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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みさお님의 영상, [마츠노 오소마츠의 소실] 을 토대로한 소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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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 그다지 스포일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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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이~야미군, 있어~?]




태평한 목소리로 녀석을 부른다.

내 친구. 여기저기에 얽매이기 쉽고, 속이기 쉬운 바보 녀석.

이번 일도 도와줄 수 있을까




[뭐잔쓰, 오소마츠]





동생들이 없는 지금 내 이름을 틀릴 일은 없다.

처음으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녀석의 눈에 비친 건가, 하는 생각과

외동이란 것도 생각보다 좋을지도 몰라, 라고 생각해버렸다.


하지만, 내겐 무엇보다도 동생들이 필요하다.




[저기, 좀 중요한 얘기가 있는데 말야]




나는 그렇게 말하며, 호화로운 가구로 가득한 방에 들어섰다.

방의 가운데에 놓여진 테이블과 쇼파.

거기에 걸터앉았다.

이야미는 홍차를 건네고 내 앞에 앉았다.





[지금, 우리 여섯 쌍둥이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미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사정을 설명하고 있자, 갑자기 벨이 울린다.

이야미는 뭔가 말하려다 현관 쪽을 본다.

그리고 일어서 현관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현관으로 가다가 다시 이쪽으로 돌아온다.




[오소마츠, 너 머리라도 다친 거 아니잔쓰? 너는 여섯 쌍둥이가 아니라.....]




이야미는 말을 멈춘다.

왜 멈췄는지는 알 수 없다.


후루룩, 홍차를 마시자 발소리가 다시 멀어진다.




[저녀석, 왜 살기를 내뿜는 거잔쓰....]





이야미는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거기에는 치비타와 하타보가 서있었다.

둘은 이야미와 눈이 마추진 순간, 동시에 씨익, 웃었다.








*








[하아?! 뭔 소리하는 거야, 짜샤-!!]


[오소마츠는 처음부터 외동이다죠?]





역시 이녀석들에게도 나는 외동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 같다.

아니, 그게 맞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뜻을 굽히지 않는다.

폼으로 20년 이상이나 장남을 해온 게 아니니까.





[만약, 만약에 진짜로 여섯 쌍둥이라면 어떻게 돌아갈 건데?]


[그거 말인데-....뭐어, 그래서 너희들이 좀 도와줬으면 해]





솔직히 되돌아가는 방법따위 모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녀석들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불러낸 거니까....






[저기, 치비타. 그 날, 난 정말 만취해서 잠든 것 뿐이야?]


[응? 아아.....아니, 그러고 보니 뭔가, [동생을 원해]같은 말을 했던 것 같은...]






그 날의 나는 뭔가 무리해서 떠들어대는 느낌이었다는 것 같다.

그리고, 만취되어 잠들기 전에, [나한테도 동생이 있었으면..]하고 말했다고 한다.


물론, 내게 그런 기억은 없고, 애초에 나한테는 엄청나게 귀엽지 않은 다섯명의 남동생이 있으니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다.






[응?잠깐.......]





나는 이야미에게 종이와 펜을 부탁했다.

그리고 종이에 [가정]이라고 적었다,


나는 쓰면서 세사람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얘기는 [가정했을 때]의 이야기야]





내가 없는 머리를 풀회전시켜 얻어낸 결과는 이렇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외동의 [나]가 있던 세상.

그리고 원래 내가 있던 곳은, 여섯 쌍둥이의 내 세상.

그 외에도, 쌍둥이이거나, 세쌍둥이거나 하는 세계가 있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만약 무언가의 이변이 생겨서 내 세계와 외동의 [나]의 세계가 겹쳐지고,

때마침 둘다 치비타의 가게에 있었던 탓에, 먼저 그걸 알아챈 외동의 [나]가 내 세계로 와서

내 얘기를 듣고 나와 교체를 했다면...........





[그럼, 이 세상의 오소마츠와 네 세상의 오소마츠가 바꼈다는 거?]


[응, 그런거]





설명에 지쳐버린 나는 소파에 쓰러졌다.

만일, 이게 진실이라면.........






[그런 일이 있을 리 없잔쓰! 애초에 여섯 쌍둥이가 어쩌고하는 시점에서부터 수상한데,

 이렇게 어려운 말을 하는 건 더 수상하잔쓰....도대체 너는 누구......]


[틀림없는 마츠노 오소마츠야. 지금 내가 한 얘기로 따지자면 이쪽 세계의 오소마츠는 아니지만 말이지]





나는 이야미를 보며 말했다.

분명, 이 이상 얘기해도 허사겠지.

녀석은 무슨 말을 해도.........





[아-, 갑자기 이상한 말해서 미안? 돌아갈게-]


[뭣, 오소마츠?]






치비타가 어색한 분위기에 오소마츠를 만류하지만, 오소마츠는 언제나처럼 웃으며 현관으로 향한다.

오소마츠는 3명을 보지 않은 채, 손을 흔들며 그대로 나갔다.




[이야미!!왜 그런 말을.....]


[수상하잔쓰!!]


[그치만....친구다죠?]





세명은 침묵했다.

그러다, 이야미가 차를 다 마시고 일어섰다.




[이, 이야미?]


[빨리 원래의 오소마츠를 돌려받으려 거뿐이잔쓰]





그렇게 말하며 이야미도 방을 나갔다.








*








[아-아, 어쩌면 좋은 걸까나]






마지막 희망을 잃어버렸다.

그치만 가설은 완성됐다.


만약, 아까 말한 것이 정말이라면, 또 다른 나는 동생들의 곁에 있다는 소리다.





[내 귀여운 동생들에게 뭔가 했다간 죽여버리겠어]





거친 말투에 입을 막는다.


그치만, 분명 또 다른 나는 동생들을 거칠게 다루지는 않을 거다.

어쩌면 이런 나보다도 더 소중히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난 필요없는 게-..]


[뭐하는 거잔쓰]


[이야미, 어째서....]






거기에 서있는 이야미는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이야미가 아니라, 아주 어른스러워 보였다.

그 광경을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지만, 다만 그가 정말 어른 같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나 자신도.




[만약 아까의 이야기가 진짜라면, 미는 원래의 오소마츠를 되찾고 싶잔쓰. 그니까, 도와주겠잔쓰]


[......이야미 솔직하지 못하네~]





나는 언제나 그렇듯 웃는다.

그것이 마츠노 오소마츠다.








*









[......확실히 그런 가능성이 있지]


[말해 볼까]


[당장 가자죠!]


[그렇게 정했으면 얼른 가잔쓰!!]









*









제3장 【친구와 가정과 가능성】






다음화, 동생Side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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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아직 없습니다 'ㅂ'







그보다, 말투 어려운 조연 삼총사가 다 나왔어...







이걸로 24일 분량 완료!


다들 재밌게 보셨나요???




그럼 25일! 3시!!

그 때, 봐여!!! :)


........랄까, 전 없지만....ㅎ






오타 지적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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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그 뒤로, 3일간 거리를 걸었다.

특별히 바뀐 것 없이 평소와 똑같았다.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이야미와는 평범한 친한 친구 같은 분위기였다.

솔직히 기분 나빴다.

내일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이야미와 헤어졌다.

녀석은 프랑스인지 라프랑스인지 모를 녀석인 채 그대로였다.





(어디를 걸어도 추억으로 가득해)





역시 나는 여섯 쌍둥이의 장남이다.

어디를 봐도 그 놈들과의 추억이 가득했다.




(저기는 카라마츠가 이따이한 모습으로 헌팅을 하던 곳)




뒤돌아보면 수많은 발자국들이 남아있다.

한순간이지만, 꿈이었습니다, 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한다.






(저기는 쵸로마츠가 악수회를 하던 곳, 저쪽은 이치마츠가 고양이로 변신하던 곳)




또 그때처럼 걸으면 녀석들이 평소의 모습으로 있어 주기만 하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좋아.




(저 강은 쥬시마츠가 헤엄치던 곳. 그리고, 여기는 토도마츠와 만났던 곳)






아아, 역시 난 외동이 되지 않아도 좋다.

이렇게 외동이 되는 건 참을 수 없다.

지금도 이렇게 녀석들의 그림자만 쫒아가고 있으니까





[하아.....]





한숨을 내쉬고 앞에 보이는 계단에 걸터앉았다.

고작 3일밖에 안 됐는데 이 모양이다.


분명, 카라마츠가 이걸 봤다면..........




『외로움을 잘 타는군, 마이 브라더는-』




[아야야야야야야.....,갈비뼈 부러진다고-]




쵸로마츠라면......




『형은 내가 없으면 안 되겠구만-!』




[하, 웃기지 말라고]




이치마츠라면.........





『이런 쓰레기가 없어져서 외롭다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바보, 너는 나의 소중한 동생이라고.






쥬시마츠라면........





『에?!형 외로워어?!괜찮아!!내가 있어줄게머스루!!』




응, 그래. 고마워.





토도마츠라면......





『또 놀아 달라고 떼쓰는 거야?.....어쩔 수 없네에-』





라고 말하겠지.

웃음이 나오는데 어째선지 시야가 흐려진다.

나는 얼굴을 들지 못하고 몸을 푹 숙인다.

눈물은 중력에 거스르지 않고, 지면에 떨어져 바닥을 적신다.





[하하, 나 이렇게나 약했었나..]





[오소마츠군?]





갑작스런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거기에는 나의...., 아니 우리의 연인,

계속, 짝사랑하던 사람.




[토토코짱]



[무슨 일이야?]




그녀는 걱정스런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그녀는 지금까지 내가 보아왔던 사람과는 다른 매우 상냥한, 평범한 여자였다.





(아아, 역시 달라)






[오소마츠군, 괜찮아?]


[응? 응. 어제 밤을 새서 조금 졸린 것뿐이야]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말.

하지만, 거짓말은 아니다.

머릿속이 오만가지 생각으로 가득이라, 자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안 된다구, 밤에는.....]




토토코짱과 이야기하던 중, 요 며칠간 건강을 챙기지 않은 탓인지 머리가 아파와 신음을 내지르고 만다.

토토코짱이 진심으로 걱정해줬지만, 어쩐지 목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듯 느껴졌다.


집에 돌아가려고 일어섰다가, 눈 앞이 빙빙 돌아 그대로 고꾸라졌다.




[오소마츠군?!]




토토코짱의 목소리가 역시나 멀리서 들려오고, 그리고는 갑자기 들리지 않았다.










*










(어라.....여긴 어디....?)





깨어나 주변을 둘러본다.

어째선지 나는 누군가의 방에서 자고 있었다.




(어라? 나, 분명 토토코짱이랑 얘기하고 있었.....)





[오소마츠군!! 괜찮아?!]


[토토코짱....나.....]





일어나려 했지만, 억지로 눕혀졌다.

토토코짱은 걱정스런 얼굴로, 울것만 같은 얼굴로 내게 말을 걸었다.





[길에서 쓰러졌어..얼마나 걱정했다구...]


[토토코짱, 미안. 나 괜찮으니까]





지금은 내 몸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니까...

미안해, 걱정시켜서.





[오소마츠군! 저기, 토토코.....]




그 순간 보인 토토코짱의 표정에 나는 떠올리고 말았다.







『여기는 다섯명이 없어진 세계가 아냐』





라고.









