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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차남이 하이스펙이라면


차남의 숨겨진 능력이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1

 

 

 

 

 

11월 마지막주 토요일 아침 8.

우리 여섯 쌍둥이는 모두 거실에 모여 아침을 먹고 있었다.

평소 있을 수 없는 광경. 이런 광경을 만든 건 마츠노가의 절대 권력자, 마츠노 마츠조.

아무리 난동(暖冬, 평년보다 따뜻한 겨울)이라고 해도, 11월 하순이 되면 아침 기온이 떨어진다. 게다가 우리 집의 벽과 창문은 바람을 막을 수 없게 된지도 오래다.

체온으로 따스한 이불 속에서 게으른 잠을 취하고 있으면, 갑자기 이불이 훽 제껴지며 커튼과 창문이 열린다.

X 추워, 어느 미친마츠야, 이 자식. 하고 불평을 토로하면, 어머니가 인왕(仁王, 불전의 문 또는 불상을 지키는 불교의 수호신)처럼 우뚝 서서 왈.

 

[니트들아, 중요한 얘기가 있으니 당장 일어나렴]

 

그에 따른 답은, “또는 예스, 엄마의 목소리에는 그 정도의 위압감이 있어, 그 오소마츠형도 군소리 없이 벌떡 일어났기에 우리도 조용히 옷을 갈아입고 밑으로 내려갔다.

씻고 거실로 가면 먼저 일어나 있던 카라마츠와 쥬시마츠가 밥을 준비한 채, 나란히 고개를 들었다.

니트인 주제에 아침이 빠르다. 이 근육 형제는.

 

[좋은 아침, 쵸로마츠]

[쵸로마츠형, 하이~]

[, 좋은 아침. 카라마츠, 쥬시마츠]

 

준비를 도와서 밥을 퍼담기 시작하면, 기척도 없이 이치마츠가 들어오고, 내 다음으로 씻으러 들어갔던 토도마츠, 마지막으로 파카에 손을 닦으며 오소마츠형이 각자 거실로 들어선다.

잘 먹겠습니다, 하고 일제히 외치고 젓가락을 들었지만 다들 아무런 말이 없다.

밤샘 후의 식사 같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와 카라마츠가 식기를 치운 후 엄마의 독촉에 거실로 돌아간다.

 

[저기, 엄마, 중요한 얘기란 게 뭐야?]

 

긴장감에 결국 참다 못한 토도마츠가 불안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얼마전에, 직장 동료들과 자식들에게 용돈 주는 것에 관한 얘기를 나눴는데, 모두의 얘기를 들어보면 역시 성인인 아들들에게 용돈을 주는 건 이상한 것 같아서 말야]

[아니아니, 이상하지 않다구! 남은 남, 우리는 우리!!]

 

이 쓰레기 장남!! 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나도 용돈 받고 있고, 아직까진 자립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렇다구, 엄마! 오소마츠형 말이 맞아!]

 

토도마츠가 전력으로 오소마츠형을 옹호하고, 이치마츠도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나는 잠자코 있었다. 이건 이미 정해진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우리는 우리야. 여태 그래왔고. 하지만 말이야, 용돈을 20살이 넘어서도 받는 건 좀 아니잖니. 연금도 내지 않으면 안 되고]

 

반박할 수가 없게 된 우리들에게 엄마는 어려서부터 쭉 보아왔던, 타이를 때의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그러니까, 일단은 절반으로 줄입니다. 다음달부터 부족할 때에는 스스로 뭔가 하렴]

 

강력한 한방을 날린 엄마는 안방으로 쏙 들어가버리고, 조용해진 거실에 누군가의 무거운 한숨이 울렸다.

 

[, 다음달 약속 잔뜩 있는데! 믿을 수 없어!! 왜 하필 이 타이밍이야? 12월은 지출이 많은 게 당연하잖아, 행사도 많고 겨울 세일도 있고, 아 코트도 구두고 사고 싶었는데에...!!]

 

먼저 침묵을 깬 것은 토도마츠, 정돈한 머리를 벅벅 긁으며, 와아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탁자에 엎드린다.

 

[저기, 엄마를 설득하지 않을래? 오소마츠형. 랄까, !! 해주세요, 오소마츠님!!]

 

울상으로 아양을 떨지만, 장남은 동요하지 않는다. 역시 알고 있는 거겠지. 엄마가 그 표정을 할 때는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는 걸.

 

[무리라고- 마츠요는 진심이야. , 나한테는 돈을 불려줄 경마가 있으니 괜찮지만, 아니면 너도 용돈 배로 불려줄까?]

[믿을까보냐!! 따낸거 전부 파칭코에 쏟아부을 거잖아!!]

 

폭언을 쏟아 낸 뒤, 막내동생의 목표는 내게로 옮겨졌다.

 

[쵸로마츠형!! 형이라면 용돈 반감되면 곤란하지?!]

[그야, 지금이랑은 다르겠지. 냐짱의 크리스마스 행사도 있고, 연말 콘서트도 있고]

[그치-! 그런데 왜 그렇게 침착한 거야?! 츳코미 담당이면서 왜 그래!?]

[하지만, 이미 결정된 사항이잖아. 불평할 시간이 있으면 아르바이트라도 찾는게 어때??]

 

나중에 생각해보면, 나의 이 말이 발단이었을까.

용돈을 줄인 것과, 형 둘이 부탁을 들어주지 않은 것. 아마 그 두 개의 원인으로 토도마츠는 잔뜩 심통이 났다.

 

[, 그래!! 그럼 쵸로마츠형의 용돈 내가 받아도 되겠지?]

[?! 왜 그렇게 되는 건데?]

[그치만, 상식인인 쵸로마츠형은 아르바이트 할 거잖아? 절반이 된 용돈은 푼돈이니까 필요 없잖아! , 아니면 이제 취직 가망이라도 있는 거야? 그럼 여기서도 나가는 거겠네? 그럼 형의 몫의 생활비 스스로 벌고, 우리들 용돈은 원래대로 받을 수 있겠네!!]

