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はるな 님의 작품입니다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6451474



























생각할 것도 없었다.

자신과 닮은 얼굴에서 전해져오는 적의가, 이리도 괴롭다니.

그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가 자신을 혐오한다는 것이, 이토록 슬프다니.

분명 지금,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테지.

자신들이 그때, 카라마츠형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우리들을 내려다보는 차갑고 두려운 눈동자.

너무도 무섭다. 노려봐지는 것만으로 눈물이 쏟아질 정도.

하지만, 2층의 창문에서, 불에 타들어가는 형을 내려다보는 우리들의 얼굴도,

분명 똑같이 차갑고 두려운 표정으로, 카라마츠형의 눈에 비춰졌겠지.

사랑하는 형제 모두에게 향한 적의와 혐오. 부정과 거부.

배신당한 마음은, 얼마나 깊게 파고든 걸까.

 

역시, 우리들 모두 기적의 바보 집단인 만큼.

같은 짓을 몸소 체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걸까.

 

 

 

 

 

 

카라마츠 사변을 웃는 얼굴로 끝내는 이야기

Side 토도마츠2

 

 

 

 

 

손에 들린 병에 난 커다란 균열. 앞으로 조금만 더 힘을 줬다간 산산조각이 나고 말 거다.

형이, 없어져 버리고 만다.

우리들 때문에.

그렇게나 상냥했던 형이, 우리들 때문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게 된다.

그 생각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된다.

그만두라고 외치고 싶은데, 목소리가 전혀 나오질 않는다.

 

[게임 오버다, 이치마츠. 놓아라]

 

 

무릎을 꿇은 이치마츠형이. 어린애가 엄마의 옷자락을 잡듯이 카라마츠형의 옷자락을 꽉 부여잡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어떤 표정인지 모르겠다.

 

[짓밟히고 싶은 건가]

[..........]

 

 

카라마츠형의 말에도 반응이 없다. 그저, 옷자락을 잡은 손의 힘만 더 세질 뿐이다.

정말 손이나 머리를 밟히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던 그때.

옆에서 철퍽, 하는 소리.

 

[부탁할게!!]

 

쵸로마츠형이다. 어느새 몸을 일으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있다.

 

 

[꺾을 거면, 내 발이든 팔이든, 얼마든지 꺾어도 좋아. 머리를 부수고 싶다면 그래도 좋아!그러니까....그 후라도 좋으니까....카라마츠를 돌려줘! 부탁이야!]

 

 

다리, 아프면서.

힘들어 보이는데. 남달리 자존심 센 주제에 완전히 도게자를 하고 있다.

 

 

[? 무슨 말인가. 카라마츠 따위에,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건가]

[따위가 아니야!!]

 

뚝뚝 눈물을 흘리며, 쥬시마츠형이 외쳤다.

 

[내 형이야! 따위라고 말하지 마!!]

[....돌려줘.....카라마츠형을 돌려줘어....]

 

형들에 이끌려 나도 목소리를 짜냈다.

저기, 카라마츠형. 우리들, 엄청 반성하고 있어.

심한 짓을 했다는 거, 다들 알고 있어. 다들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그게 목적이라서 이런 짓을 한 거잖아. 그럼 이제 된 거지?

부탁이야. 늘 내 요구 들어줬잖아.

돌아와 줘. 이제 그만 돌아와.

 

네명 모두 코를 훌쩍이는 소리만 들리는 공간.

카라마츠형은 몇 번 눈을 깜빡이다 뭔가 말하려는 건지 살짝 입을 연다.

잘생긴 눈썹의 각도가 더 내려간 듯 느껴졌다.

 

 

 

 

[―――-, 거기까지-!!!]

 

 

!! 하고.

연구소 문이 부서질 듯이 열린다.

들어온 건 낯익은 얼굴. 그 얼굴에 안도보다도 [아까 봤던 광경] 이란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그 연기가 얼마나 완벽했던지, 새삼 놀란다. 정말 그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듯 똑같은 광경.

뛰어들어온 사람, 그건 ―――오소마츠형이었다.

 

 

[오소마츠형? 진짜야!?]

[. 뭐야 그게. 내 가짜도 있......있다!! 어이, 임마!! 뭔데 멋대로 내 파카를 입은 거야, 카라마츠!!]

