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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바의 블랙 커피는 달콤하다

 

 

 

 

오소마츠형이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라고 생각했더니, 다시 새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재떨이에는, 짧게 타들어간 꽁초가 쌓여있다.

 

평소라면, 거실에서 담배 피지 말라고!! 얼른 환기시켜!, 라고 소리쳤을 테지만.

쵸로마츠는 소리 지르고 싶은 걸 꾹 참으며 구인 잡지의 페이지를 넘겼다.

 

잡지 사이로 조용히 장남을 살피면, 빨간 후드티를 입은 그는 담배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초조한 듯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비벼댔다.

힐끗, 오소마츠가 얼굴을 든다.

 

[........카라마츠, ]

 

 

오소마츠가 입을 연다. 그것은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물으면 평소의 오소마츠의 어조와 다름없게 들리겠지만, 쵸로마츠는 그 말에 내포된 그 답지 않은 초조함을 느꼈다. 자연히, 쵸로마츠도 숨을 죽였다.

 

[왜 그러나, 오소마츠]

 

창밖을 향해있던 얼굴이 이쪽을 바라보며 카라마츠가 답한다.

 

 

오소마츠가 숨을 들이쉰다.

 

*[나와사귀지 않을래?]

 (*설명 적는 걸 잊었네요ㅠㅠㅠㅠ일본에서 사귀자라는 의미로 쓰이는 付き合う의 본뜻은

함께 어울리다, 사귀다(같이 어울리다의 의미의)라는 의미입니다. 

즉, 여기서 오소마츠는 '나와 러브러브할래'라는 의미로 말했지만

카라는 '나랑 같이 어디 좀 갈래?'라는 의미로 알아들은 겁니다!

뒤늦게 설명해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카라마츠가 고개를 갸웃하더니, 끄덕인다.

[좋아]

 

 

 

 

 

 

 

스타바의 블랙 커피는 달콤하다

 

 

 

 

 

 

[어디 가는 건가?]

 

그렇게 말한 카라마츠에, 쵸로마츠는 무심코 푹 고개를 떨구었다.

 

 

[읏에......, 그럼, 편의점에...]

 

당황해서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에 속으로 동정과 위로의 말을 건넨다.

 

 

풀이 죽어 현관까지 걸어간 장남의 뒷모습은, 쵸로마츠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카라마츠는 둔하다.

 

그리고 바보이다.

 

게다가 중2.

 

 

 

하지만 그런 동생을 장남은 좋아하는 것 같다.

쵸로마츠에게는 믿기는커녕,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이지만, 오소마츠에게는 그런 둔하고 바보에 중2병인 점도 모두 귀여워 보이는 것 같다.

전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본인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거겠지.

쵸로마츠에겐 조금도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이 장남은, 차남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된 건, 2년전인가.

자기 선반에 몰래 숨겨뒀던 비상금을 장남이 멋대로 파칭코에 써버리고, 결국 져버리고는 친절하게 늘려주려는 것뿐이었다구~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하는 대답에 열이 받은 쵸로마츠는 장남의 선반 속을 멋대로 뒤지고 있었다. 만약 돈이 되는 것이 있다면 빨리 팔아버리고 자신의 잃어버린 돈을 조금이라도 되갚을 계획이었다. 그것이 무리라면, 평소 능글맞은 바보의 약점이라도 만들 수 있었으면 했다.

 

선반 속의 봉투를 발견한 순간, 옳거니 하고 쵸로마츠는 빙긋 웃었다. 두께도 꽤 되니까, 비상금인지도 모른다. 봉투를 손에 들고 살짝 벌렸다.

 

[...........]

 

그것은 쵸로마츠가 예상한 것이 아니었다. , 돈다발이 아니다.

그럼 뭐냐고? 그건 바로, 대량의 사진이었다.

[우리들 사진...........?]

1, 2장 넘기면서 확인하던 쵸로마츠는 한가지 공통점을 깨달았다. 분명 그것은 얼핏보기에는 형제들의 사진이지만, 노골적으로 모든 사진에 찍혀있는 녀석이 있었다.

 

그래, 그건 카라마츠였다.