*











[오소마츠형! 갑자기 무슨 일이야? 취직했다니....]


[별거 아니라고~형아한테 맡겨둬!]





그 때,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왜인지는 모른다.

저 제멋대로 사는 놈이 취업했다는 것만으로도 의심스러웠을 텐데



동생들은 아무도 그 남자가 자신들의 형이 아니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그것이, 톱니바퀴가 비뚤어진 순간이라는 건, 아직 아무도 알지 못했다.








*







제2장 【찾아낸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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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토코의 표정을 보고

왜 저걸 알아챈 건지 모르겠습니다 'ㅂ'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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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가 있다면 댓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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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외동 아들






*







[그럴 거면 나도 차라리 [외동]인게 더 좋았어!!]





그 날은, 유난히 기분이 안 좋았다.


카라마츠와 쵸로마츠한테 맞았고, 토도마츠에게 무시당했다.

이치마츠나 쥬시마츠는 특별히 뭔가 하지는 않았지만...


하지만, 동생들의 모르는 면에 소외감과 고독감을 느끼고 모든 것이 싫어졌다.



뭐든지 알고 있는 장남을 벌써 20년 이상 해왔지만, 슬슬 물러날 때인가.

그런 생각이 드는 걸 애써 지우고 지웠다.


늘 그렇듯 치비타의 가게로 푸념하러 왔지만, 녀석마저 동생들 편을 들고 

고독감이 또 다시 나를 조여온다.




[그래도, 넌 장남이잖냐.....]


[이제 듣기 싫다고, 그 말!!!]




장남, 장남, 장남, 장남, 너는 장남이니까!!

그건 지금까지 내게 꼬리표처럼 붙어있었고, 앞으로도 평생 나를 따라다닐 말.

성가시지만, 가끔, 아주 가끔은 기분 좋은 그 말은 마치 마약 같아서.

한순간 좋은 꿈을 보여주고는, 다시 구렁텅이로 떨어뜨린다.

떼어 버리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한 마츠노가의 유일한, 나만의 역할이니까.




[그 소원 이루어 줄게, 마츠노 오소마츠]


[하?]




뒤를 돌아보니, 나와 같은 얼굴.

분명, 누군가 데리러 온 거겠지.


하지만, 입고 있는 후드는 회색에 붉은 소나무. 내 옷이다.




[어이, 누구야? 그거 내 옷이라고? 형아 취해서 알아보기 힘드니까 말야?]




그렇게 트집 잡아 놓고, [형아]라고 말한다. 이 정도면 중증이다.

그렇게 자각하고는 있지만, 오늘만큼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마츠노 오소마츠라고, 내가]


[너 뭐라고.......]




그 순간, 시야가 흔들렸다.

그리고 나는 의식을 잃었다.











*












[.......마츠!! 오소마츠!!폐점시간이니까, 얼른 가라고! 임마-!]


[응? 어라, 나 잠들었어?]




한숨을 내쉬며, 치비타에게 [또 올게]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생각보다 제대로 걷고 있으니까, 그렇게 많이 마신 건 아닌가...

하지만, 어쩐지 기억이 애매하다.




[다녀왔어~]




조용한 집.

다들 자는 거냐고, 그런 생각이 들자 뭔가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큰소리를 내면서 방으로 향했다.




[너희들 장남 마중 정도는 오라.....고.......]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그것만이 아니었다.

이불이 펴져 있었지만, 그 이불은 일인용이었다.

이런 작은 이불에서 6명이 자는 건 불가능.




[하~항, 그럼 형아 혼자서 자버린다-?]




그 순간, 애매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런거 인정하고 싶지 않고, 인정할 수도 없다.




[지금 돌아온 거니?]


[엄마!! 저기, 내 귀여운 동생들은 어디 갔어?]




내가 그렇게 말하자, 엄마는 놀란 얼굴을 한다.

그리고 금세 차가운 눈으로 크게 한숨을 쉬고는,




[너 대체 얼마나 마시고 온 거니?]


[응? 정신 말짱하다구?]





그렇게 말하며 웃자, 엄마는 다시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는 내가 지금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내뱉는다.




[그래서, 동생들은......]


[무슨 소리니, 너는 [외동]이잖아?]




엄마는 그렇게 말하고 방을 나갔다.

나는 그 자리에 가만히 멈춰있다.



갑자기 잃어버린 [장남]이라는 역할.

그리고 갑자기 주어진 [외동]이라는 역할.

그리고 [장남]이라는 말과 함께 사라져버린 동생들.



갈 곳을 잃은 마음과 몸은 수십년을 동생들과 함께 했던 방을 멋대로 헤집는다.

방에는 일인용 이불이 하나.

벽장을 봐도 텅텅 비었고, 지금까지 쓰던 큰 이불은 보이지 않는다.




[.....일단 잘까! 내일이면 돌아오겠지]




그렇게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잣말을 흘리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차가운 이불이 매우 쓸쓸하고 춥다.

오른쪽에 토도마츠가 없고, 왼쪽에는 쵸로마츠가 없다.

토도마츠의 옆에 있어야 할 카라마츠도 없고, 그 옆의 이치마츠도 없다.

그리고, 쵸로마츠의 옆인 쥬시마츠도 없다.


그렇다. 나 이외에 그 누구도 없다.




『그 소원 이루어 줄게, 마츠노 오소마츠』




[누구냐고, 네 녀석은]





빨리 자라고 소리치는 녀석도, 레슬링하는 녀석들도 없다.

자장가를 부르려는 녀석도 없고, 드라이 몬스터도 없다.




[세상의 모든 외동들은 다 이렇게 쓸쓸한 거냐고.....]




저기, 너희들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









날이 밝고, 깨어났지만 역시 아무도 없다.

취업 준비한다고 아침 일찍 깨우러 오는 시코마츠도 없는데, 항상 그 녀석이 깨우는 시간에 일어나 버렸다.


시계의 짧은 바늘이 가리키는 건 숫자 7.

이불에서 나와 커튼을 열면, 눈이 아플 정도로 아침 해가 비치고 있어 왠지 짜증이 났다.




[그래! 집 안을 확인해보자]




우선, 얼굴을 씻으러 세면장으로 향했다.

얼굴을 씻고 수건으로 닦은 뒤, 양치를 하려 칫솔에 손을 뻗었지만, 차마 끝까지 뻗지 못한다.


꽂혀 있는 칫솔은 3개 뿐.

나와 엄마, 아빠.

그것 뿐이다.

파란색 칫솔도 연두색 칫솔도, 보라색 칫솔도, 노란색 칫솔도, 분홍색 칫솔도 보이지 않는다.





『아-!! 오소마츠형! 또 내 수건 썼지!!』


『아? 형제니까 별로 상관 없잖아-』


『자기 거 있잖아?! 그거 쓰라고!』




왼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꽉 쥐었다.

분명 이 수건도 내 거만 있겠지..

이 집에는 붉은색밖에 없다.

파랑도, 초록도, 보라도, 노랑도, 분홍도 존재하지 않는다.




[젠자앙......., 어째서.....]




분명, 그 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진 않았겠지.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그런거 알고 있다. 알고 있다.




[잘 알고 있다고!!!!빌어먹을!!!]




나는 이불을 정리하러 방에 돌아갔다.

이불을 정리한 후, 옷장을 열었다.

확인하고 싶은 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앨범】




여기에 아무것도 없다면, 그거야말로 결정적인 증거.


앨범을 여는 손이 심하게 떨린다.

보고 싶지 않아. 알고 싶지 않아. 인정하고 싶지 않아.

동생들이 없다니......


하지만, 보고 확인해야 한다.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스로 버려버린 것을.


긴장감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

무섭다, 무섭다, 무섭다. 거짓말이라고 말해줘.

지금 당장 나타나줘........., 그렇게 생각하며 떨리는 손으로 표지를 열었다.


갓 태어난 나.....만 찍힌 사진.

거기에는 뿌듯해 하는 엄마와 한명의 아기.

즉, 나다.





[하하...... 거짓말이지?]





멋대로 눈물이 넘쳐흘러 앨범을 적신다.

여기 없다. 아무도 없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앨범을 넘기고 넘겨봐도 아무도 없다.

몇번이고 다시 보고 다시 봐도, 그래도 아무도 없다.




[카라마츠,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




나한테 동생은.......없는 건가?

마치, 좀 먹는 것처럼 고독이 온몸에 퍼져간다.

그냥 어디에나 있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나는 여섯 쌍둥이의 장남, 마츠노 오소마츠......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마트폰을 켰다.

그리고 사진함에 들어가 사진을 뒤졌다.

거기에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


청색의 후드를 입은 선글라스씨,

녹색의 후드를 입은 체리보이,

보라색 후드를 입은 고양이 인간,

노란색 후드를 입은 야구 바보,

분홍색 후드를 입은 드라이 몬스터.






[.......그대로, 여섯 쌍둥이의 장남이라고. 미안, 얘들아. 내가 꼭 데리러 갈 테니까]





나는 잠옷을 벗고 내 후드로 갈아 입었다.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집어 넣고 집을 나선다.


모두를 위해, 나를 위해.





[우선, 그녀석부터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평소처럼 콧등을 집게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발걸음을 옮겼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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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확인은 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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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슬송 님 / 가져가지 마세요! 제겁니다 '▽'/ )









그날 밤, 내가 눈을 뜬 것은 새벽 한시였다.

왜나면, 출장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억지로 날 깨웠기 때문이다.





[카라마츠!! 일어나라!!]





그러고는, 잠을 미처 다 깨기도 전에 멱살을 잡힌 채 거실로 끌려갔다.


어둡던 방에서 밝은 거실로 오는 바람에 눈이 아파왔다.





[아빠, 나....선글라스를 껴도 될까?]





그렇게 말하자, 까불지 말라며 다그쳤다.


아마, 최근의 약물 파동을 엄마로부터 들은 것 같다.

상당히 화나신 모양이다.





[카라마츠...아빠는 너에게 실망했다. 니트는 백보 양보해서 용서했다.

 하지만, 약물에 손을 대다니, 이 아빠는 그런거 용납 못한다!!]




그러고는, 쾅, 하고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친다.



[아빠....제발..........제발 내 얘기 좀 들어줘......!!]



[이미 엄마와 다른 형제들에게 얘기를 들었다. 변명은 듣기 싫다!! 남자라면 잘못을 인정하거라!]





그런가, 아빠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 건가. 엄마와 그녀석들의 말만 믿는구나.


잘못....? 녀석들에게 미움받는 내가 나쁘다고 말하는 건가?


그런가. 애초에 태어난 것 자체가 잘못이야.





[........그렇군. 확실히 내가...나, 나빴....]





목소리가 떨린다.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 이렇게나 괴로운 일인 줄은 몰랐다.


내일 죽을 생간인 주제에 모순이로군..





[아빠도 너를 그렇게 내버려둔 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빠는 너뿐만 아니라 엄마와 다른 형제들도 지키지 않으면 안돼. 

 아빠는 집에서 범죄자가 나오길 원치 않는다]






심장이 쿵쿵, 이상한 소리를 낸다. 속이 답답해지고, 식은 땀이 등을 타고 흐른다.


아아.........무슨 말을 할지 알 것만 같다.







