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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LINE 카라마츠]

(1.     거짓말 같은 실제 이야기)






쵸로마츠 : 카라마츠으- 오소마츠형한테 붙잡혔는데-


카라마츠 : 그래? 이야기 들어주라고


쵸로마츠 : 도와줘♡


카라마츠 : 싫어♡


카라마츠 : 그치만, 오소쵸로잖아? 그거잖아? 나랑 친하게 지내서 따지는 거잖아? 오소마츠의 질투심에 불 붙은 거지?


쵸로마츠 : 잘도 그런거 생각하네!? 동정인데 처녀 먼저 잃는다니, 뭐야 그거!? 바보 아냐!? 똥꼬털 태워버린다!!


카라마츠 : 푸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정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그래도 나, 오소쵸로 좋아한다고?


쵸로마츠 : 나야말로 이치카라 좋아하는데?


카라마츠 : 나도 이치마츠를 좋아하긴 하지만, 연애 감정은 없으니까


쵸로마츠 : 아~~~, 이치카라 고귀해애~~ 솔직하지 못해서 카라마츠가 말 걸때마다 이치마츠가 과잉반응해서 차갑게 구는 거잖아?


카라마츠 : 아니, 그런ㄱ


쵸로마츠 : 응? 왜 그래-?


쵸로마츠 : 저기요~? 뭐야?







카라마츠 : 이, 이치마츠가, 이츠마츠가 (*카라가 오타냈슴다) 


쵸로마츠 : 이치마츠가 뭐?


카라마츠 : 머리 쓰다듬어 줬다!!!!!


쵸로마츠 : 아아악!!!!제에에에에엔자아아앙!!모에에에에////////


카라마츠 : [이리와, 쿠소마츠]라고 협박 당한 뒤였기 때문에, 솔직히 반할 뻔했다


카라마츠 : 이치마츠의 차가운 태도도 조금 견딜만하군


쵸로마츠 : 고마워, 나도 오소마츠형의 짜증나는 공격 견딜만해졌어. 고마워


카라마츠 : 아니-, 천만에-











[개인 LINE 쵸로마츠]

(2.     약속)






카라마츠 : 



 싫어한다는 걸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겨우 짜낸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 쵸로마츠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밖에 하지 않았다.

카라마츠가 어떤 의미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지 모를정도로 쵸로마츠는 바보가 아니다. 

20년 이상 카라마츠와 함께 있었다. 싫어도 알아 버린다.




[기분, 나쁘겠지......]




알고 있어, 하지만, 그래도....

평소 같으면 밝게 웃으며 말하는 그의 입이 오늘만큼은 곤란한 듯이 우물거리고 있다.

자신을 상징하는 꼿꼿한 눈썹도 아래로 내려가있고, 눈은 눈물이 맺혔는지 물끼를 띠고 있었다.

그 눈을 보자마자 쵸로마츠는 모든 것을 버려도 좋다고 생각했다.

쵸로마츠에게 있어서 카라마츠는 특별하고 자신만큼이나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기분 나쁘지 않아. 나도 똑같은 걸]


[쵸로마츠?]


[나는 오소마츠형을 좋아해]




쵸로마츠의 갑작스런 고백에 카라마츤느 모든 것을 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카라마츠한테 쵸로마츠는 특별하고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선 그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만큼의 존재였기 때문일 거다.




[저기]


[응]


[날 부양해주겠다는 약속, 아직 유효한가?]




한껏 긴장해서 물어오는 카라마츠에 쵸로마츠는 부드럽게 웃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착하고 사랑스러운 한 사람에게 말을 하기 위해 쵸로마츠는 카라마츠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카라마츠가 떨리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때,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미소를 띠운 채 말했다.




[당연하잖아? 너라면 언제라도 먹여살려 줄게]






쵸로마츠 : 어라, 이상하네, 스크롤바가 움직이지 않아


쵸로마츠 : 읽씹하지 말라고. 저기, 이거 다음은? 나 완전 읽고 싶은데에- 카라마츠 오빠♡


카라마츠 : 네가 싫어하는 오소쵸로라는 걸 알았으니까 다음은 없다!


쵸로마츠 : 네가 쓰는 오소쵸로는 좋아


카라마츠 : 본심은?


쵸로마츠 : 네가 쓰는 공의존계 이야기가 좋아

(*공의존 - 상대에게 의존됨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아내는 것,자세한 설명은 초록창)


카라마츠 : 그렇겠지~


쵸로마츠 : 그래서, 다음은? 뭣하면, 천엔 낼까?


카라마츠 : 나랑 함께 음악이라는 세계에 빠져보지 않겠나?


쵸로마츠 : 응. 노래방 가고 싶어


카라마츠 : 악역 부르고 싶어!!

(*죠죠 엔딩 중, 악역 협주곡 어쩌고 하는 노래가 있습니다)


쵸로마츠 : 나도 그거 알아!! 오잉고 보잉고 좋은 캐릭터인 것 같아!! 그치만, 그것보다 좋아하는 건, 홀오이

(*죠죠 얘기입니다, 마지막은 아마도 죠죠 커플링)


카라마츠 : 나도 좋아해


쵸로마츠 : 다음편 써줘


카라마츠 : 싫어








[개인 LINE 오소마츠]

(3.      어라, 잠깐..?)





카라마츠 : 언제까지 나와 쵸로마츠를 감시할 건가?


오소마츠 : 그건 당연하잖아? 너희들이 형아를 떠나지 않으려고 할 때까지


카라마츠 : 그런가. 그럼, 최후의 수단밖에 없겠군



 [카라마츠가 쵸로마츠를 초대했습니다]



오소마츠 : 에?


카라마츠 : 안 될 것 같다


쵸로마츠 : 그럴 것 같았어. 어쩔 수 없네, 최종 수단이다.


카라마츠 : 그것밖에 없네


오소마츠 : 뭐하려고? 형아한테도 알려줘~~


쵸로마츠 : 우리들


카라마츠 : 우리들


카라마츠 : 지금


쵸로마츠 : 스트레스로


카라마츠 : 죽을 것 같다


오소마츠 : 에


쵸로마츠 : 술 마시러도 못 가고, 냐짱 라이브도 못 가고 밥먹으러 나가지도 못해!!!!!


카라마츠 : 나는 자유를 사랑하는 남자라고, 형. 슬슬 외출을 허가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


오소마츠 : 엣, 그렇게나!!?


쵸로마츠 : 그래도 괜찮아? 동생이 스트레스로 죽어도


카라마츠 : 쵸로마츠가 없으면 츳코미 없어지니까 큰일이라고~?


오소마츠 : 젠자앙!!!! 역시 너희들 이치마츠의 형이네!!!!


오소마츠 : 알겠어!!나가!!!!


카라마츠 : 이예~이~


쵸로마츠 : 아싸아~~








[개인 LINE 카라마츠]

(4.    자유)





쵸로마츠 : 자유다------!!!!


카라마츠 : 해냈네!!간만에 둘이서 나가겠군!!쌓이고 쌓였던 말들이 많다고!


쵸로마츠 : 그렇네~! 카라마츠가 다음편을 쓰도록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되고


카라마츠 : 대충 구상해둔 것밖에 없다고? 내가 쵸로마츠한테 넘어가는 거


쵸로마츠 : 그래도오!!그래도오오오!!! 그런거 보면 다음을 원하는 건 당연하잖아아!!


쵸로마츠 : 살테니까!!카페나 노래방 비용 내가 낼테니까아!!


카라마츠 : 정말인가?


쵸로마츠 : 물론!


카라마츠 : 스타벅스 가자!!


카라마츠 : 톳티한테 옷 봐달라고 할테니까!


쵸로마츠 : 카, 카라마츠!! 날 위해서 근사하게 입어 주려는 거야!?


카라마츠 : 훗, 평소 복장으로 가면 아프다고 하니까 말이지. 너까지 상처입힐 수는 없다


쵸로마츠 : 아-, 그래그래


카라마츠 : 그럼, 잠깐 기다려라






카라마츠 : 톳티한테 잔뜩 사진 찍혔다만


쵸로마츠 : 좋겟네- 나도 찍고 싶어


쵸로마츠 : 그보다, 지금 어디?





[기다리게 했군!]




문이 뻥!!열리고, 동시에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쵸로마츠는 한숨을 내쉬며 그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굳이 그렇게 큰소리 내면서 문 열지 않고 그냥 평범하게 어딨는지 말해, 라던가 이래저래 잔소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카라마츠를 보고 멍하니 굳어버렸다.





[카, 카라마츠..그거]


[역시 이상한가? 토도마츠가 나한테 어울리는 걸 골라줬는데]


[에? 어, 어울려!! 엄청 잘 어울린다고!]


[그, 그런가?]





고맙다, 라며 웃는 카라마츠의 주변에 절대로 꽃이 피었을 거라며 머리 한 구석으로 그렇게 생각하던 쵸로마츠는 가만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언제나의 안쓰러운 복장이 아니라, 지금 입은 옷은 완전 평범 그 자체.

옅은 청색 파카에 갈색 P코트. 폼 잡으려는 건지, 카라마츠는 코트를 열고 있었다.

하지만 파카 덕분에 지나치게 멋부린 느낌도 나지 않고, 검은 면바지가 카라마츠의 다리 길이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해주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얄미울 정도로 멋있다.




[토도마츠가, 쵸로마츠도 코디해줄까? 라고 하더군]


[평소의 내 복장, 촌스럽다고 생각해? 옆에 있으면 부끄러워?]


[? 나는 평소 쵸로마츠의 복장 좋아한다만?]




쵸로마츠의 복장은 매우 간단하다. 적당한 바지와 셔츠에 마지막으로 검은 모즈코트를 입는다.

토도마츠라면 촌스럽네~~~, 그건 좀 아니잖아~ 라고 말하겠지만, 

뭐어 카라마츠가 좋다면 그걸로 됐다며 쵸로마츠는 웃었다.




[그럼, 평소 입는대로 입을게. 갈아 입을테니까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어]


[알겠다]




오랜만에 외출이라며 들뜨는 사이,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의 목에 보라색 목도리를 둘러주었다.

부녀자, 부남자라면 견딜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쵸로마츠는 안타깝게도 이를 모른다.







[개인 LINE 쵸로마츠]

(5.    고귀함)






카라마츠 : 왜 자유를 찾은 다음날 자유가 없어지는 건가


쵸로마츠 : 뭐어, 나는 구인 잡지 읽은 예정이었으니까, 눈 앞에 오소마츠형이 있든 없든, 이치마츠가 있든 관계 없지만


카라마츠 : 내 옆에는 쥬시마츠와 토도마츠가 있다만, 두 사람의 대화가 귀여워서 말이지. 당장 집으로 가 너와 얘기해 주고 싶군


쵸로마츠 : 얘기 하고 싶은건 동감. 어제는 이치카라 얘기 뜸했다고-


카라마츠 : 뭐라고 반응해야 할지 곤란하다


쵸로마츠 : 아--- 이제, 정말 이치카라 중독이야-


쵸로마츠 : 나랑 같은 얼굴이라고? 같은 DNA라고? 그런데 이런건 용납할 수 없다고?! 왜 너희들 나보다 훨씬 귀여운 거야?


카라마츠 : 개성의 문제가 아닌가? 토도마츠도 쥬시마츠도 귀엽잖아?


쵸로마츠 : 얼마 전에 쥬시마츠가 [아픈 거 아픈 거 날아가라~~~!]라고 다친 토도마츠한테 말했었다고


카라마츠 : 뭐야, 위험해애, 천사냐고


카라마츠 : 천사였어...


쵸로마츠 : 이제 와서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쥬시마츠는 뭐랄까, 너무 천사라서 아무한테도 주고 싶지 않은 타입이야


쵸로마츠 : 드라이 몬스터인 토도마츠도 아마 같은 생각일 걸


카라마츠 : 그렇겠지-


쵸로마츠 : 토도쥬시


카라마츠 : 토도쥬시


쵸로마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생각하는 거 똑같냐고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정말!! 뭐냐고, 왜 그렇게 귀여운 거야!!? 진짜 같은 DNA 맞아!!? 똥꼬털 다버려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너 이제 태울 똥꼬털 없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에엣ㅋㅋㅋㅋㅋㅋㅋㅋㅋ없엌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인정하지 맠ㅋ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뭐어, 마음의 똥꼬털은 항상 불타고 있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너의 마음은 평생 들여다보고 싶지 않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푸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인 LINE 쵸로마츠]

(6.      망가지다)






카라마츠 : 아무 말 없이 이걸 봐줘




(이치마츠와의 LINE 캡처



 카라마츠 : 이치마츠, 지금 편의점인데 뭔가 필요한 거 있는가?


 이치마츠 : 고기만두랑 카레만두


 카라마츠 : 두개나 먹는 건가?


 이치마츠 : 고기만두도 카레만두도 먹고 싶어서, 쿠소마츠가 절반 먹어


 카라마츠 : 알겠다. 곧 갈테니 기다려라


 이치마츠 : 서두르라고, 쿠소마츠


 카라마츠 : 아아!! 맡겨둬라!


 이치마츠 : 다치면 죽일거니까


 카라마츠 : 다치지 않게 돌아가겠다!!   )




쵸로마츠 : 보존한다


카라마츠 : 하네, 역시나


쵸로마츠 : 뭐야 이거, 있을 수 없어, 낙원은 여기 있었어.....!!


카라마츠 : 우리 때문에 이치마츠의 상냥함이 이렇게 더럽혀지는군....


쵸로마츠 : 앗, 그만둬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반사


카라마츠 : 앗, 그만둬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그치만 정말 나쁘다고, 우리들. 형제애를 이런 식으로 보고 있으니.......


쵸로마츠 : 그렇네.....그치만 말야, 이게 우리고, 피해는 아직 없으니까, 괜찮다고....


카라마츠 : 그렇네.......아직, 아직은 괜찮겠지......?


쵸로마츠 : 틀렸어!!이렇게 쓰고 있으면서도 불안함 가득이야!!! 미안 이치마츠!! 형아 몹쓸 형이었어!!!!


카라마츠 : 미안, 형은 알고 있었어!!


쵸로마츠 : 순수한 형제애를 질척질척한 사랑으로 보고, 카라마츠에게만 보이는 차가운 반응은, 그저 단순히 카라마츠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거라고 여겼어!!


카라마츠 : 우와, 깬다


쵸로마츠 : 오늘 푸딩 줄테니까 이런 형을 용서해줘어어어어어어어


카라마츠 : 진정해, 쵸로마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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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죠죠는 제가 본 적도 없고 파지도 않으므로

커플링 명을 잘 모릅니다.........;;;;

초록창에 쳐도 안 나와;;;;;;;

그래서 그냥 읽히는대로 적었습니다

정확한 커플링명을 아시는 분은 댓글을 주세요! ;)





* P코트 / 모즈코트는 초록창에 치면 나옵니다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ㅂ'a


랄까, 이거 초록창 언급 괜찮은 걸까.......하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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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치마츠 미안해애애애!!!!

순수한 형제애를...형제애를...더럽게 봐서어어ㅠㅠㅠㅠㅠ

지금 먹고있는 꿀꽈배기 줄테니까 용서해줘어어어어어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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しっけ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373977























우연이었다.

평일 대낮, 가만히 바보처럼 카라마츠 girl을 기다리는 그가 깡패들에게 얽혀버린 광경을 본 건.


변덕이었다.

통행에 방해되니까, 라고 트집을 잡으며 깡패들의 발에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건 것은.


도울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설마하니 깡패가 나자빠져서 강에 떨어져버리고, 결과적으로 이 안쓰러운 청년을 돕게 되다니.




그렇게 모든 것은 우연이고, 변덕이며, 사물의 흐름. 즉, 흐름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청년이 워낙 완고하게 사례를 하고 싶다고 한 탓에 그만 쓸데없는 한마디를 내던져 버렸다.




[사례는 너면 되잔쓰!!]




이로써 새로운 노예를 얻었다.

공장에서 일하게 할까 같은 비열한 생각했건 안 했건.


상대는 자신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인지, 돈을 주려고 너무나도 허름한 장지갑을 펼치고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면, 아아, 천엔과 1엔만 잔뜩이다. 푼돈도 안 된다.


그렇다면, 노예로 들여, 자신의 꿈을 위해, 생활을 위해 부려먹으며 돈을 벌게 해서 받는 게 낫다.

그런 의미를 담은, 돈보다는 네가 낫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달라는 그런 의미로 말한 거였다.




[돈은 금방 없어지잔쓰? 너라면 쓸만할 것 같잔쓰]



[그 말은 즉, 나를 원한다는 건가? 그치만 나로 정말 괜찮은 건가? 내가 보기에 천엔짜리 지폐가 가치있다고 생각한다만...]




설마, 마음을 읽힌 건가.

꺼려하는 청년에, 조금 초조해져서 서둘러 말했다.




[너는 사랑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파인 거잔쓰? 렌탈 여친으로 심하게 데이고 알았잔쓰요? 사랑은 돈을 능가한다는 것을!]




천엔짜리 지폐로는 사례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겨우 삼켰다.

그러자, 의외의 반응.

청년은 금세 뺨에 홍조를 띠고 "정말로 나로 괜찮은 건가?" 라고 말하면서

나는 여자가 아니다, 훌륭한 남자다 라며 못을 박는다.

어째서 성별을 확인하는 건지 궁금했지만서도 몇번이고 긍정의 의사를 표했다.

천엔짜리 지폐보다 네가 좋다고.



씨익, 청년이 선글라스를 쓰며 평소의 미소를 보인 건 다섯번이나 긍정하고 나서야였다.




[이렇게나 "나"를 원하다니, 이런 적은 처음이다. 극적인 만남으로 인한 시작도 나쁘지는 않지.

 솔직히 아까 도와줬을 때, 이야미는 퍼펙트하게 멋졌다! 쿨-했다고! 너는 나의 히어로다!]




남자는 '처음이지만, 아, 여자 경험도 거의 없지만,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군. 오히려 너무 기쁘다.'라고 했다.

청년 마츠노 카라마츠는 진지하게 자기 속내를 말하며 은근하게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물음표를 머리 위에 띄우던 히어로 이야미가 그 의미를 이해한 것은 다음날 점심 때.






[이야미!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적당히 도시락을 골라왔다. 점심은 아직이지?

 함께 먹자! 그리고 다 먹으면 나가서 데이트나 할까?]




집을 찾아 온 카라마츠의 수줍은 얼굴과, 들이밀어진 편의점 봉투를 번갈아 보면서 

이야미는 자신이 엄청난 짓을 했다는 걸 깨닫는다. 깨달았다. 눈치를 챘다.


그래서일 거다. 멀리까지 울려퍼지는 [셰-!!!!!!!!!!!!!]라는 소리의 원인은.









<기묘한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관계>







처음 이변을 눈치 챈 것은 멋에 민감한 토도마츠였다.


유행에 민감한 막내 동생은 차남의 변화를 알아차렸다.

평소의 카라마츠는 이따이한 모습을 선호한다.

가죽 재킷에 해골 벨트, 그리고 화려한 바지를 입는다.

그것이 차남의 사복 특징인데, 거실에 들어선 그의 모습은 매우 정상적이다.

아니, 그야말로 평범한 청년의 모습

하얀 이너 위로 긴 청색 가디건을 걸친 모습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져버린다.

그러곤 [무슨 일 있어?] 라고 무심코 말을 걸어 버린다.

토도마츠의 한마디로 거실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던 나머지 형제들도 고개를 든다.





[어라, 카라마츠가 평범하게 입다니. 뭔가 안 좋은 거라도 먹었어?]




이력서 서식을 검색하는 척 하면서 냐짱 동영상을 보던 쵸로마츠가 의문을 던진다.

토도마츠가, 그런 평범한 옷도 갖고 있었던 거야!? 라며 웃는다.


순식간에 주목을 받은 카라마츠는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행복한 듯한 표정으로 헤실헤실 웃는다.

평소의 훗, 하고 입꼬리를 올리는 모양이 아닌 그야말로 멍청하게 풀린 얼굴로 헤실헤실 웃었다.


그것만으로 전병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던 오소마츠가 경직.

방 구석에서 고양이에게 선글라스를 주며 놀고 있던 이치마츠도 경직.

쥬시마츠만 행복해보이네! 라며 같이 헤실헤실 웃었다. 천사냐.

아니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




모두 탁자 앞에 원형으로 둘러 앉았다.

카라마츠가 부랴부랴 손거울을 꺼내든다.

언제나처럼 자신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모습을 살피고 있다.

그건 마치.......




[언제나 입던 가죽 재킷은?]




아무렇지 않게 화제를 꺼낸 토도마츠에게, [그건 장롱에 있다]라며 당분간은 입지 않겠다는 카라마츠.

그런 그의 모습에 눈알이 빠질 정도로 놀랐다.

중2병을 앓고 있는, 아니 그보다도 더 심한 카라마츠가, 에, 카라마츠가!?

오자키에 푹 빠져있는 그, 카라마츠가 가죽 재킷을 입지 않는다니 꿈이라도 꾸는 것 같다.


이유를 묻자 카라마츠가 곤란한 듯이 볼을 긁었다.




[그 꼴은 그다지 평판이 좋지 않아서.....나는 쿨하게 내 취향을 밀고 나가고 싶지만, 상대의 취향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으으으으으으응!? 상대의 취햐앙!?


놓치지 않는다. 지금 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토도마츠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옆에 있던 쵸로마츠와 눈을 맞춘다.





[상대에!? 아니, 잠깐 카라마츠짱~? 혹시 데이트라도 하는 거~?]




실실 웃으면서 말하는 오소마츠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질 않다.

동생들은 그 눈에 공포에 질려버렸지만, 카라마츠는 그걸 전혀 느끼지 못한 건지,

아니면 데이트라는 단어에 온통 그 생각 뿐인지, 뺨을 붉히며 당황한다.





[형, 설마 정말 카라마츠 girl이라도 생긴 거야?]





그런 거라면 나 여기 엎을 거라고!!!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토도마츠의 물음에 카라마츠는 다시 순순히 답했다.




[애인이 생겼다. 그것도 그쪽에서 나를 원해서]




순식간에 문을 들이받으며 뛰쳐나가는 쵸로마츠가 한마리.

그 기행에 아무도 츳코미하지 않는다.

여하튼, 츳코미역이 나가버렸고, 게다가 지금 츳코미할 건 이것밖에 없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라며 쥬시마츠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그쪽에서 고백했다] 라며 카라마츠는 잔혹한 말을 반복한다.


고백 받았다는 건, 연인이 됐다는 거!?

그럼, 그 옷은 상대의 취향에 맞춰서......? 내가 고른 옷은 옷장에 처박았으면서!!

차남 앞에서 손수건을 물고 분해하는 토도마츠,

그리고 그 옆에서 부서진 선글라스를 훌훌 털어내고 있는 이치마츠.

그의 모습은 마치 인생에 절망의 순간을 맞이한 모습 그 자체였다.

놀란 고양이가 텔레비전 쪽으로 대피할 정도로...





[처, 처음으로 고백바다쓰니까 덥석 여닌이 댄 거냐고오...이 비치가아]

(처음으로 고백받았으니까, 덥석 연인이 된 거냐고, 이 빗치가)



탁점이 잔뜩이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지만, 대충 알 것 같았다.


(* 무슨 뜻이냐면, 원래 코이비토(연인)을 고이비토라고 코(こ)를 고(ご)로 발음한 겁니다.

다른 단어들도 마찬가지!대충 어눌한 발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헤에- 어떤 여자?]




그냥은 꺾이지 않는 장남님이 유도신문을 시작했다.

밝게 싱글벙글 웃고 있는 쥬시마츠도 옆에 정좌하고 앉았다.





[어떤......그렇네. 입으로는 말하기 어렵고, 솔직히 브라더의 편견을 살 수도 있다.

 나는 너희들이 좋으니까 싫어할만한 인상은 주고 싶지 않다]



[에, 뭐야? 그렇게 말하기 어려운 녀석이랑 사귀고 있어?]



[아아...그럴게 형이 남자와 사귀고 있다고 한다면 충격이지 않나]




말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치고는 꽤나 쉽게 자백하고 있다.

문 밖으로 뛰쳐나가던 쵸로마츠가 얼떨결에 제자리로 돌아와 츳코미를 넣었다.

역시 츳코미 담당. 썩어도 츳코미는 잊지 않다니 대단하네!!


누군가 차분한 상태였다면 쵸로마츠에게 그렇게 말하며 놀렸을 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형제 중에선 그 누구도 그럴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들에게선 야유조차 나오지 않았다.






[ㄴ, ㄴ나, 나, 남자랑 사귀고 있는 거야!? 형!!?]





토도마츠의 동요에 다소 슬픈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카라마츠는 솔직하게 사귄다고 대답했다.





[이 빗치] 라며 방구석에서 몸을 둥글게 웅크린 채, 툭툭 다다미를 두드리던 이치마츠가 히끅히끅 울기 시작했다.

누구보다도 카라마츠를 좋아했지만 성격이 상당히 비뚤어져 심술 꾸러기가 되어 버린 사남에게 

그건 그것대로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이렇게 될 거였다면 무리해서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아아, 형제라는 틀이 방해였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다. 동반자살이라도 해버릴까.

같은 위험한 말들을 중얼거리고 있다.


다른 형제들도 같은 마음이었지만, 이치마츠만큼 앓고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동반자살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도 아직 그를 좋아한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돈보다 내가 좋다고 해줬다]





카라마츠는 황홀한 표정으로 속내를 털어놓았다.





[내가 깡패들에게 얽히고, 그가 날 구해준 게 계기였다. 처음에는 보답으로 돈을 주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돈이 아닌게 좋아. 내가 좋아, 라고 말했다. 나도 나는 그럴 가치가 없다고 했지만,

 상대는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라면 로맨틱하게 말했다!]





전 연극부였던 카라마츠는 약간 로맨티스트인 면이 있다.

이른바, 영화 같은 전개를 좋아한다.

운명이니, 비극이니, 사명이니 그런 단어를 좋아하는 중2병 환자에게 사랑과 돈을 운운하면 어떻게 될까.





[아주 멋졌다. 기뻤다. 마음이 떨렸다. 돈보다 나의 가치를 높이 사준 것도, 나를 구해준 것도 전부]





결과, 이렇게 됩니다.

자신들도 돈보다도, 배보다도, 그 누구보다고 차남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있다고!!

그치만, 그, 나쁜 장난 때문에 그것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솔직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카라마츠에게는 직접적으로 애정을 주지 않으면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다.

그렇다는 걸 알고 있는데, 아아, 설마 남에게 그를 빼앗길 줄은.



