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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혼에 안녕을4

 

 

 

카라마츠는 카라의 소매자락을 붙잡았다. 그렇게 강한 힘도 아니었건만 카라가 살짝 휘청거린다. 카라마츠를 이곳에 불러들이면서 요력을 많이 소모한 모양이었다.

그런 카라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카라마츠는 여전히 울상인 채 카라에게 애원했다.

 

[........]

[카라아...! 나를, 나를 요괴로.......!!]

 

카라는 고통을 꾹 눌러 참으며 카라마츠의 어깨를 부드럽게 끌어안아 그를 계단에 앉혔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며 신통력을 사용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기 시작했다.

 

카라마츠에게서 흘러들어온 광경에서 형제들의 의도까지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당시 카라마츠의 슬픔이 직접적으로 전해져 카라는 그만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그대도 나와 같군]

 

카라는 카라마츠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설령 형제라 할지라도 각자는 개개인일 뿐이니 결국엔 자기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인 법이다.

 

[카라마츠, 이건 운명이다. 그대도, 나도 운명에 휘둘렸을 뿐일세]

[운명.....?]

 

카라마츠는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카라를 올려다보며 그의 말을 따라 읊었다.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평화롭던 나날이 한순간에 부수어질 수 있는 것.

오히려, 이 정도로 부수어져 내릴 것이었다면 결국 그런 것일 뿐이다.

카라마츠에게 있어 운명의 갈림길은 그날 밤, 형제들에게 버려진 것이고.

형제에게 있어 운명의 갈림길은 상처받은 카라마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를 내쳐버린 것. 애정을 소홀히 여겨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불쌍한 카라마츠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거두어 가도 되는 게 아닌가.

 

사람을 요괴로 만드는 일은 신의 금기에 손을 대는 것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카라마츠도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인간의 몸으로 대요괴인 카라스텐구의 요력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어떨지도 정확하지 않다.

 

그러한 사실을 알고는 있는 카라였지만, 이미 그의 몸과 마음은 오랜 시간 고독에 짓눌려 한계에 다다랐다. 고독이란 때때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존재이니 그럴만도 했다.

 

지금까지 실컷 이용해왔으니, 이번에는 내 차례다.

카라는 멍한 머리로 제대로 생각도 않고 섣부르게 판단을 내렸다.

 

[...카라마츠, 그대의 운명을 내가 뺏아가겠다. 인간의 몸도, 기억도 버리고서 사람도, 요괴도, 시간마저도 간섭하지 못하는 이 공간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자]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었다.

사실, 다음번에 카라마츠를 만나면 시공의 왜곡에 대해 설명할 생각이었다. 근 시일 내에 현세와의 연결이 끊어져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된다는 것도.

하지만 때마침 카라마츠가 먼저 요괴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그야말로 신이 자신의 염원을 들어주기라도 한 듯이. 아마 카라마츠는 언제라도 현세에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부탁을 했겠지만, 사실대로 말했다간 마음이 흔들릴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가지지 못하도록 기억도 봉해버리는 편이 좋겠지. 분명 카라마츠라면 흔쾌히 허락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카라의 마음과는 달리 카라마츠의 눈은 옅게 흔들렸다. 현실을 눈앞에 두고 공포를 느끼는 듯했다.

 

[, 잠깐만 기억도 버리는 건가...? 이 기억은 내가 나로서 살아온...!]

[무슨 소린가. 요괴가 되고 싶다고 한 건 그대이지 않나. 요괴에게 인간 시절의 기억은 불필요하다!]

 

딱 잘라 말하는 카라에 카라마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카라마츠의 뇌리에 지금까지의 추억이 마구 스쳐지나갔다. 형제들에게 치여 괴로웠던 일들도 많았지만, 그것보다도 눈부시게 반짝이는 아름다운 시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카라, ....나는...! 역시.......]

 

그걸 본 카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정색을 했다. “배신당했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 그의 시야를 가리고, 분노와 허무감이 뒤섞인 감정이 카라를 깊은 어둠에 빠뜨렸다.

