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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본편 *
2016/05/31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①
2016/06/04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②
2016/06/06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③
2016/06/12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 [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④
2016/06/14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⑤
2016/06/15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⑥
2016/06/15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⑦
2016/06/22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⑨
* 희망편 *
2016/07/05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1화
2016/07/07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2화
2016/07/10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3화
2016/07/16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4화
2016/07/18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5화
2016/07/19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제6화
2016/07/23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희망> 마지막화
* 해리편 *
2016/08/14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1화
2016/09/05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2화-
2016/09/06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3화-
2016/09/09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4화-
2016/09/29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5화-
2016/10/11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6화-
2016/11/09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제7화-
2017/01/12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해리(解離) Last-
* 상실편 *
2017/03/04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 1-
2017/03/04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 2-
2017/04/16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편3-
2017/06/08 - [마츠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 [오소마츠상][사변소설]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4-
고독을 알면 살 수 없다 –상실 Last-
무사히 기차에 올라탄 카라마츠는, 칸막이 좌석의 창측에 앉았다. 이 기차는 4칸짜리의 짧은 차량으로, 사람도 전혀 없었다.
표를 구입하고, 플랫폼에서 기차를 타기까지 역무원의 도움을 받았다. 컨디션도 안 좋고, 안경을 깨뜨린 탓에 눈이 안 보인다고 했더니 아무런 의심없이 안내해주었다.
카라마츠는 호흡을 가다듬고, 챙겨온 선글라스를 썼다.
작은 기차긴 하지만 완행열차여서인지, 그렇게 불편하진 않았다.
약간 열린 창문틈새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와 앞머리를 흩트렸다. 카라마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선글라스를 슬쩍 아래로 내렸다.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지만 창밖으로 형형색색의 꽃들이 어렴풋이 보였다. 차창밖의 풍경은 찰나였지만, 카라마츠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아름답군. 모두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카라마츠는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중얼거린 제 입을 틀어막았다.
'이런 상황까지 내몰렸으면서도, 마지막까지 떠오르는 건 가족이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카라마츠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곤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적어도 누구 한명이라도 손을 내밀어줬다면. 내 목소리를 들어줄 사람이 있었다면. 말을 걸어주는 목소리가 있었다면. 분명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텐데.
눈앞이 일렁거렸다. 이젠 그저 생떼에 불과하다. 결국 친구에게조차 배신당했으니, 더 이상 방법이 없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
카라마츠의 중얼거림에 외로움이 묻어있었다. 하지만 그걸 알아채기도 전에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만약 여기서 쓸쓸하다고 생각해버린다면, 기껏 결심한 것이 무너져버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밀어오는 손들을 잡아버릴지도 모른다.
카라마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양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마지막 여행길은 무척이나 슬프고 괴로웠다.
◇◇◇
[토도마츠!! 좀 더 속력 낼 순 없냐!!]
오소마츠가 뒷자석에서 몸을 들이밀며 소리쳤다.
[안 된다고!! 도로교통법 몰라!? 난 아직 체포되고 싶지 않거든! 그나저나 카라마츠형한테 들켜버렸다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오소마츠형이 괜히 전화걸어서 그런 거잖아]
쵸로마츠는 흘끗 오소마츠를 노려보았다. 그 시선에 오소마츠는 겸연쩍은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아, 미안하다고-. 그래도 나도 고의는 아니었는 걸...]
[사과로 끝날거면 경찰은 필요 없-어-!]
[....원점으로 돌아갔네]
쥬시마츠와 이치마츠가 오소마츠를 째려보며 말했다.
◇◇◇
이윽고 오소마츠들은 아카츠카 곶에 도착했다. 바다냄새가 코를 간질이고, 눈을 감으면 바다소리가 고막을 울렸다.
날씨가 좋음에도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어, 마치 폐쇄된 공간처럼 느껴졌다.
[....여기도 오랜만이네]
[그러게...앗...! 저기에 누가 있어!! 어쩌면 카라마츠형일지도 몰라!]
토도마츠가 벼랑위에 주저앉아있는 어느 그림자를 보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다행이다!!! 아직 안 늦었구나!]
