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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쥬시마츠 시점)

 

 

 

 

내가 눈을 떴을 때, 이미 밖은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

오소마츠형이 이것저것 물어봤을 때, 대답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잠든 척을 했고, 그러다 그대로 잠들어 버린 것 같다.

솔직히 말해,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치마츠형에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도.

대체 뭐가 뭔지.

이게 내 진짜 마음이 뭔지도.

잠에서 깼을 때, 이미 이치마츠형은 방에 없었다. 나는 발가벗은 채 이불 속에 누워있었고, 일어났을 땐 온몸이 욱신거리듯 아팠다. 특히 목이 너무 아파서, 물을 마시려 자리에서 일어났더니 다리 사이로 흰색의 액체가 흘러내렸다. 만져보니 무척 끈적거렸다.

기분이 더러워져 1층에 내려가 온몸을 박박 씻었다.

씻을 때조차도, 문이 열리고 이치마츠형이 들어오면 어쩌나, 하고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다리 사이를 문질러 씻어도 그 끈적거리는 액체는 없어지질 않아, 슬퍼져 목욕중에 울어버렸다. 방에 흩어져있던 잠옷을 다시 입었는데도 아직 끈적거리는 느낌은 여전히 남아있어, 기분이 더러웠다. 게다가 온몸이 욱신거리듯 아파서 괴로웠다. 하지만 잠들기는 무서워, 2층방으로 돌아왔음에도 자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 때, 이치마츠형의 얼굴.

떠올리고 싶지 않지만, 머리에 들러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내 목을 조르며 숫자를 세던 형의 얼굴.

평소엔 잘 웃지 않는 형이, 입꼬리를 한껏 올리고서 굉장히 즐거운 듯 웃었다. 내가 괴로워하면 할수록 더욱 목에 힘을 가했다.

 

―― 이대로 죽는 건가, 싶었다.

 

형은 이대로 내가 죽어도 저렇게 웃을까.

고양이를 소중히 안던, 다정한 형을 무척이나 존경했는데. 그와 같은 손으로 형은 나를 죽이려 했다.

 

 

잊고 싶었다.

잊어야만 했다.

분명 다 꿈일테니까.

절대 진짜일 리 없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멍하니 있자, 쵸로마츠형이 돌아왔고, 뒤를 이어 오소마츠형도 돌아와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답하고 싶지 않았다.

 

그럴게, 전부 꿈인 걸.

그러니까 답할 필요는 없어.

 

 

 

그리고 다시 눈을 떴다.

이번에는 제대로, 진짜 현실이 펼쳐질까, 기대하면서.

 

 

 

 

 

◇◇◇

 

 

 

 

 

(카라마츠 시점)

 

 

 

[카라마츠, 잠깐 할 얘기가 있는데]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오소마츠형이 거실에서 말을 걸어왔다.

오늘은 부활이 늦게 끝나, 저녁식사 전에 간신히 도착했다.

식탁에는 형 외에, 쵸로마츠와 토도마츠가 있었다. 쥬시마츠는 여전히 2층에서 자는 듯했고, 이치마츠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대체 이치마츠가 어디서 뭘 하는지,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가끔 엄청난 악취를 풍기며 돌아오곤 했으니까, 고양이와 같이 있었을 거라고 대충 짐작은 하지만.

아무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게 말을 건 형은 2층으로 올라가자는 듯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다른 형제들은 들으면 안 되는 이야기인 걸까.

그렇다면, 아마 쥬시마츠에 관한 얘기겠지.

나는 복잡한 심정으로 형을 따라 계단을 올랐다.

솔직히, 무슨 말을 해야 되고, 무슨 말을 하지 말아야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어제 상태로 봐서, 이치마츠가 반성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고, 쥬시마츠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모르겠다.

만약 쥬시마츠가 전혀 관계없는 타인에게 당한 거라면, 주먹 한방으로 해결하면 될테지만. 적어도 이치마츠와는 좀 더 대화로 해결하고 싶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 묻고, 쥬시마츠를 상처입혔다는 걸 깨닫게 만들어 반성하게끔 하려 했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나로서는 그 방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2층방은 쥬시마츠가 자는 중이라서, 형은 평소엔 쓰지 않는 손님방에 들어갔다.