 

[.......또 배신당한 건가. 나는, 이제야 이 영원한 고독에서 벗어나는가 했는데....이제 혼자는 지긋지긋하다......! 용서하지 않겠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이제 혼자인 건 싫다. 혼자는.......!!]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에게 손을 얹었다. 그러자 카라마츠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무너져 내렸다. 카라마츠의 안에 흐르는 요기를 건드린 것이다.

 

카라는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바닥에 엎어진 카라마츠를 내려다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제 마음은 필요없다. 적어도 영혼과 껍데기만이라도 내 곁에......]

 

카라는 오른손에 요력을 모았다. 아주 옅은 푸른빛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이 요력을 카라마츠의 머리에 대면 그는 기억을 잃게 될 것이다.

 

입꼬리를 슬쩍 올려 웃은 카라는 그걸 카라마츠의 머리에 밀어넣었다. 그러자 은은하게 푸른빛이 퍼지더니 요력은 파랗고 투명한 유리구슬로 변했다.

 

카라의 손에서 데굴데굴 구르는 이 구슬이 카라마츠의 기억 집합체, 카라마츠를 카라마츠소러 살아가게 만드는 것. 말하자면 자의식이었다.

 

카라는 구슬을 소중하게 품에 넣고, 정신을 잃은 카라마츠를 안아들어 이불에 눕혔다.

그리곤 신사 밖으로 나와 카라마츠의 자의식을 한 손에 꼭 쥔 채, 칠흑같이 검은 날개를 펼치고 저 멀리 날아갔다.

 

황혼에 물들어 녹아드는 그의 뒷모습은 마치 길을 잃은 아이처럼 어딘지 불안해 보였다.

 

 

 

* * *

 

 

 

한편, 카라마츠가 없어진 마츠노가는 어째선지 조용했다. 원래 늦게 돌아오는 카라마츠였기에 얼굴을 마주할 일이 적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늦게라도 돌아오는 것과 아예 돌아오지 않는 건 달랐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그 누구도 선뜻 카라마츠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마치 현실을 부정하기라도 하듯이.

 

 

이젠 상처도 말끔히 나은 검은 고양이와 노는 이치마츠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깊게 내려앉았다. 본성은 세심하고 정이 많은 그이기에, 자기 때문에 카라마츠가 집을 나갔다는 사실이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러 밤새 그를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 날, 토도마츠가 쵸로마츠를 끌고 화장실에 갔을 때였다. 한밤중에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겁에 질린 토도마츠를 뒤로 하고, 쵸로마츠가 조심스레 현관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밤중에 실례합니다~. 여기 검은 고양이 한 마리 있지 않나요? 꼬리가 두 갈래로 갈라진 아이인데]

 

그곳에는 붉은색 기모노 차림의 10대 초반의 남자 아이가 서있었다. 아이의 얼굴은 어째선지 오소마츠와 비슷했다..

 

[있는데. 네 고양이니? 그보다 왜 이런 한밤중에...]

[맞아맞아. 우리 동료거든. 그러니까 돌려받으려고 왔어. 아아, 그러고 보니 지금 다들 잘 시간이구나. 미안미안, 인간 형아]

 

남자 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히죽 웃었다. 눈은 웃지 않은 채 입꼬리만 히죽 올려 웃는 꼬마의 모습에 쵸로마츠는 소름이 돋았다. 고작 중학생 정도의 꼬마를 상대로 이렇게까지 위화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

 

꼬마를 상대로 쉽게 물러날 전 폭군 쵸로마츠가 아니지만, 녀석은 건들면 안 된다고 본능이 말했다.

이 위화감의 정체가 두려움이란 걸 깨달은 순간, 쵸로마츠의 머릿속에 경보가 울렸다.

 

[저어, 형아. 빨리 우리 고양이 돌려줄래?]

[, 알겠어..., 잠깐만]

 

쵸로마츠는 침을 꿀꺽 힘겹게 삼키곤 황급히 2층으로 튀어 올라갔다.

 

[이치마, 이치마츠!!!!]

 

방문을 거칠게 열어젖힌 쵸로마츠는 자고 있는 이치마츠를 세게 흔들어 깨웠다. 이치마츠는 소란 + 격한 흔들림으로 비몽사몽 눈을 떴다.

 

[우으......뭐야, 쵸로마츠...]