쵸로마츠는 그렇게 외치고는, 경직되어있던 표정을 풀었다. 다섯명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는 카라마츠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그림자가 카라마츠였음이 명확해졌다. 카라마츠는 무릎을 끌어안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카라마츠는 뛰어내리려 했으나 엄청난 높이와 공포 때문에 주저앉아버린 모양이었다.
오소마츠는 주먹을 불끈 쥐고, 혼자 카라마츠에게 다가갔다.
[.....카라마츠]
오소마츠가 말을 걸자, 카라마츠가 어깨를 움찔 떨었다. 그리고는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읏아, 아, 아아.........]
시야에 오소마츠가 들어온 순간, 카라마츠의 눈동자는 절망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는 끌려가듯이 낭떠러지 끝으로 향했다. 그걸 본 오소마츠가 그의 팔을 단단히 잡아 세웠다.
[잠깐 기다려, 카라마츠!]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듯 오소마츠는 손아귀에 힘을 더욱 가했다. 카라마츠는 그것에 저항하듯 몇 번이나 손을 뿌리치려 했으나, 지금의 그의 근력이나 체력으로는 오소마츠를 이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카라마츠는 계속해서 저항했다.
[그만둬, 이거 놔!! 놓으라고!!]
그 장면을 지켜보던 네명은 가세하려 달려들었지만, 오소마츠는 그들을 막았다.
[싫어, 싫다싫다고....!! 나는 죽고 싶단 말이다!! 그러니 제발, 제발 이 팔 좀 놔라!!]
카라마츠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저항을 계속했다.
[놔, 이거 놔라 오소마츠!!]
[!!!]
오랜만에 이름을 불린 탓인지 오소마츠는 팔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무심코 살짝 풀어 버렸다. 카라마츠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손을 뿌리치려 했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금방 정신을 차리곤 다시 힘껏 팔을 잡았다. 카라마츠는 결국 저항을 멈추고 힘없이 축 팔을 늘어뜨렸다.
[....왜, 왜 말리는 건가.....왜 자유롭게 되려는 나를 말리는 건가...!! 제발 날 그냥 내버려두란 말이다!!!]
카라마츠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오소마츠를 째려보며 말했다.
[....형제가 죽으려고 하는데 가만히 내버려둘 리가 없잖아]
오소마츠는 나직하게 그리 말했다. 카라마츠는 그 말을 듣고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한다.
―― 지금까지 계속 나를 내버렸뒀으면서. 여기까지 나를 몰아붙였으면서.
내게 관심도 가지지 않았으면서....! 날 걱정하지도 않았으면서....!!
[....그래, 그런가. 집안에서 자살자가 나오는 건 불명예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건가? 그래서 내가 여길 택한 거 아니겠나]
카라마츠는 시선을 바다쪽으로 돌렸다. 오소마츠도 덩달아 바다를 바라봤지만, 그걸 방해하려는 듯 물보라가 오소마츠의 뺨에 날아들었다. 당장이라도 카라마츠를 끌어들이려는 듯한 그것을 본 오소마츠는, 놀라 헉하고 숨을 삼켰다.
[아, 아냐. 그런 게...!!]
[...아니라고? 너는 여태까지 날 버려뒀지 않나. 게다가 나를 배신했다. 그런데 대체 뭐가 아니라는 건가?]
카라마츠는 증오가 담긴 눈으로 다섯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갑자기 얼굴을 손으로 가리더니, 좋은 게 생각났다는 듯 입가를 슬쩍 올렸다.
[......죽여라. 그래, 죽여라 나를!! 네 손으로!!]
카라마츠는 붙잡히지 않은 손으로 오소마츠의 반대쪽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갖다대었다. 오소마츠의 손바닥에 카라마츠의 심장박동이 그대로 전달된다. 카라마츠의 동공은 완전히 풀려있었다.
이 동생의 목숨을 자신이 쥐고있다고 생각하니, 오소마츠는 갑자기 두려워졌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그런 심정을 잘 알고있다는 듯 말을 계속 이어갔다.
