다물고 있더니, , 하고 한숨을 내쉬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내게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 .........그럼, 가서 씻고 와]

[그럴게!]

활기차게 답하며 나는 욕실로 달렸다.

뭔가 하나 클리어한 느낌이 들었지만, 혼자 욕탕에 들어앉아 있으니 다시 그 기억이 되살아나 버렸다.

형의 웃음소리, 죽어가는 나를 관찰하는 듯한 눈빛. 히죽거리며 내게 목줄을 찰 때의 손가락의 움직임.

내 허리를 끌어당기던 형의 손가락이, 성기가 비집고 들어오는 그 감촉.

수많은 무언가가 온몸을 기어다니는 듯한 감각이 떠오르고 말았다. 무섭다. 기분 나쁘다. 괴롭다. 누군가 구해줘.

욕조에 얼굴을 반쯤 담그고, 나는 자신의 몸을 세게 끌어안으며 필사적으로 참았다.

괜찮아. 나는 필요, .

오소마츠형도 카라마츠형도, 쵸로마츠형도, 토도마츠도, 내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니까.

살아있어서 다행이다.

이치마츠형은, 내가 이제 필요 없어진 걸까.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걸까.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 * *

 

 

 

꽤 오래 목욕탕에 들어앉아 있었다고 생각할 즈음.

욕실 밖에서 오소마츠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쥬시마츠-, 살아있냐-]

당황하며 답했다.

[살아있어-]

[그래, 그럼 다행이고. 저기, 형아도 씻어야 하는데 누구씨 때문에 밖에서 엄청 기다렸다고~? 같이 들어가도 될까나?]

[괜찮아-]

나는 얼굴을 물로 슥슥 씻으며 뺨을 때려 정신을 차렸다. 그리곤 빙긋 웃으며 큰 목소리로 답했다.

 

 

 

 

* * *

 

 

 

 

(이치마츠 시점)

 

 

 

현관문이 잠기는 소리가 눈앞에서 울렸다.

바닥에 쓰러진 채로 가만히 있던 나는, 자신이 쫓겨났음을 깨닫고 웃음이 치밀었다.

뭐어, 언젠가 이렇게 될 거라고 직감은 했다.

다시 그 헛간으로 돌아갈까.

하지만 거긴 벽도 천장도 구멍투성이라서, 밤이슬은 피할 수 있어도 가을밤의 추위는 견딜 수 없다. 길고양이들이 눈치를 채서 나를 따뜻하게 덥혀준다면 모르겠지만, , 그럴 일은 없겠지.

[.......아파라.....젠장, 카라마츠 녀석]

양쪽 뺨을 주먹으로 몇 번이고 얻어맞았다. 입안에 피맛이 감돌았다.

분명 그 녀석, 쥬시마츠가 마음에 든 게 틀림없다.

하지만 어차피 손대지도 못 하겠지.

[.......이치마츠!!]

위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고개를 드니, 베란다에서 쵸로마츠형이 담요를 한 손에 쥐고선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창고, 열려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형은 담요를 던졌다.

단번에 캐치한 나는 감사하다는 의미로 담요를 높게 쳐들었다.

그 헛간보다 우리집 창고가 낫겠지.

그보다, 또 저녁 못 먹었잖아.

 

 

창고 문을 억지로 열고, 안에 들어갔다. 애초에 그렇게 큰 창고가 아니니까, 나 한명 들어간 것만으로 꽉 찼다. 선풍기나 잉어 깃발이 든 상자를 찾아 밖으로 내놓으며, 어떻게든 몸을 구기면 잘 수 있을 공간을 확보했다. 그곳에 받은 담요를 둘러쓰고 들어가려던 때, 발소리가 들려왔다.

쵸로마츠형이었다.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주먹밥 만들어 왔으니까, 이거라도 먹어]

[..........고마워]

주먹밥 3개가 놓인 접시에 손을 뻗어, 하나를 입에 넣었다.

흰쌀밥 안에 다시마가 든 주먹밥. 짭짤하게 간이 되어 상당히 맛있다. 배도 엄청 고팠기 때문에 더욱 각별하다.

[치료, 안 해도 돼?]

무척이나 상냥한, 남을 돌보기 좋아하는 형이 다정하게도 물어온다.

[심한 건 아니야]

나는 그렇게 답하며, 쵸로마츠형의 얼굴을 봤다.

[형은 화 안 났어?]

[당연히 엄청 화났지. 하지만, 너도 가족이니까]

[쥬시마츠, 죽이려고 했는데?]

[..........그 현장을 직접 봤다면, 나도 생각이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쵸로마츠형은, 여기, 라며 물통에 든 차를 내밀며 말했다.

[쥬시마츠가 아무 일도 없었다고 생각해주길 바라는 것 같아서 말이야. 우리들도 그 마음 받아들여줘야겠지 싶어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코웃음을 지며 말하자, 쵸로마츠형은 가늘게 뜨며 노려봤다.

[쥬시마츠가 그러길 원했으니까라고. ....널 위해서가 아니니까. 전에는 열도 펄펄 끓고 기절할 정도로 쇼크를 받았었는데, 오늘은 열심히 웃고 괜찮다는 어필을 해댔다고.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해?]

[.........자기 탓이잖아]

[네 탓도 있다고]

[......, 그래]

나는 물병과 그릇을 쵸로마츠형에게 건넸다.

고귀하신 쥬시마츠님은 더러운 형을 용서해달라고, 온정을 베풀어달라고 다른 형제에게 호소했다는 건가.

[아무튼 넌 좀 반성하고 있으라고, 이치마츠. 그런 짓을 했다간 진짜 집에서 쫓겨난다고]

[-]

집으로 돌아가는 쵸로마츠형에게, 나는 건성으로 답했다.

쥬시마츠의 온정이라.

녀석이 나를 용서할 거라는 건 진작 알고 있었지만, 역시 이제 괜찮지 않나 싶다.

역시 오늘, 죽여버리는 게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녀석도 이번에야말로 나를 절대 용서하지 못하겠지.

차가워진 시체를, 죽은 고양이나 작은 새들처럼 강변에 묻어, 아무도 모르게 숨기고 싶다.

형들에게도 토도마츠에게도 절대 알려주지 않을 거다.

나만이 아는 장소에 몰래 묻어, 매일, 그 위에서 빌 거다.

 

 

――이런 쓰레기가 오늘도 살아있어서 미안하다, .

 

 

땅 아래에서 쥬시마츠는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원망하며 욕할까.