[고양이, 고양이는!? 주인이 돌려받으러 왔다고 밑에, 빨리 내놔!!]

[? 지금 한밤중이거든? 꿈이라도 꿨어? 빨리 다시 자라고, 멍청아]

 

이치마츠는 무거운 눈을 비비면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다 따가운 시선을 느껴 자신을 흔들어대는 쵸로마츠의 등뒤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아까 그 남자 아이가 서있었다. 어둠속에서 그 아이의 눈동자만 빨갛게 빛났다. 그걸 본 이치마츠는 놀라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비명을 질렀다.

 

[,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뒤에, 뒤에!! !!!!!!]

[, 우왁, , 언제...!]

 

이치마츠와 쵸로마츠의 비명소리에 오소마츠가 잠에서 깼다. 하지만 그런 소란은 전혀 신경도 안 쓴다는 듯이 남자 아이는 소파에서 둥글게 몸을 말고 자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이치()]

 

꼬마가 낮은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자, 잠에서 깬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곤 남자 아이 곁으로 걸어나갔다. 꼬마는 씨익 웃으며 고양이를 양손으로 들어 올렸다.

 

[-, 너 여기서 엄청 예쁨 받았던 모양이네. 카라가 어디 있는지 알아냈으니까 돌아가자]

[-]

 

남자 아이가 마츠들에게서 등을 돌린 순간, ! 하는 소리와 함께 폭신폭신해 보이는 꼬리 4개가 튀어나왔다.

 

[아 이러언~ 오랜만에 변했더니 조절을 못했네-]

[, 뭐웟, 뭐야아아아!! , 꼬리!!?]

[...대체 정체가 뭐야]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꼬리에서 시선을 떼질 못했다. 그런 그들에 남자 아이는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으며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아이의 머리에 황금빛깔의 털이 북실북실한 짐승의 귀가 돋아났다.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 요괴야! 천호인 오소라고 해. 원래는 구미호였는데 나 엄~청 착한 여우라 천호로 승격했지 뭐야~ 냐하핫]

[오소....오소마츠형이랑 똑같잖아. 이쪽 오소는 쓰레기지만]

 

이치마츠는 오소와 오소마츠를 번갈아 보며 히힛, 하고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리고, 이 녀석도 그냥 고양이가 아냐~ 네코마타라는 요괴야. 이치라고 해]

 

오소는 그렇게 말하며 고양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 하는 소리와 함께 두 갈래의 꼬리와 검은 고양이 귀를 가진 인간의 모습이 나타났다. 보라색 기모노 차림의 그는 이치마츠와 닮아 있었다.

 

[푸핫, 하하하하핫!! 이녀석도 이치마츠랑 똑같잖아!!]

[...., 닥쳐 쿠소 장남. 그보다 이런 거 우리한테 알려줘도 되는 거야?]

 

이치를 가리키며 웃는 오소마츠에게 혀를 찬 이치마츠는 두 요괴를 바라보며 물었다.

 

[맞아맞아! 아니 그보다, 아무리 이치마츠가 음침한 녀석이라지만 우연히 다친 고양이를 주워왔더니 요괴였습니다~ 라니 말도 안 되잖아!? 말이 돼!?]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쵸로마츠가 기세 좋게 다다다 말을 내뱉었다.

그 질문에 오소는 송곳니를 보이며 씨익 웃었다.

 

[뭐어, 기억은 지우면 되니까. 그치, 이치]

[]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말을 주고받는 두 사람을 보고, 정말 착한 여우가 맞는 걸까, 하고 쵸로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녀석 말대로, 그런 우연이 있을 리 없잖아. 물론 일부러 접근한 거라고. 이치마츠군? 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이치라면 접근하기 쉽겠다고 생각해서]

[접근이라니....우리 가난해서 뭐 얻어먹을 건 없다고?]

[아니, 그런 걸 원해서 접근한 게 아니라 이 집에 사는 파란 옷 입은 애한테 용무가 있어서]

 

오소의 말에 세 사람은 흠칫 놀라며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파란 옷, 즉 카라마츠를 말하는 거겠지. 왜 카라마츠를 자칭 요괴가 찾는 건지 짐작은 갔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신체의 자유를 빼앗겼던 걸 떠올리곤 작게 혀를 찼다.

