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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혼에 안녕을4

 

 

 

카라마츠는 카라의 소매자락을 붙잡았다. 그렇게 강한 힘도 아니었건만 카라가 살짝 휘청거린다. 카라마츠를 이곳에 불러들이면서 요력을 많이 소모한 모양이었다.

그런 카라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카라마츠는 여전히 울상인 채 카라에게 애원했다.

 

[........]

[카라아...! 나를, 나를 요괴로.......!!]

 

카라는 고통을 꾹 눌러 참으며 카라마츠의 어깨를 부드럽게 끌어안아 그를 계단에 앉혔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며 신통력을 사용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기 시작했다.

 

카라마츠에게서 흘러들어온 광경에서 형제들의 의도까지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당시 카라마츠의 슬픔이 직접적으로 전해져 카라는 그만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

 

[.....그대도 나와 같군]

 

카라는 카라마츠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설령 형제라 할지라도 각자는 개개인일 뿐이니 결국엔 자기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인 법이다.

 

[카라마츠, 이건 운명이다. 그대도, 나도 운명에 휘둘렸을 뿐일세]

[운명.....?]

 

카라마츠는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카라를 올려다보며 그의 말을 따라 읊었다.

운명이란 그런 것이다. 평화롭던 나날이 한순간에 부수어질 수 있는 것.

오히려, 이 정도로 부수어져 내릴 것이었다면 결국 그런 것일 뿐이다.

카라마츠에게 있어 운명의 갈림길은 그날 밤, 형제들에게 버려진 것이고.

형제에게 있어 운명의 갈림길은 상처받은 카라마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를 내쳐버린 것. 애정을 소홀히 여겨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불쌍한 카라마츠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거두어 가도 되는 게 아닌가.

 

사람을 요괴로 만드는 일은 신의 금기에 손을 대는 것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카라마츠도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애초에 인간의 몸으로 대요괴인 카라스텐구의 요력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어떨지도 정확하지 않다.

 

그러한 사실을 알고는 있는 카라였지만, 이미 그의 몸과 마음은 오랜 시간 고독에 짓눌려 한계에 다다랐다. 고독이란 때때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존재이니 그럴만도 했다.

 

지금까지 실컷 이용해왔으니, 이번에는 내 차례다.

카라는 멍한 머리로 제대로 생각도 않고 섣부르게 판단을 내렸다.

 

[...카라마츠, 그대의 운명을 내가 뺏아가겠다. 인간의 몸도, 기억도 버리고서 사람도, 요괴도, 시간마저도 간섭하지 못하는 이 공간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자]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었다.

사실, 다음번에 카라마츠를 만나면 시공의 왜곡에 대해 설명할 생각이었다. 근 시일 내에 현세와의 연결이 끊어져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게 된다는 것도.

하지만 때마침 카라마츠가 먼저 요괴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그야말로 신이 자신의 염원을 들어주기라도 한 듯이. 아마 카라마츠는 언제라도 현세에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런 부탁을 했겠지만, 사실대로 말했다간 마음이 흔들릴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그런 생각을 가지지 못하도록 기억도 봉해버리는 편이 좋겠지. 분명 카라마츠라면 흔쾌히 허락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카라의 마음과는 달리 카라마츠의 눈은 옅게 흔들렸다. 현실을 눈앞에 두고 공포를 느끼는 듯했다.

 

[, 잠깐만 기억도 버리는 건가...? 이 기억은 내가 나로서 살아온...!]

[무슨 소린가. 요괴가 되고 싶다고 한 건 그대이지 않나. 요괴에게 인간 시절의 기억은 불필요하다!]

 

딱 잘라 말하는 카라에 카라마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카라마츠의 뇌리에 지금까지의 추억이 마구 스쳐지나갔다. 형제들에게 치여 괴로웠던 일들도 많았지만, 그것보다도 눈부시게 반짝이는 아름다운 시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것이다.

 

[카라, ....나는...! 역시.......]

 

그걸 본 카라는 눈을 가늘게 뜨고 정색을 했다. “배신당했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워 그의 시야를 가리고, 분노와 허무감이 뒤섞인 감정이 카라를 깊은 어둠에 빠뜨렸다.

 

[.......또 배신당한 건가. 나는, 이제야 이 영원한 고독에서 벗어나는가 했는데....이제 혼자는 지긋지긋하다......! 용서하지 않겠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이제 혼자인 건 싫다. 혼자는.......!!]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에게 손을 얹었다. 그러자 카라마츠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무너져 내렸다. 카라마츠의 안에 흐르는 요기를 건드린 것이다.

 

카라는 숨을 거칠게 내쉬면서, 바닥에 엎어진 카라마츠를 내려다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제 마음은 필요없다. 적어도 영혼과 껍데기만이라도 내 곁에......]

 

카라는 오른손에 요력을 모았다. 아주 옅은 푸른빛으로 희미하게 빛나는 이 요력을 카라마츠의 머리에 대면 그는 기억을 잃게 될 것이다.

 

입꼬리를 슬쩍 올려 웃은 카라는 그걸 카라마츠의 머리에 밀어넣었다. 그러자 은은하게 푸른빛이 퍼지더니 요력은 파랗고 투명한 유리구슬로 변했다.

 

카라의 손에서 데굴데굴 구르는 이 구슬이 카라마츠의 기억 집합체, 카라마츠를 카라마츠소러 살아가게 만드는 것. 말하자면 자의식이었다.

 

카라는 구슬을 소중하게 품에 넣고, 정신을 잃은 카라마츠를 안아들어 이불에 눕혔다.

그리곤 신사 밖으로 나와 카라마츠의 자의식을 한 손에 꼭 쥔 채, 칠흑같이 검은 날개를 펼치고 저 멀리 날아갔다.

 

황혼에 물들어 녹아드는 그의 뒷모습은 마치 길을 잃은 아이처럼 어딘지 불안해 보였다.

 

 

 

* * *

 

 

 

한편, 카라마츠가 없어진 마츠노가는 어째선지 조용했다. 원래 늦게 돌아오는 카라마츠였기에 얼굴을 마주할 일이 적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늦게라도 돌아오는 것과 아예 돌아오지 않는 건 달랐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그 누구도 선뜻 카라마츠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마치 현실을 부정하기라도 하듯이.

 

 

이젠 상처도 말끔히 나은 검은 고양이와 노는 이치마츠의 눈 밑에 다크서클이 깊게 내려앉았다. 본성은 세심하고 정이 많은 그이기에, 자기 때문에 카라마츠가 집을 나갔다는 사실이 그의 가슴을 무겁게 짓눌러 밤새 그를 괴롭혔다.

 

 

 

그러던 어느 날, 토도마츠가 쵸로마츠를 끌고 화장실에 갔을 때였다. 한밤중에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렸다. 겁에 질린 토도마츠를 뒤로 하고, 쵸로마츠가 조심스레 현관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밤중에 실례합니다~. 여기 검은 고양이 한 마리 있지 않나요? 꼬리가 두 갈래로 갈라진 아이인데]

 

그곳에는 붉은색 기모노 차림의 10대 초반의 남자 아이가 서있었다. 아이의 얼굴은 어째선지 오소마츠와 비슷했다..

 

[있는데. 네 고양이니? 그보다 왜 이런 한밤중에...]

[맞아맞아. 우리 동료거든. 그러니까 돌려받으려고 왔어. 아아, 그러고 보니 지금 다들 잘 시간이구나. 미안미안, 인간 형아]

 

남자 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히죽 웃었다. 눈은 웃지 않은 채 입꼬리만 히죽 올려 웃는 꼬마의 모습에 쵸로마츠는 소름이 돋았다. 고작 중학생 정도의 꼬마를 상대로 이렇게까지 위화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

 

꼬마를 상대로 쉽게 물러날 전 폭군 쵸로마츠가 아니지만, 녀석은 건들면 안 된다고 본능이 말했다.

이 위화감의 정체가 두려움이란 걸 깨달은 순간, 쵸로마츠의 머릿속에 경보가 울렸다.

 

[저어, 형아. 빨리 우리 고양이 돌려줄래?]

[, 알겠어..., 잠깐만]

 

쵸로마츠는 침을 꿀꺽 힘겹게 삼키곤 황급히 2층으로 튀어 올라갔다.

 

[이치마, 이치마츠!!!!]

 

방문을 거칠게 열어젖힌 쵸로마츠는 자고 있는 이치마츠를 세게 흔들어 깨웠다. 이치마츠는 소란 + 격한 흔들림으로 비몽사몽 눈을 떴다.

 

[우으......뭐야, 쵸로마츠...]

[고양이, 고양이는!? 주인이 돌려받으러 왔다고 밑에, 빨리 내놔!!]

[? 지금 한밤중이거든? 꿈이라도 꿨어? 빨리 다시 자라고, 멍청아]

 

이치마츠는 무거운 눈을 비비면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다 따가운 시선을 느껴 자신을 흔들어대는 쵸로마츠의 등뒤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아까 그 남자 아이가 서있었다. 어둠속에서 그 아이의 눈동자만 빨갛게 빛났다. 그걸 본 이치마츠는 놀라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비명을 질렀다.

 

[,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뒤에, 뒤에!! !!!!!!]

[, 우왁, , 언제...!]

 

이치마츠와 쵸로마츠의 비명소리에 오소마츠가 잠에서 깼다. 하지만 그런 소란은 전혀 신경도 안 쓴다는 듯이 남자 아이는 소파에서 둥글게 몸을 말고 자는 고양이를 바라보았다.

 

[.....이치()]

 

꼬마가 낮은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자, 잠에서 깬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곤 남자 아이 곁으로 걸어나갔다. 꼬마는 씨익 웃으며 고양이를 양손으로 들어 올렸다.

 

[-, 너 여기서 엄청 예쁨 받았던 모양이네. 카라가 어디 있는지 알아냈으니까 돌아가자]

[-]

 

남자 아이가 마츠들에게서 등을 돌린 순간, ! 하는 소리와 함께 폭신폭신해 보이는 꼬리 4개가 튀어나왔다.

 

[아 이러언~ 오랜만에 변했더니 조절을 못했네-]

[, 뭐웟, 뭐야아아아!! , 꼬리!!?]

[...대체 정체가 뭐야]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꼬리에서 시선을 떼질 못했다. 그런 그들에 남자 아이는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으며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아이의 머리에 황금빛깔의 털이 북실북실한 짐승의 귀가 돋아났다.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 요괴야! 천호인 오소라고 해. 원래는 구미호였는데 나 엄~청 착한 여우라 천호로 승격했지 뭐야~ 냐하핫]

[오소....오소마츠형이랑 똑같잖아. 이쪽 오소는 쓰레기지만]

 

이치마츠는 오소와 오소마츠를 번갈아 보며 히힛, 하고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리고, 이 녀석도 그냥 고양이가 아냐~ 네코마타라는 요괴야. 이치라고 해]

 

오소는 그렇게 말하며 고양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 하는 소리와 함께 두 갈래의 꼬리와 검은 고양이 귀를 가진 인간의 모습이 나타났다. 보라색 기모노 차림의 그는 이치마츠와 닮아 있었다.

 

[푸핫, 하하하하핫!! 이녀석도 이치마츠랑 똑같잖아!!]

[...., 닥쳐 쿠소 장남. 그보다 이런 거 우리한테 알려줘도 되는 거야?]

 

이치를 가리키며 웃는 오소마츠에게 혀를 찬 이치마츠는 두 요괴를 바라보며 물었다.

 

[맞아맞아! 아니 그보다, 아무리 이치마츠가 음침한 녀석이라지만 우연히 다친 고양이를 주워왔더니 요괴였습니다~ 라니 말도 안 되잖아!? 말이 돼!?]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쵸로마츠가 기세 좋게 다다다 말을 내뱉었다.

그 질문에 오소는 송곳니를 보이며 씨익 웃었다.

 

[뭐어, 기억은 지우면 되니까. 그치, 이치]

[]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말을 주고받는 두 사람을 보고, 정말 착한 여우가 맞는 걸까, 하고 쵸로마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녀석 말대로, 그런 우연이 있을 리 없잖아. 물론 일부러 접근한 거라고. 이치마츠군? 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이치라면 접근하기 쉽겠다고 생각해서]

[접근이라니....우리 가난해서 뭐 얻어먹을 건 없다고?]

[아니, 그런 걸 원해서 접근한 게 아니라 이 집에 사는 파란 옷 입은 애한테 용무가 있어서]

 

오소의 말에 세 사람은 흠칫 놀라며 서로 시선을 마주했다. 파란 옷, 즉 카라마츠를 말하는 거겠지. 왜 카라마츠를 자칭 요괴가 찾는 건지 짐작은 갔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신체의 자유를 빼앗겼던 걸 떠올리곤 작게 혀를 찼다.

 

[안 됐지만, 카라마츠는 이제 여기 없어. ....나갔거든]

[아하핫, 그런 것 같네. 이치가 전부 알려줬으니까 알고 있어]

 

쵸로마츠는 자신의 작전 탓에 이렇게 되버린 것을 크게 후회했다. 하지만, 오소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바라봤다.

 

[카라마츠, 라고 했지? 그 녀석 분명 요괴가 됐을 거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요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요괴?]

[. 하지만 나는 그런 가짜 인정 못하니까 요력을 뺏으려고 했는데 말이지]

 

오소는 불쾌한 미소를 띠며 꼬리를 살랑거렸다.

 

[.....그걸 뺏으면 어떻게 되는데?]

[요력을 뺏긴 요괴는 황천으로 돌아가. , 죽는 거지]

 

이치마츠의 질문에 이치가 더듬더듬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 말에 세 사람은 헉, 하고 숨을 삼켰다.

그때였다.

 

[히이이이아아아아아아!!! , 쵸로마츠형, 어디야아아아!!!]

 

1층 화장실에 있을 토도마츠가 비명을 내질렀다. 그리고 다다다다다 황급한 발소리가 뒤이어 들려왔다.

 

[토도마츠!? 왜 그래?]

[, 누누, !! , 눈이!! 눈이이이!!!!]

[?]

 

헐레벌떡 방으로 뛰쳐들어온 토도마츠를 받아든 쵸로마츠는 토도마츠가 가리킨 계단 쪽을 쳐다봤다.

그러자, 무수한 눈들이 계단과 복도를 집어삼킬 듯 가득 채우고 있는 광경이 보였다.

 

[!!!!]

 

이윽고 방까지 가득 메운 눈. 끔찍한 악몽이라 여겨질 정도로 불쾌하고 소름끼치는 광경이었다. 만약 이걸 혼자 있을 때 봤다면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쵸로, 놀래키지 말라고]

 

오소가 웃으며 눈알들을 쵸로라 불렀다. 그러자, 언제부터 있던 건지 문 앞에 녹색의 기모노 차림에 붕대로 한쪽 눈은 물론 팔과 목까지 친친 감은 남자, 쵸로가 서있었다.

 

[장난을 칠 생각은 없었습니다. 오소랑 같은 취급하지 말아주시죠. ....알고 있습니까? 사람을 다루는 데에는 공포가 제일이란 걸]

[....쵸로, 우리들 착한 요괴잖아]

 

이치가 살짝 나무라듯이 말하자, 쵸로는 고개를 휙 돌렸다.

 

[, 착한 요괴든 나쁜 요괴든 무서운 건 무섭다구!! 아아....나 앞으로도 혼자서 화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할 것 같아]

 

토도마츠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쵸로와 이치를 번갈아 바라보다 고개를 푹 숙였다.

그렇지 않아도 혼자서 화장실 가는 걸 무서워해서 형제들한테 바보취급 당하는데, 볼일 보는 걸 지켜보고 있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니 수치심에 죽을 것 같았다.

 

[그보다 이 애들은 대체 누구야!? 동물귀랑 꼬리는 뭐고!! 코스프레!?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눈알 공포에서 벗어난 토도마츠는 오소나 이치를 가리키며 당혹스런 얼굴로 소리쳤다.

그런 토도마츠에 언제 깼는지 쥬시마츠가 토도마츠에게 다가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알려줬다.

 

[톳티. 사실은 말이지~ 이러쿵저러쿵 여차저차]

[그래, 맞아. 이러쿵저러쿵 여차저차해서 이대로면 카라마츠가 위험한 상황이야. 상식인인 나도 처음에는 이 상황을 믿기 힘들었다고? 그보다 쥬시마츠 일어나 있었어!?]

 

토도마츠는 쥬시마츠한테 의외로 정확한 설명을 전해듣고 믿기 힘들었지만, 쵸로마츠의 말에 납득했다.

 

[, 어쩌지....그거 큰일이네. 카라마츠형이 진짜 요괴가 된 거야? 그리고 그게 진짜면 이 애한테 살해당하는 거고...! , 카라마츠형이 안쓰럽고 알 수 없는 말을 하긴 하지만...그래도...]

 

굳게 감긴 토도마츠의 눈꺼풀 뒤로, 상냥한 미소를 띠며 낚시터나 쇼핑에 어울려줬던 카라마츠가 떠올랐다. 늘 옆에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 곁에 없는 게 이렇게나 무서울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내 탓이야. 미안, 내가 그런 작전을 세우지만 않았다면...!]

 

쵸로마츠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털썩 주저앉았다.

그들의 대화를 잠자코 듣고 있던 오소가 입을 열었다. 그 눈은 어딘가 먼 과거를 바라보는 듯이 느껴졌다.

 

[.....저기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우리들 이제 가볼게. 이치도 돌려받았고, 쥬시랑 토도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거든]

 

오소가 그렇게 말하자 창문에서 갑자기 쥬시마츠와 똑 닮은 얼굴과 토도마츠와 똑 닮은 얼굴의 아이들이 나타났다. 그 정체는 로쿠로쿠비와 설녀로, 1층의 마당에서 목을 쭉 빼올려 창문으로 들이민 쥬시의 목에 설녀인 토도가 매달려 있었다.

 

[, 또 새로운 요괴가!!]

 

토도마츠는 그걸 보고 움찔움찔 입가를 떨어대며 놀랐다. 오소나 이치, 쵸로는 다섯명을 한번 슥 훑어보곤 방에서 나가려 몸을 돌렸다.

 

[......잠깐만!]

 

이치마츠가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 외침에 오소가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너희들 지금부터 카라마츠를...., 죽이러 가는 거야?]

[.....그런데? 죽인다고 할까, 요력을 뺏는 것뿐. 뭐 결과적으로 그게 그거지만]

 

쥐어짜내듯 말한 멍청하다면 멍청한 질문에 오소는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근데 그게 왜? 너희들도 그 카라마츠란 인간 죽이려 했잖아? 둔기를 잔뜩 던져서 말이야. 나 전~부 알고 있다고?]

 

오소는 그렇게 말하며 붉은 눈을 가늘게 떴다. 오소도 카라와 같은 상급요괴여서 천리안을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그의 말에 다섯명은 움찔하고 떨며 숨을 삼켰다.

 

[잘도 자기 형제한테 그런 짓을 하는군요. 카라마츠란 사람은 그런 짓을 당할 정도로 악인입니까?]

 

쵸로는 차게 식은 눈으로 다섯명을 바라봤다. 그 시선을 견디지 못한 이치마츠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짓을 저지른 건 사실이고, 게다가 가장 무겁고 위험한 맷돌을 던진 건 자신이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우리들도 바쁩니다. 활동 가능한 시간이 정해져 있고.....계속 이렇게 막아세울 거면 죽여버릴 겁니다. ....어차피 한번 죽었을 목숨이니 어떻게 되든 상관없지 않습니까? 자신의 목숨이 아깝다면 이만 놓아주시죠]

 

쵸로는 냉정한 어조로 말을 내뱉으면 허리에 차고 있던 칼을 꺼내들어 이치마츠의 목에 들이밀었다. 쇠의 차가움이 피부를 타고 온몸에 전해져와 이치마츠는 얼어붙었다.

그런 쵸로를 오소나 이치는 말릴 생각도 않고 잠자코 바라보았다.

 

[......, , 하려면 하라고. 이런 한푼도 안 되는 쓰레기의 목이 필요하다면 가지라고. , 좋을대로]

[이치마츠!!!!!]

 

이치마츠는 떨리는 주먹을 꽉 쥐고 쵸로를 노려봤다. 그런 이치마츠를 나무라듯 쵸로마츠가 소리를 질렀따.

 

[그 대신 카라마츠를 돌려줘.....녀석은, 녀석은....나 같은 걸 믿는다고 말해줬어...! 그야 쓰레기에 쓸모도 없는 니트에 안쓰러운 말만 늘어놓는 바보지만, 누구보다도 상냥한 녀석이야, 그러니까.....나보다도 살아갈 가치가...!]

 

이치마츠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필사적인 목소리로 외치며 매달렸다. 옆에서 보면, 죽음으로써 편해지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그저 죄악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기만족의 몸부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치마츠는 카라마츠가 돌아오길 간절히 바랐다.

 

[그만둬, 이치마츠형을 죽이지 마!! , 내가 더 귀여우니까...., 나로 해!!]

[, 토도마츠...!! 그런 역할은 상식인인 내가 해야 되는 거라고! 거기 나랑 닮은 분, 나로 하지 않겠습니까?]

[나라고, !!! 이거 봐!! 물 나온다고!! 보웨엑!!]

[너희들 이 카리스마 레전드인 나를 내버려두고 건방지다고!! 이런 건 장남님의 역할이잖냐!!]

 

차례로 이치마츠말고 자기를 택하라고, 카라마츠를 돌려달라고 외쳐댔다. 꺄꺄 시끄럽게 구는 다섯명을 바라보던 쵸로는 이치를 바라봤다.

 

[그게 진짜 당신들의 모습이로군요. ....마치 옛날의..]

[.....그립네]

 

쵸로는 훗하고 입꼬리를 올려 살짝 웃고는 칼을 거뒀다. 그런 그들의 대화를 들은 쵸로마츠는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립다니?]

 

그 말에 드르륵 창문이 열리더니 쥬시와 토도가 방으로 들어왔다. 토도의 영향인지 방에 찬공기가 맴돌았다.

 

[옛날에는 우리들도 6명이었거든. 사이도 좋았고 말이야. 잔뜩 싸우기도 싸웠고!]

[와아, 귀엽네에~ 나랑 똑같잖아]

[우와.....뻔뻔한 녀석이 늘었어. 게다가 그거 자화자찬이나 다름없잖아]

 

가장 어려보이는 토도를 보고, 토도마츠는 환하게 웃었다. 이치마츠는 그런 토도마츠를 어이없단 표정으로 바라봤다.

 

[, 우리들도 너희들과 똑같은 환경에 처해있다는 거야. 우리들은 원래 친인척이 없는 요괴들끼리 모인 동지거든. 여섯명이서 하나인 집단....인간들 말로 가족이란 거지. 스스로 가족을 만들어 살아왔어]

 

오소는 쵸로, 이치, 쥬시, 토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에 위화감을 느낀 쥬시마츠가 손을 올리곤 입을 열었다.

 

[저요저-! 질문있슴닷! 요괴씨들 지금 다섯명뿐인데 다른 한명은 어디 있어?]

[쥬시마츠, 혹시 그거 쿠소마츠가 말했던...]

 

이치마츠가 무언가 번뜩 생각난 듯 중얼거렸다. 그 말에 쥬시가 목을 쭉 늘어뜨리곤 이치마츠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정다압~!! 다른 한명은 카라라고 하는 카라스텐구야!]

[맞아, 우리들은 원래 카라도 포함해서 가족이었어”]

[잠깐만. “이었다라니 왜 과거형인 거야?]

 

토도마츠의 질문에 갑자기 오소는 슬픈 표정을 지었다. 카라를 쳐낸 일은 몇 십년, 몇 백년이 흘러도 계속 후회했다.

힘만 있으면 분명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천호로 승격까지 했는데, 이미 지나가버린 시계 바늘은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뭐어, 이 사람들을 끌어들였으니,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소]

[....그렇겠지. 짧게 끝낼테니까 옛날이야기, 들어줄래?]

 

오소는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감고, 평생 잊을 수 없었던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려 입을 열었다.

 

 

 

 




애들 이름이 같아서 번역할 때 좀 헷갈렸네요ㅎㅎ

혹시 흐름상 이름이 잘못 들어간 것 같다 하는 부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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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에 닌타마를 번역해서 가져오려고 했는데..

이거 제대로 본 적이 진짜 한번도 없어서 번역이 힘들더라구요ㅠㅠ

애들 이름이나 명칭 같은 건 검색하면 나오니까 괜찮은데

애니를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별명이나 이런 부분은 도무지...ㅠ


그래도 열심히 검색해서 어찌저찌 번역하고 있습니다ㅠㅠ

손글씨라서 조금 걸릴 것 같긴하지만

기다려주시면 다음주나 다다음주에는 완성될 것 같아요!


이게 3편짜리라서 올리게 된다면 따로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올릴 듯하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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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요청을 해주시는 분들이 늘었는데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은 요청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D

당분간 요청 접수는 쉽니당


지금 올려주시는 요청들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다시 받을 때 확인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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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를 사서]학교에서 유령을 만나고 말았다만[돌아가고 싶다] 5

 

 

 

847 : 푸른 차남

, -

 

848 : 붉은 장남

아하하하하하

죽어

 

849 : 익명의 마츠씨

? 장남?

 

850 : 익명의 마츠씨

갑자기 무슨 소리야?

 

851 : 익명의 마츠씨

그거 네 동생이잖아?!

 

852 : 익명의 마츠씨

아니, 적이야. 분명 적을 때린 걸거야

그렇지!?

 

853 : 보라 사남

도착했어

[장남, 차남과 같은 학교의 복도]

 

854 : 익명의 마츠씨

도착했냐 동생조!!

 

855 : 익명의 마츠씨

얼른 시청각실로 달려가!!

 

856 : 핑크 육남

말 안 해도 안다고!!

 

857 : 익명의 마츠씨

아아아 걱정돼애!!!

 

858 : 익명의 마츠씨

두 사람 다 무사하길…!!

 

859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은 씌인 거야? 아니면 조종당하는 거야?

그렇게나 아끼던 동생을 공격하다니 충격인 걸

 

860 : 익명의 마츠씨

그러게

장남을 위해서라도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861 : 익명의 마츠씨

오우

이것저것 할 말이 많지만 일단 두 사람부터 어떻게 해야 되겠는 걸

 

862 : 익명의 마츠씨

>>861 또 뭔가 알아내기라도 한 거야?