 

 

어쩌면 그래도 아직 용서해줄지도 모른다.

 

 

 

어리석은 짓을 했네. 하지만 괜찮아.

또 다음 생에서 만나면 되니까.

그때까지 잠시 바이바이네.

 

 

 

그렇게 내게 속삭이며 웃는 천사의 날개를 단 쥬시마츠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상상을 하며, 나는 조금 눈물을 글썽였다.

 

 

 

 







오타지적 환엽합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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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프롤로그-


*1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 (R)


*2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2- (R)


*3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3-


*4편*

2017/03/30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4-


*5편*

2017/06/08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5- (R)


*6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6-


*7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7-


*8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8-


*9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9-






















10

 

(쥬시마츠 시점)

 

 

 

이치마츠형이 학교를 빠진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형은 변함없이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다. 마치 가족과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는 듯했다.

카라마츠형한테는 이치마츠형이 학교를 쉰다고 얘기했다.

오소마츠형도 알고 있다고 카라마츠형이 말했다. 분명 반에 아는 사람이 있는 거겠지. 오소마츠형, 교우관계가 넓으니까.

[일단 당분간은 상태를 지켜보자고]

카라마츠형이 말했다.

[당분간이라니 얼마나? , 이대로 학교에 계속 안 나오면 어쩌지]

[그렇게 바보는 아니잖아]

[그래도..]

[쥬시마츠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형의 말에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문다.

형이 있을만한 곳을 아는 건 나뿐인데, 나는 그 장소에 갈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이치마츠형과 직접 대화하는 것도 조금 힘들다.

최근, 카라마츠형은 나를 특히 더 신경 써준다.

학교에 갈 때도 같이 가고, 돌아갈 때도 대개 기다렸다 같이 돌아간다. 점심때도 일부러 반에 찾아와 같이 먹자고 해준다.

형은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니까, 내가 무슨 얘기를 해도 응응, 하고 맞장구쳐줘서 같이 있으면 즐겁다.

집에 있어도 최근에는 늘 옆에 카라마츠형이 있다.

카라마츠형은, 이치마츠형과 내가 같이 있지 않도록 하려는 건지, 이치마츠형이 돌아오면 [목욕하러 가자] 라든가 [2층에 올라가자] 라며 나를 데려간다.

이치마츠형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오소마츠형은 그게 카라마츠형 나름대로 날 신경 써주는 거고, 이치마츠형에게 내리는 벌이라고 했다.

[반성할 필요가 있으니까. 이해하지, 쥬시마츠?]

[......., ]

이해하지만, 그게 효과적일지 조금 걱정이었다.

그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치마츠형은 우리에게 반발하려는 듯 학교를 빠지게 됐으니까.

 

 

 

 

 

* * 

 

 

[카라마츠형, ......저기, 나랑 같이 강변까지 가지 않을래?]

어느날, 부활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과감하게 형에게 말했다.

[강변?]

[이치마츠형이 있을지도 모르는 곳]

[.........아아]

형은 곤란하단 듯 얼굴을 찡그렸다.

[..........오늘 말고 다른 날 가자, 쥬시마츠]

[? ?]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거든]

[.........]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형은 이치마츠형과 만나고 싶지 않은 거다. 그걸 헤아린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집에 돌아가서 다른 사람한테 상담하자.

토도마츠나 쵸로마츠형이라면 괜찮을지도 몰라.

 

 

 

 

 

* * *

 

 

 

(카라마츠 시점)

 

 

 

 

[이치마츠형이 학교에 안 나오는데]

[괜찮으려나, 이치마츠형]

[저기, 같이 데리러 가자]

 

그런 심한 짓을 당했는데, 날이 갈수록 쥬시마츠의 입에서 이치마츠의 이름이 불리는 횟수가 늘어간다. 그리고 나는 그걸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가만히 듣고만 있다.

쥬시마츠의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고 있다는 걸까.

그렇다면 본인보다도 주변의 나나 오소마츠 쪽이 더 마음의 상처를 입어, 그게 곪아서 괴로운 걸지도 모른다.

이치마츠가 한 짓.

처음에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서, 눈앞에서 열이 펄펄 끓는 쥬시마츠만 걱정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들은 자신들의 분신과도 같은 형제 중 한 명이 성적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됐다.

당연하지만 쥬시마츠는 여자가 아니다. 건장한 남자다.

쌍둥이는 서로의 기호나 취향이 비슷한 경우가 있고.

상대에게 일어난 불행을 다른 곳에 있어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우리들도 일란성이니까 그런 능력을 가졌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니, 단순히 영향을 받기 쉬운 걸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쥬시마츠가 다른 형제에게, 성적으로 능욕을 당했다.

 

그 사실이 묵직한 폭력이 되어 가슴에 거칠게 꽂혔다.

물론, 내게 쥬시마츠는 조금 바보지만 건장한 남자로밖에 안 보이고, 앞으로도 그건 변함없을 거다.

그래서, 라고 하긴 뭐하지만, 다시는 쥬시마츠가 그렇게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마음속 깊이 생각했다. 자신의 이성을 위해서라도.

아마, 오소마츠형도 같을 거다.

이치마츠 얘기를 하면 서로 괴로운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를 떠올리면, 동생을 상대로 성적 욕구를 풀다니 이 미친놈, 이라고 화내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옵션까지 덕지덕지 붙은 감정이 들끓었다.

그러니 녀석에겐 동정할 수 없었고, 녀석을 인정할 수 없었다.

나는 눈앞의 쥬시마츠를 지키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었으니까.

그 입에서 이치마츠의 이름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만 바라게 되었다.

 

 

[저기, 카라마츠형]

1층 거실에서 대본을 훑어보던 때, 토도마츠가 방에 들어와 말을 걸었다. 쥬시마츠는 내 옆에 누워 잠에 빠져 있었다.

[뭔가 최근에 쥬시마츠형이랑 딱 달라붙어 있네]

[그런가?]

[, 조금 기분 나빠]

[]

기분 나쁘다니, 뭐야. 나는 살짝 상처 받았다.

[이치마츠형한테 뭔가 꼬인 듯이 굴고]

[, 그런가?]

그렇게 굴었던 적은 없지만,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했던 건 사실일지도 모른다. 쥬시마츠가 자신을 따르는 건 내게도 무척 기쁜 일이었으니까.

[쥬시마츠형, 카라마츠형이 이치마츠형을 같이 찾으러 가지 않았다면서 곤란해 했다고]

[?]

