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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편*
2016/11/27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카라른]카라마츠신데렐라①
*2편*
2016/11/28 - [번역/마츠소설] - [오소마츠상][카라른]카라마츠신데렐라②
카라마츠신데렐라와 무도회 (후편)
지금은 꽃미남이 된 본디 쥐였던 마부가 마차 안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말을 건다.
[자아, 카라마츠신데렐라 님, 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쮸!]
[와아…!]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마차에서 얼굴을 내밀어 뺨을 발그레 물들이고 탄성을 질렀다.
그가 탄 본디 호박이었던 마차 앞쪽으로, 아름답게 조명을 켠 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불꽃놀이가 한창이었다.
[오늘 하루종일 줄 서야하는 거 아닐까...]
라고, 무심결에 그는 중얼거린다.
[그런… 21세기의 일본이 아니니까,쮸! 거기다 당신은 오늘 초대된 거라구요,쮸!]
[그랬었지, 참…]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자신의 아름다운 하늘색 드레스의 주머니에서 초대장을 꺼냈다.
마차가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자, 마부가 마차의 문을 열었다.
[자아, 이쪽으로.]
라며 마차에서 내린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훌륭한 의상의 미남이 인사하며 맞아 주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발그레 볼을 붉히며,
[아, 안녕하세요, 왕자님]
당황해선 인사했다.
그러자 남성은 살짝 웃은 뒤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시종입니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부끄러워져 더욱 빨갛게 물들었다.
『와― 역시 성의 시종은, 그 의상도 훌륭하구나…!』
시종은 부드럽고 정중하게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손을 잡고 무도회가 열리는 곳으로 이끌었다.
불안한 듯이 마부를 돌아보는 카라마츠신데렐라.
마부는 싱긋 웃으며 허리를 숙였다.
[약속은 꼭 지켜주시길 바랍니다,쮸!]
고개를 끄덕이는 카라마츠신데렐라.
『12시까지는 돌아오지 않으면… 랄까, 아직 3시간이나 남았잖아!?』
그는 시종에게 안내되며, 이번 자신의 목적을 다시금 확인했다.
『왕지님을 뵙고, 그 최첨단 Men’s fashion을 체크하는 데에 충분하고도 남을 시간이 있구나…』
할 수 있다면 왕자님과 춤도 춰보고 싶지만 그건 아마 무리겠지, 라고 그는 생각했다.
늦게 온 만큼 입장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대기자가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쪽입니다]
하인이 손을 뗐다.
[그럼, 부디 느긋하게 즐겨주십시오]
카라마츠신데렐라의 눈앞에 아름다운 장식의 거대한 문이 열린다.
그리고, 화려한 무도회장이 나타났다.
형형색색의 의상으로 몸을 치장한, 고운 꽃 같은 레이디들.
그녀들에게 춤을 신청하는, 귀족인 꽃미남 후계자들.
왕립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고, 그에 맞춰 우아하게 춤을 추는 사람들.
수많은 하인들이 음료수 잔을 트레이에 얹고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벽 쪽의 테이블에는 다양한 음식들도 그 냄새와 색을 뽐내고 있었다.
기가 죽어 쭈뼛쭈뼛 무도회장으로 들어가, 벽에 기대어 견학을 하고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어느 귀족의 꽃미남 후계자가 재빨리 발견했다.
[이런이런, 가련한 꽃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군]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카라마츠신테렐라 앞에 불쑥 나타났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꽃미남 후계자 또한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발견해 그에게 댄스신청을 하려고 다가가고 있었다.
겹쳐버린 두 미남.
우선 꽃미남 후계자A가 멍하니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름다운 아가씨, 나와 함께 춤추지 않으시겠습니까...]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뺨을 물들이고, 황급히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저, 저는, 남자입니다. 여장남자입니다....]
이번 무도회에 초대된 것은 나라 안의 젊은 여성과 나라 안의 젊은 여장 남자였다. 이 나라에서는 귀족 중 일부의 기호로서 남자도 여장을 하는 습관이 남아있었다. 이제 와서 말하기 너무 늦은 설정이지만.