클로즈업 되어 찍힌 것은 물론 카라마츠 뿐.

 

 

[......뭐야 이거..........]

 

비극이다. 친형제인, 게다가 전 파트너가 호모였다니. 게다가 근친상간.

지뢰 없는 쵸로마츠라도 역시 그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왜냐면 형제에, 같은 얼굴이니까.

 

 

 

 

하지만 어쩌면, 이는 쵸로마츠의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른다. 오소마츠가 호모가 아닐 가능성이 아주 조금, 간신히 1미크론 정도는 있을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형제를 좋아하는 오소마츠니, 그 안에서 형제 사랑 랭킹 1위가 카라마츠였지도 모른다. 그렇다. 그런게 틀림 없다.

 

쵸로마츠는 봉투를 쥔 채 1층에 내려갔다. 때마침 거실에는 오소마츠가 혼자 뒹굴며 만화를 보고 있었다. 나이스 타이밍이다.

 

쵸로마츠는 오소마츠 뒤에 서서 봉투의 입구 부분을 오소마츠 쪽으로 거꾸로 세웠다.

카라마츠가 찍힌 대량의 사진이 우수수, 오소마츠 위로 떨어졌다.

 

아연실색해 이쪽을 올려다보는 오소마츠에 쵸로마츠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절대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100퍼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설마 오소마츠형이 호모는 아니겠지?]

 

 

 

 

그러자 오소마츠는 울 듯한 얼굴을 하고, 울먹이는 소리로 미안이라고 말했다.

쵸로마츠는 그 자리에 푹 쓰러졌다.

 

 

 

오오, 신이시여. 내가 무엇을 잘못했단 말입니까.

 

 

(게다가 전 파트너)이 호모라니.

 

 

 

 

 

 

그렇게 불편한 일을 겪은 후,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에게만은 오픈 호모가 된 듯, 카라마츠가 이렇게나 귀엽다는 둥 이렇게나 멋있다는 둥 그런 말을 하며 쵸로마츠의 정신을 거침없이 휘저었다. 쵸로마츠는 아주 가끔 이야기를 들으며, 그냥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흘려들었다. 쵸로마츠는 자신의 하나 위의 형이 얼마나 귀여운지 어떤지 조금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돌연 신이 미쳐버린 것 같다.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사귀게 된 것이다.

 

 

흥분한 오소마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아- 그러셔. 하고 망상이 지나치네 라고 생각했던 쵸로마츠였지만, 아무래도 그건 오소마츠의 망상이 아닌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었던 것 같다.

 

도대체 신은 어떻게 된 걸까. 근친상간 호모가 맺어지다니, 신의 정신 상태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 세상은 이대로 괜찮은 걸까, 라고 생각한 쵸로마츠였지만 장남과 차남이 사귄다는 사실은 의외로 평소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뭐어, 그것도 두 사람의 태도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사귀기 시작한 것을 공언할 생각은 없었던 듯,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동생들에게 그 사실을 전하지 않고 태연히 일상을 보냈다. 오소마츠가 뭔가 있어도 그것을 감추는 것이 능하다는 사실은 원래부터 알고 있었지만, 카라마츠도 그런 연기를 잘하는 줄은 몰랐다. 아무리 연극부라지만, 다른 역을 연기하는 것을 잘하는 것뿐, 남을 속일 때 이용하거나 쓸데없는 겉치레는 싫어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것도 아닌 것 같다.

 

 

토도마츠는 그들이 사귄다는 사실을 금방 알아차린 모양이다.

뜻밖에도 오소마츠를 보고 알아차렸다고 한다.

 

 

[오소마츠형, 카라마츠형을 자주 흘끗 쳐다보지-]

라고 토도마츠가 히죽거리며 쵸로마츠에게 말했다.

[, 그래?]

그렇게 오소마츠형, 카라마츠를 보고 있었어? 전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 전부터 자주 카라마츠형을 힐끗힐끗 봤지만, 지금은 왠지 사랑을 하는 소녀의 눈빛으로 보고 있어]

사랑을 하는 소녀라니, 뭐야. 우리들 20살 훨씬 넘은 남자라고, 라며 어이없다는 듯 말하면,

[이러니 동정마츠형이 인기가 없는 거야]

라며 반대로 토도마츠쪽에서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반대로, 카라마츠형은 그다지 그런게 없네]

[그래도, 카라마츠가 먼저 고백했다던데]

[, 카라마츠형한테 연애 감정이란 게 있었어?]