 

여기서 그만뒀다면. 나만 표적이 되는 거라면 참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쵸로마츠형은 부양 면접에서 합격 못했잖아? 그럼 더더욱 스스로 벌라구!]

 

토도마츠는 잊은 걸까, 그 면접에서 보류된 게 나뿐만이 아니라는 걸.

자신의 등골이 식은땀이 흐르는 와중에 이치마츠가 쓸데없는 지적을 했다.

 

[쿠소마츠도 합격 못했네]

[, 그렇네! 그럼 카라마츠형도 용돈 필요 없겠네!]

 

그니까, 너는 왜 바로 카라마츠한테 화살을 돌리는 거야, 이치마츠.

즐겁다는 듯이 떠들지 말라고, 토도마츠.

아직 한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너희는 벌써 그날의 카라마츠를 잊은 거야?

 

[마침 잘됐네, 이 기회에 나가지 그래? 너 재수없고]

 

내가 녀석들을 막기도 전에, 일부러 마스크까지 까내린 이치마츠가 썩소를 지으며 가장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었다.

차가운 공기가 방안에 가라앉고, 그 원인이 자신의 발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꽉 쥔 주먹을 하나 아래 동생에게 쳐박기 위해 일어서는 순간,

 

[그래]

 

카라마츠의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가 내 몸을 막아세웠다.

 

[내가 집을 나가지. 한명이라도 생활비가 줄어들면 5명의 용돈 정도는 원래대로 오를지도 모르니까]

 

자장가를 불러주겠다고 할 때처럼, 평소보다 배는 상냥한 목소리로 짜증이라고는 하나도 담기지 않은 미소로 엄마와 협상하고 오겠다, 라고 말하고 일어서는 카라마츠의 모습에 내 안의 무언가가 끊어졌다.

 

[카라마츠, 나도 갈게]

[?]

 

내 말을 미처 따라가지 못한 카라마츠가 크게 의문의 소리를 울리며, 멍청한 얼굴을 하는 것이 우스꽝스럽다.

 

[나도 너랑 같이 나가겠다고. 안 될까?]

[아니,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럼, 그런걸로-]

[그런거라니, , 쵸로마츠!!]

 

아직 당황하고 있는 카라마츠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먼저 간다, 라며 거실을 나왔다.

 

[왜 그래, 쵸로마츠, 왜 너까지....]

 

잔뜩 당황한 녀석의 모습은, 미안하게도 형 다운 모습을 추호도 찾아 볼 수가 없어 오히려 내가 녀석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니, 부양하겠다고 했잖아.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나는 너와 같이 있고 싶다고 생각하고, 혼자보다는 둘이 생활하는 게 편하잖아? 아니면, 카라마츠는 나랑 함께 살기 싫어?]

[그런 게 아니다!]

 

그럼 괜찮잖아, 라고 말하자, 고집이 없는 카라마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알겠다. 하지만, 쵸로마츠가 싫다면 언제든지 말해라]

[알겠어-]

 

라고는 했지만, 싫어질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각오를 다졌는지 슥하고 허리를 곧게 핀 카라마츠는 주저함이 없어 보였다.

얼굴을 마주보고, 주먹을 딱 부딪치며 둘이 동시에 슬쩍 웃는다.

다시 걸음을 돌려 안방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몇걸음 걸아가던 중, 거실 문이 스르륵 열린다.

 

[나도, 갈래]

[, 쥬시, 마츠?]

 

나와 카라마츠가 돌아보면, 너 그런 얼굴도 할 수 있었어, 라고 놀라 물을 정도로 진지한 얼굴을 한 쥬시마츠.

 

[나도, 제대로 도움이 될, 테니까. 도울 수 있는 건 도와주고, 더럽히지도 않고, 일도 할게! 약속, 할테니까. 나도, 데려가줘!]

 

울음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을 것이 뻔하고, 길게 늘어진 소매에 숨겨진 손은 분명 아플 정도로 움켜쥐고 있겠지.

차남만 걱정하고 있던 탓에, “보류조의 세 번째를 잊고 있었다.

 

[, 미아,]

[미안하다, 쥬시마츠!!]

 

황급히 사과하려 입을 열자, 우연히도 카라마츠와 타이밍이 맞아 내 목소리가 싹 묻혀버린다.

, 예측은 했었어.

이런 일이 잦은 여섯 쌍둥이 중에서도, 차남과 삼남은 더 유별나게 그런 일이 많았다. 다른 형제들이 기분 나빠할 정도로.

 

[네가 원한다면 우리와 함께 가자!]

[카라마츠형!!]

 

그리고 서로를 껴안느 두 사람, , 잠깐, 이러면 나 왕따 같잖아.

 

[아아, 진짜!! 얼른 말하러나 가자고!]

 

두 사람의 팔을 억지로 잡아뜯고는 먼저 발길을 돌려 안방으로 향했다.

 

 

[어머, 놀랍구나. 카라마츠는 몰라도 너희들까지..]

 

3명이서 집을 나가겠다는 내 말에, 부모님은 납득 반, 놀라움 반의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언제 나갈거니?]

[나는 오늘 중으로 나가고 싶어. 어차피 오늘은 저녀석들이랑 같이 못 있을 것 같고, 머뭇거리다가 결심만 흔들릴 것 같아서]

 

아빠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때의 내게는 딱히 향후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선뜻 내 말에 따라주었다.

 

[조심하렴. 안정되면 연락주고]

[언제든지 돌아와도 좋으니, 무리는 하지 말거라]

 

신뢰하고 있는 건지, 포기하고 있는 건지 모를 부모님은, 그렇게 쉽게 3명의 자립을 받아들이고 군자금으로 6만엔을 주었다.

