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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9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2017/02/09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2)

2017/03/26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3

2017/07/02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4

2017/07/13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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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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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2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1-


*2편*

2017/07/25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2-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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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6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4-


*5편*

2017/07/26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5-















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Last-

 

 

 

 

오소마츠는, 뭔가를 찾으려 달리고 또 달렸다.

자신이 무엇을 찾는지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자신이 뭔가 소중한 걸 잃어버렸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석달 전 어느날, 갑자기 마음을 덮친 뭐라 말할 수 없는 상실감.

그 원인을 알고 싶어서, 오소마츠는 오늘도 달린다.

 

 

처음에는 집안을 뒤지고 다녔다.

계속 느껴오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만한 단서가 없나 집안을 샅샅이 뒤졌다.

부모님께 부탁해서 어릴 적 쓰던 물건들을 받아,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했지만 단서는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모자(母子)수첩도 5. 생활통지표도 5. 교복도 5.

앨범 속 정갈히 꽂혀있는 사진에 찍힌 형제들의 모습도 다섯명.

누가 봐도 마츠노가는 일곱 가족이었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그것에 아주 큰 위화감을 느꼈다.

 

아니야. 우리들은 다섯 쌍둥이가 아니었어.

5라는 숫자가 위화감의 근원인 게 아닐까.

 

오소마츠는 필사적으로 떠올렸다. 잘 시간까지 아껴가며 머리를 굴렸다. 뭔가를 떠올리려 할 때마다 머리에 우레와 같은 두통이 덮쳤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그런 거에 방해받아 지체될 정도로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누군가 있었다.

우리들 곁에.

또 다른 한 사람이.

소중하고 소중한 누군가가.

 

 

 

 

집을 조사하는 건 일단 그만두고, 이번에는 거리로 나가 단서를 찾았다.

여러 장소로 발길을 옮기며, 그곳의 경치를 눈여겨 살폈다.

그런 오소마츠의 손에는, 진홍빛의 장미가 들려있었다.

처음으로 상실감을 느꼈던 그날, 방에 떨어져있던 붉은 장미.

오소마츠는 그 장미를 매우 소중히 여겼다. 그걸 보고 있으면 뭔가 떠오를 것만 같아서, 시간이 날 때면 오소마츠는 장미를 바라보며 기억을 떠올렸다.

 

 

오소마츠는 늘 공원에 놓인 다리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거기서 강을 내려다보면, 흰 오리 가족이 나란히 강위를 거닐고 있었다.

 

이 다리는 언제나 오소마츠의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오소마츠는 밖을 나올 때면 여기에 들러 기억을 떠올렸다.

뇌가 과열해 터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오소마츠는 어릴 적의 기억부터 모든 기억들을 끄집어냈다.

자신의 기억이 틀렸을 리 없다. 하지만 어딘가 틀려있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조작한 듯한, 그런 위화감이 느껴졌다.

 

그 때,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오소마츠, 하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했다.

 

 

 

 

4명의 동생들은 모두, 자신을 부를 때 오소마츠형이라고 불렀다. 나를 오소마츠라고 부르는 녀석은 없다. 다들 나를, 형으로 여긴다.

그럼, 지금 이 목소리는 동생이 아닌 건가. 어쩌면, 자신에게 형이 있었던 걸까.

 

아니, 아니다. 내가 장남이 아니라니, 전혀 상상이 안 간다. 게다가 거기에 위화감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틀림없이 마츠노가의 장남이다.

 

그럼 방금 그 목소리의 주인은 대체.

다시 그 목소리가 듣고 싶어, 머릿속을 더듬어 기억을 찾아내려 시도한다.

하지만 두통에 가려 제대로 떠오르지 않는다.

결국 오소마츠는 장소를 이동하기로 했다.

 

 

오소마츠는 혼자 낚시터에 왔다.

그러고 보니, 여긴 아직 한번도 와보지 않았다. 잠시 고민하다 돈을 지불하고 낚싯대와 미끼를 빌린다.

자리에 앉아 미끼를 물린 줄을 물속으로 집어던진 오소마츠는 다시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 순간,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저기, 오소마츠. 상담하고 싶은 게 있다만.

 

 

아까 그 목소리와 같아, 오소마츠는 눈을 크게 뜬다.

그래, 나는.

녀석과 여기에 온 적이 있다.

 

쿵쿵, 거세게 뛰는 심장.

낚싯대를 잡은 손이 덜덜 미세하게 떨린다.

 

 

녀석은 나만 의지해서, 늘 내게만 상담을 하곤 했다.

동생들에게는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했다.

 

어째서일까.

그건, 녀석에게 있어서 내가 유일한 형이기 때문이다.

 

 

아아, 그래.

쵸로마츠는 차남이 아니다.

녀석은 삼남이다.

그리고 이치마츠가 사남.

쥬시마츠가, 오남.

토도마츠는 육남으로 막내.

 

 

역시 우리들은 다섯 쌍둥이가 아니라 여섯 쌍둥이였어!

 

 

오소마츠가 그 사실을 떠올리자, 후두부를 망치로 맞은 듯한 통증이 덮쳤다.

견딜 수 없는 통증에 오소마츠는 낚싯대를 내팽겨치고 머리를 싸맸다.

지금까지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고통이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 콘크리트의 색을 진하게 물들였다.

 

 

심호흡을 하고, 다시 기억을 더듬었다.

이 따위 두통에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오소마츠는 눈을 질끈 감고 온 신경을 집중시켰다.

 

 

 

그래, 우리들에게는 차남이 있었다.

 

그런데 녀석의 색은 무슨 색이더라.

우리 형제한테는 각자를 나타내는 색이 있다. 녀석에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빨강, 초록, 보라, 노랑, 분홍.

 

여기서 자신이라면 무슨 색을 더할까.

 

 

생각에 잠겨있던 오소마츠는 헉, 하고 눈을 크게 떴다.

 

 

그래, 아주 소중한 색이 없어졌잖아.

어째서 알아채지 못했던 거야.

 

 

오소마츠는 맑게 갠 하늘을 올려다본다.

틀림없다. 분명 녀석의 색은.

 

 

 

 

[.....파랑]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어머니처럼 넓은 바다의 색.

모든 것을 감싸주는 상냥한 색.

 

그래. 파란색이다.

완전히 확신한 오소마츠는 파란 후드티를 입은 형제를 상상했다.

 

 

그 순간, 머리가 쾅쾅 울려 죽을 것 같았다.

엄청난 고통에, 크으으....하고 신음이 절로 흘렀다.

이건 분명 우리들의 기억을 조작한 녀석의 저주일 것이다.

떠올리지 마. 떠올리지 마. 라며 녀석이 그렇게 말하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다.

나는 녀석을 생각해내야만 한다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혼자는 싫다.

 

 

나는, 녀석을 -

 

 

 

 

 

 

 

 

그 순간, 쨍그랑, 머릿속에서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카라....마츠...]

 

오소마츠는 잊어버렸던 동생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기억의 물결이 머릿속에 들이닥친다.

엄청난 양의 정보에 머리가 혼란스러워 구역질이 치밀었다.

 

[카라마츠...카라마츠...카라마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오소마츠는 그 이름을 불렀다.

눈에서 뚝뚝 눈물이 몇 방울 떨어졌다.

 

 

드디어 떠올랐다. 모든 것이.

 

 

마츠노 카라마츠.

안쓰럽고, 어딘가 비뚤어졌지만 무척이나 상냥한 마츠노가의 차남.

 

 

그 유괴사건.

우리들이 녀석에게 했던 짓들.

그 이후 녀석이 모든 걸 포기한 듯한 눈을 한 것.

잃어버린 식욕.

잠들 수 없어 지쳐버린 옆모습.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몸.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눈.

 

 

 

카라마츠의 미소.

카라마츠의 눈물.

 

 

그 모든 것을 떠올렸다.

 

 

 

손 안의 장미를 꽉 움켜쥐자, 가시가 손 깊숙이 박혀 피가 뚝뚝 떨어진다.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오소마츠는 거기에 우두커니 서있었을까.

눈물은 그칠 생각을 않고, 오소마츠도 볼에 흐르는 그것을 가만히 냅두었다.

 

 

오소마츠는 하늘에 물었다.

 

 

 

카라마츠.

지금 너, 어디야?

잘 지내고 있어?

 

 

 

그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다.

누구와 있든 상관없다.

 

 

[만나러 갈게]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소마츠가 말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반드시 되찾을 거야.

 

 

너를 구하러 가지 않아 상처 입혀 버린 우리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지 않을래.

