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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양보하지 않는다

 

 

귀엽고 사랑스런 신데렐라야.

왕자님 곁에 가지 마렴.

 

 

 

 

[누나, 소개 좀 시켜줄래?]

[거절한다]

 

드디어 이 때가 왔나.

그 악몽 같던 미팅이 있던 날부터 몇 주가 지난 날. 오랜만에 친구한테서 마시러 가자는 제의가 온 순간부터 이럴 거라고 직감했다.

 

평소에 둘이서 마시러 갈 때면, 그냥 역 근처의 이자카야 체인점이나, 왁자지껄 시끄러운 대중 술집이 보통이었다. 여자력 높은계 남자와 인기남 1군계 남자의 조합이라, 멋들어진 가게라면 둘 다 잘 알고는 있지만, 사내 두놈이 그런 곳을 가서 뭐 어쩌잔 건가? 남자 상대라면 싼 가게로 충분하잖아? 란 생각의 선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만나기로 한 곳은 데이트 장소로 쓰일 법한 멋들어지고 조용한 개인 가게였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라고 말한 것도 있어, 이 친구는 분명 나한테 말하기 힘든 부탁을 하려는 거겠지, 라고 직감한 토도마츠는, 3:7의 비율 ――물론 3이 자신이다―― 로 내던 돈을 상대에게 전부 내게 만들 생각으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보이는 세련된 이름의 음식이란 음식은 닥치는 대로 주문했다.

합류한 아츠시군은 평소보다 말수가 적어, 기분 탓인지 긴장한 듯 보였다.

 

일단 토도마츠가 멋대로 시킨 생맥주를 한입, 두입 홀짝이고는, 가만히 양손으로 잔을 붙들고만 있다. 참고로 토도마츠는 현재, 두잔째의 카시스 오렌지가 비워지고 있는 중이다.

평소 여유만만인 그에게선 상상도 못할 얌전한 모습에, 토도마츠는 대충 짐작했던 할 말의 내용에 완전히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누나, 소개 좀 시켜줄래?].

싫다. 싫은 게 당연하다.

 

[그런 말 말고! 부탁이라고, 마츠노오! 우리 친구잖아!?]

[이럴 때만 친구 들먹이지 말라구! 절대 싫어! 안 해! 소개따위 절대 안 해줘!!]

[마츠노오오오오오!!!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제발!]

 

양손을 모은 채, 쾅 소리가 날 정도로 테이블에 머리를 박는 아츠시군.

그 엄청난 기세에 나란히 줄지어진 요리의 그릇이 달각달각 흔들렸다. , 하는 엄청난 소리가 났지만 무시다.

그런 짓을 해도 싫은 건 싫은 거라고!!

 

[누나는! 절대! 소개시켜줄 수! 없어!!]

 

힘을 줘서 하나하나 끊어 말한 토도마츠는, 기세 좋게 눈앞의 로스트 포크에 포크를 찔러 넣는다.

이 사건의 발단이, 자신이 완전히 술에 취해 카라마츠의 존재를 아츠시에게 들켜버린 거였지만, 변명하자면, 이건 완전한 사고였다.

과거, 아무리 취해도 집에 전화 같은 건 하지 않고, 만약 전화를 했는데 카라마츠가 받는다면 누나보고 데리러 오라는 짓은 평소 마츠노가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이다.

왜냐면.

 

우리 마츠노가 장녀, 여섯 쌍둥이 중 둘째, 카라마츠는, 마츠노가의 공주님이기 때문이다.

 

6형제 중 혼자 여자라는 이유로 카라마츠는 부모님께 맹목적인 사랑을 받았고.

(, 본인의 텅텅 빈 사고회로와, 타이밍과 요렁의 나쁨으로 그 맹목적인 사랑이 제대로 전해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유일한 누나, 혹은 동생으로서, 우리 형제들에게 굉장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형제 전원이 아마노자쿠[각주:1], 그야말로 좋아하는 아이를 괴롭히는 습성을 가진 탓에, 본인에게 그 마음이 조금도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전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왜냐고? 부끄러운 게 당연하잖아! 들켰다간 부끄러워서 죽어버려!!)

 

옛날부터 카라마츠는 귀여웠다.

여섯 쌍둥이로, 모두 같은 얼굴임에도 역시 어딘가 조금 달랐다.

포동포동한 뺨이나 귀여운 미소, 지금에 비해 걸핏하면 화를 내던 어린 시절, 화낼 때면 불처럼 빛나는 커다란 눈은 귀여운 얼굴과 갭이 엄청나서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

 

성장하며, 전부 같았던 여섯 쌍둥이에서 5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이 되어버린 카라마츠의 귀여움은 더욱 커져만 갔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그런 귀여움과는 조금 다르지만, 인상 깊은 깔끔한 얼굴과 연극으로 단련된 우아한 거동, 말랐지만 적당히 근육과 지방이 붙은 몸매. 말주변은 그다지 없지만, 절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큰 키와 늠름한 눈썹으로 상당히 어른스러워 보이는 카라마츠였지만, 가끔, ――예를 들자면, 형제나 토토코 앞에 있을 때―― 보이는 헤벌쭉한 미소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보였다.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평등하게 상냥하게 대하는 카라마츠란 소녀는, 좌우간 귀여운 여성으로 남녀 가리지 않고 인기였다.

 

처음 세라복을 입었을 때는, 굉장한 귀여움에 기절할 뻔했다.

――무심코, [안 어울려] [여장] [기분 나빠] 라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내뱉어 마음의 평정을 얻을 정도로 귀여웠다.

 

 

중학교 때 만든 사귀고 싶은 여자 랭킹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 [카라마츠만은 (형제들 무섭고, 사귀고 싶지만 걔 엄청 둔하고, 형제들 무섭고, 그림의 꽃이고, 형제 무섭고) 무리지~] [그렇지~ 카라마츠는 (형제들 무섭고, 여자들도 무섭고, 카라마츠 친위대도 두렵고, 그리고 형제들 무섭고) 무리지~] 라고, 괄호의 내용은 입에 굳이 담지 않아도 전해지는 대화가 곳곳에서 펼쳐졌다.

참고로 카라마츠 친위대란, 마츠노가 장남을 필두로, 삼남이 대장, 사남이 돈, 오남이 보스, 육남이 리더를 맡은 마츠노가 공식 친위대를 말한다. 대원 수는 당시 100명이 넘었다.

 

고교에 올라간 후로는, 연극부에서 남장 미인으로서 교내 여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카라마츠의 주변을 늘상 여자애들이 둘러싸고 있었지만, 귀여운 여자애들의 조합은 눈요기가 된다는 이유로 카라마츠 친위대의 출동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가끔 진심으로 카라마츠를 누님으로 모시는 여성도 있었기에, 그 애에게는 정중하고 정중하게 떠나주길 요구했다.

 

졸업 후 니트가 된 뒤에도, 취미인 카라마츠 걸을 찾으러 외출을 하기라도 하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댔다.

―― 하루를 전부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며 보내는 누나의 자기 관리 레벨은 전보다 상당히 올라있었다. 안쓰러운 해골 마크의 가죽 재킷도, 자신의 얼굴이 프린트 된 쿠소 탱크탑도, 그녀의 매력을 조금도 망가뜨리지 못했으니, 그 레벨이 얼마나 높은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게다가, 니트라고는 하지만, 가사 도우미의 칭호를 얻기 직전인 마츠노 유일한 딸의 특권을 가지고 있다.

마츠요가 없을 때 가사는 카라마츠의 담당으로, 그 솜씨는 어느 주부라도 따라올 길이 없다. 요리는 그야말로 프로의 솜씨라고 생각할 정도다.

 

 

귀엽고 사랑스런 누나가 ――장남에게는 여동생――,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띠고, 귀엽고 사랑스럽게 [밥 먹으렴!] 하고 말하며, 귀여운 고양이나 도끼가 그려진 맛있어 보이는 오므라이스를 귀엽고 사랑스럽게 건네준다.

절대로 시집보내지 않겠다고, 마츠노 형제 + 마츠조가 결의를 다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운명이자, 필연이었다. 하루에 한번씩은 반드시 열리는 일과였다.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는 일이지만, 마츠노가 형제들은 유일한 여자 형제인 카라마츠를 그야말로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있다.

가령 그 사랑의 10분의 1도 본인에게 닿지 않고, 100%의 태도로 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녀에게 물벼룩 크기만큼 그 사랑이 전해지고 있다고 해도.

 

그럼에도 그들에게 있어, 마츠노 카라마츠는 마츠노가의 공주님이며, 세계에서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인 것이다. 참고로 우리들이 소꿉친구는 이와 완전히 별개이다. 그녀와 우리 공주님을 같은 선에서 생각할 수 없다.

 

그러니까 그들은 마음으로나마 협력한 것이다.

카라마츠에게 다가오는 이성 ――때로는 동성―― 의 처리. 학생시절은 매일매일 어디선가 들어오는 러브레터를 파기하는 게 주된 임무로, 운 좋게 여섯 쌍둥이의 감시를 피해 카라마츠의 손에 들어가 버린 편지는 갖은 수단으로 유혹해 빼앗는 등, 전면적으로 고백의 기회를 부수는 게 그들의 일이었다.

자신만만한 타입의 남성이 가까이 올 때는, 두 번 다시는 가까이 갈 생각도 못하게 몸과 마음에 친절하고 공손하게 가르쳐줬다.

이성뿐만 아니라 동성에게도 인기가 넘쳤던 카라마츠를 향한 질투에는, 본인이 알아채기도 전에 대처했다.

 

카라마츠가 평소처럼 멍하니 자신들 옆에서 계속 웃으며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마츠노가 여섯 쌍둥이는 협력에 협력을 더하기로 했다.

그러니 더욱, 소중하고 소중한 단 하나뿐인 누나를 데려가게 둘 수는 없었다.

 

 

[아무튼 안돼! 절대 안돼! 애초에, 아츠시군이라면 좀 더 좋은 여자 마음대로 골라잡을 수 있잖아! 우리 누나가 아니어도 되잖아!]

 

하지만 내 누나가 세계에서 제일 귀엽지만!! 이라고는,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뭐가 아쉬워서 소중한 누나를 다른 남자한테 넘겨주는 걸 도와야 하는 건데.

일류? 승리자? 엘리트?

웃기지 말라 그래! 석유왕이 돼서 돌아오지 않는 이상 어림도 없다고.

 

토도마츠에게 있어, 일류 승리자 피라미드 상위권에 있는 사람 전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 여전히 자신에게 필사적으로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친구인 이녀석만은, 그 나름대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가족과 귀여운 여자애들, 그리고 기타 등등, 으로 토도마츠 나름 마음속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그는 어느 정도 우선순위 위에 있는 소중한 친구였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건 정말이지 마음에 안 들지만, 정말 배알이 뒤틀릴 정도로 아니꼽지만, 그런 그가 진심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면, 잘 됐으면 좋겠네~ 라고 생각할 정도로 소중한 친구다.

협력해달라고 빈다면, 있는 힘껏 도와줘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건 토도마츠와 관계없는 범위에서의 얘기다.

카라마츠는 안 된다. 절대로 안 된다.

머리카락이나 손톱 손질 방법도, 효과 좋은 바스트 업 방법도, 전 파트너인 토도마츠에게 부탁해온 카라마츠를 위해, 자신이 인터넷이나 책방, 혹은 지인들에게서 조사한 것이었다.

이런 방법이 있어, 이런 음식이 좋다나 봐, 하고 입수한 정보들을 카라마츠에게 전해, 열심히 노력하는 카라마츠를 지켜보았다.

그렇게 서서히 서서히, 꽃봉오리가 필 때처럼, 점점 아름다워지는 누나를 보고, 토도마츠는 생각했다.

 

 

대체 나는 무슨 짓을 해버린 걸까, 하고.

 

 

카라마츠가 예뻐지는 건 좋은 일이다.

[토도마츠가 알려준 덕분이다!] 하고 만면에 미소를 띠고 안아주는 건 그 나름의 특권이었고, 점점 예뻐지는 모습을 보는 건 토도마츠에게도 즐거운 일이었다.

머리나 손톱 손질 등은, 자신이 직접 협력해 자기 손에 의해 아름다워지는 카라마츠를 지켜본다는 특권도 있었다.

다소 안쓰러운 부분이 있지만, 예쁘고 상냥한 자랑스러운 누나다. 불만은 없다.

 

하지만, 그 결과, 다른 남자들의 시선을 이전보다 더 사로잡게 되어 버렸다.

같은 반 아이들에, 친구들, 선배, 같이 알바 하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네 누나 좀 소개시켜주라]

 

웃기지 말라고.

누가 너한테 카라마츠를 주겠냐.

널 위해서 카라마츠가 예뻐지도록 도와준 게 아니라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건 카라마츠 이외의 형제 전원이, 많든 적든 꼭 한번씩은 겪은 일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들이 카라마츠를 소중하고 귀중하게 여겨도, 언젠가 카라마츠를 빼앗으러 올 남자가 나타날 거라는 걸.

지금은 우리 형제들이 카라마츠의 1순위이지만, 언젠가 그 자리는 다른 남자가 꿰차게 될 거라는 걸.

 

토도마츠도 사실 알고 있다.

자신들이 갖은 수단을 써서 이성과의 접촉을 아무리 막는다고 해도, 카라마츠의 행동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일방적으로 카라마츠에게 호의를 가진 남자들뿐이었으니까, 자신들은 사정없이 그 관계를 끊어냈지만, 카라마츠가 누군가에게 호의를 가지게 된다면, 그럴 수 없게 된다.

 

카라마츠를 낯선 남자에게 주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울리는 건 더더욱 싫다.

너무도 소중한 단 한명의 누나니까.

 

 

[아냐, 마츠노]

 

 

지금까지의 기세는 어디 갔는지, 나직하게 흘러나온 중얼거림이 토도마츠의 귀에 꽂힌다.

아츠시는 테이블에 이마를 붙인 채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꽉 쥔 주먹에 더욱 힘을 가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 확실히 여자라면 마음대로 골라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

[, 뭐야 아츠시군 시비 거는 거? 상관은 없는데, 나 꽤 세다구? 남자 형제들 중 막내라고 무시하지 말라고???]

[이렇게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고 머리를 숙이는 건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하지만]

[잠깐만 아츠시군 듣고 있어? 그렇게 자연스레 자랑하면 진짜 패버린다??]

[하지만 첫눈에 반했어]

 

 

[확실히 굉장한 미인에 엄청 스타일이 좋다고 생각하긴 해.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마츠노를 바라보는 상냥한 시선이나, 말을 거는 상냥한 목소리나 그런 게, 엄청, 좋다고 느꼈어. 마츠노를 정말 소중히 여기는구나, 하고 정말 잘 느낄 수 있어서, 조금 부러웠어. 나도 저런 식으로 소중히 여겨지고 싶다고. 엄청 쿨하고 멋진 미인인데, 웃을 땐 귀엽고 그런 게, 정말, 정말...]

 

 

잊을 수가 없어서.

라고, 마지막 말은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속삭임이었다.

상체를 테이블에 붙인 채라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유일하게 드러난 그의 귀가 새빨갛게 타오르고 있는 걸 본 토도마츠는 당황했다.

 

늘 가볍고 여유롭던 친구.

형제로 예를 들자면, 장남과 비슷할 정도로 늘 포커페이스를 깨지 않는 녀석이, 이렇게까지 표정을 무너뜨리는 건 토도마츠도 처음 보는 거였다.

 

그러니까 누님을 소개시켜줘!

, 하니 기세 좋게 들린 얼굴은, 안쓰러울 정도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너무도 필사적인 나머지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다는 걸, 자신도 아는 거겠지.

 

[아츠시군......진심이구나]

[아아]

[정말, 누날 좋아하는구나]

[..........]

[그래.....]

 

 

아무리 토도마츠라도 그렇게 매정하진 않다.

소중한 누나.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으면 하는 사람.

이렇게까지 마음을 전해온다면, 분명 아츠시는 카라마츠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하겠지.

 

 

[그래도 거절한다!!!!!!!!]

 

 

하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였다.

아직까진 우리들 옆에서 웃어달라고, 공주님.

 












이어서 완결까지 올립니다! :)



  1. 작은 모습의 귀신으로 인간의 마음과 정반대의 행동을 하며 즐거워하는 심사가 뒤틀린 요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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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카라, 카라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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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기 그림체

귀엽고 멋진 두 사람은 없습니다

뻐드렁니의 사람과 오뎅의 사람이 나옵니다(이 사람들은 호모가 아닙니다)

오소마츠, 카라마츠 X 여성을 암시하는 표현이 잠깐 나옵니다

배경은 파괴적으로 앗---- 하므로

여러분의 충분히 단련된 뇌내변환 기술을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도게자)  


이상, 전부 이해하신 분은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ㅇ<-<


(효과음 번역하다 귀찮아진 사람의 모습이다)




죄송합니다

효과음 번역은 마다마다 무리데스




-


뭔가 오소랑 카라면 진짜 이럴 것 같은 느낌이네요

형제들 중 제일 쿠즈라고 생각하고 'ㅂ'...쿠즈장형들






다음 번역은 트리스탄이나

새로운 시리즈일 것 같네요!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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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메마키[まめまき] - 입춘 전날 밤, 액막이로 콩을 뿌리는 일)


호모요소 없이, 평범(?)한 풍신,뇌신 형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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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성벽에만 치중했습니다


괜찮으신 분만 부디~!






























소설만 올리기 그래서

짧만화 번역했습니다! :)





-


최근에도 종종 요청해주시는 분들 계셔서

다시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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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건 알림사항에 보시면 있을테니 참고해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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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친구가 없다

 

 

 

 

 

한밤중의 일이다. 늘어진 표정으로 잠에 취해있자, 옆의 오소마츠형이 괴로운 신음을 흘려 잠에서 깼다.

놀라 몸을 벌떡 일으키자, 옆에서 오소마츠형이 공포에 물든 눈으로 크게 숨을 몰아쉬고 있다.

[어이, 괜찮은가?]

걱정되어 손으로 오소마츠형의 이마를 짚으니,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다. 이마뿐만이 아니었다. 온몸이 땀으로 축축했다. 눈을 꼭 감고 신음하는 형의 이마를 옷 소매로 적당히 닦아냈다.

[으응.......뭐야, 왜 그래?]

나와는 반대쪽, 오소마츠형의 옆에서 자던 쵸로마츠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미안하군, 깨워버렸나. 뭔가 오소마츠형이 악몽을 꾼 모양이다]

그렇게 말하자, 쵸로마츠는 졸린 듯한 눈을 찌푸리며, 아직 괴로운 표정으로 누워있는 오소마츠형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본다.

[그래........오소마츠형, 괜찮아?]

쵸로마츠가 상냥한 어조로 그렇게 묻자, 형이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쵸로마츠가 오소마츠형의 떨리는 손을 꼭 잡는다. 나도 반대쪽 손을 잡자, 미약한 힘으로 손을 맞잡는다. 형의 손은 평소에도 조금 찬 편이지만, 지금은 완전 얼음장 같다. 오소마츠형의 손의 떨림에 내 손도 덩달아 희미하게 떨린다. 상당히 떨림이 심하다.

 

[......끌려갈 뻔했어....]

오소마츠형이 완전히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끈적끈적해서, 기분 나빠.....내 발을 잡고는.....]

[괜찮아, 괜찮으니까. 여기엔 나랑 카라마츠밖에 없어]

쵸로마츠가 오소마츠형을 안심시키려는 듯 상냥한 어조로 말을 걸며, 계속해서 오소마츠형의 팔을 쓰다듬었다. 나도 차가운 오소마츠형의 몸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도록, 형의 창백해진 이마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이치마츠들, 두고와버렸어....]

그렇게 말하면서 뿌드득 이를 갈며 신음하는 형에게, [, 그건 악몽일 뿐이다. 괜찮다, 이제 괜찮으니까] 하고 말을 걸었다. 동생들을 두고온 죄악감에 괴로운 듯 신음하는 형을 가만히 지켜보는 건 너무도 괴로웠다. 평소 매사에 장난스럽게 대하고 아무런 고민도 없어 보이는 형의 속마음을 엿본 것 같은 기분에 마음이 욱신거렸다.

 

오소마츠형이 천천히 눈을 떴다. 여전히 괴로운 표정이다.

[괜찮은가?]

[, 미안.....]

막 잠에서 깬 탓인지, 살짝 멍한 나와 쵸로마츠를 바라보던 오소마츠형이, 갑자기 눈을 크게 뜨며 입을 열었다.

 

[.....왜 카라마츠가 내 옆에 있는 거야?]

[?]

[아니, 원래라면 내 옆에는 토도마츠.....어라?]

오소마츠형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방을 둘러본다.

[토도마츠 어디 갔어? 이치마츠랑 쥬시마츠는?]

[세명은 아직 안 돌아왔는데]

어리둥절한 표정의 쵸로마츠가 그리 말하자, 오소마츠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왜 그러는 걸까.

[하아!? 왜 없는 건데! 그보다, 이거 악몽이 아니잖아!! 진짜 녀석들이 행방불명 됐잖아!!]

거품을 물고 고함치는 오소마츠형에 놀란 쵸로마츠가 도움을 요청하듯 나를 바라봤지만, 나도 영문을 몰라 당황하고만 있다. 일단은 형을 진정시키기 위해 당황하는 형에게 말을 걸었다.

[진정해라, 오소마츠형. 이치마츠들은 목욕탕에서 돌아오는 길에 없어진 것뿐이다]

[뭐야 그게!? 진정할 리가 없잖아!! 얼른 찾으러 가자고!!]

[, 잠깐만]

흥분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는 오소마츠형을 쵸로마츠와 양쪽에서 막아세웠다.

[오소마츠, 진정해라. 좀 냉정해지라고. 찾으러 가자니, 녀석들도 이제 성인이다. 그렇게까지 안 해도....]

[그래. 그냥 셋이서 마시러 간 거겠지. 다 큰 어른이 행방불명이 될 리 없잖아]

[우리한테 아무 말도 안 하고!?]

[우리들 방해 없이 마시러 간 거겠지?]

[애초에 그 녀석들은우리한테 연락 잘 안 하니까]

 

[....오소마츠형, 악몽 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운 것뿐이라고]

쵸로마츠가 나무라자, 오소마츠형도 겨우 흥분을 가라앉힌 듯,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며 이불 위에 앉았다.

 

오소마츠형이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악몽 때문에 좀 정신이 나갔었나봐. 미안]

[, 됐어. 악몽 꾸면 그럴 수도 있으니까. 그만큼 무서웠던 거지?]

[...... 하지만, 일단 녀석들한테 연락이라도 해보자]

[아아, 알겠다고. 하여튼 걱정이 너무 많다니까, 오소마츠형은]

쵸로마츠가 휴대폰을 꺼내들곤 한손으로 만지작거린다.

[됐어, 일단 LINE 보내뒀어. 이걸로 만족해?]

[]

[오소마츠, 물 마실텐가?]

물이 든 컵을 건네자, 땡큐, 하고 컵을 받아든 오소마츠가 단숨에 물을 마신다. 그 기세에 입밖으로 흐른 물이 턱을 타고 목아래로 흘러내린다.

[그보다, 꽤 심하게 가위에 눌렸군. 그렇게 무서운 꿈이었던 건가?]

