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시리즈>
*1화*
2016/09/1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Para philias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남자(1)>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남자'가 시리즈 전체 제목이 아니여서, 전에 올렸던 1편의 제목을 변경했으니 참고바랍니다)
※주의사항※
이 이야기는 이상 성벽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중에는 불쾌한 표현도 많다고 생각되므로,
그런 것에 혐오감을 느끼는 분들은 열람을 삼가세요.
이 소설은 자기 책임 소설입니다.
그래도 좋아!!오히려 이상 성벽 환영!! 이라는 분은 부디 재밌게 즐겨주세요.
----------------------------------------------------------------------------------------------------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남자
내가 모르는 곳에 가버리지 않도록.
내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자유의 상징인 날개를 잘라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새장 속에 가둬두고,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을 거다.
그가 살아있는 시간, 그 모든 것을 이 눈에 담고 싶다.
그에 관해 내가 모르는, 그 무엇 하나 없도록.......
【모든 것을 알고 싶은 남자】
카라마츠 형이 병에 걸렸다. 그것도 마음의 병에.
원인은 알고 있다. 오소마츠형의 제안으로 시작한 장난 탓이다. 다른 형들이 어디서 어떤 식으로 카라마츠형에게 거짓 고백을 했는지,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모두가 그 장난에 찬성했다. 그리고 형제들에게 고백을 받는 충격적인 체험을 경험한 카라마츠형의 머릿속은 혼란에 빠지고, 용량이 초과해 버린 결과, 부서졌다. 그렇게 카라마츠 형은 5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카라마츠 형을 진찰한 데카판 박사의 얘기로는, 뇌가 자기 방어를 위해 별도의 인격을 만들어 냈다고 했지만, 카라마츠형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그런 이유가 아님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카라마츠형이 만들어낸 인격은, 우리들 형제가 각자 원하는 성격의 카라마츠형으로, 그것도 하나하나의 인격이 각각의 형제들을 사랑하고 있다.
추측이지만 형제에게만큼은 무르고 상냥한 형은 모두에게 고백을 받고 이렇게 생각했을 거다. ‘나는 한명뿐이니까, 한 사람밖에 선택할 수 없어. 그렇게 되면 전원 행복해질 수 없다. 소중한 형제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아. 어떻게 하면 전부 만족시킬 수 있을까..........’ 그런 황당한 것을 생각한 결과 다중인격 따위의 귀찮은 사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 상태가 되어버린 카라마츠형한테 이제 와서 “고백은 전부 거짓이었습니다” 라고 사실을 말할 수 없게 된 우리들은 모두 망연자실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에게 사랑을 주고 있는 5개의 인격을 가진 카라마츠형의 일을 어쩌지도 못한 채로 멍하니 있다.
정말 어쩔 거야, 이거. 아니, 그런 장난을 친 우리들이 나쁜 거야? 하지만, 설마하니 그걸로 다중인격이 될 거라고는 생각 안 하잖아?! 정말이지, 카라마츠형은 안쓰럽네에~ 싸이코패스를 넘어서 나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구............
[토도마츠? 멍하니 있고, 왜 그래? 아아, 여기 크림 묻었다고]
[으응........고, 고마워]
[아아]
마츠노가 거실에서 카라마츠형이 사온 인기 제과점의 케이크를 먹고 있던 나는 건너편에 앉아 이쪽을 행복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카라마츠형의 행동에 무심코 말을 더듬으며 수줍어 한다.
나를 사랑하고 있는 형의 인격은 한마디로 말해, 슈퍼달링이다. 얼굴은 여전히 쇼와체지만, 속은 완전 이케멘 설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쓰러운 언행은 하지 않고, 멋있게 옷을 차려 입으며, 친절하고 상냥한 완벽한 형.