니트가 되면서 매달 받았던 용돈 3인분, 우리들의 마지막 용돈.

 

 

부모님께 보고를 끝내자, 이곳을 나간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불안함도 분명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설렘이 더 컸다.

을 붙여서 부르게 되기 전, 오소마츠를 중심으로 장난을 생각하던 그때와 비슷한 기분.

세 살 버릇이 어쩌고 하는 말처럼, 상식인을 자칭하면서도 아직 내 안에 악동기질은 건재하구나, 하고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원래 우리들에게 개인 소지품이 적어 짐을 싸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갈아입을 옷과 귀중품, 자질구레한 문구 정도.

냐짱 굿즈는 이 기회에 두고 가자.

하나씩 부서지지 않게 포장하기도 귀찮고, 그렇게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정착하면 다시 찾으로 오면 되니까.

그렇게 물건을 하나씩 줄이면, 내게 필요한 것은 평소에 들고다니는 배낭과 수학여행용으로 다 함께 샀던 보스턴 백 정도밖에 없었다.

 

[, 준비 끝났슴다!]

 

가장 먼저 준비를 끝낸 쥬시마츠의 가방에는 야구 도구밖에 들어있지 않아서, 카라마츠와 내가 귀중품이나 갈아입을 옷을 넣어주었다.

카라마츠도 마찬가지로 기타 케이스와 마음에 드는 CD외에 옷이 몇벌.

 

[저기, 카라마츠, 가죽 재킷은 어쨌어? 그리고, 반짝이 바지랑 해골 벨트는?]

 

색별로 구분된 장롱. 파란색 서랍에 남은 것은 여름옷이 조금.

의상 걸이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토도마츠 옆에 녀석의 옷이 걸려있어야 하는데.

 

[아아, 돈이 필요해서 얼마전에 팔았다]

 

그렇게 말하는 녀석에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 잠깐, , 그렇다는 건,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는 거야?

아까 엄마의 말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그럼, 원래 자립하려고 했었다는 거야?

 

[쵸로마츠는 이해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거 꽤 값이 나가는 물건이었다. 가죽 재킷과 벨트는 브랜드이고, 스키니는 댄스 의상이니 의외로 좋은 값에 팔렸다]

 

내가 침묵하고 있는 이유를 착각한 카라마츠는 바보 취급하지 말라는 듯 볼을 부풀렸다.

뭐어, 그건 나중에 추궁하기로 할까.

우리들은 앞으로도 계속 함께 있을 거니까.

 

 

 

오전 중에 준비를 마친 우리는 다시 거실문을 열었다.

세 사람은 평소와 똑같이, 이치마츠는 구석에 앉아 놀러 온 고양이를 쓰다듬고 토도마츠는 탁자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고, 오소마츠형은 내일의 레이스에 대비해 경마 신문과 눈싸움을 하고 있다.

이놈들 분명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겠지. 밤이 되면 우리들이 풀 죽은 목소리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얕보지 말라고! 누가 돌아올 것 같냐, -!!

 

[그럼 이만]

 

무뚝뚝하게 인사를 하는 내 뒤를 이어 쥬시마츠가, 안녕!! 하고 손을 흔든다.

 

[세명 모두 잘들 지내~ 마음 바뀌면 연락하고]

 

카라마츠의 조금 쓸쓸한 듯한 얼굴을 본 것은, 우연히 신문에서 얼굴을 든 오소마츠형 뿐이었다.

 

[, 뒤를 부탁하지]

[-, 그래 잘가]

 

유일한 형이 가볍게 손을 들어 화답한 것을 보고, 차남은 안심했는지 현관으로 발을 돌린다.

밖까지 마중나온 부모님께 지금까지 신세를 졌다며 세명 모두 머리를 숙이고, 우리들은 맥없이 20 몇 년을 보냈던 집을 나왔다.

 

 

 

 

 

 

나와 카라마츠의 관계성에 대해, 약간의 보충.

 

 

인간이 한번에 낳는 출생아 수는 대개 한명. 모체와 태아의 크기를 생각하며 여러명은 힘든 것이 당연하다.

한명으로도 힘들다고 들었는데, 우리들은 남들의 배나 많은 여섯명.

당연히 의사는 몇 명을 포기할 것을 권했다는 것 같지만 부모는 완강히 거절했다.

도중에 태아가 사망하거나 유산될 것이라는 예사아과 달리 우리들은 태내에서 순조롭게 성장했다. 좋은 일이지만, 엄마의 자궁 크기는 본래 한명분으로, 그 결과 카라마츠가 될 태아는 다른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꾹꾹 눌려지는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게다가 내가 될 태아와 탯줄 부분을 거의 공유하고 있어, 그 주변이 살짝 붙었던 모양이다.

자연 분만을 하려던 것을, 급히 제왕절개로 바꾼 것은 검사에서 우리들이 서로 붙어있었던 것과, 카라마츠가 치아노제(혈액 중의 산소가 부족해 피부나 점막이 검푸르게 보이는 상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당장 수술이 시작되고, 먼저 카라마츠 앞에서 무럭무럭 자라난 태아, 즉 오소마츠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뒤를 이어 카라마츠와 내가 마주보며 들러붙은 채로 몸체 밖을 나오고, 붙은 부분을 분리하는 수술이 이뤄졌다.

, 여섯 쌍둥이 중에서 우리들만은 태어난 시간도 같고, 호적상의 차남과 삼남은 분리 수술이 끝난 순서라는 것이다.

이제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해졌지만, 나와 카라마츠의 배꼽 주변에는 이어져있던 흔적이 남아있다.

 

 

우리들의 이런 탄생설화를 엄마로부터 듣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정에서 보육에 대한 수업이 있어서, 자신의 성장을 가족에게 듣고 써오라는 숙제가 나왔다.