[-, 너랑 산책하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산속에 있더라고. 그리고 그 산속에 엄청 새까만 늪이 있어서, 늪에 가까이 다가간 순간 끌려갈 뻔했어. -, 진짜 죽는 줄 알았다니까. 완전 무서웠어]

[, 거기서 화려하게 널 구해낸 내게 반했다는 건가...]

[- 그래그래. 그보다 너, 처음 날 이대로 못 본 체하는 건가 싶어서 초조했다고. 꽤 깊이 빠질 때까지 구해주러 오지도 않았고. 너무하지 않아?]

[그건 정말 미안하군]

[뭐어, 그래도 다행이잖아. 결과적으로는 구해줬으니까]

[아니, 그래도 진심으로 죽을 뻔했다니까]

[늪에서 튀어나오는 인형들을 하나하나 부수느라 뼈가 부러졌다고]

[좀비 게임 같았지. 늪에서 팔이 튀어나오고 말야]

 

쵸로마츠가 조금 부러운 듯 쳐다보기에, 재밌었다고~ 하고 살짝 자랑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지아, 오소마츠형이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너희들 어떻게....꿈의 내용을 아는 거야?]

[꿈이라고 할까....어젯밤 일이잖아? 같이 늪까지 산책하러 가지 않았나]

무슨 소릴 하는 건가, 하고 웃으며 답하자, 이번에야말로 오소마츠형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오소마츠형, 괜찮아?]

[아니....아니아니잠깐만]

오소마츠형이 거세게 좌우로 고개를 흔든다.

 

 

 

[...꿈이 아니잖아!!!]

[뭐가?]

 

 

[너희들, .....제정신이냐?]

 

 

[[]]

 

 

[......토도마츠들은?]

 

[[마시러간 거 아냐?]]

 

 

[그럴 리 없잖아-!!]

오소마츠형이 소리쳤다.

 

[너희들이 대체 뭔 생각으로 이러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좀비게임 같았다고? 재밌었다고? 대체 이해할 수가 없네!!! 그럴 리가 없잖냐 이 사이코패스 놈들!!!]

 

[잠깐만!!!]

쵸로마츠가 흥분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누가 사이코패스란 거야!? 그런 거 이녀석뿐이니까!! 애초에 난 이런 안쓰러운 복장 안 입으니까!!! 그냥 평범한 일반인이고 상식인이니까!! 없는 말 지어내지 말라고!?]

[그럼 아까 이녀석이 한 말에 조금은 위화감 느끼라고!! 어떻게 하면 재밌었겠네라는 감상이 나오는 건데! 이치마츠들도 위험한 일에 휘말렸을지도 모른다고!?]

 

 

[진정해라, 둘 다]

턱에 손을 얹은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역시 싸움을 말릴 수 있는 건 늘 냉정한 쿨가이인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로군. 오소마츠형과 쵸로마츠의 사이에 서서, 나직하게 말한다.

 

[그렇게 다퉈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뭐어, 나도 이치마츠들이 그런 위험한 일에 휘말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만.....참고로 나는 쿨한 길티 가이지 사이코패스는 [넌 닥치고 있어!!] 죄송합니다]

 

두 사람에게 동시에 혼나고 말아, 맥없이 고개를 푹 숙인다

 

[이제 됐어. 나 혼자라도 녀석들 찾으러 갈 거니까]

[잠깐만, 오소마츠형]

[뭐야]

[혼자 가려고? 찾는다고 해도 어딜 찾으려는 건데?]

오소마츠형이 얼굴을 찡그리며, 내 팔을 잡는다.

[그럼 카라마츠도 따라와]

[에에, 난 슬슬 졸리다만...]

[너 동생들이 불쌍하지도 않냐고]

[그러니까 어차피 마시러 간 거.........]

쵸로마츠와 얼굴을 마주보며 한숨을 내쉰다. 가끔 오소마츠형은 쓸데없는 걱정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의 오소마츠형은 마치 사냥하기 직전의 동물처럼 눈을 번쩍이며 상당히 필사적인 듯한 험상궂은 얼굴로 이쪽을 노려봐서, 조금 무섭다. 거스르기 힘든 것이다.

[알겠어, 그럼 나도 갈게]

쵸로마츠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일어선다.

 

[뭔가 미안, 쵸로마츠]

오소마츠형이 1층으로 내려가며 그렇게 속삭이자. [어지간히 무서운 꿈을 꾼 거겠지. 어쩔 수 없으니까 어울려줄게] 하고 쵸로마츠가 답한다.

평소에는 오소마츠형에게 불평을 했을 쵸로마츠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오소마츠형을 좋아하는 녀석이니 걱정되는 거겠지.

뭔가 가슴이 따스해져서, [오소마츠형은 이런 동생이 있어 행복하겠군] 하고 쵸로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쵸로마츠는 팔자 눈썹을 더 아래로 늘어뜨리곤 [뭔 소리야, 카라마츠의 동생이기도 하잖아] 하고 조금 삐진 듯이 말한다.

내 동생이 너무너무 귀엽다. 가슴에서 쏟아져 나오는 정열을 억누르지 않고, 힘껏 머리를 쓰다듬고 있으니, [얼른 와]라고 1층의 오소마츠형에게 LINE이 왔다. 역시 한밤중이라 소리를 지르는 건 삼간 거겠지.

 

 

 

 

셋이서 분담해서 찾기로 했다. 쵸로마츠가 술집을 찾아보기로 했고, 나는 뒷골목을 뒤지기로 했다.

 

한밤중의 뒷골목은 무척 어두웠다.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거리가 드문드문 불빛을 비추었다. 지지지, 하는 소리에 위를 올려다보니 벌레가 모여있다. 그 외엔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주변에 민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로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나아간다. 뚜벅뚜벅, 하는 내 발소리가 골목길에 울린다.

 

 

 

갑자기 노랫소리가 들려온 건, 그 때였다.

 

...--겨서 기뿌구나, 하나이치몬메..

가녀린 소녀의 목소리가 여럿 겹쳐진 듯한 소리에, 나는 골목 구석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져어--....분하구나...하나이치몬메..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상당히 늦었던지라 사람이 한명도 지나가지 않았던 탓에, 나말고 사람이 있음에 조금 안심했다. 형제를 봤는지 물어볼까.

 

옆에 있는 할멈....이리로 와 봐

 

캄캄한 골목길을 나아간다. 눈을 부릅떴지만 앞에는 어둠밖에 없어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어두운 거 아닌가. 발밑이 보이지 않아 조금 불안하다. 손전등을 들고왔으면 좋았을텐데. 술집 쪽을 찾으러 간 쵸로마츠는 괜찮겠지만, 오소마츠형은 어떠려나, 하고 걱정됐다.

 

하나이치몬메의 노래를 들으며, 조금 추억에 잠겼다.

어릴 적, 형제들과 하나이치몬메나 카고메 놀이를 하고 놀았다. 나는 가위바위보가 약해서, 늘 동생을 뺏기고 혼자 남았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날 걸고 가위바위보를 하면 어째선지 늘 이겨서, 승부가 좀처럼 끝나질 않는 경우가 많았다.

 

[도깨비가 있어서 못 간다]

 

그리운 멜로디를 흥얼거린다. 킥킥킥, 하고 안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이불을 뒤집어쓰고-이리로..--와 봐.....

[이불이 너덜너덜해서 못 간다]

솥을 뒤집어쓰고-이리로..--와 봐...

[솥 밑바닥이 빠져서 갈 수 없다]

총을 써-...이리로-..와 봐-....

[총은 있지만 총알이 없다]

-아이가 갖고 싶어....

 

저 아이라니 누굴 말하는 거지?

 

갑작스런 말에 의문이 들어 고개를 갸웃한다. 나는 지금 혼자다. 만약 혼자 남았을 경우에는 [네가 갖고 싶어]라고 해야 한다. 저 아이가 갖고 싶어, 라고 할 인원수는 없다.

일단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역시 나말고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 아이는 모르겠어]

 

이 아이가- 갖고 싶어....

 

[이 아이는 모르겠어]

 

우윽, 하고 신음한다. 대체 누군가. 누구를 원하는 건가.

 

....상담-해보자....

 

[상담해도 좋다만, 형제라면 주지 않는다]

 

먼저 선수쳐두자 생각해, 저쪽이 말을 끝냈건 어쨌건 일단 말해둔다.

 

-아이가 갖고 싶어.....

[형제는 줄 수 없다]

알아듣질 못한 듯해 다시 강한 어조로 말한다. 다른 녀석은 어찌 되든 상관없다만, 일단 브라더만은 안 된다.

 

구석의 어둠이 살짝 일렁인 듯하다.

수근수근수근, 하는 불쾌한 소리가 들려오며, 살기가 어린 얼어붙을 듯한 공기가 주변을 뒤덮었다.

 

 

, 라고 저편의 목소리가 물어온 듯하다.

그리고 죽인다, 라든가 놓치지 않아, 같은 말도 같이 들려온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심기를 거스른 걸까.

어느새 주변이 짙은 안개에 휩싸여있고, 어째선지 아까 지나온 거리의 불빛이 꽤 먼 거리에서 비춰온다. 그렇게 멀리 걸어오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이렇게 멀어진 걸까.

 

 

[이치마츠?]

자신도 어떻게 안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어둠 끝에 이치마츠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저 직감일 뿐이지만, 어째선지 근거 없는 확신이 들어 이치마츠는 저쪽에 있다고 느꼈다. 이치마츠가 뭔가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되찾지 않으면, 이 어둠에 이치마츠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근거가 없음에도 불쑥 마음에 떠올랐다.

금 한 돈보다도 소중한 동생을 줄까보냐. 설령 백만을 준다고 해도, 동생은 줄 수 없다.

 

 

[....돌려줘]

자신조차도 놀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치마츠를, 돌려줘]

 

대신에 나를, 이라고 말하려 했지만 그렇게 되면 나는 한 돈의 가치도 없는 게 아닌가. 이치마츠와의 교환조건으로는 확실히 수지가 안 맞는다.

 

어둠이 꿈틀거렸지만, 반응은 없다. 안달이 나, 짜증이 솟구쳤다. 손으로 직접 헤집어 꺼내도 되겠지만, 한껏 격양된 무언가가 이치마츠를 상처입힐지도 모른다.

 

힐끗, 어둠을 노려보았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이치마츠를 구해낼 수 있는 걸까.

 

 

 

 

어떻게든 하면 되는 거라고~

 

귓가에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놀라 주변을 둘러본다.

그렇게 골똘히 생각할 거 없다고

또 아까와 같은 목소리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낯익은 목소리. 배려가 담긴 따스한 목소리였다.

 

[오소마츠형...?]

환청이라는 건 금방 알아차렸다. 오소마츠형은 지금 다른 곳에서 동생들을 찾고 있으니까. 이런 어둠속에 있을 리 없다.

대충 말하지 말라고

기가 막힌 듯한 쵸로마츠의 목소리.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의 거실 정경이 펼쳐진다. 옛날에 본 광경일까. 아니면 평소와 다름없는 얼마전의 광경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째선지 무척이나 그립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만들어낸 환상의 오소마츠를 쳐다본다. 바닥에 뒹굴며 만화책을 보는 오소마츠형이 이쪽을 보곤 히죽 웃는다.

 

오소마츠형, 부탁이다. 구해줘. 나만으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혜를, 빌려줘.

 

기합이다, 카라마츠!

멍하니 있던 오소마츠형이 웃으며 콧등을 비벼대며 말했다.

 

곤란한 상황일 땐, 기합이면 어떻게든 된다고~!!

 

 

 

 

쵸로마츠였다면 화냈을 발언이다. 기합으로 어떻게든 될 거라면, 아무도 곤란한 상황을 마주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오소마츠형의 말이 틀린 적은 한번도 없었다. 카라마츠는 지금까지 장남을 계속 믿어왔고, 장남의 뒤를 따랐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었다.

 

 

앞으로 돌아선다.

따스한 거실의 광경이 사라지고, 얼어붙을 듯한 어둠이 다시 떠오른다.

 

팔을 천천히 들어올려 손바닥을 앞으로 향하게 돌린다. 그리곤 숨을 천천히 깊게 들이마신다.

 

그리고, 카라마츠는.

 

 

[파아아아--------------------!!!!!!!!!!!!!!]

 

 

 

혼신의 힘을 다해 외쳤다.

 

 

 

 

그 순간, 카라마츠의 손에서 눈부시게 새파란 섬광이 파아앗!! 하는 거대한 소리와 함께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빛이 순식간에 어둠을 몰아냈다.

 

휘황하게 골목을 비추던 거리의 불빛들이 다시 돌아온다.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오소마츠형은 굉장하군, 하고 카라마츠는 새삼스레 그렇게 생각했다.

 

 

 

 

 

 

 

카라마츠가 기합으로 이치마츠를 구해낼 때, 오소마츠는 다시 그 늪으로 향했다. 방금까지 자신을 끌어당겼던 그 늪이다. 어째서 자신이 다시 이곳에 돌아온 건지 알 수 엇어, 오소마츠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까까지 목욕탕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던 이치마츠들을 찾기 위해, 다시 한번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아까처럼 기묘한 산길에 끌려오게 되어, 오소마츠는 혼자서 돌아다닌 걸 깊이 후회했다. 이렇게 될줄 알았다면, 쵸로마츠와 같이 이치마츠들을 찾을 걸 그랬다. 다시 그 길에 끌려갈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역시 그건 꿈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꿈이 아니었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그 길도, 처음에는 옆에서 카라마츠가 달빛조차 없는 밤길을 산책하는 건 두근거리는군하고 떠들어대서 몰랐는데, 길가에 지장이 드문드문 놓여있다. 아무래도 그걸 직시할 용기가 생기지 않아, 되도록 보지 않도록 오로지 앞만 보고 나아간 결과, 다다른 곳은 일전의 그 늪이었다. 혼자인 지금, 늪의 공포가 전의 몇배로 불어 자신을 덮쳤다. 그냥 시커먼 늪일 뿐인데, 공포감을 부추기는 효과라도 있는 건지,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점점 공포가 커져 손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사아악, 하고 오한이 등을 내달린다. 무섭다. 눈을 꼭 감고, 귀를 틀어막은 채 주저앉고 싶었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동생을 찾아야만 했다. 그럼에도 덜덜 떨리는 발은 앞으로 나아가라는 제 말을 듣지 않았다. 전에 자신을 끌어당기던 끈적하게 들러붙던 기분 나쁜 손의 감촉, 늪의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무시무시한 원성이 마치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숨을 쉬려 얼굴을 내밀며 손을 뻗자, 그곳에 웃고 있는 카라마츠가 있었다. 상냥하고 따스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카라마츠가 다른 그 무엇보다도 무서웠다. 사람은 그 무엇보다 이해가 불가능한 것을 무서워한다는 말을 떠올렸다. 나는 카라마츠가 가장 무섭다. 자신이 잘 알고있는 카라마츠의 얼굴과 목소리로, 녀석은 상냥하게 웃으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절망에 빠져 먹혀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새까만, 아무것도 비춰지지 않는 이 늪이, 자신을 유혹하고 있다. 비틀비틀, 그 늪에 가까이 다가갔다. 무섭고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거기에 가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다.

..........나는, 그 늪의 일부가 되지 않으면.........돌아가지 않으면........

 

철퍽. 검은 물이 발밑에 걸린다. 아래를 멍하니 바라보고서야 겨우 깨달았다.

 

이 늪은 수많은 인간의 덩어리다. 셀 수 없이 많은 인간이 뒤섞여, 다양한 감정이 탁하게 얽혀 엉망으로 뒤섞인 것이 이 늪이다.

 

늪이 질척한 소리를 낸다.

 

멍하니 숨을 멈춘다.

 

 

늪의 일부가 느릿하게 솟아오른다. 검고 걸쭉한 액체를 뚝뚝 흘리며, 무언가가 늪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건 하얀 천을 걸친, 사람의 형상이었다.

 

 

[....................?]

 

 

 

그건 쵸로마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얀 천을 걸친 쵸로마츠가 이쪽을 바라본다. 나를 인지한 녀석은, 색이라곤 없는 새하얀 뺨을 일그러뜨리며 히죽 웃었다.

나는 멍하니 그걸 바라보았다. 어째서 이 늪에서, 쵸로마츠가.

검고 걸쭉한 액체를 온몸에 휘감은 채, 쵸로마츠가 이쪽을 바라본다.

그 눈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이라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새까맣고 텅 비어있었다.

공허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것에,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공포로 이가 다각다각, 소리를 울렸다. 도망가야 하는데, 발이 움직이질 않는다. 녀석은, 쵸로마츠가 아니다. 쵸로마츠인 척을 하고있는, 인간이 아닌 무언가.

 

 

[.....마츠노, 오소마츠]

 

창백한 얼굴을 한 그것이, 새하얗게 질린 얇은 입술을 달싹였다.

 

[, 신이, 빠뜨린, , 무엇, 인가, ]

 

쵸로마츠의 모습을 한 그것이 양팔을 늪에 집어넣더니 뭔가를 꺼냈다.

 

 

그건 쥬시마츠와 토도마츠였다. 기절한 건지 머리를 축 늘어뜨린 두 사람을, 각각 양팔에 안아들고서 그 괴물은 웃고 있었다.

 

 

[어떤, ?]

, 뚜욱.

 

 

어느쪽을 빠뜨렸냐고? 선택하라는 건가. 나한테, 동생을 택하라고. 선택받지 못한 쪽은 어떻게 되는 건데. 공포에 덜덜 떨며 잠자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있는 내게, 그것이 [........후후후] 하고 웃었다. 얇은 입술을 위로 추켜올리는 것이, 쵸로마츠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마치 겁먹은 인간을 보고 입맛을 다시는 듯한 추악함이었다.

 

 

 

 

 

오소마츠형!!!

 

 

어둡고 탁한 공기를 깨부술 듯한 큰소리가 메아리쳤다. 놀라 뒤를 돌아보자, 카라마츠가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게 보였다. 잘 보니, 뭔가를 등에 짊어지고 오는 듯했다.

또 뭔가 이상한 걸 달고오는 건 아니겠지, 하고 잔뜩 경직되어 바라보던 그 순간에돈 카라마츠는 점점 이쪽으로 다가왔다.

 

[카라마츠----]

[내게 맡겨라, 오소마츠!! 파아-----------!!!!!!!!!]

카라마츠가 그렇게 외치는 찰나, 카라마츠의 양손에서 새파랗고 밝은 빛이 나와, 주변의 검은 기운들을 단숨에 몰아냈다.

 

찌르르, 찌르르르-, 벌레 소리가 들려온다.

달빛이 비추며 주변을 밝힌다.

주변의 경치가 어둠속에서 점점 모습을 드러내고, 낯익은 광경이 눈앞에 보였다.

 

[낚시터.......?]

멍하니 눈앞의 광경을 바라본다.

형제들이 자주 다니던 낚시터였다. 오소마츠도 온 적이 몇 번인가 있었다. 여기서 카라마츠의 고민을 들어줬던 때가 떠올랐다.

 

 

[....오소마츠형]

낚시터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이 떨어뜨린 건, 무엇인가요?]

여신 코스를 한 쵸로마츠가 추위로 보랏빛이 된 입술을 슬쩍 올리며 웃었다.

 

 

 

 

 

 

쵸로마츠는 머리에 생긴 혹에, 얼굴을 찌푸리며 천천히 달렸다. 토도마츠를 등에 업고서 떨어뜨리지 않도록 어기적어기적 천천히 움직였다.

[그냥 델리버리 콩트로 분위기를 바꿔보려던 거뿐이잖아!! 어느쪽을 업을 건지 물어본 거라고!]

그렇게 말하며는 쵸로마츠에, 쥬시마츠를 등에 업고 슥슥 나아가는 오소마츠형을 바라보며, [오소마츠형 오늘 특히 더 기분 나쁘니까 말야] 하고 태평하게 답한다. 평소에는 쵸로마츠를 달랠 오소마츠형의 기분이 오늘은 특별히 더 나쁜 것 같아, 쵸로마츠는 그걸 조금 부드럽게 바꿔보려던 것뿐일 것이다. 그러니 콩트를 해서, 오소마츠형에게 어느쪽을 업고 돌아갈 거냐고 물으려던 것뿐이었을 테지만, 쓸데없는 짓은 하는 게 아니었다. 뭔가 지뢰를 건드렸던 건지, 무언으로 쵸로마츠를 쥐어박은 오소마츠는 이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등에서 이치마츠가 불편한 듯 [으응]하고 신음해, 자세를 고쳐잡았다. 쵸로마츠는 아직 부루퉁해 있었다. [모처럼 내가 쥬시마츠랑 토도마츠를 찾았는데, 때리는 건 또 뭐야]

엄청 추웠는데, 하고 쵸로마츠가 여전히 투덜대고 있다.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는 낚시터에 잠겨있었다는 모양이다. 어두운데 잘도 알았군, 하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지나가던 친절한 사람이 가르쳐준 것 같다. 꼭 닮은 얼굴을 한 두 사람이 낚시터로 비틀비틀 걸어가는 걸 목격했다고 한다. 쵸로마츠에게겐 얼굴이 닮은 게 신경쓰여서 일부러 가르쳐준 거겠지. 그런 친절한 사람도 있구나. 이런 때엔 똑같이 생긴 얼굴이 참 편리하다. 반대로 그런 이유로 형제한테 일어난 문제를 덮어쓰는 경우도 있지만.

 

 

 

집으로 돌아와, 기절한 세 사람의 옷을 갈아입히고 잠자리에 눕혔다. 그 때에도 오소마츠형은 언짢은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뭐어, 매사에 태평한 오소마츠형이니까 내일이면 기분도 풀리겠지

 

 

나도 슬슬 잘까, 하고 생각하던 그때,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내가 받을게]

 

이런 시간에 누굴까, 싶었지만 전화를 받으러 간 쵸로마츠는 미소를 띤 채, 즐거운 듯 상대와 얘기를 나눴다.

 

 

[아까 쥬시마츠랑 토도마츠를 알려준 사람이었어.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엄청 기뻐하더라고. 참 좋은 사람이네-]

[뭔가 사례를 해야겠군. 그보다 쵸로마츠, 그 사람한테 연락처를 알려준 건가]

[아니, 안 알려줬는데.....]

 

 

[[?]]

 

 

 

 

 

◆◆◆

 

 

 

 

 

[네놈도 친구 없잖아!!!!]

 

 

어느날 오후에 있었던 일이다. 나는 멍하니 그 말을 한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말을 내뱉은 장본인은 그의 친구가 상대를 위협할 때처럼, 후우후우, 하고 이쪽을 노려보았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늘 있는 이치마츠와 나의 일상회화였을 터이다.

[외출하고 오지] 라고 말하자, 어딜, 하고 브라더가 묻기에, [물론, 카라마츠 girls의 아방튀르를 즐길 여행이다] 하고 답하자 4개의 한숨이 방을 가득 채웠다. 나는 그저 혼자 한숨을 내쉬지 않은, 방구석에 주민, 이치마츠를 보았다. 이치마츠는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그의 친구와 강아지풀로 놀고 있었다. 이치마츠는 바보취급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아련한 희망을 갖고 이치마츠에게 다가갔다.

[저기, 이치마츠. 너도 어떤가? 같이 이치마츠girs를 찾으러......]

고개를 든 이치마츠가 나를 노려본다. 카라마츠형, 하고 비난하는 듯한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려온다. 나는 이치마츠의 따가운 시선에 멈칫하면서도, 만약 여기서 이치마츠가 수긍해준다면, 같이 외출할 수 있다면, 하는 작은 기대감에 입을 열었다.