오늘도 내가 먹고 싶다고 말한 인기 가게의 케이크를 2시간이나 기다려 사왔다. 너무 이케멘이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내 한정 인격이 이런 식의 슈퍼달링이 된 것은 아마......랄까, 절대로 내가 고백했을 때의 말 때문이다. 카라마츠형을 놀려먹기 위해 나는 평소처럼 카라마츠형을 낚시터에 데리고 갔다. 그때의 형은 빌어먹을 가죽 재킷과 쿠소 탱크톱에 반짝반짝 빛나는 반바지를 입은 변함없는 쿠소패션에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이따이요네~~!”라고 츳코미를 했다. 그러면서도 이 형이 나의 거짓말에 어떤 반응을 할지 기대 되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묘하게 긴장하고 있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함께 낚시를 하면서 말했다.
[카라마츠형]
[응~? 왜 그러나, 브라더]
[저, 저기.....나.......카라마츠형을 좋아....하는데]
[에...........아, 아아, 물론 나도 좋아한다고-]
[그게 아니라! 그..........연애적인 의미로 좋아...한다고....]
[...........에]
[그, 언제나 상냥하고, 머, 멋있고.....의외로 믿음직한 카라마츠형이 좋.....아...]
[......................]
그 말은 절반쯤은 사실이었다. 항상 카라마츠형의 언행이나 복장에 츳코미를 날리기는 하지만, 원래 나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상대에게 일일이 츳코미나 불평을 하지 않는다. 그런 걸 보면 드라이 몬스터라고 말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아무런 관심도 없는 상대에게 시간을 쓰다니 아깝잖아? 그래서 이렇게 툴툴거리면서도 카라마츠형과 함께 있는 건 적잖이 호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뭐, 연애의 의미는 아니지만 가족으로서 소중하고 좋아했다.
거짓말이란 사실도 섞어 말하면 진실성이 커지고 상대도 속게 된다. 그래서 나는 아주 조금 본심을 섞어 카라마츠형에게 고백을 했다. 그리고 조심조심 눈앞의 형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카라마츠형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응, 뭐, 그런 반응인 건 당연하겠지. 피가 이어진 친동생에게 사랑 고백 받은 거다. 아무리 카라마츠형이 사이코패스 남자라고 해도 역시 이건 놀랐을테지.
[그............미안, 갑작스러워서. 그............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겠나]
[에............아, 응]
그의 대답에 내가 더 놀랐다. 틀림없이 거절당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상식인인 카라마츠형이니까, “형제끼리 무슨 소린가” 하고 부드럽게, 그렇지만 확실히 나를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카라마츠형은 곤란한 듯 웃으며 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 표정에 혐오는 조금도 없었다. 이 형은 진심으로 나의 일을 생각해 주려는 모양이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마음 한켠에서 말 없이 죄책감이 밀려왔고, 오소마츠형한테는 혼날지도 모르지만 지금 당장 거짓말이라고 밝힐까도 했다. 이 착한 형을 괴롭히는 건 싫었다.
하지만 왜일까. 그날 결국 내 입에서 진실을 알리는 말은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진실을 말할 기회는 오지 않고, 카라마츠형의 마음은 허용량을 넘어버려 다중인격자가 되어 버렸다. 그때 내가 바로 진실을 말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거라며, 후회하고 있다. 하지만 날 사랑하고 있는 이 슈퍼달링 형은 나의 이상을 넘을 정도여서, 후회로 가득한 마음에 조금씩 기쁨을 섞여들게 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다른 형제가 다중인격이 된 카라마츠 형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후회하면서도 기뻐하고 있다. 마치 나만 형을 독차지한 것 같아 기뻤다. 역시 나는 매정한 동생인지도 모르겠다.
[토~도~마~츠!]
[와악!? 뭐, 뭐야?]
지금까지 생각에 잠겨있느라 멍한 상태였던 나는, 눈앞의 카라마츠형에게 미간을 찔리곤 정신을 차렸다. 그런 나에게 카라마츠형은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
[미간에 주름 잡혔다고? 버릇된다. 토도마츠의 귀여운 얼굴이 엉망이 되어 버리니까 그만둬]
[에, 와, 자, 잠깐!!]
