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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살아 숨 쉴 상냥한 세계까지.......앞으로 5

 

 

 

 

 

카라마츠는 형제들을 정말 좋아하고, 사랑한다.

 

장남 오소마츠는 얼핏 보면 무책임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형제들을 걱정하고, 곤란한 일이 생기면 반드시 손을 내밀어 준다. 그런 든든한 점이 너무 좋다.

삼남인 쵸로마츠는 성실한 척하는 쓰레기라고 하지만, 지나치게 개성적인 형제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누구보다 진지하게 상담해준다. 그런 성실한 점이 너무 좋다.

사남 이치마츠는 비굴하고 마이 페이스에 어두운 이미지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동정심이 많은 상냥한 놈이다. 그런 서투른 상냥함이 너무 좋다.

오남 쥬시마츠는 밝은 미치광이라고 불리지만, 그 밝음에 구원되는 일이 많다. 쥬시마츠가 있어주는 것만으로 그 자리의 분위기가 누그러지는 것이다. 태양처럼 주위를 비추어 주는 점이 너무 좋다.

막내 토도마츠는 드라이 몬스터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형들을 좋아하고, 뭐라고 하면서도 형제들을 제대로 상대해준다. 그런 솔직하지 않은 어리광이 너무 좋다.

 

개성이 다양하고 사랑스런 형제들. 하지만 아무래도 나의 사랑은 일방통행인 것 같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깨닫게 된 계기는, 내가 치비타에게 납치된 그 사건. 평소 내게 태도가 냉정한 형제들이지만, 역시 유괴가 되면 누구 하나쯤은 도와주러 올 거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누구도 구하러 오지 않고, 결국 나는 배에게 진 배 이하의 남자라는 사실만이 드러났을 뿐이었다. 유일하게 걱정했던 쵸로마츠조차 나보다 배를 택했다. 둔감한 나라도 알 수 있다. 형제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나는 이렇게나 형제들을 사랑하는데, 그것은 슬프게도 짝사랑이었다.

게다가 형제들이 던진 물건에 중상을 입었음에도 그들은 나를 걱정하지 않고, 사과의 말도 없었다. 오히려 나의 존재를 무시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펼치고 있었다. 심하다, 이 반응은 아무래도 너무 심하다. ..........어째서 나는 사랑 받지 못하는 걸까. 아아......누군가에게 사랑 받고 싶다.

 

코가 찡하고 아파서 눈물이 맺혔다. 엄마가 객실에 깔아 준 일인용 이불에 누워 나는 슬픔을 숨기려는 듯 열심히 눈가를 닦았다.

지금 나는 집의 객실에 혼자 자고 있다. 개그만화라서 금방 낫는다고 생각했던 상처는 좀처럼 낫질 않고, 게다가 의사가 입원을 권할 정도의 심각한 중상이었다. 자택 요양이 좋다고 하는 내게 의사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마지못해 절대안정을 취하라는 말을 몇 번이나 말하며 허락해주었다.

부모님은 나를 걱정해 친절하게 간호를 해주었지만, 이 부상의 원인인 형제들은 한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그것도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요인이다. 간병하라고는 안 할테니, 적어도 한번쯤 얼굴을 비춰도 되잖아. 가벼운 느낌이라도 상관없으니까, “미안이라는 한마디 말이 듣고 싶었다.

아아......어째서 형제들은 내게 이리도 냉정할까. 내가 뭔가 잘못이라도 한 건가?

, 항상 아프게 만들어서 그런가. 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뭔가를 할 때마다 다들, [아파아파]라고 외쳤다. 그 때문에 미움을 받고 있는 건가? 하지만, 왜 아픈지 모르니까 고칠 수도 없다. 사면초가........에이트 셧아웃이로군.

무심코 [하아]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면, 어째선지 방 밖이 시끌시끌했다.

뭐지? 누가 온 건가? 형제들이라면 좋을텐데.....라며 태평한 생각을 하고 있던 내 귀에 고함이 들려 움찔한다.

 

[너희들, 적당히 하라고!!!!!]

 

고함치는 소리 뒤로, !! 하고 뭔가를 내리치는 소리가 뒤따라 울렸다.

, 뭐야? 이 목소리는 쵸로마츠? 왜 화를 내는 거지? 평소 금방 열이 받는 쵸로마츠지만, 지금 들린 고함소리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왠지 진심으로 화내고 있는 듯한.....

 

[, 그렇게 큰소리 칠 것까진 없잖아!! 쵸로마츠형은 내 기분 따위 모른다구!!]

[아아, 모른다고 네 기분 따위!! 그치만 말야, 이번엔 나도 못 참아!! 나쁜 짓을 하면 사과해야 한다는 건 유치원생도 다 아는 상식이라고?! 그걸 왜 너희들은 모르는 거야!!!]

[, 쵸로마츠형......진정하고,]

[쥬시마츠는 잠자코 있어!!!]

[어이, 쥬시마츠한테까지 소리치지 말라고]

[닥쳐, 이치마츠!! 너도 마찬가지니까! 뭘 자기는 관계없다는 듯이 있는 거야!?]

 

쵸로마츠에 이어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보다, 이거 큰일 아닌가? 원인은 모르겠지만, 쵸로마츠는 상당히 열받은 것 같고, 다른 동생들도 그런 쵸로마츠한테 대드는 분위기인데. 이거 큰일이군. 치고박고 싸울지도 몰라.

나는 부상으로 아픈 몸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무래도 오소마츠는 없는 모양이니, 여기선 차남인 내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 비록 형제들에게 내가 미움을 받고는 있지만, 나는 녀석들의 형이다. 누군가가 다치기 전에 내가 싸움을 막아야 한다.

 

느릿느릿 객실에서 나온다. 목소리는 2층에서 들리고 있었다. 복도 바닥의 찬 기운에 몸을 떨며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려다보면, 4명이 계단 앞에 모여있다.

어이, 그런 곳에서 싸우면 위험하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4명에게 다가가면, 가장 먼저 쥬시마츠가 나의 존재를 알아챈다.

쥬시마츠는 내 모습이 보이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라고 소리를 냈다.

그 목소리에 다른 형제들도 나를 알아보고 똑같이 놀란 표정을 한다. 그런 동생들을 나는 일단 진정시키려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이어이, 브라더들. 그렇게 큰소리를 내고 무슨 일이야? 싸움은 보기 흉하다고-]

 

내가 그렇게 말하는 순간, 왠지 이치마츠와 토도마츠의 표정이 거북한 듯 찡그려지고, 쵸로마츠가 그런 두 사람을 째려보았다. 그리고 쥬시마츠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 뭔가, 이 어색한 분위기는. 갑자기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 나 가만히 있는 편이 좋았으려나? 눈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건가?

나까지 당황해 무심결에 굳어버린다. 그런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먼저 움직인 것은 이치마츠였다.

 

[쿠소마츠, 뭘 멋대로 방에서 나오는 거야. 넌 방에 틀어박혀있으라고]

[, 맞아!! 멋대로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에에?]

 

싸움의 중재를 하려 왔는데 이런 반응이다. 아무래도 분노의 화살이 이쪽으로 돌아선 것 같다. 도대체 왜. 동생들에게 예상 밖의 말을 듣고 당황하고 있자, 쵸로마츠가 이치마츠와 토도마츠를 째려보고는, 가장 가까이에 있던 토도마츠의 멱살을 잡았다.

 

[너희, 내가 방금 뭐라고 했는지 까먹었냐? 너희들 진짜 쓰레기구만]

[, 닥쳐, 닥치라고!! 쵸로마츠형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 쓸데없는 참견 말라고!]

[이 새끼가!!]

[, 브라더들, 그만......]

[!! 카라마츠형은 잠자코 있으라구!! 형은 빠져!!!]

[........!?]

[........?]

 

금방이라도 토도마츠를 때리려는 쵸로마츠를 말리려 두 사람 사이에 끼면, 그런 나를 성가시다는 듯 토도마츠가 내 손을 뿌리친다. 그건 그냥 가볍게 뿌리치는 정도였다. 나를 상처 입히려 휘두른 힘이 아니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을 약한 힘. 하지만 큰 부상을 입고, 의사에게 절대 안정을 취하라는 말을 들었던 내 몸은 그런 약한 힘도 버티지 못했다.

토도마츠가 휘두른 손은 내 어깨를 건드렸고, 어깨의 상처로 인한 고통에 나는 그만 균형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이대로는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 그렇게 생각하고 무심코 눈을 꼭 감았지만, 예상 밖의 부유감에 감았던 눈을 떠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래, 여긴 계단 앞이었지. 내 뒤로 엉덩방아를 찧을 정도의 바닥이 없었던 것이다.