있을 수 없다며 투쟁심을 불태우던 토도마츠가 힐끗힐끗 장남을 쳐다본다.

관심 없다는 듯 듣고 있던 오소마츠가 입가에 미소를 띠우고 악랄한 얼굴을 만든다.

그건 즉, 그의 안에서 적개심이 불타오르고 있다는 증거였다.

마치 빼앗겼다면 다시 빼앗아오면 그만이야, 라는 태도.

역시 장남님이다.





[카라마츠형, 자주 데이트 하고 있어?]





쥬시마츠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가만히 카라마츠의 모습을 살핀다.

조금 뒤, 응 하곤 고개를 끄덕인다. 

이 옷도 그가 사준 거라며 가디언 옷자락을 잡으며 말했다.





[어떤 패션센스를 갖고 있는 거나는 말을 들었다.그사람 꼴도 상당하다고 생각했다만......뭐, 가치관의 차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보다, 곧 둘만의 생활을 하게 될테니까 얼른 요리를 배워두지 않으면...]



[ㄴ, 너, 너너너너!!!!내가 부양해주겠다는 말을 걷어차고, 그 녀석하고 둘만의 생활이냐!!! 둘만의 생활이냐고!!!]





더이상 다물고 있을 수 없었던 쵸로마츠가 그렇게 외치자, [미안하다, 쵸로마츠]라며

그 사람이 자신을 원한다라는 말을 덧붙이고는 미소로 답했다.

사락, 하얀 재가 되어 버린 삼남의 명복을 빈다.

토도마츠는 그런 그를 보며 합장했다.

그 발언은 그에게 있어 일생 일대의 고백이었을텐데.





[이 쿠조마즈으으으으!! 너, 우릴 두고, 두고, 가, 가려]

(이 쿠소마츠으으으으!!)



[우오오오?! 왜 그러나 이치마츠!! 왜 우는 건가!]

 


[나도 가치 가면 되잖아!!망할, 쓰레기니까, 지베 이써도 민폐아니자나아아아!!!)

(같이 / 집에 있어도 민폐 아니잖아아아아!!)


[미, 미안하다.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만]




이치마츠가 쿠소마츠를 외치며 그의 멱살을 잡는다.


[아, 늘어나니까 가디건은 안 된다]같은 분위기 파악 못한 발언으로,

[너어어, 주거어어어나는카라마츠보이즈라고오오젠장](너어어,죽어어 나는 카라마츠보이즈라고,젠장)라는 의미불명의 발언이 터졌다.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치마츠의 분노만은 잘 알겠다.


한편, 가만히 있던 오소마츠는 재미없다는 듯 코를 치곤 단도직입적으로 카라마츠에게 묻는다.





[누구야?너랑 사귀는 녀석. 우리가 아는 놈??]





그와 동시에 차남이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약속시간이 가까워진 것에 안색을 바꾸고 눈 앞의 이치마츠를 밀쳤다.

엉덩방아를 찧은 이치마츠에게 한손을 내밀어 일으키곤, 카라마츠는 가지 않으면, 가지 않으면, 하고

마치 사명감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현관으로 내달렸다.


도망치려는 건가.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냄새로 카라마츠를 찾으라 명했고, 다른 형제들에게 가자고, 라며 손짓한다.





[절대로 그 상대 알아내자고. 내 동생을 빼앗아가면 어떻게 되는지 주먹으로 알려줘야지..]




그의 기세는 대단했다.


순조롭게 소문의 남자친구씨의 모습은 볼 수 있었지만.

현실은 비정하다. 나는 형제라는 굴레 때문에 연정을 억누르고 있었는데, 설마, 짝사랑을 빼앗기다니, 그것도 남자에게!!

아는 사람에게!!! 같은 나이대인가 생각했더니, 아저씨!!

너였나고, 이야미!!! 저거에 뽀뽀하는 거냐, 뻐드렁니에!!!?



[셰-!!!!] 라는 소리와 함께 다섯명이 날아올랐다.

수십미터 앞에서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한숨을 쉬고있는 아저씨, 이야미가 손을 흔들고 있는 카라마츠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노예로 부리려 했는데, 어째서 우리들은 연인이 되어 있는 걸까.


최근, 이야미의 버릇인 자문자답이다.

자문만하고 자답이 안 나오는 게 현실이지만, 아아, 어쩌겠는가.



신음하는 이야미에게 착각하고 있는 카라마츠가 [어디 아픈가?]하고 순수한 눈을 하고 물어온다.

그런 그의 모습에 또 다시 두통이 몰려왔다.

그는 독신이긴 했지만 남자와 사귈 정도로 궁하진 않았다.


자신의 흥미는 항상 여성이며, 눈 앞에 있는 녀석처럼 남자가 아니다.

프랑스 문화에서는 남자끼리 결혼하는 커플이 많긴 하지만 자신은 이성애자였기에 흥미는 일절 없었다.



그런데도 이녀석이 매번 이렇게 반짝반짝 순수한 눈빛을 하고 있으니 이 관계를 끝내지 못하고 있다.

애송이 시절을 생각하면 이녀석의 머리를 때리고 당장 연인 따위 그만둬, 라고 말했겠지만

이렇게 개개인의 여섯 쌍둥이를 상대하는 일은 잘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오소마츠 정도일까.



카라마츠와 이렇게 단둘이 상대한 적은 없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만나게 되면서 잘 알게 되었다.


이녀석은 바보고, 순수하고, 아프다.

악동 오소마츠보다 훨씬 약하다.

곧잘 사람을 믿는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정 받는 것에 삶의 가치를 둔 듯, 이야미가 필요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극히 행복해했다.


도대체 어떤 인생을 보냈기에 이렇게까지 순수하게 사람의 언동을 받아들이고 필요로 한 것만으로 기뻐하는 걸까.

이야미는 여섯 쌍둥이의 모습을 떠올리며, 형제 신분 계급 안에서도 가장 낮은 입장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프랑스에서 단련한 이 아니꼬운 성격의 자신과 어울리고 있다.





[아저씨 상대로 잘도 다니잔쓰. 카라마츠, 싫지 않은 거잔쓰?]



[무슨 소린가! 싫어할 리가 없잖아?이야미는 돈보다 나를 필요로 해주었다. 역시 연인이 되어 달라고 했을 때는 당황했지만..]





누가!! 연인이 되어 달라고!! 했냐고!!!

노예는 있었으면 했지만 애인(♂)은 갖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카라마츠는 수줍어하며 뺨을 긁는다.

대체 어쩌면 좋은가, 이 갈 곳 없는 분노.



이 남자는 자신을 구해준 자와 아껴주는 자에게 헌신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복장의 건.

안쓰러운 꼴로 만나러 와서 카라마츠에게 좀 더 그럴듯한 꼴을 하라고 지적하자

이런 계통의 옷 아니면 파카밖에 없다고 해서 이거면 되지 않을까 하고 적당히 옷가게에 가서 조언했다.

그러자 돈이 없다고 울먹이기에 빌려주는 걸로 하고 옷을 사주었다.


집 방문도 많아졌다. 도시락을 사오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보면서 같이 먹고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던 중 언젠가부터 녀석이 온다고 하면 싼 컵라면을 사재기하게 되었다.

애인 다운 짓? 할 수 없다.

나는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아마 카라마츠도 그럴테지만.....어라, 이거 뭔가 내가 전부 하는 것 같은..




[카라마츠, 앞으로의 예정은?]



[안심해라. 노-플랜이다!]




반짝하는 얼굴을 하는 카라마츠지만, 이것도 이야미 쪽이 인생 선배이자 어른이다.

분명 속으로 뭔가 하짐 않으면 안 될지도 모른다 같은 걸 생각하고 있음에 틀림 없다.

어른인 이야미는 전부 헤아리고 있다.


내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고 착각하고 있는 바보에게 뭔가 노예 같은 일이라도 시키고 싶지만,

상대가 무적이라 할만큼 순수해서 아무래도 악행이 작용하질 않는다.

오소마츠 같은 악동이라면, 사양 않고 시키겠지만.



결국 그나마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 둘이서 짬뽕을 먹었다.

오늘도 면인가...어제도 둘이서 컵라면을 홀짝거렸는데.

속으로 한숨을 쉬고 있짜, 카라마츠가 멍하니 이쪽을 보고 있다.

뭔가 화제를 요구하는 듯한 눈이다.

미간을 살짝 찌푸리곤 말을 걸려고 하자, [형제들에게 관계가 들통났다] 라고 웃는 얼굴로 말한다.

때문에, 거창하게 면을 뿜어 버렸다.




[무, 뭐, 뭐!!? 무슨 소리잔쓰!!]



[미안하다. 무심코 말해버려서, 그 녀석들한테 들키고 말았다.]




오- 마이 갓-!!!

이야미는 머리를 감싸안고 성가시게 됐다며 한탄한다.

나는 알고 있다. 그 여섯 쌍둥이들이 차남에게 품을 사랑의 깊이를.

본인은 모르는 것 같이잠 옆에서 보면 이상하리만치 넘치는 사랑을 주고 있다.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어른인 이야미는 알고 있다.


내일 목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비장함이 감돌고 있던 중, [둘이서 생활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라며 당치도 않는 발언에

셰-!!! 하고 가게의 폐를 무릅쓰고 이야미는 포즈를 취했다.





이 얼빠진 녀석은 나를 죽일 생각인가.

그런 거, 그 악마들이 용서할 리 없다.

가게를 두리번 두리번 살펴보면, 뭔가 오싹하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모습은 안 보이지만, 그들이 여기에 있다.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다.

틈이 보이면 자신의 등을 찌를 것이다. 그렇게 단언한다.


빨리 돌아가고 싶어진 이야미는 아무렇게나, 자신과 둘만의 생활을 할 수 있냐고 묻는다.




[솔직히 불안하긴 하다. 나는 연인도, 집을 떠나는 것도 처음이니까]




의사 소통이 되지 않는다.

아아, 이녀석과 제대로 대화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그치만, 형제들에게는 반가운 일임이 틀림 없다. 방도 넓어질테고]





그런 일을 절대 없을 것이다.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렸지만, 가게 안의 소음에 묻혔다.

랄까, 지금 목소리는 형제 중 누구일까.

이야미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렇게 생각하잔쓰?]



[그녀석들에게 나는 '이따이'하니까. 누구라도 '이따이'란 감각이 싫은 것 같다.

 나는 형제들을 좋아하지만, 그들은 '이따이'한 생각을 원하지 않는다]




아아, 역시나..형제들의 형편이 보인다.

여러가지로 안쓰러운 발언을 하는 카라마츠는, 형제들을 정말로 좋아한다.

좋아함을 넘어 형제를 소중히하기 때문에 자신이 보이지 않는 거다.

그래서 사랑스런 형제로부터 '이따이'란 말을 듣는 것은 그들에게 '너는 방해다'라고 전해지는 것과 마찬가지.

즉, 그에게 있어 그 말을 자신을 부정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성가신 형제잔쓰. 안쓰러운 모습은 누구에게나 있잔쓰요. 네가 안쓰러워서 뭔가 형제들에게 해가 되는 거잔쓰까?]



[......흐음, 불쾌해 진다던가? 곧잘 짜증나게 하는 것 같고]






확실히 그의 중2병은 짜증나지만, 그건 흘려들으면 그만인 일이잖아?

성숙한 이야미의 감상은 역시 어른이었다.





[형제에게 미움 받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내 가치는 배 이하니까.

 대화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울 뿐이다]






배라니?

양쪽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야미는 카라마츠의 패기 없는 미소에 다시 한번 한숨을 쉰다.

여섯 쌍둥이란 정말이지 성가신 존재이다.





[너는 상냥한 인간이라고 말하지 않았잔쓰까?]



[에, 아아, 그렇게 말한 적이야 있다만..]



[그건 네가 사람의 감정에 예민하기 때문이잔쓰. 그런류의 인간은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잔쓰.

 그런데 넌 그게 너무 강하잔쓰. 이해하겠잔쓰? 하나하나 형제들을 생각하는 카라마츠는, 너무 착하잔쓰.

 너무 지나친 감정은 마이너스, 손해잔쓰]






멍하니 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지 않는 거겠지.

그래서 요약해줬다. 좀 더 거만해지는 게 어떻냐고.


교제하는 것도 집을 나가는 것도 하나하나 형제의 표정과 반응을 살피는 카라마츠는 너무 착하다.

자신이 무언가 행동을 했을 때, 형제들에게 나쁜 영향은 없는가 살피고,

좋은 영향이라면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그런 쓸데없는 것만 잔뜩 생각하고 자신은 소홀히 한다.


지나쳐 가버리니까, 분명 카라마츠를 향한 형제의 마음도 보지 못하는 거겠지.

그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그런 건 이야미에게 있어 즐거운 인생이 아니다.

왜 자신의 인생인데 사람의 반응을 일일이 신경써야 하는 건가.





[좀 더 제멋대로 굴으라잔쓰. 그 편이 편하잔쓰]



[제멋대로라.....어렵네]



[간단하잔쓰. 네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냥 하면 된다. 그것 만으로도 인생은 장미빛이 잔쓰.

 네가 오자키를 동경하고 있다면 자유로워지라잔쓰!]






거기까지 말하고 이야미는 입을 닫는다.

카라마츠의 눈이 빛나고 있었기에.





[이야미는 정말 히어로군!! 말하는 것 전부 멋있다!!]



[............]



[그렇군.. 나는 언제나 형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응, 좀 더 당당히 이야미와의 관계를 말하겠다!]






그게 아냐!! 그게 아니라고!!!

이야미는 다시 머리를 싸맸다. 이녀석의 머리는 텅 빈 건가!!? 그런건가, 그랬던가!!

시리어스 뇌가 아니라 시리얼 뇌인건가!!?





[이야미가 나를 도와준 것도 극적으로 고백해 준 것도 모두 운명이니 거리낄 것이 없다.

 사랑스런 형제라도 이 운명은 바꿀 수 없다. 나를 필요로 해주는 이야미를 위한 사례다.

 ........다음은 내 마음에 달렸군. 미안하다 이야미, 연정은 좀 더 기다려라. 꼭 키우고 말테니까]






그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짓 언제까지 할 거잔쓰]



[응? 운명의 끈은 영원히 언제까지나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누가 좀 도와달라잔쓰.

노예를 갖는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으니까, 반성할테니까.





[쿠소마츠 이 망할놈이!!! 그 실 끊어주겠어!!!!] 하고 저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그건....음료 바 쪽인가? 형제가 이 자리를 습격하는 때도 가까워진 것 같다.


[저거 뽀뽀하거나 할 때 주니어 시들 거라고!!], 밉상 오소마츠의 소리도 들리고,

[카라마츠형 좋아!! 완정 좋아아아!!!] 하고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는 목소리와,

[부양하는 건 나라고 했잖아아아!!], [카라마츠형을 어~~엄청 필요로 하는 건 나라고!?] 등

질투와 악랄한 목소리도 들린다.





[요컨대, 이야미처럼 깡패한테서 놈을 구하고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좋아한다고 말하면 된다는 거지?!

 아아, 빌어먹을 돈으로 양아치 고용해버릴까!!]



[오소마츠형!!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계획 들키잖아!!그건 라인으로 하자고 라인!!]



[오오, 역시 톳티!]





그런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자랐을 카라마츠를 바라보니, 헤실헤실, 그 놈은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이제 됐다,라며 그 웃는 얼굴로 만족하는 자신이 있었지만, 결코 그쪽 사람은 아니다.

이 이야미는 이성애자. 다만 카라마츠의 미소는 왠지 치유된다. 응, 그것뿐이다.


그러던 중, 형제 습격까지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그들이 오면 절대로 외쳐버리겠지.

5,  4,  3,  2,  1.............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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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제목이

[기묘한 이야미와 카라마츠의 관계]인데

몇번을 읽어도 이야미가 기묘하다고 읽어져서

바꿨습니다........'ㅂ'


설마..진짜 이야미가 기묘하다는 뜻으로 쓴 건 아니겠지.....




* 이치마츠의 어눌한 발음

죄송함다 'ㅂ' 제대로 살릴 수가 없었어요


이치마츠...날 죽여라....여러가지로 한계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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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라곤 했지만 시리즈가 끝났다곤 안 했다 (진지




네, 다음편 있슴다 :)

현재 4편까지 있는 것 같네요


이거랑 라인 번갈아서 가져올게요

아, 고독도 'ㅂ'a


그리고 중간중간 단편들도 가져올겁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962943






<시리즈>


*1편*

2016/05/31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①


*2편*

2016/06/0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②


*3편*

2016/06/06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③


*4편*

2016/06/1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④


*5편*

2016/06/14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⑤


*6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⑥


*7편*

2016/06/1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⑦


*8편*

2016/06/2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⑧


*9편*

2016/06/22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⑨


*희망1편*

2016/07/05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1화


*희망2편*

2016/07/07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2화


*희망3편*

2016/07/10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3화


2016/07/18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5화


*희망6편*

2016/07/19 - [작업 완료/소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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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송님 / 불펌금지)













---- 어딘가에, 세상에서 보기도 드문 여섯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

어릴 때는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가 힘들었지만, 성장할수록 점차 개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을 이끄는 건 장남, 오소마츠.

쾌락 주의자에 바보이긴 하지만 그에게는 카리스마와 눈빛만으로도 남을 제압하는 힘이 있었다.




"내가 너희고, 너희가 나"라는 저주에 가까운 그 말에 매달리듯이 지금까지 지내왔고,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그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꿉친구인 남자에게 차남 카라마츠가 유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카라마츠는 평소에도 딱한 대우를 받았기에, 아무도 그를 구하러 가지 않았다.

오히려 묶인 채로 화형에 처해진 그에게 차례로 물건을 내던졌다.



형제인 그들에게는 평소와 같은 장난이었고, 다소 지나쳤다고 하더라도 "카라마츠"라면 용서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왼손과 왼발에 골절, 두부 외상이라는 중상을 입은 그를 누구도 걱정하지 않고 도와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 자만심은 카라마츠를 서서히 무너뜨렸다.

후유증으로 인한 난청, 시각장애, 미각장애, PTSD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트라우마가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믿었던 형제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과, 자신만 그들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카라마츠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그 누구도 카라마츠의 SOS를 알아채지 못했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자살했다.

괴로움과 갈등으로부터 도망 치기 위해서.



동시에 형제들 또한 카라마츠가 죽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자살의 길을 택했다.





하지만, 단 한명, 혼자 남은 자가 있었다.

그것은 장남, 오소마츠.

죽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도 소중한 형제들 곁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오소마츠를 이 세상에 붙잡아 두는 건 형제 이치마츠의 말이었다.

"오소마츠 형만은 살아줘...엄마와 아빠를 부탁해"

쇠사슬에라도 묶인 것처럼 그 말이 그의 몸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이치마츠 이 바보가......너, 나한테 이런거 떠넘기지 말라고.....

 죽은 너희들은 좋겠네........나는, 나는...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방 바닥에 흐트러져 있는 파랑, 초록, 보라, 노랑, 분홍색의 파카를 바라보았다.




[차라리 미쳐버리면 편해질 수 있을까...]




지금까지 오소마츠는 술로 이 고통에서 도망쳤다.

그 덕분에 그다지 현실과 마주하지 않았고, 그 결과 이렇게 미치지 않고 살아있다.





기분 전환을 하러 나가려해도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정말 좋아했던 경마나 빠칭코도 같이 가줄 상대가 없다.

잔뜩 돈을 딴다고 해도 달려들 하이에나 같은 녀석들이 없다.

그건 무척이나 공허한 일이었다.



치비타는 얼마전에 몰래 이 마을에서 떠난 모양이고,

데카판과 다용도 연구소를 닫고 '북쪽으로 떠납니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졌다.

이야미도 보이지 않고, 토토코짱은 만날 면목이 없다.



정신 차리고 보니 오소마츠의 주변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뭐어, 이걸로 됐잖아? 나도 염원하던 외동아들이 된 거라고!

 용돈도 밥도 목욕탕도 전~~부 독차지! 아하하하, 최고잖아!!]




오소마츠는 즐거운 듯이 그렇게 말했지만 얼굴은 조금도 웃고 있지 않았다.

그저, 다다미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누가, 츳코미 좀 하라고....지랄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하라고......]





그 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아무리 슬프고 힘들어도 몸은 정직하구나, 라며 1층으로 내려가려 일어났다.



그러다 문득 파란 파카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카라마츠 녀석, 그렇게 되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지..]





식욕은 생리적 욕구다. 살기 위해서 필요한 본능.

그런데, 카라마츠는 서서히 식사를 거르기 시작했다. 왜 였을까.



오소마츠는 그 뜻을 알아채려다가 고개를 저으며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엄마, 밥은 아직?]



[아, 오소마츠...별일이구나, 네가 1층에서 먹으려고 하다니]




마츠요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급하게 밥을 차렸다.




[응, 뭐어-]




잘먹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튀김을 집어 먹었다.

마츠요는 오소마츠를 한참 쳐다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있잖니, 오소마츠]



[응?]



[...다른 니트녀석들은, 어디갔니? 최근 보지 못했는데...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도 보이질 않는구나]





마츠요의 곧은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오소마츠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몰라. 오히려 내가 묻고 싶다고- 정말이지, 장남사마를 두고 가다니....]




빈 그릇을 들고 싱크대에 갖다 놓고 마츠요를 등진 채로 심장을 부여잡았다.

형제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아프다. 어지럽다.



오소마츠는 아픔을 뿌리치듯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그날 밤, 특별 주문한 큰 이불을 깔고 한복판에 드러누웠다.

옛날에는 뒤척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좁았었다.

마치 차곡차곡 정리 된 크레파스들처럼 제 자리에만 누워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끝에서 끝까지, 공간이 남아돌았다.






앞으로 영원히 혼자라고 생각하니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눈을 질끈 감았지만 잠은 조금도 오지 않았다.

따스한 체온이 그리웠다. 아무리 좁아도 좋다. 잠버릇이 심해도 좋다.

그러니 옆에만 있었으면 했다.




[......형아, 외롭다고]




간절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닿지 않고 사라졌다.




그런 밤이, 동생들이 없는 나날들이 몇번이고 몇번이고 반복된다.

그러자 조금씩이지만, 목소리나 자잘한 행동, 냄새 등

그들의 기억으로부터 점차 벗어나게 되었다.



특히나, 가장 먼저 떠나고, 가장 잊어서는 안 되는, 카라마츠의 기억들이 기억나지 않았다.

자신을 지키려는 방어 반응인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오소마츠를 두려움에 떨게했다.



아무리 오지 말라고 바라고 바라도, 해는 지고 달이 뜨고, 그리고 다시 해가 뜨는 하루가 시작된다.



밖에 나가지 않고 계속 집안에만 있어도 좁은 시야를 통해 뭔가를 볼때마다 다시 기억이 떠올랐다.




결국, 오소마츠는 방에서 나오지 않게 되었다.

커튼을 닫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무언가를 보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되었다.

상처 받기 싫어 뭔가를 생각하는 것도 멈췄다.



가끔은 주변에 형제의 파카를 늘어놓고 대화를 나눴다.

누가봐도 미쳤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런 오소마츠를 볼 수 없었던 부모는 그를 억지로 끄집어냈다.

오랜만에 본 눈부신 빛에 오소마츠는 순간 손에 잡힌 카라마츠의 선글라스를 썼다.




[....오소마츠, 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아빠한테 말해봐라. 형제들이 없어진 것과 관련이 있는 거냐]




얼빠진 눈을 한 오소마츠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런 그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린 마츠조는 손을 뻗어 그에게서 선글라스를 빼앗았다.




[앗, 뭐, 뭐하는 거야---!! 아파, 눈 아프다고!! 내놔, 돌려줘!!!]




오랜만에 본 빛의 자극은 오소마츠의 눈에 큰 부담이었기에, 그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흘렀다.



놀라서 벙쪄있는 마츠조의 손에서 선글라스를 빼앗아 다시 썼다.




[오, 오소마츠...미안하다...]



[...됐어]



[...저기, 오소마츠. 너 뭔가 알고 있지? 다른 형제들은 어디 있는 거니?]




마츠요는 진실을 알고 싶다며 오소마츠에게 매달렸다.

지금까지 부모님이 슬퍼할 거라고 생각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선택이었던 걸까.




[....이야미씨와 요 앞에서 만났어. 인사하면서 내가 그에게 무슨 말을 들었을 것 같니?]




오소마츠는 그 말에 시선을 마츠요에게로 돌렸다.

이야미, 그는 그 사건을 아는 소수의 인물이다.

도대체 뭐라고 한 걸까. 하지만 이제 아무래도 좋다.

오소마츠가 지키고 싶은 형제들은 이미 이 세상에 없으니까.





[여섯 쌍둥이들은 정말이지 불쌍하잔쓰. 미는 어릴 적부터 그들을 봐왔잔쓰.

 그 애들은 개성을 만들었어도, 결국 서로를 의존하고 있었잔쓰.

 ....니트? 일하고 싶지 않아? 아니, 그게 아니잔쓰.

 그들은 떠나기 싫어서, 남이 되는 게 무서웠던 거잔쓰. 그래서 한 사람이 쓰러지면 함께 쓰러질 수밖에 없잔쓰요]




마츠요의 입에서 나온 이야미의 말은 바로 정론 중의 정론.

여섯이 하나가 될 수 있을 리 없는데, 될 거라고 믿었다.




욱신, 가슴이 아파왔다.




[이게, 무슨 뜻이니? 이야미씨가 오소마츠, 너에게 들으라더구나]




주먹을 꽉 쥐었다.

---이야미는 어디까지나 이 말을 내게 하고 싶었던 것뿐일 거다.

이것이 카라마츠를 버린 나에 대한 벌인 걸까, 아니면 그저 이별의 말인 걸까.




아아, 아아....토할 것 같아.

부모님의 시선이 오소마츠에게 쏠렸다.




[...이거 들으면, 엄마 미쳐버릴지도 몰라]




그리고, 나도.



그 중얼거림에 마츠요는 한순가 겁을 먹었지만, 그래도 조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말할게]




그녀의 각오를 느낀 오소마츠는 조금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




[....우선, 카라마츠는....그녀석은 죽었어....자살했어]




동생의 죽음을 부모에게 알리고 있으면서 자신이 이렇게나 냉정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부모님은 헉, 하고 숨을 삼켰다.

마츠요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그런, 이라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어, 어째서....]



[많이 지쳐있었을 거야. 그렇게 심하게 다쳤는데, 우리는 평소처럼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으니까.

 ......그거 알아? 그녀석 눈도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고, 맛도 느끼지 못했대]





마츠요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마츠조가 그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정신 차리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왜, 왜, 왜 카라마츠가....?! 지붕에서 떨어져서? 차에 치여서? 그 후유증인 거니?!]