[진짜 형!? 여길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야?]

[아아, 녀석에게 들었어]

 

 

이 녀석.

라고 가리킨 곳에는 형이 어깨에 짊어지고 온 커다란 흰색포대.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담는 자루 같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뭔가가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뭐야 저거, 무서워.

이런 상황에도 변함없이 냉정한 카라마츠형은 전혀 동요하지 않고.

갑자기 등장한 장남에 당황해 힘을 푼 이치마츠형의 손을 재빨리 풀고, 조용히 우리들과 간격을 벌렸다.

 

[이제 와서 무슨 용무인가, . 그렇게 전속력으로 도망쳤으면서]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형아가 차남군을 위해 커-다란 서프라이즈 게스트를 데리고 왔으니까 말이야]

[게스트...?]

[그래그래. 찾아왔다고. 네가 좋아하는 사람]

[? 무슨 의미인가]

 

 

?

이해하지 못하는 건 나뿐만이 아닌 듯했다. 쵸로마츠형도, 이치마츠형도 의아한 눈초리다.

오소마츠형은 씨익, 평소의 미소를 보이며 왼쪽 어깨에 맨 포대를 가리켰다. , 역시 사람이 들어가 있는 건가. 오는 길에 잘도 경찰한테 안 걸렸네.

쥬시마츠형은 냄새로 누군지 아는 듯, 눈물로 가득한 눈을 깜빡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오소마츠형을 본다.

그보다 뭐야? [좋아하는 사람] 이라고 했지? 카라마츠형의?

뭐야 그게, 누구? 설마 카라마츠형한테 애인이 있었던 건.........설마설마. 그럴 리가 없지.

, 토토코짱 불러온 건가?

어라. 하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사람][싫어하는 사람] 이 되는 거잖아. 그럼 데려와도 우리들처럼 미움받는 게....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안타깝군, 형님. 지금의 내가 사랑하는 건 나다. 누구를 데려오든...]

[~? 카라마츠군, 그녀를 봐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아~?]

[그녀......?]

 

슈륵, 하고 빠르게 봉투의 끈이 풀린다.

 

[토로마츠!! 취급이 너무하잔쓰!!]

[오소마츠라니까!! 아야야야야!! 아파!! 아프다고!! 날뛰지 마!! 나 팔 다쳤다니까!!]

 

순식간에 튀어나와 오소마츠형에게 다가간 건 ――― 이야미.

 

 

―――?

. 에에에? ?

그것도 평소의 이야미가 아니다. 본 적 있지만, 알고도 있지만, 엄청 보기 싶은 모습.

가터벨트에 망사, 금발 가발. 그렇다, 렌탈 여친 때 처음 입었던 볼품없는 속옷 차림.

으엑. 진짜 왜?!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는데!!

 

[자아, 카라마츠!! 얌전히 형의 말을 들어!! 녀석이 어떻게 되도 좋냐!]

[, 아니아니아니!! 무슨 소리야, 오소마츠형!! 미쳤어? 바보야?]

 

취했어? 머리 다쳤어? 역시 배트로 맞은 거야?

그도 그럴게, 이야미라고? 그것도 저런 꼴이고!

저런 걸 데려와서 어쩔 건데. 마음에 상처만 남을 뿐이란 거 누구라도 안다고.

―――이 상황을.

카라마츠형은 팔짱을 낀 채,

~청 싸늘한 눈으로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다.

그리고, 후우, 하고 깊게 한숨을 내쉰다.

 

 

[.....제 정신인가. 형님]

 

 

것 보라고!! 완전 열받았잖아!

그야 그렇겠지. 우리들도 완전 얼탱이가 없다고.

진짜 어쩌려고 그런 거야, 오소마츠형. 무슨 생각으로

 

 

[―――내가 잘못봤군!! 이렇게 아름다운 레이디를 방패로 삼다니, 남자로서 최악이다!!]

 

 

............?

 

 

하아아아아?

뭐야, 이거 개그? 노리츳코미[각주:1]?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럴 리가 있냐!! 라고 그 누구도 츳코미하지 않는다.

오소마츠형이 작게, 아싸!! 라고 승리포즈를 취할 뿐.

 

[~ 그럼. 네가 가지고 있는 거, 해독제지? 이쪽에 넘겨주실까]

[, 누가....]