아아, 떨어진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모든 것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그런 느릿한 시간 속에서 시선을 앞으로 되돌리면, 동생들이 눈을 크게 뜨고 떨어지는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나 자신도 그런 동생들을 멍하니 바라본다. 예상 밖의 전개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아 고함을 지를 여유조차 없었다.

그러던 중, 가장 빨리 정신을 차린 것은 쥬시마츠였다. 쥬시마츠는 [!!!]이라고 외치며 내게 손을 뻗었다. 내게로 뻗어진 손을 무의식적으로 잡으려다 멈췄다.

손을 잡아버리면 쥬시마츠까지 휘말려 버린다. 아무리 쥬시마츠의 체력이 엄청나다고 해도, 이런 곳에서 떨어진다면 괜찮을 리 없다. 동생을 다치게 만드느니 차라리 혼자 떨어지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 쥬시마츠에게로 뻗으려던 손을 다시 거둔다. 순간, 쥬시마츠의 표정이 [어째서?]라고 말하는 듯했다. 나는 그 얼굴에 미소를 전하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카라마츠()!!!!!!!]]]]

 

통증은 신기하게도 느껴지지 않았다. 몸이 바닥에 부딪치는 감각도 없었다.

다만 나의 이름을 외치는 동생들의 비통한 목소리만이 들리며, 의식이 멀어져갔다.

 

 

 

 

 

 

 

 

 

 

 

 

 

 

[, 이 녀석 몇 번째야?]

[몰라. 나로서는 첫 번째면 좋겠지만]

[아니아니, 첫 번째는 위험하지. , 보스의 목을 따면 우리야 좋지만.....그래도 첫 번째는 위험해]

[그럼 몇 번째였으면 하는데?]

[에에? ..........................아니, 잘 생각해보니 몇 번째든 위험한 건 똑같네]

[그치? 그럼 빨리 일을 끝낼 수 있는 첫 번째가 좋잖아]

 

낯선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가 몹시 불쾌하게 느껴지고, 나는 깊은 잠에서 깨어나 살며시 눈을 떴다. 처음에 시야에 들어온 것은 콘크리트가 벗겨진 더러운 벽. 숨을 스읍, 들이마시면 담배와 술과 뭔지 모를 녹슨 철 같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기분 나쁜 냄새에 가슴이 쓰렸다.

시선을 벽에서 돌려 주변을 둘러본다. 방이라기보다는 그냥 폐허에 가까워 보이는 경치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 어디? 이런 장소는 처음 보는데. 그보다, 나 아까까지 집에 있었지 않았나? 그러고 보니, 나 계단에서 떨어졌잖아??

깨어나기 직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 진짜 여긴 어디야?!

방 안을 다시 둘러봤지만, 역시 본 적도 없는 장소.........랄까,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가구도 없고, 콘크리트는 노출되어 있고, 왠지 지저분하고 어떻게 봐도 그냥 폐허였다.

왜 내가 이런 곳에.......?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몸을 일으키려 부상으로 아픈 신체를 끌고 일어나려던 순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라? 왜 못 움직이는................, 나 묶여있어?! 밧줄로 묶여있다고!? !?

자기 상황을 파악하는 게 너무 늦지만, 텅텅 빈 내 머리는 이제야 겨우 움직여 지금이 꽤나 위험한 상황임을 파악한다. 낯선 폐허에서 묶인 채 움직일 수가 없는 이 상황.....혹시 나는 또 다시 유괴된 것인가? 더구나 이번에는 진짜 같다. 전에는 상대가 치비타였던지라 위기감도 없었는데, 이번엔 정말 유괴된 모양이다. 지금 있는 이 방에는 카라마츠 혼자뿐이지만, 아까부터 말소리가 방 밖에서 들린다. 아마 그들이 유괴범이다. 위험하다. 이건 꽤 위험하다. 나는 지금 큰 부상을 입었으니까, 도망치는 것도 저항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누군가가 구하러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겠지만...........나를 싫어하는 형제들이 구하러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님이라면 구하러 올지도 모르겠지만...........그것도 확신할 수는 없다. 만일 몸값을 요구한다고 해도, 우리 집에는 그럴 돈이 없다. 저번에 치비타가 요구했던, 몸값치고 싼 편인 100만엔도 내지 못했으니까.

어떻게든 구조를 요청할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열심히 굴리던 중, 닫혀있던 문이 끼이익- 듣기 싫은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그에 내 심장이 안 좋은 느낌을 감지하고 거세게 뛰었다. 열린 문에서 얼굴을 보인 건 두 남자였다. 나이는 젊어보였다. 아마 20대 정도일까. 둘 다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일부러 흐트러뜨려 입고 있는 걸 보아 좋은 느낌의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두 남자들이 각각 손에 쥐고 있는 물건이었다. 그것은 드라마나 만화에서나 봤던 권총이었다.

거짓말이지, 어이. 총을 가지고 있다니, 총도법 위반이라고? 이 녀석들 절대 일반인이 아냐.

덜덜 몸이 떨렸다. 남자들은 내가 깨어났음을 알아차리고 히죽, 기분 나쁜 미소를 띠고 다가왔다. 그리고는 갑자기 내 배에 발길질을 했다.

 

[으극!?]

[오우오우, 드디어 일어나셨습니까 공주님~? 놀랐다고~, 은신처에 와보니 마츠노 패밀리의 높으신 분께서 땅바닥에 뒹굴고 있어서 말야. 어디서 이 은신처를 알아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살고 볼 일이군, 우리들도. 설마하니 적의 아지트에 기어들어가서 잠들다니.....얼마나 우리들을 바보취급 해야 직정이 풀리는 걸까나~?으응~?]

[, 아팟....]

 

남자가 나를 걷어차던 발로, 다친 손목을 밟았다. 다른 한 남자는 그런 나를 보고 이상한 웃음을 지었다.

 

[아하하하하학!! 야야, 남자상대로 공주니 뭐니 그만하라고-!! 소름끼치니까]

[~ 그치마안, 이 녀석이 우리들 은신처에서 태평하게 자는 거 발견했을 때, 그 동화가 생각났다고? , , 그거 있잖아, 백설공주? 진짜로 자고 있던 게 미인인 공주님이었으면, 그 즉시 범하려고 했는데 말이지-]

[우와아.....저질~]

 

남자들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나를 때리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내가 몇 번이고 [아프다, 그만둬]라고 말해도, 남자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파하는 나를 재밌어했다.

어쩌지, 무섭다. 무서워. 이놈들 보통이 아냐. 나 죽는 건가? 싫어, 싫어, 싫어, 살려줘, 도와줘....오소마츠형,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

덜덜 떨고 있는 나를 남자들은 한쪽 입가를 비틀어 올린 채 차가운 시선으로 깔보았다.

그러고는 감정이라곤 조금도 없는 듯한 기계적인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너 몇 번째?]

[..........?]

[그니까, 너 몇 번째냐고. 무슨 마츠야?? 얼른 대답해]

[히엑........., .....카라, 마츠......인데요]

[.........?]

 

이름을 말하라기에 순순히 따랐는데, 남자들은 내 이름을 들은 순간 약간 멍한 표정을 하고는 금세 얼굴을 분노로 물들였다.

 

[하아!? 너 이새끼, 어디까지 우리를 바보 취급해야 직성이 풀리는 거냐!? 카라마츠~? 죽은 새끼 이름을 들먹여서 어쩔 셈이지? 아앙?!]

[.......?]

 

남자가 분노를 잔뜩 드러내며 내 관자놀이에 총구를 들이댔다. 그것만으로도 놀라운데, 더 놀라운건 녀석의 말이었다. 죽은 놈의 이름? 무슨 소리야? 내가.......죽어? 아니, 나 여기 살아있다고? 안 죽었다고!!?!? 무슨 일인가!!? , 설마 이건, [너는 이미 죽어있다] 라는 살해 예고!? 에에에, 잠깐잠깐, 나 정말로 이 녀석들에게 죽는 건가!!? 싫어어어, 누가 살려줘어어어!

공포감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한 내게 어떠한 말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던 그 순간, ----------!!!!! 하는 폭음이 들리고 방문이 부서졌다.

 

[우왓!?뭐야, 이번에는!!?]

[폭탄인가!?]

[, 들켰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따라가지 못하는 나와, 금방 내게 총구를 겨누던 남성들은 하던 행동을 멈추고 문으로 시선을 향했다. 그리고 나는, 폭격에 흐릿한 시야 사이로 드러난 그 모습과 분위기에 어긋나는 밝은 목소리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앗하하~ 역시 이치마츠형의 특제 폭탄!! 위력이 장난 아님다~!!]