[, 이치마츠. 네 친구도 굉장한 운명의 친구들이라고 생각한다만, 가끔은 가련한 걸즈들과 치는 장난도 좋다고. 그러니, 나와 함께-]

거기까지 말하던 중, 꽉 멱살을 잡힌다. 아아, 오늘도 그를 화나게 해버린 모양이다. 이런 건 조금도 원하지 않았는데, 나는 늘 이치마츠를 화나게 만든다. 어떻게 해야 녀석이 다른 형제를 대하듯이 날 대해주는 걸까, 언제가 되어도 나는 그걸 알 수가 없다. 이치마츠가 화내는 이유를 모르니까, 고칠 수도 없다.

 

이치마츠는 나를 노려보았다. 오늘은 대체 무엇 때문에 화내는 걸까, 하고 자신의 모자란 머리를 굴려 생각했다. , 그래 어쩌면 고양이를 바보취급 했다고 이치마츠는 오해한 걸지도 모른다, 나는 결코 그럴 생각이 아니었지만, 고양이를 무척이나 아끼는 이치마츠니 그런 오해를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이치마츠, 다른 뜻은 없었다. 그저 너도 조금은 사람과 어울렸으면 해서]

이치마츠가 눈을 부릅뜬다. 눈동자에 보라색 빛이 일렁이며, 입이 열린다.

 

 

 

[네놈도 친구 없잖아!!!!]

 

 

게다가 카라마츠girls라니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런 건!!! 하고 이치마츠가 화를 냈다. 널 힐끔힐끔 쳐다보는 녀석들은, 네 안쓰러운 꼴을 보고 비웃는 거라고!! , 이치마츠가 외쳤다.

 

 

그럴 리 없다, 고 부정하려 했으나, 그러지도 못한 채 끝나버렸다. 이치마츠가 고양이를 안고 방에서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자, -, 하고 토도마츠가 한심하단 듯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건 좀 아니라고, 카라마츠형]

이치마츠형은 말야, 친구를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고.

이치마츠형은 상냥하고 속이 깊으니까 말야.

자기 나름대로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있는 거라고.

그런데, 그 상처를 직접 파내다니-.

너무하네.

천연인 것도 적당히 하라고.

안 그랬다간, 진짜 큰일 난다.

 

 

형제들이 입을 모아 나를 비난한다.

 

 

 

 

 

.........어쩔 수 없잖아. 나는 이치마츠가 그런 걸 고민하고 있다는 걸 몰랐으니까.

 

........나는, 그때, 없었으니까.

 

 

 

내가 유괴당해서 에스퍼 냥코와 만난 적이 없다는 걸, 그들의 기억에서 지워진 걸까, 형제들은 나를 비난하는 눈초리로 노려보았다.

 

 

[........이치마츠한테 사과하고 오겠다!]

 

 

형제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나는 집을 뛰쳐나왔다.

아무리 몰랐다고는 하지만, 사랑하는 동생의 마음을 상처입히는 건 형으로서 안 될 일이다.

 

 

그리고 정정하고 싶은 것도 있다. 이치마츠는 내게 친구가 없다고 했지만, 나는 아는 사람이 꽤 있다. 안 그럼 장시간 외출하는 건 불가능하다.

나는 길을 가는 지인들에게 말을 걸어, 이치마츠를 못 봤냐고 물었다.

 

 

공원의 구석에 있는 나무에 매달려있는 그도, 전화박스 안에 앉아있는 입이 찢어진 그녀도, 언덕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뭔가의 덩어리도, 배수구 밑에서 눈을 뒤룩뒤룩 굴리며 길을 걷는 사람을 바라보는 그도, 호스트로 보이는 남자의 등에 들러붙은 피투성이의 그녀도, 모두 이치마츠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나는 어느새 늘 카라마츠girls를 기다리는 다리까지 와있었다.

 

 

다리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소녀가 혼자 서있었다. 나는 늘 카라마츠girls를 기다리면서, 이 다리에 가만히 서있는 그녀와 종종 얘기를 나누는 것이 은밀한 즐거움이었다.

 

어머, 카라마츠씨. 오랜만. 오늘 뭔가 기분 안 좋아보이네

[......아아, 오랜만이군, 카라마츠걸]

 

만나자마자 기분이 안 좋을 걸 들키고 말아, [그렇지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뭔가 형제들과 안 좋을 일이라도 있었어?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웃는 그녀에게 방금 전까지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자, 그녀는 우스운 듯 깔깔거리며 웃었다.

아하하, 카라마츠씨 사실은 친구 많은데 말야~

[. 내 친구 관계는 어둠에 휩싸여있으니까 말이다. 멋진 남자란, 사생활의 대부분이 가족에게조차 수수께끼라는 건가.....]

뭐어, 브라더는 단지 내 생활에 흥미가 없는 것뿐이겠지만 말이지.

 

 

 

가끔은 친구 얘기를 하면 좋을텐데

 

그렇게 말해도, 내 얘기는 대부분 무시당하고 마니까.

 

 

예를 들자면, 이런 일이 있었다.

 

 

 

차로 쵸로마츠를 마중나가던 때의 일이다.

카라마츠의 하나 아래 동생인 쵸로마츠는 하시모토 냐인지 뭔지 하는 아이돌에게 푹 빠져있지만, 라이브가 없는 날에는 대부분 취업활동에 전념하고 있어 조금 멀리 떨어진 마을에 있는 작은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곤 했다. 이렇게 노력하는 쵸로마츠가 굉장하다고 생각하며 존경하고 있다. 그렇다고 자신도 일하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은 추호도 않는다. 하지만 형으로서 응원 정도는 해주고 싶다고 생각해, 가끔 면접장소가 먼 경우에 카라마츠는 쵸로마츠를 마중하러 가곤 했다.

 

오늘 갈 마을로 가는 길 도중에는 사실, 심령스팟이 있다는 모양이다. 나는 전혀 몰랐지만, 집을 나가기 전에 소리없이 웃은 토도마츠가 슬쩍 알려줬다. 슬슬 터널인데, 이 터널을 빠져나간지 얼마 안 가서라고 한다.

오자키의 명곡을 들으며, 즐거운 기분으로 터널을 빠져나갈 즈음, 눈앞에 휙하고 하얀 형태가 나타났다. 갑자기 뭔가!? 하고 당황해 브레이크를 밟으니, 그대로 고꾸라져 앞유리에 이마를 부딪치고 만다. 위험하군.

차에서 내려서 확인하니 하얀 형태의 무언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여성이었던 것 같은.......아니, 하지만 이런 인적 드문 곳에 여성이 있을 리가 없나.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차에 타려고 하는 순간, 눈앞에 벼랑이.

[어이, 거짓말이지.....] 전혀 몰랐다. 만약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면 그대로 나는 데스 로드로 돌진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걸 깨달은 나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걸이 구해준 건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두 손을 모아 절했다.

 

나는 차로 돌아가 다시 운전을 했다. 오자키 노래를 틀려고 시선을 돌리는 순간, 문득 거울이 보였다. 거울에는 내 뒤인 뒷좌석이 비치고 있었다.

 

거기에는 아까 자신의 눈앞을 지났던 여성이.......

죽으면 좋았을텐데......

 

 

 

 

 

 

 

[아니, 하지만 정말 덕분에 살았다. 뭔가 사례를 할테니 말해봐라, 아기 고양이여]

 

[.....바보!! 너 같은 건 죽으면 되는 거라고!]

 

[뭔가 사례를 하지 않으면 마음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다. 다음주에 다시 와도 괜찮은가?]

 

[, 안돼! 또 떨어지게 되면 위험하다구! //]

 

 

다음주, 답례로 장미 꽃다발을 가지고 찾아가니, 도시락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러 만들어준 것 같았지만, 결코 날 위해서 준비한 건 아니라고 했다.

 

 

그 뒤, 메일주소를 교환해, 지금도 가끔 그녀가 만든 도시락을 함께 먹고 있다.

 

 

 

 

 

 

[버섯 사냥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버섯 사냥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냥하고 사냥해서 사냥하는 거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치 산적이 노상 강도짓을 하는 중인가? 라고 생각할 정도로 험악한 얼굴을 한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나는 아카츠카에서 좀 떨어지 산에 왔다.

이렇게까지 모두가 필사적이게 된 건 다 이유가 있다.

전원 니트인 탓에, 용돈도 한정되어 있는 그들이었지만, 일하지도 않는 주제에 술이니 담배니 파칭코나 사치품 등에 돈을 펑펑 써버리곤 했다. 그로 인해 보름이 지나기도 전에 용돈이 다 떨어지고 만 것이다. 그렇게 되어 술은커녕 배가 고파도 군것질을 할 수가 없고, 그렇다고 몇 번이나 치비타에게 외상을 질 수도 없었다. 하지만 20대 남성 6명은 식사 세끼 정도로는 도무지 배가 차지 않았다. 그럼 어떻게 하겠는가? 방법은 자급자족밖에 없다.

 

굶주린 동물이란 무척이나 무서운 법이다. 어딘가에서 들은 무서운 얘기에 의하면, 배고픔을 견딜 수가 없어 동류인 인간의 고기까지 먹었다는 도시 전설도 있다.

 

 

제대로 텐트까지 챙겨, 밤을 샐 각오로 우리는 야영에 임했다. -, 고기가 먹고 싶다.

 

밤이 되고, 여기저기 산을 들쑤시고 다니던 형제들이 잠잠해진 후, 나는 혼자 조용히 일어섰다. 그 이유는 단순히 요의를 느꼈기 때문이다.

 

따스한 계절이긴 하지만, 역시 밤이 깊은 산은 춥다. 몸을 파고드는 찬바람에 몸을 떨며 손전등을 한 손에 들고 텐트를 빠져나오자, 저 멀리서 웃음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자신들 외에 산에 캠프를 온 사람들이 있는 걸까.

한번 뜨여버린 눈은 또렷하게 맑아지고, 게다가 변변한 저녁을 먹지 못한 채 산을 돌아다닌 바람에 자신의 배가 구우우~ 하고 애틋한 울음소리를 내어, 이거 아무래도 다시 잠드는 건 무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는 잠시 시간을 보낼 겸 어둠속을 산책하기로 랬다.

 

손전등으로 발아래를 비추며 조심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자, 점점 흐릿하게 불빛이 보였다. 오렌지 빛깔의 그것은 아무래도 모닥불 같아,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타닥타닥하고 나무가 타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수풀에 숨어 슬쩍 불길이 타오르는 곳을 엿보니, 8명 정도의 남녀가 불을 둘러싸고 원을 그린 채 앉아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라고 좋게 말했지만, 요컨대 노닥거리고 있었다.

우와, 열받아. 왜 남자 넷에 여자 넷인 거냐고. 이쪽은 남자만 6이라고. 여자 반만 달라고, 진심으로. 남자들이 여자 옷속에 손을 넣거나, 엉덩이나 가슴을 쓰다듬으면, 여자들은 몸을 비비꼬면서 새된 목소리로 웃어댔다.

카라마츠는 당장이라도 저 사이로 끼어들고 날뛰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엉망으로 만들고 싶다. 이제 괜찮지 않을까, 이 욱신거리는 오른 팔을 풀어도.

 

 

그 순간.

 

 

우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굉장한 비명과 함께 날카로운 기계음이 울렸다.

아연실색하고 있자, 갑자기 팍, 하고 붉은 무언가가 튀어올르고, 무거운 무언가가 풀썩하고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새된 비명소리.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위험해위험해, 도망쳐야!!!!]

[누가 좀 살려줘 싫어어어어어어어!!!!!!]

 

순식간에 그곳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그곳에 있던 남자와 여자는 서로 몸싸움을 해가며 이리저리 뒤엉켜 도망가기 바빴다. 그리고, 위이이이이이이잉 하는 날카로운 기계음과 함께 빠르게 회전하는 은빛의 무언가. 그리고 또 다시 튀어오르는 선혈. 누군가 울부짖는 소리.

 

멍하니 수풀에 주저앉아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 다들 도망간 건지 어느새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단 한 사람 남은 건.

 

거한이, 카라마츠의 앞에 서있었다. 얼굴에는 하얀 가면을 쓰고 있어, 그걸 본 카라마츠는 (, 얼마전에 이치마츠가 코스프레했을 때와 같은 거다) 라고 태평하게 생각했다.

남자가 전기톱을 휘두르며,

 

..........죽어

 

 

 

 

 

[굿자아압!!!!!]

 

남자가 휘두르던 전기톱을 가뿐히 피하며 일어선 카라마츠는 엄치를 척 들어보였다.

 

[나도 이곳의 파렴치한 걸&보이들에게 화가 나있었다....설마 같은 생각을, 그것도 실행까지 할 녀석이 있을 거라고는. 서로의 소울이 공명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군]

 

[이건 운명의 만남이다......!!]

 

 

카라마츠와 남자는 서로의 손을 꽉 마주잡으며, 두 사람 사이에 우정이 싹텄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남자에게 예비 마스크와 전기톱을 건네받아, 카라마츠도 남자와 함께 아까 그 남녀들을 쫓아다니며 사정없이 리얼충을 박멸하기 시작했다.

 

블랙 산타 얘기를 했더니 남자가 꼭 이치마츠도 만나고 싶다고 해서, 다음번에 남자와 놀 때에 이치마츠도 데려가자고 생각하는 카라마츠였다.

 

 

 

 

 

 

 

오후 1.

삐리리리리리리리.

[카라마츠다]

[여보세요. 나 메리씨...]

휴대폰으로 메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아, 오랜만이로군. 잘 지내는가?]

전에 집에 놀러오고 간만이로군, 하고 정겹게 말하자 [저기이..] 하고 메리가 입을 우물거린다.

[지금, 아카츠카 역에 있는데.....]

[역인가? 좋다, 마중 나가지]

[에에에!? , 아냐 그런....당신 집, 이미 알고 있고....]

[마중 나가게 해주겠나. 리틀 걸을 이렇게 먼 거리를 걸어오게 해서야 남자로서 체면이 서지 않는다]

 

 

 

 

삐리리리리리리.

[카라마츠다]

[여보세요, 나 사토루. 지금 역에 있는데 말야]

[사토루군인가. 그저께 보고 처음이로군. 그러고 보니, 어제 그 드라마 봤는가?]

[아니, 마중 나오라고]

[미안하다만 보이를 위해 움직일 인력은 갖고있지 않아서 말이다]

[하아....차별이냐고. 메리는 데리러 왔으면서....드라마는 봤어. 지금 그쪽으로 갈게]

[방문 선물용 과자는 슈크림이 좋다]

[너무 뻔뻔하잖아]

 

 

 

 

 

삐리리리리.

[카라마츠다]

[나 리카짱. 저주받을 거야.....]

[그런가....저기, 너의 저주를 풀려면 어떡해야 하는가?]

[?]

[나는 너에게 있어 낯선 사람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곤경에 처한 걸을 남이니까 내버려두고 가는 냉혈한 남자가 아니다.....곤란한 일이 있으면 뭐든 좋으니 상담해주겠나. 뭐어, 얼굴도 모르니 신용할 수 없으려나....]

[그럼, 내 고민상담 들어줄 거야...?]

[물론이다! 나로 괜찮다면야]

 

 

 

 

 

 

 

 

삐리리리리리.

[유령 앤서다-!!!]

[잇츠 롱 넘버. (틀린 전화번호입니다)]

[잠깐잠깐잠깐-!!]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건가?]

[첫번째 질문에 답하지. 왜냐면 아까 주문한 게 도착했기 때문이다]

[흥미 없다만]

[뭘 주문했냐고? 두 번째 질문에 답하지]

[아니, 안 물어봤다만]

[네에-! 냐짱 모델의 초 레어 피규어입니다!! 자네 이거 내가 옥션에서 손에 넣기까지 얼마나 걸렸다고 생각하나?]

[그런 얘기에 더 적임인 녀석이 우리집에 있다만]

[세번째 질문에 답하지. 그 삼남군의 휴대폰에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연결되지 않는다. 진심으로]

[아아 그래....]

[너의 질문에는 전부 답했다. 이번에는 내가 질문하지]

[아니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거든. 애초에 너한테 묻지도 않았다고]

[태초에 낮은 엔트로피 상태에 있었던 우주는 과거와 미래가 구별되는 열역학 제이 법칙을 가지게 되었나?]

[그거 물리학 미해결 문제지 않나!! 답할 수 있겠냐!!]

[지금 거기로 가겠네. 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지. 차 준비하고 있으라고]

[죽어]

 

 

 

 

 

이번달 말, 엄마에게 너만 전화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혼났다. 내 탓이 아닌데. 그들(그녀들)이 오래 통화하는 걸 좋아하고, 매일 몇 번이나 걸어오니까 어쩔 수 없다. 토도마츠한테 LINE전화로 하면 된다고, 란 말을 들었다. LINE전화는 요금이 무료라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LINE이 가능할까.

 

 

 

 

 

 

얘기가 끝난 뒤, 건너편의 이치마츠를 보면, 이치마츠는 창백한 얼굴로 덜덜 떨고 있다. 찾아서 억지로 스타벅스로 데려왔을 땐, 불쾌하기 짝이 없는 표정을 지었는데, 대체 무슨 일인 걸까.

걱정스러워 [왜 그러나?] 라고 얼굴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역시 너, 친구도 없고....생기지도 않을 거라고...]

 

쥐어짜듯이 그리 말하는 이치마츠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내게 친구가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다니, 정말 곤란한 동생이다.

 

 

 

 

 

 




*초반에 나온 노래 설명*


하나이치몬메


이겨서 기뻐 하나이치몬메

져서 분해 하나이치몬메

어떤 아이가 갖고싶어?

저 아이가 갖고 싶어

저 아이는 모르겠어

상담해보자

그러자


일본의 아이들 동요이자 놀이

우리나라의 "우리 집에 왜 왔니"와 비슷한 형태

지역에 따라,

이불을 쓰고 이리오렴

처럼 가사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

숨겨진 의미/괴담이 있다고 합니당!

궁금하신 분은 검색검색!!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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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성했습니다ㅠㅠ

내일은 제가 시간이 없어서

오늘 다 마무리한다고 급하게 하느라

뒷부분이 좀 대충대충이네요ㅠ

죄송합니다....


시간이 좀 걸린 만큼 제대로 하고 싶어서

효과음도 가능한 식자했는데 괜찮으려나 모르겠네요..

오히려 거지 같은 글씨체로 집중력 떨어지게 만든 건 아니겠지이..;ㅂ;




여러분의 도움으로 어찌어찌 마무리한 홈슷홈입니다!

정말정말 감사했습니당!!


다들 재밌게 보시구 해피한 주말 보내시길!! :D









+ 첫번째 만화가 아무래도 안 보일 것 같아서

아래에 대사 적어둡니다!



쥬시 - 오쵸

쥬시 - 거부기!!


오소 - 응? 거북이가 아니라고?

오소 - 달팽이야


쥬시 - 거부기?


오소 - 음~~


오소 - 다


쥬시 - 댜


오소 - 알


쥬시 - 알


오소 - 패


쥬시 - 패


오소 - 앵


쥬시 - 앵


오소 - 이


쥬시 - 잇


오소 - 달.팽.이.


쥬시 - 다.....

쥬시 - 거부기!


오소 - 세계관 완고하네~~


[쵸로마츠의 츳코미 한계 게이지]


이치 - 쵸로!?


이치 - 쵸로

이치 - 안대



*참고로 일본어로 달팽이는 카타츠무리, 거북이는 카메, 로 

원래는 오소가 카.타.츠.무.리! 라고 하면 

쥬시가 카.....메샹(누구누구씨 할 때의 그 상입니다, 굳이 해석할 필요는 없는..)

이 되는 귀여운 전개인데........

한글로는 전해지지 않아서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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はるな 님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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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좋은 꿈을

 

 

(*분기포인트 : 목욕탕에서 과다출혈로 쓰러진 카라마츠가 다시는 깨어나지 않은 경우)

 

 

 

 

 



SIDE 토도마츠

 

 

 

 

오늘은, 내 차례.

 

 

[자아! 어떤 게 좋아?]

 

탁자에 어지럽게 펼쳐둔 건, 갖가지 그림책들.

신데렐라백설공주모모타로도 원숭이와 게의 싸움 이야기도 있다.

X프에서 산, 조금 낡은 그것들을 카라마츠형은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리곤 나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천천히 깜빡이는, 나와 같은 눈.

 

[뭔가? 이건]

[그림책]

[, 아니, 그건 아는데. 갑자기 왜 그러나, 토도마츠]

[카라마츠 형이야말로 왜 그래. 얼른 안 고르면 내가 고른다?]

[그러니까 뭘]

[딜리버리 콩트 소재]

[?? 누가 하는 건가?]

[내가]

[누구랑]

[카라마츠형이랑]

[, 처음 듣는다만]

[말하지 않았으니까]

[톳티!!?]

 

생각 이상으로 놀란 카라마츠형은 들고 있던 거울을 떨구곤, 사방에 온통 물음표를 뿜어대고 있다. 이런 본연의 모습이 나올 때면 정말 귀엽다니까, 이 사람.

 

[......, 나와 같이 해도 괜찮은가? 분명 너, 다용이랑 같이 하려던 게....]

[무슨 소리야, 그런 거 그냥 예행연습이라구. 쥬시마츠형과 쵸로마츠형이 같이 하고, 오소마츠형과 이치마츠형이 같이 했으니까, 남은 나랑 카라마츠형이 같이 하는 게 당연하잖아]

[, 그런...?]

[!? 설마 나랑 하기 싫다는 거야? 너무하네!]

[, 아니다! 그런 게 아니라..]

 

오해받았다고 생각한 카라마츠형은 당황하며, 아니다 톳티! 라며 필사적으로 내 눈치를 살폈다.

, 알고 있다구. 그런 생각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후후, 여전히 단순해저 재밌네. 지금이라면 무슨 말을 해도 들어줄 것 같아. 정말 동생한텐 무르다니까.

 

[토도마츠가 나와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해서....미안하다, 기분 나쁘게 해서]

[정말, 어쩔 수 없으니까 용서해줄게. 카라마츠형이 제대로 작품 고르라구]

[..., 내가 고르는 건가?]

[아까 그렇게 말했잖아. 기대하고 있다고, 전 연극부원]

 

최강의 무기막내 스마일을 보내자, 카라마츠형은 부끄러웠는지 펑, 하고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지더니, 허둥거리며 눈앞의 그림책 다발에 파고들 듯 집중하기 시작했다. 엄청 당황하고 있어. 자기 의견이 받아지는 게 익숙하지 않을테니까.

 

[....그럼, 이거 어떤가]

[어디어디~, 늑대와 7마리의 새끼염소?!]

[, 역시 별로인가...?]

[싫은 건 아닌데. 왜 둘이서 할 콩트에 인원수 많은 걸 선택한 건가~ 해서]

[이 새끼 염소들 7쌍둥이잖아? 뭔가 우리들과 닮지 않았나]

[정말 형제러버구만, 이 사람!! 어쩔 거야, 누가 17역할 거냐구]

[그건......생각하지 않았다]

[얼마나 바보인 거야?! ..........- 정말. 그럼 그냥 다들 부를래?]

[]

[7쌍둥이는 힘들겠지만, 형제 전원 모아서 늑대와 6마리 새끼 염소할까. 늑대는 또 다용한테 부탁하면 되고. 진짜로 삼켜질지도 모르겠지만]

[오오, 재밌을 것 같군!]