카라마츠형이 즐겁게 웃으며 나의 미간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비벼댄다. 아프지는 않지만 간지러워 몸을 비틀면,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카라마츠 형의 얼굴이 가까이 다가와 내 이마에 츄, 하고 키스를 한다.
[뭐, 뭐하는 거야....]
[미안, 말을 바꾸지. 울상인 토도마츠도 귀여워]
[하, 하아!? 뭐야 그게.........정말이지 안쓰럽네에...........]
[후훗.....이번에는 사과처럼 빨갛군. 귀여워]
[~~~~~~~~~읏]
뭐냐고 이 망할 형은. 정말, 정마알......너무 멋있잖아!!!!!반해버릴 거야!!!!
나는 부끄러운 나머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카라마츠 형과 거리를 벌렸다.
나는 연애의 의미로는 카라마츠 형을 좋아하지 않아. 내 연애 대상은 여자다. 하지만, 요즘 이상하고...........나만 특별 취급하고, 다정하고, 잔뜩 사랑해주는 나만의 카라마츠형. 새로 태어난 인격의 형과 함께 지내는 동안 마치 사랑을 하는 듯한 설레임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으로서는 필사적으로 부정하고 있지만, 언젠가 백기를 들고 항복할 날도 머지않았는지도 모른다. 아아, 어쩌지. 쓰레기 니트에, 동정에 호모라니 최악이잖아!! 하지만 카라마츠형 너무 멋있다구우우....!!
양손 사이로 힐끔 카라마츠형을 본다. 형은 나의 시선을 알았는지 다정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의 시선에서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또 다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제 더는.......................자신들의 장난이 초래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용서해줬으면 했다.
[저, 저기 카라마츠형]
[응? 뭔가?]
[아, 내일..........같이 나가지 않을래?]
[아아, 좋다! 또 낚시라도 하러 갈까?]
[음..낚시도 좋지만......쇼핑이 좋아]
[쇼핑인가! 그럼 내가 토도마츠에게 어울리는 멋진 옷을 사주겠다!]
[응.........나도 카라마츠형에게 어울리는 멋진 옷을 찾아줄게]
내일 약속에 무심코 미소를 짓자, 그런 나를 본 카라마츠형도 미소로 답한다.
다중인격은 곤란하지만...........그래도 조금 더 이대로 있어도 좋을지도, 같은 매정한 생각만 잔뜩 해댔다.
다음날 아침, 카라마츠형과의 쇼핑이 기대되어 좀처럼 잠에 들 수가 없었던 나는 평소보다 더 늦게 일어났다.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들 깨어난 후였고, 나는 황급히 1층으로 내려갔다. 외출하는 시간은 딱히 정하지 않았지만, 가급적이면 오래 같이 있고 싶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나서고 싶었다. 카라마츠형한테 깨워달라고 했어야 했는데.
그런 일을 생각하며 거실로 가자, 안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두 명의 말소리는, 쵸로마츠형과 이치마츠형이었다. 카라마츠형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다른 방에 있는 걸까?
뭔가 찝찝한 기분에 기세 좋게 거실 문을 열어젖히자, 앉아있던 쵸로마츠형과 이치마츠형이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방 안을 둘러봤지만, 카라마츠형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착 가라앉았다.
[톳티, 좋은아침]
[..좋은아침]
[카라마츠형은?]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할 여유도 없이 가장 신경쓰이는 것부터 묻는다. 두 사람은 그런 나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여유 또한 없다.
[카라마츠라며 오소마츠형이랑 같이 나갔어]
[......에]
예상했던 최악의 전개에 나는 무심코 입술을 깨물었다.
[오늘 카라마츠형, 오소마츠형 전용 인격인 거야?]
[응. 아침부터 계속 무표정하고 말수 적은니까 그렇겠지. 오소마츠형이 파칭코에 가자며 데리고 나갔어]
[.......그래]
나와의 약속은?
마음속에서 헛된 말을 중얼거린다.