 

[안 됐지만, 카라마츠는 이제 여기 없어. ....나갔거든]

[아하핫, 그런 것 같네. 이치가 전부 알려줬으니까 알고 있어]

 

쵸로마츠는 자신의 작전 탓에 이렇게 되버린 것을 크게 후회했다. 하지만, 오소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바라봤다.

 

[카라마츠, 라고 했지? 그 녀석 분명 요괴가 됐을 거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요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요괴?]

[. 하지만 나는 그런 가짜 인정 못하니까 요력을 뺏으려고 했는데 말이지]

 

오소는 불쾌한 미소를 띠며 꼬리를 살랑거렸다.

 

[.....그걸 뺏으면 어떻게 되는데?]

[요력을 뺏긴 요괴는 황천으로 돌아가. , 죽는 거지]

 

이치마츠의 질문에 이치가 더듬더듬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 말에 세 사람은 헉, 하고 숨을 삼켰다.

그때였다.

 

[히이이이아아아아아아!!! , 쵸로마츠형, 어디야아아아!!!]

 

1층 화장실에 있을 토도마츠가 비명을 내질렀다. 그리고 다다다다다 황급한 발소리가 뒤이어 들려왔다.

 

[토도마츠!? 왜 그래?]

[, 누누, !! , 눈이!! 눈이이이!!!!]

[?]

 

헐레벌떡 방으로 뛰쳐들어온 토도마츠를 받아든 쵸로마츠는 토도마츠가 가리킨 계단 쪽을 쳐다봤다.

그러자, 무수한 눈들이 계단과 복도를 집어삼킬 듯 가득 채우고 있는 광경이 보였다.

 

[!!!!]

 

이윽고 방까지 가득 메운 눈. 끔찍한 악몽이라 여겨질 정도로 불쾌하고 소름끼치는 광경이었다. 만약 이걸 혼자 있을 때 봤다면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쵸로, 놀래키지 말라고]

 

오소가 웃으며 눈알들을 쵸로라 불렀다. 그러자, 언제부터 있던 건지 문 앞에 녹색의 기모노 차림에 붕대로 한쪽 눈은 물론 팔과 목까지 친친 감은 남자, 쵸로가 서있었다.

 

[장난을 칠 생각은 없었습니다. 오소랑 같은 취급하지 말아주시죠. ....알고 있습니까? 사람을 다루는 데에는 공포가 제일이란 걸]

[....쵸로, 우리들 착한 요괴잖아]

 

이치가 살짝 나무라듯이 말하자, 쵸로는 고개를 휙 돌렸다.

 

[, 착한 요괴든 나쁜 요괴든 무서운 건 무섭다구!! 아아....나 앞으로도 혼자서 화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할 것 같아]

 

토도마츠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쵸로와 이치를 번갈아 바라보다 고개를 푹 숙였다.

그렇지 않아도 혼자서 화장실 가는 걸 무서워해서 형제들한테 바보취급 당하는데, 볼일 보는 걸 지켜보고 있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니 수치심에 죽을 것 같았다.

 

[그보다 이 애들은 대체 누구야!? 동물귀랑 꼬리는 뭐고!! 코스프레!?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눈알 공포에서 벗어난 토도마츠는 오소나 이치를 가리키며 당혹스런 얼굴로 소리쳤다.

그런 토도마츠에 언제 깼는지 쥬시마츠가 토도마츠에게 다가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알려줬다.

 

[톳티. 사실은 말이지~ 이러쿵저러쿵 여차저차]

[그래, 맞아. 이러쿵저러쿵 여차저차해서 이대로면 카라마츠가 위험한 상황이야. 상식인인 나도 처음에는 이 상황을 믿기 힘들었다고? 그보다 쥬시마츠 일어나 있었어!?]

 

토도마츠는 쥬시마츠한테 의외로 정확한 설명을 전해듣고 믿기 힘들었지만, 쵸로마츠의 말에 납득했다.

 

[, 어쩌지....그거 큰일이네. 카라마츠형이 진짜 요괴가 된 거야? 그리고 그게 진짜면 이 애한테 살해당하는 거고...! , 카라마츠형이 안쓰럽고 알 수 없는 말을 하긴 하지만...그래도...]