 

863 : 익명의 마츠씨

그건 아니고 확인하고 싶은 게 2, 3개 있어서

 

864 : 익명의 마츠씨

그보다 >>861 엄청 의지되네

 

865 : 익명의 마츠씨

>>100 이지? 너 굉장하네

 

866 : 핑크 육남

방송이 들려

[---- 4명 추가. 4명 추가

빨리 처리합시다  빨리 처리합시다

드디어 대신할 녀석이 왔습니다  도망치게 둬선 안 됩니다

1층 북쪽 복도입니다  서둘러 그쪽으로 가주세요  ----]

뭐라는 거야, 저 여자

 

867 : 익명의 마츠씨

잠깐, 방송이라니..

 

868 : 익명의 마츠씨

….시청각실!!!

 

869 : 익명의 마츠씨

여자가 거기 있는 거야!?

 

870 : 익명의 마츠씨

차남 진짜 당한 거 아냐!?

 

871 : 핑크 육남

모르겠어, 나도

지금 달려가고 있어. 오남형한테 안겨서

 

872 : 익명의 마츠씨

>>871 왜 안겨있는 건데ㅋㅋㅋㅋㅋ

 

873 : 익명의 마츠씨

>>871 느닷없이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해 빵터졌잖아ㅋㅋㅋㅋ

 

874 : 익명의 마츠씨

쫓기고 있는 거야?

 

875 : 익명의 마츠씨

 

876 : 익명의 마츠씨

,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네

 

877 : 익명의 마츠씨

미안, 괜찮은 거야?

 

878 : 핑크 육남

, 오남형이 제일 빠르니까 안겨서 가는 거라구?

나는 형보다 느리니까 말이야

 

879 : 익명의 마츠씨

내려

 

880 : 익명의 마츠씨

왜 짐이 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거야

 

881 : 익명의 마츠씨

빨리 가기나 하라고ㅋㅋㅋㅋ

 

882 : 익명의 마츠씨

시러잉 손 잡아주지 않으면 무섭다궁!

삼남형들은 싫다고 그러구

 

883 : 익명의 마츠씨

떼 쓴 거냐고!!

 

884 : 핑크 육남

또 방송이 켜졌어

엄청난 소리가 들려오는데

 

[….그만둬라 장남!!]

[죽어죽어죽어 상냥-한 형아가 친히 죽여줄게]

[장남 흉내라도 낼 생각이냐!! 빨리 장남을 풀어줘!!]

[그럼 나한테 죽어. 죽어주면 나갈게]

무언가가 무언가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림

아마 차남형이나 장남형이 기기에 부딪힌 듯함

[거절하지!! 장남을 울릴 수는 없다..!]

[- 너 때문에 모두 죽을텐데?]

[…..!]

뭐하는 거야  빨리 받아치라고  네 탓이 아니니까

 

885 : 익명의 마츠씨

차남 힘내…..!!

 

886 : 익명의 마츠씨

역시 장남은 조종당하고 있는 건가

 

887 : 익명의 마츠씨

아마 처음의 차남이랑 같은 상태일 거야

목소리에 홀린 거겠지

 

888 : 초록 삼남

!!

그럼 이름이라도 불러서 깨우면 어떻게든 되겠지!

 

 

 

뭐지, 차남의 비명소리가 들렸어

 

889 : 익명의 마츠씨

어이, 괜찮은 거야!?

 

890 : 익명의 마츠씨

차남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가!?

 

891 :

죽어

 

892 :

싫어

 

893 :

죽일거야

 

894 :

그렇게 두진 않아

 

895 : 익명의 마츠씨

? 뭐야?

 

896 : 익명의 마츠씨

빙의체와 싸우고 있는 건가?

 

897 : 초록 삼남

장남형, 지면 용서 못해!!

 

898 : 보라 사남

네가 질 리 없잖아!!

 

899 : 핑크 육남

오남 [화이티이이이이이잉-!!!!]

힘내 형!!

 

900 : 푸른 차남

믿고 있다

우리들의 형

 

901 : 핑크 육남

도착!!!!

 

902 : 익명의 마츠씨

오오오오오오 육남!!

 

903 : 익명의 마츠씨

도착했구나!

 

904 : 익명의 마츠씨

장남과 차남을 구해줘!!

 

905 : 익명의 마츠씨

동생의 의지를 보여주라고!!

 

906 : 핑크 육남

, , 무슨 짓

 

907 : 익명의 마츠씨

어이, 왜 그래

 

908 : 익명의 마츠씨

설마 차남….

 

909 : 익명의 마츠씨

>>908 이봐,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그런 생각 마

 

910 : 익명의 마츠씨

아니, 그치만

 

911 : 핑크 육남

장발의 여자가 장남형 뒤에 꼭 붙어있고, 장남형은 차남형 위에 올라타서 목을 조르고 있어

차남형이 움직이질 않아 어쩌지

 

912 : 익명의 마츠씨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망할 새X!!!!

 

913 : 익명의 마츠씨

에에에에에에에에!!!

 

914 : 익명의 마츠씨

차남!! 차남 대답해!!

 

915 : 익명의 마츠씨

안쓰러운 말해서 또 웃겨달라고!!

 

916 : 핑크 육남

오남 [장남형, 그거, 누구야?]

장남? [……]

오남 [말해, ]

장남? […….]

오남 [알고 있잖아, ]

장남? […..무슨]

장남형이 뭔가 말하려는 순간, 오남형이 소리를 질렀어

오남 [자아, 모두 다 함께에에에에에---!!!]

장남. . 오남 [[[쿠소마츠으으으으으으!!!!!]]]

차남 []

 

917 : 익명의 마츠씨

쿠소마츠ㅋㅋㅋㅋㅋㅋㅋ

 

918 : 익명의 마츠씨

앜ㅋㅋㅋ빵터짐ㅋㅋㅋㅋㅋㅋ

차남 울상이겠네ㅋㅋㅋㅋㅋㅋ

 

919 : 익명의 마츠씨

왜 육남까지 가세한 거야ㅋㅋㅋㅋㅋㅋ

차남 당황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920 : 익명의 마츠씨

그 욕 같은 별명 마음에 드는데ㅋㅋㅋㅋㅋㅋ

 

921 : 붉은 장남

그야ㅋㅋㅋㅋ부르기 쉽잖아ㅋㅋㅋㅋㅋㅋ

 

922 : 익명의 마츠씨

차남 불쌍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보다 너

 

923 : 익명의 마츠씨

장남!!

 

924 : 익명의 마츠씨

어서와 장남!!

 

925 : 익명의 마츠씨

차남의 목 조른 소감 부탁-!!

 

926 : 익명의 마츠씨

>>925 저질

 

927 : 익명의 마츠씨

>>925 네가 그런 사람일 줄이야!!

 

928 : 익명의 마츠씨

>>925 사과해>>925

 

929 : 익명의 마츠씨

촌극ㅋㅋㅋㅋㅋㅋㅋ

 

930 : 붉은 장남

에ㅋㅋㅋㅋㅋ목 조른 감상ㅋㅋㅋㅋ

최악ㅋㅋㅋㅋㅋ

그 녀석도 있는 힘껏 때리고 말이야ㅋㅋㅋㅋ

형아 위로해줘ㅋㅋㅋㅋ

 

931 : 익명의 마츠씨

, 뭐야 의외로 여유잖아

 

932 : 익명의 마츠씨

브라콤이니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괜찮은 것 같네

 

933 : 핑크 육남

, 여기

[장남이 차남을 엄청난 기세로 끌어안고 있음]

장남 [미안, 미안해 괴로웠지]

차남 [무슨 소린가, 형이 지켜준 거 기억하고 있다고]

여유로워 보이지만 다 허세라고-

 

934 : 익명의 마츠씨

장남…..

 

935 : 익명의 마츠씨

나 풀 좀 베고 올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네요)

 

936 : 익명의 마츠씨

아니, 이제 필요없잖아ㅋㅋㅋㅋ

돌아와

 

937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이 지켜줬다니 무슨 소리야?

 

938 : 익명의 마츠씨

, 나도 그게 신경 쓰였어

 

939 : 익명의 마츠씨

오히려 덤벼들었잖아ㅋㅋㅋㅋ

 

940 : 푸른 차남

아아, 육남의 설명을 듣기만 했으니 그럴 만도 하지

장남은 내 목을 조르려는 걸의 손에서 내 목을 보호해준 거다

 

941 : 익명의 마츠씨

 

942 : 익명의 마츠씨

장남 정말이야…?

 

943 : 익명의 마츠씨

그렇다는 건 스탠드가 스탠드 공격을 했단 거야?

 

944 : 익명의 마츠씨

까득

 

945 : 익명의 마츠씨

왜 더 핸드…..

 

946 : 익명의 마츠씨

바보, 아이스씨를 잊지마

(*943~946까지 직역했어요무슨 뜻인진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죠죠 드립인 것 같은데..)

 

947 : 익명의 마츠씨

그만! 아무튼 그 스탠드가 목을 조르려고 해서 장남이 차남의 목을 보호했단 거지?

 

948 : 푸른 차남

기기에 부딪혀서 어질어질해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장남이 목을 감싸준 건 기억나

 

949 : 붉은 장남

너희들 무슨 소리야

 

950 : 노란 오남

형아 얼굴 빨개-!!

 

951 : 익명의 마츠씨

장남 부끄러워하는 거냐ㅋㅋㅋㅋ

 

952 : 익명의 마츠씨

장남 귀엽네ㅋㅋㅋㅋ

 

953 : 익명의 마츠씨

형님으로서의 자존심이 있을 테니까

이해해

 

954 : 익명의 마츠씨

>>953 너도 첫째냐, 힘들겠네

나는 위에 형이 있거든

형한테 잔뜩 어리광부리고 있지!

 

955 : 익명의 마츠씨

>>954 너는 형효행백(*뭔뜻일까요)

 

956 : 푸른 차남

장남, 고맙다

 

957 : 붉은 장남

-, 별거 아냐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거고

 

958 : 초록 삼남

합류했어!!

 

959 : 보라 사남

이거 무슨 상황?

[차남을 끌어안고 있는 장남   사람을 쓰다듬는 오남  사진 찍는 육남]

 

960 : 익명의 마츠씨

앞에 읽고 와

 

961 : 익명의 마츠씨

오남이 천사인 건 알겠어ㅋㅋㅋㅋ

 

962 : 익명의 마츠씨

>>961 이해가 느리군

 

963 : 익명의 마츠씨

>>962 너 뭐야 ㅋㅋㅋㅋ

 

964 : 익명의 마츠씨

…..장남, 차남은 괜찮아?

 

965 : 익명의 마츠씨

?

 

966 : 익명의 마츠씨

7인의 미사키의 표적이 돼서 원념에게 공격받았잖아

상당히 엉망일텐데?

 

967 : 익명의 마츠씨

>>966

 

968 : 익명의 마츠씨

>>966

 

969 : 익명의 마츠씨

>>966

 

970 : 익명의 마츠씨

, 차남!!

 

971 : 익명의 마츠씨

장남, 차남은 괜찮아!?

 

972 : 초록 삼남

차남 엄청 무리한 것 같아

여긴 이미 들켰으니까 이동할게

 

973 : 노란 오남

다 같이 있어!!

 

974 : 핑크 육남

차남형은 사남형이 업고 가는 중

장남형도 씌었으니까 힘들 것 같아서 내가 업어주겠다고는 했는데..

 

975 : 익명의 마츠씨

오우오우 급전개네

 

976 : 익명의 마츠씨

차남은 역시 많이 지쳤나보네

 

977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을 위해서 수고했으니까

나도 그런 동생 있었으면

 

978 : 익명의 마츠씨

지금부터 파칭코에 틀어박히면 되지 않음? (코쓱

 

979 : 익명의 마츠씨

>>978 어이 임마 좀 더 근친의 동생을 원한다고ㅋㅋㅋ

(*오역)

 

980 : 보라 사남

>>978 사회의 쓰레기를 늘려서 어쩌자는 거야

 

981 : 핑크 육남

동감

 

982 : 초록 삼남

동감

 

983 : 노란 오남

동감임다!!

 

984 : 붉은 장남

너희들도 다 같은 굴의 너구리(*언뜻 보기엔 다르고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같은 처지, 상황의 동료)거든!?

 

985 : 푸른 차남

장남….

잘도 그런 어려운 말을 알고 있군

 

986 : 붉은 장남

차남 임마아아아아아!!!!

 

987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이 바보취급 당하고 있어ㅋㅋㅋㅋ

 

988 : 익명의 마츠씨

그보다 이 수준으로 바보취급 당하는 거면 곤란한데ㅋㅋㅋㅋ

 

989 : 익명의 마츠씨

! 어이, 스레 끝내!!

 

990 : 익명의 마츠씨

다음 스레는 어쩔 거야!?

 

991 : 익명의 마츠씨

 [브라콤의] 7인의 미사키에게서 도망치고 싶다 [기묘한 모험]

네이밍 센스에 대해 뭐라고 하지마!! 시간이 없으니까!

 

992 : 익명의 마츠씨

읏샤!!

>>1000이면 브라콤이 돌아온다!!

 

993 : 익명의 마츠씨

>>1000이면 차남땅prpr

 

994 : 익명의 마츠씨

>>51 ㅋㅋㅋㅋ아직 있었냐ㅋㅋㅋ

>>1000이면 브라콤의 에피소드가 넘쳐흐름!!

 

995 : 핑크 육남

>>995면 저 무서운 게 어떻게든 해결됨!!

형들 뭔지 알지?

 

996 : 노란 오남

>>996면 집으로 돌아간다-!!

형들 파이팅!

 

997 : 보라 사남

>>997이면 뒷골목의 흰 고양이와 친해진다

형들, 실수하지마

 

998 : 초록 삼남

>>998이면 장형 두 사람이 비밀을 말한다

장남형, 차남, 부탁해

 

999 : 푸른 차남

>>999면 배를 먹는다!

브라더! 마무리를 지어라!

 

1000 : 붉은 장남

우리가 나, 내가 우리!

, >>1000이면 전원 집으로 돌아간다!

 

 

??? :

도망칠 수 없어  도망칠 수 없어

놓치지 않아

 

 

이 스레는 1000을 넘었습니다

새로운 스레를 세워주세요








으으ㅠㅠ이번편 오의역 넘쳐나네요ㅠㅠ

스레용어도 많고

알 수 없는 드립들도 있고ㅠ


늘 말하는 거지만

스레는 여러모로 힘드네요ㅠㅠ

다른 소설에 비해 문장들이 짧아서  금방금방 번역하지만

단어들이 너무 어렵습니다ㅠㅠㅠㅠ흑흑

그래도 이렇게 열심히 스레소설 번역하다보면

언젠가는 스레번역 만렙이 될 수 있겠죠



-


다음편부터는 새로운 제목으로 업로드됩니다

마지막에 언급된

[브라콤의] 7인의 미사키에게서 도망치고 싶다 [기묘한 모험]

이 제목으로 업로드합니다


사실 제목도 의역...ㅎㅎ

기묘한 모험이라기엔 조금 애매하지만

그래도 슬쩍 비슷한 느낌이기도하고

이 스레에서 종종 언급되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을 패러디?해봤습니다ㅎ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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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무단전재 관련*


*요청 관련*


*R18 비번 관련*



あいたろ 님의 작품입니다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6179767#6





<시리즈>


*프롤로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프롤로그-


*1편*

2016/11/26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 (R)


*2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2- (R)


*3편*

2017/02/13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3-


*4편*

2017/03/30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4-


*5편*

2017/06/08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5- (R)


*6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6-


*7편*

2017/08/21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7-


*8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8-


*9편*

2017/10/09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9-


*10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0-


*11편*

2018/02/15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1- (R)


*12편*

2018/04/22 - [마츠소설/마츠노가의 중대한 사태] - [오소마츠상][이치쥬시]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2

















나와 고양이와 동생과 부서진 무언가 13

 

 

 

 

 

(오소마츠 시점)

 

 

 

 

새로운 아침이 또 찾아왔다.

오늘은 토요일로 학교는 쉰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연극부, 토도마츠는 문화제 준비를 도와주겠단 약속 때문에 아침 일찍 학교에 갔다.

쥬시마츠도 원래라면 부활동으로 학교에 가야하지만, 오늘은 쉬게 내버려뒀다. 어젯밤에는 괜찮아 보였는데, 한밤중에 갑자기 부랴부랴 일어나더니만 복도에 성대하게 토를 해버렸다. 정말 못 말린다니까.

본인은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아무래도 타이밍을 못 맞춘 듯했다.

큰 소란에 처음으로 깬 건 쵸로마츠였다. 상황을 파악한 쵸로마츠는 황급히 모두를 깨웠다. 혼자서 밤중에, 그것도 비몽사몽한 상태로 이 난리를 수습하긴 힘들었던 거겠지.

게다가 이 난리를 쳐댄 장본인은 미안했던지 어린애처럼 엉엉 울면서 미안하단 말을 되풀이했다. 어쩔 수 없이 이 형님께서 잠들 때까지 다독여줬습니다.

고등학생이나 된 녀석이 어린애처럼 울다니 부끄러운 일인 게 당연하겠지만, 순수함과 아이 같은 면이야말로 쥬시마츠의 특징. 그래도 가족들한테만 보이는 모습이니 괜찮을 거라고, 형아는 생각합니다.

가끔 갑자기 들러붙는 것도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지. 9할 정도는, 이 녀석 이래도 괜찮을까, 하고 걱정하지만.

게다가 어제는 긴급사태였기도 하고.

아무리 봐도 목이 졸렸던 흔적을 달고 비틀거리며 돌아온 동생은, 목이 메어 고통스러운 기침을 계속 반복하면서도 계속 웃어보였다. [괜찮아?] 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매번 [괜찮아]였다.

녀석이 무리하고 있다는 건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쥬시마츠가 짊어진 모든 것을 받아내주는 것은 우리들에게도 상당히 힘든 일임이 분명했기에, 녀석이 괜찮다고 한다면 당분간은 지켜보자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한밤중의 대소동.

엉엉 우는 동생을 달래며, 나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한탄했다.

울음을 그치지 않는 동생을 1층 거실로 데려가, 담요를 덮어주고 아침까지 함께 있었다.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다든가, 무서운 꿈을 꿨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우리들에게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저 계속해서 울뿐이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내리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어쩌면 카라마츠를 밀어붙여 억지로 들었던 게 안 좋은 판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 말해도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더욱 입을 다물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비밀은 비밀로 하기엔 너무 중대한 일이라고, 쥬시마츠. 너한테도, 그걸 듣는 우리들에게도 말이야.

솔직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전혀 몰랐다.

형제들 중에 가장 어리숙한 쥬시마츠가, 자신이 당한 일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 일을 저지른 장본인이 같은 형제 중 한명이라는 것도 머리가 터져버릴 정도로 골칫거리였다.

이치마츠를 세게 한 대 쥐어박고, 도게자시켜서 반성시키는 걸로 끝날 일이 아니다.

 

 

 

(어쩌면, 더는 이치마츠와 같이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까지 해버린단 말이지.

아버지의 고향이나, 어머니의 고향 중 어디간에 맡기도록 의논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여섯 쌍둥이. 한명도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게, 이 형아의 본심이라구. 이치마츠도 좀 이상하긴해도 그렇게 나쁜 녀석은 아니다. ......아니었을 터다.

그러니까 쥬시마츠도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 만나러 갔던 거다. 원래 이치마츠랑 쥬시마츠는 사이가 좋았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곤 생각한다.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방치했다간 이치마츠 녀석, 쥬시마츠를 죽일지도 모른다.

목의 멍자국도, 마른 기침도 괜찮다. 확실히 말하진 않았지만, 아마 쥬시마츠는 그런 것보다 자신을 죽일 거란 사실이 가장 상처였던 것 같다. 가장 좋아하는, 자기보다 하나 위인 형와 화해하고 싶어 갔더니, 살해당할 뻔했으니 당연하다. 애초에 쥬시마츠는 그 전부터 이치마츠와 절교할 정도로 심한 짓을 당했으니까, 녀석이 먼저 화해하러 간다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쥬시마츠겠지.

그리고 이대로 두면 또 쥬시마츠는 이치마츠를 용서해버릴 거다.

형아는 그게 걱정이랍니다.

이치마츠는 그런 쥬시마츠를 알고서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쥬시마츠의 상처나 멍자국은 얼마 안 가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이치마츠의 어두운 마음은 용서하는 것만으로는 낫기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쥬시마츠가 또 부주의하게 이치마츠에게 다다가서, 이치마츠가 쥬시마츠를 상처 입힐까 두렵다. 동생들 중 한명이 가해자고, 한명이 피해자가 되어, 두 사람 다 내 곁에서 사라져 버리다니 견딜 수 없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한명만.

이치마츠만이라도 멀리 떨어뜨려놓는 게 좋지 않을까.

 

내게 몸을 기대고, 눈 주위를 벌겋게 물들인 채 자는 쥬시마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 그런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해결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고.

 

 

 

 

 

* * *

 

(이치마츠 시점)

 

 

 

 

아침이 밝아오고, 낡은 창고에서 기어나온 나는 밖으로 내놨던 짐들을 다시 안으로 돌려놓고, 담요를 툇마루에 남겨둔 채 집을 나섰다.

이른 아침이라 상당히 쌀쌀했지만, 감기는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몸 이곳저곳이 쑤시고 아팠다. 특히 카라마츠한테 맞은 뺨이나 머리, 오소마츠형한테 차인 등이 욱신욱신 비명을 질려와, 움직이는 게 고통이었다.

기다리고 있으면 쵸로마츠형이 아침밥을 가지고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냥 포기했다. 어젯밤, 집안이 소란스러웠고, 이 집에 남아있는 게 어쩐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집을 벗어나기 전, 뒤돌아 집을 한 번 쳐다봤다.

쥬시마츠는 어쩌고 있을까.

올려다보는 것만으로 그 모습이 보일 리 없지만.

난방이 빵빵한 방에서, 형들에게 둘러싸여 안심하고 자고 있겠지.

계속 거기에 있으면 돼, 라고 생각했다.

너한테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곳은 그곳이니까.

그리고, 나한테는 더 이상 다가오지 않는게 좋아.

무거운 한숨을 내쉰 나는 내가 있을 곳으로 돌아가려 발걸음을 돌렸다.

 

 

 

 

 

* * *

 

 

 

 

 

일요일에 이른 아침이기도 해서인지, 오랜만에 나는 나 이외에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을 만났다.

평소보다 오는 시간이 빨랐기 때문이겠지.

, 이런. 이라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다.

낡은 창고 옆에, 다운코트를 입은 50대 초반의 여성이 고양이 밥이 든 봉투를 들고 서있었다.

[어머, 오랜만이네]

그 사람은 나를 발견하곤 사람 좋은 미소를 띠었다.

[.....오랜만이에요]

어쩔 수 없이 나도 억지웃음을 지었다. 서로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른다. 이곳의 고양이를 귀여워한다는 것만이 유일한 공통점이다.

[고양이 밥 좀 줘도 될까? 좀처럼 만날 수가 없으니 평소에는 멋대로 두고 갔지만]

[......죄송합니다]

창고 안에 이 사람이 두고 간 먹이 봉투가, 이제는 녀석들의 주식이 되었다. 내 용돈만으로 녀석들의 식비를 충당하는 건 무리였다.

[아니야, 나야말로. 매번 뒤처리해주는 건 그쪽이니까. 정말 감사하고 있어]

[그것 말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고....]

작게 중얼거리자, 그녀는 [고마워]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답해야할지 몰라,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고양이들은 다들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야. 특별히 이상한 일은 없었지?]

[? , 네 평범하다고 생각해요]

이상한 일이라면, 미미가 새끼 고양이들과 사라졌다는 거다. 하지만 길고양이가 거처를 바꾸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니, 그렇게 큰일은 아니다.

[그래. 강 건너는 지금 난리도 아니야]

그녀는 반대쪽 하천 부지를 보며 말했다.

[.....무슨 일 있나요?]

[고양이 몇 마리가 살해당했대. 아무래도 애들이 그런 것 같다는데 경찰들이 조사한다는 모양이야]

[........그런]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하는 게 좋을지도]

[알겠습니다]

충격을 받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고양이들도 표적이 되면 어쩌지. 불안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녀의 얘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게다가 여기를 개수한다는 얘기도 떠도는 모양이야]

[개수, ?]

[그래. 이 주변의 공터를 공원으로 만들자는 계획이라나봐. 그렇게 되면 이곳의 고양이들이 없어져버릴 텐데 말이야......저쪽에서 있었던 일도 아마 이것 때문 아닐까]

[하아...]

우리들의 얘기를 알아들은 듯, 수풀 속에서 고양이가 얼굴을 내밀었다. 그녀는 사료들을 바닥에 널리 신문 위에 뿌렸다. 기다리고 있던 고양이들이 일제히 뛰쳐나왔다.

[저쪽도 공사하나요?]

[아마 저쪽이 더 빠르지 않을까. 그런 일도 있었고]

[...그렇군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하기엔 여간 찝찝한 일이 아니다.

건너편의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사람의 아픔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리고 그건 머지않은 미래에 내게 일어날 일이었다.

[건너편의 고양이를 돌보는 사람은 몇 명 정도인가요?]

[내가 아는 건 3명정도려나. 건너편은 고양이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 오히려 이쪽이 큰일이지]

[녀석들을 전부 데려가는 건 힘든데...]

[이제 와서 입양처를 찾아볼 수도 없고 말이지...]

[그러게요...]

어쩌면 좋지.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나를 격려하듯,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그렇게 우울해하지 마렴] 이라고 말하곤 웃으며 돌아갔다.

시간이 있다 한들, 그것이 몇 년일지, 며칠일지는 아직 모른다.

멍하니 서있는 내 발아래, 아무런 생각도 없이 평화로운 고양이들이 그릉그릉 소리를 울리며 모여들었다.

이 공터의 고양이는 20마리가 넘어가기에, 공사가 시작되면 이곳에서 계속 있을 수 없을 거다. 그렇다고 이 많은 고양이들을 살만한 곳이라곤 이 근방에는 없을 거다.

