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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프롤로그-


*1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 (R)


*2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2- (R)


*3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3-


*4편*

2017/03/30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4-


*5편*

2017/06/08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5- (R)


*6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6-


*7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7-


*8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8-


*9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9-


*10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0-


*11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1- (R)


*12편*

2018/04/22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2

















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3

 

 

 

 

 

(오소마츠 시점)

 

 

 

 

새로운 아침이 또 찾아왔다.

오늘은 토요일로 학교는 쉰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연극부, 토도마츠는 문화제 준비를 도와주겠단 약속 때문에 아침 일찍 학교에 갔다.

쥬시마츠도 원래라면 부활동으로 학교에 가야하지만, 오늘은 쉬게 내버려뒀다. 어젯밤에는 괜찮아 보였는데, 한밤중에 갑자기 부랴부랴 일어나더니만 복도에 성대하게 토를 해버렸다. 정말 못 말린다니까.

본인은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타이밍을 못 맞춘 듯했다.

큰 소란에 처음으로 깬 건 쵸로마츠였다. 상황을 파악한 쵸로마츠는 황급히 모두를 깨웠다. 혼자서 밤중에, 그것도 비몽사몽한 상태로 이 난리를 수습하긴 힘들었던 거겠지.

게다가 이 난리를 쳐댄 장본인은 미안했던지 어린애처럼 엉엉 울면서 미안하단 말을 되풀이했다. 어쩔 수 없이 이 형님께서 잠들 때까지 다독여줬습니다.

고등학생이나 된 녀석이 어린애처럼 울다니 부끄러운 일인 게 당연하겠지만, 순수함과 아이 같은 면이야말로 쥬시마츠의 특징. 그래도 가족들한테만 보이는 모습이니 괜찮을 거라고, 형아는 생각합니다.

가끔 갑자기 들러붙는 것도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지. 9할 정도는, 이 녀석 이래도 괜찮을까, 하고 걱정하지만.

게다가 어제는 긴급사태였기도 하고.

아무리 봐도 목이 졸렸던 흔적을 달고 비틀거리며 돌아온 동생은, 목이 메어 고통스러운 기침을 계속 반복하면서도 계속 웃어보였다. [괜찮아?] 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매번 [괜찮아]였다.

녀석이 무리하고 있다는 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쥬시마츠가 짊어진 모든 것을 받아내주는 것은 우리들에게도 상당히 힘든 일임이 분명했기에, 녀석이 괜찮다고 한다면 당분간은 지켜보자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한밤중의 대소동.

엉엉 우는 동생을 달래며, 나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한탄했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동생을 1층 거실로 데려가, 담요를 덮어주고 아침까지 함께 있었다.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다든가, 무서운 꿈을 꿨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우리들에게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저 계속해서 울뿐이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내리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어쩌면 카라마츠를 밀어붙여 억지로 들었던 게 안 좋은 판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 말해도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더욱 입을 다물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비밀은 비밀로 하기엔 너무 중대한 일이라고, 쥬시마츠. 너한테도, 그걸 듣는 우리들에게도 말이야.

솔직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전혀 몰랐다.

형제들 중에 가장 어리숙한 쥬시마츠가, 자신이 당한 일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 일을 저지른 장본인이 같은 형제 중 한명이라는 것도 머리가 터져버릴 정도로 골칫거리였다.

이치마츠를 세게 한 대 쥐어박고, 도게자시켜서 반성시키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니다.

 

 

 

(어쩌면, 더는 이치마츠와 같이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까지 해버린단 말이지.

아버지의 고향이나, 어머니의 고향 중 어디간에 맡기도록 의논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여섯 쌍둥이. 한명도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형아의 본심이라구. 이치마츠도 좀 이상하긴해도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다. ......아니었을 터다.

그러니까 쥬시마츠도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 만나러 갔던 거다. 원래 이치마츠랑 쥬시마츠는 사이가 좋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곤 생각한다.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했다간 이치마츠 녀석, 쥬시마츠를 죽일지도 모른다.

목의 멍자국도, 마른 기침도 괜찮다. 확실히 말하진 않았지만, 아마 쥬시마츠는 그런 것보다 자신을 죽일 거란 사실이 가장 상처였던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자기보다 하나 위인 형와 화해하고 싶어 갔더니, 살해당할 뻔했으니 당연하다. 애초에 쥬시마츠는 그 전부터 이치마츠와 절교할 정도로 심한 짓을 당했으니까, 녀석이 먼저 화해하러 간다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쥬시마츠겠지.

그리고 이대로 두면 또 쥬시마츠는 이치마츠를 용서해버릴 거다.

형아는 그게 걱정이랍니다.