 

굳게 감긴 토도마츠의 눈꺼풀 뒤로, 상냥한 미소를 띠며 낚시터나 쇼핑에 어울려줬던 카라마츠가 떠올랐다. 늘 옆에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 곁에 없는 게 이렇게나 무서울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내 탓이야. 미안, 내가 그런 작전을 세우지만 않았다면...!]

 

쵸로마츠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털썩 주저앉았다.

그들의 대화를 잠자코 듣고 있던 오소가 입을 열었다. 그 눈은 어딘가 먼 과거를 바라보는 듯이 느껴졌다.

 

[.....저기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우리들 이제 가볼게. 이치도 돌려받았고, 쥬시랑 토도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거든]

 

오소가 그렇게 말하자 창문에서 갑자기 쥬시마츠와 똑 닮은 얼굴과 토도마츠와 똑 닮은 얼굴의 아이들이 나타났다. 그 정체는 로쿠로쿠비와 설녀로, 1층의 마당에서 목을 쭉 빼올려 창문으로 들이민 쥬시의 목에 설녀인 토도가 매달려 있었다.

 

[, 또 새로운 요괴가!!]

 

토도마츠는 그걸 보고 움찔움찔 입가를 떨어대며 놀랐다. 오소나 이치, 쵸로는 다섯명을 한번 슥 훑어보곤 방에서 나가려 몸을 돌렸다.

 

[......잠깐만!]

 

이치마츠가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 외침에 오소가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너희들 지금부터 카라마츠를...., 죽이러 가는 거야?]

[.....그런데? 죽인다고 할까, 요력을 뺏는 것뿐. 뭐 결과적으로 그게 그거지만]

 

쥐어짜내듯 말한 멍청하다면 멍청한 질문에 오소는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근데 그게 왜? 너희들도 그 카라마츠란 인간 죽이려 했잖아? 둔기를 잔뜩 던져서 말이야. 나 전~부 알고 있다고?]

 

오소는 그렇게 말하며 붉은 눈을 가늘게 떴다. 오소도 카라와 같은 상급요괴여서 천리안을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그의 말에 다섯명은 움찔하고 떨며 숨을 삼켰다.

 

[잘도 자기 형제한테 그런 짓을 하는군요. 카라마츠란 사람은 그런 짓을 당할 정도로 악인입니까?]

 

쵸로는 차게 식은 눈으로 다섯명을 바라봤다.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한 이치마츠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짓을 저지른 건 사실이고, 게다가 가장 무겁고 위험한 맷돌을 던진 건 자신이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우리들도 바쁩니다. 활동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 있고.....계속 이렇게 막아세울 거면 죽여버릴 겁니다. ....어차피 한번 죽었을 목숨이니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 않습니까? 자신의 목숨이 아깝다면 이만 놓아주시죠]

 

쵸로는 냉정한 어조로 말을 내뱉으면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꺼내들어 이치마츠의 목에 들이밀었다. 쇠의 차가움이 피부를 타고 온몸에 전해져와 이치마츠는 얼어붙었다.

그런 쵸로를 오소나 이치는 말릴 생각도 않고 잠자코 바라보았다.

 

[......, , 하려면 하라고. 이런 한푼도 안 되는 쓰레기의 목이 필요하다면 가지라고. , 좋을대로]

[이치마츠!!!!!]

 

이치마츠는 떨리는 주먹을 꽉 쥐고 쵸로를 노려봤다. 그런 이치마츠를 나무라듯 쵸로마츠가 소리를 질렀따.

 

[그 대신 카라마츠를 돌려줘.....녀석은, 녀석은....나 같은 걸 믿는다고 말해줬어...! 그야 쓰레기에 쓸모도 없는 니트에 안쓰러운 말만 늘어놓는 바보지만, 누구보다도 상냥한 녀석이야, 그러니까.....나보다도 살아갈 가치가...!]

 

이치마츠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필사적인 목소리로 외치며 매달렸다. 옆에서 보면, 죽음으로써 편해지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그저 죄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기만족의 몸부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치마츠는 카라마츠가 돌아오길 간절히 바랐다.