내 안식처인 이 낡은 창고도 없어질지도 모른다.

아직 먼 미래의 일이라며 위안을 할 수밖에 없었다.

[냐앙-]

낯익은 울음소리가 발아래에서 울렸다.

내려다보자, 그 고양이가 있었다.

[미미]

사료를 먹고 있는 고양이를 나는 무심코 안아들었다.

[-]

미미가 울었다. 다녀왔어, 라고 말하는 듯.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어. 새끼들은?]

[냐아-]

미미가 발아래를 본다. 그곳에는 낯익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부스스한 흑빛의 긴 털을 가진 새끼 고양이. 여섯 마리 고양이들 중 한 마리라는 걸 깨달았다.

[이 아이뿐이야?]

말을 걸었지만, 미미는 사료가 먹고 싶었는지 발아래를 바라보며 버둥거릴 뿐 답은 없었다. 내려주자, 새끼와 함께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다른 새끼 고양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5마리는 죽은 거겠지. 나는 두 마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죽인 건 누구지. 발정기의 수컷 고양이한테 습격이라도 당한걸까.

미미는 남은 새끼 고양이를 지키며, 어느 정도 클 때까지 숨겨왔을 거다. 그리고 드디어 안전하다고 판단을 내려 나온 거겠지.

어쩌면 전부 지킬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몇 마리의 새끼 고양이들을 먹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길고양이의 세계는 잔혹하니, 그런 일도 있겠지.

[다행이다, 한 마리만이라도 살아남아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중얼거렸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안심이 됐다.

이곳에서 미미만이 특별, 한 건 아니지만 계속 신경 쓰였으니까.

그보다 갓 태어난 새끼 고양이들 중 가장 귀엽지 않은 녀석이 성장하다니.

검고 털도 부스스하고, 눈초리도 사납다. 좀 더 크면 조금은 귀여워지지 않을까. 아니, 아마 녀석의 일생에서 지금이 가장 귀여운 시기일 거다. 장래가 걱정된다.

[.......미야옹]

새끼 고양이의 등을 어루만져주자, 부스스한 털의 녀석이 이쪽을 올려다본다.

아아, 정말 귀엽지 않다.

여섯 마리들 중 가장 못난 녀석임에 틀림없다. ........나 같다.

[네 이름, 뭐로 할까]

쥬시마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여섯 쌍둥이 중 한명이니까 몰래 형제들의 이름을 붙여도 괜찮겠다.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 건 역시 각하다.

하지만 조금은 자신의 이름과 연관이 있었으면 했다.

[그럼, 쥬시에 이치를 붙여서, 쥬고마츠]

그렇게 중얼거리다, 역시 마츠는 그만두자 싶었다.

[쥬고네코?]

아니, 어감이 별로다.

[으음-, 쥬고?]

부르기 히믈다. 그렇다면.

[이치고, 이건 어때?]

미야옹. 새끼 고양이가 울었다. 괜찮을지도, 이치고. 부르기도 쉽고, 나만의 암호 같아서.

쥬시마츠한테 내가 보여주고 싶은 고양이니까, 이치고.

내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유. 그걸로 충분하다.

[그럼, 오늘부터 너는 이치고야]

이 공터의 24번째 신입. ..........., 하지만 최근 고양이 수를 제대로 세어본 적이 없다.

머지않아 고양이 수가 줄어들지 모르니, 지금 확인해두자.

가장 먼저 사료를 먹었던 고양이들이 배가 불러 떠나면, 옆에서 상황을 살피며 서성이던 고양이들이 끼어들어 헷갈리기 때문이다. 나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전부 떠올리며 고양이들의 수를 세는 것에 집중했다.

 

 

 

 

 

* * *

 

 

 

 

고양이들을 관찰한 지 30, 오늘 아침에 모인 고양이의 수는 19마리로 결론짓고, 나는 관찰노트에 기록하기 위해 창고로 들어갔다. 매일 쓰는 건 아니고 생각날 때마다 쓰는 거지만, 이게 꽤 도움이 된다.

오늘 날짜, 미미가 돌아온 일, 새끼 고양이에게 이치고라는 이름을 붙인 일, 그리고 고양이들의 수와 이름을 적었다.

그것만 간략하게 적고, 지친 나는 창고 안에 벌렁 나자빠졌다.

어째서 고양이만 관련되면 이렇게 열심인 걸까.

장래에 이런 걸로 먹고 살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은 대하기 거북하고, 공부도 싫다. 분명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 있을 리 없다.

오히려, 그냥 빨리 죽었으면 싶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으면, 일하거나 제대로 된 인생을 살 필요도 없잖아.

천장을 바라보니 붉은색 끈과 목걸이가 흔들리고 있다.

어젯밤 쥬시마츠를 매달았던 녀석이다. 여러 가지로 잘 되진 않았지만, 그때의 쥬시마츠 표정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그대로 밤새도록 여기에 매달아두는 거였는데.

(.........., 그것도 좋은 걸)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옆에서 쥬시마츠가 울먹이는 표정으로 알몸인 채 서있는 거지.

(-, 이제 이거 풀어줘 나 추워)

라고 울먹이며 말이지.

그리고 나는 잠자코 아침부터 쥬시마츠를 뒤에서 쳐박아 울린 후, 키스를 잔뜩 하는 거야. 목걸이 정도는 풀어도 좋겠지.

알몸으로 서로를 껴안고, 바닥에 눕혀 또 잔뜩 범한 뒤, [이제 안 춥지?] 라고 묻는다. 그러면 쥬시마츠는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할까. 돌려보내지 않을 거지만.

[...........좋은데]

온몸이 오싹오싹 소름이 돋는다.

이 창고도 얼마 안 가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얼마전 용돈으로 박스 채로 산 콘돔을 전부 써버릴 정도로 쥬시마츠를 범하고 싶어졌다.

그치만, 그거 끼우는 게 귀찮단 말이지.

한번 안에 싸버리면 그 뒤로는 콘돔을 쓸 수 없고. 나중에 뒤처리할 때 다 쓴 콘돔들을 보면 어ᄍᅠᆫ지 기분이 나쁘다.

[......아아, 뭔가 귀찮네]

나는 바닥에 늘어졌다.

친동생을, 그것도 같은 얼굴을 한 동생한테 이런 마음을 갖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역겹다.

인간 세상에서 살기에, 나는 아무래도 안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라도 되지 못하고, 사람도 되지 못한다.

엄마가 여섯명이나 한번에 낳았으니, 그중에 한두명이 잘못된다고 한들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전원이 다 제대로 성장할 필요는 없잖아. 남은 녀석들이 제 나름대로 정신을 차려, 엄마나 아빠를 위해 열심히 살면 된다.

적어도 나는 어른이 되지 않을 거다.

어른이 되기 전에 죽고 싶다.

 

 

정말 죽어버리고 싶다.

 

 

 

 

* * *

 

 

 

 

천장에 매달린 목걸이의 위치가 너무 낮다고 생각해 차라리 높게 묶어버리기로 했다.

대들보에 휘감겨 매달린 끈의 끝부분을 창고 입구의 기둥에 묶어 높이를 조절했다. 발돋움을 하지 않으면 목이 죄일 정도의 위치까지 끌어당겼다.

자신의 목에 목걸이를 채우고 살짝 체중을 실어 몸을 굽혔다.

바로 괴로움이 밀려왔다. 끈이 끊어지는지 확인하며 몇 번인가 반복했다. 발돋움을 한 채로 자위라도 해볼까 했지만, 그게 또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질식하기 직전이라 머리에 피가 쏠려, 거기를 만지는 손가락이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아 기분 좋음과 괴로움 사이에 걸려 좀처럼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위치로 되돌릴까, 이대로 둘까, 꽤 신중하게 고민하다 결국 이대로 두기로 했다.

여차하면 여기에 매달리는 건 내가 될 테니까.

공사가 시작되면 이 창고는 없어지겠지. 그 전에 여기에서 죽자. 그러자.

그런 감미로운 상상을 했다.

쥬시마츠를 없는 망상을 한 건 꽤 오랜만이었다.

혼자 외로이 끈에 매달려 흔들리는 나. 그걸 올려다보는 고양이들이 발아래서 밥을 달라며 앵앵거린다.

상당히 슈르한 장면에 웃음이 비져나온다.

한층 더 높아진 위치에서 흔들리는 목걸이와 붉은 끈을 바라보며 나는 어두운 창고안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었다.

 

 

 

 

 




저번에 여체화 업로드한다고 했었는데

알고보니 카라 여체화 다음편이 아직 안 나왔더라구요 'ㅂ')a


왜 아직 남았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이걸로 대체했습니당ㅎㅎ




다음 업로드는 마츠노가 육형제...로 생각중인데

페이지가 꽤 많아서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가능하면 이걸로 가져올게요! :D

그럼 또 다음주에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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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혼에 안녕을 3

 

 

 

 

눈앞을 뒤덮은 뿌연 안개들이 걷히고, 눈을 뜨자 그곳에는 낯익은 저녁노을이 펼쳐져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신사 지붕에 앉아있던 까마귀가 날개를 흩날리며 카라마츠 앞에 내려왔다.

 

[카라마츠, 어서오게]

[, 카라.....카라아......!!]

 

카라마츠는 카라의 얼굴을 보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카라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도 침착하게 등을 어루만져 카라마츠를 위로했다.

카라마츠가 진정하는 사이, 카라는 천리안으로 그의 과거를 엿보았다. 그리곤 경악에 가득찬 표정으로 눈을 떴다.

 

[카라마츠, 그대.....도도메키를 만난 건가...!]

[도도메키...? 눈이 엄청나게 많은 청년말인가?]

[아아, 그래. 녀석은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요괴다. ....설마하니 아직까지 살아있을 줄이야]

 

이렇게 크게 동요하는 카라를 본 건 처음이었다. 그러고 보니, 도도메키가 카라를 의형제라고 했다. 하지만, 카라의 반응을 보아, 의형제를 만나 기뻐보이는 표정은 아니었다.

 

[....또 내게서 소중한 걸 빼앗을 셈인가.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잘 들어라, 카라마츠.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녀석을 따라가선 안 된다]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자기 목에 걸려있던 부적을 빼 카라마츠 목에 걸어주었다. 이 부적은 먼 옛날 다른 요괴들과의 연을 끊기 위해 요력을 써서 만든 것이었다.

 

[카라, 이건....]

[여기에는 특별한 기운이 담겨있다. 몸에 지니고 있으면 나보다 요력이 낮은 요괴들은 절대로 그댈 찾을 수 없을 거다]

[카라보다 요력이 높은 요괴들은 찾아낼 수 있는 건가? 그 도도메키란 녀석은...]

[녀석은 나보다 낮다. 이래보여도 난 상당히 고위 요괴거든. ........단 한명, 나와 비슷한 녀석이 있긴 하다만]

 

그렇게 말한 카라는 쓸쓸한 얼굴로 회상에 잠겼다.

카라마츠는 의문으로 머리가 어지러웠다. 첫 번째는, 어째서 의형제가 있으면서 혼자 외로이 이 공간에 있는가. 둘째는, 어째서 의형제가 카라를 찾는가.

 

[....저기, 그 도도메키라는 요괴, 카라를 찾고 있었다. 만나줄 수는 없는가]

[.....이제 와서 대체 뭘....그대는 모르지 않나...녀석은...녀석들은...! 나를 이곳에 가두었단 말이다!!]

 

카라는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로, 쥐어짜내는 듯한 비통한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대체 왜 나만...나만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거지...]

 

카라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마치 미아가 된 아이처럼 작게 웅크린 카라에, 카라마츠는 마음이 아팠다.

까마귀 울음소리가 주변에 메아리쳐서인지 더욱 비통하게 느껴졌다.

 

[.....저기, 카라. 괜찮다면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지 않겠나]

 

카라마츠는 카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카라의 마음을 세게 뒤흔들었다. 누구에게도 보인 적 없는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약한 모습이 전부 까발려진 듯한 감각에 휩싸여, 공포로 온몸이 떨렸다.

하지만 공포보다 따스함이 더 크게 그를 뒤덮었다.

 

[.....별로 재밌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도 괜찮다. 카라의 얘기를 들려줘]

 

그 말에 카라는 단념한 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의 눈동자는 이미 먼 과거에 잠겨있는 듯했다.

 

 

 

--이 일대는, 과거 큰 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각기 종족이 다른 고아 6명이 형제처럼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한다.

한명은 구미호, 한명은 카라스텐구, 한명은 도도메키, 한명은 네코마타에, 다른 한명은 로쿠로쿠비, 마지막 한명은 설녀()였다.

출신도 외견도 모두 달랐지만, 다들 사이좋게 살아갔다. 그들 중에서 가장 요기가 강한 자는 대텐구의 사생아인 카라였다.

 

그걸 처음으로 알게 된 건, 함께 살게 된 지 100년이 지났을 무렵으로, 산신(원문은 인데, 산의 우두머리? 대장? 같은 개념인 것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네요..산신이랑 같은 개념인지 아니면 다른 존재인지....)이 인간에게 살해당했을 즈음이었다.

산의 요괴가 카라에게 찾아와, “너는 대텐구의 아들이니, 이 산을 지킬 힘 정도는 있을테지. 다음 산신은 너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운명의 갈림길의 시작이었다.

 

 

산에 살던 요괴들이 차례로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고, 악질적인 장난에 그 수가 줄어갔다. 이제 요괴에겐 미래가 없고, 바람 앞의 등불(풍전등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카라가 차기 산신으로 임명받은 이후, 형제들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카라를 노골적으로 피하고 폄하기 시작했다. 상처를 받거나 하진 않았지만, 믿었던 자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이 카라를 정신적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결국, 카라는 5명에 의해 이 신사에 봉인되었다. 대텐구의 피를 이어받은 카라조차도 풀 수 없는 강력한 주술로, 아무리 울며 난리를 쳐도 아무도 풀어주지 않았다.

 

 

사백년 정도 지났을 무렵, 그렇게나 강력했던 주술도 서서히 약해져,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에 이미 산은 깎여 사라지고 인간의 마을과, 텅 빈 공터에 자신이 갇혀있던 신사만이 남아 있었다.

다섯명을 찾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그런 짓을 당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함께 웃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그 조차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카라는 절망했다.

토지신에게 물으니, 사백년 전, 인간이 산에 쳐들어와 요괴들을 몰살시켰다고 했다. 더는 형제들을 만날 수 없다는 것에 절망하면서도, 자신을 신사에 봉인한 벌을 받은 거라 생각하면서 카라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 이후로 카라는 인간을 증오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에 든 인간을 돕는 등 모순적이게 살아갔다. 혼자인 게 두려웠다.

 

하지만, 카라는 그 남자아이가 죽임을 당한 날, 원념으로 마을 하나를 궤멸시켰다. 아이가 잠든 무덤가가 마을 사람들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하여, 이곳을 아카츠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대가 알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변함없는 경치속에서 홀로 있다는 고독을]

 

그 말에 카라마츠는 고개를 떨구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곤 살짝 카라를 끌어안았다. 갑작스런 온기에 카라는 당황했다. 자신의 일도 아닌데 카라마츠는 눈물을 뚝뚝 흘려댔다.

자신을 위해 울어준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기에, 카라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잘 견뎠다...! 계속 외로웠겠지...!]

 

카라는 이 상황에 크게 당황했지만, 이상하게도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음 전체가 포곤해지는 느낌에 울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카라는 눈을 슬며시 감았다. 그러자 이미 말라버렸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 지면에 얼룩을 만들었다.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실이 부드럽게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카라마츠. 인간의 몸을 버리고 요괴가 되어주지 않겠나. 더는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

[....카라, 그 말은.....!!]

[어차피 형제에게 버림받은 몸이지 않나. 같은 처치의 동지로서, 사이좋게 살아보세. 그대가 원하는 요괴로 만들어주겠다. 뭐가 좋은가. 그래, 아오안돈은 어떤가? 아아, 도 좋겠군]

 

카라가 온화한 표정으로 말하던 그때였다. 갑자기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카라가 카라마츠를 자신에게 확 떼어놓았다.

 

[, 왜 그러나, 카라.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방금, 땅이 흔들렸다]

[아아, 지진이라도 난 건가. 자주 있는 일이지 않나]

 

카라마츠는 안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카라는 여전히 험악한 표정이었다.

 

[......이곳에서는 지진은 물론이고 그 어떠한 변화도 일어난 적이 없다. 비도 내리지 않거니와, 눈도, 진눈깨비조차도 내리지 않지. 그야말로 시간이 멈춘 듯한 곳이다]

 

카라는 미간을 잔뜩 구기곤 생각에 잠겼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원인은 현세와의 시간이 이어져있다는 것뿐이었다. 시공의 뒤틀림이 변동을 가져온 거겠지.

하지만, 이곳과의 조화를 위해 비가 오거나, 아침부터 낮까지는 막아두었을 터다.

그렇다면.

 

[....뭐어, 괜찮겠지. 카라마츠, 슬슬 돌아가는 게 좋겠군. 오늘은 한심한 모습만 보여 미안하군. 마음 깊은 곳에 묻어뒀으면 좋겠군]

 

제 눈앞에 있는 카라마츠가 이곳에 오는 걸 누군가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한번 뒤틀려버린 시공은 흐르기 시작한 모래시계처럼 멈출줄을 모른다. 이 끝은 분명 완전한 붕괴일 것이다. , 현세로 왔다갔다 할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이 공간에 완전히 갇혀버린다는 의미다.

 

[....카라마츠. 아까 했던 말은 부디 잊어주게]

[, 카라....! 잠깐.......!!]

 

카라는 옅은 웃음을 띠우고는,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강제로 카라마츠를 현세로 돌려보냈다.

 

그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평소라면 그렇게 힘을 들이지 않는 행위일 테지만, 시공이 뒤틀려 부하가 걸린 탓이니 생각보다 요력의 소모가 컸다.

 

[.......슬슬 때가 됐는지도 모르겠군]

 

카라는 단념한 듯 눈을 감으며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러자 그 주변에 까마귀 몇 마리가 날아들었다. 이들은 현세에서 데려온 녀석들로, 때때로 카라의 말벗이 되어 주었다.

카라는 손을 뻗어 까마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 *

 

 

 

 

그 날을 경계로, 가끔이지만 깃털을 써도 카라가 있는 곳에 갈 수 없는 날이 종종 생겼다.

이미 카라에게 가는 게 일과가 된 카라마츠의 마음은 초조함으로 가득했다.

 

[어째서, 어째서 카라에게 갈 수 없는 건가. 벌써 2일째다...!!]

 

카라마츠는 불안에 가득 찬 표정으로 객실에서 안절부절하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뭔가 그를 불쾌하게 만든 걸까. 아니면 카라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카라를 만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카라마츠의 뇌리에 슬픈 과거를 말하는 카라의 표정이 떠올랐다. 모든 것에 체념한 듯한, 포기한 듯한 표정에, 카라마츠는 그를 절대로 혼자 두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카라마츠으, 잠깐 괜찮아? 들어간다~]

 

생각에 잠겨있던 중, 오소마츠가 방에 들어왔다. 갑작스런 방문자에게 카라마츠는 눈만 슬쩍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 무서워. 너 인상 나쁘네~]

[....무슨 일인가]

[무슨 일이냐니, 말투가 왜 그래? 돈을 빌려달라고 온 건 아니니까 표정 풀라구~? 그냥 좀...나랑 잠깐 나가지 않을래? 아니, 마츠요가 심부름을 시켰는데, 다른 마츠들은 다 나가고 없고 역시 혼자는 힘들어서...]

 

그냥 오소마츠가 같이 놀자고 하는 거라면 거절했겠지만, 엄마의 부탁이라면 거절할 수 없다고 생각한 카라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다 지금 가지]

 

카라마츠는 오소마츠가 방에서 나간 걸 확인한 후, 깃털을 이불 밑에 숨기곤 오소마츠의 뒤를 따라갔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자, 오소마츠는 지갑을 두고 왔다며 이층으로 향했다.

자신들의 방으로 들어가자, 그곳에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 있었다. 이치마츠는 고양이와 놀고 있고,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를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부터 나갈 거야. 가능한 빨리 하라고]

[알겠어. ....고마워, 오소마츠형]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곤, 그대로 오소마츠는 카라마츠가 기다리는 현관으로 향했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다른 마츠들은 나가고 없으니 같이 가자고 했다. 그런데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방에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하니, 이것은 하나의 작전이었다.

 

일의 발단은 어젯밤이었다.

 

 

취침전, 다섯명은 형제회의를 열었다. 의제는 물론 카라마츠였다. 원래도 상태가 이상했던 카라마츠였지만, 최근들어 더욱 이상해졌기 때문에 역시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 형제회의를 시작할게~. 주제는 차남에 관해서인데....뭐어, 솔직히 말해서 그 녀석 요즘 좀 이상하단 말이지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푹 숙였따.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있어 유일한 형이자, 대등한 위치였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도 취급이 다른 마츠들에 비해 냉정한 편이었고, 자신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날. 유괴당한 카라마츠를 버려둔 이후로, 카라마츠는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하나하나에 다 겁을 먹고, 형제들에게 거리를 두었다.

자신들 때문이란 건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리 탐탁치만은 않을 일이었다. 카라마츠의 한없이 긍정적인 면이나, 안쓰러운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냥한 점인 좋았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자신이 좋아하던 카라마츠는 마치 어디론가 가버린 듯 했다.

 

....하지만 그렇게 된 건 그날부터잖아. 치비타에게 유괴당했던 날.....역시 쿠소마츠라도 싫어진 게 아닐까

 

이치마츠는 무릎을 꼭 끌어안으며 눈을 내리깔았다. 그날 밤, 자신이 카라마츠에게 결정타를 날렸다는 자각은 있다. 하지만 그건 평소에 하던 작은 괴롭힘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붕에서 밀어 떨어뜨려도, 바주카로 날려버려도 카라마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하루가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너무 심했단 거? 그래도 일단 사과는 했다고~? 녀석도 괜찮다고 했고.....하지만 사실은 괜찮지 않았다는 거야 뭐야? 끄아악~, 형아 이런 거 잘 모른다구우-!!

오소마츠형 무신경하니까!

 

머리를 감싸쥔 오소마츠에게 쥬시마츠가 일격을 날렸다.

크헉! 쥬시마츠, 너 임마, 그랬겠다아.... 너희들도 보고도 못 본 척했으니까 똑같다고!! 아니, 그보다 어떻게 해야 좋냐고오!! ...토도마츠, 너 카라마츠 파트너잖아? 뭐 아는 거 없냐?

 

오소마츠에게 지명당한 토도마츠는 어깨를 으쓱하며 외면했다. 입을 삐죽이며 핸드폰을 손에 꼭 쥔 채로 입을 열었다.

 

....나도 모른다고. 아니, 그 전에 카라마츠형한테 거절당했거든. 모처럼 내가 같이 낚시하러 가자고 했는데.....카라마츠 보이가 기다리고 있다나 뭐라나 하면서 가버렸다고. 말도 안 되지 않아!?

카라마츠 보이!? , 그런 녀석 있는 거냐~!?

 

오소마츠는 과장하며 놀란 척을 했다. 카라마츠 보이란 말을 들은 순간, 이치마츠의 귀가 움찔했다.

 

그거, 평소에 자주 지껄이는 망상의 카라마츠 걸이랑 같은 거 아냐? 만약 카라마츠 보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한 그 녀석이라면 호구 잡힐 게 분명해

 

쵸로마츠가 팔짱을 끼고 어처구니없단 표정으로 말했다.

카라마츠는 옛날부터 한번 빠지면 완전 푹 빠져 그것 하나에만 열중하곤 했다. 연극과 오자키, 꾸며낸 자신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에게, 하물며 오랫동안 염원했던 카라마츠 걸과 보이가, 자신이 약해져 있는 사이 짠하고 나타났으니 흔들리지 않을 수 없겠지.

다섯명 모두 같은 생각을 하며 묘하게 납득했다.

 

그럼, 대체 언제부터 그 카라마츠 보이가 생긴 거야아?....그보다 어떤 사람? 우리들이 아는 사람?

 

쥬시마츠가 손을 번쩍 들며 말하자, 다른 형제들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의 침묵이 흐른 뒤, 오소마츠가 가장 먼저 고개를 들었다.

 

......그러고 보니, 너희들 기억나? 전에 카라마츠가 뭔가에 겁먹고 벌벌 떨었던 일. , 카라마츠랑 둘만 있을 때, 갑자기 녀석이 누가 보고 있다. 이 방에 있다라고 한 적이 있어

, 그그, 그만두라구, 오소마츠형!! 나 무서운 이야기 싫단 말이야!!

 

말을 더듬으며 귀를 틀어막은 토도마츠를 무시하고, 오소마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세명은 오소마츠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꿀꺽 침을 삼켰다.

 

그래서, 방안을 여기저기 둘러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 그래서 난 그냥 내 관심을 끌려고 거짓말을 하는 거라 생각해서 내버려두고 파칭코에 갔거든. 그랬더니 카라마츠 녀석, 혼자 어디 나가선 한밤중에 돌아왔다니까? 적어도 저녁부터 외출하기 시작한 건 그날부터인 것 같아

우와, 오소마츠형 쓰레기네. 나랑 거의 막상막하 수준의 쓰레기야...... 그나저나, 그 소린 오소마츠형이 내버려두고 나가버렸으니까 쿠소마츠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

아니아니, 그치만 어쩔 수 없었다고!! 완전 맛이 간 듯한 카라마츠랑 단둘이 있는 건 지옥이라니까!? 게다가 나 2시간만 있다가 다시 돌아갔거든!?

 

이치마츠는 경멸하는 눈으로 오소마츠를 봤다. 그때, 쵸로마츠가 손을 슬쩍 올리곤 입을 열었다.

 

.....아마 그 날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 그때 밖에 있던 카라마츠랑 만났어. 말을 걸어도 무시하고, 뭐라고 할까......마치 누구한테 홀린 것처럼....., 완전 혼이 나가버린 것 같아서 무서웠어...... 게다가 얼마전에도-

거기야, 거기!! 너 왜 안 데리고 온 거야??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에게 휙휙 삿대질을 해대며 외쳤다. 그런 오소마츠에 쵸로마츠는 중지를 올리며 오소마츠를 노려보았다.