[....카라마츠. 너....., 이 집에서 나가거라]






역시 맞았다. 완전한 의절 선언이다.


형제한테도 버려졌는데, 부모한테까지 버림받다니...웃기지도 않는다.




꽉 쥔 주먹이 아프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어떻게든 참아낸다.


나는 손을 풀고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가족들에게 앞으로 폐 끼치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나는 떨지 않고 또박또박 잘 말했을까.


아무리 나라도 남자의 자존심은 있다.





아버지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일어서, 나를 보지도 않고 2층으로 올라갔다.










[우....으흑, 아, 아아....!!]





참았던 눈물이 한없이 넘치고, 바닥을 물들인다.


꽉 쥐었던 주먹을 몇번이고 마루에 내리찍었다.






[억울해....억울해애...!!!]









중학교 때, 장남 오소마츠가 반항기에 들어서면서 부모님과 자주 부딪혔다.


동생들도 그런 형을 보고 겁을 먹었다. 그리고 차례로 반항기에 들어섰다.


그 때, 부모님이 나에게 장남을 막고, 동생들을 원래대로 되돌리라고 말했다.


다행히 나는 형제 중에서 가장 힘이 좋았고, 싸움에서도 절대 지지 않았다.


하지만, 힘을 써서 억지로 굴복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공포정치 같은 짓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는 반항기를 맞지 않고 무사히 지나갔다.


물론, 있기는 있었을 거라 생각하지만 부딪힐 상대가 없어 스스로 억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빠와 엄마는 그런 나를 칭찬했다.


그게 기뻤던 걸까. 그 때부터 나는 비록 쓰레기라도 부모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이거다. 형제, 그 누구보다 먼저 의절됐다.





[바보, 네.....나는...정말로...!]





이제 뭣때문에 살아왔는지 조차도 모르게 되었다.


.....오히려 잘 됐다. 어차피 내일이면 끝나는 인생..이제와서 이러니 저러니해도 소용없다.


오히려 마음 어딘가에서, 부모님만큼은.....이라고 기대했던 마음을 부숴주었다.


이 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만들어 주었다. 고마워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불을 끄고, 벽에 기대어 멍하니 천장을 바라 보았다.


넘쳐 흐르는 눈물도 마음의 통증은 씻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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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순식간에 3시가 되었다. 아버지도 지금쯤이면 잠들었을 거다.


우리 가족이 다 잠들었으니, 지금은 무엇을 해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부엌에 가서 그릇에 밥을 한가득 담아 먹었다


에너지가 없으면 도중에 힘이 다해버릴 것이다. 뭐라해도 큰 무대니까.




여전히 맛은 모르지만, 마음은 충족된 느낌이다.


나는 거실로 들어가 탁자 위에 스마트 폰을 내려두고, 한손으로 녹음기 어플을 누른다.





나는 눈이 잘 보이지 않으니까, 유서를 쓸 수 없다.


그렇다면 소리로 남기면 되지 않을까, 해서 생각해낸 방법이다.


나다운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헛기침을 몇번하고 녹음 버튼을 누른다.


괜찮아. 이것도 연극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못할 것도 없다.


숨을 조금 들이쉰다.






[....카라마츠다. 아마, 이 녹음을 들을 때쯤이면 나는 이 세상에 없겠지.

 딱히 내가 없어진다 해도 아무 생각 없겠지만, 일단 이것도 예의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남기기로 했다.

 

 ...모두에게는 많은 폐를 끼쳤다고 생각한다. 

 나는 바보니까, 모두가 나를 싫어한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정말 미안하다. .......그치만, 드디어 깨달았다! 이것만큼은 칭찬해주지 않겠나?

 

 ......가족 중에 자살자가 있다니, 그건 몹시 불명예스러운 일이겠지.

 또 이렇게 폐를 끼치고 말았군. 되도록 시신은 남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만일 들켰다고 하더라도 그냥 방치해버려도 괜찮다.

 너희들도 나와 같은 무덤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을테니까.

 

 .....아빠, 엄마. 제대로 된 보답도 없이 먼저 가버리는 불효를 용서하세요.

 ....다들 건강하길....그럼, 안녕히]






전부 막힘 없이 말하고 정지 버튼을 누른다.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했다. 나는 전부 끝냈다.




나는 그 때, 다시 녹음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하지만, 녹음 시작음이 들리지 않았기에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아, 이걸로 나는 이제 자유다....길었지......힘들었어....]





사변의 날을 떠올리면 눈물이 나온다.


창밖의 하늘을 보니 밝아지기 시작한다. 마지막의 밤이 끝났다.





[아아, 이제 너덜너덜하다고....다음 생에는 행복했으면 좋겠어.....모두가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나는 일어서서 주머니에 있던 펜과 종이를 꺼낸다,


그리고 자신의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적었다.


잠금이 되어있으니, 유언을 들으려면 이렇게 적어 둘 필요가 있다.





[슬슬 집을 나가지 않으면...엄마와 아빠가 깨버리겠군. 쓸데없는 것들은 거의 처리했고...

 ...뭔가 빠진 건 없겠지..?]





나는 집안을 다시 한번 보려고 1층, 그리고 2층에 올라갔다.


그 손에는 스마트폰과 종이가 들려있다.


처음에는 거실의 탁자 위에 놓아둘까 했는데, 쉽게 들켜버리면 계획이 실패해버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비워둔 자신의 장롱 안에 넣어 둘까 생각했다.





형제들을 깨우지 않도록 조심히 방에 들어간다.


방에 들어가자, 모두 같은 타이밍에 코를 골며 자고 있다.





[.....너희들은 다섯 쌍둥이여야 했던 걸지도 모르겠군.

 ..그래도 나는 모두를 사랑했다...그러니까....믿어주길, 원했다고...지금와서 새삼스럽지만, 말이지]





나는 스마트폰과 종이를 위에서 두번째 단의 장롱 속에 넣는다.






[........안녕]






발을 헛딛지 않도록 조심히 계단을 내려간다.



나는 거실로 들어가, 전에 구입했던 여행 잡지에서 아카츠카 곶의 페이지를 찢었다.


그것을 접어 가방에 넣고, 잡지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리고 가방을 들고 거실을 나온다.




...어렸을 때부터 쭉 살던 이 집도 이젠 버렸다.


외롭다고도 생각하지만, 미련은 없다.


오히려 상쾌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현관으로 가는 길에, 나는 문득 근처 기둥 앞에 멈춘다.


손으로 더듬더듬거리면 허리 즈음의 위치에 칼자국이 두개 그여있다.


이건 유치원 때인가, 나와 오소마츠가 키를 경쟁하기 위해 주머니 칼로 그어둔 표시다.


불과 몇 센치 차이로 내가 졌다.


그땐 그게 정말이지 분해서, 질색하는 우유를 열심히 마셨었다.


나중에 칼을 멋대로 사용했다는 것과 기둥에 상처를 냈다는 이유로 부모님께 엄청 혼이 났었다.





지금까지 전혀 개의치 않았는데, 왜 이제서야 생각 나는 걸까.



나는 십분 정도 그 자리에 멈춰 서있었다.


하지만 이내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그대로 현관으로 가 신발을 신었다.


살짝 어지러웠지만 신경 쓰지 않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침의 향기가 나를 감싼다.


오늘은 예보대로 맑은 날씨여서 눈이 조금 부셨다.


나는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그리고 문을 슬그머니 닫고 집을 보며 머리를 숙였다.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고개를 들고, 아직까지 자고있을 형제들이 있는 2층을 올려다본다.


다리가 떨렸다. 역시 아직도 두렵다.


그 때, 형제들은 어떤 마음으로 나를 봤던 걸까.



....그런 일은 이제 아무래도 좋다. 이제 나는 관계 없는 사람이니까.






나는 한층 차가워진 손을 쥐고, 그대로 걷기 시작했다.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그저 걷기만 했다.





목적지는 치비타의 집.





아아, 이제 곧 끝난다. 전부.


그저 얼빠지게 헤매기만 했던 나날들에 막이 내린다.



뭔가, 머릿속에서 삐---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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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에, 여러분 ;ㅂ;

죄송합니다



본편 끝입니다!

라고 하시길래


본편 완결! 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슴다...'ㅂ'a



말 그대로 '본편'은 끝이고


이제 '완결부분'을 들어갑니다


라는 거였어요...ㅎ




완결은 총 3개로


True, Bad, Happy 라고 합니다.




즉, 여기까지가 변하지 않는 '본편'이고

이후에 가져오는 것들은 '엔딩 부분'으로

엔딩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하핳, 애매하게 끝나서 놀랬네 'ㅂ'a











오늘은 이걸로 번역 끝입니다.

짧아서 뭔가 죄송하네여 '▽'a



제가 내일 여행을 갑니다

일본으로!


두둥!!!




그거 관련해서


나중에 공지가 하나 올라올텐데


시간 나시면 봐주세요 :)



어....나름 중요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제 나름.......☞☜ 하핳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6700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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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칰하 님 / 퍼가지마세요! '▽' 내겁니다!!)














철썩, 하고 파도가 밀려온다.

민머리의 남자가 무릎을 끌어안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까고...있네...빌어먹을.....]




눈물을 흘리며 남자는 말버릇처럼 그렇게 중얼거린다.

그 남자의 이름은 치비타.

천애고독의 고아였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사람들과 이런저런 관계를 유지하며 잘 살고 있다.

어릴 적, 꿈이었던 어묵장사를 하면서.....


솔직히 말해, 그의 주변에 제대로 된 사람은 없다.

뻐드렁니에 자칭 프랑스에서 왔다 말하는 이야미,

이상한 연구만 하면서 주위에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영향을 주고 다니는, 큰 트렁크 팬티만 입고 있는 데카판,

뼈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궁금한 다용, 미인이지만 꿈이 많고 입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토토코.

그리고, 세상에도 드문, 모두가 동정 니트족인 마츠노가 여섯 쌍둥이들.



왜 주변에 이런 녀석들만 있는 걸까, 생각하면서도 거꾸로 생각해보면 덕분에 이렇게 살아 온 게 아닌가 하고 납득한다.



그런 그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여섯 쌍둥이의 차남인 카라마츠 때문이다.


여섯 쌍둥이와는 소꿉 친구지만, 옛날부터 많이 괴롭힘 당했다.

하지만, 카라마츠만은 나와 잘 맞았다.

이야미는 누가 누구든 똑같다, 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섯 쌍둥이일지라도 각자 차이는 있다.


카라마츤느 차남이라는 입장에,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왠지모를 압력을 느끼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에는 특히 아무런 개성도 없어 형제에게 묻혀버렸던 카라마츠는 곧잘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부끄러우니까 말하지 않았지만, 카라마츠는 누구보다도 많이 바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는 오소마츠와 쵸로마츠 못지 않은 폭군이었지만, 지금은 많이 얌전해졌다.

내가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 놀리거나 괴롭히면, 유일하게 카라마츠만이 그걸 알아채고 그들을 혼내주었다.

나는 그것이 무엇보다 기뻤다고, 카라마츠.


다만, 그 때의 녀석 옆에는 항상 파트너인 토도마츠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뒤에 물러나서 녀석의 등만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카라마츠가 연극에 심취하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갑자기 토도마츠가 그의 옆에서 떠나고,

다른 형제들조차 선을 긋게 되었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는 카라마츠와 절친한 친구가 되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계획은 성공, 조금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니 카라마츠는 금방 다가왔다.