이치마츠는 그런 쥬시마츠를 알고서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쥬시마츠의 상처나 멍자국은 얼마 안 가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이치마츠의 어두운 마음은 용서하는 것만으로는 낫기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쥬시마츠가 또 부주의하게 이치마츠에게 다다가서, 이치마츠가 쥬시마츠를 상처 입힐까 두렵다. 동생들 중 한명이 가해자고, 한명이 피해자가 되어, 두 사람 다 내 곁에서 사라져 버리다니 견딜 수 없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한명만.

이치마츠만이라도 멀리 떨어뜨려놓는 게 좋지 않을까.

 

내게 몸을 기대고, 눈 주위를 벌겋게 물들인 채 자는 쥬시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 그런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해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고.

 

 

 

 

 

* * *

 

(이치마츠 시점)

 

 

 

 

아침이 밝아오고, 낡은 창고에서 기어나온 나는 밖으로 내놨던 짐들을 다시 안으로 돌려놓고, 담요를 툇마루에 남겨둔 채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이라 상당히 쌀쌀했지만, 감기는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팠다. 특히 카라마츠한테 맞은 뺨이나 머리, 오소마츠형한테 차인 등이 욱신욱신 비명을 질려와, 움직이는 게 고통이었다.

기다리고 있으면 쵸로마츠형이 아침밥을 가지고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냥 포기했다. 어젯밤, 집안이 소란스러웠고, 이 집에 남아있는 게 어쩐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집을 벗어나기 전, 뒤돌아 집을 한 번 쳐다봤다.

쥬시마츠는 어쩌고 있을까.

올려다보는 것만으로 그 모습이 보일 리 없지만.

난방이 빵빵한 방에서, 형들에게 둘러싸여 안심하고 자고 있겠지.

계속 거기에 있으면 돼, 라고 생각했다.

너한테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곳은 그곳이니까.

그리고, 나한테는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게 좋아.

무거운 한숨을 내쉰 나는 내가 있을 곳으로 돌아가려 발걸음을 돌렸다.

 

 

 

 

 

* * *

 

 

 

 

 

일요일에 이른 아침이기도 해서인지, 오랜만에 나는 나 이외에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을 만났다.

평소보다 오는 시간이 빨랐기 때문이겠지.

, 이런. 이라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낡은 창고 옆에, 다운코트를 입은 50대 초반의 여성이 고양이 밥이 든 봉투를 들고 서있었다.

[어머, 오랜만이네]

그 사람은 나를 발견하곤 사람 좋은 미소를 띠었다.

[.....오랜만이에요]

어쩔 수 없이 나도 억지웃음을 지었다. 서로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른다. 이곳의 고양이를 귀여워한다는 것만이 유일한 공통점이다.

[고양이 밥 좀 줘도 될까? 좀처럼 만날 수가 없으니 평소에는 멋대로 두고 갔지만]

[......죄송합니다]

창고 안에 이 사람이 두고 간 먹이 봉투가, 이제는 녀석들의 주식이 되었다. 내 용돈만으로 녀석들의 식비를 충당하는 건 무리였다.

[아니야, 나야말로. 매번 뒤처리해주는 건 그쪽이니까. 정말 감사하고 있어]

[그것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고....]

작게 중얼거리자, 그녀는 [고마워]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답해야할지 몰라,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고양이들은 다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특별히 이상한 일은 없었지?]

[? , 네 평범하다고 생각해요]

이상한 일이라면, 미미가 새끼 고양이들과 사라졌다는 거다. 하지만 길고양이가 거처를 바꾸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니, 그렇게 큰일은 아니다.

[그래. 강 건너는 지금 난리도 아니야]

그녀는 반대쪽 하천 부지를 보며 말했다.

[.....무슨 일 있나요?]

[고양이 몇 마리가 살해당했대. 아무래도 애들이 그런 것 같다는데 경찰들이 조사한다는 모양이야]

[........그런]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하는 게 좋을지도]

[알겠습니다]

충격을 받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고양이들도 표적이 되면 어쩌지. 불안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녀의 얘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게다가 여기를 개수한다는 얘기도 떠도는 모양이야]

[개수, ?]

[그래. 이 주변의 공터를 공원으로 만들자는 계획이라나봐. 그렇게 되면 이곳의 고양이들이 없어져버릴 텐데 말이야......저쪽에서 있었던 일도 아마 이것 때문 아닐까]

[하아...]

우리들의 얘기를 알아들은 듯, 수풀 속에서 고양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사료들을 바닥에 널리 신문 위에 뿌렸다.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들이 일제히 뛰쳐나왔다.

[저쪽도 공사하나요?]

[아마 저쪽이 더 빠르지 않을까. 그런 일도 있었고]

[...그렇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하기엔 여간 찝찝한 일이 아니다.

건너편의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사람의 아픔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건 머지않은 미래에 내게 일어날 일이었다.

