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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를 사서]학교에서 유령을 만나고 말았다만[돌아가고 싶다] 5

 

 

 

847 : 푸른 차남

, -

 

848 : 붉은 장남

아하하하하하

죽어

 

849 : 익명의 마츠씨

? 장남?

 

850 : 익명의 마츠씨

갑자기 무슨 소리야?

 

851 : 익명의 마츠씨

그거 네 동생이잖아?!

 

852 : 익명의 마츠씨

아니, 적이야. 분명 적을 때린 걸거야

그렇지!?

 

853 : 보라 사남

도착했어

[장남, 차남과 같은 학교의 복도]

 

854 : 익명의 마츠씨

도착했냐 동생조!!

 

855 : 익명의 마츠씨

얼른 시청각실로 달려가!!

 

856 : 핑크 육남

말 안 해도 안다고!!

 

857 : 익명의 마츠씨

아아아 걱정돼애!!!

 

858 : 익명의 마츠씨

두 사람 다 무사하길…!!

 

859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은 씌인 거야? 아니면 조종당하는 거야?

그렇게나 아끼던 동생을 공격하다니 충격인 걸

 

860 : 익명의 마츠씨

그러게

장남을 위해서라도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861 : 익명의 마츠씨

오우

이것저것 할 말이 많지만 일단 두 사람부터 어떻게 해야 되겠는 걸

 

862 : 익명의 마츠씨

>>861 또 뭔가 알아내기라도 한 거야?

 

863 : 익명의 마츠씨

그건 아니고 확인하고 싶은 게 2, 3개 있어서

 

864 : 익명의 마츠씨

그보다 >>861 엄청 의지되네

 

865 : 익명의 마츠씨

>>100 이지? 너 굉장하네

 

866 : 핑크 육남

방송이 들려

[---- 4명 추가. 4명 추가

빨리 처리합시다  빨리 처리합시다

드디어 대신할 녀석이 왔습니다  도망치게 둬선 안 됩니다

1층 북쪽 복도입니다  서둘러 그쪽으로 가주세요  ----]

뭐라는 거야, 저 여자

 

867 : 익명의 마츠씨

잠깐, 방송이라니..

 

868 : 익명의 마츠씨

….시청각실!!!

 

869 : 익명의 마츠씨

여자가 거기 있는 거야!?

 

870 : 익명의 마츠씨

차남 진짜 당한 거 아냐!?

 

871 : 핑크 육남

모르겠어, 나도

지금 달려가고 있어. 오남형한테 안겨서

 

872 : 익명의 마츠씨

>>871 왜 안겨있는 건데ㅋㅋㅋㅋㅋ

 

873 : 익명의 마츠씨

>>871 느닷없이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빵터졌잖아ㅋㅋㅋㅋ

 

874 : 익명의 마츠씨

쫓기고 있는 거야?

 

875 : 익명의 마츠씨

 

876 : 익명의 마츠씨

,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네

 

877 : 익명의 마츠씨

미안, 괜찮은 거야?

 

878 : 핑크 육남

, 오남형이 제일 빠르니까 안겨서 가는 거라구?

나는 형보다 느리니까 말이야

 

879 : 익명의 마츠씨

내려

 

880 : 익명의 마츠씨

왜 짐이 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거야

 

881 : 익명의 마츠씨

빨리 가기나 하라고ㅋㅋㅋㅋ

 

882 : 익명의 마츠씨

시러잉 손 잡아주지 않으면 무섭다궁!

삼남형들은 싫다고 그러구

 

883 : 익명의 마츠씨

떼 쓴 거냐고!!

 

884 : 핑크 육남

또 방송이 켜졌어

엄청난 소리가 들려오는데

 

[….그만둬라 장남!!]

[죽어죽어죽어 상냥-한 형아가 친히 죽여줄게]

[장남 흉내라도 낼 생각이냐!! 빨리 장남을 풀어줘!!]

[그럼 나한테 죽어. 죽어주면 나갈게]

무언가가 무언가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림

아마 차남형이나 장남형이 기기에 부딪힌 듯함

[거절하지!! 장남을 울릴 수는 없다..!]

[- 너 때문에 모두 죽을텐데?]

[…..!]

뭐하는 거야  빨리 받아치라고  네 탓이 아니니까

 

885 : 익명의 마츠씨

차남 힘내…..!!

 

886 : 익명의 마츠씨

역시 장남은 조종당하고 있는 건가

 

887 : 익명의 마츠씨

아마 처음의 차남이랑 같은 상태일 거야

목소리에 홀린 거겠지

 

888 : 초록 삼남

!!

그럼 이름이라도 불러서 깨우면 어떻게든 되겠지!

 

 

 

뭐지, 차남의 비명소리가 들렸어

 

889 : 익명의 마츠씨

어이, 괜찮은 거야!?

 

890 : 익명의 마츠씨

차남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891 :

죽어

 

892 :

싫어

 

893 :

죽일거야

 

894 :

그렇게 두진 않아

 

895 : 익명의 마츠씨

? 뭐야?

 

896 : 익명의 마츠씨

빙의체와 싸우고 있는 건가?

 

897 : 초록 삼남

장남형, 지면 용서 못해!!

 

898 : 보라 사남

네가 질 리 없잖아!!

 

899 : 핑크 육남

오남 [화이티이이이이이잉-!!!!]

힘내 형!!

 

900 : 푸른 차남

믿고 있다

우리들의 형

 

901 : 핑크 육남

도착!!!!

 

902 : 익명의 마츠씨

오오오오오오 육남!!

 

903 : 익명의 마츠씨

도착했구나!

 

904 : 익명의 마츠씨

장남과 차남을 구해줘!!

 

905 : 익명의 마츠씨

동생의 의지를 보여주라고!!

 

906 : 핑크 육남

, , 무슨 짓

 

907 : 익명의 마츠씨

어이, 왜 그래

 

908 : 익명의 마츠씨

설마 차남….

 

909 : 익명의 마츠씨

>>908 이봐,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그런 생각 마

 

910 : 익명의 마츠씨

아니, 그치만

 

911 : 핑크 육남

장발의 여자가 장남형 뒤에 꼭 붙어있고, 장남형은 차남형 위에 올라타서 목을 조르고 있어

차남형이 움직이질 않아 어쩌지

 

912 : 익명의 마츠씨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망할 새X!!!!

 

913 : 익명의 마츠씨

에에에에에에에에!!!

 

914 : 익명의 마츠씨

차남!! 차남 대답해!!

 

915 : 익명의 마츠씨

안쓰러운 말해서 또 웃겨달라고!!

 

916 : 핑크 육남

오남 [장남형, 그거, 누구야?]

장남? [……]

오남 [말해, ]

장남? […….]

오남 [알고 있잖아, ]

장남? […..무슨]

장남형이 뭔가 말하려는 순간, 오남형이 소리를 질렀어

오남 [자아, 모두 다 함께에에에에에---!!!]

장남. . 오남 [[[쿠소마츠으으으으으으!!!!!]]]

차남 []

 

917 : 익명의 마츠씨

쿠소마츠ㅋㅋㅋㅋㅋㅋㅋ

 

918 : 익명의 마츠씨

앜ㅋㅋㅋ빵터짐ㅋㅋㅋㅋㅋㅋ

차남 울상이겠네ㅋㅋㅋㅋㅋㅋ

 

919 : 익명의 마츠씨

왜 육남까지 가세한 거야ㅋㅋㅋㅋㅋㅋ

차남 당황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920 : 익명의 마츠씨

그 욕 같은 별명 마음에 드는데ㅋㅋㅋㅋㅋㅋ

 

921 : 붉은 장남

그야ㅋㅋㅋㅋ부르기 쉽잖아ㅋㅋㅋㅋㅋㅋ

 

922 : 익명의 마츠씨

차남 불쌍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보다 너

 

923 : 익명의 마츠씨

장남!!

 

924 : 익명의 마츠씨

어서와 장남!!

 

925 : 익명의 마츠씨

차남의 목 조른 소감 부탁-!!

 

926 : 익명의 마츠씨

>>925 저질

 

927 : 익명의 마츠씨

>>925 네가 그런 사람일 줄이야!!

 

928 : 익명의 마츠씨

>>925 사과해>>925

 

929 : 익명의 마츠씨

촌극ㅋㅋㅋㅋㅋㅋㅋ

 

930 : 붉은 장남

에ㅋㅋㅋㅋㅋ목 조른 감상ㅋㅋㅋㅋ

최악ㅋㅋㅋㅋㅋ

그 녀석도 있는 힘껏 때리고 말이야ㅋㅋㅋㅋ

형아 위로해줘ㅋㅋㅋㅋ

 

931 : 익명의 마츠씨

, 뭐야 의외로 여유잖아

 

932 : 익명의 마츠씨

브라콤이니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괜찮은 것 같네

 

933 : 핑크 육남

, 여기

[장남이 차남을 엄청난 기세로 끌어안고 있음]

장남 [미안, 미안해 괴로웠지]

차남 [무슨 소린가, 형이 지켜준 거 기억하고 있다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다 허세라고-

 

934 : 익명의 마츠씨

장남…..

 

935 : 익명의 마츠씨

나 풀 좀 베고 올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네요)

 

936 : 익명의 마츠씨

아니, 이제 필요없잖아ㅋㅋㅋㅋ

돌아와

 

937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이 지켜줬다니 무슨 소리야?