 

상당히 마음에 든 건지, [그거다!] 라며 눈을 반짝이던 카라마츠형은, 곧바로 광고지 뒷면에 대본을 써내려갔다. -, 간만에 연극혼에 불이 붙은 모양이네. 눈에 보이지 않는 꽃이 사방에서 퐁퐁 뿜어나올 정도로 잔뜩 들떠있었다.

그보다, 형제 전원이 출현하면 이 딜리버리 콩트 누가 보는 거야? .....란 츳코미는 일단 마음속에 묻어두기로 했다.

형이 즐겁다면, 그걸로 됐으니까.

 

[카라마츠형]

[?]

[즐겁네]

[아아, 즐겁군]

[좋은 콩트 만들자]

[물론이다. 연기할 날이 기대되는군]

 

카라마츠형이 웃는다. 폼 잡는 미소가 아닌, 나와 쏙 닮은 미소로.

――― 다행이다. 즐거워 보여.

 

 

 

 

 

 

[.............]

 

눈을 떴다.

어두컴컴한 거실.

바닥에 깔린 1인용 이불에, 조용히 누워있는 카라마츠형.

애달픈 상처만 남은 그 손을 잡은 채, 눈을 감은 나.

....-, 벌써 효과가 끝난 건가.

 

데카판 박사가 만들어준, 마음을 알 수 있는 약의 개량판, 꿈을 보는 약.

잠든 사람의 꿈속에 들어갈 수 있는 약이다. 잠깐이라면 개입도 가능하다.

 

――― 집의 목욕탕에서 팔에 상처가 난 채 쓰러진 카라마츠형은, 이후 한번도 눈을 뜨지 않았다. 심하게 찢어진 상처에서 피가 흐른 채 계속 방치된 탓에 과다출혈 상태가 되었다.

우리 형제 전원의 피를 수혈해서 어떻게든 목숨은 건졌지만, 뇌에 산소가 가지 않은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에 의식이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그게 사고였는지 자기 의사로 했던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기, 카라마츠형.

이제 일어나도 괜찮다고.

우리들, 이제 다 아니까. 형이 숨기고 있었던 거. 말하지 않았던 것. 지금까지의 일들, 전부.

형을 협박했던 나쁜 놈들은 이제 없으니까.

형한테 심한 짓을 했던 나쁜 놈들도 이제 아무도 없으니까.

우리들이 전부 해치웠어. 그러니까, 이젠 깨어나도 돼.

혼자 괴로워했던 거, 심한 짓을 당했던 거, 알아채지 못해서 미안해. 구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심한 짓을 해버려서, 미안해.

 

눈을 뜨지 않는 형의 꿈속에, 앞으로 몇번이나 뛰어들어야 하는 걸까.

언젠가 눈을 떠주지 않을까, 그렇게 바랐다.

하지만, 어느 의사에게 보여도, 데카판 박사에게 부탁해도, 결론은 같았다.

뇌의 대부분이 움직이지 않고, 그저 조용히 숨쉬는 것과 단편적인 꿈을 꾸는 것밖에 할 수 없다고.

미안하단 말도, 좋아한단 말도, 이제 영원히 전할 수 없다.

그러니까 적어도, 꿈에서만이라도 행복하길 바랐다.

 

 

[웃고있네....]

 

 

 

아까 그 꿈을 계속 꾸는 건지, 카라마츠형은 옅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보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카라마츠형의 무대.

그래도 다행이다. 좋은 꿈이지. 이거.

 

카라마츠형. 부디, 부디 좋은 꿈을.

계속 즐거운 꿈만 계속 꾸기를.

우리들이, 늘 함께 할 수 있기를.

 

 

 

 

 

 

 

◇◇◇

 

 

 

 

 

SIDE 쥬시마츠

 

 

 

 

오늘은 내 차례.

 

 

 

[또 날렸다아....]

[, 죄많은 남자로군, 나는. 승리의 여신마저 매료시키고 말다니...]

 

 

파칭코 가게에서 나와, 매번 그랬듯이 한숨. 옆의 카라마츠형은 승리의 포즈를 취한다.

좋겠네, 카라마츠형은 따서. 평소에는 운이 나쁘면서, 가끔은 이렇게 대박을 터뜨린다.

 

[알겠나, 쥬시마아~? 내가 땄다는 건 비밀이다]

[-, 또오]

[이번에야말로 믿을테니까 브라더-. 내가 파칭코에서 크게 땄다는 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아니, 파칭코에 갔단 것도 말하지 마라. 언더스탠~?]

[안타스탠?]

[Oh....그럼 오늘은 둘이서 나가지 않았던 걸로 하지! OK?]

[-..........싫어]

[와아앗?! , 어째선가 쥬시마츠!]

[그치만 오늘 나, 하루종일 카라마츠형이랑 있었는데. 같이 있었던 걸 없던 걸로 하란 검까? 그런 건 싫어]

[........, 그건.....그렇지만]

[카라마츠형!]

[!? , 뭔가]

[야구하자!]

[이야기의 흐름이!?]

 

옷 뒤에서 배트와 공, 글러브를 꺼내,

[어떻게 된 건가, 네 옷은!?] 하고 츳코미를 날리는 카라마츠형의 팔을 잡아 달려나간다.

 

[, 어디로 가는 건가?]

[늘 가던 강변! 야구했었잖아?]

[그러니까 왜 갑자기 야구!? 지금부터?]

[카라마츠형이랑 오늘 같이 있었던 걸 없던 일로 하기 싫으니까. 파칭코가 아니라 하루종일 야구했던 걸로 하면 돼!]

[!!]

 

우물쭈물하고 있는 카라마츠형을, 온힘을 다해 끌어안아 전속력으로 달렸다.

동생한테 업혀가다니, 라며 발버둥치던 형은 내 말을 듣더니 갑자기 얌전해졌다.

 

[....그렇군. 미안하다, 쥬시마츠]

 

수줍은 듯 웃는 소리.

, 평소엔 폼잡느라 힘들었겠지. 그치만 이렇게 가끔 나오는 미소가 제일 멋있다구.

 

[....야구가 끝나면, 국화빵 사서 갈까]

[으응?]

[오늘의 디저트다. 3개 사서 6명이서 나눠먹자]

[그래도 됨까!? 역시 형!! 배가 커어-!!]

[배짱이 크다고 해주겠나. 6개나 사서 가면 파칭코에서 땄다고 의심할테니까 말이지]

[나는나는~! 크림이 좋아!!]

[좋아. 크림 1개에 팥 2개로 할까. 우리 둘이 먼저 크림의 위치를 파악해두고, 녀석들보다 먼저 차지하는 거다, 알겠지?]

[전부 크림으로 하는 건?]

[크림이 10엔 더 비싸다. 그런 건 기억해두는 게 좋다고, 브라더-?]

[아하하! 파칭코에서 땄으면서 구두쇠네 형아!]

 

 

정말 아무것도 아닌,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

강변에 도착한 후, 카라마츠형도 나도 진흙투성이가 될 정도로 공을 던지고 놀았다.

서로 힘뿐인 노컨트롤이니까 다이빙 캐치나 슬라이딩 캐치의 연속.

평소에는 늘 거울을 보며 자신의 뷰티 페이스에 신경을 쓰는 형인데, 진흙과 나뭇가지에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신경 쓰지 않고 잔뜩 웃으며 즐겨주었다.

좋아, 야구가 끝나면 전속력으로 국화빵 가게로 가는 거야. 잔뜩 운동했으니까 분명 저녁밥도 디저트도 엄청 맛있을 거야.

 

 

[카라마츠형]

[뭔가?]

[즐겁네!!]

[아아, 즐겁군. 디저트도 있다고 생각하니 더 그렇군. 저녁밥을 뭐려나]

 

카라마츠형이 웃는다. 폼잡는 웃음이 아닌, 나와 닮은 미소로.

―――다행이야. 즐거워 보여.

 

 

 

 

 

 

[.............]

 

눈을 떴다.

어두컴컴한 거실.

깊은 상처가 남은 카라마츠형의 가느다란 손을 잡은 채, 감겨있던 자신의 눈을 천천히 뜬다.

........-. 벌써 효과가 끝났어. 국화빵 먹을 때까지 있고 싶었는데.

분명 형 기뻐하며 먹었을텐데. 크림빵 제대로 차지했으려나.

 

 

저기, 카라마츠형.

그 날로부터, 몇 번이나 몇 번이나 해가 뜨고 졌어.

우리들, 이제 다 알아. 형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얼마나 괴로웠는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우리들이, 얼마나 몹쓸 짓을 했는지.

알아채지 못해서 미안해. 구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무서운 일도, 아픈 일도, 이제 어디에도 없어. 전부 우리가 쫓아냈으니까.

그러니까 그만 일어나도 된다구?

도저히 인정할 수 없어서, 몇 번이나 부르짖었는지 모를 말.

하지만 이제, 아무리 소리쳐도 들리지 않는다. 전할 수 없다.

의사 선생님께 아무리 부탁해도. 데카판 박사에게 울며 매달려도. 슬픈 얼굴로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형은 더 이상 눈을 뜨지 않는다. 그저 짧디 짧은 꿈을 꿀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적어도, 꿈속에서라도 웃었으면 해서.

 

 

 

[...웃고있어! 즐거운가 보네!]

 

 

살며시 미소가 떠오른 잠든 얼굴.

지금 아마도 국화빵을 먹고 있을 거다. -, 나도 먹고 싶었는데에.

그래도 다행이다. 이건 분명 즐겁고 좋은 꿈이야.

 

카라마츠형. 부디, 부디 좋은 꿈을.

즐거운 꿈을 꿀 수 있기를. 계속 웃을 수 있기를.

우리들이 계속 함께 있을 수 있기를.

 

 

 

 

 

 

 

◇◇◇

 

 

 

 

 

SIDE 이치마츠

 

 

 

 

오늘은, 내 차례.

 

 

 

 

[이치마츠, 찾았-!!]

 

 

갑자기 뒤에서 덤벼든다.

시야는커녕 의식이 제대로 돌아오기도 전에.

고음의 소리. 들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도 같은.

 

 

[.....누구]

[에에에? 카라마츠라고?! 너무해, 이치마츠!!]

 

 

겨우 선명해지는 시야로 보인 건, 같은 눈높이의 아이.

갑작스런 누구냐는 질문에 놀란 녀석은, 그다지 반응이 없는 내가 이상한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앞에서 휙휙 손을 흔들어댄다.

어린아이의 목소리. 어린아이의 얼굴. 어린아이의 행동.

잊고 있었지만, 이 얼굴과 이 목소리는 카라마츠의 어린 시절의 모습이다.

 

 

[왜 그래? 숨바꼭질 질렸어?]

[-........그래그래, 숨바꼭질하고 있었단 거지?]

[잊었던 거야? 괜찮아 이치마츠?]

 

 

이녀석 어릴 때, 이랬었던가. 아니, 어릴 땐 다들 이랬지.

부모도 구별 못할 정도로 같은 얼굴에, 같은 목소리, 같은 행동을 했다.

어릴 적 꿈을 꿀 때도 있겠지. 오늘은 그런 날이었던 거다.

잘 보니, 자신의 손도 장난감처럼 작아지고 가늘어졌다. 카라마츠처럼 목소리도 높아져있고, 거울이 없으니 확인은 할 수 없지만 나도 같은 어린애 모습일 거다.

 

 

[이치마츠는 들켰으니까, 나랑 같이 술래야

남은 건, 오소마츠랑 쵸로마츠, 토도마츠, 쥬시먀츠야!]

[전부잖아, 그거]

 

 

손을 꼽으면서 할 얘기냐고, 그거. 꽤 옛날부터 멍청했었구만.

내가 움직이지 않는 건 신경도 쓰지 않고, 카라마츠는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멋대로 숨바꼭질을 속행한다.

 

 

[저기]

[? 누구 찾았어? 이치마츠]

[.......왜 어린 시절이야]

[??]

 

 

내 말에 카라마츠는 바스락바스락, 여기저기 뒤지던 손을 멈춘다.

왜 어릴 때인 거야, 뭘 위해서.

꿈이란 건 맥락이 없다. 앞뒤가 없기에 이유 따위 뭣도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내 질문에, 둥근 얼굴처럼 둥그런 눈을 하고선,

아마 같은 얼굴일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우린 아직 어리잖아?]

[어른이라고. 이런 꿈을 꾸는 건,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의미?]

[이치마츠는 어른이 되고 싶은 거야?]

[....., 나는 아무래도 좋다고]

[그렇네에-. 어린애인 채로 있고 싶네. 이대로 쭉-]

 

 

내 말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카라마츠는 뭐에 납득을 한 건지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어린 주제에 턱에 손을 얹고선 폼을 잡는다. , 이미 이때도 나왔었구나, 쿠소마츠의 성향이.

 

 

[어른이 되면 일해야 하잖아? 일하는 거 힘들어 보이고, 귀찮을 것 같으니까 말야]

[하하, 뭐야 그거. 어릴 때부터 몹쓸 인간이었구만]

[게다가, 다들 자립....이었던가. 그런 거 하면 집을 나가버릴지도 모르는 걸. , 집에서 나가기 싫고 다른 애들도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계속 6명이서 이렇게 놀고 싶으니까]

[여섯명...이서]

[!! 계속 어린애로 있으면 모두 같이 집에 있을 수 있잖아!]

 

 

그렇게 말하며 웃은 카라마츠는 다시 숨바꼭질에 몰두했다. 사람이 들어갈 사이즈가 아닌 쓰레기통이나 돌 아래를 바보처럼 열심히 찾는다.

 

 

......집에 있는다, .

 

 

 

돈을 버는 거면, 나가라고

꺼져, 두 번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내가 마지막으로 녀석과 했던 대화.

늘 바보처럼 폼이나 잡고, 노려봐도 때려도 옆에서 물러나질 않는 짜증나는 녀석이.

그런 녀석이.......기분 나쁜 남자들에게 몸을 팔았다는 걸 알았을 때.

실망과 분노로 나는 떠오른 감정을 그대로 토해냈다.

너 같은 건 형도 아니라고.

그것이. 내가 뱉은 그 말이. 누구보다 형제를 사랑한 녀석의, 사랑하는 형제에게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 되었다.

그 때. 떨면서 기다리라고, 들어달라고 간청하는 너의 목소리를, 나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만약 들었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까. 분명 진실을 말했을 거다. 그런데.

너무 최저라 웃음밖에 안 나온다. 얼마나 쓰레기인 거냐, 나는.

그러니까 지금, 녀석은 어린애인 거다. 어린애인 채로 있으면, 쫓겨나지 않아도 되니까.

그 시절에는 6명 모두, 형도 동생도 없었고, 우리도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매번, 시간도 장소도 엉망진창인 단편적인 꿈의 세계.

오늘. 내가 들어온 지금, 어린 시절의 꿈을 꾸는 건......우연일까? 아니면.

 

 

[내가, 왔으니까....?]

[?]

[내가 나가라고 했으니까.....내가 있으면 집에 있을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어린 시절의 꿈을 꾸는 거야?]

[.....아까부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치마츠]

 

 

아무리 그렇게 물어도, 어린 카라마츠에게는 이해불가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너는 저쪽을 찾아줘, 라며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렇겠지. 그래서 어린 모습인 거겠지. 어렵고 복잡한 건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아아, 안돼. 이렇게 자극하면 안 된다. 너무 관여해서는 안 된다.

쓸데없는 말을 해서 이 꿈을 악몽으로 만들면 어쩔 거야.

 

 

[카라마츠]

[?]

[숨바꼭질 좋아해?]

[? 당연히 좋아하지. 숨는 쪽도, 술래도 다 좋아. 6명이서 하면 재밌으니까! 이치마츠도 그렇지?]

 

 

환하게 웃는 얼굴.

알고 있는데.

녀석이 가족을 엄청 사랑하고, 누구보다 우리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바보같은 녀석인지, 잘 알고 있는데.

어째서, 나는, 그 때.

 

 

 

 

 

 

[..........]

 

눈을 떴다.

어두컴컴한 거실.

천천히 눈을 떠, 우둘투둘 촉감이 나쁜 흉터가 남은 손을 조용히 놓는다.

깡마른 뺨. 굳게 닫힌 눈.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계속 잠들어있는 카라마츠는,

 

 

[.........바보 아냐. 뭘 웃는 거야...]

 

 

살짝 미소를 짓는 바보 같은 얼굴.

어린 시절부터 계속 옆에서 보아왔던 자는 얼굴.

악몽을 꾸지 않도록, 좋은 꿈만 꾸도록, 그걸 위해 시작한 일인데. 너무나도 평화로운 얼굴에 불평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직 그 안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거냐고. 제대로 다른 마츠들 찾으면 좋겠는데.

 

어이, 쿠소마츠.

정말 이제 안 깨어나는 거냐고. 그렇게나 일하기 싫은 거냐.

멱살 잡고 너한테 꽥꽥 소리치고 싶은 걸, 얼마나 참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와 마찬가지로, 참고 있다고. 사과의 말들을.

알아채주질 못했어. 믿어주질 못했어.

이제 와서 뭐라고 말해도, 더는 전해지지 않아. 아무리 외쳐도 닿지 않아.

그렇다면 적어도, 꿈에서라도 그렇게 멍청하게 웃어.

어린 모습이어도 좋으니까, 부디, 꿈에서만은 행복해.

그러면, 계속 여섯명이 함께니까.

 

 

 

 

 

 

 

◇◇◇

 

 

 

 

 

SIDE 쵸로마츠

 

 

 

 

오늘은 내 차례.

 

 

 

 

[추운데!?]

 

 

예고도 뭣도 없이 휙하니 불어오는 바람.

막아줄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 굉장히 찬바람이 불어와 아무도 없음에도 츳코미를 날린다.

뭐냐고, 이거. 어디냐고, 여기. 너무 춥지 않아?!

눈앞에는 쏴아-....하고 퍼지는......바다!? 뭐야, 이거.

 

 

[.....아무도, 없어...?]

 

 

눈앞에 보인 건, 어둡고 어두운 해안.

불빛이 없어도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거울은 없지만, 자신의 옷소매를 보아, 평소의 파자마 차림이란 걸 깨닫는다. 그러니까 춥지. 이런 장소에 오면 안 되는 차림이라고, 이거. 그보다 이 차림으로 밖에 나가면 안 되지.

끝없는 흑백의 세계. 이상하게도 사람이 없다.

오소마츠형도, 아래의 동생 3명도. 카라마츠 본인조차도.

 

[카라마츠~ 쵸로마츠라고~ 어디야-?]

 

미드 나이트 씨를 보러 가는......! 같은 말을 하려나. 말할 것 같네. 어쩔 수 없지, 오늘밤은 녀석이랑 밤바다 산책이라도 할까.

그보다 카라마츠 어디에 있는 거지.

백사장이니까, 발아래는 모래뿐이고, 다음은 어두운 바다뿐. 아무것도 없―――

 

 

[.........?]

 

 

싸아아-......하고 조용히 파도치는 어두운 바다.

끝없이 펼쳐진 수십 미터 앞에.

절반정도 나와있는 파란색 파자마. 거기에 있는 나와 같은 얼굴에 눈이 크게 떠졌다.

 

 

[카라마츠!?]

 

 

단숨에 등을 타고 오르는 오한.

굵은 통나무에 묶인 자신과 닮은 얼굴. 카라마츠의 상반신이 보였다.

밖이고, 이 기온이라고!? 아무리 봐도 추울.....아니, 얼 것처럼 추울텐데 바다에 반쯤 잠겨있는 녀석의 모습.

 

 

[―――그 때인가...!]

 

 

큰일이다. 오고야 말았다. 이건 악몽이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바다에 만조라고......틀림없이 이건, 유괴됐을 때의 꿈.

생각할 틈도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바닷물은 생각보다 더 차가워서, 온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 아팠다. 하지만 그런 거에 신경 쓸 틈은 없다.

꽤 멀지만, 신기록이라 생각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수영해 나아간다. 여섯 쌍둥이 중 가장 빠르다는 건, 지상에서의 얘기다.

아아, 그래도 다행이다. 토도마츠나 이치마츠가 이 꿈에 들어왔다면 여기까지 헤엄쳐서 올 수 없었겠지.

 

 

[카라마츠, 살아있어?]

[.......쵸로마츠...?]

 

 

새파란 얼굴의 카라마츠는 무척이나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물이 차오른다. 벌써 가슴부근까지 완전히 젖어 있잖아.

 

 

[, 지금 풀어줄테니까, 기다려!!]

 

 

통나무 두 군데에 꽁꽁 묶여 매달려 있다. 발부터 풀어야..!

있는 힘껏 숨을 들이마시고 잠수한다. 어째서 꿈인 주제에 수압까지 리얼하게 재현한 거냐고.

무릎 부근에 꽁꽁 묶인 로프. 뭐야 이거, 무슨 생각인 거야, 치비타. 풀 생각은 있었던 거야, 이거? 풀 수는 있는 거냐고, 이거!?

한 번에 풀긴 힘들었다. 몇 번이고 잠수해서 겨우 발의 로프를 풀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조금만 참아, 카라마츠!]

 

 

바닷물을 첨벙이며 가슴 부근에 묶인 로프를 쥐었다. 그 짧은 시간에 바닷물은 점점 차올라서, 벌써 카라마츠의 어깨까지 가있다. 바닷물에 얼어붙어 굳어버린 손은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추워서인지, 공포 때문인지, 내 손과 마찬가지로 덜덜 떨리는 카라마츠의 얼굴이 눈앞에 보였다. 일정한 리듬으로 얼굴에 파도가 철썩철썩 밀어닥쳤다.

 

 

[뭐냐고 이거, 뭘 이렇게 꽁꽁 묶었냐고!! 고소한다, 임마아!!]

 

 

――― 풀리지 않는다. 접착제로 붙여둔 것처럼 로프가 단단하다. 뭐냐고, 이거.

이상하잖아. 현실과 달라.

원래라면 여기서, 만조 전에 치비타가 구하러 와야 하잖아?

우리들이 구할 생각이 없어 보이니까, 포기하고 로프를 풀고는 이자카야로 데려갔다고 들었는데.

그런데, 왜 치비타는 안 보이는 거야? 왜 물이 이렇게나 차오르는 거야?

 

 

.......설마, 혹시나지만.

카라마츠 너――― 이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대로 잠겨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야?

바다에 잠겨서, 죽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야?

 

 

확실히 그렇게 되면 카라마츠는 녀석들에게 잡혀갈 일도 없었을 거다. 모르는 남자들에게 범해지는 일도 없고, 협박당해서 몸을 팔게 될 일도 없다.

앞으로 일어날, 우리들이 내던진 둔기들에 맞을 일도.......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의해, 이 꿈이 만들어진 건가...?

 

 

[...쵸로, 마츠...]

[조금만 참아, 이제 곧 풀테니까]

[이제, 됐다...]

[?!]

[이대론 너마저 빠지게 된다....나는 괜찮으니까, 너는 이만..]

[....거기서 더 말하면 때려서라도 닥치게 할 거니까!]

 

 

역시 그랬다. 여기서 모두 끝내기 위해, 그 앞의 일들을 전부 없애 버렸다.

......그럼, 반대로 생각했을 때, 이건 좋은 꿈인 건가?

이대로 둔다면, 이대로 끝난다면.......여기서 죽어버리게 둔다면. 카라마츠는 그런 괴로운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 고통은 없다.