 

 

이제 절대로 너를 슬프게 하지 않을테니까.

 

 

 

저 멀리까지 펼쳐져있는 탁 트인 하늘에 오소마츠는 맹세했다.

 

 

 

 

 

 

이번에야 말로 꼭 구해줄게. 카라마츠.

 







끝!! :D

뭔가 조금 애매하게 끝났네여

과연 카라마츠는 구해졌을까여!


뒤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럼 다들 좋은 꿈꾸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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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5-

 

 

 

 

한 청년이 어둑한 방에서, 벽 한 면 정도의 커다란 거울을 바라본다.

 

거기에는, 자신과 닮은 5명의 모습이 각각 분할된 화면에 나타났다. 청년은 그들의 모습을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듯이 바라보았다.

 

청년의 등에서 칠흑의 날개가 퍼덕이고, 머리 위에는 작은 뿔이 빼꼼, 머리카락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리고 눈동자는 마치 사파이어와 같은 짙게 빛나는 청색.

청년은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세달 전부터 인간이기를 버리고 악마가 되었다.

 

 

[카라마츠~ 여기 있었네]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카라마츠라 불린 악마는 뒤를 돌아보았다.

[데빌]

멋대로 정한 상대의 호칭을, 카라마츠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불렀다. 이미 그 호칭이 입에 완전히 붙어버린 카라마츠는 계속 그를 그렇게 부르고 있다.

지금은 자신도 악마면서, 란 츳코미가 마음속에서 들려왔지만, 카라마츠는 이를 무시했다.

 

[또 여기 있는 거야~? 너 가족 엄청 좋아하는구만]

질투난다고~ 라 말하며, 악마는 허공을 미끄러지듯 방으로 들어왔다. 악마는 공중을 마치 헤엄치듯 날았다. 카라마츠의 눈앞에 슬쩍 내려앉은 악마는, 손으로 카라마츠의 턱을 쓸었다. 그리곤 난폭하게 카라마츠의 입술을 물어뜯었다.

 

[.....응웃]

 

카라마츠는 눈을 감고 팔을 악마의 목에 둘러 몸을 딱 밀착시켰다. 그리곤 혀를 악마의 입안으로 밀어넣어, 그의 혀에 끈적하게 얽혔다. 목의 각도를 살짝 바꾸곤 더욱 깊은 곳으로 혀를 밀어넣는다. 천천히 입안을 혀로 휘저으면, 입가로 누구의 것인지 모를 침이 흘러내렸다.

 

카라마츠의 움직임에, 악마는 혼자 속으로 웃었다.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이렇게 대응하도록, 최근 몇 달간 악마가 사역마인 카라마츠에게 주입한 것이다.

자신이 가르쳐준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카라마츠의 모습에, 악마의 정복욕이 점점 차올랐다.

 

정말 귀여운 녀석이야, 너는.

 

혀를 움직여 카라마츠의 잇몸을 낼름 핥아올리면, 가까이 밀착하고 있던 몸이 움찔하고 떨린다.

 

 

[, ........]

 

혀를 휘감은 채, 천천히 입을 떼어낸 두 사람 사이에 길게 실이 하나 늘어진다.

 

 

[~! 매번 키스할 때마다 그런 얼굴 말라고~ 야하네~~]

악마는 히죽이며 카라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의 말대로, 카라마츠는 멍하니 뭔가를 바라는 듯한 얼굴로 악마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치만....기분좋은 걸....]

황홀한 어조로 그렇게 중얼거리는 카라마츠의 입에서는 아직 침이 뚝뚝 떨어졌다. 악마는 웃으며 그것을 손가락으로 닦아냈다.

 

카라마츠를 사역마로 들인 지 3개월.

매일 몸을 섞으면서, 완전히 자기 취향의 육체로 조련시켰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무서워해서,

[싫다싫다싫다싫다아]

라며 떼를 쓰던 카라마츠였으나, 천천히 몸을 풀어 쾌감에 익숙해지도록 하자, 순식간에 얌전해졌다. 원래부터 이쪽에 소질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악마의 손짓 하나에도 몸을 떨며 기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너무 예상대로 흘러가 웃음이 치민다.

악마는 카라마츠의 눈동자를 사랑스러운 듯이 바라보며, , 하고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보다, 카라마츠 뭘 보고 있었던 거야?]

뒤에서 꽈악 안겨오며, 악마는 카라마츠의 어깨너머로 커다란 거울을 응시했다

이곳은 마계에서 인간계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방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카라마츠는 종종 이곳에 와서 형제들의 모습을 살폈다.

 

[아아. 오늘도 나의 브라더들이 충실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말야]

 

카라마츠는 슬쩍 거울쪽을 돌아보며, 악마를 향해 빙긋 웃었다. 카라마츠의 말에 악마는 흥미롭다는 듯이 흐-, 하고 맞장구를 쳤다.

 

[그래서? 어때? 다들 충실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어?]

악마가 그렇게 묻자, 카라마츠는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아아! 다들 나랑 있을 때보다 훨씬 잘 지내고 있다! 쵸로마츠는 일에 열중해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고, 이치마츠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쥬시마츠는 카노죠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고, 토도마츠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성장했다! 그렇게 따돌림을 당하던 나의 영혼이 이렇게 모두에게 도움이 되다니, 나는 엄청 행복하다!! 데빌에게는 무척 감사하고 있다고!]

 

카라마츠는 흥분해서 단번에 말을 뱉어냈다.

카라마츠의 말을, 악마는 입꼬리를 올리고 잠자코 들었다. 악마의 붉은 눈이 요염하게 빛난다.

 

[아무런 가치도 없던 내가, 모두의 인생을 보살피게 되다니. 분명 내가 함께 있었다면 이렇게 될 수 없었을 거다. 나는 이 거울을 보며,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되새겼다! 그러니 난 여기서 브라더들의 모습을 보기만 하는 걸로도 좋다]

 

응응, 하고 카라마츠는 혼자 고개를 끄덕이곤 커다란 거울을 쳐다봤다.

응응, 그렇네. 라며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악마는 카라마츠의 말에 수긍했다.

 

[하지만, 다들 어딘가 쓸쓸해 보이지 않아? 마치 널 찾는 듯한 얼굴이라고?]

저기, 보라고악마는 거울을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에는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떠올리려고 하는 형제들의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멍청한 얼굴로 말했다.

 

[무슨 말인가, 그럴 리 없지 않나. 브라더들은 그저 스트레스로 괴로워하는 것뿐이다. 나를 떠올리다니, 그럴 리 없지]

 

브라더들은, 나를 죽일 정도로 미워했으니까.

 

 

카라마츠의 답에 악마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렇네. 이상한 소리해서 미안]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의 등에 몸을 기댔다.

뒤에서 부둥켜안고서 양손으로 카라마츠의 가슴언저리를 쓸었다.

그 작은 자극에도 카라마츠는 움찔 몸을 떨었다.

 

손가락으로 계속해서 카라마츠의 젖꼭지를 만지작거리며, 악마는 짓궂은 표정을 지었다.

 

아니아니.

어떻게 봐도 녀석들은 널 찾고 있잖아.

 

 

여전히 카라마츠는 자신의 가정에서 벗어난 정보를 수용하지 못한다.

정말 모르는 건지, 아니면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어느쪽이건 카라마츠는 형제들의 사랑을 오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응으...., , 그마안...]

달콤한 목소리가 카라마츠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카라마츠를 바라보니, 이미 쾌감에 물들어 눈가에 눈물을 그렁이고 있었다.

 

 

[카라마츠, 젖꼭지 약하네. 여자 같아]

손가락을 움직이며, 귀여워, 하고 귓가에 속삭이자 후앗! 하고 소리를 높이며 크게 떨었다. 몇 번 만지작거렸을 뿐인데, 카라마츠의 젖꼭지는 팽팽하게 섰다.

 

카라마츠의 감도에 만족한 악마는 슬쩍 손을 젖꼭지에서 떼었다. 그러자 안심한 듯이 카라마츠가 악마에게 몸을 기댔다. 젖꼭지만으로 이렇게 느끼다니, 내 조교가 성과가 있네. 귀여운 반응을 보이는 사역마의 머리를, 악마는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치만, 네 형만은 변함없는 것 같네]

 

거울에 시선을 돌리며, 악마는 조금 심술궂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말에 카라마츠의 몸이 경직된다.

 

[....결국 오소마츠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못했으니까. 녀석에겐 몹쓸 짓을 해버렸다고 생각한다]

 

방금 전과 비교해, 카라마츠의 목소리 톤이 살짝 낮아졌다. 슬쩍 카라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딱딱하게 굳은 표정이다.

