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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프롤로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프롤로그-
*1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 (R)
*2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2- (R)
*3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3-
*4편*
2017/03/30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4-
*5편*
2017/06/08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5- (R)
*6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6-
*7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7-
*8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8-
*9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9-
10
(쥬시마츠 시점)
이치마츠형이 학교를 빠진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형은 변함없이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다. 마치 가족과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는 듯했다.
카라마츠형한테는 이치마츠형이 학교를 쉰다고 얘기했다.
오소마츠형도 알고 있다고 카라마츠형이 말했다. 분명 반에 아는 사람이 있는 거겠지. 오소마츠형, 교우관계가 넓으니까.
[일단 당분간은 상태를 지켜보자고]
카라마츠형이 말했다.
[당분간이라니 얼마나? 형, 이대로 학교에 계속 안 나오면 어쩌지]
[그렇게 바보는 아니잖아]
[그래도..]
[쥬시마츠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형의 말에 나는 조용히 입을 다문다.
형이 있을만한 곳을 아는 건 나뿐인데, 나는 그 장소에 갈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이치마츠형과 직접 대화하는 것도 조금 힘들다.
최근, 카라마츠형은 나를 특히 더 신경 써준다.
학교에 갈 때도 같이 가고, 돌아갈 때도 대개 기다렸다 같이 돌아간다. 점심때도 일부러 반에 찾아와 같이 먹자고 해준다.
형은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니까, 내가 무슨 얘기를 해도 응응, 하고 맞장구쳐줘서 같이 있으면 즐겁다.
집에 있어도 최근에는 늘 옆에 카라마츠형이 있다.
카라마츠형은, 이치마츠형과 내가 같이 있지 않도록 하려는 건지, 이치마츠형이 돌아오면 [목욕하러 가자] 라든가 [2층에 올라가자] 라며 나를 데려간다.
이치마츠형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오소마츠형은 그게 카라마츠형 나름대로 날 신경 써주는 거고, 이치마츠형에게 내리는 벌이라고 했다.
[반성할 필요가 있으니까. 이해하지, 쥬시마츠?]
[.......으, 응]
이해하지만, 그게 효과적일지 조금 걱정이었다.
그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치마츠형은 우리에게 반발하려는 듯 학교를 빠지게 됐으니까.
* * *
[카라마츠형, ......저기, 나랑 같이 강변까지 가지 않을래?]
어느날, 부활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과감하게 형에게 말했다.
[강변?]
[이치마츠형이 있을지도 모르는 곳]
[.........아아]
형은 곤란하단 듯 얼굴을 찡그렸다.
[그..........오늘 말고 다른 날 가자, 쥬시마츠]
[에? 왜?]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거든]
[.........응]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형은 이치마츠형과 만나고 싶지 않은 거다. 그걸 헤아린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집에 돌아가서 다른 사람한테 상담하자.
토도마츠나 쵸로마츠형이라면 괜찮을지도 몰라.
* * *
(카라마츠 시점)
[이치마츠형이 학교에 안 나오는데]
[괜찮으려나, 이치마츠형]
[저기, 같이 데리러 가자]
그런 심한 짓을 당했는데, 날이 갈수록 쥬시마츠의 입에서 이치마츠의 이름이 불리는 횟수가 늘어간다. 그리고 나는 그걸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가만히 듣고만 있다.
쥬시마츠의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고 있다는 걸까.
그렇다면 본인보다도 주변의 나나 오소마츠 쪽이 더 마음의 상처를 입어, 그게 곪아서 괴로운 걸지도 모른다.
이치마츠가 한 짓.
처음에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서, 눈앞에서 열이 펄펄 끓는 쥬시마츠만 걱정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들은 자신들의 분신과도 같은 형제 중 한 명이 성적 대상이 됐다는 사실에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됐다.
당연하지만 쥬시마츠는 여자가 아니다. 건장한 남자다.
쌍둥이는 서로의 기호나 취향이 비슷한 경우가 있고.
상대에게 일어난 불행을 다른 곳에 있어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우리들도 일란성이니까 그런 능력을 가졌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아니, 단순히 영향을 받기 쉬운 걸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쥬시마츠가 다른 형제에게, 성적으로 능욕을 당했다.
그 사실이 묵직한 폭력이 되어 가슴에 거칠게 꽂혔다.