[....................., 쥬시.....마츠?]

[젠장, 5번째인가!! 위험한 녀석이 와버렸잖아!!]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 마츠노가 형제를 건드리는 건 위험하다고!! 저 녀석들 자기 형제를 해치는 건 제일 싫어하니까!!]

[그래도 처음에 시비를 건 쪽은 저녀석들이잖아!?은신처에서 뒹구는 적을 발견하면 보통 붙잡지 누가 풀어주냐!!]

[이거 아무래도, 이 녀석, 미끼인 것 같은데]

 

갑작스런 침입자의 등장에 남자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그런 남자들을 감정을 내비치지 않은 미소로 바라보던 쥬시마츠는, 그곳에 처음으로 남자들 이외의 존재가 이 자리에 있음을 알아차렸다. 폭격과 함께 나타난 동생의 모습에 놀라는 내게 시선을 돌린 쥬시마츠는, 처음에는 의아한 듯한 표정에서 점점 놀람으로 물들여가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목소리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카라마츠, .............?]

[??????????]

 

마치 유령이라도 본 듯한 표정의 쥬시마츠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렇게 놀라는 건가? 나를 도와주러 온 거 아닌가? 그보다, 쥬시마츠 그 차림은 뭔가?

남자들과 똑같은 검은 양복에 노란색 셔츠, 게다가 평소 쥬시마츠라면 하지 않았을 금목걸이를 하고, 머리에는 선글라스가 얹어져 있었다.

뭐야, 너 그런 옷이랑 악세서리가 있었던 건가? 좀 멋있잖아.

그런 쥬시마츠와 마주보기를 몇초. 정신을 차린 듯 움찔한 쥬시마츠는 나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몇 번이고 훑더니 순식간에 표정을 바꿨다. 그 얼굴은 마치 모든 감정이 사라진 것처럼 차가운, 무심결에 소름이 돋을 듯한 섬뜩함을 풍기는 얼굴이었다.

 

[...............누구?]

[.......?]

[카라마츠형한테, 저런 상처를 입힌 게...........누구야?]

 

무표정한 채 고개를 갸웃하는 쥬시마츠. 그 귀여운 행동이 무표정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아, 그 위화감이 더욱 섬뜩하게 느껴졌다.

쥬시마츠는 고개를 삐딱하게 한 채로 시선만 흘끗 남자들에게로 돌렸다.

 

[아아........저 녀석들이지?]

[, 저기.......쥬시마츠?]

 

당혹스러운 목소리를 내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쥬시마츠는 방에 굴러다니던 쇠파이프를 주워들고는 (왜 그런게 주변에 굴러다니고 있는 건가!?)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남자들에게 파이프를 힘차게 휘둘렀다.

 

 

――――――――――퍼억, , 철퍽, 철퍽.

고기가 뭉개지는 소리만이 조용한 방 안에 울렸다. 처음에는 비명과 신음 소리를 내던 고깃덩이들이 이미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조금 전까지 인간이었을 그것은 이제 그냥 고깃덩이가 되었다. 아까까지 방 안을 채웠던 술과 담배의 향기는 완전히 묻히고, 지금은 단지 쇠 냄새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저 멍하니 눈앞의 고깃덩이를 후려패는 쥬시마츠의 모습을 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처음 보는 동생의 광기어린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마.......여기서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이 지옥 같은 공간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아, 나는 용기를 짜내 몸을 억지로 일으키면서 쥬시마츠의 등 뒤로 말을 걸었다.

 

[........쥬시마츠? 이제, 그만해라.........이미, 그 녀석들, 죽었으니까.....]

 

내가 말을 건 순간, 쥬시마츠의 어깨가 흠칫한다. 그리고 손에서 피투성이의 쇠 파이프가 떨어지며 카랑, 하는 소리를 냈다.

아주 천천히, 느린 동작으로 뒤를 돌아보는 쥬시마츠의 얼굴은 피투성이였다. 그 피투성이의 얼굴에 놀라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그랬다간 쥬시마츠가 상처를 받을 것 같아 나는 어떻게든 그 비명을 삼켰다.

돌아본 쥬시마츠의 표정은 이미 광기에 먹히지는 않았는지, 다시 아까와 같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마치 미아가 된 아이 같은 슬픈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카라마츠형? 정말 카라마츠형이야?]

[? ........., 아아.......카라마츠다만...?]

 

왜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무심코 의아스런 표정을 짓고 있자, 쥬시마츠의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힘차게 내게로 달려들었다.

 

[, 우왓.....쥬시마츠!?]

[카라마츠형!! 카라마츠혀엉!!]

 

쥬시마츠는 눈물로 엉망인 얼굴을 내 몸에 묻었다. 솔직히 그 강력한 포옹에 다친 몸이 으스러질 듯 아팠지만, 울고있는 동생을 달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되어, 나는 아픔을 억지로 참아내고 쥬시마츠의 등에 팔을 둘렀다. 그냥 그 등을 쓰다듬어주었을 뿐인데 더욱 울부짖어 곤란했다.

정말 이게 대체 무슨 일인 걸까. 갑자기 유괴되었다고 생각했더니, 쥬시마츠가 나타나 구해줬다. 하지만 그 구하는 방식이 범주를 넘어서 유괴범을 죽여버렸다. 랄까, 역시 이건 위험하지 않은가. 아무리 상대가 범죄자라고는 해도 살인은 아니다. 어떻게든 이 살인을 감춰야하는 게 아닐까. 소중한 동생을 살인자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정당방위라고 우겨? 아니, 그 시체를 보면 정당방위의 범주를 넘어선 것이 분명히 보이니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쥬시마츠를 끌어안으며 고민하고 있자, 쥬시마츠의 바지 주머니에서 삐삐삐삐, 하고 전자음이 들렸다.

뭐지? 휴대폰 벨소리인가?

하지만 아직도 통곡하고 있는 쥬시마츠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 듯, 전자음을 확인하려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쥬시마츠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소리를 내고 있는 물건을 꺼내들었다. 꺼낸 그것은 휴대폰이 아니었다.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스파이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통신기 같은 것이었다. 일단 시끄러운 전자음을 멈추려 적당히 버튼을 누르면, 스키퍼 부분에서 귀에 익은 소리가 들려 다시 놀랐다.

 

어이, 임마 쥬시마츠!! 받는 거 늦다고!! 그보다, 너 또 멋대로 움직였지!! 아까 네 부하 직원한테 보고가 왔다고!? 그 패거리는 일단 냅두기로 했잖아!!? 너 얘기 제대로 안 들었지!!!! 뭐라고 말하라고, 이 뇌근육마츠!!!

[.......쵸로마츠?]

............................................

 

스피커에서 들려온 것은 쵸로마츠의 목소리였다. 혹시 동생들은 이 통신기를 사용해 첩보원 놀이라도 하고 있던 건가? 어이어이, 너희들 몇 살이냐. 쥬시마츠는 그렇다 쳐도, 쵸로마츠 너까지. 나도 끼고 싶었다............

약간 서운한 기분이 된 내가 답이 없는 통신기를 멀뚱히 보고 있자, 통신기에서 쵸로마츠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카라마츠....?

[~? 아아 카라마츠다.......그보다 지금 무슨 상황인가? 내가 유괴됐는데, 너희는 첩보원 놀이를 하고 있었던 건가? 역시 대우가 심해서 슬프다고. 어이, 쵸로마,]

 

말하는 도중 통신기에서 달칵, 하는 소리가 들리고 통신이 끊겼다.

? ? 끊었다고오, 이 시코마츠. 어이어이,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냉정하게 굴다니. 나 너한테 뭔가 한 건가?! 안겨있는 쥬시마츠는 아직 울음을 그칠 기미가 안 보이고,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랄까, 뭐가 무너지 하나도 모르겠다고오오!! 어쩌면 좋은 거야.....

 

그 뒤로 나는 계속 우는 쥬시마츠를 부둥켜안고 쩔쩔맸다. 몸은 여전히 아파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기에, 쥬시마츠가 잠잠해질 때까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보다 쥬시마츠는 왜 이렇게 우는 거지? 이유를 모르니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아아......곤란한 걸. 그리고 저 시체도........

나는 방 한가운데에 놓인 고깃덩이로 변한 시체로 시선을 돌리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저걸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경찰서에 잡혀가고 싶지 않아. 동정에 니트에 살인자라니....완전 인생 암울하잖아. 일단 쥬시마츠가 빨리 울음을 그쳐줘야 하는데....