카라마츠형은 다중인격이라는 자각이 있는 것 같다. 게다가 각각의 인격 때의 기억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 나와의 약속도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카라마츠형의 인격은 오소마츠형을 사랑하는 인격, 그러니 우선시 되는 건 오소마츠형이지 내가 아니다. 비록 내가 먼저 약속을 했다고 한들 좋아하는 사람을 우선시 하는 것이 지금의 카라마츠형이다.
다중인격이 되기 전이라면 카라마츠형은 형제 모두에게 평등했다. 평등하게 상냥하고 소중히 여겨주었다. 하지만 인격이 나뉘면서 그런 부분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이번 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의 카라마츠형의 성격을 알고 있으면서도 약속 따위를 해버린 내가 나쁜 거다.
그치만.................
(카라마츠형 바보)
속으로 욕을 중얼거린다.
기대하고 있었다. 기대하고 있었다고.
나잇값도 못하고, 소풍 전의 초등학생처럼 기대감에 잠을 못 잘 정도로.
마음 깊이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깊숙한 장소가 통증을 호소한다. 왜 카라마츠형은 나만의 형이 아닌 거야, 같은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계속 나만을 가장 좋아하는 그 인격 그대로 있으면 좋을텐데. 다른 인격 따위는 필요 없다. 늘 상냥하고 멋진 형인 그대로가 좋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하면 다른 인격이 사라지는 거지? 어떻게 하면 카라마츠형을 내것으로.............
[토도마츠?]
[.......읏!?]
굳은 표정으로 서있는 나를 수상쩍에 생각한 쵸로마츠형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자신의 무시무시한 사고에 식은땀이 쏟아졌다.
뭔가 이상하다. 어째서 그런 쿠소마츠형을 독점하고 싶어하는 거야, 있을 수 없어. 있을 수 없다고. 이것은 마치 내가 카라마츠형을 사랑하는 것 같잖아.
아니, 아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확실히 내 전용 인격의 형은 근사하고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연애감정이 생길 리는 없다. 그런 거, 친형에게 품어서 좋을 감정이 아니다.
다중인격 같은 이상 사태에 뇌가 혼란스러워진 것 뿐이다.
나는 사고를 전환하려 머리를 휙휙 흔들어 머릿속에서 카라마츠형의 존재를 억지로 쫓아냈다.
[야, 너 괜찮아?]
[응. 미안, 잠이 조금 덜 깨서 멍하게 있었을 뿐이야]
걱정하는 쵸로마츠형에게 그렇게 말하고, 똑같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는 이치마츠형에게 웃음을 보였다.
그날, 카라마츠형은 저녁이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인격은 아직 오소마츠형 인격인 채로, 나와의 약속에 대해 사과의 말조차도 하지 않았다.
그치만 괜찮다. 신경 따위 쓰지 않아. 왜냐면 지금 형은 마음의 병에 걸린 환자니까.
일일이 화를 내자면 끝이 없다. 라고, 그렇게 억지로 억지로 자신을 납득시켰다.
하지만................역시나 마음이 심하게 아파왔다.
그런 일이 몇 번이고 계속되던 어느 날.
나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채, 점점........이상한 쪽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성은 아니라고 아무리 외쳐도, 본능은 그 한계를 호소하고 있었다.
모르는 척하고 있던 감정이, 인정하려 하지 않았던 감정이, 드디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아침부터 날 사랑하는 형의 인격이었다.
나만 봐주고, 나에게만 상냥하고, 나만을 특별하게 여기는 카라마츠형의 모습에 오랜만에 마음이 붕 뜰 정도로 기뻤다.
그래도 언제 또 인격이 바뀔지 모른다. 그래서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고 생각한 나는, 전부터 생각했던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
[카라마츠형. 오늘은 말야, 선물이 있어!]
[선물?]
[응. 실은 카라마츠형한테 어울리는 시계를 발견해서 무심코 사버렸지 뭐야. 그리고 근처의 신사에서 교통안전 부적도 사왔어. 카라마츠형 전에 트럭에 발가락 밟혔다고 했었잖아, 나 걱정돼서........]