[뭐어, 나도 가기 싫었지만. ......계속 학교 빠지잖아]

[.......아아, ..........그렇지]

확실히 일주일은 길다. 이치마츠도 뭔가 마음에 문제가 있으니까, 쥬시마츠한테 그런 짓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치마츠와 앞으로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아니, 알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 * *

 

 

 

(쥬시마츠 시점)

 

 

 

이치마츠형이 학교를 빠진 지 10일이 지났다.

이치마츠형의 담임 선생님이 무슨 일이 있냐고 계속 물었고, 이번에는 엄마와 아빠도 그걸 알게 되었다.

엄마에게 [왜 안 가는 거야?] 란 말을 들은 형은, [때가 되면 갈게] [내버려 둬] 라고만 답했다는 모양이다.

그때 나는 없었으니까 모르겠지만, 형들이 그 이상 이치마츠형한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게 무척이나 신경 쓰였다.

우리들은 늘 서로를 도왔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그날, 나는 부활동의 방과 후 훈련에 빠졌다.

훈련을 마치고 가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카라마츠형이 데리러 와버리니까. 카라마츠형은 내가 이치마츠형한테 간다고 하면 분명 반대할 거다.

 

한번 무서운 경험을 당한 장소에 다시 발을 들이는 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나는 형의 비밀기지가 있는 하천부지의 공터로 향했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묻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허름한 오두막.

나는 크게 숨을 내쉬고, 문을 당겼다.

냐아-. -. 고양이의 소리가 들려온다. 문 너머 어둠속에 이치마츠형이 고양이에 둘러싸인 채 앉아 있었다.

[......쥬시마츠?]

[.......]

나는 헉, 하고 놀라며 무심코 문을 닫았다. 갑자기 두려움이 주변에서 훅 밀려들어왔다. 그대로 돌아가려 하자, 형에 뛰쳐나와 어깨를 잡았다.

[벌써 가는 거야?]

[........, ..........아니, . .........., 형이랑 얘기하고 싶어서]

[카라마츠랑 같이 안 왔어?]

[, 안 왔어]

확실히 답하자 이치마츠형은 힛, 하고 웃었다.

[? 최근에 계속 붙어 다녔잖아]

[이치마츠형이랑 얘기하고 싶었으니까.....부활동 빠지고 온 거야]

[헤에. 들어올래?]

집을 가리키는 형. 나는 고개를 몇 번인가 가로 저었다.

[얘기만 하려고 온 거니까]

[안에 들어가서 얘기해도 되잖아]

[싫어]

[뭐어, 그러는 게 좋으려나]

이치마츠형은 겨우 미소를 보였다.

[안에 들어가면 나, 널 또 덮칠지도 모르고]

[..........]

, 무서워어------------. 라며.

고개를 숙인 나를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본 이치마츠형이 말을 건넸다.

[그래서, 할 말이 뭐야]

[학교.....나왔으면 좋겠어]

[다음주엔 갈 거야. ........슬슬 여기도 싫증났고]

[정말?]

[]

다행이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거 말하려고 온 거야?]

[그치만 학교 자꾸 빠지면 위험하잖아! 유급해 버리니까]

[아직 그렇게 많이 안 빠졌잖아. 조금 귀찮아졌을 뿐이야]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고양이 찾았어]

이치마츠형과 얘기하는 거 오랜만이라 조금 기뻤다.

카라마츠형은 내 얘기를 뭐든 잘 들어주니까 즐겁지만, 이치마츠형은 내가 잔뜩 말을 걸지 않으면 도망칠 것만 같아서, 뭔가 쫓기듯이 얘기하는 것도 재밌다고 할까. 그래서 내가 가장 자주 말을 거는 건 이치마츠형이었다.

[고양이가 없어졌어?]

[.......한번 봤는데 안 돌아와서]

[헤에]

[그 있잖아, 너한테 보여주겠다고 했던 새끼 고양이의 어미 말이야]

[-! 그렇구나. 새끼 고양이들은 어때?]

[모르겠어. 어쩌면 전부 죽었을지도]

[에에에에! 그래?]

[-, 전에 한번 봤을 때, 녀석 꽤 말랐었으니까]

[그렇구나-.....안에 고양이들 잔뜩 있네]

[아아, 늘 저렇지 뭐. 볼래?]

[, 그게........]

[그럼 데리고 나올테니까 기다려]

형은 안에 들어가 토실토실하고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나왔다.

[, 얘가 자이언트. 엄청 크지]

[굉장하네-. 길고양이인 거야?]

[맞아. 엄청 먹어대니까, 엄청 커졌어. 안아볼래?]

[응응]

나는 고양이를 안아 들고 조금 행복해졌다. 우리집 동물 안 기르니까.

[뭐어, 자식이 6명이나 있으면, 동물을 키울 여유가 없지]

[그렇네]

[다른 고양이도 볼래?]

[보고 싶어]

[기다려]

형은 문을 열어 자이언트를 내려놓고, 다시 안에 들어가려다 뭔가 떠오른 듯 나를 돌아봤다.

[저기, 역시 안에 들어가자, 쥬시마츠]

[............., 아니, ...........괜찮아]

[돌아가면 또 카라마츠랑 딱 붙어있을 거잖아]

형의 손이 내 손목을 잡는다. 깜짝 놀란 나는 뒷걸음질을 쳤다.

[그 녀석, 널 노리고 있다고. 음흉한 얼굴을 하곤, 보고 있으면 소름끼친다고]

[이상한 소리 하지마]

[됐으니까, 들어와]

팔을 있는 힘껏 잡아당겨, 그 힘에 나는 살짝 휘청거린다.

하지만 질 수 없다. 지면 끔찍한 짓을 당하게 될 테니까.

달아나려는 내 손목을 형은 높이 치켜들고는 빙글 돌려 비틀 듯이 들어올렸다. 아야야야야야, 아파, 아프다고.

[진짜 싫다고!]

[좀 닥쳐]

입을 손으로 틀어막은 형은 나를 짓눌러 그 자리에 앉혔다.

[시끄럽게 굴면 사람들이 오잖아. 아무 짓도 안 할테니까, 일단 들어와]

[정말?]

분명 거짓말이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이치마츠형에 이끌려 결국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왜 따라들어간 건지 나도 모른다.

아는 그런 짓을 당하고 싶지 않고, 아픈 것도 싫다.

이건 진심이다.

하지만, 이치마츠형은 내가 따라가지 않으면 바로 없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거다.