여기서 구하면,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운 현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웃기지 마!! 풀려!! 풀리라고!!!]

 

 

지랄하지 말라고. 그런 이유 때문에, 그런 선택사항을 받아들이라고?? 여기서 죽는 편이 편하니까, 그쪽을 택하라는 거???

가능하겠냐, 그런 거!!

멍한 카라마츠 옆에서 거칠게 로프를 긁어댄다.

 

 

싫다.

여기서 가라앉아 가는 너를 그냥 지켜보라는 거냐고.

서서히 물속에 잠겨들어, 폐까지 바닷물이 차올라 죽어가는 얼굴을 지켜보라는 거냐, 이 꿈은.

아아, 그래. 내가 너를 버렸다.

협박전화를 받았음에도 녀석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지금, 눈앞에 펼쳐진, 조금도 다르지 않을 죽음을. 이 꿈에서처럼, 이런 식으로 죽어버렸을지도 모를 녀석을.

그 때 나는, 현실에서 내버려뒀다.

 

 

[쵸로마츠, 이제 됐다. 됐으니까 얼른 도망쳐라...]

[조용히 하라고 했지!! 똥꼬털 태워버린다 임마!!]

 

 

로프가 풀리질 않는다. 왜냐고 대체. 이렇게까지 안 풀릴 리가 없는데.

...........설마. 관여할 수 있는 힘이 약해진 건가?

꿈을 꾸는 건 카라마츠 본인이니까, 그 근본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흐름을 바꾸는 것 정도는 가능했을텐데.

 

체념의 말을 듣기 싫어서. 그 얼굴이 보기 싫어서.

나는 묶인 채 차갑게 식어있는 그 몸을, 꽉 끌어안았다.

거의 카라마츠 턱까지 차오른 바닷물이, 파도의 기세에 꿀렁꿀렁 입으로 들어왔다. 비릿하고 짠맛이 진동했다.

아아, 미안 카라마츠.

무서웠지. 외로웠지.

여기에 구하러 오지 않았을 때. 우리들은 네가 이런 무서운 일을 겪는 것도 모르고 상관없다며 널 내버려뒀어.

 

 

 

스륵

 

 

 

[.....?]

[풀렸, ...]

 

 

이제 그냥 이대로 같이 가라앉자. 혼자 죽는 것보다 둘이라면 악몽까진 아니겠지. 꿈속에서 죽으면 나 어떻게 되는 걸까, 박사한테 들어뒀어야 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순간, 무슨 짓을 해도 풀리지 않던 로프가 돌연 혼자서 풀렸다.

떨어지듯이 수면위로 쓰러지는 카라마츠를, 껴안던 자세 그대로 받아냈다.

 

 

물가로 데리고 나왔을 때엔, 이미 묶여있던 통나무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아......, ......]

 

 

같은 리듬으로 울리는 호흡. 문자 그대로 호흡이 척척 맞는 상황이었지만, 너무 지쳐서 웃을 기력도 없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상태가 나쁘진 않은지. 호흡을 가다듬는 것보다 우선 카라마츠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바닷물, 많이 안 마셨어?]

[........]

[묶인 곳, 아프지 않아?]

[..........]

[상태는 어때? 토할 것 같다거나....]

[.......미안. 쵸로마츠....]

[, 뭐가. 어디 아픈 거야?!]

[그게 아니라.............]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신과 똑같은 얼굴. 차갑게 식은 뺨을 양손으로 꾸욱 잡으면, 커다란 눈이 단숨에 울상이 된다.

바닷물에 축축해진 얼굴에, 뚝뚝 떨어지는 눈물과 콧물. 몇 번이나 소금물에 젖는 거냐고, 너는.

 

 

[와줬는데........와줄 거라 믿었는데. 바닷물, 점점 차올라서, 혼자 무섭고 추워서........, 조금 너를......모두를.....의심하고 말았다]

 

 

훌쩍훌쩍 울며, 축축하게 젖은 몸이 안겨들었다.

 

 

[이대로 아무도 안 오는 건 아닐까 하고.....버려진 거 아닐까, 의심했다. 그럴 리 없는데, 다들 그럴 리가 없는데. 미안.....]

 

 

나는 최악의 형제다, 라고.

어깻죽지에 얼굴을 묻은 녀석에게서 들려오는 울먹이는 소리.

 

 

――― 알고 있잖아, 카라마츠.

안 왔다고, 나는. 아무도 안 왔다고, 여기에.

대체 뭘까, 이 꿈은. 차라리 원망하라고.

지금, 이 꿈속에서는 구해낼 수 있었다. 구해냈지만.

여기서 뭘 어쩐다고 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들이 저지른 일들은, 변하지 않아. 하나도.

 

 

[쵸로마츠....? 왜 우는 건가]

[우는 건, 너잖아]

[, 그치만 너도 울고 있지 않나]

[너한테 옮은 거라고! 그런 거라고, 쌍둥이간의 싱크로 같은]

 

 

내가 화를 내자, 카라마츠는 눈을 깜빡이며,

그런가....하고, 살짝 웃었다.

울면서 웃지 말라고. 능숙한 녀석. 평소에는 서투른 주제에.

바보처럼 폼 잡지 않고 평범하게 하면, 토도마츠보다 귀엽잖아, 이 녀석.

일란성이니까 당연하겠지만. 우리 여섯명이 닮았다는 것에 녀석은 지나치게 기뻐했다. 평소엔 잠자코 있으니까 알기 힘들지만, 어릴 때부터 작은 거라도 같은 생각을 하거나 같은 행동을 하거나 하면, 늘 싱글벙글거리며 기뻐했다.

얼굴이나 외견은 보면 닮았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우연히 나타나는 형제의 증면이 못 견디게 기쁜 거겠지.

 

 

[돌아가자. , 업혀]

[]

 

 

자신의 어깨를 팡팡 두드리며 말하자, 카라마츠는 갑자기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당황한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누군가한테 업혀본 적 없었지. 해주는 건 몇 번이고 봤었지만. 나도 술에 취해서 몇 번 업혀간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아니, 그치만 이게 그렇게 부끄러워할 일이야?

됐으니까 얼른 업히라고. 그렇게 말하자, 우물쭈물하며 차가운 몸을 천천히 기댄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목에 팔을 슬며시 두르며, 후후하고 웃는 소리가 들린다.

 

........다행이다. 기뻐 보여.

이런 당연한 걸로 녀석은 쉽게 기뻐하는구나.

이런 녀석이란 거. 알고 있었는데.

나는, .

 

 

 

 

 

 

 

 

 

[.................]

 

 

눈을 떴다.

어두컴컴한 거실.

물론 옷은 조금도 젖지 않았다. 아아, 하지만 나만은 땀으로 온몸이 축축하다. 쥐고 있던 카라마츠의 상처투성이 손은 버석하게 말라있다.

 

 

[다행이다.....웃고있어]

 

 

눈가에 물기가 어려있지만, 살짝 미소를 띤 잠든 얼굴.

꿈속에서 내가 업고 집에 돌아가는 중인 걸까. 다른 4명도 제대로 만났으려나.

로프가 풀려서 다행이야. 조금만 더 늦었어도 위험했을 거라고.

그대로 잠겨 죽는 게 카라마츠의 시나리오였다고 해도, 어떻게든 흐름을 바꿨단 거겠지.

 

 

[.......괜찮냐, 쵸로마츠]

[?!]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심장이 내려앉는다.

잠옷차림의 오소마츠형이 복잡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땀이 엄청난데. 무슨 꿈이었어?]

[.........악몽은 아니었어! 악몽은 아니었으니까!]

 

 

당황하며 부정한다.

그래. 악몽은 아니다. 내가 바꿨으니까.

, 카라마츠 웃고있잖아. 괜찮아.

 

 

[괜찮아, 내가 제대로 바꿨으니까. 좋은 꿈이었어. 아무것도 걱정할 건....]

[진정하라고, 쵸로마츠]

 

 

, 하고 머리를 손가락으로 슬쩍 치는 오소마츠형.

그 표정은 화난 것도 당황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무표정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 말도 안 했다고, . 제대로 했단 건 카라마츠 표정을 보면 알아]

[.....]

[쵸로마츠?]

[약해지고....있는 걸지도 몰라]

[??]

[로프, 전혀 안 풀렸어....내 힘으로 구할 수 없었어. 멋대로 풀린 건, 분명 내가 있었기 때문이야. 그 상태론 나까지 바다에 잠겨버리니까, 카라마츠의 의지로 풀려버린 거야. 그러니까......약의 효력, 관여할 수 있는 힘이, 약해지고 있는 걸지도.....]

 

 

박사의 약은 효과가 좋은 만큼 내성이 생기기 쉽다. 계속해서 약을 복용하고 있는 우리들은, 과연 언제까지 그 효과를 볼 수 있을까.

빠르든 늦든, 효과는 조금씩 약해져 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쵸로마츠]

[?]

[약속, 잊지 마]

[, .....]

 

 

형은 그 말만 하곤 방을 나가버렸다.

그 이외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었던 거겠지.

그야 그렇다. 언제나처럼, 괜찮아, 라고. 형아한테 맡겨, 라고.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알고 있다. 우리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저 이 일을 계속하는 것뿐.

카라마츠를 악몽해서 구해내는 걸 계속하는 것. 그것밖에 할 수 없으니까.

 

조용히 잠든 카라마츠의 손을 다시 잡는다.

차가운 손. 거의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겠지. 깨고 싶지 않겠지. 이런 현실에.

몇 번이고 억지로 범해버린, 더러운 세계.

도망쳐도 도망칠 수 없었던, 괴로운 세계.

너를 상처입히고 버린, 형제들이 있는 세계.

그런 현실에, 카라마츠가 돌아올 리 없다.

 

 

저기, 부탁이야, 카라마츠.

이제 더는 눈을 뜨지 않을 거라면. 다시는 깨어나지 않을 거라면. 그래도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부디, 부디 좋은 꿈을.

부탁이니까, 계속 행복한 꿈만을 꿔.

내가, 우리 6명이, 같이 있을 수 있도록.

 

 

 

 

 

 

◇◇◇

 

 

 

 

 

SIDE 오소마츠

 

 

 

 

오늘은, 내 차례.

 

 

 

[-, 목욕하러 가자]

 

활기찬 토도마츠의 목소리에, 문득 정신이 든다.

눈앞에 커다란 석양.

온통 오렌지 빛. 양쪽에 있는 동생들의 옷의 색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왜 그래 오소마츠형. 멍하니]

[? 아아, 아냐 아무것도]

 

쵸로마츠가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더러워진 옷의 쥬시마츠. 고양이를 안고 있는 이치마츠.

.....? 어라. 이상한데.

이건, 그 때잖아. 이치마츠가 친구인 고양이랑 싸운 뒤 화해하고 5명이서 목욕하러 갔던, 그 날.

이상해. 그 때 녀석은 없었는데.

6명 중 단 한사람이 여기에 없었다.

없었을 녀석이, 이 꿈을 꿀 리가 없는데.

 

눈부실 정도의 저녁 노을.

눈앞에 보인 커브 미러. 빛이 반사된 그곳에, 자신의 뒤쪽의 광경이 펼쳐졌다. 공원의 앞길. 우리가 지나온, 등지고 있는 그 길.

거기에 사람이 있었다.

 

[.......?]

 

거울에 비친 그것은.

망연자실한 표정의, 상처투성이인 모습. 우리들과 같은 얼굴.

몸에 붕대를 감고, 목발은 짚고서.

무표정으로 뺨에 피가 묻은 거즈를 붙이고 있는 그 얼굴은, 우는 것도 화난 것도 아니었다.

평소엔 곧게 뻗어있는 눈썹을, 5명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축 늘어뜨린 채.

그저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다.

 

[카라마츠......?]

 

거짓말. 있었던 거냐고.

그 때, . 거기 있었던 거냐고.

우리들이 너를 버리고, 상처 입히고도. 그걸 잊은 채 5명이서 고양이와 함께 웃으며 가던 그 때.

거기서. 그런 곳에 서서, 계속 보고 있었던 거야―――?

 

[오소마츠형! 뭐하는 거야? 얼른 오라구-]

 

쥬시마츠가 부른다.

.....뭐 하는 거야, 나는. 녀석한테 가라고. 멍하니 커브 미러를 보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하지만, 발이 떨어지질 않는다. 어째서.

아아, 쵸로마츠가 그랬지. 약의 효과가 약해지는 걸지도 모른다고. 꿈의 세계에 관여할 수 있는 힘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게 그건가.

그럼 현실처럼, 그대로 우리들은 목욕탕으로 가야하는 거야?

얌전히, 못 본 척하고 그대로 가라고?

웃기지 말라고, 진짜.

 

거울속의 카라마츠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등을 돌려 버렸다.

비틀거리며 익숙하지도 않은 목발을 짚고서 자리를 떠났다.

늘 곧게 펴져있던 등을 이치마츠처럼 굽히며 점점 작아졌다.

 

....어째서.

어째서 가버리는 거야. 여기로 오면, 우리들한테 말을 걸면 되잖아.

우리들, 너한테 심한 짓 했잖아. 잊어버렸잖아?

그럼 화내야 하잖아, 보통. 울면서 달려들어야 하잖아.

그런데, 왜 그냥 가는 건데? 어디로 가는 건데?

집도 목욕탕도, 그쪽이 아니라고.

 

[....움직여.....]

 

움직이라고, 내 발. 웃기지 말라고, 어이.

돌아서는 것만으로도 좋으니까. 큰소리로 이름을 부르는 것만이라도 좋으니까.

부탁이야, 녀석을 혼자 가게 두지 마.

여기서 놓치면, 현실이랑 똑같아져. 그러면 악몽이 되어버려.

 

 

[움직이란 말이야!!!]

 

 

, 하고 오른발을 힘껏 구른다.

납처럼 무겁던 몸을 있는 힘껏 움직여 몸을 돌렸다.

늪처럼 나아가기 힘든 지면을 힘껏 구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4명의 동생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날 신경 쓰지 않는지, 아니면 현실 그대로 내가 저기 있는 걸로 된 건지는 아무래도 좋다.

어떻게든 달려갔다. 그렇게 거리가 멀지 않았는데, 어째선지 좀처럼 쫓아갈 수가 없었다.

젠장, 뭐냐고.

 

[카라마츠!!]

 

힘껏 쥐어짜낸 목소리에, 파란색과 흰색이 뒤섞인 등이 딱 멈춰섰다.

그대로 어깨를 힘껏 잡았다.

휙 돌아선 그 얼굴은, 아까 거울에서 본 그 표정 그대로인, 무표정이었다.

무표정 그대로 눈에서는 눈물이 잔뜩 흐르고 있었다.

 

[..........?]

 

잔뜩 갈라진 목소리. 아파 보이는 몸.

뭘 울고있는 거야. 왜 지금 우는 거냐고.

우리들한테 멀어지고나서 울어서 뭐하냐고.

 

[어디, 가는 거냐고........]

 

생각보다 숨이 찼다.

있는 힘껏 움직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었던 몸. 이거 현실이었으면 분명 근육통 왔을 거라고.

카라마츠는 엄청 놀랐다. 그야 그렇겠지. 원래라면 내가 쫓아오지 않았을 테니까.

크게 열린 눈. 눈물이 잔뜩 고인 눈으로 나를 보며, 황급히 멀쩡한 손으로 눈물을 닦아낸다.

 

[..., 무슨 일인가 브라더-? 목욕하러 가던 거 아니었나? 동생들을 기다리게 하면 안 된다고]

 

빨갛게 충혈된 눈을 보이기 싫은 건지, 흐흥, 하고 웃으며 눈을 감으며 말한다. 붕대투성이인 주제에 평소처럼 폼을 잡는 녀석.

 

[무슨 일이 있는 건 너잖아. 뭐냐고 그 상처. 어제 우리들이 던진 걸로 그 정도까진 아니잖아]

[......... 저기..., 그게. 하수구에 빠져서 말이다. 퍼펙트 가이인 내가 조금 미스테이크를 저질러 버렸군]

[....그렇게 말하라고 시킨 거?]

[!?]

 

정곡인가.

양어깨를 꽉 잡자, 아팠는지 얼굴을 찡그린다.

붕대 투성이인 파란 후드를 잡고 끌어당기자, 목덜미 부근에 펼쳐진 너무도 심한 광경에 눈을 감는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경계선을 그은 듯 빽빽하게 들어선 멍과 상처. 옷자락을 걷어도 마찬가지였다.

사정없이 들러붙은 붉은 자국들.

얼마나 맞은 건지, 파란색과 보라색이 뒤섞여 엉망이고,

여기저기 잇자국들이 퍼져있다.

얼마 되지 않은 건지, 아직 피비린내가 나는 상처가 잔뜩이다.

 

[, 잠깐! 보지 마라, .....]

[무슨 일인지, 말해]

[? ......., 그러니까 조금 발을 헛디뎌서....걱정 마라, 브라더-, 이런 건 금방 나을 거다! 나는 터프가이니까]

[카라마츠]

[, ?]

[말해, 카라마츠]

 

코끝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과 같은 얼굴에게 묻는다.

나의 진지한 얼굴을 좀처럼 보기 힘드니까, 내 진심은 전해졌겠지.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카라마츠는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시선을 피했다.

 

[, 끼치고 싶지....않다]

[?]

[.., 괜찮다. 나는 괜찮다....별로 큰일은 아니니까. 모두에게 절대 민폐 끼치지 않을 거다. 그러니 안심해라]

[~~~~]

 

언제나의 폼 잡는 얼굴이 아닌, 진심인 얼굴.

하지만 억지로 만들어낸 듯한 미소다.

엄청 마음에 안 드는데, 그 얼굴. 뭐야, 그거. 날 그런 걸로 속여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잖아]

[...., .....?]

[말해, 카라마츠]

 

상처투성이의 몸. 아플 거라 생각하지만, 있는 힘껏 잡는다.

하지만, 카라마츠가 얼굴을 찡그린 건 고통 때문이 아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필사적으로 폼 잡으려던 녀석의 얼굴이 마구 뒤틀린다.

이윽고 몸도 조금씩 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움찔움찔 달싹이던 입술이, 이내 작게 떨리는 목소리를 토해냈다.

 

[미안..............모르는 녀석들한테 끌려가서.....]

 

덜덜 떨며 내게 뻗은 양손이 달라붙듯이 내 옷을 잡는다.

손톱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세게 잡았다.

 

[호텔.....끌려가서.....싫다고.....그만두라고 했는데.....

, 남자, 인데......여자가 아닌데, 왜 그런.......그런 짓...........]

 

목발이 툭, 바닥에 떨어지며 균형을 잃은 녀석을 받아낸다.

눈앞의 나와 같은 형태의 얼굴. 그대로 꼭 끌어안자, 오열과 함께 가슴팍에 눈물이 조금씩 배어들었다.

히끅히끅, 괴로운 듯이 숨을 헐떡이며 카라마츠는 봇물 터진 듯 울음을 터뜨렸다.

 

[...미안.........., 벗겨져셔....., 전부....만져지고.....사진, 잔뜩 찍혔어, 동영상도 계속........나 때문에, 내가 모두와 같은 얼굴이라서....형도, 동생들에게도 민폐를......]

 

같은 얼굴로, 여섯 쌍둥이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하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입 밖에 낸다.

그런 거 듣고 싶지 않아, 멈추지 않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낸다.

 

[괜찮아. 어떻게든 할테니까]

[.......?]

[카라마츠는 아무것도 걱정할 것 없어. 일단 병원에 가서 치료하자]

[, 안 된다! 지금 당장 오라고 했다! 안 가면 사진을 뿌린다고....]

 

? 너 아직도 갈 생각인 거?

정말 바보구만. 보낼 거라고 생각한 거냐고.

 

[너 말야, 날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네 형아라고? 내가 어떻게든 하겠다고 했으면 그런 거라고~]

 

뒤는 형아한테 맡겨둬.

그렇게 말하며 상처가 없는 부위를 힘껏 쓰다듬었다.

눈앞에 보이는 커다란 눈. 쓰다듬으면 쓰다듬을수록 흘러내리는 눈물.

그런 괴로운 눈물, 어떻게 해야 멈추는 거야.

 

[일단 병원에 가자. 보이고 싶지 않고, 부끄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더 악화될지도 모르니까. 내가 계속 손 잡아줄테니까, 눈 딱 감고 조금만 참자]

[........미안, ...]

[괜찮다니까]

[...어젯밤에 모두 자는데, 깨워버리고....지금도 모처럼 동생들과 같이 즐거운 분위기였는데.....이치마츠랑 다들 즐거워 보였는데....나 때문에 기분 망쳐서...미안...., 미안 해.....]

 

.....뭐냐고.

사과하는 부분이 거기인 거냐.

아아, 그래서 말 걸지 않은 건가. 그런 걸로, 그런 것 때문에.

얼마나 바보인 거냐, 너는. 그러니까 사이코패스란 말 듣는 거라고. 생각하는 게 조금 이상하잖아.

 

[.....힘들었지]

[....]

[미안]

[, 형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 내가....]

[미안...]

[...?]

 

다시 멋대로 끌어안자, 카라마츠는 아파하지도 않고 내 귓가에 울음 섞인 숨을 내쉬었다. 멀쩡한 한손으로 내 등을 꼭 끌어안는다.

모든 사정을 털어놓고, 내 말에 안심한 걸까.

같은 속도의 심장박동이 전해져 온다. 태어나기 전부터, 옆에서 들어오던 소리.

 

 

――― 떠오르는 건, 후회뿐.

전부 잘못됐다. 모든 것이 너무도 어리석었다. 너무 늦었다.

이제 와서 알아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이런 거짓된 세계에서 구해준다 한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나는, 그 때,

 

 

 

 

 

 

 

[.................]

 

눈을 떴다.

어두컴컴한 거실.

나란히 누워있는 눈앞의 카라마츠는, 눈꼬리부터 관자놀이까지 몇 번이나 눈물이 흐른 흔적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제 눈물은 흐르지 않는다.

살짝 웃는 듯 보였다.

 

[....안심, 한 거겠지....?]

 

꿈속의 나는 분명 이대로 쭉 널 지켜줄 거야. 구해줄 거야. 동생들도, 반드시.

이 꿈은 이제, 괜찮아. 악몽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안심하고 자도 돼.

 

 

―――데카판 박사에게 받은 약은 2개다.

꿈을 보는 약. 다시는 깨어날 수 없게 된 네가, 악몽을 꾸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약.

우리들이 카라마츠의 꿈에 들어가, 녀석의 공포와 괴로움을 쫓아내고 악몽을 꾸지 않도록 이끌기 위한 약.

..........그리고, 또 하나는.

 

[형아, 몇 번이고 널 구해낼 테니까....]

 

하루하루 야위어가는 몸, 윤기가 사라진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뭐라는 걸까. 현실에서 구해주지 않았던 내가, 이제 와서 무슨 자격으로.

그래도 우리들은, 꿈속의 카라마츠를 계속 구해낼 것이다. 구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구해내지 않으면, 카라마츠는 바로 악몽에 잡아먹혀 버릴 거다. 너무도 괴로운 현실의 꿈을 계속해서 꾸게 된다.

그러니까, 우리 5명은 결심했다.

만약, 만약에 꿈을 볼 수 있는 약을 못 쓰게 된다면.

약에 내성이 생겨버린 우리들이, 더 이상 꿈에 들어갈 수 없게 된다면.