토도마츠가 깜짝 놀란 듯 눈을 크게 뜬다.

[아니, 너는 형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라고 나무라자,

[그치만, 그 사람 사랑한다는 말은 자주 쓰지만, 비교적 연애쪽 뇌는 전혀 없잖아.

카라마츠형이 고백 받은 쪽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소마츠는 저래도 10년이나 카라마츠를 짝사랑했다고.

 

의외로 서툴다.

 

스스로 고백 같은 건 할 수 없으니까.

 

 

 

 

[쵸로마츠~~ 놀자아~]

 

오소마츠형이 허리를 끌어안으며 엉겨왔다.

 

애인한테 놀아달라고 하라고, 라고 생각하며 무시하고 있자, 오소마츠형이

[무시하지 말라고~]

라며 끌어안은 팔에 힘을 준다.

성가셔서 애인 쪽을 보면, 토도마츠와 작게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쟤들 뭘 속닥이는 거야]

귓가에서 오소마츠형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쵸로마츠가 얼굴을 찡그리며

[질투할 정도면, 가서 끼워달라고 하라고]

라고 짜증내자, 오소마츠가 고개를 숙이고

[무리......] 라고 중얼거린다.

 

 

에에에에에에. 이 녀석 진짜 그 오소마츠형?!

태연히 남의 자위를 떠벌리는 섬세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내잖아!?

왜 카라마츠한테 말을 거는 것만으로 그렇게 부끄러워 하는 건데?!

사랑은 사람을 바꾼다고들 하지만, 이건 완전 딴사람이잖아!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자, 오소마츠가 힐끗 녀석들을 바라본다.

그때 마침 이쪽으로 시선을 돌린 카라마츠와 눈이 마주친다.

그 순간 오소마츠가 휙 카라마츠를 외면하고, 쵸로마츠의 등에 얼굴을 묻는다.

오소마츠를 들여다보면, 귀가 빨갛게 물들어 있다.

 

어이, 그 반응 뭐야. 성인 남성이 그런 반응하면 엄청 기분 나쁘거든.

눈이 마주쳤을 뿐인데 얼굴 붉히면서 외면이라니, 그거 요즘 순정만화 주인공들도 안 한다고.

다들 좀 더 남자답다고.

어이없어 일어서자, 오소마츠형이 확 손목을 잡는다.

[도망가지 말고, 여기 있어]

라고 조금 울상으로 말하는 오소마츠에,

[너야말로] 라고 작게 중얼거리고, 뒤에 덧붙여

[화장실 가는 거뿐이니까]

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다.

그대로 오소마츠의 머리를 휙휙 쓰다듬으면, 오소마츠는 잠자코 있는다.

 

솔직해져라. 솔직해져라.

그렇게 염원하며 오소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는 금방 눈을 피해서 모르겠지만, 카라마츠 잠깐 날 부러워하는 눈으로 봤어.

카라마츠한테 어리광 부리라고. 애인이잖아.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데이트라면 영화지]

그렇게 말하자, 오소마츠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토도마츠는,

[역시 쵸로마츠형. 흔해빠졌네. 동정은 생각하는 것도 시시하네-]

[그럼 토도마츠 네가 다른 수를 말해보라고!!]

[로맨스 영화가 좋지 않아?]

[똑같잖아!!!!!!]

 

 

 

[알겠어? 로맨스라던가 그런 되도 않는 거 고르지 마. 오소마츠형이라면 도중에 그대로 잠들어 버릴테니까. 그런 것보다 형도 카라마츠도 같이 즐길 수 있는 걸 골라. 그리고 영화 후에는 카페나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영화 얘기를 하는 것도 좋지]

[동정마츠형 주제에 제법이잖아....]

[토도마츠 너, 평소에 날 얼마나 바보로 보고 있는 거야?]