하지만, 하지만.

무슨 짓을 당하거든 도망치자. 라는 생각은 늘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

나는 형의 비밀기지에 결국 발을 들였다.

 

 

 

 

 

 

 




다음작품은 (R)이므로 비번 걸려있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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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쥬시마츠 시점)

 

 

 

 

 

다음날 아침, 완전히 열도 내렸고 머리에 난 상처의 부기도 빠져, 나는 학교에 등교할 수 있었다. 아침에는 다들 제각각이다. 부활동을 하지 않는 오소마츠형이나 쵸로마츠형은 등교시간에 아슬아슬할 때까지 자고, 나와 카라마츠형은 아침연습이 있어, 일찍 집을 나섰다. 이치마츠형은 고양이를 돌보러 나보다도 먼저 나가버렸고, 토도마츠는 항상 친구와 같이 등교하기로 약속을 해서, 아침만큼은 다들 뿔뿔이 흩어진다.

[....쥬시마츠, ....어제는 그....미안했다]

집을 나와 옆에서 같이 걷던 카라마츠형이 돌연 내게 사과를 했다.

무슨 말인지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아 멍하니 있다가 이내, 아아, 하고 어제의 일을 떠올린다.

[신경 쓰지 마, ]

비밀로 해달라는 약속을 카라마츠형은 지키지 않았다. 오소마츠형한테 얘기해버렸다.

그야 물론 그 순간에는 쇼크였다.

진심으로 말하지 말았으면 했으니까.

내가 이치마츠형한테 강간당한 것.

가능하다면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고, 카라마츠형이라면 꼭 비밀을 지킬 거라 믿었다.

하지만 들켰다는 걸 알고나니 오히려 차분해졌다. 오소마츠형은 카라마츠형과 달리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이치마츠형을 때리려는 걸 말렸다. 게다가 더 이상 자신만의 비밀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자, 반대로 열이 뚝 떨어졌다.

[.....오소마츠형한테만 말했으니까....쵸로마츠나 토도마츠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것만은 꼭 지키겠다]

카라마츠형은 나를 타이르듯 몇 번이고 말했다.

나는 알겠다며 애써 밝게 말했다.

[그리고 카라마츠형, 나 이제 괜찮으니까]

[......괜찮은 건가?]

[, 열이 내려가니까 뭔가 괜찮아졌어!]

기운차게 말했다. 평소의 나라면 이런 느낌일테지.

[, 그런가.....하지만, 나로도 괜찮다면 뭐든 말해라]

[! 엄청 든든하네!]

카라마츠형의 손목을 잡고 붕붕 흔든다.

형은 [어이] 하고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하더니, 이내 수줍게 웃는다.

역시 형은 웃는 게 제일 좋다.

내가 비밀을 말해버린 탓에, 카라마츠형이 곤란해진 거겠지. 나쁜 짓을 해버렸네.

[야구부는 어떤가? 재밌는가?]

잠시후 카라마츠형이 내게 물었다.

나는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1학년 멤버들 다 좋아!]

[상급생은?]

[으음- 조금 불편한 사람도 있지만 나름 괜찮아]

[불편한 사람이 있는 건가]

예를 들자면, 투수를 하고 있는 선배라든가. 아마도 내가 더 컨트롤도 좋고 빠르게 던질 수 있는데, 포지션을 바꿔주지 않는다. 게다가 선배들 중에 심술부리는 사람도 많아서 조금 곤란하다.

[심술을 부리다니? 어떤?]

[아아, 따돌림 같은 건 아니야. 나한테만 비품 닦기나 공줍기 등을 시키니까 다들 저녀석 재수없네- 라고 해. 나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지만]

[네가 잘하니까 그런 거겠지]

[아하하, 어떠려나. , 연극부는 어때?]

[그럭저럭이군. 아직 1년째고 초조해해도 어쩔 수 없지]

[그렇네-]

학교에 도착해, 형과 헤어지고 야구부 아침연습에 갔다.

선배는 여전히 재수없고, 고문 선생님은 거의 1개월 넘게 오지 않는다. 1학년 멤버들과는 굉장히 사이가 좋지만, 모두 야구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아침연습에는 반밖에 모이지 않는다.

중학교 때 다녔던 소년 야구팀과는 여러 가지로 달랐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아침연습을 마치고 교실에 도착했다.

어제 쉬었던 탓에, 반 애들이 다들 괜찮냐며 말을 걸어와, 조금 부끄러웠다.

바보는 감기에 안 걸린다던데, 이상하네- 라며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고서야 이치마츠형이 아직 등교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치마츠군? 어제도 쉬었는데]

[네 병간호라도 했던 거 아냐?]

 

 

 

.......-, 그랬지.

어제 형은 학교에 안 갔었어.

잘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건데, 완전히 잊고 있었던 나는 어쩐지 조금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치마츠형은 그날 마지막까지 학교에 오지 않았다.

 

 

 

 

 

(이치마츠 시점)

 

 

 

 

 

[....됐다]

 

늘 가는 작은 창고에서 낮잠을 자던 나는, 점심시간이 다 지나서 일어났다. 잠에서 깬 나는 어쩐지 창고에 변화를 주고 싶어 다시 이리저리 개조하기 시작했다.

한번 더 이곳에 쥬시마츠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데리고 오게 된다면 보여주고 싶은 게 잔뜩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게 이거다.

창고의 기둥에 붉은 로프를 휘감아, 손목을 매달 장소를 만들었다.

스스로 실험해봤는데, 나름 쓸만했다.

그리고 가장 하고 싶었던 목걸이. 목걸이를 녀석의 목에 채워주고 싶었다.

그래서 손에 넣은 게, 이 개목걸이. 이것도 천장에 매달았다. 역시 스스로 실험했더니, 굉장하다. 살짝 힘을 줬더니, 단단히 죄어온다. 잘못했다간 죽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목을 조른 채 자위하고 보니, 상당히 기분이 좋아져 습관이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니 위험한 시점에서 그만둘 수가 있지만, 만일 쥬시마츠에게 이 목걸이를 채워 내가 거기에 힘을 준다면, 멈출 수 있을까?

어쩌면 정말 녀석을 죽여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오싹오싹해져 위험했다.

지금이면 부활을 마치고 돌아가는 녀석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데리고 올까, 라고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어제 오소마츠형한테 맞을 뻔한 후고, 게다가 지금 쥬시마츠는 겨우 열이 내렸을 터. 또 그런 짓을 해서 열이 나게 만드는 건 불쌍하다.