자신들이 태어났을 때의 사진이나 손도장과 발도장을 보게 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흥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여섯명이 하나라고 믿고 있었던 우리들은 각기 다른 개체로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보는 것이 조금 불안했던 것 같다.

전원 2000g의 저체중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카라마츠는 특히 작고 누구보다도 창백한 몸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굉장한 쇼크였다.

카라마츠가 받았어야 할 산소나 영양을 내가 전부 빼앗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자신의 배에 남은 수술 자국이 얄밉기까지 했다.

그런데, 카라마츠는 풀 죽어 고개를 숙인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은 여섯 쌍둥이로, 여섯이서 한명이지만 쵸로마츠와 나는 둘이서 하나일지도]

 

다른 4명에게는 들리지 않게 귓가에 살며시 속삭이는 말에 나는 맥이 확 빠져버렸다.

그의 말에, 하나 의문이었던 것이 풀렸다.

그동안 카라마츠가 감기에 걸리거나 다치거나 하면, 나까지 상태가 나빠지거나 몸이 아프게 되는 건 어째서일까 하고 생각했는데, “둘이서 하나라는 녀석의 말에 그런거였구나, 하고 납득하게 되었다.

이후 나는 카라마츠의 몸의 상태가 나빴던 것이 자신의 잘못으로 느껴져, 사춘기 이후 몸 상태가 나쁜 것을 숨기려는 녀석을 녀석보다 앞서 챙겨주었다.

마찬가지로 녀석도, 내 상태가 안 좋은 것이 신호로 전해지는 듯, 감기 기운이 들면 생강차나 약 등을 건네주는 일도 여러번이었다.

 

 

요컨대, 나는 카라마츠와 고통을 공유하는 탓에, 다른 형제가 녀석에게 손을 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통증의 정도는 녀석보다야 적겠지만, 나도 아프고, 카라마츠는 둘이서 하나로 특별한 존재니까.

라고 잘 알고 있었을텐데.

치비타가 낸 카라마츠 납치 사건에서, 나는 특별한 존재인 한 사람의 도움요청을 무시하고 둔기를 던지는, 있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이치마츠가 던지는 맷돌이 녀석에게 맞는 순간, 나는 의식을 잃고 다음날 심한 두통과 몸의 통증에 절로 눈이 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치마츠를 우선했다.

카라마츠와 고통을 공유하는 것은 다른 4명에게 말한 적이 없고, 여기서 폭로해도 아마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기겁하며 왜 이치마츠를 걱정하지 않냐며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신을 위해 한 사람을 저버린 나는 전혀 가라앉지 않는 전신 통증에 시달리면서 녀석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카라마츠가 돌아온 건 주위가 어둑어둑해졌을 무렵, 들려오는 미닫이 소리를 듣고 거실에서 뛰쳐나온 내게, 녀석은 놀라서 우왁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서와, 미안]

 

말한 건, 단 두마디.

녀석이 답하기도 전에, 문답무용으로 너덜너덜해진 몸을 부축해 이불을 펴둔 객실에 눕히고 녀석의 머리맡에 엎드렸다.

정말 미안, 나만은 너를 구하러 갔어야 했는데. 용서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이제와서 사과해도 어쩔 수 없겠지만, 적어도 몸이 낫기까지 옆에 있게 해줄래?

다다미에 이마를 비벼대며 치솟는 눈물을 참고, 띄엄띄엄 머릿속에 맴도는 말 중 10분의 1 정도를 간신히 뱉어냈다.

 

[쵸로마츠]

 

나보다 조금 낮은 온화한 목소리와 함께 머리에서 느껴지는 나보다 조금 크고 울퉁불퉁한 손.

그대로 머리를 쓰다듬고, 마지막에는 형제 중 가장 강인한 오른팔에 폭 안겼다.

 

[고마워]

[....., 째서]

 

쓰다듬지 말고 때려줬으면 좋았을텐데, 더구나 감사인사 따위 받을 가치도 없는데.

슬쩍 얼굴을 들면, 카라마츠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기다려줘서, 기뻤다.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기뻐]

 

정말 이놈의 상냥함은 이길 수가 없다.

눈에 차오른 눈물이, 카라마츠의 가슴을 적신다.

밀어붙인 뺨에 전해지는 체온이 평소보다 높아서, 녀석이 열이 나고 있음을 알았다.

얼른 간호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나는 카라마츠의 심장소리를 듣는 것을 좀처럼 그만두지 못했다. 옛날부터 그랬다. 싫어하는 것이나, 슬픈 일이 있을 때, 카라마츠의 심장소리는 가장 위안이 되었다. 결국 나는 또 카라마츠의 상냥함에 구원받는다.

전에 말했던 부양해주겠다는 말을 실행하자고도 생각했지만.

그 다짐은 쾅하고 열리는 문소리와 함께, 카라마츠형 미안해, 라는 쥬시마츠의 울음소리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뭐어, 실제로 직업도 정해지지 않은 채 이렇게 기세로만 집에서 뛰쳐나오게 됐지만 말야. 이런 점은, 정말 옛날부터 변하지 않는, 나의 결점이다.

 

 

 

 

집을 나온 우리들은 배도 채울 겸, 향후 상담을 하고자 쇼핑몰의 푸드코트에 왔다.

쇼핑몰의 식품코너에서 2리터짜리 물과, 야채 주스와 가라아게를 사고, 베이커리에서 갓 구운 빵도 추가. 그리고 푸드코트를 빙 돌아, 나는 라면, 카라마츠는 소고기 덮밥, 쥬시마츠는 오므라이스를 시켰다.

엄청난 양이지만 형제들 중에서도 가장 잘 먹기로 소문난 두 사람이 있으니 적당하다.

 

[맛나아-!! 그치만 카라마츠형이 만든 오므라이스가 더 좋아!!]

[그거 기쁘군]

 

쥬시마츠가 수저를 입에 물고 행복하게 웃고, 카라마츠도 가라아게를 흐뭇한 미소로 먹었다.