그렇게 말하고 손목시계와 부적을 내밀자, 카라마츠형은 기뻐하며 받아 들었다. 그 순진한 얼굴이 귀여우면서도 갑작스런 선물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 그 솔직함이 우스웠다.
[고마워!소중히 할게]
[응. 몸에서 떼지 말라구]
기쁜 표정이나 하고, 바보네. 그게 어떤 건지도 모르고.
내가 준 손목시계는 GPS 기능이 있어, 내 스마트폰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부적에는 도청기가 들어있다.
이로써 카라마츠형이 어디에 있든 장소를 파악할 수 있고, 누구와 뭘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계속 내 곁에 있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 정도는 해도 괜찮잖아? 나는 매일매일, 카라마츠형이 어디서 뭘 하는지, 나 이외의 누구에게 애정을 내보이고 있는지 궁금한 걸.
나와의 약속을 어기고 다른 누군가와 즐겁게 다니다니, 용서할 수 없어. 견딜 수 없어.
이제 이렇게 되어버리면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속이는 짓은 어렵다. 그래서 나는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기로 결정했다.
내가 모르는 시간을 보내다니, 절대 용서하지 않아. 카라마츠에 대해 내가 모르는 게 있어서는 안 되니까.
[톳티, 뭐 듣고 있어?]
[음~.....최근 유행하는 아이돌 노래야]
[헤에~]
거실에서 헤드폰을 끼고 눈을 감고 있자, 외출에서 돌아온 듯한 쥬시마츠형이 말을 걸어왔다.
그에 적당히 답을 하면 쥬시마츠형은 그렇게 흥미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금방 짐볼 위에 올라탄다.
나는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도 헤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쵸, 쵸로마츠......기다려』
『아, 미안. 걸음 빨랐어?』
『으으응, 괜찮아』
『정말이지......자, 손』
『아, 에헤헤......고마워』
헤드폰에서는 카라마츠형과 쵸로마츠형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오늘의 카라마츠형은 쵸로마츠 전용 인격인 것 같다. 둘이서 사이좋게 쇼핑하러 나가있는 중이다.
의외로 카라마츠형은 손목시계와 부적을 몸에서 떼지 않고 지니고 있다. 인격이 바뀌면 갖고 있어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간 것 같다.
뭐, 지금의 카라마츠형에게는 우선 순위란게 생겼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형제 모두를 좋아하니까. 동생이 선물한 것을 대충 다루지는 않을 것이다.
그치만, 꽤나 즐거워 보이네.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조여드는 것처럼 아파오고, 어쩔 수 없는 초조함과 절망감, 그리고 분노가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친다.
그런 기분을 속이려 무심코 손톱을 깨물었다. 따각따각, 하는 듣기 싫은 소리가 들리고 기분은 더욱 불쾌해져만 갔다.
얼른, 얼른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만의 카라마츠형이 되어 응석을 받아줬으면 좋겠다.
계속해서 이 마음을 부정했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를 타일러 왔다. 이렇게 질투에 미쳐있으면서도 나는 이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야, 이렇게 더럽고 추악한 감정을 사랑이라고 부를 리 없으니까. 상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그의 모든 것을 나로 덮고 싶다. 이런 오만하고 탐욕스러운 감정이 사랑이라니,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럼 뭐라고 불러야 될까. 이 감정은 뭘까. 알 수 없다.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 감정에 사로잡혔다. 더 이상 도망 갈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로부터 얼마 뒤.
그날, 카라마츠형은 아침부터 나가서 GPS와 도청기를 확인했지만, 위치는 집으로 표시되었고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쭉 갖고 있었는데, 오늘은 손목시계도 부적도 집에 두고 간 모양이다.
어째서.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고, 얼마지나지 않아 분노로 붉게 물들어 갔다.
또 약속을 깼다. 짜증스런 기분에 무심코 손톱을 물어뜯는다. 까득, 까드득, 싫은 소리가 들린다. 왜, 왜, 왜, 어째서! 어제까지는 제대로 갖고 있었는데, 왜 오늘은 두고 간 거야.
아아, 짜증난다. 가슴이 메슥거린다.