쥬시마츠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런 생각을 멍하니 하고 있으면, 뭔가 밖에서 어수선한 발소리가 들려 나는 몸을 움찔 떨었다.

뭐야? 설마 저들의 동료인가? 아니면 경찰? 어느쪽이든 최악이다!!

어쩔 줄 몰라 안겨있는 쥬시마츠를 꼭 끌어안으면, 쥬시마츠도 똑같이 더 세게 내 옷을 잡아왔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쥬시마츠가 폭파한 구멍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튀어나왔다. 튀어나온 그림자는 4. 그것은 그들의 동료도 경찰도 아니었다.

나의 사랑스런 형제들이었다. 모두의 모습을 본 순간,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의문스러운 것은 다들 쥬시마츠와 마찬가지로 정장을 입고 있다는 것이었다.

뭔가, 그거! 다들 멋지군. 나도 끼워줬으면 좋겠다만!!

그러나 당황한 모습으로 뛰어들어온 형제들은 모두 한결같이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 뭔가? 그 얼굴은?? 왜 그렇게 놀라는 건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토도마츠였다.

 

[....거짓말....진짜 있잖아...]

 

그러니까, 그 유령을 본 듯한 표정은 뭔가? 아까 쥬시마츠도 그러던데, 영문을 모르겠군.

토도마츠는 내 모습을 그 눈에 새기려는 듯 지긋이 바라보더니, 눈에서 왈칵 눈물을 쏟아내고는 쥬시마츠처럼 내게 달라붙었다.

 

[카라마츠혀엉!!!우와아아아아아아앙!!!!]

[우왓! , 에에????????]

 

울면서 내게 뛰어드는 토도마츠를 받아낸다. 그러나 역시 상처가 아파 무심코 얼굴을 찡그리고 말았다. 안겨드는 건 좋지만, 조금은 조절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보다, 슬슬 상황 설명을 해줬으면 하는데..........

나는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다른 형제들을 봤다. 하지만, 오소마츠도 쵸로마츠도 이치마츠도 모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뭔가? 아까부터. 누구라도 좋으니 설명 좀!!

그러던 중,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건 오소마츠였다. 오소마츠는 놀란 표정을 한순간에 바꿔 험상궂은 표정을 하고는 내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왔다.

 

[.....누구야?]

[.....하아??]

 

오소마츠의 입에서 나온 예상 밖의 말에 놀란다.

? 누구냐니.......뭔가 그 질문은? 어떻게 봐도 네 동생 카라마츠잖아!?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미친 건가?

그런 오소마츠의 말에 나보다 먼저 반박한 것은 내게 달라붙어 울던 토도마츠였다.

 

[잠깐, 오소마츠형!! 무슨 바보 같은 질문을 하는 거야!? 이 사람은 카라마츠형이잖아!! 우리의 소중한 형제인 카라마츠형이라고!!]

[, 오오......톳티!]

 

설마 소중한 형제라고 말할 줄은 몰라 기쁨으로 얼굴이 멋대로 히죽거린다. 그러나 그런 나의 기쁨을 무너뜨린 건,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던 이치마츠의 말이었다.

 

[너야말로 무슨 소리야. 카라마츠는........나의....우리의 형제는 죽었잖아, 일년 전에!!]

[...........?]

 

또다. 또 죽었다고 말했다. 아까도 그들이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을 형제들의 입에서 듣게 된 내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무슨 소린가? 내가 죽다니, 그럼 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뭔데? 진짜 귀신인 건가? ? 나 죽었어? ? , 설마 계단에서 떨어진 것이 원인? 거짓말이지....? 그럼 진짜 내가 유령...?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떨고 있자, 계속 내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던 쥬시마츠가 겨우 얼굴을 들었다. 그 얼굴을 눈물과 콧물로 범벅에 눈도 붉게 충혈 되어 엉망이었지만, 매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 사람은 카라마츠형이야. 나 냄새로 알 수 있어! 이 상냥하고 안심되는 냄새는 틀림없이 카라마츠형임다!! 죽지 않았어!! 엄청 따스하고, 심장 소리도 제대로 들려!]

 

정말 행복하게, 마치 꽃이 주변에 만개한 듯한 미소로 쥬시마츠는 다시 내게 매달렸다. 그런 쥬시마츠의 말을 들은 다른 형제들은 다시 멍하니 나와 쥬시마츠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당황하는 나를 내버려두고, 오소마츠 이외의 전원이 울면서 내게 달려들었다. 4명 동시에 안기는 바람에 아무리 나라도 견딜 수 없어 뒤로 쓰러졌다. 딱딱한 바닥에 등을 부딪칠 고통을 대비해 무심코 몸을 움츠리면, 그런 내 몸을 누군가 뒤에서 잡아주었다.

대체 누가..........?

뒤를 돌아보면 거기에 있는 건 오소마츠였다. 오소마츠는 왠지 고통을 참는 듯한 기이한 표정을 지으며 내 등에 손을 대고 잡아주고 있었다.

 

[오소마츠?]

[............야생의 감이 살아있는 쥬시마츠가 그렇게 말한다면, 너는 틀림없이 카라마츠겠지. 하지만.......나의 카라마츠는 아냐]

[.........?????]

 

오소마츠를 그렇게 말하며 쓸쓸한 듯 웃었다.

이때 오소마츠의 말을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은, 이 세상이 내가 알던 세계가 아님을 깨달았을 때였다. 오소마츠의 말대로, 나는 이 세상에 살던 그들의 카라마츠가 아니었고, 그들 역시 내가 사랑하는 형제들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나는 다른 세계로 이동한 모양이다.

[드림 소설에서 흔히 보는 전개야] 라고 쵸로마츠가 설명해줬지만....미안, 쵸로마츠.

애초에 드림 소설이 뭔지 모른다. 뭐 어쨌든, 여기는 내가 태어난 세계가 아니라 이른바 병행 세계라는 것......같다. 더구나 이 세계에서는 우리 여섯 쌍둥이가 마피아가 되어 있었다.

놀랍다. 쓰레기 니트가 마피아라니....게다가 오소마츠가 보스에 다른 모두는 간부인 모양이다. 굉장한 출세다. 게다가 아무래도 이 세계의 나는 일년 전에 죽었다고 한다. 적 관계인 마피아와의 항쟁 중에 죽었다던가. 그것을 들었을 때, 내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는 해도, 같은 카라마츠다. 나와 같은 존재가 죽었다는 걸 들으니 뭔가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의 일들이 납득되었다. 이미 죽어서 없을 내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면 다들 그런 반응인 게 당연하지. 하지만 그렇게 울며 기뻐한다는 건, 적어도 이 세계의 나는 형제들에게 사랑 받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조금 부러웠다. 내 세계의 형제들은 내가 죽으면 그들처럼 슬퍼해주는 걸까. 아무래도 상관없다면서 아무런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모습만 떠올라 허무했다.

내가 자신들이 아는 카라마츠가 아님을 알았을 때, 형제들은 한순간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바로 정신을 차린 듯 미소를 지으며, [비록 다른 존재라고 해도 카라마츠()를 만나서 기뻐] 라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 진심으로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고 있겠지. 내가 진짜 그들이 아는 카라마츠라면 좋았을텐데. 그렇다면 그들은 분명 더욱 행복하게 웃었을텐데........라는, 그런 불가능한 일을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세계에 왔다, 는 건 알겠는데......돌아가는 방법을 모른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나를, 이 세상의 형제들은 정성껏 돌봐주었다. 돌아가는 방법을 알게 될 때까지 이곳에 있어도 좋다고 했다. 솔직히 마피아라는 건 무서웠지만, 일주일, 한달 동안 이 세계에서 살면서 나는 여기가 마음에 들었다. 랄까, 다른 세계에 돌아가기보다, 여기에서 평생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이 세계는 편해서 좋았다. 마피아라고 해도 내가 항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고, 있어도 형제들이 나를 지켜주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계에 사는 형제들은 모두 내게 친절하다.

 

쵸로마츠는 [그 중2병은 어느 세상이든 똑같구나] 라며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면서도 다정하게 대했다. 원래 세계의 쵸로마츠는 내가 말을 걸면 늘 귀찮다는 표정을 했는데, 이 세계의 그는 내가 말을 걸면 상냥한 미소로, [왜 그래?] 라고 답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별로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도, 중간에 끊지 않고 [응응]하고 맞장구를 치며 끝까지 들어주었다.