그만큼 카라마츠는 사랑에 굶주렸던 거겠지.

나는 기뻤다. 하지만 괴로운 듯한 카라마츠를 보는 건 마음이 아팠다.



......습관이라는 건 무서워서, 어느새 나는 상냥한 카라마츠라면 무엇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버렸다.




언제나 언제나 무전취식을하는 여섯 쌍둥이에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그러다 떠올린 건 여섯 쌍둥이 중에 누군가를 납치해 몸값을 받는 것이었다.

범죄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그건 누구를 납치하냐는 것이었다. 


어른이 됐다고는 하지만 원래는 폭군인 여섯 쌍둥이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가장 만만한 카라마츠로 정했다.

결국, 나도 오소마츠들과 똑같다. 카라마츠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아아, 카라마츠. 내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카라마츠 사변이라고 불리는 그날 이후, 카라마츠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얌전하게 변했다.


한번, 나를 만나러 온 적이 있다.

기뻤다. 그런 짓을 했는데도 나를 만나러 오다니..용서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물을 두려워하고, 사람의 시선이 무서워 겁을 먹고 울고 있는 카라마츠를 보는 건 무척이나 괴로웠다.

카라마츠는 나보다 몇배는 더 괴로웠을 거다.


카라마츠는 상당히 여위어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 처럼.

그래서 나는 오뎅을 담아 주었다.

나 때문이라는 죄악감과 수치심이 몰려와 오뎅을 건네고 바로 달아나버렸지만, 사실은 멀리서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녀석, 울면서 먹고 있었다.




가게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 눈물이 잊혀지지 않아, 거의 매일 마츠노가 주변을 서성거렸다.

카라마츠가 없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라지만, 나 무슨 스토커냐고, 젠장.



병원에서 돌아오는 카라마츠의 등이 너무 슬퍼보여서, 무심코 병원에 전화했지만

규정상 말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한가지 수확은 있었다. 주치의로부터의 한마디,

『돈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제대로 검사를 받으러 오라고 전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 녀석 입원 때에도 돈을 걱정했었다. 하지만, 나 또한 돈이 없다.



그 때, 풀 죽어있는 나를 본 이야미가 나를 억지로 경마에 데리고 갔다.

인생 최초의 도박.

돈 낭비라고 생각했지만, 이야미의 호의를 져버릴 수는 없어서 천엔을 주고 마권을 샀다.

고른 말은 마츠다 브라이언.

최근 부진한 실력의 말 같지만 그냥 한번 사봤다.


그 결과, 어째선지 그게 이겼다. 배당금은 삼십만!!

단 천엔이 삼십배가 되었다. 이야미가 한번 더 하자고 했지만, 나는 쓸 곳이 있다며 거절했다.


마치 신이 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타이밍에 돈이 들어왔다.




나는 그것을 카라마츠에게 주려고 생각했다. 치료비에 보태라고.

하지만, 카라마츠는 사양하면서 절대 받지 않으려 할 거다.



그래서 나는 데카판 박사에게 상담했다. 뭔가 좋은 약이 없냐고.

그러자 박사는 자신에게 맡기라며, 대가로 일주일간 오뎅을 배달해 달라고 했다.

물론, 나는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



박사의 아이디어는 이렇다.

『호에. 치비타군의 얘기를 들어 보면, 카라마츠군은 마음의 병이있다스.

  그래서 이걸 사용해 마음을 치료할 거다스』




그렇게 말하며 박사는 주사기를 내려놓는다.

이거 위험한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괜찮다스. 이건 신체에 주입해도 아무런 해를 끼치지도 아무런 효과도 없다스. 

  플라시보 효과라고 아냐다스?』 라고 말하는 박사에 안심한다. 

그리고 마지막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플라시보 효과는 간단히 말하자면, 특정한 사실은 강하게 믿음으로써 실제로 그 효과가 나타나는 거다스.

  즉, 이걸 카라마츠군의 트라우마를 지울 수 있는 약이라고 말하면서 주는 거다스.

  기간은......3일정도면 되겠다스. 카라마츠군의 성격상 사람을 살릴 수 있다고 하면 절대로 할 거다스』





박사의 아이디어는 획기적이었다.

나는 박사를 존경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걸로 어떻게든 될 거야!! 그렇게 생각했다.




『호에. 일단 처음엔 트라우마를 없애는 실험을 도와달라며 접근하는 거다스.

 그리고 실험을 도와준 답례로 돈을 건네면 만사 해설이다스!』




그 말대로라고 생각했다. 역시 휼륭한 박사다. 변태지만.




결과, 잘 해결되었다. 카라마츠에게 돈도 주었다.

이로써 카라마츠가 검사를 받을 수 있겠지. 어쩌면 트라우마도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다시 오뎅을 만들어 주고,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해야지!


그렇게 결정했으면, 열심히 수행을 해서 맛있는 녀석을 먹여줘야겠군!

이라며 나는 일과였던 마츠노가의 관찰을 멈추고 날마다 수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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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츠가 실험에 참여한지 3일째, 결과가 너무나도 궁금해 나는 가게를 일찍 닫고 박사의 연구소로 갔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 같다. 앗싸아-!!!

나는 펄쩍 뛰며 기뻐했다. 잘 됐다용~~ 이라며 다용이 찻잔을 건네준다.


그걸 마시려는 순간, 『실례합니다!!데카판 박사 있어?』하는 맑으면서도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카라마츠였다. 나는 당황해서 기계 뒤로 숨었다.

분명 기쁜 나머지 찾아와버린 거겠지. 카라마츠가 들어오면 축하해 주고 싶었다.



얼른 오라고오, 하며 두근두근 긴장하고 있자 발소리가 들렸다.

튀어 나가려고 발을 내미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본 카라마츠는 전보다도 야위어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 뺨이 검붉은 색을 띄는 게 매우 아파보였다.

나는 말을 잃고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




눈물이 나왔다. 그 때 봤던 카라마츠처럼 눈물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흐른다.

왜 그렇게 되어 버린 거야. 왜 그런 멍이 생긴 거야?

입밖으로 내지 못하는 말들이 속에서 맴돈다.




가만히 귀를 열고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카라마츠가 극복한 건 물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이유를 듣는 순간, 나는 아까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치비타를 만나고 싶었다. 그게, 녀석은 하천 부지에 있잖아?

  폐를 잔뜩 끼쳤으니까, 직접 만나서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그렇게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답하는 카라마츠를 보며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그렇지 않으면 소리가 새어나갈 것 같았다.

그런 나를 신경 써준 다용 덕분에 나는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이 때만은 키가 작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방은 완전 방음이다용~~~, 라며 나가는 다용을 지켜보다가


『까고있네에!! 빌어먹을!!!』라고 크게 소리쳤다.




콧물이 나오는 것도 개의치 않고 나는 목놓아 울었다.

콘크리트 바닥을 주먹으로 몇번이 내리찍는다.

왜 그런 부상을 하고 있으면서, 나를 위해 웃는 거야....!!




『카라마츠!! 카라마츠....카라마츠...』



불쌍해, 불쌍해.

그 멍은 형제 5명 중 누군가가 했을 게 분명하다.

카라마츠는 밖에 잘 나가지 않으니까.

절대, 절대로 용서 못해!!


『젠자아아아앙!!!!』




조금 뒤, 박사가 방에 들어왔다.

조금 눈매가 붉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치비타군....카라마츠군은 이미 틀렸을지도 모른다스. 이제 모든 걸 포기한 눈이였다스.

  우리로는.......막을 수 없다스』




나는 그 말에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박사의 멱살을 잡아챘다. 그걸 본 다용이 나를 말리려 달려왔다.




『호에....잘 들어라다스. 하나하나 설명하겠다스.

  그 동안 실험의 보수로 카라마츠군에게 건넨 돈, 카라마츠군은 치비타군에게 주고 싶어한다스』




나는 깜짝 놀랐다.

박사의 말에 따르면 카라마츠는 내가 낸 치료비를 갚으려는 것 같다.




『빌어먹을.....어째서냐고....내가 이렇게 만들었는데.........』




나는 주저앉았다. 이 소용돌이 치는 감정을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그저 젠장이란 말을 반복하며 갈 곳 잃은 생각들을 눈물로 흘렸다.




『치비타군....자네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

  카라마츠군이 찾아오면 평소처럼 대접하는 거다스. 따뜻한 오뎅을 건네주면 된다스.

  후, 만약 카라마츠군이 죽고 싶다고 한다 해도 그걸 부정하면 안 된다스』




카라마츠가 죽어....? 내 앞에서 사라져..? 유일한 친구가......없어져?

눈앞이 캄캄해진다.

그런데도 부정하지 말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뭐, 뭐라는 거야!! 카라마츠는 내 친구다!! 내가, 내가....!』



『치비타군이 친구니까 그런거다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카라마츠군이 자신의 의지로 정한 거다스.

  그것을 친구인 네가 부정하면 카라마츠군은 어떻게 될 것 같다스? 실의에 빠져 죽어버린다스!!』





머리를 뭔가로 얻어맞은 느낌이다. 다리가 휘청거린다.

그런 나를 다용이 잡아주었다.





『나, 나는....카라마츠를 위해 준 돈을 다시 돌려받고, 카라마츠가 죽으려해도 막을 수 없다는....거냐고』





내 말에 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표정은 상당히 어두웠다,




그 뒤로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그냥 멍하니 걷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현관 앞에서 엉엉 울고 있었다.






.......................철썩, 파도 소리가 의식을 되돌린다.





카라마츠는 행복했을까. 정말 그 선택은 옳은 걸까.

하지만 그런 걸 생각해도 카라마츠는 없다. 알고 있다.....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있잖냐, 카라마츠.....나는 이해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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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치비타 시점이군요!


치비타가 날 대신해서 오소마츠들 혼내줬으면......












으음...하나라서 죄송합니다 ;ㅂ;


잉여 집순이가 일주일 연속으로 집밖을 나간다는 건

매우 힘든 일입ㄴ.......................죄송합니다ㅎ



당분간 여행을 갈 예정입니다.

랄까, 아직 안 가지만.................


그래서 이래저래 준비할 게 많네여......

귀찮...........ㅇ<-<





여행으로 인한 번역 관련 공지는

다음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일단, 당분간은 번역 올라옵니다

안심하십셔 :D






그보다, 뭔가 팬아트를 또 받았습니다 'ㅂ'a

것도 두분이나 주셨어 하핳



그래서 소설이 끝날 때까지

번갈아가면서 올리려고 합니다!

앞전에 팬아트 주셨던 분, 놀래셨다면 죄송합니다 (_ _)




이 소설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세상에 금손님들이 많아서 정말 기쁘네요ㅠㅠ 흑흑





이렇게 보물폴더가 늘어가고.....................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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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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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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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의 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갔다.

조심스레 2층으로 올라가면, 부모님 방이나 우리 방에서 작게 숨소리가 들린다.



.....그 누구도 내 걱정을 하지 않는 건가..슬픔을 넘어서 이젠 우습기까지 하다.




나는 다시 1층으로 내려가, 거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데카판에게 받은 약을 한알, 떨리는 손으로 꺼낸다.