 

 

 

- - 하는 소리가 들렸다.

주위를 둘러보면, 냐탄, 이라고 이름을 붙인 호랑이 무늬의 고양이가 귀여운 소리로 울고 있다. 내가 손을 뻗으니 이쪽으로 다가온다. 간식을 갖고 있지 않았기에 쓰다듬기만 했다.

[냐탄, 미미가 어디 갔는지 알아?]

그렇게 말을 걸자, 냐탄은 냐아 냐아- 하고, 뭔가 답하는 듯이 울었다. 이럴 때 고양이 언어를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하지만 표정만 봐선, 오늘의 간식타임은 아직인 거냐, 라고 하는 듯하다. 고양이는 정말이지 자유롭구나.

그 때, 이번에는 내 뒤에서 푸드득, 우다다, 하는 정신없는 소리가 들렸다. 치치치치칫, 하고 새의 울음소리가 들려, 냐탄과 함께 뒤를 돌아보자, 거기엔 밋탄이 새를 문 채 얼굴을 비쳤다.

냐탄이 뭔가, 냐아- 하고 울자 거기에 답하듯 밋탄이 내 옆에 다가와 새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아직 살아있었던 모양인지 새는 달아나려 푸드득 날갯짓을 해댔다. 밋탄은 그걸 둥글게 말린 손으로 툭툭 치며 놀았다.

이 고양이는 자주 작은 새를 잡아왔다. 이걸로 몇 번째더라.

붙잡힌 새가 어리석은 건지, 밋탄이 사냥을 잘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밋탄이 새를 가지고 노는 걸 보며, 난 혼자 중얼거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말야, 새 같은 이름이야. 쥬시마츠(십자매)라고.

이윽고 밋탄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몇 번이나 새를 할퀴어, 이내 새는 못 움직이게 되었다. 그래도 밋탄은 그만두지 않고 죽은 새를 몇 번인가 걷어차며 놀다가 곧 흥미를 잃고 방치한 채 자리를 떠났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그 새를 집어 창고 근처에 묻었다.

나의 십자매도 언젠가 이렇게 될까.

아니면 내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10까지 번역해서 가져오려고 했는데

카라마츠 뭐래는 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글자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니

잠시 만화를 번역한 후 다시 힘내겠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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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치마츠 시점)

 

 


 

 

‘........슬슬 돌아가야겠지

 

 

완전히 어두컴컴해진 하늘에서 가랑비까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늘도 여전히 하천부지의 들판에서 손전등을 들고 풀숲을 헤치고 다니던 나는,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밤에야말로 들킬지도 모른다.

쥬시마츠를 덮치고, 목을 조른 것.

만약 들키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최악의 경우 경찰서행? 소년원? 뭐어, 가족이고 그렇게까지 심하게 처리하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집에서 쫓겨날 각오 정도는 해둬야겠지.

집에서 쫓겨나면, 어떻게 살아가지.

이 벌판에서 길고양이처럼 배를 굶주리고서 한가로이 살고 싶다.

굶어 죽어도 좋다.

차라리 목이라도 매고 죽어버릴까.

아아, 만약 죽을 거라면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쥬시마츠를 그 창고로 데려가, 절대 나오지 못하도록 감금해서 함께 죽어야지. 형들은 내가 쥬시마츠를 죽이고, 나도 죽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같은 무덤에 묻어줄까. 같이 묻어주지 않아도 별로 상관없다. 천국에 가든, 지옥에 가든 나는 쥬시마츠의 혼을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니까.

계속 내 옆에 둘 것이다.

가랑비를 맞으며 그런 멍청한 망상을 계속했다.

 

돌아가기 싫었다.

 

지금 딱 한가지, 가장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형들에게 쫓겨난다면 그것도 그것대로 문제겠지만, 만일, 만약에.

 

 

―― 쥬시마츠에게 미움 받았으면 어쩌지.

 

 

 

 

 

 

고양이 소리에 놀라 발밑의 풀숲에 손전등을 비췄다.

검은색과 갈색부분이 많은 삼색 고양이............밋탄이다.

밋탄은 나를 올려다보며 냐아-, 하고 어리광을 부렸다. 작년에 이 들판에서 태어난 아직 1살밖에 되지 않은 암컷 고양이. 애교가 많고 인간을 경계하지 않는 녀석에 토도마츠가 떠오른다.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나는 밋탄을 안아 올리곤,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도 미미 찾는 거 도와주려고?]

냐아-, 하고 밋탄이 답한다. 뭐라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비에 젖지 말고 집에 돌아가, 라고 하는 것 같다.

미미는 얼마 전 새끼를 낳은 엄마 고양이다.

2마리는 죽었지만, 남은 4마리는 데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모습이 보이질 않아, 걱정이 된 나는 녀석을 찾아다녔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있다. 나만이 부를 이름. 분명 녀석들도 그다지 이름을 원하지는 않겠지만, 내게는 녀석들을 구분하기 위해 꼭 필요했다.

하지만 좀 부끄러우니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뭐어, 듣고 싶은 녀석도 없는 것 같지만.

 

빗줄기가 점점 거세져, 어쩔 수 없이 나는 밋탄을 품에 안은 채 창고로 돌아가 가방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냐앙, 꼭 집으로 돌아가야 해, 라고 말하는 듯한 밋탄이 창고에서 울었다.

뭐야, 시끄러워 어린 게.

 

 

 

비를 맞으며 어두운 길을 걸었다.

큰 도로를 가로질러 주택가에 들어섰다.

쥬시마츠는 집에 있겠지. 나를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평소처럼, [이치마츠형 어서와~]라고 웃으며 반겨주는 건,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르겠네.

 

 

 

 

 

 

현관문이 열려있어, 조용히 문을 열었다.

방에서 형제들이 자는 소리가 울렸다. 가장 기분 좋게 자고 있는 건 토도마츠려나.

쥬시마츠도 저기 있을까.

걱정하며 신발을 벗고 집에 들어섰다.

[, 누가 왔어!]

토도마츠의 목소리가 들렸다.

좀 낡은 집인지라 작은 발소리 같은 것도 쉽게 울려퍼진다. 나는 작게 숨을 내쉬며 거실로 향하려던 순간, 문이 열리고 오소마츠형이 웃는 얼굴로 나왔다.

[여전히 늦게 오네-, 이치마츠는. 벌써 9시라고]

[.............., 그래]

엮이기 싫어 시선을 외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실을 들여다 봤지만, 쥬시마츠는 없었다. 또 위에서 자는 건가.