[괜찮아~? 이 누님한테 이-런 짓, -런 짓 해버린다고~?]

[무슨 짓을!! , 그만둬라!! 이 비열한...!]

 

기분 나쁜 꼴을 한 이야미에게 어깨를 끌어안으며, 더러운 아저씨처럼 히죽거리며 손을 비벼대는 오소마츠형.

아니, 그러니까...뭐야, 이거.

딜리버리 콩트?

바뀐 이후 처음으로 보인 카라마츠형의 초조한 표정.

 

 

―――그런가.

렌탈여친 때, 형이 그랬지. 저 꼴의 이야미에게 [토할 것 같다] 라고.

좋아하는 게 싫어지는 약. 이라는 건, 설마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건가?

그렇다는 건, 지금의 카라마츠형은 ――― 엄청 싫어하는 게 엄청 좋아졌다는 거??

 

[...., 알겠다. 그 말을 따르지, 브라더-. 그러니 그 엑셀런트 걸을 해방시켜주게]

[역시 똑똑하네, 감탄감탄. 그럼 해독제를 이 여자한테 넘겨]

[...어쩔 수 없지....아리따운 여성을 전쟁터의 도구로 삼다니, 어디까지 비열한 건가. 우리 형이지만 한심하군..]

 

....우와아, 진짜로?

진짜로 말을 듣는 거야? 지금의 카라마츠형의 눈에는 이야미가 어떻게 보이는 거?

그보다, 협상할거면 그 자리에서 약을 먹으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한 순간, [스스로 마시라고 하고 싶지만, 그러면 너 먹은 척할 거잖아] 라고 오소마츠형이 말했다.

그렇네. 연기력이 엄청난 카라마츠형이라면 그럴지도 몰라.

 

무슨 생각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오소마츠형은, 이야미의 등을 떠밀며 살짝 말했다.

 

[이야미, 렌탈 서비스 코스 변경. 코스 B에서 C]

[C코스잔쓰까?! 대금 제대로 내는 거잔쓰?!]

[보너스 일괄 지불로]

[그런 건 일하는 녀석이 쓰는 지불방식이잔쓰!]

[그럼 출세하면 갚는 걸로]

[그것도 마찬가지잔쓰!! .......- 정말, 알겠잔쓰!! 나중에 여섯 쌍둥이 전원이 갚으라잔쓰!]

 

사전에 협의를 한 건지, 이야미도 더 말하지 않고 서슴없이 카라마츠형에게 다가간다.

코스? 뭐야, 그게.

아아, 그런가. 이야기마 선의로 협력해줄 리는 없고, 돈으로 고용한 거구나. 분명 그 협상 중이라서 아까 계속 전화를 안 받았던 거야.

 

깜짝 놀랄 정도로 순순히 금이 간 병을 이야미에게 넘긴다―――고 생각한 순간.

카라마츠형이 이야미를 잡아당겼다.

멋있게 허리에 손을 감고, 휙 몸을 회전시켜 가까이서 바라본다. 어디선가 본 듯한 행동. 외국 영화 같다.

..상대가 미녀였다면 정말 한 폭의 그림이었겠지.

 

[이제 괜찮다, 엘레강스 걸. 더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 치사하다고 임마!! 비겁한 놈!]

[비겁한 건 내가 아니라 형이겠지]

 

우와, 어쩔 거야 오소마츠형!?

이러면 의미 없잖아? 카라마츠형의 소지 아이템이 해독제+이야미로 늘었을 뿐이잖아!?

하지만 오소마츠형은 치사하다고 말하면서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당황하는 우리에게, , 하고 손가락을 대어 보인다.

아무래도 나서지 않길 바라는 모양이다. 아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이해가 안 가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다친 곳은 없는가, 레이디]

[, 살았잔쓰. 무슨 짓이라도 당할까 무서웠잔쓰]

 

이야미가 다소 국어책을 읽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

저것도 연기라고 하는 거야? 엄청 못하네.

카라마츠형은 신경 쓰이지도 않는지, 훗 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카라마츠형 눈에는 이 사람이 어떻게 보이는 거야, 대체?

어미에 잔쓰가 붙은 미녀한테 위화감이 안 느껴지는 거야!? 그보다, 미녀도 아니고 여자도 아냐!