[아무 감정도 없이, 그저 조용히 죽음을 맞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약을 삼켰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 버리고 싶다.

사람으로서의 감정따윈 필요 없다.


그래, 녀석들과의 추억은 웃는 얼굴로 부숴버리고, 그리고 나 자신도 지워버리는...

그런 내가 되고 싶다.



나는 수면제를 두세알 적당히 꺼내 삼켰다.

원래는 한알만 먹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

약에 의존해 깊게, 깊게 잠들어서 꿈을 숨긴다. 이럴 수밖에 없다.



벽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한줄기 눈물이 흐른다.






그날 밤, 나는 오랜만에 그 꿈을 꾸지 않았다.

본 것은 별거 아닌, 그저 일상적인 꿈.

변함 없이 니트지만, 행복했었던 그 시절의 꿈.




『카라마츠형. 한가하면, 나랑 낚시터 같이 가도 된다고~』




토도마츠가 큰 눈 한쪽을 깜빡, 윙크를 하며 내게 말한다.

나는 웃으며, 당장 준비할테니 기다려라, 마이 리틀 브라더- 라며 일어선다.


토도마츠는 정말 귀여운 동생이자 나의 파트너이다.

우리 여섯 쌍둥이 중에서 가장 사교성이 좋아, 적극적으로 사교활동을 하고 있다.

새로운 물건을 좋아해서, 스마트폰을 먼저 가진 것도 토도마츠다.




『혀-엉!!형-!! 야구!! 야구하자,머스루머스루!!』




쥬시마츠가 유니폼을 입고 방망이를 휘두르며 나를 껴안는다.

오케이, 브라더- 물론 어울려 주겠다-! 라고 말하며 나는 어깨를 풀었다.


쥬시마츠의 체력은 무한이라, 형제 중에서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나 뿐이라고 자부한다.

나 또한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고, 무엇보다 귀여운 남동생의 부탁이라면 들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저기, 방해인데. 아, 외출하는 거? 그럼 고양이 먹이 좀 사다 놔』




이치마츠가 귀찮은 듯 나를 보지만, 싫어하는 녀석에게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고양이의 밥을 부탁하지는 않을 것이다.

알겠다, 브라더-! 더 필요한 건 없는가? 라고 일어서며 말했다.


이치마츠는 부끄러움을 잘 탄다.

뭔가 나한테 달려 들기는 하지만, 그것도 애정 표현의 하나라고 믿었다.

중학교 때까지, 나와 이치마츠는 의외로 사이가 좋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관계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그 누구보다 상냥하고 형제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카라마츠. 한가하면 함께 할로워크 가지 않을래? 쥬스 정도는 사줄테니까.

 아, 다른 놈들한테는 비밀이야』




쵸로마츠는 입가에 손을 올리고, 조용히 내게 제안했다.

나는 쥬스라는 말에 반응해, 정장으로 재빨리 갈아입었다.

물론 취직을 할 생각은 없다.


쵸로마츠는 나를 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여섯 쌍둥이인데 형이라니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싫은 기분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특별한 느낌이다.

자칭 상식인인 만큼 관찰력도 있고, 행실도 똑바르다.

솔직히 한번쯤 형이라고 불리고 싶네, 라고 생각은 하지만.




『카~라~마~츠으~. 나 지금 어~엄청 심심하다구~?그~니~까아~, 놀아줘~!』




나의 등에 매달리며 칭얼거리는 오소마츠에, 눈살을 찌푸리며 외면을 하지만,

쿡쿡 찔러오니까 어쩔 수 없나-, 하며 무거운 몸을 들어올린다.


오소마츠는 나의 유일한 형이다, 라고 해도 동갑이고, 진짜 장남인가? 라고 할 정도로 바보이다.

기적의 바보다. 그치만, 나는 그런 오소마츠를 신뢰해서, 마음을 터넣고 얘기할 상대는 녀석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말을 하면 우쭐해할테니까 절대 말하지는 않았지만.





.......아아, 따스하다. 이런 추억도 많았지..

그런데 이젠 늦었어. 이 따스함은 나의 결심을 흩뜨릴 거야.

나를 망칠 거야. 그러니까, 이건 마음 깊이 숨겨야 한다.




[윽, 흐윽, 후, 으]




목이 막혀와 무심코 눈을 떴다.

어느샌가 밖이 밝다. 


뺨에 손을 대면, 눈물로 뺨이 축축해져있다.

나는 울고 있었던 건가? 싫은 꿈을 꾼 기억은 없는데...무슨 꿈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아.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눈물이 멈추지를 않는다.

가슴이 꽉 조여드는 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괴로움이 느껴진다.


다 큰 어른이 이런 일에 울면 안 된다고 생각해 거칠게 눈가를 닦았다.



어제 감정이 없어지는 약을 먹었는데, 아직 듣지 않은 걸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다시 한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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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실을 나와 주위에 아무도 없는지 확인 후, 부엌에 가서 쓰레기 봉투를 꺼냈다.

그리고는 조심히 2층으로 올라갔다.


방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해, 안으로 들어갔다.

옷이 들어 있는 장롱, 위에서 두번째 칸을 열면 그곳에 나의 공간이 펼쳐진다.


안에는 파란색 반짝이 바지, 검은 가죽 재킷, 내 얼굴이 그려진 탱크톱.

모두 나를 상징하는 소중한 물건들이다.

그걸 꺼내들고 작게 미안하다, 라고 중얼거린 후, 쓰레기 봉투에 집어 넣었다.


모두 집어 넣은 후, 다음으로 빈 과자상자를 꺼내 들었다.

그 안에는 쥬시마츠가 준 도토리와 중학생 때 이치마츠가 준 펜, 토도마츠와 처음 찍은 스티커 사진 등이 들어 있었다.




[쥬시마츠...이치마츠...토도마츠... ..........미안]




그것도 전부 쓰레기 봉투에 넣었다.

그쳤던 눈물이 무심코 한방울 떨어진다.



그것 외에, 고등학교 때 쵸로마츠가 준 테스트 점수가 좋아지는 연필,

오소마츠가 준 파칭코의 경품 라이터, 엄마와 아빠에게 받은 넥타이 핀.



전부 남김없이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그러는 동안에도 눈물은 계속해서 흘렀다.


마지막으로 깊숙히 숨겨 두었떤 가족사진을 꺼냈다.

거기의 모두는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오소마츠는 코 밑을 비비고 있고, 나는 오자키처럼 폼 잡고 있고,

쵸로마츠는 수줍게 웃고 있었으며, 이치마츠는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쥬시마츠는 팔을 높이 들고 있었고, 토도마츠는 귀엽게 브이를 그리며 웃고 있었다.



사진 위로 뚝뚝,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버리려 했지만, 그럴 수 없다.

눈을 꼭 감고,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장롱을 닫고 이층에서 내려왔다.





나는 듣지 못했지만, 방에는 작게 울음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벽장 속에 토도마츠가 있었던 것이다.


[형, 카라마츠형..] 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그 봉투를 질질 끌고 가서 쓰레기장에 던져 두었다.

됐어, 이걸로. 미련이 있으면 제대로 죽을 수 없다.



나는 약을 또 한알 먹는다.



이번에는 거실에 놓인 애용하던 기타를 들었다.

고등학생 때,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산 소중한 물건이다.

제대로 손질한 탓인지 한번도 망가진 적은 없었다.


왼손의 붕대를 풀고, 경직된 손가락을 살짝 줄에 놓고, 작게 흥얼거린다.



[여섯 쌍둥이로 태어 났다고~]


[6배가 아니라~]



평소라면 내 뒤에 쥬시마츠의 노래가 들어갔을 것이다.

아아, 이제 그럴 일도 없지만...


나는 훗, 하고 웃으며 기타를 들고 거리고 가서 가게에 팔아 버렸다.



우연히 내가 연주를 하던 때, 쥬시마츠가 방 앞을 지나가면서 작은 목소리로,

아이아이, 육분의 일, 이라고 흥얼거렸다.

그 목소리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내가 기타를 팔러 간 후, [형, 노래....혀엉..]하고 울면서 머리를 감싸 안았다.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어지러워져, 근처에 있던 공원에서 쉬기로 했다.

낮이지만, 아이들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 대신, 냐- 하고 귀여운 목소리가 근처에서 들렸다.

그 쪽으로 손을 뻗자, 발등에 푹신푹신한 털의 고양이가 있다.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무릎으로 기어올라왔다.

꽤 애교가 많은 고양이구나, 하고 생각하며 털을 어루만져 주었다.


고양이가 제대로 보이도록 얼굴 앞에 들어올렸다.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 고양이라고 생각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언젠가 골목에서 이치마츠를 만났을 때 봤던 고양이였다.

이치마츠가 상당히 아꼈던 고양이다.




[동생이 신세를 지고 있구나. 뭔가 갖고 있다면 줬을텐데....

 저기, 키티. 나 대신에 이치마츠를 부탁한다. 나보다 너희가 녀석을 잘 아니까]




그렇게 말하자, 고양이가 천천히 목을 울린다.

그걸 답변으로 받아 들여도 좋은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고양이를 내려둔다.

내려놓자 고양이는 어딘가로 가버린다.


고양이 덕분인지 몸이 조금 좋아진 기분이다.

나는 다시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바로 근처에 이치마츠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 고양이 만지지 말라던가, 무시하지 말라고 말했던 것 같지만 나는 듣지 못했다.

바로 근처에 있었지만, 나는 이치마츠를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갔다.


이치마츠는 창백한 얼굴로 [내가 쓰레기니까 무시하는 거야? 싫어...그런건 싫다고, 카라마츠] 라며,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다.







그 후, 나는 서점에 들려 여행잡지를 샀다.

라고 해도, 나는 앞이 제대로 보이질 않아 점원에게 아카츠카 곶이 실린 책이 있는지 물었다.

그리고 그가 준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거실에 있던 펜과 메모지를 들고, 툇마루에서 잡지를 펼쳤다.

눈을 비벼도 희미한 시야로, 목차를 훑어 아카츠카 곶을 찾아 펼쳤다.




[근처 역에서....으음, 한시간인가]




기타를 팔고 남은 돈이 아직 있을 것이다.

편도 티켓 값정도는 될 거다.


아카츠카 곶에서 보는 경치는 매우 예뻐서, 천국의 풍경으로 불렸다.

특히 석양이 지는 지평선은 너무도 감동적이여서 눈물을 흘릴 지경인 모양이다.


또, 자살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천국의 풍경에 휩싸여 최후를 맞이하다....라니, 드라마틱한 결말이지 않나!




[아아, 여기라면 나의 최후의 장소로 제격이다]




나는 메모지를 그 페이지에 붙이고, 펜으로 하나마루를 그렸다.

(*하나마루 : 참 잘했어요 도장 같은 것으로 꽃모양의 그림)


이왕이면 좋은 날씨에 가고 싶어,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찾아본다.

화면을 보고 있으면 눈이 아파서, 음성 안내로 찾아보았다.



[내일 날씨는 맑음. 강수 확률은 0% 입니다]



내일이라고? 재수가 좋군, 이라고 생각하며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결정 됐으면 얼른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지]



나는 일어서서 거실로 돌아갔다.

마치 여행을 가는 듯한 기분이다.