 

하아!? 왜 날 나쁜 놈으로 만드는 건데!!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를 혼자 두고 나간 게 나쁜 거잖아!!

자자, 둘 다 그만!! 쵸로마츠형, 방금 뭐라고 하려고 했어? 얼마전에 뭐?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튀던 그때, 어느새 귀를 막고 있던 손을 푼 토도마츠가 두 사람을 말렸다.

쵸로마츠는 반쯤 일으켰던 몸을 다시 바닥에 붙이고,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한번 한 뒤 말을 이어갔다.

 

.....얼마전에, 나 봐버렸어. 라이브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카라마츠를 발견했거든. 그래서 녀석 뒤를 밟았는데, 웬 이상한 공터로 가더라고.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데, 카라마츠가 늘 지니고 다니던 까마귀..? 깃털 같은 걸 꺼내서 높이 치켜들더니 갑자기 안개가 생기더니 녀석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어

....? , ......아니, 머리 어떻게 된 거 아냐?

 

이치마츠는 의심과 연민의 눈으로 쵸로마츠를 바라보았다. 쵸로마츠는 의외로 고개를 kr로 저으며 필사적으로 외쳤다.

 

정말이라니까!!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 ....카라마츠, 뭔가에 홀린 거 아닐까..., 틀림없이 그럴거야

뭔가라니 그게 대체 뭔데!? 아니, 그보다 또 그런 얘기하고! 진짜 무서우니까 그만둬!!

 

다시 귀를 틀어막은 토도마츠를 흘긋 쳐다본 쵸로마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사명감에 불타기 시작한 쵸로마츠를 보고,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는 시선을 마주쳤다.

 

토도마츠 너, 안 믿는 거지!! ......좋아, 그럼 내가 카라마츠한테서 그 깃털 뺏어올테니까. 그러면 분명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재밌겠는데-. 그럼 내가 카라마츠를 데리고 나갈게. 그 사이에 방안을 뒤져서 찾아내. 역시 매일매일, 얼굴도 모르는 녀석한테 형제를 뺏기는 건 열받기도 하고. 마츠요가 심부름을 시켰다고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런고로 형제회의는 여기서 끝! 난 이제 잔다~

 

오소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이불로 들어갔고, 쵸로마츠나 토도마츠도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 기세만으로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간단히 생각해버리는 3명이었다.

 

 

소등 후, 이치마츠는 잠들지 못해 몸을 일으켰다. 카라마츠가 있던 옆자리를 쳐다보다, 이불 가장자리를 바라보자 쥬시마츠도 잠이 오지 않는지 일어나있었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다. 이치마츠가 복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쥬시마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이불에서 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이치마츠가 차를 내려, 쥬시마츠에게 찻잔을 내밀었다. 거실에 둘이 앉아 차를 홀짝이며 얘기를 나눴다.

 

......넌 어떻게 생각해, 쥬시마츠. 녀석은 홀리기만 한 걸까

아니.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 얼마전에 카라마츠형한테 나가지 말라고 했을 때, “카라는 나를 필요로 한다. 날 원하고 있다라고 했어!

.....카라라니 누구야 그거

 

이치마츠는 찻잔을 양손에 들고 수면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모르겠어! 아마 카라마츠 보이일 거야!

....... 그런 그런 녀석이 있는 거냐고....히히, 녀석답네. 인정해주거나 조금만 상냥하게 대해주면 바로 들러붙는 거

 

이치마츠는 평소 카라마츠를 괴롭히지만, 사실은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패션센스를 마음에 들어하고, 자신도 기타를 좋아해서 카라마츠와 음악 취향도 비슷하다.

하지만, 비굴한 자신에 비해 우호적이고 당당한 카라마츠를 보고 있으면 괴롭고 답답한 마음에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같은 얼굴, 같은 유전자,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어째서 자신은 카라마츠처럼 될 수 없는 걸까.

그런 비틀어진 마음을 무심코 카라마츠에게 풀어버리는 것이다.

 

.....저기, 이치마츠형

......뭐야

....카라마츠형한테 상냥하게 대해줘. 아마, 이 이상 멀어지게 되면 돌아올 수 없게 될지도 몰라

 

쥬시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단숨에 차를 마시곤 일어서서 부엌에 찻잔을 두고 방을 떠났다.

이치마츠는 혼자 거실에 남겨졌다. 쥬시마츠의 말이 머리에 빙글빙글 맴돌았다. 어ᄍᅠᆷᅟᅧᆫ 쥬시마츠는 뭔가 알아챈 걸지도 모른다.

 

.....상냥하게 대할 수 있었으면 진작에 그랬을 거라고....

 

 

 

 

 

* * *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집을 나간 순간, 쵸로마츠는 계단을 순식간에 뛰어내려가, 카라마츠가 쓰는 방으로 들어갔다. 이치마츠는 2층 창문가에 앉아, 카라마츠가 돌아오는지 감시하고 있었다.

방에 들어선 쵸로마츠는 검정색 깃털을 찾기 위해 옷장과 서랍장을 뒤졌다.

애초에 심부름 같은 건 없었다. 있을 리가 없지. 가능한 시간을 끌어달라고 했지만, 거짓말이란 걸 알면 카라마츠는 바로 돌아올 거다. 그리고 또 깃털을 들고 밖에 나가선 저녁노을 속으로 사라지겠지.

 

쵸로마츠는 그때 그 광경을 떠올리며 입을 앙 다물었다. 카라마츠가 어딘가에 뺏긴 것만 같아서 진심으로 두려웠다. 치비타에게 유괴되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공포가 느껴졌다.

 

[어디야....대체 어디에 둔 거야....]

 

만약 이대로 둔다면, 분명 카라마츠는 자신들 앞에서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지금의 카라마츠는 이미 말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 이렇게까지 된 건 자신들 탓이란 걸 알지만, 그래도 그것만큼은 막고 싶었다.

 

쵸로마츠는 옷장이나 서랍속을 뒤지는 걸 관두고, 카라마츠가 쓰는 이불을 뒤적거렸다.

 

 

[있다......!!]

 

그러자 그곳에 커다란 검정색 깃털이 주인 없는 이불밑에 자리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가까이서 본 깃털은 불길하고 검은빛을 내는 듯 보였다. 아무리 봐도 단순한 깃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긴장감에 꿀꺽 침을 삼킨 쵸로마츠는 주뼛주뼛 깃털을 집어들었다. 그러자, 빠직하고 강렬한 정전기 같은 게 쵸로마츠의 손을 덮쳤다. 깜짝 놀라 깃털을 바닥에 떨어뜨린 쵸로마츠는 손을 어루만지며 다시 깃털을 주워들었다.

이번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어딘가 광채가 없어진 듯 보였다.

 

[이치마츠, 이치마츠!!! 있었어, 있엇다고!!]

 

쵸로마츠는 그 작은 변화보다도 찾아냈다는 것에 흥분해, 이불을 재빨리 돌려놓고 깃털을 쥔 채로 2층으로 뛰어올라갔다.

 

[.....뭐야 그거. 엄청 크잖아. 얼마나 큰 새인 거야.......]

 

이치마츠는 그걸 손에 쥐고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게 쥬시마츠가 말했던 카라라는 인물과 카라마츠를 이어준다고 생각하자, 어쩐지 화가 났다.

그때, 옆에서 자고 있는 줄 알았던 고양이가 돌연 자리에서 일어나, 깃털을 향해 발길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기라도 한 걸까.

 

[ [ ] ]

 

 

그러자, 단단해보였던 깃털이 어이없게도 툭, 부러지고 말았다. 고양이는 만족한 듯한 표정으로 두갈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 부러졌다...., 어쩌지 이치마츠..]

[....어쩌냐니, 너 이거 가져와서 어쩔 생각이었는데? 설마 아무 생각도 없었던 거냐...]

 

설마 부러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쵸로마츠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돌아온 카라마츠는 분명 깃털을 찾아다닐테지. 만약 부러졌다는 걸 알기라도 하면....

 

쵸로마츠는 뭔가 붙일 거라도 찾아올게, 라며 1층으로 내려가려 일어났다.

 

쵸로마츠가 방문을 연 순간, 눈앞에 카라마츠가 서있었다.

카라마츠는 심부름이 거짓말이란 걸 알아채자마자 바로 오소마츠를 뿌리치고 집으로 달려왔다.

 

[, , , 카라마츠...!]

[쵸로마츠, 내가 갖고 있던 깃털 못 봤는가...!? 그건 내게 엄청 중요한 거다!! 그게 없으면 나는, 나는....!!]

 

슬슬 날도 저물어 가기도해서, 오늘이야말로 갈 수 있겠지 라고 기대하고 있던 카라마츠였지만, 중요한 깃털이 없어졌다는 걸 알아챘다. 분명 이불 밑에 숨겨뒀을텐데 없다는 건 누군가 가져갔다는 거다. 어쩌면 얼마전에 봤던 카라의 의형제란 사람이 했을지도 모르지만, 오소마츠와 외출한 사이에 없어졌다는 걸 봐선 단순한 우연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오소마츠를 중심으로 형제들이 작당을 해서 가져갔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했다.

 

게다가, 집에는 아무도 없다고 오소마츠가 그랬는데, 이렇게 2층에 올라와보니 쵸로마츠가 있다

그 순간, 완전히 속아넘어갔다는 걸 알아차렸다.

 

[, 깃털 말이지....그게, 그건...........]

[.....! 쵸로마츠, 거기서 비켜라!]

 

카라마츠는 동요하는 쵸로마츠를 밀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보이는 건 이치마츠가 부러진 깃털을 양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 치마츠. 그거, 대체 무슨 짓을 한 건가...?]

[....., 이건..........,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한 것뿐이라고]

 

이치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깃털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카라마츠는 튕겨져나가듯 달려나가 쓰레기통에서 부러진 깃털을 꺼냈다.

손에 쥐어진 그것은 평소처럼 빛나지 않았다. 부러진 탓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만져서인지 윤기를 잃어버려, 요력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카라마츠의 뇌리에 카라와 보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와 동시에 이치마츠가 부러뜨린 선글라스와 거울도 떠올랐다.

카라마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때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지만, 동생을 때릴 수는 없었기에 필사적으로 참았다.

 

[, 째서....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 건가...!]

 

어쩌면 이치마츠에게도 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카라마츠는 금방이라도 터져나올 듯한 분노를 꾹 눌러 참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하아? 어째서냐고? 그런 게 있으니까 네가 이상해진 거잖아!! 됐으니까, 그거 이리 넘겨, 쿠소마츠....버리고 올테니까....!]

 

이치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의 손에 들린 깃털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카라마츠는 그걸 품에 강하게 끌어안으며 이치마츠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만, 그만둬 제발. 맷돌이든 뭐든 던져도 상관없으니까, 이것만은 뺏지 말아줘...! 선글라스도 탱그톱도 네 마음대로 해도 되니까...! 이건 정말 내게 소중한 거다!]

 

카라마츠의 떨리는 목소리가 이치마츠의 뇌리에 울렸다. 지금까지 눈앞에서 선글라스나 거울을 부숴도 그냥 울먹거리기만 했을 뿐이었는데.

 

[...... 그딴 더러운 깃털 따위가 뭐라고...!!]

 

이치마츠가 분에 못 이겨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외친 순간. 카라마츠가 쾅, 바닥을 내리쳤다. 심한 진동이 방안에 울리며 바닥에 스며들었다. 쵸로마츠도 이치마츠도 그 굉음에 어깨를 움츠렸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강하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그 이상 말했다간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건 나의 소중한 친구가 준 거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일지도 모르겠군. 어쩔 건가,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면. ....네 탓이다, 이치마츠...네 탓이란 말이다!!!!]

[카라마츠, 아니야! 그건 이치마츠가 아니라 저 고양이가 그런 거라고...! 아마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당황한 목소리로 외친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의 어깨를 잡고 방구석에 몸을 둥글게 말고 늘어진 고양이를 가리켰다. 이치마츠가 황급히 고양이에게 달려가 지키려는 듯 안아 올렸다.

그 고양이는 카라마츠를 본 순간부터 줄곧 날이 서 있었다. 설마 착한 남자가 고양이를 해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이치마츠는 고양이를 지키려 움직였다.

 

 

하지만, 카라마츠의 눈에는 고양이 따위 보이지 않았다.

 

[....거짓말 마라. 고양이가 어디에 있단 건가! ....나니까 그런 뻔한 거짓말로 속여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가? 그런 건가...? 어째서 너희들은 그렇게까지 나를..........]

 

카라마츠의 말에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양이는 이치마츠가 끌어안고 있고, 쵸로마츠도 그걸 봤다.

그런데 카라마츠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오컬트적인 일이 있을 리 없다 생각한 이치마츠는 카라마츠를 노려보며 비꼬듯 말했다.

 

[...., 비극의 주인공 연기는 그만두지 그래. 애초에 그렇게 소중한 거라면 몸에서 떼어놓질 말아야지, 멍청하긴. ....고양이는 보이지 않으면서, 정체도 모르는 괴물 같은 건 보이는가 보지? 눈이 맛이라도 간 거 아냐?]

 

그 말에 카라마츠의 마음의 무언가가 끊어졌다. 그리곤 그대로 이치마츠의 멱살을 잡았다.

 

[..... ....닥쳐라!! 그 이상 카라마츠 보이를, 카라를 모욕했다간 용서하지 않겠다!!]

[....., 커헉. ....카라마츠 보이? 기분 나빠.... 네놈은 상대해주기만 하면 다 좋은 거냐!? 아앙!?]

[..... 네가....너희들이 뭘 안다고!!! 나를 무시한 너희들이...!!]

 

이치마츠는 괴로움에 헛기침을 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걸 본 카라마츠는 정신을 차렸는지 멱살을 잡은 손을 풀어주었다.

상대해주기만 하면 누구라도 좋은 거냐라는 이치마츠의 말이 가슴에 울렸다. 솔직히, 자신을 상냥하게 대해주기만 한다면 누구라도 좋았다. 하지만, 그건 카라의 상냥함을 이용해 매달리고 있었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완전히 비겁한 겁쟁이가 할 짓이지 않나.

그것을 깨달은 카라마츠의 눈에 눈물이 일렁였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있을 곳도 내어주지 않았으면서, 이런 불쾌한 사실까지 알게 만든 이치마츠에게 혐오감이 들었다.

 

[....그렇게 내가 싫은가. 이치마츠. 그렇게 내가 싫냔 말이다!!]

[잠깐, 카라마츠. 진정...]

 

흥분상태인 카라마츠를 쵸로마츠가 필사적으로 달랬다. 하지만 이치마츠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주먹을 꽉 쥔 채로 카라마츠를 노려보았다.

카라마츠형한테 상냥하게 대해줘라는 쥬시마츠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이치마츠는 눈시울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아아, 그래!! 너 같은 거 완전 싫다고!!! 옛날부터 지금까지!!!!]

 

이치마츠는 그렇게 외치곤 허억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고개를 들고 눈앞에 선 카라마츠의 표정을 본 순간, 자신의 실수를 후회했다.

둘째형이자, 남몰래 존경하고 있던 형의 얼굴은 절망으로 가득했다.

 

[이치마츠!!!]

 

쵸로마츠가 이치마츠를 말렸지만, 이미 늦었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는 법이다.

카라마츠는 메마른 미소를 흘리며 그 자리에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렇, . 역시 그랬군.....당연하겠지.....좋아하는 사람에게, 형제라고 여기는 상대에게 맷돌을 던질 리 없으니까]

[카라마츠, 진정해. 이치마츠도 진심으로 말한 건........]

 

쵸로마츠는 고개를 푹 숙인 카라마츠의 눈높이에 맞춰 앉아, 양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그런 쵸로마츠의 위로를 뿌리쳤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쵸로마츠. 너도 날 싫어하잖아. 적어도 한 개 150엔 정도인 배보다는 가치가 낮다고 여길테지. .....아아, 그 배는 받은 거니까 공짜인가. ....안다, 나도.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를 인정해줄거라 믿고 싶었다....!!]

[아니야, 카라마츠! 내 말 좀 들어. 나는 그때 널 구하러 가자고 했다고!! 그러니까, ]

[...그러니까? 그래서, ? 그래도 결국은 구하러 오지 않았잖나. ....너와 브라더들이 뭐가 다르다는 건가]

 

그렇게 되묻는 카라마츠의 눈은 더 이상 눈앞의 쵸로마츠를 비추고 있지 않았다.

 

[너도, 나를 성가신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던 거다. 그게 아니라면 내게 물건을 내던졌을 리 없지. 그 후에도, 계속해서 내 말을 무시했지 않나. ......됐다. 이제, 이제 그런 건 상관없다]

[카라마츠, 제발, 제발 내 말 좀 들어. 부탁이니까, 내 얘길]

[나 같은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지?]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엷게 웃었다. 그리곤 깃털을 내버려둔 채, 망연히 자리에서 일어나,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옆을 지나 방을 나갔다. 이치마츠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 * *

 

 

 

 

방을 나가 계단을 내려가자 오소마츠가 현관 앞에 앉아 있었다. 쓸쓸한 뒷모습이 신경쓰였지만 지금은 그런 걸 신경쓸만한 정신상태가 아니었다.

그대로 신을 신고 집을 나가려 하자.

 

[.....기다려]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손을 잡았다. 카라마츠는 괴로운 표정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너무도 꽉 잡혀 뿌리칠 수 없었다.

 

[....뭐야, 오소마츠. 이 손 놔라]

[.....어디 가려는 거야]

 

오소마츠는 얼굴을 숙이고 있어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일이 이렇게 된 건 오소마츠가 거짓말로 자신을 꾀어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어쩐지 화가 났다.

 

[.....이 집에서 나갈 거다. 더는 너희들과 있을 수 없다]

 

카라마츠가 나직하게 말하자, 오소마츠는 얼굴을 확 치켜들었다. 그의 표정은 괴로움으로 가득 차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보는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동생들과의 대화를 들은 듯하다.

거실에서 쥬시마츠와 토도마츠가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다.

 

[....나간다니....너 갈 곳도 없잖아. 설마 그 카라마츠 보이란 녀석한테 가는 거야?]

[........그렇다면 어쩔 건가]

 

카라마츠의 답을 들은 오소마츠는 재빨리 문앞으로 달려가 양팔을 활짝 펼쳐 길을 막았다. 절대로 보낼 수 없다는 듯이.

 

[.....못 가. 그 카라마츠 보이란 녀석, 위험한 녀석이지? 스토커처럼 널 지켜보고, 뭔지도 모를 깃털로 어디로 사라지거나 하는 거잖아]

[카라를 나쁘게 말하지 마라!! ....처음에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웠지만 카라는 나를 원했다. 나를 인정해줬다.... 나를 버린 너희들은 이게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지!!]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오소마츠의 팔을 잡아 치우려 했다. 문의 유리창 너머로 저녁노을이 비쳐 들어왔다.

그 뒤로 희미하게 텐구의 그림자가 보였다.

 

[....비켜, “오소마츠”]

 

카라마츠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오소마츠의 몸이 사슬에 단단히 묶인 것처럼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오소마츠는 제 몸의 변화에 당황하며 말했다.

 

[, 뭐야..!? 안 움직여....젠장, 카라마츠,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어이, 쥬시마츠, 토도마츠! 카라마츠를 막아!!!!]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를 향해 외쳤다. 카라마츠는 두 사람을 날카롭게 쏘아보며, 오소마츠와 마찬가지로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이름을 부른 것만으로 두 사람은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카라마츠는 텐구의 피를 마신 탓에, 미약하게나마 요력이 몸에 흐르는 상태였다. 요괴는 감정의 기복에 따라 요력이 강해지는데, 카라마츠도 마찬가지로 감정이 격해지면서 요력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 것이었다.

그 때문에 이름을 부른 것만으로 오소마츠나 쥬시마츠,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의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잘 있어라, 브라더. 지금까지 즐거웠고, 고마웠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손을 손쉽게 치우고 문을 열었다. 미지근한 바람이 온몸을 휘감았다.

 

[잠깐, 잠깐 기다려!! 미안, 내가, 내가 다 잘못했어 카라마츠!! 아까 속여서 미안, 치비타한테 유괴됐을 때 구하러가지 않아서 미안....!!]

 

오소마츠는 필사적으로 말했지만, 그런 말 따위 닿지 않는다는 듯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그 뺨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좀 더 빨리 말해줬으면 좋았잖나. 이제 만날 일은 없을 거다]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문을 닫았다. 오소마츠는 미끄러지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문 너머에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와 등을 맞대 듯 서있다.

희미해지는 시야로 석양을 올려다보았다.

 

[.....너희들은 내게 있어 태양과도 같은 존재였다. 함께 있으면 따스하고 눈이 부셨지. 그리고 멀어지면 춥고, 외로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 * *

 

 

 

 

그 뒤, 카라마츠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흐르는 눈물을 팔로 닦아내며 터벅터벅 신사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길에, 카라마츠의 오열이 울렸다. 마치, 병원에서 홀로 돌아가는 석양 진 그 어느날 같았다.

 

카라마츠는 사당 앞에 섰다. 그 순간, 안개가 자욱하게 꼈다. 깃털도 없는데 어떻게... 라고 카라마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카라가 만들어낸 결계는 카라만이 열 수 있다. 그렇기에 카라는 자신의 요력을 담은 깃털을 카라마츠에게 주어, 그 결계를 넘나들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카라마츠는 카라의 요력을 몸에 휘감은 상태라, 깃털이 없어도 넘나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눈을 뜨자, 반가운 카라의 모습이 보였다. 카라마츠는 그 모습이 시야에 다 차기도 전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카라, , 나를.......요괴로 만들어 줘.....너와 함께 할 수 있는 세계로, 데려가 줘...!!]

 

 

 

 






시리즈를 띄엄띄엄 번역하다보니

자꾸 사당이랬다가 신사라고 했다가

오락가락이네요

기억력이.....ㅎ




-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번 공지때 주말에 업로드한다고 그랬는데ㅠ

오늘이 일요일인줄 알았어요ㅠㅠ


깨달았을 땐 이미 밖이라..

들어와서 바로 업로드했습니다ㅠㅠㅠ



다음에는 여체카라 가지고 올게요! :D

주말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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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를 사서학교에서 유령을 만나고 말았다만돌아가고 싶다4

 

 

 

 

 

660 : 초록 삼남

호오?

 

661 : 보라 사남

히힛

저 두 쓰레기한테 모에하다니 나보다 더 쓰레기구만?

그런 쓰레기들이라면.....필요 없겠지?

 

662 : 익명의 마츠씨

-? 야구우?

 

663 : 핑크 육남

, 날려버려도 된다고, 오남형

 

664 : 방해하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빨간거방해야방해야방해야아아아악

죽인다죽인다죽여죽인다죽어어어파란색네녀석이죽으면되는거라고죽어해방되고싶어

살을뼈를위를비장을간을심장을폐를신장을눈을혀를귀를뇌를

아핫아하하하핫하핫하하하하하하하하아하하핫하하하하하하하하하아하하하핫

 

이리저리 분해 시켜 주 지 아 하 아아핫 핫 아하하하하아아아하하하하하핫

 

665 : 익명의 마츠씨

동생들이 무서워...! 아니, 그보다...?

>>664 누구냐 너!

 

666 : 익명의 마츠씨

>>664 무서워무서워!!!

앗 그리고 불길한 숫자 게에에엣!!!(;ω;)

 

667 : 익명의 마츠씨

>>666 울지 말라고ㅋㅋㅋㅋ

>>664 뭐냐고 이녀석....너무 무섭잖아...

 

668 : 붉은 장남

밖에서 소리가 들려

이동 좀 할게

 

669 : 푸른 차남

형님과 이동하고 있다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670 : 익명의 마츠씨

!?

 

671 : 익명의 마츠씨

, 잠깐 기다리라고, 너희들

 

672 : 익명의 마츠씨

움직여도 되는 거야!?

 

673 : 익명의 마츠씨

장남한테만 들리는 건가?

 

674 : 초록 삼남

차남, 형을 말려!! 거기에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675 : 익명의 마츠씨

삼남 말이 옳을지도 몰라

차남, 일단 정보를 좀 줘

 

676 : 익명의 마츠씨

무슨 소리가 들린다든가, 들린다면 어디까지 들리는지

 

677 : 푸른 차남

....어라?

 

678 : 익명의 마츠씨

왜 그래?

 

679 : 푸른 차남

장남? 어디있나?

 

680 : 익명의 마츠씨

681 : 익명의 마츠씨

682 : 익명의 마츠씨

683 : 익명의 마츠씨

684 : 익명의 마츠씨

685 : 익명의 마츠씨

얼른 찾아 차남!! 지금 장남을 내버려두면 위험해!!

 

686 : 익명의 마츠씨

.....!?

 

687 : 익명의 마츠씨

잠깐만! 머리가 따라가질 못해

 

688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이랑 헤어진 거야?

 

689 : 익명의 마츠씨

상황 설명 부탁해!

 

690 : 푸른 차남

교실에서 나와서 복도 모퉁이를 돌았는데

먼저 갔을 장남이 안 보이더군

 

691 : 익명의 마츠씨

농담이지..? 떨어져버린 거야?

 

692 : 익명의 마츠씨

이 상황에?! 어떡해!!

 

693 : 익명의 마츠씨

일단 숨어 차남!!

부주의하게 움직이면 위험하다고!!

 

694 : 익명의 마츠씨

몸상태도 안 좋고

 

695 : 익명의 마츠씨

아니

차남은 빨리 장남을 찾으러 가

 

696 : 익명의 마츠씨

?

 

697 : 익명의 마츠씨

너희들 벌써 >>664가 한 말, 잊은 거야?

빨간 거방해다라고 말했잖아?

그 뒤에 바로 소리가 들리고, 장남이 사라졌지

 

698 : 익명의 마츠씨

699 : 익명의 마츠씨

700 : 푸른 차남

찾으러 가겠다

 

701 : 보라 사남

다용 같은 거 알게 뭐야

나도 간다

 

702 : 초록 삼남

너희들 준비 됐냐

 

703 : 노랑 오남

아이아이!