 

[.....사례,를 하고 싶잔쓰]

 

 

?

그렇게 말한 이야미는 순식간게 진지한 얼굴로 바뀐다.

카라마츠형을 지그시 바라보며.

스윽, 하고. 형의 양 어깨에 손을 얹었다.

. 거짓말. 설마.

 

 

[...., 레이디에게 창피를 줄 수는 없지]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린 카라마츠형이 이야미의 턱을 살짝 들어올린다.

정말 드라마의 한 장면 같다. 미녀만 있었다면.

 

 

두 사람의 얼굴이 가까워지더니, 이야미가 힘껏 카라마츠형의 머리를 양손으로 꽉 쥐었다.

그대로.

두 사람의 얼굴이, 마주한다.

 

 

츄우우우우우우우우우웁.........

 

 

 

――― 우와아아아....

에에에에? 진짜로?

귀를 막고 싶어지는 소리. 여기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제대로 보고 싶지도 않지만.

쥬시마츠형이 [츄하고 있어!! 츄하고 있어!! 이대로 세크로스?!] 라며 재수 없는 말을 해댔다.

우와아아아아아, 실황하지 말아줘!!

아니, 진짜 그 뻐드렁니로 어떻게 키스하는 거야? 아니, 듣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아!

 

우리는 다시 전개를 따라가지 못해, 말리지도 못하고 츳코미를 넣지도 못했다.

그저 아연실색해서 입을 쩍 벌리고만 있었다. 그 때,

....두 사람의 발밑에 어디서 떨어졌는지 모를 낯익은 작은 병이 쨍그랑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산산이 흩어진 유리조각.

내용물은―――들어있지 않다.

 

 

―――설마!?

 

 

 

[, 우윽?]

 

 

카라마츠형의 목소리.

그와 동시에, 꿀꺽하고 뭔가 삼키는 소리.

눈을 크게 뜬 카라마츠형은 비틀거리며 이야미로부터 멀어진다.

 

 

[...., 이런, 수를 쓸 줄이야...]

 

 

입가에 흘러내리는 건, 보라색의 액체.

천천히 뒷걸음질을 친 카라마츠형은.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이야미의 손을 잡고 그 손등에 멋있게 입을 맞췄다.

 

 

[....여자 스파이였던 건가......최고로군, 미스테리어스 걸......]

 

 

 

 

 

 

그대로.

 

 

형은,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싸아!! 계획대로-!!]

 

[............]

[............]

[.............]

 

 

 

―――............?

 

 

 

남겨진 우리들은,

이제 뭐라고 할지. 아니, 뭐라고 말할 수 없는 미묘한 기분으로.

 

 

기뻐하는 장남과 날뛰는 쥬시마츠형과,

이야미의 [임무완료잔쓰! 돈 꼭 내라잔쓰!] 라고 외치는 목소리를 가만히 들었다.

 

 

 

 

 

 

◇◇◇

 

 

 

 

 

 

[정말 미안했다!!]

 

 

집을 울리는 큰 목소리.

깨어난 카라마츠형은, 한줄로 늘어선 우리 다섯명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설마 그렇게 큰일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정말 미안하다!!]

 

 

정말 미안한 듯, 도게자를 할 듯한 기세. 아아, 이미 하고 있다.

쵸로마츠형이 했던 것보다 더 힘껏, 바닥에 머리를 붙이고.

살짝 우발적으로......라든가.

힘들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서....같은 말을 중얼거렸다.

언제 혼이 날지 이쪽을 슬쩍 올려다보는 형을, 모두 굉장히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마, 장남을 제외한 네명 모두, 이치마츠형처럼 죽은 생선 같은 눈일 테지.

다들 아무런 말도 않고 죽은 눈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모두 엄청 화가 났다고 착각한 형은 순식간에 울 듯한 표정이 되어 히끅거리기 시작했다.

늘 멋있게 올라간 눈썹을 한껏 낮춘 채, 눈물을 글썽였다.

방금까지의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줬던 사람답지 않았다.

 

 

―――카라마츠형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소파를 반으로 갈라버린 것도, 오소마츠형의 팔을 부러뜨린 것도.

크게 날뛰고, 엄청나게 무서운 표정을 했던 것도.