 

 

 

[덧붙여서, 카라마츠는 영화를 대체로 좋아하지만, 특히 좋아하는 건 액션이야]

[왜 쵸로마츠가 그런 걸 알아?]

[, 나한테 질투하지 말아줄래? 이거 너 때문에 하는 거니까 말야]

[영화라.....지금 뭐 재밌는 거 하고 있어?]

토도마츠의 핸드폰을 셋이 들여다본다.

 

다 큰 남자 셋이서 데이트에서 볼 영화를 진지하게 고르는 광경이란 정말이지 못 봐줄 광경이라고, 자신의 이성이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래도 오소마츠형이 기쁘다면 괜찮아, 라고 스스로를 열심히 위로했다.

 

[, 이 액션 영화 괜찮지 않아?]

[, 좋네. 이거라면 오소마츠형과 카라마츠형의 텅텅 빈 머리로도 이해할 수 있겠어]

 

[토도마츠, 너 오늘 너무 신랄하지 않아?]

 

 

 

 

데이트 당일, 일부러 카라마츠에게 거짓말을 하고 집을 나온 나와 토도마츠는 전봇대 뒤에서 오소마츠형과 카라마츠가 집에서 나가는 걸 확인했다.

두 연인의 뒤를 밟을 예정이다.

물론 이유는 두 사람의 데이트가 잘 될지 걱정되기 때문에.

 

카라마츠는 언제나의 이따이한 복장이고, 오소마츠형은 빨간 후드티 복장이다.

 

 

[데이트하러 갈 때는 좀 멋을 부리지....]

라고 토도마츠가 투덜거린다.

[카라마츠는 차려입었는데?]

[저건 방향이 틀려먹었어]

 

하지만, 오소마츠에게 고백했던 운명의 날도 카라마츠는 저 차림이었던 것 같다.

선글라스가 평소와는 달랐다며, 승부 선글라스였는지도 모른다면서 얼굴을 붉히는 오소마츠를 쵸로마츠는 정말 기분 나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너 평소에 얼마나 카라마츠를 보고 있는 거야, 선글라스 다 똑같다고??

승부 선글라스라니 뭐냐고.

 

오소마츠형과 카라마츠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미묘한 거리를 유지한 채 걷고 있었다.

오소마츠형은 손을 잡고 싶은지, 살짝 카라마츠의 손으로 손을 뻗었다가 뺐다가, 뻗었다가 뺏다가 하는 짓을 반복하고 있다. 카라마츠도 손이 스쳐 꿈틀하고 반응을 했지만, 애써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잡지 않는다.

옆에서 토도마츠가,

[뭐야 이 애매한 분위기!!손을 잡을 거면 빨리 잡으라고!! 아악-!! 답답해!!!!!]

라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영화관에 들어가고,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둘이서 영화관 근처의 스타바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토도마츠가 신작 쉐이크를 주문하고, 쵸로마츠는 블랙커피를 주문했다.

 

[쵸로마츠형은 블랙 좋아하네~]

[단 건 질색이니까]

[-, 그랬지. 그러고 보니, 알아? 카라마츠형이 오소마츠형한테 고백했을 때, 이 쉐이크를 마셨대]

[, 그래....]

왜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걸까. 신작의 맛이 신경 쓰였지만, 마시고 싶지는 않다.

마음만으로 블랙커피를 달게 느끼고.

[고백하고~, 그리고 이 쉐이크로 간접 키스했대]

[쿨럭]

[우와, 뿜었어]

무심코 커피를 뿜으면, 토도마츠가 비명을 지르며 물러난다.

[뭐하는 거야!? 여기까지 튀었잖아!!]

[네가 기분 나쁜 말을 하니까 그런거잖아!!]

[간접키스 정도에 동요한 거야!? 이러니까 체리마츠형은 안 되는 거라구!!

그 두 사람이니까 어차피 언젠가는 한 침대에서 끈적끈적한 일 할 거라고!? 이정도로 동요하면 어쩌자는 거야!?]

[끈적끈적!?!?!?]

[그래! - 정말 커피가 옷에 묻었잖아!!]

[아니아니아니, 그럴 리가 없다고. 그럴게, 녀석들 손 잡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부끄러워 한다고!?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런건!!]