 

938 : 익명의 마츠씨

, 나도 그게 신경 쓰였어

 

939 : 익명의 마츠씨

오히려 덤벼들었잖아ㅋㅋㅋㅋ

 

940 : 푸른 차남

아아, 육남의 설명을 듣기만 했으니 그럴 만도 하지

장남은 내 목을 조르려는 걸의 손에서 내 목을 보호해준 거다

 

941 : 익명의 마츠씨

 

942 : 익명의 마츠씨

장남 정말이야…?

 

943 : 익명의 마츠씨

그렇다는 건 스탠드가 스탠드 공격을 했단 거야?

 

944 : 익명의 마츠씨

까득

 

945 : 익명의 마츠씨

왜 더 핸드…..

 

946 : 익명의 마츠씨

바보, 아이스씨를 잊지마

(*943~946까지 직역했어요무슨 뜻인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죠죠 드립인 것 같은데..)

 

947 : 익명의 마츠씨

그만! 아무튼 그 스탠드가 목을 조르려고 해서 장남이 차남의 목을 보호했단 거지?

 

948 : 푸른 차남

기기에 부딪혀서 어질어질해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장남이 목을 감싸준 건 기억나

 

949 : 붉은 장남

너희들 무슨 소리야

 

950 : 노란 오남

형아 얼굴 빨개-!!

 

951 : 익명의 마츠씨

장남 부끄러워하는 거냐ㅋㅋㅋㅋ

 

952 : 익명의 마츠씨

장남 귀엽네ㅋㅋㅋㅋ

 

953 : 익명의 마츠씨

형님으로서의 자존심이 있을 테니까

이해해

 

954 : 익명의 마츠씨

>>953 너도 첫째냐, 힘들겠네

나는 위에 형이 있거든

형한테 잔뜩 어리광부리고 있지!

 

955 : 익명의 마츠씨

>>954 너는 형효행백(*뭔뜻일까요)

 

956 : 푸른 차남

장남, 고맙다

 

957 : 붉은 장남

-, 별거 아냐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거고

 

958 : 초록 삼남

합류했어!!

 

959 : 보라 사남

이거 무슨 상황?

[차남을 끌어안고 있는 장남   사람을 쓰다듬는 오남  사진 찍는 육남]

 

960 : 익명의 마츠씨

앞에 읽고 와

 

961 : 익명의 마츠씨

오남이 천사인 건 알겠어ㅋㅋㅋㅋ

 

962 : 익명의 마츠씨

>>961 이해가 느리군

 

963 : 익명의 마츠씨

>>962 너 뭐야 ㅋㅋㅋㅋ

 

964 : 익명의 마츠씨

…..장남, 차남은 괜찮아?

 

965 : 익명의 마츠씨

?

 

966 : 익명의 마츠씨

7인의 미사키의 표적이 돼서 원념에게 공격받았잖아

상당히 엉망일텐데?

 

967 : 익명의 마츠씨

>>966

 

968 : 익명의 마츠씨

>>966

 

969 : 익명의 마츠씨

>>966

 

970 : 익명의 마츠씨

, 차남!!

 

971 : 익명의 마츠씨

장남, 차남은 괜찮아!?

 

972 : 초록 삼남

차남 엄청 무리한 것 같아

여긴 이미 들켰으니까 이동할게

 

973 : 노란 오남

다 같이 있어!!

 

974 : 핑크 육남

차남형은 사남형이 업고 가는 중

장남형도 씌었으니까 힘들 것 같아서 내가 업어주겠다고는 했는데..

 

975 : 익명의 마츠씨

오우오우 급전개네

 

976 : 익명의 마츠씨

차남은 역시 많이 지쳤나보네

 

977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을 위해서 수고했으니까

나도 그런 동생 있었으면

 

978 : 익명의 마츠씨

지금부터 파칭코에 틀어박히면 되지 않음? (코쓱

 

979 : 익명의 마츠씨

>>978 어이 임마 좀 더 근친의 동생을 원한다고ㅋㅋㅋ

(*오역)

 

980 : 보라 사남

>>978 사회의 쓰레기를 늘려서 어쩌자는 거야

 

981 : 핑크 육남

동감

 

982 : 초록 삼남

동감

 

983 : 노란 오남

동감임다!!

 

984 : 붉은 장남

너희들도 다 같은 굴의 너구리(*언뜻 보기엔 다르고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같은 처지, 상황의 동료)거든!?

 

985 : 푸른 차남

장남….

잘도 그런 어려운 말을 알고 있군

 

986 : 붉은 장남

차남 임마아아아아아!!!!

 

987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이 바보취급 당하고 있어ㅋㅋㅋㅋ

 

988 : 익명의 마츠씨

그보다 이 수준으로 바보취급 당하는 거면 곤란한데ㅋㅋㅋㅋ

 

989 : 익명의 마츠씨

! 어이, 스레 끝내!!

 

990 : 익명의 마츠씨

다음 스레는 어쩔 거야!?

 

991 : 익명의 마츠씨

 [브라콤의] 7인의 미사키에게서 도망치고 싶다 [기묘한 모험]

네이밍 센스에 대해 뭐라고 하지마!! 시간이 없으니까!

 

992 : 익명의 마츠씨

읏샤!!

>>1000이면 브라콤이 돌아온다!!

 

993 : 익명의 마츠씨

>>1000이면 차남땅prpr

 

994 : 익명의 마츠씨

>>51 ㅋㅋㅋㅋ아직 있었냐ㅋㅋㅋ

>>1000이면 브라콤의 에피소드가 넘쳐흐름!!

 

995 : 핑크 육남

>>995면 저 무서운 게 어떻게든 해결됨!!

형들 뭔지 알지?

 

996 : 노란 오남

>>996면 집으로 돌아간다-!!

형들 파이팅!

 

997 : 보라 사남

>>997이면 뒷골목의 흰 고양이와 친해진다

형들, 실수하지마

 

998 : 초록 삼남

>>998이면 장형 두 사람이 비밀을 말한다

장남형, 차남, 부탁해

 

999 : 푸른 차남

>>999면 배를 먹는다!

브라더! 마무리를 지어라!

 

1000 : 붉은 장남

우리가 나, 내가 우리!

, >>1000이면 전원 집으로 돌아간다!

 

 

??? :

도망칠 수 없어  도망칠 수 없어

놓치지 않아

 

 

이 스레는 1000을 넘었습니다

새로운 스레를 세워주세요








으으ㅠㅠ이번편 오의역 넘쳐나네요ㅠㅠ

스레용어도 많고

알 수 없는 드립들도 있고ㅠ


늘 말하는 거지만

스레는 여러모로 힘드네요ㅠㅠ

다른 소설에 비해 문장들이 짧아서  금방금방 번역하지만

단어들이 너무 어렵습니다ㅠㅠㅠㅠ흑흑

그래도 이렇게 열심히 스레소설 번역하다보면

언젠가는 스레번역 만렙이 될 수 있겠죠



-


다음편부터는 새로운 제목으로 업로드됩니다

마지막에 언급된

[브라콤의] 7인의 미사키에게서 도망치고 싶다 [기묘한 모험]

이 제목으로 업로드합니다


사실 제목도 의역...ㅎㅎ

기묘한 모험이라기엔 조금 애매하지만

그래도 슬쩍 비슷한 느낌이기도하고

이 스레에서 종종 언급되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패러디?해봤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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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있어 이번 주말에는 못 올려서

조금 빨리 업로드했습니다 :D


후다닥 마무리한다고 끝이 조금 지저분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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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과 트리스탄 다음이 꽤 많이 나왔더라구요! :D

그래서 다음 업로드는 트리스탄으로 가져올 생각입니당!!


사실 번역은 이미 다 했고

식자만 남은 상태인데


오늘 너무 피곤해서 마무리할 힘이 없네요ㅠ


시험때문에 간만에 좀 멀리 나갔다왔더니 힘드네요

게다가 시간 잘못 알아가지고 지각할까봐 뛰어다녔더니만

완전 흐물흐물 녹아버렸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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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입니다! 왜 여기 식자 안 되어있지...;ㅂ;)










**

오,의역 많습니다


**




다음이 최종화입니다!

이제 최종화랑 번외 하나면 이 시리즈도 끝이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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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프롤로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프롤로그-


*1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 (R)


*2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2- (R)


*3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3-


*4편*

2017/03/30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4-


*5편*

2017/06/08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5- (R)


*6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6-


*7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7-


*8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8-


*9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9-


*10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0-


*11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1- (R)


*12편*

2018/04/22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2

















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3

 

 

 

 

 

(오소마츠 시점)

 

 

 

 

새로운 아침이 또 찾아왔다.

오늘은 토요일로 학교는 쉰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연극부, 토도마츠는 문화제 준비를 도와주겠단 약속 때문에 아침 일찍 학교에 갔다.

쥬시마츠도 원래라면 부활동으로 학교에 가야하지만, 오늘은 쉬게 내버려뒀다. 어젯밤에는 괜찮아 보였는데, 한밤중에 갑자기 부랴부랴 일어나더니만 복도에 성대하게 토를 해버렸다. 정말 못 말린다니까.

본인은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타이밍을 못 맞춘 듯했다.

큰 소란에 처음으로 깬 건 쵸로마츠였다. 상황을 파악한 쵸로마츠는 황급히 모두를 깨웠다. 혼자서 밤중에, 그것도 비몽사몽한 상태로 이 난리를 수습하긴 힘들었던 거겠지.

게다가 이 난리를 쳐댄 장본인은 미안했던지 어린애처럼 엉엉 울면서 미안하단 말을 되풀이했다. 어쩔 수 없이 이 형님께서 잠들 때까지 다독여줬습니다.