들어가더라도 관여할 수 없게 되어, 무참한 꼴을 당하는 카라마츠를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현실 세계로 돌아올 수 없는 너는, 꿈의 세계에서 영원히 괴로워할 테니까.

그 때엔,

박사에게 받은 또 하나의 약을 먹일 거야. 그러기로 했어.

 

 

더는 꿈조차 꿀 수 없게. 고통없이 끝낼 수 있도록.

너의 가죽재킷과 마찬가지로 해골마크가 그려진, 그 효과가 눈에 뻔히 보이는 이 약으로, 전부 끝낼 거야.

그러니까,

 

 

[잘자, 카라마츠]

 

 

그러니까 카라마츠.

부디,

부디, 좋은 꿈을.

구해줄테니까. 우리들이 계속 구해줄테니까.

그러니 부디, 즐겁고 행복한 꿈을 꿔.

 

 

우리들이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도록.

계속 여섯 쌍둥이인 채 있을 수 있도록.

 

 

 

 

 

 

 




아ㅠㅠ여러분

아직 홈슷홈 식자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공부랑 과제하고 남는 시간에 식자를 하다보니까

좀 오래 걸리네요ㅠㅠㅠㅠㅠ 죄송합니다


다음주까지는 완성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ㅂ'....


일단 당분간은 이걸 보며 기다려주세요

빠르고 깔끔하게 식자해서 가져오겠습니다!!





+



혹시 이거 어떻게 하는지 아시나요..?ㅠ





이것처럼 글씨를 이미지 뒤로 가게 하는 거....ㅠㅠㅠㅠ

아시는 분 도와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


참고로 포토샵씁니다ㅠㅠ

포토샵 넘나 어렵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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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타 카라마츠 사변 6

 

 

 

 

 

[결혼해줄게. 계속 옆에 있을게]

 

어릴 적에 했던 약속에는, 사실 그리 깊은 의미는 없었다.

그저, 혼자서 울고 있는 녀석이 불쌍해서 달래주려 그렇게 말했을 뿐. 결혼의 의미도 모르는 무지한 아이의 실없는 소리였다.

 

 

설마 그 약속이, 나를 옭아맬 덫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성인이 된 지금은 솔직히 말해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 그 일만큼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유치원에 다닐 무렵, 우리 여섯 쌍둥이 중에서 카라마츠는 좀처럼 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친구를 사귀는 게 서툴러, 사실은 엄청 외로우면서 괜찮은 척하며 혼자 놀곤 했다. 오소마츠형과 쵸로마츠형은 요령이 좋은 탓에 다른 아이들과 금방 친해졌고, 토도마츠는 여자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쥬시마츠는 울보에 순수하니까 남을 잘 챙기는 아이들이 곧잘 붙었다. 그리고 나도 당시에는 성실한 아이였으니까 친구들을 금방 사귀었다. 그렇게 다른 형제들이 간단히 친구를 만들어 재밌게 노는 동안, 늘 카라마츠만은 혼자였다. 나는, 그런 카라마츠가 불쌍했기에, 그래서 단순한 동정의 의미로 말했다.

 

[어른이 되면 내가 카라마츠랑 결혼해줄게. 그러면 카라마츠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계속 옆에 있을게. 그러니까 카라마츠는 나말고 다른 애들이랑 친해지면 안 돼]

 

아마 그 당시에 봤던 만화인지 뭔지에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뭔가 만화에서 여자한테 결혼이니 뭐니 그런 얘기를 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내게 있어 결혼이란, 단순히 좋아하는 사람과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의식 같은 개념이었다. 그러니까 혼자는 외롭다고 하는 카라마츠를 달래기 위한 약속을 했던 거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지막 말이 조금 이상하다. 나말고 다른 애들과 친해지면 안 된다니. 아마 그것도 그리 깊은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단지 마음에 든 장난감을 뺏기기 싫은 꼬마의 독점욕 같은 것일테지.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카라마츠는 무척이나 기뻐하며, 어디서 배운 건지 내 뺨에 키스를 했다. 뭐어.....딱히 싫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그래서 그 후로 당분간은 나와 카라마츠 둘이서 종종 같이 놀게 되었지만, 그것도 처음 잠시일 뿐으로, 어느새 나는 카라마츠보다 쥬시마츠와 같이 다니는 일이 많아지고, 카라마츠도 토도마츠랑 같이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그 날 했던 약속도 점점 잊혀졌다. 그렇게 완전히 잊혀져, 내 안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랬는데....분명히 잊혀졌을텐데, 나는 어떠한 계기로 그걸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그 때부터 줄곧 그 약속에 얽매여 버렸다.

 

 

 

 

그건 중학교에 막 올라갔을 무렵의 일. 남자도 여자도 제각기 분명한 색을 띠게 되고, 지금까지 사랑보다 우정을 중시하던 녀석들이 점점 커플이 되어갔다. 그러던 중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계속 같은 반이었던 비교적 사이가 좋은 여자애에게 고백 받았다. 뭐어, 그 당시의 나는 여전히 성실한 캐릭터였으니까, 친구들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 당시....랄까 지금도 그렇지만, 여자애들 중 가장 좋아했던 건 토토코짱이었다. 토토코짱은 우리들 내에서 불가침 영역이랄까, 아이돌적인 존재였기에 사귄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그 애가 고백했을 때, 나는 사귀어 보는 것도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다. 귀여운 아이였고, 이거 다른 형제들한테 자랑할 수 있겠는 걸, 같은 생각을 하면서 OK하려던 순간, 내 뇌리에 돌연 어린 시절의 카라마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약속의 말이 머릿속에 낡은 레코드처럼 재생되며, 약속했을 당시에 기뻐하던 카라마츠의 얼굴이 함께 떠올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그 아이의 고백을 거절한 후였다. 심지어 거절의 말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였다. 말한 뒤, 왜 그런 거짓말을 쳤지, 라며 조금 자기 혐오에 빠졌다.

 

그런 약속, 분명 이미 무효일 거고, 형제끼리, 그것도 같은 남자끼리 결혼이라니 불가능하다. 카라마츠도 이미 잊었을 거다. 그런데 그때부터 내 머릿속에는 그 약속이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그 날부터였다. 나는 자연히 카라마츠를 눈으로 좇게 되었다. 도무지 신경 쓰여 어찌할 수가 없었따. 지금까지 형제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존재였고, 싫지도 않았지만 딱히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녀석을 지켜보는 걸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리고 카라마츠라는 남자를 관찰하면서 한가지 의외의 부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의외로 이 형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어리광 부리는 걸 좋아하면서 그럴 숨기는 것이나, 쿨한 척 블랙커피를 마시려다 한입만에 포기해버리는 것. 입에 넣은 순간, 미간에 주름이 잡히고 눈도 입도 꾹 다문 채로 필사적으로 커피를 마신 후의 녀석의 표정은 완전히 울상이었다. 그래서 그 후에 각설탕을 5개나 넣었다. 카라마츠는 다른 형제에게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제대로 보고 있었다고, 내가.

 

그리고 칭찬을 받으면 귀가 새빨개지는 점도 있다. 본인은, 칭찬받아 마땅하지, 란 쿨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귀가 빨개지는 건 숨기지 못했다. 그리곤 녀석은 다른 형제들이 없는 곳에서 혼자 기뻐하며 히죽거렸다.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전-부 보고 있었다고.

 

그리고 부활동에 아주 열심이다. 연극부에 들어간 처음에는 조연만 맡아댄 녀석이었지만, 단 한 줄뿐인 대사라도 카라마츠는 몇 번이고 연습하며, 자기가 나오지 않는 장면도 대본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열심히 했다. 본인은 그런 숨은 노력을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하겠지만, 나는 전부 봤다고, 너의 노력을.

 

이런 식으로 녀석의 의외인 점을 알아갈 때마다, 그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귀엽게 보여, 어느새 내 안에서 카라마츠가 특별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내 마음이 카라마츠로 가득 차버렸다. 매일, 매일 카라마츠를 생각하게 되고,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는 듯이 카라마츠를 사랑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걱정이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부정도 했었다. 하지만 사랑을 품어버린 마음은 사라지질 않고, 녀석의 모습을 눈으로 좇을 때마다 점점 강해졌다. 녀석을 안고 싶고, 그 입술에 키스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해져만 갔다.

하지만 그 때엔 이미 내 성격은 여러 가지로 비틀리고 왜곡된 비굴한 타지 않는 쓰레기가 되어있어, 솔직하게 내 마음을 겉으로 드러낼 수가 없었다. 그런 자신이 짜증나서, 태평한 얼굴로 [믿고 있다고] 같은 말이나 내뱉는 카라마츠에게 화풀이를 해댔다. 너는 나의 이 왜곡된 감정을 알고도 믿는다고 말할 수 있냐며, 불합리한 분노를 잔뜩 퍼부었다.

게다가 나는, 이 사람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나한테 있어서, 밤하늘에 뜬 별같은 존재였다. 분명하게 눈앞에 보이는데도, 그 존재를 볼 수가 있음에도,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다. 나와 별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니까 나는 언제부턴가 손을 뻗는 걸 포기하고, 그저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 머릿속에는, 그 때의 약속이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그 당시엔 단순한 동정이었다. 깊은 의미 따윈 없었다. 정말 결혼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카라마츠, 나는 줄곧....널 사랑한다는 걸 깨달은 순각부터....그 날의 약속을 사실로 만들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

 

 

 

 

집을 나온 후에도 여전히 흐느끼는 카라마츠를 안고서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 다다라서야 카라마츠는 겨우 울음을 그쳤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싫어싫어, 라며 고개를 저어대는 건 여전해서, 왜 그 약을 먹지 않는 건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곤 울다 지쳐버린 건지, 카라마츠는 내 품속에서 훌쩍이다 잠들어 버렸다. 나는 아직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카라마츠의 뺨을 살짝 쓸어내리곤 벤치에서 일어났다. 다른 형제들이 걱정하고 있을테니 슬슬 돌아가야겠다. 나는 카라마츠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고쳐 안고는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가자 거실에 남은 건 오소마츠형 뿐이었다. 형은 나와 내 품에 안긴 카라마츠를 슬쩍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그 표정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른 애들은?] 하고 묻자, [장남명령으로 쫓아냈어] 라고 답한다. 장남명령? 이해가 안 가는 말에 다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자 오소마츠형은 [너와 둘이서 할 얘기가 있거든] 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방석을 꺼내곤 내 앞에 두었다. 카라마츠를 여기에 재우라는 뜻인 듯해, 나는 방석 위에 카라마츠를 조심히 눕혔다. 그러자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 위에 담요를 덮어주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드물게 진지한 모습에 나도 덩달아 긴장해버려, 등이 꼿꼿하게 펴졌다. 뭐지? 대체 무슨 얘기길래?

 

[일단 사과할게. 사실 계속 모른 척했는데, 카라마츠가 마신 약 말이야]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오소마츠형은 카라마츠가 마신 약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걸 들으면 들을수록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 되고 싶은 자신이 되는 약? 아이가 되는 약이 아니고? 그럼 카라마츠는 자기가 원해서 지금 이 모습이 됐다는 거? ? 이유를 모르겠다고. 그리고 왜 오소마츠형은 그걸 계속 모른 척했던 거야? , , ?

 

 

[있지, 난 원래 적을 도와주는 일이 절대 없거든. 하지만 이대로면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고, 나는 언제가 돼도 너와 같아질 수 없어]

[....? 무슨 말이야?]

[너 유치원 때, 카라마츠한테 프로포즈 했지?]

 

예상외의 말이 오소마츠형의 입에서 튀어나와, 나는 한순간에 굳어버렸다. 머리가 새하얘진다. 왜 오소마츠형이 그 일을 아는 거지? 내가 경악스런 표정으로 눈앞의 장남을 쳐다보자, 그는 그런 나를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하핫, 왜 그걸 아는 거야? 란 표정이네. 그야, 나 그 얘기 카라마츠한테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다고? 술에 취한 녀석은 매번 그 얘길 했거든. -청 기쁜 표정으로 말야. 녀석한텐 그 과거의 기억이 마음의 지주 같은 거야. 그리고, 그 기억에 매달린 결과가, 바로 이거지]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형은 사랑스러운 듯이 잠든 카라마츠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번 일은, 내가 전면적으로 나빴지만...그래도 잘 생각해 보면, 전부 내 잘못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너한테도, 카라마츠한테도 문제가 있었으니까 말야. 바보에 어리석은 카라마츠군은, 솔직하지 못한 심술쟁이인 너한테 미움 받았다고 생각해서, 그저 좋아한단 마음 하나로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간 것뿐이야]

[하아?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는데]

 

오소마츠형의 말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사람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혼란스러운 머리를 필사적으로 정리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아 머리를 싸매는 날 보며 오소마츠형이 한숨을 내쉬었다.

 

[저기....아까도 말했지만, 사실은 이런 거 너한테 말하기 싫었거든? 하지만 카라마츠를 몰아넣고 결정타를 날린 건 나니까, 이번만은 특별히 도와주는 거라고! 너는 카라마츠의 보고 있으면서도 카라마츠에 대해선 하나도 모르는구만. 그리고 그 이상으로 나나 다른 형제들에게도 전혀 관심이 없어. 필사적인 건 알겠는데....좀 더 시야를 넓히는 건? 안 그랬다간 쉽게 뺏길 거라고]

[....?]

[이제 이걸로 끝이니까!! 이걸로도 못 알아들으면, 이제 형아 모르니까, 알아서 하라고!! 잘 들어, 카라마츠는 너한테 미움 받았다고 착각하고 있어. 그래서 어릴 적의 약속을 지금도 기억하고서, 어려지면 너한테 사랑받을 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게 지금 이 상황을 만든 거라고!! 그러니까 카라마츠를 원래대로 돌리는 건 너뿐이란 거야!! 알겠냐, 이 멍청아!!!]

[, , 잠깐만..!!]

 

오소마츠형은 거기까지 단숨에 말하곤, 화를 내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가려 했다. 나는 그런 형을 무심코 붙잡았다. 갑작스레 알게 된 엄청난 사실들에 머리가 터지기 직전이라, 도와줬으면 해서 형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오소마츠형은 그런 동생을 짜증스럽게 내려다 보았다. 정말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너 말야, 도움을 구할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

[아까도 말했지만, 너 진짜 카라마츠말고는 신경도 안 쓰는구만. 나 딱히 널 싫어하진 않거든? 오히려 소중한 동생이라고 생각하는 정도. 하지만 카라마츠가 관련되면 얘기는 달라지지. 나는 네 편이 아니라고, 오히려 적이니까. 그리고 네 연적은 나말고도 더 있으니까, 조금은 신경 쓰지? 나도 아직 포기한 건 아니니까 말야]

 

그렇게 말한 오소마츠형은, 내 손에 데카판 박사가 준 약을 쥐어주곤 방을 나갔다. 조금 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 것으로 보아, 아마 집을 나가버린 거겠지. 나는 그 소리를 넋을 잃은 채 방바닥 위에 앉아 듣고만 있었다.

 

그리고 나와 잠든 카라마츠만이 남은 고요해진 거실에서, 나는 아까 들은 오소마츠형의 말을 떠올렸다.

카라마츠가 마신 약은 되고 싶은 자신이 되는. 그 약을 마시고 어려진 카라마츠. 왜 어린애가 된 거지? 나와 했던 약속 때문에? 어려지면 나한테 사랑받을 거라 생각해서?

그럼 왜 카라마츠는 나한테 사랑받고 싶었던 거지? 그건.......미움 받았다고 생각하니까.

왜 미움 받았다고 생각했는가에 관한 답은 이미 알고 있다. 나는 녀석에게 늘 심한 짓만 해댔다. 바보에, 머리가 텅텅 빈 주제에 무식할 정도로 솔직하고 둔감한 녀석이 하는 말의 숨은 뜻을 찾아낸다니, 불가능하다. 내가 이렇게 녀석을 좋아해도, 사랑하고 있어도, 그건 카라마츠에게 조금도 전해지지 않는다. 어른이 되면 다시 미움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러니까 약을 마시지 않는 건가? 그럼 어째서 카라마츠는 내게 미움 받는 걸 두려워하는 걸까.....설마, 카라마츠도 나를?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 없던 결론에 이르자, 심장이 쿵쾅쿵쾅 빠르게도 뛰어댔다. 머릿속에서는 [거짓말이다] [착각일 게 당연하잖아] 같은 부정의 말들이 빙빙 맴돌았다. 하지만, 하지만....어쩌면 나는 이 마음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지금 이 생각이 진실이라면,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응으....이치마츄?]

[!! 카라마츠....깼냐]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카라마츠가 아직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리고 내 이름을 부르며 멍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본다. 나는 손에 든 약을 탁자에 올려두고, 카라마츠의 옆으로 다가갔다. 카라마츠는 환하게 웃으며 내게 양팔을 뻗어왔다. 나도 녀석을 따라 양팔을 뻗어, 그 작은 몸을 끌어안아 무릎에 앉혀 카라마츠와 마주보았다. 허벅지에 느껴지는 무게가 몹시도 사랑스럽게 느껴져, 나는 그 등을 살며시 쓸어내렸다.

 

[저기...카라마츠]

[, 왜애?]

[결혼 약속...기억해?]

 

내 말에 카라마츠는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내 볼을 자그마한 손으로 감쌌다. 그 따스한 체온이 느껴짐과 동시에 내 몸이 작게 떨렸다.

 

[기억하고 이써-!! 나 엄~청 기뻤는 걸! 계속계속 같이 있는 거자나!]

[, 날 좋아해?]

[조아!! ~청 조앗!!]

[어른이 돼도?]

[?]

[어른이 돼도 약속을 기억해줄 거야? 좋아해줄 거야? 내가 너한테 심한 짓을 하고 심술만 부리는 녀석이라도, 약속을 지키고, 결혼해줄 거야? 옆에, 있어줄 거야?]

 

카라마츠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 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 머리를 살짝 끌어안았다.

 

[이치마츄 왜 그래? 슬퍼어? 갠차나, 어른이 대도, 날 괴롭혀도, 나쁜 짓을 해도, 계속계속 좋아할 거니까!]

[..........나도, ]

[?]

[나도...좋아해]

[!]

 

카라마츠가 기쁜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곤 더 강하게 매달린다.

 

미안 카라마츠. 나 사실 그 약속을 했을 때, 널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어. 너만큼 좋아하지도 않았어. 싫어하지도 않았지만, 다른 형제들과 똑같이, 평등한 의미의 좋아였어. 약속도 그저 동정에 불과했어. 그 이상의 감정 따위 없었어. 한번 잊어버리기도 했었고, 널 신경 쓰지도 않았어.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지금은 이렇게나, 마음이 비명을 내지를 정도로, 네가 좋아. 사랑해. 분명 이건 일생의 사랑이야.

오소마츠형의 말이 사실이라면, 너도 계속 기억해줬던 거지? 이런 쓰레기의 말을 계속 기억하고......내가 아무리 냉정하게 대해도, 심한 짓을 해도, 나를 좋아해준 거구나. 그런 네 마음에, 나는 보답하고 싶어.

그러니까...카라마츠. 부탁이니까 돌아와. 어른이 된 너에게 좋아한다고 전하고 싶어. 어른이 된 지금도 네가 좋다고,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그렇게 전하고 싶어. 지금까지의 일들, 네게 심한 짓을 해댄 것, 냉정한 말만 지껄여댄 것, 전부 사과할 테니까. 이제 두 번 다시는 상처주지 않을 테니까, 어른이 된 너에게 전하고 싶어, 전하게 해줘.

 

[우으....우으읏....]

[이치마츄? 왜 그래애?]

 

어느새 내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런 나를 눈치챈 카라마츠가 걱정스럽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작은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는 카라마츠에게 나는 매달렸다.

 

[네가 좋아....어른인 너도, 앞으로의 너도, 계속 좋아할테니까. 그러니까, 부탁이야, 원래대로 돌아와 줘. 나는 어른이 된 너에게 전하고 싶은 게....]

[.................이치마츄, 놔줘]

[...]

 

카라마츠가 내 팔을 뿌리쳤다. 마치 거절하는 듯한 힘에 놀란 내가 고개를 들자, 카라마츠는 미소를 지으며 탁자에 놓인 약을 집어들었다.

 

[카라, 마츠...?]

[....있지, 괜찮아. 분명 어른인 나도, 이치마츄가 아무리 나빠도, 괴롭혀도, 좋아할 거야. 계속계속 좋아할 거니까, 그러니까 이제 울지 마]

 

따스한 미소를 지은 채, 카라마츠는 작은 병의 뚜껑을 열어, 주저 않고 약을 마셨다.

나는 그걸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기, 어른인 나야.

소중한 사람이 울었다구?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대. 나로는 안 대나 바. 눈물 뚝, 할 수 없었어. 그러니까, 얼른 눈 떠야 해?

 

어른인 나도, 아이인 나도, 제대로 사랑받고 이쓰니깐. 이젠 토라지면 안 댄다구?

 

어른인데 늦장꾸러기네. 그래도 낸내 시간은 이제 끝!

자아, 눈을 떠. 거기에는 분명 우리들의 소중한 사람이 있을 거야.

 

 

 

 

 

 

 

◇◇◇

 

 

 

 

 

눈을 뜨니, 가장 처음 보인 건 소중한 사람의 얼굴이었다. 그 얼굴은 눈물로 엉망으로, 엄청난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내겐 그 어떤 것보다도 아름답게 보였다. 그러니까 나는 눈앞의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녀왔다, 이치마츠]

 

그러자, 좀 더 울상이 되어버리는 그다.

 

 

 

 

 

여섯 쌍둥이인 나는, 5명의 형제가 있다. 형이 한명이고 동생이 4. 다들 나의 소중한 가족으로, 무척 소중한 존재다. 사실 그 중에서 특별한 한 사람이 생겨선 안 되는 거겠지만, 내게는 예전부터, 어릴 적부터 특별한 한 사람이 있었다.

사남, 마츠노 이치마츠. 어째서 그가 이렇게 특별한 존재가 된 건가 하면, 모든 건 그 약속 때문이었다. 분명 이치마츠는 그 정도로 특별한 의미로 그 약속을 한 게 아닐 거다. 아마 외톨이인 날 위로하려, 상냥한 동생은 그렇게 말했던 거겠지. 그럼에도 나는 무척 기뻤다. 그 약속을 한 순간부터, 이치마츠는 특별해졌다.

 

그 특별이 사랑이란 걸 알게 된 건, 중학교에 올라갔을 무렵이었다. 이치마츠가 고백받는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고 말았다. 상대는 나도 아는 녀석이었다. 이치마츠와 초등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여자애였다. 나는 그늘에 숨어 두 사람을 몰래 지켜보며, 어째선지 아파오는 가슴을 짓눌렀다.

이치마츠, 그 애와 사귈 건가? 아까 슬쩍 본 이치마츠의 표정은 그리 싫지도 않은 것 같아, 어쩌면 OK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형으로서 축복해주자. 그리고 나보다도 먼저 여자친구를 만든 것에 불평을 하고........어라? 역시 가슴이 괴롭다. 뭔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질 않는다. 괴롭다. 몰랐는데 몸이라도 안 좋은 걸까. 내가 혼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아까보다 더 깔끔하게 들려왔다.