[건너편의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은 몇 명 정도인가요?]

[내가 아는 건 3명정도려나. 건너편은 고양이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 오히려 이쪽이 큰일이지]

[녀석들을 전부 데려가는 건 힘든데...]

[이제 와서 입양처를 찾아볼 수도 없고 말이지...]

[그러게요...]

어쩌면 좋지.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나를 격려하듯,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그렇게 우울해하지 마렴] 이라고 말하곤 웃으며 돌아갔다.

시간이 있다 한들, 그것이 몇 년일지, 며칠일지는 아직 모른다.

멍하니 서있는 내 발아래, 아무런 생각도 없이 평화로운 고양이들이 그릉그릉 소리를 울리며 모여들었다.

이 공터의 고양이는 20마리가 넘어가기에, 공사가 시작되면 이곳에서 계속 있을 수 없을 거다. 그렇다고 이 많은 고양이들을 살만한 곳이라곤 이 근방에는 없을 거다.

내 안식처인 이 낡은 창고도 없어질지도 모른다.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며 위안을 할 수밖에 없었다.

[냐앙-]

낯익은 울음소리가 발아래에서 울렸다.

내려다보자, 그 고양이가 있었다.

[미미]

사료를 먹고 있는 고양이를 나는 무심코 안아들었다.

[-]

미미가 울었다. 다녀왔어, 라고 말하는 듯.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어. 새끼들은?]

[냐아-]

미미가 발아래를 본다. 그곳에는 낯익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부스스한 흑빛의 긴 털을 가진 새끼 고양이. 여섯 마리 고양이들 중 한 마리라는 걸 깨달았다.

[이 아이뿐이야?]

말을 걸었지만, 미미는 사료가 먹고 싶었는지 발아래를 바라보며 버둥거릴 뿐 답은 없었다. 내려주자, 새끼와 함께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다른 새끼 고양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5마리는 죽은 거겠지. 나는 두 마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죽인 건 누구지. 발정기의 수컷 고양이한테 습격이라도 당한걸까.

미미는 남은 새끼 고양이를 지키며,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숨겨왔을 거다. 그리고 드디어 안전하다고 판단을 내려 나온 거겠지.

어쩌면 전부 지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몇 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을 먹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길고양이의 세계는 잔혹하니, 그런 일도 있겠지.

[다행이다, 한 마리만이라도 살아남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중얼거렸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안심이 됐다.

이곳에서 미미만이 특별, 한 건 아니지만 계속 신경 쓰였으니까.

그보다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 중 가장 귀엽지 않은 녀석이 성장하다니.

검고 털도 부스스하고, 눈초리도 사납다. 좀 더 크면 조금은 귀여워지지 않을까. 아니, 아마 녀석의 일생에서 지금이 가장 귀여운 시기일 거다. 장래가 걱정된다.

[.......미야옹]

새끼 고양이의 등을 어루만져주자, 부스스한 털의 녀석이 이쪽을 올려다본다.

아아, 정말 귀엽지 않다.

여섯 마리들 중 가장 못난 녀석임에 틀림없다. ........나 같다.

[네 이름, 뭐로 할까]

쥬시마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여섯 쌍둥이 중 한명이니까 몰래 형제들의 이름을 붙여도 괜찮겠다.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건 역시 각하다.

하지만 조금은 자신의 이름과 연관이 있었으면 했다.

[그럼, 쥬시에 이치를 붙여서, 쥬고마츠]

그렇게 중얼거리다, 역시 마츠는 그만두자 싶었다.

[쥬고네코?]

아니, 어감이 별로다.

[으음-, 쥬고?]

부르기 히믈다. 그렇다면.

[이치고, 이건 어때?]

미야옹. 새끼 고양이가 울었다. 괜찮을지도, 이치고. 부르기도 쉽고, 나만의 암호 같아서.

쥬시마츠한테 내가 보여주고 싶은 고양이니까, 이치고.

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유. 그걸로 충분하다.

[그럼, 오늘부터 너는 이치고야]

이 공터의 24번째 신입. ..........., 하지만 최근 고양이 수를 제대로 세어본 적이 없다.

머지않아 고양이 수가 줄어들지 모르니, 지금 확인해두자.

가장 먼저 사료를 먹었던 고양이들이 배가 불러 떠나면, 옆에서 상황을 살피며 서성이던 고양이들이 끼어들어 헷갈리기 때문이다. 나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전부 떠올리며 고양이들의 수를 세는 것에 집중했다.

 

 

 

 

 

* * *

 

 

 

 

고양이들을 관찰한 지 30, 오늘 아침에 모인 고양이의 수는 19마리로 결론짓고, 나는 관찰노트에 기록하기 위해 창고로 들어갔다. 매일 쓰는 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쓰는 거지만, 이게 꽤 도움이 된다.