거실에 들어가니, 탁자 옆에 앉아있던 카라마츠가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았다. 웃음이 터지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오늘은 뭔가 말하러 오려나.

[이치마츠, 너 흠뻑 젖었잖아! 앉기 전에 목욕부터 하고 오라고]

쵸로마츠형이 히스테릭하게 외쳤다.

그런 건 됐잖아, 하고 생각했지만 거실 분위기가 평소보다 조금 나쁜 것 같아 순순히 따르기로 했다.

 

.......역시, 들켜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

 

 

 

 

 

샤워를 마치고 잠옷으로 갈아있고서 복도로 나오자, 거기에 오소마츠형이 기다리고 있었다.

[............피곤할텐데, 미안, 이치마츠.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괜찮아?]

[안 괜찮은데]

그렇게 말하며 나는 그 앞을 지나쳐갔다. 그러자 오소마츠형이 발을 뻗어 내 발목을 걷어찼다. 휘청거리며 넘어진 나는 짜증스럽게 오소마츠형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형은 히죽 장난꾸러기처럼 웃으며 말했다.

[중요한 얘기니까 부탁할게]

[피곤하다고. 얼른 자고 싶은데]

[, 오늘 학교 갔어?]

[...........]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니, 형이 조금 무서운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무단결석은 넘어갈 수가 없어서 말야]

[.........신경 끄라고. 성적이 떨어져서 곤란한 건 나니까]

[아무한테도 민폐 끼치지 않았다는 거?]

[.......내버려 둬]

그렇게 말하며 돌아서 다시 걸어가자, 내 팔을 잡아 세우는 오소마츠형.

[이 형아는 웬만한 건 너그럽게 넘어가줄 수 있거든. 특히 귀여운 남동생이 한 거라면 뭐든 용서할 수가 있어. 하지만 단 하나,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게 있거든]

[................]

[왜 쥬시마츠를 때렸어?]

[...........]

나는 다시 형을 돌아보았다. 뭘까, 이 위압감.

이런 분위기는 질색이다. 동갑인 주제에 뭐가 형이고, 뭐가 동생이냐.

하지만 이 사람은 전부터 장남이란 지위로 우리들 위에 군림하고 있다.

위험하니 도망가야지, 라고 생각했지만 발이 움직이질 않는다.

[이치마츠.......말 안 하면, 형아 진짜로 화낸다?]

팔을 잡은 손이 살을 파고들어 아프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형을 보며 입을 열었다.

[쥬시마츠라면.....용서할 거라고 생각해서]

[?]

[.......녀석이라면 내가 무슨 짓을 해도 화를 내지 않을 테니까]

[.......]

!

엄청난 소리가 울리고 내 볼이 뜨거워진다. 아픔을 느끼기도 전에 목덜미를 잡혀 복도에 내팽개쳐졌다.

[, 아프, 잖아.....!!]

엎어져있는 내 등에 발길질이 쏟아진다.

거실로 나온 쵸로마츠형이 황급히 오소마츠형과 내 사이를 가로막는다.

[, 잠깐만, 뭐 하는 거야]

[? 지금 엄청- 짜증나는 말을 들은 것 같아서]

오소마츠형은 엄청난 얼굴로 뚜둑뚜둑 뼈소리를 내며 나를 내려다보았다. 이건 역시 무서워 새파랗게 질리고 만다. 이건 진짜 위험할지도 모른다.

쵸로마츠형이 오소마츠형을 말리는 사이, 나는 계단을 뛰어올라가 2층방으로 달려갔다.

방에는 쥬시마츠 혼자 이불에 앉아있었다.

[.....쥬시마츠]

[!!!]

낮에 침투성이에 액체로 뒤덮여 방치된 모습을 본 뒤여서 그런지, 역시 어색하다. 쥬시마츠도 나를 보며 굳어 있다.

방밖에서는 계단을 뛰어오르는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오소마츠형이다. 큰일이다.

나는 수단을 가릴 틈도 없이 쥬시마츠 뒤에 숨었다.

[좀 숨겨줘, 쥬시마츠]

[, 왜 그래, ]

문이 열리고 오소마츠형이 방에 들어왔다. 형은 어디서 가져 온 건지 방망이를 들고서, 쥬시마츠 뒤에 숨어있는 나를 노려보았다.

[이치마츠, ............너 그거 비겁하잖아]

[............]

[오소마츠형]

쥬시마츠가 목소리를 냈다. 평소보다 무거운 목소리. 마치 오소마츠형을 꾸짖는 듯하다.

그러자, 형은 방망이를 내려두고, 쥬시마츠 앞에 앉았다.

[저기, 쥬시마츠........너는 정말 그거면 돼?]

[..........모르겠어]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긴 쥬시마츠. 나는 그 모습을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쥬시마츠가 날 감싸주다니, 상황이 좋아도 너무 좋다.

낮에 쥬시마츠한테 내가 한 짓을 생각하면, 내가 너를 사모하고 있을 때 생각했던 그 잔혹함을 떠올리면, 그럴 의리는 생기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쥬시마츠는 오소마츠형에게 부탁하고 있다.

[하지만, , 형이 이치마츠형을 때리는 건, 보기 싫어]

[......으으으으음]

오소마츠형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몸을 뒤로 젖혔다.

[대체 넌 왜 그런 거야, 쥬시마츠. .........그보다, 듣고 있냐, 이치마츠]

[......-]

나는 낮은 소리로 답했다.

[너는 좀 반성하라고. 이제 더는 학교 빠지지 마. 쥬시마츠한테 또 무슨 짓이라도 했다간, 다음번에는 쥬시마츠가 없는 곳에서 반쯤 죽여놓을테니까]

[.......-]

마찬가지로 답한다.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뒤에서 지켜보던 쵸로마츠형과 함께, 오소마츠형은 1층으로 내려갔다.

[.........살았다]

안도하는 나. 쥬시마츠는 나를 돌아보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 오늘도 늦게 왔네. ......고양이랑 있었어?]

[, 고양이 찾다가 늦어졌어]

[그래]

이제 와서 밥 먹으려고, 라며 거실로 내려가는 건 좀 찝찝하다.

오늘은 그냥 굶기로 하고, 쥬시마츠 옆을 떠나 내 잠자리로 들어갔다. 쥬시마츠에게서 등을 돌리고 뒤척이며 말했다.

[......오늘은 미안, 쥬시마츠]

[아하하]

마른 웃음소리가 방에 울린다.