.........어떻게 해독제를 먹었는가도. 전부.

 

 

[....역시, 화났겠지....나는 이제 어쩌면 좋은가? 뭔가 원한다면 뭐든]

[화 안 났어!!]

[-! 화나지 않았으니까]

[....오히려, 미안...]

[]

 

 

설마 이치마츠형이 사과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지, 눈을 크게 뜨며 놀란다.

하지만, 우리들에게 있어 이 정도의 사과는 사과하는 축에도 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물론 다들 화가 났다. 사실은 이치마츠형도 원형이 남지 않을 정도로 때려눕히고 싶겠지.

나도 그렇다고. 그야 그렇잖아?

이런 때에는 보통 가족의 외침으로 눈을 뜨는 게 보통이잖아?

그런데, 그 사랑의 힘을 반대로 블랙 카라마츠형 본인이 이용해서 속여먹고!!

엄청 무서운 생각을 해서, 모두 울면서 호소했는데 말이지.

그런데 대체 뭐야? 결과, 해결의 실마리는 여자라니? 그런 반전이 있을 수 있어?!

카라마츠형 변태!! 역시 매일 카라마츠걸을 찾으러 갈만 하구만!!

라고 엄청 화가 났었다.

 

 

........하지만.

 

 

[, 저기 카라마츠형. 퍼스트 키스, 벌써 했어...?]

[? , 뭔가 갑자기....갑자기 사랑얘기라니]

[그래그래 사랑얘기! 그러니까 알려줘!]

[? ........., 안심해라 라스트 브라더. 운명에 이끌린 초대 카라마츠걸의 칭호를 받을 레이디가 나타나는 것도 시간문제. 그 때는 바로 보고를....]

[역시 아직인가-!]

[그야 그렇겠지!! 나도 아직이니까!!]

[나도 아직이고!! 시코마츠형은 당연히 아직일테고!]

[뭐라고, 톳티!! 맨날 여자랑 다니면서 아직인 네가 더 안타깝거든!!]

[, 왜 그리 소란인가?]

[있지! 카라마츠형 이야미랑 츄-]

[[[으아아아-------!!!]]]

 

 

다들 달려들어 크게 열린 입을 막는다.

-? ? 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쥬시마츠형.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할 듯하다.

 

 

―――못 말하지.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나와 쵸로마츠형과 이치마츠형이라는, 드문 멤버로 일치된 의견.

 

 

[안 된다고, 쥬시마츠!! 그 사실을 알면 카라마츠 죽을 수밖에 없다고!]

[그렇지. 진실을 알면 쿠소마츠라도 멘탈 깨질 걸....]

[이번에는 어떤 약을 마실지 모른다고!! 절대 말하면 안돼!]

[왜 모르는 거야!? 오히려 기억하고 있는 게 더 나아!! 우리들 평생 이 사실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거야?]

[무덤까지 들고 가야지...]

 

이치마츠형까지 각오한 듯한 얼굴이다.

우리들 이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거야? 아아아아아아, 죄책감에 엉덩이털 탈 것 같아....

얼마나 불행체질인 거야, 우리 차남은.... 이렇게 불쌍한 부분 보이면, 화날 것도 사그라든다고.

 

하지만, 이렇게 된 것도 우리 때문일 거고.

우리들의 목소리가 닿지 않았던 건, 우리들 탓일지도 모르고.

유괴당했을 때도, 다쳤을 때도. 누구라도 좋았을 텐데. 그 때, 다섯명 중 누구 하나라도 좋으니 구하러 갔다면.

붕대를 감고 돌아왔을 때, 우리가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약의 힘을 몰아낼 정도의 기적을 발휘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외침이 형에게 닿았을 가능성도 지금보다 더 높았을 게 틀림없다.

애초에 그랬다면, 이런 사태 자체가 없었을지도 모르고.

분하다.

 

 

[카라마츠형!]

[, 뭔가. 역시 화가....]

[우리들 좋아하지!?]

[?]

[좋아하지?]

[......, 무슨 소리를 하는가 했더니....사랑하는 게 당연하잖나. 내 가슴에 품은 다섯 개의 사랑은 영원의 프로미..]

[안 나갈 거지!]

[?]

[안 나가는 거지?!]