그리고 크게 한숨을 내쉰 오소마츠형은 옷 주머니에 두 손을 깊게 찔어넣으며 물었다.

[저기, 카라마츠. 아는 범위에서라도 좋으니까, 좀 알려주라. 쥬시마츠랑 이치마츠, 둘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엄청 직설적인 질문에 나는 그대로 굳어버린다.

[아니, 살짝 싸운 정도라면 내버려둬도 괜찮겠지만....쥬시마츠 상태가 점점 이상해지고, 잘 보니 여기저기 상처도 나있더라고. 뺨이나 손목에.....게다가 목부분에도 이상한 멍자국 같은 게 있고]

[상처?]

뺨을 맞았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그리고 배도 몇 번이나 얻어맞았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손목은 뭐지? 목에 멍?

형은 계속해서 그가 집에 왔을 때 본 쥬시마츠의 모습을 말했다. 전혀 몰랐던 사실에 나는 깜짝 놀랐다.

어쩌면 또 뭔가 한 걸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학교에서 이치마츠와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평소 잘 만나지 않긴 하지만 오늘은 뭔가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 그러고 보니, 나도 오늘은 못 봤어]

오소마츠형도 그렇게 말했다.

[......설마, 쥬시마츠가 혼자 자고있을 때 집에 온 건.....]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리자, 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 이치마츠가 돌아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 ......아니.........그게]

말문이 막힌 내게 형은 눈동자를 날카롭게 빛내며 [카라마츠]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대체 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아니.........그게. 쥬시마츠가 말하지 말아달라고 해서....]

[헤에]

형은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지 목소리가 한껏 낮아져 있었다.

동시에 나도 생각에 잠겼다. 만일 내가 생각하는 게 맞다고 한들, 내가 쥬시마츠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나 혼자만 아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금까지 한 거라고 해봐야, 쥬시마츠의 고민을 들어준 것밖에 없다.

[.......저기, ....]

자신감을 잃은 난 토해내듯 모든 걸 말했다.

그래, 처음부터 이랬어야 했다.

[쥬시마츠한테는 내가 말했다고 하지 말아주겠나?]

[........? .......알겠어]

[사실......]

이건 나 혼자 속에 감춰두고 있을만한 문제가 아니다.

쥬시마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치마츠를 막기 위해서라도, 아군이 필요하다. 나는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타일렀다. 쥬시마츠와 약속을 어겼다는 고통을 참아내며, 나는 오소마츠에게 어젯밤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까......그게.....이치마츠가]

이야기도 끝에 다다르고, 쥬시마츠가 머리를 다쳤을 때의 얘기를 하던 때였다.

복도에서 쿵, 하고 큰 소리가 났다.

우리들은 깜짝 놀라 함께 복도로 뛰쳐나갔다.

그러자, 문앞에 쥬시마츠가 엉덩방아를 찧은 채 주저앉아 있었다.

[......쥬시마츠]

내가 이름을 부르자, 쥬시마츠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게.......화장실에 가려고.........]

설마 다 들은 걸까.

크게 동요하면서 쥬시마츠를 일으키려 팔을 뻗자, 쥬시마츠는 이를 무시하고 내 뒤에 있던 오소마츠에게 소리쳤다.

[.....이치마츠형을....혼내지 말아줘!! 부탁....이니까!]

[? 왜 그래, 쥬시마츠]

어깨를 움츠리고 웃어보이는 오소마츠. 나는 쭉 뻗은 손을 동생이 무시한 것에 꽤나 쇼크를 받았다. 역시 듣고 있었던 건가.

[..........그게...........]

[쥬시마츠]

굳어 있는 내 뒤에서 오소마츠는 쥬시마츠를 일으키며 그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괜찮다고, 쥬시마츠. 나는 그저 걱정하는 것뿐이야. 하지만, 왜 그러는 거야? 형아한테 알려줄래?]

[.............그건]

쥬시마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말했다.