정말 맛있게 먹는구나, 이 두사람. 보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느낌.

라면을 후루룩거리며, 뭐어 어떻게 되겠지, 라며 낙관적이게 된다.

 

[그래서, 이제 어쩌지? 정말 미안하지만, 처음에 말한대로 나 아무런 계획도 없어. 카라마츠의 말을 빌리자면 -플랜이랄까. 일단, 저금은 조금 있으니까 싼 방을 구하고, 아르바이트하면 반년 정도는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까 산 것을 모두 먹어치우고, 테이블 위에는 디저트인 국화빵이 3, 슈크림과 팥과 초코가 든 것을 가게 사람에게 부탁해서 3등분했다.

본인조차 무책임하다고 생각되는 발언에 카라마츠가 눈을 감은 채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옆의 쥬시마츠도 입을 앙 다물고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다.

정말 미안, 부양해주겠다고 했는데. 쓰레기라고 해도 뭐라 할 말이 없다.

내가 스스로를 비난하며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좋아, 라고 말하며 카라마츠가 눈을 떴다.

 

[먼저, 팥부터 먹도록 하지!]

 

? , 설마, 뭐부터 먹을지 고민하고 있었던 거야?

 

[그럼, 나도-!]

 

너도냐고!! 앞의 자기혐오 돌려줘-!!!!

맛있군, 맛있네! 라며, 눈앞에서 꽃을 휘날리는 두분께 나는 자신의 정체성인 츳코미를 포기하고 빵의 마지막 조각을 입에 집어넣었다.

 

 

 

팥을 전부 먹은 뒤, 초코, 슈크림 순으로 먹은 국화빵은 전부 맛있었다.

갓 만든 걸 샀을 뿐인데, 아직 따뜻하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각별하구나, .

, 배부르다. 물을 마시며 식후의 여운에 잠기려는데, 카라마츠가 나직하게 말했다.

 

[혹시, 괜찮다면, 북쪽으로 가지 않겠나?]

[?]

[?]

 

, 쥬시마츠랑 타이밍 맞는 거, 간만이네.

그보다, 무슨 얘기야? ,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관한 건가? 내가 얘기 꺼내놓고 잊어버렸다.

 

[카라마츠, 거기에 뭔가 있어?]

 

아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나 싶더니 갑자기 눈썹을 찡그린다.

 

[왜 그래? 위험한 일?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니, 그렇지 않다. .....말하지 않았다만, 사실은 연극을 계속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녀석 중학생 때부터 연극부에 들어갔었지. 자신과 같은 얼굴이 무대에 서있는 것이 어쩐지 멋쩍어서 본 적은 없었지만 주변의 평이 좋았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랬구나, 하고 맞장구를 치면 카라마츠는 탁자에 부딪칠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 미안!! 계속, 숨겨서, 미안하다. 모두를 배신하려던 건 아니였다. 하지만, 연극은 내게 필요한 거라서, 그래서...]

[카라마츠, 진정해]

 

꽉 쥔 주먹에 손을 얹고 최대한 부드럽게 말을 건다.

 

[, 그런 얘기는 차차 들을게. 그것보다, 지금의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오늘밤에 어디서 자느냐야. 그러니, 너한테 뭔가 좋은 계획이 있으면 그것부터 말해주지 않을래?]

 

나를 포함해, 형제들은 녀석을 머리가 텅텅 빈 멍청이라고 야유하지만, 실제로 카라마츠의 머리 회전은 둔하지 않고, 다만 말로 변환하는 것이 조금 느리거나 이야기 순서가 조금 빗나가고 단어가 군데군데 빠졌을 뿐이다.

이쪽이 듣는 자세를 제대로 취한다면 안쓰러운 대사도 날리지 않는다.

 

[연극을 한다는 건, 극단에 들어갔다는 얘기야?]

[아아, 고등학교 선배가 세운 작은 극단에 말이지. 그 선배의 삼촌이 펜션을 운영하는데 일꾼을 구하고 있다는 모양이야]

[오오- 뭔가 멋있네-!!]

[스키 시즌의 리조트 아르바이트인 거네. 그런데 나랑 쥬시마츠가 가도 괜찮아?]

[선배한테 형제도 데리고 가겠다고 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한다]

[잠깐, 제대로 확인하라고. 거기까지 가서 길거리에서 노숙하는 건 곤란하잖아]

 

나와 쥬시마츠의 얼굴을 번갈아 본 카라마츠는 완전히 형의 얼굴을 하고선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토도마츠부터 시작해 어느덧 하나 둘씩 가지게 된 핸드폰. 하지만 사실 카라마츠가 먼저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요금도 스스로 내고 있다.

 

[카라마츠, 물어보는 김에 필요한 서류가 있는지도 물어봐. 그리고, 언제부터 일할 수 있는지랑 고용 조건도]

[아아, 알겠다]

 

카라마츠가 보낸 메일의 답은 전화로 왔다.

 

[여보세요, 카라마츠입니다]

 

전화 상대방에 카라마츠는 스스럼없는 정중한 어조로 편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편안한 표정과 음색에서 녀석이 얼마나 그 선배와 친하게 지내는지 알 수 있어서, 뭔가 기분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런 제멋대로인 질투를 받게 된 상대가 알려준 조건은 상상외로 좋았다.

일손이 모자라서 잔뜩 부려먹을 거라는 걸 각오하는 것이 좋고, 쉬는날은 주 하루지만, 일급은 9천엔에 숙박료와 3번의 식사도 전부 제공되었다.

 

[엄청난 행운이네, 우리들! 이런 좋은 조건의 아르바이트, 좀처럼 없다고!]

 

기분이 좋아진 나는, 기뻐해주니 다행이군 이라는 표정을 하는 형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건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동생에게 가방에서 꺼낸 이력서 세트를 내밀었다.