[, 걱정마라 브라더. 같은 세포를 나눈 우리들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는 한, 우리 형제는 목숨을 다할 때까지 운명을 함께............? 톳티?]

[]

[.......아니, 아까부터 왜 그렇게 내 입술을 닦는 건가? 별가루라도 붙어있는 건가?]

[시끄러!! 형 바보!! 멍청이!!]

[. , 역시 화가...]

[화 같은 거 안 났다니까!]

[카라마츠!! 다음은 가글할 거니까, 이쪽으로 와!! 자 여기 가그린!! 이치마츠, 물 다 끓였어? 뜨거운 물이 필요하니까!]

[쵸로마츠까지!? 그보다 뜨거운 물?]

[됐으니까 얼른 해!! 부양되고 싶으면 해!!]

[, 오우...., 뭔가 브라더들이여? 아까부터 왜 그렇게...]

[있지! 카라마츠형은 이야미랑 움츄- 해서 약을]

[[[와악----------------!!]]]

 

 

또 세명이 달려들어 쥬시마츠형의 입을 막는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카라마츠형에, 경련이 일 정도로 웃으며 어떻게든 속여넘겼다.









좋은 냄새가 확 덮쳐왔다.

어라? 낯익은, 기분 좋은 향기.

박사의 집을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두리번거리자, 건물 입구의 정원 깊숙한 곳에, 그것은, 마치 누군가 숨긴 듯이 놓여 있었다.

 

 

 

 

 

카라마츠 사변을 웃는 얼굴로 끝내는 이야기

Side 쥬시마츠

 

 

 

 

 

.

다다미에 떨어진 충격으로 잠에서 깼다.

 

[우와, 뭐야 이거. 치사해-! 형아도 끼워달라고!]

[!! , 조용히. 다들 깬다]

 

큰소리를 내며 들어온 오소마츠형을, 바로 카라마츠형이 말린다.

다들 지쳐서 거실에서 잠들었던 걸 떠올렸다.

분명 다들 잠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선지 카라마츠형은 계속 깨어있었던 모양이다.

다른 형제들은 아직 꿈나라. 상당히 피곤했던 것 같다.

코타츠에 들어간 카라마츠형을 중시믕로, 오른쪽에는 쵸로마츠형이 달라붙어 있고.

왼쪽의 이치마츠형은, 아직 붉은 옷의 소매를 꼭 쥐고 있다.

토도마츠는 코타츠에서 얼굴만 내밀고, 카라마츠형의 무릎베개를 베고 잠이 들었다.

확실히, 늘 놀아줘~ 신경 써줘~ 라고 징징거리는 오소마츠형이 질투할 만도 하다.

좋은 자리는 다 꿰차버려서, 나는 형의 등에 업힌 듯한 자세로 잠들었는데. 거실문이 거칠게 열리면서 흘러내린 듯했다. 어렴풋이 깨긴 했지만 여전히 졸리다. 오늘은 엄청 피곤한 날이니까.

 

[, 괜찮은가?]

[괜찮아-괜찮아-. 타박상뿐. 부러지지 않았어]

[그런가, 그럼 쥬시마츠를 코타츠에 넣어주겠나. 감기 걸린다]

[예이예이. 정말이지, 행복하단 얼굴하고 말이야. 눈썹 늘어졌다고, 이 망나니가]

 

원래 성격 드러나면 아래로 처지지, . 라며 덧붙이며 오소마츠형은 나를 코타츠에 넣고 무릎베개를 해줬다. 아싸아, 토도마츠랑 똑같다아, 편해애~.

나 종종 눈뜨고 자니까, 지금도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진짜로 눈뜨고 있는 건데 말이지.

 

[녀석들도 행복한 표정이네~. 이치마츠가 너한테 딱 들러붙어 있다니 평생 없을 일이라고? 사진 찍어둘래? 그보다, 언제까지 내 파카 입고 있을 건데. 그래선 사진 찍어도 나로 보이잖아]

[옷을 갈아입으면 형제들을 깨우니까 갈아입을 수 없었다. 내일 빨아서 돌려줄테니, 조금만 더 빌려줘]

 

웃으며 말하는 카라마츠형을 보고, 다시금 안심을 한다. 정말 돌아왔어. 다행이야.

엄청 무서웠어.

그리고, 엄청 슬펐어.