[슬쩍 밀기만 하면 된다. 날 죽음으로 이끌어다오, 오소마츠. 그날처럼 말이야]
“그날”. 그건 오소마츠가 카라마츠를 때렸을 때를 의미한다. 확실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 단어에 “네가 나를 죽였다”라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오소마츠는 뱀에게 사로잡힌 개구리가 된 것처럼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만둬, 제발 그만둬 카라마츠!! 이상한 오기 그만 부리고 같이 돌아가자!!]
두 사람을 잠자코 지켜보던 쵸로마츠는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카라마츠와 오소마츠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 충격으로 붙잡고 있던 카라마츠의 팔이 풀려버린다.
[....돌아가? 어디로...?]
[어디라니, 당연히 우리집――.....]
쵸로마츠의 말에 카라마츠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쵸로마츠는 그 미소가 어딘지 섬뜩해 몸을 떨었다.
[내가 머물 곳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아니, 더 이상 필요없다. 그저 나는 편해지고 싶을 뿐이다]
[....그런 말 하지마. 사실은 누가 와줬으면 했잖아!?]
토도마츠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외쳤다. 카라마츠는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살짝 눈썹을 찡그리더니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죽을 거였으면 빨리 뛰어내렸으면 됐잖아!!! 하지만 그런 곳에 주저앉아 있었다는 건 도움을 바랐다는 거지!? 그렇지, 카라마츠형!!]
토도마츠의 말이 거의 맞다. 편안해지고 싶었지만, 막상 죽음을 앞두니 두려워졌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도 없었다. 돌아갈 장소가 없었다. 전부 버렸으니까.
카라마츠는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 모습은 마치 자기암시를 거는 것 같았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방금까지 냉정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카라마츠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곤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곤 이내 다섯명을 째려보기 시작했다.
[이제와서 구해주길 원했을 리 없잖아!! .....진짜로 구해주길 원했을 때는 아무도 오지 않았으니까!!!]
어금니를 꽉 깨물고 괴롭고 외로었던 나날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내겐 너희들 따위 필요없다. 그래, 필요없다!! 대체 뭔가, 이제 와서!!! 내가 나간 것도 몰랐었던 주제에!!!]
카라마츠의 말에 다섯명은 조용해졌다. 카라마츠가 이상해진 이후로 그의 존재감은 나날이 사라져 가, 끝내 그들은 카라마츠가 없어진 것도 몰랐다. 지금까지 계속 외면했으면서, 그가 죽으려 하자 찾다니, 그저 허울 좋은 이야기일 뿐이다.
[....카라마츠, 미안. 하지만 우리들에겐 카라마츠 네가 필요해. 제발 부탁이니까, 돌아가자...!]
[카라마츠형, 제발 죽는다는 말은 하지 말아줘..!]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당장이라도 울 듯한 얼굴을 하고, 카라마츠에게 매달렸다. 그걸 본 카라마츠는 하아? 하고 의아한 듯 말했다.
[내, 가....필요해...??]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달라졌음을 깨달은 건지, 토도마츠는 한층 격양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 그래!! 카라마츠형이 “필요”해!!]
그 울림은 승인욕구가 강한 카라마츠에게 너무도 감미롭게 들려,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마치 완성 직전의 그림을 엉망으로 만들거나, 승리 직전에 상황이 뒤집히는, 그런 감각이었다. 숨쉬는 법도 잊어버릴 정도의 큰 괴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와 카라마츠를 덮쳤다. 카라마츠는 머리를 싸매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아-하아-, 숨이 가쁘다.
[......그, 그만둬!!! 이 이상 나를 교란시키지 마!!!]
한계에 도달한 카라마츠는 한 걸음 한 걸음 뒷걸음치더니, 벼랑 끝에 가까워지자 튕겨나가듯 달리기 시작했다.
[머, 멈춰 카라마츠!!!]
쵸로마츠는 아슬아슬한 순간에 카라마츠의 팔을 힘껏 잡아당겼다. 갑작기 잡아당겨진 카라마츠는 균형을 잃고 땅바닥에 쓰러졌다. 아까부터 잠자코 있던 오소마츠는, 카라마츠 앞으로 다가가 겁 없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나도 같이 죽을게]
오소마츠의 말에 카라마츠는 물론이고 다른 형제들도 깜짝 놀란다.