이성을 잃은 마츠요와 달리 오소마츠는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지붕에서 떨어져? 차에 치여? 뭐야, 그게




[풉, 아하, 하하, 아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핫!!]




오소마츠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부모는 미친듯이 웃는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지만, 금세 정신을 차린 마츠조가 오소마츠에게 화를 냈다.




[뭐, 뭐가 웃긴 거냐!!]



[아핫, 그, 그치만, 카라마츠 녀석 지붕에서 떨어지지도 차에 치이지도 않았다고-]



[그럼...왜 그런 상처를....!]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웃음을 멈춘 오소마츠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아아, 그거? 우리들이 그랬어]



[에....?]



[...그녀석 뭔지 모르겠지만 유괴당했었거든. 아, 범인은 치비타야.

 아무튼, 몸값을 요구했는데 니트니까 그런 큰 돈 없었고, 농담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방치했었어.

 그랬더니 갑자기 새벽에 소리치는 바보가 있기에 다 같이 창밖으로 물건을 내던졌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그 바보가 카라마츠야]





담담하게 말하는 오소마츠를 보고 부모는 멍한 표정으로 굳어버렸다.

---아아, 말했다. 전부 말해버렸다. 이로써, 나도 편해지겠지...




[그런 큰 부상을 입을 줄은 몰랐어. 아마 후유증도 그 탓이겠지]



[너, 너희가 한 짓은 살인이야!!!!왜, 왜!!카라마츠한테 그런 심한 짓을 한거야!!?]





마츠요는 분노 때문인지 목소리가 떨렸다. 금방이라도 울어 버릴 것 같았다.





[그때는 미수, 였다고? .....왜였더라..카라마츠니까, 였으려나-

 .........아아, 맞다! 그녀석 마약 같은 거 하지 않았대. 나 완전 속았다구~]





오소마츠는 그다지 충격받지 않았다는 듯 말했찌만, 부모님은 그의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오소마츠...그거, 정말이냐? 정말 카라마츠는 약..같은 거 하지 않은 거냐]



[아, 아아...아아아!!!!나, 나...! 그 애의 말 듣지도 않고 때리다니!!아아...!!]





"누구도 나를 믿지 않았다. 약 따위 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얼굴을 눈물과 콧물로 범벅한 채 시끄럽게 굴던 카라마츠의 말이 뇌리에 떠올랐다.

아직도 이 주먹에 카라마츠를 때렸을 때의 감촉이 남아 있었다.

오소마츠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입을 열었다.




[그런 것 같아~~]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린 마츠요를 보고, 마츠조는 주먹을 꽉 쥐었다.




[.......심한 짓을, 해버렸군. 하지만....이제 성인이니까 집을 나가도 잘 살거라고 생각했다.

 .....카라마츠는, 약한 녀석이구나. 그러니까 자살 같은 불효를......]





마츠조는 마츠요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것을 들은 오소마츠는 순간 분노해 소리를 질렀다.




[하?.....말해두는데, 카라마츠한테 결정타를 날린 건 아빠라고?

 아빠가 의절하지 않았으면 그녀석은 아직 집에 있었을 거야]



[뭣....! ㄴ, 나...때문이라고?]



[....알잖아? 우리들 이 집말고는 갈 곳 없다는 거]





학력도, 근로의욕도 없고, 있는 거라고는 빌붙어 살고 싶은 마음과 놀고 싶은 마음 뿐인 그런 사회의 쓰레기를 그 누가 받아주겠는가.

아마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쵸로마츠가 아닌 카라마츠일 거다.

뭣하면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던 남자다.

그런 그의 의욕을 빼앗은 건 형제였다. 여섯 쌍둥이라는 굴레가 카라마츠를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연극부였던 카라마츠는 인기가 많았다.

그야 당연하다. 순수하고, 착하고, 연기에도 재능이 있었고, 노래도 잘했다.

스포츠도 싸움도 강하고, 머리도 그럭저럭 봐줄만은 했다.

가끔 덤벙거리기는 했지만, 그런 녀석을 싫어할 리 없다.


그렇다 해도 그는 평범한 인간, 그에게도 비난이 오기 마련이다.

고등학생 때의 친구, 아니 "전" 친구와 놀러 갔다가, 니트라는 걸 알고 바보 취급당하며 비웃음을 샀다.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던 친구에게 그런 짓을 당하면 주변 사람들이 두려워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남들보다 상처 입기 쉬운 카라마츠는 더욱 더 그랬다.



그래서 나는 거길 파고들었다.

형제로부터 떠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얼마나 형제란게 좋은 존재인지.

조금씩 독을 퍼뜨려가며 설득했다.

그 결과 만든 것이 친가에서 떠날 생각이 없는 사이코패스 차남.



상냥하고 형제를 좋아하는 카라마츠. 무슨 짓을 해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는다.

나는 언젠가부터 그런 그를 보며 자만하고 있었다.

눈앞의 고삐를 조금 풀어도 금방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삐와 목줄을 연결한 쇠 장식이 녹슬어 망가져버렸다는 것을 나는 전혀 몰랐다.




[....나도, 가족을 지켜야 했다. 가뜩이나 니트 여섯명이라는 것만으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운데,

 거기에 약물 중독인 아들이 나왔다는 게 주변에 알려지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그래서, 카라마츠를 쫓아냈다는 거?]



[그래! 그러니까, 나는......잘못하지 않았어!!]





남자로서의 긍지와, 아버지로서 자식을 잃은 비탄 사이에서 마츠조는 흔들렸다.




[....그래, 아빠의 생각은 옳단다......오소마츠, 다른 니트들을 불러오렴...!!다들 잘못을, 빌어야------]



[........이미, 늦었어..!!]




마츠요의 말을 가로막으며 오소마츠가 소리를 질렀다.

방 안에 무거운 침묵이 맴돌았다.






늦었어.



늦었어, 늦었다고.



늦었어늦었어늦었어!!!!!




속죄? 이제 없는 녀석들이 어떻게 속죄한다는 거야?

모두? 다른 녀석들이라면, 이제......!



[이제 모두, 없어!! ......나, 나만....나만 남았다고..!!]



동생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오소마츠는 고개를 숙이며 밥상을 내려쳤다.





[무슨, 소리...그레....무슨, 말이니....!]



[무슨 말이냐니, 말 그대로야.....모두 죽었어! 카라마츠를 따라서!!]





오소마츠의 말에 마츠요는 부들부들 떨었다.





[거, 거짓, 거짓말....거짓말이야.....!!!]




그러고는 흐느껴 울었다.

평소에는 다부진 엄마가 이렇게 울고 있음에도 오소마츠는 냉정했다.



오히려 "모두 부서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엄마도 아빠도 몰랐잖아. 카라마츠가 없어지고부터 그 방이 얼마나 지옥 같았는지, 알아?

 차례차례 다들 미쳐갔다고?]





고개를 든 오소마츠가 그렇게 말했다.

오소마츠의 뺨에 더이상 눈물은 없다. 오히려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분명...처음은 쵸로마츠였나..?무릎을 끌어안고 중얼중얼거리더니 갑자기 울기 시작했어.

 누구야, 너라는 느낌이었지-]




쵸로마츠가 나갈 때 봤던 실망과 증오로 얼룩진 표정이 떠올랐다.



----만약, 그때 따라갔다면 그녀석은 죽지 않았을까.




[다음이 토도마츠인가? 그녀석 겁쟁이에 응석받이인 주제에 잘도 투신자살할 용기가 생겼네- 형아 놀랐다고~]





솔직히 토도마츠만은 제정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뭐라해도 토도마츠가 가장 카라마츠에게 의존하고 있었으니 납득은 갔다.




----만약, 토도마츠의 괴로움을 알아챘다면, 죽지 않았을까.





[어이, 오소마츠..! 이제 됐다]





마츠조는 조용히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오소마츠에게 닿지 않았다.





[마지막은 쥬시마츠랑 이치마츠네. 쥬시마츠는 쵸로마츠 다음으로 미쳐버렸는데, 잘 버텼다고-

 이치마츠녀석은 인격이 바뀌고 말이지. 뭐, 원래 그녀석은 그런 느낌이었지만]




쵸로마츠, 토도마츠와 달리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는 서서히 망가졌다.

조용하고, 천천히. 그래도 확실히 미쳐가기는 했다. 내 목소리 따위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혹시 그 날, 둘만 남겨두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까.





[이제 됐다니까!]



[....저기, 엄마, 아빠. 그거 알아? 나 갑자기 형제가 이상해져서 무서웠어.

 오싹, 하는 그런 기분 있잖아? 이유도 없이 울고, 입만 열면 카라마츠한테 용서 빌고,

 그러면 이치마츠 녀석은 온화한 표정으로 웃었어]




라며 오소마츠가 웃는다. 부모님은 완전히 창백해져있다.




----저기, 누군가 들어줘. 나의 괴로움을 들어줘.

엄마, 아빠, 도와줘. 나, 어떻게 해야 해?




["카라마츠 미안해, 카라마츠 용서해줘, 카라마츠 만나고 싶어"

 .........언제나 언제나 입만 열면 카라마츠, 카라마츠, 카라마츠, 카라마츠카라마츠!!! 정말 짜증난다고!!!]




----괴로워. 눈물이 나오지 않아. 나도 카라마츠가 보고 싶어. 사과하고 싶어.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를 껴안고 싶어.

하지만,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으니까.





[....그만둬, 오소마츠!!!]





그때 큰 소리와 함께 오소마츠의 뺨에 고통이 느껴졌고, 그는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하, 하하, 아파라.....]




옛날의 자신이였다면, 맞은 만큼 갚아줬을 거다.

하지만, 이제 그에겐 그럴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저기, 당신들은 모르겠지. 내가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카라마츠에겐 미안하지만 말이야....나는 그저 카리스마 레전드인 형이고 싶었어...

 .....그치만, 내가 틀렸어.....어떻게...해야, 하는 거냐고......]





팔로 눈을 가린 채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항상 옳다고 생각했다. 동생들을 이렇게 잃기 전까지는.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모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거냐고오!!!]




오소마츠의 처절한 외침에 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무거운 침묵이 방을 맴돌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그 누구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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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누가 먼저 일어선 것인지, 어느새 거실의 불이 꺼지고 그곳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여덟 식구 늘 밝았던 마츠노가의 모습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있는 건, 철저히 무너져 내린 가정뿐이었다.







며칠 후, 마츠노가에 전화가 왔다. 경찰서였다.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의 시신이 발견 됐다는 전화였다.

오소마츠와 부모님은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곧바로 석방되고 네명은 자살로 치부됐다.


세사람은 카라마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더는 아들을 잃고 싶지 않았고, 오소마츠는 단단히 입막음을 했기 때문이다.





한가지 의문인 것은, 카라마츠의 시신만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거였다.


그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살아남을 확률은 전무하다.

하물며 큰 부상을 입고 있었던 카라마츠라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그는 어디로 간 걸까.




카라마츠와 함께 있겠다며 동생들이 떠난 건데, 결국은 카라마츠에게 거절당한 걸까.

오소마츠는 그렇게 생각하며 책상에 고개를 묻었다.




[.....오소마츠, 아빠 지금 병원에 갈 건데, 갈테냐]



[.....음, 됐어. 엄마, 내가 가면 힘들어할테니까. 부탁할게]




오소마츠의 말에 마츠조는 슬픈 듯이 눈살을 찌푸렸다.

마츠요는 충격으로 정신을 잃었고, 현재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다.

병실에 있는 마츠요는 온화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며 대화를 나눴다.

마치 그곳에 누가 있는 것처럼.



면회가 제한되어 있지만, 옷가지 등을 전하러 가는 것이 마츠조의 일과였다.


한번은 오소마츠가 만나러 간 적이 있지만, 마츠요는 마치 부모의 원수를 본 사람처럼 분노하며 그를 내쫓았다.

아들이라고 인식하고 있지 않은 듯했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며 오소마츠는 웃는다.





몇달이 지나도 오소마츠는 단한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매일 불단 앞에서 합장하며 카라마츠가 발견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여전히 니트였지만, 히키코모리 짓은 그만뒀다.

대부분의 가사일을 하며 엄마와 동생들이 없는, 조용하고 생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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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여름.

오소마츠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길을 따라 아카츠카 곶으로 향했다.





[더워어.......]





의식이 몽롱하다. 매점도 없고,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문득 절벽 쪽을 올려다보면, 누군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아.....!!]





---저 당당한 자세, 굵은 눈썹. 틀림없어, 저건....!!

굵은 땀방울이 바닥에 똑, 떨어진다. 매앰- 매앰- 하는 매미의 울음 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오소마츠는 서둘러 뛰어갔다.

몇번이나 다리가 꼬여 넘어질 뻔했지만, 그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오소마츠를 발견한 듯 그 사람은 발길을 돌렸다.




[자, 잠깐, 기다려!!! 어이!!!]




흐르는 땀을 닦지도 않고 그냥 내달린다. 더위로 눈 앞이 어지럽다.





[두고 가지마!!나를, 두고 가지말라고!!!]




마치 미아가 된 아이처럼 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오소마츠가 거기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없다.

그것은 백일몽인 걸까, 아니면 신의 장난인 걸까.

....그것도 아니면, "이곳이기 때문"일까.





[아.......읏, 카라마츠!!!카라마츠, 카라마츠으!!!!!!]





오소마츠는 그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카라마츠가 없어진 날 이후, 그는 동생들의 꿈에 나왔었지만 오소마츠의 꿈에는 한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처음으로 그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오소마츠 안에 있던 카라마츠의 기억들이 한번에 안개가 걷힌 듯이 흘러넘쳤다.





----안쓰러운 행동으로 나의 늑골을 부러뜨린 카라마츠. 반항기를 막아 준 카라마츠.

싸움에 휘말린 나를 도와준 카라마츠, 항상 나와 대등한 위치에 있어 준 카라마츠.





[카라마츠.....미안......몹쓸 형이라서 미안해.......나,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오소마츠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몇년 동안 한번도 나온 적 없는 눈물이 봇물처럼 흘러내린다.

이에 오소마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뭐야, 뭐냐고....나, 못 울게 된 거 아니냐고.....!!]





이날 오소마츠는 죽으려고 여기에 왔다.

자고 일어나서 밥을 먹고 그런 쓸데 없는 헛된 시간들은 이미 질렸다.

몇년을 참았으니 이젠 허락해 줄거라고 생각했다.





『노 프로블럼이다, 오소마츠』





그때 누군가 어깨를 두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걱정거리가 해소 된 기분이 든다. 사람에게 들러붙은 귀신이 사라진 듯 어깨가 가볍다.






[아, 으아, 아, 아아....! 으읏, 흐, 아아아,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오소마츠는 어깨를 떨며 울부짖었다. 마치 아이처럼 울었다.




눈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푸른 하늘 아래에서 오소마츠는 푸른 그를 떠올린다.





-------아아, "고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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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겨우 엔딩 하나를 끝마쳤네요.

길고, 길었다........






그럼, 여기서 필자로서 여러분에게 세가지 질문을 하겠습니다.






우선 첫번째.




이 엔딩의 제목인 희망.

희망이라는 말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장래에 대한 기대.

그리고 또 한가지는 원하고 원하는 것.




카라마츠는 죽음으로 내세에 대한 기대를 담았습니다.

형제들은 죽어서 카라마츠를 만나기를 원했고요.




그렇다면, 오소마츠의 희망은----?






다음, 두번째.




마지막으로 "나 이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라는 대사에,

『노 프로블럼이다, 오소마츠』라는 말이 들렸는데. 이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괜찮아" (그러니까 살아, 죽는 건 용서하지 않아)라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괜찮아" (이제 편해져도 좋아)라는 의미일까요.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서 오소마츠의 통곡의 의미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자아, 이 엔딩은 어떤 엔딩일까요?

카라마츠의 최초의 소원이었던 죽음을 이뤘으니 HAPPY?

여섯 쌍둥이 중 다섯이나 죽어 버렸으니 BAD?

어떻게 생각하냐는 독자님들께 맡기겠습니다.





필자는 3가지 엔딩 모두 느꼈으면 했습니다.





진지한 내용 퍼레이드였지만 여기까지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의 엔딩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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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편]이 끝이 났네요!! :)



참고로, 마지막 작가님 후기는

중요부분만 번역했습니다!


뒤에 잡다한 말들은 번역하지 않았어요 'ㅂ'a





아직 엔딩 2개 남았죠?

현재 두번째 엔딩 2화까지 나와있으니

다음에는 두번째 엔딩으로 가져오겠슴다!



그리고 슬슬 다른 시리즈 소설도 가져오겠슴다!

라인도 가져오고 다른 소설도 가져오고 :)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891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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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칰하님 / 불펌금지!)

















[저, 저기....이치마츠형까지 왜 그러는 거야]




토도마츠는 스마트폰을 들고, 옆에 앉은 이치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에?뭐? 토도마츠. 내가 어쨌는데?]





언제부턴가 "그" 이치마츠한테서 어두운 부분이 사라지고, 항상 내뱉던 자학적 발언을 하지 않게 되었다.

경사스럽다면 경사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솔직히 말해 꺼림칙했다.





[.....아무것도 아냐. 나 잠시 나갔다 올게]





방에는 낮부터 해롱거리고 있는 오소마츠, 코먹은 소리로 중얼중얼 거리며 무릎을 껴안고 있는 쥬시마츠,

정신이 불안정해져 자신(自分)을 잃어버린 이치마츠가 있어 토도마츠는 견딜 수 없었다.






[.......형들 왜 저러는 거야...쵸로마츠형은 그 뒤로 돌아오지도 않고..]






그렇게 중얼거리며 현관에서 신발을 신자, 스마트폰에서 알림 소리가 났다.

친구로부터의 연락이었다.






[앗싸~ 미팅이다! 아, 그치만......으음..어쩌지이...]





집이 이 지경인데 자신만 태평하게 놀러 나가도 괜찮은 걸까, 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렇게 생각하며 집을 나서는 순간, 토도마츠는 멈춰섰다.



그 이유는, 토도마츠가 나오는 순간 골목에 있던 누군가가 뛰어 달아났기 때문이다.






[에, 뭐야, 누구!? 무서운데!!!]






도둑이면 어쩌지, 하고 몸을 떨었다.

지금 이 집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은 없다.

있는 거라곤 주정뱅이와 광인과 폐인 뿐이었다.






[....이럴 때, 카라마츠형이 있었으면......]





완력에 자신 있고, 가족애와 정의감이 남다른 카라마츠라면 범인을 잡기 위해 불침번까지 섰을 것이다.

그런 상상을 하며 옅게 웃음을 띄우던 토도마츠는 금세 현실을 파악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켜 미팅에 가지 않겠다고 답을 한다.





[하아...뭐하는 거지, 나....정마알-! 이렇게 된 것도 카라마츠형 탓이니까 말야!! 나중에 찾으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뺨을 부풀리며 토도마츠는 거리로 뛰쳐나왔다.

미팅은 거절했지만 집에 있고 싶지는 않았다.





[으음...어디로 갈까~ 스타벅스는 저번에 갔고....아, 서점?.....가끔은 괜찮겠지]





토도마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MATSUYA에 들어갔다.

적당히 패션 잡지라도 보려고 계산대 옆에 있는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누군가 토도마츠의 어깨를 두드렸다.





[저....손님. 얼마전에 책을 사가졌죠?그때 이쪽의 실수로 거스름돈을 잘못드렸습니다.

 금방 알아 채고 손님을 불렀는데, 못 들으신 것 같아서......]





점원은 그렇게 말하며 사과를 하곤 멍하니 있는 토도마츠의 손에 동전을 건넨다.






[에, 책...말인가요?]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향후 일년간은 서점에 온 적이 없었다.

아마 형제 중 누군가로 착각한 모양이다.





[네. 분명..여행책을.....]





여행?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도 여행 얘기는 꺼내지 않았고,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고 형제 이외의 다른 사람이 우리와 닮았을 가능성은 없다.


그러던중 아, 하고 토도마츠가 소리를 냈다.





[....죄송하지만, 그 책을 산 사람..어떤 분위기였는지 기억하시나요?특징 같은 거!]



[아, 에, 그러니까...분명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란색 후드?를 입었던 것 같아요]





-역시 카라마츠다.

도망갈 곳을 찾기 위해서 구입한 게 아닐까, 란 예상이 적중했다.





[그거 제 형입니다. 그보다, 어떤 책을 샀는지 아시나요?...사실, 형, 부모님과 싸우고 나갔거든요...

 저랑 사이 좋았으니까...쓸쓸해서....단서가 되는 게 있으면 뭐든 알고 싶어요..!]





개인정보니 뭐니하면서 시간 끄는 건 딱 질색이다.

그렇게 생각한 토도마츠는 동정심 유발작전을 생각해냈다.

이것이야말로 막내 동생의 특권이지, 라며 속으로 승리의 미소를 짓는 토도마츠였다.





[...그랬군요..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때 영수증이 있을 겁니다]





점원은 그렇게 말하며 안으로 들어가더니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나왔다.





[이겁니다. 확실히 그때 아카츠카 곶에 대해 적혀있는 책이 없냐고 물어봤던 것 같아요]





토도마츠는 그렇게 말하는 점원을 보며 영수증을 받아 들었다.

그러곤 아카츠카 곶? 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카츠카 곶은 초등학교 졸업 축하였던가, 그때 가족들과 함께 갔었지만 바다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다.

.........그런곳에 아는 사람이 있단 말야?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은 감사를 표하고 가게를 나왔다.





[아카츠카 곶, 인가~ 왜 형은 그런 곳에 간 걸까.....]




집에 돌아가서 조사해보자, 라며 스마트폰의 메모장에 아카츠카 곶이라고 적어두었다.

할 것도 없고, 돈도 없으니 집으로 돌아갈까, 싶었지만 왠지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아 조금 돌아다니기로 했다.




강 옆을 지나자 낚시하는 사람이 보였다.

이런 곳에서 뭐를 낚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낚시는 역시 좋지, 라고 생각하며 옆을 지난다.



토도마츠의 취미 중 하나는 낚시인데, 최근에는 잘 가지 않았다.

아무리 좋아한다고 하지만 혼자서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보통 때라면 카라마츠를 데리고 갔었다.

하지만 카라마츠가 다친 이후로는 가지 않게 되었다.





[뭐라더라, 생선에 사랑을 품었다, 라던가? 그거 진~짜 안쓰러웠지~~]





카라마츠는 물고기 미끼를 러브레터로 했다.

인간 조차도 낚지 못하는데 하물며 물고기가 그런걸로 낚이겠냐는 생각을 했다.

평소라면 이따이,이따이, 라던가 말했겠지만, 지금은 그것마저 그립게 느껴졌다.





[기다려~~~!!형아아!!]





멍하니 걷고 있는 토도마츠 옆으로 초등학생 정도의 형제가 뛰어갔다.

형은 장난꾸러기고 남동생은 울보인 것 같다.

뒤쫓던 동생이 꽈당!하고 넘어져 당장이라도 울 듯한 표정이 되자 형이 달려와 머리는 쓰다듬었다.




[.....후훗,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저 형제와는 생판 남이지만, 왠지 어린 시절의 자신과 카라마츠 같단 생각이 들었다.



카라마츠는 어딜 가도 토도마츠를 데리고 다녔다.

항상 카라마츠가 지켜주니까, 필연적으로 토도마츠는 응석받이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토도마츠에게도 반항기가 왔고, 그 이후로 카라마츠를 멸시하게 되었다.

그래도 카라마츠는 변함 없이 상냥했다.





[.....카라마츠..도대체 어딜 간 거야....]





토도마츠는 문득 자신의 기억 속에서, 카라마츠와 관련 된 모든 일들이 과거의 일로 변해버렸음을 깨달았다.

그는 매일매일 떨었다.



----싫어, 싫어. 카라마츠가 멀어져. 나를 내버려 두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가버려.

언제나, 언제나 함께 한다고 했으면서.....





[........읏]






토도마츠는 가슴의 답답함을 뿌리치려 집까지 쉬지않고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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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어....]





숨을 몰아쉬며 집에 들어가자 어머니, 마츠요가 있었다.





[어머, 어서오렴 토도마츠]



[아...엄마 일찍 왔네. 그거 저녁밥 재료? 내가 도와줄게]





토도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마츠요의 손에서 슈퍼마켓 봉투를 받아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고맙다, 토도마츠. 그치만 괜찮아. 그 대신 부르면 다른 니트들을 억지로라도 데려와 주겠니?]





그 방에 있는게 싫어서 심부름을 자청한 거였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다며 토도마츠는 눈을 질끈 감는다.





[아-, 응...그렇게 할게]





요즘은 모두와 함께 밥을 먹는 일도 없어졌다.

1층에 내려오는 건 대체로 토도마츠였고, 가끔씩 이치마츠가 한두번 내려왔다.


그래도 쵸로마츠가 있을 때는 이렇지 않았다.

오소마츠도 이치마츠도 쥬시마츠도, 카라마츠를 제외한 모두가 함께 밥을 먹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소란스러웠던 식사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잠시 뒤, 식사 시간이 되었지만, 마츠요의 기대와 달리 밥 먹으러 온 건 토도마츠 뿐이다.





[와아-, 오늘도 맛있겠다~]





토도마츠가 최대한 밝게 말하며 젓가락을 들었지만, 마츠요가 그를 막았다.





[곧 아빠가 돌아오시니 셋이서 먹자....한명이라도 많은 편이 좋잖니]





윽, 하고 토도마츠가 마음 속으로 중얼거린다.

솔직히 지금 아빠인 마츠조하고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마츠조가 카라마츠에게 나가라고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계속 생각해왔다.




[저기, 토도마츠. 최근 쵸로마츠가 보이질 않는데, 어디 간 거니?]



[아- 응..그게..오소마츠형이랑 카라마츠형 일로 조금 말다툼을 해서, 가방 들고 나갔어.

 전화도 한통 없고, 그것 뿐이야]





토도마츠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언제까지고 고집 부리지 말고 그냥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카라마츠한테선 아직도 연락 없니?]





마츠요는 그날 카라마츠의 뺨을 때렸다.

그날 이후로 줄곧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머리에 피가 쏠려 무심코 해버린 행동이었지만,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줬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후회하는 그녀였다.





[....뭐, 그 애도 쵸로마츠도 이젠 어른이니까...그래도 잘 지내는지만 알았으면 좋겠는데..]





마츠요는 그렇게 말하며 차를 마시곤 일어났다.

그 때, 나 왔어- 라는 소리와 함께 마츠조가 돌아왔다.