 

[미안, 좋아하는 애가 있어]

 

그 말을 들은 순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거짓말....이치마츠가 좋아하는 애가 있다고? 나 그런 거 몰랐는데. 누구? , 토토코짱인가. 그거라면 괜찮겠지. 그 귀엽고 강한 소꿉친구 상대라면, 분명 이뤄지는 일은 없다. 토토코짱은 우리들에게 있어 영원한 아이돌이고. 그거라면 괜찮아, 안심이다....라니, 어라? 안심이라니 뭐야? 왜 이치마츠한테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았단 것에 기뻐하는 거지, . ?

 

그 날부터 나는 일주일 넘게 고민했다. 어째서 이치마츠한테 여자친구가 생기지 않은 걸 기뻐한 걸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그리 좋지도 않은 머리로 필사적으로 생각해서 끝끝내 이른 답변에 나는 혼란스러웠다.

...마츠노 카라마츠는, 친동생인 마츠노 이치마츠를 사랑하고 있다. 계속 이치마츠는 내 안에서 특별한 존재였지만, 그 특별한 동생이란 선을 넘어, 그 이상이 되고 말았음을, 나는 이제야 겨우 알아챘다.

알게 된 후 당분간은 어쩌지, 라며 고민했지만, 내가 아무리 머리를 감싸고 고민한다고 해도, 이 사랑이 이루어질 리 없으니까, 고민하는 게 쓸데없단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처럼 이치마츠의 형으로서 옆에 있으면 된다.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 약속도, 분명 이치마츠는 이미 잊었을 게 분명하다.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그런 건 어린 아이의 실없는 말에 불과하다. 진심으로 나와 결혼하려고 했을 리 없다. 형으로서 좋아해준다면, 그걸로 됐다고, 그렇게 자신을 납득시켰다.

 

하지만 친동생에게 사랑을 품은 벌인지, 나는 형제애조차 받지 못 했다. 옛날에는 상냥했던 이치마츠는 성장하면서 점점 내게 혐오감을 드러냈고,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치마츠한테 미움 받고 말았다. 말을 걸면 짜증스런 얼굴을 하고, 최악의 경우 폭력까지 휘둘렀다. 다른 형제들에 비해 이치마츠가 날 대하는 태도는 상당히 심했다. 하지만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던 건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뭐가 이치마츠의 심기를 거슬린 걸까,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알 수가 없었기에 나는 늘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이치마츠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갈 곳 잃은 마음에 짓눌릴 때마다, 나는 장남을 의지했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던 건, 오소마츠의 덕분이다. 그는 이치마츠와는 다른 의미로, 내게 특별했다. 단 한명의 형이라서 그런 건지, 오소마츠의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가 있었다. 안심하고 기댈 수 있었다. 늘 놀아달라는 둥, 쓸데없는 말만 잔뜩 해대고 솔직히 성가실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건, 의외로 형으로서 제대로 동생을 챙겨주기 때문이다. 손을 뻗으면 반드시 그 손을 잡아, 밝은 곳으로 끌어내준다. 그래서 나는 이 단 한명의 형을 좋아했다.

내가 술김에 푸념을 할 때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람에 지친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듬직한 형. 그래서 나는 그런 그에게 너무 의지해버렸다. 기대고 있는 그 몸도, 나와 똑같이 나약하다는 걸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아, 그러니 이건 전부 나의 잘못이다.

어느 날, 둘만 남은 방에서 갑자기 덮쳐졌다. 아까까지 평범하게 대화했을 터인데, 분명 나의 말의 뭔가가 오소마츠를 상처입혔다.

오소마츠, 알고 있는가? 자신이 울 것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 울기 직전의 비틀린 표정으로, 덮쳐진 내게 말이란 칼날을 내리꽂는다. 하지만 형, 나보다 괴로운 표정하고 있다고? 나이프를 내게 꽂으려 했지만, 반대로 그 칼날은 모두 오소마츠 자신에게 박혔다.

미안. 나 몰랐어. 오소마츠가 어떤 마음을 갖고, 무슨 생각을 하며 내 얘기를 지금까지 들어줬는지, 생각해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분명 나는 잘못 고른 거겠지. 의지할 상대를, 기댈 상대를 잘못 골랐어. 가장 의지하면 안 되는 사람에게 의지해 버렸어.

 

[이미 네 사랑은 평생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그야말로 유치원 시절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무리일 걸? 이치마츠가 널 좋아했던 건 어린 시절뿐이니까 말야. 하핫, 하지만 그런 거 가능할 리가 없지-]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이 이상 오소마츠의 괴로운 얼굴을 볼 수 없어서, 나는 눈앞의 몸을 밀쳐냈다. 의외로 깨끗이 물러난 게 맥이 빠질 정도였다. 나는 오소마츠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그대로 도망쳤다. 미안, . 지금은 나도 여유가 없다. 그러니까 형이 사과하면, 나도 똑같이 사과하겠다. 지금까지 잔뜩 상처줘서, 미안하다고.....

 

 

그렇게 집을 뛰쳐나가, 혼자 공원까지 갔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나는 벤치에 걸터앉아 아까의 대화를 머릿속에서 되새겼다.

 

오소마츠의 말이 맞다. 내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 이치마츠에겐 그 끝이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이미 잔뜩 미움 받고 있다. 정말....유치원 시절로 돌아가지 않으면, 희망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아아, 하고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떨구었다.

어린 나라면, 이치마츠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까. [결혼해줄게] 라고 말했던 그 시절의 이치마츠는 분명, 지금처럼 나를 싫어하진 않았다. 오히려 그런 상냥한 말을 할 정도로 좋아했다. 그것만은 분명하다. 확신할 수 있다.

이 사랑이 이루어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희망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적어도 가족으로서, 형으로서 좋아해줬으면 하는 건, 지나친 욕심인 걸까. 헛된 희망인 걸까.

 

 

저이, 이치마츠. 나는 이제 어떤 종류의 사랑이라도 상관없으니까, 너의 애정을 받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 내가 그 소원 들어줄게 ―――

 

 

마음 깊은 곳에서, 나와 닮은 어린 아이가 웃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 ◇ ◇

 

 

 

 

 

[카라마츠!!!]

[........이치마츠, 우왓]

 

눈을 뜨자마자 눈앞에 있던 이치마츠가 날 부르며, 눈물로 엉망인 얼굴로 필사적으로 내게 매달렸다. 그 몸을 받아내며 나는 자신의 양손을 바라보았다. 그 손은 자그마한 아이의 손에서, 어른의 커다란 손으로 바뀌어 있었다. 무사히 원래대로 돌아온 건가. 게다가 지금의 내겐 어려졌던 때의 기억이 제대로 남아있었다.

 

마치 소동물처럼 작게 떨며 내게 매달리는 이치마츠의 등에 슬쩍 양팔을 휘감았다. 그러자 순간 움찔하고 크게 떨더니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뭔가 야생동물을 길들인 기분이군, 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손으로 등을 천천히 쓸었다. 어깨가 젖어가는 느낌이 드니까, 아마 이치마츠는 울고있겠지.

 

[카라마츠...카라마츠, 카라마츠으...]

[..., ]

[......카라마츠으]

 

너는 카라마츠라고만 울부짖는 동물인가, 라며 속으로 츳코미를 날렸지만, 이름을 불릴 때마다 작게 답을 했다. 그러자 겨우 이치마츠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눈물에 젖어 새빨개진 눈으로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약속....]

[?]

[나 기억하고 있어, 그 약속....제대로 기억하고 있어. 너는 잊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도 기억하고 있었던 거지?]

[..........기억하고 있다. 잊을 리가 없지]

 

그리 말하자, 이치마츠의 얼굴이 울면서 우는 형태로 비틀렸다.

 

[어른이 되면 내가 카라마츠랑 결혼해줄게. 그러면 카라마츠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계속 같이 있어줄게. 그러니까 카라마츠는 나말고 다른 애들이랑 친하게 지내면 안돼]

 

그리고 어릴 적 했던 약속을 토씨 하나도 틀리지 않고 말했다. 그 순간, 내 심장이 쿵하고 고동치며 숨이 멎었다. 이치마츠, 너 그 말....어떤 의미를 담고 말하는 건가?

뭐라 답할지 몰라, 나는 멍하니 눈앞의 이치마츠를 보았다. 그런 나를 이치마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마주보았다.

 

[이치마츠...? 그건 그....어떤 의미로...]

[좋아하니까...]

[....?]

[지금까지 미안. 심한 짓만 해대고, 잔뜩 상처 줘서. 하지만 사실 계속 좋아했어. 그 약속을 진짜 이루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네가 좋아. 그러니까 부탁이야, 믿어줘. 나를 믿어....카라마츠형....]

[........우읏]

 

어느샌가 내 눈에서 눈물이 끝없이 흘러 멈출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보며 이치마츠는 당황하며 손가락으로 흐르는 눈믈을 닦아냈다. 하지만 뺨에 느껴지는 이치마츠의 체온이 오히려 더 눈물을 자아내서, 닦아도 닦아도 계속 흘러내렸다. 그래서 이치마츠는 더욱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동생한테 갑자기 그런 고백을 받으면 곤란하겠지. 답은 언제라도 좋으니까. , 기다릴게. 그러닛..!]

 

울음을 그치지 않는 나에, 뭔가 착각을 해버린 이치마츠는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런 이치마츠의 모습에 황급히 뺨에 키스를 날렸다. 상당히 즉흥적인 행동이었다. 하지만 틀렸단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대답이었으니까.

 

[....? .........지금]

[나도....이치마츠랑 계속 같이 있을래!]

[..........., 그거]

 

어린 시절의 이치마츠한테 했던 프로포즈. 그 때와 같은 답을 하는 내게, 이치마츠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자신의 뺨에 손을 얹고, 믿을 수 없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뭐냐고, 너는 믿어주지 않는 건가? 자신을 믿으라고 했으면서, 제멋대로군. 나는 살짝 토라진 기분이 되어, 확실히 하기 위해 이치마츠의 반대쪽 뺨에 키스를 했다.

 

[나도 그 약속을 이루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치마츠를 좋아한다....우왓]

 

[카라마츠..!!}

 

그렇게 말하며 미소를 짓는 순간, 다시 강하게 끌어안는 이치마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에 조금 괴로웠지만, 지금은 이 괴로움이 좋게만 느껴졌다. 좀 더 강하게 끌어안아줬으면 해서, 나도 똑같이 등에 두른 팔에 힘을 주자, 이치마츠는 고양이처럼 몸을 파고들었다. 그런 행동에 귀엽네-, 하고 감탄하고 있자, 갑자기 귓가를 낼름 핥아져 [히얏]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다. 이치마츠는 그런 내 얼굴을 즐겁다는 듯 바라보고 있어, 나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한마디 하자는 생각으로 입을 여는 순간, 이치마츠의 입술이 내 입술과 겹쳐지고,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곧, 열에 달뜨듯 눈을 감았다.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에 마음도 몸도 날개가 달린 듯 가벼워지고, 두둥실 공중에 뜬 기분이 들었다.

한번 겹쳐진 입술은 닿은 것만큼이나 금방 떨어지고, 내가 []하고 아쉬운 목소리를 내자, 또 다시 겹쳐졌다. 그렇게 몇 번이나 닿기만 할 뿐인 키스를 반복하다, 몸에 힘이 빠진 나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벌리고 말았다. 그걸 놓치지 않고 이치마츠는 혀를 슬쩍 내 입안에 밀어넣었다. 그대로 내 혀를 부드럽게 휘어감고, 이치마츠의 타액과 내 타액이 뒤섞인다. 그걸 멍하니 기분 좋게 받고 있자, 어깨에 놓인 이치마츠의 손이 내 몸을 슬쩍 눌렀다. 그 힘에 거스르지 못한 내 몸은 천천히 바닥에 눕혀져,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이치마츠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올려다본 이치마츠는, 뭐랄까, 짐승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그 수컷미 넘치는 얼굴에 온몸이 오싹오싹하는 느낌이 들어 꿀꺽, 침을 삼켰다.

 

[카라마츠...해도 돼?]

[..........., ]

 

요염한 목소리로 그렇게 속삭여,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끄덕인 후에야, ? 하는 의문이 들어 물으려는 찰나, 이치마츠가 내 쇄골을 잘근 씹었다. 그걸로 그가 말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 어라? 설마 이거.....그런 거!? ....하는 거야? 지금 여기서? 이제 막 서로 마음을 확인했는데!? 어이어이, 이치마츠- 너 의외로 손이 빠른 남자였군. 아니, 나도 싫은 건 아니고....좋다, 고 할까, 그보다 이거 내가 아래인 건가. , 내가 이치마츠의 그거에 그걸 뚫리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무심코 이치마츠의 고간에 눈길이 가고, 꿀꺽 침을 삼켰다. , 넣는 건가? 진짜로.....?

겨우 상황을 파악한 나는 식은땀을 줄줄 흘려댔다. 아니, 하지만 여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받아들여야 하는 거겠지, 하고 결의를 다진 그 때........방문이 거칠게 열렸다.

 

[잠깐-----------!!!!]

 

갑작스레 들린 큰소리에 놀라 시선을 돌리면, 거기에는 오소마츠가 열받은 표정으로 서있고, 그 뒤에는 두려운 표정의 쵸로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가 있었다. 마츠노가의 여섯 쌍둥이가 다 모였다. 내가 모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내 위에 있던 이치마츠가 [] 하고 혀를 찼다. 고개를 들자, 거기엔 사람을 저주해 죽일 듯한 표정으로 다른 형제들을 노려보는 이치마츠가 있어, 나는 무심코 [히익] 하고 작게 비명을 내질렀다. 아까까지의 달콤했던 분위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이치마츠구~? 너 이자식 뭘 하려는 거냐, 아앙!?]

[정말이지,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다니까. 그보다 카라마츠가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먼저 우리한테 연락하라고]

[카라마츠형과 이치마츠형 세크로스임까!?]

[앞서나가는 건 금지라고, 어둠마츠형]

 

[....분위기 읽으라고, 망할 형제놈들]

 

이치마츠와 다른 형제들이 서로 노려본다. 나는 어쩌면 좋을지 몰라, 일단 일어나 흐트러진 옷을 정리했다. 깜짝 놀라긴 했지만, 조금 안심했다. 역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고.

 

[오우오우, 서로 좋아한다는 걸 알자마자 세게 나오는 겁니까, 이치마츠구~?]

[..............짜증]

 

장남과 사남 사이에 불꽃이 튀기는 사이, 다른 형제들은 재빨리 거기서 벗어나 내 옆에 다가왔다.

 

[칼ᄆᆞ츠, 원래대로 돌아왔다. 다행이다]

[카라마츠혀엉~~!]

[어린 카라마츠형을 만날 수 없는 건 슬프지만, 역시 카라마츠형은 안쓰러운 나르시스트가 아니면 안 된단 말이지!]

 

쵸로마츠가 안심한 듯 웃고, 쥬시마츠가 기뻐하며 내게 달려들고, 토도마츠는 살짝 독설을 내뱉었지만 그래도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게 기뻐서 매달리는 쥬시마츠를 똑같이 세게 끌어안고 두 사람에게 웃어 보였다.

 

[, 걱정하게 만들었군, 마이 브라더들. 이 마츠노 카라마츠, 어둡고 깊은 심연에서 무사히 돌아왔다고!]

[변함없이 안쓰럽네~! 아앗, 뭔가 벌써 천사가 그리워졌어!]

[하아....왜 나, 이런 쿠소 사이코패스가 돌아오길 바랐던 걸까. 천사인 채가 평화로웠는데]

[카라마츠형, 뭐래는지 모르겠슴다-!]

 

걱정 끼친 형제들에게 최고로 멋진 대사를 말해 안심시키려 했지만, 토도마츠는 [안쓰럽다] 며 얼굴을 찌푸리고, 쵸로마츠는 한심하단 듯 한숨을 내쉰다. 쥬시마츠는 여전히 기쁜 얼굴로 내게 매달렸다.

나는 왜 또 그들을 괴롭게 만든 건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아무도 그 의문에 답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고만 있는 내게, 살짝 긴장한 듯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왔다.

 

[카라마츠....]

 

어느새 서로 노려보길 끝낸 건지, 오소마츠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장남의 드문 표정에 나말고 다른 형제들도 놀라 표정을 지었다.

아아 형님, 또 울 듯한 얼굴이군.

 

[나 너한테 사과할 게 있어]

[형님]

[?]

 

나는 안고있던 쥬시마츠를 살짝 놓고, 오소마츠한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어린애를 대하듯 쓰다듬자, 오소마츠는 얼빠진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형님......아니, ....사과하는 착한 아이에게는 잔뜩 칭찬해줘야 하는 거다. 그리고 나도 미안]

[.......그거...]

 

멍하니 있는 오소마츠에게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 오소마츠의 미안은 이미 몇 번이고 들었으니까. 그러니까 더는 사과할 필요 없다고. 게다가 어린 내가 말했잖아? 오소마츠형은 나쁜 짓을 했어도 제대로 사과하는 착한 아이니까, 설령 내게 심한 짓을 했다고 해도 용서할 거라고. 그러니까 괜찮다.

 

오소마츠는 잠시동안 멍하니 나를 바라보다, 얼굴을 찌푸리곤 고개를 숙였다.

 

[역시 너 바보네, 완전 바보야]

[형님만큼은 아니라고]

[시꺼-, ~]

 

고개를 숙인 오소마츠의 어깨가 떨렸다. 설마 우는 건가 싶어 걱정스런 마음에 그 어깨에 손을 슬쩍 올리자, 기세 좋게 고개를 든 오소마츠에게 손을 붙잡히고 만다. 나는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 오소마츠의 따뜻한 양손에 손을 잡힌 채 잠자코 있었다.

 

[, ?]

[카라마츠, 들어줘]

[? , ]

 

오소마츠는 지금까지 본 적 없을 정도로 진지한 얼굴로, 당황하고 있는 내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네가 좋아. 이거 진심이니까. 사실은 네 행복을 위해 포기하려고도 했지만, 이번 일로 그런 생각 접었어. 지금은 이치마츠가 좋아도, 언젠가는 날 좋아하게 만들 거니까. 내가 더 좋다고 생각하게 만들 거니까, 그러니까 나를 선택해]

[후에....? , , 아니....]

 

그의 말과 곧은 눈빛에 심장이 고동쳤다. 큐웅, 하고 뭔가 왔다. , 어쩌지...오소마츠 멋져어. 이 사람이 니트에 파칭코 중독자라니 누가 믿겠냐고. DT란 게 뭐더라...? 랄까, 넘어가면 안 된다고 나!! 나한테는 이치마츠가.....

 

[어이 망할 장남, 너 뭘 오토메 게임의 미남 같은 대사를 치는 거야?! 역겨워서 토할 것 같다고! 남 따돌리고 먼저 앞서나가지 말라고!]

[, 어이!!]

 

내가 얼굴을 붉히고 부끄러워하자, 지금까지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쵸로마츠가 오소마츠를 밀쳐내고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오소마츠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 쵸로마츠?]

[카라마츠, 나 말야...지금까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너라면 전부 알아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게 틀렸단 걸 지금에야 깨달았어. 나도 네가 좋아! 앞으로 취활 힘낼테니까, 취직하면 이 집에서 나가서, 같이 살자. 너는 내가 평생 먹여 살릴 테니까..........]

 

그렇게 말한 쵸로마츠는 쥐고 있던 내 손등에 키스를 했다. 키스를 했........., 키스했다고!? 게다가 키스한 부분이 왼손 약지다. ....쵸로마츠씨? 이건 대체 무슨 의미? 그보다 이런 미남만이 할 수 있는 행동, 어디서 배운 거야!? 어라아? 쵸로마츠가 뷰티 지니어스로 보여. 거짓말이지, 어이.

 

[...으아아아....]

[잠깐 쵸로마츠형!! 망할 동정 주제에 캐붕 올만한 행동하지 말아줄래?!]

[우왓, 어이 임마 톳티!!]

 

굉장히 미남스러운 행동에 동요하고 있자, 이번에는 토도마츠가 쵸로마츠를 밀치고 내 뺨을 양손으로 감쌌다. 이번에는 너냐, 톳티.... 그보다 이 상황은 대체 뭔가? 왜 나는 형제들 상대로 오토메 게임 주인공이 겪을만한 일을 당하고 있는 거지.

 

[톳티....?]

[카라마츠형, ....사실은 포기할 생각이었어. 난 카라마츠형한테 동생으로밖에 보이지 않을테고, 이치마츠형한테는 상대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동생으로서 어리광 부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이번 일로 여러 가지로 주체할 수 없게 됐어. 나도 전력으로 카라마츠형을 어리광 부리게 하고 싶어졌어]

 

토도마츠는 귀엽게 고개를 까딱이며 웃고는 내 코 끝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그리곤 그 키스한 부위를 살짝 손가락으로 짚었다. 키스를 하고나자, 아까까지의 귀엽던 표정은 사라지고 남자다운 멋진 미소를 띠고 있었다. , 시럿, 톳티....멋져! 젖어 버렸엇........라니 안 되지, !! 그러니까 나한테는 이치마츠가....

 

[우으.........]

[나나나나나~~! 톳티! 다음은 나야! 도옹------!!]

[네네~, 쥬시마츠형도 힘내~]

 

이젠 설렘을 넘어 공포감에 떨고 있자, 이번에는 쥬시마츠가 기세 좋게 손을 들곤 내게 달려들었다. 토도마츠는 밀쳐지기 전에 슬쩍 내게서 떨어지며 쥬시마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날린다. 너 정말 쥬시마츠한테는 상냥하네.

 

[이번엔 쥬시마츠인가...]

[있지있지! 나 카라마츠형을 엄~~청 좋아해!!!]

[, 오우.....어라? 평범해]

 

쥬시마츠는 기뻐하며 나한테 안겨들었지만, 다른 형제들과 달리 나를 유혹하는 대사나 행동은 하지 않았다. 뭐야, 쥬시마츠는 천사인 채 그대로인가,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쥬시마츠가 고개를 들어 이쪽을 보며 말했다.

 

[나 말야, 카라마츠형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하지만 만약, 카라마츠형이 행복하지 않거나 운다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아!]

[쥬시마츠...? 으핫!]

 

쥬시마츠가 드물게 입을 꾹 다물고 무표정이 된 것에 놀란 순간, 그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와 내 뺨에 입을 맞추곤 낼름, 혀로 핥았다.

너무 예상외의 행동에 놀라, 눈을 크게 뜬 채로 눈앞의 쥬시마츠를 바라보고만 있자, 뒤에서 팔이 튀어나와 나와 쥬시마츠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듯 나를 잡아당겼다. 혼이 나가버린 나는 그 힘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누군가의 품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대체 누구지, 하고 돌아본 나는 작게 비명을 내질렀다. 거기에는 엄청나게 무서운 얼굴을 한 이치마츠가 있었으니까.

 

[너희들, 뭔 짓이야? 녀석은 내 거라고]

 

이치마츠는 지옥의 바닥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내 몸에 팔을 휘감고 세게 끌어안았다. 그런 이치마츠에 오소마츠는 당당한 표정을 지었고,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불쾌하단 표정을, 쥬시마츠는 아까의 그 행동과 표정이 환각이었던 것처럼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거이거, 이치마츠군~? 벌써 남자친구 행세하는 거? 말했잖아? 나는 네 적이라고. 나 진심으로 빼앗을 생각이니까, 부디 눈앞에서 뺏기지 않게 조심하라고~?]