꽃미남 후계자A는 약간 놀란 표정이었다.
꽃미남 후계자B는 이겼다는 듯이 기세등등한 얼굴을 했다.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남자라는 것을....]
그리고 후계자B는 미소를 짓고,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손을 내민다.
[부디, 저와 춤을....아름다운 분이여...]
후계자A는 화가났다.
[비록 남자라고 해도 내가 첫눈에 반한 가련한 꽃이란 건 변하지 않는다!]
라며 그는 후계자B에게 대들었다.
[내가 먼저 이 사람을 찾았다! 그러니 포기해라!]
[하하...선택하는 건, 이 분의 몫입니다]
여유로운 미소를 띠는 후계자B.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어째서 갑자기 낯선 남자 두 사람이 내 눈앞에서 험악한 분위기를 뿜어대는지 몰라 굵은 눈썹을 낮추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좀 더 무도회는 즐거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실태는 왕자님의 짝을 찾는 것이 목적인, 사실은 거대한 왕가 주최의 미팅이었다.
[저기, 춤은.....차례대로, 출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카라마츠신데렐라에 다른 꽃미남 후계자C가 손을 내민다.
[너희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곤란하게 만들다니, 귀족이라는 이름이 아깝군!]
약간 째진 눈의 후계자 C에, 성실해 보이는 A와 어른스러운 B는,
[뭡니까, 당신은 갑자기 끼어들어서!]
[지금 제가 이 분과 얘기하고 있었다구요!!]
라며 정색해,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졌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완전히 울상으로 파래져서, 그들에 둘러싸여 벽에 몰아붙여졌다.
『무서워.....살려줘, 오소마츠.......!!』
세상에서 유일한 형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애타게 불렀다.
한편 그 무렵 오소마츠는, 새빨간 정열적인 드레스로 몸을 감싸고 무도회장의 다른 곳에서,
[너 귀엽네~ 이번에 나랑 같이 경마 안 갈래?]
라며, *모츠니코미를 먹으면서 모브 여자들을 헌팅했다.
(*모츠니코미 – 곱창을 삶은 요리)
또한 쵸로마츠는 귀족의 자제들에게 헌팅을 받았지만, 전부 이리저리 피하고 있었다.
토도마츠는 꽃이 만개한 화려한 분홍 드레스를 입고, 후계자들을 적당히 상대하면서 오로지 여자들에게만 말을 걸어 번호를 따고 있었다.
쥬시마츠는 후계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후계자들을 피해 성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펫들 둘러싸여서, 귀족 고양이들에 뺨을 붉히며 행복에 빠져 있었다.
[저와 춤을 추시지 않겠습니까?]
[됐어요, 그보다 저와 *초끈이론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지 않겠어요?]
(*초끈이론 –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연속해서 진동하는 끈으로 보고 우주와 자연의 원리를 밝히려는 이론)
황급히 달아나는 후계자를, [흥,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할 수 있게 되면 오라고-] 라며 안경을 슬쩍 추켜올리는 녹색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 뷰티 지니어스, 쵸로마츠.
[카라마츠 신데렐라라면 내 이론을 열심히 들어주는데]
그렇게 말하며 그는 집을 지키게 뒀던 불쌍한 차남에게 동정을 보냈다.
[어이, 네놈들, 적당히 하라고! 그 녀석 완전히 겁먹었잖냐!!]
갑자기 우렁찬 사투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는 미남 후계자들.
[뭐야 네 녀석은....]
하고 대드는 후계자C를, 후계자A와 B가 황급히 막아선다.
[어, 어이....!]
그리고 후계자A와 B는 머리를 숙이고 뒤로 물러나 길을 열었다.
멍하니 있던 후계자C는 [서, 설마......]라고 중얼거리고는 정신을 차린 듯 새파랗게 질린다. C마저 황급히 뒤로 물러나자, 키가 작고 약해보이는 젊은이는 카라마츠신데렐라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섰다.