 

[그만둬, 이치마츠형을 죽이지 마!! , 내가 더 귀여우니까...., 나로 해!!]

[, 토도마츠...!! 그런 역할은 상식인인 내가 해야 되는 거라고! 거기 나랑 닮은 분, 나로 하지 않겠습니까?]

[나라고, !!! 이거 봐!! 물 나온다고!! 보웨엑!!]

[너희들 이 카리스마 레전드인 나를 내버려두고 건방지다고!! 이런 건 장남님의 역할이잖냐!!]

 

차례로 이치마츠말고 자기를 택하라고, 카라마츠를 돌려달라고 외쳐댔다. 꺄꺄 시끄럽게 구는 다섯명을 바라보던 쵸로는 이치를 바라봤다.

 

[그게 진짜 당신들의 모습이로군요. ....마치 옛날의..]

[.....그립네]

 

쵸로는 훗하고 입꼬리를 올려 살짝 웃고는 칼을 거뒀다. 그런 그들의 대화를 들은 쵸로마츠는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립다니?]

 

그 말에 드르륵 창문이 열리더니 쥬시와 토도가 방으로 들어왔다. 토도의 영향인지 방에 찬공기가 맴돌았다.

 

[옛날에는 우리들도 6명이었거든. 사이도 좋았고 말이야. 잔뜩 싸우기도 싸웠고!]

[와아, 귀엽네에~ 나랑 똑같잖아]

[우와.....뻔뻔한 녀석이 늘었어. 게다가 그거 자화자찬이나 다름없잖아]

 

가장 어려보이는 토도를 보고, 토도마츠는 환하게 웃었다. 이치마츠는 그런 토도마츠를 어이없단 표정으로 바라봤다.

 

[, 우리들도 너희들과 똑같은 환경에 처해있다는 거야. 우리들은 원래 친인척이 없는 요괴들끼리 모인 동지거든. 여섯명이서 하나인 집단....인간들 말로 가족이란 거지. 스스로 가족을 만들어 살아왔어]

 

오소는 쵸로, 이치, 쥬시, 토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에 위화감을 느낀 쥬시마츠가 손을 올리곤 입을 열었다.

 

[저요저-! 질문있슴닷! 요괴씨들 지금 다섯명뿐인데 다른 한명은 어디 있어?]

[쥬시마츠, 혹시 그거 쿠소마츠가 말했던...]

 

이치마츠가 무언가 번뜩 생각난 듯 중얼거렸다. 그 말에 쥬시가 목을 쭉 늘어뜨리곤 이치마츠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정다압~!! 다른 한명은 카라라고 하는 카라스텐구야!]

[맞아, 우리들은 원래 카라도 포함해서 가족이었어”]

[잠깐만. “이었다라니 왜 과거형인 거야?]

 

토도마츠의 질문에 갑자기 오소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카라를 쳐낸 일은 몇 십년, 몇 백년이 흘러도 계속 후회했다.

힘만 있으면 분명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천호로 승격까지 했는데, 이미 지나가버린 시계 바늘은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뭐어, 이 사람들을 끌어들였으니,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소]

[....그렇겠지. 짧게 끝낼테니까 옛날이야기, 들어줄래?]

 

오소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감고, 평생 잊을 수 없었던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려 입을 열었다.

 

 

 

 




애들 이름이 같아서 번역할 때 좀 헷갈렸네요ㅎㅎ

혹시 흐름상 이름이 잘못 들어간 것 같다 하는 부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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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에 닌타마를 번역해서 가져오려고 했는데..

이거 제대로 본 적이 진짜 한번도 없어서 번역이 힘들더라구요ㅠㅠ

애들 이름이나 명칭 같은 건 검색하면 나오니까 괜찮은데

애니를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별명이나 이런 부분은 도무지...ㅠ


그래도 열심히 검색해서 어찌저찌 번역하고 있습니다ㅠㅠ

손글씨라서 조금 걸릴 것 같긴하지만

기다려주시면 다음주나 다다음주에는 완성될 것 같아요!


이게 3편짜리라서 올리게 된다면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올릴 듯하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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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요청을 해주시는 분들이 늘었는데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은 요청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D

당분간 요청 접수는 쉽니당


지금 올려주시는 요청들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받을 때 확인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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