오늘 날짜, 미미가 돌아온 일, 새끼 고양이에게 이치고라는 이름을 붙인 일, 그리고 고양이들의 수와 이름을 적었다.

그것만 간략하게 적고, 지친 나는 창고 안에 벌렁 나자빠졌다.

어째서 고양이만 관련되면 이렇게 열심인 걸까.

장래에 이런 걸로 먹고 살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은 대하기 거북하고, 공부도 싫다. 분명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있을 리 없다.

오히려, 그냥 빨리 죽었으면 싶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으면, 일하거나 제대로 된 인생을 살 필요도 없잖아.

천장을 바라보니 붉은색 끈과 목걸이가 흔들리고 있다.

어젯밤 쥬시마츠를 매달았던 녀석이다. 여러 가지로 잘 되진 않았지만, 그때의 쥬시마츠 표정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그대로 밤새도록 여기에 매달아두는 거였는데.

(.........., 그것도 좋은 걸)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옆에서 쥬시마츠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알몸인 채 서있는 거지.

(-, 이제 이거 풀어줘 나 추워)

라고 울먹이며 말이지.

그리고 나는 잠자코 아침부터 쥬시마츠를 뒤에서 쳐박아 울린 후, 키스를 잔뜩 하는 거야. 목걸이 정도는 풀어도 좋겠지.

알몸으로 서로를 껴안고, 바닥에 눕혀 또 잔뜩 범한 뒤, [이제 안 춥지?] 라고 묻는다. 그러면 쥬시마츠는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할까. 돌려보내지 않을 거지만.

[...........좋은데]

온몸이 오싹오싹 소름이 돋는다.

이 창고도 얼마 안 가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얼마전 용돈으로 박스 채로 산 콘돔을 전부 써버릴 정도로 쥬시마츠를 범하고 싶어졌다.

그치만, 그거 끼우는 게 귀찮단 말이지.

한번 안에 싸버리면 그 뒤로는 콘돔을 쓸 수 없고. 나중에 뒤처리할 때 다 쓴 콘돔들을 보면 어ᄍᅠᆫ지 기분이 나쁘다.

[......아아, 뭔가 귀찮네]

나는 바닥에 늘어졌다.

친동생을, 그것도 같은 얼굴을 한 동생한테 이런 마음을 갖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역겹다.

인간 세상에서 살기에, 나는 아무래도 안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라도 되지 못하고, 사람도 되지 못한다.

엄마가 여섯명이나 한번에 낳았으니, 그중에 한두명이 잘못된다고 한들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전원이 다 제대로 성장할 필요는 없잖아. 남은 녀석들이 제 나름대로 정신을 차려, 엄마나 아빠를 위해 열심히 살면 된다.

적어도 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고 싶다.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

 

 

 

 

* * *

 

 

 

 

천장에 매달린 목걸이의 위치가 너무 낮다고 생각해 차라리 높게 묶어버리기로 했다.

대들보에 휘감겨 매달린 끈의 끝부분을 창고 입구의 기둥에 묶어 높이를 조절했다. 발돋움을 하지 않으면 목이 죄일 정도의 위치까지 끌어당겼다.

자신의 목에 목걸이를 채우고 살짝 체중을 실어 몸을 굽혔다.

바로 괴로움이 밀려왔다. 끈이 끊어지는지 확인하며 몇 번인가 반복했다. 발돋움을 한 채로 자위라도 해볼까 했지만, 그게 또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질식하기 직전이라 머리에 피가 쏠려, 거기를 만지는 손가락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아 기분 좋음과 괴로움 사이에 걸려 좀처럼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위치로 되돌릴까, 이대로 둘까, 꽤 신중하게 고민하다 결국 이대로 두기로 했다.

여차하면 여기에 매달리는 건 내가 될 테니까.

공사가 시작되면 이 창고는 없어지겠지. 그 전에 여기에서 죽자. 그러자.

그런 감미로운 상상을 했다.

쥬시마츠를 없는 망상을 한 건 꽤 오랜만이었다.

혼자 외로이 끈에 매달려 흔들리는 나. 그걸 올려다보는 고양이들이 발아래서 밥을 달라며 앵앵거린다.

상당히 슈르한 장면에 웃음이 비져나온다.

한층 더 높아진 위치에서 흔들리는 목걸이와 붉은 끈을 바라보며 나는 어두운 창고안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저번에 여체화 업로드한다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카라 여체화 다음편이 아직 안 나왔더라구요 'ㅂ')a


왜 아직 남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이걸로 대체했습니당ㅎㅎ




다음 업로드는 마츠노가 육형제...로 생각중인데

페이지가 꽤 많아서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가능하면 이걸로 가져올게요! :D

그럼 또 다음주에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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