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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는 이 손을 놓고 싶지 않다

 

 




 

[카라마츠는 괜찮은 건가요!?]

어느날, 우리들이 에스퍼 냥코 소동을 끝내고, 5명과 한 마리가 사이좋게 집에 돌아왔을 때 들려온 첫마디는 엄마의 목소리였다. 지금까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

[....엄마?]

에스퍼 냥코 소동으로 온화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차갑게 가라앉았다. 엄마는 내 부름에도 답하지 않고, 전화 상대에게 몇 번이고, 괜찮은 건가요, 제발 그 아이를 살려주세요, 라며 울며 애원했다. 지금 상태의 엄마에게서 정상적인 판단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나는, 엄마 손에 들린 전화를 뺏았다.

[....여보세요, 전화 바꿨습니다. , , 카라마츠...우리 차남에게 무슨 일이...]

[, 마츠노 카라마츠씨의 아버님이십니까! 급히 아카츠카 병원으로 와주십시오! 오늘 아침에 여기로 아드님이 심폐정지 상태로 와서....지금은 어떻게든 호흡이 돌아오긴 했습니다만, 부상이 심각해서 현재 수술중입니다. 얼른 병원으로 와주세요!]

그 말만 전한 채 전화는 끊겼다. ? ? 심폐정지?? 그보다, 나 그 녀석의 동생인데요? 누가 아버님이냐!

[쵸로마츠-, 뭐래?]

엄마는 여전히 흐느끼고 있고, 동생들은 입을 다물고 있는 와중, 오소마츠형이 내게 물었다.

[카라마츠가 위독한 상황이래]

내 말에 동생들의 얼굴색이 단번에 변한다.

[심폐 정지 상태로 병원에 실려갔다나 봐. 지금은 괜찮아졌는데, 부상이 심각해서 지금 수술중이니까 바로 아카츠카 병원으로 와달라고...]

거기까지 말한 나는, 어라?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상? 다쳤..........

[부상....]

새파랗게 질린 채로 그렇게 중얼거린 토도마츠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다. 아마도, 카라마츠가 다친 원인은, 어젯밤 우리들이 카라마츠에게 물건들을 내던졌기 때문일 것이다.

[카라마츠가 다친 건....어쩌면.....]

그렇게 말한 순간, 현관문이 세게 열리더니 붉은 스니커즈가 뛰쳐나간다. 그 뒤를 따라, 핑크, 노랑, 보라가 뛰쳐나간다. 나와 엄마만이 열린 문 앞에 남겨졌다. 믿을 수가 없다. 믿고 싶지 않다. 그치만, 그 차남이라고? 뇌까지 근육인 녀석이잖아. 그 정도로 죽을 리가 없다고.....

반쯤 정신을 놓은 엄마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지갑과 보험증을 챙겨 택시에 올라탔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지금 자신은 매우 침착했다. 그럴게, 이런 걸로 카라마츠가 죽을 리 없으니까.

 

 

병원에 도착한 뒤로 엄마는 계속 멍하니 울기만 했다. 나와 쥬시마츠가 그런 엄마의 등을 쓸어주었다. 1시간 전에는, 연락을 받고 달려온 아빠가 엄마를 보듬었지만, 지금은 커피를 사러 갔다. 마음을 달래려는 거겠지.

오소마츠형은 수술실 앞을 왔다갔다 하면서 가끔 수술실에서 나오는 간호사에게 카라마츠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상태가 썩 좋지는 않은 모양이다. 토도마츠는 병원에 온 이후로 계속 소리를 죽인 채 울고 있다. 이치마츠가 그런 토도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등을 어루만져 주었다. 토도마츠도 결국엔 이치마츠에게 매달려 울기 시작했다. 엄마를 위로하던 쥬시마츠도 어느때보다 잔뜩 긴장한 얼굴로, 웃음기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런 쥬시마츠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쵸로마츠형...카라마츠형, 안 죽는 거지?]

[당연하잖아. 카라마츠인 걸]

쥬시마츠를 끌어안고 슥슥 머리를 쓰다듬으면, 쥬시마츠도 작게 울음을 터뜨렸다. 쥬시마츠의 늘어난 소매가 내 어깨를 세게 잡는다. 쥬시마츠는 기본적으로 천하태평한 성격이지만, 지금은 이렇게나 초조해하고 있다. 토도마츠를 끌어안고 있는 이치마츠도 사실은 얼마나 울고 싶을까. 게다가 오소마츠형이 저렇게 초조해하는 건, 처음 본다고.....저기, 카라마츠. 네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동생들, 울고 있다고. 네가 좋아하는 너의 단 하나뿐인 형도 널 무척이나 걱정하고 있다고. 사랑하는 브라더-, 라는 건 다 거짓말이었던 거야? 네가 없을 땐, 내가 형노릇 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울지 않을 거야.

알고 있어. 알고 있다고. 이렇게 된 건 전부 우리들 책임이야. 녀석의 상냥함에 익숙해져서, 매번 무시하고 냉소하고, 녀석의 존재마저 부정해버렸어. 분명 이건 그에 따른 벌이겠지.

그치만, 하느님. 우리들에게서 녀석을 뺏어가지 말아줘. 아직은 데려가지 말아줘.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뭐든........그래, 악마에게라도....