다음은 이치마츠. 원래 세계의 이치마츠는 나에 한해서 대우가 심하고 폭력적이다. 하지만 이 세계의 이치마츠는 내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지는 않지만, 폭력을 휘두르는 짓은 절대 하지 않았다. 내 물건을 고의로 부수지도 않는다. 심지어. 얼마전, 마피아의 수장으로서 형제들이 살고 있는 호화 저택에서 길을 잃은 나를 (너무 넓어서 전혀 구조를 외울 수가 없었다) 발견한 이치마츠가 손을 잡고 방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 상냥함에 감동하자, [네 세계의 나는 얼마나 꼬여있는 거야?] 라며 어이없는 표정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다음은 쥬시마츠. 쥬시마츠는 뭐어.....원래 세계에서도 비교적 상냥했지만, 이 세계의 그는 상냥함에 매우 어리광쟁이였다. 토도마츠도 놀라울 정도로 어리광쟁이였다.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에 가까울 정도로 대체로 쥬시마츠가 내 옆에서 자고 있다. 한번은 왜 여기서 자냐고 묻자, [카라마츠형 옆은 안심 되니까! 형은 안면(安眠) 효과가 있구나!] 라며 천사의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너무 귀여워서 울었다. 내 동생이 천사였다.

다음은 토도마츠. 원래 세계의 토도마츠는 내에 한해서 츳코미가 심했다. 게다가 가장 나를 아파하는 것도 토도마츠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한번도 아픈 적이 없었다. 오히려 매우 기분 좋게 내게 달라붙어 하루 온종일 떠나지 않은 적도 있었다. 원래 세계에서도 가장 곁에 있는 시간이 길었던 건 토도마츠였는데, 이 세계에서는 거리감이 거의 0이였다. 항상 붙어 있다. 그런 귀여운 막내에 나도 푹 빠져버렸다.

모두 내게 상냥하다......랄까, 이상하리만큼 과보호다. 내가 큰 부상을 입은 탓도 있겠지만, 마치 공주님이 된 듯한 대우를 받아 조금은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 이상할 정도의 상냥함이 지금의 내게는 그저 기뻤다.

 

하지만 그런 상냥한 세계에서 유일한 불만이 있다면. 그것은 오소마츠다. 원래 세계에서는 성가실 정도로 들러붙는 장남이, 이 세계에서는 그다지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마피아의 수장이니 여러 가지로 바쁘다는 건 알지만, 내게 유일한 형인 오소마츠와 많이 마주할 수 없다는 것이 재미없었다. 분명 나는, 자신에게 너무 상냥한 이 세계에 오고 나서부터 제멋대로인 사람이 되어버린 거라고 생각한다. 동생들만으로 모자라 오소마츠에게도 상냥함과 어리광을 받아줬으면 하는 제멋대로의 소망이 싹트고 있었다.

 

 

 

 

 

 

내가 이 세상에 온지 한달 반이 지났다. 아직도 돌아가는 방법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초조하지 않았다. 모른 채라면 계속 이 세계에 있을 수 있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아침, 나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 오소마츠, 오늘은 하루 쉬는 건가!?]

[아아, 옆 동네의 높으신 분과 회식할 예정이었는데, 상대의 사정으로 취소됐어]

 

아침 식사자리에서 오소마츠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내게 미소로 말했다.

 

[그러니 오늘 하루는, 형아가 너랑 놀아줄게]

[정말인가!!??]

 

다른 세계라고는 하지만 설마 내가 오소마츠와 놀기를 원하다니? 인생은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내가 그런 것을 머리 한켠에서 떠올리며 기뻐하고 있자, 그것을 보던 다른 형제들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에에~, 오소마츠형만 치사하게!! 나도 카라마츠형과 놀고 싶다구!!]

[나도나도!! 카라마츠형이랑 야구하고 싶슴다-!!]

[................나도....카라마츠랑 같이 고양이 먹이 주고 싶어]

[나는 일이 쌓여있는데....팔자 좋구만, 오소마츠형]

[뭐냐고, 너희들!! 괜찮잖아 한번쯤은!! 너희는 항상 카라마츠랑 놀면서-!!

나 다 알고있거든!? 너희들이 일 땡땡이 치고 카라마츠한테 가는 거!! 보스라는 것만으로 게으름이 용납되지 않는 내 처지가 되어 보라고!! 가끔은 나도 쉬어도 되잖아!!?]

 

형제들의 원성에 오소마츠가 떼를 썼다. 원래 세계에서도 곧잘 보던 광경에 왠지 마음이 평온해졌다. 내가 알던 오소마츠와 달리 멋있고 어른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세계의 형도 이런 면이 있구나. 그런 것에 어째선지 안심하고 있었다.

 

 

 

 

 

 

 

그 날 하루는 오소마츠와 보내기로 했지만, 사실 나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서 오소마츠의 방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어째서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지금 이 거리가 위험하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래도 오소마츠들의 패밀리는 다른 마피아와 항쟁 중이라, 그 적의 간첩 몇 명이 거리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적들은 보스와 간부의 얼굴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니 싸울 힘이 없는, 같은 얼굴의 내가 밖에 나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보고, 나는 이 세계에서는 집에만 있게 되었다.

, 그래도 특별히 불만은 없다. 모르는 세계를 혼자 돌아다니는 것은 두렵고, 무엇보다 생명이 위험해질 정도라면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나는 왠지 오소마츠가 뒤에서 나를 끌어안은, 이상한 자세를 하고 있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별로 싫지는 않으니 상관없지만.

오소마츠는 팔 안에 나를 가두고선, 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거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냄새를 맡거나 했다. 지금까지 방치해둔 것이 거짓말 같은 태도에 조금 당황스러웠다.

 

[저기, 오소마츠]

[~?]

[이거, 재밌는가?]

[......엄청 재밌고, 행복해]

[, 그런가]

 

행복하단 소리까지 들었다. 그런가, 오소마츠는 나와 있으면 행복해지는 건가.

어째선지 매우 기쁘다.

 

[저기, 카라마츠]

[뭔가?]

[너의 세계에서 나는....어떤 느낌이야?]

[? 내 세계의 오소마츠? ~........]

 

원래 세계에서 오소마츠는 쓰레기다. 장남이라는 것으로 제멋대로 동생들을 이용했다. 귀찮을 정도로 들러붙는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 아마 가장 형제에 의존하고 있는 건 그 녀석이겠지. 틀림없이 누구보다 자립이 느린 건 오소마츠일 거다.

그래도....사실은 엄청 다정하고, 포용력이 있어 동생들을 누구보다 잘 챙기고 걱정한다. 나는 그런 형이 너무 좋아서.....가능하다면 오소마츠가 만들어가는 세계에 나도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날, 그 황혼의 공원에서 나 이외의 형제와 따스한 세계를 만들어가는 오소마츠를 보고 확신했다. 나는 그의 세계 속에 없다. 그것이 엄청나게 슬프고 외로워서, 나의 마음은 얼어붙고 말았다.

같은 존재인 오소마츠가 상대여서일까. 나는 평소에는 절대 말하지 않을 나약한 마음을 담은 푸념을 오소마츠에게 토해냈다. 그런 나의 말을 그는 조용히 들어준다. 뭔가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한 느낌에 기뻐, 원래 세계의 오소마츠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 나를 끌어안은 오소마츠라면 나를 그의 세계에 넣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배에 감겨있는 그의 손을 만졌고, 그는 내 손을 잡아주었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환호성을 질렀다. 역시 나는 계속 이 세계에 있고 싶다. 이제 원래 세계 따위....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세계 따위, 돌아가고 싶지 않다.

 

[카라마츠, 너 말야...지금까지 내 얼굴 제대로 본 적 있어?]

[?]

 

분명 이 오소마츠라면 내게 상냥하게 말을 걸어줄거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내 이야기를 들은 오소마츠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오소마츠의 얼굴? 무슨 뜻인가?

 

[나뿐만이 아니야. 다른 형제들의 얼굴도. 너는 제대로, 정면으로, 바라본 적이 있어?]

[? ? .........얼굴이라면 매일 본다만...]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제대로 보고 있는 거냐고 묻는 거야. 동생들이나 내가 너한테 뭔가 말을 할 때에, 그 얼굴을 제대로 본 적 있어? 제대로 봤다면, 너는 분명 상처 따위 받지 않았을 거라고]

[에에???????]

 

역시 모르겠다. 내가 목을 갸웃하자, 오소마츠는 어쩔 수 없구만, 이라는 느낌의 한숨을 내쉬고, 내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좀처럼 솔직해지지 못하는 우리들도 문제지만, 자신에게 쏟아지는 호의에 둔감한 네 텅텅 빈 머리도 문제가 있다고...]