물론, 내게 쥬시마츠는 조금 바보지만 건장한 남자로밖에 안 보이고, 앞으로도 그건 변함없을 거다.
그래서, 라고 하긴 뭐하지만, 다시는 쥬시마츠가 그렇게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마음속 깊이 생각했다. 자신의 이성을 위해서라도.
아마, 오소마츠형도 같을 거다.
이치마츠 얘기를 하면 서로 괴로운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를 떠올리면, 동생을 상대로 성적 욕구를 풀다니 이 미친놈, 이라고 화내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옵션까지 덕지덕지 붙은 감정이 들끓었다.
그러니 녀석에겐 동정할 수 없었고, 녀석을 인정할 수 없었다.
나는 눈앞의 쥬시마츠를 지키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었으니까.
그 입에서 이치마츠의 이름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만 바라게 되었다.
[저기, 카라마츠형]
1층 거실에서 대본을 훑어보던 때, 토도마츠가 방에 들어와 말을 걸었다. 쥬시마츠는 내 옆에 누워 잠에 빠져 있었다.
[뭔가 최근에 쥬시마츠형이랑 딱 달라붙어 있네]
[그런가?]
[응, 조금 기분 나빠]
[엣]
기분 나쁘다니, 뭐야. 나는 살짝 상처 받았다.
[이치마츠형한테 뭔가 꼬인 듯이 굴고]
[그, 그런가?]
그렇게 굴었던 적은 없지만,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했던 건 사실일지도 모른다. 쥬시마츠가 자신을 따르는 건 내게도 무척 기쁜 일이었으니까.
[쥬시마츠형, 카라마츠형이 이치마츠형을 같이 찾으러 가지 않았다면서 곤란해 했다고]
[응?]
[뭐어, 나도 가기 싫었지만. ......계속 학교 빠지잖아]
[.......아아, ..........그렇지]
확실히 일주일은 길다. 이치마츠도 뭔가 마음에 문제가 있으니까, 쥬시마츠한테 그런 짓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치마츠와 앞으로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아니, 알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른다.
* * *
(쥬시마츠 시점)
이치마츠형이 학교를 빠진 지 10일이 지났다.
이치마츠형의 담임 선생님이 무슨 일이 있냐고 계속 물었고, 이번에는 엄마와 아빠도 그걸 알게 되었다.
엄마에게 [왜 안 가는 거야?] 란 말을 들은 형은, [때가 되면 갈게] [내버려 둬] 라고만 답했다는 모양이다.
그때 나는 없었으니까 모르겠지만, 형들이 그 이상 이치마츠형한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게 무척이나 신경 쓰였다.
우리들은 늘 서로를 도왔는데 말이다.
그러니까.
그날, 나는 부활동의 방과 후 훈련에 빠졌다.
훈련을 마치고 가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카라마츠형이 데리러 와버리니까. 카라마츠형은 내가 이치마츠형한테 간다고 하면 분명 반대할 거다.
한번 무서운 경험을 당한 장소에 다시 발을 들이는 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만, 나는 형의 비밀기지가 있는 하천부지의 공터로 향했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에 묻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허름한 오두막.
나는 크게 숨을 내쉬고, 문을 당겼다.
냐아-. 냐-. 고양이의 소리가 들려온다. 문 너머 어둠속에 이치마츠형이 고양이에 둘러싸인 채 앉아 있었다.
[......쥬시마츠?]
[.......]
나는 헉, 하고 놀라며 무심코 문을 닫았다. 갑자기 두려움이 주변에서 훅 밀려들어왔다. 그대로 돌아가려 하자, 형에 뛰쳐나와 어깨를 잡았다.
[벌써 가는 거야?]
[........에, ..........아니, 그. ..........나, 형이랑 얘기하고 싶어서]
[카라마츠랑 같이 안 왔어?]
[응, 안 왔어]
확실히 답하자 이치마츠형은 힛, 하고 웃었다.
[왜? 최근에 계속 붙어 다녔잖아]
[이치마츠형이랑 얘기하고 싶었으니까.....부활동 빠지고 온 거야]
[헤에. 들어올래?]
집을 가리키는 형. 나는 고개를 몇 번인가 가로 저었다.
[얘기만 하려고 온 거니까]
[안에 들어가서 얘기해도 되잖아]
[싫어]
[뭐어, 그러는 게 좋으려나]
이치마츠형은 겨우 미소를 보였다.