 

704 : 핑크 육남

물론이지

....오남형, , 놓으면 안돼...

 

705 : 익명의 마츠씨

차남 힘내!! 레어 번호네 너!

그보다 동생조가!

 

706 : 익명의 마츠씨

그만둬 너희들! 가면 안돼!

그보다 육남 겁쟁이냐고 너ㅋㅋㅋㅋㅋ

 

707 : 익명의 마츠씨

장남이 오지 말라고 했잖아!?

 

708 : 보라 사남

무리

이제 무리

저기, 그럼 반대로 어쩌면 좋은지 알려달라고

여섯이서 한명인 형제가 위험한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는 거야

 

709 : 익명의 마츠씨

사남....

 

710 : 핑크 육남

쓰레기에 나르시스트에 파칭코에서 살다시피 하는 형들이지만..

그래도 우리들의 형이라고

힘들고 괴로울 때는 언제라도 구해줬던 형들이야

다음은 우리 차례야

 

711 : 익명의 마츠씨

하지만 너희들까지 말려들면 형님들 울거라고

 

712 : 노랑 오남

, 다 같이 잔소리 듣는거야!

나 형들한테 혼날거야!

응응, 그러니까 형들, 꼭 돌아와서 잔뜩 잔소리해줘!

 

713 : 푸른 차남

어이! 너희들! 오지 마라!

장남은 내가 구할테니까!

 

지금 시청각실로 이동중이다

방송을 하면 장남이 알아채겠지

 

714 : 초록 삼남

닥쳐 쿠소마츠

 

715 : 보라 사남

닥쳐 쿠소마츠

 

716 : 핑크 육남

닥쳐 쿠소마츠

 

717 : 익명의 마츠씨

그렇네, 방송하면 알아채고 올지도 몰라!

그보다 동생조 너희들ㅋㅋㅋㅋ

 

718 : 익명의 마츠씨

쿠소마츠라니 너무하잖아ㅋㅋㅋㅋ뭐야 그 별명ㅋㅋㅋ

 

719 : 익명의 마츠씨

엄청난 욕을 들었네ㅋㅋㅋㅋ

 

720 : 익명의 마츠씨

차남은 시청각실로 가는 건가

조심하라고

 

721 : 익명의 마츠씨

몸상태는 괜찮아?

 

722 : 푸른 차남

....형님을 찾을 때까지는 참아야겠지

 

723 : 익명의 마츠씨

.....

 

724 : 익명의 마츠씨

무리하지 말라고...

 

725 : 익명의 마츠씨

형님을 찾으면 한 대 때려도 된다고

 

726 : 익명의 마츠씨

일단 5000엔 받아내라고

 

727 : 익명의 마츠씨

>>726 잊고 있었다ㅋㅋㅋㅋㅋ차남 돈 가져갔었지ㅋㅋㅋㅋ

 

728 : 푸른 차남

어이, 삼남들 듣고 있는가??

여기 오지 마라

 

729 : 초록 삼남

무슨 소리야 바보취급 하지 말라고

 

730 : 보라 사남

닥치라고 했지

잠자코 도움 받으라고

 

731 : 익명의 마츠씨

, 사남이 데레데레...

 

732 : 익명의 마츠씨

차남한테 그렇게나 신랄했던 사남이..

 

733 : 푸른 차남

안 된다

장남도 말했잖나 너희들이 위험해지는 건 못 참는다고

 

734 : 노랑 오남

나도, 형들이 위험한 건 못 참아

 

735 : 푸른 차남

오남...

 

736 : 익명의 마츠씨

오남.....

 

737 : 익명의 마츠씨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차남

장남 구하는 걸 돕도록 허락해줘

 

738 : 익명의 마츠씨

걱정하는 거라고, 너희들을

 

739 : 익명의 마츠씨

서로가 걱정인 거겠지

 

740 : 익명의 마츠씨

이제 너희들이 함께라면 뭐든 해낼 것 같아

허락해주라고

 

741 : 푸른 차남

....안돼, 안 된다

 

742 : 핑크 육남

, 차남

알고있어 네가 장남의 의사를 존중하고 싶다는 거

그러니까 우린 마음대로 할 거야

너는 아무것도 못 들었다고 해, 그것만은 약속해줘 부탁이야

 

743 : 익명의 마츠씨

육남?

뭔가 말투가...

 

744 : 초록 삼남

...육남은 형이니 동생이니를 떠나서 예전에는 차남과 파트너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차남이 걱정된 탓에 예전 버릇이 나온 거겠지

 

745 : 노랑 오남

톳티!!

 

746 : 핑크 육남

그만, 오남형

 

747 : 익명의 마츠씨

톳티ㅋㅋㅋㅋㅋㅋㅋ뭐야 그게ㅋㅋㅋㅋㅋㅋㅋ

 

748 : 익명의 마츠씨

즉답ㅋㅋㅋㅋㅋㅋㅋㅋ

 

749 : 익명의 마츠씨

차남, 너 이제 그만 포기하라고

 

750 : 푸른 차남

........싫다

 

레어 번호 겟

 

751 : 익명의 마츠씨

어이, 차남!

아아 진짜, 너도 형이랑 똑같구만!!

 

752 : 익명의 마츠씨

그만 우기라고!!

 

레어번호 얘기, 지금은 넣어두라고ㅋㅋㅋㅋㅋ

 

753 : 초록 삼남

어이, 임마 차남

 

754 : 푸른 차남

너희들의 책임은 내가 지겠다

부탁이다 너희들, 도와주겠나

 

755 : 초록 삼남

756 : 보라 사남

757 : 노랑 오남

758 : 핑크 육남

759 : 익명의 마츠씨

이런

반해버렷

 

760 : 익명의 마츠씨

아아, 난 이미 차남걸이라고오오오오!!

 

761 : 익명의 마츠씨

>>760 차남걸이라니 뭐야 그게ㅋㅋㅋㅋㅋ

 

762 : 익명의 마츠씨

>>761 몰라, 어쩌다 나왔어

 

763 : 익명의 마츠씨

>>762 굳이 말하자면, 나도 차남걸이야

 

764 : 익명의 마츠씨

>>763 너도냐ㅋㅋㅋㅋㅋㅋ

나도다

 

765 : 익명의 마츠씨

중식하는 차남걸 (남자)

 

766 : 익명의 마츠씨

눙물......

 

767 : 초록 삼남

초스피드로 간다

 

768 : 보라 사남

지금 바로 갈게

 

769 : 노랑 오남

달려가겠슴닷-!!

 

770 : 핑크 육남

레어번호 겟

 

771 : 익명의 마츠씨

레어 번호 겟!!!

 

772 : 익명의 마츠씨

>>771 눈물 닦으라고

그보다 톳티, 레어 번호 보고 먼저 하지 말라고ㅋㅋㅋㅋ

 

773 : 익명의 마츠씨

맞아ㅋㅋㅋㅋㅋㅋ톳티ㅋㅋㅋㅋㅋㅋㅋㅋㅋ

 

774 : 핑크 육남

톳티라고 하지 마

 

775 : 익명의 마츠씨

저기 차남, 시청각실까지 아직 시간 있으면 뭣 좀 알려줄래?

 

776 : 푸른 차남

뭔가?

달리는 중이라 타자치기 힘들지만 좋다

 

777 : 익명의 마츠씨

좋아, 우선 네가 학생일 때 여성에게 원한을 산 적, 있어?

 

레어 번호 겟이네

 

778 : 익명의 마츠씨

 

779 : 익명의 마츠씨

 

780 : 익명의 마츠씨

왜 학생 때 이야기? 게다가 왜 여자야?

 

781 : 익명의 마츠씨

>>777>>100의 머리 회전에 따라갈 수가 없어

[각주:1]

782 : 익명의 마츠씨

........그런 건가

 

783 : 익명의 마츠씨

그런 거야

차남, 형을 찾으려 바쁜 건 알겠는데 답장 부탁해

 

그리고, 방송하면 형을 찾을지도 모르지만, 너도 발견되니까 조심해

 

784 : 푸른 차남

알고 있다

잠시만 기다려줘

 

785 : 익명의 마츠씨

786 : 익명의 마츠씨

787 : 익명의 마츠씨

788 : 익명의 마츠씨

789 : 익명의 마츠씨

, 그런가,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거나 마찬가지구나....

 

790 : 익명의 마츠씨

차남, ,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ᄁᆞ...?

 

791 : 초록 삼남

...하지만 이 방법밖에 없어

차남, 조심해

 

792 : 푸른 차남

고마워

네가 그렇게 말해준다면, 나는 얼마든지 힘을 낼 수 있다고!

 

793 : 초록 삼남

- 정말-!! 힘내라고, 차남!! 장남 부탁해!

너희 둘은 우리한테 맡기라고!

 

794 : 푸른 차남

 

>>777, 답이 늦어 미안하군. 원망을 받은 기억은 없다

 

795 : 익명의 마츠씨

그래

 

796 : 익명의 마츠씨

, 물어보는 거 깜빡했다

왜 그렇게 생각한 거야?

 

797 : 보라 사남

차남은 그런 거에 둔하니까 물어봤자 소용없다고

 

>>777 나도 그게 궁금해

 

798 : 익명의 마츠씨

오우, 좋아 설명할게

우선 괴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장소 말인데.

지금은 다니지도 않은 학교에 끌려갔다는 건 뭔가 연결점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야

반대로 말하면, 어떠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곳으로 끌려간 거야

, 그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의 원인과 차남이 관계가 있다는 거지

그리고, 뒤에 나타났던 여자는 [다음 차례]가 아니라, [죽인다] 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서

 

799 : 익명의 마츠씨

, 그렇구나

 

800 : 익명의 마츠씨

알아듣기 쉬운 설명 고마워

, 레어 번호!!

 

801 : 익명의 마츠씨

>>800 축하ㅋㅋㅋㅋㅋ

확실히, 여자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그렇네

 

802 : 익명의 마츠씨

>>800 레어번호 축하

다른 형제들은 뭔가 기억나는 거 없어?

 

803 : 노란 오남

모름다!!

 

804 : 익명의 마츠씨

, 넌 아니지

 

805 : 익명의 마츠씨

너는 그대로 있어줘

 

806 : 익명의 마츠씨

고마워, 오남

 

807 : 익명의 마츠씨

저쪽에서 사탕이라도 먹고 있어

 

808 : 핑크 육남

나도 모르는 일-

 

809 : 보라 사남

....나도, 교내에서 도는 소문 같은 것도 들어본 적 없어

 

810 : 초록 삼남

....장남 쪽이 그런 건 잘 알지

 

811 : 익명의 마츠씨

잠깐, 뭔가 짚이는 게 있는 거야?

 

812 : 익명의 마츠씨

그렇다는 건 >>777의 말이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813 : 익명의 마츠씨

별로 생각하기 싫은 일이지만 말이야

 

814 : 익명의 마츠씨

일단 장남을 빨리 찾아야 해!

 

815 : 푸른 차남

도착했다!

 

자아, 교내의 레이디즈&젠틀멘이여!

나의 미성에 맘껏 취해라!!

 

816 : 익명의 마츠씨

수고했....어이 차남ㅋㅋㅋㅋㅋㅋ

 

817 : 익명의 마츠씨

아토베님[각주:2]ㅋㅋㅋㅋㅋ

 

818 : 익명의 마츠씨

그런 텐션으로 방송해도 되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

 

819 : 익명의 마츠씨

너 위험한 상황이라고ㅋㅋㅋㅋ

 

820 : 익명의 마츠씨

열이 나서 텐션이 높네ㅋㅋㅋㅋㅋㅋㅋㅋ

 

821 :

찾았다 거기 있었네

 

822 : 푸른 차남

내가 목적이라면 와라 해라

형에게 손을 댔다간 용서하지 않겠다

 

823 :

죽인다, 죽인다, 너만 없었다며어어어언아아아아괴로워 괴로워 괴로워, 아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아아아아아아아앙

 

 

 

사라져

 

824 : 푸른 차남

......공기가 무거워지더니 시청각실의 전기가 꺼졌다

 

825 : 익명의 마츠씨

차남, 너 뭐라는 거야

 

826 : 익명의 마츠씨

게다가 이 닉도 없는 녀석의 말..

 

827 : 푸른 차남

어디선가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시청각실 문이 안 열린다

 

828 : 익명의 마츠씨

어이어이어이어이

 

829 : 익명의 마츠씨

진짜냐....

 

830 : 익명의 마츠씨

장남!! 답하라고!!

 

831 : 익명의 마츠씨

차남을 찾아 얼른!!

 

832 : 익명의 마츠씨

최악의 전개로 가는 거야!?

 

833 : 핑크 육남

형 도망쳐!!

 

834 : 푸른 차남

역시 문이 안 열린다

잠금 장치가 고장난 것 같다

열쇠구멍에서 여성의 머리카락이 잔뜩 삐져나와 있다. 안쪽이 머리카락으로 꽉 막힌 듯하다

 

835 : 익명의 마츠씨

 

836 : 익명의 마츠씨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

 

837 : 익명의 마츠씨

하지만 이걸로 여자가 원인이란 게 명백해졌네

 

838 : 익명의 마츠씨

>>837 냉정한 너도 무섭다고오

 

839 : 푸른 차남

, , 문이 열린다

 

840 : 익명의 마츠씨

841 : 노란 오남

842 : 익명의 마츠씨

, 숨는 게 어때!?

 

843 : 익명의 마츠씨

도망치는 건!?

 

844 : 익명의 마츠씨

물리적인 힘이 통하니까 그냥 때려버려!!

 

845 : 익명의 마츠씨

바보!! 여자가 제일 원한이 깊으니까 부주의하게 굴었다간 잡힌다고!!

 

846 : 익명의 마츠씨

아아, 어쩌면 좋은거야아아아아!!

 

847 : 푸른 차남

,

 

848 : 붉은 장남

아하하하

죽어






간만의 등유스레!


이건 중간중간 코믹하면서도

무서울 땐 또 엄청 무서운 분위기네요


-


그보다 오늘 잊고있었던 도플갱어 만화!

올리려고 했는데

컴퓨터가 뜬금 윈도우 업데이트를 하는 바람에

식자를 못했습니다ㅠㅠㅠ

진짜ㅠㅠ몇시간째 업데이트를...ㅠㅠㅠㅠ


오늘 업데이트 완료 안 되면 다 포기하고 공지라도 올리려고 했는데

그래도 오늘 안에 완료되긴 했네요ㅠㅠ



도플갱어 만화

왜 다 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네요;

뭐지; 꿈에서 다 했나..;

아무리 꿈이라도 다 하기엔 너무 많은 양인데..


아무튼ㅠㅠ도플갱어 다음 업로드 때 

원래 오늘 올리려고 했던 8편이랑

9편 새로 해서 업로드하겠습니다! :D

기다려주세요!!





+ 요청은 이제 끝났습니다!

저번에 공지한대로

당분간 요청은 안 받아요!


8월 31일 이후로 올라온 요청들은

다음에 다시 요청을 받게 되면

그때 확인할 생각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니

기다리지 마시고

혹 다른 번역 블로거분 중에 요청 받으신다면

그쪽에 요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





++ 그보다 티스토리 왜 다음아이디로 로그인 종료한거죠..?

오늘 로그인하려는데 다음아이디로 로그인이 안 떠서 당황했습니다

티스토리 공지보고 어째어째 로그인은 했지만

혹시 로그인 못해서 블로그 날려먹을까봐 걱정했네요ㅠ


  1. (*100은 스레 초반에 다들 주작이니 뭐니 하며 떠나는 와중에 혼자 주작이 아님을 간파하고 그 뒤로 상황 파악, 지시, 이런저런 설명을 했던 사람입니다. 777과 동일인물) [본문으로]
  2. (*일단 직역했는데....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어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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そぞろ 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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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보지 마라, 마츠노의 이름을3

 

 

 

 

툇마루에 앉아, 마당을 서성이는 고양이들을 바라보며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담배연기를 내뱉었다. 두 사람 다 아무 말 않고 맑게 갠 가을 하늘을 바라만 보고 있다.

 

[이치마츠 보내도 괜찮겠어? 카라마츠]

 

붉은 기모노에 담뱃재가 떨어지기 전에, 손끝으로 툭툭 바닥에 재를 털어낸 오소마츠가 입을 열었다. 카라마츠는 깊은 한숨과도 같이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당연하단 듯이 답한다.

 

[상관없다. 조직원들에게 몰래 살펴보라고 할 거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알리러 오겠지]

[쿨하네. 형아 의외여서 놀랐어. 너라면 절대 안 보낼 거라고 생각했거든]

[이치마츠도 이제 애가 아니니까. 우리들의 일이 위험하단 건 이미 알고 있을 거다]

 

냉담히 말하는 카라마츠에,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어깨를 팔로 감싸듯 끌어안는다.

 

[본심은~?]

 

카라마츠는 후핫, 하고 웃는다.

 

[형님에겐 못 당하겠군]

[형아를 얕보면 안 된다구요~]

[알겠다, 말하지]

 

카라마츠가 입을 살짝 삐죽이며 쓴웃음을 짓는다.

 

[이치마츠는 미인이잖나]

[-, 그렇지. 쵸로마츠나 토도마츠랑 똑같이 예쁜 얼굴이지만, 뭔가 이치마츠는 고귀해 보인다고 할까, 섣불리 만졌다간 할퀼 것 같다고 할까. 조심하지 않으면 도리어 당할 것 같은 느낌? 그 점이 미스테리어스 해서 오히려 호감이 간단 말이지]

[그렇지?]

 

카라마츠는 복잡해 보이는 얼굴로 팔짱을 끼고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늘 녀석에게 놀아나는 기분이다. 미인계까지는 아니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나도 모르게 그만 눈길을 빼앗기고 만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몸짓마다 색기가 넘쳐흐른다.

예를 들자면, 내가 보는 앞에서 립스틱을 바른다고? 그 작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고, 부드러움을 강조하듯 입술을 살짝 눌려가며 바르는 그 모습을 보는 건 마치 고문과도 같다....]

[으하하.....아니, 묘사가 너무 세세하다고!! 그래서 뭐? , 평소에 그렇게 당하는 게 분해서 적진에 애인을 내팽개친 거야?]

[그런 게 아니다. 그저....남자란 정말 위험한 생물이란 걸 깨닫게 하고 싶어서. 이렇게 하면 좀 더 조심해서 행동하지 않겠나? 적어도 눈앞에서 립스틱을 바르지는 않겠지. 나는 지금까지 매우 참아왔다. 더 이상 못 참게 되기 전에 알려주고 싶다...]

 

오소마츠는 얼빠진 얼굴로 동생을 쳐다봤다. 뭐야, 그 동정티 팍팍 나는 이유는. 전반은 괜찮았는데, 후반에 뭐야. 그게 그렇게 자신해서 말할 일이야?

 

[너희들....아직 한번도 안 잤지..?]

[!? 어떻게 알았나!?]

[말하는 게 그럴 것 같아서]

 

순식간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오그라든 카라마츠의 등을, 오소마츠는 위로하듯 약하게 툭툭 쳤다.

 

[그 기분 이해한다고~? 미녀인만큼 손대기 힘들다는 거 말이야. 지금까지 나한테도 미인계로 접근한 여자들이 몇 있었지만, 반대로 허들이 너무 높아서 오히려 손대기 힘들더라고. 역시 나한테는 쵸로마츠밖에 없다니까~]

[그거 지금 자랑하는 건가?]

[응 맞아나의 쵸로짱은 그쪽의 미인씨와는 다르다구~. 얌전한 얼굴을 하고선, 눈빛 하나로 조직원놈을 제압한다던가. , 그때 너도 있었던가?]

[있었다. 박력이 엄청났지. 눈빛이 사나운 이치마츠라도 그런 박력은 못 낸다. 하마터면 나도 무릎을 꿇을 뻔했다]

 

그 때를 떠올린 두 사람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몇 년전, 오소마츠가 마츠노 조직의 우두머리 자리에 앉았을 때, 몇몇 조직원 놈들이 한동안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소마츠도 어느 정도 각옥했던 일이기도 했고, 일단 이 세계의 선배나 마찬가지인 그들에게 엄중히 주의를 주는 것도 거북했다. 그런 오소마츠의 생각이 무색하게도, 쵸로마츠는 단번에 이 일을 해결해버렸다. 기모노 옷자락을 들어올려 한쪽 다리를 정강이가 훤히 보일 정도로 드러내고선, 박력 넘치게 쾅! 하고 다다미를 밟으며. [너희들이 이 조직에 몸담고 있는 자라면, 선대의 신뢰와 조직의 장래를 짊어질 이 남자를 평생을 바쳐 따라라!!] 라고 늠름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 모습에 반항하던 이들 모두 그 자리에서 도게자를 했다. 오소마츠가 마츠노 조직의 우두머리로서 인정받게 된 건 모두 쵸로마츠 덕분이었다. 그 이후, 조직원들에게 [누님] 이라 불리며, 존경과 두려움을 한몸에 받게 된 쵸로마츠는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지금은 익숙해져 평연하게 살고 있다.

 

[배짱이 그렇게나 두둑하면서, 조금만 애정표현해도 금방 얼굴이 빨개진다니까. 그게 또 너무 귀여워서 무심코 덮쳐버릴 것 같단 말이지. 난 나쁘지 않아! 귀여운 그 녀석이 나쁜 거지!]

[나도 형처럼 그렇게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만......]

 

카라마츠는 울상을 지으며, 오소마츠의 어깨를 마구 흔들며 말했다.

 

[이치마츠는 빈틈이 너무 많다!!! 일부러 그러는 건가!? 어느날 갑자기 덮쳐버려도 [뭐야?] 라고 되물을 것 같단 말이다!! 어느 의미로 너무 무방비해서 손을 댈 수가 없어.....손을 댔다간 자제할 수 없을 것 같다...]

 

힘없이 툭 떨어진 손에 오소마츠는 또 다시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너도 고생이 많구나]

[가르쳐주겠나....형이라면 어쩔 건가?]

[, ?]

 

그렇네, 라며 오소마츠는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에 잠겼다.

 

[내가 평소에 하는 거라면....그냥 평범하게, 묻는 거?]

[물어?]

[오늘밤에 어때?라고]

[........무리다]

[너는 힘들겠지]

 

양자납득.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저기. 어쩌다 얘기가 이렇게 흘렀지만, 지금 중요한 건 이치마츠가 무사히 돌아오는 거잖아. 소중한 이치마츠를 잠깐이라곤 해도 다른 사람한테 뺏기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너는 왜 그렇게 태평한 거야?]

 

그러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카라마츠가 얼굴을 들며 말했다.

 

[그건 말이지...]

 

 

 

 

 

 

마츠노 이치마츠는, 미나즈키회의 간부인 남자와 같이 있었다. 사전에 사진과 이름, 성격 등의 정보를 토도마츠에게 받아보니, 제일 캐내기 쉬워 보인다고 생각했던 사내였다.

 

[오늘 즐거웠어, 잇짱]

 

깍지를 끼고 있던 손을 다시 꽉 고쳐쥐며 말한 남자는, 이치마츠의 머리칼을 쓸어내렸다. 이치마츠는 입가를 올려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나도, 즐거웠어]

[그럼, 우리 집으로 갈까. , 걱정 마. 부인은 1년 전에 나가버려서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이치마츠의 손을 잡아끌며, 눈이 멀 정도로 반짝이는 유흥가의 불빛에서 멀어져갔다.

 

이치마츠가 그 남자, 야마기시 도고와 접촉한 건 일주일 전이었다. 마츠노 조직 관할에 위치한 그의 단골 캬바클럽에 신입으로 취직해, 야마기시에게 접근했다. 원래 좀 미스테리어스한 여성이 취향이었던 듯해, 이치마츠를 매우 마음에 들었는지 일주일 내내 이치마츠를 지명했다. 오늘밤은 캬바클럽의 폐점 후, 서비스로 야마기시의 집에서 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접촉하는 건 금지였다. 캬바클럽 뒤에 마츠노 조직이 있다는 걸 그도 알기에, 미나즈키회의 간부인 그가 룰을 깰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남자가 마츠노 조직을 두려워하고 있다면, 절대 이치마츠에게 손을 댈 리 없다.

 

야마기시의 집은 혼자 살기에는 너무 넓은 집이었다. 게다가 차는 고급차에 흠집 하나 없고, 마당 또한 잘 손질되어 있어 돈을 엄청 들였다는 게 눈에 보였다.

 

[, 어서 들어와. 맛있는 술이 있는데, 마실래?]

[......아까 가게에서 잔뜩 마셨고, 괜찮아]

[그런 말 말라고. 모처럼 집에서의 데이트잖아? 평소에는 못 해보던 걸 해보고 싶단 말이지~]

 

집에 들어서자마자 야마기시는 도수가 높은 위스키를 잔에 따랐다. 어쩔 수 없이 탁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자, 치즈와 이런저런 안주가 담긴 접시와 함께 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잇짱, 와줘서 고마워]

 

건배, 라고 작게 외치며 잔을 부딪치는 야마기시. 이치마츠도 잔을 받아 입에 댔다.

 

[......야마기시씨는, [뒷세계] 사람이라고 했던가? 총 같은 거 쏘고 그러는 거야?]

[갖고 있긴 해. 쓸 일은 그다지 없지만]

[그래?]

[. 실제로 배반이나 파벌 싸움 같은 건 그렇게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거든. 그냥....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 있으면, -, 하고 쏘는 거지 뭐]

[후후, 무섭네]

[진짜라니까! 미나즈키회의 본가가 마츠노 조직이었다는 거 알아?]

[몰랐어-. 우리 클럽이 마츠노 조직의 관할이라는 건 알지만....그럼 야마기시씨는 친정아빠가 하는 가게에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조금 달라]

[.....무슨 뜻이야?]

 

야마기시는 기분나쁜 웃음을 흘리며, 이치마츠의 손을 잡았다.

 

[어느쪽인가 하면, 장인어른께, 따님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인사하러 가는 느낌...이랄까?]

[야마기시씨도 참~. 놀리지 말라구]

 

이치마츠는 슬쩍 손을 빼며 잔을 내밀었다.

 

[한잔 더, 안 할래? 야마기시씨한테 한잔 받고 싶은데]

[좋아~. 정말, 그런 귀여운 말을 잘도 하는구나]

 

기분이 좋아진 야마기시는 위스키를 이치마츠의 잔에 따랐다.