그 때, 그걸 듣고 있었던 남동생이 한명있었다. 쵸로마츠였다.

영문을 몰라 꽤나 혼란스러운 모양이다.



[하? 준비라니 무슨? 카라마츠....너 대체 뭐하려는 거야...?]



무심코 손에 들고 있던 갈색 봉투를 떨어뜨린다.

그 안에서, 커다란 풀빵 두개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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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모른 채, 나는 거실에 앉아 있었다.

평범하게 유서를 쓸 생각으로 편지지를 꺼낸 건 좋았지만, 글씨가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쓸 수가 없다.

어떻게 하지,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때,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진동했다.

눈을 크게 뜨고 발신자를 보자, 본 적 없는 번호였다.

어쩔까, 생각하다가 일단 받았다.




[............네, 마츠노입니다]




음량을 MAX로 해서 귀에 스마트폰을 갖다댄다.

의외의 인물에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아카츠카 병원의 주치의의 전화였다.




[선생님, 일부러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의사는 내가 듣기 쉽도록 천천히 큰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은 그런 배려가 내게는 무엇보다도 기쁘다.


내가 진찰날이 되어도 오지 않자, 걱정되어서 연락한 것 같다.



[사실 환자에게 개인적인 연락은 금지인지라...이 사실은 비밀로 해주셨으면 합니다]


[아아, 당연합니다. .....선생님, 저...이제 거기에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나의 병세가 좋아지도록 애써주고, 과호흡 상태일 때도 부드럽게 등을 쓸어 주었다.

가족에게 벗어나게 도와주겠다고도 했다.

나 따위에게 이렇게까지 친절해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그는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이유가 뭔가요? 저는 마츠노씨의 의사를 존중하니까 말씀하셔도 괜찮습니다]



그의 말에, 띄엄띄엄 말을 이어간다.



[...이제 지쳤습니다. 저, 텅텅 비었으니까. 뭘 해도 헛돌아버리거든요]



선생님은 가만히 들어주었다. 그것이 기뻤다.



[저, 여섯쌍둥이에요. 신기하죠? 내가 그녀석들이고 그녀석들이 나.

 그렇게 생각하고 언제나 함께였습니다. 

 어느덧, 저는 녀석들 없이는 살 수 없게 됐죠. 생각할 수도 없게 됐어요]






............나는 개성이 없었다. 매우 평범.

그건 여섯 쌍둥이 가운데 묻혀, 빛을 받지 못하고 잊혀져 간다.


오소마츠는 장남으로서의 권력을 내세웠다.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와 세트로 폭군처럼 행동하다가 어느새 차분하고 성실하게 되었다.

이치마츠도 나와 같이 개성이 없는 조용하고 착한 아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비굴한 냉소주의자가 되어 버렸다.

쥬시마츠는 밝은 미치광이라는 별명을 얻어, 마이 페이스로 살고 있다.

토도마츠는 막내라는 입장을 살려서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럼, 나는? 사춘기 때, 나는 그게 엄청난 고민이었다.

누구에게 상담하지 않고 혼자서 고민했다. 그렇게 빠진 게 연극이었다.

역할이라는 가면을 쓰면, 언제라도 좋아하는 자신이 될 수 있었다.

개성이 없어? 그럼 만들면 되잖아! 나는 환호했다.


다행히도 그쪽에 소질이 있었던 건지, 나는 여러가지 가면을 썼다.

싸움이 강한 의지되는 형. 누구에게나 상냥한 카라마츠. 형제를 사랑하는 카라마츠. 

전부 즐거웠다. 

좋게도, 나쁘게도, 많은 이들이 반응했던 건 오자키를 동경해 멋있는 대사를 말하는 카라마츠였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진짜 나는 어디있는 거지? .....나라는 건 뭐지? 라고.

하지만 나는 그걸 애써 모른 척했다. 외면하고 싶었다.

상처입는 건 무서우니까.

그래너 나는, 나에 대한 형제들의 생각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알고 싶지 않았다.


그 결과, 그 사변이 일어난 것이다.






[....그치만, 이번 부상을 통해서 나는 처음으로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야 알게 된 거에요. 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라고]




나는 벽에 기대, 천장을 올려다본다.




[저는 이 목숨으로 평생의 아픔과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상냥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츠노씨....]


[선생님. 지금까지 여러모로 폐를 끼쳤습니다. 

 더는 살아서 만날 수 없겠지만, 선생님의 상냥함과 따스함 잊지 않겠습니다]




스피커 저편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은 나 따위를 위해 울어 주고 있는 건가?




[...마츠노씨. 저는, 의사로서 당신의 결정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습니다.

 비록 어떤 결말이더라도, 당신이 웃으며 끝을 맞이할 수 있기를...빌겠습니다]




선생님의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아, 용서받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때는 치료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해주세요]




나는 울먹이는 소리로 대답을 하고, 몇번이나 감사 인사를 하며 전화를 끊었다.

 



가슴이 편안해진다. 내 죽음은 용서 받았다.

시작되면 머지않아 끝나는 인생. 단지 그것 뿐인 인생에, 나를 위해 울어주는 이가 한명.

적어도 이 인생은 가치가 있었다.




[아아...행복하구나..]




하지만, 이 행복은 내게 미련을 갖게 할지도 모른다.

나는 주머니에서 약을 두알 꺼내서, 물과 함께 삼켰다.


오늘은 꽤나 지쳐다. 나른한 몸을 내던졌다.

남은 수면제는 이제 다섯알. 하지만, 이것만 있어도 충분하다.

나는 두알을 꺼내 삼키고, 자려고 누웠다.




[카라마츠........]




한 그림자가, 그 모습을 보고 있는것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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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다들 후회하는 루트...였으면 좋겠네요

그치만 작가님 뭔가 앙케이트하신 것 같고......


결말이 어째 흘러갈지 모르겠네요ㅎ


그보다 결말이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그치만...아직 뭔가 더 뒤에 잔뜩 남았다는....ㅎ







아무튼 저는 이만/

다음에 또 가져오겠습니다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6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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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압 주의 ※

※ 눈물 주의 / 손수건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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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약을 맞고 3일째, 확실히 물에 대한 공포심은 희미해지고 있었다.

계속 바라보고 있어도 아무 느낌이 없다.



단, 첫날과 둘째날은 힘들었다.

물을 볼 때마다 구역질이 올라와서 화장실에 수없이 달려갔다.

몸도 뭔가 나른해지고, 토할 때마다 가뜩이나 없는 체력이 뺏기는 감각이 들었다.



오늘로 3일, 저녁에 한번 맞으면 이걸로 끝이다.

얼마나 멋진가!! 이걸로 곧 친구를 만나러 갈 수 있다!!

장롱 뒤에 숨긴 돈을 쥐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나는 고조된 기분으로 점심약을 먹으러 부엌으로 향했다.

약의 양이 많이 늘어, 한번에 다 먹지는 못하고 몇번씩 나누어 먹고 있다.



그 때, 누군가 어깨를 꽉 잡았다.

그 때문에 나는 중심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

손에 들고 있던 잔은 바닥에 떨어져 큰 소리를 내며 깨졌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으며 간신히 일어났다.

공포심을 느끼며, 누구인지 실눈을 뜨고 쳐다보았다.



[오소마츠.....]



미간에 주름을 잡고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어쩐지 엄청 화난 모습이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 뒤로 4명이 더 있는 것 같다.


대체 뭐야, 내가 뭘 했다고!!



[대체 뭔가. 이 손 놔라]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진정시키며 냉정하게 말했지만, 오소마츠형은 손을 놓지 않았다.

힘이라면 지지 않는다. ....예전이라면.

하지만 지금은 형제 그 누구보다 힘이 약하겠지..



[오, 오소마츠형, 카라마츠형 부상 당했으니까 일단 손 놔줘]



토도마츠가 울상으로 오소마츠의 팔을 붙잡는다. ...왜 네가 우는 건가?



[...시끄러. 토도마츠, 너는 가만히 있어. 난 이녀석한테 볼일이 있으니까]



토도마츠는 오소마츠에게 압도 되어, 뒷걸음을 친다.

오소마츠는 내게서 시선을 피하지 않고 잡은 손에 힘을 담았다.



[카라마츠, 너....마약하고 있지?]



에, 하고 목소리가 새어나간다.

마약을 말하는 건가? 어째서 내가 범죄에 손을 뻗지 않으면 안 되는 거지?

정말이지, 트집 잡을 것도 없군...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런거 할 리가 없잖아]


[거짓말 하지 마!! 네가 주사기를 쓰는 걸 본 녀석이 있어!!]



그 말에 움찔한다. 분명 그 장면은 오해 받을 법도 하다.

충분히 주의를 하지 않은 내 책임이지만, 이 녀석들은 그걸로 내가 마약을 했다고 의심하는 건가?

형제라면 그게 아니라는 건 알텐데....



[그, 그건...틀려..!! 나는 마약따위 하지 않았어!!]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어. 갑자기 부들부들 떨지를 않나, 밤에도 혼자 슬쩍 이불을 빠져나가질 않나,

 우리들과 거리를 두지를 않나.....그 모든 행동들, 이걸로 납득했다고...]


[아냐...!! 그건 오해다!!오소마츠!!미,]




믿어 달라고 말하려는 순간, 뺨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고 벽에 내동댕이 쳐졌다.

머리에 통증이 전해지고, 왼팔이 찌르르 울려, 절로 신음 소리가 흘렀다.


형 그만둬!! 하는 비명소리가 울린다.


입에서 피 맛이 퍼진다.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어째서, 어째서 믿어주지 않는 거야?

왜 이유조차 들으려 하지 않는 거야?




[어, 째서....나를, 나를 믿지 않는 거냐고!!!]




나는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 오소마츠를 올려다 보았다.

그 순간, 꿈에서 본 그 5개의 시선이 나에게 박혔다.




[아, 아.....!]




입술이 부르르 떨렸다.

지금은 현실인데, 현실인데 어째서 꿈의 광경이 보이는 거야.

결국 그 때의 말마저 들려왔다.




『넌 왜 태어난 거야?』


『형의 존재가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


『어째서 놀아주지 않는 거야?』




나를 부정한느 말들이 빙글빙글, 머릿속을 맴돈다.

나는 머리를 감싸안고 귀를 막았다.



[으, 으아, 아아아아!!! 그만, 그만둬!!! 시끄러워!!! 듣기 싫어!!!!]




나는 그 소리들을 떨치려는 것처럼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다섯명은 놀란 듯 뒷걸음을 쳤다.




[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무서워!!!아픈 건 싫어!!!어째서! 어째서 나만!!!!]




나는 이제 완전히 착란 상태에 빠져버렸다.




[어이!!카라마츠!! 진정해!!!]


[뭐하는 거야, 임마!!]



오소마츠와 쵸로마츠가 나를 말리려 달려든다.

어깨를 벽에 누르고, 다리를 바닥에 누르며, 손목을 있는 힘껏 잡았다.



[힛, 우와아아아!!!만지지 마!!! 사, 살려줘!!!살려줘!!!!싫어!!싫어어어!!!]



눈물과 침으로 엉망이 된 얼굴로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죽음의 위협을 느꼈다. 마치 갓난아기처럼 울부짖는 나를 보고,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는 울음을 터뜨렸다.