고등학생이나 된 녀석이 어린애처럼 울다니 부끄러운 일인 게 당연하겠지만, 순수함과 아이 같은 면이야말로 쥬시마츠의 특징. 그래도 가족들한테만 보이는 모습이니 괜찮을 거라고, 형아는 생각합니다.

가끔 갑자기 들러붙는 것도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지. 9할 정도는, 이 녀석 이래도 괜찮을까, 하고 걱정하지만.

게다가 어제는 긴급사태였기도 하고.

아무리 봐도 목이 졸렸던 흔적을 달고 비틀거리며 돌아온 동생은, 목이 메어 고통스러운 기침을 계속 반복하면서도 계속 웃어보였다. [괜찮아?] 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매번 [괜찮아]였다.

녀석이 무리하고 있다는 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쥬시마츠가 짊어진 모든 것을 받아내주는 것은 우리들에게도 상당히 힘든 일임이 분명했기에, 녀석이 괜찮다고 한다면 당분간은 지켜보자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한밤중의 대소동.

엉엉 우는 동생을 달래며, 나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한탄했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동생을 1층 거실로 데려가, 담요를 덮어주고 아침까지 함께 있었다.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다든가, 무서운 꿈을 꿨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우리들에게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저 계속해서 울뿐이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내리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어쩌면 카라마츠를 밀어붙여 억지로 들었던 게 안 좋은 판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 말해도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더욱 입을 다물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비밀은 비밀로 하기엔 너무 중대한 일이라고, 쥬시마츠. 너한테도, 그걸 듣는 우리들에게도 말이야.

솔직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전혀 몰랐다.

형제들 중에 가장 어리숙한 쥬시마츠가, 자신이 당한 일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 일을 저지른 장본인이 같은 형제 중 한명이라는 것도 머리가 터져버릴 정도로 골칫거리였다.

이치마츠를 세게 한 대 쥐어박고, 도게자시켜서 반성시키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니다.

 

 

 

(어쩌면, 더는 이치마츠와 같이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까지 해버린단 말이지.

아버지의 고향이나, 어머니의 고향 중 어디간에 맡기도록 의논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여섯 쌍둥이. 한명도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형아의 본심이라구. 이치마츠도 좀 이상하긴해도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다. ......아니었을 터다.

그러니까 쥬시마츠도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 만나러 갔던 거다. 원래 이치마츠랑 쥬시마츠는 사이가 좋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곤 생각한다.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했다간 이치마츠 녀석, 쥬시마츠를 죽일지도 모른다.

목의 멍자국도, 마른 기침도 괜찮다. 확실히 말하진 않았지만, 아마 쥬시마츠는 그런 것보다 자신을 죽일 거란 사실이 가장 상처였던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자기보다 하나 위인 형와 화해하고 싶어 갔더니, 살해당할 뻔했으니 당연하다. 애초에 쥬시마츠는 그 전부터 이치마츠와 절교할 정도로 심한 짓을 당했으니까, 녀석이 먼저 화해하러 간다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쥬시마츠겠지.

그리고 이대로 두면 또 쥬시마츠는 이치마츠를 용서해버릴 거다.

형아는 그게 걱정이랍니다.

이치마츠는 그런 쥬시마츠를 알고서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쥬시마츠의 상처나 멍자국은 얼마 안 가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이치마츠의 어두운 마음은 용서하는 것만으로는 낫기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쥬시마츠가 또 부주의하게 이치마츠에게 다다가서, 이치마츠가 쥬시마츠를 상처 입힐까 두렵다. 동생들 중 한명이 가해자고, 한명이 피해자가 되어, 두 사람 다 내 곁에서 사라져 버리다니 견딜 수 없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한명만.

이치마츠만이라도 멀리 떨어뜨려놓는 게 좋지 않을까.

 

내게 몸을 기대고, 눈 주위를 벌겋게 물들인 채 자는 쥬시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 그런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해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고.

 

 

 

 

 

* * *

 

(이치마츠 시점)

 

 

 

 

아침이 밝아오고, 낡은 창고에서 기어나온 나는 밖으로 내놨던 짐들을 다시 안으로 돌려놓고, 담요를 툇마루에 남겨둔 채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이라 상당히 쌀쌀했지만, 감기는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팠다. 특히 카라마츠한테 맞은 뺨이나 머리, 오소마츠형한테 차인 등이 욱신욱신 비명을 질려와, 움직이는 게 고통이었다.

기다리고 있으면 쵸로마츠형이 아침밥을 가지고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냥 포기했다. 어젯밤, 집안이 소란스러웠고, 이 집에 남아있는 게 어쩐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집을 벗어나기 전, 뒤돌아 집을 한 번 쳐다봤다.

쥬시마츠는 어쩌고 있을까.

올려다보는 것만으로 그 모습이 보일 리 없지만.

난방이 빵빵한 방에서, 형들에게 둘러싸여 안심하고 자고 있겠지.

계속 거기에 있으면 돼, 라고 생각했다.

너한테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곳은 그곳이니까.

그리고, 나한테는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게 좋아.

무거운 한숨을 내쉰 나는 내가 있을 곳으로 돌아가려 발걸음을 돌렸다.

 

 

 

 

 

* * *

 

 

 

 

 

일요일에 이른 아침이기도 해서인지, 오랜만에 나는 나 이외에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을 만났다.

평소보다 오는 시간이 빨랐기 때문이겠지.

, 이런. 이라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낡은 창고 옆에, 다운코트를 입은 50대 초반의 여성이 고양이 밥이 든 봉투를 들고 서있었다.

[어머, 오랜만이네]

그 사람은 나를 발견하곤 사람 좋은 미소를 띠었다.

[.....오랜만이에요]

어쩔 수 없이 나도 억지웃음을 지었다. 서로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른다. 이곳의 고양이를 귀여워한다는 것만이 유일한 공통점이다.

[고양이 밥 좀 줘도 될까? 좀처럼 만날 수가 없으니 평소에는 멋대로 두고 갔지만]

[......죄송합니다]

창고 안에 이 사람이 두고 간 먹이 봉투가, 이제는 녀석들의 주식이 되었다. 내 용돈만으로 녀석들의 식비를 충당하는 건 무리였다.

[아니야, 나야말로. 매번 뒤처리해주는 건 그쪽이니까. 정말 감사하고 있어]

[그것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고....]

작게 중얼거리자, 그녀는 [고마워]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답해야할지 몰라,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고양이들은 다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특별히 이상한 일은 없었지?]

[? , 네 평범하다고 생각해요]

이상한 일이라면, 미미가 새끼 고양이들과 사라졌다는 거다. 하지만 길고양이가 거처를 바꾸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니, 그렇게 큰일은 아니다.

[그래. 강 건너는 지금 난리도 아니야]

그녀는 반대쪽 하천 부지를 보며 말했다.

[.....무슨 일 있나요?]

[고양이 몇 마리가 살해당했대. 아무래도 애들이 그런 것 같다는데 경찰들이 조사한다는 모양이야]

[........그런]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하는 게 좋을지도]

[알겠습니다]

충격을 받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고양이들도 표적이 되면 어쩌지. 불안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녀의 얘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게다가 여기를 개수한다는 얘기도 떠도는 모양이야]

[개수, ?]

[그래. 이 주변의 공터를 공원으로 만들자는 계획이라나봐. 그렇게 되면 이곳의 고양이들이 없어져버릴 텐데 말이야......저쪽에서 있었던 일도 아마 이것 때문 아닐까]

[하아...]

우리들의 얘기를 알아들은 듯, 수풀 속에서 고양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사료들을 바닥에 널리 신문 위에 뿌렸다.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들이 일제히 뛰쳐나왔다.

[저쪽도 공사하나요?]

[아마 저쪽이 더 빠르지 않을까. 그런 일도 있었고]

[...그렇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하기엔 여간 찝찝한 일이 아니다.

건너편의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사람의 아픔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건 머지않은 미래에 내게 일어날 일이었다.

[건너편의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은 몇 명 정도인가요?]

[내가 아는 건 3명정도려나. 건너편은 고양이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 오히려 이쪽이 큰일이지]

[녀석들을 전부 데려가는 건 힘든데...]

[이제 와서 입양처를 찾아볼 수도 없고 말이지...]

[그러게요...]

어쩌면 좋지.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나를 격려하듯,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그렇게 우울해하지 마렴] 이라고 말하곤 웃으며 돌아갔다.

시간이 있다 한들, 그것이 몇 년일지, 며칠일지는 아직 모른다.

멍하니 서있는 내 발아래, 아무런 생각도 없이 평화로운 고양이들이 그릉그릉 소리를 울리며 모여들었다.

이 공터의 고양이는 20마리가 넘어가기에, 공사가 시작되면 이곳에서 계속 있을 수 없을 거다. 그렇다고 이 많은 고양이들을 살만한 곳이라곤 이 근방에는 없을 거다.

내 안식처인 이 낡은 창고도 없어질지도 모른다.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며 위안을 할 수밖에 없었다.

[냐앙-]

낯익은 울음소리가 발아래에서 울렸다.

내려다보자, 그 고양이가 있었다.

[미미]

사료를 먹고 있는 고양이를 나는 무심코 안아들었다.

[-]

미미가 울었다. 다녀왔어, 라고 말하는 듯.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어. 새끼들은?]

[냐아-]

미미가 발아래를 본다. 그곳에는 낯익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부스스한 흑빛의 긴 털을 가진 새끼 고양이. 여섯 마리 고양이들 중 한 마리라는 걸 깨달았다.