[씨X.....!]
참을 수 없는 감정에 쾅하고 상을 내려치는 순간, 현관문이 열렸다. 그리고 몇초 후, 지금까지 제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카라마츠형이 나타났다.
[아, 톳티....다녀왔어]
[................]
[톳티?]
답을 하지 않고 째려보는 나를, 카라마츠형이 의아한 듯 바라본다. 지금은 그런 표정조차 짜증이나 충동적으로 카라마츠형의 팔을 한껏 잡아당기면, 그대로 휘청거린다. 카라마츠형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쳐다본다. 지금이 어느 인격인지는 아무래도 좋았다.
[내가 준 손목시계랑 부적, 왜 두고 갔어?]
[............에]
마치 자신이 버려진 듯한 기분이 되어, 한심하게도 목소리를 떠는 내게 카라마츠형이 당황스러운 듯 목소리를 높인다.
[저기, 왜? 왜, 왜, 왜?]
[아, 그........쵸로마츠가, 두고 갔으면 좋겠다고..]
[쵸로마츠형......?]
아아, 역시 쵸로마츠형. 아마도 GPS와 도청기를 눈치챈 거겠지. 그리고 쵸로마츠형의 말을 들어준, 이 눈앞의 형은 아마도 쵸로마츠형을 사랑하는 인격일 거다. 만약 나를 우선시하는 형이었다면, 쵸로마츠형의 말을 순순히 들어줄 리 없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나의 카라마츠형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마음의 어딘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직도 멍하니 있는 형을 뒤로한 채 거실을 나와 부엌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꺼내든 건 엄마가 요리할 때나 쓰는 칼. 날이 잔뜩 선 그 칼을 손에 들고, 나는 다시 카라마츠형 곁으로 돌아갔다.
식칼을 든 나를 본 카라마츠형의 표정은 금세 놀라움과 공포로 물들었다. 그 표정조차 귀엽고 사랑스럽고, 얄밉다고 생각한 난, 분명 미쳐있다.
[토...토도, 마츠....?그걸로 뭘 하려는 거야..?]
카라마츠형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두려움에 떠는 그가 불쌍하게 느껴지지만, 더는 용서할 수 없다.
[나 말이야, 어떻게 하면 카라마츠형이 계속 내 곁에 있을지 생각해봤어. 그리고 떠올렸지........그 두 다리가 없어지면, 형은 더 이상 어디에도 갈 수 없다는 걸]
[......에]
[내가 모르는 곳에 가버릴 거라면, 그런 발이라면, 필요 없어. 괜찮아. 형의 발이 잘려서 추한 모습이 된다 하더라도, 난 사랑할 자신 있으니까]
[힉.....그, 그만......]
[카라마츠....나의 소중하고 소중한 파트너. 더는 내가 모르는 곳에 가면 안 된다구? 평생 죽을 때까지, 내 눈이 닿는 곳에 있어줘]
[읏!?]
칼을 든 손을 높이 쳐들었다. 망설임 따위는 없었다.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카라마츠의 두 다리를 잘라낼 생각이었다.
그대로 높이 쳐든 팔을 카라마츠 발로 내리칠려는 순간...........
[네, 스톱]
[......! 오소마츠형]
엄청난 기세로 내려가던 내 팔을 붙잡아 멈춘 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오소마츠형이었다. 오소마츠형은 뼈가 삐걱거릴 정도로 세게 내 팔을 잡고,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다.
[윽...! 방해하지 말라고!!]
[아니, 아무리 나라도 이건 말려야지- 너 뭐하는 거야? 이거 완전히 범죄니까 말야? 형아 완전 놀랐다고? 순간 심장 멈춰버린 것 같아]
[오....오소....마, 츠]
[오~오~, 무서웠지, 카라마츠. 이제 괜찮아]
오소마츠형은 강한 힘으로 내 팔을 비틀어 칼을 빼앗았다. 그리고 공포로 떨며 눈물을 흘리는 카라마츠형을 안심시키며 그의 몸을 끌어안았다.