[? 텅텅 비었다고 하지 마라!]

[네네, 미안미안. ..............카라마츠, 너는 이 세계가 좋아?]

[? , 아아.......좋다]

[모두가 너에게 상냥하니까?]

[, ]

[그래.....그치만 카라마츠. 이 세계도 처음부터 너에게 상냥했던 건 아냐]

[? 무슨 말인가]

[잃고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깨달았어. 진부하고 평범한 말이겠지만....우리는 그것을 깨달앗으니 너에게 상냥한 거야]

[무슨 뜻인가]

[나도 동생들도, 그리고 너도.......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엄청난 바보라는 소리]

 

그렇게 말하고 오소마츠는 다시 쓸쓸한 듯 웃었다. 왜 그가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모르겠다. 모른다는 것이 슬펐다.

 

 

 

 

 

 

 

 

 

그날은 드물게도 형제 모두가 집에 없었다. 뭔가, 적대 관계의 마피아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알아냈다느니 뭐니 하면서 모두 험상궂은 얼굴로 나갔다. 나는 그런 형제들을 걱정했지만, 유일하게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있던 오소마츠가 그런 나를 안심시키려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우리들 이래 봬도 이 거리에서 유명한 가장 무서운 패밀리라고? 걱정마! 그보다, 카라마츠. 넌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방에서 나오지 마. 가능하면 사용인들도 만나지 말고. 누군가 방에 찾아와도 절대 문을 열지마. 조심해서 나쁜 거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고 오소마츠도 집을 나갔다. 나의 불안은 줄지 않았지만, 오소마츠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으니,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오소마츠의 말대로 그날 하루는 방에 틀어박혀있었다. 하지만 밤이 되어도 오소마츠들은 돌아오지 않고, 이 세계에 와서 이렇게 오래 혼자 있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너무 불안했다. 빨리 모두의 얼굴을 보고 안심하고 싶었다.

 

새벽 1시를 넘어서고. 내 방에, 형제들이 나간 이후 처음으로 방문자가 찾아왔다. 형제들이 돌아왔다고 생각해 문으로 뛰어간 나의 귀에 들려온 것은 낯선 남자의 목소리였다.

 

[카라마츠님, 일어나 계십니까?]

[, 누구?]

[보스의 부하인 디노라고 합니다. 사실은 보스와 간부 분들께서 중상을 입으셨습니다. 그 분들께서 카라마츠님을 불러와 달라고 하시더군요]

[부상!? 괜찮은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보스께서 심하게 다치셔서 살아날 가망이 적은 모양입니다. 그러니 죽기 전에 카라마츠님을 만나고 싶다고 보스께서....]

 

나는 디노가 말을 하는 도중에 방을 뛰쳐나갔다. 오소마츠가 죽는다는 말을 들으니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방을 나간 순간, 나의 눈에 비친 것은 잔혹한 미소를 지은 인상 더러운 남자의 웃음이었다.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알아차렸다. 이것은 함정이다.

하지만 위험을 알아차렸을 때에는 이미 늦었고, 나는 목에 강렬한 충격을 느끼며 의식을 잃었다.

 

 

 

 

 

 

[설마 진짜로 살아있었다니.....놀랍군요]

[아아....나도 놀랐어. 하지만......히힛, 다시 이 몸을 음미할 수 있다니.....신이 내게 미소를 짓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군]

[보스도 취향이 특이하시네요....남자 몸의 어디가 좋은 겁니까? 자신과 같은 것이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시들어 버린다구요]

[멍청하긴, 먹어보지도 않고 싫다니....한번 먹어보면 빠지고 만다고? 여자를 안고, 지배하는 쪽에 있던 남자의 얼굴을 굴욕으로 망가뜨리는게 최고로 기분 좋거든-]

[그래서, 마지막은 *사간입니까? 정말이지 취미가 나쁘달까, 특수 성벽을 넘어섰다구요. 혐오 수준입니다]

[시끄러, 너도 인형에만 흥분하는 변태인 주제에]

[아팟..!! -, 제 인형들을 바보 취급하지 말라구요!]

 

또다. 불쾌한 목소리가 들린다. 이 세계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낯선 남자들의 불쾌한 소리에 눈을 뜨는군.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카라마츠는 천천히 눈꺼풀을 열었다. 처음으로 눈에 보이는 풍경은 쓰러진 자신을 내려다보는 4개의 눈. 두 남자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깨어난 것을 깨달은 남자 중 한명인, 몹시 화려한 복장을 한 남자가 히죽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오야? 드디어 일어나셨네, 공주님? 이히힛....오랜만이지?]

 

그 기분 나쁜 웃음에 소름이 끼쳤다. 만난지 몇초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남자는 생리적으로 무리, 그렇게 생각했다. 그 기분 나쁜 미소를 보지 않으려 시선을 돌리자, 그 옆에 있던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 이 녀석은........디노? 형제들이 다쳤다고 말했던 디노였다.

오소마츠의 부하라고 했지만, 그때의 잔혹한 미소를 본 나는 이 녀석도 적이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아마 오소마츠들과 적대 관계라는 마피아 놈들이 아닐까. 증거는 없지만 나는 그렇게 확신했다. 그럴게, 이들은 아무리 봐도 제대로 되먹은 녀석들이 아니었다. 뒷세계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오오라가 몸 전체에서 풍겼다.

그러고 보니 굉장히 춥다. 왜일까. 슬쩍 내 몸을 내려다본 나는 의외의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

침대에 누워있는 나는 손과 발이 꽁꽁 묶여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고, 게다가 어째선지 나는 알몸이었다.

, 이게 뭐야, 무서운데, 왜 나 알몸?

내 동요를 감지한 듯 화려한 복장을 한 남자가 다시 기분 나쁜 웃음소리르 내며 내 몸을 핥듯이 보았다.

 

[히히힛.....일년 전, 그렇게 범하고 더렵혔는데, 완전히 깨끗해졌잖아. 아쉽네....더러워진 몸을 형제들에게 깨끗하게 해달라고 한 건가? 흐흣, 너는 이제 남자의 자지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으니까 말야.....]

[우와, 마츠노 패밀리는 근친상간에 호모입니까~? 역겨워-!]

[.........?]

 

일년전? 일년전이라면 아마.....이 세계의 내가 죽었을 때지? ? 범하고 더럽혔다니...........? 설마 이 세계의 나는 이 남자에게 강간당해서 죽은 건가? 거짓말이지...? 진짜로!?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놀라 몸을 떨었다. 공포로 일그러지는 내 얼굴을 본 남자가 입맛을 다셨다.

 

[아아, 그 얼굴이야. 정말로 흥분된다고, 그 얼굴. , 널 죽인 걸 엄청 후회했단 말이지. 좀 더 내 취향으로 조교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면서 계속 후회했어. 죽인 건, 좀 더 네가 더러워지고 나락에 빠져서 쾌락에 매달리길 원해서였지만 말야.......그래도 설마 살아있을 줄은 몰랐어. 난 정말 운이 좋네-]

[........히익]

 

낼름, 남자가 내 뺨을 핥았다. 그 기분 나쁜 감촉에 비명이 새어나왔다. 그 비명조차 남자에게는 흥분을 부추기는 것 같다. 남자는 나를 덮치려다가 다른 남자에게로 고개를 휙 돌린다. 그의 시선을 받은 디노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방을 나갔다.

 

[드디어 단둘이네. 일년전보다 더 두근거리네-]

 

그렇게 말하며 히죽 웃는 남자에, 나는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아마 뭔가 이상한 약을 먹인 것 같다. 그 증거로 아까부터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 벌어질 행위를 상상하고 몸을 덜덜 떨었다.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살려줘....구해줘!!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오소마츠혀엉!!!!!!

마음속으로 형제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순간, 방 밖에서 총성이 울리고, 남자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총성이 울린지 몇초후, 방문이 거칠게 열리고, 거기서 모습을 드러낸 인물의 모습을 본 순간 내 몸에서 힘이 쭉 빠지고 무의식적으로 안도의 숨을 몰아쉬었다.

 

[카라마츠!!!!]

 

낯익은 안심되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오소마츠였다. 오소마츠는 서둘러 방안을 둘러보다 침대 위에서 남자에게 덮쳐지고 있는 나를 발견한 순간, 그의 얼굴은 분노로 물들었다. 그 순간, 오소마츠의 뒤로 다른 형제들도 방 안에 들어왔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날 발견하자마자 표정을 분노로 물들였다. 나를 덮치고 있던 남자는 방에 들어온 오소마츠들을 보고, “하고 혀를 차며 주머니에 숨기고 있던 권총을 형제들에게 겨누었다. 하지만 총구가 겨눠지고 있음에도 모두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악마 같은 무서운 형상으로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 이번에는 상당히 빨리 등장했구만? 지난번에는 늦게 와서 사랑하는 형제의 비참한 모습에 절망했었는데 말야. 같은 전철은 밟지 않는다는 건가?]