이치마츠도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다.



[어이, 카라마츠!!카라마츠!! 왜 그러는 거야!! 진정하라고!!]



그 때, 현괄이 열리고, 마미가 후다닥 들어왔다.

마미는 울부짖는 나를 보고 상당히 충격받은 얼굴을 했다.



[카라마츠..!! 대체 무슨 일이니!? 설명하렴, 니트들!!]


[내, 내가 나쁜 거야...]



토도마츠가 붉어진 얼굴로 마미 앞에 나와 말했다.



[아냐!!토도마츠는 나쁘지 않아!! 이 녀석이....카라마츠가 마약을 하고 있었다고!!]



오소마츠가 후드 주머니에서 다 쓴 주사기를 꺼내 책상에 올려 놓는다.


착란 상태의 나와 본적도 없는 주사기.

그걸 보면 누구나 내가 마약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마미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이게...무슨...오소마츠, 쵸로마츠. 거기서 비키렴]



마미는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를 물러나게 하고, 내 앞에 선다.

그리고 손을 높이 치켜들고 내 뺨을 후려친다.



[......에]



나는 갑자기 들어온 공격에 깜짝 놀란다.

나는 지금 누구에게 맞은 거지? 엄마...? 엄마가 나를 때렸어? 어째서? 엄마도 내가 약을 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갑자기 마음이 시려왔다.


아아, 그런가. 여기에 내 편은 없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카라마츠!!! 어른이 되선 울고 불고!!게다가 마약..이라니..!!]



나는 말문이 턱 막혔다.

부끄러움.....나의 이 고통은 부끄러운 건가?

발버둥 쳐서, 이 고통을 참고 참다가, 결국 오늘에서야 폭발해버린 건데!!!



[........후, 하, 하하. 아하하핫! 하하하하핫!!]



나는 눈물을 흘리며 소리내 웃었다.

딱히 뭐가 재밌다거나 그런 건 아니였다.

그냥 자연스레 웃음이 흘렀다. 대체 누구를 비웃는 걸까.



[아무도...아무,도...나를 믿지 않아. 마약같은 게...아니라고 말했는데....!!!

 너희들은 언제나, 그래.....언제나 내 말은 들어주지도 않았지...이제, 이제 됐어......]




나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않았던 거다.

누구도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병원에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 한번도 따라오지 않았다.

내가 밤에 깨어난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물이 무서워서, 불도 무서워서, 사람도 빛도 모두 무섭고 외로운데 그 누구도 걱정하지 않았다.




나는 눈물과 침으로 엉망이 된 얼굴을 오른팔로 힘껏 비비고, 일어섰다.

머리를 부딪친 탓인지 어지러웠다.



[기다리렴, 카라마츠!!부탁이니까...엄마랑 얘기를...!!]



괴로운 듯 외치는 엄마의 말은 내게 닿지 않는다.



복도에 나오자, 갑자기 구역질이 치밀어 화장실로 달려갔다.

나오는 건 위액 뿐이다.




[우에...아, 윽....기분..나빠....]





나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은 거지..?

지금까지 20 몇년. 여섯 쌍둥이라는 세계 속에서만 살아왔다.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그 때부터 줄곧 고등학교 졸업까지 우리는 여섯명이서 하나였다.

유일하게 내가 집에 있도록 붙잡고 있던 어머니마저도 나를 믿지 않는다.

비록 거기에 어떤 갈등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의 내게 그런 걸 생각할 여유는 없다.

내게 남은 건,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고 남은 잔해들 뿐이다.




이제 이 생명에 막을 내릴 때인지도 모른다.

가족 앞에서 자신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나, 열심히 했다고?




나는 절뚝거리며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도 내게는 고통스럽다.

2층에 도착했을 때는 힘든 운동을 한 것마냥 숨이 가빴다.


고교 시절에 사용했던 가방에 며칠 분의 갈아입을 옷을 챙겼다. 다가올 그 날을 위해.

그리고 1층으로 가서 거실에 둔 수면제를 가방에 챙기고, 

치비타에게 줄 돈을 옷들 사이에 조심스레 넣고 가방을 내려놓는다.



그 때, 오른팔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미세하게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아아, 시간이 없어.


손거울을 꺼내들어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 가 거울을 들여다 보았다.

거울에 어렴풋이 비치는 내 얼굴은 심각했다.

머리 붕대는 피로 물들어 있고, 오른쪽 뺨은 검붉게 부어 있었다.




카라마츠, 많이 지쳤구나.

이제 곧....이제 곧 편해질 수 있어.

그러니까 조금만 더 연기하자. 주역은 물론 너야.

.......일생 일대, 마지막의 큰 무대를 개막하자.




마츠노 카라마츠, 인생의 Finale를 맞이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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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다짐하며, 목발을 사용해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려서부터 많이 다녔던 정든 거리인데, 보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마치 모르는 거리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온몸이 욱신욱신 아프다. 머리도, 팔도 아프다.



그런 낡은 걸레 같은 몸을 이끌고 간 곳은, 데카판의 연구소였다.



[실례합니다!!데카판 박사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데카판 박사가 나타난다.

내 뺨을 보고 굉장히 놀란 표정을 했다.



[어, 어떻게 된 거다스!? 이, 일단 안으로 들어와라다스!]




안으로 들어가니, 전처럼 데카판은 따뜻하게 반겨 주었다.

부상은 형제 싸움이라도 말했다.

그 약을 마약이라고 오해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면, 박사가 자책하게 될지도 모른다.


박사의 단짝인 다용이 차를 가져다 주었다.

잘 보니 책상 위에 아직 김이 피어오고 있는 찻잔이 놓여있다.

누군가 손님이 있었던 걸까.



[카라마츠군, 그 동안 실험에 협력해 줘서 고맙다스. 한가지 질문을 해도 괜찮다스?]



나는 홍차를 마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라마츠군은 그 약을 써서 어떤 트라우마를 극복했다스?]


[아아......그건, 물이다]


[호에. 물다스? 왜 물이다스?]


[....치비타를 만나고 싶었다. 그게, 녀석은 하천 부지에 있잖아?

 폐를 잔뜩 끼쳤으니까, 직접 만나서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쑥스러운 듯 웃었다.



[맞아, 박사. 받은 실험비 말이다만....그거, 치비타에게 줘도 괜찮은가?

 그 녀석 나 따위의 치료비 등 이것저것 내줬으니까]



그렇게 말하자, 박사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다.



[무, 물론 괜찮다스... 그건 이미 카라마츠군의 물건다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무슨 일로 왔다스?]




그의 질문에 나는 데카판을 똑바로 쳐다보고, 손을 책상에 짚고 머리를 조아렸다.

데카판은 갑작스런 일에 당황했다.




[....부탁이다. 평생의 소원이 있다. 감정을 억제하는 약 같은 게 있다면, 삼일분 정도 주지 않겠나?]


[....감정을? 무슨 일이다스?]




의아한 듯한 표정의 데카판에게 간단히 설명을 했다.


가족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슬픔과 고통, 공포심과 선망 등 다양한 감정이 섞여든다.

내가 무대를 완벽히 개막하기 위해 평소처럼 행동하려면 그런 감정들은 방해다.




[있기는 있다스...]




데카판 박사는 잠깐 어디에 갔다가 손에 알약이 든 병을 들고 온다.




[이건 인격을 바꿀 수 있는 약이다스. ...일주일분 정도 있다스. 가져가도 괜찮다스!!]



먹기 전에 되고 싶은 자신을 떠올리면서 먹어야 한다고 하길래,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데카판과 다용은 나를 배웅하러, 현관까지 따라나왔다.




[데카판 박사. 지금까지 정말 고마웠다.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다용도 차 맛있었다고-]




그러면서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연구소를 빠져나왔다.




[....불쌍하게도. 카라마츠군은 마음이 병들어 있다스. 어쩌면, 이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스]


[그럴까용~~]




두사람의 중얼거림은 듣는 이 없이, 정적에 녹아 들어갔다.

달은 완전히 구름에 가려지고, 밤바람에 베일 것만 같은 차가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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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ale - 피날레


* 다용 대사 하나뿐인데,

제일 어려웠다용~~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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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하던...마약으로 오해.....ㅠ


카라마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치만 확실히 오해할만하죠ㅠㅠㅠ

그래도 조금만 믿어주지ㅠ










오늘은 소설만 2개입니다ㅎ

그냥 오늘은 소설이 땡겨서.............


남은 1개 마저 가져오고 사라질게요 'ㅂ'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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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647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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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베키_    / 퍼가지 말아주세요!)










그로부터 며칠,


나는 더욱 더 집에 쳐박혀있게 되었다.

단, 부모님 앞에서만큼은 평소의 카라마츠를 연기해서,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조심했다.

연기 따위 누워서 떡먹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고통으로는 쉽지만은 않다.




낮에는 커튼을 치고 거실에 틀어박혔다.


방의 구석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서 가끔 꾸벅꾸벅 졸고,

밤에는 악몽을 꾸고는 이불을 빠져나가 툇마루에서 그저 해가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매일이 계속되었다.





브라더들은 그런 내가 기분 나쁜지, 전혀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뭐어, 오히려 그 편이 편하다.

형제들이 내 뒤에서 한심한 목소리를 흘리면, 그저 웅크리고 가만히 있을 뿐이다.






[오늘은.....무슨 요일이지...?]





달력까지 절뚝절뚝 걸어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확인한다.





[목요일..인가]





아아, 그러고 보니 진찰날은 그제였군.


그렇게 생각하며 무거운 몸을 일으켜 오랜만에 나갈 준비를 한다.


역시 빠질 수는 없지. 꼭 가겠다고 의사와 약속했으니까...이번에는 특별히 강한 수면제를 달라고 해야겠군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면도를 하고, 머리도 정리하고, 선글라스를 낀 채, 목발을 이용해 병원으로 한발한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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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노씨-  마츠노 카라마츠씨, 진찰실로 들어오세요]





방송이 들리고, 실례하겠습니다 라며 문을 연다.







그러자, 걱정스러운 표정의 의사가 보인다.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선글라스를 벗고 가방과 함께 짐칸의 바구니에 넣는다.




의사가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했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죄송합니다만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으니 조금만 큰 목소리로 말해주시겠습니까?]




그렇게 말하자 의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나한테 가까이 다가와,




[잘 오셨습니다. 그저께 오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말한다.





[밖에 나가고 싶지가 않아서, 잊어버렸습니다..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마츠노씨, 느닷없지만 몇가지 질문 좀 해도 괜찮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선글라스, 언제부터 쓴 건가요?]




에, 하고 어이없는 듯 의사를 바라본다.


지금 왜 그런걸 묻는 거지?




[언제부터....고등학생 때부터 선글라스는 계속 쓰고 다녔습니다만]



[그럼 질문을 바꿔서, 마츠노씨 이전에 병원에 오셨을 때는 병원 안에서까지 선글라스를 끼고 있진 않았었죠?

 그런데 어째서 오늘은 쓰고 있었나요? 이유가 있습니까?]





이유? 그야 당연히.





[눈이 부셔서 어쩔 수 없어 썼습니다. 그날부터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 같ㅇ...아니, 실제로 떨어졌습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의사는 간호사에게 눈짓으로 조명을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끄도록 명했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되고 있는 거군요....알겠습니다. 그럼 다른 질문입니다.