 

[여기, 내가 적은 거 보고 참고해서 적어. 학력과 경력은 내걸 베껴도 괜찮아. 특기 같은 건 스스로 잘 생각해서 적고. , 여기 연필로 먼저 적어둬. 쥬시마츠, 너무 진하게 쓰면 나중에 지우기 힘드니까! 카라마츠, 좀 도와줘]

[, ]

[아이아이! 카라마츠형, 잘 부탁함다-!]

 

쵸로마츠형, 엄마 같네! 그렇네, 라고 귓속말로 속닥이는 녀석들. 다 들린다고!

노트북을 켜고, 카라마츠에게 들은 펜션 장소를 조사한다.

프리 Wifi가 설치된 곳이 늘어나는 건 니트인 내게는 너무도 고맙고 든든하다.

 

[잠깐 가서 사올게]

[부족한가?]

 

카라마츠가 말하고 싶은 건, 아까 부모님께 받은 6만으로 비행기 표를 사기에 부족하냐는 것.

오소마츠형이 말하길 차남과 삼남의 대화는 심각할 정도로 단어가 부족하다고 한다.

 

[아침 일찍이라면 괜찮아]

[그럼, 문제는 숙박이로군. 내가 알아볼게]

 

부탁할게, 라고 답하고 나는 건물 내의 여행사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티켓을 예매할 수는 있지만 지불하는 방법이 문제였다.

니트인 내게 신용카드 따위는 없고, 오늘은 토요일이라 은행에 가기도 너무 늦어서, 현금으로 지불할 수밖에 없다.

 

 

 

가끔, 현실 도피의 여행 팜플렛을 나눠주는 여행사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목적으로 들어선 것만으로도 약간 긴장됐는데, 담당 여직원이 아이돌 수준의 귀여움을 내뿜어서 수십초간 기억이 날아갔다.

하지만, 그 직원이 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횡설수설하는 내 말을 잘 알아들어 준 덕분에 무사히 표를 3장 살 수 있었다.

게다가 오늘밤의 숙소와 현지 공항에서 펜션까지의 교통 기관에 대해서도 자료를 받아, 그녀는 바로 여신급으로 승급하고 나는 하늘을 나는 기분이 되었다.

 

중요한 임무를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푸드코트에 돌아오면 두 사람이 모여서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이쪽을 쳐다본다.

그만둬, 그 얼굴. 진짜 천국이라고 생각해 버리니까.

 

[쵸로마츠형, 다 썼어-!!]

 

쥬시마츠의 목소리로 정신을 차리고, 눈앞에 내밀어진 이력서를 잡으려다 조금 주저한다.

그래, 뭐가 쓰여있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하자.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이력서를 보면.

뭐야, 제대로 썼잖아. 예상 외의 상황.

글자는 제대로 틀에 맞춰 쓰여있고, 그렇게 읽기 어렵지도 않으며, 자격란에 보통 면허라고 써있는 것은 별 수 없지만, 특이란에 야구를 하기 때문에 체력도 근력도 자신있습니다라고 쓴 것은 좋았다.

지원 동기도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서비스업을 해보고 싶다라니 무척 훌륭하다. 이런 일은 사람에 따라서는 겉치레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쥬시마츠의 성격이라면 괜찮을 것 같고.

 

[굉장하네, 쥬시마츠! 완벽해!]

[정말?! 에헤헤, 카라마츠형이 가르쳐줬어-!]

 

만면의 미소로 기뻐하는 쥬시마츠와, 그의 머리를 흐뭇하게 쓰다듬는 카라마츠.

아아, 치유된다-. , 아니 정신 차리라고, !

 

[쥬시마츠, 아직 완성이 아니니까. 깨끗하게 펜으로 다시 따라 적고. 잉크가 마르면 지우개로 지워]

 

아이아이!! 라고 착실하게 답하는 동생에게 볼펜을 주고 옆에 있는 형을 바라본다.

 

[카라마츠는 썼어?]

[내거는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고?]

[.......실패했더라고 예비 이력서 안 줄거니까]

 

안쓰러운 말을 하다가 할로워크에서 쫓겨난 녀석한테 그런 말을 들어도 별로 믿음이 안 가지만, 쥬시마츠가 쓴 것과 비슷하다면 괜찮겠지.

약간 불안해하면서도 나는 내 몫을 적기로 한다.

자격은 부끄럽지만, 영어 검정 시험과 한자 6급을 기입한다.

특기를 적는 것은 늘 골칫거리. 꼼꼼합니다, 라고 스스로도 소름 끼치는 말을 적는다.

지원 동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설마하니 형제의 소개라거나 대우가 좋아서, 라고는 적을 수 없기에 뭐라고 적을지 고민하다가, 카라마츠는 뭐라고 썼는지 참고하기 위해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깔끔한 글씨다. 여성적이라는 게 아니라 남성적이면서 깔끔한 글씨체. 펜 잡는 것도 필체도 완벽. 순간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글씨를 적고 있는 카라마츠의 오른손을 따라 글을 읽던 중, 내 눈은 엄청난 것을 포착한다.

 

 

[......?]

 

무심코 그렇게 소리가 나갔다.

? , 잠깐만, 왜 자격란에 여백이 없어?

[영어 검정 시험 1], [TOEIC 점수 785]이라니, 너 확실히 영어 잘하기는 했지만 그 정도였어?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불어 검정 3]은 뭐야? 어디서 배웠어?

다음거도 이상하다고, [대형 특수 면허]라니 [보통 면허]가 아니라 대특?!

5개를 쓰게 되어 있는 자격란의 마지막에 기입된 건 [조리사]. , , 망상을 쓰는 거야 뭐야?! 그런거라고 말해줘!! 제발!!

머릿속에서 분노의 츳코미를 하던 나는 그 조금 위를 보고는 참을 수 없어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뭐야, 그 경력은!?]