 

그러자, 토도마츠가 기가 막힌다는 얼굴을 하고,

[저기 있잖아, 쵸로마츠형]

하고 묘하게 상냥한 어조로 말했다.

[오소마츠형과 카라마츠형은 이제 성인이야. 그야 쵸로마츠형 입장에서는 미덥지 못한 꼬맹이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둘 다 성인이고, 연인이라고? 그야 하고 싶을 거라고, 이런저런 일!!]

 

 

.......그런가, 오소마츠도 카라마츠도 언제까지나 어린 시절 그대로라고 생각했던 건, 나뿐인가.

 

 

 

 

왠지 오소마츠형이 멀게만 느껴진다. 나만 두고 어른의 계단을 올라간 것만 같다.

조금 쓸쓸하다.

 

 

 

커피를 마시면, 블랙인데 왠지 짜게 느껴졌다.

 

 

 

 

 

 

영화관에서 나오는 두 사람이 사이좋게 손을 잡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제 깨가 쏟아지는 것 같으니까, 나는 이만 돌아갈게]

라며 토도마츠는 돌아갔다.

 

 

그리고 오소마츠형과 카라마츠는 카페에 가기로 한 모양이다.

두 사람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소마츠형은 내 충고를 제대로 따르는 것 같다.

 

 

휴대폰이 울려 내려다보면, LINE으로 오소마츠형이

[영화관에서 카라마츠가 손을 잡아서 엄-청 긴장했어!!자는 척했는데 걸렸을지도]

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조금 안심하고,

[괜찮아, 카라마츠고]

라고 답을 보낸다.

 

 

시선을 돌리면 카라마츠가 웃으며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오소마츠형이 얼굴을 붉히고 무언가를 열심히 카라마츠에게 말했다.

 

 

-, 그런 꿈만 같다는 표정이라니. 넌 꽤나 밝히는 주제에,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그런 표정을 하는구나. 나 계속 함께였는데, 몰랐네.

 

 

 

묘하게 차분한 기분이 되어, 쵸로마츠는 서점으로 향했다.

그 상태라면 남은 데이트도 잘 해나갈 것이다.

 

 

 

 

 

 

 

서점에서 아이돌 잡지를 바라보고 있자니, 조금 쳐져있던 쵸로마츠도 점점 활기를 되찾았다.

 

 

냐짱 특집은 없는 건가? 하고 찾는 동안 오소마츠의 일은 완전히 머리에서 사라졌다. 아이돌은 귀엽다. 그 중에서도 냐짱은 초절 카와이!!!!

그러고 보니, 형제에 호모가 있었던 것 같지만, 역시 전혀 이해 안돼-

랄까, 그런 녀석 있었던가?

 

[쵸로마츠형, 뭐해?]

[아앙!?]

 

행복한 시간을 방해 받아 언짢은 듯 뒤를 돌아보면, 이치마츠가 놀란 표정으로 서있었다.

[뭐야, 이치마츠냐. 별일이네, 서점에서 보고]

[......, 그냥저냥...]

가끔 온다고 말하는 이치마츠의 손에 고양이 사진집이 들려있다.

아니, 안다고. 귀여운 사진집을 사러 온 거잖아?

동생의 잠든 얼굴 자신을 몰래 선반에 숨기는 형을 떠올렸지만, 순식간에 지워버린다.

나도 냐짱 사진 갖고 싶고.

 

 

 

 

 

둘이서 돌아가던 중, 오소마츠형과 카라마츠와 마주쳤다.

우와, 타이밍 최악. 카라마츠의 진득한 시선이 무서운데. 오소마츠형과 눈이 마주친 순간, 엄청난 기세로 형이 태클을 걸어왔다.

[쵸로마츠으으으으으으으!!!!]

[우와악!!]

깜짝 놀라 피하려 했지만 허무하게 잡히고 만다.

오소마츠형이 그대로 내 팔을 잡아끌며 척척 앞으로 걸어갔다.

 

오소마츠형이 뭐했어, 따위의 쓸데없는 말을 떠들어댔다.