 

거울속에 비친 마츠노 오소마츠는, 제각기 열심히 살아가는 동생들과 달리 오늘도 계속 나고 자란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고 있었다.

그는 늘 그랬다. 이렇게 되고 처음 한달 동안은 집에 박혀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매일매일 밖으로 나가 뭔가를 찾아다녔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다고 전처럼 파칭코와 경마에 가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리저리 돌아다닐 뿐이었다.

 

 

이렇게 된 건 자신이 그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했지 때문이라고, 카라마츠는 생각했다.

오소마츠에게도 동생들처럼 뭔가 이뤄줬어야 했는데.

그것만이 카라마츠의 유일한 후회였다.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짓는 카라마츠의 옆모습을, 악마가 재미없다는 듯이 바라본다.

 

[......역시, 사랑하는 형아는, 유달리 신경쓰이는 거?]

 

조롱하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의 뺨을 손가락으로 쓸러내리자,

카라마츠가 눈썹을 찌푸리곤,

[....그렇게 말하지 마라, 데빌]

하고 살짝 가시 돋친 말투로 말했다.

 

 

자신에게 순종적인 카라마츠가 유일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건,

마츠노 오소마츠와 관련된 일뿐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버린 카라마츠의 마음이 유일하게 반응을 보이는 존재.

 

위험하네, 라고 악마는 생각했다.

몸도 마음도 완전히 자신의 것일 카라마츠가, 만약 무언가 반역을 할 때가 온다면 그 계기는 분명 마츠노 오소마츠일 것이다.

 

 

뭐어, 하지만.

너희들이 아무리 후회해도, 이제 와서 녀석을 돌려줄 생각 조금도 없다고.

그야, 처음 녀석을 포기한 건 너희 형제들이잖아?

잃어버리고 후회해봤자, 이미 늦었다고.

 

 

 

악마는 조금 성난 표정으로, 오소마츠의 모습을 멍하니 보고있는 카라마츠의 턱을 잡아 억지로 얼굴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

그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부드럽게 포개곤, 그대로 체중을 실어 넘어뜨린다.

넘어뜨린 상태로 카라마츠의 입술 사이에 혀를 집어넣었다. 양손으로 카라마츠의 얼굴을 감싸안아 도망칠 수 없도록 고정시키고, 카라마츠의 입안을 난폭하게 휘저었다.

[으응, , ....]

츄웁, 츄웃, 야한 소리가 어둑어둑한 방에 울려퍼졌다.

 

악마는 이 방에서 카라마츠를 안는 걸 특히 좋아했다.

단순한 영상이라고는 하지만 형제들 앞에서 카라마츠를 범하는 건, 가슴이 두근거리며 흥분되었다. 다른 곳에서 하는 것보다 카라마츠의 표정이 더 수줍게 변하는 것도 좋았다. 딱히 형제들에게 들리는 것도 아닌데,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삼키는 것도.

그 탓에 안이 꽉 조여드는 것도, 참을 수 없다. 녀석도 꽤 변태란 말이지.

 

정말이지, 내 사역마는 귀엽고 에로하고 최고야!

딥키스를 하며 손가락으로 카라마츠의 귀를 만지작거리자, 카라마츠는 간지러운 듯 몸을 이리저리 버둥거렸다.

 

 

거울속에서 형제들이 모두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다.

각각 손에 카라마츠의 영혼 대신이 된 가련한 꽃들을 쥐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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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시리즈*

2016/12/19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2017/02/09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2)

2017/03/26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3

2017/07/02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4

2017/07/13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5

2017/07/13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6

2017/07/13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完)


*1편*

2017/07/22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1-


*2편*

2017/07/25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2-


*3편*

2017/07/25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오소카라]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3-
















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4-

 

 

 

 

 

토도마츠는 몇 번이고 거울을 들여다봤다.

괜찮으려나, 이상하진 않으려나.

이상하다. 멋 부리는 거엔 자신이 있었는데. 어째선지 몇 번이고 체크해도 불안하다.

 

 

오늘 토도마츠는,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기로 했다.

 

그가 아르바이트 하는 곳인, 의류매장 직원인 그녀와 만난 지 대략 4개월이 흘렀다. 그 동안 둘은 점점 가까워졌다.

우선은 일을 열심히 하며, 동료로서의 신뢰도를 높였다. 때때로 혼자 잔업을 하고 있으면, 가서 도와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몇 번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상대도 바둑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되었고, 점점 두 사람의 거리는 좁혀져 갔다.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낮에 만나기로 했다.

 

 

 

그 사람의 성실한 점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자신보다 남의 일에 힘쓰는 자세를 존경했다.

가끔 보이는 순수한 미소는, 정말이지 사랑스러웠다.

 

이런 식으로 누군가를 생각하는 건 처음으로, 토도마츠는 몹시 혼란스러웠다.

솔직히, 오늘 고백이 성공할지, 그 자신도 전혀 알 수 없었다. 상대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지 자신이 없었다. 인심 장악법의 달인이었던 그가, 지금의 자신을 본다며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는 평소, 지는 싸움엔 뛰어들지 않는 주의였다. 스스로도 많이 바뀌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결과가 명확하지 않는 승부를 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고, 토도마츠는 생각했다.

 

 

마음을 안정시키려, 후우, 하고 깊게 심호흡을 한다.

 

아침부터 몇 번이고 거울을 들여다보던 자신을 떠올리며, 토도마츠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거울만 계속 보다니, 안쓰럽네~. 나르시스트도 아니고 말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지끈, 심장이 욱신거렸다.

쿵쿵, 빠른 스피드로 울린다.

 

 

어라. 대체 뭐지.

기시감이랄지, 뭐라 할 수 없는 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듯한 감각.

토도마츠는 최근 이런 감각에 자주 시달렸다.

 

그리고 그럴 때면 으레, 왠지 그립고 슬픈 기분이 되어 마음이 조여들곤 했다.

 

술렁거리는 마음을 잡고, 거울을 들여다보면,

불안한 얼굴의 남성이, 거기에 있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고백의 건을 떠올렸다.

네명의 형과 비교해, 자신은 이성과의 관계에 상당한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형들과 비교했을 때의 얘기로,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자신은 그저 동정 프리터일 뿐이었다.

상대의 멋진 모습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자신이 그에게 어울릴까, 같은 고민과 함께 점점 자신감이 사라졌다.

언젠가 미팅에서 여자애들에게 들었던 아무것도 없남이란 말이 머릿속을 맴돌아, 토도마츠는 고개를 숙였다.

 

 

 

나는, 네가 상냥하다는 것도, 사실은 무척이나 남자답고 의지된다는 것도, 아마 가장 잘 알고 있다. ----로서, 계속 옆에서 보아왔으니까

 

 

아래로 떨군 머리에, 상냥한 목소리가 울렸다.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상냥하고 따스한 목소리.

드문드문 소음이 섞여들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나는, 너의 그런 강함도, 어리광 부리는 귀여운 점도, 천연스레 따라주는 점도, 상냥한 점도 전부 좋아한다고

 

 

누군지 모를 이의 대사에, 토도마츠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자신을 이렇게 잘 아는 존재라니, 적어도 토도마츠가 아는 이들 중에는 없었다.

자신의 형들이라면, 이런 말을 해줄 정도로 솔직하지 않고, 자신도 그들에게 어리광 부린 적이 없다.

 

그럼 대체, 내게 이런 말을 한 건 대체 누구인 걸까.

하지만, 이렇게나 무조건적으로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주다니,

 

가족이외에, 누가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두통이 일었다.

무언가 떠올리려고만 하면 갑자기 두통이 찾아오곤 했다. 이것도 아마 그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욱신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토도마츠는 나갈 준비를 했다.

 

 

 

약속 장소를 향해, 번화가를 달렸다.

기합을 잔뜩 넣고 일찍 집을 나섰기 때문에, 약속시간까지 아직 꽤나 여유가 있었다.

 

그때, 꽃집이 토도마츠의 시선을 끌어, 그는 달리던 발걸음을 멈춰섰다.

 

 

꽃이라.

고백할 때에 꽃다발은 조금 진부하려나. 하지만 낭만적이고, 나쁘진 않을지도.

그렇게 생각하며 토도마츠는 꽃집에 들어갔다.

그 순간,

 

낯익은 꽃이 양동이에 들어있어, 토도마츠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거기에는 활짝 핀 핑크색 거베라가 있었다.