[이 아이뿐이야?]

말을 걸었지만, 미미는 사료가 먹고 싶었는지 발아래를 바라보며 버둥거릴 뿐 답은 없었다. 내려주자, 새끼와 함께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다른 새끼 고양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5마리는 죽은 거겠지. 나는 두 마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죽인 건 누구지. 발정기의 수컷 고양이한테 습격이라도 당한걸까.

미미는 남은 새끼 고양이를 지키며,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숨겨왔을 거다. 그리고 드디어 안전하다고 판단을 내려 나온 거겠지.

어쩌면 전부 지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몇 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을 먹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길고양이의 세계는 잔혹하니, 그런 일도 있겠지.

[다행이다, 한 마리만이라도 살아남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중얼거렸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안심이 됐다.

이곳에서 미미만이 특별, 한 건 아니지만 계속 신경 쓰였으니까.

그보다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 중 가장 귀엽지 않은 녀석이 성장하다니.

검고 털도 부스스하고, 눈초리도 사납다. 좀 더 크면 조금은 귀여워지지 않을까. 아니, 아마 녀석의 일생에서 지금이 가장 귀여운 시기일 거다. 장래가 걱정된다.

[.......미야옹]

새끼 고양이의 등을 어루만져주자, 부스스한 털의 녀석이 이쪽을 올려다본다.

아아, 정말 귀엽지 않다.

여섯 마리들 중 가장 못난 녀석임에 틀림없다. ........나 같다.

[네 이름, 뭐로 할까]

쥬시마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여섯 쌍둥이 중 한명이니까 몰래 형제들의 이름을 붙여도 괜찮겠다.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건 역시 각하다.

하지만 조금은 자신의 이름과 연관이 있었으면 했다.

[그럼, 쥬시에 이치를 붙여서, 쥬고마츠]

그렇게 중얼거리다, 역시 마츠는 그만두자 싶었다.

[쥬고네코?]

아니, 어감이 별로다.

[으음-, 쥬고?]

부르기 히믈다. 그렇다면.

[이치고, 이건 어때?]

미야옹. 새끼 고양이가 울었다. 괜찮을지도, 이치고. 부르기도 쉽고, 나만의 암호 같아서.

쥬시마츠한테 내가 보여주고 싶은 고양이니까, 이치고.

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유. 그걸로 충분하다.

[그럼, 오늘부터 너는 이치고야]

이 공터의 24번째 신입. ..........., 하지만 최근 고양이 수를 제대로 세어본 적이 없다.

머지않아 고양이 수가 줄어들지 모르니, 지금 확인해두자.

가장 먼저 사료를 먹었던 고양이들이 배가 불러 떠나면, 옆에서 상황을 살피며 서성이던 고양이들이 끼어들어 헷갈리기 때문이다. 나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전부 떠올리며 고양이들의 수를 세는 것에 집중했다.

 

 

 

 

 

* * *

 

 

 

 

고양이들을 관찰한 지 30, 오늘 아침에 모인 고양이의 수는 19마리로 결론짓고, 나는 관찰노트에 기록하기 위해 창고로 들어갔다. 매일 쓰는 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쓰는 거지만, 이게 꽤 도움이 된다.

오늘 날짜, 미미가 돌아온 일, 새끼 고양이에게 이치고라는 이름을 붙인 일, 그리고 고양이들의 수와 이름을 적었다.

그것만 간략하게 적고, 지친 나는 창고 안에 벌렁 나자빠졌다.

어째서 고양이만 관련되면 이렇게 열심인 걸까.

장래에 이런 걸로 먹고 살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은 대하기 거북하고, 공부도 싫다. 분명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있을 리 없다.

오히려, 그냥 빨리 죽었으면 싶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으면, 일하거나 제대로 된 인생을 살 필요도 없잖아.

천장을 바라보니 붉은색 끈과 목걸이가 흔들리고 있다.

어젯밤 쥬시마츠를 매달았던 녀석이다. 여러 가지로 잘 되진 않았지만, 그때의 쥬시마츠 표정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그대로 밤새도록 여기에 매달아두는 거였는데.

(.........., 그것도 좋은 걸)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옆에서 쥬시마츠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알몸인 채 서있는 거지.

(-, 이제 이거 풀어줘 나 추워)

라고 울먹이며 말이지.

그리고 나는 잠자코 아침부터 쥬시마츠를 뒤에서 쳐박아 울린 후, 키스를 잔뜩 하는 거야. 목걸이 정도는 풀어도 좋겠지.

알몸으로 서로를 껴안고, 바닥에 눕혀 또 잔뜩 범한 뒤, [이제 안 춥지?] 라고 묻는다. 그러면 쥬시마츠는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할까. 돌려보내지 않을 거지만.

[...........좋은데]

온몸이 오싹오싹 소름이 돋는다.

이 창고도 얼마 안 가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얼마전 용돈으로 박스 채로 산 콘돔을 전부 써버릴 정도로 쥬시마츠를 범하고 싶어졌다.

그치만, 그거 끼우는 게 귀찮단 말이지.

한번 안에 싸버리면 그 뒤로는 콘돔을 쓸 수 없고. 나중에 뒤처리할 때 다 쓴 콘돔들을 보면 어ᄍᅠᆫ지 기분이 나쁘다.

[......아아, 뭔가 귀찮네]

나는 바닥에 늘어졌다.

친동생을, 그것도 같은 얼굴을 한 동생한테 이런 마음을 갖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역겹다.

인간 세상에서 살기에, 나는 아무래도 안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라도 되지 못하고, 사람도 되지 못한다.

엄마가 여섯명이나 한번에 낳았으니, 그중에 한두명이 잘못된다고 한들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전원이 다 제대로 성장할 필요는 없잖아. 남은 녀석들이 제 나름대로 정신을 차려, 엄마나 아빠를 위해 열심히 살면 된다.

적어도 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고 싶다.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

 

 

 

 

* * *

 

 

 

 

천장에 매달린 목걸이의 위치가 너무 낮다고 생각해 차라리 높게 묶어버리기로 했다.

대들보에 휘감겨 매달린 끈의 끝부분을 창고 입구의 기둥에 묶어 높이를 조절했다. 발돋움을 하지 않으면 목이 죄일 정도의 위치까지 끌어당겼다.

자신의 목에 목걸이를 채우고 살짝 체중을 실어 몸을 굽혔다.

바로 괴로움이 밀려왔다. 끈이 끊어지는지 확인하며 몇 번인가 반복했다. 발돋움을 한 채로 자위라도 해볼까 했지만, 그게 또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질식하기 직전이라 머리에 피가 쏠려, 거기를 만지는 손가락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아 기분 좋음과 괴로움 사이에 걸려 좀처럼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위치로 되돌릴까, 이대로 둘까, 꽤 신중하게 고민하다 결국 이대로 두기로 했다.

여차하면 여기에 매달리는 건 내가 될 테니까.

공사가 시작되면 이 창고는 없어지겠지. 그 전에 여기에서 죽자. 그러자.

그런 감미로운 상상을 했다.

쥬시마츠를 없는 망상을 한 건 꽤 오랜만이었다.

혼자 외로이 끈에 매달려 흔들리는 나. 그걸 올려다보는 고양이들이 발아래서 밥을 달라며 앵앵거린다.

상당히 슈르한 장면에 웃음이 비져나온다.

한층 더 높아진 위치에서 흔들리는 목걸이와 붉은 끈을 바라보며 나는 어두운 창고안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저번에 여체화 업로드한다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카라 여체화 다음편이 아직 안 나왔더라구요 'ㅂ')a


왜 아직 남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이걸로 대체했습니당ㅎㅎ




다음 업로드는 마츠노가 육형제...로 생각중인데

페이지가 꽤 많아서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가능하면 이걸로 가져올게요! :D

그럼 또 다음주에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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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혼에 안녕을 3

 

 

 

 

눈앞을 뒤덮은 뿌연 안개들이 걷히고, 눈을 뜨자 그곳에는 낯익은 저녁노을이 펼쳐져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신사 지붕에 앉아있던 까마귀가 날개를 흩날리며 카라마츠 앞에 내려왔다.

 

[카라마츠, 어서오게]

[, 카라.....카라아......!!]

 

카라마츠는 카라의 얼굴을 보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카라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도 침착하게 등을 어루만져 카라마츠를 위로했다.

카라마츠가 진정하는 사이, 카라는 천리안으로 그의 과거를 엿보았다. 그리곤 경악에 가득찬 표정으로 눈을 떴다.

 

[카라마츠, 그대.....도도메키를 만난 건가...!]

[도도메키...? 눈이 엄청나게 많은 청년말인가?]

[아아, 그래. 녀석은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요괴다. ....설마하니 아직까지 살아있을 줄이야]

 

이렇게 크게 동요하는 카라를 본 건 처음이었다. 그러고 보니, 도도메키가 카라를 의형제라고 했다. 하지만, 카라의 반응을 보아, 의형제를 만나 기뻐보이는 표정은 아니었다.

 

[....또 내게서 소중한 걸 빼앗을 셈인가.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잘 들어라, 카라마츠.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녀석을 따라가선 안 된다]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자기 목에 걸려있던 부적을 빼 카라마츠 목에 걸어주었다. 이 부적은 먼 옛날 다른 요괴들과의 연을 끊기 위해 요력을 써서 만든 것이었다.

 

[카라, 이건....]