, 카라마츠한테서 도망치기 위해 날 이용하는 거 그만두라고? 성가셔-

 

 

결국, 뒤에서 이치마츠와 카라마츠가 나란히 걸어오고, 나는 오소마츠형과 함께 걸을 수밖에 없게 됐다.

 

 

[오소마츠형, 빨리 카라마츠 옆으로 돌아가]

[아니, 이제 무리. 심장 터져]

 

 

그러고는 고개를 흔드는 오소마츠형.

뒤에서 카라마츠의 시선이 내 목덜미를 쿡쿡 찌르는 것 같아.

 

이제 싫어, 이 커플.

 

 

 

 

 

 

 

 

[저기, 오소마츠형. 지금 어디까지 나갔어?]

거실에 있을 때, 갑자기 토도마츠가 그렇게 얘기를 꺼냈다.

 

 

한순간 무슨 소리? 라고 의문을 떠올렸지만, 토도마츠의 히죽거리는 얼굴로 단숨에 그 의문은 사라졌다. 그만둬어어어어어어!!!!왜 그런 말을 거실에서 꺼내는 거야, 이 막내 동생은!!!

끈적끈적이라고 말한 건 너잖아!!

이 장남의 모습을 한 음담패설 덩어리한테서 그런걸 물었다간, 이 대낮의 거실에서 어떤 추잡한 말이 나올지.....

 

토도마츠를 째려보면, 생각대로 히죽거리며 윙크한다.

완전 즐기고 있잖아....

 

 

 

[안 됐네~ 우리들 플라토닉이거든~~]

오소마츠형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무심결에 놀라 카라마츠를 본다.

 

오소마츠형의 말에 움찔, 카라마츠의 어깨가 흔들렸지만 그 외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너 이런 화제에 태연한 반응이라니, 좀 변했네

 

카라마츠를 흘끗 본 오소마츠형이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거렸다.

아마 카라마츠의 반응이 없는 것이 불만인 모양이다.

 

그치만 크리스마스쯤에 계획은 세웠다는 오소마츠형의 말에, 카라마츠가 방을 나갔다.

 

[카라마츠한테 너무 그러지 말라고...]

라고 한숨을 내쉬면, 오소마츠형이 토도마츠와 함께 히죽거린다.

 

[너도 뭘 안심한 얼굴이야, 체리마츠. 안심하라구~ 크리스마스 후에는 꼭 형제 중 처음으로 탈동정 할테니까]

 

[그래그래, 할 수 있으면 좋겠네-]

아직도 바라보기만 해도 시뻘게지는 주제에 뭘 한다는 건지, 라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쉰다.

 

 

 

 

 

 

 

빨간 넥타이를 하고, 탁탁 어깨의 먼지를 털어냈다.

[완벽하잖아]

 

 

씨익, 웃어보이면, 눈앞의 장남은 헤헤헤 거리며 수줍은 듯 웃고 코밑을 비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와 호텔 최고층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의 크리스마스 디너에 가게 되었다.

 

오후,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는 정장을 사러 옷가게로 향했다.

오늘 카라마츠와의 데이트를 위해,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의 옷을 봐주기 위해,

즉 멋진 정장을 사러 가게에 온 것이다.

 

 

그렇게 썩 마음에 드는게 없어, 쵸로마츠가 몇 번이나 점원에게 부탁해 옷을 바꿔입혔고, 어느정도 마음에 드는 옷이 나온 건 벌써 몇시간이 경과한 뒤였다. 당연히 오소마츠는 상당히 지친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런 오소마츠를 보며, [뭘 지친 얼굴이야, 오늘은 네 무대잖아!] 라고 황당한 얼굴로 오소마츠의 등을 툭툭 두드린다.

 

 

애초에, 그 크리스마츠 디너권을 오소마츠에게 넘긴 것도 쵸로마츠였다.

상가의 추첨에 당첨된 것이다. 쵸로마츠는 처음 그것을 받았을 때, 하늘을 원망했다. 그가 원하는 경품은 그것 외에도 얼마든지 많았다. (예를 들면, 상품권 같은) 하지만, 정작 걸린 건 쵸로마츠와 인연이 먼 크리스마스 디너 페어 티켓.