 

 

어째선진 모르겠지만, 그에겐 이 꽃이 있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시들지 않는, 상냥함을 머금은 연한 핑크빛의 꽃.

보고 있으면, 마음이 진정되는 기분이 들었다.

커다란 무언가에, 지켜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이상하고도 신기한, 사랑스러운 꽃.

 

 

하지만, 도대체 어디서, 누구에게 이 꽃을 받은 건지.

토도마츠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거베라를 보고 굳어있는 토도마츠 옆에서, 누군가가 새빨간 장미 꽃다발을 사갔다.

그걸 본 토도마츠의 심장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저 꽃다발을, 누군가가 어딘가에 쓰려고 했던 걸, 그는 본 적이 있었다.

두근두근 격하게 울리는 가슴을 손으로 누르면서 열심히 그때를 떠올리려 했지만, 다시 아파오는 머리에 토도마츠는 얼굴을 찌푸렸다.

 

깨질 듯이 머리가 아프다.

으윽, 하고 신음소리가 흘렀다.

 

대체 뭘까. 붉은 장미꽃다발을 보면 무언가 떠오르려 하다가도, 항상 두통이 일어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아쉬움과 고통에,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토도마츠는 두통에 반항하듯 억지로 기억을 떠올리려 했다.

 

 

내게 거베라를 준 사람.

붉은 장미 꽃다발과 거울을 좋아하던 사람.

 

 

당신은 대체, 누구야?

 

 

 

욱신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토도마츠는 필사적으로 떠올렸다.

그러자 어째선지 초등학교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들 다섯 쌍둥이가 각각 별도 행동을 할 때에, 형들은 페어로 행동하는 일이 많았다.

 

오소마츠형과 쵸로마츠형.

이치마츠형과 쥬시마츠형.

 

다섯 쌍둥이니까 자신은 혼자였을 터인데.

어째선지 토도마츠는 자기 옆에도 누군가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억속에서 자기 곁에 있던 아이의 얼굴을, 토도마츠는 열심히 들여다보았지만, 그 얼굴은 마치 검정색 펜으로 엉망으로 휘갈겨 지워버리 듯,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저기, 너는 혹시.

나의, 파트너인 거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 머리를 무언가에 맞은 듯 아파져,

토도마츠는 한줄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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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3-

 

 

 

 

 

쥬시마츠는, 집과 멀리 떨어진 다른 현에서 땀투성이가 되어가며 일하고 있었다. 이삿짐 알바와 물류창고 알바를 겸행하며,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다.

 

여기에 온 지, 벌써 4개월 반이 지났다. 지금 쥬시마츠는, 1DK[각주:1]의 작은 집에서 카노죠와 둘이서 살고 있다.

언제까지 자신이 여기에 있을지, 아직까진 알 수 없지만, 쥬시마츠는 아직은 그녀와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었다.

[다녀왔스루머스루-!!]

문을 열며 활기차게 말하는 쥬시마츠.

[어서와, 쥬시마츠군]

문 너머로 귀여운 웃음과 맛있는 저녁밥 냄새가 그를 맞이해, 쥬시마츠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엄청 맛나-!!]

눈 깜짝할 기세로 쥬시마츠가 접시 위의 반찬을 먹어 치운다. 그 모습을 카노죠가 사랑스럽다는 듯 웃으며 지켜봤다.

[쥬시마츠군, 오늘 일은 이제 끝인 거야?]

그녀의 물음에, 쥬시마츠는 좌우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거 먹고 창고일 하러 가야해!]

웃으며 말하는 쥬시마츠를 보며, 그녀의 표정은 반대로 흐려진다. 불안한 듯이 살짝 고개를 숙인다. 그런 카노죠의 모습을 본 쥬시마츠는 당황하며 그녀의 머리를 슬쩍 쓰다듬었다.

[쓸쓸한 거야? 미안해, 매번 혼자 둬서]

무척이나 미안하단 듯이 말하는 쥬시마츠에, 카노죠는 당황해 고개를 들었다.

[아냐, 나는 괜찮아. 그냥...쥬시마츠군이 걱정돼서..]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두고, 무릎위에 손을 모으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리곤 조금 침묵하다 살짝 입을 열었다.

 

[있지, 쥬시마츠군. , 쥬시마츠군이 이 마을에 와줘서, 함께 있어줘서 정말 기뻐. 하지만, 매일 힘들게 일하는 쥬시마츠군의 건강이, 난 너무 걱정이야. 돈이라면 내가 저금해둔 것도 있으니까, 사치스럽게 쓰지만 않으면 괜찮을 거야. 조금 일을 줄이고 쉬는 건 어때?]

카노죠는 쥬시마츠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

자신을 생각해주는 상냥한 카노죠의 배려가 기뻐서, 쥬시마츠는 뺨을 붉히며 빙긋 웃었다. 그녀의 말대로 자신은 매일 바쁘게 일하고 있다. 분명 자신이 그녀의 입장이었다면, 똑같이 걱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쥬시마츠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잔뜩 일해서, 돈을 벌어야 했다.

 

 

[미안해. , 돈을 벌어서 얼른 빚을 갚아야 하거든]

고개를 숙이고 정말 미안한 듯이 말하는 쥬시마츠에,

[, 누구한테 빌린 거야?]

라고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하지만, 쥬시마츠는 입가에 손을 댄 채, 잠자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자신은, 여기에 오기 위해 돈을 빌렸다. 그건 틀림없다.

돈이 무척이나 필요할 때, 소중한 누군가가 돈을 빌려주었다.

 

하지만 쥬시마츠 자신도, 대체 누구에게 돈을 빌렸는지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3명의 형들을 떠올렸지만, 그들은 아니었다. 물론 토도마츠도 아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이는, 형제들과 마찬가지로 그에게 있어 소중한 누군가였다.

 

 

 

그 사람이 자신에게 말했다.

 

이건, ----가 주는 이별 선물이다. 신경 쓰지 마라. 아무래도 신경 쓰인다면, 언제가 되어도 좋으니 언젠가 일을 해서 천천히 갚으면 된다

 

머릿속에 그 사람의 목소리를 떠올리려 노력했지만, 부분부분 소음이 섞여들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은, 분명 그 사람과 약속했다.

꼭 돌려주겠다. 제대로 일해서 돌려주겠다고.

 

[........]

 

쥬시마츠는 방구석에 놓인 꽃병으로 눈길을 돌렸다. 거기에는 철 지난 커다란 해바라기가 꽂혀있었다. 쥬시마츠가 집에서 가져온 유일한 짐이었다.

쥬시마츠의 시선을 알아챈 듯, 카노죠도 그의 시선을 따라 꽃을 바라보았다.

 

[쥬시마츠군은, 곧잘 그 꽃을 바라보네. 정말 신기한 해바라기지. 조화로는 보이지 않는데, 전혀 시들지도 않고 계속 싱싱하게 피어있어...]

카노죠는 해바라기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마치, 쥬시마츠군 같아]

 

 

쥬시마츠의 얼굴을 보며, 그녀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카노죠의 말에, 쥬시마츠는 헉, 하고 숨을 삼켰다.

 

맞아, 저걸 내게 준 사람도 같은 말을 했었어.

 

 

 

쥬우시마츠, 너한테 그런 얼굴 어울리지 않는다고? 너한테는 이 해바라기처럼 밝은 미소가 어울린다

 

 

울려는 자신에게, 노래가사를 읊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 저 해바라기를 건네줬다.

 

그는 커다란 손으로 자신을 쓰다듬었다.

상냥하고, 따스한 손.

나를 격려하는, 달콤하고 달콤한 손.

 

 

하지만, 쥬시마츠는 그 사람의 얼굴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미안. 잘 모르겠어. 누군진 모르겠지만, , 일을 그만둘 수는 없어. 소중한 사람이 나한테 빌려준 거야. 그 사람과 약속했어. 그러니까.....]

정말 미안하다며 쥬시마츠가 중얼거렸다. 그의 말에는 평소의 패기는 보이지 않고, 어딘가 애처로워 카노죠는 조용히 쥬시마츠를 바라만 보았다.

 

[, 알겠어. 하지만 부탁이야, 무리하지는 말아줘.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 그 사람도 쥬시마츠를 걱정하고 있을 거야]

그녀의 말에 쥬시마츠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곤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씨익 웃었다.

 

 

 

 

쥬시마츠는 밤거리를 걸어 일터로 향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짙은 구름이 하늘을 까맣게 뒤덮고 있었다. 어쩌면 한 차례 비가 쏟아질지도 모르겠다.