 

조롱하는 듯한 남자의 말에도 오소마츠들은 무반응이었다. 그것이 오히려 꺼림칙해, 남자는 꿀꺽 침을 삼킨다. 그런 답답한 공기 속에서 먼저 입을 연 것은 오소마츠였다.

 

[........우린 그날부터 계속 너를 찾았어. 소중한 나의.......우리들의 카라마츠를 빼앗은 너에게 복수를 하려고......계속, 계속...너를 찾았어. 찾으면 단숨에 죽이려고 했었는데...........마음이 바뀌었어. 너는 두 번이나 우리의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 했으니, 죽는 것보다 무서운 지옥을 보여줄게]

[죽여달라고 빌어도 용서하지 않아]

[히힛.....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주지]

[.............죽인다~!!]

[아하핫, 다들 무섭네~. 그치만 카라마츠형까지 겁을 주면 안 되니까, 재미는 나중으로 미뤄두자구?]

 

오소마츠의 말을 시작으로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가 무서운 미소로 위험한 말을 한다. 토도마츠는 그런 형제들을 달래는 말을 하고는 문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방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츠노 패밀리의 정예들이 방 안으로 들어와 순식간에 남자를 붙잡았다. 그리곤, 저항하는 남자를 몇 명이 붙들고 방에서 나갔다. 그때 토도마츠가 부하 중 한명에게 살짝 귀띔한 말이 내 귀에 들렸고, 두려움에 무심코 몸이 떨렸다.

 

[지하 고문실에 넣어둬! 나중에 우리들이 잔뜩 놀아줄 거니까]

[!!]

 

귀엽게 윙크하는 토도마츠였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귀엽지 않았다. 어쩌면 나의 형제들은 이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랄까, 그 집의 지하에 고문실이 있엇던 건가? 그러고 보니, 지하에는 가지 말라고 했던 것도 같다. 역시 마피아는 무섭다.

나에 한해서는 상냥함만 보이는 형제들의 어둠을 처음 마주한 그때, 나는 무심코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런 나를 발견한 오소마츠가 무서운 표적을 싹 지우고 다가와 움직일 수 없는 나의 몸을 대신 일으켜 그대로 꼭 끌어안았다. 그의 몸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나는 당황하며 좀 더 제대로 끌어안았다.

 

[오소마츠........?]

[카라마츠....카라마츠....]

[.......?]

[다행이다.....이번에는 제대로 구해서, 제대로 지켜서 다행이야....또 잃어버릴까봐......]

[.......오소마츠....]

 

오소마츠는 울고 있었다. 몸을 떨며 소리를 억누르며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형의 모습에 동생들도 눈물을 글썽이며 끌어안고 있는 우리들을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이런 오소마츠의 모습은 처음 봤다. 원래 세계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어째선지 처음 보는 형의 나약한 모습에 마음이 찡했고, 떨리는 팔로 나를 끌어안은 그 모습이 몹시도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나도 팔에 힘을 주고 그를 꽉 껴안으며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 희미하게 풍기는 오소마츠의 냄새에 또 마음이 애달파져 눈물을 흘렸다.

 

정했다. 나는 원래 세계를 버리고, 이 세계에 살아가기로 결정했다.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이 세계의 형제들, 그리고 오소마츠의 곁에 있고 싶다. 이 세계에서 사라진 카라마츠 대신 내가 그들의 곁에 있고 싶다. 그렇게 결의를 굳히면서, 나는 다시 오소마츠를 껴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그 뒤, 움직일 수 없는 나를 오소마츠가 데리고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그들은 내게 과거의 모든 일을 말해주었다. 이 세계의 카라마츠에게 있었던 일을.

일년 전, 그 기분 나쁜 남자......롤랑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이끄는 마피아가 이 거리를 손에 넣으려고 마츠노 패밀리에게 싸움을 걸어왔다. 그런 그들로부터 거리를 지키려 그 싸움을 받아들인 오소마츠들이였지만, 어느날 항쟁 중에 토도마츠가 다리를 다치고 말았다.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생각한 순간, 토도마츠를 구하러 온 것은 이 세계의 나였다. 나는 토도마츠를 도망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미끼가 되었지만, 결국 도망치지 못하고 롤랑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리고 변태적인 성향을 가진 롤랑의 마음에 들어, 능욕을 당한 끝에 피살되었다. 카라마츠를 구하러 필사적으로 달려온 오소마들이었지만, 그들이 달려왔을 때에는 이미 늦어, 남자의 정액을 잔뜩 뒤집어쓴 채 죽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는 것 같다.

그날부터 오소마츠들은 롤랑에게 복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겨우 롤랑의 정보를 알아낸 것이 한달반 전, 즉 내가 이 세계에 왔을 때이다. 사실, 내가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만났던 남자들도 롤랑 일가의 말단이었던 것 같다. 그들을 자유롭게 풀어둬 본거지를 알아낼 작정이었는데, 그때 다른 세계에서 내가 나타나면서 쥬시마츠가 폭주해버렸고, 모처럼 찾은 단서인 남자들은 너덜너덜해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최악인 것은, 그 남자들의 은신처에 다른 남자가 숨어있었다는 것이다. 그 남자는 롤랑에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렸고, 그것에 기뻐한 롤랑은 계속 몸을 숨기고 있던 곳에서 나와 나를 잡으러 손수 나선 것이다. 그 때문에 오소마츠들도 그의 꼬리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다시 유괴될 줄은 몰랐어....그러니까 밖에 나가지 말고, 우리들 이외의 인간은 믿지 말라고 했는데 말이지....엄청 초조했다고, 이쪽은]

 

과거 이야기를 마친 오소마츠가 한숨을 흘리며 내 머리를 살짝 밀쳤다. 그것에 뒤따라 다른 형제들도 나의 머리를 가볍게 콩콩 두드린다.

 

[그렇다고-! 네 머리는 진짜 아무것도 안 들어있는 거냐, 이 머리 텅텅마츠!!]

[쿠소마츠가....걱정끼치지 말라고-]

[카라마츠형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네~!]

[정말 카라마츠형은 어느 세계든 폰코츠라니까! 벌로 일주일 동안 간식 없어!]

[, 으으....미안]

 

형제들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풀 죽어 사과한다. 그런 나를 본 그들은 어쩔 수 없네, 라는 식으로 한숨을 내쉬며 상냥한 표정을 지었다.

 

[카라마츠는 조금도 눈을 뗄 수가 없다니까~ 뭐어, 우리들이 제대로 지키면 되지만]

[, 쿠소마츠가. 이제 멋대로 행동하지 말라고. ........이번만은 용서해줄게]

[카라마츠형, 꼭 안아도 됨까!?]

[, 쥬시마츠형 치사해!! 나도 꼬옥~~할래!!]

 

쵸로마츠가 나의 머리를 팡팡 두드리고, 이치마츠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돌린다. 쥬시마츠는 내게 달려들어 안기고, 그를 뒤따라 토도마츠도 달려든다. 오소마츠는 그런 동생들을 사랑스럽다는 듯 바라본다. 이 공간은 매우 따스해서, 나는 그들에게 사랑 받고 있음을 실감했다. 너무, 너무 행복했다.

 

 

 

 

 

 

 

그 뒤, 아직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내 손을 끌고 데려다 준 사람은 오소마츠였다. 손을 꼭 잡고 떨어지지 않게 잡아 주었고, 그 강한 따스함이 기뻤다. 나는 그 행복을 곱씹으며 나를 이끌어주는 오소마츠의 등 뒤로 말을 걸었다.

 

[오소마츠........, 계속 여기에 있고 싶다. 너의 옆에 계속 있고 싶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오소마츠의 발이 멈춰선다. 그리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를 나도 가만히 바라본다.

 

[너는 계속 여기에 있고 싶은 거야?]

[아아......그게, .....이 세계의 모두가, 오소마츠가 너무 좋다. 내가 이 세계의 카라마츠 대신 모두의 곁에 있고 싶어. 그러니까....]

[카라마츠]

[.......?]

 

말이 도중에 끊긴다. 왜 그려냐고, 오소마츠의 표정을 다시 보니, 어째선지 그의 얼굴은 전처럼 쓸쓸한 미소를 짓고 있다. 왜 그런 얼굴을 하는지 알 길이 없었던 나는 당황했다.