나는 그 두 사람의 모습을 한 발 물러나 바라보았다.

몹시 씁쓸한 기분이었다. 쥬시마츠가 맡긴 소중한 짐을 멋대로 열었다가 형에게 뺏긴 듯한 그런 찝찝한 기분이었다.

오소마츠에게 추궁 받은 쥬시마츠는 벼랑 끝에 내몰린 듯한 표정으로 눈물을 똑똑 흘리기 시작했다.

[.........잘 모르겠지만........나 바보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

[형한테 혼나면, 이치마츠형.....멀리 가버릴 것 같아서]

어쩌면 고양이의 세계로 가버리지 않을까, 하고 쥬시마츠는 말했다.

확실히 지금도 반쯤 인간 세계보다 고양이 세계의 주민 같지, 그 녀석.

[........게다가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그러니까, , 전혀 화나지 않았으니까. 괜찮으니까. 이치마츠형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말아줘, 부탁해, ]

쥬시마츠는 오소마츠에게 울며 매달렸다.

그걸 들은 나도 겨우 쥬시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녀석에게 있어 오소마츠는 무서운 형이고, 나는 무섭지 않은 형인 것이다.

확실히 나는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고, 동생들 상대로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어제는 조금 이치마츠에게 화가 났었지만, 그건 걸어온 싸움을 피하지 않은 것뿐. 이치마츠 스스로가 내게 혼났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나도 혼내려던 생각은 아니었고.

뭐어, 내 이야기는 됐고.

복도에서 동생이 울며 매달리자 오소마츠는, [알겠어알겠어] 라며 복도에 주저앉은 쥬시마츠의 몸을 다시 일으키며 상냥하게 말했다.

[네 기분은 잘 알겠어, 쥬시마츠. 네가 괜찮다면, 이치마츠한텐 아무 말도 하지 않을게]

[...........]

눈물 맺힌 눈으로 오소마츠를 올려다보는 쥬시마츠의 표정은, 꼭이야, 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런 쥬시마츠에게 나는, 정말 그걸로 괜찮냐고 묻고 싶었다.

너는 엄청 상처입은 게 아니었던 건가?

그렇게 울고, 아파하고, 열까지 나며 괴로워했으면서, 이치마츠에게 상처주지 말라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 저기, 쥬시마츠]

나는 무심코 동생을 불렀다.

하지만 약속을 어겨버린 날 쥬시마츠는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오소마츠가 날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카라마츠, 괜찮으니까 그만]

[.......]

왜 네가 그런 말을 하는 건가.

가벼운 쇼크로 머릿속이 어지럽다.

멍하니 선 내 앞에서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의 어깨를 다독였다.

[쥬시마츠, 화장실은 안 가도 돼?]

[..........갈래]

[그럼 갔다와. 밥은 어쩔래?]

[먹을게]

[알겠어. 그럼 밑에서 기다릴테니까. 오늘은 잘 때, 형아 옆에서 자]

[..........]

간단히 답하고 복도를 걸어나가는 쥬시마츠를, 나와 오소마츠는 잠자코 바라보았다. 1층으로 내려간 걸 확인한 나는 뒤에 서있던 형을 바라보았다.

[........미안, 카라마츠]

[, 아니.......]

얘기해버린 건 나다. 쥬시마츠의 약속을 어기고, 마음을 배신한 건 나다.

[억지로 들으려한 건 나니까, 그렇게 걱정하지는 마]

오소마츠는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웃었다.

[게다가, 너한테는 너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

[...........그런 게 있던가]

[쥬시마츠는 널 엄청 신용한다고. 바쁘긴 하겠지만, 쥬시마츠를 좀 더 보살펴줘. 저 상태론 걱정이니까]

[보살피라니?]

[신경써서 지켜보라는 뜻. 이치마츠 쪽은 내가 어떻게든 할테니까. 부탁할게]

[알겠다.......]

이제 이렇게 되면 형님 말대로 따르는 수밖에 없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히죽 웃는 형을 따라 미소를 지어보였다.

 


 

 다들 굿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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