 

[야마기시씨, 최근에 -!한 적, 있어?]

[최근에는 없네~. 오히려 회사원 같이 평범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거래라든가, 회의라든가 이래저래 바빠. 여기저기 팔고 있는 물건이 있는데, 그게 좀처럼 안 나가서 고생이야]

[흐응.....야마기시씨도 큰일이네]

[이해해 주는 거야?? 이제 진짜 진저리가 난다니까. 여기서만 하는 얘긴데, 나는 마츠노 조직토벌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단 말이야. 아니, 그건 아닌가? 세력이 넓어지면 그만큼 돈도 들어올 테니까. 그래도 일이 늘어나는 건 싫단 말이지]

[마츠노 조직...토벌...?]

[-, 말해버렸네, 바보라니깐 나도]

 

야마기시는 완전 술에 취한 모양이다. 완전히 풀린 얼굴로 히죽거리며 웃고 있다. 독한 술을 마신 건 이치마츠도 마찬가지였찌만, 야마기시 정도는 아니다.

 

[맞아맞아. 마츠노 조직을 무너뜨릴 생각이야. 그걸 위해서 약을 여기저기 팔아서,, 마츠노 조직의 구역을 어지럽히는 거야. 어차피 풋내기 꼬마들이 운영하는 조직이니, 이런 세계의 지식 같은 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지. 판매하는 놈을 직접 죽여서 유통을 막으려 하다니.....멍청하기 짝이 없다니까]

 

킥킥 웃으며 말하는 야마기시에게 좀전까지의 상냥함은 보이지 않았다. 슬슬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 이치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슬슬 가봐야 할 것 같아....즐거웠어, 야마기시씨. 또 가게에 들러줘]

 

제 할 말만 빠르게 내뱉은 이치마츠는 뒤돌아 나가려 했지만, 야마기시가 이치마츠의 어깨를 콱 붙잡는다.

 

[가지 말라구~? 오늘밤은 나한테 투자하는 게 어때? 돈이라면 줄테니까....]

 

잇짱. 하고 귓가에 속삭이는 녀석에, 이치마츠는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 저기...야마기시씨. 이러면...]

[괜찮아, 괜찮아~. 마츠노 조직 같은 건 이제 안 무섭다고....어차피 무너질 조직이니까. , , , 나랑 좋은~짓 하자? 꽤 자신 있다고, .....]

 

그렇게 말하며 이치마츠의 허리를 끈적하게 쓰다듬는 야마기시. 손길에 움찔움찔 떠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야마기시는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다.

 

[잇짱....잇짱.....처음 봤을 때부터 계속 널 갖고 싶었어.....겨우, 겨우 여기까지 왔다구........, 정말 기뻐.....]

[, 이거 놔]

[~]

[그만.....그만하라고!!]

 

그의 손에서 벗어나려 몸을 세게 튼 탓에 스륵, 하고 이치마츠가 입고 있던 원피스가 살짝 내려가면서 이치마츠의 등이 드러났다.

 

그 순간, 야마기시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소나무.....문신?]

 

이치마츠의 등에는 주먹만한 크기의 문신이 자리하고 있었다. 야마기시는 그 문신을 알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무시하고 깔봤던, 자신이 속한 조직의 본가의 문신이었다.

 

[-.....봐버렸네]

 

얼어붙은 야마기시에게서 벗어난 이치마츠는 무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미안, 봐버렸어]

 

챙그랑!!! 큰 파열음과 함께 유리창이 깨지며 무언가 뛰어 들어왔다. 야마기시가 놀라서 바라보자, 한 사내가 서있었다.

 

[, 보이지 말라고 했잖나, 이치마츠?]

 

눈을 번쩍이며 사내는 일본도를 꺼내들었다.

 

[.....그랬지. 그래서 기다렸어, 카라마츠]

 

이치마츠는 뺨을 붉히며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야마기시는 모든 것을 알아차리곤 외쳤다.

 

[, 거짓말......젠장, 네놈 마츠노 조직이구나?!!!!]

[마츠노 조직의 사제두, 마츠노 카라마츠다. 저승길 선물로 잘 기억해둬라]

 

그 말을 끝으로, 번쩍이는 칼날이 야마기시의 몸을 사선으로 갈랐다. 최후의 순간 야마기시의 눈에 비친 건, 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새파란 잔상이었다.

 

 

 

 

왜 그렇게 태평한 거야? 라고 오소마츠가 물었을 때, 카라마츠는 이렇게 답했다.

 

필요 이상으로 이치마츠에게 손을 대려 하는 걸 용서할 리 없잖아? 아주 살짝이라도 옷이 벗겨지게 된다는 나는 녀석을 죽이러 갈 거다

 

[무섭네~......독점욕 제일 강한 건, 너잖아]

 

이치마츠를 감시하고 있던 부하의 연락을 받고 뛰쳐나간 카라마츠를 배웅하며, 오소마츠는 못 말리겠단 얼굴로 담배를 피웠다.

 

 

 

 

 

이윽고 카라마츠와 이치마츠가 집에 도착했다. 오소마츠를 포함해 형제 전원에게 성과를 보고하고, 본가의 여성에게 손을 댔다라는 죄목과 토벌을 꾀하려 했다란 혐의로 미나즈키회를 박살내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오소마츠를 죽이려한 인간에 대해 아는 놈이 있으면, 가차없이 심문할 것을 카라마츠에게 명했다. 이렇게 이치마츠의 첫 잠입수사는 막을 내렸다.

 

 

 

 

 

 

 

카라마츠와 이치마츠의 방은 장지문으로 칸막이가 쳐져있다. 오소마츠와 쵸로마츠,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는 부부라서 그런 것 없이 한 이불에서 같이 잔다. 쵸로마츠는 그 때문에 고생도 하는 것 같지만, 그건 부부의 문제이무로 간섭은 불필요했다.

 

[이치마츠, 들어가겠다]

 

문을 열고 카라마츠가 이치마츠의 방에 들어선다. 이치마츠는 이불 위에 늘어져있다가 카라마츠를 보곤 벌떡 일어났다.

 

[카라마츠와의 약속, 깨버렸네]

 

이치마츠는 만족스러운 듯 환하게 웃었다.

 

[...일부러 그런 건가?]

[글쎄.....후후]

 

이치마츠는 즐거운 듯 웃었다.

약속이라함은, 옷이 벗겨지는 일이 없게 할 것...., 등에 있는 마츠노 조직의 소나무 문신을 상대에게 보인다면, 진심으로 화낼테니 조심하라고 카라마츠가 이치마츠에게 일러두었다.

 

[진심으로 화내는 거, 보여줘 카라마츠]

 

이치마츠의 양손이 카라마츠의 목덜미를 감싸, 옴짝달싹 못하게 잡아둔다.

 

[카라마츠라면 혼나도 좋아]

 

그 말에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오비로 손을 내렸다.

 

[사정없이 화낼거다만?]

[각오하고 있어]

 

두 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강렬한 미소를 지었다.

 

[내일 아침, 허리가 비명을 질러도 난 모른다-]

 

 

 

 

 

 

 




요즘 계속 일본어만 들여다봤더니

한국어가 안 되네요

문맥이 이상하더라도 자비롭게 넘겨주새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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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카라]지만 러브적 요소는 없습니다※

















이 날이 오기를 죽어라 기다렸던 건 아니다. 이 날이 오기를 죽어라 바랐던 건, 이미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다.

 

거의 수십년만에 마주한 바깥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해있었다. 눈부시게 화려한 색색의 조명들에 눈이 시렸다. 겨우 수십년이라 여길 정도로 짧은 시간이 아니란 건 알았지만, 어린아이가 성인이 되고도 남을 20년이란 세월의 변화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너무도 커져버린 세계에게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나는, 마음속의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았다.

 

[.............하아......]

 

무의미한 한숨을 내뱉고, 눈부신 세상에서 시선을 돌리려는 듯 고개를 떨궜다. 콘크리트의 색은 이전과 다름없음에 살짝 안심을 하며, 한 발, 조심스레 내딛었다. 가만히 있는다고 뭐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이리저리 오가는 사람들을 보아하니, 분명 이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분주하게 흘러갈 테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과거, 양손에 거머쥐었던 쾌감이 마음 시릴 정도로 작아져 갔다. 속아넘어간 일반인을 깔보는 즐거움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매달리는 모습을 보며 쾌감에 젖었던 그 흥분감도, 설렘에 두근거리던 교전도, 긴장도, 전부, 고개를 들 때마다 겁을 먹고 멀리 도망쳐 버린다. 기다려줄 사람도 없는데 어쩐지 버림받은 기분이다. 발걸음이 무겁다. 원인모를 소란스러움이 귀에 거슬린다. 이런 세상에도, 아직 과거의 동족들이 남아있을까. 있다고 한들, 식칼 하나로 협박을 하거나 하진 않겠지. 그런 녀석이 있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무서운 일이다.

 

 

그리 많지 않은 작업 포상금으로 표를 끊어, 몇 정거장 앞의 신사로 향했다. 만일 붙잡혔을 때를 대비해 훔친 돈을 신사나 무덤가에 묻어두었다. 숲처럼 개발될지 모르는 장소를 피하다보니, 천벌을 받을 만한 장소밖에 남지 않았지만, 애초에 오컬트 같은 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믿지도 않아 상관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 한밤중에 그곳에 가는 건 꺼려졌지만.

 

시간상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목적지인 역에 내려 번화가를 벗어나 나뭇잎이 이리저리 흩어진 길로 나아갔다. 인적이 드문 신사의 신목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단풍나무 아래. 그 앞에 쭈그려 앉고서야, 삽을 사오는 걸 깜빡했음을 깨달았다. 맨손으로 땅을 만지자, 차갑고 촉촉한 흙의 감촉이 전해진다. 사람을 죽이던 손이, 그날과 다름없는 것을 만지고, 누르고, ―― 생각하기를 관뒀다.

 

예쁘고, 추억이 담긴 물건이 들어있는 건 아니었지만, 이것은 내게 있어 마치 타임캡슐과도 같았다.

흙투성이가 된 손으로 뚜껑을 열자, 그럭저럭 돈이 들어있다. 이름도, 얼굴도 잊어버린 자가 갖고 있던 돈. 그렇게 생각한 탓일까, 희미하게 희열이 돌아온다. 하지만 분명, 이런 칙칙한 희열은 이 눈부신 세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싸구려 지갑에 돈을 잔뜩 우겨넣고, 가방에도 적당히 넣어둔다. 삼분의 일 정도 꺼내고는 다시 뚜껑을 닫아 차가운 흙속으로 돌려보낸다. 그리고는 근처에 사람이 있는지 제대로 확인한 뒤에야 신사를 벗어난다.

 

그 때, 잡히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 강도로서의 감각을 선명하게 갖고 있었을까. 흘러가는 시대에 적응해 변화하며, 그때의 그 희열과 쾌감이 퇴색되는 일 없이, 변함없이, 그대로, 나대로, 지내고 있었을까.

 

[..............오소마츠, , 치비타........였던가]

 

입에서 툭 튀어나온 건, 마지막으로 보았던 일반인들의 이름. 나이도 다 차지 않은 두 놈들 때문에 수십년이란 긴 세월을, 아니 그보다도 감각들을 전부 잃어버린 게 더 크다. 그 두 놈들 때문에, 그 두 놈들이 날 방해하지 않았다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은 분노인가, 증오인가, 아니면 살의인가. 강도로서의 기쁨을 앗아간 그들에게, 이제 와서 분노의 화살이 쏟아졌다.

 

그들은, 지금 어쩌고 있을까. 나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까. 아직, 두려움 가득한 얼굴을 보일까.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잃어버린 감각들이 돌아올 것만 같았다.

 

 

 

 

 

전차를 갈아타고 아카츠카로 돌아가니, 그곳은 예상외로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처음 맞닥뜨린 세상의 인상과 변화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탓에 그렇게 보이는 건진 모르겠지만, 변함없는 거리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안심이 됐다. 의지할 곳이 늘어난 것만 같아, 숨이 트였다. 그러면서도 작업도구나 마찬가지인 식칼을 사려하고 있으니, 역시 타고난 범죄자인 거겠지. 마음의 어두운 이면을 스쳐가는 부정의 말들을 애써 무시하고, 저렴한 서양 식칼을 구입했다. 감각을 억지로 되돌리려 애쓰는 모습에 어쩐지 서글퍼져, 무시하고 싶어졌다. 날카롭게 빛나는 칼날이 애용하던 녀석과는 다른 것도.

 

어느새 날이 저물어, 살짝 쌀쌀해졌다. 예전의 작업복이자 평상복인 가벼운 옷차림으로는 한밤중에는 얼어죽을지도 모른다. 가게가 닫기 전에 발걸음을 재촉해 옷가게에 들러, 옅은 갈색의 베스트와 검은색 머플러를 구입했다. 코트류는 부피가 커서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구입한 것들을 입고 가게를 나오니, 하늘은 거의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 그럼 어디로 갈까..........]

 

새 것의 냄새가 풍기는 머플러에 얼굴을 묻고, 낮보다 사람의 왕래가 적어진 길을 걸었다. 혼자 살만한 집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고민이 됐다. 다시 하숙이라도 할까, 하고 중얼거렸지만 딱히 주소를 아는 것도 안내를 받는 것도 아니었기에 막막했다.

발길을 여섯 쌍둥이가 살던 집으로 돌리면서, 오소마츠라도 불러낼까 하고 생각하던 그때였다.

 

[..........저건.....]

 

무심코 말이 툭 튀어나왔다. 시선 끝에, 오뎅, 이라고 커다랗게 적힌 붉은색 노렝이 걸린 포장마차가 보였다. 손님은 한 명. 아담하고, 분주한 세상과 동떨어진 그 가게는 예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그래. 그는 분명 오뎅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겨우 그 정도의 접점이었을 뿐이었는데도, 어째선지 눈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천천히 한 발씩 나아갔다. 따스한 분위기 속에서 들려오는 점주의 목소리는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앳된 목소리였다.

 

아아, 그다. 그가 있다.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손님 한 명쯤 있는 건 안중에도 없었다. 돌아가기를 기다리면 그만이고, 적당히 돌려보내는 것도 좋다. 그 정도는 내게 있어 손쉬운 일이었다.

손을 뻗으면 노렝에 닿을 거리까지 왔다. 두근거림이 흥분으로 바뀌었다. 나를 보고 새파랗게 질리거나, 속은 것에 분노하는 모습을 떠올린 탓이었다.

 

[오랜만이군, 치비타]

[, ..어서오세, ....]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띠며 가게로 들어가 이름을 불렀다. 수십년만에 보는 것임에도, 체격도 얼굴도 기억과 조금도 다르지 않아, 그리움을 넘어 희미하게, 하지만 점차 명확하게 살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에게 상냥한 미소를 건네야 한다는 건 알았지만, 점점 돌아오는 온갖 감각들에 미소가 일그러질 것 같았다.

 

[당신, 어떻게 내 이름을......아니, 잠깐? 어디서 본 듯한......]

 

의아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치비타에, 나는 가만히 선 채로 그가 나를 떠올리길 기다렸다.

그때의 일인칭은 보쿠였는데, 안 본 사이에 자잘한 부분이 바뀐 걸 보고 있으니 어쩐지 즐거웠다.

하지만 역시 가게의 점주이니만큼 사람과 마주하는 일이 많겠지. 살짝 힌트라도 줄까. 표정을 살짝 풀고, 입을 열었다. 다른 손님이 돌아가기 전까지는, ‘이 녀석 본모습을 숨기고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중간한 연기를 보이는 게 딱이다.

 

[수십년만이니까,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수십년.......? 아니.............어이, 잠깐만.......]

[하하하, 기억났나?]

 

과거의 호탕한 웃음까지 더해 보이자, 치비타는 눈알이 빠질 정도로 눈을 크게 떴다. 자아, 새파랗게 질릴까, 아니면 머리끝까지 열이 뻗쳐 화를 낼까,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머플러로 얼굴을 가리고 몰래 꿀꺽꿀꺽 기대감의 군침을 삼키자, 그와 동시에 치비타가 입을 열었다.

 

 

[, 토고씨 아닌가]

 

 

[............?]

 

 

 

하지만 들려온 건 치비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치비타의 열린 입은 움직이지 않았고, 목소리는 좀 더 낮고 온화한 어른의 목소리였다. 지금 제3자가 분명하게 내 이름을 불렀다. 다소의 놀라움이 담긴, 마치 친구의 친구를 만난 듯한 적의도 경계도 없는 목소리가, 옆에서.

 

[놀랐다고.......오랜만이군]

 

목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시선을 돌린 나는 숨을 삼켰다.

 

살짝 술기운이 돈 듯한 녀석은, 머리에 아파 보일 정도로 붕대를 감고 있었다. 얼마나 심한 부상을 입은 건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비스듬히 감긴 붕대는 오른쪽 눈을 가렸고, 더욱이 왼쪽 뺨에는 커다란 거즈가 붙어 있었다. 이렇게나 얼굴을 가리고 있음에도, 여섯 쌍둥이 중 한명이란 걸 단박에 알아챘다. 옛 얼굴이 아직 남아있다고는 해도, 잘도 알아챘다며 스스로도 감탄했다.

 

하지만 상처는 얼굴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잘 살펴보니, 삼각건으로 매달린 왼팔에도 손가락만 겨우 보일 정도로 붕대가 감겨있다. 안쪽에 목발이 세워져있는 것으로 보아, 보이지는 않지만 발도 성하진 않은 모양이다.

 

뭐지 이 녀석은. 입원중인 병원에서 탈출이라도 한 건가. 여섯 쌍둥이 중 누구인지 고민하는 것보다도, 그런 평범한 의문이 떠오르는 자신을 질책할 여유는 없었다.

 

[그래! 토고잖냐!! 너 이 자식 잘도 날 속였었겠다...!!!]

[치비타, 거기서 바주카를 쏘면 나도 맞으니 그만둬라]

[시꺼-!! 네가 피하라고, 카라마츠!!]

[대체 얼마나 화가 난 건가.....]

 

아니, 아니아니. 잠깐만, 치비타는 대체 뭘 꺼내들고 있는 거야. 다친 사람한테 네가 피하라고 하는 건 또 무슨 경우야.

 

[나의 어린 마음에 상처를 준 벌이다!!!]

[, ]

[우앗]

 

뜨거운 오뎅이 날아들었다. 왜 뜨겁다는 걸 알았냐는 바보 같은 질문은 넣어둬라, 그것이 내 얼굴을 스쳐갔으니 당연한 거 아닌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저걸 피하다니, 나도 아직 쓸만하구나 하고 또 한번 스스로 감탄했다. 그보다, 어이 잠깐 치비타, 너는 대체 오뎅에게 무슨 원한이 있는 거냐. 뒤에서 철컥하는 소리를 내며 서있는 녀석을 보자니, 겉모습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지만 내용물은 상당히 바뀌었음을 알았다. , 적어도 전 강도범에게 맞설 정도로 굳세게 변한 모양이었다. 화를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공격당할 거라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

 

[치비타, 이미 몇 년도 더 된 이야기잖나]

[그런 이유로 간단히 잊겠냐, 임마-!! 나는 지금 엄청 화가 났다고-!!]

[정말이지, , 이거 줄 테니까.....그보다, 토고씨는 왜 이런 곳에 있는 건가? 탈옥이라도 한 건가?]

 

아니, 탈출한 건 너겠지. 분명 치비타가 카라마츠라고 했었지. 카라마츠는 어째서 이렇게 침착한 걸까. 자신과 가족을 협박하고, 형제를 인질로 잡는 걸 가까이에서 봤을 터이다. 너무 충격적이라 오히려 침착해진 걸까. 어릴 적의 일이라곤 해도 트라우마가 될 법한 일이었다. 무섭지도 않은 건가, 아니면 요 수년간 위기관리 능력이 망가지기라도 한 건가. 게다가 방금 치비타한테 뭘 준 거야. 사탕이었지. 그것도 막대 사탕. 주머니에서 사탕이 나오다니, 평소에도 들고 다니는 거냐. 그걸로 얌전해지는 치비타도 치비타지만.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지만, 일단 탈옥이 아님을 설명한다.

 

[........아니, 출소했다]

[, 너무 빠르지 않나?]

[, 그런 거지]

 

예상외의 전개에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출소한 건 사실이다. 경찰에게 살인은 아이들을 겁주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증거도 없었기에, 나는 절도죄 및 공갈죄, 유괴 미수 등의 죄목으로 잡혀들어갔다. 사람을 죽인 건 거짓말이 아니었지만, 형기가 가벼워진다면야 그 정도 사실을 숨기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보다 카라마츠, 너는 탈옥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렇게 침착했던 거냐. 대체 뭐냐, 너는.

 

[임마 토고! 오늘은 카라마츠 봐서 봐주는 거라고!! 다음번에 만났을 땐 죽을 줄 알라고!!]

[, 토고씨도 사탕 먹겠는가?]

 

제발. 제발 그만.

 

 

 

 

 

 

* * *

 

 

 

 

 

[그보다, 당신 옛날이랑 하나도 안 변했구만.........]

 

간만에 진귀한 손님이 왔다며, 비꼬듯이 치비타가 토고를 본다. 수십년도 더 된 기억이라 거의 희미했지만, 토고는 옛날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듯했다. 특히나 저 눈매는 제 기억과 똑같았다. 체형이나 목소리는 살짝 달라졌지만, 카라마츠가 알아볼 정도라면, 틀림없이 그 토고가 맞겠지. 화냈다가 냉정해지자, 자신의 기억이 부정확했음을 자각했다.

 

[아니, 너희들이 너무 변한 거겠지....]

[그런가?]

[, 나도 어엿한 성인 남성이 되었으니 말이다....카라마츠 girls에게 어울리는 남자로]

[...........성인인가?]

[]

 

살짝 지쳐보이는 토고와는 달리, 카라마츠는 지금 이 상황이 꽤 즐거운 모양이다. 토고가 오기 전까지 축 쳐져있던 걸 생각하면, 자신을 속인 것쯤은 용서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치비타만으로는 카라마츠를 위로하기 힘들 정도로 다운되어 있었으니까. 멋을 부리는 모습이 살짝 재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미소를 띠는 카라마츠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토고씨는 언제 출소한 건가?]

[...............오늘]

[그렇군! 그럼 출소를 축하해야겠군!]

[오늘은 치비타가 내게 마음껏 먹어도 좋다고 했거든! 그러니 이건 내가 쏘는 거다!]

 

라며 사방에 꽃을 뿌려대며 웃던 카라마츠는 자기 그릇에 담겨 있던 계란과 무를 토고의 그릇으로 옮겼다. 아니, 그보다 잠깐만.

 

[어이, 카라마츠!! 그건 너만 그렇다는 거라고...!!]

[치비타의 오뎅은 최고다! , 소힘줄도 맛있다!!]

[, 비행기 태우지 말라고, 임마아~! 치쿠와부도 줄까?]

 

카라마츠의 칭찬에 기분 좋아진 치비타는 토고의 그릇에 치쿠와부와 곤약 등을 멋대로 옮겨 담았다. 계속 교도소에 있었다면 이렇게 맛있는 건 못 먹었을 거라며 배부르게 먹고 가란 말과 함께 기쁘게 웃었다.

 

[토고씨, 안 먹을 건가? , 설마 이미 배가 부른 건가?]

 

카라마츠의 말을 들으며, 산더미처럼 쌓인 어묵 위에 다음으로 뭘 더 줄까하고 고민하던 찰나였다.

 

[너희들..........지금 나랑 장난하냐.........?!]

 

토고가 어깨를 떨며 이쪽을 노려보았다. 탁자에 둔 손을 꽉 쥐고, 목소리를 낮게 내리 깐 채로 입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카라마츠도 치비타도 입을 다물었다. 베일 정도로 날카롭게 노려보는 녀석의 눈은, 피곤함에 쩔어 있긴 해도 범죄자의 눈이었다. 치비타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는 걸 느꼈다.

 

[알고는 있는 거냐!! 나는!! 너희들을 협박했던 강도라고!!? 사람을 죽이고!! 돈을 훔친!!! 잊은 거냐?!! 네놈들은 경계심도 없는 거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큰소리로 외치는 토고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게 포장마차 불빛에 비쳐 제대로 보였다. 겹겹이 쌓인 오뎅의 산이 그 충격으로 무너진다. 이를 잔뜩 드러내고, 셋만의 세계를 뒤흔든다. 무서운 눈이다. 무서운 목소리다. 마치 사람을 죽일듯한 분위기를 뿜으며, 토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너희들의 가족을 협박하고!! 형제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억지로 일을 돕게 하고!! 네 형제를 인질로 삼아 유괴하려던 사람이라고!!!]

 

, 큰일이다. 라고 치비타가 생각했을 땐 이미 늦었다.

 

[알고 있는 거냐, 카라마츠!!!! , ]

 

커다란 노성에 어울리지 않게 뒤따른 얼빠진 소리에는 놀람과 불안이 담겨있었다.

 

[.........그렇군, 미안하다 토고씨]

 

토고의 시선 끝에 보인 카라마츠의 눈에는 치비타 같은 두려움도, 토고 같은 놀라움도 없었다. 그저, 평온하고 은은하게 외로운 듯이 흔들리는 세계가 있었다.

 

[하지만 정말 무섭지 않다. 경계를 할 정도로 토고씨가 무섭지 않다. 그런 옛날 일에 화를 낼 생각도 안 들고]

[, 하아?]

[, 아니면 설마 복수라도 하러 온 건가? 그렇다면............, .........아니, 내가 상대해줄, 테니까, ................, 형제한테는, , 대지..............]

 

더듬더듬 말하던 카라마츠는 결국 말을 다 잇지 못했다. 이 말을 꺼내는 게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듯, 카라마츠의 안색이 안 좋다. 반사적으로 치비타는 카라마츠의 옆으로 달려가 말을 걸었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토고는 내버려둔 채, 치비타는 카라마츠를 달랬다. 그 일이 있은 직후이니, 형제를 두둔하긴 역시 힘들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관두는 건, 나중의 카라마츠에게 후회가 될 뿐이었다. 그건 안 된다. 토고의 목적이 진짜 복수라고 할지라도, 아니, 그렇다면 더더욱 카라마츠를 괴롭게 둘 수는 없다. 조용히 입을 다문 채로 가슴을 문지르는 카라마츠의 등을 가볍게 어루만져주었다.