식탁에는 세사람이 앉아있다.

마치 외동아들이 된 기분이었다.



침묵 속에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토도마츠. 다른 녀석들은 어디 있냐]





마츠조가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





[아....그...2층, 에서 먹고 있는게 아닐까..]





마츠조는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





[마츠요, 매번 이랬던 거요?]


[네...최근엔 계속.....]





그 말을 들은 마츠조는 일어나 2층으로 향했다.

토도마츠는 그를 따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츠조를 가로막았다.





[자, 잠깐만, 아빠. 뭘 하려는 거야]



[뭐냐니...방에서 억지로라도 데리고 나올거다]




토도마츠는 마른침을 삼켰다.

지금의 그들에게 그런 과격한 짓을 했다간 마음이 완전히 망가져 버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가 그들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떨리는 발로 마츠조를 막아세웠다.





[그, 그런거 안 해도 괜찮다구. 뭣하면 내가 주의 줄테니까! 자, 얼른 가서 먹자, 응? 모처럼 엄마가 만들었는데 다 식는다구?]



[됐으니까, 거기서 비켜라, 토도마츠]





토도마츠의 필사적인 설득에도 마츠조는 완고했다.

마츠조가 토도마츠를 밀어내려 했지만 토도마츠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 니까아!! 형들은 내버려 두라고오!! 카라마츠형이 없어진 뒤로 쓸쓸해서 우울해하고 있으니까!]





"카라마츠", 그 이름을 입에 담는 순간 마츠조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것도 잠시,






[....카라마츠라는 녀석 따윈 모른다]





그렇게 말하곤 마츠조는 식탁으로 향했다.

자신이 내쫓은 주제에 뭐라는 거야, 라며 토도마츠는 허공에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카라마츠 덕에 이렇게 형제를 지킬 수 있었다.

아아, 카라마츠. 네가 있었다면 이런 무서운 일은 생각도 하지 않았겠지.








다음날, 토도마츠는 평소처럼 집을 나섰다.

하지만, 또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찾아 두리번 거리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지만, 그 시선의 주인은 마주치자마자 달아나버렸다.






[아, 거기 서!!!]






토도마츠는 그를 쫓았지만 이미 골목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뭐냐고, 정말....]





토도마츠는 그렇게 불평하며 거리로 나갔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생각하며 거리를 걷던 중 한 가게 앞을 지나쳤다.

쇼 윈도우에 장식되어 있는 기타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





[이건.....!!]





그건 카라마츠의 것과 똑같은 기타였다.

쥬시마츠가 기타가 사라졌다고는 했지만, 설마 팔았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으음.....1만 5천엔인가....]





아르바이트비가 있으니 살 수 없는 건 아니다.

그치만 이걸 사버리면 옷을 살 돈이 없어진다.


토도마츠의 내뇌에서 그 두가지를 저울질 하고 있었다.

드라이몬스터에 구두쇠로 알려진 토도마츠였다면 가차없이 기타를 버렸을 거다.





[....하아, 내 옷이....모자도 사려고 했는데에..]




기타를 손에 들고 토도마츠는 한숨을 토했다.





[그치만...이걸로 쥬시마츠형, 조금은 기운 날지도...]





토도마츠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어~~!]




2층으로 뛰어올라가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토도마츠는 쥬시마츠 앞에 기타를 내밀었다.





[이것 봐, 쥬시마츠형!!이거 뭐~~게!]




토도마츠의 목소리에 쥬시마츠가 살짝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기타를 보자마자 눈을 크게 뜨고 그것을 들어 올렸다.





[카, 라, 마, ㅊ, 혀, 의]





완전히 쉬어버린 목소리로 울면서 그렇게 말하는 쥬시마츠였다.





[혀어, 형.....]





용서를 빌듯이 중얼거리며 기타를 껴안고 우는 그의 모습은, 보는 사람이 다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





[잘됐네, 쥬시마츠. 카라마츠형 빨리 돌아오지 않으려나- 노래 듣고 싶은데...어디 간 걸까]





이치마츠는 눈물을 글썽이며 입가를 올렸다.

카라마츠는 절대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는 눈이였다.




그러자 갑자기 오소마츠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치마츠, 쥬시마츠...너희들 작작 좀 해라!!! 카라마츠는...카라마츠는 이제 돌아오지 않아!!!

 죽었다고!!!!....어째서...어째서....모르는거야......]





오소마츠는 주먹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세게 움켜쥐고, 흔들리는 눈동자로 그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외쳤지만

그들의 귀에 닿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토도마츠는 그 상황을 싸늘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도대체 이 불필요한 짓을 얼마나 반복해야 만족하는 걸까.






----불쌍한 형들. 나는 절대로 이렇게 되지 않아.

....그치만, 형들보다 불쌍한 건 나다. 형들이 이러니까, 나는 카라마츠형의 일을 슬퍼할 수 없다.

오히려 아직 살아있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형들이 왜 저렇게 무너져버린 건지 모른다.

진실을 알고 싶지만,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렵다. 왜냐면, 아무도 지켜줄 수가 없으니까.

상처 받아도 아무도 달래주지 않으니까.




토도마츠는 조용히 방을 나왔다.





[...날 달래주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어디에 있는 거야, 카라마츠]





토도마츠는 일과 조깅 때문에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어폰을 귀에 꽂아넣고 음악에 맞춰 경쾌하게 달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고 있으면 무슨 일이든 잊을 수 있다.

뒷골목의 버려진 고양이나, 발밑에 핀 작은 꽃을 모른 척 지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토도마츠는 돌연 발걸음을 멈췄다.




데카판 연구소 앞에 데카판이 혼자 서성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쓸쓸한 표정으로 연구소 건물을 올려다보고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토도마츠는 조용히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윽고 데카판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곤 연구소 간판을 스스로 떼어냈다.




[에, 자, 잠깐,잠깐!! 데카판!! 뭐하는 거야!?]




토도마츠는 무심결에 달려가 말을 걸었다.

데카판은 토도마츠를 보고 살짝 움찍하고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데카판 연구소는 오늘로 끝이다스. 그동안 고마웠다스]


[에, 왜...왜 그만두는 거야!?]


[....나는, 나는....너희 형제들을 볼 면목이 없다스!!그렇게 알고 돌아가달라다스!]




데카판은 그렇게 말하며 간판을 가지고 연구소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토도마츠가 황급히 그의 앞을 막아선다.




[....그 이유, 들려줄 때까지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거니까]




진심이 가득한 그의 눈에 데카판은 체념한 듯 어깨를 떨구고, 토도마츠를 연구소 안으로 들였다.


그러고는 약물 의혹의 진상을 토도마츠에게 전부 털어놓았다.

토도마츠는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어 연구소를 뛰쳐나갔다.

그러곤 얼마 못가서 도로에 주저앉았다.




[그, 런......]




눈앞이 아찔했다.

카라마츠의 약물 의혹도 따지고 보면, 전부 토도마츠의 탓이었다.

토도마츠가 그 장면을 보고 확증도 없이 오소마츠에게 그냥 말해버린 것이 발단이었다.





[그런, 그,런, 그럴 리가....!! 뭐야, 뭐냐고 그게!!!]





머리를 끌어안고는 이내 분에 못 이겨 머리를 쥐어뜯는다.

카라마츠가 집을 나간 것도 마츠조로부터 의절 당한 것도 전부 약물 때문이었다.





[내가, 내가 말하지 않았으면, 카라마츠형은 계속 집에 있었다는...거야...?

 아니, 아니야, 카라마츠가, 카라마츠가 나쁜 거야...그래, 맞아, 카라마츠가 나쁜 거라고!!

 그런 걸 쓰면 누구라도 마약이라고 생각할게 뻔하잖아...!!]





그러니까 나의 탓이 아냐, 라고 쥐어짜내듯 소리를 지르곤 집으로 내달렸다.




지금은 그 거지 같은 공간에 있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면 이 망할 죄책감도 사라질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나쁘지, 않아....!!]





필사적으로 달리다 보니 벌써 집 앞에 도착해있다.

그것에 살짝 안심 되어 집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또 집 앞을 서성이는 수상한 그림자를 발견했다.

토도마츠는 그것을 보자마자, 뭔가가 툭하고 끊어졌다.




[어이!!!넌 뭔데 어제부터 남의 집을!!!]




갑작스런 고함소리에 그 그림자는 줄행랑을 쳤다.

토도마츠는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쫓았다.

그리고, 강변에 가서야 간신히 그를 따라잡았다.





[............치비타!!!]





토도마츠는 크게 외쳤다.

그러자, 그림자도 포기한 듯 멈춰섰다.

두 사람의 거친 숨이 한동안 강변에서 울리고, 이내 치비타라 불린 그가 입을 연다.





[....여, 여어, 토도마츠. 오랜만이네]





그 그림자는 그날 이후로 소원해진, 옛날부터 친구였던 치비타였다.





[....뭐야. 남의 집을 훔쳐보다니...게다가 도망치고.....재수없어]



[....미안. 나, 용기가 안 나서......저기, 토도마츠. 카라마츠...집에 있냐?]




----아아, 역시. 카라마츠가 목적이었던 거네.

그러고 보니, 치비타 녀석 옛날부터 카라마츠랑 사이 좋았었지.




[....없는데? 나갔어. 그게 어쨌다는 거야?]



[어쨌다는 거냐니....!걱정 되지도 않냐?]





기분이 상한 듯 그렇게 말하는 그에, 토도마츠는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치비타가 말하지 않아도 걱정하고 있다. 그야, 당연하잖아.





[....글쎄. 평소에도 있든 없든 변한게 없어서 말야]



[....윽..이 자식...!! 피를 나눈 형제가 없어졌는데, 정도 없냐 네녀석은!!!]




치비타는 얼굴을 붉히며 토도마츠의 멱살을 잡았다.

토도마츠는 혀를 차고는 그것을 세게 뿌리쳤다.

토도마츠에 비해 작은 치비타는 이에 땅에 내동댕이 쳐진다.





[...저기, 아까부터 뭐하는 거야? 다 안다는 듯이 말하지 말아 줄래?

 .....애초에, 치비타가 카라마츠를 유괴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다고!!!]




....그렇다. 따지고 보면 치비타가 나쁘다.

모든 악의 근원인 주제에 무슨 낯짝으로 여기 나타난 걸까.

그 사변만 없었다면, 카라마츠는 없어지지 않았고, 쵸로마츠형도 나가지 않았을 거고, 

오소마츠형도 이치마츠형도 쥬시마츠형도 망가지지 않았을 거다.






[......돌려줘]



[.....에]





토도마츠는 천천히 치비타에게 다가갔다.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치고, 입술은 웃고 있었다.





[돌려줘, 돌려....돌려달라고!!!나의!! 형제를...!! 형제들을!!!!돌려줘!!!!!!!]





토도마츠는 치비타의 목을 꽉 쥐고 손에 힘을 준다.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 없는 토도마츠의 분노에 치비타는 숨을 쉴 수 없게 된 것과 동시에 두려움이 몰려왔다.






[읏아, 그, 그만...케헥]





치비타는 자신의 목을 조르는 토도마츠의 손을 할퀴었다.

그것에 움찔한 토도마츠는 치비타를 풀어주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돌려줘....돌려줘....!!돌려, 달라고....!!]





풀려난 치비타는 켁켁 거리며 토도마츠를 노려보았다.





[.....토도, 마츠..확실히 난 하면 안 되는 짓을, 했어. 그건 인정해.

 하지만 말이야, 카라마츠의 숨통을 끊은 건 너희들이다]





치비타의 말에 토도마츠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형제가 분명 도우러 올 거라고 믿으면서 화형에 처하게 된 카라마츠의 마음을, 알아?

 .....아니, 네가 알 리가 없지. 항상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는 막내 동생인 토도마츠님은 말이지.

 .......무슨 생각으로 카라마츠에게 물건을 던진 거냐? 만신창이가 된 카라마츠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냐고]






치비타는 봇물 터진 듯 말을 쏟아냈다.

그의 머리 속에는 얼마 전, 우편함에 들어 있던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기와

그것을 가지고 이야미에게 찾아가 들은 카라마츠의 죽음이 어지럽게 맴돌고 있었다.



토도마츠에게 이런 말을 지껄이고 있지만, 자신도 똑같았다.

한번, 만신창이의 카라마츠를 두고 달아났다.


양심의 가책을 느껴 결국 다시 돌아가 구급차를 불렀고, 상처 받아 너덜너덜한 카라마츠에게 잘해주었다.

그럼 형제에게 버림 받은 "나의 친구"는 나에게 오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 때문.



하지만 달랐다.

도움을 청하기는 커녕 카라마츠는 홀로 모든 걸 짊어졌다.

혼자 아파하고, 괴로워하다가 그렇게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지금 이렇게 치비타가 토도마츠 앞에 있는 것은 카라마츠를 위한 속죄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구제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와서 부질 없겠지만, 바보 같은 형제들에게 너의 기분을 가르쳐줄게.





[너희들이 맛있는 걸 먹고, TV를 보며 웃는 동안, 카라마츠는 뭘 했어?]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두고 마시러 갔던 그날 밤에 봤던 카라마츠의 표정과,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방에 혼자 틀어박혀있던 카라마츠를 떠올렸다.





[.....그, 그만둬....그만......]





그 어둡고 어두운 공간에서, 혼자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견디는 건 얼마나 외롭고 괴로운 일이었을까.






[....알고있냐? 카라마츠 녀석, 거의 실명에, 귀도 들리지 않고, 미각까지 잃었어. 머리를 다친 후유증으로]



[!!!]





지붕 위에서의 일광욕,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것, 좋아하는 고기를 먹는 것, 오자키의 CD를 듣는 것,

이 모든 것은 카라마츠가 좋아하는 것이다.

토도마츠는 그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카라마츠를 생각하자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래도 그녀석은....카라마츠는 우는 소리 한번 내지 않고, 내색하지도 않았어...왜 그랬다고 생각해?]





치비타의 눈에선 어느새 굵은 눈물이 흘르고 있었다.





[이, 이제 됐어..됐다고!!!알았어!!!! 알겠으니까, 그만해...! 더 이상 말하지 마...!!]





토도마츠는 고통스러운듯 귀를 막으며 고개를 거칠게 가로 저었다.

그렇게나 상냥했던 차남이다. 그 이유는 대충 감이 왔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인정한다면, 알아 버린다면, 필사적으로 유지해 왔던 것이 깨져버린다.

하물며 파트너였던 자신이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남의 입으로 듣게 되는 것만큼 굴욕적인 일은 없을 거다.

하지만, 치비타는 그런 그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거칠게 토도마츠의 손을 귀에서 떼어내고 결정적인 한마디를 내뱉는다.





[....그건, 당연히, 너희 가족을, 형제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흐윽, 하고 토도마츠가 숨을 들이킨다.

카라마츠의 미소와 함께 토도마츠를 부르는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의 뇌리에 박힌다.

토도마츠는 천천히 고개를 흔든다.





[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비명에 가까운 절규가 울렸다.





[나, 나는!!나는, 나쁘지 않아!!!뭐냐고, 몰라, 모른다고 그딴거!!!!!]





울부짖는 토도마츠를 보며 치비타는 그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카라마츠의 애정을 가볍게 여긴 마음이, 카라마츠라면 괜찮을 거라는 교만이, 이런 비극을 낳았다.





[뭐냐고.....나는, 나는.....어떻게 하면, 좋은 거야.....]





목에 건 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치비타는 돌아섰다.





[.......잘있어, 토도마츠. 이제 너희들과 만날 일은, 없을 거야]






무심히 지나쳐가는 발소리가 토도마츠의 고막을 울린다.


치비타는 오랫동안 살았던 마을에서 떠나려 하고있다.

여섯 쌍둥이와의 추억이 이 마을에는 너무도 많아 더 이상은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흐윽, 우, 우으. 카라마츠으, 도와, 줘, 카라마, 츠....도와, 줘어........]





진실에서 도망쳤던 토도마츠는, 공교롭게도 어느 누구보다도 진실을 직면하게 되었다.




와르르, 하고 뭔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러나, 아직 토도마츠는 망가지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카라마츠가 살아있다고 믿고 있었다.

토도마츠는 그걸 불안정한 마음의 버팀목으로 삼고 있었다.






......그날, 토도마츠는 꿈을 꾸었다.





그건, 커튼도 닫은 채로 어두운 객실에 카라마츠가 혼자 무릎을 끌어 안고 있는 광경이었다.






[....형제들은 모두 마시러 가버렸군. 사이 좋다는 건...좋은 건데....그런데 왜...이렇게도 가슴이 아픈 걸까]



[나도 가고 싶었다, 라고 그런 생각은 하면 안 되는데. 그런걸 바라면 안 되는데.

 ......외로워. 즐거워 하는 형제들을 보는 것이 괴로워....]



[이런 추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 다들 나를 싫어하는 거겠지....미안하다, 브라더들.

 이런 녀석이라서..........그래도, 곧 사라질테니까]






카라마츠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작게 웃었다.

그것을 보고 토도마츠는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자신들이 잔뜩 취해서 카라마츠 따위는 잊고 웃으며 노는 동안, 이렇게까지 괴로워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나한테 상냥하게 대해줘.....나를 봐줘....!

 어두운 곳은 싫, 어....! 고독은 싫어......!! 싫다고.....! 고독하게 사느니, 죽는 편이 나아!!





카라마츠의 절규가 방 안을 울린다.

과거, 파트너나 마찬가지였던 남자가 이렇게까지 약해져 고독의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 사실이 토도마츠의 가슴에 깊이 박혀들었다.

계속 지켜보기가 힘들어 토도마츠는 그곳에서 달아났다.




하지만, 곧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치면서 그 반동으로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러자,






[....넌 항상 그렇군. 싫은 일들에선 곧 바로 달아나버리지....이제 와서 내 존재를 알아 챈 건가?

 파트너였는데, 너무 늦잖아.......]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외로운 듯 웃고 있는 카라마츠가 서있다.

그 뒤로는 가파른 절벽과 넓고 푸른 바다가 펼쳐져있다.





[마츠노 카라마츠, 최후의 무대다. 그리고 마지막 관객은 너라고, 토도마츠.

 ........뭐, 금방 끝나니까...]





카라마츠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런 웨이를 걷는 모델처럼 당당하게 절벽 끝으로 걸어갔다.




뭐 하는 거야, 그만둬, 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할 수 없다.

몸이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눈물을 흘리며 그저, 카라마츠, 카라마츠, 하고 마음속으로 외칠 수밖에 없었다.




그게 들렸던 걸까, 카라마츠는 한 걸음이면 떨어질 것만 같은 벼랑 끝에 서서 토도마츠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바로 바다 쪽으로 몸을 돌리고는 손을 펼쳤다.

그리곤 땅을 박차고 머리부터 거꾸로 바다를 향해 떨어졌다.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토도마츠는 이불에서 벌떡 일어났다.

허억, 헉, 호흡이 거칠다.





[....카라마츠, 카라마츠는 어디에!?]





토도마츠는 옆을 보았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없다.





[....으음..왜 그래, 토도마츠. 화장실?아니면 악몽이라도 꾼 거야?]





이치마츠가 눈을 비비며 토도마츠에게 물었다.

이치마츠는 쥬시마츠가 걱정이라 그의 옆에서 자고 있었다.





[...이치마츠형, 카라마츠...카라마츠는 어디있어? 왜 없는 거야...?어디로 간 거야!?]





어깨를 떨며 토도마츠가 중얼거린다.

반면, 이치마츠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토도마츠. 카라마츠형이라면 거기 있잖아. 뭐야, 싸우기라도 한 거야?]





공허한 눈으로 그렇게 말하는 이치마츠를 보고, 토도마츠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동시에 이치마츠가 완전히 망가져 버렸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사실에 아파할 여유 따윈 지금의 토도마츠에겐 없었다.





[....현실을 보라고, 이치마츠형!!카라마츠형은 여기 없어!! 없단 말이야...!!]





토도마츠는 그렇게 말하고, 이불에서 나와 1층으로 갔다.






[......찾지 않으면...카라마츠를 찾아야....]





어두운 거실에 스마트폰의 불빛만이 방을 비췄다.

어제 카라마츠의 위치를 나타내는 유일한 단서로 손에 넣은 키워드, "아카츠카 곶"

토도마츠는 다급하게 인터넷을 켜 아카츠카 곶을 검색했다.




그러자, 꿈에서 본 경치와 똑같은 경치가 주르륵, 나왔다.

눈앞에 꿈과 이미지가 겹쳐 보였다.

스마트폰을 쥔 손이 덜덜 떨렸다.





[거짓말........]




인정할 수 없어 황급히 다른 글들을 보았다.

그런 그의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자살 명소"라는 4글자였다.


토도마츠는 지금까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죽음"이라는 두 글자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카라마츠는 죽었다.






[아, 아아, 아아아아아!!!우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토도마츠는 스마트폰을 던지고 부엌을 향해 달렸다.

내던져진 그것은 기세 좋게 벽에 부딪쳐 화면이 깨졌다.

그 파편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내....내 탓이야....]




지금 생각하면 카라마츠에게 욕밖에 하지 않았다.

열이 나도, 다쳐도 걱정 따위는 전혀 하지 않고, 패션에 대해서 항상 아프다니 뭐니 하는 말만 지껄였다.

카라마츠만이 자신을 달래주고 지켜 주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그의 상냥함에 뭔가 마음속에서 부글부글 끓었다.


동료인 자신이 편들어 주지 않으면 안 되는데, 오히려 약물 혐의로 카라마츠를 가장 위태롭게 만들었다.

형들이 이상하게 된 건 죄의식을 자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토도마츠는 마지막 한 사람이 될 때까지 그 현실을 외면했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역시나 막내 동생 이라고 누가 비아냥거려도 할 말이 없었다.





[.....죽어 버리다니, 안쓰럽네...정말.....그치만 정말 안쓰러운 건....나야...

 카라마츠, 미안해....내가 잘못했어..........적어도, 너의 파트너답게, 네가 있는 곳으로 갈게]





자신의 죄를 자각한 순간, 이 세상의 모든건 아무래도 상관없게 느껴졌다.

어차피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있는 건 가족뿐이다.

그러나, 그 가족마저도 무너지고 있다.



그저, 그 상냥하고, 안쓰러운 형을 만나고 싶었다.



토도마츠는 벌떡 일어나, 모두가 깨기 전에 2층으로 올라갔다.





[....토도마츠?]




토도마츠를 기다렸는지, 이치마츠가 걱정스럽게 이쪽을 본다.

깨어있었다면 아까의 비명소리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치마츠는 아무런 말이 없다.

미쳤다고 해도, 어둠마츠가 아니라고 해도, 그는 원래 상냥한 사람이니까.

그런데, 카라마츠에 관해서만 솔직해지지 못했다. 그것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나도, 이 형도, 서툴러서 어찌할 수 없는 바보라고 생각하며 토도마츠는 작게 웃었다.



묵묵히 짐을 싸는 토도마츠를 보며, 이치마츠가 입을 열었다.





[.....가는 거야, 토도마츠?]



[...응. 아까는 미안, 이치마츠형. 나, 카라마츠의 파트너니까. 옆에 있고 싶어, 새삼스럽지만.

 이치마츠형도 갈래?]





토도마츠는 손을 멈추고 이치마츠를 바라본다.

어둠 속에서 그의 표정을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그의 숨소리로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치마츠는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쥬시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고개를 젓는다.






[....아니, 나는 쥬시마츠를 두고 갈 수 없어. 그래도 금방 갈테니까,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이치마츠의 말에 토도마츠는 공허한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그러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소마츠와 쵸로마츠, 카라마츠와 토도마츠가 파트너인 것처럼,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도 파트너 같은 존재였다.

앞의 네명처럼 그렇게 노골적인 관계는 아니었지만, 지금까지도 그 관계는 얇고도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아아, 나도 카라마츠와 이런 관계를 가졌어야 했는데...





[.......안녕, 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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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마츠는 아카츠카 곶을 목표로 하고 집을 나선다.

하늘이 밝아 지며,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카라마츠, 이번에는 혼자 두지 않을 테니까]





울보에 응석받이인 토도마츠는 사과하는 법을 모른다.

울기 전에 상냥한 파트너가 보듬어 주었기에, 먼저 사과해 주었기에.

하지만, 이제 그런 사람은 없다.

사과하고 싶은데, 사과를 받을 사람이 없다.




적어도 용서 받고 싶어서 카라마츠에게 가기로 마음 먹었다.

죽음의 공포가 없는 건 아니다. 무섭다. 괴로운 건 싫다. 아픈 것도 싫다.

하지만, 그보다도 파트너와 떨어지는 것이 더 두려웠다.




-----얼마나 예쁜 하늘인가. 얼마나 맑은 바람인가.

전차의 창문을 열고 홀로 아침해를 바라보고 있자니 눈물이 차올랐다.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카라마츠는 볼 수 없었겠지.





[미안해]





토도마츠는 전차에서 내렸다.

안내해주는 이는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어떻게 가야할지 알고 있었다.

아아, 카라마츠가 마중이라도 온 걸까, 하고 제멋대로 해석을 해버린다.





[후훗, 고마워 카라마츠]





절벽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하늘은 푸르렀다.

카라마츠의 색이다.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뒤를 따르려 떨리는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카라마츠와 함께라면 무섭지 않아....옛날도, 지금도....]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해졌다.

토도마츠는 뜻을 정한듯 주먹을 쥐고 땅을 찼다.

최후의 순간에 본 바다의 푸르름은 예쁘고도 잔혹한 색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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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도마츠, 토도마츠, 어딨어....?]





쥬시마츠는 최근들어 곧잘 잠에 빠졌다. 마치 일어나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그런 쥬시마츠가 오후에 눈을 뜨고는, 드물게 입을 열고 자신의 유일한 동생을 불러댔다.





쥬시마츠가 깨어나기까지 옆에 있는 게 일과가 된 이치마츠는 그를 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토도마츠...토도마츠는....카라마츠형한테 갔어. 안녕, 이라고 말하고]





쥬시마츠는 그것을 듣자마자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려 얼굴을 숨겼다.





[.....그런, 가...그렇구나......]





쥬시마츠의 목소리가 젖어있다.

이치마츠는 왜 우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쥬시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흐, 윽, ......우으, 토도, 마츠.....으아아.....]



[울지마, 쥬시마츠........저기, 우리도 갈까?]





이치마츠는 쓰다듬던 손을 멈춘다.

이미 생은 포기했다. 아마 카라마츠가 없어진 그 때부터.

쥬시마츠는 눈만 슬쩍 이불에서 꺼내 이치마츠를 보았다.