[쇼크로 열도 떨어졌다구요, 이치마츠형]

[그래]

그럼 오히려 다행이잖아. 라며 이불 속에서 중얼거린다.

지금은 별로 녀석과 마주하고 싶지 않다.

내가 망상에서 녀석과 이런저런 짓을 하던 것이 자꾸 떠오르니까.

[저기, 이치마츠형]

쥬시마츠가 날 불렀다.

[?]

답하기 싫었지만, 답한다.

쥬시마츠는 잠시 침묵하곤 입을 열었다.

[형의 집은 여기니까. .........고양이들의 집은, 형의 집이 아니라구]

[알고있어, 그런 건]

당연하잖아. 나는 짜증스럽게 답했다.

[그래]

[이제 나한테 말걸지 말라고, 쥬시마츠. 지금, 단둘이니까]

[밑에 형들 있는데]

[있건 말건 상관없어. 또 때린다]

[..........]

쥬시마츠는 조용해졌다. 나를 때리지 말라고 오소마츠형에게 부탁했던 쥬시마츠를, 나는 때릴 거라 위협했음을 깨달았다.

잠시후, 쥬시마츠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 밑에 내려갈래. 형은?]

[여기 있을래]

[]

이불에서 나가는 동생의 발소리를 들으며, 나는 그 발목을 붙잡고 싶은 이상한 기분을 맛보았다.

 

 

 












9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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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쥬시마츠 시점)

 

 

 

 

내가 눈을 떴을 때, 이미 밖은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

오소마츠형이 이것저것 물어봤을 때, 대답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잠든 척을 했고, 그러다 그대로 잠들어 버린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치마츠형에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도.

대체 뭐가 뭔지.

이게 내 진짜 마음이 뭔지도.

잠에서 깼을 때, 이미 이치마츠형은 방에 없었다. 나는 발가벗은 채 이불 속에 누워있었고, 일어났을 땐 온몸이 욱신거리듯 아팠다. 특히 목이 너무 아파서, 물을 마시려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다리 사이로 흰색의 액체가 흘러내렸다. 만져보니 무척 끈적거렸다.

기분이 더러워져 1층에 내려가 온몸을 박박 씻었다.

씻을 때조차도, 문이 열리고 이치마츠형이 들어오면 어쩌나, 하고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다리 사이를 문질러 씻어도 그 끈적거리는 액체는 없어지질 않아, 슬퍼져 목욕중에 울어버렸다. 방에 흩어져있던 잠옷을 다시 입었는데도 아직 끈적거리는 느낌은 여전히 남아있어, 기분이 더러웠다. 게다가 온몸이 욱신거리듯 아파서 괴로웠다. 하지만 잠들기는 무서워, 2층방으로 돌아왔음에도 자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 때, 이치마츠형의 얼굴.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머리에 들러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내 목을 조르며 숫자를 세던 형의 얼굴.

평소엔 잘 웃지 않는 형이, 입꼬리를 한껏 올리고서 굉장히 즐거운 듯 웃었다. 내가 괴로워하면 할수록 더욱 목에 힘을 가했다.

 

―― 이대로 죽는 건가, 싶었다.

 

형은 이대로 내가 죽어도 저렇게 웃을까.

고양이를 소중히 안던, 다정한 형을 무척이나 존경했는데. 그와 같은 손으로 형은 나를 죽이려 했다.

 

 

잊고 싶었다.

잊어야만 했다.

분명 다 꿈일테니까.

절대 진짜일 리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멍하니 있자, 쵸로마츠형이 돌아왔고, 뒤를 이어 오소마츠형도 돌아와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답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게, 전부 꿈인 걸.

그러니까 답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다시 눈을 떴다.

이번에는 제대로, 진짜 현실이 펼쳐질까, 기대하면서.

 

 

 

 

 

◇◇◇

 

 

 

 

 

(카라마츠 시점)

 

 

 

[카라마츠,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오소마츠형이 거실에서 말을 걸어왔다.

오늘은 부활이 늦게 끝나, 저녁식사 전에 간신히 도착했다.

식탁에는 형 외에, 쵸로마츠와 토도마츠가 있었다. 쥬시마츠는 여전히 2층에서 자는 듯했고, 이치마츠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대체 이치마츠가 어디서 뭘 하는지,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가끔 엄청난 악취를 풍기며 돌아오곤 했으니까, 고양이와 같이 있었을 거라고 대충 짐작은 하지만.

아무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게 말을 건 형은 2층으로 올라가자는 듯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다른 형제들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인 걸까.

그렇다면, 아마 쥬시마츠에 관한 얘기겠지.

나는 복잡한 심정으로 형을 따라 계단을 올랐다.

솔직히, 무슨 말을 해야 되고, 무슨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어제 상태로 봐서, 이치마츠가 반성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고, 쥬시마츠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모르겠다.

만약 쥬시마츠가 전혀 관계없는 타인에게 당한 거라면, 주먹 한방으로 해결하면 될테지만. 적어도 이치마츠와는 좀 더 대화로 해결하고 싶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 묻고, 쥬시마츠를 상처입혔다는 걸 깨닫게 만들어 반성하게끔 하려 했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나로서는 그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2층방은 쥬시마츠가 자는 중이라서, 형은 평소엔 쓰지 않는 손님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크게 한숨을 내쉰 오소마츠형은 옷 주머니에 두 손을 깊게 찔어넣으며 물었다.

[저기, 카라마츠. 아는 범위에서라도 좋으니까, 좀 알려주라. 쥬시마츠랑 이치마츠, 둘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엄청 직설적인 질문에 나는 그대로 굳어버린다.

[아니, 살짝 싸운 정도라면 내버려둬도 괜찮겠지만....쥬시마츠 상태가 점점 이상해지고, 잘 보니 여기저기 상처도 나있더라고. 뺨이나 손목에.....게다가 목부분에도 이상한 멍자국 같은 게 있고]

[상처?]

뺨을 맞았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그리고 배도 몇 번이나 얻어맞았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손목은 뭐지? 목에 멍?

형은 계속해서 그가 집에 왔을 때 본 쥬시마츠의 모습을 말했다. 전혀 몰랐던 사실에 나는 깜짝 놀랐다.

어쩌면 또 뭔가 한 걸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학교에서 이치마츠와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평소 잘 만나지 않긴 하지만 오늘은 뭔가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 그러고 보니, 나도 오늘은 못 봤어]

오소마츠형도 그렇게 말했다.