[?]

 

글씨를 쓰던 손을 멈추고 카라마츠가 이쪽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본다.

멍하게 있을 게 아니라고-!!

 

[!!]

 

이제와서 들켰다라는 표정 하지마!! 손으로 이력서 가려도 늦었다고!! 이 바카라마츠!!!

녀석을 신문하려는 순간, 쥬시마츠가 됐다아-!! 라고 외치는 것으로 조금 냉정을 되찾았다.

 

[마침 잘됐다. 쥬시마츠, 잉크가 마르길 기다리는 동안 카라마츠형의 비밀을 캐묻자!]

[카라마츠형의 비밀말임까?! 나도 듣고 싶어!!]

 

왼쪽은 나, 오른쪽은 쥬시마츠. 그렇게 둘이 제대로 카라마츠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자자, 이제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편해지라고-!

 

 

[미안하다, 숨긴 건 정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그 말을 시작으로 카라마츠는 우리들 형제에게 비밀로 해왔던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경력란에 쓰여있던 건설 회사의 계약 사원은 고교 졸업과 동시에 시작한 것 같다.

이유는 공사 차량이 멋있었다는 것.

 

[동기가 불순해서 부끄럽고, 혼자서 일하다니, 말할 수가 없었다]

[그건 이해해]

 

초등학교, 중학교는 몰라도 고등학교까지 전원이 같은 곳에 다닌 우리들은 진로조하에서 처음으로 6명이 흩어지게 될 것을 실감했고, 아마도 모두 그것을 두려워했다고 생각한다.

대학도 장학금을 받는다면 못 갈 것도 아니었다. 조사했으니까 알고 있다. 집안의 수입과 부양 가족의 인원이 많다는 것으로, 우리들은 이자 없이 장학금을 빌릴 수 있었다.

일도 하려고 한다면, 대졸보다는 힘들겠지만 고졸을 모집하는 회사도 있었고, 동급생의 몇 명은 실제로 그렇게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나란히 같은 학교에 가고, 반은 다르지만 교내에서 만날 수도 있고, 같이 집으로 귀가하는 생활을 하던 우리들은 누군가가 먼 대학이나 직장에 다니며 혼자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이렇게 백수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건 핑계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스스로 원하는게 있었을 거고, 카라마츠는 분명 고심 끝에 일하는 것을 선택한 것일 거다. 그 선택은 분하지만 멋있다.

 

[좋은 회사였어. 초심자인 나한테도 크레인을 쓰게 해줘서 말야]

[그랬구나, 그래서 대형면허가 있는 거구나]

 

하지만, 이력서에 따르면, 1년 반 후에 계약 만료로 인한 퇴직이라고 쓰여있다.

 

[나는 말단이니까, 자세한 건 모르지만 아무래도 거래처의 경영이 안 좋아져 일이 잘린 것 같다. 그렇게 되면 하청업체는 어쩔 수 없다고, 직장 동료들이 말하더군. 그래서 공사가 끝난 후에 계약 사원 모두 퇴직하게 됐다]

 

쫓아내고 싶지 않고, 모두 아주 잘해주기만 한다면, 가능한 앞으로도 계속 함께 일을 하고 싶었다. 마지막 날, 사장님은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전 계약 직원들과 악수를 했다는 모양이다.

 

[저기저기~!! 카라마츠형이 한 공사, 어디야? 나도 아는 곳?]

쥬시마츠의 질문에 카라마츠는 조금 부끄럽다는 듯이 말했다.

[사실은, 지금 있는 이 건물이다. 외장을 맡고, 지주나 벽도 맡았지]

[진짬까!? 멋지다아-!!]

하긴 이 쇼핑몰이 오픈한 건 1년 전쯤이었지.

건설 회사를 그만둔 뒤에는 아르바이트로 쓰레기 수거차를 몰았던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이거 연예 관련 일이잖아]

[역시 잘 알고 있군! 여기서는 스턴트맨을 했었다....2때부터]

하아? 또 다시 놀라움에 말투가 세게 나갈 뻔했다. 안 된다. 두렵게 만들면 입을 열지 않을테니까.

[굉장해애-!! 스턴트맨은 그거지? 차에서 불타거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하는 거!]

나이스, 쥬시마츠! 덕분에 카라마츠도 얘기하기 쉽게 된 것 같고, 표정도 부드러워졌어.

[아까 그 선배가 얘기를 꺼내서, 처음에는 연극부에서 엑스트라를 했었는데, 우연히 스턴트맨을 구하지 못해 곤란하다는 얘기가 있었고, 그걸 들은 선배들이 한번 해보라고 권해서 말야]

[그래서 해버렸다는 거?]

[아아, 쥬시마츠의 말처럼 빌딩에서 떨어지는 거라서, 무서워서 무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날아보니 기분이 좋더군]

우리 형제는, 자랑은 아니지만 운동신경은 꽤 높다.

그 중에서도 오소마츠형과 카라마츠는 모든 것에 능했다. , 쥬시마츠는 규격 외.

아무튼, 카라마츠가 스턴트맨이라는 건 묘하게 납득할 수 있었지만, 뭔가가 걸려서 나는 쥬시마츠처럼 멋져- 굉장해- 등의 말은 하지 않았다.

 

[다음은, 자격증에 관한 건데]

물을 마시며 숨을 돌린 카라마츠는 아직 하냐는 듯이 나를 보았다.

한다고, 이 이력서의 궁금한 부분에 전부 츳코미 넣을 때까지 추궁할 거라고.

그렇다고 시선으로 돌려주면, 카라마츠는 항복한다는 듯 손을 올렸다.

[영어는 납득이 가. 너 옛날부터 영어 잘 했으니까. 그치만 불어는 어디서 배운 거야?]