[힉...우, 우우으.....흐윽]
[그래그래, 이제 괜찮으니까]
카라마츠형의 오열이 조용한 방을 울리고, 오소마츠형이 상냥한 목소리로 그를 달랜다. 그제야 나는 점차 정상적인 사고를 되찾고 있었다. 정신을 차린 나는 순식간에 핏기가 싹 가시는 느낌에 몸이 굳어갔다.
나는 지금 무슨 짓을 하려던 거야? 아까까지 칼을 들고 있던 손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 손으로 카라마츠형의 다리를 자르려고 했다. 진심으로 잘라내려고 했다. 나에게서 떠나가려는 그따위 발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겐 있을 수 없는 광기의 짓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 행동에 오싹해졌다.
아아.....나는....나는.....미쳐버렸구나. 미치고 말았다.
[하, 하핫.........아하핫]
메마른 웃음이 일었다.
그런 나를 오소마츠형이 동정의 눈빛으로 보고 있었지만,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오소마츠형은 그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 대신,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하지 말라며 엄한 표정과 목소리로 타일렀다. 그의 말에 일단은 수긍했지만, 이미 깨져버린 나는 그것을 지킬거라는 자신이 없었다.
그날 밤.
형제들이 잠든 어둠 속에서, 나는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카라마츠형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토록 무서운 일을 겪었으면서 내 옆에서 숙면할 수 있는 카라마츠형은 이상하다. 나와는 다른 의미로 미쳐있다.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카라마츠형의 뺨을 쓸었다. 따뜻함에 눈물이 흐를 뻔했다. 이 체온도 나만의 것으로 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나만의 것이 되는 거야?
[카라마츠........나는 나만의 카라마츠를 원해]
사랑이 아니다. 사랑 따윈 없다.
이 마음은 더럽고 추한 욕심에 얼룩진 집착이다.
살짝 카라마츠의 잠옷을 걷어올려, 그 사이로 드러난 허리에 키스를 했다. 강하게 빨아당겨 물자, 소유의 붉은 증거가 남는다.
나는 그 흔적을 쓰다듬으며, 만족하고 살며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속으로 빌었다.
이 나의 마음이, 형을 속박할 수 있도록.......이라고.
아포템노필리아 = 신체절단 기호증.
(*아포템노필리아(Apotemnophilia) - 자신의 멀쩡한 신체부위를 절단하는 것에서 성적인 흥분을 느끼는 증후군. 자해행위와 관련이 있음.
/원문에 ‘아포템노필리아’라고 적혀있어서 그렇게 번역을 했는데, 토도마츠의 경우 ‘아크로토모필리아’에 가깝습니다. 사실 아크로토모필리아라고 보기에도 애매하긴 하지만........)
(*아크로토모필리아(Acrotomophilia) - ‘신체절단 기호증’이라고 하며, 타인의 팔이나 다리 등을 절단할 때, 또는 이미 절단된 신체부위를 보면서 성적쾌락을 느끼는 증후군)
---------------------------------------------------------------------------------------------------
고어 따위 없었습니다아!!!!
으윽......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얀데레는 토도마츠였냐!!!
완전 카라마츠 얀데레 루트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구나............
뭐, 아무래도 좋지만!! '▽'a
본편의 제목인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남자'가
토도마츠 한정 제목이라는 것을 번역 도중에 깨달았기에
1편 제목을 번경했습니다.
새로운 소설이라 생각하고 들어오셨던 분들,
뭔가 죄송합니다 (_ _)
일단, 이걸로 소설은 끝인데요.
다음 시리즈가 있다면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
'마츠소설 > 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소마츠상]쥬시마츠가 돌아오지 않아 (13) | 2016.10.02 |
---|---|
[오소마츠상]마츠노 이치마츠의 본심 (12) | 2016.10.02 |
[오소마츠상]Para philias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남자(1)> (59) | 2016.09.19 |
[오소마츠상][오소오소]Dianthus barbatus(上) (12) | 2016.09.15 |
[오소마츠상]여섯밤의 꿈 (34) | 2016.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