이건 뭐야, 시비?? 라며 분개한 쵸로마츠였지만 찢기는 아까웠다.

팔아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결국 부모님께 드리기로 했다.

아무튼 6명의 니트를 둔 부모이다. 항상 폐를 끼치고 있고, 약간의 보답으로 저녁을 선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 거기서 쵸로마츠의 머리에 떠오른 것은 두명의 쿠소바보형들이었다.

최근 사귀기 시작한 호모 형들.

 

고개를 숙이고 손에 들린 티켓을 쳐다본다.

남자끼리의 길은 험난할 것이다. 그야말로 자신들은 혈연관계인데.

뒤에서 잔뜩 손가락질을 당할 것이다.

앞으로 힘든 일도 고민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치만, 그렇기에

 

 

한명 정도는, 둘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해줘도 좋지 않을까.

 

 

 

 

그렇게 돈에 악착스러운 쓰레기 형도, 곤란할 때에는 뒤에서 몰래 도왔다.

 

저런 중2병에 분위기를 읽지도 못하는 형도, 고민이 있을 때에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줬다.

 

 

 

그 길은 험난해서,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도, 허용될 수도 없는 길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한명 정도는, 너희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어느새 꼭 쥐어진 주먹의 힘을 푼다. 티켓의 구겨진 부분을 편다.

 

 

저 두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마음 저 깊숙한 곳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밤이 오고.

 

 

 

오소마츠가 오기 전에, 호텔의 구석에서 잠깐 휴식을 하던 쵸로마츠는(두 사람이 걱정되어 보러왔다) 갑자기 팔을 잡혀 억지로 호텔의 현관 앞까지 끌려갔다.

 

 

놀라서 팔을 붙든 녀석을 보면, 그건 카라마츠였다.

 

 

 

[, 너 뭐 하는 거야?]

[걱정해서 널 보러왔다만, 넌 도대체 뭘 하는 건가, 쵸로마츠]

 

 

 

아니아니, 너야말로 뭘 하는 거야?

멍하니 있는 동안, 녀석이 억지로 뭔가를 건넨다. 그것은 새빨간 장미 꽃다발이었다.

 

 

[우와아.....굉장하네....]

[그렇지. 사왔다]

[헤에~]

역시 이런거 사느라 늦었구만.

멀뚱멀뚱 녀석을 보면, 카라마츠가 진지한 눈으로 이쪽을 보고,

[이걸 오소마츠한테 주는 거다]

라고 말한다.

, 그렇지. 오소마츠형한테 주려고 샀겠지. 보면 안다고.

나는 이런거 받으면 좀 그렇겠지만, 오소마츠형은 너한테 이런걸 받는다면 기뻐할 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건네받은 장미를 바라보았다.

, 꽃잎이 풍성해, 한송이에 얼마정도 하려나 이런건.

 

 

 

 

[쵸로마츠]

고개를 들면 진지한 표정의 카라마츠가 있었다.

카라마츠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나를 바라보며 입술을 뻐끔거렸다.

 

 

이윽고 카라마츠가 결심을 한 듯, 불쑥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겠다]

 

[아아, . 뭔데?]

 

 

 

 

[오소마츠형을, 행복하게 해줘]

 

 

 

 

..........아니, 그건 내가 할 말이라고.

 

 

 

 

뭐래는 거야, 이 사람?

혼란에 빠진 쵸로마츠를 내버려둔 채 카라마츠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나는 오소마츠형이 좋다. 그 마음은 너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

 

 

 

왠지 비통한 표정이다. 네가 오소마츠형을 좋아하는 건 알고있다고.

나도 오소마츠형을 좋아하지만 너 만큼은 아니야.

 

 

 

[하지만, .......오소마츠형이 택한 것은 너다]

 

 

 

 

 

.....................?

 

귀가 안 좋아진 걸까.

지금 뭔가 환청이 들린 듯한....

 

 

 

 

[애인을 슬프게 하는 짓은 그만두라고, 브라더-]

 

 

 

 

......................................................

 

 

 

 

그렇게 말하곤, 카라마츠는 슬픈 듯이 웃었다. 그 애절한 표정에 마음이 찡하고 울렸다.