이치마츠는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건 무서울 정도로 예쁘고 애달파 보였다.





[......아니. 나, 아직, 안 갈래]



[.....그래. 가고 싶어지면 말해줘. 같이, 가자. 외롭지 않게...둘이라면 괜찮아]





마치 비밀 놀이를 약속한 꼬마처럼, 이치마츠는 천진난만하게 말했다.



그 날부터 매일 이치마츠는 쥬시마츠에게 이렇게 물었다.




[카라마츠 만나러 갈래?]


[아니, 아직..]





쥬시마츠가 거절해도 불쾌한 표정 하나 없이 그렇구나, 하고 웃었다.

이치마츠는 어느새 정체성을 잃어 버렸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이치마츠의 질문에 쥬시마츠는 고개를 저었다.





[쥬시마츠, 토도마츠 만나고 싶지 않아?]



[.....아직 만나고 싶지 않아]





둘만의 비밀이니까, 라며 오소마츠의 눈을 피해서, 둘은 그렇게 의미없는 문답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어느 날이었다.

이날은 쥬시마츠가 좀처럼 잠에서 깨지 않고 얕은 호흡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석양이 그들을 비추며 실내를 노랗게 물들였다.





[아, 안녕. 일어났어?]





잡고있던 손이 꿈틀, 하고 움직인 것을 느낀 이치마츠가 쥬시마츠에게 말을 걸었다.

평소라면 히죽 웃으며 [안녀엉-!!]하고 답을 하는데 오늘은 달랐다.





[이치마츠, 형]



[응?]



[이제, 가자. 나, 지쳤어]





유리구슬처럼 투명했던 쥬시마츠의 눈동자는 토도마츠와 마찬가지로 공허하게 변했다.

겨우 허락이 떨어졌다며 이치마츠는 안도한다.

다른 형제들은 금방 편안해지는 길을 택했는데도 불구하고, 쥬시마츠는 아슬아슬하게 그 라인에서 한발짝 물러나있었다.

그래서, 그것이 걱정스러웠다.





[....응. 가자, 쥬시마츠]





쥬시마츠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후드를 입으려 했지만, 그런 그를 이치마츠가 말렸다.





[쥬시마츠, 후드는 남기고 가자......봐, 눈에 띄니까. 그거 말고 좋아하는 옷으로 입어]




그렇게 말하자 쥬시마츠는 야구 유니폼을 꺼내 입었다.





[괜찮네. 자, 가자]





둘은 나란히 역으로 걸어갔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고, 까마귀가 울었다.

순진하게 웃으며 집으로 뛰어가는 아이들이 스쳐지나간다.





[...우리들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이치마츠의 중얼거림에 쥬시마츠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그저 앞만 보고 조용히 걷고 있었다.





[.....나 말야, 카라마츠를 진심으로 성가시다고 생각했었어.

 저런 녀석 없어도 우리들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그런데 달랐어..그녀석의 영향력..이랄까.

 .....대단하네..모두 이상해졌어.....나라면 이렇게 됐을 리 없겠지.....

 아아, 역시 카라마츠에겐 이길 수 없네- 하고 뼈저리게 느꼈어]






이치마츠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 형]



[에.......]



[우리들은 여섯명이 하나니까, 누구 한명이라도 빠지면 안 되는 거야.

 그런데 그걸 알아 채는 게 너무 늦어버린 거야.....이건, 우리들에게 내려진 벌이야]



[.....그런가, 벌,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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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두 사람은 아카츠카 곶에 도착했다.

이치마츠는 쥬시마츠를 벤치에 앉히고 역의 공중전화로 향했다.





[....여보세요. 아, 오소마츠형?]





그 상대는 오소마츠였다.

이치마츠는 주머니에서 십엔 여러개를 꺼내 올려두었다.





『이치마츠? 너 지금 어디야? 쥬시마츠도 같이 있어?』



[...질문은 한가지씩 해줄래? 지금...아카츠카 곶에 있어, 쥬시마츠도 같이]





수화기 너머로 오소마츠가 숨을 삼키는 게 들렸다.





『지, 기다려!!!나도 거기로 갈테니까!! 그러니까, 바보 같은 생각하지 말라고!!』



[....저기, 오소마츠형, 들어줘]





오소마츠의 조급한 목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이치마츠는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십엔이 하나 하나 줄어갔다.





[우리들 지금까지 여섯명이서 하나였잖아. 하지만, 남자가 여섯명, 그것도 온종일 함께 있으면 울분도 쌓이겠지.

 그 분풀이 대상이 카라마츠였어. 형제를 좋아하는 그녀석은 아무런 짓도 하지 않으니까]





오소마츠는 전화를 받으며 달리고 있는 건지,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들 그녀석의 다정함을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던 거야, 그걸 이제서야 깨달았어.

 .....정말이지 바보 같아, 정말 어찌할 수 없는 쓰레기]



[...그래서 말야, 쥬시마츠랑 나....같이 죽을 거야.

 그 토도마츠가 용기를 내서 뛰어내렸으니까, 우리들도 할 수 있어]



『.....에, 너, 지금 뭐라고...토도마츠가, 뭐?』




오소마츠는 발을 멈췄다.

방금까지 달리고 있었는데, 몸 속의 피가 식어가는 기분이다.





[...토도마츠, 죽었어. 카라마츠에게 가겠다면서, 삼일 정도 전인가...]





동생이 죽었는데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신이 정말이지 역겹다고, 이치마츠는 생각했다.

마음이 식어갔다.





[미안, 오소마츠형]


[미안, 미안해. 형은...오소마츠형만은 살아줘...엄마랑 아빠를 부탁해]





이치마츠는 그렇게 말하곤 부드럽게 웃었다.

이제 남은 동전은 십엔 하나.





[잘있어, 형]



『자, 잠깐!! 웃기지 말라고, 이치마---』





뚜우- 뚜- 하고 시간 종료음이 들렸다.

이치마츠는 조용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전화 박스에서 나와 이치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내민다.





[....가자, 쥬시마츠]




쥬시마츠는 그 손을 잡고 일어섰다.




불타는 듯한 석양이 두 사람을 에워쌌다.

예전에 가족 여행으로 왔던 아카츠카 곶.

그때는 정말이지 즐거웠다.



----꿈에서 본 절벽 앞에 두 사람이 나란히 선다.




[.....바다, 반짝반짝거려. 예쁘네...카라마츠형의 색이야!]





쥬시마츠는 오랜만에 평소처럼 웃어보였다.





[....카라마츠형은 어떤 기분으로 여기에 섰을까]



[글쎄, 지금 들으러 가자]




이치마츠는 문득 시선을 옮기다 분홍색 신발을 발견한다. 토도마츠의 것이었다.

쥬시마츠는 이치마츠의 손을 잡고 절벽 가장자리로 향했다.





[....이치마츠. 지금까지 고마웠어. 오늘도, 함께 와줘서 고마워]



[....나야말로. 지금까지 즐거웠어......고마워]





두 사람은 평온한 표정으로 서로 마주보며 웃고는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이제 텅 빈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은 없다.

이걸로 된 거다. 이치마츠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뭔가를 꺼낸다. 그건 그가 카라마츠에게 준 펜이었다.






신발을 벗고, 서로 손을 맞잡은 채로 바다에 뛰어든다.

최후의 순간에 본 바다는 옛날에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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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차례로 사랑하는 브라더들이 떨어진다.

어서와, 차갑고 괴로운 슬픈 세계로.


(그치만 난 너희들이 오지 않기를 원했다. 만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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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들....부모님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네요...

오소마츠형만은 남아서 부모님을 보살피라니

그게 말이여 막걸리여



부모님이 자식 5명 잃고 잘도 버티겠네

아아, 마츠노가에 희망 따윈 없어ㅠㅠㅠㅠㅠ






이걸로 마지막 하나 남았슴다

다음편이 마지막! :)

이번거 좀 길었네여.....ㅎㅎㅎㅎ


사실 내일 제가 나가서

미리 식자랑 해두고 예약하려고 했는데



아니...소설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이것밖에 완성을 못했슴다;;;;


그러니 갔다와서 식자할게여 'ㅂ'a

12시 전에는 들어오겠져.......아마




이번엔 시간이 좀 늦어서

오타 확인을 못했슴다;;;;;

올리고 빨리 자야해서...........ㅠ


그래서 오타 좀 넘칠지도......☞☜




제가 타자를

엄청 우다다다다다다ㅏ다다 써가지고

오타가 많슴다 'ㅂ'a

비유하자면 민첩에만 올인해서

미스 겁나 뜨는 도적 같달까......


초딩때 컴퓨터 배울 때도

그래서 많이 혼났죠.......(먼산




소설은 감정을 이어가야 하는데

오타 때문에 집중이 흐트러질까봐

가능한 신경써서 천천히 쓰는데도

이렇슴다...........하하핳


죄송합니다 (_ _)


오타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슴다!

늘 알려주시는 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






그보다 뜬금없는데

이거 그.....카라마츠가 꿈에 빠진?갇힌? 이야기인가

그 영상이랑 느낌이 비슷하네요 'ㅂ'


전개는 전혀 다르긴 한데

오소마츠가 엄청 망가진다는 게 비슷한...?



그 쪽도 오소마츠가 정신 못 차리죠~

여기도 마찬가지고....ㅎㅎ




아무튼 전 이만 자겠슴다 'ㅂ'

내일 지각하면 친구가 절 죽일 기세라.....


바이바이☆







+ 아, 적는 거 깜빡했는데

마지막 부분은 작가님 코멘트에 있는 글입니다 :)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837448#2











※눈물주의※

※휴지/브금 필수※










============================================================




(베키님 / 불펌금지)






















이치마츠는 방 구석에 있는 두 사람,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를 본다.



그들이 쇠약해지는 건 보기만 해도 아파와서,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내가 뭘 할 수 있지? 카라마츠 때도 그랬다.

쓸모 없는 자신이 뭔가를 하려 하다니, 그런 주제넘는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저, 저기...쵸로마츠형...라이브 가지 않을래? 그, 뭐더라..냐- 어쩌고 하던 애의]




쵸로마츠의 응원봉을 들고 그의 눈앞에 흔들어 보았지만, 고개를 저을 뿐, 별 다른 말은 없다.





[저, 저기..쥬시마츠...배트 휘두르기 안 하는 거야? 괜찮으면 나...준비할테니까...]




배트를 쥬시마츠의 눈앞에 들이밀었지만, 괜찮아, 하고 작게 중얼거릴 뿐, 기대했던 반응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치마츠는 작게 혀를 차고, 방을 나갔다.

....도대체 어쩌라는 거냐고.

쵸로마츠형과 쥬시마츠는 대체 왜 저러는 거야?


그 때, 이치마츠는 어떤 일을 떠올리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와앗, 대체 뭐하는 거야, 이치마츠형!?]





만나자마자 토도마츠와 부딪혔지만, 괜찮냐는 말하는 것조차도 아깝다는 듯,

그는 토도마츠의 손을 움켜쥐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읏, 따라와, 토도마츠!!]



[에, 에엣!? 자, 잠깐잠깐!!]




이치마츠는 발이 꼬여 휘청거리는 토도마츠를 끌고 어디론가 달려갔다.

그는 집을 뛰쳐나와 골목으로 들어갔다.




[정말, 뭐하는 거야!?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모르잖아!!]




토도마츠는 그의 손을 뿌리치곤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이런 때에도 귀여운 척이냐, 라고 생각하며 이치마츠가 입을 열었다.




[....쵸로마츠형이랑 쥬시마츠, 최근 이상하잖아?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래서 그거, 에스퍼 냥코에게 말하게 만들자.

 약이라면, 엉덩이 주사가 아닌 마시는 쪽으로 하나 남아있거든]


[아....아아-!!!그런 방법이 있었구나!!이치마츠형 웬일로 그런 엄청난 방법을 생각해 냈네~~]




토도마츠는 손뼉을 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에스퍼 냥코를 간신히 찾아내서 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우유에 약을 넣어 먹이고, 두 사람 앞에 데리고 갔다.

그리고, 그들 앞에 에스퍼 냥코를 내려 놓았다.

그러자 입을 들썩들썩하기 시작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라마츠형 만나고 싶어』


『우리 때문에 카라마츠가 죽었어』


『카라마츠형, 마약이라고 의심해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카라마츠, 그냥 내버려둬서 미안, 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미안』




에스퍼 냥코가 잇달아 둘의 생각을 내뱉었다.

두 사람의 마음 속에서 소용돌이 치던 감정들을 대신해서 토해낸다.




[하, 뭐..야...이거..]



[잠, 둘 다 뭐하는 거야....이런 웃기지도 않는 짓 그만둬...!!]





이치마츠, 토도마츠는 그 자리에 멈춰 서있다.

그와 반대로, 억지로 마음의 소리를 파헤쳐질 때마다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는 머리를 끌어안고 괴로워했다.




[뭐야 이거!!싫어, 그만, 그만둬 이치마츠!!!!]



『카라마츠, 너는 나의 소중한 사람이었어. 그래서일까, 가슴이 아파서 어쩔 수가 없어...

  너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이치마츠형, 냥코를 멈춰!!!!!]


『카라마츠형은 날 구해줬는데, 왜 나는 아무것도 안 했을까....』




[읏, 아..........]





이치마츠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 붉은 그림자가 이치마츠와 토도마츠를 가로질러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방을 빠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은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계단을 내려간 오소마츠는 고양이를 감싸안고 계단에 주저앉았다.

고개를 떨구고 고양이에게 얼굴을 묻으면 태양의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어떻게 그녀석들이 카라마츠의 일을 아는 거야...나, 열심히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모습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그래서 그랬던 거야?

  ....있잖아, 카라마츠. 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에스퍼 냥코는 오소마츠의 생각을 거침없이 토해낸다.

요즘 동생들은 입만 열면 카라마츠, 카라마츠 거렸다.

어떻게든 대화 주제를 바꾸려고 노력해도 정신 차리고 보면 카라마츠, 카라마츠였다.

게다가 안색도 상당히 안 좋았다. 그건 마치 생전의 카라마츠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오소마츠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몸을 움찔했다.




『설마....』




오소마츠는 에스퍼 냥코를 내려놓고, 2층으로 올라갔다.

드르륵,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린다.




[혀, 형....그..고양이는...내가..내가 그런거야...그러니까 토도마츠도 고양이한테도 아무 잘못 없으니까..]




벌벌 떨며 이치마츠가 앞으로 나온다.

오소마츠는 씨익, 웃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응응, 이치마츠군은 형제를 생각해서 잘 되라고 그런 거잖아?]




그러나 이내 표정을 바꾸곤 이치마츠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그치만 형아, 상황 파악을 못하겠는데 말야...쵸로마츠랑 쥬시마츠가 왜 저렇게 된 거야?

 ....알고 있는 거 전부 말해]




정색하고 내려다보는 그의 모습에 이치마츠는 고개를 가로 흔들며 히, 하고 소리를 냈다.




[모, 몰라!! 나, 나도 모르니까 고양이를 데리고, 그, 그래서....]




그 눈에 거짓은 없었다.

이 이상 추궁하는 건 쓸데없다고 생각한 오소마츠는 그의 멱살을 놓았다.

이치마츠는 목을 부여잡고 기침을 했다.

그런 그에게 토도마츠가 달려가 등을 쓸어주었다.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다가가 쭈그리고 앉았다.




[...쥬시마츠으. 형아하고 얘기 좀 할까? 응? 여기 좀 봐]




그렇게 말해도, 쥬시마츠는 어깨를 떨며 카라마츠형, 하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이쪽에 대해선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것에 초조함과 불안함을 느낀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의 머리를 잡고 억지로 들어올렸다.




[쥬시마츠?사람과 얘기할 때는 제대로 눈을 보고 얘기해야지?]



[히, 싫어, 나, 무서워...카라마츠형, 미안해, 살려줘....!]




히끅히끅, 쥬시마츠는 몸을 떨며 울어댔다.

그 눈은 마치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오소마츠인데...쥬시마츠, 카라마츠에 대해 뭘 알고 있어? 전부 말해.

 그보다...나, 카라마츠 잊으라고 말했던 거 같은데...왜 안 지키는 걸까나?]




나는 너희를 위해서 그런 건데, 라고 중얼거리며 오소마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협박 같은 그 말에도 쥬시마츠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미친 사람처럼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오소마츠는 그런 그의 모습에 가슴 아파하며 3남에게 다가갔다.

...이 녀석이라면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왜나면 내 동료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다가갔다.




[...쵸로마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왜 네가 카라마츠에 대해 알고 있는 거냐고, 어이...!!]




무릎을 끌어안고 웅크리고 있는 쵸로마츠의 어깨를 잡고 앞뒤로 흔들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었지만, 살짝 쵸로마츠가 얼굴을 들었다.

그 눈에는 굵은 눈물과 함께 증오가 글썽이고 있었다.





[....시끄러워, 이 배신자...오소마츠, 넌 카라마츠가 죽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





그 동안 수없이 많은 싸움을 해왔지만, 이렇게까지 살의를 담은 눈은 처음으로, 오소마츠는 조금 기가 죽었다.




[...겨우 조금 일찍 태어난 것뿐이면서 뭐가 장남이야!!피를 나눈 형제가 자살했는데,

 어째서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은 거야!? ....그날 너 경마에 간다고 했었지? 그것도 거짓말이잖아!!

 그날, 카라마츠가 죽은 거잖아!!!!]




쵸로마츠는 봇물 터지듯 오소마츠에게 쏘아댔다.

이치마츠, 토도마츠는 갑작스런 사실들에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다.

오소마츠는 뒤로 물러섰지만 쵸로마츠는 그를 몰아붙이듯 다가갔다.




[왜!!왜 말하지 않았어!!!빨리 말했다면 도와줄 수도 있었는데!!왜!!!!!왜애!!!!!!

 카라,마츠...카라마츠!!!!!!]




처음 보는 쵸로마츠의 통곡에 오소마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나, 도!! 나도, 몰랐다고!!!뭐냐고, 나만 나쁜 듯이 말하지 마!!!!

 내가 왜 너희한테 말하지 않았는지 알아!? 이렇게 바보처럼 굴테니까!!!

 나도 아무것도 못했는데 너희가 온다고 뭐가 달라진다는 거야!!!]




거기까지 말하자, 오소마츠는 깜짝 놀라 입을 막았다.

쵸로마츠는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았고, 다른 형제들도 조용했다.

위험해, 하면 안 되는 말까지 해버렸어..빨리 거짓말이라고, 미안하다고 말해야...





[그래....결국, 넌 나를...우리들 믿지 못했던 거네.....동료라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이미 늦었다.

쵸로마츠의 눈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지금의 대화로 작은 균열이 크게 찢어져 버렸던 것이다.




[아, ㅊ, 쵸로마츠, 쵸로마츠!!!!!]





쵸로마츠는 옆에 있던 자신의 가방을 들고 그대로 집을 나갔다.

방에는 불편한 침묵만이 남아있다.





[.....나 모르겠어... 카라마츠...정말로, 죽어 버렸어...? 거, 짓말...거짓말이야....]



[......나, 잠깐 나갔다 올게]




토도마츠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리고, 이치마츠는 오소마츠를 힐끗 보고는 방을 나가 버렸다.




[...오소마츠형, 쵸로마츠형 따라가지 않아도 괜찮아?]




쥬시마츠가 나직이 중얼거린다.

그는 쵸로마츠의 가방에 뭐가 들었는지 알고 있다.

그 가방이 우연히 옆에 있던 것이 아니라 원래 준비되어 있던 가방이라는 것을.


그는 쵸로마츠의 각오를 알고 있다.

콘서트에 가지 않고 많은 양의 돈을 모으고 있었던 것을.


그는 쵸로마츠의 외로움을 알고 있다.

계속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것을.


쥬시마츠가 카라마츠의 약물 의혹이 거짓임을 알려줬을 때, 그는 죽도록 후회했다.

자기라도 그의 편을 들어줬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가슴을 치며 후회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슬픔을 공유해 온 쥬시마츠는 쵸로마츠의 뒤를 쫓지 않는다.


그러나 쥬시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말을 건 것은 혹시라도 어떻게 해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희망적 관측.

만약, 오소마츠가 쵸로마츠를 뒤쫓으려고 한다면, 쵸로마츠의 행선지를 알려줄 생각이었다.




[.....됐다고. 그러다 돌아오겠지]




오소마츠는 그런 쥬시마츠의 생각은 조금도 헤아리지 못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소파에 누웠다.




[....아이]




쥬시마츠는 쓸쓸한 표정으로 창 밖을 바라보았다.

그는 지붕에 올라가서 넓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보다도, 둘째 형과 둘이서 넓은 하늘 아래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더 좋아했다.

손을 얼마만큼 넓게 펼쳐도 다 끌어 안을 수 없을 정도의 사랑을 줬던 상냥한 형은 이제 없다.



조각이 없어진 퍼즐은 영원히 완성할 수 없는 것처럼, 

텅 비어버린 마음의 구멍을 매우는 일은 두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쥬시마츠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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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치마츠는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고,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히힛, 나 뭐하는 거야. 이런 짓..한다고 그녀석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목적지인 아카츠카 병원을 눈앞에 두고 자학적으로 웃었다.

갑자기 두려워져 발걸음을 돌리려는 그 때,




[....마츠노씨?]




뒤에서 백의를 걸친 의사가 말을 걸어왔다.


의사는 성큼성큼 이쪽으로 걸어와, 이치마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 엣.....]



[실례. 제가 알고 있는 마츠노씨는 아닌 것 같군요. ...형제분?]




그렇게 물어오는 그에, 이치마츠는 움찔움찔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카라마츠를 알고 있나요?]




이치마츠의 질문에 의사는 웃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이치마츠는 주먹을 꽉 쥐고 결심한 듯, 얘기가 하고 싶다고 그에게 말했다.



두 사람은 병원의 안뜰로 자리를 옮겼다.

화단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싱싱한 녹색 잎에 빨강, 노랑, 보라, 분홍의 형형색색의 꽃들이 아릅답게 피어있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요?]



[....아, 저기....그녀석...카라마츠에 대해, 가르쳐주시겠어요..? 저, 아무것도 아는게 없어서...]




겸연쩍은 듯 시선을 아래로 한 채 주먹을 꽉 쥐었다.




[....유감이지만, 당신에게 알려드릴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의사는 씁쓸한 표정으로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이치마츠는 그의 말에 휙, 얼굴을 들어올렸다.




[에, 어째서...저, 카라마츠의 형제인데요...그러니까----]



[아무리 형제라고 하더라도....당신, 카라마츠씨가 크게 다쳐서, 아파하고 있을 때 한번이라도 병원에 데려다준 적이 있습니까?]




그의 질문에 이치마츠는 말문이 막혔다.

카라마츠가 어떤 이유로 다쳤는지 알고 있었다. 누가 상처를 입혔는지도.

그런데도 도와주는 선택지는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화가 날 정도로 웃고 있었고, 안쓰러운 말만 늘어놓고 있었기에.

순순히 도와달라고 했다면 도와주지 못할 것도 없었는데.....


그렇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자, 카라마츠는 서서히 망가졌다.

그리고 결국은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다.





[........없습니다]



[그렇겠죠.....만약 당신들이 카라마츠씨의 옆에 조금이라도 붙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괴로워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실례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의사는 일어섰다.

이치마츠가 그런 그의 팔을 반사적으로 잡았다.




[...부탁합니다. 저..요즘 들어서 계속 카라마츠가 꿈에 나옵니다...그녀석 분명 저를 원망하고 있어요...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죠? 생전의 카라마츠씨의 고통을 알아서, 자신을 구해내겠다는 겁니까?]




이치마츠는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왜 여기에 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제 깨달았다.

나는....용서 받고 싶었던 거다. 구원 받고 싶었다.




[....회진이 있으므로 실례하겠습니다]




멍하니 있는 이치마츠는 혼자 남겨두고 의사는 떠났다.

잠시 뒤, 정신을 차린 이치마츠가 중얼거렸다.





[....젠장, 뭐냐고, 잘난 척하기는....]




이치마츠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갔다.

무엇 하나 알아낸 것이 없는데도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겁고 괴로웠다.

갑자기, 카라마츠도 이런 기분으로 이 길을 걸어온 것일까, 하고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 더욱 괴로웠다.





[쿠소마츠 때문이다]




의사에게 거절당했을 때를 떠올리자 갑자기 수치스러웠다.

남 탓을 하다니, 정말 쓰레기. 타지 않는 쓰레기.

그렇게 계속 현실은 피하면서 남 탓만 하고 싶은 거겠지.



집까지 가는 길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가까스로 집에 도착했지만, 가슴이 욱신욱신 아파오고,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이 가득했다.



이치마츠는 왠지 모르게 거실로 향했다.

원래 자신의 집이니까 특별할 것도 없는 광경이 펼쳐졌지만,

그날은 어쩐지 밖에 빼놓은 이불이 쓸쓸하게 느껴졌다.


조금이라도 걱정거리를 없애려고 정리를 하려 장롱 문을 열었다.

그러자 오소마츠에 의해 회수된, 카라마츠가 버린 것들이 담겨진 쓰레기 봉투가 떨어졌다.




[....으와, 뭐야...]




봉투를 뒤적거리니, 카라마츠의 물건들이 잇따라 눈에 띈다.

토도마츠가 말한 게 이건가....

가죽재킷과 해골 벨트를 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석, 진심으로 나간 거구나...]




목숨보다 아끼던 물건을 이렇게 쉽게 버리고 가다니.




[...정말, 언제 봐도 촌스럽네]




카라마츠의 얼굴이 프린트된 탱크톱을 보며 작게 웃었다.




『훗, 이거? 길티가이인 나!!의 오리지널 탱크톱이다!!

 폼나지~? 브라더의 것도 만들어 줄까? 으응~?』




문득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이치마츠의 뇌리를 스쳐간다.

....죽어서도 짜증나는 녀석이다.





[아...이거, 오랜만이네]




어릴 때에 유행했던 라이더 지우개에, 캐릭터 딱지.

이런거 가지고 있었구나, 하고 조금 감동했다.

그러고 보니, 카라마츠는 좋아하는 건 뭐든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버릇이 있었다.


그 외에 뭔가 더 있지 않을까 싶어 안쪽을 뒤지자, 어떤 물건이 눈에 띈다.





[............아]





그건 중학생 때였던가, 언젠가 이치마츠가 주었던 펜이다.

함께 문구점에 갔을 때, 검게 윤이 나는 멋진 디자인의 볼펜을 카라마츠가 발견했다.

그건 한정판인데다, 값도 천팔백엔으로 중학생 두 사람에겐 터무니없이 비싼 물건이었다.