 

형제들은 다들 건강한 걸까. 쥬시마츠는 문득 형제들을 떠올렸다. 가끔 전화를 하곤 있지만, 역시 조금 외롭다.

그런 기분이 들 때면, 쥬시마츠는 노래를 부르곤 했다.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도는 이상한 노래

 

살짝 입을 열고, 쥬시마츠는 소리를 냈다.

 

 

 

[여섯 쌍둥이로 태어났다고-]

 

 

쥬시마츠는 작게 속삭이듯이 노랫말을 읊었다.

 

 

 

[6배가 아니라, 6분의 1-]

 

 

 

머릿속에서, 어쿠스틱 기타소리와 함께 듣기 좋은 노랫소리가 흘렀다.

 

어디서 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사와 멜로디가 제대로 머릿속에 들어있었다.

 

어째서 여섯 쌍둥이인지는 모르겠다. 자신들은 다섯 쌍둥이인데.

이 노래는 누가 부른 노래일까. 누가 만든 노래일까.

분명한 건 자신은 이 노래를 누군가와 불렀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불렀다.

 

 

저 멀리까지 펼쳐진 푸른 하늘 아래서.

푸른 하늘처럼 끝없는 상냥함과 함께.

 

 

 

그 푸른 하늘을 떠올리고 싶어, 쥬시마츠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거기에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펼쳐져 있었다.

 

 

 

 






나머지는 내일 마저 올리겠습니다!


다들 좋은 밤 보내세여 'ㅂ')/










  1. 침실 하나와 부엌 겸 식당 구조로 된 집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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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2-

 

 

 

 

 

[괜찮아,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햐악-, 털을 곤두세우고 위협하는 고양이에게, 이치마츠는 상냥한 목소리로 그를 타일렀다.

[이치마츠군, 그대로 고양이를 못 움직이게 잡아주세요]

스승인 의사의 말에 이치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치마츠는 흥분한 고양이가 물어도 괜찮도록, 오븐 장갑보다 두꺼운 장갑을 양손에 꼈다.

공포로 덜덜 떠는 고양이를, 상냥하게, 하지만 벗어나지 않도록 확실하게 양손으로 눌러 잡았다. 이치마츠가 고양이에게 말을 거는 틈에, 의사는 고양이의 목에 주사바늘을 꽂았다.

[자아, 다 됐다]

의사의 말에 이치마츠는 힘을 주고 있던 손을 풀었다.

[수고했어]

하고 말을 걸면, 고양이는 황급히 주인에게 달려들었다.

[방금 건 혈당치를 내리는 주삽니다. 집에서도 아침, 저녁으로 목덜미를 잡고 부드럽게 주사해 주세요. 다만, 밥을 먹는지를 제대로 확인하고, 주사를 하도록 하세요. 아니면 혈당치가 반대로 떨어져 버리니까요]

의사가 고양이의 주인에게 시원시원한 어조로 설명한다. 그 말을 이치마츠는 잠자코 듣는다. 아까의 고양이는 아마도 당뇨병을 앓고 있는 듯하다.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한 주인은 고양이를 케이스에 넣고 병원을 떠났다. 이치마츠는 그 등뒤로 인사를 하며 그들을 배웅했다.

[미안하구나. 공부중에 도와달라고 해서]

의사가 이치마츠에게 그렇게 말했다.

[아뇨.....]

이치마츠는 작은 목소리로 답하곤, 책상으로 돌아갔다.

 

이치마츠는 평일 낮에 늘 마을 변두리에 있는 동물병원을 찾았다.

여기서 수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

 

수의사가 되려면 먼저 수의대가 있는 대학에 가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 6년간 배워야, 수의사 국가시험을 칠 자격이 주어진다. 그 시험은 합격률도 낮은데다 1년에 한번밖에 없기 때문에, 이치마츠는 언제가 되어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치마츠에겐 일대일 교습을 해줄 프로 선생님이 곁에 있었다. 게다가 무료로.

방금처럼 가끔 찾아오는 환자들의 치료를 돕는 것도, 공부를 배우기 위한 교환조건이다. 당연히 약을 투여하는 등, 어려운 일은 하지 않고, 아까처럼 덜덜 떠는 동물들을 달래며 잡아두는 것이 그의 주요 업무였다.

이치마츠는 가까이에서 프로의 작업을 볼 수 있는, 이 환경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비록 공부하는 시간이 줄더라도, 이는 그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귀중한 경험이다.

 

매일 공부를 하던 학창시절과 달리 몇 년이 지난 지금, 솔직히 말해 공부를 따라가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이 생활을 이어온 지 5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전성기 때의 상태로 조금씩 되돌아갔다. 원래도 공부는 싫지 않았다. 학생 때부터, 금방 원하는 걸 이뤄내곤 했다.

책상에 앉아 펜을 든 그 순간, 커다란 장모의 검은 고양이가 폴짝, 노트 위로 뛰어들더니 그대로 깔고앉았다. 완전히 제멋대로인 고양이의 행동에도, 이치마츠는 헤벌쭉, 얼굴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눈앞에 보이는 탐스러운 털을 살짝 쓰다듬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다네. 이번에는, 그림엽서에 푹 빠졌거든]

의사가 그렇게 말하며 선반 쪽으로 걸어갔다. 이치마츠의 스승은 취미가 많다. 이 병원은 인적이 드문 곳에 있기 때문에, 환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노인도 이젠 취미의 연장선상이라는 생각으로, 손님이 없는 것에 조바심을 느끼지도 않고 여유롭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았다. 이치마츠의 봐주는 틈틈이 노인은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얼마 전까지는 뜨개질, 그 전에는 퀼트, 그 전에는 스텐실[각주:1].....세밀한 작업인데 노안으로 괜찮은 걸까, 하고 이치마츠는 항상 걱정이다.

[아직 연습 중인데, 꽤 마음에 드는 게 한 장 생겨서, 이걸 이치마츠군에게 주겠네. 어떤가? 제법 잘 그리지?]

그렇게 말한 노인은 웃으며 자신에게 한 장의 엽서를 내밀었다.

 

 

그걸 본 이치마츠는 헉, 하고 숨을 삼켰다.

 

 

거기에 그려진 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어째선지 시들지 않는 자신의 보물.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을 보며 따스하게 웃어주는 듯한 가련한 보라색 꽃.

 

 

밤에 집에서 공부할 때면, 이치마츠는 늘 그 꽃을 곁에 두었다.

가족이 잠들고 쓸쓸한 기분이 들더라도, 그 꽃이 곁에 있다면 이상하게도 혼자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상냥한 누군가가,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듯한, 이상한 감각.

 

 

[스승님, 이 꽃....]

그림엽서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이치마츠는 중얼거렸다.

[일단은 제비꽃을 그려봤다네. 아직 서툴르지만 말야]

의사의 말에 이치마츠는 눈을 깜빡였다.

 

 

그렇구나. 이 꽃은 제비꽃이라고 하는 구나.

 

 

 

 

 

 

석양이 진 시간, 이치마츠는 집으로 향했다.

커다란 태양이 거리 전체를 오렌지색으로 물들였다. 자신의 그림자가 길게 뻗어 간다.

 

때때로, 이제 와서 이렇게 공부한다고 해서 수의사가 될 수 있는 걸까, 같은 소극적인 생각이 머리를 스치곤 한다.

이런 쓰레기 같은 자신이, 이제야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과연 때에 맞춰서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낸 세월이 너무도 컸다.

지금 학생인 녀석들과 함께, 제대로 싸워나갈 수 있을까.

 

학비도 문제였다. 지금까지 충분히 빌붙어 살았는데, 이 이상 부모님께 부담을 지게 해도 되는 걸까. 가능한 스스로 해내고 싶지만, 공부시간을 생각하면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무리였다.

 

생각하면 할수록, 무모한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까지의 자신이라면, 나 같은 건 무리라며 순식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치마츠는,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선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일 자신이 이 기회를 버린다면, 누군가가 소중한 것을 희생해 내어준 기회를 쓸모없게 만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는, 이치마츠 자신도 몰랐다.

 

 

 

 

이치마츠는 발걸음을 멈추고, 점점 가라앉는 커다란 태양에 시선을 돌렸다. 눈부신 빛에 무심코 눈을 감아 버린다.

어째서일까. 처음 그 동물병원에 간 날.

이치마츠는 여기서 누군가와 얘기를 나눈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기분 탓일까. 하지만, 자꾸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

 

 

 

집중해서 무언가를 떠올리려던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어떤 영상이 스쳐지나갔다.