[...오소마츠형!?]
[....그치만 이대로 살아도 평생 니트일테고, 동정이라고 욕먹을 일도 없잖아. 게다가, 카라마츠 너도 외로울 거 아냐. 그러니까 나도 데려가라고]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고는 후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겁도 없이 벼랑 끝에 다가가 섰다. 그걸 본 카라마츠가 눈을 크게 뜬다. 죽음으로써 형제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고 했는데, 이러면 전혀 의미가 없다.
오소마츠의 행동은 마치 카라마츠의 생각을 꿰뚫어보는 듯했다.
[그, 그만둬.....너는, 안된다....]
주저앉은 채 작게 고개를 흔드는 카라마츠 앞에 다시 오소마츠가 선다. 카라마츠가 움찔 떨며 고개를 들자,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오소마츠와 눈이 마주친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 눈빛은 카라마츠의 마음의 상처를 정확하게 후벼팠다. 그 상처에서 다시 피가 걸쭉하게 흘러내리며, 견디기 힘든 기억의 통증이 떠오른다.
[아, 아아, 아....]
카라마츠가 갈라진 목소리로 비명을 울렸다. 카라마츠는 머리를 싸맨 채 가만히 떨고 있다.
[카라마츠형, 돌아가자]
토도마츠는 상냥하게 말하며 카라마츠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 손은 카라마츠의 눈에 분홍색 꽃병으로 비춰지고, 다시금 카라마츠의 마음의 상처를 후벼팠다.
[카라마츠형, 지금까지 미안했어]
쥬시마츠는 눈썹을 내리깔고 카라마츠의 옆에 웅크리고 앉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 모습은 밥그릇으로 바뀌면서 카라마츠의 마음의 균열이 더욱 커졌다.
서서히 깨어나는 감각에 카라마츠는 덜덜 떨었다.
[카라마츠, 같이 돌아가자. 우리집으로]
쵸로마츠는 옅게 미소를 지으며, 카라마츠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건 프라이팬으로 바뀌고, 마음의 균열이 한층 더 갈라진다.
[....카라마츠. 미안...]
이치마츠는 눈을 내리깔고 카라마츠 뒤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것은 맷돌로 바뀌어 카라마츠의 마음의 균열을 내리쳤다.
[카라마츠]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마음 앞에 서서, 방망이를 힘껏 휘두른다. 그만두라고 마음으로 외쳤지만, 그 소리는 닿지 않는다.
[......돌아가자. 다시 형제가 되자고]
방망이가 카라마츠의 마음을 내리쳤고, 그 순간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마음이 부서졌다.
[우, 아, 으으, 우아아,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카라마츠는 비통하게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는 힘없이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그의 뺨에는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일년후. 카라마츠는 형제들의 권유로 휠체어를 타고 여행을 왔다. 형제들이 지극정성으로 치료와 간호 덕분에 몸만은 거의 예전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는 빛을 잃어, 어딘가 텅 비어있었다.
[저기 봐, 카라마츠형!! 저 커다란 별장!! 역시 친구는 둬서 나쁠 게 없구나~!]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환하게 웃는다.
[그러게~, 역시 돈줄이 최고라니까!]
[이 바보같은 쓰레기가!!!]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는 그런 실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카라마츠의 표정은 조금도 바뀌지 않는다.
[....저기, 카라마츠. 여기, 어딘지 알겠어?]
이치마츠는 카라마츠 옆에 서서 그렇게 말을 걸었다.
[.....꿈속, 이잖나]
카라마츠는 텅 빈 시선으로 이치마츠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이치마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읏, 여긴―――!!]
화난 목소리로 말하는 이치마츠를 쥬시마츠가 막아세웠다. 쥬시마츠는 이치마츠의 팔을 붙잡고 슬픈 듯이 눈썹을 내리깔고 고개를 저었다. 그걸 본 이치마츠는 눈을 질끈 감고는 어디론가 가버린다.