 

[카라마츠, 정신 차리라고]

[치비타............]

[...............제대로 말해둬]

[........., , ................]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 카라마츠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넘쳐흐를 듯한 눈물이 가득했다.

 

[, 대지 마..........., ]

 

얼굴이 확 일그러진다.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말을 끝마치자마자 둑이라도 터진 듯 소리 높여 울기 시작했다. 저 정도로 크게 울면 머리에 울리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일단 카라마츠 좋을대로 내버려두기로 했다. 탁자에 엎어져 우는 모습을 보자니 죄책감이 살짝 들었지만, 빙글빙글 어지러이 소용돌이치는 감정은 그것만으론 가라앉지 않는다. 초조함, 불신, 슬픔, 그것들을 전부 집어삼키고, 치비타는 토고에게 자리에 앉으라 손짓했다.

 

[미안해, 카라마츠도 일이 좀 있거든]

[.............대체 뭐냐고, 너희들.......]

[-, 그게, ............최근에 카라마츠, 형제들 손에 죽을 뻔했거든]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좋을지 고민하며 슬쩍 내뱉은 말에, 토고는 눈을 크게 떴다.

 

[.........?]

[녀석들 전부 니트거든. 이것들이 오뎅을 매일같이 외상으로 먹고 갚지를 않기에 카라마츠를 유괴해서 몸값으로 외상값을 받아내려고, 내가 꾀를 냈단 말이야]

[, 잠깐잠깐]

 

아직 얘기는 시작도 안 했는데 토고가 말을 막는다. 아까까지 그렇게 화를 냈던 사람으론 보이지 않는 얼빠진 얼굴이다. 하긴, 그렇게나 장난꾸러기였던 녀석들이 전원 니트라고 하니 어이가 없는 것도 당연하다. 게다가 치비타가 한 짓은 거의 토고가 했던 짓들과 비슷하고. 토고는 몸값을 요구하진 않았으니, 유괴의 건만 따지자면 치비타보다 토고의 죄가 가벼울지도 모를 일이다.

 

[바다에 기둥을 세워 묶어뒀는데, 그게, 아무도 구하러 오질 않은 거야]

[아니, 잠깐만, 이해가 안 되는데]

[? 어디서부터?]

[전부]

[그럼 그냥 들어. 전화를 했는데, 흥미라곤 없는 녀석에, 심지어 기뻐하는 녀석까지 있었다고. 그러다 결국은 엄마가 가져온 배에 관심이 끌려선 다들 카라마츠를 잊어버린 거야]

[잠깐만............진짜 그 여섯 쌍둥이의 얘기인 거냐? 그거]

 

치비타의 말을 끊은 토고는 이미 이해력 한계인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게, 토고의 안에서 여섯 쌍둥이의 이미지는 사이좋고, 밝고, 여섯명이 하나란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아이들이었으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실제로 토고가 오소마츠를 유괴했을 때, 바로 경찰이 오지 않았다. 오소마츠가 다칠까 염려하는 가족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소마츠도 가족을 걱정해 혼자 떠안았다. 평소에는 개구쟁이지만, 형제들이 위험할 때는 총명하고 듬직해지는 녀석이었다. 그럴 터였다.

 

[, 그래서 장난이라 생각하고 무시한 건가 해서, 이번에는 카라마츠를 녀석들 집앞으로 끌고가서 화형을 시켰거든]

[너는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아니, 카라마츠가 진짜 없어지면 얼마나 슬플지를 알려주려고..........]

[...........................-, 됐어 계속해............]

 

대체 어찌 된 일인가. 이것이 현대의 유괴나 협박이란 말인가.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해도 별수 없을 정도로, 토고에게 있어 이 사태를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다. 토고는 이미 한계였다.

 

[.....-, 그래서, 이 녀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낀다면 구하러 나오라고 했더니, ........그랬더니 말이야, 녀석들 2층에서 카라마츠한테 둔기를, 던졌다고.........]

[...................?]

[방망이나, 후라이팬, .......맷돌, 까지.......]

 

점점 말을 흐리는 치비타를 토고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어쩐지 기분이 찝찝하고 거북해진 치비타가 시선을 피하자, 그 옆에 있던 카라마츠가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잠들어 있다. 울다 지쳐버린 거겠지. 머리에 감긴 붕대의 한 쪽이 느슨해져 밑으로 내려와 있다.

 

[..........그런 일이 있은 직후라서 말이야...]

[카라마츠한테 던진 거냐, 진짜?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았다고?]

[.................]

[오소마츠는!? 그 녀석도!?]

[..........누가 뭘 던졌는지까지 다 기억하진 못 한다고...]

 

괴로운 표정으로 말하는 치비타에, 토고는 이번에야말로 진짜 입을 다물어 버렸다. 토고의 세계가, 변하지 않았다며 안심했던 세계가, 숨이 탁 트여 편안했던 세계가 무너져 내린다. 무의식적으로 그 세계의 축이 되어있던 여섯 쌍둥이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원동력이 된 여섯 쌍둥이가, 너무도 변해 있었다. 하지만 너무도 변했다고 단언할 정도로, 토고는 그들의 어린 시절을 몰랐다. 그리고, 그들의 성장과정을 하나도 몰랐다. 이 세계의 주민이라 부르기에 토고는 너무도 상식적이고, 무지했다.

 

[카라마츠 녀석, 늘 연기하듯이 멋진 말을 해댔거든. 뭐라더라, 괴롭힘 당하는 캐릭?? 같은.........]

[..................]

[아니, 도가 지나치다는 건 알지만 말이야...........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거냐고 물어도 이 녀석 전혀 말해주질 않고...........결국 그것 때문이 이렇게 된 거라고!!]

[...................]

[사실은 말이야! 녀석들도 카라마츠를 좋아한다고!! , 연기 잘 못하니까...카라마츠처럼 자연스럽지 못하니까, ...........내가 벌인 일이니까, 그래서 장난이라 생각해서...............]

[......................................]

 

마치 무언가에 용서를 구하듯 두서없이 말하는 치비타. 그에게 있어서도 이번 일은 너무 커서, 아직 마음으로도 머리로도 정리가 안 된 듯했다. 무심코 그 자리에서 혼자 도망쳐 버리기까지 했으니, 이미 치비타도 한계일 터였다. 당황한 상태로 구급차를 부른 탓에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전혀 기억나지 않겠지. 집에 와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다음날 부랴부랴 병원으로 뛰어간 건 기억하고 있지만. 사고라고 우기는 카라마츠에게 뭐라고 말했는지도, 의심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어떻게 둘러댔는지도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않고, 카라마츠에게 부탁한 옷을 챙겨 병원에 간 건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치비타도 한계였다.

 

[............뭐어, 외상값을 내지 않은 녀석들도 나쁘지만 말이야, 이번에는 나도 녀석한테 크게 잘못했, ............]

[.................]

[, 토고..........?]

[?]

[, 아니, ..............미안...]

[.......................]

 

차가운 밤공기가 세명의 세계를 감싼다. 들리는 소리라곤 탁자에 엎어진 이의 들릴락 말락한 숨소리뿐이라, 침묵이 세계를 점점 빠르게 침식해간다. 분위기 때문인가 날씨 때문인가 모를 추위에 몸을 떨며 치비타는 현실도피를 하려는 듯 카라마츠에게 손을 뻗었다. 아무리 성인 남성이라 할지라도, 이런 상처로 혼자 집에 돌려보내기엔 불안하다. 막 잠에서 깨어, 몸까지 이렇게 식어서야 분명 감기에 걸리고 말 것이다. 게다가 아무래도 집에 돌아가긴 껄끄러울테니, 자기 집에 데려가 재우려, 치비타가 카라마츠의 어깨를 흔들어 깨우려던 순간이었다.

 

 

 

[치비타, 손 들어]

 

토고는 치비타에게 가방에서 꺼낸 식칼을 겨눴다. 아직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새 칼의 날카로운 칼날을 소리 없이 치비타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 ?]

[말해두겠는데, 이건 진짜 칼이고, 농담도 아니니까]

 

너무도 갑작스런 전개에 치비타의 사고가 정지했다. 눈앞에까지 들이닥친 칼날과, 코앞까지 다가온 토고의 얼굴. 자신과는 명백히 다른 범죄자의 눈을 한 토고에, 치비타는 전에 없던 공포를 느꼈다.

 

언뜻 토고가 무언가 하는 게 보이긴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잔뜩 풀이 죽어 있는 그가, 갑자기 이런 일을 저지를 거라곤 생각도 못했으니까. 아니, 생각할 여유가 없었으니까, 그냥 무시하고 있었다.

 

[, 토고...........?]

[시끄럽게 굴면 죽인다. 손 들어]

 

땅을 기듯이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치비타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이미 본능이 몸을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땀이 멈추질 않는다. 시야가 기분 나쁠 정도의 채도로 뒤덮여 간다. 협박을 당하고 있는 와중에 시끄럽게 굴 여유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칼날은 눈앞에서 움직일 생각을 않고, 토고는 그야말로 코앞까지 다가와있다.

 

그 순간, 칼날이 카라마츠의 목덜미로 향했다.

 

[, 카랏]

[그대로 움직이지 마.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카라마츠의 목숨은 끝이니까]

 

다짜고짜 그렇게 말하는 토고에, 이제 치비타는 답을 할 수 조차 없었다.

 

[어이, 일어나라 카라마츠]

[............, ...........?]

[일어나라고]

 

탁자에 엎어진 카라마츠의 귓가에 대고 큰소리로 불러 깨운다. 술을 마셨다고는 해도 얼마 마시지 않았기에, 카라마츠는 금방 일어났다. 그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치비타에게 있어 불행일 수밖에 없었다.

 

[..........토고, ?]

[깼냐. 깼으면 일어나]

[, ?]

[네가 그랬지. 복수할 거라면 자기한테 하라고]

 

아직 몽롱한 카라마츠의 눈에는 사각지대라 식칼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살인자이자 강도인 토고의 무시무시한 표정만이 보일 뿐이었다. 살짝 당황은 한 듯했지만 공포는 담겨 있지 않은 푸른 눈으로 똑바로 바라보았다. 잠에 취해있던 눈은 이젠 거의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형제에게는 손을 대지 말라고 그랬지]

 

이젠 완전히 잠에서 깬 카라마츠가 잠시 침묵하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아, 그랬지]

[나는 원래 치비타와 오소마츠에게 복수를 하려고 이곳에 온 거거든. 이 두놈 때문에 잡힌 거니까]

[.......모처럼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고 싶은 건가?]

[닥쳐. 나한테 그 수십년이 얼마나 큰 건지 네놈은 모르잖냐]

 

칼날이 카라마츠의 목에 닿고서야 카라마츠는 그 존재를 알아챈다. 이건 단순한 질문이 아니다. 자신의 생사가 걸려있다. 그 때와 같은 식칼을 든 토고가 이번에는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

 

뭐어,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싶은 얘기지만.

 

[지금 여기서 치비타를 첫 희생자로 만드는 건 간단한 일이야. 치비타를 죽이고 싶지 않다면, 내 말대로 따라. 네가 치비타와 오소마츠의 대신이 된다면, 다시는 둘을 노리지 않겠다. 내 말 알겠냐?]

[..........알았어. 그렇게 하지]

[카라마츠!!]

[일어서]

 

다시는, 이라는 건 또 잡혀들어가더라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오늘처럼 우연히 두 사람이 같이 있을 때 마주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볼 수 있다. 혼자 있을 때 마주한다면 끔찍한 전개가 될 것이다.

카라마츠는 토고의 말에 승낙하곤 그의 말대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불안정한 발걸음으로, 한 손으로 목발을 쥐었다. 포장마차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어둠에 선 카라마츠를 은은하게 비추었다.

 

[치비타, 여기로 택시를 불러. 잔꾀는 부리지 말라고]

[...........토고, 카라마츠한테 무슨 짓이라도 했다간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니까]

[죽이진 않을테니 부르기나 해]

 

카라마츠한테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치비타는 전화번호부를 꺼내들었다.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자, 코웃음으로 받아친다. 짜증난다.

전화가 연결되고, 여전히 카라마츠를 응시한 채 상대방에게 주소를 불러준다. 혀를 씹을 것만 같다.

 

[고마워. 난 괜찮다, 치비타]

[너는 앉아있어]

[]

[보고만 있어도 아프다고. 얌전히 기다려]

 

자신이 했던 모든 생각과 말을 철회하게 만든 그 한마디에는 분명하게 카라마츠를 염려하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그에 치비타는 어떠한 가설을 세웠다. 이건 어쩌면 토고의 연기인 게 아닐까. 형제들에게 너무도 모진 취급을 받는 카라마츠를 위해, 과거에 가해자였다는 점을 이용해 신빙성을 살려 형제들을 움직이게 만들 작전인 건 아닐까, 하고.

그런 생각에 빠져있던 치비타는 전화 너머의 낯선 상대의 질문에 정신을 번뜩 차렸다.

 

[상처가 다 나으면 내 일을 좀 도와줘야겠다]

[뭘 도우면 되는 건가?]

[시체를 처리하는 거다. 먹으라곤 안 해]

 

아니, 역시 기분 탓인 듯하다. 시체를 처리하라니 뭐야. 해체해서 바다에라도 버리는 건가. 아니면 산에다 묻으려는 걸까. 전화를 끊고 둘을 보았다. 언뜻 봐선 마치 부상자와 그 보호자 같다. 식칼은 이미 가방에 집어넣은 모양이었다.

 

[10분 후면 택시 올 거야]

[그래]

 

토고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선 채로 있고, 카라마츠는 그 오른쪽에 앉아있다. 치비타는 그 왼쪽에 앉아 택시가 오기를 기다렸다. 가차없이 쳐들어오는 침묵에 마음이 불편했지만, 그렇다고 뭐라 할 말도 딱히 없을뿐더러, 뭐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저기, 토고씨]

[?]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건가?]

[대놓고 물어보는 거냐]

 

카라마츠는 치비타의 걱정과 망설임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곧 살인범에게 유괴당할 처지라는 걸 알고는 있는 걸까. 아니, 알고서 저러는 거라면 더 무섭다. 오컬트를 넘어서 사이코패스라니 감당이 안 된다고.

 

[그걸 알아서 어쩌려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될 거라면, 그 마음의 준비라는 걸 해야 되지 않겠나...]

[돌아올지 어쩔지는 네 하기 나름이라고]

[흐음...............]

[.......토고, 진심이냐. 갑자기 표정까지 바꾸고 그렇게 말하다니.........]

[농담이라고 생각할거면 그러라고]

[그럼 치비타, 브라더들에게는 잘 말해주겠나. 이 마츠노가 차남, 마츠노 카라마츠. 사랑하는 브라더들의 가디언이 되어, 잠시 악마의 속삭임을 따르기로 했다고.......]

[누가 악마라는 거냐]

 

카라마츠는 평소와 같았다. 토고도 아까와는 달리 살의는 보이지 않았다. 대체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 광경 속에서, 단 한 사람, 변하지 않은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너무 평소와 똑같은 모습으로 토고와 얘기하는 그에 연기를 하고 있는 듯 느껴진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지만, 토고가 한 말이 그 가능성을 낮게 만든다. 연기라고 한다면, 본심은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까. 아니, 그건 숨기는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뭔가 작전이라도 있는 걸까. 부탁이니, 위험한 짓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고]

[하아.........이번엔 또 뭐야]

[처음엔 우릴 죽일 생각이었던 거냐?]

[그래]

[.................정말로?]

 

재차 확인하려는 듯 거듭 묻자, 토고는 잠자코 치비타를 내려다봤다. 노려보는 것도, 무언가를 탐지하는 것도 아닌, 그냥 치켜올라간 눈으로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다. 그러다 토고는 슬쩍 자신의 오른손으로 시선을 돌렸다. 손바닥을 위로한 채, 무언가 커다란 것을 지탱하듯이, 그러면서도 그것에 매달리듯이. 하지만 치비타는 그걸 보는 토고의 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래]

[.........그런가]

[하지만, 이제..........너로서는 의미가 없거든]

[?]

[택시 왔네. 카라마츠, 가자]

[, 잠깐!! 토고!!]

 

끝에 툭 내던진 중얼거림에는 마치 체념한 듯한 묘한 느낌이 들어, 치비타는 무심코 토고에게 달려들었지만 토고는 이를 무시했다. 택시 기사와 뭔가 말을 주고받고 있었지만, 치비타가 그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강경하게 따지고 들 수는 없었다. 그저 반보 뒤에서 잠자코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치비타]

[.......카라마츠........]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목발로 지탱하고 선 카라마츠가 있었다. 희미하게 역광이 되어, 치비타에게 카라마츠의 그림자가 졌다. 미소를 띠고 있는 듯 보였지만, 그 미소에 무슨 의미가 담겼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아,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것이 분해서, 치비타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나는 괜찮으니 걱정 마라. 전언, 부탁한다]

[......., 그런 거지 같은 말 전해줄까 보냐. 네가 없어지고 녀석들도 따끔한 맛을 한번 봐야하지 않겠냐]

[그건 곤란하다고, 치비타]

[녀석들은 곤란해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토고가 다급한 목소리로 카라마츠를 불렀다. 치비타는 그 자리에 박혀 움직이지 못했다. 카라마츠는 치비타에게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며 토고에게 다가갔다. 가버린다. 카라마츠가,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토고와 함께.

가버린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르는 곳으로.

 

[.............카라마츠]

 

치비타의 손이 카라마츠의 옷자락을 잡았다.

 

[치비타?]

[.................가지 마, 카라마츠]

[...............]

[나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까, ..........오소마츠도, 토고 따위한테 당할 놈이 아니..........]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아플 정도로, 푸른색 옷자락을 꽉 움켜쥐고 제 쪽으로 당긴다. 그럼에도 카라마츠는 미동도 없다. 그건 치비타의 힘이 약해서가 아니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게 두려워서, 치비타는 고개를 떨궜다. 붕대가 감긴 발이 눈에 밟혀서, 평범해 빠진 그 신발이 눈에 밟혀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치비타, 양손은 내보지 않겠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위를 보자, 카라마츠는 오른손에 뭔가를 쥔 채 내밀고 있었다. 목발을 옆구리에 끼고 있는 탓에 자세가 불안정하다. 위험한 걸, 하고 치비타는 멍하니 양손을 카라마츠 오른손 쪽으로 내밀었다. 치비타의 손에서 빠져나온 옷자락이 구깃구깃하다.

 

[이걸 주지. 내가 네게 주는 마음이다. 받아주겠나]

 

오른손을 펼쳐 치비타의 양손에 떨군 것은, 아까 받았던 것과 같은 막대 사탕이었다. 밀크맛인지 하얀색 사탕이었다.

 

[그럼 잘 지내라, 치비타]

 

그 말을 끝으로 카라마츠는 택시에 올라탔다. 사탕이 양손 가득 자리하고 있어, 떠나가는 카라마츠에게 손을 뻗을 수 없었다. 치비타는 그저 멀어져가는 카라마츠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그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귓가에 맴돌았다. 슬로모션으로 흘러가는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던 치비타가 정신을 차리자, 어느새 어둠속에 치비타 혼자 서있었다. 숨 쉬는 것조차 잊어버릴 듯한 침묵에 휩싸여, 치비타는 누군가 있었다는 자취를 양손에 꼭 쥔 채로 눈물을 흘렸다.

 









오/의역 많습니다

문학적인 표현(?)이 몇 있어서 애를 먹었네요ㅠ


사실 토고 말투도 갈수록 뭔지 모르겠습니다..ㅎ





-


일단 이번 업로드는 이걸로 끝인데요

지금 식자 작업을 할 생각인데

제가 피곤함에 때려치지 않는다면

올리고 자겠습니다


....기다리진 마세요.....

올린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눈이 너무 아파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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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혼에 안녕을 2

 

 

 

 

 

 

카라마츠가 청년을 상당히 의존하게 됐을 무렵.

 

[저기, 카라마츠형! 카라마츠형!!! 어디 가는 거야?! 무시하지 말라고!!]

 

토도마츠는 핸드폰을 탁자에 거칠게 내려놓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그대로 달려나가, 밖으로 나가려는 카라마츠의 팔을 붙잡았다.

 

[....아아, 토도마츠인가. 왜 그러나]

[왜 그러냐니....뭐야, 내 말 못 들은 거야? 오랜만에 낚시하러 가자고 했잖아. 그게, 요즘 카라마츠형이랑 같이 놀지를 못 했으니까-..]

[....나는 됐다]

 

토도마츠의 말을 잘라먹으며 답한 카라마츠는 붙잡힌 팔을 뿌리쳤다.

최근 카라마츠의 상태가 이상하다 느끼긴 했지만, 이렇게 명확하게 거절의 의사를 표한 건 처음보는지라 토도마츠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안하다, 토도마츠. 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카라마츠 보이가 있거든. 나는, 나를 필요로 해주는 사람에게 가고 싶다]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어딘가 공허한 눈으로 토도마츠를 향해 옅게 따스한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뒤돌아 집을 나가버렸다.

 

[, 저기, 잠깐-]

 

그를 붙잡으려 뻗은 손은 허공에 멈춰서고. 토도마츠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평소의 그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파트너이자 귀여운 동생인 토도마츠의 약속을 우선시했을 터였다. 형제 랭킹을 매기려 하면, 1위가 되려고 필사적으로 자신의 비위를 맞추고, 싸움에 휘말리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그게 마츠노 카라마츠라는 사람인데.

 

[......거짓, . 어째서...카라마츠 보이라니 뭐야.........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

[톳티! 왜 그래애? 설마, 응가 지렸어!?]

[.......그런 거 아니야, 쥬시마츠형. 미안, 지금은 좀 혼자 있고 싶어..]

 

토도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비틀비틀 2층으로 사라졌다.

 

 

 

 

* * *

 

 

 

 

한편, 카라마츠는 청년에게 줄 액세서리를 고르고 있었다. 자신과 얼굴이 닮았으니까, 분명 멋진 액세서리가 잘 어울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카라마츠는 은색의 해골마크가 붙은 팔찌를 2개 구입했다.

좀 비쌌지만, 용돈을 받은 직후였고, 최근에는 그다지 놀러다니지도 않은 탓에 백수치고 돈이 꽤 있었다.

 

카라마츠는 다른 사람이 있는지 주변을 잘 살피고, 가방에서 깃털을 꺼냈다. 이 깃털이 현세와 그 공간을 이어주는 열쇠다.

 

텐구의 칠흑 같은 깃털이 이계로 이어지는 열쇠라니, 이 얼마나 간지나는 아이템인가!

하고, 잠시 황홀감에 잠겨있던 카라마츠는 평소대로 신사에 깃털을 꽂았다.

 

그러자, 어디선가 까마귀 떼가 날아들어 카라마츠와 신사를 둘러쌌다. 누가 보면 그가 흑마술이라도 부리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주변이 안개에 휩싸이더니 갑자기 어두워지고, 거친 바람이 불어왔다. 의식을 잠시 잃었다 눈을 뜨면, 눈앞에는 낯익은 신사와 무덤이 보였다.

카라마츠의 방문을 알아챈 청년이 상냥한 미소로 가까이 다가왔다.

 

[또 와주셨군요]

[물론이지. 오늘은 선물도 있다]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화과자를 꺼냈다. 옅은 푸른색이 아름다운 화과자와 함께 양갱도 들어있다. 청년은 호오, 하고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현세의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네요]

[그렇지? 마음에 들면, 또 사오겠다]

 

카라마츠는 기뻐하며 활짝 웃었다.

둘은 돌계단에 앉아 화과자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카라마츠가 일방적으로 떠들고, 그걸 즐겁다는 듯 청년이 들었다.

결코 카라마츠의 말을 비웃거나 끊어먹지 않았다. 그게 카라마츠에게 있어 얼마나 기쁜 일인지 그 누가 알겠는가.

 

[......저기, 한 가지....아니, 두 가지만 물어봐도 되는가?]

[, 뭐든지]

[으음, 그럼....., 저기....형씨는, 내가 좋은가? , 아니 이상한 의미로 묻는 건 아니다! 그게, 난 모두에게 미움을 받으니까......형씨는 어떤가 해서...]

 

카라마츠의 절실한 질문에 청년은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괜찮습니다. 진심으로 당신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 정말인가!? 형씨는 역시 카라마츠 보이였군!]

 

청년의 대답에 카라마츠는 뛸 듯이 기뻤다. 원래 카라마츠는 승인욕구가 남달랐는데, 그의 성격 탓인지 다들 농담으로 여기거나 비웃으며 표현해주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사실은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며 가슴 아파했다.

 

[카라마츠 보이, 라는 건?]

[아아, 미안하군. 카라마츠 보이란 건 이 카라마츠를 좋아하는 맨...아니, 남성을 말한다. 참고로 카라마츠 걸이란, 카라마츠를 좋아하는 여성을 뜻하지!]

[그렇습니까. 당신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인기가 있군요]

 

청년은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먼 산을 바라보며 이마에 삐질삐질 흐르는 땀을 닦기 바빴다.

 

[, 아니...카라마츠 보이는 형씨가 처음이다. 걸즈도 아직 없고......아무래도 카라마츠 보이들도 걸들도 샤이...아니 부끄럼쟁이인 모양이군......]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초대 카라마츠 보이가 되겠습니다]

 

청년이 시원스런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자, 카라마츠의 표정은 순식간에 밝아졌다. 그도 그럴게, 그리도 염원하던 카라마츠 보이였으니까.

 

[..........!! , 기쁘다...! , 그럼! 이거!! 카라마츠 보이에게 주는 기념 프레젠트, 아니 선물이다!!]

 

카라마츠는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해골 팔찌를 두 개 꺼내 청년에게 주었다. 아무래도 청년은 처음 보는 물건인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촉루[각주:1]입니까]

[촉루....? 으음, 이건 해골이다! 멋지지? 이렇게 하는 거다]

 

카라마츠는 자기 손목에 팔찌를 끼곤 그것을 자랑스럽게 보였다.