[안에 들어가면 나, 널 또 덮칠지도 모르고]
[..........]
무, 무서워어------------. 라며.
고개를 숙인 나를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본 이치마츠형이 말을 건넸다.
[그래서, 할 말이 뭐야]
[학교.....나왔으면 좋겠어]
[다음주엔 갈 거야. ........슬슬 여기도 싫증났고]
[정말?]
[응]
다행이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거 말하려고 온 거야?]
[그치만 학교 자꾸 빠지면 위험하잖아! 유급해 버리니까]
[아직 그렇게 많이 안 빠졌잖아. 조금 귀찮아졌을 뿐이야]
[여기서 뭐 하고 있었어?]
[고양이 찾았어]
이치마츠형과 얘기하는 거 오랜만이라 조금 기뻤다.
카라마츠형은 내 얘기를 뭐든 잘 들어주니까 즐겁지만, 이치마츠형은 내가 잔뜩 말을 걸지 않으면 도망칠 것만 같아서, 뭔가 쫓기듯이 얘기하는 것도 재밌다고 할까. 그래서 내가 가장 자주 말을 거는 건 이치마츠형이었다.
[고양이가 없어졌어?]
[응.......한번 봤는데 안 돌아와서]
[헤에]
[그 있잖아, 너한테 보여주겠다고 했던 새끼 고양이의 어미 말이야]
[오-! 그렇구나. 새끼 고양이들은 어때?]
[모르겠어. 어쩌면 전부 죽었을지도]
[에에에에! 그래?]
[으-음, 전에 한번 봤을 때, 녀석 꽤 말랐었으니까]
[그렇구나-.....안에 고양이들 잔뜩 있네]
[아아, 늘 저렇지 뭐. 볼래?]
[에, 그게........]
[그럼 데리고 나올테니까 기다려]
형은 안에 들어가 토실토실하고 커다란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나왔다.
[봐, 얘가 자이언트. 엄청 크지]
[굉장하네-. 길고양이인 거야?]
[맞아. 엄청 먹어대니까, 엄청 커졌어. 안아볼래?]
[응응]
나는 고양이를 안아 들고 조금 행복해졌다. 우리집 동물 안 기르니까.
[뭐어, 자식이 6명이나 있으면, 동물을 키울 여유가 없지]
[그렇네]
[다른 고양이도 볼래?]
[보고 싶어]
[기다려]
형은 문을 열어 자이언트를 내려놓고, 다시 안에 들어가려다 뭔가 떠오른 듯 나를 돌아봤다.
[저기, 역시 안에 들어가자, 쥬시마츠]
[.............아, 아니, ...........괜찮아]
[돌아가면 또 카라마츠랑 딱 붙어있을 거잖아]
형의 손이 내 손목을 잡는다. 깜짝 놀란 나는 뒷걸음질을 쳤다.
[그 녀석, 널 노리고 있다고. 음흉한 얼굴을 하곤, 보고 있으면 소름끼친다고]
[이상한 소리 하지마]
[됐으니까, 들어와]
팔을 있는 힘껏 잡아당겨, 그 힘에 나는 살짝 휘청거린다.
하지만 질 수 없다. 지면 끔찍한 짓을 당하게 될 테니까.
달아나려는 내 손목을 형은 높이 치켜들고는 빙글 돌려 비틀 듯이 들어올렸다. 아야야야야야, 아파, 아프다고.
[진짜 싫다고!]
[좀 닥쳐]
입을 손으로 틀어막은 형은 나를 짓눌러 그 자리에 앉혔다.
[시끄럽게 굴면 사람들이 오잖아. 아무 짓도 안 할테니까, 일단 들어와]
[정말?]
분명 거짓말이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이치마츠형에 이끌려 결국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왜 따라들어간 건지 나도 모른다.
아는 그런 짓을 당하고 싶지 않고, 아픈 것도 싫다.
이건 진심이다.
하지만, 이치마츠형은 내가 따라가지 않으면 바로 없어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니까,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거다.
하지만, 하지만.
무슨 짓을 당하거든 도망치자. 라는 생각은 늘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
나는 형의 비밀기지에 결국 발을 들였다.
다음작품은 (R)이므로 비번 걸려있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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