 

, 수술실에 불이 꺼지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는 토도마츠와 이치마츠. 왔다갔다하던 걸음을 멈춘 오소마츠형. , 고개를 든 엄마. 아빠....는 커피 사러 갔다. 타이밍이 안 좋네.

수술실 문이 열리고, 안에서 피투성이의 백의를 입은 의사가 나왔다.

[카라마츠는....?! 카라마츠는...!!]

오소마츠형이 그 의사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오소마츠형, 좀 진정해!]

나는 오소마츠형의 팔을 꽉 잡았다. 이렇게 필사적인 형, 처음 봤어. 지금 이 표정만 봐선, 이 사람이 평소에 파칭코와 경마에 미쳐있다는 걸 잊어버릴 정도다. 아아, 그런가....그랬구나, 형은 카라마츠를.......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머리쪽 상처가 꽤 깊어, 언제 의식이 돌아올지는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의식이 돌아온다고 해도,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후유증...이라니.....]

[기억상실이나 언어 장애, 그 외에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거나.....]

[언제 의식이 돌아올지 모른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 안돼. 오소마츠형이 이런 눈을 할 땐, 위험한데....

[오소마츠형, 좀 진정......]

[이봐!! 너 의사잖아!? 그런데 어째서 의식이 돌아오는지 안 돌아오는지도 모르는 거냐고!! 마취가 풀리면 깨어나야 하는 거잖아!!!]

[뇌는 매우 섬세한 부분입니다. 동생분의 경우, 뇌에 메스를 댔을 뿐인데, 다시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습니다. 몸과 정신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마취가 풀린다고 해도.......]

[뭐라고!! 이 자식이!! 웃기지 마!!!! 웃기지 말라고!!!]

[오소마츠형!! 이치마츠! 오소마츠형 좀 말리라고!!]

[........, ]

저기, 카라마츠.

[웃기지 말란 말이야아아아아!!!!!!!!!!!! 이 새끼!!! 쵸로마츠!!! 이거 놔!!!!]

장남을 말릴 수 있는 건, 너밖에 없다고.

 

그 뒤로 우리들은 매일 각자 시간이 나는 대로 카라마츠를 만나러 갔다. 카라마츠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튼실한 근육이 자랑이었던 팔도 다리도, 붕대 사이로 슬쩍 보이는 게 전부였지만, 상당히 말라있었다. 팔에는 링거 바늘이 꽂혀있고, 머리에도 붕대를 감고 있다. 만약을 위해 씌어둔 산소 호흡기가 흐려지는 걸 볼 때면, 아아 이 녀석은 살아있어, 라고 안심한다.

[카라마츠....다들 기다리고 있으니까.....제발 빨리, , 뜨라고...]

이런 상황에서 뻔한 말밖에 못하다니 한심하다. 이불 위에 놓인 깡마른 손을 잡아 꼭 쥐었다. 따뜻하다. 아아, 녀석은 살아있어. 이 손을 놓고 싶지 않다. 놓으면 너는 미아가 되어, 그대로 끌려가버리는 게 아닐까. 이 손이 따스한 한, 너는 살아있다. 하느님 따위에게 널 뺏기지 않아. 네가 돌아오는 건, 우리들이 있는 곳이라고. 그러니까....그러니까 제발.....아아....어째선지 엄청 졸려....누가 내 어깨를 치고 있는 것 같지만, 너무 졸려서......

[.........................]

누가 웅얼거리고 있어? 아아, 졸린데.....방해하지 좀 말라고...지금은 카라마츠와 둘이서 자고 싶단 말이야....

[......-........]

아아, 정말 끈질기네. 대체 누구야, 라며 고개를 든다. 그보다, 꼭 어린애 같은 목소리네. 어린애가 길을 잃어 들어온 건가?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올리면.....

[]

[..............]

[......마츠....?]

[.......?]

아니, , 잠깐만. 진정해라, .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내 어깨를 치고 있는 건....

[카라마츠!! 정신 차렸구나!! 기다려!! 의사나 간호사를 불러올테니까!!]

[----!!]

갑자기 카라마츠가 소리를 질렀다. 고개를 좌로 휙휙 흔들고 있다.

[? 왜 그래? 카라마츠?]

[..........?]

상태가 이상하다. 아까부터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설마.....

[카라마츠? , 알아보겠어?]

[..........]

[카라마츠, 이 빨갛고 둥근 과일, 뭔지 알겠어?]

[.........]

진짜냐. , 사람이란 건 너무 충격적인 일을 마주하면 그다지 충격을 받지 않는구나.

나는 카라마츠의 손을 지그시 잡았다. 마음탓인지 카라마츠가 조금 기쁜 듯한 얼굴이다.

[알겠어? 카라마츠는 너. 나는 쵸로마츠]

카라마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그 다음 천천히 나를 가리킨다.

[초....오....?]

나를 가리킨 카라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 뭐야 이 녀석. 엄청 귀엽잖아.

[아니아니. , , , ]

[초----]

[애기냐!? 애기냐, 너는!! - 정말 됐어, 치요, 여도]

[초오.... ...]

나를 가리킨 후, 자신을 가리킨 카라마츠는 활짝 웃는다. 손이 따스하다. 이 손을 놓고 싶지 않다. 당분간은 이 손을 잡지 못할테니까 말야. 동생들과 누구보다 녀석을 사랑하는 맏형에게 자리를 내어줘야 될테니까.

...조금만 더. 간호사를 부르는 건 나중에 해도 되겠지.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나를 용서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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