원래대로 돌아온 카라마츠형을 꽉 끌어안았더니, 잔뜩 사과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평소의 상냥한 미소로, 나도 토도마츠도 오늘만 몇 번이고 울었다.

다행이다. 평소의 형이야.

우리들을 싫어하다니 역시 거짓말이었어.

집을 나간다니, 역시 거짓말이었어.

정말 다행이야.

 

[쵸로마츠 다리, 그렇게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네. 쵸로마츠답다고 할까, 하여간 촌스럽다니까]

 

맞아맞아, 분명 부러졌을 거라고 생각했던 쵸로마츠형의 다리는 어째선지 작은 멍만 들었을 뿐이었다. 정강이 맞으면 엄청 아프잖아? 그러니까, 배트가 부러지는 음을 다리가 부러졌다고 착각한 거라나 봐. 다들 폭소해서, 쵸로마츠형 얼굴 엄청 빨개졌어. 웃기지~!

 

[아아. 배트에 금이 가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카라마츠형의 답에,

내 머리를 쓰다듬던 오소마츠형의 손이 딱, 멈춘다.

?

 

[......그리고, 말이야]

[?]

[, 다리 짧지]

[? , 갑자기 무슨 소린가 브라더? 짧지 않다! 짧을 리가 없지 않나! 이것 봐라, 길다고? 오자키처럼!]

[아니, 짧다니까. 나랑 같은 길이니까 안다고. 나 말이야, 그때 억지로 끼어들었지만. 네 발차기 애초부터 쵸로마츠들한테 닿지도 않았던 거 아니야? 다리 짧으니까]

[짧다고 하지 마라! 대체 형은...]

[........저기, 하나 물어봐도 돼?]

[뭔가. 더는 그 시퍼런 칼날로 나를 난도질하는 건.....]

[만약, 네가 연기할 무대에, 키스신이 있다면 너는 어쩔 거야?]

[? 무슨 소린가, 갑자기. 연극부 얘기인가?]

[, 그렇다고 치고]

[...어쩌고 뭐고 할 것 없이, 그냥 연기할 뿐이다]

[어떤 상대라도?]

[배우가 배역을 고를 수는 없으니 말이지]

 

 

.......

. 하고 뺨에 뭔가 떨어졌다.

천천히 고개를 드니, 땀이 턱까지 타고 흐르는, 오소마츠형의 얼굴.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무슨 일이지.

 

[그리고,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

[하나만 묻는 게 아니었던가?]

 

꿀꺽. 하는 소리와 함께 오소마츠형의 목젖이 오르내렸다.

 

[, 약 제대로 먹은.....거지?]

 

그 말에.

카라마츠형은 눈을 깜빡인다.

무슨 말이냐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그건, 어느쪽의 약을 말하는 건가? ]

 

 

그렇게 말하며,

평소와 같은, 좋아하는 따스한 미소로 활짝 웃었다.

 

 

?

무슨 얘기지? 모르겠어.

모르겠.......지만,

억지로 웃어보이는 듯한 오소마츠형을 보니,

아무래도,

모르는 게 좋은 듯하다.

 

 

안심과 따스한 온기에, 눈꺼풀이 다시 닫힌다.

그 후의 두 사람의 말소리는, 귀에 닿지 않았다.

 

 

 

아까 발견한, 카라마츠형의 짐이 가득 든 가방.

돌려주는 건, 내일 해도 괜찮겠지.

 

 

 

 

 

◇◇◇

 

 

 

 

웃는 얼굴로 끝내는 그 뒷이야기

 

 

 

오소마츠 [카라마츠가 내 흉내냈다는 거 진짜야? 그렇게 퀄리티 높았어?]

토도마츠 [~. 엄청 닮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다들 당황스런 상황이었고.

실제로 두 사람이 나란히 서있으면 구분할 수 있는 정도 아닐까?]

오소마츠 [닮은 게 무기나 마찬가지인 여섯 쌍둥이긴 하지만. 우리들한테 써먹은 적은 별로 없으니까 말이지]

토도마츠 [밖에서는 자주 했었지. 아빠나 엄마는, 속이지 않아도 종종 구분 못했었지만]

오소마츠 [부모님은 좀 누가 누구든 상관없다는 주의였으니까]

토도마츠 [학교다닐 땐 서로 역할 바꾸기 엄청 편리했지~.