수중의 돈으로는 살 수 없었던 카라마츠는 포기했지만, 몇번이고 그걸 눈으로 쫓았다.

그 광경을 잊지 못한 이치마츠는 저금통을 깨서 있는 돈 전부를 들고 갔지만, 이미 팔린 뒤였다.

어쩔 수 없이 비슷한 디자인을 사서 카라마츠에게 주었더니 울면서 기뻐했었지, 하고 이치마츠는 그 때의 광경을 떠올렸다.




[...아직, 갖고 있었구나....]





이치마츠는 그걸 손에 꼭 쥐었다.

그림움과 기쁨에 슬픔이 흘러 넘치고, 뚝뚝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뭐야, 이거, 왜...왜, 나, 눈물 따위.....]





옷으로 닦아도 닦아도 눈물은 그칠 줄을 모르고 쏟아졌다.


----그렇게나 싫어하고, 그렇게나 심한 짓을 해버렸는데.

어째서 너는 이딴 걸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거냐고.





[젠장, 빌어먹을....!!너, 정말로 죽어버린 거냐고...!!]





떨리는 손으로 카라마츠의 옷을 주워드는 그 순간, 쾅, 하고 문이 열리더니 오소마츠가 나타났다.

그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표정을 바꾸고 성큼성큼 이치마츠에게로 다가왔다.





[젠장, 역시 이런 거 주워오는 게 아닌데..!!]





그러고는 이치마츠의 손에 있던 옷을 빼앗아갔다.

갑작스런 일에 멍하니 있던 이치마츠는 정신을 차리고 오소마츠에게 물었다.





[....그, 그거 어쩔 거야?]





오소마츠는 마구잡이로 흩어져있는 것들을 쓰레기 봉투에 다시 집어 넣고 있었다.

전부 정리하고는 이치마츠의 질문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일어서서 말했다.





[....버릴거야. 이번에야말로]





그 말에 이치마츠는 벌떡 일어나서 그의 뒤를 쫓았다.




[그만, 그만둬!! 돌려줘!! 그거, 카라마츠의!! 카라마츠형 거니까!!!!]




이치마츠는 마치 보물을 빼앗긴 아이처럼 소리를 질렀다.

그 모습에 전과 같은 어둠은 없었다. 옛날의 솔직한 이치마츠 그 자체였다.




[그만둬!!!그만두라고!!!카라마츠형 거란 말이야!!! 필요 없다면...필요 없으면!!나한테 줘!!!]




오소마츠는 울먹이는 소리로 호소하는 이치마츠를 보며 입을 열었다.





[..뭐야, 너. 지금까지 실컷 카라마츠한테 망할놈이라거나 죽어라거나 말했으면서.

 진짜로 죽어줬더니, 이번엔 좋아한다고 말하려는 거야? 그만두라고, 그녀석 성불하지도 못할테니까.

 그리고...나, 이치마츠한테도 말했었지? 카라마츠는 잊으라고]





오소마츠의 조용한 분노에 이치마츠는 물러섰다.

그가 말하는 건 모두 옳다.

몇번이고 죽으면 좋을텐데, 사라졌으면 좋겠어, 라고 말했던 탓일까.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다.



선 채로 가만히 굳어버린 이치마츠를 남기고 오소마츠는 집을 나갔다.





[....설마, 내가 죽으라고 해서....?]



[어쩌지, 어떻게 해야...카라마츠,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머리를 끌어 안고 주저 앉았다.

카라마츠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상냥했던 카라마츠, 항상 웃던 카라마츠, 눈부신 카라마츠, 자신을 믿어 준 카라마츠,

형제를 보며 떨고 있는 카라마츠, 망가져버린 카라마츠.




『믿고 있다고-』




항상 그렇게 말해줬는데, 나는 무슨 짓을 해온 거지?

항상 무시하고 달려들고, 게다가 맷돌까지 던졌다.




[아, 아아, 아....]




쨍그랑, 하고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그날, 이치마츠는 꿈을 꿨다.





그곳에서 카라마츠는 툇마루에 앉아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었다.

어째선지 시선은 허공을 바라보며, 고양이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나는 녀석들에게 뭔가 했던 걸까? 왜 그렇게 싫어하는 거지?]



[모두, 나를 이타이, 짜증나 라고 말한다. 어떠한 모습이라도 나는 나인데.

 나를 부정 당하는 건 죽는 것밖에 방법이 없겠지....아아, 부질없는 인생이구나]




카라마츠는 갑자기 머리를 끌어 안고 괴로워했다.

고양이가 놀라 어딘가로 도망가버린다.




[싫어, 죽는 건 무서워. 그치만, 그치만, 사랑받고 싶어.....살고 싶어!!사랑 받고 싶어!!!]




비명에 가까운 그의 고함에 이치마츠는 무심코 외면한다.

그러자,




[...넌 항상 그러는군. 내게서 등을 돌리고 도망치지. 이제 와서 나의 외침을 들은 건가....?하지만, 이미 늦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돌아보면 머리와 팔에 붕대를 감은 카라마츠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그 시선에 움찔하고 몸이 떨리며 등에 식은땀이 흘러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뒤로 절벽과 바다가 서서히 펼쳐지고, 불꽃처럼 타오르는 하늘이 있었다. 마치 그날의 불길처럼.



카라마츠는 붕대를 풀고 마치 연극 무대에 오르듯 두 손을 펼치고 절벽 끝으로 다가갔다.





그만두라고, 멈추라고 말하려고 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피 묻은 붕대가 이쪽으로 날아온다.


그 순간, 카라마츠가 이쪽을 돌아보았다.

그의 표정은 괴롭고, 슬펐지만, 어쩐지 조금 기뻐 보였다.

그러고는 주저하지 않고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아, 우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이치마츠가 벌떡 일어났다.

땀이 뚝뚝, 이불에 떨어진다.




[으응, 왜 그래, 이치마츠형...마침 잘 됐다. 화장실, 같이 가줘....]




이치마츠가 갑자기 일어나는 바람에 토도마츠가 깨버린 모양이다.

평소라면 토도마츠의 화장실 담당은 쵸로마츠였다. 하지만, 쵸로마츠는 여기 없다.

물론 오른쪽을 보아도 카라마츠는 없었다.

여섯 사람용으로 만들어진 특별 주문의 큰 이불은 어느새인가 4명만 남게 되었다.




[아...으, 응. 알겠어]




이치마츠는 토도마츠를 데리고 1층으로 내려갔다.

토도마츠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동안 세면대로 가 얼굴을 씻었다.




----몰랐다. 옆에 카라마츠가 없다는 사실이 이렇게나 외롭다니.

몰랐다. 카라마츠가 그렇게나 괴로워했었다니.





『만약 당신들이 카라마츠씨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붙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괴로워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문득 의사의 말이 뇌리에 울린다.




[읏, 크흣.....!!나는...나는.....!!]




마음이 욱신욱신 아팠다.

마치 상처 위에 소금을 바른 듯한 느낌이었다.




[카라, 마츠...형......]




그렇게 중얼거리는 순간 눈물이 또 다시 흘러넘쳤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카라마츠와 닮아 있었다.

여섯 쌍둥이니까 당연하지만,





[내가 쓰레기인 탓에, 형이 죽었어. 필요 없는 건 나야.....!용서해줘....형.....!!]





이치마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몸을 떨며 울었다.

그러던 중 흣, 흣, 하고 과호흡이 왔다. 괴로웠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벌이라고 생각했다.




이 날을 경계로 이치마츠는 종종 과호흡을 일으켰고, 인격이 불안정해졌다.







[그렇게 울고서야 처음으로 깨달았어, 네가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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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리리리리리- 집 전화가 울린다.

그 때, 집에 있던 것은 쥬시마츠뿐이었다.





[전화, 전화다....안 받으면...카라마츠형, 도와주지 않으면....이번에야말로....]





쥬시마츠는 얼빠진 표정으로 현관문으로 가 수화기를 들었다.





[네, 쥬시마츠입니다!!]



『..........아, 쥬시마츠? 다행이다, 너라서』




전화 상대는 쵸로마츠였다.

전화 저편에서 바람과 물 소리가 들렸다.




[쵸로마츠형!!무슨 일임까? 언제 돌아올 거야?]



『...돌아가지 않을거야. 너, 알고있으면서....지금, 아카츠카 곶에 와있어...여기 바람, 정말 기분 좋아』





아카츠카 곶, 그 단어에 쥬시마츠의 심장이 격하게 뛰었다.





[그렇구나-! 그거 좋겠네에~~~!]



『응, 바다고 이쁘다고! 카라마츠처럼 맑은 푸른색을 하고 있어』





쵸로마츠는 마치 아이돌 콘서트에 간 직후처럼 흥분해있었다.

쥬시마츠는 이 형의 마음이 완전히 부서져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야! 카라마츠, 외로움 잘 타는 녀석이잖아? 그래서 나도 갈까~ 생각해』





마치, 명안이라는 듯 흐믓하게 말하는 쵸로마츠에 쥬시마츠는 언제나처럼 입을 벌린 채로 굳어졌다.





『겨우 카라마츠가 죽은 장소를 찾아냈어! 아아, 그녀석 어떤 표정을 할까~!』





쵸로마츠는 그렇게 즐거운 듯이 말했다.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쵸로마츠의 말에는 광기가 내재되어 있어, 쥬시마츠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쥬시마츠? 왜 그래? 울고 있어? 누가 괴롭히는 거야?』





그의 말에 쥬시마츠는 자신이 울고 있음을 깨달았다.

코를 훌쩍이곤 길게 늘어진 소매로 눈시울을 닦는다.





[아이, 아무것도 아님다!!]



『그래? 그럼 다행이지만. 그럼, 나 이제 "갈테니까". 안녕, 쥬시마츠! 최후에 너하고 얘기해서 좋았어』



[....아, 혀, 형!!!!!!]





쥬시마츠는 당황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만 같았다.





『응?』



[...가, 가지 말라고 하면....화낼 거야?]





그렇게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쵸로마츠가 한숨을 내쉬었다.





『별로 화내지는 않겠지만....그치만, 그건 들어줄 수 없어. 나 이미 정했는 걸.

  더 이상 살아봤자 괴로울 뿐이야.............고통스럽다고!!!!!!!

  뭐야, 쥬시마츠는 나한테.......나한테 자책감에 시달리며 평생을 지내라고 말하는 거야?!!』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쵸로마츠에 분위기가 차갑게 식는다.





[아, 죄, 죄송,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죄송, 해요...그럴 생각은 아니였어요...미안....]




쥬시마츠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형의 광기에 대한 공포와 형을 잃는다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미안. 겁줘버렸네....역시 난 쓰레기야. 상식인이니 뭐니 해도 어차피 여섯 쌍둥이 중 한명이니까.

  .....그럼 안녕. 그래도 나는...너희들과 형제라서 행복했어』





쵸로마츠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파도소리가 언제까지고 쥬시마츠의 귀에 맴돌았다.









[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쥬시마츠는 수화기를 팽개치고 눈물을 흘리며 소리 질렀다.

비통에 빠진 통곡소리는 집 안에 울려 퍼졌다.





[형, 쵸로마츠, 형!!! 싫어, 안돼애애애!!!!!!]





쥬시마츠는 목소리가 사라져버릴 정도로 계속해서 울었다.

이윽고 체력이 떨어져 현관 옆 기둥에 기대어 그저 천장만 바라보았다.




가장 먼저 귀가한 건 오소마츠와 이치마츠였다.

아침부터 없어진 이치마츠를 찾으러 오소마츠가 뛰어다닌 것이다.

평소처럼 고양이들과 함께 있었을 뿐이었지만, 

금방이라도 죽을 것같은 모습이여서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고 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앗, 쥬, 쥬시마츠!?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에게 달려가 그를 안아 들었다.

쥬시마츠는 목이 쉬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태였다.




[쵸로, 마츠, 형, 쵸로, 마, 혀, 엉, 이......!]



[쵸로마츠!? 쵸로마츠가 왜!?]




쥬시마츠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전화기를 가리켰다.

오소마츠는 매달린 수화기를 제자리에 두고 쵸로마츠에게서 연락이 왔음을 알아차렸다.




오소마츠는 불안한 듯 이쪽을 보는 이치마츠를 2층으로 데려갔다.

그리곤 쥬시마츠에게 물을 가져다 먹이고 잠자코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죽, 었어...]




"죽음", 확실히 쥬시마츠는 죽었다고 말했다.




오소마츠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다. 휘청이며 벽에 부딪혔다.





[거, 짓말...]




제발 거짓말이라고 말했으면 했지만 눈앞의 동생의 모습이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때 쵸로마츠를 쫓아갔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나는 어떻게 했어야 하는 거야, 라며 오소마츠는 머리를 싸맸다.





동료가, 파트너가 죽었다.

이 사실은 오소마츠의 마음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다음날, 오소마츠는 아카츠카 곶에 가서 카라마츠 때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 남겨진 신발, 가방, 옷을 회수했다.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고, 죽음의 충동에 사로잡혔지만, 

장남으로 아직 죽을 수는 없었기에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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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쵸로마츠? 쵸로마츠!!?


이 집에 희망은 없어......ㅠㅠㅠㅠㅠ











오늘도 여전히 울상으로 번역했네여 'ㅂ'

언제쯤 웃으며 번역할까........


들어오는 사람마다

뭐하는데 그렇게 울상이냐고 묻는데

뭐라고 답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카라쨩....;ㅂ;



울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지.....하핳

울었으면 더 이상하게 봤을거야..........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78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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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님 / 감사합니다! :) / 불펌금지)

















지하철을 타고 한시간, 오소마츠는 아카츠카 곶에 도착했다.




플랫폼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 왔을 때는 좀더 활력이 넘쳤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쓸쓸한 곳이 된 걸까




[카라마츠, 너에게....이런 쓸쓸한 곳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오소마츠는 개찰구를 지나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어떻게 찾아야 좋을지 몰라 당황하다가, 일단은 해변쪽으로 가기로 했다.



그러자, 바다를 보며 앉아있는 사람이 보였다.

마침 잘 됐다며 다가갔지만, 오소마츠는 뜻밖의 인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이야,미...!?]



[어, 어째서 네가 이런 곳에.....뭐,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보다 우리 차남 어딨는지 알아?]





철썩, 하고 파도가 밀려온다.

그 때문에 이야미의 구두가 바닷물에 잠겼지만,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카라마츠군은, .......이제, 이 세상에, 없잔쓰]












[.............하?]





오소마츠는 그의 말에 얼빠진 소리를 한다.

카라마츠가 뭐하러 여기에 왔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닥쳐온 현실에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자, 잠깐, 그런 농담 하나도 재미 없다고....!]





오소마츠는 이야미의 앞으로가 그의 표정을 살폈다.

파도가 오소마츠의 발목을 적신다. 

오소마츠를 바라보는 이야미의 눈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오소마츠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농담 따위가 아니잔쓰...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카라마츠군이 바다로 사라지는 소리를 들었...잔쓰]





그 말을 들은 오소마츠의 머릿속은 여러가지 생각으로 복잡했다.

왜 이야미는 말리지 않은 걸까, 왜 이야미는 카라마츠의 최후를 지켜보기만 한 걸까,

어째서, 어째서 내가 아니었던 걸까,


그런 생각을 하던 오소마츠는 발끈하며 이야미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우, 웃기지 말라고!! 어째서, 어째서!!!말리지 않았어!!!]




이야미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

양복에 묻은 모래를 털면서도 여전히 시선은 오소마츠를 보고 있었다.





[....미는 그저 고용되어 길을 안내했을 뿐이잔쓰....

 ....게다가, 카라마츠군이 죽을 만큼 고민하고 결정한 일에 찬물을 끼얹는 짓은 할 수 없잔쓰]



[길 안내.....?왜 이야미가 길안내를 한 거야...?]





심장이 마구 요동쳤다.

지금 이 모든게 꿈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소마츠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거잔쓰? 카라마츠군, 눈이 보이지 않았잔쓰...게다가 귀도 들리지 않잔쓰]





에, 하고 바보 같은 탄성이 울린다.

그게 무슨 말이야, 라는 말이 머리 속을 빙빙 돈다.

이미 그의 머리는 허용량 오버였다. 머리가 어지럽다.






[뭐야, 그게, 몰랐어]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내뱉은 말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팔과 다리의 골절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에 붕대를 두르고 있는 것도,

하지만, 그 뿐만 아니라 눈과 귀까지 문제가 있었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자세히는 모르잔쓰.....이거, 그가 나한테 줬잔쓰]





이야미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오소마츠의 손에 쥐어준다.






[이, 건, 카라마츠의......]



[....그럼, 이제 미는 가보겠잔쓰....카라마츠군의 최후의 장소, 저쪽 절벽에 있잔쓰]





그렇게 말하며 이야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사요나라. 불쌍한 "여섯 쌍둥이들"]





그렇게 중얼거린 목소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결국 죽어서도 여전히 형제의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카라마츠에게 이야미는 깊이 동정했다.





남겨진 오소마츠는 망연자실한 채로 있다가, 순간 뭔가 깨달은 듯, 이야미에게 들은 장소로 달려갔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충동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오소마츠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석양이 지평선에 걸쳐져, 

이 세상의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져 있었다.








[하, 하, 하하....엄청 예쁘,네....]




이것이 천국의 경치?

어렸을 때 본 적이 있기 때문일까, 그리움과 외로움이 오소마츠를 덮쳤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카라마츠는 이게 보고 싶었던 걸까?

그치만, 이야미의 말대로라면 카라마츠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불쌍하,네 카라마츠....]





비틀비틀 걸으며 절벽 끝으로 다가간다.

그곳에는 카라마츠가 신고 있던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져있다.

그것을 본 순간, 아아, 이제 카라마츠는 이 세상에 없구나, 라는 게 가슴 깊이 와닿는다.





[아, 아.....카, 카라, 카라마츠....카라마츠.....카라마츠으으!!!!!!!!]





오소마츠는 통곡했다. 평소 여유롭던 그의 모습은 없다.



눈물이 넘쳐 흘러서 껴안고 있던 카라마츠의 후드를 적신다.

그저 동생의 그림자를 찾아 하염없이 울부짖었다.

이게 몰래카메라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지에 걸린 붕대가 그것 헛된 꿈이라며 비웃었다.





[바, 바보냐고...!망할!!병신!!!! 나한테 말하지도 않고, 죽어버리다니, 말도 안 된다고...!!!]




이 곳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동생들을 데리고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만약 이걸 봤다면, 모두 망가져버렸을 거다.

이런 건 장남의 몫이니까.





[아아아.....!!카라마츠!!!]





상처가 다 아물면 파칭코에 데려가려고 생각했다.

고기도 잔뜩 먹여서 그 깡마른 몸을 어떻게든 하려고 돈을 모으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전부 늦어버렸다.



혼자 이렇게 가버리다니, 얼마나 외로웠을까.

항상 여섯명이 함께 했는데 왜 최후는 혼자였던 거야!!





[카라마츠....나, 쓸쓸하다...고...!! 아프다고....!!]





형제가 카라마츠를 버린 "그날" 부터, 점점 이상해지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게 두려웠다.

모르는 누군가가 되어버린 것만 같아서 외로웠다.



눈이 시릴 정도로 빛나는 석양이 따스하게 오소마츠를 비춘다.

이 바다가 카라마츠를 삼킨 거라면, 미워할 수밖에 없다.


오소마츠는 문득, 시선을 바위 쪽으로 돌린다.

거기에는 한장의 사진이 놓여있다.




그것을 주워 들었다.




[아, 이거.......카라, 마츠의.....]




확실히 이건 카라마츠의 보물로 소중히 보관되어 있던 사진이었다.

거기에는 가족들이 밝게 웃고 있었지만, 단 한사람의 얼굴만은 처참하게 지워져있었다.



그것이 오소마츠의 가슴을 꽉 죄여왔다.

보물이었던 사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부정했을 때, 카라마츠는 도대체 어떤 기분이었을까.





[모, 르겠어....나, 네 기분....모르겠다고.....]




솔직히, 카라마츠는 동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느 쪽인가 따지자면, 자신과 대등한 입장이라고 생각했다.

동생들은 귀엽고 걱정스러우니까 내 눈이 닿는 곳에 묶어 두었다.

물론, 카라마츠도 그렇게 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는 제대로 묶어 둘 수 없었다.



오소마츠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동생들의 화풀이 대상이었던 카라마츠가 없어진 지금, 자신이 만들어 놓은 여섯 쌍둥이,

아니, 오소마츠의 독재 정권이 무너져버릴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카라마츠는 충고하는 역할이었다.

오소마츠는 힘으로 그들을 굴복시켰고, 카라마츠는 모두를 받아들였다.

한마디로 채찍과 당근, 카라마츠가 있어서 가능했다.





[나.....녀석들을 볼 면목이 없어....]





동생들은 내가 카라마츠를 데리고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다.

지금은 어떻게든 카라마츠의 존재를 감추는데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카라마츠의 시신이 발견되면, 가족들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다.





[저, 저기...카라마츠...카라마츠....ㄴ, 나...어쩌면 좋아? 가르쳐 줘....응?....카라마츠!!]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아는데, 오소마츠는 패닉 상태가 되어 공중에 떠들어댔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뒤섞여 결국 폭발해버렸다.

항상 이런 상태의 오소마츠를 안심시키는 건 카라마츠였다.

노 프라블럼이다, 오소마츠!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의 아무렇지 않은 말투에 묘하게 안심되곤 했다.




하지만, 들리는 건 파도소리뿐. 공허한 소리만이 고막을 울렸다.






[싫어....싫어....내가 나쁜거야? 왜? 어떻게 했어야 하는 거야?]





머리를 끌어안고 뭔가를 중얼거린다.

그의 모습은 마치 망가진 인형 같았다.

하지만, 지켜야 할 존재 때문에 가까스로 자아를 유지했다.





[자, 카라, 마츠...돌아가자고. 나랑...같이, 집으로...돌아가자...]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모든 것들을 가지고, 비틀비틀 거리며 그곳을 떠났다.

해가 지고, 바다의 색은 파란색과 검정색으로 물들었다.

마치 카라마츠의 마음의 색을 나타낸 듯했다.



오소마츠는 꽤나 마음에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가는 전차에서 카라마츠의 유언을 들었다.

처음 들었을 때와 달리 심장을 후벼파는 듯한 고통에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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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마츠는 그날 이후로, 매일 밤 혼자 마시러 나가서는 만취한 상태로 돌아왔다.



또 비슷한 시기에, 오소마츠를 제외한 형제들에게도 이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꿈 속에 카라마츠가 나오는 것이다.

원망의 말을 하는 게 아닌, "평소의 카라마츠"가 웃으며, "사랑하고 있다고, 브라더-"라고 말할 뿐이다.

꾸는 꿈은 일상적인 내용이지만, 이상하게도 카라마츠와 자신밖에 없는 세상이었다.

카라마츠는 거울을 보며 앞머리를 다듬고, 각각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가 시비걸거나, 헐뜯었다.


----즐거웠다. 

최근의 카라마츠는 우울한 표정이었지만, 꿈 속의 카라마츠는 웃고 있었다. 상냥했다.

바로 모두가 좋아했던 그의 모습 그대로 였지만, 눈을 뜨면 카라마츠가 없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파트너였던 토도마츠는 상냥한 형의 모습을 찾게 됐다.

놀이 상대였던 쥬시마츠는 그런 토도마츠를 보며, 형을 그리워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언뜻 보기에 사이가 나쁜 이치마츠는 자신을 믿어 주던 형을 마음에 두게 되었다.

분신이라 칭하던 쵸로마츠는 형의 위치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오소마츠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한편, 꿈에 나오는 카라마츠는 나날이 쇠약해져 갔다.

그래, 그것은 가장 최근의 카라마츠의 모습이었다.


깡마르고, 떨면서 손거울을 보지 않고, 얼빠진 눈으로 천장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말을 걸어도 답을 하지 않았다.

꿈에서 깨어나도 현실적인 그의 모습에 형제들은 이제 와서 걱정하기 시작했다.






언제나처럼 오소마츠는 만취한 상태로 집에 돌아왔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오소마츠는 동생들이 카라마츠를 걱정하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애초에, 그에게 그럴 여유는 없었다.








[우와아, 술냄새!!오소마츠형 또 잔뜩 마시고 온 거야!?]




토도마츠가 코를 막고 손을 휘휘 저으며 오소마츠를 쫓아낸다.

그치만 오소마츠는 거실 바닥에 엎드린 채로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하아, 정말 이 빌어먹을 장남은.....우리집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야!?

 장남은 곤드레만드레에, 차남은 실종이라니!!]




토도마츠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그 나름대로 바둑 교실, 체육관 동료들에게 차남을 본 적 없는지 묻거나, SNS로 찾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정보가 들어오질 않자, 짜증스런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저기, 토도마츠. 카라마츠형은 이제 잊어]





그 때, 쥬시마츠가 불쑥 토도마츠에게 중얼거렸다.

차남과 사이가 좋았던 쥬시마츠의 입에서 나온 말에 토도마츠와 쵸로마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에...?무슨 소릴하는 거야, 쥬시마츠형]



[...그치만 카라마츠형, 스스로 우릴 떠났어. 우리가 없는 편이 행복한 걸지도 몰라. 그렇다면 그렇게 두는 편이...]





시선을 돌리며 그렇게 말하자, 쵸로마츠가 눈을 흘겼다.





[그거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형제를 사랑하는 카라마츠가 우리들이 모르는 곳에서 행복할 거라고?

 그거 오소마츠형이 시킨거지?]





정곡을 찔린 쥬시마츠는 에, 하고 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붕붕, 고개를 저었다.





[최근 오소마츠형 꼴불견이야. 뭔가 비밀이 있는 것 같고...쥬시마츠, 그거 진심으로 한 말이며...나 화낼거라고]





말투는 평소와 다를 것 없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폭군 쵸로마츠 시절의 기운이 배어있다.





[그렇다구~ 애초에 우리들 사회 부적합자인 니트니까, 남의 집에 간다고 해도 받아줄 리가 없다고-

 게다가 카라마츠형이라면 약도 했고, 지금 엉망진창이니까]





쵸로마츠와 토도마츠한테 한소리 들은 쥬시마츠는 입을 다물었다.

진짜로 말하고 싶은 건 그게 아니었다.

카라마츠형을 우리들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거기까지. 이제 자자. 어이, 쥬시마츠 가자고]





이치마츠가 억지로 말을 끊으며 쥬시마츠의 손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간다.

못해먹겠다며 토도마츠도 뒤를 따라 올라갔다.




[하아....저질러버렸네]




쵸로마츠는 머리를 긁적이며 아직도 쓰러져 있는 장남을 흔든다.