[......설마, 쥬시마츠가 혼자 자고있을 때 집에 온 건.....]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리자, 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이치마츠가 돌아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 ......아니.........그게]

말문이 막힌 내게 형은 눈동자를 날카롭게 빛내며 [카라마츠]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대체 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아니.........그게. 쥬시마츠가 말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헤에]

형은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지 목소리가 한껏 낮아져 있었다.

동시에 나도 생각에 잠겼다. 만일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한들, 내가 쥬시마츠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나 혼자만 아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까지 한 거라고 해봐야, 쥬시마츠의 고민을 들어준 것밖에 없다.

[.......저기, ....]

자신감을 잃은 난 토해내듯 모든 걸 말했다.

그래, 처음부터 이랬어야 했다.

[쥬시마츠한테는 내가 말했다고 하지 말아주겠나?]

[........? .......알겠어]

[사실......]

이건 나 혼자 속에 감춰두고 있을만한 문제가 아니다.

쥬시마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치마츠를 막기 위해서라도, 아군이 필요하다. 나는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타일렀다. 쥬시마츠와 약속을 어겼다는 고통을 참아내며, 나는 오소마츠에게 어젯밤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까......그게.....이치마츠가]

이야기도 끝에 다다르고, 쥬시마츠가 머리를 다쳤을 때의 얘기를 하던 때였다.

복도에서 쿵, 하고 큰 소리가 났다.

우리들은 깜짝 놀라 함께 복도로 뛰쳐나갔다.

그러자, 문앞에 쥬시마츠가 엉덩방아를 찧은 채 주저앉아 있었다.

[......쥬시마츠]

내가 이름을 부르자, 쥬시마츠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게.......화장실에 가려고.........]

설마 다 들은 걸까.

크게 동요하면서 쥬시마츠를 일으키려 팔을 뻗자, 쥬시마츠는 이를 무시하고 내 뒤에 있던 오소마츠에게 소리쳤다.

[.....이치마츠형을....혼내지 말아줘!! 부탁....이니까!]

[? 왜 그래, 쥬시마츠]

어깨를 움츠리고 웃어보이는 오소마츠. 나는 쭉 뻗은 손을 동생이 무시한 것에 꽤나 쇼크를 받았다. 역시 듣고 있었던 건가.

[..........그게...........]

[쥬시마츠]

굳어 있는 내 뒤에서 오소마츠는 쥬시마츠를 일으키며 그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괜찮다고, 쥬시마츠. 나는 그저 걱정하는 것뿐이야. 하지만, 왜 그러는 거야? 형아한테 알려줄래?]

[.............그건]

쥬시마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

나는 그 두 사람의 모습을 한 발 물러나 바라보았다.

몹시 씁쓸한 기분이었다. 쥬시마츠가 맡긴 소중한 짐을 멋대로 열었다가 형에게 뺏긴 듯한 그런 찝찝한 기분이었다.

오소마츠에게 추궁 받은 쥬시마츠는 벼랑 끝에 내몰린 듯한 표정으로 눈물을 똑똑 흘리기 시작했다.

[.........잘 모르겠지만........나 바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

[형한테 혼나면, 이치마츠형.....멀리 가버릴 것 같아서]

어쩌면 고양이의 세계로 가버리지 않을까, 하고 쥬시마츠는 말했다.

확실히 지금도 반쯤 인간 세계보다 고양이 세계의 주민 같지, 그 녀석.

[........게다가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그러니까, , 전혀 화나지 않았으니까. 괜찮으니까. 이치마츠형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부탁해, ]

쥬시마츠는 오소마츠에게 울며 매달렸다.

그걸 들은 나도 겨우 쥬시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녀석에게 있어 오소마츠는 무서운 형이고, 나는 무섭지 않은 형인 것이다.

확실히 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고, 동생들 상대로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어제는 조금 이치마츠에게 화가 났었지만, 그건 걸어온 싸움을 피하지 않은 것뿐. 이치마츠 스스로가 내게 혼났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혼내려던 생각은 아니었고.

뭐어, 내 이야기는 됐고.

복도에서 동생이 울며 매달리자 오소마츠는, [알겠어알겠어] 라며 복도에 주저앉은 쥬시마츠의 몸을 다시 일으키며 상냥하게 말했다.

[네 기분은 잘 알겠어, 쥬시마츠. 네가 괜찮다면, 이치마츠한텐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

[...........]

눈물 맺힌 눈으로 오소마츠를 올려다보는 쥬시마츠의 표정은, 꼭이야, 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런 쥬시마츠에게 나는, 정말 그걸로 괜찮냐고 묻고 싶었다.

너는 엄청 상처입은 게 아니었던 건가?

그렇게 울고, 아파하고, 열까지 나며 괴로워했으면서, 이치마츠에게 상처주지 말라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 저기, 쥬시마츠]

나는 무심코 동생을 불렀다.

하지만 약속을 어겨버린 날 쥬시마츠는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오소마츠가 날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카라마츠, 괜찮으니까 그만]

[.......]

왜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건가.

가벼운 쇼크로 머릿속이 어지럽다.

멍하니 선 내 앞에서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의 어깨를 다독였다.

[쥬시마츠, 화장실은 안 가도 돼?]

[..........갈래]

[그럼 갔다와. 밥은 어쩔래?]

[먹을게]

[알겠어. 그럼 밑에서 기다릴테니까. 오늘은 잘 때, 형아 옆에서 자]

[..........]

간단히 답하고 복도를 걸어나가는 쥬시마츠를, 나와 오소마츠는 잠자코 바라보았다. 1층으로 내려간 걸 확인한 나는 뒤에 서있던 형을 바라보았다.

[........미안, 카라마츠]

[, 아니.......]

얘기해버린 건 나다. 쥬시마츠의 약속을 어기고, 마음을 배신한 건 나다.

[억지로 들으려한 건 나니까, 그렇게 걱정하지는 마]

오소마츠는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웃었다.

[게다가, 너한테는 너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

[...........그런 게 있던가]

[쥬시마츠는 널 엄청 신용한다고. 바쁘긴 하겠지만, 쥬시마츠를 좀 더 보살펴줘. 저 상태론 걱정이니까]

[보살피라니?]

[신경써서 지켜보라는 뜻. 이치마츠 쪽은 내가 어떻게든 할테니까. 부탁할게]

[알겠다.......]

이제 이렇게 되면 형님 말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히죽 웃는 형을 따라 미소를 지어보였다.

 


 

 다들 굿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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