[여기에는 특별한 기운이 담겨있다. 몸에 지니고 있으면 나보다 요력이 낮은 요괴들은 절대로 그댈 찾을 수 없을 거다]

[카라보다 요력이 높은 요괴들은 찾아낼 수 있는 건가? 그 도도메키란 녀석은...]

[녀석은 나보다 낮다. 이래보여도 난 상당히 고위 요괴거든. ........단 한명, 나와 비슷한 녀석이 있긴 하다만]

 

그렇게 말한 카라는 쓸쓸한 얼굴로 회상에 잠겼다.

카라마츠는 의문으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첫 번째는, 어째서 의형제가 있으면서 혼자 외로이 이 공간에 있는가. 둘째는, 어째서 의형제가 카라를 찾는가.

 

[....저기, 그 도도메키라는 요괴, 카라를 찾고 있었다. 만나줄 수는 없는가]

[.....이제 와서 대체 뭘....그대는 모르지 않나...녀석은...녀석들은...! 나를 이곳에 가두었단 말이다!!]

 

카라는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쥐어짜내는 듯한 비통한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대체 왜 나만...나만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거지...]

 

카라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마치 미아가 된 아이처럼 작게 웅크린 카라에, 카라마츠는 마음이 아팠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주변에 메아리쳐서인지 더욱 비통하게 느껴졌다.

 

[.....저기, 카라. 괜찮다면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지 않겠나]

 

카라마츠는 카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카라의 마음을 세게 뒤흔들었다. 누구에게도 보인 적 없는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약한 모습이 전부 까발려진 듯한 감각에 휩싸여, 공포로 온몸이 떨렸다.

하지만 공포보다 따스함이 더 크게 그를 뒤덮었다.

 

[.....별로 재밌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괜찮다. 카라의 얘기를 들려줘]

 

그 말에 카라는 단념한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의 눈동자는 이미 먼 과거에 잠겨있는 듯했다.

 

 

 

--이 일대는, 과거 큰 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각기 종족이 다른 고아 6명이 형제처럼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한다.

한명은 구미호, 한명은 카라스텐구, 한명은 도도메키, 한명은 네코마타에, 다른 한명은 로쿠로쿠비, 마지막 한명은 설녀()였다.

출신도 외견도 모두 달랐지만, 다들 사이좋게 살아갔다. 그들 중에서 가장 요기가 강한 자는 대텐구의 사생아인 카라였다.

 

그걸 처음으로 알게 된 건, 함께 살게 된 지 100년이 지났을 무렵으로, 산신(원문은 인데, 산의 우두머리? 대장? 같은 개념인 것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네요..산신이랑 같은 개념인지 아니면 다른 존재인지....)이 인간에게 살해당했을 즈음이었다.

산의 요괴가 카라에게 찾아와, “너는 대텐구의 아들이니, 이 산을 지킬 힘 정도는 있을테지. 다음 산신은 너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운명의 갈림길의 시작이었다.

 

 

산에 살던 요괴들이 차례로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고, 악질적인 장난에 그 수가 줄어갔다. 이제 요괴에겐 미래가 없고, 바람 앞의 등불(풍전등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카라가 차기 산신으로 임명받은 이후, 형제들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카라를 노골적으로 피하고 폄하기 시작했다. 상처를 받거나 하진 않았지만, 믿었던 자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이 카라를 정신적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결국, 카라는 5명에 의해 이 신사에 봉인되었다. 대텐구의 피를 이어받은 카라조차도 풀 수 없는 강력한 주술로, 아무리 울며 난리를 쳐도 아무도 풀어주지 않았다.

 

 

사백년 정도 지났을 무렵, 그렇게나 강력했던 주술도 서서히 약해져,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 이미 산은 깎여 사라지고 인간의 마을과, 텅 빈 공터에 자신이 갇혀있던 신사만이 남아 있었다.

다섯명을 찾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런 짓을 당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함께 웃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그 조차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카라는 절망했다.

토지신에게 물으니, 사백년 전, 인간이 산에 쳐들어와 요괴들을 몰살시켰다고 했다. 더는 형제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에 절망하면서도, 자신을 신사에 봉인한 벌을 받은 거라 생각하면서 카라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 이후로 카라는 인간을 증오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에 든 인간을 돕는 등 모순적이게 살아갔다. 혼자인 게 두려웠다.

 

하지만, 카라는 그 남자아이가 죽임을 당한 날, 원념으로 마을 하나를 궤멸시켰다. 아이가 잠든 무덤가가 마을 사람들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하여, 이곳을 아카츠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대가 알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변함없는 경치속에서 홀로 있다는 고독을]

 

그 말에 카라마츠는 고개를 떨구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곤 살짝 카라를 끌어안았다. 갑작스런 온기에 카라는 당황했다. 자신의 일도 아닌데 카라마츠는 눈물을 뚝뚝 흘려댔다.

자신을 위해 울어준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기에, 카라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잘 견뎠다...! 계속 외로웠겠지...!]

 

카라는 이 상황에 크게 당황했지만, 이상하게도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음 전체가 포곤해지는 느낌에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카라는 눈을 슬며시 감았다. 그러자 이미 말라버렸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 지면에 얼룩을 만들었다.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실이 부드럽게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카라마츠. 인간의 몸을 버리고 요괴가 되어주지 않겠나. 더는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

[....카라, 그 말은.....!!]

[어차피 형제에게 버림받은 몸이지 않나. 같은 처치의 동지로서, 사이좋게 살아보세. 그대가 원하는 요괴로 만들어주겠다. 뭐가 좋은가. 그래, 아오안돈은 어떤가? 아아, 도 좋겠군]

 

카라가 온화한 표정으로 말하던 그때였다. 갑자기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카라가 카라마츠를 자신에게 확 떼어놓았다.

 

[, 왜 그러나, 카라.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방금, 땅이 흔들렸다]

[아아, 지진이라도 난 건가. 자주 있는 일이지 않나]

 

카라마츠는 안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카라는 여전히 험악한 표정이었다.

 

[......이곳에서는 지진은 물론이고 그 어떠한 변화도 일어난 적이 없다. 비도 내리지 않거니와, 눈도, 진눈깨비조차도 내리지 않지. 그야말로 시간이 멈춘 듯한 곳이다]

 

카라는 미간을 잔뜩 구기곤 생각에 잠겼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원인은 현세와의 시간이 이어져있다는 것뿐이었다. 시공의 뒤틀림이 변동을 가져온 거겠지.

하지만, 이곳과의 조화를 위해 비가 오거나, 아침부터 낮까지는 막아두었을 터다.

그렇다면.

 

[....뭐어, 괜찮겠지. 카라마츠, 슬슬 돌아가는 게 좋겠군. 오늘은 한심한 모습만 보여 미안하군. 마음 깊은 곳에 묻어뒀으면 좋겠군]

 

제 눈앞에 있는 카라마츠가 이곳에 오는 걸 누군가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한번 뒤틀려버린 시공은 흐르기 시작한 모래시계처럼 멈출줄을 모른다. 이 끝은 분명 완전한 붕괴일 것이다. , 현세로 왔다갔다 할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이 공간에 완전히 갇혀버린다는 의미다.

 

[....카라마츠. 아까 했던 말은 부디 잊어주게]

[, 카라....! 잠깐.......!!]

 

카라는 옅은 웃음을 띠우고는,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강제로 카라마츠를 현세로 돌려보냈다.

 

그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평소라면 그렇게 힘을 들이지 않는 행위일 테지만, 시공이 뒤틀려 부하가 걸린 탓이니 생각보다 요력의 소모가 컸다.

 

[.......슬슬 때가 됐는지도 모르겠군]

 

카라는 단념한 듯 눈을 감으며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러자 그 주변에 까마귀 몇 마리가 날아들었다. 이들은 현세에서 데려온 녀석들로, 때때로 카라의 말벗이 되어 주었다.

카라는 손을 뻗어 까마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 *

 

 

 

 

그 날을 경계로, 가끔이지만 깃털을 써도 카라가 있는 곳에 갈 수 없는 날이 종종 생겼다.

이미 카라에게 가는 게 일과가 된 카라마츠의 마음은 초조함으로 가득했다.

 

[어째서, 어째서 카라에게 갈 수 없는 건가. 벌써 2일째다...!!]

 

카라마츠는 불안에 가득 찬 표정으로 객실에서 안절부절하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뭔가 그를 불쾌하게 만든 걸까. 아니면 카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카라를 만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카라마츠의 뇌리에 슬픈 과거를 말하는 카라의 표정이 떠올랐다. 모든 것에 체념한 듯한, 포기한 듯한 표정에, 카라마츠는 그를 절대로 혼자 두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카라마츠으, 잠깐 괜찮아? 들어간다~]

 

생각에 잠겨있던 중, 오소마츠가 방에 들어왔다. 갑작스런 방문자에게 카라마츠는 눈만 슬쩍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 무서워. 너 인상 나쁘네~]

[....무슨 일인가]

[무슨 일이냐니, 말투가 왜 그래? 돈을 빌려달라고 온 건 아니니까 표정 풀라구~? 그냥 좀...나랑 잠깐 나가지 않을래? 아니, 마츠요가 심부름을 시켰는데, 다른 마츠들은 다 나가고 없고 역시 혼자는 힘들어서...]