오렌지빛깔로 물든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따스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제비꽃 한 송이를 내밀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너는 어쩌면 이미 포기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건 네게 있어 소중한 꿈이잖아? 지금도 늦지 않았어. 그 닥터의 곁에서 배워보는 게 어떤가?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다. 나는, 믿고 있다고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자신을, ‘믿고 있다고 말해준 그 흐릿한 실루엣의 남성은 웃으며 말했다. 이치마츠는 눈을 찌푸리며 그 인물을 제대로 보려 시도했지만, 태양을 등지고 선 그 남성의 얼굴은 그늘이 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이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어째선지 가슴이 아프다. 괴로워서 참을 수 없다.

 

 

이치마츠는 보라색 티의 옷자락을 꽉 부여잡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지금 그는 이유없이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1. 그림의 형상을 오려낸 대지를 헝겊이나 목제품에 대고 아크릴 물감으로 찍어내는 수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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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의 후일담입니다

전 시리즈를 먼저 보고 이걸 봐주세요

(↓1편 링크)


2016/12/19 - [마츠소설/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 [오소마츠상]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마츠노가 다섯 쌍둥이는, 오늘도 무언가를 찾는다 1-

 

 

 

 

 

오른손으로 넥타이를 풀면서, 쵸로마츠는 현관문 손잡이를 잡았다.

문을 열려고 옆으로 밀었지만, 잠긴 탓에 아주 살짝 움직였을 뿐 열리지 않았다.

 

, 설마

다들 나간 건가.

반년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가 항상 집에 있어서 현관문이 잠긴 적이 없었다. 그때의 습관에 익숙해져버린 모양이다.

 

쵸로마츠는 바닥에 내려둔 서류가방에서 열쇠를 꺼내들었다.

열쇠를 구멍에 끼워 살짝 돌리면,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잠금이 풀린다.

드르륵, 미닫이문을 열어 집에 들어선다.

[다녀왔습니다.....]

작게 인사를 중얼거렸지만, 아니나 다를까 그 목소리에 호응하는 이는 없다.

 

지금은 평일 오후 3시 반. 사회인이 사는 집이라면, 집이 비어있을 시간대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이 시간에 높은 확률로 누군가가 있었던 게 이상한 것으로, 지금의 마츠노가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정상의 범위에 있는 집이 되었다.

 

그걸 조금은 쓸쓸하게 여기는 건, 완전히 그만의 착각이다.

여태껏 모두에게 이대로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던 건 누구도 아닌 자신이었다.

쵸로마츠는 작게 한숨을 토하며 구두를 벗었다.

일주일 만에 고요해진 집은, 어째선지 다들 거짓된 표정을 짓는 듯이 보였다.

 

 

2층에 올라가, 입고 있던 양복을 벗어던졌다. 처음에는 도무지 익숙해질 것 같지 않던 차림도, 입사한 지 반년이 지나자 제 몸처럼 익숙해졌다. 그래도 역시 불편한 느낌은 여전했기에, 쵸로마츠는 예전의 초록색 후드티를 입으려 벽장을 열었다.

 

벽장 서랍에는 각각 다른 색의 옷 5개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빨강, 초록, 보라, 노랑, 분홍.

우리들 다섯 쌍둥이들, 각자의 색.

그 중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초록색 옷을 꺼내든 쵸로마츠는 조심히 서랍을 닫았다.

 

 

일에 지장이 없도록 작업할 때만 쓰는 안경을 케이스에 집어넣고, 손으로 눈가를 가볍게 문질렀다.

연예 사무소에 취직한 지도 벌써 반년. 쵸로마츠는 현재, 어떤 젊은 아이돌의 매니저를 담당하고 있다. 지방 로컬 프로그램의 일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바람에 쵸로마츠는 일주일간 집을 떠나있었다.

자신도 신참인데다가 상대방도 신인인지라 모르는 것 투성이인 둘이서 매일 고생만 하다가, 최근 조금씩 일이 잡히기 시작했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솔직한 면모와 조금 엉뚱한 토크가 사람들 마음에 든 건지, 고정팬도 조금씩 늘고 있다.

쵸로마츠는 지금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은 무척이나 귀엽고 착한 아이라, 이대로 열심히 키워 톱 아이돌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자신이 열심히 해야겠지.

 

하지만, 때때로.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종종 있고, 담당 아이돌에게 주어진 일이 자기의 이상과 크게 동떨어진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제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자신감을 상실해, 정말 나 따위가 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담당하는 게 이 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는 날도 적지 않다.

오늘도, 자신의 자의식 높은 발언 때문에 관계자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그때를 떠올리며, 하아, 하고 한숨과 함께 얼굴을 찡그린다.

 

이럴 때에, 쵸로마츠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있었다.

쵸로마츠는 일어서서 선반에서 자신의 보물이 들어있는 상자를 꺼냈다.

조심스레 뚜껑을 열면, 그 안에는 아이돌 키홀더와 한정 브로마이드 등 자질구레한 게 잔뜩 들어있었다.

그 안에 손을 뻗어, 무언가를 집어 올렸다.

 

 

쵸로마츠의 손에 들려있는 건, 앙증맞은 네잎 클로버와 토끼풀이었다.

 

 

쵸로마츠는 자신이 왜 이걸 갖고 있는지, 왜 여기에 이걸 넣어두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리고, 어째서 이 풀들은 조금도 시들지 않고 원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 이 상자에 이것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다. 보통의 식물이라면 맥없이 말라죽었을 것이다.

 

이에 관해 무엇 하나 떠오르지 않고 그저 신기하단 생각뿐이었지만, 쵸로마츠는 이를 불길하게 여기지 않았다.

우울할 때 이걸 보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따스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을 살며시 포옹하는 듯한 그런 신기한 감각이었다.

 

 

잃어버린 자신의 반쪽이, 자기 곁으로 돌아온 듯한.

 

 

그런 착각을 일으켰다.

 

 

손 안의 산뜻한 녹색과 연한 흰색을 보며, 쵸로마츠는 지금 일을 시작하게 된 경위를 떠올렸다.

원래도 아이돌을 좋아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 같은 백수에겐 어차피 무리다, 라며 포기했다.

그러다 우연히, 자신이 보던 구인지에 운 좋게도 스텝 모집 광고가 올라와있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력서를 내본 것이었다.

 

그때 나는 무슨 용기가 나서 이력서를 냈던 걸까.

평소의 자신이라면 지레 겁을 먹고 포기했을 텐데.

 

그때를 떠올리려 열심히 머리를 짜냈지만, 이상하게도 그때를 떠올리면 마치 머릿속에 안개라도 낀 듯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안개 속에서 아주 그리운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뭔가를 하기도 전에, 포기해버리는 건 너의 나쁜 버릇이다 브라더. 쵸로마츠, 너라면 할 수 있다. 괜찮아. 내가 보증하지. 너의 성실하고 헌신적인 도움을 받을 연예인이 부러울 정도다. 나는 널 믿는다고

 

 

누군지 모를, 달콤하고, 상냥하고, 온화한 목소리.

그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릴 때마다, 쵸로마츠는 왠지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시선을 떨궈, 자기 손에 들린 행복의 상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 풀들을 보면, 상냥함에 포근히 안긴 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그와 동시에 마음을 소란스럽게 만드는 외로움에 코끝이 찡해졌다.

 

이 감정이 대체 무엇인지, 쵸로마츠는 모른다.

하지만, 이에 관해 더는 떠올리면 안 된다는 걸, 그는 알고 있다.

 

 

 

쵸로마츠는 홀로 남은 집안에서 눈을 감고, 머릿속에 울리는 기분좋은 목소리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인다.

 

 

 

 

 

 



후일담도 여섯페이지 ;ㅂ;

한페이지로 끝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6페이지........


끝이 끝이 아니었어...

고로 아직 계속됩니다

계-속!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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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 Last-

 

 

 

 

 

[, 오소마츠형!!]

누군가 강하게 어깨를 흔들어, 오소마츠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눈앞에 보이는 건, 낯익은 동생의 얼굴.

[...쵸로마츠......?]

그렇게 이름을 부르자, 험한 표정이 확 풀린다.

[왜 이불도 안 덮고 바닥에서 자고 있는 거야? 놀랐잖아. 적어도 자려면 소파에서 자라고

그리고, 왜 상반신은 알몸인 거야? 이불도 안 덮고, 감기 걸린다고!]

기막힌 목소리로 그렇게 잔소리 하는 쵸로마츠에, 오소마츠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상반신이 알몸이라고? ?

그보다, 나 언제 잠든 거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면, 쵸로마츠 말대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자신의 맨몸이 보였다.