그는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동양풍의 앞치마른 두른, 뭔가 장인의 느낌이 풍기는 이곳과는 전혀 연이 없어보이는 복장이었다.
[너, 배 안 고프냐?]
대답하기도 전에 카라마츠신데렐라의 배가 울렸다.
사실 오늘은 아침부터, 손수 만든 드레스가 찢어져있거나, 오랜만에 좋아하는 마법사 아저씨와 재회하는 등 파란만장한 하루였기에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새빨개졌다.
머리를 조아린 상태에서, 『귀, 귀여워.......』라고 생각하는 후계자A, 후계자B, 후계자C.
작은 사내는 보기 좋게 웃으며,
[이거이거, 마음에 드는구만! 나, 내숭 없는 녀석이 좋거든!]
라고 말하고는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손을 잡았다.
[이리와! 맛있는 거 줄테니까!]
[.........에?]
어리둥절하고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작은 사내는 끌고갔다.
매우 아쉽다는 듯한 표정을 하는 후계자A,B,C.
[상대가 차밍 전하라니.....]
라고 후계자A가 중얼거리자, 후계자C와B가 [여, 역시!?] 라며 놀란다.
후계자B 역시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
[둘째 왕자라면 그렇다쳐도, 저 연애에 흥미라곤 조금도 없던 첫째 왕자인 차밍 전하께서 첫눈에 반할 줄이야...........]
❧
두 사람은 성의 정원으로 나갔다.
그곳은 무도회장과는 달리 조용했고, 분수대의 물소리만이 울렸다. 그곳에는 이미 커플을 이룬 남녀가 여기저기서 둘만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조금 달콤한 분위기에 뺨을 붉히며 카라마츠 신데렐라와, 그 분위기에 신경쓰지 않고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손을 끌고 가는 작은 청년.
[너, 이름이 뭐냐?]
[아, 네, 그, 카라마츠신데렐라.....입니다]
작은 청년은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고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기네-.......카라마츠, 라고 불러도 될까?]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한테는 말 편하게 하라고, 짜샤-]
청년은 그렇게 말하며 히죽 웃었다.
어딘가 오소마츠를 떠올리게 하는 소탈한 웃음에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친근함을 느꼈다.
[너는, 이름이 뭔가.....?]
[나.....? 나는..........차......치비타!]
치비타는 카라마츠의 손을 잡지 않은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수줍게 답했다.
[치비타....잘 부탁해, 치비타...]
카라마츠신데렐라가 싱긋 웃었다.
치비타는 돌연, 자신이 그의 손을 계속 붙잡고 있었음을 깨닫고 황급히 말했다.
[미, 미안!]
카라마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곤란했는데 데리고 나와줘서 고마워]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조금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수줍은 듯이 눈썹을 낮추고 웃었다.
한순간 넋을 잃고 있다가 정신을 차린 치비타의 얼굴을 붉어져있었다.
『뭐, 뭐지 이 감정은....』
그는 황급히, [그, 그래 너, 배, 고프다고 했었지....]라며 자리를 옮겼다.
따라간 그곳은 정원 구석에 있던 음료수나 가벼운 *오르되브르 등이 놓인 곳이었다.
(*술 안주로 나오는 가벼운 요리)
그리고 그 구석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포장마차가 놓여있었다.
[와아, 축제 같아!]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서민적인 포장마차를 보고 눈을 빛냈다.
[내 가게라고!]
치비타가 자기 가슴을 치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세계 제일의 하이브리드 오뎅가게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까불거리며 치비타의 포장마차에 있는 작은 의자에 드레스 자락을 들고 앉았다.
[어서오십쇼-! 무엇을 드릴까요!]
치비타가 힘차게 말하며 소매를 걷어올렸다.
[으음, 그럼, 무와 계란과 치쿠와부, 유부주머니!]
뺨을 빨갛에 붉히며 눈을 빛내는 카라마츠신데랄라가 그렇게 주문했다.
[예이! 알겠습니다-]
치비타의 포장마차는 마치 주변과 동떨어진 듯, 두 사람의 웃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실제로 그들은 다른 이들과 격리되어 있었다.