 

그냥 오소마츠가 같이 놀자고 하는 거라면 거절했겠지만, 엄마의 부탁이라면 거절할 수 없다고 생각한 카라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다 지금 가지]

 

카라마츠는 오소마츠가 방에서 나간 걸 확인한 후, 깃털을 이불 밑에 숨기곤 오소마츠의 뒤를 따라갔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자, 오소마츠는 지갑을 두고 왔다며 이층으로 향했다.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가자, 그곳에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 있었다. 이치마츠는 고양이와 놀고 있고,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를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부터 나갈 거야. 가능한 빨리 하라고]

[알겠어. ....고마워, 오소마츠형]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곤, 그대로 오소마츠는 카라마츠가 기다리는 현관으로 향했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다른 마츠들은 나가고 없으니 같이 가자고 했다. 그런데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방에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하니, 이것은 하나의 작전이었다.

 

일의 발단은 어젯밤이었다.

 

 

취침전, 다섯명은 형제회의를 열었다. 의제는 물론 카라마츠였다. 원래도 상태가 이상했던 카라마츠였지만, 최근들어 더욱 이상해졌기 때문에 역시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형제회의를 시작할게~. 주제는 차남에 관해서인데....뭐어, 솔직히 말해서 그 녀석 요즘 좀 이상하단 말이지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푹 숙였따.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있어 유일한 형이자, 대등한 위치였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도 취급이 다른 마츠들에 비해 냉정한 편이었고, 자신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날. 유괴당한 카라마츠를 버려둔 이후로, 카라마츠는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하나하나에 다 겁을 먹고, 형제들에게 거리를 두었다.

자신들 때문이란 건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리 탐탁치만은 않을 일이었다. 카라마츠의 한없이 긍정적인 면이나, 안쓰러운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냥한 점인 좋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자신이 좋아하던 카라마츠는 마치 어디론가 가버린 듯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된 건 그날부터잖아. 치비타에게 유괴당했던 날.....역시 쿠소마츠라도 싫어진 게 아닐까

 

이치마츠는 무릎을 꼭 끌어안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그날 밤, 자신이 카라마츠에게 결정타를 날렸다는 자각은 있다. 하지만 그건 평소에 하던 작은 괴롭힘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붕에서 밀어 떨어뜨려도, 바주카로 날려버려도 카라마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하루가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너무 심했단 거? 그래도 일단 사과는 했다고~? 녀석도 괜찮다고 했고.....하지만 사실은 괜찮지 않았다는 거야 뭐야? 끄아악~, 형아 이런 거 잘 모른다구우-!!

오소마츠형 무신경하니까!

 

머리를 감싸쥔 오소마츠에게 쥬시마츠가 일격을 날렸다.

크헉! 쥬시마츠, 너 임마, 그랬겠다아.... 너희들도 보고도 못 본 척했으니까 똑같다고!! 아니, 그보다 어떻게 해야 좋냐고오!! ...토도마츠, 너 카라마츠 파트너잖아? 뭐 아는 거 없냐?

 

오소마츠에게 지명당한 토도마츠는 어깨를 으쓱하며 외면했다. 입을 삐죽이며 핸드폰을 손에 꼭 쥔 채로 입을 열었다.

 

....나도 모른다고. 아니, 그 전에 카라마츠형한테 거절당했거든. 모처럼 내가 같이 낚시하러 가자고 했는데.....카라마츠 보이가 기다리고 있다나 뭐라나 하면서 가버렸다고. 말도 안 되지 않아!?

카라마츠 보이!? , 그런 녀석 있는 거냐~!?

 

오소마츠는 과장하며 놀란 척을 했다. 카라마츠 보이란 말을 들은 순간, 이치마츠의 귀가 움찔했다.

 

그거, 평소에 자주 지껄이는 망상의 카라마츠 걸이랑 같은 거 아냐? 만약 카라마츠 보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한 그 녀석이라면 호구 잡힐 게 분명해

 

쵸로마츠가 팔짱을 끼고 어처구니없단 표정으로 말했다.

카라마츠는 옛날부터 한번 빠지면 완전 푹 빠져 그것 하나에만 열중하곤 했다. 연극과 오자키, 꾸며낸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하물며 오랫동안 염원했던 카라마츠 걸과 보이가, 자신이 약해져 있는 사이 짠하고 나타났으니 흔들리지 않을 수 없겠지.

다섯명 모두 같은 생각을 하며 묘하게 납득했다.

 

그럼, 대체 언제부터 그 카라마츠 보이가 생긴 거야아?....그보다 어떤 사람? 우리들이 아는 사람?

 

쥬시마츠가 손을 번쩍 들며 말하자, 다른 형제들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오소마츠가 가장 먼저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너희들 기억나? 전에 카라마츠가 뭔가에 겁먹고 벌벌 떨었던 일. , 카라마츠랑 둘만 있을 때, 갑자기 녀석이 누가 보고 있다. 이 방에 있다라고 한 적이 있어

, 그그, 그만두라구, 오소마츠형!! 나 무서운 이야기 싫단 말이야!!

 

말을 더듬으며 귀를 틀어막은 토도마츠를 무시하고, 오소마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세명은 오소마츠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꿀꺽 침을 삼켰다.

 

그래서, 방안을 여기저기 둘러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 그래서 난 그냥 내 관심을 끌려고 거짓말을 하는 거라 생각해서 내버려두고 파칭코에 갔거든. 그랬더니 카라마츠 녀석, 혼자 어디 나가선 한밤중에 돌아왔다니까? 적어도 저녁부터 외출하기 시작한 건 그날부터인 것 같아

우와, 오소마츠형 쓰레기네. 나랑 거의 막상막하 수준의 쓰레기야...... 그나저나, 그 소린 오소마츠형이 내버려두고 나가버렸으니까 쿠소마츠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

아니아니, 그치만 어쩔 수 없었다고!! 완전 맛이 간 듯한 카라마츠랑 단둘이 있는 건 지옥이라니까!? 게다가 나 2시간만 있다가 다시 돌아갔거든!?

 

이치마츠는 경멸하는 눈으로 오소마츠를 봤다. 그때, 쵸로마츠가 손을 슬쩍 올리곤 입을 열었다.

 

.....아마 그 날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 그때 밖에 있던 카라마츠랑 만났어. 말을 걸어도 무시하고, 뭐라고 할까......마치 누구한테 홀린 것처럼....., 완전 혼이 나가버린 것 같아서 무서웠어...... 게다가 얼마전에도-

거기야, 거기!! 너 왜 안 데리고 온 거야??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에게 휙휙 삿대질을 해대며 외쳤다. 그런 오소마츠에 쵸로마츠는 중지를 올리며 오소마츠를 노려보았다.

 

하아!? 왜 날 나쁜 놈으로 만드는 건데!!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를 혼자 두고 나간 게 나쁜 거잖아!!

자자, 둘 다 그만!! 쵸로마츠형, 방금 뭐라고 하려고 했어? 얼마전에 뭐?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튀던 그때, 어느새 귀를 막고 있던 손을 푼 토도마츠가 두 사람을 말렸다.

쵸로마츠는 반쯤 일으켰던 몸을 다시 바닥에 붙이고,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한번 한 뒤 말을 이어갔다.

 

.....얼마전에, 나 봐버렸어. 라이브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카라마츠를 발견했거든. 그래서 녀석 뒤를 밟았는데, 웬 이상한 공터로 가더라고.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카라마츠가 늘 지니고 다니던 까마귀..? 깃털 같은 걸 꺼내서 높이 치켜들더니 갑자기 안개가 생기더니 녀석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어

....? , ......아니, 머리 어떻게 된 거 아냐?

 

이치마츠는 의심과 연민의 눈으로 쵸로마츠를 바라보았다. 쵸로마츠는 의외로 고개를 kr로 저으며 필사적으로 외쳤다.

 

정말이라니까!!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 ....카라마츠, 뭔가에 홀린 거 아닐까..., 틀림없이 그럴거야

뭔가라니 그게 대체 뭔데!? 아니, 그보다 또 그런 얘기하고! 진짜 무서우니까 그만둬!!

 

다시 귀를 틀어막은 토도마츠를 흘긋 쳐다본 쵸로마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사명감에 불타기 시작한 쵸로마츠를 보고,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는 시선을 마주쳤다.

 

토도마츠 너, 안 믿는 거지!! ......좋아, 그럼 내가 카라마츠한테서 그 깃털 뺏어올테니까. 그러면 분명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재밌겠는데-. 그럼 내가 카라마츠를 데리고 나갈게. 그 사이에 방안을 뒤져서 찾아내. 역시 매일매일, 얼굴도 모르는 녀석한테 형제를 뺏기는 건 열받기도 하고. 마츠요가 심부름을 시켰다고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런고로 형제회의는 여기서 끝! 난 이제 잔다~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이불로 들어갔고, 쵸로마츠나 토도마츠도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 기세만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간단히 생각해버리는 3명이었다.

 

 

소등 후, 이치마츠는 잠들지 못해 몸을 일으켰다. 카라마츠가 있던 옆자리를 쳐다보다, 이불 가장자리를 바라보자 쥬시마츠도 잠이 오지 않는지 일어나있었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다. 이치마츠가 복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쥬시마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이불에서 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이치마츠가 차를 내려, 쥬시마츠에게 찻잔을 내밀었다. 거실에 둘이 앉아 차를 홀짝이며 얘기를 나눴다.

 

......넌 어떻게 생각해, 쥬시마츠. 녀석은 홀리기만 한 걸까

아니.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얼마전에 카라마츠형한테 나가지 말라고 했을 때, “카라는 나를 필요로 한다. 날 원하고 있다라고 했어!