 

[오소마츠.....?]

[카라마츠...나도 너를 정말 좋아해. 사랑해]

[......, 나도, 나도 사랑한다]

 

[사랑한다] 라는 그 말이 기뻐서, 기세 좋게 나도 같은 말을 되갚아주면, 오소마츠의 손가락이 나의 입을 막아선다.

 

[안돼. 그 말은 내가 들어야 할 말이 아니야]

[........?]

[그러면 너의 세계의 내가 불쌍해지니까....그 뒤는 또 다른 나에게 전해줘]

[, 어째서...? 내가 좋아하는 건 이 세계의 너다!! 게다가 다른 세계의 오소마츠는 나를 싫어하......]

 

그렇게 말하는 순간 눈앞의 오소마츠가 살며시 나를 끌어안았다. 그 상냥한 포옹에 기쁨과 당혹감이 밀려온다.

 

[괜찮아, 카라마츠. 어떤 세계의 나라도, 여전히 널 정말 많이 좋아하니까....그러니까, 쉽게 포기하지마. 너의 세계의 날 포기하지마]

[............오소마츠...]

[분명 지금 너의 세계의 나는 울고 있을 거라고? 네가 보고 싶다고 울고 있을거야. 그러니, 그런 불쌍한 나를 위해 아까의 말을 전해줘. 그러면 분명 또 하나의 나도 너를 이렇게 껴안을 테니까]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고 내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상냥한 미소를 띤 채, 내 이마에 살짝 입맞춤을 했다.

 

[이 세계는 네가 살아갈 세계가 아니야. 여기서 너는 행복해질 수 없어]

[오소마, ...............]

 

오소마츠가 내 어깨를 살짝 눌렀다. 아직 정상이 아닌 나의 몸은 그런 작은 힘에도 저항하지 못하고 뒤로 쓰러진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면,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이 멎는다. 이곳은 계단 앞이었다. 나의 몸이 부딪칠 차가운 바닥은 어디에도 없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오소마츠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는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그의 손이 천천히 좌우로 흔들리고, [바이바이]라고 그의 입이 움직이는 것을 본 뒤, 나의 의식은 또 다시 멀어져갔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 맨처음으로 시야에 비친 것은 하얀 천장이었다. 자다 일어나서 멍한 사고로 그 천장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왼쪽에서 [카라마츠?] 하고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 시선을 그쪽으로 돌린다. 거기에 있던 것은 빨간 마츠후드티를 입은 오소마츠였다.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는 원래 세계의 오소마츠라는 걸. 오소마츠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 뒤, 그의 눈가에 눈물을 글썽이며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그런 오소마츠를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카라마츠....카라마츠....!]

 

내 이름을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강한 힘으로 끌어안는 오소마츠에 기시감을 떠올리고, 나는 어라?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아, 그래.......똑같다. 그 세계의 오소마츠와. 내가 롤랑에게 유괴되어 구하러 왔을 때와 똑같다. 그때도 오소마츠는 떨면서 내 이름을 부르며 안아주었다. 같아....똑같아. 그래......그랬구나. 나는 제대로 사랑 받고 있구나.

 

[오소마츠....]

 

예상외로 잔뜩 쉬어버린 목소리가 자신의 입에서 나와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전해야겠다고 생각해 나는 오소마츠의 떨리는 몸을 쌀짝 떼어내고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봤다. 아아, 진짜다. 그 세계의 오소마츠가 했던 말을 드디어 알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오소마츠의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제대로 봤다면 금방 알 수 있었을 거다. 오소마츠가 나를 보는 표정, 그리고 열이 담긴 그의 눈동자를. 바보구나.........

 

[오소마츠....나는 너를 아주 좋아한다, 사랑한다]

[.................?]

 

갑작스런 나의 말에 오소마츠의 표정이 놀라서 굳어졌다. 그 얼굴이 이상해서 무심코 웃음을 흘리면, 정신을 차린 오소마츠가 기세 좋게 또 나를 껴안았다.

 

[뭐야, ....갑자기. 의미를 모르겠다고, 정말. 이렇게 잔뜩 걱정끼치고...드디어 눈을 떴다 생각했더니, 정말 뭐냐고........날 죽일 셈이야? 봐달라고....]

[..........미안?]

[모르면서 사과하지마, 바보. 하아.............바보바보, 바카라마츠........나도 정말 좋아해, 사랑해]

 

그렇게 말하며 행복한 듯이 웃는, 나의 세계의 오소마츠는 또 다른 오소마츠와 마찬가지였지만, 조금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오소마츠는 다른 형제들에게 내가 깨어난 것을 알렸고, 모두 바로 달려왔다. 깨어난 나를 보자마자 통곡하며 달려들어 조금 놀랐다. 울면서 토도마츠가 [미안해, 미안해]라고 몇 번이나 사과를 했다. 쵸로마츠도 이치마츠도 쥬시마츠도 모두 얼굴을 눈물로 범벅하면서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는 계단에서 떨어진 그날부터 한달반이나 혼수상태였던 것 같다. 그렇다는 건, 그 세계의 일은 꿈이었던 걸까? 라고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보기엔 여러 가지로 리얼했고, 스스로도 꿈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따. 그리고 여담이지만, 형제들은 그날의 싸움의 원인을 내개 말해주었다. 사실 그날, 쵸로마츠는 자기 돈으로 산 배를 가지고 내게 사과를 하러 가자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쥬시마츠도 같이 사과하러 가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은 거실에서 뒹굴고 있는 이치마츠와 토도마츠에게 함께 카라마츠에게 사과하러 가자고 말을 걸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쵸로마츠의 제안에 솔직하지 못한 동생들은 제안을 거절했고, 그것이 쵸로마츠의 역린을 건드려 싸움으로 번진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내게 기쁜 말을 토도마츠가 몰래 귀띔했다. 내가 싸움의 중재를 하러 왔을 때, 방에서 나오지 말라는 둥 했던 것은, 상처 때문에 움직이기 괴로운 나를 걱정해서 했던 말이라는 것 같다. , 정말 알기 힘든 동생들이로군.

 

하지만, 드디어 깨달았다. 그들은 나를 싫어하지 않는다. 제대로 사랑하고 있다. 이 세상을 버리지 않아 다행이라고, 울면서 매달리는 동생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세계의 오소마츠에게 감사했다. 그 덕분에 나는 이 세계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

그 세계의 오소마츠가....동생들이 부디 행복할 수 있기를................그저 그것만을 바랐다.

 

 

 

 

 

 

 

 

 

 

 

 

, , 삐하는 기계 소리와 슈- 슈우- 하는 호흡기 소리가 새하얀 방에 울리고 있다. 방 중앙에 자리한 큰 침대에는 한 남자가 조용히, 마치 죽은 듯이 잠들어 있다. 잠든 남자 옆에는 또 한명의 검은 정장에 몸을 감싼 남자가 그를 사랑스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다.

정장을 입은 남자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사랑하는 형제들에게도 감추고 있는 비밀.

그것은 패밀리를 이끄는 보스로서, 장남으로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한 남자로서의 중요한 비밀.

그 비밀은 동생들에 대한 벌이었다. 남자의 사랑하는 사람을 지금까지 소홀히 대한, 심한 취급을 한 동생들에 대한 복수, 그리고 처벌. 그렇지만 이제 이 처벌도 끝날 때가 되었다.

솔직하지 못한 심술쟁이인 동생들은 잃고나서야 드디어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러니 이제 사실을 알릴 때가 되었다.

 

남자는 훗, 하고 자조의 미소를 지으며 아직 잠들어 있는 사랑스러운 사람에게, 호흡기 너머로 입맞춤을 했다.

 

[나의 공주님, 이제 그만 왕자님의 키스로 깨어나달라구?]

 

분명 잠에서 깬 후의 세계는, 네가 제대로 살아 숨 쉴 수 있는 상냥한 세계로 바뀌어 있을테니까.

 

 

 

그 순간, 계속 잠에 빠져있던 남자의 눈이 작게 떨렸다.

 

 

 

 

분명, 아마도.....그의 눈꺼풀이 열릴 때까지..........앞으로 5.

 

 

 













메데타시 메데타시 '▽'

자꾸 우울찝찝한 사변소설만 가져와서

해피해피한 사변소설을 가져와봤슴다







오늘은 이걸로 번역 끝입니다!

그럼 다들 굳밤 보내세여!!


저는 이만-☆








+  이거 움짤인데

모바일에서 안 뜨네여

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카라마츠가 보인다면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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