[저기, 형, 오소마츠형!! 여기서 자지 말라고!!]




계속 흔들자 오소마츠가 뒹굴하고 돌아 누웠다.

그 때, 후드 주머니에서 푸른색의 스마트폰이 떨어져 쵸로마츠는 무심코 손을 멈췄다.





[이, 건...카라마츠의...?]





쵸로마츠는 그것을 주웠다. 그리고 오소마츠의 의식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별로 훔친 건 아냐. 애초에 이녀석 물건도 아니고!

그렇게 쵸로마츠는 스스로를 타이르며 오소마츠를 끌고 2층 방에 내던졌다.






[쵸로마츠형....수고했어...]





쥬시마츠가 말했다. 쵸로마츠는 어색한 듯 시선을 피했다.





[아...쥬시마츠, 아깐....미안. 그만 발끈해버려서...요즘 자꾸 꿈에 카라마츠가 나와서 그런지..여유가 없어, 나]





겸연쩍은 듯 뺨을 긁으며 말하는 쵸로마츠를 보고, 쥬시마츠는 그 꿈을 꾸는 건 나만이 아니었구나, 하고 놀란다.





[아, 아냐. 나야말로 미안]





이불에 기어들어가 귀를 세운 이치마츠, 토도마츠도 똑같이 놀란다.





[.....나, 지금부터 라이브 준비해야 해서 먼저 자]





쵸로마츠는 그렇게 말하고 불을 끄고 방을 나갔다.


거실로 가서 벽에 등을 기대고 주머니에서 파란 스마트폰을 꺼낸다.

그때 오소마츠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정신이 없었던 탓인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라이브에 가버렸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오소마츠의 모습은 상당히 이상했다.

분명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틀림 없다.





[으음, 카라마츠의 비밀번호는....]





망설임 없이 번호를 치자, 잠금화면이 해제된다.





[그녀석, 번호 바꾸지 않는구나....]





같이 스마트폰을 샀을 때, 카라마츠가 비밀번호를 고민하고 있기에 오자키의 기일로 하면 어떠냐고 조언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카라마츠는 기쁜 듯이, 그거 좋군, 브라더-! 라며 웃었다.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며 쵸로마츠는 얼굴에 미소를 띄운다.




단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전화번호부에 메일, SNS 등을 뒤졌지만,

카라마츠의 전화번호부에는 가족과 치비타, 이야미, 데카판, 병원 밖에 없었다.

사진 폴더에도 셀카, 경치, 형제 등 매우 평범한 것들 뿐이었다.




그때, 쵸로마츠는 위화감을 느꼈다.





[....그때 분명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가 모르는 놈한테 연락했다고 했었지..]




그런데도 통화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건 어째서일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해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낸 것은 없다.



결국 아무것도 없는 건가, 하고 한숨을 내쉴 때, 그만 손가락이 화면을 건드리고 말았다.

그 순간 멋대로 뭔가를 눌러버린 것 같다.





[뭐야 이거...녹음기....?]





우연히 열린 그것에는 두개의 녹음이 있었다.

하나는 모두에게 라는 제목,  또 다른 하나는 무제였다.

꿀꺽, 군침을 삼켰다. 희미하게 떨리는 손 끝으로 "모두에게"를 누른다.





["....카라마츠다"]





그리운 저음의 목소리가 고막을 울렸다.





["아마도 모두가 이 녹음을 들을 때, 나는 이 세상에 없을 거다"]





겨우 짜내는 듯한 그의 말에 헉, 하고 목이 울린다.





["나는 바보니까, 모두가 싫어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잇달아 비통한 생각이 들려오면서, 이가 딱딱 부딪히기 시작했다.

쵸로마츠는 입을 꾹 눌렀다. 그렇지 않으면 소리가 새어나갈 것 같았다.








[거짓, 말]




처음에 나온 말은 그것이었다.

눈에서 뚝뚝, 눈물이 떨어졌다.

이제 그는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최근 카라마츠가 꿈에 나타난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 아....카라마츠...]




눈에서 흐른 눈물이 볼을 타고 스마트폰 화면에 떨어진다.

뇌리에 카라마츠의 미소가 떠오른다.

상냥했던 카라마츠, 뭐라고 해도 의지할 수 있었던 카라마츠, 울보인 카라마츠, 항상 내 편이 되어 준 카라마츠,

텅 빈 눈을 한 카라마츠, 소리를 지르고 공포에 떨며 난동을 부리던 카라마츠.


쵸로마츠는 손등을 본다. 거기에는 카라마츠를 말렸을 때 생긴 상처가 남아있다.





[왜..]





마음을 제대로 정리할 수 없다.

왜 카라마츠가 죽음을 택했을까. 언제부터 카라마츠가 망가지기 시작했을까.





[아]






얼빠진 목소리가 울린다.




카라마츠가 망가져 버린 이유를 깨달은 것이다.

뇌리에 불에 그을리며 공포에 질린 표정의 카라마츠가 떠오른다.

그 순간, 싸악, 하고 핏기가 사라진다.




[우리들 때문이야]



[카라마츠가, 죽은 건, 우리들....때문이야...]




왜 도와주지 않았을까.

이러면서 자칭 상식인이라니 어이 없다....!




빠직, 하고 쵸로마츠의 안에서 뭔가 부서졌다.





[아, 아아, 아아아아......]




마음이 섬세하고 병들기 쉬운 성실한 인간이, 자신의 죄를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날, 쵸로마츠는 꿈을 꾸었다.




거기에선 카라마츠가 홀로 거실에서 울고 있었다.

만신창이인 몸을 끌어안고, 웅크린 채로 조용히 떨고 있었다.



쵸로마츠는 카라마츠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다가갈 수 없었다.





[왜, 왜 모두 나를 구해주지 않은 거야. 나, 화나지 않았는데, 모두를 정말 좋아했는데...!]




[죽고 싶어, 죽고 싶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카라마츠를 차마 보지 못하고 쵸로마츠는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넌 항상 그러는군. 언제나 내게서 눈을 돌리지. 괴로워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목소리가 바뀌었다는 걸 깨닫고 눈을 떴다. 그러자, 눈 앞에 카라마츠가 있었다.



히, 하고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카라마츠의 뒤에서 철썩, 하고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쵸로마츠. 이제 다 늦었어. 지금 와서 후회할 거였다면, 평생 깨닫지 않길 원했어]





카라마츠는 무서울 정도로 이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런 주저도 없이 절벽 끝으로 다가갔다.

쵸로마츠는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다리가 움츠러들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기다리라고 말하려 해도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카라마츠는 쵸로마츠를 쓸쓸한 듯 쳐다보더니, 땅을 박차고 바다로 몸을 던졌다.




[-----------!!!!!]




쵸로마츠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며 꿈에서 깨어났다.

거기에는 낯익은 거실 천장이 있었다.

하아하아, 호흡이 거칠고 숨쉬기가 힘들었다.





[카라마츠....우으, 카라마츠으...!!]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대답은 없다.

그날 이후로 쵸로마츠의 꿈에 더이상 카라마츠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것이 쵸로마츠를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카라마츠....내가 갈 때까지 기다려......]












---------------------------------------------------------------------











[저기, 최근에 쵸로마츠형 이상하지 않아?]




토도마츠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손을 내려놓고, 이치마츠에게 묻는다.





[음, ....아아 그렇네. 그치만 톳티도 눈 밑 검다고]



[.....이치마츠형도]





쵸로마츠는 혼자 방안에 틀어박혀 뭔가를 중얼중얼 거리고 있었다.

이치마츠, 토도마츠도 괜찮아 보이지만 서서히 정신적으로 무리가 오고 있었다.




[....나, 최근 계속 쿠ㅅ, 카라마츠의 꿈 꾸고 있어]




이치마츠가 창 밖을 보면서 중얼거린다.

토도마츠는 그것을 듣고 놀란 듯 움찔 거렸다.




[에, 이치마츠형도...?]



[그렇다는 건, 톳티도...?]




두사람은 동시에 끄덕였다.




[....그런가. 그러고보니 전에 쵸로마츠형도 카라마츠 꿈 꾼다고 했었지]



[.....응....어라, 쥬시마츠형 오늘 아침부터 안 보이네]




토도마츠는 억지로 말을 끊으며 쥬시마츠를 찾아 두리번 거렸다.

큰 소리로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은 없다.





[야구하러 간 거 아냐?]




이치마츠가 그렇게 말했지만, 토도마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설마. 쥬시마츠형, 카라마츠형이 없어진 이후로 야구 안 하게 됐어]





그렇게 말하며 토도마츠는 즐거운 듯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쥬시마츠를 떠올렸다.

어쩌면 이미 그 때의 쥬시마츠는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시각, 쥬시마츠는 데카판 박사에게 가 있었다.




[.....호에. 무슨, 볼일이다스? 쥬시마츠군]




데카판은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쥬시마츠를 봤다.





[으음, 데카판 박사한테 물어볼 게 있어!]





쥬시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꺼낸다.





[여기, 잘 보면, 데카판의 표시가 있어! 그러니까...박사, 알고 있지?? 카라마츠형이 망가진 이유]




데카판은 그것을 손에 들며, 씁쓸한 표정을 짓고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이런 곳에서 설명하기는 그렇다스, 안으로 들어오라다스]




데카판은 쥬시마츠를 데리고 연구실 안으로 들어갔다.

쥬시마츠는 안내된 방의 의자에 걸터앉았다.





[...호에, 이건 내가 카라마츠군에게 준 거다스. 카라마츠군의 트라우마를 지우기 위한 방법이었다스]





쥬시마츠의 평소와 달리 입을 꾹 다문 채로 있었다.




[카라마츠형의, 트라우마....]



[그렇다스, 물, 불, 시선.....전부 너희 형제들과 치비타군이 준 거다스]





쥬시마츠는 헉, 하고 숨을 삼킨다.

그날의 일이 머리 속을 어지럽혔다.

그날, 자신이 치비타의 두번째 전화를 받았었다.




[카라마츠형이 바다에서 관장당해서 죽어..........]




쥬시마츠는 데카판에게 들리지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만약, 내가 좀 더 제대로 전화를 받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화형에 처해 있는 형을 보고, 솔직히 시끄럽다고 생각했다.

오소마츠형이 방망이를 잡은 순간, 그릇을 손에 쥐고 주저하지 않고 힘껏 내던졌다.

카라마츠형과 평소에 캐치볼을 하는 것처럼.


나는 바보니까 바로, "이런 건 던지면 안 된다, 쥬시마츠"라며 웃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힘없이 고개를 늘어뜨리고 얼굴이 피로 물든 형이 거기에 있었다.

무서워서 그날은 이불 속에서 덜덜 떨었던 기억이 난다.





[ㄴ, 나....가벼운 마음으로...]



[가벼운 마음? 조금이라도 잘못했다고 생각했다면, 카라마츠군에게 사과했어야 하는 거 아니다스?

 온몸이 다치고 불편한 카라마츠군을 도와줬어야 하지 않다스?]





그렇게 묻는 데카판에, 그 누구도 카라마츠에게 사과하지 않은 것, 누구도 도와주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우.....우, 우리는.....]





데카판은 그의 모습에서 모든것을 헤아렸다. 그리고 주먹을 꽉 쥐었다.

카라마츠는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여기 왔던 걸까.

몹시 엉망진창인 심신으로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꿋꿋하게 행동하는 그의 모습은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팠다.





[....형, 계속 힘들었던 것 같아. 하지만, 우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형, 우리들을 보고 떨었으니까, 그래서 무서웠어....게다가 형, 이 주사 맞는게 들켜서,

 마약이냐는 말 듣고 얻어 맞고는, 아빠한테 의절됐어..그 때, 형, 엄청 엄청 울었어....]




쥬시마츠는 옷자락을 부여잡고 눈물을 참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있던 데카판은 그의 마지막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마약, 다스...?]





확실히 보기에 따라서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것을 계기로 카라마츠의 마음이 으스러진 거라면, 자신에게도 잘못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식은땀이 흘렀다.





[....미안하다스. 쥬시마츠군, 오늘은 이만 돌아가줬으면 한다스.

 나는....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해버렸는지도 모른다스]





데카판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쥬시마츠는 당황했다.





[괘, 괜찮아, 형 어딘가에서 살고 있어! 지금은 친구 집에서....]



[...무슨 말이다스? 카라마츠군은 죽---]



[다요~~~~ㅇ!! 그 이상 말하면 안 된다용~~~!!]





데카판의 말을 가로막으며 다용이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이미 쥬시마츠의 귀에 그의 말이 파고들었다.

쥬시마츠는 눈을 크게 뜬 채로 데카판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박사, 그게 무슨...말이야? 형, 카라마츠형, 주, 죽었어....?!]





쥬시마츠는 데카판에게 달려들어 그의 어깨를 흔들었다.

데카판은 눈을 감은 채 씁쓸한 표정을 짓고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그럴 수가.....]





쥬시마츠는 한걸음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실례했습니다!!라고 크게 소리치곤 연구실을 뛰쳐나갔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흘렀다.

받아들일 수 없는 기분이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 친다.



모두와 다르다고, 이상하다고 괴롭힘 당했던 나를 구해줬던, 형.

같이 야구를 해줬던, 형. 무슨 짓을 해도 웃으며 용서해줬던, 형.

함께 노래를 불렀던, 형. 모두의 고리에서 벗어나 괴로워하던, 형.

아빠에게 의절당해서 울고 있었던, 형.





[아, 아파아......!!]





쥬시마츠는 강변에 도착하자 주변의 시선따윈 신경 쓰지도 않고 엉엉 울었다.


쥬시마츠는 좀처럼 울지 않았다.

괴롭힘 당했을 때는 매일매일 울면서 돌아왔지만, 카라마츠가 왕따의 주범을 반 죽임 시킨 뒤로는 울지 않았다.

슬플 때면 항상 카라마츠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난 너의 미소를 좋아하니까, 웃어 주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카라마츠는 없다.

심지어 있었을 때엔 자신이 그를 외면했다.




삐걱, 뭔가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 쥬시마츠는 꿈을 꾸었다.



카라마츠가 아빠에게 의절 당한 그때의 상황이었다.





[왜, 왜 나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이제 지쳤어...! 나는 모두를 정말로 사랑했는데!! 어째서....!!]



[이제 내가 있을 곳은 없어졌어.....이제 죽는 수밖에 없어....!]





비통한 그의 고함소리에 쥬시마츠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러자,





[....넌 항상 그렇구나.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일은 모두 눈 감아버리지.

 이제 와서 나의 고통을 알게 된 건가...? 하지만 이미 늦었어....]





눈을 뜨자 눈 앞에 카라마츠가 있었다.

어느새 카라마츠 뒤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한걸음만 내딛으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은 위치에 카라마츠는 서있었다.




위험해, 형...하고 쥬시마츠가 손을 내밀면, 카라마츠는 눈을 감고 주저 없이 바다로 뛰어든다.







[혀어-------엉------!!!!!]







쥬시마츠는 절규와 함께 눈을 떴다.

눈 앞엔 바다가 아닌 천장이 펼쳐져 있다.

만취한 채로 쓰러져 자고 있는 오소마츠와 죽은 듯이 자고있는 쵸로마츠를 제외한 두 형제가 눈을 떴다.





[으응, 뭐야? 쥬시마츠형. 이런 한밤중에]





이치마츠, 토도마츠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고, 그런 그들을 보며, 꿈이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화장실 갔다올게머스루!!]





쥬시마츠는 그렇게 말하곤 복도로 나와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주저 앉았다.





[카라마츠형, 카라마츠혀엉.....형......]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카라마츠는 오지 않는다.

밝은 미치광이는 그날을 경계로 그냥 미치광이가 되어 버렸다.









[태어났을 때부터 쭉 카라마츠형과 함께였어. 그런데, 왜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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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점점 망가지네요....

네....이 소설에 희망 따위 없었습니다








오타 없었으면..............'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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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LINE 카라마츠]

(1.      사과)






쵸로마츠 : 카라마츠~


쵸로마츠 : 저기-, 보고 있는 거 다 알거든-


쵸로마츠 : 읽씹하지 말라구, 슬프니까


카라마츠 : 절대 용서 못해


쵸로마츠 : 또 연성 해줄테니까


카라마츠 : 그럼 용서!


쵸로마츠 : 랄까, 내일 콘서트인데


카라마츠 : 어딜 가든 형이 따라와서 그다지 떠들지 못하겠군...


쵸로마츠 : 도망치자


카라마츠 : 에?


쵸로마츠 : 카라마츠 운동 신경 좋으니까, 2층에서 뛰어내린 정도로 다리가 부러지진 않을 거고, 나도 그 정도면 뛰어내릴 수 있어


카라마츠 : 쓸데 없는 짓 하지마라, 나는 다시 이치마츠를 화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엄-청 노려봤다고?! 

그러면서, 맷돌 던졌으니까? 그래서 싫어졌어? 히히! 라고 중얼거렸다고!? 정말 아아, 죽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쵸로마츠 : 좋아, 카라마츠. 나와 너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자들이 여기에는 너무 많군. 그러니, 나와 도망치자 (멋진 목소리)


카라마츠 : 기, 기꺼이 //// (두근)


쵸로마츠 : 그럼, 오늘 모두가 TV 보고있을 때 실행할까? 발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다들 우리가 잔다고 생각할테고


카라마츠 : 이치마츠에게 시비 걸리면 도와주게...


쵸로마츠 : 네네, 이치카라 이치카라












[개인 LINE 쵸로마츠]

(2.    숨바꼭질)






카라마츠 : 발견!! 형님 발견, 알아차렸다고-!!


쵸로마츠 : ㅋㅋㅋㅋㅋ진정햌ㅋㅋㅋ


쵸로마츠 : 그보다, 오소마츠형??


카라마츠 : 있었다고! 아까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빨간 후드 보고 황급히 도망쳤다


카라마츠 : 어딨는 거야, 너


쵸로마츠 : 카라마츠 찾았다- 거기 있어 내가 갈테니까


카라마츠 : 오케이-






쵸로마츠 : 아, 도망쳐, 도망쳐, 무리무리


카라마츠 : 하?? 어이, 왜 도망쳐야하는ㄱ


카라마츠 : 있다, 있, 잠, 도망쳐!!!!


쵸로마츠 : 나중에 보자!!!!!










[개인 LINE 쵸로마츠]






오소마츠 : 카라마츠 잡았-다


오소마츠 : (울고 있는 카라마츠와 사악한 미소의 오소마츠 사진)


쵸로마츠 : 알겠어. 얌전히 잡힐테니까 카라마츠를 괴롭히지 마!


오소마츠 : 처음부터 그러면 얼마나 좋아~














[개인 LIEN 쵸로마츠]

(3.     카라마츠 사변)








카라마츠 : 도와줘. 이치마츠가 엄-청나게 불안정


쵸로마츠 : 왜?


카라마츠 : 나한테 맷돌 던진 걸 후회하는 것 같은데, 뭔가 사과하려는 건가 생각하면 엄청나게 노려보면서 왔다 갔다....나 견딜 수 없어....


쵸로마츠 : 이치카라? 이치카라 온 거야?!


카라마츠 : 도와줘, 심장마비 걸릴 것 같아


쵸로마츠 : 이예에-!!!!왔습니다아!!!!


카라마츠 : 닥쳐, 도와달라고, 바보 쵸로마츠!!!







카라마츠 : 도와주러 온다고 해놓고, 그런 행동 전혀 없잖아


쵸로마츠 : 씩씩하게 나타나서, 카라마츠 앞에 무릎 꿇고 안아서 일으켰을 뿐이지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안 되잖아ㅋㅋㅋㅋㅋㅋ이치마츠의 기 막힌다는 표정 봤낰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다들 그랬다고ㅋㅋㅋㅋㅋ오소마츠형도 토도마츠도 멍-한 표정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안돼ㅋㅋㅋ이상한 오해 받을 듯ㅋ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형님!! 카라마츠를 저에게 주세요!!! 절대로 행복하게 해주겠습니다!!


카라마츠 : 우리들 절대로 행복할테니까!!!


쵸로마츠 : 그건 아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진짜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룹 LINE 차남과 삼남 제외]










오소마츠 : 집합


오소마츠 : 왜 카라마츠랑 쵸로마츠 그렇게 사이 좋은지 아는 사람? 그리고 왜 가출하려는 건지 아는 사람 있어?


이치마츠 : 납치 사건으로 사과한 건 쵸로마츠 뿐이니까


토도마츠 : 어라? 쥬시마츠형은 사과하지 않았나?


쥬시마츠 : 사과 못했어.....


이치마츠 : 우리들 싫어하게 된 거겠지....


토도마츠 : 에


오소마츠 : 괘~앤찮아! 형아한테 맡겨두라고~ 나, 의외로 녀석이 생각하는 거 꽤 알고 있으니까


오소마츠 : 자, 해산












[개인 LINE 카라마츠]

(4.      스타일리쉬 일만척)

(* 스타일리쉬한 쎄쎄쎄 같은 겁니다)







쵸로마츠 : 스타일리쉬 일만척을 형제들 앞에서 하고 싶어


카라마츠 : 그래서 나를 꾀어내서 그렇게 연습했던 건가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응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언제 할래?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내가 카라마츠를 부르면서 일어서면


카라마츠 : 오케이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오소마츠형이 이상한 거 보는 눈으로 보고 있다만


쵸로마츠 : 형제들의 시선이 아파ㅋㅋㅋㅋ방으로 돌아갈까ㅋㅋㅋㅋ





카라마츠 : ㅋㅋㅋㅋㅋ돌아갈 때의 대사 똑같다니ㅋㅋ곤란하다고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후핰ㅋㅋㅋㅋㅋㅋㅋ설마 [역시나 쌍둥이라고 할만하네]라고 끝날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ㅋㅋㅋ


카라마츠 : 랄까, 그 뒤, 아랫층이 아비규환이었다


쵸로마츠 : 뭐어, 우리들은 이렇게 호모 이야기하고 좋잖아ㅋㅋㅋㅋ


카라마츠 : 그런데, 너 나랑 이치마츠를 붙이고 싶어하는데, 너는 어떤가?


쵸로마츠 : 짝이라면 누구? 라는 거?


카라마츠 : 응응


쵸로마츠 : 오소마츠형? 물론 내가 안는 쪽


카라마츠 : 하? 반대잖아? 오소쵸로잖아?


쵸로마츠 : 에, 진심으로 하는 말?


카라마츠 : 응


쵸로마츠 : 용서 못해. 잠깐 귀 막고 있을래?


카라마츠 : 알겠다






카라마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다들ㅋㅋㅋㅋㅋㅋ다들 곧장 달려왔엌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카라마츠!!! 가출하는 거라면 나도 데려가라고!!!!라고 말했으니까 말이지ㅋㅋㅋ


카라마츠 : 최근, 카라마츠 girl을 찾으러 가는 것도 하지 않았다만ㅋㅋㅋㅋ


쵸로마츠 : 그보다 호모 뒤지러 가지 않을래?


카라마츠 : 좋아


쵸로마츠 : 그보다ㅋㅋㅋㅋ언제 석방되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오늘은 무리일지도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진짜냐ㅋㅋㅋㅋㅋ뭔가 미안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용서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섯 쌍둥이 LINE]

(5.      상담)








오소마츠 : 어-이, 다들 집합


오소마츠 : 읽은 거 다 안다고~ 형아 보고있거든~?


쥬시마츠 : 네네네네네네-에!!!


오소마츠 : 착한 아이네, 쥬시마츠는-


오소마츠 : 자, 다른 녀석들도 집합하라고


토도마츠 : 뭐야-? 귀찮네 정마알-


쵸로마츠 : 빨리 끝내라고


이치마츠 : 뭐야?


카라마츠 : 미안하다, 걷고 있어서 답장이 늦었다


오소마츠 : 너희들 지금 어디?


토도마츠 : 나랑 쥬시마츠형이랑 쵸로마츠형은 낚시


이치마츠 : 쿠소마츠랑 뒷골목


카라마츠 : 고양이가 정말 귀엽군


오소마츠 : 형아 외로워어어!!!!왜 나만 왕따시키는 거야!!!!??


카라마츠 : 미안하다, 데려갈 걸 그랬군


이치마츠 : 오소마츠형이 오면 고양이가 도망가


토도마츠 : 납득


쵸로마츠 : 해산


오소마츠 : 집합


오소마츠 : 아니아니, 그게 아니고. 뭔가 다들 고민 같은 거 있지 않을까~~해서 LINE한 거야. 카라마츠랑 쵸로마츠는 특히


쵸로마츠 : 별로


카라마츠 : 딱히


토도마츠 : 우와- 쩔어. 동시에 (웃음)


쥬시마츠 : 사이 좋네에--!!


오소마츠 :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거? 형아 얼마든지 들어줄테니까 말야!


카라마츠 : 굳이 말하자면


쵸로마츠 : 혼자 밖에 나가고 싶어


오소마츠 : 


토도마츠 : 


이치마츠 : 비밀 장소까지 가르쳐 줫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흐-응. 역시 이런 쓰레기랑 다녀도 즐겁지 않는 거네-


카라마츠 : 말과 행동이 달라!!!!! 랄까, 평범하게 나한테 얘기하면 되는데 왜 LINE !?


쵸로마츠 : 멱살 잡고 협박하는 거 그만둬, 이치마츠. 카라마츠 그거 꽤 무서워하니까


카라마츠 : 고맙다, 쵸로마츠


쵸로마츠 : 천만에, 카라마츠


오소마츠 : 일단, 해산해도 좋아


토도마츠 : 카라마츠형이랑 쵸로마츠형, 텔레파시라도 통하는 거야?












[개인 LINE 쵸로마츠]

(6.      문제)






토도마츠 : 저기저기, 지금 카라마츠형이랑 밖에 나왔는데, 뭐 샀는지 알겠어?


쵸로마츠 : 나보고 맞추라는 거?


토도마츠 : 응! 힌트는 아이스!


쵸로마츠 : 찰떡아이스려나


토도마츠 : 흐-응. 집에 가면 정답 알려줄게~~








다녀왔습니다- , 하고 기운찬 쥬시마츠의 목소리가 들리고, 쵸로마츠가 어서와- 라고 말한다.

그러면 쥬시마츠는 다시 한번 기분 좋은 목소리로 다녀왔습니다!! 라고 크게 외친다.

두번째 말에 반응한 것은 오소마츠였다.




[어서와~ 선물은?]


[오소마츠형한테 줄 건 없어~]


[뭐야 그게!! 형아 울어버린다!!]