.....카라라니 누구야 그거

 

이치마츠는 찻잔을 양손에 들고 수면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모르겠어! 아마 카라마츠 보이일 거야!

....... 그런 그런 녀석이 있는 거냐고....히히, 녀석답네. 인정해주거나 조금만 상냥하게 대해주면 바로 들러붙는 거

 

이치마츠는 평소 카라마츠를 괴롭히지만, 사실은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패션센스를 마음에 들어하고, 자신도 기타를 좋아해서 카라마츠와 음악 취향도 비슷하다.

하지만, 비굴한 자신에 비해 우호적이고 당당한 카라마츠를 보고 있으면 괴롭고 답답한 마음에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같은 얼굴, 같은 유전자,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자신은 카라마츠처럼 될 수 없는 걸까.

그런 비틀어진 마음을 무심코 카라마츠에게 풀어버리는 것이다.

 

.....저기, 이치마츠형

......뭐야

....카라마츠형한테 상냥하게 대해줘. 아마, 이 이상 멀어지게 되면 돌아올 수 없게 될지도 몰라

 

쥬시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단숨에 차를 마시곤 일어서서 부엌에 찻잔을 두고 방을 떠났다.

이치마츠는 혼자 거실에 남겨졌다. 쥬시마츠의 말이 머리에 빙글빙글 맴돌았다. 어ᄍᅠᆷᅟᅧᆫ 쥬시마츠는 뭔가 알아챈 걸지도 모른다.

 

.....상냥하게 대할 수 있었으면 진작에 그랬을 거라고....

 

 

 

 

 

* * *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집을 나간 순간, 쵸로마츠는 계단을 순식간에 뛰어내려가, 카라마츠가 쓰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치마츠는 2층 창문가에 앉아, 카라마츠가 돌아오는지 감시하고 있었다.

방에 들어선 쵸로마츠는 검정색 깃털을 찾기 위해 옷장과 서랍장을 뒤졌다.

애초에 심부름 같은 건 없었다. 있을 리가 없지. 가능한 시간을 끌어달라고 했지만, 거짓말이란 걸 알면 카라마츠는 바로 돌아올 거다. 그리고 또 깃털을 들고 밖에 나가선 저녁노을 속으로 사라지겠지.

 

쵸로마츠는 그때 그 광경을 떠올리며 입을 앙 다물었다. 카라마츠가 어딘가에 뺏긴 것만 같아서 진심으로 두려웠다. 치비타에게 유괴되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공포가 느껴졌다.

 

[어디야....대체 어디에 둔 거야....]

 

만약 이대로 둔다면, 분명 카라마츠는 자신들 앞에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지금의 카라마츠는 이미 말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 이렇게까지 된 건 자신들 탓이란 걸 알지만, 그래도 그것만큼은 막고 싶었다.

 

쵸로마츠는 옷장이나 서랍속을 뒤지는 걸 관두고, 카라마츠가 쓰는 이불을 뒤적거렸다.

 

 

[있다......!!]

 

그러자 그곳에 커다란 검정색 깃털이 주인 없는 이불밑에 자리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가까이서 본 깃털은 불길하고 검은빛을 내는 듯 보였다. 아무리 봐도 단순한 깃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긴장감에 꿀꺽 침을 삼킨 쵸로마츠는 주뼛주뼛 깃털을 집어들었다. 그러자, 빠직하고 강렬한 정전기 같은 게 쵸로마츠의 손을 덮쳤다. 깜짝 놀라 깃털을 바닥에 떨어뜨린 쵸로마츠는 손을 어루만지며 다시 깃털을 주워들었다.

이번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딘가 광채가 없어진 듯 보였다.

 

[이치마츠, 이치마츠!!! 있었어, 있엇다고!!]

 

쵸로마츠는 그 작은 변화보다도 찾아냈다는 것에 흥분해, 이불을 재빨리 돌려놓고 깃털을 쥔 채로 2층으로 뛰어올라갔다.

 

[.....뭐야 그거. 엄청 크잖아. 얼마나 큰 새인 거야.......]

 

이치마츠는 그걸 손에 쥐고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게 쥬시마츠가 말했던 카라라는 인물과 카라마츠를 이어준다고 생각하자, 어쩐지 화가 났다.

그때, 옆에서 자고 있는 줄 알았던 고양이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깃털을 향해 발길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기라도 한 걸까.

 

[ [ ] ]

 

 

그러자, 단단해보였던 깃털이 어이없게도 툭, 부러지고 말았다. 고양이는 만족한 듯한 표정으로 두갈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 부러졌다...., 어쩌지 이치마츠..]

[....어쩌냐니, 너 이거 가져와서 어쩔 생각이었는데? 설마 아무 생각도 없었던 거냐...]

 

설마 부러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쵸로마츠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돌아온 카라마츠는 분명 깃털을 찾아다닐테지. 만약 부러졌다는 걸 알기라도 하면....

 

쵸로마츠는 뭔가 붙일 거라도 찾아올게, 라며 1층으로 내려가려 일어났다.

 

쵸로마츠가 방문을 연 순간, 눈앞에 카라마츠가 서있었다.

카라마츠는 심부름이 거짓말이란 걸 알아채자마자 바로 오소마츠를 뿌리치고 집으로 달려왔다.

 

[, , , 카라마츠...!]

[쵸로마츠, 내가 갖고 있던 깃털 못 봤는가...!? 그건 내게 엄청 중요한 거다!! 그게 없으면 나는, 나는....!!]

 

슬슬 날도 저물어 가기도해서, 오늘이야말로 갈 수 있겠지 라고 기대하고 있던 카라마츠였지만, 중요한 깃털이 없어졌다는 걸 알아챘다. 분명 이불 밑에 숨겨뒀을텐데 없다는 건 누군가 가져갔다는 거다. 어쩌면 얼마전에 봤던 카라의 의형제란 사람이 했을지도 모르지만, 오소마츠와 외출한 사이에 없어졌다는 걸 봐선 단순한 우연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오소마츠를 중심으로 형제들이 작당을 해서 가져갔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했다.

 

게다가, 집에는 아무도 없다고 오소마츠가 그랬는데, 이렇게 2층에 올라와보니 쵸로마츠가 있다

그 순간, 완전히 속아넘어갔다는 걸 알아차렸다.

 

[, 깃털 말이지....그게, 그건...........]

[.....! 쵸로마츠, 거기서 비켜라!]

 

카라마츠는 동요하는 쵸로마츠를 밀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보이는 건 이치마츠가 부러진 깃털을 양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 치마츠. 그거, 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 이건..........,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한 것뿐이라고]

 

이치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깃털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카라마츠는 튕겨져나가듯 달려나가 쓰레기통에서 부러진 깃털을 꺼냈다.

손에 쥐어진 그것은 평소처럼 빛나지 않았다. 부러진 탓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만져서인지 윤기를 잃어버려, 요력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카라마츠의 뇌리에 카라와 보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와 동시에 이치마츠가 부러뜨린 선글라스와 거울도 떠올랐다.

카라마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때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지만, 동생을 때릴 수는 없었기에 필사적으로 참았다.

 

[, 째서....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건가...!]

 

어쩌면 이치마츠에게도 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카라마츠는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듯한 분노를 꾹 눌러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아? 어째서냐고? 그런 게 있으니까 네가 이상해진 거잖아!! 됐으니까, 그거 이리 넘겨, 쿠소마츠....버리고 올테니까....!]

 

이치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의 손에 들린 깃털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카라마츠는 그걸 품에 강하게 끌어안으며 이치마츠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만, 그만둬 제발. 맷돌이든 뭐든 던져도 상관없으니까, 이것만은 뺏지 말아줘...! 선글라스도 탱그톱도 네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이건 정말 내게 소중한 거다!]

 

카라마츠의 떨리는 목소리가 이치마츠의 뇌리에 울렸다. 지금까지 눈앞에서 선글라스나 거울을 부숴도 그냥 울먹거리기만 했을 뿐이었는데.

 

[...... 그딴 더러운 깃털 따위가 뭐라고...!!]

 

이치마츠가 분에 못 이겨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외친 순간. 카라마츠가 쾅, 바닥을 내리쳤다. 심한 진동이 방안에 울리며 바닥에 스며들었다. 쵸로마츠도 이치마츠도 그 굉음에 어깨를 움츠렸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강하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 이상 말했다간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건 나의 소중한 친구가 준 거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일지도 모르겠군. 어쩔 건가,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면. ....네 탓이다, 이치마츠...네 탓이란 말이다!!!!]

[카라마츠, 아니야! 그건 이치마츠가 아니라 저 고양이가 그런 거라고...! 아마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당황한 목소리로 외친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의 어깨를 잡고 방구석에 몸을 둥글게 말고 늘어진 고양이를 가리켰다. 이치마츠가 황급히 고양이에게 달려가 지키려는 듯 안아 올렸다.

그 고양이는 카라마츠를 본 순간부터 줄곧 날이 서 있었다. 설마 착한 남자가 고양이를 해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이치마츠는 고양이를 지키려 움직였다.

 

 

하지만, 카라마츠의 눈에는 고양이 따위 보이지 않았다.

 

[....거짓말 마라. 고양이가 어디에 있단 건가! ....나니까 그런 뻔한 거짓말로 속여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가? 그런 건가...? 어째서 너희들은 그렇게까지 나를..........]

 

카라마츠의 말에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양이는 이치마츠가 끌어안고 있고, 쵸로마츠도 그걸 봤다.

그런데 카라마츠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오컬트적인 일이 있을 리 없다 생각한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노려보며 비꼬듯 말했다.