치비타, 즉 첫째 왕자인 차밍 전하가 마음에 드는 상대를 발견해, 그가 취미(본인은 진심)로 하고 있는 오뎅집에 그 상대를 들인 순간, 주변의 커플들과 하인들은 그 장소에 출입이 금지되었고, 두 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성의 위병들이 둘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것은 차밍 전하의 어머니인, 토토코 왕비의 명령에 의한 일이었다.
연애라곤 조금도 흥미가 없던 첫째 왕자가 겨우 흥미를 가진 사람이다. 여장남자라도 좋으니 혼사가 성립되길 바랐다. 후사는 인근 왕국에서 양자를 얻으면 되는 일이다. 영리한 왕비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멋쟁이 차밍 왕자에게 마음에 드는 상대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부채로 가리고 있던 입가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폐하, 이걸로 우리 왕국도 평안하겠네요]
[호에호에호에~]
왕좌에서 커다란 배를 거들먹거리며 훌륭한 왕관을 쓴 데카판 왕은 만족스럽게 왕비를 바라보았다.
그는 큰 팬티만을 애용하는 알몸의 왕이었으나, 국토에 석유의 유전을 갖고 있고, 왕비의 생선 냄새를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맛있는 냄새라고 치켜세워준 이 왕을 왕비는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왕비는 선진적인 사고 방식의 소유자였다.
『사랑이 있다면 성별 등은 관계없습니다. 정말 잘했어요, 차밍....너는 하면 잘하는 아이였군요』
그 소식을 부모님께 전해 듣고 놀라는 둘째 왕자, 아츠시 전하.
[그 고지식한 형님이.....말이지]
그렇게 말한 그는 얼굴을 느슨하게 풀고는,
[어떤 아이일까.....형님의 마음을 뺏은 게....]
라며 흥미롭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츠시 전하]
라며 엄한 소리의 토토코 왕비에, 아츠시는 사람 좋은 미소로 화답했다.
[알고있습니다, 어머니. 형님이 반려를 찾은 건 제게도 기쁜 일이죠. 어쨌든 제 미래의 형수님이니까요. 아니, 매형, 인가?]
그리고 그는 부모에게 공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이걸로 저도 무도회장에 가도 되죠?]
토토코 왕비는 곤란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부채를 들이밀었다.
[좋아, 좋을대로 하렴. 다만 사고는 치지 않도록]
[알고있다구요]
첫째 왕자와 달리 둘째 왕자는 몰래 서민의 미팅에도 참여했던 적이 있는, 여자 문제가 많은 왕자였다.
그러나 그는 마음 어딘가에서 운명의 상대를, 이 무도회에서 만나는 게 아닐까 하는 낭만적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고지식한 형님도 만났으니.....부탁한다고, 미팅의 신...』
무도회장에 한 걸음 발을 딛은 아츠시 왕자는 곧 낙담했다.
그의 나라에서 온 젊은 여자들이 그에게 계속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규모는 크지만 평소의 미팅과 다름 없는 풍경.
몇 명의 여자들과 춤을 추다 곧 싫증이 나서 그는 연회장을 떠나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러자, 저 너머로 오뎅 꼬치를 들고 곤약을 우물우물 먹으며 두리번거리는, 매우 아름다운 하늘색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아니, 여장 남자가 길을 잃고 돌아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외관과 오뎅 꼬치의 갭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는 아츠시 왕자.
『잠깐, 오뎅......?』
순간 그는 그 여장남자가 형님의 상대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바로 부인했다.
『두 사람은 지금쯤 포장마차에서 달콤한 분위기 속에서 국물의 달콤함을 맛보고 있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틀림없이 저 여장남자는 별개의 오르되브르에 있던 오뎅을 가져온 것일 거다.
그보다, 정말이지 아름답고 청초하고 가련하다.
둘째 왕자는 그 긴 다리를 움직였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치비타의 오뎅가게에서 쩝쩝거리며 오뎅을 먹다가 갑자기,
[앗!!] 라고 외쳤다.