[절대 안 뺏겨]

 

이치마츠와 오소마츠가 다시 서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견딜 수 없어, 다른 형제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그들을 바라봤지만, 그쪽도 마찬가지로 무서운 얼굴로 이치마츠를 노려보고 있었다. 쥬시마츠도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이긴 했지만, 웃은 채로 불온한 분위기를 뿜어댔다. 뭐야 이거, 무서워.

그보다 대체 이거 진짜 무슨 상황인 거야? 왜 나를 두고 싸우는 것처럼 된 거냐고. 어쩌지, 뭐가 뭔지 모르겠어.

 

[, 전쟁의....예감?]

 

나는 이치마츠의 품에서, 어쩌면 나는 궁지에 몰린 게 아닌가, 하고 영문도 모른 채 중얼거렸다.

 

 

 

 

 

그 뒤, 어떻게든 형제들을 진정시킨 나는, 예상했던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음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소마츠가 무거워진 공기를 바꾸려는 듯, [일단은 휴전하고, 카라마츠의 쾌유를 축하하자고!!] 라고 말하며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잔뜩 사와, 아직 날이 저물지도 않았건만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쾌유 축하니 뭐니 했지만, 딱히 병이 났던 것도 아니지만 말이지. 아마 다들 술을 마시며 떠들고 싶었을 뿐이겠지. 그 핑계로 날 썼을 뿐이다. 하지만 모두가 즐겁다면 됐나 싶어, 나도 그리 세지도 않은 술을 오늘만큼은 잔뜩 마셨다.

내 옆에는 당연하단 듯이 이치마츠가 있어, 이미 취한 건지 얼굴이 새빨개진 채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제 그만 마시라고 하니, 바닥에 놓인 오른손이 따스한 무언가에 휩싸여, 깜짝 놀라며 몸을 작게 떨었다. 아래를 쳐다보니 내 손 위에 이치마츠의 손이 놓여있어, 화아악, 얼굴이 달아오른다. 빨개진 얼굴로 이치마츠를 바라봤지만, 이치마츠는 모른 척하며 이쪽을 보지도 않고 옆자리의 쥬시마츠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이치마츠의 귀가 어째선지 빨개져 있어, 이게 술 때문인지, 아니면 지금 잡고 있는 손 때문인지 알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잡고 있는 손이 빨개진 얼굴의 원인이라면 좋을텐데, 같은 생각을 하며 나는 슬쩍 그 손을 맞잡았다.

 

[이치마츠형!!?]

 

시선을 아래로 한 채 행복감에 젖어있던 내 귓가에, 쥬시마츠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해서 고개를 들자. 시야에 들어온 믿을 수 없는 광경에 턱이 빠질 정도로 놀란다.

 

[, 이치마츠!?]

 

이치마츠의 몸이....줄어들고 있었다. 쥐고 있던 손도 작아지고, 입고 있던 이치마츠의 옷에 파묻힐 정도로 작아진 이치마츠가 거기에 있었다.

이번에는 이치마츠가, 어려졌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나는 눈을 꿈뻑이며 눈앞의 작아진 이치마츠를 바라보았다. 다른 형제들도 그런 이치마츠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 !? 뭐야!!!?? 이번에는 이치마츠냐!!?]

[굉장해애-!! 이번에는 이치마츠형이 어려졌어!!!]

[에에~.........뭐야 이거. 산 넘어 산이네-. 아무리 어려졌다 해도 어둠마츠형은 귀여워해줄 마음이 안 드는 걸]

 

[, 이치마츠?]

 

옷에 파묻인 이치마츠에게 당황하며 말을 걸자, 이치마츠는 그 커다란 눈동자로 나를 불안한 듯 올려다보며 귀여운 목소리로 답했다.

 

[형아....누구?]

 

고개를 갸웃하는 이치마츠는 죽을만큼 귀여웠다.

 

 

 

 

 

형제들이 시끌벅적한 도중, 단 한 사람....오소마츠만이 히죽 악마같은 웃음을 지었다. 그 손에는 데카판 박사의 연구소에서 훔친......아니 산, 진짜 어려지는 약이 들려 있었다.

 

[헤헷...., 수단을 가리지 않으니까 말야]

 

아직 포기할 기색이 없는 악마가,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전쟁의 예감.......?

 

 

 

 

 

 




이걸로 쇼타카라마츠! 끝입니다!

뭔가 오소마츠가 이치마츠를 어리게 만들어서

그 틈에 카라마츠를 공략할 계획인 것 같은데

어째 어려진 이치마츠만 신경쓰는 카라마츠에 대실패할 것 같은 예감..?


이치마츠가 어려진 부분도 보고 싶지만 아쉽게도 이걸로 끝이네요ㅠ


조금씩 시리즈들 끝내고 있으니

조만간 새로운 걸 가져올지도 모르겠네여! :D 신난당

그래도 아직 많이 남았지만......

과거의 나 대체.......




-

 다음주? 아니 오늘 일요일이니까 이번주?

암튼 번역 못 올릴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하고 싶지 않지만 공부를 해야 합니다...

(야다야다야다아~ ;ㅂ;)


아무튼 한주 쉬었다가

번역 올리겠습니당!

홈슷홈도 거의 번역했으니

아마 다음 작품은 홈슷홈이겠네요! :D


다들 한주 열심히 보내구

다음에 보자구여 빠빠이 'ㅂ'/

 






+

모바일에서 글씨가 겹쳐보이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시리즈 링크부분)


게시글 올릴 때부터 컴이 좀 이상하더니만

맛이 간 건지 고쳐지질 않네요


본문은 문제없고 시리즈 링크부분만 겹쳐보이는 거라서

일단 그대로 두겠습니다

혹시라도 링크 필요하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허락받은 작품입니다

무단전재는 금지입니다!!!




오역, 의역, 발식자 주의

불펌금지, 공유는 블로그 주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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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 관련*


*R18 비번 관련*






























부남자 두 사람의 LINE 12

 

 

 

 

 

 

개인 LINE 카라마츠

(1. 형제가 얀데레가 되었다)

 

 

 

 

쵸로마츠 : 무서워무서워무섭다고!!!!

쵸로마츠 : 오소마츠형인 나한테 안겨서 떨어지질 않는데!!! 게다가 [쵸로마츠가 없으면 안 된다고. 너만이라도 좋으니까 돌아와] 라고 하는데에!!!??

 

 

카라마츠 : 이치마츠가 같이 신쥬우(心中)하자고 꼬신다만!!!? 아니아니아니!!! 나는 너와 둘이서 사랑을 키우고 싶은 것뿐이다만!!?

카라마츠 : 어째서!? 너는 날 좋아했던 게 아닌가!? 아니면 애정의 반증이란 거!? 그런 건가!!?

(*신쥬우 - 남녀의 사랑을 맹세한 서약서 / 동반자살)

 

쵸로마츠 : 무리무리무리무리!!!!!! 난 얀데레는 안 받는다고!?

쵸로마츠 : 그리고 나랑 카라마츠는 사귀지 않으니까!? 호모가 아니라고!!! 형제 전원 호모라니 똥꼬털 타버린다고!!

 

카라마츠 : 하아!!?!? 쥬시마츠랑 토도마츠도 호모인 건가!?

카라마츠 : 아니아니아니!!! 딱히 널 단념한 건 아니니까!!! 싫다고, 이제에에에에-!!

 

 

쵸로마츠 : 아냐!! 쥬시마츠랑 토도마츠는 호모에 너그러운 것뿐이니까!!! 젠장!!!

쵸로마츠 : 하아!? 여기에 가두겠다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일해야 하는데요!!!! 랄까, 집에 호모책이란 이름의 보물이 있는데요!!? 버리라고!!? 버리라는 거냐!!!???!?

 

 

카라마츠 : 이치마츠와 똑같이 그 보물은 소중하다!!! 버릴 수 없단 말이다!!

카라마츠 : 화재가 나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정도로 소중한 거다, 그러니 여기에 있을 순 없,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목줄만은!!!!!

 

 

 

 

 

그룹 LINE 차남과 삼남 제외

 

 

 

 

오소마츠 : 나의 쵸로마츠가 돌아와주질 않는데

 

이치마츠 : 이쪽도

이치마츠 : 그보다, 이치마츠랑 똑같이 소중한 보물이 집에 있으니까 여기 있을 수 없다니, 뭐야? 여자친구라도 집에 있단 거?

 

오소마츠 : 그러고 보니, 쵸로마츠도 그랬어. [소중한 게 집에 있으니까 여기에 있을 수 없어] 라고

 

 

토도마츠 : 카라마츠형이니까, 이치마츠형과의 추억 같은 거 아냐? 쵸로마츠형은 모르겠지만

 

쥬시마츠 : 카라마츠형, 아까 소리 지르던데 무슨 일-?

 

이치마츠 : 목줄 채웠을 뿐인데?

 

토도마츠 : 하아!?

 

 

오소마츠 :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오소마츠 : 그래서? 카라마츠는 기뻐했어?

 

이치마츠 : 싫어하긴 했는데, 줄까지 채울 때는 조용했고, 괜찮지 않아?

 

토도마츠 : 그거 무서워하고 있는 거 아냐!?

 

이치마츠 : 그렇다 해도, 이제 와서 뗄 수는 없으니까

이치마츠 : 쿠소마츠도 나 좋다고 했으니까, 쌍방이잖아

 

쥬시마츠 : 아하하!! 병들어있네-!!

 

토도마츠 : 쥬시마츠형 부추기지 말라고!! 그보다, 이치마츠형도!! 카라마츠가 싫어하는 짓은 하지 말라고! 그럼 카라마츠 안 줄 거라고!?

 

이치마츠 : 시끄럽다고, 톳티. 쿠소마츠는 이미 내 거라고

 

 

쥬시마츠 : 약탈은 안 된다구!

 

토도마츠 : 그만둬, 쥬시마츠형!!! 얘기가 꼬이니까!!

 

오소마츠 : 그럼, 일단 쵸로마츠랑 카라마츠의 얘기도 들어볼까. 안 그럼 끝나질 않을테니까

 

 

 

 

 

 

(2. 어떠냐, 말해버렸다고!!)

 

 

 

 

 

방 한복판에 멍하니 앉아있는 카라마츠와 쵸로마츠는 피폐하고 찌들어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안 간다는 한마디에 오소마츠와 이치마츠의 얀데레가 발현되어 집에 갇혀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카라마츠의 목에는 보라색의 목줄이 채워져있다.

 

[-........카라마츠, 그건 좀 아니지.....]

[시끄럽다. 나도 이치마츠의 사랑의 무게에 놀라고 있으니까]

[집을 나가버렸으니까, 어떤 의미로 곪아 터져버린 걸지도]

[차였다던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일한 거겠지]

 

그렇게 말하자, 오른팔에 안겨있던 이치마츠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꽈악, 마치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세게 끌어안는 탓이 으극!! 하고 신음소리를 냈지만, 형제들 중 누구도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카라마츠의 경우, 내 동생 너무 귀여워!!! 라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하지만, 나머지(쵸로마츠를 뺀) 형제들의 경우, 이치마츠가 무서워서 섣불리 반응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쿠소마츠. 날 싫어하게 된 거야?]

[우에에에엣!?]

[그치만, 그치만......나 좋아한다고,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했으면서, 날 두고 갔잖아......]

[싫어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

[거짓마아아아아알!!!! 가지마아아아아아아아아]

 

빼액-, 하고 울음을 터뜨린 이치마츠에 카라마츠는 당황하고 만다. 지금까지 이치마츠는 비굴한 면은 있었어도 울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카라마츠는 곤란했다. 섣불리 자극적인 말을 해버리면 이치마츠의 한계치가 초과되어 또 동반자살을 하자고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예상은 분명 틀리지 않을 것이다.

 

[, 괜찮다고, 이치마츠. 내가, ]

[시러어어어어어어어어, 나도 계속 같이 있고 싶어어어어어어어 시코마츠만 말고 나도 데려가 달라고오오오오!!]

[얌마아!!! 시코마츠라고 하지 말라고!!!]

[, 그럼 안 되지 이치마츠! 자자, 쵸로마츠한테 사과해야지?]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카라마츠는 내가 싫은 거지이~~!!!! 으아아아아아앙]

 

이번에는 귀여움이라곤 하나도 없이, 아아아아아- 하고 천둥이 치는 듯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이치마츠에, 카라마츠는 그만 의식이 멍해지고 만다. 마치 낡은 가전제품처럼 의식이 툭하고 끊겨 버렸다. 그걸 본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린다.

 

[정신 차리라고, 카라마츠!]

[! , 미안. 너무 놀라서.......]

[다음에 또 의식 날리면, 방치할테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 라고 답하자, 진짜 알아들은 거야!!? 라고 쵸로마츠가 츳코미한다. 하지만, 카라마츠는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 얼빵함에 쵸로마츠는 머리를 싸맬 뻔했지만, 그보다도 먼저 카라마츠가 빨랐다.

 

[이치마츠. 나는 널 싫어한 적이 없다고? 지금도 여전히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집에 가야만 한다]

[?]

 

카라마츠의 말에 반응한 건 오소마츠였다.

 

[그치만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좋아하잖아? 그럼 같이 있으면 되잖아~]

[나도 그러고 싶지만.......저쪽에 소중한 게..]

[이치마츠보다 소중한 거야?]

[?]

[이치마츠형은 말야, 카라마츠형을 엄~청 좋아한다고? 그러니까 카라마츠형을 부양하기 위해 일한 거야!!]

 

쥬시마츠의 말에 이치마츠는 더욱 힘을 줘서 카라마츠에게 꼭 들러붙었다. 조금, 아니 많이 아팠지만, 그보다 기쁨이 더 컸다. 오히려 카라마츠가 이치마츠를 꽉 끌어안았다. 구엑, 하는 신음이 들렸지만 카라마츠는 힘을 풀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더 힘이 가해졌다. 뿌드득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지만, 기분 탓이겠지.

 

[이치마츠!! 그런 귀여운 짓을 했단 말인가!!]

[카라마츠형!! 이치마츠형 죽는다고!!]

[사람과 어울리는 게 어렵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제대로 일하고 있었구나!! 역시 내 갓티나다!!]

[갓티나?]

[아아. 카라마츠는 일로 마피아의, ]

[마피아!? 카라마츠형 마피아임까!?]

[거짓말이지 카라마츠형!! 그런 위험한 일에 발을 들인 거야!? !?]

[가장 어둠을 지닌 건 쥬시마츠가 아니라 카라마츠였다니....미안, 이런 몹쓸 형이라]

[, 아니, 난 딱히 어둠을 지녔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고? 그냥 나는 이치마츠를 먹여 살리기 위한 돈을]

[나 같은 것 때문에 마피아가 된 거냐고오, 카라마츠으으]

 

이런, 말이 통하질 않는다. 그런 위험한 일에 발을 들이지 않았고, 애초에 그런 일을 하게 됐다면 이렇게 활개를 치고 밖을 돌아다니지도 않았을 거며, 가족을 만나러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일단 눈을 마주치며 표정으로 그게 아니라는 걸 전해보려, 카라마츠는 이치마츠를 끌어안고 있던 팔을 슬며시 풀었다. 그러자 다시 이치마츠가 울부짖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아아앙, 카라마츠 가면 안돼애애애애]

[아니아니, 안 간다고!?]

[죽을 땐 나도 같이 갈 거야아아아아아아아]

[진정해라, 이치마츠!! 안 죽는다!! 아직 안 죽으니까!!]

[시러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눈물과 콧물, 침으로 범벅된 얼굴을 하곤 꼭 끌어안는 동생을 매몰차게 내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오해를 받은 채로 있을 수도 없다. 흘끗 쵸로마츠를 보면, 멍한 상태로 굳어있다. 그렇겠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 이 이상한 상황!!! 이라고 카라마츠가 마음속으로 외쳐댔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 형제가 얀데레가 된 것도, 장남이 삼남의 엉덩이를 노리고 있었던 것도, 사남이 지나친 울보였던 것도, 전부. 머리를 헝클이던 카라마츠는 이대로는 끝이 안 나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정말!! 말해두는데 난 위험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정말?]

[정말!! 일은 그냥 소설가고, 인기 시리즈가 마피아의 돈과 평사원의 사랑 이야기니까 이탈리아어에 능통한 것뿐이다!! 집에 돌아올 수 없는 건, 구린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단지 보물인 호모책을 두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카라마츠의 말에 방이 순식간에 고요해진다.

 

 

 

 

 

 

개인 LINE 쵸로마츠

(3. 취미를 이해해주는 내 남친 완전 최고)

 

 

 

 

카라마츠 : , 크큰, 큰일이다. 이치마츠가, 이번 행사에 같이 가주겠다고, 짐 들어주겠다고....

카라마츠 : , 꿈인가? 나 백일몽이라도 꾸고있는 건가?

 

쵸로마츠 : . 거짓말이지, 그 사람 많은 거 짱싫어하는 이치마츠가?

 

 

카라마츠 : 그러니까. 나도 깜짝 놀랐다..... 그치만 취미가 들킨 이후로 이치마츠가 내 말을 잘 들어줘서 기뻐 죽을 것 같다

 

쵸로마츠 : 좋겠네. 이쪽은 오소마츠형이 들러붙어서 귀잖아 죽겠어

 

카라마츠 : 어디 가냐, 일은 뭘 하고 있냐, 그런 거 잔뜩 물었지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오소쵸로파인 나한테는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다!

 

쵸로마츠 : 그거 부메랑이거든, 카라마츠!

쵸로마츠 : 리얼 이치카라 감삼다-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마츠 : 이치마츠한테 눈에 띄게 사랑 받게 된 날 놀릴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말하겠다. 이치마츠가 너무 귀여워서 집에 가기 싫다

 

쵸로마츠 : 보면 알아. 너 최근 엄청 히죽거리고 있으니까

 

카라마츠 : - 정말 그렇게 귀여울 줄은 몰랐다고

카라마츠 : 나랑 같이 있고 싶어서 일을 시작했다니. 이치마츠도 슈퍼달링 끼가 있군

 

쵸로마츠 : 아니, 굳이 따지자면 네 쪽이 더 슈퍼달링 아냐?

쵸로마츠 : 행복하게 해줄게, 라든가 그런 말 좀처럼 못한다고?

 

카라마츠 :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말할 수 있다고?

 

쵸로마츠 : 네네, 슈퍼달링슈퍼달링

 

카라마츠 : ?

카라마츠 : 그보다, 어떤가 그쪽은. 어떻게 얘기는 됐나?

 

쵸로마츠 : - 매일 오소마츠형이 들러붙어있는데?

쵸로마츠 : 혼자 있는 시간 거의 없고, 나간 후의 일들을 자세히 물어봐. 내 일이라든가, 카라마츠랑 같이 지냈을 때의 일 같은 거.

 

카라마츠 : 오소마츠는 어떤 의미론 얀데레구나.....

 

 

쵸로마츠 : 어쩌지. 너무 예상외라 토할 것 같아

 

카라마츠 : 안심해라. 조만간 저쪽에 돌아갈테니까. 일도 있으니까 말야

 

쵸로마츠 : 못 돌아가지 않아? 카라마츠 아직 목걸이 하고 있고

쵸로마츠 : 나도, 돌아갈 준비하려고만 하면 오소마츠형이 화내니까 할 수도 없고....

 

카라마츠 : 그치만 곧 마감이라고? 마무리하지 않으면, 우리들 다시 니트가 된다...

 

쵸로마츠 : 이제 그냥 오소마츠형한테 부양 받을까, 싶기도 해. 응석받이가 되는 것도 꽤 괜찮고, 냐짱 CDDVD도 사다주고, 꽤 쾌적하다고?

 

카라마츠 : 어이, 자칭 상식인. 제대로 상식의 범주에서 생각하라고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알겠슴다ㅋㅋㅋㅋㅋㅋ

쵸로마츠 : 자립하겠슴다~

 

 

 

 

 

 

개인 LINE 이치마츠

(4. 그들은 그들의 행복을 추구한다)

 

 

 

 

오소마츠 : 어때? 카라마츠는 넘어왔어?

 

이치마츠 : 어느 정도는? 일단, 그쪽보다는 양호해. 목줄 해도 아무 말도 안 하게 됐고, 잘 때 끌어안아도 얌전하게 있거든

이치마츠 : 데이트하자. 라고 하니까 엄청 기쁘게 웃어줬다고

 

오소마츠 : -. 카라마츠는 함락된 것 같네. 이야-, 그보다 설마 카라마츠가 부남자일 줄이야~. 게다가 그걸로 돈을 벌고 있다니 신기하네-

 

이치마츠 : 그렇지, . 그래도 상관없지 않아? 소설가라는 건 집에서도 가능한 일이니까 집에 가둬도 괜찮잖아

 

오소마츠 : 그렇게 따지자면, 쵸로마츠도 일러스트레이터니까 집에서도 가능하다고?

오소마츠 : , 둘 다 집에 가둬두려고 하면 가둘 수야 있겠지만. 카라마츠는 몰라도 쵸로마츠는 날 경계하고 있으니까, 어쩌면 두 사람 다 어쪽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고?

 

이치마츠 : 그 목걸이에 GPS 달았으니까, 산책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오소마츠 : 역시 이치마츠. 제법이네~ 아유 착하다~ 아유 똑똑해라~

 

이치마츠 : 히힛, 감삼다

 

 

오소마츠 : 그보다 좋겠네. 그쪽은 행복해 보여서. 카라마츠 녀석, 너를 먹여 살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고 다시 고백하려고 했던 걸까?

 

이치마츠 : 그럴 걸

이치마츠 : 그치만 좀 맘에 안 드는 건, 내가 일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거

 

오소마츠 : -

 

이치마츠 : 카라마츠가 일한다면 나도 일하는 게 당연하잖아!!?

이치마츠 : 그런 어중간한 마음으로 카라마츠 boy가 된 게 아니라고!!! 최악의 경우 내 장기를 팔아서라도, 몸을 팔아서라도 부양하는 게 당연하잖아, 쿠소마츠가아아!!!

이치마츠 : 나는 쿠소마츠랑 살려고 일하는 거고, 가능하면 둘이서만 지내려고 돈을 모으는 거라고!! 쿠소마츠는 쿠소마츠답게 집에서 밥해먹고 청소하고 목욕물 받아서 내 말벗이 되면 되는 거라고!!

 

오소마츠 : , 카라마츠가 돌아오고부터 병 악화됐다고

 

이치마츠 : 그쪽도

이치마츠 : 시코마츠형, 나날이 다크서클이 늘어가는데, 뭐 하는 거야?

 

오소마츠 : ? 사랑을 속삭이는 것뿐이라고? 뭔가 잘은 모르겠지만, 사랑을 속삭일 때마다 미간에 영향이 가나보네~

 

이치마츠 : 나보다 위험하잖아, 오소마츠형....

 

오소마츠 : 뭐어, 위험하단 거 자각은 하고 있지만 그만둘 생각은 없어. 이러다 보면 반할지도 모르잖아?

오소마츠 : 그러니까, 또 그쪽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전력으로 막자고! 이래 봬도 형아니까 말야, 최악의 경우 짐 정도는 가지러 가는 건 허락할 마음 있으니까

 

이치마츠 : 쿠소마츠한테는 간섭하지 말라고

 

오소마츠 : 안다고~ 카라마츠는 너한테 줄게. 대신 그쪽도 쵸로마츠한테는 간섭 말라고?

 










부남자는 현재 여기까지만 올라와있네여!

최종화라는 말이 없으니 아마 끝은 아니겠지만

다음편은 아직 없습니당!


다음편이 올라오면 그때 또 가져올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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