[, 어라? , 오늘은 빨간색이 아닌, 파란 파카를 입고 있었던 것 같은...?]

그렇게 중얼거리는 오소마츠에게, 쵸로마츠는 의아한 얼굴을 하곤,

 

[무슨 소리야, 오소마츠형.

우리집에 파란색 파카는 없다고?]

 

라고 말했다.

 

파란색이, 없어?

오소마츠는 눈을 깜빡거렸다.

막 잠에서 깨 멍한 머리를 굴려보면,

그 말대로, 우리집엔 파란색 파카 같은 거 없구나-, 라고 납득한다.

 

그때, 손에 뭔가 쥐어져있는 걸 깨닫고,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거기에는, 한송이의 진홍색 장미가 있었다.

 

이상하게 생각하며, 오소마츠는 그 꽃을 들어올렸다.

그 장미는 매우 아름다워,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이걸 보고 있으니, 뭔가 중요한 것이 떠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쵸로마츠. 우리들 다섯 쌍둥이고, 너는 차남이던가?]

 

왠지 모르게 확인하고 싶어져 그렇게 물었다.

 

[뭘 새삼스럽게 그런 걸 묻는 거야? 당연하잖아. 잠꼬대도 적당히 해......., 왜 우는 거야!?]

 

그 말에 엣, 하고 놀란다.

뺨을 만져보면, 촉촉하게 젖어있다.

 

[.........?]

 

왜 이러는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오소마츠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이걸로 됐어?]

그 모습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던 악마가, 옆에서 같이 보고 있던 카라마츠를 바라보며 그렇게 묻자,

[아아, 만족스럽군. 이로써 이번엔 진짜 미련 없이 너와 갈 수 있다]

라며, 후련하단 듯이 웃었다.

 

[너도 제법 잔인한 짓을 하는구만~]

히죽이며 웃는 악마에게,

[.....? 잔인한 짓?]

하고, 카라마츠는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자신과 관계있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기억을 지울 것.

그것이 카라마츠의 마지막 소원이었다.

악마는 내친 김에 카라마츠의 소지품 같은 것도 모두 소멸시켜, 이 세상에 마츠노 카라마츠가 존재했음을 완전히 없는 일로 만들었다.

 

녀석도 잔혹한 녀석이구만, 하고 악마는 눈앞에서 무해한 웃음을 짓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자신은 넘칠 듯한 애정을 형제들에게 쏟아부으면서,

형제들이 주는 애정은 전혀 받지 않는다.

 

그들은, 알아채기 힘들지만, 확실히 카라마츠에게 애정을 보냈다.

그런데 카라마츠는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그걸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에는, 모든 것을 없었던 일로 만들었다.

 

 

불쌍한 형제들.

하지만 카라마츠가 이렇게 된 건 분명히 그들이 원인이니까, 뭐어, 자업자득이네.

아마 옛날에는 카라마츠도 형제들의 사랑을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던 중에 지쳤을 테지. 바라고 바라도, 손에 들어오지 않는 것에.

 

그리고, 사랑하는 형제들에게 살해당한 것에, 아주 깊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그래서 포기해 버린 것이다. 모든 것을.

 

[, 악마 잘 어울리네]

악마가 즐거운 듯이 웃으며 말하자,

[....그렇지? 뭐라 해도 나는, 태어날 때부터 길티가이니까 말야]

라며, 카라마츠는 폼 잡으며 태평하게 말했다.

 

 

[그보다, 너 쓸쓸하지 않은 거야? 사랑하는 가족들한테 잊혀졌잖아]

[아아, 쓸쓸하지 않다. 그럴게, 앞으로는 네가 쭉 함께 있어줄 거잖아?]

[우와, 뭐야 그거, 엄청 유혹하는 느낌. 그런 말해버리면, 나 이래저래 잔뜩 힘쓸 건데]

 

악마와 카라마츠는 얼굴을 마주보며 즐겁게 웃었다.

 

 

[너 말야, 왜 내가 오소마츠의 모습을 했는지, 눈치 챘지?]

그렇게 묻자, 카라마츠는 순간 정색한 후,

[글쎄. 어떠려나]

하고 묘한 미소를 지었다.

 

왜 악마가 오소마츠의 모습을 하고 있었나.

그건, 카라마츠가 원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형에게 특별한 마음을 품었는지, 지금은 떠오르지 않지만.

하지만,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을 일이다.

 

[, 형아- 라고 불러도 된다고?]

악마의 속삭임에,

[아니, 사양하지]

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다.

 

 

 

 





완결!! 'ㅂ')/


하지만 후일담이 남아있져!


다음에 번역해서 가져오겠습니다


후일담을 끝으로, 이 시리즈는 '완결'되므로

카테고리 위치가 변경됩니다!

소설 카테고리 중 [완결] 시리즈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여

(*완결은 아래에 미완은 윗쪽으로, (나름)가나다 순으로 정렬되어있습니다)

딱히 다를 건 없지만

혹시 정주행하실 분들은 위가 아닌 아래에서 찾아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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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에게, 사랑을 담아6

 

 

 

 

 

마지막 변화는, 바로 알아챘다.

 

눈을 떴을 때, 눈앞의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보였으니까.

 

모든 것이, 검정, 하양, 회색뿐.

내 세계에서, 색의 다양함은 사라졌다.

 

이건 상당히 불편했다.

파카의 색도 알아볼 수 없어, 뒷모습만으론 형제들을 구분할 수 없고,

어떤 게 자신의 옷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밤은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아침에 파카를 고를 때, 서랍 앞에서 굳어버렸다.

파란색은 어떤 거지. 아마 이거, 하지만 틀리면 의심받을 텐데.

열심히 고민했지만, 결국 알 수가 없어 포기하고 나는 퍼펙트 패션을 입기로 했다.

 

[뭐야, 오늘 어디 가는 거?]

옷을 갈아입자 오소마츠가 그렇게 물었다. 차려입고 있으니, 어딘가 나간다고 생각한 거겠지.

특별히 예정은 없었지만, 이 차림으로 집에 있을 이유가 떠오르질 않아,

[아아, 잠깐 카라마츠 걸을 찾으러....]

라고 대충 대답해버렸다.

 

오소마츠에게 의심받지 않도록 식사 후 집을 나섰다. 사실 이럴 시간은 없다. 얼른 오소마츠에게 뭔가를 프레젠트하지 않으면......시간이 별로 없다.

이제 돈밖에 방법이 없는 걸까. 그래도 그런 건 오소마츠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고. 역시 다시 한 번 제대로 물어볼까.

생각에 잠겨 횡단보도를 건너던 그때.

눈앞에 차가 쌔앵- 하고 지나갔고, 나는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아무래도 파란불이라고 생각했던 신호가 빨간색이었던 모양이다.

지금 건 꽤 위험했는 걸...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태로 밖을 돌아다니는 건 상상 이상으로 위험하다. 어차피 며칠 뒤면 죽을 운명이지만, 지금 죽으면 오소마츠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

 

돌아가자.

 

어쩔 수 없어, 나는 천천히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어서와- 빨리 왔네-]

2층 방에 들어서자, 거기엔 오소마츠 혼자였다. 드러누워 뭔지 모를 책을 읽고 있었다.

요즘 동생들은 대체로 낮에는 집에 잘 없다.

쵸로마츠는 취직이 결정된 후로 매일 바쁘게 일하고 있고, 이치마츠는 동물병원에 매일 찾아가는 모양이다. 쥬시마츠는 아직 그녀 곁에 있고, 토도마츠는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린 모양인지 이쪽도 바쁘게 일하고 있다.

그 결과 남겨진 건 나와 오소마츠 두 사람뿐이다.

오소마츠는, 전엔 파칭코나 경마에 곧잘 다녔는데, 최근에는 어째선지 집에 있는 일이 많다. 그러면서 내가 제대로 점심을 챙겨먹는지 지켜보거나 집요하게 낮잠을 권하거나 한다.

오늘도 역시나 단 둘뿐인 것 같다. 좋아, 오늘에야말로 오소마츠의 소원을 듣고, 이루어주자. 아까처럼 사고가 일어나서 이루어주지도 못한 채 죽는 건 피하고 싶다. 나는 불끈 주먹을 쥐며 기합을 넣었다.

 

[왜 그래? 거기 가만히 서서. 얼른 들어와서 옷 갈아입으라고?]

형의 말에 어깨를 움찔, 떨었다.

애초에 파카의 색을 몰라서 밖에 나간 거였다. 만약 여기서 옷을 잘못 고른다면, 오소마츠에게 의심받을 것이다.