[라디오와 텔레비전이다]

서점의 교재류 선반은 그냥 지나치는 나는, 그곳에 어떤 강좌가 방송되고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카라마츠의 말에 의하면 영어를 비롯한 주요 언어 강좌들이 방송되고 있다고 한다.

형제가 있는 곳이라면 방해될 거라고 생각해, 이제 골동품 같은 아버지의 카세트를 빌려 혼자 있을 때 듣곤 했다고 한다.

텔레비전도 방송 대학 채널을 녹화한 것을 심야에 몰래 보았다고.

우리 집은 녹화 기능을 잘 쓰지 않고, ‘심야에 텔레비전 앞에 있다 = 시코시코 중이라는 암묵의 양해가 있었으니까. 혼자 공부하기 딱 좋을 시간이다.

[왜 불어야? 설마 이야미의 영향은 아니겠지?]

옛 친구의 이름에 카라마츠는, 그 녀석의 영향을 받는 건 나도 싫다, 며 웃었다.

[희곡을 원본으로 읽고 싶었다]

소속한 극단에서 불어로 된 옛날 희극을 다시 인화했을 때, 그 원작을 번역본을 받지 않고 스스로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영어 공부도 동기는 마찬가지로, 셰익스피어가 쓴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지?

대단하네, 라고 소감을 그대로 말하면, 그런가? 라고 답한다.

[좋아하는 것에 관한 거라면 고생도 고생이라 느껴지지 않잖아? 쥬시마츠도 야구를 잘하게 될수만 있다면 연습도 싫지 않을 거고, 쵸로마츠도 좋아하는 아이돌 때문이라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도 괜찮잖아?]

확실히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은 없지만, 흥미의 대상으로 끝없는 차이를 알아차렸다.

 

[카라마츠형, 조리사는?]

쥬시마츠의 밝은 목소리로 가라앉은 기분이 다시 괜찮아졌다. 이놈의 이런 점이 너무 상냥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궁금했어. 이건 경험이 없으면 안 되는 거잖아?]

[그건.......옆에서, 도와줬으니까]

[? 아아! 그 카페!]

그러고 보니, 옆 빌딩의 1층은 카페였다. 2층은 탐정 사무소라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그곳에서 일했어? 지금 생각났지만, 나 거기 한번도 못 가봤어]

[아아, 했었지. 손님은 보통이라고 생각한다. 마스터가 혼자 일하니까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마미한테 부탁한 것 같더군. 그럼 우리집 백수를 한명 빌리시겠습니까? 라고]

[그래서 카라마츠가 지목됐다는 거? , 적임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릴 때부터, 엄마의 심부름에 불려지는 건 대체로 녀석이었다.

중학생 때부터는 카라마츠가 솔선해서 엄마를 도와, 매번 식사 준비는 둘이서 하게 됐고, 이제는 카라마츠가 부엌을 맡는 일도 적지 않다.

레스토랑이나 전문 음식점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들의 취향을 반영한 음식은 확실히 형제들의 배를 꽉꽉 차게 만들었다.

 

[하아아, 왜 이렇게나 일했으면서 우리들한테 감춘거야?]

카라마츠의 스펙의 높이를 충분히 재인식한 나는 순순히 녀석이 대단다하도 인정함과 동시에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왜 같은 집에서 매일 마주쳤는데, 지금까지 몰랐을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몇 년 단위로 살았는데.

[그건, 그거다. 모두가 싫어하니까]

[!]

녀석의 미안한 목소리에서, 나는 대강 그 뜻을 헤아렸다.

생각해 보면, 카라마츠가 이따이한 캐릭터를 가지게 된 건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무렵이다.

그는 일하기로 하고, 그것을 숨기기 위해 그런 캐릭터를 연기한 걸까.

[저기, 어디까지가 연기? 대사는 연기 맞지?]

한숨을 내쉬며 말하는 내게, 카라마츠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까지만 말했으면 나도 조금 화를 냈을텐데.

살면서 해보고 싶었던 대사를 다 해보자고 생각했따, 라며 부끄러운 듯이 덧붙이는 바람에 그럴 마음도 싹 사라졌다.

[, 자작의 탱크탑과 반짝이 바지는 연기 소재였다]

아니, 그런거 알고 싶지 않았어! 평소에 그런 거지같은 걸 입고 있었던게 연기라니!?

, 집요하게 츳코미 하고 싶었던 걸 참았다고!?

[이 참에 말하는 거지만, 이렇게 하면 나를 내버려둘 거라고 생각했다. 혼자만 일하는 데다가, 숨어서 연극까지 한다는 걸 모두가 알면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최악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좀 더 모두와 함께 있고 싶었다]

[정말 감쪽같이 속았어]

따지고 보면, 얼마든지 눈치챌 수 있었을 일이었다.

그런데 깨닫지 못한 것은, 녀석의 연기가 능했던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카라마츠의 행동에 관심을 가지기 않았기 때문.

정말 미안해 하며 고개를 숙이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쥬시마츠와 둘이서 슥슥 쓰다듬었다.

놀라서 얼굴을 든 카라마츠는 나와 쥬시마츠를 번갈아 보고, 헤실헤실 웃었다.

왠지 뭔가 귀엽게 보였다. 그건 쥬시마츠도 마찬가지였는지 둘이서 카라마츠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카라마츠, 나도 잘못했어. 너를 제대로 보질 않았어]

[나도, 형이 하는 말, 어려워서 늘 가로막았어!]

[그러니까, 숨겼던 것들, 오늘 저녁밥 해주는 걸로 퉁쳐줄게!]

앞으로 셋이서 새 생활을 보내게 된, 이 시점에서 이걸 듣게 되어 다행이다.

[아아, 맡겨줘!]

폼 잡지 않은 녀석의 미소가 눈부셨다.

 












중간에 물이랬다가 차랬다가 오락가락 할 수도 있어요

그날 바로 전부 번역한 게 아니라서

확인해서 바꾸긴 했는데 남아있을지도....;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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