 

 

 

............근데, 잠시만요. 의미 모르겠는데.

 

 

 

 

[.......나 애인 같은 거 없는데]

[무슨 소린가. 이제 와서 시치미 떼지 않아도 된다. 너희가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고있어]

[그러니까, 누구랑 누가? 뭐야, 이거 시비거는 거야? 호모 형으로도 모자라서 나까지 호모취급?]

[그치만 호모잖아]

[아니, 아니거든. 호모는 너희지, 이 호모커플]

[오소마츠랑 사귀고 있잖아?]

[, 그렇지. 카라마츠가 말야]

[무슨 소린가. 오소마츠와 사귀는 건 쵸로마츠잖아?]

[...........카라마츠잖아?]

 

 

 

깜빡깜빡, 눈을 끔뻑이며 서로 바라본다.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잠깐만.

 

 

[무슨 소리야? 나랑 오소마츠형이 사귄다니, 왜 그렇게 되는 건데? 농담이지?]

[너야말로 나와 오소마츠가 사귀다니 무슨 소린가]

[? 그치만 사귀고 있잖아?]

[너희가 말이지]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농담이 아니야? 아니, 농담이라도 기분 나쁘지만.

하지만 카라마츠의 얼굴은.......농담을 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아무튼. 오소마츠가...........]

 

카라마츠가 진지함을 띤 눈빛으로 내 눈을 마주보았다.

 

 

[가장 사랑하는 건 너다, 쵸로마츠]

 

 

 

 

 

[..................]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돌아보면, 망연자실한 오소마츠형이 서있다.

 

 

 

 

[가장 사랑한다니.............카라마츠, 너 사실은 쵸로마츠를....]

 

 

그 시선은 내가 들고 있는 장미 꽃다발에 향해있다.

 

 

 

눈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오소마츠형이 뒷걸음질을 친다.

 

 

 

 

[아니.........잠깐.....어이.....!]

 

쵸로마츠도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다.

 

 

 

 

[..............미안]

 

 

오소마츠형이 비통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고는 휙 돌아서서 자리에서 도망치듯 달려갔다.

 

 

 

 

 

나는 오소마츠형이 달려간 방향으로 떨리는 손을 뻗고, 다른 한손으로 머리를 싸매며 외쳤다.

 

 

 

 

 

 

[제바아아아아아아아아알!!!!!!!!!!!!!!!!!!!!!!부탁이니까 거기 서어어어어어!!!!!!!!!!!!!!!!!!!]

 

 

 











와아아아 설마하던 전개ㅎㅎㅎ

나는 혹시나 하면서도

오해가 풀리겠지-

오해가 풀려서 오소랑 카라랑 행복하겠지~

했는데 결국은ㅎㅎㅎㅎㅎㅎ


그보다 오소마츠의 '승부 선글라스' 발언이 너무 귀엽고 웃기다

무슨 승부 팬티도 아니고ㅋㅋㅋㅋㅋㅋㅋ

승부 선글라스는 무슨 선글라스냐고ㅋㅋㅋㅋㅋㅋㅋ


번역하다 혼자 터져서 얼굴 묻고 끅끅거렸습니다ㅋㅋㅋㅋ

아 너무 귀엽잖아 오소마츠ㅋㅋ소녀냐!!ㅋㅋㅋㅋ





일단 이거 다음은 없네요

다음에 나온다면 가져오겠습니다!!


사실 스레소설도 번역완료했는데

걸리는 문장이 조금 있어서

그건 다음에 가져올게요 'ㅂ'/





+오소마츠의

[나와사귀지 않을래?] 부분 설명입니다

 설명 적는 걸 잊었네요ㅠㅠㅠㅠ

일본에서 사귀자라는 의미로 쓰이는 付き合う의 본뜻은

함께 어울리다, 사귀다(같이 어울리다의 의미의)라는 의미입니다. 

즉, 여기서 오소마츠는 '나와 러브러브할래'라는 의미로 말했지만

카라는 '나랑 같이 어디 좀 갈래?'라는 의미로 알아들은 겁니다!

뒤늦게 설명해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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