오소마츠는 최근 내가 걱정인지, 내 변화에 민감할 정도로 금방 깨닫는다.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가능한 이대로 있어야하는데....

[, 아니, 나는 이대로...]

라고 얼버무리자,

[-, 그 꼴은 거북해서 싫다고-. 파카를 입는 게 움직이기도 편하잖아?]

라며, 난감하단 듯이 웃었다.

그럼에도 거기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자, 오소마츠가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에서 파카를 한 장 꺼냈다.

[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 , 여기 네 파카]

얼른 갈아입으라고, 라며 그걸 던지듯 넘겨주었다.

살았다, 라고 생각한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땡큐다, 브라더-]

파카를 받아들고, 입고 있던 가죽재킷을 벗었다. 파카를 입고, 언제나 그렇듯 소매를 걷으려던 그때.

뭔가, 소매의 느낌이 평소와 다른 듯이 느껴졌다.

걷어 올릴 때, 뭔가 위화감이 느껴진 듯한....

 

, 하고 황급히 고개를 들면, 험상궂은 얼굴을 한 형이 눈앞에 서있다.

그 표정을 보고, 모든 것을 깨달았다.

이건, 파란색이 아니다.

나는, 실수하고 말았다.

 

[카라마츠, 이거, 무슨 색으로 보여?]

오소마츠는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가리키며 내게 물었다.

나는, 아무런 답도 할 수 없었다.

평소처럼 붉은 색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다를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에, 서랍 앞에서 멍하니 있어서 설마 했는데. 내 파카색이 무슨 색인지도 모른다니, 이거 틀림없네...]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카라마츠, , 구분이 안 가는 거야...?]

그렇게 중얼거린 소리는 지금까지 들은 적 없을 정도로 나약했다.

내 코앞까지 다가온 오소마츠는 내 어깨에 천천히 팔을 둘렀다.

 

[이건 너무하잖아....]

 

그렇게 귓가에 속삭였다. 눈앞에 보인 어깨가, 작게 떨리고 있었다.

 

 

[이대로, , 없어지는 거야...?]

귓가에서 들린 형의 목소리에, , 하고 고개를 들었다.

,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는 거야?

당황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자,

[....역시, 그렇구나...]

라 답한다. 무언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건지 세게 나를 끌어안았다.

그 감촉도 체온도, 나는 더는 느낄 수 없다.

 

[....더는, 방법이 없는 거야...?]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그렇네, 더는 되돌릴 수 없어]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 그럴게 이미 나는, 한번 죽은 몸이니까. 지금 내가 여기 있는 게 이상한 거다.

뚝뚝, 물방울이 떨어졌다.

[카라마츠....]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물기가 어려있어, 오소마츠가 울고있음을 알 수 있었다.

 

평소에 무책임하게 보이지만, 사실 오소마츠는 우리에게 있어 정말 좋은 형이다.

이런 나도 녀석에겐 동생이니까, 형으로서 눈물을 흘려주는 거겠지.

[울지마라, 오소마츠. 괜찮다, 너한테는 귀여운 브라더가 4명이나 있잖나. 나 하나 줄어든다고 해서 변하는 건 없다]

위로하려 떨리는 등을 툭툭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러자 어깨에 기대고 있던 오소마츠의 머리가 좌우로 흔들렸다.

 

[아냐....그렇지 않아...우리들한텐 네가 필요하다고, 카라마츠...]

필사적인 목소리에 가슴이 울렸다. 그 말은, 무심코 믿어버릴 정도로 기쁜 말이었다. 하지만, 이미 내겐 믿을 수 없는 말이다.

잠자코, 마치 우는 아이를 달래듯이 계속해서 등을 쓰다듬었다.

오소마츠의 입에서 오열이 흘렀다.

 

[내 소원, 처음부터 정해져있었어. 너와 이대로 쭉 함께 있고 싶다고. 사실은 돈 같은 거 필요 없었어. 너만 있으면 돼. 처음 네가 내게 물어봤을 때부터 쭉 그렇게 생각했어]

 

드문드문 오소마츠의 목소리가 들렸다.

 

[조금씩 많은 것을 잃어가는 너를 보고, 마지막에는 결국 이대로 함께 하는 것조차 못하게 되어버리지 않을까. 매일 무서웠어....

저기, 카라마츠. 우리들이, 너를 이렇게 만든 거지....? 그때, 네가 유괴된 그날. 너의 상냥함에 무뎌져 심한 짓을 해버려서.....미안해, 카라마츠. 정말, 미안해....]

 

거기까지 말한 오소마츠의 입에선 이제 오열밖에 들리지 않았다. 형의 울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울렸다.

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어째선지 미소가 흘러나왔다. 나는 형의 등에 팔을 두르고, 힘을 주어 껴안았다.

[고마워]

작게 속삭인, 그때.

오소마츠가 내 어깨를 잡고 내게서 몸을 떼어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오소마츠의 젖은 눈동자가 보였다. 이쪽을 똑바로 바라보는 그 눈동자는, 눈물에 흔들리고 있었지만, 강한 의지를 담고 있어, 나는 그만 멈칫했다.

몇 초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오소마츠가, 조용히 입을 열곤,

 

[카라마츠. 네가 없어진다면, 나도 같이 갈래]

 

단호한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무슨 바보같은 소리를 하는 건가. 너는 브라더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다. 네가 없어지면 안 된다고]

당황해서 그렇게 말하자,

[시끄러워!!]

라고 소리칠 뿐이었다.

 

[만약 네가 죽는다면, 나도 바로 널 따라갈 거야. 너만 죽게 두지 않아. 앞으론 널 절대 혼자 외롭게 두지 않을 거야. 그게 내 나름의 책임이야!!]

 

양 어깨를 불끈 쥔 오소마츠의 눈이 곧장 나를 꿰뚫었다.

어려서부터 줄곧 보아오던 형의 눈동자.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양보하지 않는, 고집스런 눈이다. 나는 무서워져 목을 가로 저었다.

오소마츠가 죽는다. 그런 건 싫다.

[....안 된다. 그건, 안 된다. 너는, 살아서....행복해져야....]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나는 눈을 감고서 혼란스러운 머리로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그를 막을 수 있을까. 뭐라고 설득해야,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내게, 오소마츠가 죽어야할 정도의 가치는 없다.

텅 빈 머리로, 필사적으로 생각하던 그때.

형의 손이 내 뺨을 어루만지더니,

 

나의 입술에 오소마츠의 입술이 부드럽게 포개졌다.

 

그건, 한순간의 일이었다.

나는 눈을 깜빡거리며, 오소마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표정은 부드러운 미소로 가득했다.

 

[좋아해. 카라마츠]

 

부드럽게 감긴 눈에서,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후회, 하고 있어. 너한테 심한 짓을 한 거]

 

주르륵, 계속해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부탁이야, 나도, 같이 데려가줘....]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바닥에 쏟아냈다.

 

 

 

나는, 눈앞의 형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문득 위화감을 느껴 자신의 뺨을 손으로 훑으면, 내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어째서, 왜 나는 울고 있는 거지.

 

기쁜 건지.

슬픈 건지.

외로운 건지.

자신의 마음인데도 전혀 모르겠다.

 

그저 단 하나 확실한 건.

오소마츠가 계속 살았으면 한다는 것.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소마츠]

나직하게 이름을 부르자, 천천히 형이 고개를 들었다.

 

나는 얼굴을 슬쩍 가까이 들이밀어, 오소마츠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몇 초간 그저 포개고 있을 뿐인 키스를 하고, 살짝 얼굴을 떼어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오소마츠에게, 나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고마워]

 

라고 작게 말했다.

 

 

 

 

마지막 소원, 나를 위해 사용해도 되는 걸까.

이것이 나의 마지막 고집.

 

 

[데빌]

나직하게 이름을 속삭이며, 나는 눈을 감았다.

 

 

 

 







けじめ랑 わがまま를 어떻게 번역할까 하다가

그냥 책임이랑 고집으로 번역했습니다 'ㅂ')a


무슨 의미로 쓴 건지는 알겠는데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질 않아서 애먹었네요


책임은 둘째치고 고집은 영 마음에 안 드네요 :(


'와가마마'는 종종 나오는 단어인데

번역할 때마다 고민하게 되는 단어 ;ㅂ;

진짜 의미는 알겠는데 마땅한 단어가 안 떠올라서ㅠㅠ


억지라고 번역하려다가 고집으로 했는데

둘 다 애매하네요 'ㅂ'a






아무튼 다음으로 마지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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