 

[헤에....이걸 제게 주는 겁니까]

[그럼! 카라마츠 보이라는 증표다!]

 

카라마츠는 기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굉장히 순진한 모습에 청년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카라마츠와 똑같이 팔찌를 착용했다.

짙은 푸른색의 유카타에 어울리는 물건은 아니었지만, 청년은 옆모습은 어딘가 기뻐보였다.

 

[, 또 하나 물어봐도 되겠는가?]

[, 괜찮습니다]

[형씨의 이름은 뭔가? 계속 형씨라고 부르는 것도 좀 그렇잖나]

 

카라마츠의 질문에 청년은 눈언저리를 살짝 움찔하더니, 눈을 내리깔았다. 무척이나 슬퍼 보였다.

 

잠시 침묵한 청년은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사실 없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버렸습니다. 지금까지 쭉 혼자였으니까, 필요가 없어서..]

 

그 말을 들은 카라마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이름이 없다니,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다. 왜 버린 건지 궁금했지만, 그걸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누구라도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한두가지는 있을 테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동정할 거라면 제게 이름을 지어주시지 않겠습니까]

[내가...이름을?]

[. 어차피 내 이름을 부를 사람은 당신뿐이니, 당신이 붙여주는 게 낫겠죠]

 

그 말에 카라마츠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모처럼 생긴 카라마츠 보이의 부탁이다. 이렇게 된 거, 센스와 재각(재주와 지각)이 넘치는 멋진 이름을 지어주자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지붕 위에 올라가 태양을 쬐고 있을 때면 늘 멋진 단어들이 잔뜩 떠올랐었는데.

 

[죄송합니다, 곤란하게 만들어 버렸군요. 역시 이름 같은 건 필요없-]

[, 잠깐, 웨이트! 잠깐, 잠깐만! ......., 그래! ......훗훗, 나라는 사람이 이런 미스테이크를! 형씨는 카라마츠 보이지. 그러니 내 이름에서 따오면 되지 않나! 으음...카라.....카라()는 어떤가]

 

카라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주변 바닥에 라고 썼다. 그리곤 의기양양한 얼굴로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청년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놀란 얼굴을 보였다. 그의 크게 뜨인 눈에 옅게 물기가 차올랐다.

 

[, ]

[...카라. , 좋은 이름이군요. 감사합니다]

 

카라마츠가 말을 걸려 입을 열자, 청년은 평소대로 돌아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 * *

 

 

 

 

그날, 웬일로 일찍 귀가한 카라마츠는 2층이 소란스러운 걸 느꼈다.

조심조심 계단을 올라, 방문을 빼꼼 열어 안을 살폈다.

 

[이치마츠, 그 고양이 어디서 주워온 거야]

[......몰라 아마 공원앞]

 

이치마츠의 무릎 위에 붕대가 감긴 검은 고양이가 둥글게 몸을 말고 앉아 있다. 아무래도 다친 고양이를 이치마츠가 주워와 보호하고 있는 듯했다.

 

[뭐야 모른다니]

[....녀석을 발견하자마자 급하게 주워서 집까지 뛰어왔으니까 그런 걸 기억하고 있을 리 없잖아]

 

쵸로마츠는 어이없다는 듯 이치마츠를 보았다. 쥬시마츠가 고양이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 이치마츠, 이 녀석 꼬리 좀 이상하지 않아? 다른 고양이들은 다 꼬리가 하나잖아? 근데 이 녀석은 뭔가 꼬리가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데]

 

오소마츠가 소파에서 뒹굴거리며 흥미라곤 조금도 없는 말투와 표정으로 고양이의 꼬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소마츠의 말대로 고양이의 꼬리는 두 개였다.

 

[원래는 하나지. ..., 아마 기형으로 태어난 거겠지. 그래서 다른 고양이들 무리에 끼지 못한 거 아닐까]

[~, 불쌍하네~. 꼬리가 한 개든 두 개든 상관없잖아]

 

이치마츠는 고양이의 등을 쓰다듬었다. 토도마츠가 핸드폰을 보며 영혼 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다들 그를 노려보았다.

 

[....나왔다, 드라이 몬스터. , 진짜 자기 이외의 생물에는 흥미라곤 없구나]

[꼬리가 두 개라는 건 인간으로 치자면 엉덩이가 두 개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우엑, 기분 나빠~. .....그럼 자X도 두 개인가?]

 

오소마츠가 그렇게 말하며 고양이를 들어올리려 하자, 이치마츠가 그 손을 쳐냈다. 그 때, 카라마츠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 다녀왔다]

 

우물쭈물하며 들어가자, 화기애애했던 방의 분위기가 갑자기 확 식는다. 마치 타인이 갑자기 무리에 끼어든 듯한 분위기에 카라마츠는 안절부절못했다.

 

[...저기, , 이치마츠. 고양이....데려온 건가? 큐트하군]

 

카라마츠가 고양이에게 손대려 하자, 이치마츠가 그 손을 찰싹 쳐냈다.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 얌전했던 검은 고양이가 고개를 들고 카라마츠를 향해 하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 ..., 미안......]

[....왜 갑자기 위협을....어이, 쿠소마츠 너 이 녀석한테 무슨 짓한 거 아냐?]

[, 갑자기 왜 위협하는 거? 방금까진 아무런 반응도 않더니만]

 

이치마츠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카라마츠를 쏘아보고, 오소마츠는 히죽거리며 카라마츠를 보았다. 쥬시마츠는 진지한 얼굴로 입을 꾹 다문 채로 뭔가 생각에 잠긴 듯햇고,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았다.

 

[.....카라마츠형, 이상한 냄새 나]

[, 냄새?? 별로 아무런 냄새도...]

 

쥬시마츠의 말에 카라마츠는 자신의 옷을 끌어올려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그에겐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형제한테 차가운 시선을 받은 카라마츠는 도무지 이 분위기를 견딜 수가 없었다.

 

[....고양이가 카라마츠형을 싫어하는 것 같으니까, 고양이가 나을 때까지 밑에서 자. 괜찮지? 어차피 늦게 들어오니까]

 

토도마츠가 말을 꺼내자, 다들 찬성하기 시작했다. 고양이가 불쌍하다, 늘 늦게 들어오니까 고양이를 깨우면 민폐다, 라며 입을 모아 말하는 그들을 보며 카라마츠는 눈물을 글썽였다.

토도마츠는 뇌리에는 오늘 아침 카라마츠가 자신을 무시했던 광경이 떠올랐다. 엄청 상처를 받은 탓에, 이 정도의 복수는 괜찮을 거라며 카라마츠의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게다가 카라마츠형, 우리보다 친구들이 더 좋잖아? 그럴거면 그냥 들어오지 말지 그래. 뭐랬더라, “나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고 싶다”...라고 했던가?]

[, 그건......너희들이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으니까...!]

 

토도마츠는 핸드폰을 소파에 내려놓고 일어나 자기 이불로 쏙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는 카라마츠에게 흥미라곤 없다는 듯한 무심한 시선을 보냈다.

 

[갑자기, 날 좋아하는가, 라든가 뭔가 지켜보는 것 같다는 둥, 그런 실없는 소리나 해대는데 진지하게 들어주는 게 이상하지 않아? 아무리 나라도 그건 힘들다고~. ....그럼, 난 이제 잘테니까 빨리 불 꺼, 오소마츠형]

[...2병도 적당히 하라고, 카라마츠]

[카라마츠형, 냄새!]

[얼른 밑으로 꺼지라고, 쿠소마츠. 꺼져, 쿠소마츠]

[-. 막내 화났잖아~. 됐어, 카라마츠군은 밑에서 자는 걸로]

 

토도마츠, 쵸로마츠, 쥬시마츠, 이치마츠, 오소마츠가 차례로 한마디씩 하며 이불로 들어갔다. 그리곤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는 카라마츠에 아랑곳 않고 방의 불이 꺼버린다.

 

카라마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방을 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객실로 들어가 이불을 편 카라마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무리 이를 꽉 물어도, 눈물은 멈추지 않고 주륵주륵 흘러 이불을 축축하게 적셨다.

 

[.......역시 나는 글렀다. 필요 없다, 필요 없는 존재다. 이곳에 더는 내가 있을 자리가 없어..]

 

카라마츠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필요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건 마치 저주의 말처럼 뇌에 짙게 깔리며 퍼져나갔다. 깊고 깊은 어둠속으로 떨어지는 듯한, 검은 감정이 카라마츠의 투명한 마음을 지배해 갔다.

 

카라마츠 잠든 후, 딸랑, 하는 아름다운 방울 소리가 울리며 갑자기 카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카라마츠의 옆에 앉아 잠시 그의 잠든 얼굴을 바라본 카라는 눈을 살짝 감고는 다시금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 * *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카라마츠는 카라에게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찾아갔다. 때때로는 형제들에게 도망치고 싶어, 갖은 이유를 붙여가며 오랜 시간 있기도 했다.

하지만, 카라는 이유를 캐묻지 않고 잠자코 옆에 있어 주었다. 그것이 점점 카라마츠를 늪으로 끌어당겼다.

 

[.......네가 내 형제였다면 좋았을텐데]

 

어느날 무심코 카라마츠가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그러자, 카라는 카라마츠 몰래 입가를 슬쩍 올리며 답했다.

 

[.......그럼 계속 이곳에 있겠는가. 카라마츠, 그대는 내 모습을 보고도 나를 버리지 않을 건가]

[......]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 앞에 섰다. 말투가 갑자기 바뀌고, 어딘지 모르게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카라마츠는 당황했다.

 

[그대라면, 내 본모습을 보여도 좋다]

 

카라는 그렇게 말하곤 씨익 웃으며 한 손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 카라마츠에게 받은 팔찌가 치링, 소리를 냈다.

그 순간, 까마귀가 어디선가 날아와 카라 머리 위를 빙빙 돌며 날았다.

 

[뭐야, 대체 무슨 일이...]

 

카라마츠가 당황하고 있는 사이, 카라는 태연한 표정으로 이번에는 커다란 부채를 꺼내들어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주면이 순식간에 안개에 휩싸였다.

 

이윽고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고.

짙은 푸른색의 수도승 복장에 높은 왜나막신을 신고, 칠흑과도 같은 커다란 날개와 텐구의 가면을 쓴 카라가 눈앞에 서있었다. 딸랑, 하고 방울소리가 울렸다.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신성함과 불길함이 동시에 전해져, 카라마츠는 무심코 숨을 죽였다.

 

[, ......, 카라...인가..?]

[......그래, 내가 카라다. 그리고, 예부터 이 신사에 모셔진 카라스텐구이기도 하지]

 

그 때, 처음으로 카라마츠는 그가 정말 카라스텐구라는 것과, 그것이 요괴라는 걸 깊이 깨달았다. 본모습. 칠흑의 날개를 크게 펼친 그 모습을 보고, “어느날노을이 지던 하늘에서 보았던 것이 카라였다는 것도 깨달았다.

설마, 그 선량하고 다정하던 그가 카라스텐구 그 자체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카라마츠는 입을 뻐끔거리기만 했다.

 

[왜 그러나. 말도 나오지 않는가]

 

카라의 머릿속에 자신을 잔혹하게 괴롭히던 인간들이 떠올랐다. 사람도 아닌 것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며 돌을 던졌다. 그것은 아프지도, 심지어 가렵지도 않았지만 가슴 한구석은 계속해서 기분 나쁘게 욱신거렸다. 인간이란 족속들은 저들과 다른 존재를 두려워하고 배척한다. 그들과 똑같이 살아 숨쉬고, 같은 땅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역시, 너도 내가 무서운-]

[, 굉장하다!! 멋있군, 카라!!]

 

카라가 포기하고 입을 연 순간, 카라마츠가 감탄하며 외쳤다. 그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며, 그 안에 순수한 동경이 담겨 있었다.

그 모습에 에, 하고 얼빠진 소리를 높인 카라였다.

 

[무섭지, 않은가.....?]

[-, 무섭지 않다. 모습이 바뀌었다한들 그 또한 카라지 않나. .....그랬던 건가. 그럼, 그 시선도 카라였었군]

[시선.......? 그대의 곁에 있었던적은 있었다만]

 

방에 있을 때면 항상 누군가의 시선을 느껴 늘 두려움에 떨었지만, 사실은 그게 친구였다니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 정체가 카라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어째선지 안심이 됐다.

 

[그랬군. 다행이다, 안심했다. 혹시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건가? 으응~?]

[.....우쭐해하지 마라. 그래도 그대를 두렵게 만든 건 사과하지. 다음에는 그대에게만 들리도록 방울을 울리겠다]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연한 파란색의 아름다운 방울을 꺼내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자, 딸랑, 하고 낯익은 소리가 귓가에 작게 울렸다.

 

[알겠다. 기다리고 있겠다]

 

 

 

 

 

* * *

 

 

 

 

카라마츠가 돌아간 후, 카라는 신사의 지붕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곳의 하늘은 해질녘과 밤하늘만 비출 뿐이라, 푸른 하늘을 못 본 지도 몇백년이었다.

땅거미가 진 어둠에 묶인 카라는, 해질녘과 어둑한 밤에만 활동할 수 있었다.

 

[........평생 혼자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의 존재가 이리도 커질 줄이야]

 

카라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장난삼아 현세에 내려갔던 그날이 떠올랐다. 달이 아주 아름답던 밤이었다.

칠흑의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던 때, 좁은 길목에서 화형에 처해지고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대죄를 저지른 사람인가 했지만, 상태를 보아하니 그건 아닌 듯했다.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자니, 그 남자에게 물건을 내던지는 남성들이 그와 같은 얼굴이었다. 그들이 남자의 형제라는 걸 단숨에 알아챘다. 게다가 마음 탓인지, 자신과 그 남자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 상황에 의문을 품은 카라가 천리안을 써 남자의 과거를 살폈더니, 남자는 대죄는커녕 별다른 죄도 저지르지 않은 듯 보였다.

 

.....저 자도 형제의 제물이 된 건가. 불쌍하게도......

 

날아드는 물건들을 머리에 맞은 남자는 힘없이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남자는 불길에서 해방되어 그대로 길가에 방치되었다.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흐르더니, 이내 생기가 없어져 갔다.

아마도 이대로 두면, 새벽을 못 넘어 숨이 끊어질 거라 여긴 카라는 생각에 잠겼다. 그의 머릿속에는, 옛날 자신이 구했던 빈사상태의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결국 그 아이도 자신 때문에 죽어 버렸지만.

 

.....이렇게 만나게 된 것도 무언가의 연이겠지. 어쩌면 그 아이가 이끌어준 걸지도 모르겠구나......

 

카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입가를 올려 웃었다. 그리곤 단숨에 남자의 곁으로 내려가 바닥에 엎어진 그의 어깨를 쥐어 똑바로 눕혔다. 잠시 남자를 바라보던 카라는 품에서 작은 칼을 꺼내들어, 제 손가락에 살짝 상처를 냈다.

 

.......텐구의 가호를 네게 내려주겠다

 

그리고 카라는 손가락을 타고 흐르는 피를 남자의 입에 흘려넣었다. 그리고는 턱을 들어올려 억지로 삼키게 했다. 요괴 중에서도 요력이 높기로 유명한 카라스텐구의 피에는 회복력을 경이적으로 높여주는 힘이 있었다.

인간의 체내에 흘려보내 흡수시킴으로써, 그 요력을 가호로 누릴 수 있으며, 남자의 회복력도 높아지게 된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군. 뒤는 그대에게 달렸다

 

본래, 고의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한 요괴의 모습은 평범한 인간에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카라스텐구의 피가 섞인 카라마츠는 예외로, “보이거나 들리거나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석양이 지는 하늘에 떠 있는 카라스텐구를 볼 수가 있었던 것이다.

 

 

사실은 그저 구해주기만 하고 신경 쓰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카라마츠의 고독의 깊이가 너무도 깊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불러내버린 것이다.

 

[너무 지나친 간섭이었다곤 생각하지만.....그래도 그 자를 살린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누군가가 자신을 의지하고 바라는 건 너무도 오랜만이었다. 몇 백년간의 고독이 다 덮이고도 남을 따스함이 가슴에 와닿았다.

하지만, 인간은 약하다. 그러니 언젠가는 목숨이 다해 죽을 것이다. 상처나 병은 낫게 해주면 될 일이지만, 흘러가는 세월은 자신이 어찌 할 수 없다. 그것은 천명이니까. 아무리 카라스텐구라고 할지라도, 하늘에 거역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또 자신은 긴 세월 고독에 잠길 것이다.

따스함을 알아버린 카라는 그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만약 카라마츠가 자신을 택해준다면. 함께 있어준다고 한다면. 그를 요괴로 만들어버리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카라마츠의 얼굴을 떠올리며 카라는 생각에 잠겼다.

 

 

 

 

 

* * *

 

 

 

 

며칠후, 카라마츠는 객실에 틀어박혀, 카라와 자신을 이어주는 깃털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갑자기 방안의 공기가 바뀌더니,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졌다.

 

[.......카라인가? 아직 낮이다만..........지금 옆에 있는 거지? 그렇다면 방울 소리를 울려주겠나]

 

카라마츠는 자신을 바라보는 누군가에게 방울을 울려달라 부탁했지만, 방울 소리가 울리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찌를 듯한 시선이 사방팔방에서 느껴지기 시작했다.

 

[........카라? 카라, 맞지? , 놀리지 말아라]

 

카라마츠는 긴장감에 꿀꺽 침을 삼키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간만의 공포에 고동이 빨라졌다.

그 순간.

 

무수한 눈이 방에 나타나더니, 카라마츠를 핥듯이 바라보았다. 천장에도, 벽에도, 바닥에도.

수많은 눈이 방안에 가득 차, 그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 기절할 것만 같았다.

 

[, 히익........!!]

 

카라마츠는 사슬로 묶인 것처럼 바닥에 꼭 붙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비명을 지르려 해도, 갈라진 쇳소리만 나올 뿐이었다.

새파랗게 질린 카라마츠가 정신을 잃어갈 즈음, 갑자기 눈앞에 사람의 형상이 나타났다.

 

[..........이상하군요. 까마귀의 냄새가 나는 듯하여 와보았더니, ....평범한 인간이군요]

 

카라마츠가 목소리의 주인을 올려다보자, 거기에는 짙은 녹색의 기모노를 입고서 온몸에 붕대를 감은 남자가 서있었다. 자세히 보니, 얼굴이 쵸로마츠와 닮아 있었다.

남자는 카라마츠를 한번 훑어보더니, 그의 손에 들린 텐구의 깃털을 뺏어 들었다.

 

[........이건...텐구의 날개, 군요.....아니, 그뿐만이 아니야.....이 인간의 몸에서도 까마귀의 냄새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의 목덜미에 얼굴을 들이밀어 킁킁거렸다. 다시 원래의 고고한 자세로 돌아간 남자는 흐트러진 옷자락을 고치며 텐구의 날개를 바라보았다.

 

[, ....................]

 

카라마츠는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짜내어 움직이지 않는 팔을 억지로 뻗었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고, 눈은 괴로움으로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그걸 본 남자는 조금 놀란 표정을 보였다.

 

[........이거 놀랍군요. 설마하니 제 주술을 푸는 인간이 있을 줄이야. 뭐어, 좋습니다. 그대의 노력을 높게 쳐, 이건 돌려드리죠]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의 손에 깃털을 돌려놓았다. 카라마츠는 안도의 표정을 띠었다. 그걸 본 남자는 카라마츠가 텐구와 무언가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아챘다.

 

[......인간. 아무래도 텐구와 아는 사이인 모양이군요. 그가 있는 곳을 말하십시오. 만일 거부한다면, 그대의 눈을 도려내, 제 일부로 만들겠습니다]

 

남자는 카라마츠를 차갑게 쏘아보며 양손으로 그의 얼굴을 쥐었다. 남자의 손바닥에 박힌 눈동자가 자신을 희번덕거리며 노려보자, 카라마츠는 경악과 공포로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질렀다.

그와 동시에 카라마츠의 머릿속에 카라의 따스한 미소가 떠올랐다.

--아마도 제 눈앞에 서있는 남자도 카라와 같은 요괴겠지. 만약 내가 카라의 거처를 불어 그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면, 나는 제 몸을 지키자고 카라를 판 꼴이 된다. 그렇게 되면, 녀석들과 같아지는 게 아닌가.

 

[, .........., ..., , ................, ...]

[......그 이름을 어떻게.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뭔가 착각하는 듯한데, 저는 텐구의 형제입니다. 그러니, 그에게 위해를 가하는 짓은 하지 않습니다]

 

그 때, 복도에 뚜벅뚜벅, 발소리가 들리더니 카라마츠가 있는 객실 문앞에서 멈춰섰다.

 

[........... 아무래도 돌아가야 할 것 같군요. 다시 올테니, 그때까지 좋은 답볍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남자가 눈앞에서 슥, 사라짐과 동시에 쥬시마츠가 방에 들어왔다. 방안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던 눈알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카라마츠는 갑자기 속박에서 풀려나, 바닥에 쓰러지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 시마츠.....무슨 일인가...?]

[카라마츠형이 부른 것 같아서 와봤어!!]

[..........., ?]

 

쥬시마츠는 코를 킁킁거리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카라마츠는 숨을 고르며 손에 쥐고 있던 깃털을 쥬시마츠가 보지 못하게 이불 밑에 숨겼다.

 

[카라마츠형...여기, 냄새나....형한테도 같은 냄새가 나....저기, 카라마츠형. 이제 밖에 나가지 마. 이대로면, 형이 형이 아니게 되어-]

[쥬시마아츠. 그건 안 된다, 쥬시마츠. 아무리 동생의 부탁이라도, 그건 들어줄 수 없다]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의 말을 가로막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쥬시마츠가 조금 일찍 그런 제안을 했다면, 승낙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카라의 존재가 압도적으로 커져, 의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 , 나랑 야구하자!!]

[안 된다, 안돼...쥬시마츠. 나는 이제 야구를 할 수 없다. 방망이가...무섭다...]

[, 그럼! 야구 말고, 파칭코는? 파칭코 가자-!! 카라마츠형이 따도 비밀로 할게!! 그러니까, 이제 혼자서 나가지 마!]

 

쥬시마츠는 필사적으로 말했다. 늘 헤실헤실 웃으며, 독특한 세계관에 살고 있는 쥬시마츠가 진지한 얼굴로 부탁하고 있다. 나와 함께 있고 싶다며, 같이 놀고 싶다며. 아마도 저건 마음의 외침이겠지.

하지만.

 

[......., 나는!!!!!]

 

갑자기 카라마츠가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자, 쥬시마츠가 어깨를 움찔 떨었다.

 

[나는, 카라와.....카라마츠 보이랑 있고 싶다!! 카라는 나를 원하니까!! 제대로 얘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니까!! , 너희들은 상처 입은 내게 뭘 해줬나...? 나를 무시했지 않나!! 하지만, 카라는 나를 아껴주고 필요로 하고 있다......그러니까, 네 부탁은 들어줄 수 없다.....미안하다, 쥬시마츠.....!]

 

쥬시마츠가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카라마츠의 어두운 감정은 더욱 커져만 갔다. 자신이 매달렸을 때는 무시했으면서, 어째서 나는 그들의 애원을 들어주어야 하는가.

 

카라마츠는 숨겨두었던 깃털을 꺼내들고 그대로 방을 빠져나왔다. 복도로 나오니 그곳에는, 오소마츠와 이치마츠, 토도마츠가 있었다. 세명과 눈이 마주친 카라마츠는 아, 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아무래도 큰 소란에 몰려들어, 전부 엿듣고 있던 모양이었다. 어색한 감정에 얼굴이 딱딱하게 굳는다.

카라마츠는 더는 이 분위기를 참을 수 없어, 그대로 집을 뛰쳐나갔다.

 

[카라마츠........]

 

이치마츠와 토도마츠는 흐느껴 우는 쥬시마츠에게 다가가 그를 다독였다.

쥬시마츠의 우는 소리와, 오소마츠의 중얼거림이 조용한 복도에 울려 퍼졌다.

 

 

 

 

 

* * *

 

 

 

 

카라마츠는 앞만 보고 달려 카라가 기다리는 신사로 향했다. 그 생각 하나만으로 머릿속이 꽉 차서, 주변을 신경 쓸 여유도 없이 평소처럼 깃털로 의식을 행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순간 라이브에서 돌아오던 쵸로마츠가 그 광경을 목격하고 만다. 울면서 달려가는 카라마츠를 발견한 쵸로마츠가 그의 뒤를 쫓은 것이었다.

 

[카라마츠 녀석, 왜 이런 곳에......]

 

쵸로마츠는 그렇게 말하며 카라마츠에게 다가가려 공터에 발을 내딛었다. 그러자, 카라마츠의 주변에 갑자기 까마귀들이 모여들었다. 뿌연 안개가 걷히고서야 정신을 차린 쵸로마츠가 주변을 둘러봤지만, 카라마츠는 없어진 후였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저기에 있었을 카라마츠가 보이지 않았다.

 

[, , 카라마츠......? 사라졌어..........!?]

 

쵸로마츠는 카라마츠가 사라진 곳으로 달려가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그곳은 담벼락으로 둘러쌓여 있어, 숨을 곳이라곤 단 한 곳도 없었다. 마치 하늘로 솟거나, 땅으로 꺼진 듯한 광경에 쵸로마츠는 어안이 벙벙했다.

 









카라스텐구(카라)의 본모습은

공식의 텐구 카라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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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은 내일 확인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댓글로 요청해주시는 분들이 몇 계시던데

요청은 방명록에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


댓글에 요청을 하면 다른 일반 댓글에 묻혀서 확인도 어렵고

나중에 거절인지 허락인지 알려드릴 때도 찾기가 어렵습니다ㅠㅠ

댓글이나 방명록 검색 기능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안 되더라구요..ㅠ


그러니 가능한 요청은 방명록에 해주세요

방명록 오류거나 방명록을 못 찾겠다면 댓글로 도움을 요청해주세요!






  1. (해골과 같은 말입니다. 청년이 쓴 해골(されこうべ)는 카라마츠가 쓴 해골(ドクロ)보다 약간 옛말? 고전적인 느낌이라 촉루라고 썼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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