[네네, 이치마츠형은 피노]

(* 피노 - 아이스크림 이름)


[.......응]





거실에 들어선 토도마츠와 이치마츠의 교환을 보면서 오소마츠가 뭐라 말했지만,

쵸로마츠는 신경쓰지도 않고 카라마츠를 봤다.





[카라마츠-]


[찰떡 아이스다]


[빙고-]





에? 뭐야? 형아도 가르쳐 달라고? 라고 갑자기 쵸로마츠에게 들러붙는 오소마츠에 귀찮은 듯 눈썹을 찡그리면서도

아까 토도마츠와 LINE 했던 것을 얘기했다. 돌아온 건 찌푸린 얼굴이였지만, 카라마츠한테 찰떡 아이스 하나를 얻어 먹은 걸로 금방 잊어버렸다.












[개인 LINE 쵸로마츠]

(7.       답)







카라마츠 : 어떻게 내가 찰떡 아이스를 살 거라는 걸 알았어?


쵸로마츠 : 내가 먹고 싶었으니까


카라마츠 : 납득


쵸로마츠 : 그것보다 들어봐. 오소마츠형,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들이 가출하려는 거 방해할 생각이야


카라마츠 : 아아, 꿈의 마이홈이여 안녕!! 동인지를 원하는 인생이었습니다!!!


쵸로마츠 : 포기하지 마, 카라마츠!! 이제 이렇게 되면 납득 시킬 수밖에 없어!!


카라마츠 : 어떻게?


쵸로마츠 : 그야, 보류조인 우리들이 집을 나가는 건 당연하잖아? 라든가 말해서. 뭐든 좋으니까 이해시키자!! 괜찮아, 대본은 내가 쓸테니까 연기는 네가 해


카라마츠 : 네 대본, 절대로 이치카라로 갈테니까 싫어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앗하아아앙 //// 들켰다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앗하아아앙 //// 라든가, 진짜 그만둬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웃는 이유 설명할 수 없으니까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뭐어ㅋㅋㅋㅋㅋ여기는 이치마츠랑 토도마츠 뿐이니까ㅋㅋㅋㅋ신경 안 쓰니까 괜찮아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어이, 돌아왔다고, 형아가. 다녀왔어- 란 소리 들렸다고


쵸로마츠 : 죽는다


쵸로마츠 : 웃음 참는다


카라마츠 : 무리라고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아-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설마, 네가 톳티 사진을 꺼내다니


카라마츠 : 카모플라주(속임수)


카라마츠 : 도움 됐잖아?


쵸로마츠 : 엄청 도움 됐지만ㅋㅋㅋㅋ토도마츠의 또 다른 인격 나와버리니까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그거, 무섭지ㅋ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무섭다고ㅋㅋㅋㅋㅋㅋㅋ













[개인 LINE 카라마츠]

(8.     한번이라도)






쵸로마츠 : 제발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나랑 릴레이 소설 하지 않을래?


카라마츠 : 왜?


쵸로마츠 : 얼마 전에 카라마츠가 휘갈겨 쓴 메모 봤는데, 뭐야 그거 타버려


쵸로마츠 : 아, 오타, 모에ㅋㅋㅋㅋㅋㅋㅋㅋ

(* 타다(모에루) = 모에하다[싹트다](모에루)로 같은 발음)


카라마츠 : 타버려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랄까, 본 건가


쵸로마츠 : 봤어. 뭐야 그거? 어째서 그런 모에한 설정 생각하면서 글로 쓰진 않는 거야?


카라마츠 : 재료는 펑펑 나오는데 글로 쓰는 건 못한다


쵸로마츠 : 에-


쵸로마츠 : 그럼, 이야기는 내가 쓸테니까, 플롯은 카라마츠가 써줘


카라마츠 : 내가 좋아하는 커플링으로 괜찮은가?


쵸로마츠 : 이치카라가 좋으려나


카라마츠 : 이치카라는 절대 싫다


카라마츠 : 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가위 바위 보?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좋아ㅋㅋㅋㅋㅋ아, 근데 지금 오소마츠형이 나 지켜보고 있으니까, 나가서 하자


카라마츠 : 그래





쵸로마츠 : 위험했다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위험했네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나가서 바로 가위 바위 보! 는 아니였네ㅋㅋㅋㅋㅋㅋ오소마츠형도 토도마츠도 당황했다고ㅋㅋㅋㅋ


쵸로마츠 : 게다가, 이겼으니까, 환호하면서 화장실 들어와버렸어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졌으니까, 절규하면서 2층 방에 올라가서 벽장에 틀어박혔어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 위로하는 목소리가 화장실까지 들리는데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토도마츠가 너한테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리는군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나갈게ㅋㅋ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나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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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쉬 일만척

(왜 일만척.....인지 모르겠슴다 쳤더니 저렇게 나왔......)

암튼 스타일리쉬한 쎄쎄쎄 같은 검다

(우리가 아는 쎄쎄쎄랑은 거리가 멀지만..암튼ㅎ)


초록창에 치면 꽤 나옵니다 :) 동영상

예전에 마츠들 버전도 있었는데 지금은 삭제 된 모양이네여ㅠ





[피코]는 아이스크림 이름입니다

겉에 얇은 초코가 둘러져있고 안에 바닐라 아이스가 있는

맛에 따라서 아이스는 다른 모양이지만 'ㅂ'


암튼 그냥 누가바...같은 거라고 보시면 되는데

초콜렛처럼 낱개로 되어 있슴다


먹어보지는 않아서 저도 맛은 모르겠네여

맛있다고 해서 일본 가면 먹어봐야지 했는데

정작 일본 가서는 기억 못함.........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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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그거 아냐ㅋㅋㅋㅋㅋㅋ

너희 미워하는 거 아냨ㅋㅋㅋㅋㅋㅋ

그런 시리어스한 이유 아니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타 지적 받슴다 :)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http://joniamhungry.tistory.com/





いち松 님의 작품입니다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6732928










※ 가능하면 이 소설을 브금 들으면서 보시면 좋습니다 ※

그렇게 하면 슬픔 두배 '▽'/ 아니...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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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1 님 / 가져가지 마세요! 제겁니다 'ㅂ')






















이치마츠의 휴대폰이 울린다.

오소마츠였다.




[.......뭐야, 오소마츠형]



[여어, 이치마츠. 쥬시마츠, 그만두게 했어?]




지금 이치마츠는 현관 앞에 앉아 있었지만, 쥬시마츠는 이제 거실로 돌아갔다.





[...응. 이제 전화기 앞에 없어]



[역시 "형아"네~! 그럼, 쥬시마츠한테 대신 전해줄래? 그녀석 전화해도 안 받으니까]





지금 어디야? 라고 물으려다 오소마츠가 그것에 답하지 않을 거란걸 깨닫고 묻지 않는다.


일단은 그의 말을 따르자고 생각한 이치마츠가 몸을 일으켜 거실에 있는 쥬시마츠에게 가서 핸드폰을 내민다.






[자, 오소마츠형]



[오소마츠형!? 카라마츠형 찾은 거야!?]





쥬시마츠는 재빨리 휴대폰을 빼앗아 귀에 댔다.





[유감인 걸, 쥬시마츠. 카라마츠는 아직 못 찾았어- 랄까, 나 안 찾고있고!

 ....저기 쥬시마츠, 너한테 부탁이 있는데]




츳코미를 한 뒤, 오소마츠는 꽤나 진지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것을 알아 챘는지 쥬시마츠의 표정도 자연스럽게 진지해진다.





[....너, 이제 카라마츠 찾는 거 그만둬. 그녀석은 나갔어. 너도 봤잖아?

 짐 전~~~부 깔끔하게 버리고 나간 거...기다려봤자 소용 없다고]




욱씬, 쥬시마츠는 가슴이 아파왔다.

그날, 슬픈 표정으로 오랜만에 기타를 치던 카라마츠를 본 후, 집 곳곳을 뒤져도 기타는 발견되지 않았다.

분명 그것도 버린 거겠지...쥬시마츠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였다.





[그, 그치만...오소마츠형]



[그치만이 아니야. 저기, 쥬시마츠..너는 토도마츠의 형이잖아?

 네가 그렇게 슬퍼하고 있으면 토도마츠까지 슬퍼진다고? ....나는 그런 너희들을 보고 싶지 않아]





토도마츠, 하고 쥬시마츠가 중얼거린다.

그는 카라마츠의 파트너였다. 그렇다면 자신보다 더욱 슬퍼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상냥한 웃음을 보지 못하는 건 싫다.





[토도마츠, 를 위해...그렇게 할게]



[....아아, 네가 토도마츠한테 카라마츠는 잊으라고 해줘....할 수 있지? 쥬시마츠"형아"]





쥬시마츠가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의 머릿속은 카라마츠와 토도마츠의 미소로 가득하다.

기억 속의 카라마츠가 "야구하러 가자고, 쥬시마츠!" 라고 한다.

토도마츠가 "쥬시마츠형~ 같이 놀자~!" 라고 한다.



망설이고 있자, 확, 하고 이치마츠가 쥬시마츠의 어깨를 잡는다.





[...쥬시마츠, 현실을 봐. 이제, 네가 좋아하던 카라마츠는....없어]





벌린 입을 부들부들 떨더니 쥬시마츠는 눈을 질끈 감는다.

그러곤, 카라마츠가 망가져버린 날의 일을 떠올렸다.

형들에게 짓눌리면서도 울부짖는 카라마츠, 

그리고 그걸 보며 덜덜 떨며 우는 남동생, 토도마츠.





[.....오, 소마츠, 형.....알, 겠어. 나, 토도마츠를 설들할게....]




그렇게 말하자 오소마츠는 안도한 듯한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한다.



전화를 끊으며, 장남에게 맡기면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이치마츠는 휴대폰을 받아들고 방을 나선다.





[.....어째서, 잊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그런 쥬시마츠의 중얼거림에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무렵, 전화를 끊은 오소마츠는 역을 바라보았다.

학생, 아이를 데리고 있는 부모 등으로 북적였다.

개찰구로 가려고 계단을 오르던 중, 뭔가 익숙한 것에 걸음을 멈춘다.



오소마츠는 계단 옆에 비치 된 쓰레기통에 달려가 안을 보았다.

거기에 있던 건 차남의 퍼스널 칼라인 파란색 후드.

쓰레기통에 담겨 있으면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아....이런 더러운 쓰레기통에 들어가있다니.....]





오소마츠는 그것을 주저 않고 꺼내들더니 눈앞에 펼친다.

이미 전 주인의 온기는 남아있지 않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차게 식어있었다.





[....적어도 너라도, 나하고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




오소마츠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옷을 툭툭 두드려 먼지를 털고 가볍게 접어 팔에 걸쳤다.





매표기에서 아카츠카 곶까지의 티켓을 사고, 개찰구를 지난다.

한시간에 한개밖에 없는 이 열차는 이십분이 지나면 이제 오지 않는다.



오소마츠는 플랫폼의 맨 끝에 위치한 벤치에 앉았다.

파란 후드를 무릎에 두고 눈을 내리깐다.





[그녀석...이거, 형제 그 누구보다 마음에 들어했는데...네 주인은 박정한 녀석이구나]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자, 갑자기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쵸로마츠였다.

오소마츠는 심호흡을 하며 낮게 웃는다.





[네네~! 카리스마 레전드 오소마츠형아입니다~!무슨 일?]



[우와, 시끄럽네! 마이크 가깝다고..! ....그보다, 형 지금 어디?]



[응? 지금? 경마장인데? 곧 경주 시작하니까, 용건은 간단히!]




플랫폼을 바라보면서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한다.





[.....그래? 그럼 됐어. 결국에는 냐짱 라이브 갈 수 없게 되버렸으니까 어떻게 할까~ 싶어서 전화했어. 그럼 이만]





그렇게 말하고, 쵸로마츠는 전화를 끊었다.

뚜-뚜- 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폰을 바라보며 오소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뭐야? 이녀석]




뭐, 됐나! 하고 주머니에 다시 핸드폰을 찔러 넣고 다리를 꼬곤 눈을 감는다.












[......오소마츠형, 거짓말쟁이]





그렇게 중얼거린 건 오소마츠와 반대편 플랫폼에 있던 쵸로마츠였다.

이걸 타지 못하면 라이브는 갈 수 없어!! 

라며 열차를 타려 특유의 빠른 발로 전력질주했지만 간발의 차로 무정하게도 열차가 떠나고 말았다.



포기하고 얼굴을 드는 순간, 반대측 플랫폼에서 오소마츠를 발견한 것이다.

그의 손에는 차남의 후드가 들려있고, 어딘지 모르게 긴장한 표정의 오소마츠를 보고 무심코 전화를 걸었다.





[....뭐가 경마냐고.....저녀석 카라마츠의 후드 가지고 어딜 갈 생각인 거야?

 근데 어째서 저녀석이 저걸 갖고있는.........]





어떤 일이 머리를 스치고, 헉, 하는 소리가 목을 울린다.

아니, 그럴 리 없어.

오소마츠형은 카라마츠의 위치를 알아냈으니까 데리러 가려는 것...그것 뿐이다.

쵸로마츠는 그렇게 생각하며, 빠르게 역에서 벗어난다.



사실은 고함지르며 장남에게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무서웠다.

그런 모습의 카라마츠를 보고, 평소처럼 대할 자신이 없었다.


쵸로마츠는 오른손의 소매를 걷었다.

거기에는 카라마츠를 눌렀을 때 긁힌 상처가 뚜렷하게 남아있다.

생각만 해도 몸이 굳어버린다.






쵸로마츠는 팔짱을 끼곤 중얼거린다.





[그나저나 왜 오소마츠형은 경마에 갔다고 거짓말 한 거지?]




카라마츠를 데리러 간다면, 그렇게 말하면 된다.

우리들 보고 따라오지 말라고 한다면 따라가지 않았을 거다.

그 정도도 모르지는 않을 거다.




[카라마츠가 사는 곳을 비밀로 하고 싶은 건가...?]





그렇게 생각했지만, 뭔가 제대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절대로 뭔가 숨기고 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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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이 도로변을 걸었다.

처음에는 의기양양하게 걷던 나였지만, 

점점 기분이 침체되어 간다는 게 느껴졌다.





[.....이야미, 미안....]



[뭐가 말이잔쓰?]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곤 발걸음을 멈췄다.

여태 자신만 생각했지만, 지금부터 죽으려는 놈의 길잡이라니 기분이 나쁜게 당연하다.





[....이런 일에 어울리게 해버려서....그래도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

 가족 안에서 설 자리는 없어도 이렇게 힘을 보태주는 사람이 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태어나서 좋았다.....그렇게 생각한다]



[...........]






이야미는 답이 없었다.

표정이 보이지 않는 것에 불안을 느꼈다.





[.....별로,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잔쓰. 그리고 미는 카라마츠군에게 고용됐을 뿐이잔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잔쓰.....알아들었으면 다시 걸으라잔쓰!]





그 단순한 말에 안심하는 반면, 외로움을 느꼈다.

......괜찮아. 비록 이 시간과 말들 모두가 돈을 위한 거짓이라고 해도 나는 웃으며 갈 수 있으니까.





[.......고마워]





바닷바람을 피부로 느끼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바다 냄새가 파도치는 소리를 연상시킨다.



....아아,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치비타에게 유괴되어 바다 위에 묶였던 그날, 차갑고 슬프고 외로웠다.

조금 발이 떨린 듯한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이미 물을 극복했으므로 그 마음을 억누른다.






[....이야미...내가 죽으면 천국에 갈 것 같은가?]



[....옛날부터 자살은 지옥행이라는 말이 있잔쓰]



[...그런가. 그렇다면 꼼짝없이 지옥행이겠군]





나는 그렇게 말하며 웃는다.

이 선택은 아무래도 바꿀 수 없으니까 이 세상에서 도망친 그 정도의 처벌은 받을 것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또 모두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르겠군.










이야미가 멈춰섰다.

아마도 목적지에 도착한 거겠지.





[.....도착했잔쓰]



[그래...신세졌네. 이거 받아줘]





나는 지갑을 꺼내, 오천엔짜리 지폐와 남은 동전 전부를 이야미에게 주었다.

짤랑, 하고 작게 소리가 울린다.


꽤나 높은 곳에 올라온 탓인지 바람이 조금 세다.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고, 나는 바다를 쳐다보았다.




[저기, 경치는....예쁜가?]



[.....예쁘잔쓰, 엄청....그치만 조금 쓸쓸하잔쓰. 아무도 없고...]




가늘게 실눈을 떠보지만 경치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선글라스를 벗었다.

햇빛에 눈이 부셨지만 그래도 최후는 어두운 세계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보고 싶었다.





[아, 이 선글라스....꽤 좋은 브랜드다. 팔면 어느정도 돈이 될 거야. 괜찮으면 받아주겠나]




오자키를 동경하고 처음으로 산 선글라스, 하지만 이제 내게는 필요 없다.

나는 이야미의 손에 그것을 쥐어준다. 

잘 받겠잔쓰, 라고 이야미가 작게 말했고 그것을 주머니에 넣었다.





[....때가 오면, 나는 스스로 갈테니까. 너는 이게 돌아가도 괜찮다. 배웅은 필요 없다]



[.....그렇, 잔쓰까. 그럼 미는 가보겠잔쓰. ...당신이 헤메지 않도록 빌겠잔쓰..!]





그렇게 말하곤 이야미는 떠났다.

뭐라도 더 할 말이 있었을 테지만 굳이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걸로 된 거다.





[....쓸쓸하네]





결국 사람은 홀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게 정해져 있다.

그런데 갑자기 외로움이 가슴 속에 가득히 들어찬다.



비틀비틀, 절벽의 문턱까지 가서 주저앉아 무릎을 감싸 안는다.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때였던가, 분명 가족끼리 여기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 본 경치가 잊혀지지 않아, 최후를 여기서 맞겠다는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때는 반짝반짝하고 그냥 순수하게 아름다운 경치에 눈을 반짝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눈동자는 빛을 잃고, 생명의 불꽃은 타버리고 말았다.

머리와 팔은 붕대가 칭칭 감겨있고, 오른쪽 뺨에는 검붉은 멍이 자리잡았다.


무의식 중에 추억에 잠겨버렸으나, 오히려 그 추억을 더럽히는 결과가 되지는 않았을까.








[....이젠 지쳤어]




눈에서 눈물이 넘쳐흐른다.


저기....오소마츠,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

너희는 이 바다의 괴로움을 알고 있는가? 나는 알고 있다.

발끝에 차디 찬 바닷물이 닿을 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져서 어쩔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물이 차오른다.

마치 이 몸을 끌어 당기 듯이.







[......좀 더 많은 걸 하고 싶었어]





너희는 불의 뜨거움을 아는가? 나는 알고 있다...

불똥이 몸 주위에 흩날리고, 연기가 호흡을 방해한다.

발끝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서 아래를 보면 불길이 화염처럼 달려들어 무서웠다.

머리가 멍해졌지만, 그래도 도와 줬으면 하는 절망과 희망이 섞여든다.







[.....좀 더 웃고 싶었다]





너희들은 아스팔트의 차가움을 아는가? .....나는 알고 있다.

피가 하염없이 머리에서 넘쳐 흐르고, 움직이지 않는 몸을 흠뻑 적신다.

차에 치여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배신당한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아스팔트는 몹시도 차가워서 나의 체온을 모두 빼앗아 가버렸다.


..........아아, 그때 살아 있었던게 잘못이었던 걸까.









[........좀 더, 요령있게 살고 싶었다]





너희는 왕따의 고독함을 아는가? 나는...알고 있다.

아무도 나의 아픔을 모르고,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채 웃고 있다.

그 얼굴을 볼 때면 아프고, 분하고, 비참했다.

같은 날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을 터인데 어째서 나만, 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좀더 사랑받고 싶었어....]





굵은 물방울이 넘쳐 흘러 바닥에 무늬를 그린다.

입술이 부르르 떨리며 울음소리가 새어 나간다.



뇌리에 줄줄이 떠오르는 건 학창시절부터 힘들고 괴로웠던 추억들.

최후는 행복한 추억과 함께 죽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다. 그리고 나의 물건들 모두를 버렸다.

약도 받았다. 

.....그런데도, 슬픈 기분밖에 들지 않는다.



나는 주머니 속에서 사진 한장을 꺼낸다.

웃는 얼굴의 가족이 이쪽을 보고 있다.

가슴이 욱신거린다. 

나는 펜을 꺼내들어 자신의 얼굴에 엉망진창으로 선을 긋는다.






[.......왜, 너는 웃고있는 거야....나는 이렇게 힘든데...!필요 없는 존재인데....!!]





펜을 땅에 내동댕이쳤다.

으득, 이를 갈며 중얼거린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너희들....따위....]






나는 사진을 손에 든 채 주먹에 힘을 준다.

그러면 아주 간단히 사진이 구겨지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사진은 이미 엉망진창이다.

사람의 운명도 이와 별로 다르지 않다.

길을 한번 잘못 들면 톱니바퀴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분명 나의 괴로움도, 죽음도 그 누구에게도 이해 받지 못한 채, 잊혀져가겠지.....




나는 사진을 다시 눈앞에 펼쳤다.

지워져버린 나를 제외한 모두가 웃고있었다.


이것이 앞으로의 마츠노가. 

나 한명 없다고 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소중히 해왔던 것들은, 이렇게도 부질없는 것인가....





...........뭔가가 빠직, 하고 쪼개진다.










[아, 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비명이 아무도 없는 바다에 메아리 친다.







후우, 훅, 하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다시 정신 상태가 엉망이 되어버렸다. 

머리를 감싸안고 중얼거린다.







[...아아아, 싫어, 이젠 싫어!!!!!]






나는 비틀비틀 일어섰다.







.....자아, 이제 피날레를 맞을 때이다.

최후에 대해서는 이미 시나리오가 짜여있다.

내세에 행복해질 수 있도록 웃으며 이 깊고 어두운 바다에 잠기는 거다.






......나는 의사가 가르쳐 준 방법대로 호흡을 진정시킨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입꼬리를 올린다.





그랬는데,





[어, 라.......]





눈을 뜬다. 볼에 손을 댔다.





[어째서지....이상, 하, 잖아....]





아무리해도 웃을 수가 없다.

부들부들 떨리기만 할 뿐, 웃을 수 없다.





누군가!! 누군가 내게 웃는 방법을 가르쳐줘!!

최후는 웃으면서 가고 싶었는데, 어째서 웃을 수 없는 거야....!!





[웃을, 수 없어....어째서, 웃지 않는, 거냐고....!!]





그때, 아까 깨져버린 것의 정체를 알아차린다.

.....그런가, 나를 부정해버림으로써 나를 구성해 온 모든 가면들이 깨져버렸지만

오랜 시간을 가면을 쓰고 있던 탓에 가면 없이는 웃을 수 없게 되었다.





[하, 하하, .....뭐냐고, 이게.....나, 그렇게나, 노력했는.....데]





최후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건가?

....행복하게 되기를 원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 거냐고...







[괜찮...아, 내 소원은 이걸로 이루어졌다....많은 건 바라지 않아]











------바다를 등지고 선다. 해가 지기 시작했다.

주황색으로 물든 아름다운 경치가 카라마츠 뒤에 펼쳐진다.

마치 그의 죽음을 축복하는 듯 그의 등을 밝게 비췄다.

그야말로 천국의 경치였다.

하지만 불쌍한 카라마츠는 그것을 볼 수 없다.





카라마츠는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된다.

그 다음, 붕대를 풀고 남아 있던 수면제를 전부 삼킨다.

양손을 활짝 벌린다.



그리고 한쪽 발을 떼고, 오른손을 들어올리곤 배쪽으로 천천히 내린다.

마치, 연극의 마지막 인사처럼, 아름다운 동작이었다.






[……Adieu,Ma vie]




그렇게 중얼거리곤 망설임 없이 땅을 차고 몸을 내던진다.

잠깐의 부유감과 함께 바다로 떨어져 간다.

멀어지는 의식 속, 카라마츠는 한순간 놀란 듯한 표정을 한 뒤, 손을 뻗고, 행복하게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크게 물보라가 일고, 첨벙, 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러나 금세 잔잔한 바다로 바뀐다.




......그가 최후에 무엇을 보았는가. 그것은 본인밖에 모른다.





카라마츠가 있던 장소에는 그의 흔적을 나타내는 구두, 꾀죄죄한 붕대,

그리고, 바위 그늘 아래, 바람에 날아갔다고 생각했던 일그러진 사진만이 남아있었다.




지켜봐 주는 사람도 없이, 홀로 바다로 사라진 카라마츠.

이제 햇빛을 쬐는 일도 바람을 느끼는 일도 없다.

그래도 그 대신에, 너무도 괴로웠던 일들도 슬픈 일들도 없어졌다.



바다에는 정적만이 남아 어느때와 다름 없이 파도 치고 있었다..........











------------------------------------------------------------------








이로써 나는 편해진다.

자아, 피날레다!! 최고의 나를 보라!!


(괴로워, 쓸쓸해. 홀로 죽고 싶지 않아....좀 더 사랑받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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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부분은 작가님 코멘트에 있던 말입니다

[최고의 나를 보라] 는

하나마루 삣삐의 나를 보라 였는데

[하나마루 삣삐]라는 게

그...참 잘했어요 도장 같은 건데


뭐라고 번역해야 좋을지 모르겠슴다 ;ㅂ;


참 잘했어요 도장의 나를 봐라!

는 당연히 이상하고...


그냥 참 잘했어요 도장은

뭔가 잘했을 때, 최고일 때 주는 도장이니까

저렇게 번역했는데 저것도 이상함 ㅠㅠㅠㅠ


제엔자아아아유ㅠㅠ





* 중간에 프랑스어는

잘있어라, 인생이여

 같은 느낌인데


확실한 건 모릅니다 'ㅂ'

불어 1도 몰라서


아는 거라고는 아듀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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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번역 기분이 차올라서

야밤에 번역했습니다





사남 총수로 힐링시키고는

다시 멘붕물을 가져오다니

병주고 약주고 'ㅂ'

아니...이 경우 약주고 병주고인가...





그보다 조금 뜬금없지만

티라미수 먹고 싶네요


티라미수......빵집에 파나요?

파바에서는 못봤던 거 같은데...

랄까, 파바에 푸딩 핫케이크인가 핫케이크 푸딩인가

그거 존맛입니다 여러분


하........완전 취저격 ;ㅂ;

근데 왜 매장에 1개나 2개씩밖에 없져

나 한 열 몇개 쌓아두고 먹고 싶은데


양 넘나 적다고ㅠㅠㅠㅠㅠ

음냐음냐 하면 없다고ㅠㅠㅠ








음 그보다 오타 없겠지...두근두근 '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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