 

[...., 비극의 주인공 연기는 그만두지 그래. 애초에 그렇게 소중한 거라면 몸에서 떼어놓질 말아야지, 멍청하긴. ....고양이는 보이지 않으면서, 정체도 모르는 괴물 같은 건 보이는가 보지? 눈이 맛이라도 간 거 아냐?]

 

그 말에 카라마츠의 마음의 무언가가 끊어졌다. 그리곤 그대로 이치마츠의 멱살을 잡았다.

 

[..... ....닥쳐라!! 그 이상 카라마츠 보이를, 카라를 모욕했다간 용서하지 않겠다!!]

[....., 커헉. ....카라마츠 보이? 기분 나빠.... 네놈은 상대해주기만 하면 다 좋은 거냐!? 아앙!?]

[..... 네가....너희들이 뭘 안다고!!! 나를 무시한 너희들이...!!]

 

이치마츠는 괴로움에 헛기침을 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걸 본 카라마츠는 정신을 차렸는지 멱살을 잡은 손을 풀어주었다.

상대해주기만 하면 누구라도 좋은 거냐라는 이치마츠의 말이 가슴에 울렸다. 솔직히, 자신을 상냥하게 대해주기만 한다면 누구라도 좋았다. 하지만, 그건 카라의 상냥함을 이용해 매달리고 있었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완전히 비겁한 겁쟁이가 할 짓이지 않나.

그것을 깨달은 카라마츠의 눈에 눈물이 일렁였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있을 곳도 내어주지 않았으면서, 이런 불쾌한 사실까지 알게 만든 이치마츠에게 혐오감이 들었다.

 

[....그렇게 내가 싫은가. 이치마츠. 그렇게 내가 싫냔 말이다!!]

[잠깐, 카라마츠. 진정...]

 

흥분상태인 카라마츠를 쵸로마츠가 필사적으로 달랬다. 하지만 이치마츠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주먹을 꽉 쥔 채로 카라마츠를 노려보았다.

카라마츠형한테 상냥하게 대해줘라는 쥬시마츠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이치마츠는 눈시울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아아, 그래!! 너 같은 거 완전 싫다고!!!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치마츠는 그렇게 외치곤 허억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고개를 들고 눈앞에 선 카라마츠의 표정을 본 순간, 자신의 실수를 후회했다.

둘째형이자, 남몰래 존경하고 있던 형의 얼굴은 절망으로 가득했다.

 

[이치마츠!!!]

 

쵸로마츠가 이치마츠를 말렸지만, 이미 늦었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는 법이다.

카라마츠는 메마른 미소를 흘리며 그 자리에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렇, . 역시 그랬군.....당연하겠지.....좋아하는 사람에게, 형제라고 여기는 상대에게 맷돌을 던질 리 없으니까]

[카라마츠, 진정해. 이치마츠도 진심으로 말한 건........]

 

쵸로마츠는 고개를 푹 숙인 카라마츠의 눈높이에 맞춰 앉아, 양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그런 쵸로마츠의 위로를 뿌리쳤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쵸로마츠. 너도 날 싫어하잖아. 적어도 한 개 150엔 정도인 배보다는 가치가 낮다고 여길테지. .....아아, 그 배는 받은 거니까 공짜인가. ....안다, 나도.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를 인정해줄거라 믿고 싶었다....!!]

[아니야, 카라마츠! 내 말 좀 들어. 나는 그때 널 구하러 가자고 했다고!! 그러니까, ]

[...그러니까? 그래서, ? 그래도 결국은 구하러 오지 않았잖나. ....너와 브라더들이 뭐가 다르다는 건가]

 

그렇게 되묻는 카라마츠의 눈은 더 이상 눈앞의 쵸로마츠를 비추고 있지 않았다.

 

[너도, 나를 성가신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던 거다. 그게 아니라면 내게 물건을 내던졌을 리 없지. 그 후에도, 계속해서 내 말을 무시했지 않나. ......됐다. 이제, 이제 그런 건 상관없다]

[카라마츠, 제발, 제발 내 말 좀 들어. 부탁이니까, 내 얘길]

[나 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지?]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엷게 웃었다. 그리곤 깃털을 내버려둔 채, 망연히 자리에서 일어나,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옆을 지나 방을 나갔다. 이치마츠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 * *

 

 

 

 

방을 나가 계단을 내려가자 오소마츠가 현관 앞에 앉아 있었다. 쓸쓸한 뒷모습이 신경쓰였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쓸만한 정신상태가 아니었다.

그대로 신을 신고 집을 나가려 하자.

 

[.....기다려]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손을 잡았다. 카라마츠는 괴로운 표정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너무도 꽉 잡혀 뿌리칠 수 없었다.

 

[....뭐야, 오소마츠. 이 손 놔라]

[.....어디 가려는 거야]

 

오소마츠는 얼굴을 숙이고 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일이 이렇게 된 건 오소마츠가 거짓말로 자신을 꾀어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어쩐지 화가 났다.

 

[.....이 집에서 나갈 거다. 더는 너희들과 있을 수 없다]

 

카라마츠가 나직하게 말하자, 오소마츠는 얼굴을 확 치켜들었다. 그의 표정은 괴로움으로 가득 차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보는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동생들과의 대화를 들은 듯하다.

거실에서 쥬시마츠와 토도마츠가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다.

 

[....나간다니....너 갈 곳도 없잖아. 설마 그 카라마츠 보이란 녀석한테 가는 거야?]

[........그렇다면 어쩔 건가]

 

카라마츠의 답을 들은 오소마츠는 재빨리 문앞으로 달려가 양팔을 활짝 펼쳐 길을 막았다. 절대로 보낼 수 없다는 듯이.

 

[.....못 가. 그 카라마츠 보이란 녀석, 위험한 녀석이지? 스토커처럼 널 지켜보고, 뭔지도 모를 깃털로 어디로 사라지거나 하는 거잖아]

[카라를 나쁘게 말하지 마라!! ....처음에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웠지만 카라는 나를 원했다. 나를 인정해줬다.... 나를 버린 너희들은 이게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지!!]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오소마츠의 팔을 잡아 치우려 했다. 문의 유리창 너머로 저녁노을이 비쳐 들어왔다.

그 뒤로 희미하게 텐구의 그림자가 보였다.

 

[....비켜, “오소마츠”]

 

카라마츠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오소마츠의 몸이 사슬에 단단히 묶인 것처럼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오소마츠는 제 몸의 변화에 당황하며 말했다.

 

[, 뭐야..!? 안 움직여....젠장, 카라마츠,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어이, 쥬시마츠, 토도마츠! 카라마츠를 막아!!!!]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를 향해 외쳤다. 카라마츠는 두 사람을 날카롭게 쏘아보며, 오소마츠와 마찬가지로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이름을 부른 것만으로 두 사람은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카라마츠는 텐구의 피를 마신 탓에, 미약하게나마 요력이 몸에 흐르는 상태였다. 요괴는 감정의 기복에 따라 요력이 강해지는데, 카라마츠도 마찬가지로 감정이 격해지면서 요력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 것이었다.

그 때문에 이름을 부른 것만으로 오소마츠나 쥬시마츠,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잘 있어라, 브라더. 지금까지 즐거웠고, 고마웠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손을 손쉽게 치우고 문을 열었다. 미지근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았다.

 

[잠깐, 잠깐 기다려!! 미안, 내가, 내가 다 잘못했어 카라마츠!! 아까 속여서 미안, 치비타한테 유괴됐을 때 구하러가지 않아서 미안....!!]

 

오소마츠는 필사적으로 말했지만, 그런 말 따위 닿지 않는다는 듯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그 뺨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좀 더 빨리 말해줬으면 좋았잖나. 이제 만날 일은 없을 거다]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문을 닫았다. 오소마츠는 미끄러지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문 너머에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와 등을 맞대 듯 서있다.

희미해지는 시야로 석양을 올려다보았다.

 

[.....너희들은 내게 있어 태양과도 같은 존재였다. 함께 있으면 따스하고 눈이 부셨지. 그리고 멀어지면 춥고, 외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 * *

 

 

 

 

그 뒤, 카라마츠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흐르는 눈물을 팔로 닦아내며 터벅터벅 신사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길에, 카라마츠의 오열이 울렸다. 마치, 병원에서 홀로 돌아가는 석양 진 그 어느날 같았다.

 

카라마츠는 사당 앞에 섰다. 그 순간, 안개가 자욱하게 꼈다. 깃털도 없는데 어떻게... 라고 카라마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카라가 만들어낸 결계는 카라만이 열 수 있다. 그렇기에 카라는 자신의 요력을 담은 깃털을 카라마츠에게 주어, 그 결계를 넘나들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카라마츠는 카라의 요력을 몸에 휘감은 상태라, 깃털이 없어도 넘나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눈을 뜨자, 반가운 카라의 모습이 보였다. 카라마츠는 그 모습이 시야에 다 차기도 전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카라, , 나를.......요괴로 만들어 줘.....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세계로, 데려가 줘...!!]

 

 

 

 






시리즈를 띄엄띄엄 번역하다보니

자꾸 사당이랬다가 신사라고 했다가

오락가락이네요

기억력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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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번 공지때 주말에 업로드한다고 그랬는데ㅠ

오늘이 일요일인줄 알았어요ㅠㅠ


깨달았을 땐 이미 밖이라..

들어와서 바로 업로드했습니다ㅠㅠㅠ



다음에는 여체카라 가지고 올게요! :D

주말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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