[왕자님의 남자다운 패션을 봐야해!!]
[왜 그런 것에 관심을 갖는 거야, 카라마츠~?]
치비타는 어묵 꼬치를 뒤집으며 조금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치만 치비타, 좀처럼 없는 기회라고! 오랜 꿈이었다! 왕자님의 최신 패션을 체크하는 것!]
[사람은 겉이 다가 아니라고, 임마-. 네놈도 그런 드레스를 입지 않아도 충분히 예쁘잖냐. 나, 좋아한다고......]
그렇게 말하며 민망한 듯 고개를 돌렸다. 살짝 뺨이 붉어진 듯하다.
카라마츠신데렐라도 마찬가지로, 갑작스런 칭찬과 고백에 얼굴이 살ᄍᆞᆨ 붉어졌다.
[저기...치비타...]
그는 주저하는 듯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좋아, 갔다와!]
치비타는 돌아서서 윙크했다.
[왕자의 패션, 제대로 그 눈으로 보고 오라고!]
[...응! 보면 바로 돌아올게, 치비타!]
그렇게 말하고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꼬챙이를 든 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치비타는 팔짱을 끼고, 쓸쓸한 표정으로 배웅했다.
[....나보다 역시 그녀석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구만....]
그렇게 말한 그는 의자 위에 선글라스가 놓여진 것을 발견했다.
[이거....카라마츠 건가...?]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그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무릎 위에 깔고 있었다. 그때 주머니에서 흘린 어릴 적 천국으로 떠나버린 어머니, 카라코의 유품인 이것은. 항상 몸에서 떼지 않고 가지고 다녔는데, 그는 이 선글라스를 잃어버린 것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도회장으로 돌아간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길을 잃어버렸다.
길고 넓은, 대리석 기둥으로 가득한 복도를 오뎅 꼬치를 든 채로 그는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그 쪽의 아름다우신 분....]
갑자기 말을 걸어와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움찔하고 놀라며 뒤를 돌았다.
[에......?]
거기에는 상냥한 청년이 서있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가 겁을 먹지 않도록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
처음 무례한 귀족 자제들에게 둘러싸였을 때에는 공포감을 느꼈던 카라마츠신데렐라도, 그 청년에게만큼은 어딘가 안심감을 느꼈다.
[저기....길을 잃어버려서 그러는데, 무도회장은 어딘가요..?]
그는 그 청년에게 우물쭈물 물었다.
아츠시 왕자는 카라마츠신데렐라의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가 감도는, 그러나 청초하고 가련한 그 모순된 모습에 한 순간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러고 보니, 조금 전에 귀족들 사이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
[무도회에서 왕자와 춤을 추려는 건가요...?]
그는 살짝 그렇게 물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고개를 저으며,
[그저 모습을 한번 보고 싶은 것뿐입니다..]
라며 수줍게 답했다.
그의 말은 복장에 대한 관심일 뿐인데, 아츠시 왕자는 그 말을 멋대로 단정하고 그의 겸손함에 감동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드문 겸손이라고 생각했다.
아츠시 왕자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왔다, 운명의 상대가...!』
[...왕자님, 은 아니라서 죄송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분을 속였다. 그는 왕자의 신분을 사용하지 않고 눈앞의 운명의 상대의 마음을 손에 넣고 싶었다.
[괜찮으시다면 한곡 추시겠습니까?]
아츠시는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불쑥 튀어나온 하인(당연히 그는 왕자의 신분을 알고 있다)이, 카라마츠신데렐라에게서 오뎅 꼬치를 받아들었다.
[아...저기...]
카라마츠 신데렐라는 얼굴을 붉혔지만, 특별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기꺼이...]
그렇게 말하며 내밀어진 손을 잡았다.
멀리서 무도회장 음악이 들렸다.
두 사람은 그것에 맞추어 천천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춤이라니, 오랜만이군...』
틀리지 않도록 잔뜩 긴장한 카라마츠신데렐라.