그 있잖아, 반이 다르니까 특기분야별로 테스트나]

오소마츠 [나이스! 컨닝보다 더 장난 아니잖아, 그거. 역시 몬스터-, 흑심 가득하구만~]

토도마츠 [하지만, 카라마츠형도 좌우의 두 사람 이외에는 어렵다고 그랬어]

오소마츠 [좌우?]

토도마츠 [오소마츠형과 쵸로마츠형. 자기 앞이랑 뒤에 태어난 탓인지 흉내내기 쉽대]

오소마츠 [과연 그런 이유일까? .........그렇다는 건, 그 녀석 흉내낸 적이 또 있다는 거?]

토도마츠 [...... 그렇게 되나. 밑에 3명도 연습하고 있다 그랬고.

우와아, 뭔가 무섭네]

오소마츠 [연습이라니! 진짜 무섭거든! 동생의 숨겨진 면을 봐버렸어...

지금까지 같이 떠들던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였다거나 그런 경우도 있는 건가~]

토도마츠 [! 안심해, ! 쵸로마츠형은 치명적으로 닮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구]

오소마츠 [? 뭔데. 엄청 촌스러운 거? 말도 많고 빠르게 말하는 거?]

토도마츠 [그게 아니라, [] ]

오소마츠 [?]

토도마츠 [쵸로마츠형 다른 형제들보다 동공이 좀 작잖아.

그런 건 연기로 커버할 수 없지 않아?]

오소마츠 [그렇구만. 아무리 명연기라도, 동공을 작게 만들 수는 없지]

토도마츠 [반대로 크게 만드는 거면, 그런 콘택트렌즈를 파니까 간단하지만]

오소마츠 [동공 큰 건 너겠네, 토도마츠. 그럼 너는 흉내낼 수 있는 건가]

토도마츠 [~. 싫은데. 아무리 내가 인기있어서 부럽다고 해도.

날 흉내내서 대신 데이트를 나간다거나 하는 건 안 된다고!]

오소마츠 [뭐야 그 깔보는 듯한 말은!? 자기만 인기쟁이 설정 그만두라고!]

토도마츠 [그치만 실제로 내가 제일 인기있는 걸. 후후, 같은 얼굴인데, 의도치 않게 나와버린 걸까? 타고난 막내의 사랑스러움이

오소마츠 [좋아하지 말라고, 드라이 몬스터! 성격 어두...........]

토도마츠 [? 왜 그래]

오소마츠 [.........저기, 톳티]

토도마츠 [?]

오소마츠 [너 지금......콘택트 끼고 있어...?]

토도마츠 [...........]

오소마츠 [..........]

토도마츠 [....... 미안, 스타바에서 알바할 시간이네. 그럼 바이바이, 오소마츠형]

 

오소마츠 [..........]

쵸로 [우와, 왜 그래 형!? 땀 엄청 흐르는데!]

오소마츠 [.....가능하잖아. 막내까지 제대로.....]

쵸로 [뭐가?]

오소마츠 [연습중, 이었어...]

쵸로 [그러니까 뭐가?]

  

 

 

 

 

 

 






ㅎㅎ놀라셨나요?

웃는 얼굴로 끝낸다고 적혀있었어도

배드엔딩이라고 생각했는데

코믹하게 끝나버렸네요...


사실 저도 번역하면서

아냐 뒤에 뭔가 반전이 있겠지...있을 거야..

라면서 두근두근 번역했는데

없었네요 'ㅂ'a




-


이거 외전도 있어서 번역해왔습니다

외전은 이 엔딩과 전혀 관계가 없는

슈퍼울트라 배드한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있으므로

괜찮으신 분만 외전을 읽어주세요 'ㅂ')/





으아ㅠㅠ

제가 모르고 뒷부분을 싹 빼먹고 번역했네요

Side가 두개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ㅠㅠ

알고보니 3페이지더라구요......ㅠ

쥬시마츠 부분이 있었는데 모르고 넘겨버렸어요ㅠㅠㅠ


죄송합니다!ㅠㅠㅠ

뒷부분 올리고 재업합니다!!





  1. (한번 보케의 흐름을 탔다가 시간차를 두고 츳코미를 하는 행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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