[카라마츠, 나중에 바베큐 할까. 고기 좋아하잖아]
쵸로마츠가 사온 재료를 냉장고에 넣으면서 그렇게 말하자, 카라마츠는 쵸로마츠를 멍하니 쳐다본다.
토도마츠는 그걸 보곤 왜 그러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꿈속에선 상냥하게 대해주는구나]
카라마츠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이 별장의 천장은 일부가 유리로 되어있어 안에서도 푸른 하늘이 보였다.
[영원히 깨어나지 않으면 좋겠군]
그런 말을 작게 중얼거리는 카라마츠에 다섯명은 그대로 굳어버린다.
카라마츠는 그날 이후로 조금도 웃지 않았다. 마치 카라마츠의 모습을 한 인형 같았다.
게다가 상냥하게 대하거나 하면 으레 “꿈”이라고 말했다.
[.....그래. 여긴 꿈이야. 그러니까 절대 깨면 안 된다고]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날 밤. 카라마츠에게 약을 먹인 토도마츠는 카라마츠를 멍하니 쳐다봤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있지, 형. 날, 날 봐줘]
[.....뭔가, 토도마츠. 나는 널 제대로 보고 있다고]
카라마츠는 여전히 텅 빈 눈을 하고서 그렇게 답했다.
[그렇, 네. 미안, 이상한 말해서. 아, 나 이거 치우고 올게]
토도마츠는 방긋 웃으며 자리를 떴다.
―― 카라마츠는 우리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아니, 맞추고는 있지만 맞지 않는다. 어딘가 얼빠진 눈을 하고 있다.
형제는 “카라마츠”를 되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팔아버린 기타를 되찾아주고, 오자키의 앨범을 틀어주는 등 필사적이었다. 매일 좋아한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그래”라는 말뿐, 전혀 소용이 없었다.
카라마츠는 현실이란 이름의 꿈속에 들어앉아 있는 걸까. 아니면 행복한 꿈속에 들어앉아 현실에 눈 뜨기를 거부하는 걸까. 이건 카라마츠의 꿈일까, 현실일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형제가 잃어버린 건, 대체 무엇인가」
◇◇◇
――에? 현실에서 살아있는 게 살아있는 것 같지가 않으면 그런 거 죽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 그래도 카라마츠만 꿈속에 남겨둘 수는 없어
―― 카라마츠형이 죽음이란 꿈속에서 살아가길 바란다면, 우리들이 그 꿈을 만들어줄 거야
―― 만약 꿈에서 깨어나면 이번에야말로 물거품이 되어버린 인어처럼 죽어버릴지도 모르고!! 위험하네~!
―― 뭐어, 그런 아름다운 얘기는 아니지만 말야.
―― 우리들도 외로운 건 싫다고. 카라마츠를 잃고서야 처음으로 고독이란 걸 알았어. 그러니까 꿈을 만들어낼 거야. 살아가기 위해서.
―― 브라더들이 나를 아껴준다. 사랑해준다. 이것이 내가 바라던 행복의 형태.
카라마츠는 입가를 올렸다.
오늘도 마츠노 카라마츠는 꿈속에 녹아있다.
【상실편】 완결
<설명>
카라마츠의 자살이 미수로 끝나게 되면서 카라마츠는 계속 살아가게 되지만,
형제들의 악의없는 말에 카라마츠의 마음은 완전히 부서져 버립니다
이후, 형제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카라마츠의 몸만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카라마츠의 마음은 아무리 노력해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여기서 카라마츠가 형제들에게 "꿈속"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형제들이 자신을 상냥하게 대해주고 사랑해주는 "현실"이 존재할 리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형제들도 이를 알고 있지만,
카라마츠를 이 이상 망가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에 "꿈"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어느샌가 카라마츠가 살아있는 세계 = 자신들이 살아갈 세계가 되어,
카라마츠가 없으면 자신들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니,
자신들이 살아가기 위해 카라마츠의 "꿈"을 부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살려둡니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살아가기 위해 카라마츠를 이용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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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초초초초장편 시리즈가 끝이났네요!
다음주에 완결로 카테고리 수정할게요!
다들 감사했습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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