『이럴 줄 알았으면, 이야미 아저씨와 연습했으면 좋았을텐데...』
이야미 아저씨.....카라마츠는 핫, 하고 뭔가를 떠올렸다.
[지, 지금 몇시!?]
그는 눈앞의 청년에게 돌연 시간을 물었다.
청년은 놀라며, 아쉬운 듯이 움직임을 멈춘다.
그러고는 금색의 회중시계를 꺼냈다.
[지금은 12시....5분 전인....]
[크, 큰일이야! 나, 돌아가지 않으면..!]
카라마츠신데렐라는 10센치 정도 튀어오르며 드레스 자락을 잡고 자리에서 달아났다.
울상이 된 마음속으로 치비타에게 연신 사과를 하며,
『미안 치비타....포장마차로 돌아갈 수 없어...!』
[아, 저기, 잠깐...!!]
어째선지 뒤에서 청년이 쫓아온다.
그에게 마법이 풀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고등학교 때 육상부에 스카우트 될 정도의(그러나 그는 연극부를 택했다) 50미터 6초대의 날쎈 다리에 힘을 주고, 전력으로 성에서 뛰쳐나갔다.
긴 돌계단을 굉장한 속도로 내지르는 카라마츠신데렐라에, 아츠시 왕자도 필사적으로 그를 쫓았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다.
[빠, 빨라...!!]
숨을 헐떡이며 돌계단을 내려온 아츠시 왕자.
그곳에는 달밤을 받아 곱게 빛나는 유리 구두가 한쪽만 남아있었다.
구두를 든 아츠시 왕자는 그가 달아난 곳을 멍하니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반드시, 찾아낼 거야....운명의 사람...!]
❧
[다녀왔습니다~]
오소마츠,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그리고 토도마츠가 우르르 성의 무도회에서 돌아왔다.
그런 형제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카라마츠신데렐라.
[카라마츠신데렐라~~, 착하게 있었어?]
라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자, 카라마츠신데렐라는 기쁜 듯 뺨을 물들이며 슬쩍 오소마츠에게 기댔다.
『에!?』
놀라는 형제들과 빨개지는 오소마츠.
[...왜 그래? 외로웠어?]
그렇게 말하며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꽉 껴안았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불안했다. 성의 무도회에서 무섭고, 초조하고, 때로는 맛있고, 아름다운, 많은 경험을 했다. 게다가 그가 목숨처럼 아끼던 어머니의 유품을 성 안의 어딘가에서 잃어버린 것을 카라마츠신데렐라는 저택에 돌아가서 눈치채는 바람에 그는 아까까지 다락방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래서 당장이라도 오소마츠를 보고 싶었다. 그의 세계에서 유일한 형인, 믿음직한 오소마츠.
『자...잠깐...위험하다고 형아, 이성이 버티질 못해....』
오소마츠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계속 카라마츠신데렐라를 껴안고 있었다.
[카라마츠신데렐라, 나도-!!]
라고 쥬시마츠가 뺨을 물들이고 있는 카라마츠신데렐라를 뒤에서 껴안았다.
그에 후훗 하고 웃는 카라마츠신데렐라.
멍한 표정으로 새빨갛게 익어있는 형제들은, 나도, 나도-!, 나도.., 라며 카라마츠신데렐라를 껴안았다.
카라마츠신데렐라는 행복했다.
그 시각 성에서는, 두 왕자가 각자의 방 창문에서 한숨을 내쉬며 별빛을 바라보고 있었다.
첫째 왕자, 차밍 전하(통칭 치미타)는 그 손에 선글라스를 들고서.
둘째 왕자, 아츠시 전하는 그 손에 유리구두를 들고서.
그들은 결심했다.
[[좋아, 내일 어머님께 부탁해서 주인을 찾자....!!]]
역자 : 플루아 / Sady
이거 꽤 전에 받았는데
이제 번역 마무리해서 올리네여ㅠ
랄까 치비타 차밍 왕자냐고......
뭔가 다른 의미가 있는 건가 해서 찾았는데
진짜 차밍이여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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