 귀, 잘 들리지 않습니까?]


[귀......네, 들리지 않습니다]




의사는 차트에 사각사각, 뭔가를 쓴다.




[네,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밤에 제대로 자고 있나요?]




밤, 그 말에 나는 어깨를 움찔하고 떤다.


밤은 무섭다. 자고 싶지 않아. 괴로운 생각따위 하고 싶지 않아.





[.......잠은 자고 있는데, 계속 악몽을 꿔서.......]



[악몽? 어떤 내용인가요?]





의사의 질문에 나는 입을 다물고 만다.

그러나 의사는 잠자코 내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는 듯 하다.


결국, 나는 입을 열었다.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다쳤을 때의 상황이 계속, 계속 반복되서...저, 저는 그게 너무 무서워서...! 그래서........!!]





얘기하다 보니, 하아, 하아, 하고 호흡이 가빠진다.


숨 쉬는 법을 잊은 듯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다.

괴로움에 가슴을 꽉 움켜쥔다.





[마츠노씨, 진정하세요!! 누가 봉투를!!]





간호가사 재빨리 봉투를 준비하자, 의사가 내 입에 그것을 대고 등을 쓸어준다.




[천천히 해도 좋습니다. 제 말대로 따라하세요. 들이마시고, 내뱉고, 들이마시고, 내뱉고]




의사의 말대로 호흡을 반복하자 괴로움이 점차 가라앉는다.


아아, 한심하다. 겨우 그정도로 과호흡 상태가 되어 버리다니..





[...진정됐군요. 이제 말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괴로운 기억을 꺼내게 만들었군요]




의사의 따스한 말에, 뚝뚝, 눈물이 흐른다. 성인 남자인데, 꼴불견이다.




의사는 잠시동안 내가 울음을 멈출때까지 등을 쓸어 주었다.



눈물은 신기하게도, 그칠 것 같으면서도 계속계속 흘러 넘친다.






얼마나 울었을까. 휴지를 빌려 눈물을 훔치며 코를 풀었다.

울고나니 조금 속이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이제 괜찮습니다. ......선생님, 저는...이상해져버린 걸까요..?]




이 고통에 병명을 붙여달란 듯,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고 말해달란 듯, 의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의사가 입을 열었다.





[우선, 시력 저하와 청력 저하는 두부 외상에 의한 것, 수면 장애 및 악몽을 꾸거나 마음이 불안정한 것은 아마 PTSD때문일 겁니다]


[P...T, SD?]





되묻는 내게, 의사는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준다.



요약하자면, 재해나 죽음의 위험을 느낄 정도의 사건을 당했을 때,

수면 장애와 강한 불안, 악몽, 공황 장애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그렇게 통보받자, 금방 마음이 놓였다. 이상하게도 나는 침착했다.




[PTSD의 치료에는 가족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다음에는 가족분을-]




"가족" 그렇게 듣는 순간, 나는 의사의 팔을 꽉, 붙잡았다.

그는 나의 행동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그, 그것만은!! 그것만은 그만둬주세요!! 가족한테는....말하고 싶지 않아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저는...괜찮습니다. 혼자서도 충분하니까...]




나의 그런 모습에, 의사는 내가 가족과 문제가 있단 것을 알아채고,





[마츠노씨, 이런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만약 가족과 떨어지고 싶다면 이쪽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했다.


내가 그 집을 떠나....? 이런 나를 어디의 누가 받아 준다는 거야...어딜 가더라도 곤란한 건 마찬가지인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선생님의 호의는 기쁘지만, 저는 집을 떠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부탁이 있습니다. 강한 수면제를 처방해주실 수 없을까요? 그 악몽만 꾸지 않는다면 괜찮습니다]


[알겠습니다. 무리라면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원하시는대로 수면제를 처방해드리겠습니다.

 ...마츠노씨,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지 않겠습니까?]





저번에 가지 않은 건 이미 진작에 걸렸을 거다.


이 사람은 내 말을 친절하게 들어주고, 나를 도와주려고도 해주는 좋은 의사다.



하지만, 나는 더이상 피곤해지고 싶지 않다.

이 고통에 병명이 붙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정신과에 가서 꼬치꼬치 캐물어, 다시 그 고통을 끄집어내고 싶지 않다.

그냥 빨리 돌아가고 싶다.





[.......마음이 내키면 가겠습니다]





거절하는 것도 좀 그래서, 애매하게 대답을 해버렸다.





사실은 시청각 검사도 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돈은 없다.

그래서 나는 검사를 거절하고, 약만 받아 가기로 했다.




지갑 속을 보면, 지폐는 없고 백엔짜리 동전 몇개와 십엔짜리가 굴러다니고 있다.

다음주에 또 오지 않으면 안 되는데,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며 터벅터벅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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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를 둘러보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 6명이 달려가고 있다.

너무도 즐거운 목소리에, 그리움과 선망이 안겨온다.





나도 저 시절에는 형제들과 함께 웃고 있었는데....정말 즐거웠지.


엄마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 개구리를 던지고, 아빠가 항상 읽는 신문을 1년 전의 것으로 바꾸고....무엇을 해도 여섯명이 하나였어.





[아아, 내 안에도 아직 이런 좋은 추억들이 남아 있었구나]




죽을 때만큼은 좋은 추억만 안고 죽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며 멍하니 걷다 보니, 지나던 사람과 어깨를 부딪쳤다.





[카라마츠군, 다스까?]




부딪친 사람은 알몸에 큰 팬티를 입고 그 위에 백의를 걸친 데카판 박사였다.

어딜 봐도 변태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의외로 우수한 박사이다.




[아아, 데카판 박사, 안녕하세요]


[안녕하다스! 치비타군에게 얘기 들었다스. 그렇다 쳐도 꽤 심한 부상이다스..음~...그래! 괜찮다면 연구소에 들렀다 가라다스!]





데카판 박사는 내 답은 듣지도 않고 등을 떠밀어 연구소로 데려갔다.


나를 의자에 앉히고, 데카판 박사도 내 앞에 앉는다.





[치비타군이 카라마츠군을 엄청 걱정했다스..자기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치비타...최근엔 만난 적이 없네...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그래서, 카라마츠군한테 한가지 제안이 있다스! 실험을 해보지 않겠다스?]





실험? 무엇의?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나를 보고 데카판 박사는 집게 손가락을 세우고 설명을 시작한다.





[실험이란 약의 실험이다스. 인체에는 해가 없는 약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스!!

 삼일간 데이터만 뽑으면 끝난다스!]




할거다스?? 하고 데카판 박사가 물어온다.


약의 실험대상인가....

나로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야, 꼭 하고 싶지만.....




[대체 무슨 약인가?]


[아아, 그건 트라우마를 한가지 없애는 약이다스]





그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라, 트라우마를 없앤다고...!? ,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갔다.





[그렇다스.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전국의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의 희망이 된 다스!!

 뭐어...한가지 뿐이지만]


[할게!! 아니, 부디 시켜줘!! 박사!!!!]





나는 흔쾌히 승낙한다.


답을 이미 알고 있었던 건지, 데카판 박사는 씨익, 웃으며 작은 상자와 봉투를 가지고 온다.





[호에. 이게 그 약이다스. 하루에 한번, 삼일간 팔에 주사하면 된다스.

 주사할 때, 지우고 싶은 트라우마를 강하게 떠올리면 된다스.

 간단히 말해, 약이 뇌에 반응해서, 트라우마를 지워주는 거다스. 부작용 관련은 그 종이를 보면 된다스]





주사인가...뭐, 상관없어.

하나라도 트라우마가 사라진다면야 만만세다.





[그리고 이건 사례금다스. 안전성은 보증한다 하더라도 이건 인체실험이다스.

 그러니 이걸 줘야할 필요가 있다스]




나는 조심스레 그것을 받아든다. 만엔짜리 지폐가 한장, 두장, 세장, 네.....삼십장!?





[데, 데카판 박사!! 이렇게 많이 받을 수는 없다!!]




그렇게 말하자, 박사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스. 이건 타당한 금액이다스. 실험 결과는 메일로 보내주면 된다스]





나는 데카판 박사에게 절을 하며, 사례금을 주머니에 소중히 넣고, 귀가했다.





그 돈을 사용할 곳은 이미 정해졌다. 치비타에게 모두 줄 것이다.

전에 내준 치료비와 지금까지의 외상.



나는 오랜만에 신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다녀왔어]





그렇게 말해도, 물론 답은 없다.


오랜만에 나간 탓인지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잠깐 쉬려고 방으로 돌아가 방석을 깔고 눕는다.





[트라우마를 한가지 지울 수 있어.......]




무엇을 지울까. 물? 불? 악몽? 


이렇게 생각하고는 있지만, 내 마음은 연구소에 있을 때부터 이미 결정됐다.





나는 당장 일어나, 상자의 설명서를 꺼냈다.



으음, 부작용은 구토, 드물게 환각과 환청, 신경 마비가 일어난다....인가.


뭐, 이제 아무래도 좋다. 어떤 부작용이 나타난들 이제와서 문제될 건 없다.

이미 빛과 소리와 맛을 잃은 내게 무서운 건 없어.




주사기에 약물을 넣는다. 한번 톡, 치면 바늘이 튀어나오는 구조였다.


나는 조심히 왼손의 깁스를 푼다. 그리고 설명서를 보면서 주사할 위치에 알코올 솜으로 닦았다.

오른팔만 쓸 수 있으니, 왼손에 주사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나는 서두르는 바람에 주변을 살피는 걸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형 돌아온 거야, 하고 토도마츠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는데도 나는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나는 물에 대한 공포가 낫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팔에 주사 바늘을 찔러 넣었다.





힉, 하고 토도마츠가 뒷걸음을 치며, 문을 닫고 어디론가 달려간다.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건가]





하지만, 이거에 걸어 볼 수밖에 없다.


나는 다시 한번 치비타의 가게에 가고 싶었다.

맛은 몰라도 다시 그 따뜻한 오뎅을 먹으며, 고맙다고 돈을 주고 싶었다.






나중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을 위해, 욕조에 물을 채워 보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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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판 말투

언제나 넘나 어색한 것.....;ㅂ;




아마, 카라마츠는 토도마츠가 왔다는 걸 모를겁니다!

묘사때문에 헷갈리실까봐 'ㅂ'a



그리고 카라가 치비타의 가게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전...전편인가?에서 나왔죠


물이 무서워서 갈 수가 없습니다.

치비타의 가게는 강변에 있으니까!!


가던 도중에 트라우마 때문에 주저 앉았었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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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적혀있지만 'ㅂ' 친절한 분께서 그려주셨습니다



사실 그냥 추천받으려고 이미지 추천 부탁합니다!!했던 건데

그려주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저야 그려주신다면야 감사히...'ㅂ'a


똥손인 제게 있어 여러분은 다들 금손이니까요..




고작 역식할 뿐인 저에게 이런 엄청난 선물을 주시는 여러분

정말 사랑합니다ㅠㅠㅠㅠ


댓글로도 감사한데 ;ㅁ; 선물까지...ㅠ





정말 감사합니다 '▽' ♡♡♡♡





+ 아, 혹시나 오타있으면 지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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